마인 4
(엠마)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이끄는 문은 넓고 길도 널찍하여'
'그리로 들어가는 자들이 많다'
'생명으로 이끄는 문은 얼마나 좁고' [발걸음이 울린다]
'또 그 길은 얼마나 비좁은지'
'그리로 찾아드는 이들이 적다' [심전도계 비프음]
(수영) 사모님 지금 나가십니다
경호실장님 팔로 해 주세요
[문이 달칵 닫힌다]
[차 문이 탁 닫힌다]
(희수) 죄송합니다, 지원 어머니
(지원 모) 일단 병원에서 진단서 끊어 왔습니다
치아가 아파요
신경을 다친 것 같다네요, 의사가
[천둥이 우르릉 울린다]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나도 애 엄마라 이해하려 했습니다
그래서 내 아들한테 사과까지 하게 했어요
(지원 모) 그쪽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같은 애 엄마라 공감해 주는 차원으로다가!
근데 감히 아랫사람을 시켜 폭력을 써?
그 집안은 폭력 없인 아무것도 해결이 안 되나 봐요
(희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시킨 일 아닙니다
그럼 누가 시켰다는 건데요?
아무도 시킨 사람이 없습니다
(지원 모) 뭐?
하준이 튜터의
과한 충성심입니다
(지원 모) 아, 기가 막히네, 진짜
어퍼 포지션 명령 없이 감히 그런 짓을 한다는 걸
지금 저더러 믿으라는 거죠?
이거 그냥 못 넘어갑니다
(희수) 원하는 대로 다 해 드리겠습니다
아이들이 이 문제로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원이도 하준이도
더 이상 이 문제의 피해자가 되면 안 되잖아요
어떻게 하면 마음이 풀리시겠어요?
일단 그 미친 여자 나한테 와서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하고
나한테 똑같이 맞으라고 해요
이렇게까지 하셔야겠어요?
어른들끼리 문제인데
이성적으로 대처하실 수도 있잖아요
아니요
나 그거 아닌 것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도저히 이해가 안 돼요
일개 튜터가 어떻게 그렇게 감정적일 수가 있어요?
마치
[가정부의 놀란 신음] [지원 모의 비명]
(지원 모) [놀라며] 이 미친…
[지원 모의 비명] (가정부) 어머, 어머
이 미친년이 진짜!
[지원 모의 거친 신음]
[지원 모가 씩씩거린다]
(지원 모) 미친…
(지원 모) 엄마 같았어요
자식 일에 이성 잃은 엄마 말입니다
잊히지가 않아, 그 눈빛
[지원 모의 한숨]
얘기 좀 해요
네
몇 년 일했지, 주 집사?
(주 집사) 올해로 10년째입니다
오래됐네
[웃음] 네, 그렇네요
모르는 게 없겠네요, 이 집에 대해선?
[비밀스러운 음악] (서현) 근데
모르는 게 없는 사람의 그 끝은
모르죠?
아드님도 효원호텔에서 일하고
동생도 효원미디어에서 근무하죠?
(주 집사) 네
가족이 같이 오래 일해야죠
새어 나간 소문의 불씨가
모르는 게 없는 주 집사에서 시작됐다고 생각되면
모두 힘들어지니까
명심하겠습니다
(서현) 내일 유연이 내보낼 거예요
애들 입조심시켜요
네
(엠마) 큰사모님은 마치
체스 판을 움직이는 체스 플레이어 같은 사람이었어요 [문이 달칵 열린다]
그 집안 모든 사람들을 보이지 않게 컨트롤하고 있었습니다 [문이 달칵 닫힌다]
[한숨]
(희수) 지원 엄마 만나고 왔어요
뭐라는 줄 알아요?
때린 대로 맞고 무릎 꿇고 빌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이건 강 선생님한테 하는 말이 아니라 우리 집안
아니, 나에 대한 모욕이에요 아시겠어요?
[희수의 한숨]
(희수) 집은 어떻게 알고 찾아간 건데요?
김 기사님께 여쭤봤습니다
[어이없는 숨소리]
무릎
꿇겠습니다
[어두운 음악]
(희수) 보세요, 강 선생님
그건 제가 싫어요
저랑 같이 일하는 사람이 그런 일을 당하게 둘 순 없습니다
무릎을 꿇다니요, 안 될 말이에요
제가 해결할 테니
사모님은 신경 쓰지 마십시오
어떻게 해결할 건데요?
[흥미진진한 음악]
[풀벌레 울음]
[코를 훌쩍인다]
어?
뭐지?
(순혜) 진짜야?
진짜야, 너?
네가
저 방에서 잤어?
네 주둥이로 빨리 대답해 봐
너
우리 수혁이 방에서 잤냐고
네 [순혜의 힘주는 신음]
[주 집사의 다급한 신음] (순혜) 이 더러운 게
야! 너 같은 게 감히 우리 수혁이한테…
이 더러운 몸으로!
(유연) 죄송합니다
[순혜의 거친 숨소리] 그렇지만
제가 맞을 정도로 잘못하지 않았습니다
[문이 탁 열린다] (순혜) 뭐!
[순혜가 흥분한다]
(희수) 어머니, 어머니 그러지 마세요, 어머니!
(순혜) 안 돼, 우리 수혁이 안 돼!
야, 너
네 시아버지, 네 남편 네 시아주버니까지 다 그랬는데
우리 수혁이까지 수혁이까지 그러면 안 돼
- (순혜) 안 돼! 너 - (희수) 어머니
(순혜) 너 당장, 당장 치워!
- (희수) 진짜 이러지 마세요 - (순혜) 네가 얘 데려왔지?
(순혜) 저년 당장 버려!
당장 버려, 당장, 당장, 당장 [희수의 거친 숨소리]
당장 버려
[순혜의 울음]
[거친 숨소리]
미안해요
내가 대신 사과할게요
근데 왜 거기서 잤어요?
(희수) 괜찮아요 나한텐 얘기해도 돼요
둘 사이 무슨 일 있었던 거예요?
무슨 일이랄 것도 없었어요, 그냥…
방만 바꿔 잤어요
방을 왜 바꿔 잤어요?
방을 바꿔 자야 잠이 온다 그래서
그러면 안 됐는데…
[비밀스러운 음악]
(유연) 이상하게
서로의 방에선 잠이 잘 오더라고요
그래서 바꿔 잤어요
안 되는 걸 알면서도
잠깐 정신이 나갔었나 봐요
큰일이네, 정말
서로의 방이 안식처가 됐다는 거잖아요
(희수) 나 그거 뭔지 알거든요
[의미심장한 음악]
[새가 지저귄다]
[성난 숨소리]
전화 안 받으셔서 결례 무릅쓰고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지원 모) 결례?
지금 결례라 했어요?
왜 왔어요?
합의해 달라고?
경찰서에서 봅시다
(자경) 잠시만
들어가도 될까요?
뭘 하시든
제 사과는 받아 주세요, 사모님
[멀어지는 발걸음]
[한숨]
(지원 모) 왜 오버했니?
튜터 주제에 왜 자기 일처럼 오버했냐고
보너스 더 받고 싶었니?
- 죄송합니다 - (지원 모) 꿇어!
(지원 모) 안 들려? 꿇어 그리고 맞아
야!
얘가 진짜…
뒷일 감당할 자신 있으세요?
- (지원 모) 뭐? - 결혼 전에 플로리스트 하셨던데
신분 세탁 하셨더라고요 [긴장되는 음악]
(자경) 좀 더 확실하게 하시지
이름 바꾼다고 모를 것 같아요?
히드라
[긴장되는 효과음]
에이스였다면서요
남편도 거기 손님이었어요?
[떨리는 숨소리]
이런 상류 사회 애들이 다니는 학교 애 엄마가
왜 그렇게 격 떨어지는 일진놀이를 하나 싶어
내가 뒷조사를 좀 했지
네 아들이
네가 과거에 뭐 했는지 아니?
알게 할까?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에 그렇게 나오긴 해
'직업에 귀천이 없다'
아이도 배운 대로 생각하는지 확인해 볼까, 우리?
한 번만 더 까불면 내가
네가 받은 남자
1번부터 60번까지 그 신상 다 털어서 네 아들 이메일로 쏠 거야
[떨리는 숨소리]
한 번만 더
내 아들!
[무거운 효과음]
1등 한 거 질투 나서 그딴 더티 플레이 하는 날엔
네 아들 영혼은
내 손에 부서져
명심해
[성난 숨소리]
[떨리는 신음] [문소리가 달칵 난다]
[거친 숨소리]
내 아들
하준이
한번 안아 볼 수 있게만 해 줘
그거면 돼
(자경) 그거면 될 줄 알았어
[비밀스러운 음악]
근데
아니야
[풀벌레 울음]
(미진) 바람 잘 날이 없다 바람 잘 날이…
[미진의 놀란 숨소리]
[수혁이 물병을 달그락 집어 든다]
[수혁이 물을 졸졸 따른다]
(주 집사) 응, 거기 좋다
무슨 일 있었어요?
(수혁) 얘길 해 보세요 무슨 일 있었는지
그게…
새로 온 김유연 씨가 도련님 방에서 잔 걸
왕사모님이 아셨습니다
그래서요?
왕사모님이 쫓아내셨습니다
어디로 쫓아냈어요?
(주 집사) 그거는…
저희도 잘…
(수혁) 설마
때렸어요?
(주 집사) 네, 때리셨어요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작은사모님이 데리고 가셨지만
루바토엔 없는 걸로 압니다, 도련님
[비가 쏴 내린다]
[자동차 시동음]
(엠마) 너
행여라도 그 사람한테 딴마음 품지 마
[휴대전화 진동음]
네, 여보세요
네, 지금 저랑 같이 있는 건 맞는데
아니요, 지금 너무 늦었습니다
내일 아침에 와서 다시 얘기하… [통화 종료음]
여보세요?
여보세요
[수혁이 문을 쿵쿵 두드린다]
[천둥이 우르릉 울린다]
(수혁) 안녕하세요, 한수혁입니다
- 네 - (수혁) 작은어머니께 들었습니다
여기 김유연 씨 와 있죠?
전화로 말씀드렸는데 안 듣고 끊으시더니
아침에 오시면 될 걸…
폐가 안 된다면 들어가도 될까요?
[웃으며] 아니요, 안 됩니다
수녀들이 사는 곳입니다
(엠마) 금남의 집이죠
밖에서 잠깐 기다리세요
꼭
데리고 가게 해 주세요
알았어요
[문이 철컥 닫힌다]
[문이 탁 닫힌다]
[차분한 음악]
오시는 거 알고 피한 거 같아요
(엠마) 난 잠깐 기도실에 있어서 못 봤는데
어디로 갔을까요?
(엠마) 짐 다 싸 가지고 나간 거 보면
이리로 다시 올 것 같진 않아요
찾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형제님을 위해서
또 유연이를 위해서도요
집을 알고 싶어요
모릅니다
[천둥이 콰르릉 친다]
[풀벌레 울음]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지용) 아버지 뵙고 왔습니다
(순혜) 차도는 있디?
아니요
아무래도 대비를 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네 아비 유언장에 대해서
넌 뭐 좀 아는 거 있니?
그건 최 변호사만 알고 있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지용) 근데 제가 어떻게…
약속을 지켜서 고맙구나
[순혜가 주전자를 달그락 내려놓는다] 주무세요
[문이 달칵 닫힌다]
(진호) 아, 근데 지용이 이 새끼는
정말 우리랑 한 번을 안 노냐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처남 여자 있나?
퍽이나
자기 마누라밖에 모르는 팔불출이
아, 형님
요새 서래마을 안 가세요?
아, 취선당요
형님의 장희빈 거기 살잖아요
유효 기간 지났어
걔는 20분 이상 대화가 안 돼 대화가 안 되면 질려요
난 대화를 중시한다고, 그 무엇보다
(정도) 그럼요
그거 알죠
한국말인데도 전혀 안 통하는
둘이 있어도
혼자 있는 듯한 고독
[진호가 숨을 들이켠다]
내 아무리 너랑 같은 노선 타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엄연히 난 내 동생 편이야
정말 동생을 사랑하신다면
저랑 이혼하게 도와주세요, 제발
[진호의 한숨] 빈껍데기인 나랑 살지 말라고 진지하게 얘길 해 주세요
근데 참 나랑 진희는 왜 이러냐
둘 다 고독해요
그렇다고 둘이 마음이 맞지도 않아
(정도) 근데 처남은
씁, 참 별종이긴 해요, 그렇죠?
아, 형제 같지가 않아요
엄마 다른 게 크긴 해
일단 지용이 자식은 진짜 속을 모르겠어
애가 탁해요
[냄새를 씁 맡는다]
[정도의 시원한 숨소리] [정도가 잔을 탁 내려놓는다]
[긴장되는 음악]
(수혁) 김유연 씨
다시 데려오겠습니다
(서현) 그럴 수 없어
제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잖아요
(서현) 누가 봐도 해야 할
엄마로서의 본분, 의무
그 정도는 해야 되지 않겠니?
비록 스텝맘이지만
이럴 때
엄마들은 어떻게 하는데요?
노아림이랑 약혼을 시키겠지
[헛웃음]
(수혁) 그거면 됩니까?
너도 어쩔 수 없는
이 집안 남자들 노선을 타는 거니?
(서현) 두 여자?
어쨌든 난 그 사람
다시 데려올 겁니다
[문이 탁 닫힌다]
[풀벌레 울음]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감성적인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유연) 죄송해요, 수녀님
말도 없이 나와서
저 거기 그만둘래요
[반짝이는 효과음]
[유연의 놀란 숨소리] (유연) 아, 죄송해요
(유연) 그냥 깜빡 졸다가 흘린 겁니다
(수혁) 우리가
들키면 안 되는 그런 건가?
(유연) 네, 저는
제가 잘려서 한 달 월급이라도 구멍 나면
그건 저한테 큰일입니다
(유연) 뭐, 말해도 제 상황 이해 못 하시겠지만
(수혁) 네 방에서 처음으로 푹 잤거든
오늘이 마지막이에요
- 그건 모르지 - (유연) 저기요
내가 만만해요?
(수혁) 아니, 전혀
도련님이네?
도련님
[성태가 살짝 웃는다]
집에 잘 곳이 없어서
우리 집에서 숙식을 해결한 거라고요?
(성태) 네
그러니까
집을 찾아가 봤자 소용이 없을 거예요
[수혁의 답답한 숨소리]
아버지가 빚이 많아서
사채업자한테 쫓기고 있었대요
여기서 월급 받아서 그 빚 갚고 있다던데
[한숨]
혹시 도련님
유연이 좋아해요?
- 그런 거 아니에요 - (성태) 에이
미안한 거지
(성태) 예수님이 그러셨어요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구하라, 그럼 구할 것이다'
[익살스러운 음악]
- (수혁) 교회 다녀요? - 아니요
(성태) 그냥 예수님 좋아해요
저랑 이…
마인드가 맞아서
유연이 집 주소는 제가 알아봐 드릴게요
네 [호출기가 울린다]
[당황한 신음]
(성태) 도련님
파이팅
[한숨]
어때요, 일은 할 만하세요?
그럼요, 모든 것이 흡족합니다
저희 어머님께 정식으로 인사드리셨어요?
아직 안 드린 거 같던데
[비밀스러운 음악]
[자경이 잔을 잘그락 내려놓는다]
인사드렸습니다
- 그래요? - (자경) 네
(서현) 어머님은 강자경 선생님 이름도 모르고 있던데
말씀드렸다시피 힘든 일 있으면 꼭 저한테 얘기하세요
제가 소개한 분이라
제가 책임질 부분이 있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그럼요, 명심하고 있습니다
- 가 보세요 - (자경) 네
[문이 달칵 여닫힌다]
[흥미진진한 음악] [버튼 조작음]
(순혜) 응
정 셰프한테
오늘 알리오올리오로 해 달라고 해
- (메이드) 네 - 음, 나 노덕이 보러 갈 거야
- 이거 갖고 따라와 - (메이드) 네
빵, 빵
[발소리가 들린다] [순혜의 놀란 신음]
[의미심장한 음악]
[문이 탁 열린다]
(자경) 원하시는 대로
한진호를 대표 이사로 만들어 드렸습니다
[순혜의 떨리는 숨소리]
하지만 어디까지나
임시입니다
방심하지 마세요
[순혜의 거친 숨소리]
(서현) 어머님이 그러셨단 말이야?
(메이드) 이상한 게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며칠 전 성태가 강자경 씨랑 지용 상무님이랑
함께 정원에 서 있는 모습을 봤다고 합니다
(서현) 그게 뭐? [비밀스러운 음악]
분위기가 좀…
강자경
뭔가 찜찜해
루바토 팀 호출해, 동서 모르게
(메이드) 네, 사모님
[문이 달칵 여닫힌다]
[새가 지저귄다]
[긴장되는 효과음] [문이 달칵 닫힌다]
(강사) 다운, 내려갈게요
그대로 원위치
그대로 골반 앞으로 내리면서
발 옆에 손 짚어 두시고
수직으로 손 뻗어 줄게요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진희의 떨리는 신음]
뭐야
[속상한 숨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훌쩍인다]
어, 오빠
(진호) 모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효원베이커리는 일단 지용이가 맡을 거야
아, 지용이 자식
[짜증 섞인 신음]
(진호) 너 때문에 어제오늘 우리 회사 주가가 곤두박질친다고
오빠, 근데…
[통화 종료음]
오빠
오빠
아이, 진짜
(희수) 고마워
[문이 달칵 열린다]
(메이드들) 사모님!
(진희) 너 나한테 이러면 안 되지!
[한숨]
네가 그 기사만 막아 줬어도 일이 이렇게 커지지 않았어
내가 그 베이커리를 어떻게 키웠는데!
왜 그 잘못 하나로 내가 이뤄 놓은 모든 게
물거품이 돼야 되냐고, 왜!
너 나한테 콤플렉스 있지?
[한숨] 내가 모를 줄 알아?
너도 지용이도 나한테 묘한 자격지심 있었잖아!
[희수의 헛웃음]
누가 누구한테…
미러링해 드려요?
- 뭐? - (희수) 야! [흥미진진한 음악]
(희수) 자격지심 있는 게 누군데
가정 교육 못 받은 중학교 2학년 같은 짓 저지른 게 누군데!
네가 저지른 그 몰상식한 행동 하나로
회사 이미지에 내 이미지까지 터진 크림빵 꼴 됐어, 지금!
너 주제 파악해
네가 정신이 아픈 사람인 거 같아서 내가 참았는데
한 번만 더 나한테 와서 이렇게 소리 지르고
몰상식하게 그러면 나 그냥 확 너 한 대 친다?
뭘 봐, 당장 내 집에서 나가
하, 너 때문에 열받고 있는 이 시간도 아까워
나가, 당장!
(진희) 얘…
정신이…
[희수의 한숨]
(희수) 오랜만에 하려니까 힘드네
제 연기 어떠셨어요, 형님?
뭐, 뭐라고?
이게 형님 모습인데
(희수) 한 번 더 해 볼까요?
(진희) 아, 얘, 얘 미쳤나 봐
앞으로 할 말 있으시면 계속 루바토로 오세요
저 올라갈게요
[떨리는 숨소리]
(수영) 어, 어, 사모님
[진희가 울먹인다]
[흐느낀다]
(수영) 언니
(희수) 고마워
[만족스러운 신음] [사탕을 탁 내려놓는다]
이제 정신이 좀 든다
연기력 아직 안 죽었던데요?
(수영) 멋졌어
[수영의 웃음] 그런 거 멋있어하면 안 돼
이성과 감성의 밸런스 있는 대화로 해결하는 게 멋있는 거야
근데 한진희는 그게 안 되잖아
그러니까 내가 똑같아질 수밖에
(수영) 자폐 화가 미술 전시회예요 너무 진하겐 안 돼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네
[휴대전화 진동음]
(희수) 네, 최 변호사님
[의미심장한 음악] 강자경 씨에 대해 알아보셨어요?
(최 변호사) 강자경 씨 튜터 겸 가디언 경력은 10년이 넘었습니다
최근 이력이 이연가인데요
캐나다까지 따라가서 5년 동안 이연가 자제들
보딩 스쿨 풀 팔로 했습니다
그만큼 자기가 맡은 아이들에 대한
애착과 책임감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최 변호사님
[휴대전화 조작음]
[한숨]
[피식 웃으며] 책임감
- 아, 김 기사님 - (김 기사) 네, 사모님
앞으로 누가 제 동선에 대해서 물으면 제 허락 받고 가르쳐 주세요
(희수) 강자경 선생님한테
지원이 엄마…
아, 며칠 전 제가 들른 성북동 집 어딘지 가르쳐 주셨다면서요
(김 기사) 저 가르쳐 드린 적 없습니다, 사모님
그런 걸 사모님 허락도 없이
어떻게 제가 함부로 발설합니까?
그런 적 없습니다, 사모님
(희수) 집은 어떻게 알고 찾아갔어요?
(자경) 김 기사님께 여쭤봤습니다
[편안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의사) 음…
줄기세포 이식 다시 하셔야겠어요
오늘 혈액 채취하고 갈게요
3회차 1억
(진희) 한꺼번에 그어 줘
[한숨]
(진경) 진희야
힘내
남 얘기 오래 못 가
곧 조용해질 테니까 힘내라고
나 괜찮거든요?
척 좀 하지 마
삼척동자도 그 비디오 보고 키득대는데
(진경) 뭐가 괜찮아, 괜찮길
크림빵이 실검 1위를 며칠이나 했는데
애초에 나 위로할 생각 없었죠?
이혼 준비나 제대로 해
네 남편 맞고 사는 거 모르는 사람이 없어
억울해
나 안 때려, 사람
나 비폭력주의자라고
물건만 부수지
엎어 치나 메치나야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난 네 편이야
난 네가 어릴 때 착한 거 봤잖아
(진경) 그리고 또 네가
우리 형님보다 날 잘 따랐잖아
[새가 지저귄다]
[어플 알림음]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수혁) 여기가 김유연 씨 집 맞니?
(아이) 네
혹시 김유연 씨 지금 집에 있어?
아니요, 없는데
- 김유연 씨랑… - (아이) 우리 큰누나인데요?
- 누구세요? - (수혁) 아
어, 난 누나를 좀 만나야 되는 사람이야
(아이) 아…
우리 누나 되게 좋은 회사에 취직해서 거기 가야 볼 수 있어요
미국에 있는 회사라서 집에 못 와요
돈도 대따 많이 벌어요
누나가 1년만 고생하면 이사 갈 수 있댔어요
그래
[고풍스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 (진경) 어서 와 - 고생하셨어요 [진경의 웃음]
(희수) 수녀님, 저 왔어요
- (희수) 보고 좀 올게요 - (진경) 잠시만요
[진경이 말한다] - (여자1) 안녕하세요 - (희수) 안녕하세요
[희수의 웃음]
- (미주) 어, 진경 언니 - (재스민) 진경 언니
- (미주) 둘 다 너무 멋진 기획 같아 - (희수) 고마워요
- (재스민) 잘 보고 갈게요 - (미주) 둘러볼게요 [진경이 감사 인사를 한다]
(진경) 작품들이 너무 좋더라고
(희수) 너무 잘한 거 같아요 [진경이 호응한다]
[버튼 조작음]
- (지용) 한하준 - (하준) 아빠!
- (희수) 와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 (여자2) 아, 저희가 감사합니다
(희수) 너무 잘 그려서 고마워요 [희수와 여자2의 웃음]
- (지용) 자기야 - (희수) 어?
(희수) 어머
(지용) 장하다, 서희수
- (지용) 멋진데? - (희수) 아, 왜 이래, 사람들 많은데
(지용) 뭔 상관이야 내가 내 여자 안는데
(희수) 으음?
[작은 소리로] 어, 저 사람이 내가 말했던 지원이 엄마야
강 선생이 따귀 때렸다던
우리 저 엄마한테 가서 납작 엎드리자
저…
안녕하세요, 지원 어머니
어머, 하준 어머니
초대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지원 모) 영광입니다 [지원 모의 웃음]
그럼
저희 잘 보고 갈게요
가자
어디 갔어, 이 사람은?
- (지원) 엄마 - (지원 모) 응?
(지원) 하준이 엄마 정말 죽었어?
아니야
너 어디 가서 그 소리 하면 절대 안 돼
하준이 엄마 절대 안 죽었어, 어?
그럼 저 아줌마가 하준이 엄마 맞아?
(지원 모) 그럼
저 아줌마 맞아
(엠마) 그들은 그렇게
자신들의 비밀을 남의 비밀로 돌려 막기 하며 살았습니다
하지만
절대 돌려 막을 수 없는 비밀도 있었습니다
[긴장되는 음악]
형수님, 오셨어요?
(자경) 오셨습니까, 큰사모님
왜 두 분만 여기 이렇게 계세요?
저 올라가 볼게요
[희수의 웃음]
(희수) 어머, 형님!
[희수의 웃음]
우리 형님 오실 줄 알았어
(서현) 이래야 호사가들 입방아에 안 올라
동서 간에 사이가 좋다는 걸 보여 줘야지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아가씨가 사고를 좀 크게 쳤어야지
아휴, 쇼윈도 부부는 들어 봤어도 쇼윈도 동서는 못 들어 봤네요
(희수) 좋아요, 해 봐요, 우리 [서현과 희수의 웃음]
[다가오는 발걸음]
- (서현) 안녕하세요 - (엠마) 네, 자매님
(희수) 보세요, 그럼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자경의 거친 숨소리]
[통화 연결음]
[휴대전화 벨 소리]
[자경이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자경의 거친 숨소리]
[휴대전화 벨 소리가 들린다]
[휴대전화 벨 소리]
[벨 소리가 뚝 멈춘다]
[자경의 거친 숨소리]
(엠마) 그 그림은 많은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켰습니다
좁은 문에 갇혀 울고 있는 코끼리는
우리 모두의 가슴에 있을지 모르니까요
[비밀스러운 음악] 그리고
[새가 지저귄다]
그 마음을 행동에 옮긴 사람은 따로 있었습니다
[한숨]
[통화 연결음]
여보세요?
(희수) 나야, 수혁아
유연 씨 어디 있는지 알아
(희수) 방금 엠마 수녀님한테 들었어
패스트푸드점에서 심야 알바 하고 있대
[한숨]
(희수) 수혁아
심장이 시키는 대로 해
(진경) 의미 있는 전시회 작품들을 이렇게 좋은 가격에 사 줘서
나도 고무적이야, 정 대표
좋은 일 하시는데 힘을 보태야죠
숙부님 건강하시죠?
(진경) 그럼
인사 한번 드리러 갈게요
언제든
이해해 주세요 숙모님이라고 부르지 못하는 상황
됐어, 그런 거 안 바라
[의미심장한 음악]
(엠마)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갤러리 대표 서진경은
효원가와 아주 가까운 사이였습니다
서진경의 남편은 양순혜 여사의 친오빠였습니다 [사람들이 대화를 나눈다]
하지만 아무도 그녀를 외숙모라 부르지 않았어요
재벌의 첩이 겪는 유일한 설움이자
자유였죠
(희수) 어디 갔었어, 전화도 안 받고
나 찾았었어?
아, 회사 일로 여기저기 통화한다고 전화 못 받았었어
나 먼저 좀 가 볼게
오늘 일찍 와?
일찍 갈게 오늘 하준이랑 수영하는 날이잖아
알았어, 가 봐
나 조용히 나갈게
[의미심장한 음악]
[자경의 웃음]
(여자들) '여러분도 저마다 자기 아내를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고'
'아내도 남편을 존경해야 합니다, 아멘'
[엠마의 웃음]
우리 이번 주도 다 잘 보내기로 해요
특별히 이 말씀 마음에 새기면서
(여자들) 네
(재스민) 수녀님
저 고백할 게 있어요
(엠마) 네, 재스민
남편이 죽었으면 좋겠어요
[흥미진진한 음악]
(재스민) 그래서 블랙 트레이닝을 사서 선물로 줬어요
남편이 밤마다 밖에 나가서 조깅을 해요
블랙 트레이닝을 입고 뛰면
차에 치여 죽기 쉽잖아요
(엠마) 그래서 남편이 그거 입고 나가서 조깅했어요?
아니요
돼지 같은 게 살만 쪄서
못 입어요
(재스민) 알아요, 저 완전 비치인 거
그렇지만 남편이 정말 미워요
너무 당당히 바람피우고 절 무시한다고요
(진경) 그래도 남편이 죽길 바라는 건 안 돼, 재스민, 벌받아
(희수) 그건 안 돼요, 절대
어떻게 남편이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차라리
맞바람을 피우는 건 어때, 재스민?
(미주) 같이 바람을 피워
(재스민) [영어] 세상에, 진심이에요?
(미주) 응, 진심이야
[한국어] 죄질이 덜 나쁜 죄를 지으란 얘기야
(엠마) 법이 처단하지 못하는 괘씸함에 대해서
개인적인 응징?
뭐, 그런 거 정도는 허용된다고 봐요 [흥미진진한 음악]
트렌드가 바뀌었어요
우리 주님 그렇게 꽉 막힌 분 아닙니다
[엠마의 웃음]
근데 그게 답이 아니죠
그러면 어떡해요, 수녀님?
남편이 죽었으면 좋겠다 그랬죠?
- 네 - (엠마) 그럼
죽었다 생각하고 살아요
밥도 제삿밥이다 생각하고 매일 진수성찬 차리고
밥 한가운데에다가 숟갈도 꽂아 주고
(엠마) 그렇게 매일매일 정성을 다해 봐요
그러다 사이좋아지면 어떡해요?
그럼 다시 살리면 되죠
[함께 웃는다]
(엠마) 그게 구원이죠
구원의 문은 좁지만 열려 있어요
[의미심장한 음악]
(엠마) 성경 공부 모임은
자선 단체 일신회에서 시작됐습니다
최상류층 사람들이 만든
미혼모 후원 재단 다움 센터의 열두 명의 후원자들
[마우스 조작음]
바로 일신회였습니다
[엠마의 웃음]
[마우스 조작음]
[엠마의 의아한 숨소리]
강자경 이름을 못 본 거 같은데
(자경) 그럴 생각 없습니다
'그럴 생각 없습니다'
분명히 같은 목소리였는데
그분 이름이…
(엠마) 뭐더라?
맞아
이혜진
씁, 강자경이 아니야
이혜진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저기, 김유연 씨 언제 와요?
[문이 스르륵 열린다]
내가 잘못했어
- (수혁) 미안해 - 그쪽이 왜 나한테 사과를 해요?
- 네가 나 때문에… - (유연) 저 일해야 돼요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 (직원) 맛있게 드세요 - (손님) 감사합니다
[감자튀김을 툭 놓는다] [다가오는 발걸음]
햄버거랑 콜라 주세요
[쓱쓱 닦는 소리가 들린다]
[흥미로운 음악]
[유연의 한숨]
나도 자존심이란 게 있고 건들면 기분 나빠
억울하기도 하고
질투란 것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너희들이 느끼는 거 나도 다 느낀다고
그럼 꿀알바 자리
나라고 미련이 없겠냐
(수혁) 그러니까 들어가자고
잔 거 아, 아니었어요?
넌 자는 사람한테 그렇게 장황하게 떠드니?
(유연) 자니까 떠들었지
방해하지 않을게
그 꿀알바 계속해
[유연의 한숨]
그 집 기분 나빠요
나도 그 집 기분 나빠
[유연이 피식 웃는다]
너희 집 갔다 왔어
너 찾느라 고생한 날 봐서
못 이긴 척 들어가 줘
때린 사람은 발 뻗고 자는데
넌 밖에서 왜 이 고생이야?
미안해
새어머니한테 얘기했어
너 데리고 들어갈 거라고
(수혁) 너 안 들어가면
나도 삼시 세끼 햄버거 먹으면서 여기 있지, 뭐
(유연) 아…
[수혁의 한숨]
[수혁의 헛기침]
[유연의 헛웃음]
[비밀스러운 음악]
갇혀 있을 수밖에 없는 코끼리도
있는 거야
[문이 달칵 열린다]
(진호) 나 요새 정말 일 열심히 해
얼마나 갈지 모르지만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니까
달라지길 바라요
정 대표
나한테 당근과 채찍을 줘 채찍만 주지 말고
[헛웃음]
우린 참 언밸런스해요
(서현) 당신은 이 집에서 일어나는 일을 하나도 모르고 있고
난 덕분에 모든 걸 알아야 하고
또 무슨 일 있어?
[헛웃음]
집안에서고 회사에서고 절친 하나를 만들어 보는 건 어때요?
나랑 감성 비슷한 사람 찾기가 쉽나, 어디
나랑 정 대표가 절친이 되면 좋지 않을까?
[웃음]
그건 너무너무 힘들 거 같아요
[한숨]
참…
[피식 웃는다]
못됐어, 진짜
- (하준) 하나, 둘 - (지용) 둘, 셋
[하준의 신난 탄성]
(자경) 하준아, 여기 봐 봐
[하준의 장난스러운 신음]
[카메라 셔터음] 아, 귀여워
[자경의 탄성] [카메라 셔터음]
[하준의 신난 신음]
[카메라 셔터음] [자경의 웃음]
(자경) 하나, 둘, 셋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이쁘다
[카메라 셔터음] [하준의 신난 신음]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웃음]
(자경) 아, 이쁘다 [카메라 셔터음]
[자경의 탄성]
(희수) 이제 그만, 왕자님
(하준) 아, 싫어
선생님이 더 놀아도 된댔는데
(지용) 왜, 우리 한창 재밌는데
(자경) 아직 시간 괜찮은데요
밤바람 차, 얼른 나와, 감기 걸려
선생님은 저 좀 봐요
네
(희수) 춥겠다
[긴장되는 음악]
(희수) 강자경 선생님
(자경) 네
나가 주셔야겠어요
아무래도 이쯤에서 그만두시는 게
서로를 위해서 맞는 일인 거 같습니다
지원 어머니 일 때문에 그러시나요?
뭐, 그것도 이유긴 한데
사실 더 중요한 건
제 마음이 불편해요
(희수) 이상하게 선생님이
- 신경이… - (자경) 거슬리시나요?
[피식 웃는다]
다른 표현을 찾고 있었는데
괜찮으시겠어요?
- 뭐가요? - (자경) 하준이요
그럼요
학교 선생님 1년마다 교체되는 거랑 다를 바가 없어요
그거랑은 애착 관계가 다를 텐데요
그 부분요, 그 애착
저는 불편합니다
알겠습니다
(자경) 제가 그렇게 불편하시면
나가겠습니다
(희수) 급여는 이달 말까지 일한 걸로 계산해서 드릴게요
(지용) 뭐 할 말 있어?
(희수) 물어볼 거 있어
(지용) 살살 물어, 꽉 물면 아파
하준이 낳아 준 분 말이야
교통사고로 죽었다고 했지?
(지용) 응
어떻게 만났어, 두 사람?
[지용의 한숨]
얘기하기 싫은 거 물었구나?
(희수) 됐어 나도 꼭 알고 싶은 건 아니야
승마 코치였어
내 말 조련사이기도 했고
말?
(지용) 응
그랬구나
나도 뭐 하나 물어봐도 돼?
(희수) 어
(지용) 아까 강 선생하고 무슨 얘기 했어?
그만두라고 했어
왜?
(희수) 그냥
사람이 좀 과해
하준이에 대한 애정이 지나쳐
몸에 밴 프로 의식이라기엔 상식에 벗어나
당신이 들으면 내가 오버한다고 하겠지만
이상하게 하준이랑 나 사이에 끼어 있는 기분이야
하, 웃긴다
아,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거조차 기분이 나빠
못 들은 걸로 해 줘
아무튼 불편해
당신 개인적인 감정 하나로 사람 함부로 자르고 그러면 어떡해
[어두운 음악]
왜 이래, 지용 씨?
아니…
(지용) 누나 일도 있고
부리는 사람 함부로 내보내고 이러는 거
하준이 정서에도 안 좋아
지난번 튜터는 아무것도 아닌 일로 당신이 내보내 놓고
(희수) 이번엔 왜 그래?
내가 이럴 땐 이유가 있는 거야
존중해 줘
[멀어지는 발걸음]
[문이 달칵 여닫힌다]
[휴대전화 진동음]
여보세요?
저예요, 사모님
저 그만둬야 될 것 같아요
무슨 일 있어요?
제가 작은사모님 심기를 건드린 거 같아요
아무래도
자격 미달인가 봐요
(자경) 죄송합니다
알겠습니다, 동서가 내린 결정이니 저도 그렇게 알고 있을게요
[통화 종료음]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한숨]
거슬리네, 얘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거친 숨소리]
[거친 숨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자경)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한숨]
[풀벌레 울음]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언제까지 따라올 건데요
네가 내 사과 받아 줄 때까지
(수혁) 나 때려
나 때문에 맞았으니까
나 때려
그쪽 할머니가 때렸는데
내가 대신 맞을게
[유연의 웃음] [부드러운 음악]
(유연) 맞아 본 적은 있어요?
[유연이 피식 웃는다]
(수혁) 어디 가게?
(유연) 집
어느 집?
그쪽 집
(수혁) 같이 가자
(수혁) 고마워
집엔 들어갈 거지만
이제 나랑 얽히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유연) 봤다시피
우린 세상이 달라요
내 세상은 피곤하고 숨 막혀
네 눈에
내 세상은 좋아 보여?
[피식 웃는다]
(수혁) 들어가자, 기분 나쁜 집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수혁) 할머니
(순혜) 응, 아유
어, 아유, 웬일이야?
할머니가 쫓아낸 사람 다시 데리고 들어왔어요
- (순혜) 뭐야? - 그 사람 건들지 말고 가만두세요
싫어, 건드릴 거야
(순혜) 아, 난 걔 여기 못 둬!
(수혁) 아니요 [어두운 음악]
그 사람 절대 상처 주지 마세요
[당황한 숨소리]
(순혜) 야
야, 수혁아
(수혁) 제가 그 사람 방에서만 잠이 와요, 제가 시작했어요
날 때려요, 할머니
아니야, 네가 그럴 리가 없어
그 불여우가 너 꼬드긴 거지?
그런 거 아니에요!
(순혜) 수혁아 그런 것들 불쌍하게 보지 마!
그런 것들은 그런 팔자인 거야
그러니까
가만두시라고요
(수혁) 안 그러면 저
노아림이랑 약혼 안 해요
[순혜의 당황한 신음] 그리고 제발
다신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 그렇게 함부로 때리고 그러지 마세요
(순혜) [당황하며] 야, 야, 수혁아
[문이 달칵 닫힌다]
[속상한 숨소리]
[순혜의 한숨]
(희수) 일어났어?
왜 선생님 내보내?
(하준) 엄마는 왜 착한 선생님 잘라?
고모하고 똑같은 사람 되는 거야?
(희수) 한하준
엄마한테 버릇없이 뭐야, 다짜고짜?
선생님이 나 구하려고 대신 다쳤어!
(하준) 말에서 떨어져서 다칠 뻔한 날 구해 줬단 말이야!
그런 선생님을 엄마는 상은 안 주고 왜 벌을 줘?
어머니, 강자경 씨 원래 알던 사람이에요?
가, 강자경이가 누구냐?
하준이 새로 온 튜터요
[긴장되는 음악]
그만둔다네요?
(순혜) 그만둔대?
어, 어렵게 들어와 놓고 왜 또 그만둔대
[순혜가 주전자를 달그락 든다]
어렵게 들어오다니요? 제가 뽑았는데
(서현) 이 집안에
제가 모르는 일이 있으면 안 되잖아요
말씀을 해 보세요
[난처한 숨소리]
(코치) 이겁니다, 사모님
마침 녹화된 CCTV가 있어서요
사모님께 말씀드리지 말라고 해서
죄송합니다, 사모님
(지용) 승마 코치였어
내 말 조련사이기도 했고
(희수) 자경 씨 다리가 참 예뻐요
젊을 때 운동하셨어요?
말을 탔습니다
(자경) 하준이 승마에 소질 있어 보여요
(희수) 그 애착
저는 불편합니다
(지용) 잘 구한 거 같아, 이번 튜터
(자경) 진짜 엄마는
그렇게 이성적으로 대처가 안 된단 말이에요
[자경이 말한다] (자경) [울먹이며] 하준이
진심으로 사랑하세요?
고맙습니다
(희수) 이상하게 하준이랑 나 사이에 끼어 있는 기분이야 [자경이 말한다]
(자경) 거슬리시나요? [무거운 효과음]
[문이 쾅 닫힌다]
[트렁크를 툭 내려놓는다]
[가방을 팍 내던진다]
[긴장되는 음악] (희수) 나가지 마
[거친 숨소리]
[자경이 손을 탁 뿌리친다]
(엠마) 효원가의 그 좁은 문은
빠져나갈 수 없는 멸망의 문이었습니다
[비밀스러운 음악]
(희수) 하준이를 낳아 준 분 정말 죽었어?
(지용) 무슨 질문이 그래, 잔인하다
(희수) 잔인해 봤자 내 상태에 비할 수 없어, 대답해 줘
(기자) 신일간엔터 임성수 기자입니다
서희수 씨 아들 얘기만 컨펌해 주시죠
(진호) 왜 나랑 살아?
(서현) 이혼하면 당신이 말한 그 모든 것이 만천하에 드러나니까
(서현) 괜히 들인 거 같아 유연이란 애
(희수) 괜히 들인 사람은 따로 있어요
강자경 [희수가 흐느낀다]
엄청난 뭔가가 있을 거 같은 불길함이 가득한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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