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그이 20
[흐느끼며] 가려고?
나만 남겨 두고 이거 신고 도망가려고?
[슬픈 음악]
[떨리는 숨소리]
헤어지자
그래, 그러자
가, 가 버려
(다다) 영구야, 가지 마
가지 마, 영구야
[다다가 흐느낀다]
그냥 내 옆에 있으면 안 돼?
가지 마
[다다의 힘겨운 신음]
우리 오늘 아침에 첫눈 같이 봤잖아
내가 네 첫사랑이잖아
그러니까 가지 마
우리 좋을 때도
슬플 때도 아플 때도
계속 같이 있자
영구야
영구야, 사랑해
가지 마
영구야, 사랑해, 가지 마
가지 마!
가지 마!
(다다) 내가 불렀어, 보원 씨
영구 네가 또 거짓말할까 봐 무서웠어
[다다의 한숨]
솔직하게 말해 주세요, 보원 씨
영구한테 얼마나 시간 남은 거예요?
일주일
아니, 3일
(보원) 어쩌면 하루
[무거운 음악]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쿨런트가 눈물처럼 계속 외부로 흘러나온다는 건
영구의 내부 조직 파괴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얼마나 남았다는 건지
모른다는 거예요?
솔직히 말해서
지금 영구는 언제 작동을 멈춰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보원)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지금 이 순간에도
영구는 다다 씨를 위해서
모든 힘을 쥐어짜서 움직이고 있다는 겁니다
(보원) 다다 씨는?
(영구) 아…
그, 일단 침대에 좀 눕혔어
아까 너무 많이 울어서 좀 쉬라고
잘했네
왜?
형이라고 불러도 되지?
네 마음대로 해 너 원래 네 멋대로 하잖아
미안해, 형
[슬픈 음악]
영구야
[한숨 쉬며] '행복한 왕자'처럼
슬픈 결말로 끝나는 책은 읽어 주지 말 걸 그랬어
대부분 동화책이 다 해피 엔딩인데
내가 왜 하필 그걸 골랐을까?
형이 그렇게 기억해 주면 되지
나와 여자 친구
영구와 엄다다는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한숨]
형 덕분에
이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어
금방이라도 멈출 것처럼 그런 말 하지 마
꼭 마지막 인사 같잖아
[보원의 한숨]
형
날 만들어 줘서 고마워
[보원의 한숨]
[한숨 쉬며] 하지 말라니까, 진짜 말 안 들어
[살짝 웃는다]
[보원이 훌쩍인다]
[다다가 훌쩍인다]
[다다의 한숨]
영구야
(영구) 응
영구야
(영구) [떨리는 목소리로] 응?
[애잔한 음악]
내가 부르면
언제라도 네가 이렇게 대답해 줬으면 좋겠다
[다다가 훌쩍인다]
(다다) 자기 아깝다
그럼 뭐라도 같이 할까?
밤새 그냥 이렇게 보고 있을래
[다다의 한숨]
[메시지 수신음]
(다다) 유진아, 나 오늘 현장 안 나갈게
영구 씨 얼마 안 남은 시간 함께 있고 싶거든
무슨 얘긴지는 보원 씨한테 들었으니까
네가 더 잘 알지? [한숨]
규리 언니한테 말 좀 잘해 줘
(규리) 뭐야?
아무래도 수상한데?
아, 뭐가 수상해요 다다 누나한테 온 건데
엄따가?
다다 누나 오늘 쉰대요
왜?
(규리) 이번엔 뭐래? 자기가 아프대?
키스하다가 감기라도 옮은 거야, 뭐야?
매형이 어떻게 감기에 걸립니까?
[한숨 쉬며] 아무튼 엄다다 아주 그냥 오기만 해 봐
일에 그냥 파묻혀 가지고 데이트도 못 하게 할 거니까
어차피 다다 누나 데이트 못 해요
그게 무슨 소리야?
매형 곧 떠날 테니까
(규리) 응?
영구야
나 오늘 일도 땡땡이쳤으니까 기분 전환 하러 가자
기분 전환?
왕준이 피부 트러블 사건 때문에 내가 리얼 팀 그만두고 우울해할 때
네가 알려 준 방법 있잖아
[부드러운 음악] [옅은 탄성]
[살짝 웃는다]
(다다) 아, 좋다
(영구) [웃으며] 날씨 좋다
(다다) 나 먼저 간다
(영구) 어? 씁, 여자 친구, 잊었나 본데
난 시속 120km로 달릴 수 있어 [다다의 웃음]
- (영구) 간다! - (다다) 같이 가
[다다의 기합] (영구) 빨리 와
[다다의 가쁜 숨소리]
나 심장 뛴다
느껴져?
(영구) 응
달리기하고 이렇게 누우면
온몸에 피가 도는 게 느껴져
살아 있다는 감각이 생생해
네 심장 소리도 들린다
(다다) 너도 나도
살아 있어
그러니까
우리 살아 있는 동안
많이 웃고, 즐거운 거 많이 하고
행복해지자
[다다의 옅은 숨소리]
[영구의 힘주는 신음]
[영구의 만족하는 신음]
[아이들의 신난 신음]
[영구의 신난 신음]
(다다) 야
(영구) 이렇게 재밌는 건 줄 알았으면
여자 친구랑 소풍 더 자주 올 걸 그랬어
(다다) 나 옛날에 소풍 가기 전날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잤었다
(영구) 왜?
설레고 들떠서
그리고 비 와서 소풍 취소될까 봐 걱정돼서
그렇게 자다 깨다 자다 깨다 하다 보면 새벽이 오는데
주방에서 아빠가 김밥 만드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그러면 행복해졌어
'아, 비 안 오는구나 소풍 갈 수 있구나'
(다다) 영구야
나한테는
너랑 같이한 모든 날들이 설레고 들뜨고 걱정되고
근데 또 행복하고
그랬었어
그러니까 아쉬워하지 마
매일이 소풍이었으니까
[잔잔한 음악]
얼른 가자
그래
(사진사1) 하나, 둘, 셋 [카메라 셔터음]
네, 다음은 하트 한번 할게요
네, 하트 하시고 꽃은 밑으로 하시고요, 네
하나, 둘, 셋 [카메라 셔터음]
왜? 부러워?
그냥
(영구) 우리 여자 친구도 저런 옷 입으면
너무 예쁠 텐데 싶어서
당연하지
내가 누구 여자 친구인데
[웃음]
[살짝 웃는다]
얼마나 예쁜지 보러 갈래?
[애잔한 음악]
[반짝이는 효과음]
(다다) 어때?
예뻐
세상에서 제일 예뻐
[살짝 웃는다]
(사장) 그럼 그걸로 드릴까요?
(다다) 아, 좀 더 둘러볼게요
- (사장) 아, 네 - (다다) 네
[작은 목소리로] 왜? 여자 친구는 별로야?
예쁜데
어차피 너 보여 주려고 입은 건데 살 필요가 뭐가 있어
[살짝 웃는다]
[부정하는 신음]
(영구) 사자, 내가 사 줄게
이 옷 입은 여자 친구하고 하고 싶은 게 있어
여자 친구
준비 다 됐어?
(다다) 그러고 보니까
우리 둘이 사진 찍는 거 처음이네
그러게
(사진사2) 자, 준비 끝나셨으면 찍을까요?
두 분 여기 보시고요
[카메라 작동음]
두 분 얼굴이 너무 어두우신데?
스마일
자, 조금만 더 힘내세요
특히 여자 친구분, 스마일
사랑해, 여자 친구
나도 사랑해
[살짝 웃는다]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다다) 여기서 버스 타고 가면 되겠다
집까지 우리 버스 타고 가자?
[의미심장한 효과음]
왜 그래?
[하늘이 우르릉 울린다]
괜찮아?
[비가 솨 내린다]
(다다) 비 온다
갑자기 웬 비야?
내가 얼른 가서 우산 사 올게
아, 됐어, 내가 사 올게
너 몸도 안 좋은데 비 맞으면 안 되잖아
금방 갔다 올게
(영구) 여자 친구
[잔잔한 음악]
나 금방 다녀올게
조금만 기다려, 조금만
괜찮아요? 많이 놀랐죠?
(영구)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이전에
나는 너를 사랑하고 있었을지 몰라
[쉭 소리가 난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우연 속에
운명처럼 널 만난 건
(다다) 뭐야, 뭐야? 아이, 잠깐만
[다다의 비명]
(영구) 나한테 기적이었어
(영구) 내가 옆에 있는 이상 이제 여자 친구는 절대 외롭지 않을 거야
난 늘 한결같은 사랑을 줄 거니까 [다다의 웃음]
언제 어디서나 여자 친구가 원하는 만큼
(영구) 우리 둘이 함께하는 모든 것들이
나한테는 전부 처음이야
다른 것도 많이 알려 줄게요
(영구) 오래오래 계속 같이하자, 여자 친구
(영구) 미안해, 여자 친구
영원히 옆에 있어 주겠다는 약속
끝까지 지켜 주겠다는 약속 지키지 못해서
[무거운 음악]
하지만 나 여자 친구를 만나서
너와 함께 있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어
너와 함께하는 1분 1초가
나에겐 보물이었고
네가 있는 곳은 어디든 천국이었어
누가 뭐래도
너는 나에게 최고의 여자 친구였으니까
여자 친구
내가 떠난 후에 너무 오래 슬퍼하지 마
너무 많이 울지도 말고
아파하지도 마
혹여나 오랜 시간이 흘러 나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진대도
자책하지도, 안타까워하지도 마
너와 함께했던 소중한 추억들 전부 다
내가 영원히 기억하고 있으면 되니까
로봇인 내가 너한테 해 줄 수 있는 건
그것뿐이니까
늘 지켜봐 주고 믿어 주고
인내해 줘서 고마웠어
행복했어
그리고 사랑해
안녕
내 여자 친구 [말소리가 울린다]
[슬픈 음악]
미안해, 늦어서
[다다가 흐느낀다]
사랑해
내 남자 친구
[차 문이 탁 닫힌다]
"리얼 특수 분장"
(스태프들) 안녕하세요
(다다) 안녕하세요
백 팀장님, 준비됐어요?
당연히 준비됐죠
엄 대표님
[살짝 웃는다]
(규리) 오늘이 드디어 마지막 촬영이야
'닥터 알파고 시즌4, 제4의 인류'
완벽하게 끝내서 유종의 미를 거두자고
나 먼저 가서 세팅할 테니까 블러드 좀 가져다줘
오케이
- (규리) 막내야 - (팀원) 네, 팀장님
(규리) 블러드 만들게 준비 좀 하자
지금 여기서 블러드 만드시게요?
지금 온도가…
(규리) 야, 죽는 사람이 다섯 명인데 어떻게 피 하나로 퉁쳐?
사람마다 피 점성도 색깔도 다 다른데
특분은 장난이 아니야 [팀원의 호응하는 신음]
장인 정신으로 해야 되는 거라고 장인 정신
(팀원) 네!
[밝은 음악]
(리포터) 여러분, 지금 제 앞에 누가 있는 줄 아세요?
놀라지 마십시오
바로 배우 마왕준 씨입니다 안녕하세요!
(왕준) 네,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배우 마왕준입니다
(리포터) 반갑습니다, 아니, 시즌1 끝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말이죠
이제 그 시즌4가 마지막 촬영만을 앞두고 있는데요
시청자 입장으로서는 이, 결말이 너무 너무나 궁금하거든요 [왕준이 호응한다]
어떻게 저희 시청자 여러분들을 위해서
스포 하나만 좀 해 주세요
(왕준) 씁, 죄송해요, 사실 저희 드라마가
마지막까지 반전에 반전이 있는 드라마라서 [리포터가 호응한다]
어, 스포는 죄송하지만 해 드릴 수가 없고
대신에 '저희 알파고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씀은 드릴 수 있을 거 같아요
(리포터) 오, 저 역시도 너무 너무나 기대가 되네요, 바로 팬으로서 말이죠
그리고 마왕준 씨 하면 이 얘기를 빼놓을 수가 없죠?
3년 전인가요?
전무후무한 짝사랑 고백으로 짝사랑 톱스타라는 별명을 얻으며 [왕준의 웃음]
전국에 있는 모든 짝사랑러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계시잖아요
어떻게, 혹시 그 짝사랑 아직도 진행 중이신가요?
어…
짝사랑요?
(왕준) 그거야
당연히 진행형이죠, 아주 활발하게요
사실 제가 좀 순정파라서
[리포터의 환호성]
(리포터) 이런 당당함이 또 우리 배우 마왕준 씨의 매력 아니겠습니까
혹시 여기 어디 계신 거 아니에요? [리포터의 탄성]
(왕준) 엄 대표!
야, 나 아까 인터뷰하는 거 봤지? [다다의 한숨]
카, 멋있지 않냐?
그래, 봤다
멋있기는, 개뿔 왜 그렇게 철딱서니가 없어?
뭐? 왜?
아, 팬들 기만이니 어쩌니 해서 한동안 말 많다가
이제야 좀 잠잠해졌는데 뭣 하러 그런 말을 해?
하, 얘가, 얘가 아직도 뭘 모르는 소리를 하네
(왕준) 야 [다다의 한숨]
마왕준 엄다다 인터넷 카페 회원 수가 벌써 2만 명이 넘었어
이 정도면 대국민 프로젝트라고, 응? [다다의 한숨]
마왕준
(왕준) 치
[왕준이 입소리를 쩝 낸다]
아휴, 난 준비하러 가야겠다
고생하세요
(다다) 네 [왕준이 살짝 웃는다]
- (왕준) 이따 봐 - (다다) 수고
(매니저) 어, 형! 여기 아메리카노요
(왕준) 야, 너는 무슨 커피를 사러 갔다 하면 한 시간이야
(매니저) 아, 그, 차가 막혀 가지고요 죄송합니다
(왕준) 차가 맨날 막히냐? 쯧 [매니저의 멋쩍은 웃음]
[왕준이 냄새를 씁 맡는다] [왕준이 입바람을 후 분다]
야! 다 식었잖아
- (매니저) 그래요? - (왕준) 너나 먹어, 쯧
(매니저) 아이, 죄송합니다
(왕준) 너…
너는 예전의 네 선임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어, 어?
걔는 말이야
우리 집에서 서래마을까지 30분이면 왔다 갔다를 했어
얼음도 하나도 안 녹고 휘핑크림도 하나도 안 흘리고
[왕준의 탄성] (매니저) 그게 말이 돼요?
(왕준) 말 안 되는 거 같지? [매니저가 호응한다]
그 말이 안 되는 걸 걔는 말이 되게 했다고
봐 봐, 너는 형이 하나 알려 주면 하나밖에 모르지? [매니저가 호응한다]
근데 걔는 형이 하나 알려 주면
한 서른두 개 정도는 알아서 했지
[왕준의 탄성]
네가 중국 명인이 만들어 준 백짜장을 먹어 봤겠냐
(매니저) 네?
[흥미로운 음악]
말을 말자
어? 대표님!
(왕준) 어? 누나, 웬일이야?
(웅) 웬일은, 마지막 촬영인데 당연히 와야지
[왕준이 호응한다] 아까 인터뷰하는 것도 봤어
다 좋은데
내가 그 짝사랑 얘기 그만하라 그랬잖아
(왕준) 아, 아, 어!
[익살스러운 효과음] 어, 됐어, 됐어, 흠
선택적으로 달팽이관 폐쇄하는 그 버릇은
도대체 언제 없어지는 거냐?
3년이 지났는데 무슨 짝사랑이야
이제 연애 좀 해라, 제발, 응?
아이, 누나
(왕준) 어유, 무슨 소속사 대표가 배우한테 연애를 하래
오죽 답답하면 그러냐
이따 저녁에 미팅 잡혔으니까 준비해
(왕준) 미팅? 무슨 미팅?
미국 제작사에서 연락 왔어
할리우드에서 새로 들어가는 히어로 시리즈에
너 캐스팅하고 싶다고
(왕준) 진, 진짜?
누나
[웃으며] 누나 그냥 보이스 피싱 당한 거 아니야?
(웅) 야! 아, 이 마왕나니, 진짜
(왕준) 아이, 아이, 그, 쉿, 조용히…
(은동) 어이구, 이게 누구야?
여웅이 또 오랜만이네 [웅의 웃음]
아, 아, 이제 뭐 여 대표라고 해야 되나?
- (웅) 안녕하세요 - (은동) 어, 그래
(은동) 잘 지냈냐?
[왕준이 입소리를 쩝 낸다]
(왕준) 예, 저야 뭐…
[왕준과 은동이 살짝 웃는다]
[은동이 입소리를 쩝 낸다]
(은동) 아, 우리 회사에서 요즘 키우고 있는 신인이야
씁, 포스트 마왕준으로 내가 좀 신경 쓰고 있다
아, 오늘 드라마의 마지막에 단역으로 출연하니까 잘 부탁한다
인사드려
(귀훈) 안녕하십니까, 신인 배우 마귀훈입니다
[흥미로운 음악]
포스트 마왕준은 무슨
아, 왜?
나더러 비키라고 기사 냈다가
자기들이 비키는 경우 수두룩하게 봤으니까
그냥 포스트 마왕준 말고
[픽 웃으며] 퍼스트 마귀훈으로 키워요
그래야지 나중에 나도 뛰어넘지
[은동의 옅은 웃음]
(왕준) 촬영 때 봐요
여전하네, 마왕준
잘 봐라, 저게 진짜 톱이다
(규리) 아, 비켜요! 비켜, 비켜, 비켜, 비켜!
- (은동) 뭐야! - (규리) 비켜, 비켜!
[규리의 다급한 신음]
(규리) 야, 막내야, 너도 어릴 때, 어? 한 푼이라도 더 모아 놔라
- (규리) 언니 꼴 나기 싫으면 - (팀원) 네!
(규리) 다다야, 다다야, 다다야, 다다야
- (다다) 왔어? - (규리) 비켜, 비켜, 비켜, 내가 할게
- (규리) 내가 - (다다) 같이 해
(규리) 아니야, 아니야, 나와, 나와, 나와 내가 할게
내가, 응, 자
- (다다) 요즘에 왜 이렇게 열심히 해? - (규리) 어? [팀원이 통을 탁 내려놓는다]
나 돈 벌 거거든, 100억
(팀원) 언니, 100억은 왜요?
(규리) 어?
아, 아니야 [규리가 병을 탁 내려놓는다]
[규리의 어색한 웃음]
잘생긴 남자 만나서 연애하는 것보다
차라리 내가 빨리 돈 모으는 게 더 빠를 것 같거든
그래서 나 열심히 돈 모을 거야, 돈!
[흥미로운 음악] [규리의 헛기침]
자, 외계인 분장 하실 분들 빨리 모이실게요
(귀훈) 잘 부탁드립니다, 누나
[반짝이는 효과음]
근데 누나 눈이 너무 예쁘네요 [팀원이 달그락거린다]
[반짝이는 효과음]
[매혹적인 음악]
[규리의 들뜬 신음] 할렐루야
(은동) 야! 안 돼! 이 여자는 안 돼!
아, 내가 왜요?
- (은동) 너 분장사잖아! - (규리) 분장사가 왜요?
(은동) 너, 다다 투! 안 돼! 절대
- (규리) 아, 다다 투? - (은동) 조심해, 어!
(은동) 내가, 뭐야, 분장사한테 내가… 어이구야
(규리) 하, 참, 아니…
언니, 왜 그래? [규리가 말한다]
[웅의 불편한 신음]
(웅) [목을 가다듬으며] 아유
속이 왜, 왜 이렇게 안 좋냐, 아휴
(왕준) 누나, 갑자기 왜 그래? 괜찮아?
어, 괜찮아, 이따 뭐 가는 길에 병원 잠깐 들르면 돼
[웅이 숨을 후 내뱉는다] (왕준) 아휴
[왕준이 혀를 쯧 찬다] 건강 관리 좀 해라, 좀, 쯧!
뭐?
슈퍼스타 마왕준 씨 관리하려면 건강 관리도 하라 이거냐?
아니?
걱정되니까 그러지
(웅) 어머
[흥미로운 음악] [웅의 당황한 웃음]
뭘 갑자기 이렇게 훅 들어와?
하, 참
아유, 근데 왜 이렇게 메슥거려?
[웅의 불편한 신음] (왕준) 아, 맞는다, 누나, 잘 지내지?
뭐가?
(왕준) 뭐긴 뭐야
매형 말이야, 매형
[웃으며] 아, 잘 지내지
개업했잖아
의사 됐어
의, 의사?
의사
[살짝 웃는다]
[긴장되는 음악] 이거 상태가 아주 심각한데요
(손님) 선생님
어떻게 안 될까요?
(보원) 제가 본 케이스 중 가장 위험해서…
(손님) 안 돼요
제가 정말 아끼는 아이인데… 제발 살려 주세요
알겠습니다 [손님의 감동하는 신음]
(보원) 유 간
(진) 네, 원장님
어디예요, 어디예요, 여기예요?
(보원) 여기야, 어디겠어 이건 또 왜 쓴 거야?
(진) 아, 죄송합니다
[보원의 어색한 웃음]
[살짝 웃는다]
(보원) 이 환자
시리얼 넘버랑 부품 재고 확인해서 당장 수술 준비해
아주 길고 긴 싸움이 될 것 같아
네, 알겠습니다
"로봇 수리점"
(진) [한숨 쉬며] 고칠 수 있을까요?
잊지 마
우리는 로봇 닥터
[익살스러운 음악] 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기계를 마주해야 돼
기계도 일종의 생명이니까
[숨을 깊게 내뱉으며] 네
[익살스러운 효과음] 알겠습니다
(진) 아, 맞는다, 보여 드릴 게 있어요
이, 쌀만 넣으면 물이 나오면서 자동으로 씻어서 취사까지 해 주는
밥통 설계도입니다
어때요?
[탄성] [종소리 효과음]
어, 이거는 좀 놀라운걸?
아이, 조금만 손보면 바로 출시할 수 있을 것 같아
[진의 들뜬 신음] [보원의 웃음]
정말요? 아, 감사합니다
[신난 신음] (보원) 아니, 유도 가열형 코일을
- (진) 앗싸! - (보원) 이런 식으로 설계할 줄이야
어, 배수 막이와 브레이킹 뱅크도 따로 썼고
와, 이건 가히 혁명적이라 할 수 있어
근데
- 보원이 형 - (보원) 응?
형은 아쉽진 않으세요?
(진) 아니, 뭐
솔직히 형 정도 능력에
이렇게 동네에서 전자 제품이나 고치고 있는 게 참…
[보원의 헛웃음]
이게 뭐 어때서?
거창한 것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로 사람들이랑 마주하면서
이렇게 도움 줄 수 있는 게 참 좋아
[밝은 음악] [감동한 신음]
역시, 전 그런 형이 너무 좋습니다 존경합니다!
[보원의 멋쩍은 신음]
[진의 감동한 신음] [노크 소리가 들린다]
누가 왔나?
글쎄요? 안 보이는데요
[인혁의 한숨]
(보원) 야, 황인혁!
보원아
뭐야, 너?
여긴 왜 왔는데?
(인혁) 아니, 그게…
미안하다
사실 이 말 하려고 왔어
근데 차마
네 얼굴을 볼 수가 없어서
어머니 수술은
잘됐다며
어
잘못했다, 내가
(인혁) 너랑 제로나인한테 저질렀던 일들
[한숨]
진심으로 사과할게
[잔잔한 음악]
안 받아 줘도 괜찮아
내 맘 편하자고 이러는 것도 아니고
그냥
언젠가는 꼭 해야 할 것 같아서
그 말이 그렇게 어려워서 3년이나 걸렸냐? 이 나쁜 놈아
[숨을 씁 들이켠다]
고맙다
그만 가 볼게
(보원) 지부장님한테 한번 연락해 봐
너 사라지고 나서 계속 찾고 계신다
그동안 너 무시하기만 했지
네 얘기 제대로 한번 들어 준 적이 없다고
[옅은 웃음]
[옅은 한숨]
끝까지 네 도움만 받네
당연하지
친구니까
[인혁의 웃음]
(보원) 야, 근데 이건 뭐냐?
- (진) 어, 형 - (보원) 응?
(진) 그 봉투 그거 뭐예요, 그거?
(보원) 이거? 한번 볼까?
[웃으며] 참, 아이고, 이 자식
앞서가기는…
(진) 아!
아, 형 이렇게 작은 걸 사 오면 어떡해요?
내 발은 270인데
[한숨 쉬며] 그래도 디자인은 맘에 드네요, 쯧
[리드미컬한 음악]
그렇게 조그만 걸 엄지발가락에 신으라는…
(보원) 야, 유 간
(진) 네?
대수술 시작하기 전에
좀 배가 고픈데 우리 간단하게 간식이나 먹고 할까?
[웃으며] 너무 좋죠
(진) 그럴 줄 알고 준비했습니다 형이 제일 좋아하는
[부스럭대며] 달달한 거
[보원의 탄성] (보원) 생큐, 생큐, 생큐
역시 일하다 당 떨어질 땐 이게 최고라니까
[웃음] (진) 그렇죠
[냄새를 씁 맡는다] [괴로운 신음]
[의미심장한 음악]
[진의 당황한 신음] [헛구역질]
형, 괜찮아요?
아, 나 속이 이상해 아, 나 왜 이러지?
어, 이거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데
[보원이 냄새를 씁 맡는다] [보원의 괴로운 신음]
(진) 아유, 형, 괜찮아요? 왜 그래요? [보원의 헛구역질]
왜, 왜 자꾸 헛구역질을 하고 그래 어? 어? [보원의 괴로운 신음]
형
(함께) 설마…
[종소리 효과음]
[보원의 놀란 숨소리]
여보!
[보원의 놀란 숨소리]
- (규리) 어, 막내야 - (팀원) 네?
(규리) 오늘 회식이니까 예쁘게 하자
(팀원) 갑자기? [규리의 웃음]
(규리) 자, 너 가져
(팀원) 감사합니다
다들 수고 많았어
드디어 끝이다
그러게
- 나는 먼저 가 볼게 - (규리) 어?
회식은?
미안, 나 데이트 있어
데이트?
수고
- (규리) 아… - (팀원) 안녕히 가세요
어, 어, 엄…
데이트?
[문이 달칵 닫힌다]
[스위치가 탁 켜진다]
[잔잔한 음악]
[옅은 한숨]
[스위치를 탁 켠다]
[쌀을 쓱쓱 씻는다]
[전기밥솥 조작음]
[세탁기 전원음]
[청소기 작동음]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누구지?
[노크 소리가 들린다]
(규리) 데이트는 무슨 얼어 죽을 놈의 데이트
보나 마나 집 안의 밀린 일이랑, 어? 텔레비전이랑 데이트하고 있었겠지
맞지?
(다다) 아니, 뭐…
근데 언니 여기 웬일이야?
웬일은
그 데이트 너랑 하려고 왔지
[다다가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다다) 진짜 시원해
좀 천천히 좀 마셔, 뭐가 그렇게 급해?
그동안 안 마시려고 얼마나 많이 참았는데
왜 참냐? 마시고 싶으면 마시지
[숨을 깊게 들이켠다]
취하기 싫어서 그런 것도 있었고
이거 보면
자꾸만 생각나는 것도 있고
참지 마
막지도 말고
(규리) 생각나면 생각하고 그리우면 그리워하고
울고 싶으면 차라리 울어
[입소리를 쩝 낸다]
[한숨]
언니
(다다) [울먹이며] 다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는데
가끔씩 미칠 것 같아, 보고 싶어서 [애잔한 음악]
근데 더 미칠 거 같은 건
시간이 지날수록
그 사람이랑 같이했던 기억들이
희미해진다는 거야
그건 당연하지
우리는 사람이니까
[한숨]
잊고 싶지 않았는데, 한순간도
점점 혼자가 익숙해지는 것도
속상해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이제야 좀 정상 같네, 우리 다다
(규리) 그동안 괜찮은 척, 멀쩡한 척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
차라리 우니까 내가 안심이 된다
혼자 있을 때 절대 울지 말고
술 먹고 싶으면 언제든지 콜하고
알겠어
알긴 뭘 알아
[피식 웃는다]
치…
[한숨]
언니, 우리 매운 거 먹자
라면 어때?
어?
떡볶이 이렇게 먹어 놓고?
응, 나 그동안 매운 거 안 먹으려고 되게 많이 참았는데
오늘은 안 참을래
그래, 먹자 아주 그냥 먹고 죽자, 그냥
(다다) 그래, 먹고 죽자
- (규리) 빨리 가져와 - (다다) 알았어
(규리) 치, 그동안 어떻게 참았대?
[다다가 부스럭거린다]
[다다가 캔을 달그락 집어넣는다]
[스위치를 탁 끈다]
[문이 스르륵 열린다]
(보원) 죄송하지만 오늘 영업이 다 끝났습니…
엄다다 씨
안녕하셨어요?
[웃음]
[한숨]
근데 무슨 일로…
(다다) 아…
저 오늘 손님으로 온 거예요
[다다가 컵을 탁 내려놓는다]
[보원의 놀란 신음] 저, 이거…
(보원) 이거는…
(다다) 이거 전에 영구가 전구 달아 준 건데 고장이 나 가지고…
고칠 수 있겠죠?
아, 예, 물론이죠, 고쳐 드려야죠
[보원이 살짝 웃는다]
[잔잔한 음악]
(보원) 다다 씨
혹시
아직도 영구 때문에 힘드십니까?
[살짝 웃는다]
아니요
이젠 정말 괜찮아요
(다다) 영구 가고 나서 처음엔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울기도 많이 울었고
[한숨]
근데 생각해 보니까
그건 영구가 바라는 모습이 아닐 거 같더라고요
그렇다고 해서
영구를 잊으려고 억지로 노력한다거나
다 잊은 것처럼 살고 싶지는 않아요
그냥 이렇게 지내다가
문득 생각이 나면
마음껏 생각하고
그리우면
마음껏 그리워하려고요
요즘엔
자꾸 못 해 준 것들만 생각나더라고요
사람이면 한번 인사라도 하러 갈 텐데
그러지도 못하고
[숨을 들이켠다]
남보원 씨
이거 꼭 고쳐 주세요
[살짝 웃는다]
저한테 한번 맡겨 보시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네, 믿습니다
[웃음]
[반짝이는 효과음]
(영구) 내가 고쳤어 여자 친구 다니기 위험할 것 같아서
대박
[다다의 놀란 탄성] [영구의 웃음]
얼른 가자
[반짝이는 효과음]
[반짝이는 효과음]
(왕준) 야, 엄다다
너 이렇게 늦은 시간에 어디 다녀와?
왕준아
들어가자, 춥다
(다다) [컵을 탁 내려놓으며] 자, 이것 좀 마셔
근데 이 시간에 여긴 웬일이야?
(왕준) 너 보고 싶어서
치…
장난이야, 장난, 쯧
실은
전할 소식이 있는데
너한테 제일 먼저 얘기하고 싶어서
뭔데?
나 할리우드 간다
뭐?
[피식 웃는다] [잔잔한 음악]
[컵을 탁 내려놓으며] 미국 간다고
거기서 새로 제작하는 히어로물에 캐스팅됐거든
야, 너무 잘됐다, 축하해
아니, 뭐, 이게 [입소리를 쩝 낸다]
그렇게까지 축하할 일인가?
와, 드디어 마왕준한테도 이런 날이 오는구나
아, 그래서, 언제 가는데?
이번 주
그렇게 빨리?
(왕준) 응 [입소리를 쩝 낸다]
뭐, 갑자기 캐스팅되기도 했고 그리고
거기 촬영 일정이 좀 빡빡해서 그렇게 됐어
아, 뭐, 어쨌든 좋은 일이니까 축하해, 왕준아
(다다) 마왕준 이제 할리우드 영화에서 보는 거야?
카, 대단하다, 진짜
멋있다
다다야
그래서 말인데
우리 같이 갈래?
(왕준) 내가 계약서에
특분 팀 따로 꾸려서 가고 싶다고 얘기했거든
거기 가면 배울 것도 더 많을 거고 그리고
네 커리어에도 분명히 도움 될 거니까
어때?
같이 갈래?
아니
같이 가자
[살짝 웃는다]
아니
나 안 갈래
(다다) 분명 좋은 기회는 맞는데
나 일단 먼저 한국에서 제대로 인정받고 싶어
마왕준 덕분에 빛나는 게 아니라
내가 먼저 스스로 빛이 나서
너 돌아왔을 때 당당하게
마왕준한테 어울리는 특수 분장사가 되어 있고 싶어
[피식 웃는다]
그래
그렇게 얘기할 줄 알았어
이래야 엄다다지
조심히 다녀와
건강하게, 아프지 말고
너도, 아프지 말고
알았어
[한숨]
[안전벨트를 달각거린다]
[안전벨트를 달칵 채운다]
[애잔한 음악]
이제 여자 친구 없이는 아무 데도 안 가
약속할게
[힘겨운 숨소리]
[달그락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
(영구) 여자 친구와의 모든 추억들은
내가 간직하고 갈게
[울먹이는 숨소리]
여자 친구는 모두 잊어도 괜찮으니까
이 사진 한 장만은
간직해 줄래?
[아련한 음악]
[다다가 흐느낀다]
[피곤한 신음]
[노크 소리가 들린다]
[옅은 한숨]
[슬리퍼를 쓱 신는다]
[다다의 하품]
[노크 소리가 들린다]
(다다) 누구세요?
[문이 달칵 열린다]
남보원 씨
아침 일찍부터 여긴 무슨 일이세요?
엄다다 씨
같이
갈 데가 있습니다
[자동문 작동음] [문이 스르륵 열린다]
[놀란 숨소리]
[잔잔한 음악] [문이 스르륵 닫힌다]
[다다의 떨리는 숨소리]
이게 무슨 일이에요?
(보원) 3년 전
멜트다운으로 영구가 작동을 정지한 이후
회사 방침에 따라 폐기 처분이 될 뻔했지만
그간 영구의 데이터들이
인공 지능의 특이 케이스로 인정받아서
다행히 폐기 처분 명령은 거두어진 상태입니다
왜 그동안 저한테 얘기 안 했어요?
미리 말씀드리고 싶었지만
어차피 지금은 완전히 작동을 중지한 상태고
(보원) 오로지 연구 목적으로 본체만 보존되어 있는 중이라
다다 씨가 더 힘들어할 것 같았어요
3년간 한국 지부에서의 연구는 다 끝났고
이제 내일이면
본사로 회수될 겁니다
본사로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만나게 해 드려야 할 거 같아서
그래서 오늘 모시고 온 겁니다
[떨리는 숨소리]
[자동문 작동음] [문이 스르륵 열린다]
[문이 스르륵 닫힌다]
[애잔한 음악]
[흐느끼는 숨소리]
영구야
나 왔어
하나도 안 변했네
(다다) 여전히 잘생겼다
내 남자 친구
나는 잘 지냈어
밥도 잘 먹고
이제 매운 것도 많이 안 먹어
네 말대로 맥주도 많이 줄였어
나 어젯밤에
네가 사진 뒤에 써 놓은 거 찾았다?
[울먹이며] 나 사실
그동안 무서워서 네 방에 못 들어갔었거든
들어가면 너무너무 보고 싶어서
못 견딜까 봐
근데 네가 그런 걸 써 놨을 줄은 몰랐지
나 진짜 바보 같지?
영구야
나 실은
네가 미웠다?
왜 그날
우산 사러 가는 나를 붙잡지 않았을까
근데 이젠 알 것 같아
나 혼자 돌아가는 길에
비 맞게 하고 싶지 않았던 거잖아
그 순간에도 넌 내 걱정을 한 거야
네가 멈추는 그 순간에도
고마워, 영구야
진짜 사랑이 뭔지 알려 줘서
진짜 사랑이 뭔지
이 마음 가득히 느끼게 해 줘서
네가 남겨 준 것들 매일매일 떠올리면서
웃으면서 살 거야
네 마음
영원히 기억할게
사랑해
[다다가 입을 쪽 맞춘다]
[자동문 작동음]
(다다) 감사해요
영구 가기 전에 볼 수 있게 해 주셔서
아닙니다
저희도 엄다다 씨와 제로나인이 꿈꿨던 세상을 위해서
좀 더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전 이만 가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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