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왕 김탁구 25
이층복도. N (24부 71씬)
미순 탁구야, 탁구야 뭐해?
(스르르 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보면 텅비어버린 방)
어? 얘가 어디갔지?
아래층 거실. N.
미순 (내려오며) 아부지, 탁구 어디갔어요?
양인목 (신문을 들여다보다가 보더니) 탁구.. 위에 없냐?
미순 없는데요? 혹시 나가는거 못보셨어요?
오영자 아까 해지기전에 양복 쫙 빼입구 어디 가든데?
양인목 (멈칫... 그 말에 돌아본다)
미순 (??? 본다. 시선에서)
거성家, 입구. N (24부 72씬)
입구를 지키는 수행원 두어명,
정문을 닫기 시작하는데 그 때 저쪽 어둠속에서부터
저벅저벅 걸어오기 시작하는 구둣발.
수행원2 거기 누굽니까?
저벅저벅 멈추지 않고 다가서는 발...
그 수행원들 앞에 척..! 하니 멈춰서서 본다. 탁구다.
수행원2 누구십니까?
탁구 (수행원2를 돌아보더니) 김탁굽니다.
거성식품 구일중회장님의 장남..! 김탁구가 왔다고 전해주십쇼.
거성家, 거실. N.
마준 그래요? (흠..! 하는 눈빛으로) 들여보내요.
(하더니 수화기를 달칵! 내려놓는다. 그러더니) 손님이 오셨다는데..?
자경 (돌아보며) 누군데?
자림 (? 보면)
마준 (입구쪽을 돌아본다)
현관복도쪽>
그쪽에도 수행원들과 회사 사람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서서 뭔가 진지한 얘기를 나누는 가운데
그 쪽으로 천천히 모습을 나타내는 탁구.
사람들, 하나 둘 탁구를 돌아본다. 누구지?
탁구, 천천히 걸음을 옮겨 그들을 지나온다. 그리고 드디어!
거성家, 거실>
그 거실 입구에 모습을 드러낸 탁구.
순간 한쪽에서 이사진들과 얘기중이던 한승재, 멈칫.. 돌아본다.
자경과 자림, 역시 돌아보다가 멈칫... 놀란듯 탁구를 빤히 쳐다본다.
여기저기 서 있던 중역진들 일제히 돌아보면
그 끝에 서 있는 마준, 주머니에 손을 꽂은채 서서 탁구를 보고있다.
탁구, 잠시 멈춰서서 그 집을 한번 쓱 둘러본다.
14년만에... 재입성!!!
탁구, 잠시 간격을 두더니 천천히 뚜벅뚜벅 걸어들어온다.
중역들을 지나치고, 한승재를 지나치고, 자경과 자림을 지나치고,
마준 앞에 다다른 탁구, 거기서 걸음을 딱 멈춘다.
마준 (본다)
탁구 (본다)
마준 왔냐?
탁구 (당당하게 가슴 펴고) 그래. 왔다!
마준 (본다)
자경/자림 (본다)
한승재 (본다. 잡아먹을듯 탁구를 노려본다. 시선에서)
거성家, 안방침실. N.
침실에 누워 링거를 꽂은채 누워있는 구일중.
그 옆으로 꼿꼿하게 앉아 있는 서인숙.
(간호사는 저 뒤쪽으로 소파쪽에 대기하고 있고)
그 때 문이 열리면서 자림이가 들어선다.
자림 엄마...
서인숙 (구일중만 보고 있다)
자림 엄마?
서인숙 (돌아보지 않은채) 왜?
자림 잠깐만 나와보세요.
서인숙 엄마 지금 너 상대할 기운 없어.
밖에 한실장이나 자경언니한테 얘기해.
자림 엄마가 나와봐야하는 일이예요.
서인숙 (그제서야 돌아본다. 시선에서)
다시 거성家, 거실. N
자림과 함께 밖으로 나오던 서인숙, 쭉 걸어 나오다가 멈칫..!
한쪽으로 시선을 주면 거기에 서 있는 탁구와 마준.
(그 옆으로 자경과 한승재, 다른 이사진들 웅성거리며 쳐다보고 있다)
서인숙 (믿을수 없는 표정으로 탁구를 빤히 쳐다본다)
탁구 (서인숙을 돌아본다)
서인숙 (기가 막힌듯 허..! 보면)
탁구 (서인숙앞으로 다가선다. 정중하게 일단 고개 숙여 인사한다)
안녕하셨습니까. 작은 사모님.
서인숙 니가 여길 어떻게 들어온거야?
여기가 어디라구 함부로 발을 들인거야!!
탁구 (고개들어 본다. 보더니 전혀 기죽지 않은 표정으로 당당하게)
회장님을 만나뵈러 왔습니다.
서인숙 누굴 만나러 와? (기막힌)
탁구 (다시 한번) 회장님을 만나뵈러 왔습니다.
회장님 병환이 어느 정돈지, 얼마나 상태가 안좋으신건지..
제가 직접 살피러 왔습니다.
서인숙 (허!) 주제도 모르고 깝치는 꼴이 이젠 아주 가관이로구나.
니가 뭔데 함부로 내 집에 기어들어와 회장님을 만난다 어쩐다야?
니가 뭔데 회장님의 병환을 직접 살피겠다는거야!
탁구 (OL) 저는 지금 여기 회장님의 아들로 온겁니다. 작은 사모님.
(화를 내는건 아니지만 강한 느낌으로 어필!)
마준 (멈칫.. 본다)
자경/자림 ! (본다)
한승재 (본다)
중역진들 (웅성웅성하면서 그들을 보면)
서인숙 (허...! 바라보더니) 뭐라구? 아들..? 아들이라구 했니 니가 지금?
탁구 네. 그렇습니다. (하는 순간)
서인숙 이런 되먹지 못한 놈!!! (하면서 그대로 있는 힘껏 뺨을 날리는데)
탁구 (턱..! 그 손목을 잡는다)
서인숙 ! (본다)
마준 ! (본다)
한승재 ! (본다)
자경/자림 !!! (보면)
탁구 (조용히) 제 아버지를.. 뵈어야겠습니다. 들어가게 해주십쇼.
서인숙 (부들부들 떨면서 노려본다, 흔들리는 눈빛...!)
마준 (그런 두 사람을 보면)
탁구 (전혀 흔들림없는 선한 눈빛으로 마주보면)
자경 (보다 못해 안되겠는디 얼른 다가서며) 탁구 너! 그 손 놔!
(서인숙을 보며) 엄마두 그만하고 비켜주세요.
서인숙 비키긴 어딜 비켜! 절대 못비켜줘! (하는데)
자경 (나즈막히, 그러나 카리스마 있게)
회사 중역들 다 보고 있어요 엄마.
계속 이렇게 소란피워 볼썽사나운꼴 보이실거예요?
서인숙 ! (멈칫.. 그 말에 자경을 본다. 보다가 다시 탁구를 노려보면)
탁구 (본다. 보다가 잡았던 서인숙의 손을 천천히 내려놓는다. 시선에서)
서인숙 (이런 못된 놈! 하는 눈빛으로 탁구를 노려본다)
한승재 (차갑게 노려본다. 시선에서)
안방침실. N
누워있는 구일중, 그 옆으로 다가서는 탁구 구일중을 내려다본다.
의식을 잃은채 미동하지 않는 구일중의 모습.
탁구, 그 옆에 조용히 무릎 낮추고 앉아 구일중을 바라본다. 그 위로.
박변E 이주전쯤인가.. 교통사고를 당하신적이 있었습니다.
회상> 팔봉집 앞. (24부 66씬 연결의 느낌) D
탁구 (멈칫.. 놀라는 표정으로) 교통사고를요?
박변 그 사고를 당하실때 뭔가 신변의 위협을 느끼셨던것 같아요.
그 직후 저를 찾아오셔서 이런 위임장을 만드셨습니다.
탁구 저기요, 선생님...
박변 박변호사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탁구 그러니까요, 박변호사님.
아까부터 자꾸 신변의 위협이라구 그러시는데요.
누군가 일부러 회장님한테 그런 사고가 나게 했다.. 뭐 그런뜻입니까?
박변 글쎄요. 저두 거기까지는 뭐라 말씀드리기가 어렵군요.
탁구 (? 본다. 바라보다가 손에 받아든 그 봉투를 바라보는 위로)
플랫쉬-백>
구일중 내 주위엔 믿을만한 사람이 그리 많지 않구나 탁구야.
이젠 누굴 믿고 누굴 의심해야할지도.. 잘 모르겠다.
다시 안방 침실. N
탁구 (구일중을 바라보며) 제가.. 너무 늦은건 아니죠?
구일중 ...
탁구 제가 뭘 해야하는지, 뭘 어떻게 해야 회장님을 지켜드릴수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번 해보겠습니다.
스승님을 그리 보내드리고 이렇게 또 다시 회장님마저 잃을순 없어요.
(조용히 손을 꼭 잡으며) 무슨일이 있어도 꼭 지켜드리겠습니다.
(간절히 바라본다. 보더니) 아버지... (부르는데서)
거성家, 거실. N.
(이제 중역진들은 전부 돌아가고)
거실에 서인숙을 중심으로 자경, 자림, 마준이가 앉아 있다.
한승재만 조금 거리를 둔 채 서인숙의 뒤쪽에 서 있으면
그 뒷쪽으로 안방침실에서 나오는 탁구가 보인다.
마준 (제일 먼저 시선을 흘끗 들어 쳐다본다)
한승재 (곱지 않은 눈빛으로 돌아본다)
일제히 (다 탁구를 돌아보면)
탁구 (거성가 식구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서서 그들을 바라본다)
자경 이리와서 앉아. 얘기 좀 하자.
탁구 (본다. 그대로 성큼성큼 그들쪽으로 다가서면)
자림 (탁구가 앉을수 있도록 일어나 자리를 비켜주며) 여기 앉어.
탁구 (자림을 본다, 고마운 표정...)
자림 (짐짓 미소로 답한뒤, 다른쪽으로 가서 앉으면)
탁구 (자림이가 앉았던 자리에 앉는다)
서인숙 (쎄한 눈빛으로 그런 탁구를 노려본다)
마준 (삐딱한 눈빛으로 탁구를 쳐다보고 있는 위로)
자경 이유 좀 들어볼까? 지금 여기있는 우리 가족 모두
너 때문에 좀 많이 놀라고 당황스럽다.
갑자기 무슨 이유로 찾아온거니?
서인숙 뻔하지. 회장님 쓰러지셨단 소식 듣자마자 혹시 뭐 떨어지는
유산이라도 있을까 싶어 얼굴 들이밀었겠지.
자림 엄마아... (하는데)
탁구 (조용히 안주머니에서 위임장을 꺼내 척 테이블에 올려놓는다)
서인숙을 비롯해, 자경, 자림, 한승재, 마준까지 일제히 보면.
탁구 위임장입니다.
서인숙 위임장?
탁구 (서인숙을 보며) 회장님께서.. 당신의 모든 지분과 권리를
저한테 위임하시겠다는 내용의 위임장입니다.
서인숙 뭐어? (순간 쿵..! 본다)
한승재 (쿵..! 본다)
마준 (역시 충격먹은 표정으로 탁구를 본다)
자경/자림 (둘 다 놀란 표정으로 보면)
서인숙 (재빨리 그 편지를 집어들어 읽어본다. 순간 멍...! 해지는 표정)
한승재 (그 뒤에서 그 내용을 같이 들여다보며 긴장하는 눈빛위로)
탁구 회장님이 뇌출혈로 쓰러지신 바로 다음날
박인택 고문 변호사라는 분이 저를 찾아왔었습니다.
그리고 그 분한테 회장님의 지분과 주주명부, 인감과 도장 전부를
넘겨받았습니다.
서인숙 뭐라구? (기가막혀 쳐다보면)
마준 김탁구 너 지금 그게 말이 돼?
아버지가 쓰러지자마자 그 모든게 다 너한테로 넘어갔다니!
설마 아버지가 자기 신변에 무슨일이 일어날걸 미리 아시구
일부러 박변호사아저씨한테 그런걸 부탁했다는거냐 지금?
탁구 (마준을 보며) 글쎄. 나두 그게 궁금해서 말이다 마준아.
마준 (? 보면)
탁구 왜 회장님은 자기 신변에 무슨일이 일어날거라고 생각하셨을까.
한승재 (멈칫... 탁구를 보는위로 계속)
탁구 왜 그 모든 지분과 권리를 거성가 사람들이 아닌 나한테 보내셨을까.
서인숙 (찌릿! 탁구를 노려보는 위로 계속)
탁구 나도 그 이유를 알고 싶어져서 말이다. 그래서 당분간은
회장님의 뜻을 따라 그 대리인 노릇이라는걸 한번 해볼까하구.
마준 뭐어?
서인숙 (허! 본다)
자경 (그 말에 흘끗 탁구를 째려보듯 다시 쳐다보면)
한승재 김탁구 너! 회사를 경영하는 자리가 어떤 자린지 알구
그딴 소릴 지껄이는거냐!
탁구 (그 말에 쓰윽 자리에서 일어나 한승재를 돌아보더니)
솔직히 잘 모릅니다. 일개 빵쟁이 주제에 회사경영이니 뭐니
그런 거창한 내용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한승재 그런데! 니가 무슨 재주로 회장님 대리인 노릇을 하겠다는거야!
탁구 회장님이 그러라고 하셨으니까요.
한승재 (쿵..! 본다)
마준 ! (쓰윽 불쾌한 눈빛으로 탁구를 보면)
탁구 회장님이 저한테 그 모든걸 맡기셨을땐
저도 거기서 뭔가 할수 있는일이 있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서인숙 김탁구 너어!!!! (고함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보더니)
어디서 배워먹지도 못한 놈이 감히 우리 거성을 경영하겠다는거야!
그게 니 뜻대로 그렇게 맘대로 될것 같아!!!
탁구 (서인숙을 보더니 세게) 그게 그렇게 맘에 안드시면..
또 막아보시든가요. 작은사모님!
서인숙 !!! (노기충천해서 바라본다)
한승재 (저 자식이! 하는 눈빛으로 노려보면)
탁구 빠른 시일안에 제 짐을 거성가로 옮길까합니다.
회장님 일어나실때까지는 제가 옆에서 돌봐드릴 생각입니다.
서인숙 니가 미쳐두 아주 단단히 미쳤구나.
위임장을 들고 쳐들어온것도 모자라 내 집에까지 들어와 살겠다구?
탁구 저한테도 그럴 권리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박변호사님께서!
서인숙 !! (허! 정말 기가 막혀 어쩔줄 모르는 표정으로 노려본다)
탁구 그럼 오늘은 이만 돌아가보겠습니다. 안녕히계십쇼.
(일별하더니 돌아서서 나간다)
서인숙 (허...! 기가 막힌 표정으로 본다. 보더니 버럭)
한실장, 당장 박변호사 불러!
대체 이게 어떻게 된일인지 하나도 빼놓지 말구 설명하라 그래! 당장!
한승재 (완전 살벌한 눈빛으로 탁구가 나간쪽을 돌아본다)
마준 (노려보다가 그대로 홱! 일어나 따라나간다)
자림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자경을 돌아보면)
자경 (꼿꼿이 앉은채 탁구가 앉았던 자리만 쎄하게 노려보고 있다. 눈빛에서)
거성가 앞. N.
밖으로 나오는 탁구, 그 때까지 진지한 표정으로 나오다가
멈춰서서 후우...! 참고 참았던 한숨을 내쉰다.
사실은 너무나 긴장되고 힘들었던듯..
양복 쟈켓을 벗으며 한숨 돌리는데
마준 뭐하자는거야 너?
탁구 (멈칫.. ? 돌아보면)
마준 니가.. 지금 아버질 대신하겠다거냐? (완전 빈정)
탁구 좀전에 들은대로야. 왜?
마준 여긴 니가 낄자리가 영 아닌것 같거든?
넌 그냥 돌아가 팔봉빵집에서 반죽이나 만들지 그래?
탁구 안됐지만 내가 돌아갈 팔봉빵집이 3개월동안 영업정지를 당해서 말이다.
그래서 당분간은 회장님 회사에서 빵을 좀 만들어볼 생각이다.
마준 제빵실과 회사는 엄연히 다르다는걸 알아야지.
탁구 빵을 만들어 사람한테 먹인다는건 팔봉집이나 거성이나 다를게 없지.
마준 그러다 큰코 다치는수가 있다 김탁구.
탁구 걱정해줘서 고맙다 구마준. 안다치게 잘해볼게.
마준 ! (노려보면)
탁구 또 보자. (그리고는 쟈켓을 손에 든채 돌아서서 걸어간다)
마준 (노려본다. 시선에서)
거성家, 안방침실. N.
누워있는 구일중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는 자경.
표정도 없고, 말도 없다. 그저 나즉히 한숨으로 쳐다본다. 시선에서.
거성家, 서재. N.
서인숙 이건 말도 안돼! 어떻게 이럴수가 있어!
(돌아보며) 자그만치 38%야. 마준이 몫은 단 1%도 없이
그걸 전부 다 저 아이한테 넘긴거라구. 그게 말이 돼?
한승재 나도 구회장이 이렇게까지 초강수를 준비했을줄은 몰랐어요.
서인숙 아무리 그래두 그렇지.. 어떻게 마준이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는거냐구!
한승재 (그 말에 서인숙을 본다. 보더니)
혹시.. 마준이에 대해 뭔가를 알고 있는거 아니예요?
서인숙 (멈칫.. 그 말에 한승재를 본다. 보더니)
쓸데없는 소리 하지마! 당신 지금 무슨 소릴 하는거야!
한승재 이제껏 마준이한테 유독 냉정하게 굴어온것도 그렇구..
이번만해도 마준에 대한 배려는 단 일프로도 없잖아요, 혹시.. (하는데)
서인숙 시끄러 입닥쳐! 마준이는 내 아들이야! 그이 아들이야!
(낮게, 그러나 단호하게 한번에 내지르듯)
한승재 (그 말에 멈칫..! 서인숙을 보면)
서인숙 한번만 더 그 얘기 내 앞에서 꺼내봐! 그 땐 당신이라도 그냥 안둬.
죽는날까지 그 얘긴 고이 가슴에 묻어두고 사는게 좋을거야.
진심으로 나와 마준이를 위한다면. 알아들어?
한승재 (그런 서인숙을 조금은 야속한듯 쳐다보면)
서인숙 (그대로 싸늘하게 홱! 돌아서서 나간다)
한승재 (본다. 시선에서)
김미순의 거처. N.
김미순 (돌아보며) 뭐라꼬예? 회장님이 퇴원을 하셨다고예?
아직 의식도 안돌아왔다믄서예.
윤닥터 서인숙의 결정이었답니다.
김미순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데)
윤닥터 그런데 말입니다.. 오늘 저녁때 그 집에 장남이라고 자처하는
청년 하나가 찾아왔었다고 합니다.
김미순 (그 말에 순간 멈칫... 다시 윤닥터를 본다)
윤닥터 이사진들이며 중역진들까지 다 모여있는데 들이닥친 모양입니다.
김미순 설마... 설마 지금 우리 탁구 얘길 하시는깁니꺼?
윤닥터 아직 거기까지 확인은 안된 사실이라서...
김미순 보이소 윤선상님예, (보면)
윤닥터 안그래도 조용히 채널을 가동중입니다.
곧 자세한 상황을 알려드릴수 있을겁니다.
김미순 (순간 두 눈에 희망으로 가득한채 바라보는 눈빛에서)
팔봉집 앞. N.
후우! 힘든 한숨을 내쉬며 터벅터벅 걸어오는 탁구,
고개 들어 보면 저 앞으로 쪼그린채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 미순
혼자 나무막대기같은걸로 땅바닥에 뭔가 끄적끄적거리는 중...
탁구, 그런 미순을 물끄러미 본다. 보다가 그 앞으로 다가가
탁구 뭐해?
미순 (? 올려다보더니 반갑게 벌떡 일어서며) 탁구야! 지금 와?
탁구 응. (보며) 근데 혼자 여기서 뭐하구 있어?
미순 아니 그냥.. 뭐.. (사실은 널 기다렸다. 이 눈치 없는 녀석..! 보면)
탁구 들어가자. (돌아서는데)
미순 저기 탁구야.
탁구 (? 돌아본다)
미순 (본다. 보는 위로 E)
어쩌면 탁구는 조만간 우리집을 떠날지도 모른다 미순아.
회상> 팔봉의 방.
미순 예? 그게 무슨 말이예요? 탁구가... 왜 우리집을 떠나요?
양인목 구일중회장님.. 말이다.
미순 그 분이 왜요? 설마 탁구를 스카웃하시겠대요?
양인목 그 형님의 아들이란다.
미순 (빤히 본다. 처음엔 그게 무슨 의민지 못알아먹는듯 꿈뻑꿈뻑 본다)
양인목 탁구가.. 거성식품의 장남이었대.
미순 (순간 ??? 본다. 그제야 그 말이 뭔지 알아들어지는 표정)
아부지... 설마 그럼...
양인목 일중형님이 쓰러지셨으니 아들된 도리로 당연히 돌아가야하지 않겠냐?
미순 (쿵... 하는 표정으로 빤히 쳐다보면)
탁구E 미순아. 미순아? (부르는 소리)
다시 팔봉집 앞. N.
생각에 잠겨 있는 미순,
탁구 (보다가) 어이 옥떨메!
미순 (순간 짐짓 시선들어 탁구를 보면)
탁구 왜 그러구 있어? 안들어갈거야?
미순 어어.. 들어가야지. (베식 웃는데)
탁구 (? 보다가 그 앞으로 도로 다가서서 얼굴을 들여다보더니)
미순이 너 오늘 좀 이상한데?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미순 아니야.. (하는데 괜히 이별을 생각하니 시큰해져서 고개를 돌려버린다)
탁구 아닌게 아닌데? 틀림없이 무슨 일 있는 표정이구만!
집에 무슨 일 있었어? 아니면 대장한테 혼났어? 아니면... (하는데)
미순 아버진.. 잘 만나뵙구 왔어?
탁구 (멈칫...! 빤히 본다)
미순 회장님.. 많이 편찮으시다며? (보며) 좀 어떠셔? 괜찮으셔?
탁구 미순아.
미순 (씩 웃으며) 아버지한테 얘기 다 들었어.
어쩌면 너... 곧 떠날지도 모른다구..?
근데 넌 어떻게 그런걸 나한테 숨기구 그러냐? 섭섭하게..
나는 너한테 숨기는거 없이 다 얘기하는구만.
탁구 (본다. 보더니 따뜻하게) 아주 가는거 아냐. 회장님 일어나실때까지..
그리구 우리 팔봉집 억울하게 문닫은거 밝혀낼때까지
그 때까지만 거기 있을거야.
미순 정말이야?
탁구 정말이지 그럼. 넌 내가 여길 아주 떠날거라구 생각했냐?
미순 어..
탁구 너 바보 아냐? 여기 팔봉집은 이제 내 고향이고 내 집이야.
집을 두고 내가 가긴 어딜가, 안그래?
미순 (그런가? 훌쩍.. 하면서 헤 웃는데)
탁구 그래두 고맙다. 내가 떠날까봐 섭섭해두 해주구.. (짐짓 웃는데)
미순 너야말루 바보 아냐? 니가 떠나면 섭섭한게 당연하잖아.
내가... (본다. 보며) 내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데...!
탁구 (? 본다)
미순 김탁구 너 모르지? 내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지.
탁구 (피식 웃으며) 알지 임마. 나두 너 얼마나 좋아하는데...
(웃으며 손으로 머리를 스스스 문지르더니) 그만 들어가자. 늦었다. 음?
(하면서 웃음으로 돌아서서 들어가는데)
미순 (순간 울컥! 하는 기분으로 본다. 보더니 따라와 퍽! 뒷통수를 날린다)
탁구 아야! (진짜 아프다! 놀라면서 돌아본다) 야! 양미순!
미순 나 니 강아지 아니거든? 자꾸 그런식으루 머리 쓰다듬지 말란 말야!
기분 나뻐! 알았어? (씨이..! 하더니 그대로 홱! 돌아서서 가버린다)
탁구 야! 미순아! 왜 그래? 미순아! (보면)
미순 (그대로 쿵! 소리나게 대문을 닫아버리면)
탁구 (??? 본다. 빤히 보다가) 왜 저러지?
(하면서 좀 전에 서 있던 자리를 돌아보며 생각해보지만 잘 모르겠다)
쳐다보다가 그냥 피식 웃어넘기더니, 문득 제빵점을 돌아본다.
순간 아련한 눈빛이 되어 바라보면.
제빵실. N.
안으로 들어서는 탁구, 온기가 없는 그 제빵실을 돌아본다.
그의 눈앞으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제빵가족들의 모습들이
한사람, 한사람씩 스쳐지나간다.
양인목 다들 왜 이렇게 손이 느려터졌어! 빨리 빨리 움직여! (스르르 사라지면)
허갑수 재복아! 여기 팥앙금 워떻게 됐냐아! (스르르 사라지면)
고재복 예! 여기 갑니다아!!! (스르르 사라지면)
조진구 (오븐에서 빵을 꺼내 쿵! 내려놓은뒤 웃는 얼굴 스르르 사라지면)
미순 (그 빵을 바구니에 담으며 들고 돌아서며 씩 웃는 얼굴 사라진다)
탁구, 다시 그 텅빈 제빵실을 들여다본다. 보더니
탁구E 내가 보고 있는건 추억이 아닙니다.
언젠가 또 다시 시작될 우리들의 일상입니다.
팔봉의 방. N.
환하게 웃고 있는 팔봉의 사진, 그 앞에 서서 바라보고 있는 탁구,
탁구 그런 희망을 가지고 가겠습니다. 그리고 꼭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본다. 보더니) 다녀오겠습니다. 스승님. (고개 숙여 인사하면)
팔봉의 방앞. 복도. N.
조용히 뒷짐진채 듣고 있던 양인목,
나즉한 한숨으로 돌아서서 쭉 걸어간다. 그 뒷모습에서 fade-out.
거성식품 앞. D
쿵! 화면 가득 보여지는 거성식품 건물!
그 앞으로 프레임-인 되는 유경의 뒷모습. (그녀 팔에 팔찌...)
유경, 조금은 설레는 기분으로 바라보더니 또각또각 그 회사로 들어간다.
잠시 후, 그 뒤로 와서 멈춰서는 자가용.
문이 열리면 내려서는 박변호사와 그리고 탁구 (정장차림, 노타이)
탁구, 한번 회사를 올려다본다. 후우..! 긴장되는듯 심호흡 한번.
탁구 아... 쫌 떨리는데요?
박변 자신없으면 지금 얘기해요. 일단 저 안에 한번 들어가면
그 때부턴 전면전입니다. 돌아설수 없어요.
탁구 (그 말에 보며) 자신 없을때마다 포기했다면
저는 지금까지 아무것도 못했을겁니다 박변호사님.
가끔은 자신 없어도 부딪혀봐야 할때가 있더라구요.
박변 (엄격하게) 그리 만만하게 생각할 싸움이 아닙니다.
탁구 네 압니다. (후우! 한번 더 심호흡하더니) 자! 들어가볼까요?
(하면서 저벅! 거성을 향해 발걸음을 뗀다)
박변 (그런 탁구를 본다. 못미더운듯 낮은 한숨으로 같이 들어가면)
한승재 사무실.
서인숙 뭐야? 박변이 탁구한테 붙었어?
한승재 구회장이 쓰러지기전에 뭐라고 당부를 해놨는지
도통 말을 들어먹질 않아요.
서인숙 그래서! 그 아일 기어코 회사에 출근을 시키겠다?
한승재 그런 모양이예요, (하는데 E 똑똑똑 소리에 돌아보며) 누구야!
남일우 (문을 열고 들어서더니) 실장님! 지금 막 회장님 대리인이
회사로비에 도착했다는 연락이 올라왔습니다.
서인숙 ! (노려본다. 시선에서)
회사 로비.
박변과 함께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들어오는 탁구.
한쪽으로 기다리고 있던 여비서와 비서1(이하 차비서), 다가선다.
여비서 안녕하십니까, 연락받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비서실 과장, 여은진입니다. (인사하면)
차비서 안녕하십니까, 대리 차준현입니다.
박변 앞으로 김탁구씨를 도와서 업무를 맡아줄 사람들입니다.
탁구 아, 예! (반갑게 구십도로 꾸뻑 인사하며) 안녕하십니까! 비서님들!
김탁굽니다! 탁구를 잘해서 김탁구가 아니고 높을탁 구할구자를 써서
김탁굽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아!
차비서 (순간 자기도 모르게 풉.. 웃음)
여비서 (얼른 차비서한테 눈짓주면)
차비서 (재빨리 웃음을 거두며) 죄송합니다.
박변 부하직원들입니다. 너무 존대하셔도 이 사람들이 불편합니다.
탁구 아, 예에... (그렇구나)
박변 그만 올라가시죠. (앞장서면)
탁구 (후우..! 한숨 한번 내쉰뒤 얼른 씩씩한척 그 뒤를 따른다)
여/차 (자기들끼리 서로 눈짓 주고 받은뒤 탁구의 뒤를 따른다)
엘리베이터 앞> 차비서, 재빨리 엘리베이터앞으로 와서 버튼을 누르면
동시에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그 안에 서 있는 서인숙과 한승재,
수행원 서너명정도와 함께 서 있는게 보인다.
차비서, 그들을 보더니 얼른 목례하며 옆으로 비켜서면.
엘리베이터에서 쭉 걸어나오는 서인숙과 한승재 일행.
그 앞으로 다가서던 탁구과 박변일행과 정면으로 맞닥드린다.
탁구 (멈칫.. 서인숙을 본다)
서인숙 (냉랭한 눈빛으로 탁구를 본다)
한승재 (같이 차가운 눈빛으로 탁구를 보면)
서인숙 니가 기어코 여기까지 왔구나.
탁구 (싸우겠다는 느낌이 아니라, 당당하고 선한 느낌으로)
예. 작은사모님! 제가 그러기로 했다고 이미 말씀드렸잖습니까.
서인숙 내가 절대로 허락 못하겠다면 어쩔거냐? 그래도 올라갈테냐?
박변 김탁구 대리인이 회장님의 업무를 대행하는데 있어서 법률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따라서 완력행사를 하실수도 없습니다 사모님.
서인숙 이것봐요! 박변! 당신 정말 나한테 이러기야!!
박변 저는 회장님과의 약속을 이행할뿐입니다.
이의를 제기하시려면 금요일 열리는 이사회때 해주십쇼, 그럼.
(하더니 탁구에게) 올라가시죠. (하면서 서인숙일행을 지나쳐 간다)
탁구 저, 그럼.. (서인숙에게 예를 갖춰 인사한뒤 지나쳐 박변을 따라간다)
비서들 (탁구를 따라 지나쳐가면)
서인숙 ! (돌아보지 않은채 허! 기막힌듯 서 있는다)
한승재 (쓰윽! 차가운 눈빛으로 돌아보면)
거성식품, 비서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유경,
유경 안녕하십니까! (인사하는데 아무도 없다. 다들 어디갔지? 돌아보는데)
여비서 (문을 열고 들어선다)
유경 아! 선배님! (반갑게 웃는데)
여비서 어, 유경씨 나왔구나. (하더니 재빨리 나즉히)
우리 인사는 나중에 하자. 지금 회장님 대리인께서 오셔서..
유경 예? (하고 보는데)
그 때 여비서의 뒤로 문이 열리면서 들어서는 박변과 차비서,
유경, ? 쳐다보는것과 동시에 그들 뒤로 나타나는 탁구의 모습.
유경 (순간 쿵..! 심장이 떨어지는 느낌으로 탁구를 본다)
탁구 (무심코 들어서다가 유경을 보고 딱 걸음을 멈춘다, 놀란다) 어...?
박변 (흘끗 탁구와 유경을 본다)
여/차 (역시 멈춰선채 유경과 탁구를 본다)
유경 (멍... 하니 본다)
탁구 (역시 그런 유경을 멍한 눈빛으로 빤히 쳐다본다. 시선에서)
거성家, 마준의 방.
침대에 비스듬이 기대누워있던 마준, 조용히 눈을 뜬다. 시선에서.
거성家, 안방침실.
누워있는 구일중 옆으로 천천히 다가서는 마준, 쎄하게 내려다보더니
마준 꼭.. 그렇게까지 하셔야했어요. 아버지?
구일중 ...
마준 그렇게 아버지가 가진 모든걸.. 그 자식한테만 주고 싶으셨어요?
구일중 ...
마준 나는... 대체 뭐예요? 아버지한테 대체 난 어떤 아들인거죠...?
(하는데 살짝 울컥..! 한다 그러더니 이내 쎄하게) 이젠.. 됐어요.
나두 더 이상 아버지한테 구걸하지 않을겁니다. 매달리지 않을거예요.
그리구.. (본다. 보며) 그 자식한테 아무것도 빼앗기지 않을거예요.
구일중 ...
마준 제발 그만해달라고 사정하고 애원할때까지 그 자식을
밟아버리고 또 밟아버릴겁니다. 두고보세요, 내가 그렇게 하나 못하나.
당신이 그렇게 사랑하는 그 놈을 내가 어디까지 고꾸라뜨리는지
한번 두고보시라구요, 아버지.
(다시 울컥! 하는가 싶더니 그대로 홱! 돌아서서 나가버린다)
쿵! 소리와 함께 닫히는 문.
그 뒤에 혼자 남겨진 구일중.. 화면, 그의 손쪽으로 천천히 이동하면
순간 손가락 끝이 아주 경미하게 움찔.. 하면서 움직인다.
(구일중의 얼굴은 전혀 깨어날 기미가 안보이는데 그 손가락끝에서부터
무언가 의식이 되돌아올것같은 느낌으로만) 쿵..! 임펙트 주는데서.
회동장소. (고급전통 찻집도 좋고, 그냥 고급 레스토랑 룸도 좋고)
서인숙이 상석에 앉은채 열두명쯤 되는 나이지긋한
이사진들과 중역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있다.
한승재 역시 서인숙과 가까운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 모습.
서인숙 내 오늘 여러분들을 이렇게 한자리에 부른것은
이번주 금요일에 있을 이사회의에서 결정될 회장님 후임에 관한
안건때문입니다.
일제히 (조용히 서인숙을 돌아보는 위로 계속)
서인숙 안그래도 최근 회사상황이 그리 안좋은 마당에,
저렇게 대책없는 대리인까지 들어와 회사를 쥐락펴락하겠다니,
어떻게든 이 일만큼은 우리 이사진들이 막아야하지 않겠습니까?
중역1 맞습니다! 이건 정말 말도 안되는일입니다.
일제히 (맞다며 웅성웅성하는 가운데)
이사1 허나 회장님께서 그렇게 전적으로 모든걸 맡기셨을땐
그만큼 믿을만한 데가 있기 때문 아닙니까?
중역2 맞습니다. 회장님이 우리 거성을 얼마나 애끼구 사랑하시는데...
자격도 안되는 사람한테 무책임하게 당신 지분을 넘기셨겠습니까?
서인숙 그러니 회장님의 판단력에 문제가 생겼다는뜻 아닙니까?
그래서 더욱 우리들의 힘이 필요한거구요.
이사1 어쨌든 저는 회장님의 뜻에 따를 생각입니다. 죄송합니다. (일어선다)
이사1을 따라서 네명정도가 일어서는데 그 때 문이 열리는 소리.
서인숙, 한승재, 그리고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 돌아보면
그 앞에 서 있는 마준, 그들앞으로 뚜벅뚜벅 걸어들어가 선다.
서인숙 (마준을 본다) 마준아...
한승재 (마준을 돌아보면)
마준 그래서. 지금 자리에서 일어나신 분들은 저를 반대하는 분들입니까?
다섯명들 (서로 시선을 마주치며 대답을 피하면)
마준 이 자리에서 입장을 확실히 해주시면 좋겠는데요.
그래야 저도 당신들에 대한 정리를 제대로 할수 있을테니까요.
이사1 반대를 하겠다는게 아니라 좀 더 생각을 해보겠다는 뜻일세.. (하는데)
마준 (보며) 국민학교 중퇴에, 길거리에서 깡패노릇하며 십몇년을 굴러먹다가
최근 이년동안 겨우 빵을 좀 구워본게, 김탁구..
바로 그 녀석의 이력 전붑니다. 헌데 그런 쓰레기같은 녀석과 저를 두고
지금 유이사님께서 이리저리 저울질을 해보겠다 그겁니까?
이사1 마준군, 내 말은 그게 아니라...
마준 아니면! 의식불명인채 언제 깨어날지도 모르는 회장님한테
여전히 잘보이고 싶어서 줄서기를 하시는겁니까? (강하게)
이사1 (본다. 쩝.. 입을 다물면)
마준 그렇다면 붙잡지 않겠습니다. 다만 이 점만은 분명히 해두죠.
유이사님이 이 자리에서 나한테 등을 돌리고 나간 순간..
당신은 내 적입니다. 그리고 나는 적에게 그 어떤 일말의 동정심도
베풀지 않을겁니다. (그러면서 강한 눈빛으로 서 있는 사람들을 본다)
서인숙 (내 아들이 저리도 대견하다니! 하고 본뒤 이사들을 보며)
자, 다들 그만들하고 자리에 앉읍시다. 유이사님도 앉으세요.
그러자 일어섰던 중역진과 이사진들, 하나 둘 도로 자리에 앉는다.
그러더니 마지막으로 이사1도 흐흠.. 하면서 도로 자리에 앉으면
마준도 서인숙과 마주보는 자리에 턱! 하니 앉는다.
서인숙 (마준에게 아주 흡족한 눈빛을 보내며)
그럼 이제부터 본안건에 대해 여러분들 의견을 좀 들어볼까요?
일제히 (앞에 서류들을 집어들어 보는 가운데)
한승재 (서류를 열며 마준을 본다. 대견한 눈빛 가득한 가운데)
마준 (역시 앞에 놓인 서류를 집어들어 펼친다. 그 쎄한 표정에서)
거성식품, 회장실.
테이블위로 척! 척! 척! 언덕처럼 쌓여지는 수많은 서류더미들..
여비서와 차비서, 남일우, 유경까지 그 앞으로 서류들을 나른다.
탁구, 유경을 한번 보면 유경 시선 마주치지 않은채 나간다.
탁구, 후우..! 나지막한 한숨으로 눈동자만 쓰윽 굴려 서류들을 보더니
탁구 저기.... 그러니까 이 종이들이 전부... (하는데)
박변 (딱잘라) 이사회때까지 전부 다 숙지해야할 중요문건들입니다.
거기 오더네리 프로핏(Ordinary Profit)부터 보시면 편하실겁니다.
탁구 예? 아... 오다리..
(하면서 슬쩍 눈치껏 서류 하나를 집어드는데)
박변 (다른쪽의 서류를 턱! 내밀면) 경상이익을 말하는겁니다.
탁구 아아아! 경상이익! (아는척.. 하면서 펼치면)
박변 기업실적이 양호한지 여부를 아는데 가장 적합한 척도라고 보면 됩니다.
탁구 예에. (끄덕이다가) 저기 근데요... 빵을 만드는 회사 아닙니까 여기가?
박변 맞습니다.
탁구 근데 빵에 대한 글자는 하나도 안보이구.. 죄다 어려운 말들 뿐입니다?
박변 여긴 빵을 만드는곳이 아니라 경영을 하는곳이니까요.
그래서 애초에 말했잖아요. 자신없으면 시작하지 말라구.
탁구 아... (내가 못마땅하구나.. 겸연쩍게 웃으며 얼른 서류를 들여다본다)
박변 (흠..! 엄한 눈빛으로 쳐다보면)
탁구 (그러나 하나도 모르겠다. 흘끗 박변 눈치를 보면서 열심히 보는척...!)
유경 (문 너머 저쪽에서 그런 탁구를 한번 돌아본다. 시선에서)
탁구 적응 잘 안되는 몽타쥬.
1. 비서실.
탁구 (문을 열고 얼굴만 쏘옥 내민채) 저기 여기..
비서들 (일제히 돌아본다. 유경도 돌아보면)
탁구 색볼펜 좀 주시겠습니까? 빨간색이랑, 파란색.. (겸연쩍게 웃으면)
2. 회의실.
중역진들 몇몇과 인사를 나누게 하는 박변. 일일이 소개하는 가운데,
정중히 고개숙여 인사를 하는 탁구, 어딘가 계속 그답지 않게 어색한...
3. 비서실.
다시 슬그머니 문을 열고 미안한 표정으로 얼굴을 내민채
탁구 여기 혹시 사전같은건 없습니까? 국어사전이랑 영어사전.. (웃는다)
4. 복도 일각.
한쪽에 서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탁구,
그 주변으로 사람들 지나가면서 쑥덕쑥덕..
"회장님 장남이라며?" "밖에서 낳아 온 자식이래"
여비서와 차비서, 그런 소리들을 들으며 탁구를 보면
탁구, 들었지만 못들은척 씩씩하게 서 있다가 엘리베이터 문 열리자,
탁구 아! 열렸습니다! 타시죠! (하고 직접 비서들을 안내한다)
비서들 (오히려 어려워하며 왠지 적응안되는듯 따라 올라타면)
5. 비서실.
탁구 (다시 문뒤로 고개만 내밀고) 물도 한잔만 좀 부탁합니다. (씩 웃으면)
비서들 (일제히 쳐다보면)
탁구 감사합니다. (꾸뻑 인사한뒤 도로 문을 닫는다)
차비서 이거 이러다가 하루종일 감사합니다 소리만 듣게 생겼네요, (웃으면)
남일우 그나저나 우린 김대표님이라고 해야합니다, 구대표님이라고 해야합니까.
여비서 잡담들 그만하구! 유경씨 대표님께 물 좀 갖다드려.
유경 (돌아본다, 시선에서)
거성식품, 회장실.
완전 기가 확! 죽어있는 탁구. 눈앞에 산처럼 쌓인 서류들을 보며
탁구 스승님.. 이건 문건이 아니라 산입니다.
여깄는 말들은 도저히 제가 알아먹을수 있는 말들이 아닙니다.
(후우..! 하면서 중간에 뭔가 서류를 뽑아드는데 E. 똑똑 노크소리)
네 들어오십쇼.
유경 (문 열고, 쟁반에 물한잔을 든채 들어서면)
탁구 (동시에) 어? (하다가 그대로 와르르르 서류더미를 무너뜨리고 만다)
유경 (멈칫.. 멈춰서서 본다 보더니 얼른 문을 닫고 다가선다)
탁구 아... 미안! 내가 아직 익숙치 않아서...
유경 (한쪽에 쟁반 내려놓고 서류들을 정리하기 시작하는)
탁구 (그런 유경을 보더니) 아, 괜찮아. 내가 해두 돼 유경아. (하는데)
유경 (서류들을 정리하며) 거기 수화기를 들고 0번을 눌러보세요.
탁구 (? 유경을 본다)
유경 (탁구를 보며) 어서요.
탁구 (수화기를 들고 0번을 누르면)
여비서F 네, 대표님! 부르셨습니까.
탁구 예? 아.. 아예. 여비서님! 안녕하십니까?
여비서 (insert> 비서실> 멈칫... 하는 표정으로) 예? (하면)
탁구 아뇨, 아닙니다! 어서 일보세요! (하면서 황급히 끊고 유경을 보면)
유경 앞으로는 비서실에 뭐 시키실 일 있으면 그렇게 부르시면 됩니다.
탁구 아아... 그렇구나.
유경 일일이 감사합니다. 수고했습니다 토 안달아도 됩니다 대표님.
탁구 하지만 그래두 나 때문에 모두 수고해주는데..
유경 우리는 대표님이 모든 업무수행을 잘 하라고 존재하는 사람들이예요.
고맙다는 인사 백마디보다 대표님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해주는쪽이
우리한테는 훨씬 더 보람있어요.
탁구 아아.. (그렇구나. 왠지 짐짓 시선을 떨구면)
유경 (그런 탁구를 한번 본다. 보더니 탁탁 정리한 서류 도로 내려놓고)
더 시키실 일 없으면 그만 나가보겠습니다. (일어나 나가려는데)
탁구 저기 유경아.. (얼른 불러 세우면)
유경 (멈칫.. 멈춰서면)
탁구 미안하다. 나 때문에 불편하게 해서..
나는 니가 여기 있을거라고는 정말 생각도 못했다. 그래서.. (하는데)
유경 저같은 사람한테까지 신경쓸만큼 한가한 자리 아니잖아요 거기.
탁구 (멈칫.. 보면)
유경 (돌아보며) 왜 여기까지 올 결심을 했는지,
나한테 뭘 보여주고 싶어서 그 자리까지 왔는지 모르겠지만..
이왕 시작한거라면 정신 똑바로 차리고 하세요.
여기서 조금만 삐끗해도 다들 잡아먹으려고 덤벼들테니까.
탁구 ! (보면)
유경 (목례한뒤 그대로 돌아서서 나간다)
탁구 (닫힌문을 빤히 바라본다. 보다가 후우..! 자신없는 한숨을 내쉬면)
복도 일각. (야외복도면 좋겠음)
코너를 돌아 나타나는 유경, 잠시 그대로 멈춰선다.
이런식으로 탁구와 다시 마주친게 마음쓰인다. 한편 씁쓸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자신의 손목에 채워진 팔찌를 본다. 보다가
그대로 다시 걸음을 옮기다가 멈칫..!
그 앞에 서서 바라보고 있는 마준과 시선이 마주친다.
마준 (천천히 그 앞으로 다가서더니) 복직하고 첫출근인가?
유경 언제.. 왔어?
마준 그래 소감이 어때? (유경을 똑바로 보며)
김탁구 그 자식을 이런식으로 다시 재회한 소감이?
유경 (멈칫.. 마준을 보면)
마준 왜? 후회돼? 다시 마음이 흔들려?
그 자식이 아버지를 대신해 저 자리에 들어가 있으니까
역시 그 쪽으로 돌아가고 싶어?
유경 구마준!
마준 근데 이를 어쩐다?
김탁구 그 고지식한 녀석이 널 다시 받아들여줄지 모르겠네.
물론 받아들인다 해도 내가 널.. 절대 안보내겠지만.
유경 너.. 지금 무슨말을 하는거야!
마준 (무섭게 씨익 웃으며) 그래서 말했잖아. 후회같은거.. 절대하지 말라구.
후회같은거 하기만 해보라구, 내가 널 그냥 안둔다구.
유경 ! (마준을 보면)
마준 (말없이 유경의 손을 잡아들어올린다)
그 팔목에 채워진 팔찌. 마준 그 팔찌를 쓱 한번 쳐다보더니
마준 오늘 저녁은 아무 약속도 잡지마. 이따 데리러 올테니까.
(그러더니 그 손을 놔주고는 그대로 쓱 돌아서서 가버린다)
유경 (빤히 본다. 바라보는 시선에서)
이층복도.
미순, 계단을 올라와 쭉 걸어오는데 탁구의 방문이 열려 있는게 보인다.
미순 어? 탁구니? 탁구 왔니? (하면서 달려가 보는데)
탁구의 방.
그 안으로 보이는 오영자와 차비서.
미순 (멈칫... 보며) 누구세요?
오영자 어어, 탁구가 보낸 분이래. 탁구 옷가지랑 짐들을 좀 챙기러 왔대서..
미순 탁구 옷가지랑 짐들을요?
차비서 당분간 대표님께서 거성가에서 지내실것 같다고 하셔서요,
제가 대신 챙기러 왔습니다.
미순 ? (본다. 보면)
오영자 자, 이거랑 이것두 탁구꺼고... (하면서 탁구의 것들을 내주는데)
미순 (빤히 본다. 보다가) 저기요... 잠깐만요.
오영자 (? 본다)
차비서 (? 돌아보면)
거성식품, 로비. (또는 휴게실같은 곳)
한쪽으로 쓰윽 나타나는 미순, 어깨엔 탁구의 커다란 짐가방과
손에는 찬합보따리까지 든채 회사를 휘 둘러보면
차비서 잠시만 기다리십쇼. (하고 다른쪽으로 가면)
미순 (와아..! 하면서 휘 둘러보는데)
직원1E 야, 쟤 김탁구 아냐?
미순 (직원1쪽을 보다가 어디? 하고 같이 돌아보면)
저쪽으로 창가에 혼자 커피잔을 든채 우울하게 서 있는 탁구.
순간 미순, 반가웠던 미소가 싹 가시며 왜 저러지? 하는 표정위로
직원1E 야, 쟤 국졸이라며?
직원2E 국졸도 아니라는 소리도 있고.. 암튼, 머리가 그렇게 나쁘대?
중역들하고 회의하는데 한마디도 못알아듣고 헛다리 짚더래.
직원3E 회장님이 쓰러지신 마당에 저런 애를 대표자리에 앉혀놓다니...
직원2E 다른 일자리를 알아봐야하나 어쩌나... (하는데)
미순 (대충 분위기 알겠다. 탁구를 보더니 일부러 더 크게) 탁구야! 김탁구우!!
탁구 (? 돌아보다가 미순을 발견 어! 반가운 표정)
미순 탁구야아아!! (하면서 손을 흔들며 직원들을 쓱 한번 쳐다본다)
직원들 (돌아보더니 놀란듯 재빨리 우르르 사라지면)
탁구 (다가서며) 미순아! 니가 여긴 어쩐일이야?
미순 그냥 와보구 싶어서... (하다가 얼른) 왜? 안돼? 방해됐니?
탁구 아니이. (하면서 얼른 미순이가 들고 있던 짐가방을 받아들면)
미순 그리구 이거! (하면서 찬합보따리를 들이민다)
탁구 (? 보면)
로비, 또는 휴게실 일각, 또는 계단쪽 일각.
아예 자리깔고 앉은 탁구와 미순. 반찬뚜껑을 열면 가득한 맛있는것들.
(그 한쪽에서 차비서 자리 지키고 서 있는 가운데)
탁구 (보며) 와! 이걸 다 아주머니가 싸주셨다구?
미순 엄마가 회사일같은거 잘할려면 밥을 든든히 먹어야 한댔어. 자 먹어봐.
너 좋아하는 동그랑 땡!
탁구 어! (좋아서 먹으려다가 멈칫...)
지나가는 직원들, 살짝 찌푸리는 표정으로 돌아보며 지나가면.
탁구, 살짝 눈치가 보이는듯.
탁구 다음에 먹을게, 이따가.. 나중에.
미순 안돼! 지금 먹어! 너 지금 배고파 죽겠단 표정이거든? 자 아 해! 아아!
탁구 미순아..
미순 자고로 밥을 든든히 먹어야 기운도 나는 법이야. 어서 먹어. 자!
탁구 (본다. 보다가 넙죽 받아먹는다)
미순 어때? 맛있지?
탁구 (고개를 끄덕인다, 진짜 맛있다...) 음. 맛있다.
미순 (돌아보며) 거기 비서분두 어서 와서 같이 먹어요, 예?
차비서 예? 아..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탁구 그러지 말구 같이 먹읍시다 준현씨! 아니.. 차비서님!
미순 그럼요, 사람이 먹는 인심이 그러면 안되지. 어서 오세요. 자, 아!!
차비서 (난처한듯 보더니, 일단 오라니까 다가와서 받아먹는다)
미순 맛있죠? 이거 드시구 우리 탁구 잘 좀 부탁드릴께요.
차비서 (입에 한가득 든채 어쩔줄 몰라하며) 아.. 예, 예에...
미순 우리 탁구가 원래 발동 걸릴때까진 좀 시간이 걸리긴 하는데요,
일단 발동이 걸렸다! 하면 또 기가 막히게 잘하는 녀석이거든요.
우리 탁구가 천재적인 후각을 갖고 있는건 아시죠?
우리 할아버지 봉빵을 얘가 어떻게 재현해냈는지 얘기는 들으셨나요?
(하면서 조잘조잘 탁구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으면)
차비서 아아.. 예에, 예에... (고개를 열심히 끄덕이며 듣는 위로)
탁구 (조용히 미순을 바라본다. 왠지 숨통이 트이는듯 바라본다. 미소..)
그 모습에서....
거성家 앞. N.
저편에서 마준의 스포츠카가 나타나더니 한바퀴 돌아 현관앞에 멈춘다.
마준, 차에서 내린뒤 유경쪽 문을 열어주면
유경, 잠시 간격을 둔뒤 차에서 내려선다.
마준, 말한마디 없이 그대로 돌아서서 먼저 들어가버리면
유경, 뒤에 서서 본다. 시선에서.
거성家, 주방. N.
허공에서 와인으로 건배를 하고 있는 서인숙과 한승재,
그리고 이사 두명정도 더.
한쪽에 앉아서 바라보고 있는 자경과 자림.
이런 분위기가 왠말인가 싶어 그저 서로 불편한 표정을 짓는데.
서인숙 오늘 다들 수고했어요. 한실장두 수고했어, 아주 성공적인 회동이었어요.
자경 대체 무슨일인데 이렇게 건배까지 들어요?
서인숙 음. 오늘 좀 기분 좋은 일이 있었다.
너두 오늘 마준이가 어떻게 했는지를 봤었으면 좋았을텐데.
자경 그래도 아버지가 저렇게 누워계신데 건배까지는 좀 그렇잖아요 엄마.
서인숙 (돌아보며) 분위기 깨지마. 엄마 지금 기분 최고야.
자경 (못마땅한 눈빛으로 쳐다보는데)
마준E 저 왔어요!
소리에 한승재, 이사 두명, 그리고 자경, 자림 돌아본다.
서인숙 마준이니? (반갑게 일어나 나간다)
거성家, 거실. N.
반갑게 거실로 나오던 서인숙, 순간 멈춰서다가 멈칫..! 보면
마준과 함께 거기 서 있는 유경을 본다.
서인숙 (순간 표정 쎄해지면서) 니가 여긴 왜 또 나타난거야?
마준 그렇게 쌀쌀맞게 굴지 좀 말아요. 장차 엄마 며느리 될사람인데.
서인숙 마준아!!!
마준 아, 배고프네. (그러면서 주방안으로 들어가버린다)
서인숙 (마준을 돌아보다가 다시 유경을 노려본다)
유경 (시선 마주치지 않은채 거기 서 있는다)
(**아직 팔찌는 긴소매안쪽에 숨겨진 상황이어야 함!)
거성家, 현관앞. N.
와서 멈춰서는 차비서의 차.
탁구 커다란 자기 가방을 한쪽에 메고, 서류가 들어있는 박스를 들고
차에서 내린다. 차비서 따라 내리려는데,
탁구 됐어요! 그냥 계세요! (그러더니 차문을 닫으면)
미순 (창문자리로 옮겨 앉아 내다보며) 우와! 니네 집 진짜 크구나.
탁구 우리 집 아니라니까. 회장님 집이야.
미순 (피 웃더니) 팔봉집엔 언제쯤 들를거야?
탁구 이사회 끝나면 바루 들를게. 그 때 보자.
미순 응.
탁구 (차비서에게) 차비서님. 우리 미순이 좀 잘 부탁합니다!
차비서 예, 걱정마십쇼 대표님.
탁구 조심해서 가라. (웃어준뒤 돌아서는데)
미순 (보다가) 탁구야!
탁구 (? 돌아보면)
미순 기죽지 말구! 밥 굶지 말구!
탁구 (순간 멈칫...! 그런 미순을 빤히 보면)
미순 너답게 해. 김탁구답게.. 알았지? 어깨 쫙 피구! 응?
(그러면서 힘차게 주먹을 들어 보이며 힘내!!!라는 응원의 표정)
탁구 (본다. 보더니 기분좋게 환하게 웃으며) 움! 고맙다 옥뗄메!
미순 (환하게 웃어주면서 손 흔들면)
차비서의 차, 출발하면서 멀어진다.
탁구, 멀어지는 차를 본다. 보다가 다시 거성家를 향해 돌아선다.
탁구 나답게.. 김탁구답게라... (그러면서 잠시 서서 쳐다본다. 시선에서)
이층 거실. N.
서인숙 팔짱낀채 앞에 앉아 있고 그 맞은편에 유경이 앉아있다.
(자경과 자림도 한쪽에 앉아 그 두 사람을 보고 있다)
서인숙 어디 니 솔직한 얘기나 좀 들어보자.
설마허니 너.. 진심으로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는건 아니지?
유경 (똑바로 보며) 진심으로..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자경 신유경씨! (엄하게)
자림 유경아...
서인숙 (표정없이 노려보는 위로)
유경 사모님께 보여드리겠다구 말씀드렸었잖아요.
제가 어디까지 할수 있는지, 사모님의 확신이 얼마나 쉽게
꺽어질수 있는지 보여드리겠다구요. 벌써 잊으셨나요?
서인숙 (노려본다)
유경 (지지 않고 마주보면)
서인숙 (보더니, 나즉히 한숨으로 일단) 그래, 내가 졌다.
자경/자림 (? 서인숙을 본다)
서인숙 내가 졌어. 그러니 이제 그쯤하고 마준이한테서 물러나거라.
유경 죄송합니다만 그러기엔 너무 와버렸네요 사모님.
저희 두 사람.. 회장님께 이미 허락을 받아버렸거든요.
서인숙 뭐라구?
유경 (계속 똑바로 보며) 부족하지만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결코 창피하지 않은 며느리가 되어보일테니..
이제 그만 저를 받아주세요. 사모님. (하는 순간)
서인숙 이런 맹랑하고 당돌한것 같으니!!! 니가 지금 내 머리꼭대기에
올라가보겠다 그 뜻이야? 어!!! (하고 소리치는데)
마준 이제 그만들 하시죠!
서인숙 (홱! 돌아본다)
자경/자림 (돌아본다)
마준 (유경 옆으로 다가서더니) 됐어. 이제 그만 일어나라 신유경.
유경 (꼿꼿한 느낌으로 앉은채 잠시 간격을 두더니, 일어선다)
서인숙 일어나긴 어딜 일어나! 내 얘기 아직 안끝났어!
마준 나하고 유경이가 할 얘긴 다 끝났어요. 엄마.
서인숙 (벌떡 일어나며) 마준이 너 계속 이렇게 정신못차리고 애처럼 굴거야?
안그래도 중요한 시기에 왜 하필 이따위 기집애한테
정신팔려 일을 그르치려는거야! 대체 왜!
마준 말했잖아요 엄마! 나는 신유경이 아니면 안되겠다구요!
유경 (그 말에 마준을 보면)
마준 난 절대로 포기안해요. 그러니까 엄마가 포기하세요.
서인숙 너 정말 엄마 죽는꼴 보고싶은거야!!! (하고 소리 지르는데)
마준 엄마야 말로 나 죽는꼴 보고 싶지 않으면 인정하라구요 우리 결혼!
서인숙 마준아아!!! (외마디 비명처럼 지르는데)
마준 (그대로 유경의 손목을 잡아 턱! 들어올린다)
순간 찰랑! 하면서 유경의 손목에서 움직이는 그 팔찌!
서인숙, ? 그 손목의 팔찌를 본다. 보는 순간 쿵..!!!!!!!
몇백톤의 충격이 서인숙의 뒷통수를 강타한다.
그 충격으로 숨이 뚝 끊기는듯 두 눈을 부릅뜬채 빤히 바라본다.
(마치 죽은 사람이 살아온걸 본듯 하얗게 질린채....)
자림 (그 팔찌의 의미를 아직 잘 모른채) 왜 저러지? 하고 본다.
자경 (역시 그 팔찌를 아직 못알아본채) 의아한 표정으로 팔찌를 본다
유경도 영문을 모른채 서인숙을 본뒤 다시 마준을 본다.
서인숙 (그 팔찌에서 천천히 마준을 향해 시선을 옮긴다, 부들부들 떨리는 입술)
마준 (눈가가 시뻘겋게 달아오른채 서인숙을 노려본다. 보며)
나.. 엄마한테 상처주고 싶지 않다구 했죠...!
서인숙 (목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을만큼 충격으로) 마.. 마준이... 너어..?
(덜덜 떨려오는 눈빛으로 마준을 본다. 대체.. 대체 저게 어떻게? 보면)
마준 (괴로운 눈빛으로 그러나 끝까지 잔인하게)
여기서 그만 멈춰요. 우리... 더 가지 말자구요 엄마!
제발... 제발 부탁이예요! (하고 똑바로 쳐다본다)
서인숙 (충격으로 그저 빤히 쳐다보면)
유경 (그런 마준과 서인숙을 한번씩 돌아본다)
자경 (보다가 다시 유경의 팔찌로 시선을 주면)
마준 (그대로 잡은 유경의 팔을 끌고) 가자. (하면서 데리고 나간다)
유경 (따라나가면)
멍하니...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는 서인숙.
자경과 자림 서인숙을 돌아보면..
서인숙, 머릿속이 완전 백지가 된 상태로 멍하니 서 있는 모습에서,
거성家, 거실. N
유경의 손을 잡고 내려오는 마준.
한쪽에서 쳐다보는 한승재를 지나쳐 현관쪽으로 가려는데
한번 더 쿵..! 하는 기분으로 멈춰서서 본다. 거기에서
커다란 가방을 한쪽에 멘채 서류박스를 들고 있는 탁구와 마주친다.
탁구, 마준을 본다. 그리고 유경을 보면.
유경, 그대로 탁구의 시선을 외면한다.
마준, 더 울컥! 하는 마음으로 유경을 끌고 나가버린다.
뒤에 남겨진 탁구, 돌아보지 않은채 잠시 그대로 서 있는다. 그러다
그 때 저편으로 서 있는 한승재와 시선이 마주친다.
탁구, 그러자 일부러 더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안방침실로 간다.
한승재, 그런 탁구를 무서운 눈빛으로 노려본다. 시선에서.
거성家, 안방침실. N
안으로 들어온 탁구, 하나는 어깨에 메고 하나는 손에 든채
그 자리에 서서 구일중을 본다. 후우..! 낮은 한숨으로 바라보는데서.
거성家. 정원 일각. N.
유경의 손을 잡은채 끌고 나온 마준, 벤치옆에 멈춰선다.
그러더니 무너지듯 벤치에 주저앉는다. 여전히 유경의 손목을 잡은채..
유경, 영문도 모른채 그런 마준을 빤히 쳐다보더니
유경 무슨 일이야.. 너..무슨 일인데.. (하는데)
마준 (와락 유경의 허리를 끌어당겨 그녀의 몸에 얼굴을 묻는다)
유경 (멈칫.. 내려다보면)
마준 후회같은거.. 하기만 해봐... (순간.. 툭..! 투둑! 눈물이 터지며)
절대루 그냥 안둔다 너...! (끅끅... 울음을 눌러참는 모습에서)
유경 ! (본다. 빤히 내려다본다. 시선에서)
거성家, 이층거실. N
차가운 표정으로 멍하니 앉아 있는 서인숙, 강렬한 충격의 여파로
그저 아무 생각없이 창백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모습 길게 주다가.
거성家, 계단. N.
힘없이 계단을 내려오는 자경,
아무래도 좀 전의 그 일들이 마음에 걸리는 듯... 멈춰서다가
문득 안방침실쪽을 돌아본다. 위로.
탁구E 회장님.. 저 탁굽니다.
거성家, 안방침실. N.
누워있는 구일중 옆으로 탁구, 조용히 앉아 주물러 주면서
탁구 제가 요즘 회장님을 대신해서 회사에 다니고 있는데 말이죠...
매일매일 서류더미에 깔려 죽을것 같습니다.
구일중 ...
탁구 저는요.. 회장님이라는건 높은 자리에 앉아
손가락만 까딱까딱하면서, 너 이거해라 쟤 저거해라 명령만
내리면 되는 편한 자린줄 알았습니다.
진짜 그렇게 일을 많이 하는 자린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구일중 ...
탁구 이런 제가.. 이사회를 설득할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면서 낮은 한숨을 내쉬며 구일중을 바라보는데)
자경 너 정말 이 집에 들어오기로 작정한거니?
탁구 (멈칫..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본다) 아. 큰누님... (보더니)
자경 아무도 널 환영하지 않을뿐더러 다들 너를 불편해.
그런데도 이렇게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오는건 좀 예의가 아니잖아?
탁구 회장님 깨나실때까지만 있을겁니다.
자경 (? 본다)
탁구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다닐거구요,
정 뭣하면 저는 아래채에서 따로 묵어도 됩니다.
아침저녁으로 회장님 문안만 드리게 해주십쇼, 그러면 됩니다.
자경 (그 말에 얘... 진심인가? 하는 표정으로 탁구를 가만 본다)
탁구 (흔들림없는 정직함으로 자경을 보면서 짐짓 웃는다. 표정에서)
거성家, 아래채 N.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탁구.
어깨엔 커다란 짐가방에 손에는 서류박스 든채 들어와보면
이미 오랫동안 방치된듯.. 소파며 가구들마다 흰천이 씌워져 있고,
제빵실과 통하는 문은 굳게 닫겨져 있다.
탁구, 일단 한번 휘 둘러본다. 그 위로.
탁구 나답게.. 김탁구답게라....
후! 심호흡 한번 하더니 탁구, 가방과 서류박스를 한쪽에 턱! 내려놓더니
팔을 걷어부치고 우선 흰천들을 다 걷어치우기 시작한다. (점프, 점프)
그 한쪽에 김미순과의 사진, 제빵모자, 손수건 올려놓고, (짧게 짧게)
마지막으로 고개 돌려 문이 닫혀있는 제빵실을 돌아본다.
동시에, 그 문을 활짝 양쪽으로 열고 그 안으로 들어서는 탁구.
구일중의 손때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그 작업실을 둘러본다.
탁구 나답게. 김탁구답게라... 그거지?
(그러면서 휘 둘러본다. 시선에서)
거성식품, 비서실.
활짝 양쪽으로 문을 열고 들이닥치듯 들어서는 탁구.
탁구 좋은 아침입니다!
비서들 (일제히 일어서며) 좋은아침입니다 대표님!
유경 (같이 일어서서 인사하면)
탁구 (성큼성큼 걸어들어가 회장실문을 활짝 열더니)
저기요, 저 안에 있는 서류들 좀 다 치워주시겠습니까?
유경 (? 돌아보는 위로)
여비서 하지만 그건 대표님께서 꼭 알아야할 중요문건들이라고
박변호사님이 그러셨는데요...
탁구 압니다. 어쨌든 치워주세요. 그리고 그림을 좀 그려주세요.
여비서 예?
탁구 지난 3년동안 잘 팔린빵과 잘 안팔린빵,
잘팔린건 왜 잘팔렸는지, 잘 안팔린건 왜 잘 안팔렸는지
그 이유들을 전부 다 도표로 좀 만들어서 가져다주세요.
제가 그래야 금방 이해할거 같거든요,
비서들 (일제히 대답못한채 빤히 보면)
탁구 아.. 도표 만드는게 좀 힘듭니까? (하는데)
차비서 아닙니다! 힘들지 않습니다! 오전중에 만들어드리겠습니다.
탁구 고마워요. 그리구 지난 3년동안 거성에서 만든 모든 제품들을
전부 다 저한테 좀 가져다주시겠습니까?
남일우 저희 회사에서 만든 그 빵들을 전부 다 말입니까?
탁구 예! 전부다요!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다.
아! 그리고 레시피도 전부 다 같이요! 그럼 부탁하겠습니다! (씩 웃으면)
유경 (? 본다. 시선에서)
탁구 (VS 마준) 열심 몽타쥬.
1. 거성식품, 회장실.
테이블위에 촤르르르 쏟아지는 양산빵들...
탁구, 생각보다 많자 와..! 하는 표정으로 보더니
여비서, 남일우, 차비서, 유경한테까지 일일이 나눠주며 먹어보라고한다.
자기도 뜯어서 먹는. 비서들, 일제히 눈치보며 하나둘 먹기 시작한다.
유경, 그런 탁구를 한번 쳐다보면.
2. 한승재의 사무실.
마준, 한승재의 소개로 전문가1과 미팅중.
한승재 여러 유수기업의 컨설턴트 자문역할을 하고 계신분이다.
마준 제 사업계획섭니다. 보시고 좋은 충고 부탁드립니다. (서류를 내밀면)
전문가1 (받아서 펼쳐본다)
한승재 (마준을 기특한 눈빛으로 바라보는데서)
3. 거성식품, 회장실.
도표와 차트들을 만들어 한쪽에 쭉 걸어놓는 차비서.
탁구, 일일이 묻고 또 묻고, 일일이 대답하는 비서들의 모습.
그러면서 탁구, 또 다른 빵봉지를 뜯어 맛을 본다.
4. 회의실.
세명의 마켓팅전략가들과 악수하는 마준. 그 위로
한승재E 여깄는 분들은 마켓팅쪽으로는 대한민국 최고의 전문가들이시다.
마준 잘부탁드립니다. (악수를 나누는 가운데)
5. 거성家, 아래채 작업실.
레시피들을 한쪽에 쭉 꽂아놓고 빵을 만들기 시작하는 탁구.
(그 앞으로는 봉지에서 뜯어낸 빵들이 수북히 놓여있고)
만들어내고, 만들어내고, 만들어내고,
속속들이 나오는 그 빵들이 봉지의 빵들과 흡사하다. (짧게! 짧게!)
6. 룸살롱 같은 분위기의 방안.
양주들과 안주가 놓인가운데 마준, 소위 세력가들과 인사를 나눈다.
그 가운데서는 한승재가 가교역할을 해주고 있는 모습.
한승재E 이분들은 너의 자금줄이 되어주실분들이다.
마준 구마준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인사를 하는)
한승재 (자리를 권하면서 서로 자리에 앉는 모습에서)
7. 거성식품, 비서실.
문을 열고 뛰어들어오다시피하는 탁구, 들고온 바구니의 흰천을 열면
그 안에 양산빵과 똑같은 모양의 빵들이 가득하다.
비서들 우르르 몰려들어 맛을 보는.. 다들 놀라는 표정..
(이미 한가족같은 분위기의 비서들....)
탁구, 기분좋게 그들을 본다. 그 뒤에서 유경, 그런 탁구를 본다.
미소로 본다. 역시.. 탁구는 탁구였다. 그 눈빛에서.
김미순의 거처.
김미순 (보며) 그게.. 무신 말입니꺼어? 누가.. 어딨다꼬예?
윤닥터 전에 말씀드렸던 구일중 회장의 장남이라는 청년 말입니다.
그 사람이 지금 구회장 대리인 자격으로 거성식품에 들어와 있답니다.
공주댁 (옆에서 듣다가) 어이구 시상에! 그라믄 이번인 진짜인 모냥이네에!
김미순 참말로... 참말로 이번에는 우리 탁구가 맞다캅니꺼?
윤닥터 (김미순을 보더니) 이번에는 틀림없는것 같아요.
김미순 (떨려온다. 뭐라 말할수 없는 감격으로 바라보는 눈빛에서)
거성家, 안방침실.
화면앞으로 프레임-인 되는 서인숙.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아주 격있고 포멀한 차림새와 머리모양으로)
누워있는 구일중을 잠시 내려다본다. 보더니
서인숙 드디어 오늘이 됐군요.
드디어 오늘... 우리 마준이와 탁구 그 아이의 운명이
결정지어지는 날이예요, 여보.
구일중 ....
서인숙 그리구 우리 마준이가 이길거예요. (하고 내려다보면)
그뒤로 문이 열리면서 들어서는 한승재.
한승재 시간 다 됐습니다. 그만 가시죠.
서인숙 다녀올께요. 여보. (하더니 돌아서서 밖으로 나간다)
한승재 (서인숙이 나간뒤 한번 더 구일중을 돌아본다. 문을 닫는다)
구일중 .... (남겨진채 계속 의식불명인듯 누워있는 모습에서)
마준의 방.
거울앞으로 쓱 프레임-인 되는 마준.
세련된 정장 차림의 마준, 거울속의 자신을 잠시 바라보는데서.
거성家, 거실
계단을 내려오는 마준과 자경,
거실에 서서 기다리고 있는 서인숙과 한승재.
한승재 (그저 자랑스럽고 대견하게 마준을 보는데)
서인숙 (시선 앞에만 둔채 마준과 전혀 시선을 마주치지 않는다)
마준 (계단을 내려와 서서 서인숙을 보면)
서인숙 (끝까지 시선 마주치지 않은채) 가자. (쿨한 표정으로 앞장서서 나간다)
한승재 (뒤따라 나간다)
자경 (따라나가면)
마준 (말없이 서인숙의 나가는 모습을 본다. 시선위로)
E. 똑똑똑.. (노크소리)
거성식품, 회장실.
한번 더 노크소리 똑똑똑 들리더니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서는 유경.
손에는 드라이클리닝한듯한 와이셔츠와 넥타이, 그리고 양복이
들려져 있다. 유경, 들어와서 보면
탁구, 완전 서류와 빵들에 파묻힌듯 소파에 누워 잠이 들어있는 모습.
유경, 잠시 물끄러미 그 모습을 본다. 보더니 옷들을 한쪽에 놓은채
그 앞으로 다가가 조용히 불러본다.
유경 대표님.. 대표님?
탁구 ...
유경 (본다. 보다가 가만히) 탁구야... (하는데)
탁구 (짐짓 눈을 뜨다가 유경을 보더니 자기도 모르게 베식 웃으며) 유경아..
유경 그만 일어나세요. 오늘 이사회 있는 날입니다 대표님!
탁구 (? 본다. 보다가 순간 후딱 현실로 돌아온듯 벌떡 일어난다)
어! 맞다! 이사회..! 내가 많이 늦었나?
유경 (그대로 일어서며) 아직 시간 충분합니다.
탁구 아... (그러더니 얼른 일어나며 서류며 빵들을 정리하는 가운데)
유경 여기 옷 가져왔습니다. (하면서 한쪽에 놨던 옷들을 집어들어 내민다)
탁구 어, 고마워. (하면서 받아들다가 순간)
유경의 손에 살짝 부딪힌다. 멈칫... 탁구, 유경을 본다.
유경, 표정없이 시선들어 탁구를 본다. 보더니 그대로 돌아서는데
탁구 저기 유경아...
유경 (멈칫..)
탁구 너.. 괜찮은거지?
유경 (짐짓 고개를 든다)
탁구 거성가에서 너.. (본다. 보며) 괜찮은거 맞지?
유경 (돌아보며) 죄송합니다만 대표님. 회사에서 사적인 대화는 곤란합니다.
탁구 아... 미안. 그렇지 참. (그러면서 짐짓 시선 떨구는데)
유경 (본다. 보더니) 나 괜찮아.
탁구 (멈칫... 고개들어 유경을 본다)
유경 (애써 웃어보이며) 내가 선택한 길이잖아.
행복해질거야.. 그러니까 걱정하지마 탁구야.
탁구 (본다. 고개를 한번 끄덕이면) 그래.
유경 (짐짓 웃더니) 그럼 이사회.. 잘 하십쇼, 대표님.
탁구 (그 말에 유경을 다시 한번 보더니 기분좋게 한번 더 끄덕! 하면서)
응. 잘할께! 잘할거야. (그러면서 씩 웃는다)
유경 (본다. 그 미소가... 얼마나 건강하고 부러운지.. 바라보는데서)
거성식품, 비서실.
밖으로 나오는 유경, 문을 닫은채 잠시 나즉히 한숨..
묘한 감정들이 머릿속에서 혼란스럽게 오간다. 그 눈빛에서.
거성식품, 로비.
문을 밀고 들어서는 서인숙과 마준,
그 뒤로 한승재와 자경, 쭉 걸어들어온다.
그 양쪽으로 쭉 서서 기다리던 그 측근들 일제히 그 패밀리에게
목례한뒤 그들이 지나쳐 오자 주르르 그 뒤를 따라 들어선다.
거성식품, 회장실.
양손을 허리에 척! 올린채 창밖을 내다보고 있던 탁구,
탁구 그래! 나답게.. 김탁구스럽게.. 오케이!
그러더니 전의 가득한 표정으로 옷을 갈아입기 시작한다.
셔츠를 입고, 단추를 꿰고, 소매를 잠그고, 타이를 메고,
마지막으로 외투를 걸쳐입는 모습에서, (짧게 짧게, 컷 바이 컷느낌)
거성식품, 비서실.
문을 열고 나오는 탁구, 와우! 제법 경영인(?)다운 모습으로 나타난다!
박변과 비서진들, 일제히 탁구를 본다.
유경도 그런 탁구를 보면
탁구 자! 준비 다 됐습니다! 그럼 오늘도 기쁜 마음으로 허이! (한다!)
박변 (? 본다)
비서진들 (??? 보면)
탁구 (그들을 돌아보며) 허이! 허이! 허이! (혼자 하더니) 됐습니다.
이제 갑시다! (하면서 씩씩하게, 보무도 당당히 앞장서서 간다)
박변 (흠..! 보면서 뒤를 따르면)
비서들 (뭐지? 서로 얼굴을 마주본뒤 일단 챙길거 챙겨서 따라나간다)
유경 (돌아본다. 피식.. 웃는 얼굴에서)
대회의실.
마치 성문이 열리듯 양쪽으로 열리면서 들어서는 거성패밀리.
서인숙, 마준, 자경, 그리고 한승재와 그의 측근들.
또 다른 문이 양쪽으로 쭉 열리면서 들어서는 탁구. 그 뒤를
따르는 박변과 비서진들, 안으로 쭉 걸어들어선다.
서인숙 (탁구를 본다)
마준 (탁구를 본다)
한승재 (탁구를 본다)
자경 (탁구를 보면)
탁구 (그 앞으로 다가가 깍듯이 구십도로 인사한다) 오셨습니까.
서인숙 (그대로 쌩하니 지나쳐 자리로 가서 앉는다)
마준, 자경, 한승재 모두 자리로 가서 앉는다.
탁구, 그들을 돌아본다. 그러나 절대 기죽지 않는 표정이다.
다른 이사들도 일제히 자리를 잡고 앉으면
가장 마지막으로 비어있는 구일중의 자리(상석)로 들어서는 탁구,
좌중을 둘러본다. 약간 긴장한 표정으로 쳐다본다.
박변, 뒤쪽에 앉아 그런 탁구를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본다.
거성家, 거실.
아무도 없는 거실안으로 들어서는 박변,
집안을 한번 휘 둘러본뒤 천천히 안방침실쪽으로 간다.
거성家, 안방침실.
누워있는 구일중, 그 옆으로 다가가 의자에 앉는 박변.
박변 회장님, 저 박변입니다.
구일중 ...
박변 모든게 회장님께서 지시한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구일중 ....
박변 (본다, 조심스럽게 바라보면서) 회장님? (하고 부르자)
구일중 (순간 천천히.. 아주 천천히 눈을 뜬다)
박변 (기다렸다는듯 바라본다)
구일중 (천천히 시선을 돌려 박변을 본다. 눈빛에서 스틸)
거성식품, 앞.
그 앞으로 도착하는 세단.
그 뒷좌석에 앉아 있는 김미순, 회사를 올려다본다.
김미순 (올려다보더니) 여가... 우리 탁구가 있다는데가?
미스장 예, 사장님.
김미순 (떨리는 기분으로 올려다본다. 시선에서)
대회의실.
탁구 다들 참석하셨습니까?
대답대신 화면위로 차례차례 지나가는 서인숙, 한승재,
(자경과 한실장은 이사가 아니라 서인숙의 뒤쪽으로 앉아있다)
다른 이사들의 얼굴과 더불어 마지막으로 마준의 얼굴까지 보여주면.
탁구 그럼 지금부터 이사회를 시작하겠습니다! (하는 얼굴에서 스틸)
서인숙 (탁구를 쳐다본다. 스틸)
마준 (역시 탁구를 쳐다본다. 얼굴에서 스틸)
탁구와 마준의 얼굴,
그리고 그 한가운데 61씬에서 눈을 뜬 구일중의 얼굴이
사진속으로 박히면서.
<25부 끝>
.제빵왕 김탁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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