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그이 4
(왕준) 말해, 엄다다!
뭐냐니까
남자 친구
[무거운 음악]
[어이없는 웃음]
(왕준) 와, 내가 잘못 들었나
'남자 친구'?
어떤 사이든 네가 무슨 상관인데?
어차피 우리 이제
그런 사이 아니잖아
여기 왜 왔냐고
나한테 뭐, 볼일이라도 남았어?
(왕준) 그냥 우연히 여기 지나가다가 뭐 가져갈 게 있어서
(다다) 뭐?
그러니까 그게…
(왕준) 저거
저거?
그래, 이거! 너 이거 그, 몰라, 어?
(왕준) 옛날에 내가, 그 '고추장의 신' 찍을 때, 그, 어?
김범례 명인한테서 받은 그 명품 고추장이잖아
와, 야, 너
이 귀한 걸 이런 식으로 관리하냐, 어?
내가 이거 얻으려고 얼마나 사정사정해서
내가 그 사람한테…
다 먹었네
[다다의 한숨]
(왕준) [한숨 쉬며] 야, 엄다다
너 진짜 중요한 게 뭔지 몰라?
내가 여기 왜 왔는지
정말 모르겠냐고
[무거운 음악]
이 항아리
이게 더 중요해
(왕준) 이건 내가 이천 도자기 명인한테 사정사정해서, 어?
- 가져가 - (왕준) 어?
가져가라고 그거 가지고 내 집에서 나가 줘
나 바빠
[쓸쓸한 음악]
[문이 탁 닫힌다]
[왕준의 한숨]
[숨을 후 내뱉는다]
[항아리를 톡톡 두드린다]
(영구) 여자 친구 [문이 탁 닫힌다]
괜찮아?
제발
그 말 좀 집어치우면 안 돼요?
내 실수 때문에
그쪽이 날 여자 친구로 인식하는 것도 알겠고
그쪽이 그 잘난 100억짜리 로봇인 것도 알겠는데
나 그 여자 친구라는 소리 너무 듣기 싫어요
[멀어지는 발걸음]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왕준) 고추장까지는 어쩔 수 없다 쳐, 근데
이천 도자기 명인은
[숨을 들이켠다]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다, 진짜
아, 아휴, 씨
[왕준의 괴로운 신음]
(다다) 남자 친구
[잔잔한 음악] 어차피 우리 이제
그런 사이 아니잖아
남자 친구?
[어이없는 신음]
말도 안 돼
[쉭쉭 소리가 난다]
[쓸쓸한 음악]
[중얼거린다]
[한숨]
[피곤한 신음]
[흥미진진한 음악] [매미 울음]
(규리) 오늘이 '닥터 알파고' 마지막 촬영 날이잖아
[규리의 신난 신음]
[규리가 흐느낀다]
(규리) [흐느끼며] 미안해, 왕준아
[규리가 훌쩍인다]
이젠 널 보내 줄 때가 됐네
사실 나 강다니엘이랑 너 사이에서 양다리였다?
미안해, 마왕준
(진) 누나, 솔직하게 말해도 돼요?
[울먹이며] 누나 미쳤어요
(규리) 얘네가 나한테 미친 거지
(진) 와, 진짜 조울증 있는 거 아니야?
[한숨]
나 바람 좀 쐬고 올게
(다다) 스케줄표 나오면 말해 줘
(진) 네, 알겠습니다
다다야
언니
(다다) 아, 아, 아니야 [웅이 살짝 웃는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왜 빈손이야? 내 커피는?
커피 같은 소리 하네, 나쁜 놈
뭐야, 갑자기?
(웅) 자, 네가 저번에 알아보라 그런 거
내가 알아봤는데 그때 근처에서 사극 촬영 없었대
그래?
[흥미진진한 음악]
잠깐만
(왕준) 근데 이 자식
[우두둑거리는 소리가 난다] [왕준의 비명]
(왕준) 뭐야?
그놈이 이놈이었어?
[왕준의 어이없는 웃음]
(웅) 너 근데 이건 왜 알아보라 그러는 건데?
너 설마 이 남자 신경 쓰이냐?
너 갖긴 싫고 남 주긴 아깝고 뭐, 그런 거야, 찌질하게?
- 뭐, 찌질? - (웅) 응
찌질
누나가 뭘 알아? 다다가 지금 그 자식이랑…
그 자식이랑 뭐?
[한숨]
아, 됐고, 나 배고파
가서 샐러드나 사 와
[비아냥거리며] 아, 예
[문이 달칵 여닫힌다]
내가 진짜 찌질이 뭔지 한번 보여 줘?
오늘만 버티면 돼
오늘만
(진) [흥얼거리며] 누나 여기 있었네
- (다다) 어 - (진) 자, 여기 스케줄요
- (진) 파이팅 - 고마워
나 루비한테 가면 되지?
- 아닌데 - (다다) 어?
(다다) 다 되셨습니다
[다다가 콘셉트 북을 툭 놓는다]
(왕준) 어…
콘셉트에 좀 안 맞는 것 같은데 [흥미로운 음악]
예?
저번에 말씀하신 콘셉트대로 진행한 건데
아, 그랬는데
이게 생각해 보니까
최후의 전투에서 다치는 그런 중요한 장면인데
(왕준) 이건 너무 무난하고 임팩트가 없는 것 같아서요
쯧, 다시 해 줘요
임팩트 있게
(다다) 이렇게 콘셉트를 바꿔 봤습니다
어떠세요?
음? 과한데?
다시요
[익살스러운 음악]
(조감독) 마왕준 씨, 아직 분장 안 끝났어요?
지금 감독님 기다리고 계시는데
(웅) 분장이 조금…
(다다) 다 됐습니다
[왕준의 하품]
(왕준) 다시요, 다시 [왕준이 코를 훌쩍인다]
(감독) 야, 조감독, 분장 언제 끝나?
(다다) 대본 다시 한번 꼼꼼히 읽어 보고
말씀하신 것처럼 디테일 다시 한번 잡아 봤습니다
마음에 드세요?
(왕준) 오, 임팩트 있네
에? 근데 에지가 없네
[왕준이 숨을 씁 들이켠다]
좀 쉬었다 다시 하죠
[다다의 한숨]
[왕준의 헛기침]
(감독) 왕준 씨, 많이 힘들지?
(왕준) 아, 아니에요 [감독의 웃음]
괜찮아요
[문이 탁 닫힌다] [다다와 진의 지친 숨소리]
(진) 진짜 대박이다
누나, 혹시
요새 뭐, 막 마왕준한테 잘못한 거 있어요?
그런 게 어디 있어
그냥 마지막 촬영이니까 더 신경 써서 찍고 싶었나 보지
(다다) 그리고 마왕준 말 듣고 분장 수정해 보니까
확실히 더 좋아진 부분도 있어
콘셉트에도 충실해졌고
(진) [한숨 쉬며] 아닌데
뭔가 응축되고 억눌린 듯한 그런 분노가
이빠이 느껴지는데
[문이 달칵 열린다] (규리) 야, 엄따
[규리의 가쁜 숨소리]
수술 더미 세팅해야 되는데
심장이
없다
[무거운 음악]
[다다의 한숨]
(다다) 어디 있지?
[진의 가쁜 숨소리]
(진) 차 다시 다 뒤져 봤는데 없어요
분명 차에 다 실은 것 같은데
작업실에 두고 왔나 봐
아, 진짜 미쳤어, 미쳤어
평생 실수 한 번을 안 하던 애가 진짜 요새 왜 이래?
(진) 맞아요, 누나, 진짜 요새 왜 이래요
누나 이런 모습 진짜 초면이에요
[한숨 쉬며] 근데 우리 진짜 어떡해요?
한 시간 뒤면 촬영이라서 갔다 올 시간도 없어요
[규리의 한숨] 미치겠다
(규리) 안 그래도 저번 일 때문에 감독 완전히 벼르고 있는 것 같은데
일단 심장 빼놓고 수술 더미 먼저 세팅해 놔
"왕준, 다다"
[흥미진진한 음악]
[날렵한 효과음]
[초인종이 울린다]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어두운 효과음]
[영구의 의아한 신음]
[매미 울음]
(다다) 여보세요? 난데요
어? 여자 친구
혹시 작업실에 심장 더미 있는지 좀 찾아봐 줄 수 있어요?
아…
어…
(영구) 어, 찾았어, 여기 있어
아, 그래요?
그럼 그 상자 좀 퀵 아저씨한테 좀 빨리 전해 주세요
여자 친구, 무슨 일 있어?
나중에 설명할게요 지금 너무 급해 가지고
알겠어
여기 있습니다
(배달원) 예, 예
아니, 거기까지 어떻게 30분 만에 가요?
아니, 그, 더블이고 따따블이고
절대 그 시간에 도착 못 한다니까요, 그, 이씨
나더러 지금 죽으라는 거예요 뭐예요, 지금?
아, 아이 못 가, 못 가, 못 가, 그때는
아니, 안 된다니까, 진짜
이 사람 왜 그러냐 진짜 짜증 나게 진짜, 정말
[흥미진진한 음악]
[타이어 마찰음]
[타이어 마찰음]
[강조되는 효과음]
[매미 울음]
(규리) 뭐래, 온대?
최대한 빨리 오겠다고 하긴 했는데
아무래도 제시간에 못 올 것 같아
- (규리) 아, 어떡해, 진짜 - (진) 어떡해요? 5분 남았는데
(조감독) 아, 특분 팀 여기 있었네
아, 감독님!
(감독) 아니, 특분, 뭐 하는 거야?
[버럭 하며] 왜 아직까지 세팅이 안 돼?
(규리) 그게…
(감독) 설마 너희들, 사고 친 건 아니지?
[진의 당황한 웃음]
마지막 촬영에 미치지 않고서야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스태프) 아, 촬영 왜 안 하는 거야?
(조감독) 아, 아직 더미가 아직 준비 안 돼 있어서요
죄송합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사람들이 구시렁거린다]
(감독) 왜 말을 못 해, 어?
사고 친 거냐고, 새끼들아!
저, 감독님, 죄송합니다
[오토바이 엔진음] 제가 어제 더미를 만들다가…
[타이어 마찰음] [사람들의 놀란 신음]
[사람들의 탄성]
[흥미진진한 음악]
[반짝이는 효과음]
[헬멧을 툭 놓는다]
이거 맞지?
(다다) 네
언니
(진) 빨리, 빨리빨리
(조감독) 자, 더미 준비됐습니다
자, 촬영 시작하겠습니다 준비해 주세요
준비해 주세요
자, 준비해 주세요!
[다다가 흐느낀다]
왜 그래?
[다다의 한숨] 혹시 내가 너무 늦은 거야?
(영구) 미안해
아니요
[잔잔한 음악]
너무 고마워요
[안도하는 숨소리]
고맙긴, 난 여자 친구를…
아니, 다다 너를 위해서라면 뭐든 다 할 수 있어
[지직 소리가 난다]
(다다) 왜 그래요?
[살짝 웃으며] 아무것도 아니야
그러면 이따가 집에 같이 가요
오늘 어차피 촬영도 금방 끝날 것 같은데
(영구) 응, 좋아, 기다릴게
(다다) 그리고 둘만 있을 땐 편한 대로 불러요
- (영구) 응 - (다다) 그 정도는 참아 볼 테니까
(영구) 고마워, 여자 친구
[왕준의 한숨]
[다다의 어색한 신음]
나 갔다 올게요
(영구) 응
(지민) 오빠, 촬영 시작한대요
[무거운 음악] (왕준) 어
[지직 소리가 난다]
[악당의 기합]
[왕준의 신음]
[왕준의 괴로운 신음]
[악당의 웃음]
(악당) [변조된 목소리로] 알파고
이제 넌 끝이다 [거친 숨소리]
[왕준의 거친 숨소리]
[악당의 기합]
[악당의 비명] [악당이 칼에 푹 찔린다]
[악당의 비명]
[무거운 효과음]
[왕준의 거친 숨소리]
[심장 박동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초조한 숨소리]
[주사기에 공기가 쉭쉭 들어간다]
조금만 빠르게 하자, 언니
[힘겨운 숨소리]
[심전도계 비프음]
[가쁜 숨소리]
(루비) 닥터 고
[힘겨운 숨소리] 닥터 고
[차분한 음악] (왕준) 박사님은
무사하실 거야
(루비) 닥터 고 [루비가 울먹인다]
닥터 고가 우리 아빠를 살려 주셨구나
고마워요, 닥터 고
(감독) 오케이, 컷!
[밝은 음악] - (감독) 수고하셨습니다! - (웅) 수고하셨습니다!
[사람들의 환호성]
[사람들이 저마다 인사한다]
[사람들이 화기애애하다]
(웅) 고생하셨습니다
- (감독) 고맙습니다 - (웅) 감독님도 고생하셨습니다
(조감독) 왕준 씨
[사람들의 박수] 고생하셨습니다
[사람들의 환호성]
[사람들이 화기애애하다]
(웅) 고생들 하셨습니다, 예, 예, 예 [웅의 웃음]
(왕준) 수고하셨습니다 [사람들이 저마다 인사한다]
(은동) 아, 우리 왕준이, 야, 수고했다 역시, 어?
자, 여러분 자, 오늘은 우리 마왕준이가
한턱 크게 쏘겠습니다!
[사람들의 환호성]
[시끌시끌하다]
고생했어
[은동의 탄성]
(규리) 아, 맞는다, 다다야
(다다) 응?
(규리) 아까 내 심장…
오토바이에 실어 온 그 존잘남 씨는 누구?
사촌 동생 [발랄한 음악]
(규리) 뭐, 사촌 동생?
야, 너 그렇게 잘생긴 사촌 동생이 있었으면서
왜 지금까지 나한테 말을
안 했어요, 시누
[익살스러운 효과음] 뭐래
- (진) 아휴 - (다다) 나 먼저 간다
(진) 에? 누나, 그냥 가게요? 쫑파티 안 가고?
기다리는 사람 있어 가지고
(진) 어? 누군데요?
- (진) 아, 누군데? - (규리) 아이, 사촌 동생 어디 살아?
(다다) 룩셈부르크 산다
룩셈부르크?
(은동) 야, 마왕준
어디 가는데, 쫑파티 안 할 거야? [왕준의 한숨]
(왕준) 잠깐이면 돼요
(은동) 야, 오늘 막촬이라 밖에 기자들 잔뜩 깔렸어
사방이 눈, 귀, 입이라고
정신 차려
- 자식… - (조감독) 금 대표님
(조감독) 대표님, 오늘 회식 어디서 해요?
그, 스태프들한테 공지해 줘야 되는데 [은동의 못마땅한 신음]
(영구) 여자 친구, 끝났어?
(다다) 응
(영구) 이리 줘, 내가 들게
(다다) 아유, 아니에요, 내가 들 수 있는데 [따뜻한 음악]
괜찮아 이 정도는 얼마든지 들어 줄 수 있어
[입소리를 쩝 낸다]
아, 끝났다
[다다가 손을 탁 맞잡는다] [영구의 웃음]
뭐예요, 왜 그렇게 봐요?
여자 친구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
뭐야, 갑자기 뜬금없이?
뭐, 그래도 나쁘지는 않네요
누가 '수고했다' '고생했다' 해 주는 거
[영구가 살짝 웃는다]
(왕준) 엄다다
잠깐 얘기 좀 하자
무슨 일입니까?
당신은 빠지고
(다다) 미안한데 먼저 가요
금방 갈게요, 얼른
무슨 일이세요? 마왕준 씨
야, 엄다다
너 진짜 저 자식이랑 만나는 거야?
대답할 이유 없는 것 같은데요
더 이상 할 말 없으시면 전 그만 가 보겠습니다
마왕준 배우님
[애잔한 음악]
나 분장도 안 지워 주고
그냥 가는 겁니까, 엄다다 분장사님?
클렌징 스태프는 따로 구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래도 자기가 한 분장은 자기가 지워야 되는 거 아닙니까?
무슨 사람이 그렇게 책임감이 없어요?
[한숨]
이봐요, 마왕준 씨
잊으셨나 본데
좀 전에 촬영 다 끝났거든요
그 말은 이제
나 더 이상 이 팀 스태프도 아니고
당신 사람도 아니란 말인 거예요
(다다) 그러니까 저한테 책임감 그딴 거 바라지 마세요
그리고 우리 이제 더 이상 볼일 없을 거야
이제 정말 다 끝났으니까
[한숨]
[무거운 효과음]
[기계음 효과음]
[기계음 효과음]
[로봇 전원음]
[풀벌레 울음]
(다다) 나 피곤해서 오늘은 먼저 잘게요
밥은 됐어요
저기요
무슨 일 있어요?
저기요
자나?
저기요, 아, 뜨거워 [지직거린다]
[의미심장한 음악]
뭐야?
[놀란 신음]
이거 뭐야? [다다의 놀란 신음]
아, 저, 저기요, 저기…
어, 어떡하지? 어떡해
남보원 씨
아이…
[긴장되는 음악]
[통화 연결음] [다다의 초조한 숨소리]
남보원 씨는 왜 전화를 안 받는 거야!
[통화 종료음] [다다의 한숨]
[다다의 답답한 숨소리]
"제품 설명서"
[패드 조작음] (다다) 뭐였지?
이건가?
[패드 작동음] [안내 음성] 물리적 충격을 받을 경우
과열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치료 키트를 이용하여 자동 복구 시스템을 실행하십시오
[알림음이 흘러나온다] 물리적 충격?
[매미 울음]
왜 그래요?
[살짝 웃으며] 아무것도 아니야
[알림음이 흘러나온다] 설마 그때 다쳤나?
[패드 작동음]
[안내 음성] 치료 키트를 정확한 부위에 삽입하여 주십시오
키트의 내용물이 주입되면
자동으로 치료가 시작됩니다
나보고 지금 이걸 하라고?
나 이런 거 못 한다고
하, 나 진짜
그때 남보원 씨가 하던 건가?
[다다의 한숨]
이거였던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돼?
[치료 키트 작동음] [놀란 신음]
[흥미진진한 음악]
이거 꽂으면 되나?
아휴, 떨려 죽겠네, 씨
[다다의 초조한 숨소리]
[다다가 숨을 후 내뱉는다]
[다다의 힘주는 신음] [치료 키트 작동음]
[치료 키트 알림음] 됐나?
[안내 음성] 올바른 위치에 주입하십시오
아이, 진짜 미치겠네
[한숨]
[다다의 힘주는 신음]
[다다의 한숨]
(다다) 침착하자
[숨을 후 내뱉는다]
[다다가 숨을 후 내뱉는다]
[치료 키트 작동음]
[다다의 힘주는 신음]
[치료 키트 작동음]
[안내 음성] 자동 치료 시스템이 가동되었습니다
[알림음이 흘러나온다] 아, 됐다
됐다
아, 왜 남보원 씨는 전화를 안 받고 그래, 이씨
[한숨]
[구시렁거린다]
[탁 소리가 난다]
[잔잔한 음악]
깼어요?
[흥미로운 음악]
괜찮아요? 이제 괜찮아요?
응, 괜찮아, 여자 친구 덕분에
다행이다
난 또 나 때문에 잘못되는 줄 알고 걱정했잖아요
(영구) 여자 친구
별 구경 갈래?
별 구경요? [부드러운 음악]
[풀벌레 울음] (다다) 저기요, 어디 가는 거예요?
여기 가로등 고장 난 지 오래돼 가지고 잘 올라오지도 않는 길인데
[반짝이는 효과음]
뭐야?
(영구) 내가 고쳤어 여자 친구 다니기 위험할 것 같아서
대박
[다다의 놀란 탄성] [영구의 웃음]
얼른 가자
(다다) [한숨 쉬며] 아니
별 구경 간다면서 대체 어디까지 가는 거예요?
(영구) 다 왔어, 여자 친구, 여기야
- (다다) 여기요? - (영구) 응
(다다) 여기 우리 뒷동산인데
아, 게다가 별도 없잖아요
서울에 별이 어디 있다고
(영구) 밤에 반짝거리는 게 별이라면
저기 많잖아, 여자 친구
(다다) 맞네요, 별
진짜 많네
아, 깜짝아
뭐야, 완전 딱 타이밍이었는데 어떻게 알았대?
[영구가 살짝 웃는다]
[다다의 놀란 신음]
뭐야? 시원하기까지 하네
어떻게 한 거예요? 설마…
(다다) 냉각 모드?
손에서 막 얼음 같은 것도 나와요?
아니
여자 친구 오면 주려고 냉동실에 넣어 놨던 건데
(영구) 여자 친구, 영화를 정말 많이 봤구나
아니면 말고요
[다다가 맥주 캔을 달칵 딴다]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아, 좋다
[발랄한 음악]
[다다가 혀를 쯧 찬다]
(다다) 그래, 기분이다
오늘 고마웠으니까 내가 상 줄게요
(영구) 응?
(다다) 어제 주머니에 넣어 놨다가 안 빼놨더라고요
자
씁, 보자
A 등급
인정
[영구가 살짝 웃는다] [다다가 숨을 씁 들이켠다]
아니지, 잠깐만요
(다다) 그쪽은 능력 좋은 100억짜리니까
투 플로다가
인정!
아, 나
여자 친구한테 인정받은 거야?
(영구) 제일 높은 투 플 남친?
뭘 또 그렇게까지
(다다) 100억짜리가 뭐 이렇게 단순하냐
(영구) 고마워, 여자 친구
인정이라는 거 정말 기분 좋은 거구나
[영구의 웃음]
아, 나도 여자 친구한테 줄 거 있어
[다다의 개운한 신음]
[다다가 콜록거린다]
이걸 왜 그쪽이…
[한숨 쉬며] 세탁기 고치다 주웠어
중요한 물건 같아서
[쓸쓸한 음악]
[당황한 숨을 내뱉으며] 작네, 이게
아니
딱 맞는데?
[웃음]
(왕준) 봐 봐
사랑이 오래되면
빛바랜다는 건 당연한 거니까
언젠간 그런 날이 오면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다다) 기대하고 있었나 봐요, 나
동화 속에서나 나오는
뭐, 영원한 사랑, 그런 유치한 거
유치하지 않아
한번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면
끝까지 바라보는 게 당연한 거야
그게
사랑이야
(다다) 그건
그쪽은 그렇게 프로그래밍돼 있는 거니까
하지만 사람은 달라요
변하고 무너져요
그래도 오늘 고마워요
그쪽 아니었으면 오늘 완전 땅굴 팠을 텐데
그쪽 덕분에 이렇게 위로 올라와서 별도 보고
내일부터는 종종 올라와, 나 없어도
내일이에요? 가는 날?
벌써 그렇게 됐나
일주일 동안
고마웠어, 여자 친구
아, 내일이면 드디어 평화가 좀 찾아오겠네
속이 다 후련하다
다 마셨네
[다다가 맥주 캔을 툭 내려놓는다]
가야겠다
[다다의 놀란 신음]
[당황한 신음]
아, 미안해요, 나 취했나 봐요
아…
졸리다, 가서 자야겠다
[잔잔한 음악]
[한숨]
[풀벌레 울음]
[학생들이 대화한다]
"리얼"
(영구) 짠!
[영구의 웃음] [영구가 의자를 드르륵 끈다]
여자 친구를 위해서 만든 참치샌드위치
학회 보고에 따르면
아침에 먹는 참치가 두뇌 회전에 좋다고 해서 만들어 봤어
[살짝 웃는다]
네, 잘 먹을게요
맛있게 먹어, 여자 친구
[휴대전화 벨 소리]
여보세요
(보원) 남보원입니다
남보원 씨?
근데 번호가…
[매미 울음] 아이, 사정이 있어서 번호가 바뀌었습니다
미처 연락 못 드려서 죄송합니다
아, 네
(보원) 오늘 약속대로 제로나인을 데려갈까 합니다
11시까지 가겠습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네, 뭐, 그러세요
예, 그럼 이따 뵙겠습니다
[차분한 음악]
남보원 씨가 이따가 데리러 온다는데요
알았어, 여자 친구
[매미 울음]
(보원) [영어] 네, 교수님, 저 보원인데요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무거운 음악] [호응하는 신음]
급하게 상의드릴 게 있어서 찾아뵐까 하는데요
지금 저한테 시간이 별로 없어서요
일단 만나서 말씀드리면 안 될까요?
네, 가능한 한 빨리 연락드릴게요
네
감사합니다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네, 안녕히 계세요
[한숨]
"승선권, 남보원 출발지: 대한민국, 도착지: 광저우"
[뚝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한국어] 뭐가 이렇게 시끄러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누구세요? [문이 달칵 열린다]
(보원) 남보원입니다
(다다) 아, 네
아…
별일 없으셨죠?
[살짝 웃으며] 네
아, 잠시만요
아, 예
저기요
어, 여자 친구
남보원 씨 왔어요
알았어, 잠깐만
[잔잔한 음악]
(다다) 저, 근데
이제 어디로 가나요, 영구 씨?
영구?
설마 제로나인?
[어색한 웃음] (보원) 아이, 아…
아니, 지금 우리 100억짜리 애한테 무슨 이름을…
아, 저, 그게 아니라
(보원) 아, 아무튼 어디로 가는지 말씀드리긴 좀 곤란합니다
- 네 - (보원) 허, 참 나
(영구) 보원이 형
(보원) 그래, 영구, 아니
제로나인, 얼른 가자, 시간 없다
(영구) 어 [보원의 한숨]
(보원) 아휴, 참
[보원의 한숨]
갈게
여자 친구
[잔잔한 음악]
[옅은 웃음]
(보원) 빨리 와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풀벌레 울음]
[차 문이 탁 닫힌다]
[차 문이 탁탁 닫힌다]
(보원) [한숨 쉬며] 영구…
[보원이 혀를 쯧 찬다] [보원의 한숨]
(보원) 동생아
첫사랑이 참 아프지?
조금만 참자
오늘 자정만 넘으면 체험판 끝나고 초기화될 테니까
출발
[타이어 마찰음]
아휴, 갈 길 먼데 왜 자꾸 세우래
그래, 마음이 아프겠지 알아, 형도 안다고
[놀란 신음]
너 뭐 하는 거야, 인마?
(영구) 형, 이게 뭐야?
[위치 추적기 작동음] [의미심장한 음악]
이거 위치 추적기잖아
[GPS 작동음] 위치 확인했어?
(인혁) 네, 바로 이 근방에서 멈췄습니다
(보원) [차 문을 탁 치며] 아, 황인혁, 이 나쁜 새끼
[무거운 음악] [보원의 한숨]
[GPS 작동음]
"목표 대상"
(인혁) 어? 찾았습니다
[지석의 다급한 신음]
[긴박한 음악] [개가 왈왈 짖는다]
[지석의 거친 숨소리]
(인혁) 어? 지부장님!
(지석) 얼른 쫓아!
[지석의 못마땅한 신음]
절대 놓치면 안 돼!
(지석) 남 팀장, 남 팀장!
제로나인!
- (인혁) 남보원, 거기 안 서? - (지석) 제로나인!
[인혁의 거친 숨소리] (지석) 제로나인!
제로나인!
[저마다 거친 숨을 내뱉는다]
- (지석) 남보원! - (인혁) 제가 남보원 쫓겠습니다
(지석) 남보원은 버려, 제로나인부터 확보해
[거친 숨을 내쉬며] 제로나인
[흥미진진한 음악]
[지석의 힘겨운 신음]
[인혁의 거친 숨소리]
(인혁) 제로나인!
지부장님
달리기로는 제로나인 따라갈 수가 없어요
(지석) 아이고 [인혁의 힘겨운 숨소리]
(지석) [힘겨운 목소리로] 우리 크로노스는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다
[인혁의 힘겨운 신음]
[인혁의 가쁜 숨소리]
[인혁과 지석의 힘겨운 신음]
(인혁) 놓쳤습니다, 놓쳤어, 놓쳤어
[힘겨운 신음]
[지석의 힘겨운 숨소리] [인혁을 툭툭 친다]
(인혁) 어?
[인혁의 거친 숨소리] 제로나인
[인혁의 가쁜 숨소리]
[인혁의 의아한 신음]
남보원?
[악쓰며] 남 팀장!
[흥미진진한 음악]
제로나인, 이것도 써
(보원) 내가 최대한 시선을 끄는 데 성공하면
넌 이거 가지고 먼저 인천항에 가 있어
(보원) 형은 금방 따라갈게
알겠지?
[지석의 힘겨운 신음]
(지석) 제로나인, 어디로 보냈어?
(인혁) 어디 있냐고, 새끼야?
황인혁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래, 어?
친구야
나도 먹고는 살아야지
안 그러냐?
(인혁) 그러니까 빨리 말해
제로나인 어디로 빼돌렸어?
(보원) 몰라, 이 새끼야! 씨
[무거운 음악]
(지석) 아니, 그깟 로봇 하나 때문에
네 인생 이렇게 망칠 거야?
내가 말했지? 우린 고객한테 물건만 팔면 끝이라고!
왜 끝입니까, 왜!
만들었으면
끝까지 책임을 져야지 왜 버립니까!
[보원의 거친 숨소리]
저 다이애나 그 여자한테는 우리 제로나인 절대 못 보냅니다
아니, 안 보낼 겁니다
그때처럼 허무하게 잃고 나서 후회하는 짓
다시는 안 할 거라고요!
이번엔 반드시 지킵니다
(지석) 그래, 알았어
저, 돌아가서
내가 회사한테 잘 얘기를 해 볼 테니까
이제 여기서 그만 멈춰
이게 내가 마지막으로 줄 수 있는 기회야, 응?
정말이십니까, 지부장님?
어
제로나인 어디로 보낸 거야, 응?
[보원의 한숨]
여기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지석) 어, 아, 그래그래, 그래그래
앉아, 앉아, 앉아 [인혁의 가쁜 숨소리]
[지석의 거친 숨소리] (인혁) 언제쯤 온대?
[흥미진진한 음악]
남보원!
[인혁이 소리친다] - (지석) 남보원! - (보원) 얘들아, 얘들아, 미안해
(보원) 잠깐만 빌릴게, 나 빌린다고 말했어 [아이가 울먹인다]
(인혁) 야!
- (지석) 야, 너… - (아이) 아, 내 자전거
[소란스럽다]
- (지석) 남보원! - (인혁)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지석) 남보원!
[겁먹은 신음]
[겁먹은 신음]
[자동차 경적] [타이어 마찰음]
[인혁의 가쁜 숨소리] (지석) 어떻게 됐어?
(인혁) 그게…
근처를 다 뒤져 봤는데 남보원은 못 찾았습니다
이제 어떡하죠?
오늘 밤 안에 제로나인 찾아서 다이애나한테 보내야 돼
안 그럼 우린 끝이야!
(직원) 지부장님
여기 남 팀장님 차 안에서 이걸 찾았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승선권?
혹시 배로 도망가려 했던 거 아닐까요?
인천
[갈매기 울음]
(진) 드라마 끝나고 좀 쉬나 했는데
소품 팀에서 해야 되는 소품 반납까지
우리가 하고 있는 거 실화입니까?
신이여, 왜!
소품 팀 막촬 끝나고 바로 휴가 떠났대
- 벌써요? - (다다) 어차피 방송국 들러서
체크해야 될 상황도 있었고
(다다) 뭐, 겸사겸사 해 주면 좋지, 뭐
너 근데 바쁜 일 있다며, 뭔데?
그게요, 사실 집에 택배가 왔는데
그게 한정판 피규어예요
가라
진짜 누가 훔쳐 갈 수도 있어서 그래요, 누나
누나, 오늘 진짜 미안해요
- (다다) 어, 가 - (진) 미안해요, 엄다다 파이팅!
(웅) 오늘 인터뷰, 드라마 종영 기념으로 간단하게 하는 거니까
너무 부담 갖지 말고
여기 질문지 뽑아 놨으니까 이대로만 대답하면 돼
그, 리포터는 그, 굉장히 섹시하신 그분 오신다…
야, 듣고 있냐?
(담당자) '닥터 알파고' 팀이라고 하셨죠?
(다다) 네
[담당자가 달그락거린다]
이게 뭐야?
왜 그러세요?
(담당자) 아, 여기 죄다 블러드 튀었잖아요
짜증 나게, 진짜
아, 이런 것 좀 묻혀 오지 말라니까
(다다) 아…
제가 실은 소품 담당이 아니라
(담당자) 아, 어떻게 레퍼토리들이 그렇게 다 똑같냐
다 자기 책임이 아니라고
(다다) 아니, 저는 특분…
아니요, 이거 어떡할 거예요?
제가 닦아 올게요
그러세요, 그럼
아, 왜 이렇게 안 지워지는 거야, 쯧
(리포터) 오, 마왕준 씨
아, 인터뷰하게 돼서 영광이에요
완전 팬이에요, 우유 빛깔 마왕준!
[웅의 웃음] [리포터의 탄성]
(웅) 저희 왕준이가 인터뷰 오랜만이라서요 잘 부탁드려요
(리포터) 무슨 소리예요, 제가 잘 부탁드려야죠
우리 마왕준 씨인데 [웅의 웃음]
근데 마왕준 씨 집에 스토커 들었었다면서요?
(왕준) 아…
예, 뭐
근데 진짜 스토커 맞아요?
(리포터) 혹시 숨겨 둔 여자 친구?
(웅) 아이, 저, 그게 그, 그렇게 말씀하시면
여자 친구는 무슨, 저 그런 거 없어요
(리포터) 아, 왜요, 여자 친구가 어때서요
아이, 솔직히 마왕준 씨 같은 분이 없는 게 더 이상하죠
연애 그딴 거 뭐 하러 해요
숨 막히게
(리포터) 아이, 근데 데뷔 이래로 한 번도 [쓸쓸한 음악]
열애설이 난 적이 없으셨잖아요
방해되니까요
(리포터) 방해요?
(왕준) [헛기침하며] 아니
여자 친구가 있었으면
지금의 제가 되는 데 방해가 됐겠죠
혼자가 좋아요, 편하고
(리포터) 어머, 어머, 프로, 프로
역시 프로페셔널 마왕준 씨
그럼 일과 결혼하신 거예요?
어머, 세상에, 세상에
어, 세상에, 너무 멋져요 그럼 이미 당신은 기혼자?
[리포터의 웃음] (웅) 저, 죄송한데 저희가 시간이 조금
- (리포터) 네, 가세요 - (웅) 좀 있다 뵙겠습니다, 어, 가자
- (웅) 가자 - (리포터) 이따 뵐게요
- (리포터) 인터뷰 잘 부탁드려요 - (웅) 예
- (웅) 이따가 뵐게요 - (리포터) 네, 마왕준 씨
[뱃고동이 붕 울린다]
[갈매기 울음]
[가방 지퍼를 직 연다]
[가방 지퍼를 직 닫는다]
(노숙자) ♪ 짜증을 내어서 무얼 하냐 ♪
뭐냐?
이 후광 쩌는 그지 새끼는?
야
너 뭔데 남의 구역에서 작업하냐?
[익살스러운 음악]
하, 이것 봐라?
무시하네
딱 봐도 신입인 것 같은데
이 바닥에도 이 상도덕이라는 게 있는 거거든
좋은 말로 할 때 비켜라
[노숙자의 어이없는 웃음]
내 말 무시하는데?
이게 이씨, 이런!
[노숙자의 놀란 신음]
이게 필요하실 겁니다
뭐야, 저 빛나는 미친놈은?
[하늘이 우르릉 울린다]
얼굴 저렇게 쓸 거면 나나 주지, 씨
[노숙자의 놀란 신음]
[노숙자의 다급한 신음]
야, 이씨, 어?
땡칠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강아지가 낑낑거린다]
땡칠아, 어?
[노숙자의 짜증 섞인 신음]
[비가 쏴 내린다]
(왕준) 여자 친구는 무슨, 저 그런 거 없어요
[쓸쓸한 음악] (왕준) 여자 친구가 있었으면
지금의 제가 되는 데 방해가 됐겠죠
혼자가 좋아요, 편하고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한숨]
[쓸쓸한 음악]
[스위치를 달칵 누른다]
뭐야
또 안 되네?
[다다의 한숨]
[한숨] [잔잔한 음악]
[옅은 웃음]
[피식 웃는다]
(영구) 내가 고쳤어
(영구) 소중한 거잖아, 여자 친구한테
[다다의 놀란 신음]
(영구) 안녕
내 여자 친구
(다다) 뽀뽀 한 번 했다고 여친이라는 게 말이 돼?
- (다다) 아, 진짜 - (영구) 여자 친구!
[철커덕 소리가 난다] (다다) 아!
[우당탕 소리가 들린다] [다다의 놀란 신음]
(다다) 당신… [스파크가 탁탁 튄다]
뭐야?
[다다의 놀란 신음]
(다다) 손에서…
[살짝 웃는다]
[피식 웃는다]
미쳤어, 엄다다
너 왜 자꾸 생각하는 건데
그만해
[휴대전화 알림음]
(보원) 지금 제로나인 혼자 인천항에 있습니다
그대로 혼자 뒀다간 위험합니다
제발 당분간만 더 제로나인을 부탁합니다
곧 연락드리겠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이게 무슨 말이야?
거의 다 도착했습니다
근데 아직 있을까요?
남보원을 못 만났으면 아직 있을 거야
반드시 잡아야 돼
반드시
[놀란 신음]
[따뜻한 음악]
여자 친구
괜찮아요? 괜찮은 거 맞아요?
- 뭐가? - (다다) 위험하다면서요
그 남보원인가 뭔가 하는 사람이 그러던데
아무 일 없었어요? 괜찮아요?
응, 난 괜찮아
별일 없었어
뭐야, 그럼 나한테 거짓말한 거야?
이 사람이 진짜
근데 여기서 뭐 하고 있었어요
비도 오는데
아…
(영구) 이게 떨어져서
아니, 이게 대체 뭐라고
이런 건 그냥 버리면 되죠
버리면 안 돼, 이건 소중한 거야
여자 친구가 날 인정해 준 거니까
됐고
아, 난 무슨 큰일이라도 난 줄 알고 와 봤는데
괜히 왔잖아요
몰라요, 나 집에 갈 거예요
따라오든지 말든지
나 오늘 12시가 지나면
일주일 체험판이 종료돼
- 아… - 앞으로 5분 뒤에
체험판이 종료될 거고
난 시스템이 초기화될 거야
(영구) 그러면
여자 친구에 대한 기억도 사라질 거고
[무거운 음악]
어떻게 할까?
이대로 시스템을 종료할까, 아니면
계속 이어 갈까?
미안해요
(다다) 사실
지금의 나는
나 하나 챙기기도 버거워요
다른 걸 신경 쓸 수도
생각할 수도 없을 만큼요
그리고 난 그쪽이 나같이 이기적이고
못된 사람 말고
더 좋은 사람한테 갔으면 좋겠어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종료
[반짝이는 효과음]
종료
하지 마
[잔잔한 음악]
[반짝이는 효과음]
[애절한 음악]
(영구) 고마워, 종료 안 해서
나 데리러 와 줘서
(영구) 여자 친구는 내가 주는 사랑을 그냥 받기만 하면 돼
난 그러기 위해서 태어난 연인용 로봇이니까
그럼 이제 오늘부터 1일이다?
내가 보고 싶더라도 조금만 참아
짜증 날 땐 짜장면
- 우울할 땐요? - (영구) 울면
- 복잡할 땐? - (영구) 볶음밥
(함께) 탕, 탕, 탕, 탕, 탕수육
(인혁) 가방을 찾았습니다
(지석) 열어 봐
(영구) 여자 친구!
[사람들의 웃음]
(왕준) 다다야
(다다) 뭔가 오해했나 본데
나 여기서 이 사람 기다린 거야
우리 이제 가요
(영구) 나 여자 친구를 위해서라면
(다다) 뭐든지 다 할 수 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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