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그이 7
(은동) 마왕준 매니저라면 학을 떼고 도망간다고?
야, 어디 없냐, 비위 좋고 깡 좋은 놈?
월급 많이 챙겨 줄 테니까 당장 구해 봐! 쯧
[익살스러운 음악]
야, 잠깐만
왜?
[밝은 음악]
(은동) 야, 오늘 왜 이렇게 춥냐? [문이 탁 닫힌다]
기분 탓인가?
야, 왕준아
내가 임시 매니저 구했다
아이, 안 그래도 기분 안 좋은데 또 뭔 소리야? 됐어요
일단 한번 봐 봐, 응?
(은동) 야, 야, 들어와
됐다니까…
[은동의 탄성] [흥미진진한 음악]
야, 얘가 네 임시 매니저 한번
(은동) 꼭 한번 하고 싶다 그래서 데리고 왔는데
얘가 좀 멘탈이 아주 셀 거 같아
어때, 임시로 데리고 다닐 만하지?
당신 뭐야?
당신이 왜 여기에 있어?
(은동) 뭐야? 둘이, 둘이 아는 사이야?
아이고, 그럼 더 잘됐네
당신 나 안다며?
압니다, 마왕준 씨
그런데 지금 내 매니저를 하겠다고?
여자 친구와 함께할 수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
약간 이상한 건 알았는데
이 정도까지일 줄은 몰랐네
(왕준) 잘 들어
난 당신이랑 일 안 해
뭐 해, 안 나가고?
(은동) 야, 야, 야 일단 나가 있어, 나가 있어
[문이 탁 닫힌다] 아이, 야
별로야? 난 괜찮은데
아, 지금 장난해요? 나 마왕준이야
[한숨] (왕준) 아니
어디서 뭐 하다 온지도 모르는 저런 애를
게다가 초짜를
야, 그냥 경력은 그냥
데리고 다니면서 쌓으면 되는 거고
야, 얼굴이 좋잖냐 이게, 이게 멀끔한 게
얼굴 말끔하면 일 잘하나?
응
아니, 아니다
[왕준이 혀를 찬다]
(은동) 야, 그래, 네 말이 맞는다, 응?
내가 그냥 감히 톱스타 마왕준한테 그냥
초짜를 붙였네요, 붙였어
아유, 그냥 네 매니저 시키는 게 얼마나 힘든데, 쯧, 씨 [흥미로운 음악]
(왕준) 어이, 거기
당신 진짜 내 매니저 할 수 있겠어?
아, 예
그래?
어디 한번 해 보든가, 내 매니저
[코웃음]
[출입 카드 인식음]
[출입 카드 인식음]
(영구) 여자 친구
아직 안 갔어요?
여기 들어오면 안 된다니까
- 나도 이제 직업이 생겼어 - (다다) 네?
나 이제 여자 친구랑 계속 있을 수 있어
나 매니저 할 거야
매니저요?
응
누구 매니저요?
(왕준) 내 매니저
[익살스러운 음악]
[선글라스를 달그락 접으며] 놀라는 거 보니까 둘이 상의된 이야기는 아닌가 보네
매니저? 여웅 언니는 어쩌고?
좀 다쳐서 자리 비웠어
많이 다친 거야? 괜찮아?
심각한 거 아니야
아무튼 너 내일 아침 9시까지 우리 집으로 와
꼭 와라
알겠습니다
(다다) 따라와요
[영구의 놀라는 숨소리]
무슨 짓이에요? 나한테 말도 없이
여자 친구가 그랬잖아
관계자만 여기 들어올 수 있다고
(영구) 마왕준 씨 매니저가 되면 관계자로 인정해 준대
나 당당하게 인정받고
여자 친구랑 떳떳하게 같이 있고 싶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하필이면 왜 마왕준 매니저를…
그리고
여자 친구도 백수 남자랑 살기 힘들다며?
아니, 그건…
[당황한 숨소리]
인간의 기준에서죠
나
여자 친구 힘들게 하는 남자 친구 되고 싶지 않아
하지만
(다다) 그쪽이 진짜 인간도 아니고
그러다가 정체라도 들키기라도 하면…
(영구) 절대, 절대 들키지 않게 노력할게
허락해 줘, 여자 친구
안 돼, 안 돼, 안 돼, 절대 안 돼요
차라리 내가 다른 일을 구해 줄게요
다른 일은 싫어 여자 친구랑 같이 있을 수 없잖아
아휴, 미치겠네, 진짜
[다다의 답답한 한숨]
몰라요, 맘대로 해요
맘대로 하라고? [익살스러운 음악]
허락해 주는 거야, 여자 친구?
아니, 마음대로가 그 마음대로가 아니…
(영구) 알겠어
내가 맘대로 열심히 해 볼게
고마워, 여자 친구
그게 아니라…
(영구) 앗, 여자 친구 아직 일해야 되지?
그럼 나 먼저 가 볼게
일 열심히 해, 여자 친구
이따 집에서 봐
[다다의 당황한 신음]
그게 아닌데
[규리의 탄성] (진) 왜, 왜, 왜, 왜, 왜, 왜?
(규리) 저기 내 남친이잖아
(진) 어?
저 사람 다다 누나 사촌 동생 아니에요?
이번에 새로 내 어장 속에 들어온 사람인데
아주 그냥 저돌적이야
그냥 마음에 쏙 들어 [진의 아파하는 신음]
(진) 우아, 이제 다다 누나 사촌 동생까지 건드려 버리네
잘생긴 사람 좀 그만 밝혀요, 예?
그러다 나중에 누나 혼자 상처받는다니까?
[익살스러운 효과음] 근데
나는 그냥 오징어 같은 애들한테 상처받을 바에는
[익살스러운 음악] 저렇게 잘생긴 애한테 상처받겠어
[규리가 입소리를 똑 낸다] 하, 됐어, 가, 가, 가
(진) 아니,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혼자 살쪄 가지고
(규리) 어, 내 스타일이야!
(진) 아유, 돼지야, 돼지, 돼지야
[왕준의 헛웃음]
(왕준) 엄다다
네 대단하신 남자 친구
내가 철저하게 까발리고 괴롭혀 줄게
[비웃음]
얼마나 버티나 두고 보자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기분 좋은 웃음]
(TV 속 여배우) 달콤한 향기
[TV 속 여배우의 웃음]
언제나 너의 곁에 있을게
(웅) 왕준이 저건 다다를 만난 거야 안 만난 거야?
어? 다다야
언니
(다다) 아휴, 진짜 이만하길 정말 다행이다
[웅의 멋쩍은 웃음]
(웅) 그러게
그래서 그 사람을 친 거야?
으응, 칠 뻔했다고
몰라
노숙자 같은데 좀 이상한 사람 같아
병원에서도 갑자기 사라졌다
[웃으며] 아무튼 뭐, 나는 이참에 땡땡이도 치고
왕준이 새끼 얼굴도 안 보고 좋지, 뭐
[웅의 옅은 웃음]
[차분한 음악]
다다야, 너 왕준이랑…
- (다다) 언니 - (웅) 어?
나 배고픈데
(웅) 아, 어, 우리 맛있는 거 먹으러 갈까?
어? 내가 쏠게, 가자
[웅의 아파하는 신음]
[고양이 울음]
(영구) 안녕, 아기 고양이
넌 이름이 뭐니?
(보원) 영구야옹
아니, 내,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았지?
(보원) 여기야옹
[울먹이며] 여기야옹
[경쾌한 음악] (영구) 어? 보원이 형
[보원이 울먹인다]
보원이 형
[보원의 힘겨운 숨소리]
(보원) 영구야, 너, 너
너 괜찮은 거야?
어, 나 괜찮아
(영구) 근데 형, 꼭 형이 보여 준 사극에 나오는 상거지 같아
어, 황천길 여러 번 건널 뻔했지
[보원이 운다]
(보원) 어? 근데 너
정식판 시작된 거야?
응
아, 다행이다, 진짜
엄다다 씨가 너 버리면 어떡하나 엄청 걱정했는데 진짜 다행이야
(영구) 형, 울지 마, 울지 마 [보원이 운다]
어? 가만있어 봐
(보원) 그럼 너 이제 제로나인이 아니라
진짜 영구가 됐네
응, 난 영구야
아, 그래, 영구
[보원의 어색한 웃음]
근데 영구야, 진짜 미안한데
너 여기 조금 더 있어야 될 거 같아
형이 금방 데리러 올 테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줘
난 좋아, 여자 친구랑 있으니까
[보원의 떨리는 신음]
왜, 왜 그래, 형?
[익살스러운 음악] [보원의 떨리는 신음]
뭐, 뭐라고?
밥 있니, 밥?
- (보원) 배고파 - 밥, 밥 있어
(보원) 밥 좀 주세요
[떨리는 목소리로] 극심한 공복
[보원이 울먹인다] [영구의 걱정 섞인 한숨]
(보원) 아무튼 결론은 엄다다 씨가 잘해 준다는 거지?
(영구) 응
근데 나는 내가 사랑을 주는 게 더 좋아
영구야, 너 전에 형이 뭐라 그랬어?
사랑은 주고받는 거랬잖아
주는 것도 좋아, 근데 너도 받아야 돼
[울먹인다]
그게 형이 널 빼돌리고 목숨 건 이유인데
(보원) 아, 맞는다
내가 전에 너한테 줬던 백 팩 아직 가지고 있지?
(영구) 응, 여기
(보원) 응
생큐, 생큐, 생큐
배우 마왕준이네, 엄다다 씨고
[살짝 웃는다]
[액자를 탁 놓는다] 어? 잠깐
뭐야, 둘이 사귀어?
대박, 야, 완전 대박 스캔들이다
잠깐
[익살스러운 음악]
엄다다 씨 남자 친구 있었어?
지금은 아니야
(보원) 아, 전 남친
그래서 나 취직했어
헐, 요즘 취업하기 되게…
[익살스러운 효과음] 뭐, 취직?
[흥미로운 음악]
네가 취직을 왜 해?
여자 친구한테 도움이 되고 싶으니까
무슨 일인데?
(영구) 이 사람 매니저
뭐? 야, 너 미쳤어?
그러다 크로노스 헤븐에 걸리면?
걱정하지 마, 안 들켜
그리고 마왕준이란 사람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졌거든
(보원) 아, 아유, 미치겠네
아, 그래
뭐, 여기서 혼자 지내는 것보단
차라리 사람들 속에 있는 게 더 안전할 거 같긴 한데
아니, 뭐, 차라리 편의점이나, 응?
뭐, 당구장이나 PC방이나 이런 거면 몰라도…
형, 곧 여자 친구 올 시간이다
아, 형은 그만 좀 가 봐야겠다 네 여자 친구 오기 전에
(보원) 영구야
몸조심해야 돼
응, 형도
영구, 파이팅
[문이 달칵 여닫힌다] [잔잔한 음악]
(웅) 와 줘서 너무 고마워
(다다) 또 올게
(웅) 꼭 와야 돼 [웅의 울먹이는 신음]
저기, 나 [멋쩍은 웃음]
너한테 물어보고 싶은 거 있었는데
너 혹시 남자 친구 생겼어?
어?
아니, 저번에 놀이동산 왔던 그 남자
촬영장에도 한복 입고 왔었잖아
둘이 사귀는 거야?
아니야
그냥 사정이 좀 있어서 같이 있었던 거야
응, 그렇구나, 어쩐지 [웃음]
[버튼 조작음]
조심히 가
[엘리베이터 도착음] - 갈게 - (웅) 응
(웅) 저기, 다다야
왕준이…
아니야 [멋쩍은 웃음]
조심히 가라고
[한숨]
둘이 못 만난 거야, 어쩐 거야?
[어두운 음악]
[지친 한숨]
(인혁) 다이어리에 뭔가 암호가 있는 줄 알았는데
이게 아닌가?
진짜 밤새 별의별 짓을 다 해 봤는데 나오는 게 없습니다
[지석이 코를 곤다]
아, 지금 주무십니까?
아직 포기하기엔 일러
우린 꼭 답을 찾아야 돼, 반드시
혹시 이거 불에 그을려 보면 글자가 나타나지 않을까?
그건 아까 했잖아요
(지석) 그래그래, 다 탔어, 다 탔어
(직원) 지부장님
지난번에 남 팀장님이 사라졌던 곳 근처를 기준으로
리얼에 대해 검색해 봤는데요, 여기
200m 정도 떨어진 곳에
리얼이란 특수 분장 업체가 있더라고요
특수 분장 업체라…
[흥미로운 음악]
[메이드들이 웅성거린다]
(메이드1) 와, 대박
[메이드들의 웃음] 진짜 멋있다
(다이애나) 재밌는 거 봐? [메이드들의 놀라는 신음]
나도 같이 봐
이게 누군데?
(메이드2) 마왕준이라고 유명한 배우이십니다
(다이애나) 치
유치하게 뭐 이런 걸 봐?
우아, 머리 엄청 많이 길렀네?
조만간 인형 놀이 또 하자
"리얼"
[밝은 음악]
[발랄한 음악]
(다다) 기어이 가는 거예요?
(영구) 응, 당연하지
여자 친구는 오늘 출근 안 해?
아, 네, 오늘은 안 나가요
아, 근데 진짜 가지 말죠
여자 친구, 나 다녀올게
(영구) 밖에 나가지 말고 집에서 얌전히 절대 사고 치지 말고
예?
이 말 한번 해 보고 싶었어 [해맑은 웃음]
그럼 다녀올게
(다다) 저…
진짜 가는 거예요?
가지 말죠
[걱정 섞인 한숨]
진짜 괜찮은 걸까?
[한숨]
(은동) 야, 너 오늘 스케줄도 없는데
뭘 그렇게 풀로 착장했어?
(왕준) 뭐가요?
나 원래 집에서 이러고 있어요
(은동) 야, 분위기는 왜 이렇게 또 비장해?
내가요?
딱 전쟁 나가기 전 무사 느낌이야
아닌데 [왕준의 헛기침]
(왕준) 나, 나 지금 완전 편한데, 지금?
[은동의 생각하는 숨소리]
야, 그나저나 임시 매니저 그렇게 절대 싫다 그러더니만
왜 갑자기 마음이 바뀌었어?
(은동) 정말 괜찮겠어?
[헛웃음]
괜찮아요, 어차피 한 3일?
아니다
3시간도 못 버티고 도망칠걸요?
야, 이게 또 뭔 소리야?
[흥미로운 음악]
[뽀삐가 헥헥거린다]
(은동) 야, 뽀삐가 이렇게 처음 보는 사람한테 이렇게 좋아하는 건 내가 처음 본다
야, 야, 그냥 일시키자, 응?
(왕준) 씁, 야, 뽀삐
저리 가, 가!
[뽀삐가 낑낑거린다]
그래도 같이 일할 사람 신상 정도는 알아야 되니까
질문 몇 가지 하지, 오케이?
네
- 이름 - (영구) 영구입니다
[익살스러운 음악] [픽 웃는다]
아, 미안, 미안
너무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서
- 아 - (왕준) 나이는?
눈 뜬 지는 11일 한국 나이로 1살입니다
너 그거 유머야?
(왕준) 하, 야, 됐고, 됐고
대학은 어디야? 전공은 뭔데?
집은 어딘데? 부모님은 뭐 하시고?
둘은 언제 만났어? 어디서 만났어!
(은동) 야, 야, 야, 너 뭐 하는 거야? 뭘 어디서 만나?
아니
그러니까
(왕준) 얘가 날 언제 처음 보고
언제부터 나한테 관심 있었고 언제부터 내 매니저를 하고 싶었나
뭐, 그런 거
야, 너 지금 뭐, 선보러 나왔냐?
호구 조사 해?
(은동) 매니저 시키는 데 뭐 그런 게 필요해?
야, 야, 야, 다 됐고
야, 그런 건 그냥 이력서 받으면 되잖아, 응?
중요한 건 네가, 어?
우리 왕준이가 시키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느냐
그게 매니저의 기본 덕목이니까, 어?
[왕준이 손가락을 탁 튕긴다] 응?
(왕준) 그래, 그건 그렇지
그게 매니저의 업무라면 뭐든 다 할 수 있습니다
씁, 그래? 자신감이 넘치네
[왕준의 생각하는 신음]
그럼 커피부터 사 와 봐
커피 말씀이십니까?
서래마을에 있는 내 단골집에 가서 [흥미로운 음악]
아이스캐러멜마키아토 좀 사 와 봐
(왕준) 참고로 난 얼음 녹는 거 딱 싫어해
그러니까 신선하게 갓 나온 상태로 30분 안에 가져와
할 수 있지?
못 해?
그럼 그냥 집으로 가고
할 수 있습니다
[은동의 탄성]
꼴에 남자라고 존심은 있다 이거지? [문이 탁 닫힌다]
어차피 최소 1시간 안엔 못 올 테니까
쩝, 우리는 새로 들어왔다는 광고 얘기나 좀 하죠
[흥미로운 음악]
(영구) 음
기아치오 카라멜라 마키아토
톨 사이즈, 샷은 원 샷 추가
노 시럽에 얼음은 절반만
휘핑크림은 3분의 2만 얹은
기아치오 카라멜라 마키아토입니다
야, 네가 이걸 어떻게?
가게에서 물어봤더니
마왕준 씨가 늘 먹던 걸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야, 그 30분 만에 이걸 가져왔어?
야, 야, 이거 합격이다, 합격
우아, 대박
(왕준) 씨
[왕준의 헛기침]
뭐, 뭐, 이 정도야 쉽지, 안 그래?
아, 나 근데 빈속에 커피 마시려니까 좀 배고픈데?
우리 밥이나 먹죠?
(은동) 밥?
나 먹고 싶은 거 있는데
뭐든 말씀하십시오
차이나타운에 본토 명인이 만드는 백짜장집이 있거든
하얀색 짜장
(왕준) 근데 내가 시간이 없어서 갈 수가 없어요
네가 좀 사 올래?
걱정하지 마십시오, 문제없습니다
그럼 따끈따끈 쫄깃하게 부탁해
[살짝 웃는다] 예,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왕준의 호응하는 신음]
야, 쟤는 표정에 걱정이 하나도 없어
아니, 자기가 아무리 빨리 가져와도 그게 무슨 수로 안 붇냐, 짜장면이?
그게 문제가 아닐걸요
(은동) 응?
그 집 배달 안 해
[흥미로운 음악]
테이크아웃도 안 해
아무것도 안 해
[경쾌한 음악]
[명인이 중국어로 말한다]
[중국어] 안녕하세요
[은동과 왕준의 당황한 신음]
(영구) [한국어] 예측 결과 95%의 높은 확률로
면이 퍼지기 전에 가져오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
최상의 품질을 위해 주방장님을 모셔 왔습니다
며, 명인이 어떻게 우리…
왜, 왜, 왜, 왜?
[중국어를 섞어 쓰며] 이 친구, 정말 부탁해요 간곡히 부탁을 해
[명인이 중국어로 말한다]
출장 요리 [중국어로 말한다]
마왕준 씨를 위해 기꺼이 오셨습니다
나, 나?
(명인) [중국어] 마 선생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왕준의 당황한 신음] [명인이 중국어로 말한다]
(명인) [한국어] 잘생겼어
[중국어] 앉으시죠
(은동) [한국어] 아, 아, 아, 앉으라나 보다, 앉으라고
(왕준) 아
[명인이 중국어로 말한다]
'닥터 알파고'
[명인이 중국어로 말한다]
[중국어를 섞어 쓰며] 마누라, 딸내미, 사인
[명인의 웃음]
명인께서 마왕준 씨의 작품을 단 한 개도 놓치지 않으셨고
(영구) 아내분과 따님이 마왕준 씨의 열렬한 팬이라고 하십니다
주, 중국 말도 할 줄 알아?
저는 전국 팔도 사투리를 포함하여
총 8개 국어가 지원됩니다
(왕준) 8, 8개 국어? [은동의 탄성]
(영구) [중국어] 두 분을 위해 짜장면 부탁드립니다
아, 짜장면요? 갑시다
[영구와 명인이 중국어로 말한다]
[명인이 중국어로 노래한다] [은동의 탄성]
[한국어] 쟤 물건이네, 물건이야
[씩씩댄다]
[불안한 한숨]
별일 없겠지?
아, 진짜 괜찮은 거겠지?
[다다의 불안한 한숨]
(다다) 아유, 미치겠네, 진짜
[한숨]
아니야, 아무래도 안 되겠어
가 봐야겠어
지부장님, 여기입니다
(다다) 누구세요?
(인혁) 예? 저희, 그…
(지석) 아, 아, 형사입니다
형사요?
(인혁) 맞습니다, 저희 형사입니다
강력계
[흥미진진한 음악]
[지석의 헛기침]
근데 무슨 일로?
아, 근처에서 발생한
개 도둑 사건을 조사 중인데
(지석) 아, 여기서 용의자가 목격됐다는 제보를 받고서
수사 중에 있습니다
개 도둑요?
(지석) 혹시 수상한 남자를 본 적이 없습니까?
아, 예를 들면 아, 옷차림이 특이하다든지
아, 아니면 특이한 행동을 한다든지
첫눈에 반할 만한 남자라든지
아니요, 그런 사람 본 적 없는데요
(지석) 아, 그러십니까?
(다다) 제가 이 동네 오래 살았는데 저희 동네 그런 일 없었거든요
근데 강력계에서 개 도둑도 잡아요?
(인혁) 네?
아, 그 개 도둑이
연쇄 살견마입니다
[익살스러운 음악] 예? 살견마요?
아, 아무튼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석) 가지
(인혁) 예
(지석) 왈왈!
[익살스러운 효과음]
[한숨]
[부드러운 효과음]
[감탄하는 숨소리]
맛있게 드셨습니까?
[밝은 음악]
(왕준) 당연히 맛있지
명인이 우리 집 주방에서 직접 만들어 줬는데
[감격한 목소리로] 인생 최고의 짜장면이었어
[중국어] 별거 아닙니다
[한국어] 혹시 더 시키실 일 있으십니까?
완벽해, 합격 [종이 땡땡 울리는 효과음]
(은동) 너 내일부터 정식 출근 해, 응?
알았지?
이의 없지? 없어, 없어
요거, 요거 우리 매니저용 회사 폰
내일부터 내가 수시로 연락할 거니까 너 재깍재깍 받아라
[살짝 웃는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은동의 흡족한 웃음]
그럼 저는 이만 명인 데려다드리고 오겠습니다
(명인) [중국어] 갑시다, 잠깐만요, 마 선생님
[한국어를 섞어 쓰며] 사인해 줘서 고맙습니다
전화하고 문자할 테니까 꼭 받아요
자, 갑시다
[명인이 중국어로 노래한다]
[은동의 감탄하는 숨소리]
[문이 철컥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한국어] 아니, 아, 뭐 저런 게 다 있어?
(은동) 그러게, 뭐 저런 게 다 있냐? 대단하다, 진짜
얼굴도 잘생겼는데 거기다 그냥 못하는 게 없어요 [익살스러운 음악]
생기긴 뭐가 생겨요? 내가 지금 병 생기게 생겼구먼, 지금
뭔 소리야? 딱 봐도 호감형인데, 어?
(은동) 게다가 그냥 적절한 백치미까지
[은동의 탄성] [왕준의 못마땅한 신음]
쟤 내가 봤을 때 그냥 매니저 인재가 아니야
잠깐 일시켰다가 계약서 딱 써 가지고 그냥
포스트 마왕준으로 빡
[새가 지저귄다]
[한숨]
안에서 대체 뭐 하는 거야?
도심 한가운데에 위치한 고급 빌라
[익살스러운 음악] (영구) 1인 가구, 동거인 없음
프라모델
게임기
만화책
다소 어린아이 같은 면이 있음
확실히 그런 면이 있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청결 상태 양호
[잔잔한 음악]
(영구) 소중한 7년의 추억
(왕준) 야
여기서 뭐 해?
누가 남의 물건에 마음대로 손대래?
[왕준의 비웃음]
(왕준) 야, 임시, 너 이게 뭔지 알아?
이거
다다가 직접 만들어 준 거야
만난 지 7년 기념으로
너 다다랑 만난 지 얼마나 됐어?
한 달도 안 됐지?
나랑 다다는 무려 7년이라고
그만큼 쌓인 추억들이 많다고
넌 없잖아, 그런 거?
하지만 전 인정받았습니다
뭐, 인정?
[반짝거리는 효과음]
(왕준) 뭐야, 이 스티커 쪼가리는?
[날렵한 효과음] 아닙니다
특별한 사람한테만 주는 겁니다
[웅장한 효과음] 이만큼 대단하고
(영구) 이만큼 좋은 투뿔
[소 울음 효과음] [왕준의 헛웃음]
[익살스러운 음악]
(왕준) 아이고
다다가 너 같은 애를 왜 만나고 있는지
나 정말 모르겠는데
한 가지 확실한 건 뭔지 아냐?
다다는 너 안 좋아해
그냥 지금 걔는
그냥 누가 필요한 거야, 옆에
상관없습니다
지금 여자 친구는
당신 옆이 아니라 내 옆에 있으니까요
뭐?
이게 진짜, 이씨
(왕준) 안 되겠다, 너
따라 나와
[영구의 어깨를 탁 친다]
[흥미진진한 음악]
[문이 드르륵 열린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왕준) 빨리 와, 빨리
(영구) 예
[익살스러운 효과음]
[영구가 인사한다]
(왕준) 야, 주무시잖아, 빨리 와
둘이 어디 가는 거야?
[익살스러운 음악]
(왕준) 열어!
[경쾌한 음악]
(왕준) 야, 임시, 웨이트 좀 하냐?
(영구) 해 본 적 없습니다
(왕준) 애송이네
야, 남잔 말이야
무조건 힘이거든, 힘, 응?
(트레이너) 어머, 왕준 씨, 이게 얼마 만이야?
(왕준) 네, 안녕하세요
(트레이너) 아유, 요즘 촬영 때문에 너무 정신없었죠?
아이, 그렇죠, 뭐
어유, 그래도 몸매는 여전한데?
[트레이너의 웃음] (왕준) 저야 뭐
하, 타고났으니까요
그럼 오늘도 늘 하던 EMS로 준비할게요
(왕준) 네
누구?
아
내 매니저예요
(왕준) 임시 매니저
(트레이너) 허, 진짜요?
어유, 난 너무 잘생겨서 소속사 후배인 줄 알았잖아요
[해맑은 웃음]
(왕준) 아니, 쌤
그런 빈말 하면 얘가 진짠 줄 알잖아요
아, 전 진심으로 한… [왕준의 헛기침]
(왕준) 그, 저 EMS 하기 전에 저기, 몸 좀 풀게요, 네
[흥미진진한 음악] [왕준의 힘주는 신음]
(왕준) 어디 한번 가볍게 몸 좀 풀어 볼까?
적정 무게 초과로 보입니다
다칠 위험이 있습니다
[왕준의 어이없는 한숨]
야, 야, 야
아이, 쫄기는
(왕준) 아, 있어, 그냥
내가 진짜 남자가 뭔지 보여 줄 테니까, 어?
(영구) 준비 운동을 충분히 하지 않았습니다
근육이 놀랄 수 있습니다
(왕준) 야, 나 마왕준이야
내가 지금까지 받은 PT만 몇 년인데, 어?
야, 너 그냥 나와, 나와, 구경이나 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야, 봐, 그냥, 어?
누워서, 어? 이렇게 딱 잡고, 어?
인마, 쯧
[바벨이 달그락거린다]
[힘주는 신음]
[왕준의 헛기침]
[숨을 후후 내뱉는다]
[긴장한 한숨]
[숨을 후 내뱉는다]
[힘주는 신음]
어, 됐어, 됐어
[왕준이 숨을 후후 내뱉는다]
[힘겨운 신음]
하나
둘…
[바벨이 달그락거린다]
둘…
[힘겨운 신음]
[익살스러운 음악] 야, 야, 임, 임시, 임시, 임시
(왕준) 야, 도, 도와줘, 도와줘, 도와줘
[다급한 목소리로] 빠, 빨리빨리 들어 줘, 빠, 빠, 빨리
도와줘, 도와줘, 도와줘
[왕준의 놀란 신음]
아, 죽을 뻔했어
아, 아파
[헛기침] [익살스러운 음악]
야, 이게
(왕준) 내가 쓰던 게 아닌가 봐, 이게
[옅은 웃음]
야, 임시
너 지금 비웃었냐?
그냥 본인에게 맞는
가벼운 운동이 좋을 거 같습니다
너 따라와, 진짜는 지금부터다 [경쾌한 음악]
[왕준이 씩씩거린다]
(트레이너) 마지막 하나
[왕준의 힘주는 신음]
그만 [왕준이 숨을 내뱉는다]
수고하셨습니다 [트레이너의 웃음]
우아, 진짜 자세가 너무 완벽한데요?
- (왕준) 그래요? - (트레이너) 역시 마왕준이야
[트레이너의 웃음]
이게 보기에는 쉬워 보여도
(왕준) 이 장치 달고 하면 몇 배는 힘들거든
무식하게 바벨 드는 거랑 차원이 다르지, 안 그래요?
네, 그렇죠
아, 이게 전기로 근육에 자극을 주니까 훨씬 힘들어요
야, 임시야, 한번 해 볼래?
전 괜찮습니다
왜, 자신 없어?
피트니스 센터?
갑자기 피트니스 센터는 왜 왔지?
[흥미로운 음악]
(왕준) 야, 임시
준비됐어?
예
(왕준) 저, 쌤
제일 어려운 거 시켜요 제일 어려운 거
(트레이너) 네?
(왕준) 어려운 거
(트레이너) 네
[트레이너의 헛기침]
(트레이너) 자, 이제 시작할까요?
[버튼 조작음] [전기가 지지직거린다]
[경고음이 울린다] (트레이너) 어머, 뭐야
어머, 이거 왜 이러는 거야?
[흥미진진한 음악]
[트레이너의 놀라는 신음] (왕준) 뭐야, 뭐야, 왜 이래?
야, 임시 [왕준의 놀라는 신음]
- (왕준) 야, 야, 야 - (트레이너) 어떡해
(왕준) 야, 야, 야, 야, 임시 정신 차려, 야, 야!
[놀라는 숨소리]
(다다) 뭐야?
(왕준) 야, 말 좀 해 봐, 야, 야, 야!
[트레이너의 초조한 신음] 정신 좀 차려 봐, 야!
(다다) 무슨 일이에요?
어떻게 된 거야?
[트레이너가 울먹인다]
(왕준) 엄다다
[로봇 전원음]
[다다와 왕준의 놀라는 신음]
(트레이너) 아, 119, 119 부를게요
(다다) 아, 아니요, 잠깐만요
괜찮아요, 금방 괜찮아질 거예요
야, 괜, 괜찮…
[다다의 걱정 섞인 한숨]
(다다) 저기요, 저기요
[한숨]
하, 이게 다 무슨 일이야?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왕준) 야, 엄다다
야, 진짜 괜찮은 거야, 어?
임시 왜 이러는 거야? 병원 안 가 봐도 되겠어?
(다다) 나가서 얘기하자
(왕준) 야
대체 무슨 일인데?
병원은 왜 안 가겠다는 건데? 감전일 수도 있는데
금방 괜찮아질 거야
그 난리 속에 기절을 했는데 괜찮다고?
아, 그러게 갑자기 애한테 EMS 같은 걸 왜 시켜?
아니, 난 그냥
매니저 첫날이라 같이 운동 온 거고
온 김에 그냥 한번 시켜 본 거야, 그냥
괴롭히려고 그런 건 아니고?
너 그런 거 좋아하잖아
그러는 넌?
여기 어떻게 알고 왔는데?
(왕준) 너 설마
저놈 걱정돼서 따라온 거냐, 지금?
야, 엄다다
너 진짜 저놈 좋아하냐?
[로봇 전원음] [흥미로운 음악]
(트레이너) 어머, 정신이 드세요?
어머, 어떡해, 괜찮으세요?
예, 전 괜찮습니다
저희 기계는 문제가 없어요
(트레이너) 혹시 어디 가서 감전됐다고 말씀하시면 안 돼요
예, 안심하십시오
아유, 감사합니다
잤냐?
뭐?
잤냐고, 둘이
[기가 찬 한숨]
말해
넌
넌 지금 그게 중요해?
그래, 난 그게 중요해
너 진짜
못됐다
(영구) 여자 친구
[잔잔한 음악]
(다다) 이제 괜찮아요?
(영구) 응, 나 괜찮아
걱정했구나, 미안
오늘은 더 이상 스케줄 없는 거 같은데
이만 퇴근해도 되겠습니까?
그래, 가
(영구) 여자 친구, 화 많이 났구나
나 잠깐 멈춘 거뿐이야
그러니까 화 풀어
내가 말했죠?
마왕준 매니저 같은 거 하지 말라고
아까 그 상황에서 나 아니었으면 어쩔 뻔했어요?
미안해
내가 그쪽 때문에 하루하루 수명이 줄어드는 기분이야
(다다) 넘버원인가 뭔가 하는 사람 문자에 속아 가지고
다시 데려오는 게 아니었는데
[다다의 한숨]
[잘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긴장되는 음악]
엄다다!
[왕준의 놀란 숨소리]
(왕준) 야, 야, 엄다다
괜찮아?
다다야, 다친 데 없어?
[흥미진진한 효과음]
[흥미진진한 효과음]
[긴장되는 효과음]
(남자) 너, 뭐야, 너?
[흥미진진한 효과음]
[남자의 비명]
[남자의 신음]
[남자의 겁먹은 신음]
경찰서로 가시죠
예, 가시죠, 가시죠
- (경찰1) 마왕준이지? - (경찰2) 예
[남자의 한숨]
[남자가 코를 훌쩍인다]
[긴장되는 음악] 너였냐, 꽃 상자?
네?
꽃, 꽃 상자요?
무슨 소리세요?
맞잖아 [왕준의 성난 숨소리]
그동안 나한테 꽃 상자 보낸 거
(왕준) 왜 그랬어?
(남자) 아, 몰라요, 그런 거!
난 그냥 화분 옮기려다 실수한 거예요
웃기지 마
그럼 왜 도망간 건데?
사람이 그렇게 무섭게 쫓아오는데
당연히 겁나서 도망가죠
아, 진짜예요
너 맞잖아
(남자) 어유, 어유
(왕준) 거짓말하지 마, 이 새끼야!
- (경찰3) 진정하세요, 진정하세요 - (경찰4) 진정하세요, 마왕준 씨
[왕준의 성난 숨소리] (경찰4) 진정하세요
(왕준) 다다야
너 진짜 괜찮아?
어, 괜찮아
나 먼저 갈게
(은동) 야, 야, 야, 왕준아
무슨 일이야? 테러라니, 응?
너 괜찮은 거야? 괜찮아?
아니, 그러게 네가 거기서 왜 나서?
별일 아니에요, 신경 쓰지 마요
아니, 뭐가 별거 아니야?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응?
그냥 안에 들어가서 조용히 해결 봐요
일 크게 만들지 말고
아니, 그래도!
내 차, 차 어디 있어요?
차? 저, 저 앞에
[왕준이 차 키를 달그락 받는다]
조용히 해결 봐요, 그냥
(은동) 어?
야, 너…
(왕준) 그거 자극적이라서 다다한테 안 맞아
[차 문을 달각 연다]
(영구) 여자 친구
약 사 왔어
(다다) 고마워요
손목은 괜찮아?
그냥 접질린 거예요, 괜찮아요
그런데 아까 그 남자는 여자 친구한테 왜 그런 거래?
실수였대요
실수?
네
[다다가 비닐봉지를 바스락거린다]
(다다) 어? 나 이것만 쓰는데
어떻게 알았어요?
이런 것도 기능에 다 있는 건가?
아…
마왕준 씨가 줬어
[애잔한 음악]
왜 그래?
어제 밤새 작업했더니 어깨가 좀 결려 가지고
나 이것 좀 붙여 줘
어휴, 진짜, 쯧
(왕준) 아휴
[기가 찬 숨소리]
뽀삐야, 너라도 붙여 줄래?
[다다의 기가 찬 웃음]
둘 다 진짜 왜 저래? 쯧
(왕준) 야, 이걸로 해
뭐야?
야, 저번에 보니까 너 이거 붙이면 뻘겋게 부어오르더구먼
(왕준) 줘
이런 거 붙이지 마, 이제
[왕준이 파스를 툭 던진다]
뭐야, 어떻게 알았대?
야, 내가 안 보고 있는 거 같지?
다 본다, 어?
[다다의 애교 섞인 신음]
아, 야, 이거보다 더 좋은 거 있어
뭔데? [왕준이 스프레이 파스를 탁 놓는다]
짜잔
[다다의 애교 섞인 탄성]
(왕준) 씁, 자, 어디 한번 돌아보세요
자, 손님, 어디가 불편하시죠?
(다다) 자, 해 보아라
(왕준) 자, 들어갑니다
(다다) 오, 아유
(왕준) 어? 손님, 좀 많이 뭉치신 거 같은데 [다다의 웃음]
(다다) 어유, 어유, 너무 좋은데?
(왕준) 이거는 손으로 될 게 아니라 이렇게 팔꿈치로…
[다다의 비명과 웃음]
[왕준의 힘주는 신음]
(다다) 아파, 아파!
[쓴웃음]
[착잡한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네, 누구세요?
(협박범) [변조된 목소리로] 많이 놀랐어?
[긴장되는 음악]
너 대체 어떤 새끼야!
(협박범) 그러게 왜 말을 안 듣고 계속 붙어 있어?
엄다다 죽을 뻔했잖아
화분 던진 그 새끼랑 무슨 관계야?
걘 그냥 시키는 대로 한 거야 아무것도 몰라
[한숨] 너 원하는 게 뭔데?
(협박범) 원하는 거?
그동안 수도 없이 말했잖아
네가 지금 뭔가 착각하고 있나 본데
나는 하나도 겁 안 나, 왠 줄 알아?
당당하게 내 앞에 나타나지도 못하고
이렇게 자꾸 뒤로 숨는 거
너도 분명히 뭔가 켕기는 게 있다는 거거든
사진을 뿌리든 동영상을 뿌리든 네 마음대로 해
나도 가만있지 않을 거니까
(협박범) 정말 괜찮겠어?
위험한 건 엄다다 그년일 텐데
걔랑은 이미 끝난 사이야 다다 건드리지 마
(협박범) 거짓말하지 마
내가 모를 줄 알아?
행동 똑바로 해
네가 나대면 나댈수록 다치는 건
엄다다 그년일 테니까
[통화 종료음] 야…
[성난 숨소리]
[한숨]
여자 친구
나 부탁이 하나 있는데
뭔데요?
나 이력서가 필요한데 여자 친구가 도와줄 수 있어?
이력서요?
내일까지 이력서를 작성해 오라는데
난 인간이 아니니까
여자 친구가 도와줬으면 해
(다다) 아니, 오늘 그 난리를 겪고도 기어이 해야겠어요?
마왕준 매니저를?
응
난 여자 친구에게 떳떳한 남자 친구가 될 거니까
굳이 이 일 아니어도 다른 일 많잖아요
다시 생각해 봐요, 예?
[부드러운 음악]
[한숨]
좋아요
[탁자를 탁 친다]
[다다의 한숨] (다다) 여기 어디 있었던 거 같은데, 이력서가
[쓸쓸한 음악]
바다는 어떤 곳이야?
(다다) 어? 찾았다
뭐라고요?
뭐 해요? 빨리 이력서 써요
응
(다다) 자, 이제 한번 써 봅시다
(영구) 근데 여자 친구, 손 괜찮아?
(다다) 오른손은 괜찮습니다
이름, 영구
[발랄한 음악] 영문 이름
'Young-gu'
생년월일, 쯧, 나랑 동갑으로 할까?
90…
[다다가 살짝 웃는다]
95년생
생일
(영구) 내 생일?
(다다) 그러니까 태어난 날 처음으로 눈 뜬 날요
처음으로 눈 뜬 날이면
당연히 여자 친구랑 처음 만난 날이지
(다다) 음, 뭐야, 부담스럽게
95년생, 7월 20일
주소,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가족 사항은…
난 가족 없는데
(다다) 왜요? 그쪽도 있잖아요
누구?
아이, 뭐, 가족이 별건가?
만들고 애정 주면 다 가족이지
그 남보원 씨인가 뭔가 하는 사람이 그쪽 만들었다면서요?
그럼 가족이나 마찬가지인 거지, 뭐
형은 아니고
삼촌쯤 되겠다
삼촌
[다다의 생각하는 숨소리]
여기서부터가 문제네
학력
난 학교를 다녀 본 적은 없지만
내 지식과 지능은 인간 평균 이상이야
[다다의 난감한 한숨]
어디 아무도 모르는 데 어디 없나?
[다다의 생각하는 숨소리]
(다다) 룩셈부르크
왕립 산업 대학
신소재 공학과
경력은 없을 거고
자격증 및 특기 사항
여자 친구 난 최대 시속 120km로 달릴 수 있고
하중은 1톤까지 견딜 수 있어
[다다의 어색한 웃음]
(다다)
자기소개는?
자기소개?
내 자기는 여자 친구잖아?
(영구) 그러면 여기 여자 친구를 소개하면 되는 거야?
이건 내가 할 수 있겠다, 그렇지?
아, 그 자기가 아니거든요
그러면?
쯧, 아이, 됐다
[이력서를 사락거리며] 뭐, 대충 생략하면 되겠지, 뭐
[다다의 생각하는 숨소리]
아, 자, 어때요?
(영구) 이력서가 생기니까
나 진짜 사람 된 거 같다
생년월일, 가족, 학력
고마워, 여자 친구
날 사람으로 만들어 줘서
아이, 뭐, 거창한 것도 아니고
이런 종이 쪼가리 하나에 너무 좋아하지 좀 마요
매번 별것도 아닌 걸로
난 여자 친구랑 관련된 건 다 소중해
정말 고마워
난 별로 해 준 것도 없는데
그쪽은 매번 고마워만 하네요
여자 친구가 나에게 화를 내도
다른 곳을 보고 있어도
내가 여자 친구를 바라보면 되니까
(영구) 내가
사랑을 주기만 하면 되니까
그게
내가 태어난 이유야, 여자 친구
[휴대전화 진동음]
여보세요?
다다야, 너 다쳤다며?
아, 언니도 들었구나
별일 아니야
[안도하는 한숨]
내가 얼마나 놀랐는데
왕준이는, 같이 있어?
아니
뭐야, 너희 아직도 못 푼 거야?
설마 했는데 너희 그날 진짜 못 만났구나?
그날?
(웅) 왕준이 너 기다리다가
내가 사고 나는 바람에 병원으로 급하게 왔거든
너 만난다고 다시 돌아갔는데
결국 못 만났구나
[애잔한 음악]
(왕준) 어, 다다야, 미안해
(왕준) 급한 일이 생기는 바람에
여웅 누나가…
(다다) 미안해할 필요 없는데
나 안 갔다고
뭐?
(다다) 그리고 앞으로도 너한테 갈 일 없어
다다야
(다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바보 같았는지
이제 확실히 알았거든
앞으론 현장에서도 최대한 마주치는 일 없었으면 좋겠다
나 그만 끊을게
[통화 종료음]
[한숨]
[노크 소리가 들린다]
(영구) 여자 친구
괜찮아?
[한숨]
(왕준) 나랑 다다는 무려 7년이라고
그만큼 쌓인 추억들이 많다고
넌 없잖아, 그런 거?
[감성적인 음악]
(보원) 네가 제일 좋아하던 책이잖아
대신 넌 이렇게 되면 안 돼
알았지?
(다다) 왕준아
[윙윙 소리가 난다]
[영구가 살짝 웃는다] 여자 친구, 일어났어?
[다다의 한숨]
여기가 어디예요?
여자 친구랑 바다가 보고 싶어서 내가 데리고 왔어
깨우려고 했는데 너무 곤히 자고 있길래
아니… [한숨]
갑자기 웬 바다예요?
[영구의 옅은 한숨]
궁금했거든
사랑하는 사람들이 바다에 가는 이유
바다가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었구나
나 진짜 바다는 처음이야
근데 그 처음이 여자 친구랑 함께여서 너무 좋아
여자 친구, 우리 같이 걸을까?
산책도 하고 모래성도 짓고 사진도 찍자
(영구) 나도 여자 친구랑 추억이라는 거 만들고 싶어
아니, 잠깐만, 일단은…
(영구) 여자 친구
이제 나 좀 봐 주면 안 돼?
나
사랑받고 싶어졌어 [감성적인 음악]
(영구) 내 불도저 같은 매력 맘에 들어?
[쪽 뽀뽀한다]
- (다다) 지워야겠다 - (영구) 안 돼
(영구)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여자 친구한테 사랑받을 거라고
(다다) 스위치 꺼 버릴 거예요
여자 친구 있어요?
아니요, 없습니다
(왕준) 걔는 여자 친구 없대? 네 남자 친구라며?
그동안 너도 없었잖아
(영구) 여자 친구
(왕준) 네가 아무리 날고 기어 봤자 넌 날 절대 못 이겨
다다는 나랑 함께한 추억들 절대 못 버리거든
진짜 남자 친구는 여자 친구를 아프게 하지 않습니다
(영구) 마왕준 씨 만나고 나면
여자 친구는 항상 그런 얼굴이니까
(영구) 내가 어떻게 하면 사랑받을 수 있을까?
마음에 들어?
이렇게 여자 친구랑 함께하는 1분 1초가
다 소중한 추억이 되는 거잖아
.절대 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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