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그이 8
(영구) 여자 친구 [차분한 음악]
이제 나 좀 봐 주면 안 돼?
나
사랑받고 싶어졌어
아니…
무슨 말이에요, 갑자기?
나도 모르겠어, 내가 왜 이러는지
사랑은 주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여자 친구가 다른 곳을 보고 있으면
자꾸 이상한 기분이 들어 오류가 생긴 것처럼
[한숨 쉬며] 여자 친구
나 이제 사랑받고 싶어졌어, 아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나 사랑받을 거야
그러니까 여자 친구도 내 마음 피하지 마
잠깐만
나 출근해야 되는데
지금 몇 시예요?
여기는 어디예요?
인천?
여기 동해야, 여자 친구
- 동해요? - (영구) 응
[경쾌한 음악] 아, 미쳤어요, 진짜!
빨리 와요
(다다) 빨리 와요!
(영구) 모래성…
우리 모래성 쌓아야 되는데…
(영구) 그러니까 오늘부터 우리의 정식판이 시작됐다는 거야
내가 주는 사랑을 받기만 하면 돼
(영구) 난 그러기 위해서 태어난 연인용 로봇이니까
[발랄한 효과음]
[웃음]
앞에 봐요, 앞에
(왕준) 아, 줘, 줘
누나 진짜 괜찮아?
다 낫지도 않은 것 같은데
뭘 벌써 퇴원을 한다고, 진짜
[웅의 한숨]
병원 답답해서 너무 싫어
차라리 집에 가서 그냥 편하게 쉴래
[왕준의 한숨] (웅) 이야, 내가 살다 살다
마왕준이 운전하는 차를 다 타 본다
(왕준) 영광인 줄 알아
(웅) 으이그, 허세는, 씨
[왕준이 피식 웃는다]
야, 너 다다한테 얘기 못 했다며?
(왕준) 응
(웅) 어쩌려고 그러냐
다다한테 얘기 안 할 거야?
나 때문에 다다가 다칠 뻔했어
그냥 당분간 다다한테서 좀 멀어지려고
나 때문에 또 위험해지면 안 되니까
[한숨]
나도 모르겠다, 쯧, 오늘 리딩 있다며?
(왕준) 응, 이따 오후에
(웅) 임시 매니저는? 대표님은 구했다던데, 누구야?
[난감한 웃음]
- 아, 몰라도 돼 - (웅) 왜?
누나가 알면 또 찌질하다고 욕할 거야
알려고 하지 마, 그냥, 쯧
[자동차 시동음]
(영구) [한숨 쉬며] 여자 친구
얼른 들어가 봐, 늦지는 않겠지?
네, 그쪽은요?
난 바로 출근하려고
다행히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겠어
그럼 저 먼저 들어가 볼게요
[다다가 안전벨트를 달칵 푼다]
(다다) 아, 렌터카 반납하는 거 잊지 말고요
(영구) 응
[발랄한 음악]
[의아한 숨소리]
아휴, 대체 뭐야?
아니, 사랑을 주기만 한다더니
갑자기 받고 싶다고?
아, 혹시
"크로노스 헤븐"
(다다)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모드가 있는 건가?
[패드 작동음]
[안내 음성] 궁금한 점을 물어보세요
사랑받고 싶어 하는
모드가 있나요?
[안내 음성] 그런 모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발랄한 음악]
뭐야
그럼 대체 갑자기 왜 저러는 건데?
[한숨]
[놀란 신음]
아휴, 나 늦었어, 씨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열린다]
야, 왜 이제 와?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왕준) 내가 오늘 대본 리딩이니까 12시까지 오라 했지?
(영구) 지금 12시입니다
[익살스러운 음악]
[왕준의 헛기침]
(왕준) 야, 누, 누가 정시에 움직여? 적어도 30분 전에 와야지
스케줄 시간 30분 전
입력하겠습니다
야, 됐고, 따라 나와, 시간 없어
(왕준) 아
야, 근데 다다 손목은 좀 괜찮냐?
뭐, 왜?
업무랑은 상관없는 이야기입니다
(영구) 앞으로 업무와 상관없는 이야기는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왕준) 뭐?
[도어 록 작동음] 야, 야!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잠깐만 기다려 봐, 모니터 좀 하고
(TV 속 리포터) 놀라지 마시기 바랍니다
'여고생들에게 사랑받는 남자 연예인 1위'
'여대생들에게 사랑받는 남자 연예인 1위'
'직장인들에게 사랑받는 남자 연예인 1위'
[TV 소리가 계속 흘러나온다] [피식 웃는다]
아, 뭐, 다 1위야
(TV 속 리포터) 1위에 우리
마왕준 씨가 선정이 되셨습니다! [왕준이 피식 웃는다]
웬일이야, 웬일이야
마왕준 씨는 [TV 소리가 계속 흘러나온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군요
이런 말 내 입으로 하긴 좀 그런데
여자들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날 좀 좋아해
[왕준이 피식 웃는다] - 어떻게 하면 됩니까? - (왕준) 뭐?
어떻게 하면 사랑받을 수 있습니까? [잔잔한 음악]
왜?
다다가 너 사랑 안 한대?
그건 아닙니다
아니긴
(왕준) 씁, 가만 보면 다다가 좀 눈이 높아, 응
아, 뭐, 그러니까 날 만난 거겠지만
아, 어쨌든
그런 건 알려 준다고 되는 게 아니야
그리고 타고나는 것도 무시 못 한다, 너
포기해, 그냥
난 먼저 올라갈 테니까 너 주차하고 올라와
(왕준) 아휴
(TV 속 리포터) 마왕준
대한민국 팬에게 사랑받는 비결 베스트 3!
준비해 봤습니다
[TV 속 리포터의 환호성]
자, 먼저 첫 번째, 궁금하시죠?
[놀라며] '불도저 같은 매력'
'불도저 같은 매력'?
(TV 속 리포터) 어떠세요 본인한테 이런 매력이 좀 있나요?
(TV 속 왕준) 글쎄요, 저는 솔직히 잘 모르겠는데
(규리) 아, 시즌1 끝나고 겨우 쉬나 했더니
이렇게 바로 시즌2에 들어가다니
(진) 아하! 일이 언제 들어올지도 모르는데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죠
하하, 가자!
(규리) 그건 그래
[규리의 놀란 신음]
저기 그림 온다
[흥미진진한 음악]
[규리의 감탄]
[스태프들이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싸늘한 효과음]
(규리) 아, 내 남자 마왕준
원래 찬바람 쌩쌩 부는 건 알았지만
오늘은 아주 그냥 한파 수준인데?
무슨 일 있나?
(루비) 응? 헤이, 모두들 안녕
[루비의 새침한 신음]
(영구) 아, 예, 안녕하세요
- (지민) 새로 오신 매니저분이시죠? - (영구) 네, 맞습니다 [진의 놀란 신음]
(진) 저 사람 누나 사촌 동생 아니에요?
[영구와 지민이 대화한다] (규리) 그러네
[규리의 놀란 신음]
설마 나, 나, 나, 나, 나 보러? 어떡해
아니, 얼마 전에 취직했어
마왕준 매니저로
(규리) 뭐?
아, 진짜 미치겠네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이야, 진짜
삼각관계…
운명의 장난, 진짜
내 심장이 하나인 게 너무 슬프다
[규리의 옅은 신음] (진) 안녕하세요
(규리) 우리 자주 만나는 거 같은 건 나만의 느낌이겠죠?
(영구) 네
[익살스러운 효과음] [진의 웃음]
(진) 누나만의 느낌이야
사랑해 [익살스러운 효과음]
[규리의 놀란 신음] [흥미진진한 음악]
뭐라고요? 아니…
뭐, 뭐라고, 동생아?
사랑한다고, 여자 친…
(다다) [다급한 목소리로] 아, 아, 아, 아, 아
[어색한 웃음]
얘가 외국에서 오래 살다 와서 표현이 좀 세
룩셈부르크, 룩셈부르크 거기서 왔다, 룩셈부르크
타지에서 혼자 외롭게 생활해서 그런지 애정 결핍이 생겼는지
사랑한다는 소리를 그렇게 많이 하더라고 [규리의 탄성]
- (진) 아, 외국 스타일, 뱀! - (규리) 애정 결핍
[작은 목소리로] 왜 그래요, 진짜, 미쳤어요?
[발랄한 음악] 내가 말했잖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여자 친구한테 사랑받을 거라고
(영구) 어땠어?
내 불도저 같은 매력, 마음에 들어?
불도저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손뼉을 딱 치며] 빨리 들어가요, 빨리
- 어? - (다다) 빨리 들어가요, 빨리 들어가
우리도 빨리 들어가자, 시작하겠다
- (진) 네 - (규리) 그래
- (진) 정신 차려요, 들어가 - (규리) 내 스타일이야, 저 애정 결핍
(감독) '그때 들어오는 알파'
'그 기척에 힘겹게 눈 뜨는 유리'
'알파, 발견하고 벌떡 일어나 앉는' 유리, 대사
(루비) '당신'…
(감독) '갑작스레 일어난 유리에 자기도 모르게 돌아서는 알파'
유리, 대사
(루비) '역시 당신이었어'
'도대체 그동안 어디 있었던 거예요?'
(왕준) '많이 다쳤군'
'일단 병원으로'
(루비) '다들 죽었다고 하는데 난 믿을 수가 없었어'
'그래서 혼자 매일 생각하고'
'안 잊으려고' [흥미진진한 음악]
(감독) '하다가 울음이 터지는'
(루비) [울먹이며] '정말로 사라진 줄 알았다고'
(감독) '아, 유리 답답하다'
(루비) '나 좀 봐 봐요 얼굴도 안 보여 줄 거예요?'
(감독) '계속 돌아선 채 있는 알파'
(왕준) '장 박사님이 오시면 안전한 병원으로 옮겨 줄 거야'
(감독) '알파, 돌아선 채 걸어서 나가려 하면' 유리, 대사
(루비) '당신도 의사잖아'
[익살스러운 효과음] (왕준) '의사'
'였었지' [익살스러운 효과음]
(감독) [책상을 톡톡 두드리며] 잠깐만, 아…
- (감독) 야, 루비야, 그, 음… - (루비) 네?
(감독) 이거 좀 내, 내리면 안 되겠니? [익살스러운 효과음]
(루비) 아, 너무 몰입했죠, 감독님? 아휴
(감독) 야, 너 메인이잖아 메인이면 좀 눌러서 해야지
(루비) 감정 너무 올라와서 못 내려요
[흥미진진한 음악]
(감독) 아휴, 알았어, 자, 다음 거 갈게
[감독의 헛기침]
'알파, 다시 걸어 나가려 하고'
'유리 벌떡 일어나 알파의 오른쪽 팔 휙 잡아서 돌리는'
'유리, 뭔가 이상한 느낌에 팔을 보면'
'수리가 덜 되어 기계인 내부가 드러난 팔'
(조감독) 네, 그럼 10분 휴식하고 이어서 2화 리딩 준비하겠습니다
[힘겨운 숨소리]
- (진) 어, 왜, 왜, 왜, 왜, 왜? - (규리) 어?
(진) 누나 왜 그래요, 왜, 왜, 왜, 왜? [다다의 한숨]
어, 어떡해
누나 한 시간 만에 완전 늙었다
(규리) 야, 엄따, 좀 쉬엄쉬엄해
그, 스트레스가 노화의 주범이잖아
(진) 그래요, 맞아요 좀 쉬엄쉬엄하고 그래요
(규리) 아유, 아유, 진짜
[진의 당황한 신음] (규리) 에이
(다다) 아유, 진짜, 칠칠찮게 [규리의 못마땅한 신음]
(진) 헬프 미, 헬프 미, 헬프 미
헬프 미, 헬프 미, 어, 생큐, 생큐, 음
[규리의 못마땅한 신음] - (진) 생큐, 생큐, 감사합니다 - (다다) 아, 됐어, 됐어
[부드러운 음악] (진) 아, 코에 들어간 것 같아
[진의 힘겨운 신음] - (다다) 아유, 정말 - (진) 아, 여, 여기도…
(TV 속 리포터) 사랑받는 비결, 두 번째는요?
바로 '모성애 자극'
사실 좀 덜렁거릴 때가 많아요
[리포터의 탄성] 그래서 그런 걸 좀 이제 좀
[흥미로운 음악] 잘 챙겨 주고 싶어 하시는 것 같은데
(진) 다 됐나? 완전 많은데
- (영구) 나도 물 - (진) 어?
(영구) 어? 아…
[영구의 가쁜 숨소리]
흘렸다
[영구가 물통을 툭 내려놓는다] (규리) 식스 팩…
[규리의 탄성]
아, 뭐 하는 거예요!
아니, 아, 뭐 하는 거야!
나도 닦아 줘
얼른 닦아 줘, 얼른!
- 따라와요 - (규리) 어유, 야
- (영구) 얼른… - (다다) 따라와요
- (진) 왓? - (규리) 봤냐?
(규리) 이 식스 팩?
[다다의 한숨]
아이, 오늘 진짜 왜 이래요?
(다다) 새벽부터 바닷가를 끌고 가질 않나
갑자기 사랑받고 싶다고 하질 않나
아, 사람들 앞에서 왜 자꾸 안 하던 짓을 하는 건데요?
뭐, 어디, 어디 고장 났어요?
여자 친구는
왜 다른 남자들한테만 친절해?
[익살스러운 음악]
지금 질투하는 거예요?
질투?
나는 그런 거 입력돼 있지 않아
(영구) 하지만 이상해
여자 친구가 다른 남자랑 있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
알았으니까 좀 진정하고요
[한숨 쉬며] 아니
아니, 진짜 이러다가 사람들한테 들킨다니까요?
여자 친구는
[애잔한 음악]
내가 창피하구나
숨기고 싶어?
아니, 그런 게 아니라
(TV 속 리포터) 그럼 마지막 세 번째 사랑받는 비결은요? 바로
[놀라며] '박력과 패기'
한번 목표를 잡으면
좀 뚝심 있게 밀고 나가는 그런 성격이에요
[흥미진진한 음악] 알겠어
이제 안 그럴게
대신
[다다의 당황한 신음]
- 나 뽀뽀해 줘 - (다다) 예?
(다다) [작은 목소리로] 내가 그쪽한테 뽀뽀를 왜 해요?
안 해 주면
(영구) 저기 많은 사람들 앞에서 큰 소리로 여자 친구라고 외칠 거야
[다다의 어이없는 웃음]
지금 협박하는 거예요?
아니
이건 박력과
[강조되는 효과음]
패기야
무슨 소리 하는 거예요, 지금?
(다다) [한숨 쉬며] 놔요, 빨리 놔요!
이러다 사람들 온다고요!
나와, 나와
[흥미진진한 음악] [다다의 다급한 숨소리]
[다다가 씩씩거린다]
약속 지켜요
집에 가서 보자
다 했다, 다 했다
[한숨]
[툭 소리가 난다]
[긴장되는 음악]
[종이 뎅 울리는 효과음]
(다다) 유, 유진아…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진) 두 사람
지금 뭐 하는 거예요?
[발랄한 음악]
(다다) 유진아, 그, 그게 아니라… [진의 기겁하는 신음]
(진) 둘이 혹시 뭐 그, 그, 금단의 사랑 뭐, 그런 거예요?
- 아니, 아니 - (진) 아, 아니, 괜찮아, 괜찮아
(진) 괜찮아, 괜찮아요, 전 이해해요
몇 번 봤어요, 애니에서 그럴 수도 있지
아니야, 진정, 진정, 진정하고 [진의 놀란 숨소리]
영구 씨 내 사촌 동생 아니야
그럼 뭔데요? 나한테 사촌 동생이라 그랬잖아요
(진) 그럼 진짜 남자 친구예요?
어, 그게, 어
아이, 누나, 확실하게 얘기해요
어, 어! 어, 어
- (진) 진짜죠? - (다다) 어, 어
(진) 아, 진짜 식겁했네, 아니, 근데 왜…
[작은 목소리로] 나하고 규리 누나까지 속이고 그래요 서운하게
(다다) [한숨 쉬며] 진짜 미안해
사정이 좀 있어서 그랬어
그래서 말인데 당분간
사람들한테는 좀 비밀로 해 줄래?
아이, 뭐, 쯧, 아, 알겠어요
근데 누나 7년 사귄 남친 있댔잖아요
[진의 놀라는 신음]
(진) 아, 그럼 이분이 그분?
[경쾌한 음악] 우아, 진짜 대박
아니, 그러면은 몇 살 때부터 만난 거예요?
중학생 때부터 만났나? 아…
[진의 웃음]
(다다) 어쨌든 유진아
어쨌든 꼭 비밀 지켜 줘야 돼, 알았지?
[직 지퍼 닫는 효과음]
(진) 예스, 서, 쉬는 시간 끝나 가니까 얼른 나와요, 누나
뽀뽀는 적당히 하시고요
[웃으며] 꽁냥꽁냥
[영구의 웃음] [발랄한 음악]
(다다) 웃어?
(영구) 미안해, 여자 친구
나 때문에 곤란해졌네
한 번만 더 이러면
확 스위치 꺼 버릴 거예요
웃어?
- (영구) 아이, 나 안, 안 웃었다니까 - (다다) 다 봤거든요
(다다) 아휴, 입술 이것 좀 지워요 [잔잔한 음악]
(영구) 어! 안 돼
안 지우면 어떻게 할 건데요?
- 광고할 것도 아니고 - (영구) 싫어
- (다다) 내, 내요, 내, 내! - (영구) 아, 싫어!
(다다) 내, 진짜 [영구의 못마땅한 숨소리]
[한숨]
(규리) 시즌2 리딩이 끝나니까 드디어
시즌2 하는 게 실감이 나네, 그렇지?
야, 너 왜 이렇게 피곤해해?
[웃으며] 아니야
(규리) 야, 오늘, 어? 다 같이 전체 리딩도 끝났고
회식한다 그러는데 갈래?
어떻게, 가 갖고 치맥에 그냥 맥주에, 카, 그냥 [진이 호응한다]
(규리) 스트레스를 그냥, 카, 그냥, 카…
왕준 씨, 수고하셨어요
알파고 짱, 왕준 씨 짱!
회식 가시죠?
(왕준) 아, 예, 뭐
(규리) 회식 때 얘기 많이 해요, 많이, 많이
[쓸쓸한 음악]
영구 씨, 안녕
(왕준) 야, 임시
안 가?
(규리) 야, 빨리, 빨리 가자, 빨리 가자
(진) 누나, 갈 거죠, 갈 거죠? 갈 거죠? [규리가 재촉한다]
어휴, 난 안 갈래
- (진) 아, 왜요! - (규리) 아, 왜?
(감독) 참석 안 하면 벌금이다
[규리가 손가락을 탁 튀긴다] (다다) 예, 알겠습니다
[밝은 음악] (루비) 감독님, 오늘 회식 어디로 가요?
(조감독) 뮌헨 호프집요
(루비) 아휴, 돈 좀 써요, 감독님
(감독) 아이고, 맥주 왔다, 맥주 왔어
예, 감사합니다, 예
예, 거기 두시면 돼요, 고맙습니다, 예 자, 왕준 씨
자, 시즌2 파이팅 하는 의미에서 건배 한번 합시다
[왕준이 호응한다] - (루비) 건배 - (감독) 자, 건배
[왕준이 술병을 탁 내려놓는다]
(왕준) 파이팅 하시고, 아이고
(감독) 아니, 왕준 씨, 어디 가?
[작은 목소리로] 다른 데 좀 봐요
[규리의 놀란 신음] [조감독의 환호성]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성]
- (규리) 마왕준, 마왕준, 마왕준! - (진) 마왕준, 마왕준!
(규리) 다 같이 왕준 씨 왔으니까 어떻게 맥주 한 잔 할까요?
- (진) 오케이, 건배! - (규리) 짠!
(규리) 아,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게 할 거야 [진이 흥얼거린다]
저는 맥주 안 먹습니다 다이어트 때문에
(규리) 아…
[웃으며] 다이어트
어, 그럼 어떻게, 치킨으로 짠 할까요?
- (진) 치킨이지 - (규리) 치킨?
6시 이후에 먹는 음식은 전부 다 살로 갑니다
(왕준) 특히 기름에 튀긴 음식은 더더욱
(규리) 아…
[작은 목소리로] 그만 좀 봐요
(진) 누나, 어디 가, 어디 가, 어디 가?
(규리) 영구 씨
우리 여러 번 봤는데
이렇게 제대로 인사하는 건 오늘이 처음이네요?
저는 다다의 절친, 백규리라고 해요
[반짝이는 효과음]
(영구) 네
(규리) 나 영구 씨한테 궁금한 거 있는데
혹시
여자 친구 있어요?
[다다의 헛기침]
[익살스러운 효과음]
[한숨 쉬며] 아니요, 없습니다
[규리의 탄성]
(규리) 나도 남자 친구 없는데
대박 사건!
아, 어떡해
(진) 누나, 그만하고 일로 와요, 다시
[규리의 헛기침]
(왕준) 너한테 그런 사촌 동생이 있는 줄 몰랐네
[애잔한 음악]
근데 왜 걔는 여자 친구 없대?
네 남자 친구라며?
그동안 너도 없었잖아
여자 친구
마왕준
너 나한테 저녁 먹자고 한 날
하려던 말 뭐였어?
(왕준) 너 원하는 게 뭔데?
걔랑 나 끝난 사이야 다다는 건드리지 마
(협박범) [변조된 목소리로] 행동 똑바로 해
네가 나대면 나댈수록 다치는 건
엄다다 그년일 테니까
[무거운 효과음]
[한숨 쉬며] 몰라, 기억 안 나
[다다가 숨을 들이켠다]
(다다) 그래, 그렇겠지
나 혼자 또 착각했나 보다
다다야
(영구) 여자 친구
[왕준의 한숨]
[왕준의 헛기침]
괜찮아?
네, 괜찮아요
술기운이 좀 올라와 가지고
그만 집으로 가자
(왕준) 야, 임시, 어디 가?
넌 내 매니저야
네가 지금 챙겨야 될 건 나라고 엄다다가 아니라
제가 마왕준 씨 매니저라도
제 첫 번째는 무조건 여자 친구입니다
뭐? [다다의 한숨]
나 혼자 갈 수 있어요
마왕준 씨 데려다주세요
- 하지만… - (다다) 난 유진이도 있고
규리 언니도 있으니까
[잔잔한 음악]
얼른 가 봐요
(다다) 우아, 유람선 진짜 예쁘다
[왕준이 피식 웃는다] [왕준이 입소리를 쩝 낸다]
저래 보여도 막상 타면 아무것도 없어, 시시해
너 언제 타 봤어?
아, 촬영 때문에
(다다) 치, 나도 한번 타 보고 싶다
나 물 냄새 좋아하잖아
우리 다음에 한번 타 볼까?
저런 걸 뭐 하러 타, 시시하게
(왕준) 쯧, 밥이나 먹으러 가자
재밌었냐?
유람선
모릅니다, 안 타 봤습니다
뭐?
너 그때 다다랑 같이 뱃놀이했다며?
한강 안 갔어?
갔었는데
여자 친구가 급한 일이 생기는 바람에 유람선은 못 탔습니다
급한 일?
(다다) 미안해할 필요 없는데
나 안 갔다고
그리고 앞으로도 너한테 갈 일 없어
(왕준) 저, 다다야
(다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바보 같았는지
이제 확실히 알았거든
[한숨]
왔었구나, 그날
[한숨]
왔었어
[왕준의 한숨]
[영구가 안전벨트를 달칵 푼다]
(왕준) 야, 임시
자
내일 아침에 다다 챙겨 줘
걔 술 먹은 다음 날 꼭 그거 찾으니까
[차 문이 탁 닫힌다]
(영구) 아니요
괜찮습니다 제 여자 친구는 제가 챙기겠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거 주지 마십시오 [쓸쓸한 음악]
[헛웃음]
[왕준의 한숨]
야, 임시야
네가 아무리 날고 기어 봤자 넌 날 절대 못 이겨, 왠 줄 알아?
다다는
나랑 함께한 추억들 절대 못 버리거든
결국 다다는 나한테 돌아올 거야
내가 꼭 그렇게 만들 거니까
진짜 남자 친구는
여자 친구를 아프게 하지 않습니다
(왕준) 뭐?
(영구) 전에 말씀하신 이력서입니다
그럼 전 이만 퇴근하겠습니다
[한숨]
여자 친구
(영구) 나 다녀왔어
속상한 일 있어, 여자 친구?
으음, 아니요
그냥 잠이 좀 안 와서
마왕준 씨 때문이야?
마왕준 씨 만나고 나면
여자 친구는 항상 그런 얼굴이니까
[애잔한 음악]
[옅은 웃음]
(영구) 여자 친구는 아직도 마왕준 씨 때문에 헷갈리나 보네
내가 어떻게 하면 여자 친구한테 사랑받을 수 있을까
(다이애나) 지겨워, 지겨워, 지겨워! [의미심장한 음악]
[인형을 툭 던지며] 탈락
[한숨 쉬며] 새 장난감은 대체 언제 온대?
이틀 남았습니다
뻥쟁이 아저씨들
이번에도 약속 시간 안 지키면 상 줘야지
(인혁) [한숨 쉬며] 돌아 버리겠습니다
전국의 리얼이란 리얼은 다 뒤져 봤는데
뭐 나오는 게 없습니다
아휴, 남보원 이 새끼는 대체 얻다 숨긴 거야?
지부장님, 이러다 좀 있으면 해 떠요
며칠째 진전도 없고
[피식 웃는다] [의미심장한 음악]
(지석) 수상한 남자를 본 적이 없습니까?
아, 예를 들면, 어…
옷차림이 특이하다든지
그런 사람 못 봤는데요
[숨을 씁 들이켠다]
특수 분장
(인혁) 예? [지석의 옅은 웃음]
[물소리가 솨 들린다]
[한숨]
[한숨]
[피곤한 신음]
[코를 훌쩍인다]
[한숨]
(영구) 진짜 남자 친구는
여자 친구를 아프게 하지 않습니다
(왕준) 보자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북아현로 58길 689'
'58길 689'?
뭐야, 그럼?
지금 둘이 같이 사는 거야?
[우당탕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다다의 피곤한 신음]
[우당탕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하품]
뭔 소리야
[한숨]
[다다의 하품]
뭐야?
[발랄한 음악]
일어났어?
이건 또 뭐 하는 거예요?
여자 친구한테 사랑받고 싶을 땐
꽃 선물 이벤트가 최고래서
(영구) 어때?
마음에 들어?
[기가 찬 웃음]
갑자기? 이건 또 뭐예요?
만수국아재비
마, 만둣국 수제비?
[피식 웃는다]
아니
만수국아재비라는 꽃이야
이 꽃의 꽃말은
[웃으며] 설마…
'당신에게'
'사랑받고 싶습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다다) 또 그 소리예요, 또?
아니, 어제부터 왜 그렇게
사랑받는다는 소리에 집착을 하는 거예요?
아, 그리고 내가 이러라고 그때 비상금 준 줄 알아요?
이거 다 얼마야, 이 꽃
아, 다 어떻게 할 거예요, 이 꽃?
[발랄한 음악]
나는 여자 친구 기쁘게 해 주려고…
이런 건 기념일에나 하는 거죠
아니, 무슨 이런 아침 댓바람부터 이게… [초인종이 울린다]
(다다) [한숨 쉬며] 됐고
다 치워 놔요, 알겠어요?
(영구) 응 [초인종이 울린다]
어제부터 진짜 이상하다니까 왜 저러는 거야?
(다다) 누구세요?
[다다의 놀란 신음] [무거운 음악]
저, 저, 저, 저기… [문이 탁 닫힌다]
[지석의 거친 숨소리] 어제 그 형사님들 아니세요?
무슨 일이세요?
제로나인 데리러 왔습니다
역시 제로나인 반지가 확실하네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사람 몰라요, 나가 주세요
(영구) 여자 친구
누구야?
제로나인
[지석의 가쁜 숨소리]
(다다) 아이, 왜 이러세요!
이거 주거 침입인 거 아시죠? [인혁의 힘주는 신음]
나가세요, 나가세요! 나가요, 나가…
[다다의 비명] [영구의 놀란 신음]
(영구) 여자 친구
(인혁) 아휴, 드디어 찾았네
제로나인 너 어떻게 잘도 숨어 있었다?
당신들 뭐야?
뭔데 감히 내 여자 친구한테 손을 대?
뭐야, 이거 안 놔?
[우두둑거리는 소리가 난다] [인혁의 아파하는 신음]
(인혁) 놔, 아, 아파
이거 안 놔? 로봇 새끼가 감히 사람한테
누구든지 여자 친구한테 손대면 가만 안 둬
[아파하는 신음]
[의미심장한 음악] (지석) 제로나인 코드 입력
'시에라', '탱고', '오스카', '파파'
[인혁의 아파하는 신음]
[로봇 전원음]
[쿵 하는 효과음]
[놀란 신음]
[타이어 마찰음]
"리얼"
'689', '689'
[어이없는 신음]
[긴박한 음악] - (지석) 절로 가, 아이, 진짜 - (다다) 하지 마세요!
(지석) 이 아가씨가 진짜로
- (다다) 이거 놓으세요! - (지석) 아이, 좀
(다다) 놓으세요, 놓으세요, 놓으세요! [지석의 아파하는 신음]
- (지석) 들어 봐 - (다다) 저리 가세요!
(지석) 아니, 이 아가씨… [다다의 힘주는 신음]
- (다다) 저리 가 - (지석) 아, 이거 못 놔?
(왕준) 당신들 뭡니까?
왕준아
(인혁) 마왕준?
(왕준) 너 나와
뭔데 여기서 행패입니까?
당신은 또 누구야?
(지석) 그, 신경 쓰지 마세요
- (지석) 들어, 빨리 - (인혁) 아니, 저…
당신들 깡패야?
(왕준) 지금 뭐 하는 거냐고!
(지석) 아니, 그…
그쪽이랑 상관없는 일이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얼른 들어
(왕준) 아니, 사람이 기절해서 쓰러져 있는데
신경 쓰지 말라는 말이 나와?
그리고 상관이 없긴 왜 없어? 이 자식이 내 매니저인데
뭐, 뭐, 매, 매, 매, 매, 매니저?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 이렇게 강제로 끌고 가는 거
납치고 불법이라고, 알아?
(지석) 씁, 아니… [인혁이 제지한다]
(인혁) 어떡하죠?
저 사람 마왕준인데
(지석) 마왕준이 누군데?
(인혁) 아휴, 지부장님은 TV도 안 봅니까?
엄청 유명한 배우잖아요
괜히 엮여서 사람들이 알면 골치 아플 텐데
지체할 시간 없으니까 빨리 옮겨
(지석) 아이고, 고장 나겠다
(다다) 멈춰요
[휴대전화 조작음]
신고할 거예요
손끝 하나라도 대 봐요
[긴장되는 음악] [사이렌이 들린다]
(지석) 어, 어?
(인혁) 뭐야, 경찰?
[지석의 당황한 신음]
경찰이 알아서 좋을 거 없으니까 그만 가지
[다다의 힘겨운 숨소리]
[사이렌이 울린다]
(지석) 경찰은 어디 있는 거야?
[사이렌 소리가 흘러나온다]
아휴, 진짜
[스피커 조작음] [사이렌이 멈춘다]
야, 엄다다
괜찮아?
어, 괜찮아
[문이 달칵 열린다]
영구야!
(보원) 영구야, 영구야
[무거운 음악] [한숨]
"시스템 복원 복원하시겠습니까?"
(다다) 왜 이러는 거예요?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거 아니죠?
(보원) 걱정 마세요 일지 정지 코드가 입력된 거라
금방 깨어납니다
[다다의 한숨]
대체 어디 있다가 이제 나타나신 거예요?
[흥미로운 음악] (다다) 아이, 됐고
대체 아까 그 사람들은 누구예요?
- 그게… - (다다) 됐고요
아, 뭐 때문에 영구 씨를 이렇게 데려가려고 하는 건데요?
사실은 영구가 원래 가야 할 곳이 있었는데
거기로 가기 전에
제가 영구를 데리고 회사에서 나왔습니다
빼, 빼, 빼돌려서
(다다) 빼, 빼돌린 걸 나한테…
미치셨어요?
왜, 왜요?
그곳으로 가면 영구가 행복하지 않을 게 뻔하니까요
[보원의 한숨]
(보원) 어쨌든 전 무슨 수를 써서든 꼭 영구를 지킬 겁니다
절대 그곳으로 보내지 않을 거예요
아, 진짜 미치겠네
(왕준) [작은 목소리로] 이게 뭐야, 씨
꽃길이야, 뭐야?
[왕준의 어이없는 웃음]
'날 사랑'… [차분한 음악]
[왕준의 한숨]
얘기 좀 하자
[패드 작동음] [보원의 한숨]
(보원) 대체 이 오류들은 뭐지?
[로봇 작동음]
어, 깜짝이야, 아유, 참
[보원의 놀란 숨소리]
어, 일어났어?
여자 친구는?
넌 일어나자마자 여자 친구부터 찾냐?
네 걱정부터 해야지
밖에 있어, 마왕준 씨랑
- 마왕준 씨가 왔어? - (보원) 응
(보원) 아휴, 아, 잠깐만, 잠깐만, 잠깐만
앉아, 앉아, 앉아 아직 점검 조금 더 해야 돼
[패드 작동음]
- 형 - (보원) 응?
[영구의 한숨]
인간들에게
7년이란 시간은 길어?
[애잔한 음악] (보원) 7년…
뭐, 길다면 긴 시간이지
그럼
7년의 연애는 어떤 의미야?
아, 엄청난 거지 거의 청춘을 다 바친 거니까
그럼 나는
7년 동안 쌓인 추억을
절대 넘을 수 없는 걸까?
갑자기 왜 그런 게 궁금한데?
뭐, 혹시 엄다다 씨 얘기야?
난 여자 친구한테 사랑받고 싶은데
왠지 여자 친구에게
나보다 더 소중한 게 있는 것 같아서
너 방금 뭐라 그랬어?
여자 친구한테 소중한 게 있는 것 같다고
(보원) 아니, 그 전에
여자 친구한테 사랑받고 싶다고
사랑받고 싶다고?
형도 그랬잖아
사랑은 주고받는 거라며
너
너 도대체 언제부터 그런 생각이 든 거야?
잘 모르겠어
그냥 갑자기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어
[익살스러운 음악]
왜 그래?
아니야, 아무것도
[보원의 한숨]
둘이 같이 사는 거냐?
네 마음대로 생각해
[한숨] [왕준이 이력서를 부스럭거린다]
(왕준) 야, 엄다다, 나 뭐 하나만 물어보자
너 그날
레스토랑 왔었어?
말해
왔었지?
[잔잔한 음악]
그래, 갔었어
(다다) 가서 기다렸어 [한숨]
7년 동안 너 기다렸던 것처럼
난 또 기다렸어
다다야
나 그날 여웅 누나가 갑자기 사고가 나서…
(다다) 그래, 알아
사정이 있었겠지, 근데
난 늘 그게 싫었다?
넌 항상 바쁘고 이유가 있어
그리고 그 이유들이 너무나 타당해서
내가 서운해하거나 힘들어하면
그게 투정이 돼 버리거든
그래서 늘 참고 기다렸어
투정 부리기 싫었으니까
근데
아무리 기다려 봤자
난 너한테 늘 두 번째더라
이젠 더는 안 기다릴 거야
[한숨]
다다야
내 말 잘 들어
사실은… [문이 달칵 열린다]
(다다) 어?
[보원의 한숨]
영구 씨는요?
좀 전에 일어났습니다
하, 다행이다
근데 아무래도 걱정입니다
영구를 여기 계속 둘 수는 없을 것 같은데
네? 그게 무슨…
(보원) 회사에서 영구 위치를 파악했으니까 조만간 다시 데리러 올 거예요
어디로 피신시켜야 될 것 같은데
맘 같아선 제가 당장 데려가고 싶지만
그럴 상황이 아니어서요
혹시 엄다다 씨가 어디 사람들 없는 곳으로
영구를 데려가 주시거나
아니면 단둘만 있을 수 있는 곳으로 가 주시면…
(왕준) 내가 데리고 갈게
아, 그러니까 지금 저 자식이 잠깐 지낼 곳이 필요한 거 아니야?
그러니까 내가 데리고 가겠다고 어차피 내 매니저니까
아이, 아니야, 그럴 필요…
(보원)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우리 영구
[흥미진진한 음악] (왕준) 예, 뭐
[왕준의 헛기침]
[다다의 당황한 신음]
(다다) 아, 저, 아, 아이…
[다다의 난감한 숨소리]
안 돼요, 절대 안 돼요
지금은 다른 방법이 없잖습니까?
안 그래도 왕준이한테 이상한 모습 여러 번 보여서
신경 쓰여 죽겠는데
그러다가 들키기라도 하면요?
아휴, 저도 그게 좀 걸리긴 하지만
그래도 어쨌든 저한테는 영구의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톱스타 마왕준 옆이라면
(보원) 회사도 섣불리 움직이지 못할 거라고요
[한숨]
(영구) 여자 친구, 나 안 가면 안 돼?
나 여자 친구 옆에 있고 싶어
(보원) 지금 안 가면 너 평생 엄다다 씨 못 볼지도 몰라
[쓸쓸한 음악]
형 말 잘 들어
저분 옆에서 한시도 떨어지면 안 돼
그래야 엄다다 씨 옆에 계속 있을 수 있어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아?
가자
[자동차 시동음]
(인혁) 아휴, 거의 다 잡은 거였는데
아니, 마왕준이 왜 거기서 나와
(지석) 괜찮아
어차피 어디 있는지 위치는 파악됐고
연인 모드가 가동된 이상
제로나인도 그 여자 옆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못할 테니까
이제 회수하는 건 시간문제야
(인혁) 아니, 근데
제로나인이 마왕준이랑은 어떻게 아는 걸까요?
마왕준
[한숨]
넌 거실에서 자
불만 있어?
이 집에 있는 7개의 방 중에
이 방, 비어 있던데요?
거기는 로봇 방인데?
저쪽 방도 비어 있습니다
그건 뽀삐 방
[뽀삐가 헥헥거린다]
- 불만 없습니다 - (왕준) 응
[익살스러운 음악]
(왕준) 아
야, 그리고 이거
회사에서 이번 달 스케줄 준 거니까 똑바로 체크해
이걸 한 달 만에 다 하는 겁니까?
야, 이 정도면 양반이지
난 데뷔하고 일주일 이상 쉬어 본 적이 없어요
이 스케줄대로라면
수면 시간이 많이 부족합니다
(영구) 인간은 최소 6시간에서 7시간 이상
수면을 해야 합니다
야, 임시야
정신 차려
드라마 찍을 땐 많아야 하루에 세 시간 자
지치지 않습니까?
내 별명이 뭔지 아냐?
마징가야, 마징가
(왕준) [피식 웃으며] 사람들이 나보고 다 로봇 같대
살인적인 스케줄도 완벽하게 소화한다고
하긴 너 같은 아마추어가 뭘 알겠냐
[잔잔한 음악] 하지만 그게
좋은 건 아니잖아요
정신없이 살다 보면
정작 가장 중요한 걸 놓칠 때가 있다고 하던데
그래
그러네
[왕준이 콜록거린다]
(왕준) 아휴
왜 그러십니까?
살짝 춥네, 에어컨이 센가?
눈이 충혈되고 체온은 37.9도
(영구) 예후가 불량합니다
- 몸살감기… - (왕준) 야, 오버하지 마
나 한겨울에 밤샘 촬영 할 때도 감기 한번 걸려 본 적이 없거든?
(왕준) 잠이나 자
[왕준의 한숨]
[왕준이 스위치를 탁 누른다]
[애잔한 음악]
[다다가 스위치를 탁 누른다]
[피식 웃는다]
[잔잔한 음악]
(영구) 난 여자 친구가 먹는 것만 봐도 행복해
[입소리를 쩝 낸다]
못 말린다, 진짜
(영구) 이제 나 좀 봐 주면 안 돼?
나
사랑받고 싶어졌어
[스위치가 탁 꺼진다]
[덜컹 소리가 들린다]
[고양이 울음] [다다의 놀란 신음]
뭐야
누구 하나 없으니까 괜히 무섭네
[피곤한 숨소리]
[다다의 찌뿌둥한 신음]
[음산한 음악]
[다다의 비명]
(영구) [가쁜 숨을 내뱉으며] 여자 친구
나야, 나
[놀란 숨소리]
간 떨어질 뻔했잖아요!
도둑인 줄 알았어요
많이 놀랐어?
들키면 안 돼서 변장하고 온 거야
그리고 주변에 혹시 누가 있을까 봐
(영구) 몰래 옥상으로 들어왔어
나 잘했지?
[밝은 음악]
어때?
그래도 감쪽같지?
[웃음]
[웃음]
아니, 근데 여긴 왜 왔어요? 위험하게
참을 수 없었어
너무 보고 싶어서
[놀란 숨소리]
(영구) 여자 친구, 내 선물 본 거야?
여기 두고 잔 거야?
(다다) 아, 아니, 저, 그게…
[영구의 들뜬 숨소리]
(영구) 도움이 됐어?
[웃음]
뭐, 좀?
[웃음]
그래도 나 실제로 보는 게 훨씬 좋지?
뭐라는 거예요 빨리 가요, 위험하니까
- (영구) 어? - (다다) 빨리 가요, 위험하니까
(영구) 지금?
(다다) 네, 빨리 가
[힘겨운 신음]
(왕준) 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데
[익살스러운 음악] [힘겨운 숨소리]
임시야
임시, 나 약 좀 사다 줘
야, 임시
어디…
뭐야?
[힘겨운 숨소리]
뭐야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 머리 아파
[아파하는 신음]
(영구) 이게 뭐야, 여자 친구?
아니, 어제 봤는데 너무 지저분하길래 좀 치워 봤어요
[부드러운 음악]
[영구의 웃음]
(영구) 날 위해서 만들어 준 거야?
[다다가 입소리를 쩝 낸다]
아니, 생각해 보니까
난 받기만 하고 해 준 게 없는 것 같아서
[경쾌한 음악]
(영구) '사랑방'?
네, 사랑 달라면서요
하도 집착해서 만들어 봤어요
(다다) 이제부터 여기는 창고 방 아니고 사랑방이에요
여자 친구
나한테 사랑을 준 거야?
아니, 사랑이 그런 사랑이 아니라
여기는
여자 친구의 사랑이 듬뿍 담긴 나의 사랑방
(영구) 입력 완료
(다다) 그래요, 뭐, 좋을 대로 해요
아, 근데 벌써 보면 어떡해요 아직 다 못 치웠는데
커튼도 덜 달고
우리 같이 할까? 내가 도와줄게
[달그락 소리가 난다]
(영구) 여자 친구, 내가 할게
(다다) 아니요, 아니요, 거의 다 했어요
[다다의 힘주는 신음] 어?
[다다의 비명]
[영구의 놀란 신음]
[다다가 콜록거린다]
[다다가 연신 콜록거린다]
[영구의 힘주는 신음]
[영구가 숨을 후 내뱉는다] 아휴
아유, 아깝다, 거의 다 달았는데
[콜록거리며] 아휴, 먼지
[다다가 코를 훌쩍인다]
왜 웃어요, 난 화나 죽겠구먼
여자 친구, 나 이제 알겠어
추억은
만드는 게 아니라 쌓이는 거야 지금 이 순간처럼
(영구) 그렇지?
이렇게 여자 친구와 함께하는 1분 1초가
다 소중한 추억이 되는 거잖아
고마워, 여자 친구
나한테
멋진 사랑을 만들어 줘서
[긴장되는 음악]
(영구) 괜찮아?
[멀어지는 엔진음]
(다다) 뭐예요?
[영구의 한숨]
(영구) 여자 친구 이름이 적혀 있어
[음산한 효과음]
[다다의 놀란 신음] [다다가 상자를 툭 떨군다]
[섬뜩한 효과음]
(왕준) 너였냐?
꽃 상자?
(남자) 꽃, 꽃 상자요?
맞잖아
그동안 나한테 꽃 상자 보낸 거
(왕준) 다다야, 내 말 잘 들어
사실은…
(다다) 여보세요
언니, 나 물어볼 것 좀 있는데
(웅) 그게…
얼마 전부터 그 꽃 상자로 협박을 받은 모양이야
안 헤어지면 다다 너 가만히 안 두겠다고
나도 얼마 전에 알았어
왕준이, 바보 같은 놈
마왕준!
[초인종이 울린다] (다다) 마왕준!
문 열어, 마왕준!
[가쁜 숨소리]
[도어 록 작동음]
왕준아
[힘겨운 목소리로] 다다야
[가쁜 숨소리]
[무거운 음악]
(다다) [놀라며] 왕준아
왕준아
왕준아, 왕준아
왜 그래
왕준아, 왕준아…
뜨거워
[다다의 놀란 숨소리]
왕준아
정신 차려 봐
[쓸쓸한 음악]
(왕준) 다다는 결국 나한테 돌아올 거야 오늘 그랬던 것처럼
두 번 다시 내가 다다 위험하게 안 만들어
그러니까 넌 신경 꺼
(영구) 여자 친구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다다의 한숨]
[윙윙 소리가 난다] 나만 봐 줬으면 좋겠어
(왕준) 너 다다랑 아무 사이도 아니라며?
넌 필요 없다는 거야
다다 옆엔 내가 있을 거니까
이제 쇼 그만하고 다다 옆에서 좀 떨어져
(왕준) 그러니까 이제 그만 나한테 돌아와
(다다) 드라마도 너도 다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끝난 게 아니었네
(영구) 나 여자 친구한테 필요한 존재야?
(다다) 나 사랑 아니에요
내가 힘들 때마다 그쪽이 내 옆에 있어서 그래요
[윙윙 소리가 난다] 미안해요 중요한 일이어서 가 봐야 돼요
(영구) 여자 친구, 자꾸 여기가 윙윙거려
그러니까 안 가면 안 돼?
아니, 가지 마
.절대 그이↲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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