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그이 9
(다다) 왕준아
[애잔한 음악]
[힘없는 목소리로] 다다야
(다다) 왕준아! 왕준아
왕준아, 왕준아
왜 그래? 왕준아
정신 차려 봐!
[잔잔한 음악]
[상자를 탁 내려놓는다]
엄다다
가지 마
[옅은 한숨]
[의미심장한 효과음]
[보글보글 소리가 난다]
일어났어?
몸은 좀 어때?
(다다) 죽 좀 끓였는데
계란죽이야
너 아플 때 이것만 찾잖아
뭐 해? 식겠다
나…
지금 꿈꾸는 거 아니지?
왜 말 안 했어?
꽃 상자
너 어떻게 알았어?
나도 오늘 받았어, 그 상자
뭐?
너, 너 괜찮아?
(왕준) 너한테 무슨 짓 안 했어?
난 괜찮아
[한숨]
언제까지 숨기려고 한 건데?
끝까지 말 안 할 생각이었어?
말할 수가 없었어
네가 다칠까 봐
[잔잔한 음악]
(왕준) 근데 자고 일어나면 하루만큼
또 하루만큼 네가 자꾸 멀어지니까
나 진짜 무섭더라
이러다가
이러다가 정말 너 놓칠 거 같아서
다다야
나 너랑 헤어졌다고 생각한 적 단 한 번도 없어
그냥 잠시 서로 떨어져 있는 거라고 생각했어
그러니까 이제 그만 나한테 돌아와
이게 내 진심이야
[문소리가 난다]
[살짝 웃으며] 여자 친구, 왔어?
(다다) 뭐 해요?
깨진 유리 조각 치우고 있었어
여자 친구 다치면 안 되니까
아…
고마워요
[살짝 웃는다]
근데 여기 계속 있어도 괜찮은 거예요?
위험하잖아요
(영구) 응, 이제 가 봐야지
마왕준 씨는 좀 괜찮아?
그걸 어떻게…
혹시 아까 나 따라왔었어요?
응
[차분한 음악]
(영구) 아, 여자 친구 우리 커튼 아직 다 못 달았잖아
같이 마저 하자
나중에요
지금은 너무 늦었잖아요
응
그래, 알겠어
나 가 볼게
[윙윙 소리가 난다]
[한숨]
[어두운 음악]
[오싹한 효과음]
[다가오는 발걸음]
[오싹한 효과음]
[보원의 아파하는 신음]
[보원의 다급한 신음] 보원이 형
(보원)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보원의 아파하는 신음]
- 형, 이름을 부르지 - (보원) 어, 미안해, 와
야, 인마, 너 왜 이렇게 혼자 위험하게 돌아다녀?
형이 마왕준 씨 옆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말랬지?
여자 친구가 너무 보고 싶어서
[보원의 한숨]
잠깐 다녀온 거야
아니
네가 너무 잘생겨서 그냥 시선을 강탈해 버리니까
(보원) 최대한
숨기고 다니란 말이야, 알겠어?
근데 너 어제
여자 친구한테 사랑받고 싶다 그랬잖아
아직도
그런 생각이 조금 들어?
아니
[웃으며] 야, 그래, 아이, 그럼 그렇지
조금 말고
아주아주 많이 사랑받고 싶단 생각이 들어
(영구) 여자 친구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만 봐 줬으면 좋겠어
[한숨] 내 옆에만 있어 줬으면 좋겠어
형
만약에 말이야
여자 친구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면
난 어떻게 되는 거야?
아니 [애잔한 음악]
어떻게 해야 돼?
[기가 찬 숨소리]
그래도
여자 친구 옆에 계속 있을 수 있을까?
(보원) 아휴, 야, 빨리 일어나
빨리 일어나서 마왕준 씨네로 앞장서, 어?
위험하니까 형이 같이 가 줄게
빨리 일어나, 빨리, 빨리 가
빨리
알았어
사랑받고 싶다는 프로그래밍은 한 적이 없는데
이건 일시적인 오류가 아니야
벌써 두 번째라고
[왕준이 콜록거린다]
[피식한다]
[도어 록 조작음]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영구) 몸은 좀, 좀 괜찮으십니까?
신경 쓰지 마
됐어, 필요 없어
다다는 결국 나한테 돌아올 거야
(왕준) 오늘 그랬던 것처럼
물어볼 게 있습니다
꽃 상자
그 안에 여자 친구 사진이 들어 있던데
여자 친구한테 위험한 일입니까?
지난번에 여자 친구가 화분으로 다칠 뻔한 것도 혹시…
(왕준) 그럴 일 없어, 이제
두 번 다시 내가 다다 위험하게 안 만들어
내가 지킬 거니까
그러니까 넌 신경 꺼
뭐야, 이게?
이 사진을 찍은 사람이 그 문양의 반지를 끼고 있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사진의 우측 하단부에 그 반지가 찍혀 있습니다
(영구) 판독 결과 이 문양이 확실합니다
여기?
너 시력이 무슨 3…
몽골인이냐?
아닙니다
전 메이드 인 코리아입니다
뭐?
어쨌든
그 단서가 마왕준 씨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사람들이 수군거린다]
(규리) 시즌2 시작하면 [흥미로운 음악]
우리 왕준 씨랑 영구 씨 계속 마주칠 텐데
[거친 숨소리]
지금부터 열심히 운동해서
진정한 몸매 여신으로 거듭나겠어 [사람들이 킥킥거린다]
[힘겨운 숨소리]
(여자) 진짜 웃긴다 [규리의 힘겨운 숨소리]
[규리의 놀란 숨소리]
[반가운 웃음]
[힘겨운 숨소리] (규리) 역시 멋져
몇 번을, 몇 번을, 몇 번을 봐도 멋져
역시 마왕준
[행복한 웃음]
[힘겨운 숨소리]
[거친 숨을 내쉬며] 아휴, 힘들어, 아, 힘들어
씁, 아휴
아, 근데 배고프네
씁, 뭐 좀 먹으면서 시작할까?
[규리의 힘주는 신음]
뭐 먹지?
라면 먹을까, 계란 먹을까 식혜 먹을까, 셋 다 먹을까?
뭐 먹지?
하, 수천 번, 수만 번 테스트하고 시뮬레이션해 봤어도
이런 패턴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하, 진짜 우리 영구한테 감정이 생겼다는 거야?
[한숨]
(보원) 아휴, 머리야, 아휴
(규리) 역시 찜질방에선 맥반석 계란이… [보원이 숨을 후 내쉰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보원의 비명]
[흥미진진한 음악] [보원과 규리의 아파하는 신음]
(보원) 아이, 아휴, 머리야
이봐요, 아, 어떻게 된 거예요? 이봐요 [규리가 캑캑거린다]
계란, 이거 봐요!
[반짝이는 효과음] [감미로운 음악]
[익살스러운 효과음]
(보원) 어, 죄송해요, 어떡해 [규리가 콜록거린다]
[흥미진진한 음악] 어머, 죄송해요, 아, 죄송해요
어, 제가 왜 여기에 누워 있었을까요, 네?
- (규리) 명치 - (보원) 명치?
- 숨 - (보원) 숨, 숨, 숨이 안 쉬어… [콜록거린다]
(보원) 허, 어머나, 세상에 숨이 안 쉬어진대요
숨이 안 쉬어진대
(규리) 명치, 명치 [보원의 당황한 신음]
아, 잠깐만, 어, 인공, 인공호흡
(보원) 인공호흡, 인공호흡, 인공…
[규리의 비명] [보원의 아파하는 신음]
[흥미진진한 음악] [규리의 놀란 신음]
(규리) 어머, 이상한…
어머!
[규리의 당황한 신음] [당황한 숨소리]
날 때린 여자는 처음이야
- (규리) 십장생요? - (감독) 그래, 십장생
[흥미로운 음악] 시즌1에서 와해된 줄 알았던 비밀 조직 X가
불멸의 삶을 위해 십장생 동물로 유전자 조작을 하는 거야
(감독) 그래서 탄생한 신인류 대 로봇 알파고의 대결
어때? 흥미진진하지?
[다다와 규리의 어색한 웃음]
왜, 별로냐?
[어색하게 웃으며] 아니요, 재밌습니다
[진의 박수와 탄성]
(진) [웃으며] 오지고 지려 버렸다
[웃으며] 지렸어?
(진) [웃으며] 네
(감독) 아무튼 말이야 이, 특분 팀은 십장생 더미 좀 떠 봐
사슴, 학, 거북이 뭐, 그런 애들 알지?
씁, 아, 그리고 그, 마왕준 얼굴 분장 말인데
시즌1 엔딩에서 죽었던 로봇 알파고가 시즌2에서 부활한 거니까
차별성 있게 제대로 준비해 봐
예, 알겠습니다
아, 이번에는 시즌1 때처럼 서로 얼굴 붉히는 일 만들지 말자고
- (규리) 아휴, 감독님, 그거는 - (진) 아이, 근데 그거는 [감독의 헛기침]
드라마는 1, 2부에 사활 거는 거 다들 알지?
신경 좀 써, 파이팅 한번 하자
- (규리) 아, 예, 파이팅 - (다다) 예
(감독) 자, 하나, 둘, 셋 [함께 '파이팅'을 외친다]
- (규리) 팅! - (다다) 파이팅! [진의 탄성]
(감독) 손발이 맞아야 해 먹지, 에이
- (다다) 들어가세요 - (진) 안녕히 가세요
(규리) 야, 야, 야, 감독
맨날 손에 끼고 있던 반지 오늘은 안 꼈어
여친이랑 헤어졌나 봐
(진) 그렇네
맨날 여기다가 그 이상한 거 그 촌스러운 반지 끼고 있더니
오늘은 안 꼈네
(규리) 저렇게 제멋대로 말하는 인간이니까
분명히 차였을 거야 아주 그냥 뻥! 그냥, 쯧
(규리) 야, 엄따
(다다) 아직 안 갔어, 언니?
(규리) 내가 그냥 가기에는 영 찝찝해서 말이지
너 요즘 무슨 고민 있지?
(다다) 아니, 그런 거 없는데?
(규리) 귀신을 속여라, 어?
딱 봐도 3옥타브는 떨어져 보이는구먼
사실, 언니
나 얼마 전에 남자 친구랑 헤어졌어
하, 어쩐지
요즘 상태가 그냥 오락가락하는 게 이상하더라
미안해
다들 일 때문에 바쁜데 말하기가 좀 그랬어
아유
그래서 요즘 그렇게 힘들어했구나?
아니
이제 좀 괜찮아지나 싶었는데
다시 만나재
뭐, 진짜?
헤어질 때 오해한 게 좀 있었나 봐
다 정리하고 다시 만나자고
근데?
응?
아니, 다시 만나면 되지 뭐가 문제야?
(규리) 아니, 그렇잖아, 어?
요즘 같은 세상에 1, 2년 연애하는 것도 힘든데
7년씩이나 만나는 게 얼마나 대단한 건 줄 알아?
그만큼 서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거잖아
내가 보기에 그 사람도 너 많이 좋아하는 거 같은데
오해도 풀렸겠다 다시 만나면 되지
안 그래?
역시 그게 맞는 거겠지, 언니?
야, 사랑이 무슨 수학 문제도 아니고
암만 계산기 두드려 봐라, 답이 없다
좋으면 좋은 거고 말면 마는 거고
쯧, 그게 다야
그러니까 너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둬 봐
그럼 어느 순간 딱!
답이 떠오를 때가 올 테니까
[규리가 픽 웃는다]
[한숨]
[의아한 숨소리]
(왕준) 아, 내가 이 문양을
어디서 분명히 봤는데
KIN 엔터테인먼트 도착했습니다
어, 주차하고 대기해
나 스케줄 때문에 금 대표 좀 만나야 되니까
[왕준의 옅은 한숨]
[엘리베이터 도착음]
(왕준) 누나, 여웅 누나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닫힌다]
뭐야? 병원에 있을 사람이 왜 여기 있어?
[옅은 한숨]
[한숨]
광고 들어왔다고 콘셉트 회의 있다더니 왜들 안 와?
여전하네, 싸가지 없는 거?
선배한테 인사도 안 하고
선배 좋아하네
좋아요? 내 작품 훔쳐서 들어가니까?
누가 그래, 이게 네 거라고?
[대본을 툭 놓는다]
그렇게 싫으면 또 깽판 한번 치든가
[휴대전화를 탁 놓으며] 뭐라고요?
[문이 탁 열린다]
(영구) '닥터 알파고' 감독님이 4부 수정 신
빠른 체크 원하신다고 전해 달랍니다
(왕준) 응
잠깐만
(화니) 아, 어디서 봤는데
너 나 몰라?
[흥미로운 음악] (화니) 뭐야, 너?
(영구) 내 여자 친구한테 함부로 손대지 마
[강조되는 효과음] [화니의 아파하는 신음]
(왕준) [헛기침하며] 야
내 매니저한테 신경 끄고 빨리 회의나 하고 가지?
(화니) 가지 말래도 끝나면 갈 겁니다
[가슴을 탁탁 치며] 나도 바쁜 사람이야, 씨
[의미심장한 효과음]
[영구의 놀란 숨소리] 아, 야, 너 뭐야?
[어두운 음악] 아, 아파, 이씨!
[화니의 아파하는 신음]
안 놔?
뭐, 뭐, 뭐?
(왕준) 너였냐?
꽃 상자
꽃 상자?
뭔 소리야?
발뺌하지 마, 반지 찍힌 사진 다 있어
반지?
(화니) 이 반지가 뭐?
누가 끼고 있는 거 멋있댔더니 준 거구먼, 이씨
누가? 누가!
[문이 달칵 열린다]
(화니) 저기 오셨네, 반지 준 대표님, 씨
(은동) 뭐야?
회의실 스케줄 겹쳤나?
야, 왕준아, 넌 내 방 가서 얘기하자
[왕준의 기가 찬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심장 박동 효과음]
[은동의 아파하는 신음] [긴박한 음악]
뭐야, 너? 미쳤어?
[은동의 놀란 숨소리]
그동안 재밌었어?
나 가지고 노니까? 어!
[은동의 떨리는 숨소리]
야, 일단 진정해, 응?
[왕준을 툭툭 치며] 저, 보는 눈 있잖아, 응?
(은동) 야, 이게 뭐야? 너 사진 찍혔잖아
내가 조심하라고 했지, 어?
연기하지 마
당신이 꾸민 짓이잖아
나 다 알고 왔어
[헛웃음]
[무거운 음악]
(은동) 제법이네
역시 마왕준이야
왜 그랬어?
내가 만든 히트 상품 내가 지킨 건데
이게 왜?
뭐?
(은동) 7년 동안 눈감아 줬으면 됐지
뭐?
시상식에서 프러포즈?
[은동의 기가 찬 웃음]
야, 정신 차려, 마왕준
그날로 네 주가도 바닥 치는 거야
당신이나 정신 차려, 금 대표
내가 당신 마음대로 조종하는 로봇인 줄 알아?
(왕준) 그리고 누가 누굴 키워?
나 신인 땐 관심도 없었잖아, 당신
몸값 좀 올라가니까 이제 눈에 뵈는 게 없냐?
나 네 소속사 대표야
(은동) 대표가 소속 연예인 관리 좀 하겠다는데
이게 무슨 배은망덕이야?
마음 같아선 당장이라도 때려죽이고 싶은데
(왕준) 그래 봐야 당신이랑 똑같은 인간 되는 거니까
죽어라 참고 있는 거야
그러니까 내 인내심 테스트하지 마
당신이랑 나 지금 이 자리에서 끝이야
오늘부로 모든 계약 정리할 테니까 다신 내 눈앞에 띄지 마
왕준아
(은동) 말했었을 텐데?
다치는 건 엄다다라고
[어두운 음악]
뭐?
난 너 안 건드려
내가 만든 상품 하자 나면 안 되잖아
만약 다다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그땐 모든 걸 걸고 당신 부숴 버릴 거야
내가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문소리가 난다]
[탄식]
[휴대전화 조작음] 주먹 좀 쓰네, 우리 왕준이
[카메라 셔터음]
네가 얼마짜리인데
내가 그냥 널 놔둘 거 같냐?
[한숨]
(다다) 죽었다고 생각했던 알파고가 다시 돌아온다면
어떤 모습일까?
드라마도 너도 다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끝난 게 아니었네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왕준)
[휴대전화 진동음] (왕준)
[잔잔한 음악]
(웅) 마왕나니
(왕준) 어, 누나
(웅) 야, 회사를 들어오면 들어온다고 얘기를 하지
그러는 누나야말로
병원에 있어야 될 사람이 왜 여기 있어?
아이, 뭐, 물리 치료다 뭐다 밀린 병원비 정산받으러 왔어
쩝, 잘됐네, 할 말도 있었는데
할 말?
꽃 상자 보내면서 협박한 놈
잡았어
어?
금은동 대표 짓이야
[웅의 놀란 숨소리]
(웅) 그, 그 협박범이 금 대표 짓이라고?
응
[떨리는 숨소리]
아, 진짜, 그럼 그동안 너 가지고 논 거잖아
근데 너 지금 여기서 뭐 하는 거야?
그런 놈은 당장 콩밥을 먹여야지!
(왕준) 쉿
[웅의 거친 숨소리]
이 바닥 소문 빠른 거 몰라?
그리고 이건 다다도 몰라
쯧, 일 커지면 다다한테 피해 갈 수도 있고
[웅의 기가 찬 신음]
내가 그런 놈을 지금까지 대표라고…
저, 누나
어
나 계약 정리되기 전까지
당분간 혼자 활동할 것 같은데, 누나…
(웅) 싫어
[익살스러운 음악]
(왕준) 나 아직 아무 말도 안 했거든, 누나?
(웅) 안 들어 봐도 싫어
내가 미쳤냐?
내가 자진해서 마왕준이 수발을 다시 들게
알잖아
나 이 바닥에서 믿을 사람 누나밖에 없는 거
[웅의 기가 찬 신음]
맨날 말은…
(왕준) 누나
나만 한 톱스타 만나는 것도 쉽지가 않다, 응?
아, 몰라
월급 두 배 주면 생각해 볼게
(왕준) 두 배…
[헛웃음 치며] 날강도세요? 예?
아주 그냥 칼도 들지, 어? 칼도
[웅의 한숨]
그나저나 진짜 괜찮겠지?
- 뭐가? - (웅) 금 대표
헐렁해 보여도 괜히 이 바닥에서 20년 버틴 사람 아니야
[어두운 음악] (웅) 너랑 다다한테 무슨 짓 안 하겠지?
그, 손민혁
잘나간다고 재계약 안 했다가 이 바닥에서 완전 매장당했잖아
쯧, 하나도 겁 안 나
만약에 내 사람들 건들면
나도 절대 가만 안 있어
(웅) 어?
아…
(영구) 이거 꼭 바르십시오
(왕준) 어, 그래
[흥미로운 음악] 저 차에서 대기하겠습니다
(왕준) 어, 그래
(웅) 차, 차?
[기가 찬 숨소리]
네가 얘기했던 임시 매니저가 저 남자였어?
(웅) 와, 마왕준 대단하다, 진짜
아이, 말했잖아
알면 찌질하다고 욕할 거라고
아, 뭐, 하긴 어떠냐?
다다랑 아무 사이도 아니라는데
지금 뭐라 그랬어?
너 몰랐어?
다다가 저번에 병문안 왔을 때 내가 물어봤거든, 둘이 무슨 사이냐고
아무 사이 아니라던데?
- 진짜? - (웅) 응
- 진짜로? - (웅) 어
[밝은 음악]
[왕준의 기뻐하는 숨소리]
[웅의 힘겨운 신음] [왕준의 웃음]
[웅의 힘겨운 신음]
[왕준이 픽 웃는다]
아이, 그래
그럼 그렇지
그럴 리가 없지
(왕준) 치, 쯧
예? 잘 못 들었습니다
어? 아니야, 운전해
[왕준의 느긋한 신음]
[차 문이 탁 닫힌다]
(영구) 오늘 일정 다 끝나셨으면 저 퇴근입니까?
왜, 어디 가게?
여자 친구가 걱정돼서 가 보려고요
너 그 여자 친구 소리
이제 그만 좀 하지 그래?
그게 무슨 말입니까?
너 다다랑 아무 사이도 아니라며?
(왕준) 다다가 그랬다던데?
너랑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애잔한 음악]
(영구) 여, 여자 친구가 정말
그런 말을 했습니까?
[왕준의 한숨]
(왕준) [한숨 쉬며] 야, 임시
이제 쇼 그만하고 다다 옆에서 좀 떨어져
네가 지금까지 무슨 이유로
남자 친구인 척한 건진 내가 잘 모르겠는…
돈 필요해?
그럼 내가 돈 줄게
갈 데 없어? 집도 구해 줄게
그러니까
이제 다다 옆에서 좀 그만 알짱거리라고
나 다다랑 다시 만날 거거든
이 말 무슨 뜻인지 알아?
더 이상 다다한테 넌 필요 없다는 거야
이제 다다 옆엔 내가 있을 거니까
[잔잔한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네, 오늘 저녁에 예약 좀 하려고 하는데요
두 명요
(왕준) 너 다다랑 아무 사이도 아니라며?
더 이상 다다한테 넌 필요 없다는 거야
이제 다다 옆엔 내가 있을 거니까
[어두운 음악]
[휴대전화 벨 소리]
여보세요
(인혁) 제로나인 찾았습니다
뭐? 그게 사실이야?
(인혁) 네, 계속 따라다니면서 지켜봤는데
지금 공원에 혼자 있습니다
주변에 아무도 없는 거 같고요
지금이 제일 적기인 것 같습니다
당장 확보해서 회사로 데려와, 당장
(인혁) 예, 알겠습니다
[통화 종료음]
[한숨]
[출입문 작동음]
(지석) 돌아오라고 할 때는 듣는 척도 안 하던 놈이
제 발로 다 찾아오고
이제야 포기할 마음이 든 거야?
지부장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런 얘기 할 수 있는 사람이 지부장님밖에 없어서요
너 아직도 제로나인 보내지 말…
(보원) 아닙니다
제로나인이 이상합니다
뭐?
진짜 감정을 갖게 된 거 같아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의미심장한 음악]
[패드 조작음]
몇몇 부분의 데이터에서
입력된 매뉴얼들이 적용되지 않은 게 발견됐습니다
(보원) 마치 스스로 거부한 것처럼요
이런 패턴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패턴이에요
[패드 조작음] [시스템 작동음]
(지석) 이건
우리가 미처 잡지 못한 오류일 뿐이야
변수가 워낙 많으니까
(보원) 아닙니다, 이건 분명 달라요
제로나인이 직접 말하는 걸 제가 똑똑히 들었습니다
무슨 말?
사랑을
받고 싶답니다
뭐?
사랑을 받고 싶답니다, 제로나인이
도대체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린 그런 프로그래밍을 한 적이 없어
(지석) 오로지 사랑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이
사랑을 받고 싶어 하다니
이건 분명 엄청난 사건입니다
우리가 그동안 사람과 똑같은 감정을 지닌 AI를 만들려고
얼마나 노력했습니까?
(보원) 하지만 한 번도 만들지는 못했죠
근데 제로나인이 엄다다란 여자한테 가고 나서 해냈어요
그것도 스스로요
제로나인에게 왜 이런 변화가 일어났는지 철저히 분석하면
우리가 그토록 고대하던
최상의 인공 지능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사랑을 흉내 내는 로봇이 아니라
진짜 사랑을 하는 로봇을 만들 수 있다고요
사랑을 하는 로봇…
그런 일은 절대 있을 수 없어
[보원의 한숨]
(보원) 지부장님
남 팀장
(지석) 아니, 남보원
주기만 해도 행복해하는 건 감정 없는 로봇이라서 가능한 거야
근데 그 로봇이 사랑을 받고 싶어 한다고?
그게 무슨 말인 줄 알아?
그 로봇이 힘들고 외롭고 아프기 시작했다는 거야
그게 말이나 된다고 생각해?
더 이상 헛소리하지 마
제로나인은 우리가 설계하고 입력한 대로만 행동하는 로봇일 뿐이야
생각? 감정?
평생 로봇을 만들면서 셀 수 없이 테스트해 봤어
로봇에게 감정이 생기는 거 자체가 과학적으로 말이 안 돼!
- 지부장님 - (지석) 처음 보는 오류일 거야
데려다 고치면 돼 그게 우리가 할 일이니까
[시스템 조작음]
(보원) 지부장님
[시스템 조작음]
"잠김"
넌 오늘부로 제로나인한테서 손 떼
더 이상 방해하지도 말고
[무거운 음악]
(보원) 지부장님!
지부장님! 지부장님, 제발…
[보원의 한숨]
(직원) 바로 확보할까요?
(인혁) 기다려 봐, 내가 할게
혼자 괜찮으시겠어요?
저번에 당한 것도 좀 있고
[헛웃음 치며] 어차피 일시 정지 코드 있으면 저런 로봇 새끼쯤이야, 뭐
갔다 올게
(인혁) 어이, 깡통
[어두운 음악]
나 기억하지?
뭡니까?
[헛웃음 치며] 뭐긴 뭐야
(인혁) 너 데리러 왔지
지난번에 당한 것도 좀 갚아 줄 겸
[강조되는 효과음] [인혁의 고통스러운 신음]
[인혁의 아파하는 신음]
이 로봇 새끼가 또 사람 치네
넌 오늘 뒈졌어
내가 너 싹 다 벗겨서 여기 끌고 다닐 거야, 알았냐?
[한숨]
제로나인 코드 입력
'시에라', '탱고', '오스카', '파파'
[긴장되는 음악]
[의미심장한 효과음]
뭐, 뭐야, 왜 안 멈춰?
발음 문제인가?
[발음을 굴리며] 제로나인 코드 입력
'시에라', '탱고', '오스카', '파파'
야, 자, 잠깐만 뭐, 뭐야, 왜 안 멈춰, 이거? 잠깐만
코드 입력
'시에라', '탱고', '오스카', '파파'
'시에라', '탱고', '오스카', '파파' [인혁의 겁먹은 신음]
[익살스러운 음악] 잠깐만, 잠깐만, 잠깐만 '시에라', '탱고', '오스카', '파파'!
'파파', 아이씨!
[인혁의 다급한 신음]
(보원) [가방을 직 열며] 혹시 모르니까
일시 정지 코드 삭제해 놓자
잠깐만
(다다) 야, 자료 조사를 해 오랬더니 아예 가져온 거야?
(진) 어때요? 디테일
우리 리얼 팀의 리얼한 더미를 위해서
대신 우리 할아버지가 10년 넘게 키운 애들이거든요
그러니까 곱게 다뤄 줘야 돼요 누나, 알았죠?
[애교스럽게] 아유, 우리 아기들
아이고, 이뻐 누나 말 잘 듣고 있어야 돼요
[진의 애교 섞인 탄성] [문이 철컥 닫힌다]
- 매형 - (영구) 매형?
[흥미로운 음악] (진) 하, 역시 오늘도 멋있네요
근데 매형이 이 시간에 여길 왜…
뭐야, 뭐야, 두 사람?
혹시 같이 사는 거예요?
잠깐만 그러면은 7년 연애에다가 동거까지?
아주 그냥 둘이 알콩달콩 꽁냥꽁냥
[진의 장난스러운 탄성] 야, 유진
그런 거 아니니까 그만해
왜 정색을 하고 그래요, 누나, 무섭게
(진) [한숨 쉬며] 갑분싸
[진이 입소리를 뻥 낸다]
(다다) 거북이는 스케치 다 끝나고 돌려줄게
얼른 가 봐
(진) 네, 알겠습니다
안녕
매형도 안녕히 계세요
- 조심히 들어가요 - (진) 네
[문이 철컥 열린다] 아, 여긴 또 왜 왔어요? 위험하게
여자 친구가 걱정돼서
아, 지금 누가 누굴 걱정한다는 거예요?
(다다) 자기가 제일 위험하면서
'알파고 시즌2' 준비 때문에 당분간 팀원들 계속 드나들 거예요
이렇게 마음대로 오는 거 하지 마요
아이, 또 놓고 갔어, 또
(영구) 어, 줘, 내가 금방 다녀올게
(다다) 아…
(영구) 유진 군 [달려오는 발걸음]
어, 매형
(영구) 이거 놓고 갔어요
(진) 오, 내 핸드폰, 오, 큰일 날 뻔했네
[웃으며] 고마워요, 형
아, 근데 다다 누나 오늘 왜 저래요?
기분 엄청 안 좋아 보이던데 혹시 둘이 싸웠어요?
[영구의 난처한 신음]
뭐, 어쨌든 난 둘이 싸워도
무조건 우리 매형 편이에요
왜냐? 난 형이 좋거든요
자꾸 끌려
[영구의 웃음] [진의 탄성]
아! 아, 맞는다, 맞는다 맞는다, 맞는다
아, 이거 준다는 걸 깜빡했네
이거 누나가 엄청 아끼던 건데 잃어버려 가지고 난리 쳤었거든요
근데 제가 세트장 정리하다가 찾았습니다
고마워요, 여자 친구한테 전해 줄게요
네, 그럼 다음에 또 봬요, 매형 고마워요
[밝은 음악]
(영구) 여자 친구, 이거
어? 이거!
(영구) 예전에 잃어버렸다면서?
유진 군이 찾았다고 여자 친구 전해 달래
아, 이거 내가 진짜 아끼던 건데
(다다) 아, 이런 줄도 모르고 얼마 전에 새로 하나 샀는데
쯧, 그래도 다행이다, 찾아서
새거는 규리 언니도 하나 필요하다 그랬는데
규리 언니 주면 되겠다
그래도 새로 산 게 낫지 않아?
[부정하는 신음]
난 쓰던 게 더 좋아요 손에 익기도 하고
(다다) 자, 그럼 시작해 볼까?
[발랄한 음악] [다다가 달그락거린다]
(다다) 하나, 둘, 셋
[카메라 셔터음]
(다다) 자, 보자
[옅은 탄성]
(다다) 어?
요놈, 요놈, 또 탈출하려고 또, 또, 잡았다
여기 들어가 있어, 쯧
아주 걸핏하면 가출하는 불량 거북이라더니
진짜네
(영구) 가출?
(다다) [웃으며] 아까 유진이가 그랬거든요
얘네 둘이 부부라는데
등에 상처 있는 거북이가 걸핏하면 수조 밖으로 탈출하려고 한대요
[살짝 웃는다]
근데 진짜 웃긴 게
이 거북이가 탈출하면은
남아 있는 거북이가 먹이도 안 먹고 단식 시위 한대요
수조에다가 머리 막 박으면서
진짜 신기하지 않아요?
(영구) 이 거북이한텐 이 거북이가 정말 필요한가 보네
(다다) 그런가 봐요
씁, 아니면 얘도 같이 나가고 싶은 건가?
여자 친구
(다다) 응?
난 어때?
나…
여자 친구한테 필요한 존재야?
[잔잔한 음악]
[다다의 아파하는 신음]
(영구) 여, 여자 친구, 괜찮아? 물린 거야?
(다다) 아, 아이, 별거 아니에요, 괜찮아요
아, 아니야, 내가 약 가지고 올게
(다다) 아니, 아니
아, 아, 이거 어떡해!
아, 괜찮다고 했잖아요!
나는 여자 친구 걱정돼서…
[다다의 한숨]
아, 진짜 나한테 왜 그래요?
아, 왜 자꾸 이상한 말을 해요?
[다다의 한숨]
나 잠깐 화장실 갔다 올 테니까
이것저것 건들지 말고 그냥 놔둬요
(규리) 사랑이 무슨 수학 문제도 아니고
백날 계산기 두드려 봐야 답 없다
좋으면 좋은 거고 말면 마는 거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둬 봐
그럼 언젠간 딱!
답이 떠오를 때가 올 테니까
[시스템 작동음] (지석)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패턴이야
이게 정말 가능하다고?
[긴장한 숨소리] [패드 조작음]
[출입문 작동음]
(인혁) 야, 야, 이 또라이 새끼야!
[어두운 음악]
(지석) 지금 뭐 하는 짓이야?
(인혁) 지금 이 새끼 때문에 우리 엿 됐습니다
아니, 그게 무슨 소리야?
(인혁) 이 새끼가 제로나인 일시 정지 코드를 없앴습니다
이제 무슨 수로 제로나인 찾습니까?
뭐?
(인혁) 어쩔 거냐?
어쩔 거냐고, 이 새끼야!
(지석) 그만해 감정적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야
상황을 냉철하게 판단해야지
(인혁) [버럭 하며] 지부장님이나 좀 냉철하게 판단하세요
[씩씩거리며] 오늘이요, 다이애나한테 제로나인 보내 주기로 한 날입니다
지금 본사에서는 다이애나가 만족스럽게 사용 중인지
계속 보고서 제출하라고 독촉 중이고요!
이러다 지부장님이나 나나 전부 다 모가지예요!
[성난 숨소리]
죄송합니다, 지부장님
하지만 이게 제 최선이었습니다
(보원) 그리고 아까 드린 말씀은
전부 제 진심입니다
(지석) 남보원
넌 내가 데리고 있던 애들 중에서
제일 똑똑하고
제일 바보 같은 놈이야
[휴대전화 벨 소리]
[휴대전화 조작음]
[한숨] [메시지 수신음]
[차를 퍽 친다] [성난 숨소리]
돌아 버리겠네, 진짜
[거친 숨소리]
아니야
이대로 모가지당할 수는 없지 [무거운 음악]
어떻게 들어온 회사인데
똥물은 너 혼자 뒤집어써라, 남보원
[성난 숨소리]
"크로노스 헤븐"
[패드 조작음]
[안내 음성] 사용 설명서
저희 제품을 사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품의 입술에 다가가 키스를 하세요
당신만을 위한 로맨틱한 남자 친구가 되어 줄 겁니다 [다이애나의 웃음]
[흥미로운 음악]
[노크 소리가 들린다]
크로노스 헤븐에서 사람이 찾아왔습니다
어?
[작은 목소리로] 아, 나 떨려
[흥미진진한 음악] 아이씨, 미리 연락이라도 하고 오지
뭐야?
왜 너 혼자 와? 내 장난감은?
(인혁) 죄송합니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다이애나의 실망한 숨소리]
[드라이기 작동음]
(다다) 아휴, 다 했다
[영구의 옅은 웃음] [영구가 드라이기를 탁 끈다]
(영구) 고생했어, 여자 친구
우리 오랜만에 별 구경 갈까?
내가 냉동실에 맥주도 넣어 놨어
갑자기 별 구경요?
[휴대전화 진동음]
[차분한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여보세요?
어, 다다야, 뭐 하고 있어?
(왕준) 혹시 약속 없으면 오늘 저녁 같이 할래?
나 지금 레스토랑에 도착해 있어
(왕준) [옅은 숨을 내쉬며] 꽃 상자 문제도 해결됐고
우리 그동안 꼬였던 거 풀고 싶은데
와 줘, 나 기다리고 있을게
그래, 갈게
(다다) 나 일이 좀 생겨서 가 봐야 될 거 같아요
별 구경은 다음에 가요
"왕준, 다다"
(영구) 여자 친구
여자 친구
안 가면 안 돼?
나
여자 친구가 그 사람이랑 있으면
자, 자꾸, 자꾸 여기가
[잔잔한 음악] [윙윙 소리가 난다]
자, 자꾸 여기가
여자 친구, 자꾸 여기가 윙윙거려
그러니까
안 가면 안 돼? 아니…
가지 마
미안해요
중요한 일이어서 가 봐야 돼요
오늘은 조심해서 돌아가요
(영구) 여자 친구
[윙윙 소리가 난다]
"리얼"
[기어 조작음]
[어두운 음악]
그러니까 여기서 다른 여자랑 같이 산다고?
내 장난감이
(인혁) 예, 그렇습니다
내 건데 왜?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웃음]
다다야
[쓸쓸한 음악]
[윙윙 소리가 연신 울린다]
(다다) 나 사랑 아니에요
내가 힘들 때마다 그쪽이 내 옆에 있어서 그래요
(왕준) 너 다다랑 아무 사이도 아니라며?
다다가 그랬다던데? 너랑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다다) 미안해요 중요한 일이어서 가 봐야 돼요
[힘겨운 숨소리]
[의미심장한 효과음]
[어두운 음악]
(다이애나) [한숨 쉬며] 뭐, 이런 깜짝이벤트도
나름 신선하네
이런 첫 만남은 상상도 못 했는데
[헛웃음 치며] 한 방 먹었네
제법이야, 크로노스 헤븐
가지 마
[영구의 힘겨운 숨소리]
(영구) 여자 친구
(다이애나) 응?
뭐라고?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낫네
근데
그 멍청이 같은 얼굴은 하나도 안 어울려
가자, 네 원래 자리로
난 아무 데도 안 가
여기서 기다리면
여자 친구가 돌아올 거야
[떨리는 목소리로] 기다려야 돼
뭐야, 이게?
(왕준) 다다야
내가 예전에 했던 약속 기억나?
내가 남우 주연상 받으면 너한테 프러포즈하겠단 약속
[살짝 웃는다]
나 사실 상 받았을 때 이거 준비했었거든
그때는 꽃 상자 협박 때문에 못 줬었는데
이젠 줄 수 있게 됐다
[살짝 웃는다]
늦어서 미안해, 다다야
거짓말
뭐?
거짓말이잖아
그때 꽃 상자 아니었어도
이 반지 안 줬을 거야, 그때의 넌
[잔잔한 음악]
이미 우리 사이에 지쳐 있었으니까
저, 다다야
(다다) 날 위해서 헤어졌다고 했지?
내가 다칠까 봐
근데
정말 나를 위해서 헤어진 거라면 난 분명히 느꼈을 거야
네가 아무리 연기를 했어도
나는
네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잖아
근데 우리 헤어지던 날
내가 본 네 눈빛은
진심이었어
물론
걱정하는 마음도 있었겠지
하지만
사실은 너도 헤어지고 싶었던 거야
그때 마침 도착한 꽃 상자가
좋은 핑계가 되어 준 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많이 고민했어
지난 7년 동안 널 진심으로 좋아했었으니까
[울먹이며] 근데 왕준아
누가 그랬거든
사랑은
주기만 하는 것도
받기만 하는 것도 아니라는 거
미안해
오늘은 이 말 하려고 온 거야
너 그 자식 때문이야?
너 그거 진심 아니야
그냥 필요해서 옆에 두는 거라고
그게 왜?
나도 네가 많이 필요했었어
[옅은 한숨]
[풀벌레 울음]
[의미심장한 음악]
그쪽이 여기 왜…
누구…
(다다) 지금 여기서 뭐 하시는 거예요?
(다이애나) 너야?
예?
[살짝 웃으며] 일이 재밌게 돌아가네?
(다다) 왜 이러고 있어요? 어디 아파요?
괜찮아요?
그럼 더 재밌게 놀아 볼까?
[로봇 작동음] [어두운 음악]
(다다) 아, 뭐 하시는 거예요, 지금?
[로봇 작동음]
괜찮아요?
뭐야, 너?
비켜
안녕
내 여자 친구
[감성적인 음악]
(보원) 제로나인은 다른 여자가 키스를 하면 초기화가 돼요
되돌릴 방법이 없을까요?
영구에게 키스하는 겁니다
(다다) 얼굴을 봐야 키스를 하든지 말든지 하지
내가 꼭 돌려놓을 거야
- (다다) 나 알죠? 대답 좀 해 봐요 - (영구) 너 누군데?
(보원) 제로나인을 초기화시키는 방법 [다다가 말한다]
일시 정지 코드를 되살린다 [다다의 힘주는 신음]
그리고 엄다다 씨가 키스를 하게 한다 [다다의 다급한 신음]
(보원) 결국 실패하신 거 같네요
(왕준) 야, 임시, 미쳤어?
미친 건 그쪽 같은데?
뭐야, 이게?
(다다) 아니, 대낮부터 웬 호텔?
(왕준) 너 여기서 뭐 해?
(다다) 그러는 너는 여기 어떻게 온 거야?
(왕준) 원하는 대로 해 주세요, 당신 믿으니까
지금까지 해 왔던 대로
(다다) 수고하셨습니다
(왕준) 다다야, 네 말이 맞아
헤어지고 나서 나 확실히 알았어 나 너 없이 안 된다는 거
(다다) 좋아했어요, 나도, 그러니까 가지 마요
.절대 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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