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 8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
[놀란 숨소리]
[무거운 효과음]
[혜진의 떨리는 숨소리]
[희수가 연신 오열한다]
[서현이 울먹인다]
[서현이 울먹인다]
[흐느낀다]
(서현) 성태
성태 오라고 해
[달려가는 발걸음]
[어두운 효과음]
[숨소리가 들린다]
[어두운 효과음]
[힘겨운 숨소리]
[한숨]
[무거운 음악]
[희수의 떨리는 숨소리]
저 나갑니다, 효원에서
쉽지 않을 거야
쉬운 일이라서 하겠다는 거 아니에요
무조건 나갈 겁니다
(희수) 하준이
그리고 나 자신
조금도 무너지지 않고 나가고 싶어요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내가 동서 곁에 있을게
(서현) 내가 동서 편인 거 잊지 마
뭐든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해 줄게
하준이 손 잡고
효원가 그 높은 벽
넘을 겁니다
(서현) 그 벽을 넘는 방법
내가
알려 줄게
[얼음이 잘그락거린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한숨]
(지용) 왜?
그 자리 내려오기 싫어서 그래?
뭐? 이 새끼가 진짜…
(진호) 너 대표 이사 되기 위해서 날 레버리지로 쓴 거야?
애초에 날 대표 이사에 앉힌 이유가 뭐냐고
묻는 말에 대답해
진작에 좀 잘하지 그랬어
(지용) 아버지는 형을 모든 엘리트 코스를 밟게 하고
후계자 준비를 일찍 시켰어
내가 태어난 순간부터 더 치열하게
내가 형보다 뛰어날까 봐
아버진 그걸 절대 원치 않으셨거든
그래서 난 대학도 한국에서 마치게 했잖아
법대에 가게 한 것도 아버지 뜻이었고
뭐, 졸업 후 영국 유학은 내 뜻이긴 했지만
이 새끼 웃기고 있네
아버지가 나랑 널 얼마나 차별했는데
어떻게 차별했는데?
너 크면서 아버지한테 혼난 적 있어?
(진호) 아버진 너한테 칭찬밖에 안 했잖아
늘 '잘한다', '잘한다'
나만 보면 속 터져 하고 때리고
번번이 너랑 비교하고
형은 알아?
내가 매 맞는 형을 얼마나 부러워했는지
(진호) 뭐?
난 아버지한테 한 번만 맞아 보면 원이 없겠다 싶었어 [어두운 음악]
형은 이해 못 하겠지만
철없는 어른으로 클 수 있는 인생
그거 특권이야
(지용) 부모한테 고집, 반항
아무나 부릴 수 있는 게 아니야
부모가 잡고 있는 손이 약하거나 차갑다고 생각하는 애들은
사고를 못 쳐, 왜?
그 힘들게 잡고 있는 그 차가운 손까지 놓칠까 봐
하, 참…
암튼 대답해
날 대표 자리에 올린 이유가 뭔지
형한테 기회를 한 번은 줘야 된다고 생각했어
(지용) 아버지가 쓰러져 있는 상황에 내가 대표 자리에 오르는 건
아버지가 원하는 그림이 아니니까
그건
날 키워 준 사람에 대한 예의는 아니잖아
- 뭐? - (지용) 이사들이 그러더라고
형이 대표가 되어선 안 될 거 같다고
(지용) 짐을 올려놓기엔 낙타의 등이 너무 굽어 있대
아버지도 깨어나시면 받아들여야 될 거야, 이제
너한테 사실대로 말할 기회를 줬는데 너 왜 거짓말해?
(진호) 날 대표 자리에 올리는 조건이
[의미심장한 음악]
하준이 낳아 준 그 여자를 집에 들이는 거였다면서?
[한숨]
어머니는 약속을 참 안 지키시네
(지용) 아무한테도 말 안 하기로 해 놓고선
(진호) 야, 그런 조건으로 날 올려놨으면 끝까지 둬야지
지금 내려오게 하면 안 되지
약속은 네가 먼저 어긴 거지, 새끼야
난 어머니랑의 약속 지켰어
그 자리에 잘 앉아 있는 건 형과 어머니의 몫인데
그걸 못 한 건 형이잖아
제수씨는 알아?
[긴장되는 음악]
(진호) 네가 하준이 낳아 준 여자를 의도적으로 집에 들인 걸 아냐고
네가 날 대표 자리에서 내려오게 하면
내가 제수씨한테 얘기할 거야, 새끼야
형이 그래서 안 된다는 거야
다른 사람도 아닌 형이
그 얘길 하면 희수가 믿을까?
(지용) 대표 자리 뺏긴 형이 분노 조절이 안 돼서
만들어 낸 얘기로밖엔 생각 안 할 거야
형이 이제껏 쌓아 온 이미지가 그래
신뢰가 안 가는 부류니까
이제 형은 나까지 잃었어
그게 형이 동생한테 할 짓은 아니잖아
[지용의 한숨]
(진호) 나 [어두운 음악]
내려가기 싫다
(지용) 그래?
내려가기 싫어?
그럼
날 죽여
[한숨]
(서현) 수혁 아빠가 그 자리에 계속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 (순혜) 뭐? - 어머니 아주 제대로 놀아나셨어요
[당황한 신음]
이 얘기 동서가 알아요? 혹시 하셨어요?
(순혜) 했어 [서현의 한숨]
[어두운 음악]
동서한테
어머님이 그 얘기 했단 사실
서방님이 알아선 안 돼요
안 되다마다, 안 되다마다
근데 그, 모를 수가 있겠니?
하준 어미가 가만있겠냐고
그걸 걱정하시는 분이 그 끔찍한 얘길 하셨어요?
그것도 임신한 동서한테
아, 그, 쳐들어와서 얘기하라는데 어쩌냐, 그럼
[서현의 한숨]
(서현) 어머님
말을 참는 법 좀 배우세요, 그리고
중학교 도덕책이라도 다시 좀 읽으시든가요
할 일 없으시면
(순혜) 아, 얘 넌 무슨 말을 그렇게 하니! [문이 달칵 열린다]
[성난 숨소리] [문이 달칵 닫힌다]
[못마땅한 신음]
[성태의 불안한 숨소리] [풀벌레 울음]
(성태) 어떡하지, 이거? 어떡해
[주 집사가 흥얼거린다]
[긴장되는 음악]
(주 집사) 미스터 김? [성태의 놀란 신음]
너 어디 갔다 왔어?
[성태의 당황한 신음] (서현) 성태야
(서현) 오늘 일 아무것도 보고 들은 거 없는 거야
알았어?
(성태) 예, 사모님
아…
잠깐 볼일이 있어서
(주 집사) 무슨 볼일인데 작은사모님 차를 탄 거야
사모님한테 허락은 받은 거야?
아, 그럼요, 헤드님
[호출기 진동음] [성태의 당황한 신음]
[성태의 다급한 신음] (주 집사) 어, 얼른 가 봐
[버튼 조작음]
[의아한 숨소리]
[어두운 효과음]
[흥미진진한 음악]
[한숨]
(지용) 내려가기 싫어?
그럼
[어두운 음악] 날 죽여
(서현) 우리 집이랑 근로 계약 할 때
계약서 꼼꼼히 읽었어?
예? 아니요
아, 아, 예, 예
집 안에서 일어난 어떤 일도
절대 외부에 발설하면 안 되는 거
계약서 조항에 있는 거 알지?
예, 사모님
'집 안에서 일어난 일의 범위는 유권 해석이 불가능하므로'
(서현) '스스로 해석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
라고 명시돼 있어
그 조항 자기 전에 한 번 더 읽어 봐
내 말 알아들었지?
예? 예
(서현) 여자들 틈에서 혼자 애쓰는 거 알아
(성태) 예, 하…
[힘겨운 숨소리]
[차분한 음악] 나가 봐
(성태) 예
[문이 달칵 여닫힌다] [한숨]
[문이 쓱 열린다]
[문이 쓱 닫힌다]
(유연) 사모님
뭐라도 드셔야 돼요
먹고 싶은 거 없어요?
내 아이가 없어졌는데
난 왜 아직도 홍옥이 먹고 싶은 걸까?
(희수) 나는 그게
내 아기가 먹고 싶은 건 줄 알았는데
내까짓 게 먹고 싶은 거였나 봐
유연 씨
[차분한 음악]
집에 가서 우리 하준이 좀 돌봐 줘요
(유연) 네
제가 하준이 챙기고
사모님 화장품이랑
속옷 이런 것 좀 챙겨 올게요
고마워요
(유연)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멀어지는 발걸음]
[문이 쓱 열린다]
[문이 쓱 닫힌다]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서현) 네, 제 동서 잘 부탁드려요
제 동서를 박사님께 데려간 건 이유가 있겠죠?
네, 그럼요
그리고 박사님
어린이 병동 후원 규모를 좀 늘릴까 합니다
다시 만나 의논해요
네
[어두운 음악]
[통화 연결음]
(미자) 지용아
[어두운 효과음]
넌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
[무거운 음악]
[한숨]
(희수) 하준이 손 잡고
효원가 그 높은 벽 넘을 겁니다
쉽지 않을 거야
모두 동서가 나아갈 앞길을 방해할 거니까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지용) 하준 엄마 어디 갔어요? 안 보이던데 [유연의 난처한 숨소리]
사모님
친정에 가셨어요
장모님 지금 처남 있는 샌프란시스코에 계신데
장모님도 안 계신 처갓집엘 갔다고요?
입덧이 심하세요
이 집이 좀 힘들대요
(유연) 방해하지 말고 혼자 두시는 게 어떨까요?
사모님 지금 임신 초기라
[어두운 음악] 호르몬 변화도 크시고 예민하십니다
[멀어지는 발걸음]
[한숨]
(엠마) 그들은 그렇게 다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자기 자신을 위한 거짓말이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한 거짓말이
그렇게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풀벌레 울음]
(수영) 유연 씨
(유연) 수영 언니, 퇴근하세요?
언니가 연락이 안 돼요
어디 있는지 혹시 알아요?
[난처한 숨소리]
(수영) 언니가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었거든요
홑몸도 아닌데 불안해
(지용) 김유연 씨
나한테도
수영 씨한테도 얘길 안 하고
김유연 씨한테만 얘길 하고 갔다고요?
그게 지금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
(서현) 나랑 상의했어요
서방님이 알면 하준이도 알 거고
그냥 조용히 가고 싶다고 해서
내가 그러라고 했어요
나한테 말도 안 하고요?
[어두운 음악] (서현) 입장 바꿔 놓고 생각해 보세요
서방님이 동서라면
서방님한테 얘기하고 싶겠어요?
직원들도 있는데 이쯤 하시죠
다들 들어가, 곧 소등되니까
[긴장되는 음악]
동서가 뭔가 결정할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세요, 뭔가
자꾸 할 생각을 하지 말고
그냥 죽은 사람처럼
형수님은 제가 안 무서우신가 봐요
자꾸 이렇게 저를 자극하면
나도 내가 무슨 짓 할지 몰라요
안 무서워요
해 봐요, 한번
[코웃음]
(성태) '어떠한 일도 절대 외부에 발설하면 안 된다'
[발소리가 들린다] '집안일의 범위는 유권 해석이 불가능하므로'
'스스로 해석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
'배설 시', 아니, '발설 시'
'을은 갑이 지급한 일'…
[긴장되는 효과음]
[성태의 놀란 탄성]
(성태) 깜짝, 어, 어…
- 뭐 해? - (성태) 아, 아, 여기…
(성태) 계, 계약서…
[감성적인 음악]
(진호) 나 다 알아
- (성태) 뭘… - 네가 한 짓
- (성태) 예? - 너 큰일 할 놈이더라?
(진호) 블루 다이아 훔쳤다며?
[놀란 숨소리]
[성태의 당황한 신음] 아이, 됐어
신고 안 해, 귀찮아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대표님
[성태가 울먹인다] 진짜 그렇게 생각해?
예
너 루바토에 있지, 지금?
[흥미진진한 음악] (성태) 예
(진호) 그럼 거기서
지용이 일거수일투족 감시해서 나한테 보고해
예?
(진호) 왜 이렇게 놀라?
(성태) '집 안에서 일어난 어떠한 일도 절대 외부에 발설하면 안 된다'
'집안일의 범위는 유권 해석이 불가능하므로'
'스스로 해석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라고
제 근로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걸 뭐, 어기란 말씀이신…
[성태의 당황한 신음]
(진호) 내가 외부냐?
제 유권 해석상
지용 상무님 입장에선 충분히 외부십니다
너 되게 똑똑하네?
(진호) 도둑놈인 줄 알았더니 똑똑해
계약서상에 집 안에 있는 보석 훔치라고 돼 있진 않지?
그럼요, 당연하죠
근데 너 훔쳤잖아
[한숨]
(진호) 계약서 드립 하지 말라고
한지용 일거수일투족 다 보고하고
서재 안 서랍 같은 거
그런 거 뒤져서 건더기 나오면
내가 크게 사례한다
알아들어?
이건 너랑 나 비밀이고
[작은 소리로] 또 비밀이야
[진호의 탄성]
(진호) 아, 여기 너무 좋아
앞으로 자주 와야겠어
내가 전화하면
우리 이제 여기서 만나자고
예
옷부터 줘야지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탁 열린다]
당신은
당신이 이 집안의 컨트롤 타워라고 생각하지?
(진호) 그래서 이 집안의 모든 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과연 그럴까?
요점을 얘기해요, 이 차 식기 전에
기절하지 마
하준이 낳아 준 진짜 엄마
안 죽고 살아 있어
[한숨] (진호) 놀랍지?
심지어 어디 있는지 알아, 그 여자?
(서현) [한숨 쉬며] 알아요
(진호) 알아?
근데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꼭 알아야 하는 것도 모르고 사는 당신한테
그 얘기를 굳이 해야 해요?
[차분한 음악] 아, 지용이 새끼한테 비하면
난 정말 순수하고 투명한 사람이야
(진호) 날 좀 재평가해 줘, 정 대표
씁, 어떻게 그렇게 오랜 시간 사람을 속일 수가 있지?
당신도 나 모르는 그런
비밀이 있는 건 아니지?
당신 [한숨]
혹시
남자 있어?
[입소리를 쩝 낸다]
[컵을 탁 들며] 당신한테 남자가 있을 리가
[진호의 한숨]
[문이 탁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어두운 음악]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쓱 열린다]
[문이 쓱 닫힌다]
[거친 숨소리]
[새가 지저귄다]
[한숨]
(지용) 할머니 인사해야지
학교 잘 보내 주고 이따가 제가 데리러 갈게요
(수영) 네
- 가 - (수영) 가자
[못마땅한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주 집사) 아, 사모님 퍼플이 너무 잘 어울리세요
[함께 웃는다]
[문이 탁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문이 탁 열린다]
(지용) 혹시
희수한테 쓸데없는 얘기 하신 거 아니죠?
아이, 무슨 얘기를 해, 내가
너 나랑 약속이 다르잖아
무슨 약속이요?
(순혜) 내가 함구하는 조건으로
진호 대표 이사에 앉히는 거 말이야
[놀란 숨소리]
근데 너 지금 와 가지고 그런 식으로
그렇게 반칙하는 게 어디 있어
(지용) 제가 어머니랑 그런 약속을 했다고요?
제가 그날 와서 어머니한테 다 말씀드렸잖아요
전 대표 이사에 뜻이 없으니까 형한테 밀어주겠다고요
(지용) 그랬더니 어머니가 저한테 고맙다고 그러셨잖아요
저도 어머니가 사시는 동안 계속 기쁘게 해 드리고 싶은데
(지용) 아니, 이사들의 뜻이 그런데 제가 뭘 어쩌겠어요 [어두운 음악]
(순혜) 하, 지용아
아, 너…
너 지금 뭐라는 거야?
[순혜의 당황한 숨소리]
네가 나한테 이러면 안 되지
멀쩡하게 살아 있는 사람 죽은 사람 만든 건 어머니셨어요 [순혜의 당황한 신음]
(지용) 근데 그 사람이 살아서 돌아왔고
어머니는 그 사람이 살아 있는 것 자체가
참 불쾌한 일이셨겠죠
어머니가 저지른 과오가 다 드러나니까
그래서 희수에겐 비밀로 하자고 어머니가 그러셨잖아요
[기가 찬 신음] (지용) 어머니
과거는 힘이 없어요, 하지만
이번 경우는 달라요
- 아니… - (지용) 왜 그러셨어요?
[순혜의 당황한 신음] (지용) 그렇게까지 혜진이한테 할 필요 없었잖아요
아니, 얘, 얘, 얘, 얘
사, 살아 있는 애를 죽은 애로 만든 건 바로 너야, 너
(지용) 어머니!
혹시 아프세요? [순혜의 당황한 신음]
[지용의 한숨]
치매 검사 한번 받아 보시죠 [순혜의 기가 찬 신음]
제가 오늘 김 박사님께 말씀드려 놓겠습니다
[당황한 신음]
너 지금 뭐라는 거야?
(순혜) 너, 너, 네가 나한테 왜 이래
[기가 찬 웃음]
지용아!
(순혜) 얘, 지… 오, 얘 좀 봐
얘, 얘… [순혜의 기가 찬 웃음]
참 나, 얘…
야! 너…
[순혜의 기가 찬 신음]
너 왜 그래!
어, 얘 좀 봐?
[문소리가 탁 난다]
(수혁) 저 약혼할게요
마음 변하기 전에 최대한 빨리 진행해 주세요
가족들 모두 인사라도 해요
상견례라고 하죠? 그런 걸
[성태가 휘파람을 분다]
(진호) 서재 안 서랍 같은 거
그런 거 뒤져서 건더기 나오면
내가 크게 사례한다
[휴대전화 조작음]
[긴장되는 효과음]
[문이 탁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긴장되는 음악]
[성태의 떨리는 숨소리]
[의미심장한 효과음]
[서류철을 탁 내려놓는다]
[성태의 떨리는 숨소리]
[지용이 서랍을 달그락거린다]
[한숨]
[떨리는 숨소리] [멀어지는 발걸음]
[문이 탁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안도하는 숨소리]
[새가 지저귄다]
[문이 탁 여닫힌다]
안녕하셨어요?
(서현) 지금 이 시간이 동서 상담 시간인 거 들었습니다
시간 되실 거 같아 이렇게 불쑥 찾아왔어요
네
무슨 일이신지…
동서 문제예요
저랑 어디 좀 가 주실래요?
[의미심장한 음악]
안 받을 거예요
혼자 있고 싶겠죠
찾지 않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유연) 입덧이 심하세요
이 집이 좀 힘들대요
서방님한테 얘기하고 싶겠어요?
(서현) 가만히 기다리세요 뭔가 자꾸 할 생각을 하지 말고 [한숨]
그냥 죽은 사람처럼
[통화 연결음]
[휴대전화 벨 소리]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
삐 소리 이후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
[통화 종료음]
[한숨]
이제 가요
혼자 있고 싶으니까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서현) 상견례니까 크게 준비할 필요 없어
가까운 가족들만 모실 거야
그러니까 그냥 최대한 빨리 일정 잡아 줘
응
대표님, 오셨습니다
(부관장) 모실까요?
(서현) 응
[차분한 음악]
[다가오는 발걸음]
(미진) 아니, 뭐야
(메이드1) 아니, 왜 그 좋은 개인 욕실 놔두고
공용 구역에 침범하냐고
(메이드2) 그러니까, 우리 목욕 날인데
아이씨, 인간적으로 너무 오래 있는다
근데 성태는 저기 왜 있어?
[미진의 헛웃음]
(미진) 남자 둘이 목욕탕에서 대체 뭐 해?
[미진의 못마땅한 신음]
[진호의 시원한 숨소리]
그래서, 뭔가 알아낸 게 있어?
[훌쩍인다]
(성태) 불쌍해
(진호) 너 별거 아니면 나한테 뭔 욕을 들으려고
이렇게 낭만 잡고
어이가 없네
뭐야, 대체
대표님
(성태) 상무님…
[어두운 음악]
게이예요 [흥미진진한 음악]
- 뭐? - (성태) 상무님 게이라고요
[성태가 울먹인다]
(성태) 얼마나 힘드셨을까
너 뭐랬어, 지금?
(성태) 혼자만 쓰는 그, 비밀 폰이 있더라고요
거기에 그, 근육질 남자들 사진이
그, 사, 사진, 아휴…
[당황한 신음]
(서현) 이 친구가 그린 코끼리 그림을 하원갤러리에서 봤습니다
그림에 감동해 제가 바잉했어요
감사합니다, 잘 봐 주셔서
재능 있고 세계관이 남달라요
제가 이 소년 화가를 후원하고 싶어요
(서현) 마음껏 창작할 수 있도록 저희 갤러리에서
경제적 후원과 전시 지원을 할까 해요
우리 애가
이렇게 복이 많아요
복보다 재능이 더 많습니다, 어머니
(서현) 안 그래도
순수 미술이 너무 트렌디한데
본질에 가깝고 세계관이 진지해요
(여자) 아, 네 [여자의 웃음]
(서현) 좁은 문에 갇힌 코끼리
그 코끼리가
좁은 문을 나가는 방법은 뭘까요?
아, 이건 제가
갤러리 대표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부탁드리는 거예요
최고가로 그 그림은 제가 사겠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시간을 얼마나 주면 될까요 소년 화가님?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희수) 나 지금 엄마 집에 와 있어
입덧이 너무 심해 견딜 수가 있어야지
[휴대전화 조작음]
(지용) 내 아이는 잘 있는 거지?
[휴대전화 진동음]
(희수) 응, 잘 있어
[휴대전화 조작음]
(지용) 얼마나 있을 건데?
(소년 화가) 음…
일주일
(희수) 일주일
[한숨]
[한숨]
[트로피를 탁 내려놓는다]
[무거운 음악]
(희수) 난 예전의 내가 아니야
모든 걸 다 알아 버린 지금
내가 어떻게 같을 수가 있겠어
[한숨]
(혜진) 미역국
꼭 먹어야 한대요
내가 애를 낳았어?
난 아이를 잃었어
내가 무슨 자격으로 이걸 먹고
당신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이런 짓을 해?
지금 누구 부를 사람도 없잖아요
이런 모습
누구한테 보여 주기도 싫잖아
[울먹인다]
[다가오는 발걸음]
(부관장) 대표님
수지 최 작가님이 대표님을 꼭 만나고 싶다고 합니다
서현갤러리에 그림 거는 조건이
대표님과 직접 얘기를 하는 거라고…
아니
만나지 않겠다고 해
(서현) 다른 아티스트 찾아 봐 그 사람 아닌 거 같아
(부관장) 네
[비밀스러운 음악]
[새가 지저귄다]
(경혜) 어? 아, 사모님
(수영) 언니
나 왔어
[수영의 한숨]
(하준) 엄마!
(희수) 잘 있었어, 우리 아들?
(하준) 엄마, 보고 싶었어
(희수) 엄마도 보고 싶었어
(하준) 내 동생
잘 있지?
하준아, 엄마가 갈비찜 해 줄게
우아, 최고!
[문이 철컥 열린다]
[다가오는 발걸음]
[문이 철컥 닫힌다]
[어두운 음악] [지용의 한숨]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어
(희수) 나도
수영아, 나 홍옥 좀
내가 사 두라고 했잖아
(수영) 아, 네, 언니 [희수의 옅은 웃음]
(지용) 아직도 입덧해?
계속 홍옥만 찾네
- 딸인가? - (희수) 그러게 말이야
들어가자
[다가오는 발걸음]
언니
(수영) 디자이너 선생님 오셨어요
저번에 맞춘 임신복 다 됐대요
(디자이너) 그때 치수 재신 드레스
메이드돼서 가져왔어요, 사모님
네
입어 볼게요
(디자이너) 착장 도와드려요?
아니요, 그냥 가세요
[다가오는 발걸음]
[문이 철컥 열린다]
[문이 철컥 닫힌다]
[살짝 웃는다]
(엠마) 그녀 역시
좁은 문에 갇힌 코끼리였습니다
[희수의 한숨]
그녀는 그 문을 반드시 부숴야만 했습니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하지만 아기 코끼리가 다쳐서는 안 됐습니다
이사회가 내일이야
[흥미진진한 음악]
(진희) 원래 지난주였는데 지용이가 미뤘더라고
서희수 있을 때 같이 샴페인 터트리려고 기다린 건지
아휴…
(진호) 판을 뒤집을 방법은 없는 거겠지?
수혁이 약혼할 집안
(진희) 거기서 우리 손을 들어 주면
지용이가 과반수가 안 되니까
지용이가 대표 이사가 돼도 회장직에 오르는 건 막을 수도 있어
아, 오빠는
자기 아들 하나도 어떻게 못 하냐?
수혁이 걔는 자기 아빠보다 지용이 말을 더 잘 들어
지용이 걔는 무슨 재주야, 진짜?
(진호) 그 새끼 실체를 다들 몰라서 그래
짐승을 거둔 것 같아
(순혜) 사람의 자식이 아니야 [한숨]
난 걔가 그런 애인 줄은 진짜 몰랐어
(진희) 무슨 소리야?
[진호의 한숨]
아, 나도 좀 알자
하준이 튜터였던 사람
하준이 낳아 준 여자야
[진희의 놀란 신음]
[한숨]
누가 들였어, 그 여자를?
지용이가
뭐?
[어두운 음악] [한숨]
(진희) 올케 알아?
- (진호) 아니 - (순혜) 알아
안다고?
(순혜) 알아
(진희) 말도 안 돼
어떻게 그럴 수가…
한집에 두 여자를…
(성태) 오늘 왜 차 안 가지고 오셨어요?
(진희) 나 카덴차 출입 금지인 거 몰라?
내 차 게이트에서 걸리잖아
(성태) 근데 왜 들어오셨어요?
[흥미진진한 음악] (진희) 네가 뭔 상관인데!
(성태) 그러게요
[진희의 한숨]
(진희) 무서워
사람이 제일 무서워
(성태) 그러게요
아예 술집을 차렸네, 차렸어
[주 집사의 못마땅한 신음]
[드르륵 소리가 들린다]
[주 집사의 놀란 신음]
(주 집사) 어, 어, 어… 어떻게 들어오신 거예요?
(진호) 저 서랍장 뒤에 문이 있어
- 예? - (진호) 저기서 쭉 걸어가면
주차장까지 연결돼, 죽이지?
[황당한 웃음]
아버지의 이런 내밀하고 꾸리한 구석을
지용이가 그대로 닮았어요
저 저기로 나가도 돼요?
안 돼, 저기는 나만 독점할 거야
(진호) 주 집사는 저리로 다녀
저더러 여길 또 오라고요?
(진호) 당연하지
여기 청소하고 관리하고 해야지
[술이 조르르 흘러내린다] [진호가 흐르는 소리를 흉내 낸다]
[레버 조작음]
[비밀스러운 음악] 카!
[주 집사의 어색한 웃음]
[힘주는 숨소리]
[힘주는 숨소리]
[한숨]
이혼하자
너 이혼하면 날아갈 거 같지?
[웃으며] 그렇지 않아
나보다 더한 여자 만날 수도 있어
그런 악담 하지 마
그냥 차라리 때려, 그냥
정도야, 나 진짜 너한테 잘하고 싶어
[진희의 웃음]
나한테 기회를 줘
(정도) 누나
요새
- (정도) 약 하니? - 약?
(진희) 무슨 약! [흥미진진한 음악]
[진희의 어이없는 숨소리]
그래, 너 때문에 위장약을 한다
[음식을 꿀꺽 삼킨다] 아유, 이게 말이면 다인 줄 아나, 진짜
야, 너 쩝쩝대고 먹지 마
[음식을 꿀꺽 삼킨다] 극혐, 소름!
듣기 싫다고!
아유!
[진희의 성난 숨소리]
[진희의 성난 신음]
[문이 달칵 열린다] [어이없는 숨소리]
- (희수) 다 먹었어? - (하준) 응
(수영) 올라갈까?
[희수가 살짝 웃는다]
(희수) 잘 자
(지용) 아
내일 대표 이사 변경 긴급 이사회가 열려
나 당신 소원대로 할게
내가 대표 자리에 앉을게
그래야 하준이한테 이 왕관 나중에 물려주지
당신한테 혼나고 나 정신 차렸어
[희수가 피식 웃는다]
그게 당신 마음대로 될까?
[컵을 탁 내려놓으며] 수혁이 이번에
[젓가락을 달그락 집으며] 노아림 씨랑 약혼하는데
[어두운 음악]
(희수) 하긴
수혁이 아직 애인데 뭔 걱정이야
근데 지난번 튜터 말이야
강자경 선생님 말고
그 전 튜터
- (희수) 당신이 그만두게 했던 - 어
(희수) 그 사람이랑 통화했어
어차피 튜터는 새로 구해야 하는데
암만 봐도 그만한 사람이 없어서
[희수가 달그락거린다] 좀 더 알아봐, 신중하게 구해
(희수)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돼
왜 그렇게
급하게 잘랐지, 그 사람?
강자경
아니
이혜진 씨를 집에 들여야 돼서 그렇게 급하게 자른 거지?
[피식 웃는다]
그냥 해 본 소리야
다 지난 일인데, 뭐
모든 걸 다 잊고
새로 시작할 거야
나랑 하준이
그리고 당신
우리 세 사람만 생각하려고
[지용의 한숨]
(지용) 잘 생각했어
다 잊자, 우리
(희수) 그럼, 잊어야지
근데 말이야
그 여자 어떻게 그렇게 쉽게 내보냈어?
쉽게 물러날 여자가 아닌데
하준이 낳아 준 사람이잖아
(희수) 하준이
하준이 위해서 그렇게 한 거야
적어도 엄마긴 하잖아
[희수가 잘그락거린다]
(순혜) 작은아기는
예정일이 언제냐?
(서현) 제가 확인하고 말씀드릴게요
못 물어봤네요
신경 써라
안정기에 접어들 때까지
네, 그래야죠
[다가오는 발걸음]
[순혜의 웃음]
[다가오는 발걸음]
(주 집사) 손님들 도착하셨습니다
(아림 부)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예
[함께 웃는다]
(아림 모) 갑자기 이렇게 빨리 식사 자리를 잡아 주셔서 놀랐어요
근데 너무 맛있네요 [아림 모의 웃음]
가끔씩 셰프도 집안끼리 교류하고 그래야겠어요
(순혜) 네, 우리 집 셰프들은 우리 효원호텔에서
제대로 검증받은 사람들만 들어오기 때문에
맛이 없을 수가 없답니다
잘 먹었어요
- (순혜) 응 - (아림) 정말 [순혜의 웃음]
(수혁) 식사 끝나셨으면
제가 오늘 이 자리를 만든 이유를 말씀드릴게요
결혼은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양쪽 집안의 일이라고 하니까요
[의미심장한 음악]
이렇게 양가 사람들 다 모였을 때 말해야
일이 해결된단 걸 알았어요
[진호가 다리를 탁 짚는다]
안 좋아하는데 좋아하는 척
좋아하는데 안 좋아하는 척
전 둘 다 안 할 겁니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전 이 약혼 안 합니다
아림 씨, 미안해요
(순혜) 너!
이대로 나가면
너 아무것도 없어
(수혁) 마음대로 하세요
저도 제 마음대로 할 거니까
[당황한 숨소리]
[순혜의 거친 숨소리]
[순혜의 시원한 숨소리]
(순혜) 어떡하든 아림이네 집안사람들
마음을 풀어 줘야 돼
(서현) 문제는 그 집이 아니라
수혁이입니다
야, 네가 좀 어떻게 좀 해 봐
(순혜) 아림이랑 결혼해야 우리 진호가
회장이 된다는 거 너도 알잖아, 응?
수혁 어미야
우리 진호를
회장으로 만들어야 돼
나
나는 미자 년 아들이 그 자리에 올라가는 거
내,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엔 난 못 본다, 난 못 봐
서방님은 그 자리에 못 올라갑니다
[흥미진진한 음악]
아니, 왜?
너 뭐 아는 거 있어?
(순혜) 아, 아니, 지금 우리 진호가 계속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다
그 말, 그 말이지? 어?
지…
아니, 얘, 진호 고, 고새 또 어디 갔어
아니, 이 난리 통에 의논을 해야지 어딜 간 거야, 도대체?
주 집사, 진호 고새 어디 갔어?
또 복권 다시 시작했어?
아니요
아니, 그럼 뭐 지하 벙커에라도 숨어 있나?
(주 집사) 아니요 아니요, 아니요, 아니요, 아니요
아, 그게
요즘 메이드들 목욕탕에서 반신욕을 즐기고 계십니다
(순혜) 아니, 메이드 목욕탕에 자기가 왜 들어가고 자빠졌어?
멀쩡한 자기 욕실 놔두고
지금이 얼마나 중요한 시국인데 그런 얼빠진 짓을 한대, 걔는!
제 말이요
차라리 나아요 사고를 쳐도 집에서 칠 테니까
(진호) 수혁이 그놈
언젠가 크게 뒤통수칠 줄 알았다니까
앞통수죠
아, 새끼 정말 죽일 수도 없고
잘 참으셨습니다
(성태) 참을 수 있는 자가
위너입니다
넌
날 어떻게 생각해?
뭘 어떻게 생각하냔 말씀이신…
(진호) 아, 이 새끼가 돌았나
내가 이 왕국의 회장감이라고 생각하냐고
(성태) 아닌 거 같습니다
[진호의 한숨] 진짜 회장감이라면
저랑 이렇게 목욕탕에서 몸을 섞지 않았을 거예요
몸을 섞다니?
(성태) 아니, 집 안의 그 비싼 물건을 훔친 사람에게
스파이 짓을 시키다니
[어두운 음악]
인간은 고쳐 쓰는 게 아니거든요
[헛웃음]
[성태의 한숨]
[진호의 한숨]
[지용의 힘주는 숨소리]
(지용) 아, 우리 내일 아기 옷 사러 갈래?
간 김에 침대도 고르고
침대 벌써 샀는데?
(희수) 내가 벌써 아기방 꾸미고 있어
당신 서프라이즈 해 주려고
[희수가 잘그락거린다]
내가
조용히 몰래
아기방 꾸미고 있었지
(지용) 아니, 당신 혼자서 다 고른다고?
아, 나도 같이 해
나 정말 최고로 키울 거야
[지용이 숨을 들이켠다]
딸이었으면 좋겠다
그, 딸 바보 아빠 있잖아
나 그거 한번 해 보는 게 소원이었어
나한테 맡겨
(지용) 갈게
(희수) 가
[흥얼거린다]
[한숨]
[헛웃음]
[종잇조각들을 툭 던진다]
[떨리는 숨소리]
[어두운 음악]
[멀어지는 발걸음]
[달그락거린다]
[호출기 진동음] 아, 깜짝이야, 씨
[짜증 섞인 숨소리]
[흥미진진한 음악] [웃음]
말 안 하시겠다?
- (성태) 예, 예… - 아…
(주 집사) 아, 작은사모님 모시고
그날 밤 어디 갔었어
응? [거부하는 신음]
너 요새
대표님하고 목욕탕 들어앉아서 무슨 짓 해?
[거부하는 신음]
[성태의 아파하는 신음]
블루 다이아 훔친 거
왕사모님한테 얘기하리?
[울먹인다]
목욕탕
작은사모님
둘 중에 하나 골라, 비밀 맞교환하자
뭐 고를래?
(성태) 어…
목욕, 아니요, 작은사모님…
(주 집사) 잘했어
(성태) 작은사모님
아기 잃으셨어요
[주 집사와 성태의 한숨]
[성태의 한숨]
[잔잔한 음악]
좁은 문 말곤
(서현) 아무것도 없었어?
갇혀 있지 않았던 거구나
(소년 화가) 원래 벽은 없었어요
코끼리가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예요
[비밀스러운 음악]
(서현) 그래
내가…
내가…
[심전도계 비프음]
"효원"
(사회자) 이사회 결의 전
(사회자) 효원의 법무 팀장이시자
회장님의 고문 변호사이신 최진영 변호사님께서
이사님 여러분들께
회장님의 유언장을 공개하신다고 합니다
[무거운 효과음] [이사들이 웅성거린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최 변호사의 한숨]
(최 변호사) 뇌혈관계 지병으로 오랜 투병을 하셨던 회장님은
(최 변호사) 자신이 병석에서 한 달 이상의 무의식 상태가 계속되면
이 유언장을 이사진과 가족들이 동석한 자리에서 발표하라고
(최 변호사) 저에게 구두로 당부를 하셨고 [지용의 한숨]
관련 육성 녹음도 제출하겠습니다
[술렁인다]
[한숨]
[한숨]
[한숨]
[헛웃음]
[흐느낀다]
[지용이 흐느낀다]
[휴대전화를 탁 집어 든다]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휴대전화 진동음]
- (지용) 여보세요 - 서방님, 이쪽으로 오셔야겠어요
무슨 일이시죠?
웬만하면 나중에 얘기하시죠
(서현) 강자경이 와 있습니다 [어두운 효과음]
서방님이 직접 해결해야 할 문제잖아요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흥미진진한 음악]
[통화 종료음]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발소리가 울린다]
[문이 탁 닫힌다]
[강조되는 효과음]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와
(지용) 일어나
[어두운 음악]
내 애 내놔
- 뭐? - (혜진) 내 아이
내놓으라고
(지용) 나와, 나랑 얘기해
(혜진) 놔, 이거 놔!
[다가오는 발걸음] [혜진의 거친 숨소리]
(서현) 동서도 알아야 될 거 같아서요
(지용) 희수야, 미안해
너 여기 있지 마
너 스트레스받으면 안 돼 내가 해결할게
괜찮아
(희수) 나도 알아야지
왜 온 거예요?
하준이 찾으러 왔어요
제 아이잖아요
(지용) 너 미쳤어?
그게 왜 네 애야!
내 아이야!
(혜진) 너 같은 아빠
가짜 엄마
[헛웃음]
다 꺼져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 (지용) 일어나 - (혜진) 놔
- (혜진) 이거 안 놔? - (지용) 나와!
(혜진) 내 몸에 손대지 마!
[희수의 비명]
[희수의 거친 숨소리]
까불지 마
내 거 뺏어 가는 사람은 그게 누구든 다 죽여 버릴 거야
[어두운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하준이 흐느낀다]
(엠마)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숙명입니다
하지만 세상엔 많은 억울한 죽음이 존재합니다
[어두운 효과음]
억울한 죽음이 뭐냐고요?
죽음의 이유를 세상이 모르거나
또는 오해하고 있는 경우죠
[강조되는 효과음]
[거친 숨소리]
[긴장되는 효과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어두운 효과음]
[놀란 숨소리]
[거친 신음]
[비밀스러운 음악]
(희수) 그냥 아무것도 묻지 말고 기다려 주세요
(혜진) 소송 하나 맡아 주세요
애 아빠가 효원그룹 차남입니다
(순혜) 더 이상 우리 집안 관련
지저분한 기사 터지게 놔둬선 안 돼 [지용이 소리를 지른다]
(주 집사) 내일 수혁 도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오프를 신청한 거 같습니다
(지용) 당신의 진짜 마음은 뭐야 날 왜 용서해?
용서했다고 생각해?
(서현) 정말 아이 찾는 게 목적이에요?
그보다 한지용을 더럽히고 싶은 게 아니고요? [지용의 거친 숨소리]
(지용) 죽여!
(희수) 걱정 말아요 절대 지지 않을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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