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우리는 9
(지웅) 촬영 끝났어? 연수는?
아, 선배, 그게
갑자기 비가 이렇게 쏟아질 줄 몰라서
(채란) 이거 챙기느라고…
국연수 씨는 아직 대기하고 있어요
(지웅) 아…
오늘은 정리해야겠다 더 쏟아지겠는데?
(채란) 그럼 국연수 씨는 제가 데려올게요
아마 우산도 없을 거예요
내가 갈게
왜?
선배 이 작품 하기로 한 게
국연수 씨 때문이에요?
어디 있어, 연수?
(지웅) 아, 진짜 뭐 이렇게 쏟아지냐?
(지웅) 저는 계획대로 되지 않는 걸 싫어해요
아, 나머진 어디서 찍어야 되나?
[탁 소리가 울린다]
(지웅) 통제를 벗어나는 모든 건
[감성적인 음악]
위험 요소일 뿐이니까요
과거에도 지금도
국연수는 저에게 그런 존재예요
국연수를 처음 본 건
아니
그게 뭐가 중요하겠어요?
[새가 지저귄다]
누가 먼저 좋아했건
[연수와 웅의 웃음]
결국 친구의 여자 친구를 좋아하는 놈이 되어 버렸는데
그래서 전
[숨을 씁 들이켠다] 그때부터 계획을 세워야 했어요
선을 넘지 않기 위한
계획
[휴대전화 진동음]
[웅의 힘주는 신음]
[웅의 힘주는 신음]
(웅) 야
나 연수랑 우리 가게에서 밥 먹을 건데 같이 가자
(지웅) 우정과 사랑 사이를 고민하는
그런 유치한 놈이 되고 싶진 않았으니까요
(지웅) 됐어, 나 바빠
뭐가 바빠?
너 만화책 읽고 있잖아
지금 막 덮으려고 했어
(지웅) [책을 탁 놓으며] 나 리포트 써야 돼
[지웅의 힘주는 신음]
(웅) 야
나도 우리 연수가 좀 이상한 애인 줄 알아
근데 너 너무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티 내는 거 아니냐?
그래도 내 여자 친구인데
(지웅) 그런 거 아니야
씁, 난 근데 왜 자꾸 네가 연수 피하는 거 같지?
아, 피하긴 뭘 피해?
(지웅) 아, 좀 쓸데없는 얘기 하지 말고 빨리 가
너 또 욕먹을 거야?
빨리 가
(지웅) 처음엔 물론 꽤나 힘들기도 했는데
(지웅) 야, 그리고
네가 더 이상해, 걔보다
(웅) 치
[문이 달칵 열린다]
(지웅) 나중엔
[문이 달칵 닫힌다] 그마저도 적응을 하게 되더라고요
[한숨]
계획은 간단했어요
(연수) 아, 씨
[연수의 다급한 숨소리]
어, 김지웅, 나 버스 정류장…
[연수의 거친 숨소리]
(지웅) 우연의 상황은 최대한 차단하기
(연수) 아, 씨
아…
[비가 쏴 내린다]
[웅이 잔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나 헤어졌어
[차분한 음악]
(지웅) 그런 말엔 또 속지 않기
[잔을 탁 내려놓는다]
가서 잘못했다고 해
[매미 울음] (여자1) 학교 앞에 떡볶이집 새로 생긴 데 가 볼까?
- 되게 많고… - (지웅) 응
(지웅) 새로운 사람도 만나 보기
[지웅의 한숨]
(은호) [작은 목소리로] 이번엔
진짜 둘이 끝인 거 같지?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 조작음]
(지웅)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흔들리지 않기
[새가 지저귄다] (여자2) 연수야!
(지웅) 그리고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천천히 잊어버리기
그런데
모든 게 계획대로 되었다고 생각했을 때쯤
잘 지냈어?
김지웅
(지웅) 다시 그렇게 나타났어요, 국연수는
[새가 지저귄다]
통제를 벗어난 위험 요소로
지금처럼
그런데
이제는 그런 생각이 드는 거죠
'어차피 계획대로 되지 않는 거면'
'계획이 꼭 있어야 할까?'
하는 그런 생각
[풀벌레 울음]
[스탠드가 탁 켜진다]
[힘주는 숨소리]
[스탠드가 탁 켜진다]
[힘주는 신음]
[힘주는 숨소리]
[한숨]
[감성적인 음악]
[부스럭거린다]
[한숨]
[한숨]
[힘주는 숨소리]
[한숨]
[한숨]
[웅이 쿨럭거린다]
[짜증 섞인 숨소리]
[웅의 힘주는 숨소리]
[쿨럭거린다]
[콜록거린다]
[컵을 탁 내려놓는다] [콜록거린다]
[새가 지저귄다]
[휴대전화 진동음]
[한숨]
(은호) 형! [뛰어오는 발걸음]
아, 한참 불렀잖아!
아, 아직도 자?
형
형
아, 형, 괜찮아?
아, 씨
[힘주며] 일어나 봐
[웅의 힘겨운 신음] 아유, 씨
아니, 열이 왜 이렇게 나?
괜찮아?
[딸깍 소리가 연신 난다]
일마 성공 사례 덕분인지
(예인) 주로 복합 문화 공간에 대한
홍보 요청이 많이 들어와 있는 상황이고요
저희가 실질적으로 담당할 수 있는 건…
(명호) 팀장님
팀장님
[어색하게 웃으며] 아, 네
(명호) 아…
괜찮으세요?
[어색한 웃음]
(지운) 팀장님 혹시 몸이 안 좋으세요?
안색이 좀 안 좋아 보이시는데
[연수의 당황한 신음] (명호) 휴가 낸 김에 좀 더 쉬다가 복귀하시지
괜찮으세요?
죄송합니다, 그…
잠깐만 쉬었다 하죠
[명호의 당황한 숨소리] (지운) 네
(명호) 하, 팀장님 며칠째 저러시는 거지?
(지운) 오늘이 5일째예요
[문소리가 달칵 난다] 아니, 휴가 다녀와서
어딘가 좀 넋이 나가 있는 거 같지 않아요?
휴가 가서 무슨 일 있으셨나?
[연수의 한숨]
(연수) 왜 이러냐, 진짜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나?
[연수의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한숨]
- 어 - (솔이) 어머?
웬일이래? 바로 전화를 받고
(연수) 무슨 일이야?
(솔이) 이따 끝나고 가게 좀 들러
신메뉴 개발했거든
다음에, 바빠
(솔이) 아, 왜 또 바쁜데?
일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아, 테스트해야 된단 말이야
다른 사람 불러
구은호
걔한테 연락해 보든가
(솔이) 걘 지금 먹고 있는데?
근데 이놈이, 아, 다 맛없다잖아
뭐, 믿을 수가 있어야지
어?
걔 왜 거기 있어? 일 안 한대?
안 바쁘대?
(솔이) 야, 너 안 바빠?
- (은호) 응 - (솔이) 너 왜 맨날 안 바빠?
일이 없어?
내가 봤을 때 백수야, 얘
(솔이) 최웅 며칠 쉰다고 자기도 쉰대
쉰다고?
(솔이) 아무튼 끝나면 꼭 들러
바쁜 척하지 말고
[통화 종료음]
(연수) 지금 뭐 하자는 걸까요? 최웅은
[무거운 음악]
[엉엉 우는 소리가 난다]
[엉엉 운다]
[놀란 숨소리]
[거친 숨소리]
[한숨]
[한숨]
[한숨]
[힘주는 숨소리]
[리모컨 조작음] [커튼 작동음]
와
얼마나 이러고 있었던 거야?
[옅은 한숨]
[한숨]
(웅) 엄마
엄마
어, 깼어?
(연옥) 이리 와 봐 열 내렸나 보자
- (웅) 어유 - (연옥) 어
[웅의 한숨] (연옥) 어유, 다 내렸네
넌 꼭 한 번씩 감기 걸리면 이렇게 심하게 앓아
저번에 보내 준 약은 잘 챙겨 먹고 있는 거 맞아?
(웅) 응
(연옥) 어유 처음에만 좀 먹고 안 먹지?
이번에 여행 가서도
혼자 나갔다가 비 쫄딱 맞고 들어왔다며?
아, 구은호 이, 뿌리를 뽑아야지, 안 되겠어
[연옥의 웃음]
[연옥의 옅은 탄성]
근데 여기서 뭐 하고 있었어?
(연옥) 우리 아들 그림을 이렇게 제대로 보는 건
처음인 거 같네
지난번에도 다 안 보고 금방 갔잖아
[연옥의 한숨]
(연옥) 언제 다 컸을까? 우리 아들
이렇게
갑자기?
엄마, 이렇게 큰 지 꽤 됐어
[연옥의 웃음]
왜 혼자 컸어? 우리 아들
[잔잔한 음악]
(연옥) 어떤 시간을 보낸 거야?
너무 혼자 짊어지려고만 하지 마
안 그래도 돼
아들이 기대기엔
엄마 아빠가 아직 많이 부족하지?
그런 거 아니니까 걱정 마요
그냥 혼자 있는 시간이 편한 거야
웅아
(연옥) 그래도…
괜찮아
지금이 좋아
(웅) 처음부터 혼자인 건 괜찮아요
익숙하니까
하지만 다시 혼자가 되는 건
두 번 다시는 겪고 싶지 않아요
첫째 날 점심은 라면으로 때웠고요
(태훈) 저녁은 장 봐 온 걸로
고기도 굽고 찌개도 끓여서 먹었어요
한 분이 요리를 되게 잘하시더라고요
그다음 날 아침은
어, 어…
뭐, 뭐, 뭐 먹었더라?
아, 출연자 두 분이 늦게 일어나서
저희끼리 밖에서 먹었어요
그리고 그날 점심은…
야, 내가 지금 너한테 식단표 물어보고 있냐?
아…
(태훈) 아, 지웅 선배님은
첫째 날에 국연수 씨를 팔로우하셨고
채란 선배님이 최웅 씨 팔로우하셨어요
저는 집에 남아 조명을 설치하고 있었고
[동일의 한숨] 저녁에는 다 같이 모여서 집에서 찍었고요
- (태훈) 그다음에… - 야, 그런 거 말고
(동일) 아이, 뭐 좀 이, 이, 재밌는 거 없었냐고
(태훈) 그 친구분들이 되게 재밌었어요
그분들이 저 읍내 구경도 시켜 주셔 가지고
[태훈의 웃음] [헛웃음]
야
(동일) 먹어
아, 마셔, 마셔, 응?
입 닫고 마셔, 그냥
아유, 씨
(태훈) 아, 그
갑자기 비가 엄청 쏟아져서
촬영을 잠깐 다 접었던 날이 있었거든요
[흥미로운 음악] 근데?
(태훈) 채란 선배님이 국연수 씨랑 같이 갔었는데
혼자 돌아오시더라고요
그리고 좀 있다가 지웅 선배님이 국연수 씨를 데려왔어요
그리고 최웅 씨는 한참을 사라져 있다가
나중에 비에 쫄딱 맞아서 나타나셨고요
그래?
(동일) 어
그래서?
그날 촬영 취소됐어요
[놀란 숨소리]
(태훈) 다음 날 추가 촬영 하려고 했는데
아침 일찍 출연자가 서울로 올라가 버려서
그것도 못 하고요
[옅은 탄성]
야, 근데 이걸 왜 이제 말해?
(동일) 아, 내가 무슨 일이 없었냐고 물어보면
이거부터 튀어나왔어야지! 이씨, 확
야, 근데
출연자는 왜 간 거야?
씁, 그게, 뭐
(태훈) 급한 일이 있다는 거 같던데
분위기가 좀, 뭐랄까
다들 좀 이상한 거 같긴 했어요
[흥미로운 음악]
출연자분들이 싸운 거 같기도 하고
아니, 싸운 거랑은 또 좀 다른 거 같기도 하고
근데 더 이상한 건
선배님들도 좀 이상했다는 거예요
말도 없으시고
- 왜? - (태훈) 예? 어…
(태훈) 왜, 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밤에 선배님 두 분이서
따로 밖에서 한참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둘이?
따로?
오, 그래?
그랬단 말이지?
[생각하는 숨소리]
[마우스 클릭음]
[키보드 조작음]
[지웅의 한숨]
[혀를 쯧 찬다]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채란) 선배, 저녁 시켰어요
(채란)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지웅)
[잔잔한 음악]
(지웅)
(지웅)
[입소리를 쯧 낸다] [휴대전화를 탁 접는다]
[휴대전화를 달그락 내려놓는다]
[한숨]
(지웅) 아무것도 아닌 걸
아무렇지 않게 하고 싶은데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연수)
(지웅)
(연수)
(지웅)
(연수)
[밝은 음악] [피식 웃는다]
(지웅) [웃으며]
(지웅)
(연수)
(지웅)
[한숨]
[지웅이 휴대전화를 탁 놓는다]
[마우스 클릭음]
[키보드 조작음] [마우스 클릭음]
[지웅의 한숨]
[호가 계산기를 탁탁 두드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 어, 왔어? - (연옥) 응
(호) 웅이는? 열 좀 내렸어?
(연옥) 어
내리는 거 보고
[힘주며] 밥도 먹이고 왔어요
[연옥의 한숨] (호) 아, 근데 당신 얼굴이 왜 그래?
- (연옥) 어? - (호) 걔 또, 뭐
어디 뭐, 다른 데 아프대?
아니
(연옥) 일하는 방에 가 보니까
잠을 계속 못 자는 건지
먹는 약이 많이 늘었더라고
[호의 한숨] 온전히 그 방 안에서만 지내는 거 같은데
잠깐 내가 가만히 앉아서 둘러보니까
세상 그렇게 쓸쓸할 수가 없더라고
- 그래? - (연옥) 응
웅이
저렇게 둬도 괜찮을까요?
웅이 그렇게 약한 애 아니야
그럼, 괜찮을 거야, 어
[웅의 힘주는 숨소리]
[차분한 음악]
[파일을 탁 내려놓는다]
(은호) 난 솔직히 형이 그림 잘 그리는 것도 좋지만
이 시기가 또 오진 않았으면 좋겠음
[연수가 음식을 푹푹 찌른다]
(솔이) 둘이 잤어?
미쳤어?
(솔이) 근데
둘이 고작 키스한 거 가지고
지금 내 신메뉴에 이렇게 제사 지내고 있다고?
'고작'이라고?
그래서 그다음 날 그렇게 둘이 도망가듯 간 거냐?
(솔이) 어유, 시시해, 어유
아이, 뭐 다른 재미난 얘기 없어?
[한숨]
솔직히 나는
둘이 이제서야 그랬다는 게 난 더 놀랍다
내가 만약에 전 남친 만났잖아?
만나자마자 미련 한 바가지에
아련함 한 바가지 담아 가지고
바로 그날 그냥 술 때려 붓고 달려들었지
(연수) 아, 내가 어지간히 미치긴 했나 보다
[음식을 푹 찍으며] 여기까지 와서
언니한테 이런 얘기 하고 있는 거 보면
아니, 다 큰 성인 남녀가
(솔이) 그것도 전 남친, 전 여친이면
눈 맞고 분위기 맞으면
당연히 그럴 수 있지
[연수가 음식을 푹 찍는다] 아, 요즘 다 그래, 뭐가 문제야?
모두가 언니 같지 않아
모두가 너 같지도 않아
(솔이) 그냥
'아차, 실수'
하고 지나가
그게 그렇게 간단하게 돼?
가만 보면 너는
일을 아주 복잡하게 만들어
(솔이) 아이, 도대체 왜 그렇게
입이 댓 발 나와서 그러고 있는 거야?
뭐가 문제야?
아니, 걔는 지금까지 연락 하나도 없잖아
(연수) 자기가 그런 짓 저질러 놓고서는
야
네 손가락 얻다 두고 다니냐?
네가 해
아니면 뭐, 걘 답을 정했나 보네
(솔이) 쿨하게
'아차, 실수'
하고 지나가기로
걔 그럴 만한 애 아니야
(솔이) 어머, 뭐래?
아직도 자기 남친인 줄 아나 봐
야, 네가 뭘 알아?
아니, 걔는 겉으론 생각 없어 보이지
속으로는 나보다 더 훨씬 더 생각 많은 애거든?
(솔이) 아, 답답하네
아이, 다시 만날 거면 진작 찾아왔겠지
그러고 있는 거 보…
너
설마 다시 만나고 싶은 거야?
너 진짜 최웅이 실수라고 할까 봐
그러고 있는 거야?
너 설마 아직…
[솔이의 한숨]
연수야
언제부터였어?
처음부터였어?
[감성적인 음악]
(연수) 그날 내가 모질게 놓아 버린 이 관계에
다시 돌아와야 했을 때도
[문소리가 달칵 난다]
(웅) [하품하며] 누구…
(연수) 자신이 있었어요
흔들리지 않으면 그만이니까
어떻게 지냈어?
말해 봐
어떻게 지냈어, 너?
(연수) 아닌 척 숨기면 되니까
그런데
[훌쩍인다]
나 이제 어떡해, 언니?
나 이제 자신이 없어
[한숨]
[피식 웃는다]
(연수) 응 되게 맛없는 거 먹고 있음
[문이 달칵 열린다]
들어왔으면 불부터 켜야지 뭐 하고 서 있어?
작은방에도 먼지 하나 없더라
(지웅 모) 그래도 청소는 잘하면서 지내고 있네?
[잔잔한 음악]
[지웅이 휴대전화를 탁 접는다]
당분간 여기서 지낼 거야
(지웅) 맘대로 하세요
언젠 안 그러셨어요?
[문이 달칵 열린다]
[한숨]
[한숨]
(지웅) 오늘 되게 기분 좋았었는데
(솔이) [병을 탁 놓으며] 맛있게 드세요 [손님들이 대답한다]
[음 소거 효과음] 홀리 *
이거 최악의 수인데?
[차분한 음악]
[솔이의 한숨]
[심호흡] (웅) 생각 끝
결론은 하나예요
[통화 연결음]
[쿵쿵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웅) 어, 야, 뭐야
[연수의 한숨]
야, 국연수
너 술 마셨냐?
[연수의 한숨]
[술 취한 말투로] 너 쓰레기야?
(웅) 뭐? [연수의 헛웃음]
많이 변했다, 최웅
(연수) 그래, 뭐 네가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얼마나 자유롭게 살았는지는 내 알 바 아닌데
근데…
너 물 좀 마실래?
[연수의 거친 숨소리]
(연수) 네 맘대로 그딴 짓 저질러 놓고
그냥 아무렇지 않은 척 넘어가려고 했던 거야?
[물을 조르르 따른다] 그게 요즘 방식이야?
요즘엔 다 그래?
그냥 아무랑 손잡고 아무랑 키스하고
쿨하게 없던 일?
소리 안 질러도 다 들려 [연수의 한숨]
그게 언제부터 쿨한 건데?
비겁한 쓰레기지
[연수의 거친 숨소리]
다 말했냐?
[웅의 한숨]
넌 뭔데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구는 건데?
내가 여기까지 올 동안
진짜 할 말이 없었어?
정말 없어?
사과할까?
실수였다고
뭐?
그걸 원해?
그러긴 싫은데
그럼?
그럼 어떻게 하고 싶은데?
나 너 다시 안 만나
(웅) 그러니까
결론은 이거 하나
(연수) 아…
그러니까 너는 지금
실수였다고 사과하고 싶지도 않고
다시 만나고 싶지도 않으니까
그냥 나보고 이렇게 조용히 꺼져 달라는 거네?
[연수가 살짝 웃는다]
빨리 말하지 그랬어
괜히 시간 끌지 말고
(웅)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연수를 안 보고 살 순 없다는 게 내 결론
- 연수야 - (연수) 부르지 마
(연수) 앞으론 내가 너 다신 안 봐, 나쁜 새끼야
우리 친구 할까?
[차분한 음악]
친구 하자, 우리
(연수) 뭐라고?
뭘 하자고?
친구
왜?
친구 그거 안 해 봤잖아, 우리
혹시 모르잖아
너랑 나 진짜 친구가 될 수도 있잖아
너 술 마셨어?
너만 마셨어
아니면 약 먹었니?
(웅) 아직
이따 먹을 거야
너는 나랑 친구 할 수 있어?
(웅) 응
(연수) 하…
그래
그럼 하자, 친구
재밌겠네, 그거
(웅) 아직 뭐 할 얘기…
나 자고 가도 돼?
뭐?
친구니까
그래도 되지?
[지웅의 한숨]
[부스럭거린다]
[헛웃음]
[부스럭거린다]
[지웅의 한숨]
너 취해서 이러는 거야?
친구라서 이러는 거야
하, 야
이불 어디 있어?
설마 친구를 이불도 없이 재울 거 아니지?
국연수!
그렇게 소리 안 질러도 다 들려
와…
보다시피 내가 지금 술을 많이 먹어서
(연수) 굉장히 피곤하거든?
그러니까 조용히 좀 해 줄래?
(웅) 야, 그럴 거면 차라리 침대 가서 자
나 어차피 내려가서 작업할 거야
[웃으며] 침대는 무슨
불편하니까 친구처럼 대해 줄래?
이불도 빨리 하나 갖다주고
[기가 찬 숨소리]
[스위치 조작음]
[문이 탁 닫힌다]
[감성적인 음악]
참…
이게 지금 뭐 하자는 건데?
[휴대전화 진동음]
[안내 음성] 지금 고객님께서…
[휴대전화를 탁 접는다]
[한숨]
[하품]
[안경을 탁 접는다] [안경을 탁 내려놓는다]
[한숨]
[펜을 탁 내려놓는다]
[웅의 한숨]
[웅이 물을 조르르 따른다]
[웅이 물병을 탁 내려놓는다]
[흥미로운 음악]
아침 인사가 격하네?
(웅) [컵을 탁 내려놓으며] 야 너 집에 안 가고 뭐 하는 거야?
(연수) 씻었는데? 아, 나 네 옷 좀 줘
나 이거 어제 입었던 거 입으니까 찝찝해
(웅) 야, 집에 가 집에 가면 되잖아
(연수) 왜, 더 놀다 가면 안 돼?
(웅) 왜?
(연수) 왜긴 왜야? 친구랑 놀겠다는데
뭐, 문제 있나?
(웅) 아이, 야 너 자꾸 뭐 하자는 거야?
알잖아, 나 친구 없는 거
(연수) 나 지금 29년 만에 친구 생겨 가지고
무지하게 신났거든
아, 왜, 지금이라도
[물을 조르르 따르며] 친구 그만하고 싶으면 얘기하고, 응?
[연수가 물병을 탁 내려놓는다]
[컵을 탁 내려놓으며] 옷은 내가 알아서 꺼내 입을게
[봉지를 부스럭거린다]
근데 너 안 자?
아, 이제 잘 시간인가?
잘 거야
얼른 자, 나 알아서 놀고 있을게
[연수가 부스럭거린다] [헛기침]
내가 자고 일어났을 땐 너 집에 가고 없었으면 좋겠어
(연수) [웃으며] 내가 알아서 할게 친구야, 잘 자고
와…
[한숨]
아, 저거 진짜 왜 저러는 거야?
(웅) 응?
근데 내가 안 잔 거 어떻게 알았지?
[웅의 힘주는 숨소리]
[발랄한 음악]
[사람들이 저마다 대화한다]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치성) 고생했다
비행기에서 좀 잤어?
(엔제이) 오빠 오늘 무슨 요일이야?
- 일요일이지? - (치성) 토요일이지
아, 뭐야, 일요일 아니야?
(치성) 도대체 일요일 날 뭘 하길래
그렇게 계속 일요일만 찾아?
나 일요일 날 스케줄 확실하게 뺀 거 맞지?
어, 그렇다니까
나 데이트할 거야
(치성) 설마
- 그 작가? - (엔제이) 응
데이트가 맞아?
(치성) 확실해?
남녀가 따로 만나면 그게 데이트지, 뭐야?
이번에 제대로 약속 잡은 거거든?
(치성) 하, 그래
제발 사고만 치지 말자
조심히 만나
[휴대전화를 탁 펼치며] 나 요즘 사고 다시 잘 안 치잖아
걱정 마
[휴대전화 조작음]
아니다, 지금 자고 있겠다
[휴대전화를 탁 접으며] 좀 있다 걸어야지
(치성) 잠깐만
네가 방금 상대방한테 배려라는 걸 한 거야?
[엔제이의 탄성]
그러네?
[웃으며] 나 그런 거 할 줄 아네?
나 변했네
[치성의 옅은 웃음]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먹고 가
[차분한 음악]
(지웅 모) 웅아
(지웅) 어떻게 매번 이렇게
레퍼토리가 똑같으실 수가 있으세요?
그것도 참 대단하시네요
[한숨] [수저를 달그락거린다]
한 숟가락만 먹고 가
[지웅 모가 수저를 달그락 놓는다]
먹으면서 얘기도 좀 하고
맘대로 왔다가 맘대로 가면서
(지웅) 자꾸 그사이에 엄마 노릇
끼우려 하지 않으셔도 돼요
[피곤한 숨소리]
[한숨]
[달그락 소리가 난다]
너 안 갔냐?
(연수) 어, 일어났어?
생각보다 훨씬 조금 자네?
[접시를 달그락 놓으며] 너 그러다 일찍 죽어
(웅) 야, 그 옷…
아
이거 옷장에 있길래 꺼내 입었는데
아직도 안 버리고 있었네?
[흥미로운 음악] 그거 있는지도 몰랐어
아, 그래? 그러기엔 너무 곱게 접혀 있더라
(연수) 아
지금은 친구인데
내가 커플 룩 입고 있으니까 좀 신경 쓰이나?
갈아입을까?
아휴, 전혀요
뭐, 맘대로 해
(연수) 응
아, 냉장고에 반찬 많아 가지고
국만 대충 끓이고 있는데 너도 먹을래?
야, 야
내 집이고 내 반찬이고 내 식재료거든?
(연수) 아, 밥 먹고 나선 뭐 하지?
씁, 나가긴 귀찮으니까 오랜만에 게임이나 할까?
너 안 가? [연수가 그릇을 달그락 놓는다]
왜? 나 더 놀다 가면 안 돼? 친구…
야, 너 계속 '친구', '친구'
왜 그러는 건데?
친구 하자는 말 진심이잖아
- 그렇지? - (웅) 응
그래, 그러니까
그러니까 나 오늘 하루 종일 놀다 갈게
(연수) 괜찮지?
(웅) 쯧, 그래, 그래
하루 종일 놀자
[한숨]
[멀어지는 발걸음]
[연수가 달그락거린다]
[연수가 달그락거린다]
[웅의 한숨]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어, 왜?
형, 오늘 인터뷰 있는 거 안 까먹었지?
(은호) 이따 2시에 데리러 갈게
(웅) 아…
[헛기침하며] 야
[작은 소리로] 그거 취소해라 당장
어? 왜?
[흥미로운 음악] (웅) [헛기침하며] 그, 내가
아직 몸이 아직 안 나았어
아직 아파?
아니, 열 내렸다 그랬는데?
그럼 형 내가 이따 데리러 갈 테니까…
(웅) [놀라며]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절대 오지 마
나 잘 거야, 지금, 끊어
[휴대전화 조작음]
[헛기침]
[웅의 헛기침]
그…
마침 내가 오늘 일정이 하나도 없어서
같이 놀아 주는 거야
[웃으며] 그래, 친구야
줘?
아니, 내가 갖다 먹을게
[웅의 헛기침]
[사무실이 분주하다]
(채란) 어, 선배
어제 집 가신 거 아니에요?
(지웅) 그러는 넌 주말인데 왜 또 나와 있어?
아, 저는 박 PD님 프로그램 좀 도와드릴 게 있어서
아, 왜 내 허락도 없이 널 갖다 써?
하지 마, 내가 말할 테니까
별거 아닌 거라 금방 끝나요
(채란) 아참, 다음 촬영 날짜는 월요일로 다 공유드렸어요
[입소리를 쯧 낸다]
아, 그리고 아까 이상한 연락을 좀 받았어요
(지웅) 무슨 연락?
(채란) 이걸 믿어야 하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지웅) 뭔데?
엔제이 씨가 우리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대요 [지웅이 가방을 탁 내려놓는다]
뭐? 누가 그래?
엔제이 본인이요
아니, 뭘로 출연을 하고 싶대?
최웅 친구로요 [흥미진진한 음악]
[게임 소리가 요란하다] [컨트롤러 조작음]
(웅) 아…
[웅의 한숨] [연수의 옅은 웃음]
아, 스트레스받아
(연수) 내가 지금 3연승이니, 4연승이니?
(웅) 아, 너 이 게임 왜 이렇게 잘하는 건데?
(연수) 글쎄, 내가 못하는 걸 찾는 게 어려우니까?
(웅) 하, 재수 없어, 너
(연수) 패배의 원인을 상대에게서 찾지 말고
본인을 좀 되돌아보는 게 어떨까?
게임도 꽤나 머리를 써야 되거든
(웅) 한 번만 더 해
(연수) 이제는 뭐 좀 걸고 했으면 좋겠는데?
꽁으로 계속하는 건 내가 너 놀아 주는 거잖아
(웅) 뭐, 뭐 걸면 되는데?
네 그림 하나 걸어
[헛웃음]
야, 너 내 그림 하나에 얼만 줄 알아?
그럼 이기든가
와…
(웅) 알았어, 기다려
나 주스 좀 더 갖고 올게
[휴대전화 진동음]
어, 너 전화 안 받아?
(웅) 아, 구은호겠지
[웅이 달그락거린다]
[웅이 컵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웅의 시원한 숨소리] 근데
너 그 사람이랑 꽤 친한가 봐?
- 누구? - (연수) 그 유명하신 분
엔제이
[흥미로운 음악]
(웅) 그냥, 뭐
(연수) 그…
연락도 꽤 자주 하고
바쁘신데 자주 찾아오는 거 같던데?
아, 뭐
[어색하게 웃으며] 둘이 썸 그런 건가?
(웅) 뭐?
왜 놀라?
아, 맞아?
아니, 네가 그런 질문을 하니까
아이, 뭐, 친구니까 물어볼 수 있는 거잖아
그래
뭐, 친구니까 물어볼 수 있지
(웅) 그럼 나도 말 나와서 물어보는 건데
너 그 장도율 팀장이랑 무슨 사이였어?
(연수) 뭐?
아, 친구니까 물어볼 수 있는 거잖아
아, 같이 일하는 사이지 무슨 사이겠어?
(웅) 씁, 주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하는 거 같던데?
무슨 말이야?
[입소리를 쩝 낸다]
그리고
말이 나와서 또 물어보는 건데
너 김지웅이랑 언제 그렇게 친했냐?
진심이야?
너 원래 김지웅이랑 그렇게 안 친했잖아
(연수) 너
지금 질투하는 거야?
- 어 - (연수) 어?
(웅) 어?
[웅의 헛기침]
그러니까
김지웅 뺏어 가지 말라고
내 친구니까
[어이없는 숨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잔잔한 음악]
[문이 달칵 열린다]
(은호) 누나
(솔이) 너 한 발자국만 더 들어오면 [문이 달칵 닫힌다]
나 너 안 내보내
바로 쪽파 까는 거야
그냥 지나가다 들른 거예요
너 지금 여기 매일 출근하고 있는 거 아니?
그러니까요
(은호) 아니, 이 가게 뭔가 매력 있어
(솔이) 이 가게 사장은 더 매력 있어
누나 좋아하지 마
누나 연하 안 만나
(은호) 진짜요? 아, 누나, 고마워요
그 약속 꼭 지켜야 돼요
(솔이) 으음
[웃으며] 너 잠깐 들어와 볼래?
싫어요, 저 쪽파 안 깔 거예요
나도 쪽파 안 까고 다른 걸 깔 거야
들어와 봐
(은호) 안 돼요, 저 가야 돼요
어디 가는데?
야, 좀 그만 싸돌아다니고 일 좀 해, 제발
아니, 오늘도 원래 일 있었거든요?
(은호) 근데 웅이 형이 갑자기 취소했단 말이에요
쯧, 또 아프다고 하길래
형한테 한번 가 보려고요
[흥미로운 음악]
- 최웅이 아프대? - (은호) 네
아니, 분명 다 나았다 그랬는데
(은호) 갑자기 또 아프대
집에도 오지 말라고 하고
근데 매니저 된 도리로서 어떻게 안 가 보겠어요?
(솔이) 아니야 너, 너 거기 가면 안 돼
- 왜요? - (솔이) 어…
손님이 있을 거야
손님? 누구요?
아니야
아무, 아무튼 절대 거기 가면 안 돼
너, 너 여기 들어와
(솔이와 은호) - 빨리 들어와, 누나랑 오늘… - 아이, 싫어요
(은호) 누나, 우리 안 그러기로 약속했잖아요, 쯧
저는 안 돼요
[헛웃음]
너는 또 싹바가지 없게 말을 하는구나
좋은 말로 할 때 들어와
누나 쪽파 잘 던져
(지웅) 어, 가게?
(채란) 네, 선배 안 들어가세요? [문이 달칵 닫힌다]
난 좀 더 하다 들어갈게
- (지웅) 들어가 - 네
(지웅) 왜, 할 말 있어?
선배, 그…
밥 같이 드실래요?
아니, 어차피 계속 작업하실 거면 밥 드셔야 하고
저도 집 가서 챙겨 먹기가 좀 애매하고 그래서
(지웅) 먹으면 되지
뭘 그렇게 다급하게 설명해?
먹자
(지웅) 아니 나가서 먹어도 된다니까
(채란) 아, 아니에요
선배 바로 작업하셔야 하잖아요
그래, 그럼
(지웅) 하, 정수리 따가워 할 말 있으면 해
아니, 그게…
왜? 요즘 힘들어?
(지웅) 다른 팀 가고 싶어?
그것도 아니면 퇴사 고민?
씁, 그거 안 돼
나가는 건 내가 먼저 나가야 되니까 너 줄 서
[웃음]
아니에요, 그런 거
그럼 뭐야?
왜 아까부터 내 정수리를 굴비 보듯이 하는 거지?
선배 국연수 씨 좋아해요?
(채란) 아…
죄송해요
그, 이게, 제가 개인적인 건데
그냥 생각만 한다는 게…
죄송해요
죄송하면
비밀로 해 줘
나 아직 아무한테도 말한 적 없거든
[잔잔한 음악]
근데 그게 티 나?
그럼 안 되는데
아니에요
제가 유심히 봐서 그런 걸 거예요
너 촬영 안 하고 그런 거만 보고 있었니?
이거 안 되겠네?
[웃음]
[젓가락을 달그락 집는다]
좀 치사해 보이지?
(채란) 네?
친구라는 놈 속이고
이렇게 몰래 좋아하고 있는 거 보면
그게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니까요
(지웅) 너 나 편들어 주는 거야?
선후배 좋다는 게 이런 거네?
[지웅의 웃음] [채란이 살짝 웃는다]
걱정 마
촬영에 사적인 감정 개입 안 하고 내가 잘 마무리할 테니까
[물소리가 솨 들린다]
(연수) 야, 저녁은 치킨 시킨다?
(웅) 뭐라고?
치킨 시킨다고
(웅) 간다고?
[휴대전화 진동음] [헛웃음]
[휴대전화 진동음]
남의 거 훔쳐보는 건 아니지
[흥미로운 음악]
[힘주는 신음]
[의아한 숨소리]
[힘주는 신음]
[연수의 당황한 신음]
아, 근데 또
보이는 건 또 어쩔 수 없지, 뭐
눈을 감을 수도 없고
[휴대전화 조작음]
(은호) 형, 오늘 인터뷰 취소한 거 다음 주로 잡았어
진짜 아직 몸이 많이 안 좋아?
정말 내가 안 가 봐도 돼?
일정 없다더니?
(연수)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최웅?
[한숨]
(웅) 아이…
진짜 갔나?
[잔잔한 음악]
[한숨]
집엔 가기 싫은데
[발소리가 들린다]
(웅) 그렇게 마음대로 돌아다녀도 된다고 한 적은 없는 거 같은데?
[웅이 파일을 쓱 넣는다]
[웅의 헛기침]
친구라고 다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건 아니야
계획이 뭐야?
(웅) 뭐?
내가 돌아올 때만을 기다렸다가
물 뿌리고 소금 뿌려서 쫓아내더니
(연수) 하기 싫은 촬영까지 억지로 하면서
화내다 괴롭히다 숨었다 다시 나타났다
그리고 키스하더니
이제 친구 하재
난 네가 무슨 생각인지 너무 궁금해서
이제 알아내 보려고
계획 그런 거 없는데?
(웅) 아니 친구로 잘 지내자는 건데
뭐가 문제야?
근데
난 왜 네가 거짓말하는 거 같지?
[잔잔한 음악]
[어이없는 숨소리]
너 자의식 과잉이야
나 너한테 듣고 싶은 말 생겼어
(연수) 생각해 보니까 한 번도 못 들어 봤더라고
그래서 이제 들어 보려고
넌 계속 이렇게 친구인 척해
나도 이제 계획을 세워 볼게
아, 그리고
이건 내가 이긴 내깃값
씁, 이게 우리가
네 번째로 헤어졌던 놀이동산인가?
나 이거 가져도 되지?
(웅) 와…
가, 오늘은 안 재워 줄 거야
(연수) '오늘은'? 그럼 다른 날엔 괜찮고?
(웅) 너 콘셉트 이상하게 잡았다? 그거 알아, 너?
(연수) 가려고 했어
치킨만 먹고
프라이드야? [초인종이 울린다]
(연수) 잠시만요
[문이 달칵 열린다]
[웅의 놀란 숨소리]
[감성적인 음악]
야, 이 시간에 어쩐 일이냐?
뭐 하냐, 둘이?
(연수) 아…
[새가 지저귄다] (엔제이) 안녕하세요 최웅 친구 엔제이…
저 이거 회사랑 협의 안 된 거니까 가명 써도 돼요?
얼굴은 모자이크되나?
아니다
그럼 너무 범죄자 같으려나?
일단은 찍죠, 뭐
뭐가 가장 궁금하세요?
최웅에 대한 얘기를 하면 되나요?
너무 재밌겠다
근데
세 분 분위기가 왜 그래요?
[웃으며] 누가 보면 싸운 줄 알겠어요
(연수) 둘이 뭐 하고 있는 거야?
좋아해요
네?
(솔이) 너 지금 범인 잡는 거 아니고
짝사랑하는 거라고
(연수) 어, 야, 최웅
(지웅) 연수야
(엔제이) 작가님
올라오실래요?
(연수) [울먹이며] 나 최웅이랑 친구 하기 싫어
(연수) 큰일 났어요
그거 맞나 봐요
짝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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