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This Blog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 7

 

   (시우나랑 같이 지내자고요?

 

   (하경너랑 같이 있고 싶어

 

   같이 지내자여기서

 

   왜 그러고 싶은지

 

   물어봐도 돼요?

 

   (하경식장이랑 청첩장답례품    취소 예약금은

 

   신혼여행 자금으로 퉁칠게    그렇게 알아

 

   (기준) 10년을 사귀었는데도

 

   난 널 모르겠어

 

   [한숨 쉬며그냥 허무해서 그래

 

   10년이란 시간이    결코 짧지는 않았는데

 

   난 너한테 뭐였는지

 

   넌 나한테 뭐였는지

 

   서로 잘 안 맞는 사이였던 거지

 

   지금이라도 그걸 알아서    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

 

   [피식 웃는다]

 

   그러니까

 

   (기준그걸 아는 데    10년이나 걸린 거네우리?

 

   그래서 이번엔    시간 낭비 하고 싶지 않아

 

   널 더 알아 가고 싶고

 

   (하경우리가 서로    맞는 사람들인지도 확인하고 싶어

 

   그래야 우리 관계를    더 갈지 안 갈지도

 

   결정할 수 있고

 

   그래서 동거를 하자고요?

 

   (하경

 

   회사에서는 아무래도 비밀이니까    좀 조심스러울 거고

 

   집에서 이렇게 터놓고 지내면

 

   서로 알아 가는 데    효율적이지 않을까?

 

   만약 그런 이유 때문이라면

 

   나는 비추예요

 

   비추?

 

   동거요

 

   [잔잔한 음악]

 

   ?

 

   일단 연애를 하면서    효율성을 따진다는 거 자체가

 

   말이 안 되고요

 

   (시우같이 산다고 해서

 

   상대방을    더 잘 알게 되는 것도 아니고

 

   서로 맞고 안 맞고는    맞춰 가기 나름인 거라

 

   그런 이유 때문이라면    하고 싶지 않아요나는

 

   해 보지도 않고 어떻게

 

   내가 해 봐서 알아요동거

 

   [빗소리가 들려온다]

 

   이유가 있을 거 아니야

 

   대체 왜 헤어지자는 건데?

 

   지겨워

 

   뭐가?

 

   (유진이렇게 사는 거

 

   이렇게 살고 싶어 했잖아    그래서 시작한 거잖아!

 

   그랬지그랬는데

 

   근데 이건 아닌 거 같아

 

   (유진이게 우리가 꿈꿀 수 있는    행복의 전부면

 

   난 더 이상 오빠랑 같이 못 가

 

   미안해

 

   [문이 달칵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숨을 하 내뱉는다]

 

   [천둥이 콰르릉 울린다]

 

   (기준무슨 뜻이야    이거 지금?

 

   혼인 신고를 미루자니

 

   ?

 

   뭐 때문에?

 

   혼란스러워

 

   ?

 

   솔직히 나는

 

   오빠랑 결혼하면    행복할 줄 알았거든?

 

   근데 지금은 잘 모르겠어

 

   (유진툭하면 서로 싸우고 화내고

 

   요즘 오빤 내가 결혼하기 전에    알던 사람이 아닌 거 같아

 

   네가 알던 나는    원래 어떤 사람이었는데?

 

   어른스러운 사람

 

   (유진똑똑한데 잘난 척하지 않고

 

   자상하고 친절하고

 

   무엇보다 책임감이 강한 사람

 

   근데?

 

   지금은 아니라는 거야?

 

   아무런 대책이 없잖아

 

   [차분한 음악]

 

   (기준너 설마

 

   전세 자금    대출받는 거 때문에 이러니?

 

   [한숨]

 

   맞구나?

 

   [한숨]

 

   (유진오빠 말대로

 

   혼인 신고 하고    전세 자금 대출받는다고 쳐

 

   그다음엔 어떻게 할 건데?

 

   오빠랑 나랑    대출받은 거 갚는 동안

 

   집값은 또 뛸 거고

 

   그럼 우린 또 대출받아서    전세 얻어야 될 텐데

 

   계속 그렇게 살아야 되는 거야?

 

   너랑 나랑 젊은데 뭐가 걱정이야

 

   우리가 언제까지 젊을 거 같아?

 

   (유진전세 자금 대출    갚는 데 10

 

   운이 좋아서 청약이라도 당첨되면

 

   그거 다달이 부어서    우리 거 만드는 데까지

 

   어림잡아 20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정년퇴직 얘기 나올 거고

 

   무엇보다 나는    그 나이 먹을 때까지

 

   월급쟁이로 살고 싶지 않아

 

   다들 그러고 사는 거야유진아

 

   우린 좀 다를 줄 알았지

 

   그렇게 어렵게 결혼했는데    조금은 달라야 되는 거잖아

 

   최소한 안정적이기라도 하든가

 

   뭐가 이렇게 불안한 건데?

 

   (기준넌 대체    결혼을 뭐라고 생각한 거니?

 

   [한숨]

 

   모르겠어나도

 

   (유진그러니까 그거 알 때까지    당분간 혼인 신고는 보류하자

 

   [한숨]

 

   [한숨]

 

   [잔잔한 음악]

 

   (하경가까워지고 싶었다

 

   하루라도 더 빨리    서로에게 가까워지는 것으로

 

   내 실패한 지난 연애를    만회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상처받기 싫다면서요

 

   싫어

 

   나도 그래요

 

   (하경하지만 그는

 

   우리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실망할 일도 많고    서로에게 주게 될 상처 또한

 

   깊고 아플 거라고 한다

 

   가까워지고는 싶지만

 

   상처받기는 두려운 너와 나

 

   우리의 적정 거리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열린다]

 

   (시우

 

   좀 많이 작네요

 

   (중개인손님이    생각하시는 금액으로는

 

   이 정도 방도 구하기 힘들어요

 

   이것도 당장 계약하겠다는 사람이    줄을 섰어요

 

   몇 군데 더 볼 수 있을까요?

 

   (중개인그러지 말고    월세를 좀 높여 들어가세요

 

   여기서 2, 30만 월세를 더 써도    퀄리티가 확 달라질 텐데

 

   방 새로 나오면 연락 주세요

 

   

 

   - (중개인예    - 감사합니다

 

   [한숨]

 

   [차분한 음악]

 

   [매미 울음]

 

   (명한잠깐 놀고 있어    아빠 금방 나올게

 

   [부스럭거리는 소리]

 

   (여자1) 내 거도 사 왔어?

 

   천천히 먹어

 

   [문이 탁 닫힌다]

 

   [비가 쏴 내린다]

 

   [말소리가 들린다]

 

   (여자1) 오케이

 

   - (남자1) 나 콜이야    - (남자2) 나도 콜

 

   [남자들이 시끌시끌하다]    (남자1) 까 봐까 봐

 

   [무거운 음악]    읊어 봐뭐야까 봐

 

   (남자2) 오땡!

 

   (남자3) 오땡 죽어오땡 죽어    육땡이야!

 

   [남자들의 탄성]

 

   [남자들이 시끌시끌하다]

 

   (명한시끄럽고돌려

 

   (남자2) 알았어한잔 먹고

 

   [남자들이 소란스럽다]

 

   [떨리는 숨소리]

 

   [감성적인 음악]

 

   [책장을 사락 넘긴다]

 

   [새가 지저귄다]

 

   [휴대전화 알람]

 

   [시우의 피곤한 숨소리]

 

   [피곤한 숨소리]

 

   [시우의 힘주는 신음]

 

   [시우의 탄식]

 

   [시우의 힘주는 신음]

 

   ?

 

   죄송한데    샴푸 좀 빌릴 수 있을까요?

 

   (시우감사합니다

 

   [발랄한 음악]

 

   [개운한 숨소리]

 

   (직원1) 아유자기 집이야뭐야

 

   - (시우안녕하세요    - 

 

   (영상 속 캐스터이게 바로    여름이구나 싶을 정도로

 

   햇볕이 따갑습니다

 

   오늘 대부분 지역에서    [흥미로운 음악]

 

   자외선 지수    매우 높음 수준을 보이겠고

 

   오존 농도도 높게 나타나겠습니다

 

   [놀라는 숨소리]    [일기 예보가 계속 흐른다]

 

   (시우여기 좋은데요?

 

   여기는 임자가 없습니까?

 

   (동한무슨 뜻이야?

 

   왜 여기서 비비려 그래?

 

   그러는 엄 선임님은    왜 여기서 지내시는데요?

 

   나는 사정이 있는데?

 

   저도 사정이 있습니다

 

   [시우의 힘주는 신음]

 

   여기 좋은데요?

 

   (향래엄마 먼저 나간다?

 

   (보미가요

 

   (향래서두르자    엄마 오늘 제일 바쁜 날이야

 

   오전에 사무실 들러서    교육도 받아야 되고

 

   오후에 들를 집만    세 군데란 말이야

 

   늦겠네오늘?

 

   저녁 혼자 챙겨 먹을 수 있지?

 

   (향래밥은 밥통에 있고

 

   (보미반찬은 냉장고에

 

   꺼내서 먹기만 하면 되잖아

 

   아유다 컸네우리 딸

 

   [도어 록 작동음]    (보미아빠 건가?

 

   (향래이건 또 왜 두고 갔어

 

   하여튼 순 자기 마음대로

 

   나갈 거면    아예 들어오질 말든가

 

   네 아빠가    뭘 버리질 못하는 사람이라서 그래

 

   이렇게 다 낡아 빠진 거까지    다 갖고 들어오니까

 

   치우기 힘들어서

 

   하고 싶으면 해

 

   (향래?

 

   이혼

 

   ?

 

   내 눈치 볼 거 없다고

 

   (향래보미야

 

   너 누가 그런 말을 함부로 하래

 

   엄보미!

 

   보미야!

 

   (시우일찍 나오셨네요?

 

   (하경왜 거기서 나와?

 

   (시우

 

   [어색하게 웃으며잠깐    일이 좀 있어서

 

   (하경

 

   어제 뭐 했어?

 

   볼일이 좀 있어 가지고요

 

   왜요?

 

   아니어제 전화도 안 되고    무슨 일이 있나 어쨌나 해서

 

   내 전화 기다렸어요?

 

   아니

 

   기다렸네

 

   아니라니까안 기다렸다니까?

 

   [발랄한 음악]

 

   (하경왜 이래회사에서

 

   기다린 거 맞네

 

   (시우얼굴에 딱 써져 있는데요?

 

   [하경의 헛웃음]

 

   (하경이시우 특보    네가 뭘 모르나 본데

 

   내가 기상청에서 좀 유명해    포커페이스로

 

   그리고 뭐라 하지

 

   '본 투 비 철벽'이라나 뭐라나?    [시우가 피식 웃는다]

 

   누가 그래요?

 

   내가

 

   아무튼 주관적 객관화 하나는    끝내준다니까

 

   너 점점 말이 짧아진다?

 

   그거는 친밀감의 표시입니다

 

   과장이랑 특보 사이에    친밀감이 왜 필요한가 싶은데?

 

   우리는 좀 특별하니까요    [다가오는 발걸음]

 

   (하경뭐가 특

 

   (석호좋은 아침입니다

 

   - (시우좋은 아침입니다!    - (하경오셨어요신 주임님

 

   들어가시죠

 

   좋은 아침입니다

 

   [안내 음성문이 닫힙니다

 

   (명주어어잠시만요잠시만요    같이 가요같이 가

 

   아이고고맙습니다    [버튼 조작음]

 

   [안내 음성문이 닫힙니다

 

   [버튼 조작음]

 

   (기준윤 주무관님은    휴직계를 내셨더라고요?

 

   저 처음 방재과에 있을 때    잠깐 제 사수셨거든요

 

   아아

 

   어디 막 편찮으시고    그러신 건 아니죠?

 

   아니고요

 

   그냥 하고 싶은    공부가 있다 그래서

 

   1년만 쉬라 그랬어요

 

   그럼 생활은요?

 

   내가 벌면 되지

 

   아이고

 

   (기준둘째도 올해 초등학교    들어간다고 하지 않았어요?

 

   혼자서 힘드실 거 같은데

 

   아유힘들 때 의지가 안 되면

 

   그게 어떻게 부부겠어요?    [엘리베이터 도착음]

 

   [안내 음성문이 열립니다

 

   (명주안 내려요?

 

   [안내 음성문이 닫힙니다

 

   (명주

 

   [숨을 씁 들이켠다]

 

   [명주와 기준의 어색한 웃음]

 

   무슨 일 있어요?

 

   실은

 

   제 친구가 얼마 전에    결혼을 했거든요

 

   

 

   [흥미로운 음악]

 

   그래서요?

 

   그 여자가 아니면    안 될 거 같아 가지고

 

   주위에서 다 뜯어말리는 걸    결혼까지 강행했는데

 

   그런데요?

 

   아니근데    식까지 다 올려 놓고 이제 와서

 

   혼인 신고를 안 하겠다는 겁니다

 

   남자가아니면 여자가?

 

   와이프가요

 

   (기준대체    무슨 심보입니까이거?

 

   

 

   그럴 수 있죠

 

   그럴 수가 있다고요?

 

   (명주

 

   결혼식까지는 뭐에 씌어서    충동적으로 저질렀다가

 

   막상 혼인 신고를 하려니

 

   정신이 번쩍 든 걸 수도 있고

 

   

 

   그럼

 

   결혼한 걸 후회하는 걸까요?

 

   아니면

 

   덜컥 겁이 난 걸 수도 있고

 

   [잔잔한 음악]

 

   (명주

 

   법적으로 엮이는 순간    왠지 게임 끝일 것 같은?

 

   뭔가 돌이킬 수 없는

 

   마지막 선을 넘는    그런 기분 있잖아요

 

   [한숨]

 

   아휴

 

   모르긴 해도 그 와이프라는 사람

 

   지금의 결혼이 좀 불안한가 본데

 

   믿음을 주도록 해 봐요

 

   믿음을 갖는 순간    용기가 생긴다는 말이 있잖아요

 

   이 사람과 함께라면

 

   가시밭길도 걸어 볼 만하겠다는    용기가

 

   [명주의 헛기침]

 

   (하경대기 상태는 어때요?

 

   (동한동해상 쪽으로    상층 기압골이 느리게 빠지면서

 

   당분간 우리나라를 지배하는    고기압의 흐름이 느리겠어

 

   일사량이 높아지겠는데요?

 

   (시우그리고 오존 농도도    높아질 거 같고요

 

   자칫 정오쯤이면

 

   경보 단계로    넘어설 수도 있을 거 같아요

 

   (동한아이고    오늘 또 전화통 엄청 불나겠구먼

 

   대기질 통합 센터에    코멘트 좀 해 줘

 

   

 

   [잔잔한 음악]

 

   참 아이러니하죠

 

   (동한뭐가?

 

   오존 말이에요

 

   (하경저 멀리 성층권에 있을 땐    참 고마운 존재인데

 

   지표면 가까이에 생기는 동시에    해로워지니까요

 

   저마다의 적정 거리라는 게    있는 거니까

 

   그래도 오존과 사람 사이의    적정 거리는

 

   산출이라도 할 수 있죠

 

   그 계산조차도    불가능한 거리도 있잖아요

 

   예를 들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적정 거리

 

   [웃음]

 

   직접 부딪쳐 보지 않고서는    방법이 없으니까요

 

   [함께 웃는다]

 

   고슴도치들이 그렇다잖아

 

   (동한수도 없이 찔려 가면서

 

   서로 붙어 있을 수 있는    가장 적당한 거리를 찾아 간다고

 

   결국 서로 상처를 입으면서    가까워질 수밖에 없는 관계

 

   (동한그렇지

 

   아휴, 10년 넘게

 

   적정 거리를 못 찾고    헤매는 사람도 있는데

 

   나처럼

 

   그래서 집은 들어가셨어요?

 

   아니

 

   너무 오래 떨어져 살았나

 

   이젠 헷갈려

 

   나하고 내 가족의    가장 편안한 거리가 얼마만큼인지

 

   (동한그냥 지금처럼    가끔 한 번씩 얼굴 보고

 

   이 정도가 적당한 거 아닐까    싶기도 하고

 

   그건 좀 비겁한 변명 같은데

 

   그런가?

 

   [웃음]

 

   오늘 호우 확률은    낮다고 봐야겠죠?

 

   (동한그렇지    20%도 채 안 되니까

 

   오케이알겠습니다

 

   (하경여러분

 

   오늘 대기 중 오존 농도가

 

   시간당 0.3ppm 이상으로    예상됩니다

 

   대기질 통합 예보 센터에서

 

   수시로 운량과 일사량 체크    들어올 텐데요

 

   잘 협조해 주시고요

 

   외부에서    오존 관련 문의 전화 오더라도

 

   친절히 응대해 주세요    이상입니다

 

   (직원들

 

   [마우스 조작음]    [키보드 조작음]

 

   못 합니다

 

   (기준여름철 방재 기간에는

 

   언론 대응만으로도    정신없는 거 아시잖아요

 

   거기다 다달이 쓰는    칼럼만 해도 벅찬데

 

   어떻게 특집 기사까지 씁니까?

 

   (업무과장알지

 

   그래서 나도    어려울 거라고 얘기를 했는데

 

   근데 아무래도    채 기자 붙잡고 늘어질 것 같던데?

 

   자네 와이프 말이야

 

   ?

 

   그쪽 편집장이    콕 집어서 물어보더라고

 

   (업무과장한기준 사무관이    채유진 기자 남편이냐고

 

   뭔지 느낌이 탁 오지 않냐?

 

   ?

 

   특집 기사요?

 

   (편집장자네 남편이    기상청 대변인 아닌가?

 

   기상 특보 뜰 때마다    TV에 얼굴 비치는 그 친구

 

   

 

   글도 아주 잘 쓰더구먼

 

   (편집장기상청 월간지에    실린 칼럼 봤어

 

   '오존의 두 얼굴'

 

   맞지그거 채 기자 남편이 쓴 거

 

   [살짝 웃는다]

 

   

 

   (편집장그 글발로

 

   기상 관련한 특집 기사만    좀 써 달라고 해 봐

 

   ?

 

   

 

   [고민하는 숨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오빠무슨 일이야?

 

   (기준바빠?

 

   (유진그럭저럭

 

   근데 왜?

 

   무슨 일인데?

 

   (기준아이뭐    꼭 무슨 일이 있어야 전화하냐?    [차분한 음악]

 

   그냥 네 목소리 듣고 싶어서    할 수도 있는 거지

 

   별일 없고?

 

   (유진

 

   없지그럼

 

   그래?

 

   (기준알았어

 

   그럼 일해이따 집에서 보자

 

   알았어

 

   [한숨]

 

   [한숨]

 

   [전화벨이 울린다]

 

   총괄 팀 김수진입니다

 

   기상청이죠?

 

   아니갑자기 이렇게    오존 경보를 때리면 어떡해요    [어두운 음악]

 

   우리 애 유치원에서 소풍 간대서

 

   어렵게 휴가 내고    새벽부터 도시락 싸 놨는데

 

   (여자2) 아니이럴 거면    하루 전에 알려 주든가

 

   그게요

 

   오존은 공기 중 자동차 배기가스나    유해 물질 때문에

 

   갑자기 증가하는 거라서요

 

   실시간으로    경보를 내릴 수밖에 없거든요

 

   참고로 오존 경보는    기상청에서 내리는 게 아닙니다

 

   (남자4) 웃기고 있네

 

   날씨가 이렇게 멀쩡한데    무슨 놈의 오존 경보야!

 

   그것 때문에 수도권 들어가려는    화물차랑 승합차 다 통제한다잖아!

 

   너희들이 우리 먹여 살릴 거야?

 

   저기요선생님

 

   '', '', 반말은 하지 마시고요

 

   그 문제는 환경부나    도로교통공단에 문의하세요

 

   저희 기상청에서는    오존 경보를 내리는 게 아니라서요

 

   (남자5) 근데 오존은    좋은 거 아니었어요?

 

   오존층이 있어야 좋다고 들었는데?

 

   그건 성층권에 있을 때 얘기고

 

   대기 중의 오존양이 많아지면    인체에 해롭습니다

 

   그렇구나

 

   (남자5) 근데 그

 

   전화받으시는 분 몇 살이에요?    결혼했어요?

 

   끊겠습니다

 

   [전화벨이 울린다]

 

   [수진의 한숨]

 

   내가 받을게    가서 점심이나 먹고 와

 

   아니에요제가 받아요

 

   먹고 와서 해

 

   밥맛도 없네요

 

   (수진총괄 팀 김수진입니다

 

   그게

 

   오존 주의보는    저희 기상청 소관이 아니라서요

 

   (석호어유국장님 오셨습니까?

 

   (봉찬어    [동한이 호응한다]

 

   진 과장 어디 갔어?

 

   사후 분석 건으로    잠깐 정책과에 갔습니다

 

   그래?

 

   - (봉찬일해일해일    - (석호

 

   (봉찬일들 하시고

 

   - 어이엄 선임    - (동한

 

   나랑 커피 한잔하자나와

 

   [동한의 헛기침]

 

   (수진선생님    소리 지르지 마시고요!

 

   (남자6) 뭐야?

 

   소릴 지르다니!    [긴장되는 음악]

 

   누가 지금 소리 질렀다는 거야!

 

   (수진선생님이요

 

   아까부터 계속    소리 지르고 계시잖아요

 

   이게 근데

 

   너 정직당하고 싶어?

 

   시말서 쓰게 해 줄까?

 

   (남자6) 이게 지금    얻다 대고 까불고 있어!    [수진의 한숨]

 

   우리 아들이 고위 공무원이야

 

   내가 걔한테 말하면    너 당장 모가지라고

 

   알아들어?

 

   이보세요선생님

 

   (명주아드님이    그렇게 높으신 분이면

 

   그쪽에다 직접 컴플레인하세요

 

   이쪽으로 전화하지 마시고요!

 

   그리고!

 

   오존 주의보는    저희 기상청 소관이 아니라

 

   환경부 소관이라고    몇 번을 말씀드립니까!

 

   욕할 일 있으면    그쪽에다가 전화하시든가 말든가!

 

   [명주의 성난 숨소리]

 

   그래도 돼요?

 

   물론 안 되지

 

   

 

   우리도 사람이야

 

   (명주저쪽에서 매너 없이 나오면    우리도 방어할 권리는 있어

 

   그래도

 

   (명주됐어김수진 씨

 

   걱정하지 마뒷감당은 내가 해

 

   [휴대전화 진동음]

 

   (하경시우 특보어디 가?

 

   잠깐 볼일이 좀 있어 가지고요    [휴대전화 진동음]

 

   그럼

 

   ?

 

   1,000 60이요?

 

   관리비는 따로고요?

 

   (시우혹시

 

   관리비 포함해서     50은 안 될까요?

 

   글쎄안 된다니까

 

   그 돈으론 어제 본 게 최선이에요

 

   그러지 마시고

 

   주인분한테    한 번만 더 말씀해 주세요

 

   방도 깨끗이 쓸 거고요

 

   어차피 그리고 또    잠만 잘 거라서요

 

   글쎄말해 봤자 안 될 게 뻔한데

 

   한 번만 더    부탁드리겠습니다사장님

 

   감사합니다

 

   [한숨]

 

   (봉찬그러니까 왜 본청까지 와서    이렇게 홀아비 티를 내냔 말이야

 

   (동한아    홀아비는 누가 홀아비예요

 

   엄연히 와이프랑 우리 딸이 있는데

 

   (봉찬그래내 말이

 

   집도 있고 처자식도 있는 사람이

 

   왜 여기서 몇 날 며칠    이렇게 무전취식하고 있냐고

 

   위험 기상 기간이지 않습니까

 

   (동한예전에는    여름철 방재 기간이면

 

   노상 기상청에 살았는데    뭘 별스럽게 그러십니까

 

   그때야 중앙 서버가    갖춰져 있지 않을 때고인마

 

   (봉찬지금에야    집에 누워서도

 

   중국일본 실황까지    다 볼 수 있는데

 

   왜 그래야 되는 건데?

 

   됐고

 

   요즘 애들은    너 이러는 거 굉장히 싫어해

 

   요즘 애들은    어떤 애들 말씀하시는 거

 

   당직실 사용하는 사람들이    한두 명이니?

 

   (봉찬네가 살림 차리고 있다고    당직실 이용하기 불편하다고

 

   내 책상에 쌓인 컴플레인이    한가득이야이씨그냥

 

   [입소리를 쩝 낸다]

 

   

 

   빨리 짐 싸서 집으로 들어가

 

   너 그러려고 굳이    그 선임 자리도 마다치 않고

 

   본청까지 온 거잖아

 

   (봉찬그럼 너 본청까지    왜 온 건데?

 

   그냥 강릉청에 남아서

 

   대빵 노릇 하면서    폼 잡고 살면 되잖아

 

   서울 사람들    인심이 박하네

 

   제수씨는 너 이렇게 밖에서    궁상 떨고 다니는 거 알고 있냐?

 

   그냥 마음대로 하라고    그러더라고요

 

   그래마음대로 해라

 

   (봉찬네가 아무리    동풍 냄새를 잘 맡으면 뭐 하냐

 

   제 마누라 속내도 하나    못 읽는 놈이

 

   이거나 버려

 

   아휴

 

   [잔잔한 음악]

 

   [시우의 한숨]

 

   [흥미진진한 음악]

 

   (기준오늘 총괄 팀으로 들어온    민원 전화 누가 받았습니까?

 

   전데요?

 

   (하경무슨 일이시죠?

 

   (기준예보국으로    주의 조치 들어왔습니다

 

   [서류를 탁 받는다]

 

   오존 주의보 관련해서    문의 전화 한 민원인한테

 

   기상청 소관이 아닌 일로    전화하지 말라고 했다면서요

 

   민원인 상대하는 거    쉽지 않다는 거 아는데

 

   그렇다고 그렇게 같이 소리치고    끊어 버리면 어떡합니까?

 

   [무거운 음악]

 

   그랬어요김수진 씨?

 

   내가 그랬어요

 

   (기준그런 식으로    감싸 주실 일은 아니고요주임님

 

   아니감싸 주는 게 아니라    내가 받았다고요

 

   (기준이것 봐요

 

   본인 할 일도 제대로 못 해내면    이렇게 되는 겁니다

 

   아니이게 선배가 나서서    실드까지 칠 일입니까?

 

   (명주내가 받았다니까    왜 딴소리해요한 사무관?

 

   내가 그 전화 받았고    내가 소리쳤고

 

   내가 끊어 버렸어요됐어요?

 

   좀 참으시지 그러셨어요

 

   참을 게 따로 있지

 

   (명주우리 모가지    싹 다 잘라 버리겠다는데

 

   그걸 그냥 듣고 있어요?

 

   그거는 민원 전화가 아니라    협박이잖아

 

   아니우리가 무슨    자기들 화풀이 배설구도 아니고

 

   왜 우리가 그런 쌍소리를    다 듣고 있어야 하냐고요

 

   (기준알겠습니다

 

   [한숨 쉬며아무튼    일 좀 똑바로 합시다김수진 씨

 

   그런 전화는    왜 오 주임님한테 넘겨서

 

   이런 사달을 냅니까?

 

   이게 다 김수진 씨가 자기 할 일을

 

   똑바로 못 해내서    일어난 일이잖아요안 그래요?

 

   이것 보세요한기준 사무관

 

   (수진해도 해도 너무하잖아요

 

   [수진이 훌쩍인다]

 

   전화받자마자

 

   우리 아들이 누군지 아냐 그러는데    저더러 어쩌라고요?

 

   그뿐인 줄 아세요?

 

   다짜고짜 반말은 기본이고요

 

   너 몇 살이냐결혼은 했냐

 

   계집애가 싸가지가 있네없네

 

   [수진이 흐느낀다]

 

   저요

 

   날씨 예보하려고    기상청에 들어온 거예요

 

   그런 하찮은 전화나 받으려고

 

   그 어려운 공무원 시험 통과해    들어온 거 아니라고요!

 

   울지

 

   (하경이번 일은 내가 감사과에    절차에 따라서 답변서 제출할게요

 

   그만 가 보세요

 

   (기준아니

 

   그럽시다

 

   [문이 스르륵 열린다]

 

   [문이 스르륵 닫힌다]

 

   (하경김수진 씨

 

   ?

 

   우리 그런 일 하려고    여기 들어온 거 맞아요

 

   무슨 말씀이세요과장님?

 

   [잔잔한 음악]

 

   민원인들 항의 들어 주는 거

 

   (하경그래요불편하죠

 

   근데

 

   오존 주의보 하나에도

 

   그렇게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

 

   수진 씨 알고 있었어요?

 

   생계가 걸린 화물차 기사님들    밖에서 뛰어놀지 못하는 아이들

 

   그리고 오존 주의보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까지

 

   우리가 일일이    저런 민원인들 전화 안 받았다면

 

   제대로 알 수 있었을까요?

 

   우리가 하는 예보가

 

   언제어디서누구에게    어떤 식으로 영향을 끼치는지요

 

   우리가 그 어려운 공무원 시험을    뚫고 여기에 있는 이유는

 

   시민들에게국민들에게    봉사하기 위해서예요

 

   그래서 우리에겐

 

   수진 씨가 얘기한 그 하찮은 일은

 

   아무것도 없어요

 

   알겠죠?

 

   [훌쩍인다]

 

   괜찮아?

 

   [명주가 수진을 토닥인다]

 

   [탁 내려놓는 소리]

 

   (하경저요

 

   이런 진상 민원들 전화 받으려고

 

   힘들게 공무원 시험 통과해서    여기 온 거 아니거든요?

 

   내가 왜 이런 사람들까지    다 참아 줘야 되는데요?

 

   (동한그럼 너는

 

   우리가 힘들게 이 자리에 있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냐?

 

   시민들국민들한테 봉사하라고야

 

   책임을 가지고    공무에 최선을 다하라고

 

   그게 우리가 녹을 먹는 이유야

 

   여기가 무슨    철 밥통이라고 생각했어?

 

   그런 데 아니야여기

 

   그런 걸 바라는 거면    다른 일을 알아봐

 

   책임감사명감 이런 거 없으면    절대로 이 일 할 수가 없어

 

   알겠어?

 

   [동한이 피식 웃는다]

 

   많이 컸네

 

   (명주기분 풀어    나 때문에 수진 씨만 혼나고

 

   내가 너무 미안하네

 

   (수진혼난 거라고    생각 안 해요

 

   사실은 정신이 번쩍 들었거든요

 

   오늘 하루 종일    진상 민원인들 전화 받으면서

 

   '진짜 내가 여기서    뭐 하는 건가싶었는데

 

   진 과장님 말씀 듣고 나니까

 

   오히려 되게 명쾌해졌어요

 

   (명주그런 생각을 했어?    [명주의 놀란 숨소리]

 

   진짜 다 컸다김수진    [수진과 동한의 웃음]

 

   (동한그러면서    크는 거지

 

   진하경이라고    처음부터 뭐저랬겠어?

 

   아무튼 가내일 봅시다

 

   - (시우가세요    - (명주수고하셨습니다    [수진이 인사한다]

 

   (석호오늘도    당직실에서 주무실 생각인가

 

   (명주너무 오래 지방으로 도셨지

 

   오히려 집이 불편하실 수도 있어    [엘리베이터 도착음]

 

   [안내 음성문이 열립니다

 

   (명주안녕하세요    [직원들이 인사한다]

 

   (석호안 타?

 

   (시우먼저 가세요    저는 다음 거 탈게요

 

   (명주내일 봐시우 특보

 

   (시우내일 뵙겠습니다    [수진이 인사한다]

 

   [안내 음성문이 열립니다

 

   먼저 가세요

 

   [잔잔한 음악]    [버튼 조작음]

 

   [안내 음성문이 닫힙니다

 

   [엘리베이터 도착음]

 

   [안내 음성문이 열립니다

 

   먼저 가세요

 

   (시우

 

   [안내 음성문이 닫힙니다

 

   뭐 해혼자?

 

   엘리베이터가 꽉 차 가지고    다음 거 타려고요

 

   [시우가 살짝 웃는다]

 

   배고프다저녁 같이 먹을래?

 

   냉삼?

 

   그래

 

   (서점 직원찾으시는 책이    이 책 맞죠?

 

   맞아요

 

   [살짝 웃는다]

 

   이거 어디 있었어요?    저 아무리 찾아도 없던데

 

   재고 창고에 있더라고요

 

   창고요?

 

   (서점 직원계산대는 저쪽입니다

 

   (태경

 

   [차분한 음악]

 

   [흥미로운 음악]

 

   [피식 웃는다]

 

   [석호가 피식 웃는다]

 

   보시겠어요?

 

   아니요아니요보세요

 

   혹시

 

   (태경

 

   알아보시는구나

 

   

 

   제가 이

 

   (석호반찬 맞죠?

 

   [흥미로운 음악]    반찬요?

 

   저한테 반찬 맡기셨었잖아요    1201호님

 

   1302호님?

 

   [통화 연결음]    얜 반찬 맡겨 놨다고    한 지가 언제인데

 

   (태경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

 

   [석호의 한숨]

 

   동생분한테 꼭 전하세요

 

   내일까지 안 찾아가면    그냥 싹 다 버릴 거라고

 

   잠깐만요잠깐만요

 

   그냥 가면 어떡해요

 

   뭘요?

 

   아까 보던 그 책이요, '도시 악어'

 

   (태경어느 대목이 재밌어서    그렇게 웃으셨는지

 

   얘기 좀 해 주세요

 

   

 

   그거 재밌어서 웃은 거 아닌데

 

   그럼요?

 

   악어가 도시로 오려면

 

   핸드백이 되는 수밖에    없지 않나 해서요

 

   (석호이 악어라는 게

 

   원래 수중 생활을 하는    파충류과 동물이라

 

   도시에서는 살 수가 없거든요

 

   근데 제목부터가    '도시 악어'라니까

 

   [황당한 숨소리]

 

   그건 문학적 허용으로    봐야 되지 않을까요?

 

   제가 장담하는데

 

   (석호아까 그 책 쓴 작가요

 

   악어에 대해서    자료 조사는 고사하고

 

   인터넷으로 검색 한 번    안 해 봤을 겁니다

 

   아닐 거거든요?

 

   자료 조사를 똑바로 했다면

 

   악어의 앞 발가락과 뒤 발가락이    다르다는 거 정도는 알아야죠

 

   [흥미로운 음악]

 

   뒤 발가락이요?

 

   이 악어가

 

   앞 발가락은 다섯 개지만

 

   뒤 발가락은 네 개거든요

 

   (석호근데 아까 그 책에 이게

 

   아유

 

   [석호의 헛웃음]

 

   아무리 펜만 들면    작가가 되는 세상이라지만

 

   이렇게까지    기본이 안 돼 있을 수가 있나

 

   한심해서 웃은 겁니다

 

   [웃음]

 

   기본이 안 돼 있어서 죄송합니다

 

   ?

 

   설마 그쪽이

 

   [한숨]

 

   [시우의 웃음]

 

   (시우이것도 익었어요

 

   (하경고마워

 

   [휴대전화 진동음]

 

   누구야?

 

   아니에요아무것도

 

   (시우맛있어요?

 

   혹시 내가 너무 훅 들어갔나?

 

   뭘요?

 

   (하경

 

   같이 들어와서 살자고 한 거

 

   좀 부담스러웠나 싶어서

 

   아니요

 

   솔직하게 말해 줘서 좋았는데

 

   (시우그래서 제 생각도    솔직하게 말할 수 있었던 거고요

 

   내가 그 얘기 꺼낸 이후로    뭔가 어색해진 거 같아서

 

   (하경네가 나한테    거리를 좀 두는 거 같기도 하고

 

   그 거리    과장님이 원하던 거 아니었나?

 

   비밀 연애 하자면서요

 

   너하고 나 사이에    비밀을 만들자는 건 아니었지

 

   [생각하는 숨소리]

 

   혹시 제가

 

   문자 어디서 온 건지    말 안 해 줘서 그래요?

 

   그것도 포함이기도 하고

 

   [피식 웃는다]

 

   자요

 

   부동산?

 

   부동산이요

 

   방 보러 오래요

 

   부동산 왜?

 

   연수원에서    언제까지 지낼 순 없잖아요

 

   (시우서울에서 방 구하는 게    어렵다는 건 알았지만

 

   진짜 장난 아닌 거 알아요?

 

   어제도 하루 종일 돌아다녔는데    허탕 쳤어요

 

   그럼 너 어제    볼일 있었다고 한 것도 이거야?

 

   (시우

 

   이시우내가 진짜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

 

   (하경내가 집에 와서 살자는 걸

 

   굳이 마다하면서    이러는 이유가 뭐야?

 

   그거는

 

   저는 생활과 연애는    분리하자는 주의여서요

 

   자존심 때문은 아니지?

 

   (시우과장님 이러시면

 

   저 진짜 앞으로    제 얘기 솔직하게 말 못 해요

 

   물론 이런 제 처지가    자랑스러운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부끄러워하고 싶지도 않거든요

 

   [차분한 음악]

 

   왜 그렇게 봐요?

 

   아니야

 

   (식당 주인맛있게 드세요

 

   (시우감사합니다

 

   사장님    저 소주 한 병만 주세요

 

   (식당 주인

 

   [흥미로운 음악]

 

   (수자뭐 하냐?

 

   (태경진짜

 

   [태경의 속상한 신음]

 

   아이고지랄

 

   [태경의 기침]

 

   (태경아유

 

   [울먹인다]

 

   [탁탁 칼질하는 소리]

 

   이게 다 뭐야?

 

   저녁 안 먹었지어서 와서 앉아

 

   잘 먹을게

 

   (기준

 

   이게 뭐야?

 

   우리 전세 보증금은    그걸로 해결할 수 있을 거 같아서

 

   (기준물론    이것도 빚이긴 한데

 

   그래도 신혼부부 전세 자금 대출    이자보다 더 싸니까

 

   훨씬 이득이잖아

 

   근데 너희 편집장이 나한테    칼럼 하나 써 달라고 했다면서

 

   어떻게 알아?

 

   유진이 너는 그런 일이 있으면

 

   오빠한테    얘기를 해야 될 거 아니야

 

   아니오빠 바쁜데

 

   괜히 일 하나 더 얹는 거 같아서

 

   그래서 그랬지

 

   가서 오빠가 해 준다고 얘기해

 

   - 진짜?    - (기준

 

   (기준그거 내가 안 하면은    너희 편집장 그 사람

 

   너 두고두고 괴롭힐 거 아니야

 

   막 남편 하나 어떻게 못 한다고    뒷소리들 할 거고

 

   시간 되겠어?

 

   안 돼도 해야지 어쩌겠어

 

   내 와이프 일이기도 한데

 

   그럼 나 내일 아침에 가서    진짜 얘기한다?

 

   얘기해라

 

   [잔잔한 음악]    [기준이 살짝 웃는다]

 

   근데 오빠    이런 건 어떻게 알아냈어?

 

   (유진진짜 대단하다오빠

 

   [웃음]

 

   (명주믿음을 주도록 해 봐요

 

   믿음을 갖는 순간    용기가 생긴다는 말이 있잖아요

 

   이 사람과 함께라면

 

   가시밭길도 걸어 볼 만하겠다는    용기가

 

   [유진과 기준의 웃음]

 

   - (향래숙제 낸 건 다 했지?    - (학생

 

   그러면 오늘은    거듭제곱의 합 해 볼까?

 

   (향래이거랑 이거    먼저 풀어 볼까?

 

   (학생

 

   [차분한 음악]

 

   (향래아까

 

   그거 무슨 뜻으로 한 말이야?

 

   (보미?

 

   아빠랑 이혼해도 된다니

 

   그런 말을 왜 해?

 

   그냥

 

   떨어져 살 때보다    엄마가 더 힘들어 보여서

 

   (보미나 때문이면 그러지 말라고

 

   아빠랑 같이 사는 것도 좋지만

 

   난 엄마가 행복한 게 더 좋거든

 

   나 아빠랑 같이 사는 거    싫지 않은데?

 

   (향래) [한숨 쉬며그냥 지금 좀

 

   엄마랑 아빠랑 시간이 필요한 거야

 

   아빠랑 떨어져 지낸    기간이 길었잖아

 

   가까워지는 데도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학생저 다 풀었는데요?

 

   - (학생?    - (향래?

 

   (학생저 이거 한 번만 봐 주세요

 

   (향래어디 좀 볼까?

 

   [풀벌레 울음]

 

   [꼬르륵]

 

   (동한아이

 

   [동한의 한숨]

 

   [입소리를 쩝 낸다]

 

   아휴

 

   참 나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동한의 웃음]

 

   - (시우여기 있습니다    - (동한

 

   (동한어디서 벌써    한잔 걸치고 오는 길이야?

 

   여친이랑요

 

   한잔했습니다

 

   [시원한 숨소리]

 

   그러면 여친 집으로 갈 것이지    뭘 일로 오냐?

 

   [시우의 시원한 숨소리]

 

   (시우그냥요

 

   그 여자한테 조금 쪽팔려 가지고요

 

   ?

 

   실은 제가

 

   진짜 가진 게    쥐뿔도 없는 놈이거든요?

 

   (시우그래서 자존심 하나로

 

   지금까지    간신히 버티면서 살아왔는데

 

   오늘 다 뽀록났습니다

 

   [잔잔한 음악]

 

   (하경실은 말이야

 

   아버지 돌아가시고

 

   하루아침에    길바닥에 나앉은 적이 있었다?

 

   엄마언니그리고 나

 

   세 식구가    당장 오갈 데가 없어진 거야

 

   배는 고프지날은 너무 춥지

 

   밤새 이러고 있을 생각을 하니까

 

   당장 막 아무 집에나 가서

 

   '저 좀 재워 주세요'    하고 싶은 거 있지

 

   (시우그래서

 

   그날 밤 어떻게 했어요?

 

   노숙했지

 

   그다음 날 언니는    큰아버지 댁으로 보내지고

 

   난 작은이모 댁으로 가고

 

   엄마는

 

   식당 일 하시면서    몇 년 동안 떨어져 살았어

 

   그래서 알아

 

   집이 없다는 게 어떤 건지

 

   (하경지금 네 마음이    얼마나 고단한지도

 

   사생활과 연애를 분리하겠다는    네 마음은 존중해

 

   그것 때문에 부끄럽고 싶지 않은    네 자존심도 존중하고

 

   근데 있잖아

 

   너무 애써서    괜찮은 척은 안 해도 돼

 

   알겠지?

 

   (동한그게 허세 부리다가    뽀록나면 진짜 쪽팔린 건데

 

   

 

   그렇긴 한데요

 

   오히려

 

   마음은 훨씬 편안해졌어요

 

   최소한 이 여자 앞에서만큼은

 

   애써 괜찮은 척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싶고

 

   좀 더 가까워져도    아프지 않을 거 같기도 하고요

 

   [웃음]

 

   [한숨 쉬며그렇지

 

   그렇게 서로만의 거리를    만들어 가는 거지

 

   서로만의 거리

 

   (동한아휴배부르다

 

   이제 그만 주절거리고 일어나자

 

   ?

 

   안 잘 거야?    아유내일 출근해야지

 

   (시우저 여기서    자도 되겠습니까?

 

   내가 뭔데    '된다', '안 된다'

 

   (동한나 코 골아

 

   그런 거쯤이야    전혀 상관없습니다

 

   (동한

 

   [웃음]

 

   [코 고는 소리]

 

   [흥미로운 음악]

 

   [시우의 한숨]

 

   [코골이 소리가 요란하다]

 

   (시우아씨

 

   [시우의 한숨]

 

   [코 고는 소리가 계속된다]

 

   [새가 지저귄다]

 

   어제 수진 씨 일은    내가 감사과에 답변서 제출했는데?

 

   (기준

 

   이거 마셔

 

   뭔데?

 

   (기준그게 실은

 

   문민일보 편집장 알지?

 

   그 사람이    내 칼럼 보고 마음에 들었는지

 

   다음 주 자기네 지면에    특집 기사 하나 써 달라 그러네?

 

   기상 관련해 가지고

 

   그래서?

 

   혹시 너 시간 되나 해서

 

   너 내가 분명히 저번에 얘기했지    마지막이라고?

 

   이번 딱 한 번만하경아

 

   (기준이미 그쪽에다는    하겠다고 했단 말이야

 

   나보고 어쩌라고?

 

   그러니까 마지막에    슬쩍 한 번만 봐 주기만 하면 돼

 

   (기준진짜 마지막

 

   진짜 딱 한 번만 더 봐 줘라    하경아?

 

   너 네 와이프도    이러는 거 아니?

 

   나한테 찾아와서 이러는 거?

 

   어유너 그걸 어떻게 말하니?

 

   (하경못 말하겠지쪽팔려서?

 

   나한테도 좀 그래 봐!

 

   진하경

 

   우린 친구잖아

 

   [흥미로운 음악]    친구?

 

   너하고 나 10년이야

 

   우리가 연인으로는 실패했지만

 

   (기준그래도 우정은    남아 있는 거 아니냐?

 

   대학교 때부터    같이한 시간이 얼마인데?

 

   연애만 날아갔지    다른 추억은 다 그대로다나는?

 

   - 넌 아니냐?    - (하경난 아니야

 

   (하경난 한기준이랑 보낸 시간    다 잊었어

 

   내 기억에서 사라졌다고

 

   하경아

 

   너 한 번만 더 이런 부탁 해 봐

 

   네 와이프한테 다 얘기해 버린다

 

   진하경너 진짜 이러기냐?

 

   하경아!

 

   진 과장!

 

   어떡하지?

 

   아씨

 

   아이씨

 

   좋은 아침고생하셨습니다

 

   (1팀 총괄과장진 과장은    언제 봐도 파이팅이 넘치네?

 

   감사합니다

 

   거 본인 관리만    그렇게 철저하게 하지 말고

 

   팀원들 좀 신경 쓰고 그러지?

 

   저희 팀원이요?

 

   (1팀 총괄과장당직실에    살림 차렸다는 소리 못 들었어?

 

   엄 선임님이요?

 

   당분간만 좀 봐주세요    사정이 좀 있으신 거 같던데

 

   아니사정은    총괄 2팀에만 있나

 

   (1팀 총괄과장하나도 아니고    둘씩이나 침대를 차지하고 있으면

 

   당직자들은    어디 가서 눈을 붙이냐고

 

   [흥미로운 음악]

 

   하나가 아니라 둘이에요?

 

   (1팀 총괄과장팀원 관리도    과장의 업무야

 

   최 과장님 계셨어 봐    자기 팀원들 저렇게 두나

 

   (하경이시우…    [저마다 당황한다]

 

   (하경두 사람    정말 왜 이러시는 거예요?

 

   정 갈 데가 없으면    모텔도 있고

 

   하다못해 찜질방도 있잖아요

 

   (동한근데

 

   어차피 잠깐 눈만 붙이고    금방 출근할 거니까

 

   (시우한여름에 찜질방은 좀

 

   너는 왜 연수원에 안 있고    여기 있어?

 

   너 방 구할 때까지    연수원에 있는다고 하지 않았어?

 

   그게요

 

   (동한얘 연수원에서 쫓겨났대    한 며칠 됐을걸?

 

   [흥미로운 음악]

 

   며칠이나 됐다고?

 

   (하경너 그럼 그 며칠 동안    쭉 당직실에 있었던 거야?

 

   (동한아니야

 

   당직실에선 그저께부터고

 

   그 전엔 차에서 잤대

 

   (시우아니왜 자꾸

 

   

 

   (동한근데 우린 진짜 괜찮거든?

 

   그러니까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까    과장님은 그냥 신경 꺼

 

   어떻게 신경을 안

 

   안 써요?

 

   (하경두 사람 때문에    당직실 못 쓴다고

 

   다들 나한테 와서 난리인데

 

   아니그걸    직접 얘기를 하지

 

   뭐라 그러는데?

 

   팀장이 돼서    팀원들 못 챙긴다고요?

 

   두 사람 언제까지 방치할 거냐고

 

   (동한

 

   [동한이 후루룩 먹는다]

 

   (기준

 

   어떡하지?    [문이 달칵 열린다]

 

   (업무과장어이한기준

 

   [문이 탁 닫힌다]

 

   문민일보 특집 기사    써 주기로 했다며?

 

   (기준

 

   

 

   (업무과장역시    마누라 백이 세긴 세구먼?

 

   바로 어젠 못 쓴다고    나한테 바락바락 대들더니?

 

   마누라 말 한마디에    오늘 바로 그냥 오케이네?

 

   아니뭐    딱히 그렇게까지는 아닌데

 

   (업무과장아내를 위한 희생

 

   잘해 봐

 

   파이팅

 

   

 

   [흥미로운 음악]

 

   (김 주무관멋있습니다

 

   - (직원2) 파이팅    - (직원3) 최고

 

   파이팅

 

   [기준의 웃음]

 

   (기준

 

   어떡하지?

 

   [한숨]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아휴

 

   해야지해 보자

 

   (기자1) 채유진 기자    결혼하더니 글발 좋아졌네

 

   타이틀도 핵심을 딱 찌르고 말이야

 

   (기자2) 신랑이    기상청에서 일한다잖습니까    [웃음]

 

   (기자1) 일전에

 

   기상청 사람이랑    동거한단 소문이 있던데

 

   [무거운 음악]    그 친구랑 결국    결혼에 골인한 모양이지?

 

   (기자2) 아마 그럴걸요?

 

   남편도 글 좀 쓴다던데

 

   [기자2의 웃음]    [기자1의 탄성]

 

   채 기자 다 가졌네다 가졌어

 

   (기자1) 동거하고    결혼에 골인이라…    [삐 울리는 효과음]

 

   [말소리가 아득하게 울린다]

 

   [새가 지저귄다]

 

   [풀벌레 울음]

 

   (명주시우 특보는 그렇다 치고

 

   엄 선임님은    댁으로 들어가시면 될걸

 

   (석호그러게요

 

   (명주우리 집으로    데려갈 수도 없고

 

   아유애가 둘인데 안 되죠

 

   셋이야

 

   얼마 전에 우리 남편    휴직계 냈거든

 

   

 

   신 주임이 좀 받지?

 

   전 먼저 퇴근하겠습니다

 

   (수진어림없어요

 

   신 주임님 결벽증 있어서    절대 안 될걸요?

 

   보고만 있자니 안됐네    진 과장님

 

   [수진의 한숨]

 

   (수진그러게요

 

   (동한?    이거 아직 안 말랐네

 

   아이

 

   차에서 잘 만해?

 

   (시우좀 결리고    모기한테 뜯기는 것만 빼면

 

   아주 나쁘진 않습니다

 

   (동한모기간지러운데

 

   [모기가 왱왱거린다]

 

   [모기가 왱왱거린다]

 

   (시우

 

   [힘주는 신음]

 

   [웃음]

 

   [동한의 한숨]

 

   (동한여기서 잘 수가 있나    어유

 

   [멋쩍은 숨소리]

 

   [익살스러운 음악]

 

   [어색한 웃음]

 

   [스위치 조작음]

 

   뭐 하세요안 들어오고?    [문이 탁 닫힌다]

 

   (함께…    [도어 록 작동음]

 

   (하경엄 선임님은    저쪽 서재 방 사용하시면 되고요

 

   이시우 특보는 이쪽 작은 방

 

   (동한이거 이래도 되나 싶네

 

   공짜로 있으라는 거 아니에요

 

   (하경매달 나오는 관리비    삼등분해서 청구할 거니까

 

   그렇게 아시고요

 

   삼등분해 가지고?

 

   (하경그거 싫으시면 엄 선임님은    집으로 돌아가시면 되고

 

   이시우 특보는 방 구해서 나가고

 

   시우야    그냥 우리 모텔이 낫지 않겠냐?

 

   (시우아니면    근처의 찜질방은 어떠세요?

 

   좋은 거 같아    어쨌든 여기보단 편할 거 같아

 

   (시우그렇죠?    그럼 가 보겠습니다

 

   (하경두 분 설마    저 여자로 보세요?

 

   (동한아유뭔 소리야그게

 

   에이무슨 말도 안 되는

 

   [시우의 어색한 웃음]

 

   (하경그런 이유 아니라면    그냥 계세요

 

   타이틀은    [밝은 음악]

 

   , '여름 방재 기간을 위한    총괄 2팀 브레인 삼인방의 합숙'?

 

   브레인이요제가요?

 

   (동한얘는    브레인까지는 안 되는 거 같은데?

 

   아이무슨 소리입니까?

 

   잊으셨나 본데

 

   (시우지난 3월 수도권 지역    우박 예측한 사람은 저였거든요?

 

   그거는 그냥 어쩌다가

 

   (동한소 뒷걸음질 치다가    쥐 잡은 거고

 

   호우 시그널 잡아낸 것도 저였고요

 

   그 얘기 들으니까    갑자기 술 당기네

 

   가서 맥주라도 좀 사 올까요?

 

   (동한그러면 마른오징어    있으면 좀 같이 사 올까?

 

   알겠습니다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동한

 

   화장실 어디지?

 

   (하경화장실 이쪽이요    [문소리]

 

   저는 안방 거 쓰면 되니까    두 분이서 편하게 사용하세요

 

   고마워

 

   (동한저기

 

   내가 괜히 민폐 끼쳐 가지고    미안하네

 

   어쨌든 내가    있을 데를 빨리 알아볼게

 

   

 

   진짜

 

   (시우

 

   엄 선임님은    어떤 맥주를 좋아하시려나

 

   [웃음]

 

   [흥미로운 음악]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작동음]

 

   [한숨]

 

   [엘리베이터 도착음]

 

   !

 

   [흥미로운 음악]

 

   반찬반찬반찬

 

   [초인종이 울린다]

 

   비밀번호 알면서

 

   (하경일찍 왔

 

   하경아

 

   네가 여기서 뭐 하는 거야?

 

   (기준역시 여기 있었구나

 

   혹시나 하고 와 봤는데

 

   글쎄혹시나든 역시나든    네가 여기서 뭐 하는데?

 

   그냥

 

   - 네가 생각이 나더라    - (하경?

 

   나 잠깐만 들어가면 안 되냐?

 

   미쳤니?

 

   

 

   (기준너 어떻게 알았냐?    나 지금 미쳐 버리겠는 심정인 거

 

   나 너무 힘들다    잠깐만 들어가면 안 되냐?

 

   (하경글쎄너 힘든 건    네 와이프한테 가서 얘기하고

 

   - 빨리 가라    - (기준

 

   (기준나 너한테    할 얘기가 있어서 그래

 

   잠깐만 들어가자

 

   (하경어딜 들어와얘가!

 

   (동한누구 왔어?

 

   [흥미로운 음악]

 

   누구 있냐안에?

 

   네가 상관할 일 아니야빨리 가

 

   - (하경…    - 남자 목소리인데?

 

   누구야대체!

 

   (하경!

 

   (기준

 

   나 좀 많이 취했나 보다어유

 

   아니왜 왔어이 시간에?

 

   맞네엄동한 선임님

 

   [다급한 숨소리]

 

   (석호진하경 과장님

 

   (하경신석호 주임님?    [흥미진진한 음악]

 

   신 주임

 

   엄 선배님은    왜 또 거기 계십니까?

 

   (동한나는 진하경 과장이    들어와서 같이 있자고

 

   - (동한?    - (기준같이

 

   왜 같이

 

   (석호설마 1201호가    진 과장님 집이에요?

 

   그런데요?

 

   근데 신 주임님은 여기 왜

 

    1302호요요 위층

 

   ?

 

   (동한아이둘이    이웃사촌이야?

 

   (기준가만가만    이게 무슨 상황이지?

 

   잠깐만잠깐만잠깐만요

 

   [엘리베이터 도착음]

 

   [안내 음성문이 열립니다

 

   (시우!

 

   어어?

 

   이거 무슨 상황이에요?

 

   (석호내가    묻고 싶은 말이다그건

 

   (기준하경아    이거 뭐냐대체?

 

   (하경하지만 인생은 언제나    느닷없는 사건의 연속

 

   아니이 사람들 다 뭐냐니까!

 

   (하경시끄럽고너 일단 따라와

 

   [기준의 당황한 소리]

 

   (하경그 속에서

 

   (기준하경아

 

   (하경우리의    적정 거리를 찾기 위해

 

   우리는 또 얼마나 서로를    찔러 대야 하는 걸까?

 

   [부드러운 음악]

 

   (하경여기가 어디라고    밤에 찾아와서 난리야!

 

   미안하다하경아

 

   [기준이 흐느낀다]

 

   (기준우리 하경이

 

   (하경일어나정신 차려

 

   (기준진짜 미안하다하경아

 

   [기가 찬 숨소리]

 

   (시우자꾸만 진하경이 좋아져서    그게 큰일이라고요

 

   (시우아직도 한기준하고    정리 안 된 게 남아 있는 거예요?

 

   언제까지요?

 

   (수진그 채유진 기자가    결혼 전에 사귀었던

 

   구 남친은 누굴까요?

 

   [기준의 성난 숨소리]

 

   (기준이게 다 너 때문이잖아!

 

   [사람들이 놀란다]

 

   [소란스럽다]

 

   (하경이시우그만해!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