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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킹덤  S1.5

 

 (무영)  드셔야 하옵니다

 

 저하 잘못이 아닙니다

 

 저하는 그들을 살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내가 먼저 나섰더라면

 

 살릴 수도 있었다

 

 그랬다가는 저하께서  먼저 돌아가셨을 겁니다

 

 살아남아야 하신다면서요

 

 (무영)  살아남기 위해서  역모까지 가담하신 거 아닙니까?

 

 [무영의 한숨]

 

 ()  난 다르고 싶었다

 

 힘없는 백성들을 버린 자들과는

 

 다르고 싶었다

 

 [다가오는 발걸음]

 

 (서비)  다르셨습니다

 

 제 눈엔 그리 보였습니다

 

 상처를 치료할  약초를 좀 찾아보겠습니다

 

 [창의 한숨]

 

 [호미로 흙을 삭삭 판다]

 

 ()  그자는 돌아왔느냐

 

 (무영)  아직입니다

 

 이름도 모르시죠?

 

 영신이라는 이름도  호패도 다 가짜입니다

 

 ()  지금 우리는  상주를 잘 아는 길잡이가 필요하다

 

 (무영)  저하그자가 조총 다루는 걸  못 보셨습니까?

 

 내금위 조총 부대도 그리 못 합니다

 

 조선 팔도에서 조총을  장난감처럼 다룰 수 있는 자들은

 

 착호군들뿐입니다

 

 호랑이를 잡는  전문 부대를 말하는 것이냐

 

 (무영)  

 

 호랑이 사냥은 아주 위험한 일이라

 

 착호군들을 뽑을 때는  출신 성분은 보지 않고

 

 오로지 무예 실력만 보고 뽑습니다

 

 그래서 거기엔 위험한 자들이 많습니다

 

 그자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어떤 짓이든 저지릅니다

 

 살아남기 위해  그 어떠한 짓도 저지른다?

 

 나와 비슷한 자들이구나

 

 저하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무영의 놀란 숨소리]

 

 ()  어찌 되었느냐

 

 쫓아오는 군사들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몇몇 마을을 살펴봤는데

 

 (영신)  아직 역병은 퍼지지 않았으나

 

 다들 소문을 듣고  불안에 떨고 있었습니다

 

 텅 빈 집들이 많은 걸로 보아

 

 이미 피신한 사람들도 많은 듯합니다

 

 [어두운 음악]  [서비가 호미로 흙을 삭삭 판다]

 

 [어두운 효과음]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호미로 흙을 삭삭 판다]

 

 [어두운 효과음]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서비의 긴장한 숨소리]

 

 [긴장되는 효과음]

 

 [서비의 비명]

 

 [긴장되는 음악]

 

 (서비)  괴물입니다괴물입니다!

 

 [서비의 거친 신음]

 

 [범팔이 울먹인다]

 

 (범팔)  물을 다오!  물을 다오...

 

 아니저자는...

 

 (서비)  부사 나리?

 

 저하?

 

 (범팔)  저하정말로 저하가 맞으...

 

 [범팔의 신음]

 

 저하제가...

 

 [범팔의 신음]

 

 네놈이 버리고 간 백성들이  흘린 피가 얼마인 줄 아느냐!

 

 [범팔의 신음]  (무영)  그만하시지요

 

 죽이기도 아까운 인간입니다

 

 [창의 성난 숨소리]  [범팔이 거친 숨을 몰아쉰다]

 

 (무영)  도망가신 주제에  행색이 왜 이 모양입니까?

 

 그것이조운선...

 

 조운선에 역병이 퍼졌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냐

 

 (범팔)  병자의 시신이 배에 실려져 있었습니다

 

 [어두운 음악]  그 시신 때문에  역병에 모든 사람들이 다 걸려 버렸고

 

 저만 혼자 몰래 빠져나왔습니다

 

 그 배는 지금 어디 있느냐!

 

 (범팔)  성주에 들어설 때  역병이 퍼졌으니까 지금은...

 

 성주를 지났다면

 

 이제 곧 상주입니다

 

 (무영)  파발을 보내 놨으니까

 

 상주는 대비하고 있을 겁니다

 

 (범팔)  그것이...

 

 파발은 동래 근처 읍성에만 보냈습니다

 

 [한숨]

 

 (무영)  저하만약 상주 관할  문경 새재가 뚫린다면

 

 충청을 지나 바로 한양입니다

 

 ()  지금 당장 상주로 간다

 

 [무영의 한숨]  [범팔의 당황한 신음]

 

 (범팔)  아니저하저하!

 

 저도 데려가 주십시오  저저하...

 

 [어두운 음악]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돼지 울음]

 

 [닭 울음]

 

 [돼지가 꿀꿀거린다]

 

 [그르렁거린다]

 

 [덜커덩 배가 기운다]

 

 [비장한 음악]

 

 (영신)  저 산만 넘으면 상주입니다!

 

 ()  상주가 뚫리면

 

 이 나라 모든 곳에 역병이 퍼질 것이다

 

 막아야 한다

 

 [무구가 울린다]

 

 [방울이 딸랑딸랑 울린다]

 

 [중얼거린다]

 

 그 소문 진짜인가?

 

 - (여자1) ?  - 귀신 들린 역병이 돈다면서

 

 (여자1)  아휴목 없는 귀신이  밤만 되면 나타난다니까

 

 [여자들의 놀란 신음]

 

 [여자들의 다급한 숨소리]

 

 [새가 지저귄다]

 

 (덕성)  동래에서 올라온 봉화는  [어두운 음악]

 

 아직 파발이 도착하지 않아

 

 자세한 상황은  관아에서도 알지 못했습니다

 

 한데

 

 경상 땅에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동래에 역병이 돌기 시작했는데

 

 병자들의 모습이  죽어도 죽지 않는 괴물이라 합니다

 

 채비를 하거라

 

 산을 내려갈 것이다

 

 (장사꾼)  이 부적만 있으면?

 

 그 어떤 병도 그 어떤 귀신도  다 물러갈 것이오?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우리 아기 동자님께서

 

 경면 주사로 직접 쓰신  이 부적이 단돈 열 푼이오열 푼!

 

 열 푼열 푼이오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남자1)  나도 한 장 주게나도

 

 (장사꾼)  아이고아이고아이고  열 푼열 푼열 푼

 

 나도 한 장 주시오  이거 내가 가진 거 전부인데

 

 어디서 이거돈도 없으면서  이거 흥정을...

 

 (장사꾼)  에이부정 타열 푼열 푼!  [남자2가 소리친다]

 

 - (남자2) 돈 가져와!  - (남자3) 아이씨...

 

 [장사꾼이 계속 떠든다]

 

 - (여자2) 아유안현 대감  - (여자3) 안현 대감님

 

 - (여자2) 안현 대감님  - (여자3) 안현 대감님 내려오셨어!

 

 [말 울음]  (안현)  

 

 대감마님읍성 주변을 조사하던 중에  강가에서 이상한 걸 발견했습니다

 

 (가노)  직접 가서 보셔야 할 듯합니다  [어두운 음악]

 

 (안현)  아니나라에서 운영하는 중요한 배가

 

 왜 여기에 좌초돼 있는 것이냐

 

 (가노)  큰 난리가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동래에서 올라온 봉화와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안현)  이랴!

 

 [사람들의 거친 숨소리]

 

 ()  깊은 산속에도 마을이 있구나

 

 (영신)  화전민들 마을입니다

 

 (범팔)  ?  [범팔이 킁킁거린다]

 

 고기 굽는  냄새가 나는데요?

 

 [킁킁거리며]  이거 돼지 냄새인데

 

 [긴장되는 음악]

 

 (덕성)  갑판 위도 그렇고 이곳도 그렇고

 

 온통 피투성이입니다

 

 이리 피 칠갑이 돼 있는데

 

 (안현)  죽거나 다친 사람들은  모두 어디 간 것이야?

 

 [사람들이 시끌벅적하다]

 

 (남자4)  우리 또 언제 먹을지 모르니까  남기지 말고 많이들 드세요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 (남자4) 많이 먹어!  - (남자5) 씹고 삼켜

 

 [사람들의 웃음]  [어두운 음악]

 

 - (남자4) 아이고밥만 먹지 말고  - (남자6) 아이고맛있다

 

 (남자4)  돼지도 와서 먹...

 

 (영신)  이상합니다

 

 다들 굶어 죽는 판국에  고기에 쌀밥이라니요

 

 이 깊은 산속까지  무슨 일로 오신 겁니까?

 

 ()  저 음식들은 어디서 구했느냐

 

 (촌장)  그것이...

 

 마을에 잔치가 있어  품팔이를 하고 얻은 것입니다

 

 [창의 코웃음]

 

 [여자4의 웃음]  (범팔)  ?

 

 아이뭐야

 

 나와라나와!

 

 [범팔의 다급한 신음]

 

 비켜 보거라!

 

 비켜 보래도!

 

 [여자4의 신음]

 

 [범팔의 놀란 신음]

 

 [여자4의 떨리는 신음]  여기에 조운선에 실었던  짐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조운선을 약탈한 거 같습니다!

 

 (여자4)  [울먹이며]  잘못했습니다

 

 [말을 더듬으며]  살려 주십시오살려 주십시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사람들의 겁먹은 신음]

 

 (남자7)  처음부터 그러려고 한 건 아닙니다

 

 그저 눈앞의 먹을 것에  눈이 멀어서 그만...

 

 (함께)  살려 주십시오!

 

 용서해 주십시오

 

 ()  배 안에 아무도 없었느냐

 

 저희가 갔을 땐  모두 죽어 있었습니다

 

 (촌장)  오늘 아침에  배가 있다는 말을 듣고 가 봤더니

 

 모두들 짐승들한테 당한 듯  물어뜯겨 있었습니다

 

 믿어 주십시오

 

 ()  시신들은?  시신들은 그대로 두었느냐

 

 그냥 두면 짐승 먹이가 될 듯해

 

 모두 묻어 주었습니다

 

 그곳이 어디인가?

 

 그곳이 어디인가!

 

 ()  너희들은 절대로 해선 안 될  중대한 죄를 저질렀다

 

 하나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이런 죄를 저지른 걸 잘 알고 있다

 

 이실직고한다면  내 너희들의 죄를 감면해 줄 것이다

 

 저희가 안내하겠습니다

 

 (덕성)  수레바퀴 자국을 찾았습니다!

 

 [어두운 음악]  [까마귀 울음]

 

 (무영)  아직 멀었느냐?

 

 (남자8)  거의 다 왔습니다

 

 (영신)  여기입니까?

 

 (범팔)  뭐 하는 짓이냐어서 안내하지 않고!

 

 (남자7)  공물에 손댄 자는

 

 무조건 효시형에 처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범팔)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 거냐

 

 저희는 살 만큼 살아서  죽어도 상관없지만

 

 저희 아이들까지 죽일 순 없습니다

 

 (남자8)  나리들만 없으면  우리 죄를 아무도 모를 것입니다

 

 이런 개씨부랄 새끼들

 

 (무영)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내려놓지 못할까!

 

 [무영의 한숨]

 

 ()  이 일은 공물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다

 

 만약 일이 잘못된다면

 

 너희와 너희의 아이들

 

 아니경상 땅의 모든 백성들이  죽을 수도 있다

 

 그러니 어서  시신이 있는 곳으로 안내하라

 

 배고픔에 귀까지 멀었더냐!

 

 시신들은 대체 어디 있는 것이냐!

 

 (남자8)  지금 밟고 계십니다

 

 [놀란 숨소리]

 

 [범팔의 당황한 신음]

 

 [긴장되는 음악]

 

 [범팔의 놀란 신음]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남자들의 놀란 신음]

 

 [어두운 효과음]  [남자들의 놀란 탄성]

 

 (남자8)  뭐야뭐야

 

 [괴물1의 괴성]  [남자들의 비명]

 

 [남자8의 힘주는 신음]

 

 [남자들의 놀란 탄성]

 

 [소란스럽다]

 

 [괴물1의 괴성]

 

 [범팔의 겁먹은 신음]  [남자9의 신음]

 

 [남자9의 신음]  [남자들의 놀란 신음]

 

 [남자들의 놀란 신음]

 

 [남자10이 절규한다]

 

 [거친 숨소리]

 

 [남자들의 떨리는 신음]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영신이 입바람을 후후 분다]

 

 살고 싶다면

 

 무기를 들고 저들의 목을 치거라!

 

 [남자들의 떨리는 신음]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괴물들이 그르렁거린다]

 

 [그르렁거린다]

 

 [범팔의 겁먹은 탄성]

 

 [무영의 기합]

 

 [총성]

 

 [범팔의 겁먹은 탄성]

 

 [괴로워하는 신음]

 

 [창의 힘주는 신음]

 

 (범팔)  또 온다!

 

 [괴물들의 괴성]

 

 [총성]

 

 [괴물2의 괴성]

 

 [창의 힘주는 신음]

 

 [범팔의 겁먹은 신음]

 

 [영신의 힘주는 신음]

 

 [범팔의 겁먹은 신음]

 

 [범팔의 놀란 탄성]

 

 [범팔의 비명]  (서비)  안 돼안 돼!

 

 [서비와 범팔의 비명]

 

 (범팔)  살려 줘...  [서비의 힘주는 신음]

 

 [괴물들이 그르렁거린다]  (서비)  안 돼!

 

 [서비의 힘주는 신음]  [범팔의 겁먹은 신음]

 

 [무영의 힘주는 신음]  [괴물3의 신음]

 

 [무영의 신음]

 

 [무영의 힘주는 신음]

 

 [무영의 신음]

 

 [무영의 힘주는 신음]

 

 [창의 힘주는 신음]

 

 [무영의 힘주는 신음]

 

 [무영의 힘주는 신음]

 

 [괴물4의 괴성]  [창의 신음]

 

 [창의 힘주는 신음]

 

 [거친 숨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긴장되는 음악]

 

 [괴물5의 신음]

 

 [무영의 놀란 신음]

 

 [무영의 힘주는 신음]

 

 [소란스럽게 싸운다]

 

 [힘주는 신음]

 

 [가노들의 기합]

 

 [영신의 힘주는 신음]

 

 [창의 힘주는 신음]

 

 [안현의 힘주는 신음]

 

 [괴물6의 신음]

 

 [안현의 힘주는 신음]

 

 [놀란 숨소리]

 

 [새가 지저귄다]

 

 [한숨]

 

 내려오십시오!

 

 (안현)  제가 끌어내야 나오시겠습니까

 

 (어린 창)  [울먹이며]  나가면 전 죽을 겁니다

 

 절 궁에서 내쫓으라 다들 난리입니다

 

 궁에서 쫓겨나면 전 죽을 겁니다

 

 돌아가신 어마마마가 보고 싶습니다

 

 (안현)  여기가 아닙니다

 

 [어린 창이 울먹인다]

 

 [안현의 안쓰러운 숨소리]  [차분한 음악]

 

 저하가 계실 곳은

 

 여기가 아닙니다

 

 "강녕전"

 

 (어린 창)  싫습니다

 

 스승님돌아가겠습니다

 

 [어린 창의 힘주는 숨소리]

 

 (안현)  저하의 말이 맞습니다

 

 지금 전하 앞에는

 

 세자를 폐위하라는 상소가  산처럼 쌓여 있는데

 

 궐 안에는

 

 저하를 돌봐 줄 사람이  한 사람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스로 지키십시오

 

 지금 저하는

 

 저하 혼자만의 목숨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불의와 싸우는 것입니다

 

 자신들의 탐욕을 위해

 

 일국의 국본을 좌지우지하려는 불의

 

 그 불의와 싸워서 이기시는 것만이

 

 대의를 바로 세우시는 길입니다

 

 [서비의 놀란 숨소리]

 

 (안현)  예를 갖추거라!

 

 이 나라의 국본세자 저하시다!

 

 (함께)  세자 저하를 뵈옵니다!

 

 오랜만입니다

 

 스승님

 

 "10 30"

 

 ()  거기에 적힌 건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아바마마께선...

 

 돌아가셨습니다

 

 권력에 눈이 먼 조학주 대감이  이승희 의원을 시켜

 

 돌아가신 아바마마를 생사초란 풀로  인육을 탐하는

 

 괴물로 만들었죠

 

 그것이 이 끔찍한 역병의 시작입니다

 

 조학주의 만행이 극에 달했습니다  도와주십시오

 

 한양으로 돌아가 해원 조씨를 벌하고

 

 이 나라를 바로 세울 것입니다

 

 [한숨]

 

 마지막으로 잠을 청하신 게  언제입니까?

 

 무슨 말씀이십니까?

 

 드시지도 않고 이런 초라한 행색으로

 

 쫓기듯이 예까지 오신 겁니까?

 

 시정잡배들은 그리해도 됩니다

 

 하나

 

 저하께서는 아니 됩니다

 

 (안현)  이 나라의 국본은

 

 언제 어디서든 반듯하고  당당하셔야 합니다

 

 [한숨]

 

 이곳 상주는 제 고향이며  제 거처입니다

 

 오늘 밤만이라도 편히 쉬십시오

 

 - (덕성빨리빨리 움직여라  - (가노

 

 안현 대감마님은 어떤 분입니까?

 

 (무영)  그걸 왜 물어보는 것이냐

 

 이상하지 않으십니까?

 

 안현 대감마님도 가노들도

 

 역병 환자들을 보고 놀라지 않았습니다  [어두운 음악]

 

 (서비)  거침없이 목을 베고 불에 태우고

 

 능숙하게 그들을 처리했습니다

 

 마치 예전부터 역병 환자들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것처럼

 

 (안현)  저하를 처소로 모시거라

 

 다른 일행에게도 묵을 곳을 마련하거라

 

 (덕성)  모시겠습니다

 

 (무영)  안현 대감께서 뭐라 하십니까?

 

 ()  아직은 확답을 주지 않으셨다

 

 (무영)  정말 믿어도 되는 분이십니까?

 

 저하

 

 아무리 상중이라고 하지만  [의미심장한 음악]

 

 조학주 대감이 유생들을 탄압할 때

 

 이 상주 땅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으신 분이십니다

 

 혹시 조학주 대감과  연이 닿아 있을 수도 있잖습니까

 

 ()  함부로 말하지 말거라

 

 그리 가벼이 입에 올릴 분이 아니시다

 

 (무영)  하나 저하...

 

 ()  너도 그만 가서 쉬거라

 

 그간 쉬지도 못하고 달려오지 않았느냐

 

 [한숨]

 

 [산새 울음]

 

 (사형수1)  이보시오

 

 왜 저자에게만  먹을 것을 주는 것이오?

 

 진짜...

 

 아휴

 

 [사형수1이 지푸라기를 퉤 뱉는다]

 

 [목이 컥 멘다]

 

 [구역질]

 

 [어두운 음악]  [사형수2가 캑캑거린다]

 

 [사형수1의 당황한 신음]

 

 [사형수2의 괴로워하는 신음]

 

 [사형수1의 놀란 신음]

 

 (사형수1)  이보이보시오!

 

 이거...

 

 [사형수1의 당황한 신음]

 

 [사형수2가 그르렁거린다]

 

 [사형수1의 놀란 신음]

 

 [사형수2의 괴성]

 

 [사형수1의 비명]

 

 [사형수2의 괴성]  [사형수1의 아파하는 신음]

 

 [사형수1을 콱 문다]  [사형수1의 비명]

 

 [사형수1의 고통스러운 신음]

 

 [사형수2가 그르렁거린다]

 

 [사형수2의 괴성]

 

 [어두운 음악]  [사형수2가 그르렁거린다]

 

 [사형수1이 그르렁거린다]

 

 [사형수들이 그르렁거린다]

 

 병자에게 물려 죽은 사람의  인육을 먹으니

 

 병증이 다른 자에게 옮기 시작했다

 

 이건 통제가 불가능하다

 

 역병이 북상하기 전에

 

 반드시 막아야 한다

 

 [드르릉 코 고는 소리가 들린다]

 

 [새가 지저귄다]

 

 [의미심장한 음악]

 

 [힘주는 신음]

 

 [영신이 탁 착지한다]

 

 [영신이 침을 칵 모은다]

 

 [까마귀 울음]

 

 (아이)  [울먹이며]  가지 마

 

 가지 마가지 마

 

 가지 않으면 안 돼?

 

 (영신)  들어가형 꼭 다시 돌아올게

 

 (아이)  !

 

 [아이가 흐느낀다]

 

 꼭 돌아와야 돼!

 

 꼭 와야 돼!

 

 [거친 숨소리]  [어두운 음악]

 

 파발입니다!

 

 (범팔)  !

 

 어찌 됐느냐찾았느냐?

 

 - (군졸이것입니까?  - (범팔그래이거다

 

 (범팔)  수고했다

 

 저것이 그 조운선에서  가지고 온 짐들이냐?

 

 (덕성)  

 

 같이 올라오던 역병 환자들은

 

 대감마님께서 발견하셔서  더 큰 피해는 없었지만

 

 남쪽 경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말씀하셨습니다

 

 한데 사실이냐?

 

 무슨 말씀이신지...

 

 세자가 상주에 와 있다 들었네만

 

 (상주 목사)  그게 사실인가?

 

 (상주 군관)  나리!

 

 지금 한양에서 출발한 중앙군이

 

 문경 새재로 내려오고 있답니다

 

 [긴장되는 음악]

 

 (범팔)  서비야!

 

 서비야!

 

 [범팔의 다급한 신음]

 

 [범팔의 다급한 신음]

 

 어디를 그렇게 혼자서 돌아다닌 게야

 

 한참을 찾았다

 

 저하께 드릴 약초를 찾고 있었습니다

 

 [서비를 턱 붙잡으며]  약초건 나발이건

 

 나와 함께 도망가자

 

 (범팔)  너 이대로 저하께 가면  죽은 목숨이다가자

 

 (서비)  아니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하를 잡으러 한양에서  중앙군이 출군했다고 한다

 

 ?

 

 그게 사실입니까?

 

 (범팔)  그래대역죄인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너는 죽은 목숨이다

 

 난 해원 조씨니 나와 함께 돌아가면  네 목숨은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범팔)  가자!

 

 [범팔을 탁 뿌리친다]  [서비의 힘주는 숨소리]

 

 또 도망을 가시는 겁니까?

 

 아니...

 

 (서비)  부사 나리께서 버리고 가신  백성들을 살리려

 

 저하께서 얼마나  애쓰신 줄 아십니까?

 

 그런 저하를 두고 또 도망가시려고요?

 

 [범팔의 당황한 신음]  한 번이라도 사내대장부로서

 

 떳떳한 모습을  보여 주실 순 없으십니까?

 

 그것이...

 

 (서비)  가시려면 혼자 가십시오

 

 저는 저하께 가겠습니다

 

 아니아이...

 

 서비야!

 

 (범팔)  서비서비서비야!

 

 서비야!

 

 (산파)  아이고천천히 먹어요체할라

 

 [임산부들이 호응한다]  그걸 왜 숨겨  많아요천천히 먹어

 

 아이고여기는 애가 애를 밴 거 같네

 

 [함께 웃는다]

 

 아이고이리 줘이리 줘이리 줘

 

 (임산부1)  저희 같은 천것들까지 챙겨 주셔서  진짜 너무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산파)  [웃으며]  아이고고맙기는

 

 그런 소리 하지 말고  음식이나 많이나 먹어요

 

 (임산부들)  

 

 (산파)  많이 먹고 아들 낳으시구려들

 

 [저마다 감사 인사를 한다]  (임산부1)  아유고맙습니다아유감사합니다

 

 (임산부2)  근데 진짜 뉘시래유?

 

 저희 같은 것들을 거둬 주시는 분이

 

 (임산부1)  그걸 어찌 알아그냥 먹어!

 

 [함께 웃는다]

 

 - (임산부1) 아무도 말을 안 해 줘  - (임산부3) 아이근데

 

 (임산부3)  이 좋은 음식에 따뜻한 방에  고맙기는 한데

 

 아니좀 이상하지 않아요?  [임산부들의 의아한 신음]

 

 오갈 데 없는 임산부들만  이리 모아 놓은 게

 

 그냥 줄 때 많이 먹어 둬

 

 배 보니까 금방 뛰쳐나오게 생겼어  [함께 웃는다]

 

 (임산부1)  많이 먹고 건강하게 뛰쳐나와

 

 (임산부3)  감사합니다

 

 (임산부1)  예  [임산부1의 웃음]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된 거유?

 

 우리랑 처지가 다른 거 같은데

 

 남편이 여기 가 있으라고 해서 왔어요

 

 [임산부들이 의아해한다]

 

 (임산부3)  그게 무슨 말이래요?

 

 남편이랑 여기 주인이랑  아는 사이래요?

 

 (무영 처)  남편이 세자 저하를 모시는 익위사인데  멀리 출장을 갔거든요

 

 가면서 걱정이 됐는지  여기 와 있으라고 해서 온 거예요

 

 [임산부들의 탄성]  (임산부3)  어쩐지

 

 우리 같은 과부 팔자랑은  달라 보이더니

 

 [함께 웃는다]  (임산부2)  다정도 하시네

 

 (임산부3)  아유다정도 하시지  [어두운 음악]

 

 아유많이 들어요

 

 - 맛있게 드세요  - (임산부3) 

 

 (상궁)  마마정전에 오르실 시각입니다

 

 가자

 

 "숙장문"

 

 "인정문"

 

 "인정전"

 

 (상선)  중전마마 납시오!

 

 [긴장되는 음악]

 

 (함께)  중전마마를 뵈옵니다

 

 [북소리가 둥둥 울린다]

 

 [북소리가 계속 둥둥 울린다]

 

 대신들은 중전마마의 교지를 받드시오

 

 (학주)  '하늘이 이 나라에  은덕을 내리지 않아'

 

 '창졸간에 주상께서  역병으로 쓰러지신 뒤'

 

 (학주)  '정신이 혼미하시고'

 

 '다음 보위를 이을 세자는'

 

 '부왕의 자리를 탐하는'

 

 '용서받지 못할 대역죄를 저질렀다'

 

 (학주)  '종실에 이와 같은 혼란이 있어'

 

 (학주)  '어좌가 주인을 잃었건만'

 

 '나라에는 끔찍한 역병이 돌아'

 

 '백성들이 고통을 받고 있으니'

 

 '이 어찌 참담하지 아니한가'

 

 '이에 어좌를 한시도 비울 수 없다는'

 

 '시임원임 대신들의 간곡한 충정을'

 

 '거듭 뿌리칠 수가 없어'

 

 '황망한 심정을 억제하고  수렴청정에 나서겠다'

 

 (함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수렴청정을 받아들인 금일

 

 (학주)  중전마마의 첫 전교를 내린다

 

 '경상 땅에 창궐한 끔찍한 역병을  다스리기 위해'

 

 [어두운 음악]  (학주)  '훈련도감어영청'

 

 '수어청으로 구성된 중앙군을 급파해'

 

 '혼란한 민정을 다스릴 것이다'

 

 [북이 계속 둥둥 울린다]

 

 [나팔이 울린다]

 

 (상주 군관)  2관문을 지났다는 북소리입니다

 

 이제 곧 도착할 거 같습니다

 

 (상주 이방)  ?

 

 저기 오고 있습니다!

 

 [긴장되는 음악]

 

 "영남 제1"

 

 [사람들이 술렁인다]

 

 [사람들의 놀란 신음]

 

 저게 무엇이냐!

 

 "군령"

 

 (학주)  '이 시간부로'

 

 '경상 좌도와 우도를 봉쇄한다'

 

 (훈련대장)  1관문을 봉쇄하라!

 

 왜 이러십니까?

 

 아니이게 무슨 짓입니까

 

 왜 관문을 닫는 겁니...  [조 방장의 신음]

 

 이게 무슨 짓이오!

 

 (상주 이방)  당장 멈추시오!

 

 "순환일도"

 

 [상주 이방의 신음]

 

 [사람들의 놀란 신음]

 

 "기성루"

 

 "상주"

 

 "광의문"

 

 "숭의문"

 

 (학주)  '경상 땅을 벗어나는 주도로인  문경 새재를 비롯해'

 

 '죽령과 추풍령계립령을 비롯한  모든 관문을 봉쇄할 것이며'

 

 '이를 어기거나 반하는 자는  그 자리에서 참하여'

 

 '국법의 지엄함을 세울 것이다'

 

 (함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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