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S1.4
(여자1) 우리도 태워 주시오!
(여자2) 우리도 태워 주시오!
[사람들이 소리친다]
[사람들이 흐느낀다]
우리 배는 어디 있어요?
[다가오는 발걸음]
저 배는 무엇이며 누가 탄 것이냐
군사들을 지휘할 지휘관들과 동래를 책임지는 높은 분들
모두 저 배에 올라 떠났습니다
(영신) 시신 처리도 제대로 하지 않고
해가 지면
또다시 그들이 일어날 겁니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다른 배는 없느냐?
(군졸1) 지난밤 모두 불타 남은 건 저 배 한 척뿐이옵니다
해가 지기 전에 이들이 피할 만한 곳을 찾아야 한다
군영은요? 어젯밤 그 군영이면
이들과 같이 피하실 수 있을 겁니다
(군졸1) 저, 저기, 배를 수리한다고 군영 목책을 헐어 버렸습니다
[무영의 한숨]
(서비) 지율헌입니다
병자들이 며칠씩이나 나오지 못한 곳이니
들어오지도 못할 것입니다
지율헌으로 간다
(창) 걸을 수 있는 자들은 걷고
늙고 병든 자들은 수레에 태워서 간다
다들 서두르시오!
지율헌으로 갈 것이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무영) 빨리빨리!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해야 하니 빨리 서두르시오!
가자
[저마다 말한다]
[서비의 놀란 신음]
[서비의 힘주는 신음]
(서비) 안 다쳤니?
[덕이의 겁먹은 숨소리]
- (서비) 어? - (덕이) 저기
(덕이) 이상한 게 있어요
[긴장되는 음악]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 (여자3) 저, 저, 저, 저... - (남자1) 저거 뭐고!
(남자1) 괴물이다, 괴물
[사람들이 계속 웅성거린다]
- (남자2) 괴물이 있어요 - (여자3) 저기도 있어요
(남자2) 한두 마리가 아니야, 저기도 있어요!
(무영) 저하 [사람들이 저마다 말한다]
다른 곳까지 숨어 있다면 어마어마한 숫자일 겁니다
뛰어라!
(창) 어서 뛰거라, 어서!
(무영) 뛰시오! 지율헌까지 쉬지 말고 뛰시오! [사람들의 다급한 신음]
쉬지 말고 뛰시오! 빨리빨리!
- (남자3) 이거 타고 오시오, 으쌰 - (무영) 빨리!
가셔야죠
저하!
(창) 여기를 돕거라!
밀어라!
[창의 기합] [무영의 힘주는 신음]
[사람들의 다급한 비명]
[긴박한 음악]
[사람들의 힘겨운 신음]
(영신) 잠깐만... [사람들의 다급한 신음]
"지율헌"
(영신) 주변을 살피시오
해 지면 바로 문 닫아!
(남자4) 형님!
(서비) 안쪽으로 들어가
[긴장되는 음악]
[말 울음] [사람들의 비명]
[말 울음]
(무영) 저하!
[말 울음]
(무영) 저기를 돕거라
저하, 괜찮으십니까!
[창의 힘주는 신음]
[함께 힘을 준다]
저하!
[창의 힘주는 신음]
(무영) 가셔야 하옵니다
저것들이 깨어나고 있습니다
[놀란 신음]
[괴물들의 괴성]
[사람들의 놀란 신음]
(무영) 저하
(창) 뭐 하느냐! 어서 밀어라!
(무영) 저하, 시간이 없습니다 [창의 힘주는 신음]
가셔야 하옵니다!
(창) 난 다르다!
난 이들을 버리고 간 이들과도 다르고!
해원 조씨와도 다르다!
난 절대로 이들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함께 힘을 준다]
[함께 힘을 준다]
(무영) 어서 태우거라!
- (무영) 어서 태우거라! - (영신) 빨리, 빨리빨리 타세요
(창) 빨리
[어두운 효과음]
[그르렁거린다] [긴장되는 음악]
(영신) 얼른 오십시오! [사람들의 다급한 신음]
[그르렁거린다]
[괴물들이 그르렁거린다]
(창) 달려라!
[무영과 창의 힘주는 신음]
[거친 숨소리]
[서비의 다급한 신음]
다른 수레는요?
(남자5) 몰라요!
[초조한 숨소리]
[긴박한 음악]
(영신) 앞에 괴물이 있어요!
(영신) 이랴!
[그르렁거린다] [영신의 힘주는 신음]
[총성]
[괴물들의 괴성]
[영신의 다급한 신음]
[남자6의 힘주는 신음]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총성]
[남자들의 힘주는 신음]
[서비의 놀란 신음]
(서비) 문 닫을 준비 하세요!
(남자7) 저기 온다!
[총성]
[달칵거린다]
[괴물1의 괴성] [창의 놀란 신음]
[무영의 기합]
(영신) 빨리 뛰어!
[남자6의 힘주는 신음]
(무영) 문을 닫아라! 문을 닫아라!
[괴물들의 괴성]
[남자들의 힘주는 신음]
[문을 달그락 막는다]
[거친 숨소리]
괜찮으십니까?
노약자와 아이들은 광으로 대피시키고
(창) 싸울 수 있는 자들은 모두 무기를 들거라!
(함께) 예!
이쪽으로 오세요! 이쪽으로
(범팔) 상주까지는 얼마나 걸리나?
(이방) 이야, 날씨가 좋아서 한 이틀이면 당도할 겁니다
(범팔) 거기는 안전한 게 확실한가?
(이방) 상주는 한양 다음으로 큰 도읍으로서
우리를 지켜 줄 군사들이 널렸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이방의 웃음]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범팔) 응? 이게 뭔 소리야?
[긴장되는 음악]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닭 울음]
[쿵쿵거린다]
(노마님) 내 아들
귀한 내 아들
내 아들...
(이방) 거 누구, 저...
- (이방) 야, 저기 좀 비춰 봐 - (남자8) 예
(범팔) 거, 거기 누구 있소?
[괴물2의 괴성] [사람들의 비명]
[긴장되는 음악] (남자8) 괴물이다! 괴물이야!
[사람들의 비명]
사람 살려! [배 안이 소란스럽다]
[괴물들이 그르렁거린다]
[문이 덜커덩거린다]
[문이 덜커덩거린다] [사람들의 놀란 신음]
[문이 덜커덩거린다] [사람들의 놀란 신음]
[긴장한 숨소리]
[무거운 음악]
[창의 한숨]
[안도하는 숨소리]
해입니다
해가 떴습니다, 저하
[괴물들의 신음이 들린다]
저하!
(무영) 괴물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영신) 다 사라졌습니다!
[안도의 한숨]
[안도의 한숨]
[문이 삐걱 열린다]
(서비) 다 갔어요, 나와도 됩니다 [사람들의 안도하는 신음]
[저마다 안도한다]
- (덕이) 언니 - (서비) 아유
(무영) 저하
잠깐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한숨]
들어오거라
[문이 탁 열린다]
(무영) 잠시 나와 보셔야 될 것 같습니다
(노인) 저하, 감사합니다
저희를 살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감사합니다!
[차분한 음악]
[옅은 헛기침]
상처를 치료하고 먹을 것을 준비해라
(무영) 예
(영신) 다 됐다
[덕이의 웃음]
(영신) 자
[영신의 힘주는 신음]
- (서비) 당분간 오른손은 쓰지 마세요 - (여자4) 예, 감사합니다
(창) 백성들이 먹을 것이 저것뿐이냐
저런 것들도 어렵게 구한다고 합니다
(무영) 안 그래도 전란 때문에 힘든데 위아래로 쥐어짜 대니
먹을 것이 남아 있겠습니까
근처에 살아 있는 건 벌레까지 다 잡아먹었다고 합니다
(무영) 저하
저 아이들을 부르거라
저하
(무영) 네 이놈들!
이리 오너라
빨리 오너라, 이놈들아!
[한숨]
[울먹이며] 저하
저희가 죽을죄를 지었나이다
[덕이의 울음]
[잔잔한 음악]
이것이 무엇입니까?
먹을 것이다
[옅은 웃음]
(창) 이제 가서 놀거라
[한숨]
저들에게 주거라
- 저하 - (창) 괜찮다
난 이제 질렸구나
(무영) 자, 다들 이쪽으로 오시오
이쪽으로 오시오
[사람들이 술렁인다] 세자 저하께서 주시는 것이오
(남자9) 이것이 뭡니까?
(무영) 고기다, 고기
(남자9) 고기? 고기라고?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고, 고기!
아유, 저하, 감사합니다
[사람들이 저마다 감사 인사를 한다] 고기다, 고기!
어떻게 먹는 거여, 이거?
- (남자10) 이거 넣고 국 끓여 - (남자11) 이거 고기야? 이게 고기야?
[사람들이 저마다 말한다]
[무거운 음악]
[사람들의 탄성] (남자12) 아, 밀지 말아
[사람들의 탄성] (남자13) 이야, 커졌어? 커졌다, 커졌다
[사람들이 왁자지껄하다]
(무영) 백성들이 아주 좋아합니다
이제 어찌하실 겁니까?
상주 안현 대감에게 갈 것이다
(무영) 무슨 일이냐
상주는 제 고향입니다
상주로 가신다면 제가 길잡이를 해 드리겠습니다
널 어찌 믿고?
(무영) 네놈 정체가 무엇이냐
(영신) 백성일 뿐입니다
일반 백성이 조총 쏘는 법은 어찌 아느냐
전란 중에 군역을 치르면서 배운 것입니다
튀어 오르는 괴물의 미간을 정확히 적중시켰다
군역을 지는 하급 군졸의 솜씨가 아니다
너 누구냐
[문이 쾅 울린다]
[긴장되는 음악]
[문이 쾅 울린다] [사람들이 술렁인다]
[문이 쾅 울린다]
[문이 쾅 울린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문이 계속 쾅쾅 울린다]
(남자14) 뭐여, 어제 그놈들 아니여?
아, 어떡해!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남자15) 아이, 이거 어떻게 해야 돼?
(내금위 군사1) 대역죄인 세자 이창은 들으라!
[사람들이 술렁인다]
한양으로 압송되어 조사를 받아야 할 죄인은
지엄한 왕명을 어기고
선전관으로 내려온 금군별장마저 죽음에 이르게 하였다
이는!
이 나라의 국법을 지켜야 할 세자로서!
도저히 용서받지 못할 대역죄이다
왕명을 어긴 대역죄인은
스스로 문을 열고 나와 오라를 받으라!
지금 당장 제 발로 나오지 않는다면
또다시 왕명을 어기는 것이라 간주해
국법으로 엄중히 다스릴 것이다!
(남자16) 아니, 이게 무슨 말이야, 이거
[사람들이 술렁인다] (여자5) 이게 무슨 소리래, 대역죄라니
(노인) 아, 뭔가 단단히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자5가 호응한다] 나가셔서 찬찬히 잘 타일러 보십시오
(무영) 저하, 제게 맡겨 주십시오
내금위장!
나 좌익위가 나갈 것이오!
[어두운 음악]
[학주의 떨리는 숨소리]
전하의 아들이
내 아들을 죽였소
똑같이 갚아 주겠소
아니
더욱 처참하게
죽여 버리겠소
[긴장되는 음악] [아파하는 신음]
[사람들의 비명]
[화살 쏘는 소리가 들린다] (무영) 저하!
[사람들의 비명] [소란스럽다]
[남자17의 신음]
[남자18의 신음]
(무영) 저하! 위험하옵니다, 피하십시오!
저하!
피하셔야 하옵니다!
저하!
[사람들의 신음]
(무영) 저하, 괜찮으십니까? [창의 거친 숨소리]
(창) 나 때문이다
- (창) 나 때문에... - (영신) 맞습니다
- 모두 저하 때문입니다 - (무영) 닥치거라, 이놈!
(영신) 저희가 살려면 저하께서 나서 주셔야 합니다!
- (무영) 닥치거라! - (영신) 그렇지 않으면
저희는 다 죽을 겁니다!
[화살이 쌩 날아온다] [사람들의 겁먹은 신음]
[화살이 쌩 날아온다] [떨리는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총성] [내금위 군사1의 신음]
(내금위 군사2) 총이다!
[총성] [내금위 군사2의 신음]
(도진) 조총 부대는 나와 함께 들어가고
나머지는 이곳을 지킨다
(도진) 총은 하나다
- (도진) 전진시켜라 - 예
[피리가 삑 울린다]
[총성] [내금위 군사3의 신음]
[피리가 삑 울린다]
[피리가 삑 울린다]
(도진) 입구다
(내금위 군사4) 주변을 살펴라!
(내금위 군사5) 당했습니다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도진) 저쪽이다!
[내금위 군사6의 기합]
[총성]
[서비의 기합] [내금위 군사7의 신음]
[내금위 군사8의 신음]
(영신) 자, 지금이에요!
자, 어서 나오세요! [사람들이 술렁인다]
저희와 함께 있으면 위험합니다
해가 지기 전에 양산 관아로 가세요
자, 어서 서둘러요
[화살을 푹 뽑는다]
[서비의 힘주는 신음]
[긴박한 음악] [창과 무영의 가쁜 숨소리]
[피리가 삑 울린다]
(도진) 남쪽이다
[피리가 삑 울린다]
[피리가 삑 울린다]
(도진) 서쪽이다!
[피리가 삑 울린다]
[피리가 삑 울린다]
(내금위 군사9) 속았습니다
(도진) 익위사다
익위사가 우리 신호를 알고 다른 쪽으로 유인했어
[도진의 한숨]
[입바람을 후후 분다]
[가쁜 숨소리]
(내금위 군사10) 당장 말을 가져와라 추적을 시작한다
(도진) 이미 늦었다
서두를 필요 없어
(내금위 군사9) 쫓지 않으십니까?
(도진) 괜찮다
어차피 저들이 가는 곳을 알고 있다
[무영의 기합]
- 보고해라 - (군졸2) 예
(군졸2) 봉화가 올랐습니다!
[북이 둥 울린다]
[교리의 다급한 신음]
(교리) 봉화가...
봉화가 올랐습니다
(좌의정) 봉화가 올랐다면서요 전란입니까?
또 왜구가 쳐들어온 것이에요?
(병판) 아직 아무것도 확인된 것이 없습니다
(좌의정) 어서 군대를 소집해야 합니다
손 놓고 있다가 또다시 한양까지 쳐들어오면 큰일입니다
(대제학) 전하를 봬야겠습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지금 천천령 봉화대에서 봉화가 타오르고 있소
이 나라가 위기에 빠졌단 말입니다
한시가 시급합니다
난 강녕전으로 가겠소
(좌의정) 아, 저...
(병판) 대제학 대감 말씀이 옳습니다
나도 전하를 봬야겠습니다
(좌의정) 아이고, 저...
(우의정) 대감, 어디 가시오?
(좌의정) 강녕전에 가신다고 합니다
- (우의정) 가, 강녕전요? - (좌의정) 예
[우의정의 다급한 신음] (우의정) 대감, 같이 가시지요
(대제학) 비키거라
내 전하께 아뢸 말이 있다
(내금위 군사11) 외인의 출입을 엄금한다는 명이 계셨습니다
(병판) 씁, 이놈이, 쯧
우리가 누군 줄 몰라서 이러는 것이냐!
[대제학과 병판의 헛기침]
(내금위 군사11) 물러나십시오!
(대제학) 감히 어디서 칼을 뽑아 드는 게냐!
당장 비키거라!
(병판) 네 이놈!
(학주) 그리도 전하가 보고 싶으셨소?
[어두운 음악] (좌의정) 대감, 저는 절대 안 된다고 말렸거늘
(학주) 봬야지요, 당연히
이 나라를 이끄시는 조정 중신들 아니십니까
비켜라
다 같이 전하를 뵈러 갑시다
[병판의 헛기침]
(계비) 지금 뭣들 하는 겝니까!
[다가오는 발걸음]
(대제학) 중전마마, 봉화가 올랐사옵니다
전하를 뵙고 사태를 수습해야 하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아무리 화급하다 하나
(계비) 위독한 전하의 침소 앞에서 이 무슨 짓입니까
(학주) 비켜 주십시오
더 이상 전하의 병증을 숨길 수 없습니다
아버님!
도대체 왜 이러시는 겁니까?
들어가시지요
(계비) 뭣들 하느냐
대감들을 바깥으로 뫼시지 않고!
물러서라
아뢰거라
(상궁) 전하, 영상 대감 들었사옵니다
이제 곧 해가 집니다
(우의정) [작은 목소리로] 전하께서 주무시는 것 같소이다만
(학주) 곧 일어나실 겁니다, 앉으시지요
이리 오시지요
오랜만에 뵙는데 가까이서 뵈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올려 드려라
[긴장되는 음악]
[어두운 음악]
(학주) 남쪽 땅에서 왜 봉화가 올라왔는지 아십니까?
왜적도 전란도 아닙니다
역병이 퍼진 것입니다
해가 뜨면 잠이 들고
해가 지면 깨어나 산 사람의 피와 살을 탐하는
끔찍한 역병이지요
[떨리는 숨소리]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함께) 전하!
기체후 일향 만강하시옵소서!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긴장되는 음악]
[왕의 괴성] [대신들의 비명]
[왕의 괴성]
(학주) 잘 보시오
이 나라 조선 땅
만백성의 어버이신 지엄한 왕이십니다
매일 죽은 궁녀가 실려 나오는 게 모두...
(대제학) 이 병 때문이었던 것입니까?
(학주) 그렇다면요?
역병으로 이성을 잃고 인육을 탐했다면
이분이 왕이 아니십니까?
왕이 아니라면 이분은 누구십니까?
이렇게 살아 계신 전하를
아직도 왕이 아니라 부인하시는 겁니까?
그래서 세자와 유생들을 꾀어내
전하의 용상을 차지하라
역모를 꾀하신 겁니까?
대감, 그 무슨...
(학주) 전하께선 중한 중병에 드셨으나
여전히 이 나라 조선 땅
조선의 임금이요 우리의 주군이십니다
[그르렁거린다]
그런 전하에게 반기를 들고 보좌를 탐한 죄
삼족을 멸할 역모요
당장 대제학 김순을 의금부로 압송해 참하고
남쪽 땅으로 도주한 세자 이창은
세자를 폐한 뒤
사약을 내리는 것이 마땅할 것이오
(병판) 내금위들은 당장 죄인 김순을 의금부로 압송하라!
[왕이 그르렁거린다]
[왕이 계속 그르렁거린다]
(의금부 관리) 대제학 김순의 추국을 시작한다!
(계비) 언제부터 꾸미신 겁니까?
이런 일을 꾀하실 땐 제게 먼저 상의를 하셔야죠
전 아버님의 딸이기 전에
이 나라의 국모입니다
[어두운 음악]
다 죽일 것이다
모두 다
내 아들을 죽인 세자와 세자를 따르는 무리들 모두 다
처참히 죽일 것이다
(학주) 그 일을 방해하는 자들 모두
용서치 않을 것이다
그러니
다시는 내 앞을 막지 말거라
내가 널 그 자리에 앉힌 건
날 가로막으라 앉힌 것이 아니다
아들을 낳거라
반드시 아들이어야 한다
그것이 네가 해야 할 일이야
걱정하지 마십시오
(계비) 오라버니를 대신할 해원 조씨의 아이
왕실의 대를 이을 아들을
내가 낳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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