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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킹덤  S2.6


  어찌할까요?


  [범팔의 거친 숨소리]


  저희가 어떻게든 길을 만들 테니   저하만이라도 피하십시오


  너희들을 희생시키고   나만 살라는 말이냐?


  그럴 순 없다


  저하


  누군가는 나가서 이 사실을


  궐 밖에 알려야 합니다


  [거친 숨소리]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괴물들의 괴성]


  [떨리는 숨소리]


  [서비의 겁먹은 신음]


  [총성이 연신 울린다]


  [괴물들이 그르렁거린다]   [총성]


  [총성이 연신 울린다]


  불입니다, 저들은 불을 무서워해요!


  [총성이 연신 울린다]


  [괴물들의 괴성]   [총성]


  [훈련 군관들의 비명]


  보고 계십니까, 아버님


  저는


  빼앗기지 않았습니다


  [괴물들의 괴성]


  [서비의 힘주는 신음]


  [괴물1이 그르렁거린다]   [서비의 비명]


  [서비의 힘주는 신음]


  [괴물2가 그르렁거린다]


  [서비의 힘겨운 신음]


  [아기의 울음]   [서비의 놀란 숨소리]


  [아기가 계속 운다]


  [서비의 거친 숨소리]


  [서비의 힘주는 신음]


  [아기의 울음]


  [서비의 거친 숨소리]


  [괴물들의 괴성]


  [서비의 힘주는 신음]   [횃불을 탁 떨어트린다]


  [서비의 힘주는 신음]


  [괴물들이 그르렁거린다]


  [서비의 힘주는 신음]


  [괴물들의 괴성]   [서비의 힘겨운 신음]


  [서비의 다급한 신음]


  [괴물들이 그르렁거린다]


  [긴장되는 음악]   [문이 쿵쿵거린다]


  [괴물들의 괴성]


  이 전각에서 조금만 뒤로 가면   후원이 나옵니다


  정문 쪽은 힘들겠으나


  그쪽으로 간다면   탈출이 가능할 것입니다


  (치록)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후원으로 모시겠습니다


  [거친 숨소리]


  후원?


  [거친 숨소리]


  탄약은 얼마나 남았느냐?


  모두 합해도   저들을 다 처치할 수는 없습니다


  [문이 쿵쿵거린다]


  저들에게 쓸 것이 아니다


  [비장한 숨소리]


  [서비의 힘주는 신음]


  [문이 쿵쿵거린다]   [괴물들의 괴성이 들린다]


  (창)   우리가 미끼가 된다면


  성공할 수도 있다


  [긴장되는 음악]   [괴물들이 그르렁거린다]


  [그르렁거린다]


  [치록의 힘주는 신음]


  [힘겨운 신음]


  [힘주는 신음]


  [영신의 힘주는 신음]


  [거친 숨소리]


  [힘주는 신음]


  [떨리는 숨소리]


  [범팔의 떨리는 숨소리]   [거친 숨소리]


  [범팔의 비명]   [범팔의 신음]


  [아파하는 신음]


  [힘주는 신음]


  [범팔의 기겁하는 숨소리]


  [괴물들이 그르렁거린다]


  [괴물들의 괴성]


  (치록)   절대 밑을 돌아보지 마라!


  [훈련 군관1의 비명]


  [훈련 군관1의 비명]


  [힘주는 신음]


  [영신의 힘주는 신음]


  [범팔의 놀란 신음]


  [범팔의 비명]


  [힘겨운 신음]


  [괴물들이 그르렁거린다]


  [범팔의 겁에 질린 비명]


  [총성]


  [범팔과 영신의 힘주는 신음]


  [범팔의 안도하는 신음]


  (영신)   어서 뛰십시오


  [거친 숨을 몰아쉰다]


  [겁에 질린 신음]


  [훈련 군관2의 놀란 신음]


  [훈련 군관2의 당황한 신음]   [괴물들이 그르렁거린다]


  [훈련 군관2의 겁먹은 신음]


  [훈련 군관2의 비명]


  [창의 거친 숨소리]


  [창의 힘주는 신음]


  [창의 힘주는 신음]


  [거친 숨소리]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괴물들의 괴성]


  [창의 힘주는 기합]


  [창의 지친 숨소리]


  [창의 힘주는 신음]


  [창의 힘주는 기합]


  [창의 기합]


  [창의 지친 숨소리]


  [괴물들의 괴성]


  [창의 힘주는 신음]


  [창의 힘주는 신음]


  [창의 지친 숨소리]


  [가쁜 숨을 몰아쉰다]


  [괴물3이 그르렁거린다]


  [화살이 휙휙 날아온다]


  [창의 거친 숨소리]


  [창의 가쁜 숨소리]


  [괴물들의 괴성]


  [무거운 음악]


  (유생)   대궐의 모든 문이 닫혔습니다


  [놀란 숨소리]


  대체


  궐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이냐


  [문이 쿵쿵거린다]   [괴물들의 괴성이 들린다]


  [멀어지는 발걸음]


  [초조한 숨소리]


  [안도하는 숨소리]


  [차분한 음악]   [아기가 칭얼댄다]


  [아기가 칭얼댄다]


  [서비의 놀란 신음]


  [아기의 울음]


  [서비의 놀란 신음]


  [서비의 놀란 숨소리]   [아기가 칭얼댄다]


  [안타까운 숨소리]


  (창)   동래도 상주도


  모두 막지 못했다


  이번엔 막을 것이다


  반드시 막아야만 한다


  [가쁜 숨소리]


  [거친 숨소리]


  [치록의 힘주는 신음]


  [화살이 휙휙 날아간다]   [창의 거친 숨소리]


  [창의 거친 숨소리]


  [거친 숨소리]


  [바람이 휭 분다]


  [거친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바람이 휭 분다]


  [신음 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의 긴장한 신음]


  [다급한 신음 소리가 들린다]


  [범팔의 놀란 신음]


  [겁먹은 숨소리]


  [어이없는 한숨]   [범팔의 겁에 질린 신음]


  [긴장되는 음악]


  [거친 숨소리]


  [괴물들의 괴성]


  지금이다, 쏴라!


  [괴물들의 괴성]   [총성이 연신 울린다]


  [총성]


  [영신의 힘주는 신음]


  [영신의 기합]


  [영신의 힘주는 신음]


  [총성]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괴물들의 괴성]


  [범팔의 비명]


  [범팔의 겁에 질린 비명]


  [범팔의 놀란 신음]


  [범팔의 겁에 질린 신음]


  (범팔)   저리 가, 저리 가, 저리 가


  오지 마, 오지 마!


  오지 마!   [아파하는 신음]


  [괴물4가 그르렁거린다]


  [범팔의 비명]


  [창의 힘주는 신음]


  [창의 신음]


  [창의 기합]


  [치록의 힘주는 신음]


  [총성]   [창의 힘주는 신음]


  [창의 비명]


  [창의 힘주는 신음]   [괴물5가 그르렁거린다]


  [괴물5의 비명]


  [창의 거친 숨소리]


  [훈련 군관3의 비명]


  [계비의 괴성]


  [괴물6이 창의 어깨를 콱 문다]   [창의 힘겨운 신음]


  [창의 버티는 신음]


  [창의 힘주는 신음]


  [창이 칼로 쓱 벤다]


  [창의 거친 숨소리]


  [힘겨운 숨소리]


  [힘주는 신음]


  [총성]


  [거친 숨을 몰아쉰다]


  [기합]


  [창의 기합]


  [창의 기합]   [창의 거친 숨소리]


  [창의 힘주는 신음]


  [창의 기합]   [쿵 울린다]


  [쿵 울린다]


  [쿵 울린다]


  [연신 거친 숨을 몰아쉰다]


  [어두운 음악]


  [계비가 그르렁거린다]


  [영신의 힘겨운 신음]


  [영신의 비명]


  [범팔의 비명]


  [떨리는 숨소리]


  [괴물7의 괴성]


  [긴장되는 음악]


  [괴물들이 그르렁거린다]


  [괴물7의 괴성]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창의 힘주는 신음]


  [쿵 울린다]


  [창의 기합]


  [창의 거친 숨소리]


  [괴물7이 그르렁거린다]


  [창의 기합]


  [괴물들이 그르렁거린다]


  [우지끈거리는 소리가 난다]


  [얼음이 우지끈 깨진다]


  [사람들의 놀라는 신음]


  [사람들의 놀란 신음]


  [무거운 음악]


  [사람들의 비명]


  [범팔의 힘겨운 신음]


  [영신의 힘겨운 신음]


  [무거운 음악]


  [영신의 놀란 신음]


  [놀란 신음]


  [허우적대는 신음]


  [창의 거친 숨소리]


  [영신의 거친 숨소리]   [치록의 가쁜 숨소리]


  [범팔이 가쁜 숨을 몰아쉰다]


  [범팔의 거친 숨소리]   [힘겨운 숨소리]


  [어두운 음악]


  [저마다 거친 숨을 몰아쉰다]


  (범팔)   왜 우린 살아난 겁니까?


  분명 저들에게 물렸었는데   [거친 숨소리]


  나도 알 수가 없다, 어떻게 된 일인지


  [창의 힘주는 신음]


  [사람들의 힘주는 신음]


  [저마다 거친 숨을 몰아쉰다]


  [무거운 효과음]


  [새들이 지저귄다]


  [옅은 숨소리]


  세자 저하를 뵈옵니다


  (유생들)   세자 저하를 뵈옵니다


  (강윤)   저하, 괜찮으십니까?


  대체 궐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겁니까?


  성곽 경계를 위해 남겨 둔 병사들을   모두 궁 안으로 들이거라


  서둘러야 한다


  [새들이 지저귄다]


  저수지 안의 모든 시신들을   끌어낸 것이냐?


  (군사)   예


  [한숨]


  [떨리는 숨소리]


  서비...


  (대제학)   궁궐 안에 역병이 퍼졌단 말입니까?


  살아남은 자는요?


  저하와 함께한 자들 외에는   다 죽은 겁니까?


  중전마마도


  대신들도 모두 다요?


  네


  (대제학)   무슨 일인가?


  원자의 시신이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찾아야 합니다


  반드시 찾아야만 합니다


  (대제학)   성 밖으로 나간 내금위들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게다가 지방 수령들 태반이   해원 조씨를 따르던 세력들이에요


  원자를 살려 둔다면


  반드시 원자를 따르던 세력들이   들고일어설 겁니다


  저하께서 사시려면


  반드시


  원자를 죽이셔야 합니다


  [괴물8이 그르렁거린다]   [영신의 놀란 신음]


  [괴물8이 연신 그르렁거린다]


  [총성]


  "연경문"


  [쓸쓸한 음악]


  이곳은


  내게 핏줄을 물려주신


  선대왕들의 어진을 모신 곳이다


  그분들의 초상을


  (창)   생전처럼 용상에 모시고


  때마다 제례를 올리며


  기리는 장소이기도 하지


  이곳에 남은 자리는 두 개였다


  [아기가 칭얼대는 소리가 들린다]


  하나는 내 아버님의 것이었고


  마지막 하나


  이곳은 나를 위한 자리였다


  [아기가 칭얼대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니


  그곳에서 나오거라


  아이를 보여 다오


  보여 달라 하였다


  [옹알거린다]


  [아기가 옹알거린다]


  [서비의 놀란 숨소리]


  괴물에게 물린 것이냐?


  물린 것은 맞지만   이 아이는 괴물이 아닙니다


  정말입니다


  (서비)   이 아이는 역병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죽이시면 아니 됩니다


  [떨리는 숨소리]


  저하께서도 이 아이를   살리고 싶으신 것 아니십니까?


  제게 그리 말씀하셨습니다


  이 아이를 지켜 달라고


  중궁전으로 가서


  그 아이를 지켜보거라


  원자마마를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저하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중전마마와   원자마마에 대한 얘기입니다


  원자마마는...


  좌익위의 아들을


  중궁전에서 데려갔다고 들었다


  그러니


  그 아이의 곁을 지켜 주거라


  (서비)   더 이상 다치는 이 없게   만들겠다 하셨습니다


  그러니 이 아이를 살려 주십시오


  역병도 끝날 것입니다


  추위가 물러가고 봄이 오면


  이 모든 악몽이


  끝날 것입니다


  [떨리는 숨소리]


  아니


  이 아이가 있는 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숨을 크게 들이켠다]


  [서비의 비명]


  "홍치문"


  [무거운 음악]


  [새가 지저귄다]


  [가노 대장의 한숨]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백성)   끝났네, 끝났어


  [가노들의 힘주는 신음]


  [가노들의 힘주는 신음]


  [새들이 지저귄다]


  [찬의가 소리친다]


  [박을 탁 친다]


  [헌가악이 연주된다]


  [쓸쓸한 음악]


  [매미 울음]


  [한숨]


  (상선)   전하


  이제 궁으로 드셔야 합니다


  (원유)   사관들에게 7년 전 사초를   보여 달라 하셨다 들었습니다


  사초는 그 누구라도


  왕이라 할지라도 절대 볼 수 없다는 걸   잘 아시지 않습니까?


  아무도 얘기해 주지 않습니다


  7년 전 역병으로   아버님도 어머님도


  하나뿐인 형님도 승하하시고


  (염)   두 분을 지키던   궁인들도 모두 죽었습니다


  그런데 대부님도, 외숙도


  그 누구도 그분들 얘기를   해 주시지 않으시니


  전 누구에게 물어야 합니까?


  [범팔의 난감한 숨소리]


  이제 곧 경연이 시작될 것입니다


  (범팔)   전하께서 보고 들으신 것은   모두 이 나라를 위함입니다


  전하께서 많이 아셔야   조정을 이끌고


  만백성을 보살피실 수 있습니다


  전하를 뫼시게


  [원유의 걱정스러운 숨소리]


  (원유)   점점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더해지십니다


  (범팔)   아버님이, 어머님이   어떻게 돌아가신지 아신다면


  충격이 클 겁니다


  절대 전하께서   알게 해선 아니 될 것입니다


  [하늘이 우르릉 울린다]


  (범팔)   어?


  [놀라며]   어어, 머, 머, 머, 멈추거라


  맞지? 자네 맞지?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대감마님


  [웃음]


  [살짝 웃는다]


  [영신과 범팔의 웃음]


  (범팔)   [술 취한 목소리로]   아, 말 놓으라니까 그러네


  편하게 해, 편하게


  (영신)   이제 그만 드시지요, 술이 과하십니다


  내가 자네하고나 마시지   언제 이렇게 마셔 보겠나?


  아, 말 놓으라니까


  [기분 좋은 신음]


  그래, 알겠네


  내 그리하지


  어어?


  나 좌의정인데?


  여봐라, 좌의정한테 말 놨어!


  [범팔의 웃음]


  그러니까 말입니다


  일국의 재상이   그, 음식 드시는 꼬라지하고는, 참


  잘하시는 짓입니다


  [함께 웃는다]


  자네 말이 맞네   내 팔자에 재상이라니


  동래 부사도   큰아버님이 거길 가지 않으면


  내시를 만들어 버린다길래   울며 겨자 먹기로 갔던 것일세


  (범팔)   그런 내가 좌의정이라니, 카...


  이건 뭐, 할 일도 많고


  체통도 지켜야 되고


  이리 술 마실 시간도 없어요


  [범팔의 웃음]


  덕분에 이 나라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영신)   경상 땅의 백성들도


  아픔을 딛고 잘 살고 있고요


  제 눈으로 보았습니다


  그만하게


  이거야 원, 내가 자네하고까지   어려운 얘길 해야겠나?


  술이나 마시세


  [살짝 웃는다]


  [범팔이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전하께서는


  잘 계시지요?


  [숨을 씁 들이켠다]


  잘 크고 계시네


  그 어린 나이에 벌써   사서삼경을 통달하셨다네


  (범팔)   분명 성군이 되실 게야, 암


  잘 보필해야지


  저하께서 그리 부탁하시지 않았는가


  [차분한 음악]


  [창이 숨을 들이켠다]   [서비의 비명]


  [창의 떨리는 숨소리]


  [코를 훌쩍인다]


  네 말을 믿어도 되는 것이냐?


  이 아이가 정녕


  역병에 걸리지 않은 것이냐?


  그러하옵니다


  괴물에게 물린 손과 발을   물에 넣었더니


  (서비)   벌레가 빠져나왔습니다


  이 아이는 역병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대제학)   아니 됩니다


  원자는 적통을 이은 대군입니다


  원자를 살려 놓으신다면


  이 나라가 큰 혼란에 빠지게 될 겁니다


  왕위를 이을 자는 한 명이어야 합니다


  어서 원자를 죽이십시오


  대감의 말이 맞습니다


  원자와 저


  둘 중 하나는 죽어야 합니다


  한데


  누가 죽는 게 옳은 걸까요?


  원자는 적통을 이은 대군이고


  전


  아바마마를 참한


  [울먹이며]   대역죄인 서자입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전란과 역병으로 어질러진 이 나라에


  필요한 왕이 누구냐 묻는다면


  대감께서는 누구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이 아이는


  [옹알거린다]


  (창)   이 나라에 남은 마지막 희망입니다


  원자를 이용해


  잘못된 권력을 잡으려는 무리들은   모두 사라졌으니


  대감께서


  어린 원자를


  [떨리는 숨소리]


  [목멘 소리로]   좋은 왕으로 만들어 주십시오


  [잔잔한 음악]


  [옅은 한숨]


  전 대감을


  대감을 따르는


  곧은 대신들을 믿습니다


  [울음 섞인 신음]


  [착잡한 숨소리]


  (치록)   안 됩니다


  만약 원자가


  선대왕의 피를 이은 것이 아니라면


  이 아이는


  원자는


  아바마마의 피를 이은   내 아우가 맞는다


  [놀라는 신음]


  (창)   끔찍한 역병에 아바마마도


  내 어미라 칭했던 중궁도


  [숨을 크게 들이켠다]


  [한숨 쉬며]   그리고 나도


  모두 죽었다 적거라


  그것이 왕가의 피를 이은 내가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일이다


  저하께서는 잘 지내시겠지?


  (범팔)   암, 의녀가 곁에 있으니   잘 계실 걸세


  [꿀꺽꿀꺽 삼킨다]


  [범팔이 시원한 숨을 카 뱉는다]


  이게 무언가?


  그간 의녀가   역병에 대해 정리한 것입니다


  [범팔의 놀란 숨소리]


  (서비)   역병은 생사초로   죽은 자를 되살리면서 생겨났습니다


  [차분한 음악]


  생사초에 낳은 충의 알이   천곡을 조종하여


  죽은 자를 되살리는데


  이렇게 되살아난 자는 이지를 잃고   고통을 느끼지 못하며


  산 사람의 피와 살만을 탐하게 됩니다


  죽음에서 되살린 자에게 물린 자는


  몸 안에 벌레가 들어오지만


  괴물로 변하지는 않고


  다만 몸이 차갑게 변하며


  시름시름 앓다 죽음에 이릅니다


  (서비)   병증이 전염되기 시작한 것은


  동래 지율헌


  병자에게 물려 숨진 시신에


  열을 가하고 사람들이 먹자


  경련과 함께 죽음에 이르렀다   괴물로 변하였는데


  (서비)   이때부터 그 괴물에게 물린 사람들도


  괴물로 변하였습니다


  (서비)   하나 물렸다고 해서   모두 괴물로 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병자에게 물렸어도   죽음에 이르기 전에 물에 들어가면


  천곡까지 가지 못한 벌레가   몸에서 빠져나와


  역병에서 벗어나게 되며


  또한 천곡이 아직   온전히 발달하지 않은 갓난아기 역시


  병자에게 물려도 병이 옮기지 않습니다


  찬 성질을 좋아하여


  더운 기운이 강한   봄, 여름에는 발병하지 못하고


  가을과 초겨울에는


  해가 있는 동안만 발병하지 못하고


  (서비)   1년 중 가장 찬 동지부터 입춘까지는


  낮밤 모두 깨어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분명 이 벌레는 찬 성질을 좋아했는데


  반대로 열을 가하자 더욱 폭주하며   전염이 시작됐습니다


  생사초에는   더 큰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범팔)   의녀는 아직도   역병에 대해 쫓고 있었던 겐가?


  [의아해하는 숨소리]


  역병은 7년 전 모두 끝났네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상주 땅 외의 다른 곳에서도


  생사초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거기가 어디인가?


  한 곳이 아닙니다


  경상 땅을 비롯한   하삼도, 경기, 강원, 황해


  (영신)   전국 모든 곳에서   생사초가 발견됐습니다


  "생사초"


  [의미심장한 음악]


  [산새 울음]


  [서비의 가쁜 숨소리]


  [풀벌레 울음]


  생사초가 확실합니다


  [한숨]


  [한숨]


  (가노 대장)   나리!


  (영신)   가까운 산촌의 촌장과 그 아들입니다


  (창)   이 풀들


  언제부터 이곳에 있던 것이냐?


  (촌장)   [떨리는 목소리로]   아, 예, 예, 예, 예


  그, 그것이...


  저희들이 심은 것이옵니다


  그게 무슨 말이냐, 너희가 심다니?


  어디서 이 풀을 구했다는 것이냐?


  예, 저...


  제 아들놈이 돈을 벌겠다고   만상을 따라서


  (촌장)   중국을 다녀오던 길에


  압록강에서 얻은 것인데


  혹시라도 돈이 될까 싶어서 심었습니다


  (창)   사실이냐?


  예, 맞습니다


  죽은 이를 살리는 풀이라 하여


  돈이 될까 싶어 사 왔지만


  [떨리는 목소리로]   아무도 믿어 주지 않아   그냥 버려둔 것입니다


  [서비의 한숨]


  (범팔)   북녘의 누군가가   생사초를 팔았단 말인가?


  확실합니다


  생사초를 사용해   죽은 이를 살려 내는 방법도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 풀을 판 이가   그리 일러 주었다 합니다


  [혼란스러운 숨소리]


  대체 누가 그 무서운 풀을...


  저하께서 좌상 대감께   이 사실을 알리라 절 보내셨습니다


  (영신)   혹여라도 역병이 퍼지는 것을 대비해


  이 책도 전해 드리라 하셨고요


  저하께선 어디에 계신가?


  직접 그자를 찾기 위해


  북녘땅으로 가셨습니다


  [긴장되는 음악]


  "황해도"


  "평안도"


  "함경도"


  [밤새 울음]


  [까마귀 울음]


  [가노 대장의 거친 숨소리]


  - (창) 어디냐?   - (가노 대장) 이곳입니다


  (가노 대장)   세간살이들은 남아 있는데   사람들은 모두 사라져 있었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우지끈거리는 소리가 난다]


  [뛰어오는 발걸음]


  (서비)   생사초입니다


  [방울 소리가 들린다]


  (범팔)   '생사초에는'


  '더 큰 비밀이 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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