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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에나 1


 (기자1)  일명 화이트 스캔들


 (기자2)  화이트 스캔들에 정관계 요직 인사들의  이름이 추가 거론되면서


 (기자1)  정당한 투자 과정이었다는  이현정 민정 수석의 주장과 달리


 (기자2)  권력을 정조준하고 있는 검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화이트칼라 범죄를


 (앵커1)  특히 화이트 벤처가 투자한  국영 스타트업 회사


 테크라는 회사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2)  아, 그런데 말입니다  민정 수석이 대기업들에게


 특정 벤처 캐피털에 대한  투자를 강요했다고요?


 (앵커1)  그렇습니다, 민정 수석이  화이트 벤처에 대기업들이


 적게는 50억, 많게는 300억 원 정도를  투자하도록 강요했다는 것인데요


 (TV 속 현정)  죄송합니다만  전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의원1)  애초부터 정관계 인사들과  잔치를 준비한 거 아닙니까!


 (현정)  갑자기 부탁을 받아서  참석한 것뿐입니다


 (의원2)  투자처가 사촌 동생입니다


 (TV 속 현정)  전혀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시민1)  청문회 보는데 막 화가 나더라고요  [시민들의 함성]


 (시민2)  아, 저처럼 돈 없고 백 없는 사람  어디 서러워서 살겠습니까?


 (시민3)  완전 특혜 아닙니까?


 (시민4)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아주 그냥 분노가 치밉니다


 (영상 속 기자3)  이현정 민정 수석은 변호인으로


 전직 대법관 등이 다수 소속돼 있는  법무법인 송&김을 선임했는데요


 [태블릿 조작음]


 - (희재) 가자  - (기혁) 응  [흥미진진한 음악]


 [변호사들의 긴장한 한숨]


 [기자들이 질문을 퍼붓는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기자4)  혐의 인정하십니까?


 (기자5)  민정 수석과 테크 대표는  무슨 관계입니까?


 한 말씀 해 주십시오


 [기자들이 소란스럽다]


 (기자3)  이현정 민정 수석의  1차 공판이 열리는 오늘


 검찰과 변호사 간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됩니다


 (용운)  화이트 벤처의 테크 투자


 그게 강제로 이루어져서  문제가 되는 거 아닙니까?


 이건 직권 남용입니다


 (희재)  강제로 이루어졌다는 증거가  어디에 있습니까?


 (용운)  증거 순번 10번  화이트 벤처 직원들의 회의록


 청와대에서 압력이 있었다는 사실이...


 (희재)  여기 어디에 이현정 민정 수석의  이름이 있습니까?


 당시 청와대에서


 테크 투자 건을 진행한 건  민정 수석입니다!


 (희재)  검사가 제출한 증거 순번 제12번


 [경쾌한 음악]  청와대에서 압수 수색 한 자료


 (희재)  이 자료 어디에서 구하셨습니까?


 민정 수석실입니까  경제 수석실입니까?


 권 검사 이때 당황할걸?


 (재판장1)  검사


 대답하세요


 경제 수석실입니다


 [코웃음]


 (희재)  그럼 민정 수석 이현정이 강제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는 거네요?


 [방청객들이 웅성거린다]


 증거 순번 5번


 (용운)  테크의 부실한 재무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피고인 이현정이  민정 수석이 아니었다면


 화이트가 테크에 투자를 할 이유가...


 (희재)  재원이 불안하니까  투자를 받는 것 아닙니까?


 테크는 스타트업 회사입니다


 씁, 증 제150호


 (희재)  테크에 투자한 다른 회사의 목록입니다


 화이트 벤처 외에  또 다른 투자 회사가 있으며


 (희재)  증 제160호


 테크의 기술력에 관한  특허 신청 건입니다


 [용운이 책상을 탁 친다]  아직 특허가 난 게 아니지 않습니까?


 특허 출원 중이지!


 그럼에도 테크의 미래를 보는 것  아니겠습니까?


 (희재)  테크에 투자한 건  화이트 벤처 경영진의 몫이지


 피고인 이현정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말씀입니다


 - (방청객1) 아니, 무슨 상관이 없어?  - (방청객2)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방청객들이 웅성거린다]


 (재판장1)  조용히 하세요, 조용!


 어, 어, 조용히 하세요


 (재판장1)  변호인


 최종 변론을 하세요


 [희재의 힘주는 신음]


 검찰의 공소는  정치인이 청문회에서 해 봄 직한


 의혹 제기 수준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청문회장이 아니라 법정입니다


 증거법의 원칙에 비추어


 범죄 구성 요건의 성립을  하나하나 따져 볼 때


 (희재)  공소 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재판장님


 검찰이 기소한 모든 죄목에 대한  피고인 이현정의


 무죄를 주장합니다


 [흥미진진한 음악]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방청객3)  아, 이거 또...


 (기자3)  잠시 후면 전 민정 수석 이현정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이 있겠는데요


 지난 1심 무죄 판결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높았던 만큼


 법원의 판결이 더 주목되고 있습니다


 (재판장1)  검사 측의 항소 이유에 대해서  검토한 결과


 직권 남용, 수뢰  사전 수뢰, 협박, 강요


 국회에서의 증언 및 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의 공소 사실


 이 모두를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경쾌한 음악]


 따라서 검사 측의 항소를 기각합니다


 [방청객들이 웅성거린다]  (방청객4)  아, 뭐야!


 (재판장1)  자, 이상 재판을 마치겠습니다


 [방청객들이 웅성거린다]


 - (현정) 수고했어요  - (희재) 네


 역시 송&김 에이스야


 겸손 떨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희재)  아


 송구스럽다는 표정 잊지 마시고요


 (기혁)  아이...


 (기자6)  어, 나왔다


 이번 판결에 만족하십니까?


 (기자7)  수석님, 한 말씀만 부탁드립니다


 (기자8)  국민들이 이번 재판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기자들이 소란스럽다]


 (기혁)  왜, 뭐야?  댓글들이 그렇게 심각해?


 뭐, '대한민국 법은 법이 아니다'


 (희재)  '권력의 노예가 된 변호사  이를 받아 준 재판장'


 '자기들끼리 짜고 치는  쓰레기 같은 법 정의'?


 아이, 좋아  [기혁의 웃음]


 이게 바로 내가 승리했다는 증거지


 그렇지, 완벽한 우리의 승리지  [기혁의 웃음]


 (희재)  우리?


 - (희재) 우리?  - (기혁) 하, 아니다, 아니다


 그래, 너, 너, 네 승리다, 됐냐?  [희재가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기혁)  동기 사랑 덕분에 이 팀에 들어온 나는  얻어걸린 거고


 동기 사랑 아니고  동기 정보 필요한 거였고


 정말 정떨어지는 놈


 (기혁)  아무튼  [오디오 작동음]


 이런 날에는 이런 음악 아니겠니? 카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어때?


 몸값 올라가는 소리가 좀 들리나?


 어휴, 새끼, 음악 취향하고는


 [웃음]


 [기혁의 추임새]


 [기혁의 탄성]


 주식회사 도솔 아직도  노조가 점거 중입니까?


 (변호사)  네, 한 달이 넘었습니다


 불법 점거 끝나자마자  바로 소송 갈 수 있게


 소장, 가압류 신청서, 형사 고소장까지  초안 메일로 보내 놓으세요


 (변호사)  네


 (희재)  시아유통 건은요?


 (이준)  상대방 측이 스페인에 거주해서요


 [기혁의 옅은 한숨]


 (기혁)  윤 변, 작작 좀 해라


 딴 날도 아니고 승소한 날인데  하루 좀 쉬게 해 주지


 아, 이래서 송&김 최연소 파트너라는  명예를 차지하셨나?


 왜, 집안이 좋아서 일찍 된 거라며?


 (기혁)  누가 그래?


 대표님 백이라는 소리도 있고


 (기혁)  [떨리는 목소리로]  누가 그딴 소리를 해? 어떤 자식이?


 (희재)  지금 목소리 떨리는 어떤 자식이?


 (기혁)  [속삭이며]  어? 이슘 하찬호 대표다


 [찬호의 기가 찬 숨소리]


 [멋쩍은 웃음]


 (석구)  [속삭이며]  아, 저게 진짜...


 (찬호)  누구입니까?


 (석구)  아, 예, 윤희재 변호사입니다


 - 어? 어?  - (석구) 예, 윤희재 변호사입니다


 - 윤희재?  - (석구) 네


 [찬호의 기가 찬 숨소리]


 (찬호)  실적은요?


 (석구)  네, 민정 수석 화이트 스캔들  담당했습니다


 항소심에서도 승소했고요


 (우석)  아, 이게 그거군요


 종일 뉴스에서 시끄러웠습니다


 (석구)  네, 앞으로도 며칠간은  계속 시끄러울 거 같습니다


 [코웃음]


 씁, 제가요?


 그럼 누구? 여기 뭐, 다른 사람 있나?


 (희재)  아니, 갑자기 왜요?


 갑자기 담당을 바꾸시고  싶은가 보지, 그분이


 (석구)  우리 회사로서는  아주 중요한 고객인 건


 말 안 해도 잘 알 거고


 아니, 근데 마 변호사님  괜찮으시겠어요?


 제가 이슘에 들어가도?


 [석구의 웃음]  [희재가 피식 웃는다]


 (석구)  이슘에 들어오는 게 아니라  정확히 말하면


 하 대표 이혼 소송 건에만  관여하는 거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야


 아, 더 이상은 넘보지 말아라?


 이거, 이미 이긴 판이야


 윤 변이 운이 좋은 걸로 알라고, 응?


 네, 그럼


 (희재)  많은 도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혼 소송 뒤에, 또 모르잖아요


 저랑 계속 일하실지


 [코웃음]


 [문이 달칵 여닫힌다]


 [서류철을 툭 내려놓는다]


 [통화 연결음]


 [한숨]


 나다


 지금 좀 쓰자, 네 정보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기혁)  아휴, 쯧


 마 변호사가 엄청 반대했다더라


 하긴, 자기 오른팔인 추 변호사가  날아가는데 가만히 있을 사람이니?


 - 근데?  - (기혁) 근데, 뭐


 (기혁)  [웃으며]  하찬호가 바꾸자는데 바꿔야지, 뭐


 설마


 너 그때 일부러 목 빳빳하게 세우고  인사 안 한 거니?


 눈에 띄려고?


 인사했거든?


 요거?


 - 됐고  - (기혁) 어


 다 이긴 게임이라던데?


 그러니까 더 황당한 거지


 (기혁)  고생은 누가 하고, 축배는 누가 들고


 어, 생큐


 씁, 하, 더 대박 정보가 하나 있는데


 [기혁의 개운한 숨소리]


 소개팅 한번 잡아 봐, 걸프렌드 친구로


 - (희재) 협상이냐?  - (기혁) 그럼


 (희재)  그만 보자


 [기혁이 혀를 쯧 찬다]


 공 변호사님 미국 가신단다


 (기혁)  딱 다섯 자리밖에 없는  운영 위원 자리 하나가 비는 거지


 어때, 장난 아니지?


 [깊은 한숨]


 [잔잔한 음악]


 [서류가 팔랑 넘어간다]


 [힘주는 신음]


 [희재가 비닐봉지를 부스럭거린다]


 [잔잔한 음악]


 [희재의 힘주는 신음]


 [세탁기 작동음]


 (희재)  음...


 [희재의 헛기침]


 대표님께서 피고 이서우 씨의 자료들을  잘 모아 주셔서 증거는 충분합니다


 그쪽에서 요구한 재산 분할 없이  친권, 양육권 다 가져오실 수 있습니다


 그거


 여기 변호사들이 죄다 떠들었던 얘긴데  [희재가 피식 웃는다]


 (찬호)  근데 그 뒤로 얼마나 지났게요?


 2년 반


 2년 반이 넘었습니다


 씨, 쯧


 [헛웃음 치며]  지겨워 죽을 거 같아


 이번에 판결 납니다


 뭐로 확신합니까?


 전관 변호사님을 붙일 겁니다


 (희재)  지금 판사님의 직속 선배셨던 분이죠


 그분이 저희 곁에 앉아만 계셔도  영향력 있습니다


 빠른 판결, 나옵니다


 아, 그럼 처음부터  그 사람 붙이지, 왜?  [희재가 피식 웃는다]


 얼마 전에 옷을 벗으셨거든요


 (희재)  좀 까다로우시고요


 사람 가리십니다, 저니까 가능한 거죠


 (찬호)  아, 우리 윤 변호사님


 판사 집안 출신이라고 했나요?


 [흥미로운 음악]


 (희재)  네


 조부님께서 대법원장 지내셨습니다


 [코웃음]


 그럼


 (찬호)  이따 저녁에 마 변이랑  술 한잔하기로 했는데


 [딱 입소리를 내며]  시간 되지?


 또 압니까, 좋은 여자 소개시켜 줄지?  [찬호의 웃음]


 아, 동생분이 한 분 계셨던가요?


 [희재의 헛웃음]


 (희재)  그 정도 아니면


 마음만 받겠습니다


 [문이 달칵 닫힌다]


 [기가 찬 탄성]


 [변호사들이 웅성거린다]


 (현아)  윤 변호사님, 축하드려요


 멋진 승소


 (희재)  [피식하며]  아, 감사합니다


 마 변호사님?


 그럼 누구겠어요?


 이런 시간 아니면  얼굴 보기도 힘들어서


 [피식 웃는다]


 윤 변호사님은요?


 아, 저는...


 (석구)  [헛웃음 치며]  보고를 안 해? 저 자식, 저거


 무슨 일이야?


 (현아)  네, 지난번에 시키신 일 자료 조사...


 (필중)  하찬호 사장 건은 준비 잘되고?


 - (희재) 네  - (필중) 응


 그, 이슘 관련된 사건  하나만 달라고 했던 게 언제였지?


 그래서 제가 맡게 된 겁니까?


 (필중)  아, 아, 그건 아니고


 하찬호 사장이  특별히 자네를 콕 집었어


 화이트 스캔들 승소한 덕분이랄까


 - 희재야  - (희재) 네


 (필중)  음, 여기 한번 앉아 봐야지?


 운영 위원들 사이에


 [희재의 놀란 숨소리]


 아, 그래야 내가  네 조부님 뵐 면목이 서지


 판사 될 놈 빼내 갔다고  아직까지 나한테 삐져 계시는데


 [피식 웃는다]


 제가 선택한 겁니다, 대표님


 쯧, 뭐, 그렇긴 해도


 그리고 전 여기가 아니라


 더 높은 자리에 앉을 건데요


 [웃음]


 넌 뭘 믿고 그렇게 자신만만하냐?


 저요  [필중의 헛웃음]


 (필중)  인마, 그래서 딴 동료들이  널 싫어하는 거야


 사람이 겸손할 줄도 알아야지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는 겸손은  위선입니다


 (필중)  네 팔뚝 굵다, 이놈아


 [필중의 웃음]


 [헛웃음]


 [우르릉 소리가 난다]


 [잔잔한 음악]


 [세탁기 조작음]


 [옅은 헛기침]


 [세탁기가 멈춘다]


 [몽환적인 효과음]


 [옅은 한숨]


 [몽환적인 효과음]


 이 시간을 좋아하시나 봐요?


 빨래하기 적당한 시간은 아니죠


 뭐, 그렇긴 한데


 조용하잖아요


 (희선)  사람이 없어서


 저는 이 시간이 좋더라고요


 (희재)  아, 거기 있었네


 [희재의 헛기침]


 제가 방해되시면요


 (희선)  제가 늘 이 시간에 맞춰서 오니까


 그쪽에서 피하시면 될 거 같아요


 아니요, 뭐, 굳이


 일부러 이 시간에 나오시는 거 같은데  죄송하네요


 죄송할 거까지는 없긴 한데...


 (희재)  어


 [세탁기 작동음]


 저기, 우산


 거기 우산이...


 우산이 있는데


 "도나토 카리시, 안개 속 소녀"


 [피식한다]


 [문소리가 난다]


 [희선의 한숨]


 그거, 제 거


 (희재)  아!  [희재의 멋쩍은 웃음]


 죄송합니다


 저기


 저기 우산 쓰고 가셔도 되는데


 뭐, 저는 이미 다 끝난 거 같네요


 그쪽이라도 뽀송하시죠


 [헛웃음]


 [잔잔한 음악]


 [문이 달칵 열린다]


 [자동차 시동음]


 (희재)  어, 저기!


 [희재의 가쁜 숨소리]


 (기혁)  맨날 가서 살아, 다섯 시 반에


 (희재)  미쳤냐?


 (기혁)  희재야, 이게 이렇게


 자꾸 이렇게 스치기만 해서는  인연이 아니야


 이렇게 스치다가 이렇게 탁 만나야  이게 인연이라고


 아니면 말고


 [기가 찬 웃음]


 아, 나는 네가 왜 이렇게 빨래방을  가는가 했어, 어?


 (기혁)  참, 이러려고, 어이구, 어이구, 칫


 아, 근데 왜 이렇게  내 마음이 다 살랑대니?


 씁, 아니, 나도 빨래방이나 갈까?


 안 가니?


 그렇지? 응, 가야겠지?  그래, 가고 있어, 가야지, 간다


 [기혁의 한숨]


 (유미)  회의 끝났지?


 그럼 진짜 이번엔 내 차례다


 '엑스퀴제 무아'


 아, 예


 [문이 달칵 닫힌다]  (희재)  여기가 무슨 카페냐, 어?


 안 한다고 했으면 그만 오지  도장 찍어?


 빡빡하게 굴기는


 (희재)  이혼 소송은 안 한다고


 누구, 딴 사람들 소개시켜 줄까?


 아, 동창 덕 한번 보기 더럽게 어렵다  [선글라스를 탁 내려놓는다]


 우리 별로 안 친했거든?


 뭐, 얼마나 대단해야  우리 윤 변을 살 수 있는 건데?


 (유미)  이번에 새롭게 출시하는  브랜드 론칭 쇼야


 - 나 비싸다  - (유미) 그런 비싼 우리 희재


 살 만한 사람이라고, 내가


 (유미)  아유, 윤희재, 이씨!


 [희재의 깊은 한숨]


 (희재)  아, 이거 좀 치우지?


 [의미심장한 효과음]


 뭐, 왜?


 [희재의 한숨]


 [흥미로운 음악]


 누구야, 이 여자?


 (유미)  누구?


 [희재의 한숨]


 (희재)  보이냐, 이제?


 희선 선배네


 (유미)  씁, 김희선  우리보다 4기 수인가 높던데


 오, 윤희재  연상이 취향인가 봐, 몰랐네?


 이번 동문 모임 때 보기로 했는데  어떻게 좀, 관심이 있어요?


 내가 또 뭐, 어레인지를  또 들어가야 되나, 어떻게, 딱 말해


 - 만날 거예요?  - (희재) 유미야


 - 나, 어, 어  - (희재) 유미야


 내가 지금 정말 바쁜 일이 있거든


 (희재)  다음에 꼭 보자


 (유미)  [헛웃음 치며]  아나, 진짜


 [문이 달칵 열린다]


 다시는 안 와


 [문이 달칵 닫힌다]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경쾌한 음악]


 [숨을 씁 들이켠다]


 [희재가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사람들이 시끌벅적하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한숨]


 (동문1)  아니, 송&김 변호사로 있다며?


 씁, 아니, 내가 자네한테  이, 법률적으로다가 좀


 자문을 좀 구하고 싶어


 그, 뭐랄까, 왜? 가시게?


 (유미)  아이고, 죄송합니다  선배님들, 후배님들...


 어, 네가 여기 웬일이야?


 아, 야, 이럴 거면 얘기를 하지


 시간이랑 장소는 또 어떻게 알았대?


 선배, 이리 와요


 어, 미안합니다


 아휴, 오늘 희선 선배도 같이 왔잖아


 어, 희선 선배도 한잔 따라 줘요


 [사람들의 웃음]  (동문2)  너도 한잔해


 (희재)  자리 좀 비켜 주실래요?


 (동문3)  어


 [희재의 한숨]


 [희재가 술을 조르르 따른다]


 오랜만이네요


 - (희선) 저 아세요?  - 저 모르세요?


 (유미)  선배, 얘 나랑 동갑이야  윤희재라고, 49기


 아직도 새벽에 빨래해요?


 [의아한 신음]


 기억하셨네요, 저를?


 (동문4)  아니, 근데 누구야?  못 보던 얼굴인데?


 - (희재) 요즘 왜 안 와요?  - (희선) 기다렸나 봐요?


 - (희재) 그랬죠  - (희선) 왜요?


 왜 기다렸는데요?


 우연이 쌓이길 기다렸습니다


 [유미가 풉 웃는다]


 [사람들의 새어 나오는 웃음]


 [희재가 픽 웃는다]


 딱 한 번만 물어보겠습니다


 나가시죠, 저랑


 싫다면 인연은 없었던 걸로?


 (희선)  원래 이렇게 막 나가나 봐요?


 필요하면


 [희재의 한숨]


 나가자면서요?


 [사람들의 탄성]


 (동문4)  야, 뭐야?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동문4의 탄성]


 (유미)  아, 우리끼리 한잔해, 아휴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희재의 헛기침]


 (희재)  뭐 하는데 그 시간에 빨래방에 오세요?


 남들 다 자거나 일어나는 시간인데


 내가 묻고 싶은 질문이네요, 그건


 저는 변호사인데요


 변호사라도 그 시간에는 자거나  일어나는 시간 아닌가?


 [피식 웃는다]


 묘하게 집중이 되거든요  그 새벽 시간이


 (희재)  음, 기계음도 좋고  아무도 안 와서 더 좋고


 내가 방해된 건 맞는다는 거죠?


 그래서 더 좋았다는 얘기죠


 도나토 카리시


 (희재)  읽고 계시던 소설의 작가는


 우리나라에선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인데


 영국 갔을 때  친구가 추천해 줘서 샀어요


 스릴러 좋아하거든요, 아세요?


 뭐니 뭐니 해도 첫 소설이 최고죠


 - '속삭이는 자'  - '속삭이는 자'


 [피식 웃는다]


 [피식 웃는다]


 [부드러운 음악]


 [쨍 소리가 난다]


 "바이올린 소곡  고이만"


 [희선의 옅은 웃음]


 [희선의 옅은 웃음]


 (희선)  이런 올드한 방법은 자기 아이디어야?


 가장


 내 진심을 담을 수 있으니까


 [웃음]


 [입을 쪽 맞춘다]


 먹혔네


 - (석구)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 (전관 변호사) 응, 고생했어


 (석구)  올라가시죠


 (기혁)  상대방 바뀐 변호사 말이야  충 법률 사무소?


 이 바닥에서는 완전 듣보잡이던데  뭐, 정금자?


 질 게 뻔한데  어느 로펌이 맡으려고 하겠니?


 (기혁)  아, 땡잡았다, 그 변호사  착수금 다 받았을 거 아니야


 아, 그게 틈새네, 진짜 이게 틈새야


 틈새는 무슨, 다들 멋모르고  손 내밀었다가 팔, 팔 잘리는 거지


 [기혁의 장난스러운 비명]


 (희재)  아유, 이 새끼


 (기혁)  야, 근데 빨래방은  언제 소개시켜 줄 거야?


 (희재)  씁, 일에 집중


 [코웃음]


 (돈식)  앉으시죠


 (기혁)  [작은 목소리로]  희재야, 희재야


 [찬호의 한숨]


 (찬호)  아


 [찬호의 탄성]


 아니, 굳이 안 나와도 되는 거 아는데  저쪽에서 나온다길래


 [찬호의 옅은 웃음]


 마지막 모습을 놓칠 수가 없겠더라고


 막 어떤 표정일지 상상이 되니까, 어


 (희재)  맘껏 즐기십시오


 [찬호가 딱딱 입소리를 낸다]


 (찬호)  아이고


 (희재)  '충'


 '정금자'


 (경위)  재판장님 들어오십니다


 [재판장2의 헛기침]  착석해 주십시오


 [흥미진진한 음악]


 (석구)  야, 뭐 해?


 야


 [헛기침]


 야, 윤 변, 윤 변!


 (재판장2)  착석하세요


 착석해 주세요


 원고 하찬호와 피고 이서우의  이혼 및 친권 소송에 관해선


 뭐, 2년이 넘게 변론이 오고 갔으니까


 이 자리에서는  다시 되풀이하지 않아도 되겠죠?


 대리인은 준비 서면에  제시된 내용 이외에


 따로 변론할 내용 있습니까?


 없으면...


 [재판장2의 못마땅한 신음]


 물론 재판장님께서도 아시듯이  피고 이서우가 외도를 한 건 맞습니다


 [리모컨 조작음]


 (금자)  그것도 한 번이 아니죠


 여러 번, 아주 많이


 (재판장2)  그건 이미 다 아는 사실 아닙니까?


 증거 사진과 메시지들도  뭐, 충분히 있고


 그러니까요  너무 충분히 있습니다, 너무 자세히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리모컨 조작음]


 한 명도 빠짐없이  모든 외도가 말입니다


 [헛웃음]


 (금자)  자그마치 여덟 명입니다


 거의 사찰 수준이죠, 이 정도면


 [리모컨 조작음]


 이런 앵글이 나오려면, 이건


 한 명이 찍은 사진도 아닙니다


 적어도 두서너 명이 쫓아다니면서  찍어야 되는 건데요


 (재판장2)  그래서요, 하고 싶은 말이 뭡니까?


 그만큼 원고는 몇 년에 걸쳐서  치밀하게 증거를 모았습니다


 사람 시켜서 감시하고  조사하면서 말이죠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 그렇습니까?


 [희재의 기가 찬 숨소리]


 (금자)  이혼의 귀책사유가 전적으로  피고에게 있는 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재판장2)  피고 측 대리인


 억지라고요?


 네, 그렇다고 치죠


 외도를 한 건  피고 이서우가 맞으니까요


 (금자)  이혼당해도 쌉니다


 그런데


 친권은 다른 문제죠


 [의미심장한 음악]


 (재판장2)  자그마치 여덟 명이나 외도를 했습니다


 그런 엄마가 애들을  제대로 돌볼 수 있다는 겁니까?


 재판장님, 동시에 여덟 명을  만난 게 아닙니다


 적어도 만날 땐 한 명이었겠죠


 (금자)  외도라도 좋아하고 사랑하는 건데


 뭐, 엄마가 사랑에 빠졌다 한들  자기 아이를 못 돌보겠습니까?


 그렇게 따지면 아빠는  회사 일로 바빠서


 코빼기도 볼 수 없는데


 시간은 어떻게 냅니까?


 [희재가 책상을 쾅 친다]  재판장님


 (희재)  이미 서면에 나와 있듯이


 원고는 아이들에게  최고의 교육 환경을 만들어 줄 겁니다


 지금 피고 측의 주장은 터무니없습니다


 그럼 터무니 있는 주장을 해 볼까요?


 (금자)  아버지가 말입니다


 자녀의 복리를 현저히 해치거나  해칠 우려가 있다면요?


 (재판장2)  피고 측 대리인


 추측하지 마시고 증거를 제시하세요


 네, 여기


 (금자)  원고 하찬호의 정신 상태를 감정한  소견서입니다


 [경쾌한 음악]


 (의사)  소견서 메일로 드렸습니다


 아시잖아요, 보안 문제


 그래서 주치의가 아닌  저희를 찾는다는 거


 변호사님이니까 드린 겁니다


 어떻게 된 거야, 이거?


 재판장님, 저희 쪽에서는  전혀 모르는 증거입니다


 (금자)  그럼요, 당연하죠


 처음 제시하는 증거니까요


 (희재)  재판 전에 미리 제시했어야  되는 거 아닙니까?


 피고 측의 증거가  합법적으로 취득한 것인지


 확인을 요청합니다


 증거를 형사 소송처럼 따지시네요


 (금자)  이건 가사 소송입니다


 제출해도 되겠습니까, 재판장님?


 [익살스러운 효과음]


 [한숨]


 [흥미로운 음악]


 [헛기침]


 몇 가지 대목이 기억이 나는데요


 '극도의 불안 장애로  약물에 의존하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힘들다'  [희재가 책상을 쾅 친다]


 (희재)  재판장님, 저희가 새로운 증거를  확인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이와의 정서적인 유대감이  전혀 없다'


 (금자)  '더욱 유의해야 할 것은  충동적인 폭력성이'


 재판장님!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찬호)  아휴, 씨!


 (석구)  하, 이런 젠장, 씨


 - (기혁) 죄송합니다  - 윤 변 어디 있어?


 아직 안 나온 거 같습니다


 [돈식과 석구의 깊은 한숨]


 [무거운 음악]  [희재의 분한 숨소리]


 [한숨]


 (석구)  윤 변


 [석구의 한숨]


 야, 이따위로밖에 못 하냐, 응?


 [석구의 헛웃음]


 어이가 없네


 이거 완전 아마추어 수준이야, 응?


 정보는 도대체 어떻게 샌 거야?


 당장 손 떼


 새파란 어린놈을 파트너로 앉힐 때부터


 내 이럴 줄 알았어, 응?


 [희재의 깊은 한숨]


 (기혁)  야, 이게 무슨 일이냐, 어?


 회사가 아주 발칵 뒤집힐 일이야


 충, 정금자, 이거 더 캐 봤어야 했는데


 네가 신경을 안 썼어도  이건 내가 신경을 썼어야 했어


 우리 윤 변이 여자한테  정신이 팔렸는데 이게 뭐...


 (희재)  야, 가 변


 - 아주 신나 죽겠냐?  - (기혁) 어?


 [기혁의 놀란 신음]


 (기혁)  야, 우리 차 여기 있어


 (희재)  잠깐만


 [희재의 가쁜 숨소리]


 왜?


 왜!


 [희재의 한숨]


 무슨 말이라도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지금 이 상황이면?


 [희재의 가쁜 숨소리]


 오늘이


 우리가 헤어지는 날이라는 거?


 지금 이 순간이


 당신과 나의 마지막이라는 거?


 (희재)  아니, 그딴 개소리 말고


 언제부터야, 당신? 처음부터야?


 처음부터 이러려고 나랑...


 (금자)  모르는 게 나아, 윤희재 변호사님


 지금 내가 여기서 무슨 말을 해도


 어떤 얘기를 해도  당신은 이해할 수 없을 거고


 용서되지도 않을 거야


 그걸 나도 바라진 않고


 아니, 무슨 말이든 해 봐  어떤 말이든 해 보라고


 (희재)  그걸 이해하는 것도 나고  용서하는 것도 나야


 여기서 그냥 이러고 가는 게  더 엿같은 짓이지


 여기서?


 [희재의 한숨]


 (금자)  우리가 다시 볼 일은


 합의를 볼 때일 거야


 잘 들어가


 운전 조심


 [희재의 거친 숨소리]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희재)  이봐


 대체 왜 이러는지 이유나 좀 알자


 돈 벌려고


 [의미심장한 음악]


 내 상대가 윤희재였을 뿐이야


 [차 문이 달칵 여닫힌다]


 [자동차 시동음]


 [거친 숨소리]


 [헛웃음]


 [의미심장한 음악]


 [문이 달칵 여닫힌다]


 (금자)  아휴, 고객은?


 (지은)  거대 물주로 보이는 고객님은  아직입니다


 그럼 지금 뭐 하는데?


 조폭 나부랭이, 사채업자 등


 (지은)  소물주 고객님의  법률 상담 소장 처리 중이죠


 아, 뭐, 그래 가지고 언제...


 빌딩 사냐고요?


 (지은)  글쎄요, 한 백만 년 뒤쯤?


 시끄러워


 [문이 달칵 열린다]  (서우)  실례합니다


 여기가 정금자 변호사님...


 네, 제가 정금자입니다


 이서우입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경쾌한 음악]


 (금자)  [한숨 쉬며]  그래도 바람을 너무 피우셨어요


 그 새끼도 여자 있어요


 증거 없으면 여자 없는 거예요  법정에서는


 (서우)  아무튼 중요한 건 친권이고


 바람을 이렇게나 피우는 엄마한테


 아이 친권 잘 안 줍니다


 그 새끼


 정신 이상해서 맨날 약 하고


 (서우)  애한테 소리 지르고  [의미심장한 효과음]


 언젠가는 패겠죠


 네


 맡죠


 (금자)  하, 이쪽은 완전히 전멸이고


 [피곤한 신음]


 여기가 이 사건의 키인데


 정신과 의사요?


 애 패는 아빠는  대통령이라도 친권 안 줘


 그러면 결국은 요기인데


 (금자)  요게, 요게, 요게, 요게 구멍이 없네


 씁, 어디 정보 흘리고  그럴 애가 아니야


 얼마 전에 애인이랑 헤어졌다는데요


 [흥미로운 음악]  왜?


 만나 달라, 좋아해 달라  매달리는 여자, 지루해한답니다


 (금자)  그러면 지금이 적기겠네


 싱글이다 이거지?


 [호응한다]  오케이


 그럼 연애로


 [익살스러운 효과음]  연애하지, 뭐


 (지은)  누가요?


 변호사님이요?


 [경쾌한 음악]  무리, 무리, 무리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 (금자) 뭐야?  - (지은) 읽으셔야 합니다


 (지은)  어휴, 많아


 (지은)  이제 레디, 액션


 아, 빨래를 했어, 막  막 했어, 해 가지고 여기 와서


 (금자)  괜찮지


 너무 정면이 돼 버렸어


 [함께 웃는다]


 (지은)  주 세 번 오거든요, 원래


 (지은)  [말을 더듬으며]  오, 왔어, 왔어, 왔어, 왔어, 왔어


 [지은의 기합]


 [비가 솨 내린다]


 (금자)  김희선이야?


 (지은)  윤희재와 심유미의 학교 동문입니다


 윤희재 사무실에  뻔질나게 드나드는 걔가 심유미지?


 (유미)  고맙습니다


 - 혹시, 유미?  - (유미) 저 아세요?


 - 경선  - (유미) 어머, 웬일이야!


 [태블릿 조작음]


 (금자)  드디어 걸렸다, 정신과 소견서  [지은의 놀란 신음]


 (지은)  정말요?


 대박입니다  [금자의 웃음]


 [탄성]


 (금자)  아유, 애가 아주 그냥


 꼼꼼해, 완전 꼼꼼해  그걸 그냥, 그걸 다 쥐고 있었어


 그럼 태블릿 비밀번호는 어떻게...


 응? 뭐, 내 생일로  바꿔 놓게 만들었거든


 (금자)  [애교스럽게]  '서로 비밀이 없었으면 좋겠어'


 요따위로 주접떨면서


 [웃으며]  주접이 먹혔네요


 사랑에 빠진 인간들이  흔히 하는 실수지


 사랑이래요, 그분이?


 뭐, 아니면 말고


 씁, 아


 [탄성]


 드디어 끝이 보인다


 [한숨]


 변호사법은 제대로 어기고 계십니다


 (지은)  상대 변호사임을 속이고


 증거 획득


 [무거운 음악]


 [금자의 놀란 신음]


 축하드립니다


 아휴, 뭐, 그러든가


 (금자)  생큐


 (지은)  이 바닥이 빠르긴 빠릅니다


 벌써부터 중물주들의 의뢰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중에 톱이 누구야?


 황미라입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경쾌한 음악]


 걔가 그, 사교계의 여왕 아니니?


 파티광이죠, 한 성깔 하시고


 최대한 빨리 미팅 잡아


 네!


 [한숨]


 [어두운 음악]


 (금자)  마음고생 많으셨습니다


 (희재)  대표님, 이건 어떻게든 제가...


 (찬호)  내가 송&김 마 변호사를 믿지 않고


 너를 믿은 게 패착이야


 민정 수석 건도 네가 이긴 게 아니라


 송&김이라서 이긴 건데


 [찬호의 분한 숨소리]


 [옅은 탄성]


 황미라 대단하네요


 (지은)  운전기사를 시켜서  가정 관리사를 패시다니


 뭐, 자꾸 일을 저질러 주시니  감사할 따름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쿵 닫힌다]


 (지은)  어서 오세요


 [흥미로운 음악]


 [희재의 한숨]


 우리 쪽 요구 사항이야


 (희재)  [한숨 쉬며]  초라하기가 그지가 없네


 [코웃음]


 뭐야, 빈티지야?


 그냥 빈티인데?


 [헛웃음]


 이건 어디서 났어?


 벼룩시장?


 아, 이래서 돈이 필요하셨구나


 가구도 좀 바꾸고, 있어 보이려고?


 응, 그럴지도


 [헛웃음]


 딱 싸구려 삼류가 하는 짓이구먼


 그래서 사는 게 재미있는 거 아니겠어?


 이거 하나 이겼다고 세상 운운하시기는


 다행이네


 (금자)  너무 상처받았으면 어쩌나 걱정됐는데


 아무렇지도 않아 보여


 그렇지? 이게 윤희재지


 [한숨]


 [흥미로운 음악]


 친권 빼고 나머지 요구 사항이...


 (희재)  [헛웃음 치며]  이게, 이게


 천억?


 [희재의 헛웃음]


 판사 아니고 나랑 합의 보는 거니까  장난치지 말고


 너무 뻥튀기셨다


 그래서 얼마 줄 건데?


 아, 패를 먼저 까라?


 (희재)  그래, 천억은 서류 장난이고


 육백억을 요구했다고 치자고  거기의 10%


 하, 장난해?


 10%?


 (금자)  육백억의 10%?


 씁, 하찬호 재산 형성에


 이서우가 관여한 게 있나?


 이슘에서 일을 한 것도 아니고  남자 만나고 다니느라


 [흥미로운 음악]  얘기가 많이 다르네


 합의 보기로 결정된 거 아니었나?


 누구 마음대로?


 (희재)  아직 내가 이 사건 담당 변호사야


 나 잘 알잖아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 아니라는 거


 [한숨]


 그 정신과 닥터 이름이 뭐더라?


 [의미심장한 음악]


 (금자)  주로 돈 많은 집 자제들이  다니는 병원이지


 정신과 상담이니까  당연히 약 처방이 따랐을 거고


 말이 신경 안정제지


 마약류로 분류되는 약물들도 처방했...


 20%


 흥정하시겠다?


 조정하는 거지


 50%


 그럼 이런 방법도 있지


 (희재)  당신이랑 나랑 사이좋게 손잡고  변협으로 가는 거야


 [흥미로운 음악]  당신은 변호사란 걸 속이고 날 만났고


 나는 바보처럼 정보를 유출했다고


 그래, 그래 보자고


 같이 진흙탕에서 뒹굴어 보자고


 윤희재 변호사님


 진흙탕이 뭔지 아세요?


 (금자)  변호사 자격 박탈?


 나는 5년 지나서 다시 하면 돼


 근데 당신은?


 당신은


 그 회사에서 어떻게 될까?


 [희재의 한숨]


 25%, 백오십억


 당신 돈도 아닌데 뭘 그렇게 아끼니?


 고객 재산 지키는 것도 내 업무야


 25% 이상 꿈도 꾸지 마


 (희재)  그게 내 마지노선이야


 [희재의 한숨]


 마음에 안 들면 소송으로 가


 그럼 친권도 날아가는 거야


 세게 나오시네


 하찬호가 그러겠다고 할까?


 [긴장되는 음악]


 (희재)  하찬호가 아니라


 내가 그러겠다는 거야


 못 믿겠으면 시험해 보시든가


 (금자)  딜


 [희재의 한숨]


 보니까 아깝네


 (희재)  명품 한정판이었거든, 이게


 [희재가 가방을 달그락 집는다]


 정금자 변호사님


 우리 이제 다신 보지 맙시다


 내가 치가 떨리거든  당신 면상만 보면


 뭐, 그러시든가


 (금자)  나가는 길은 알지? 배웅은 안 한다


 [한숨]


 가지고 올 거였잖아, 가져와


 [문이 덜컥 여닫힌다]


 (지은)  이서우


 친권만 가져오면 되는 거 아니었어요?


 그거는 걔 복권이고


 우린 뭐 먹고 살아?


 이 합의는 우리 복권


 [탄성]


 너 지금 그거 감탄하는 표정이지?


 (금자)  응?


 막, 존경하는 표정이지?


 [짜증 섞인 한숨]


 뭐?


 [피식 웃는다]


 (남자1)  아이씨, 금자야  [무거운 음악]


 [문을 쾅 찬다]


 정금자, 어디 있어!


 [문이 탁 닫힌다]


 [남자1의 한숨]


 (남자1)  야, 이씨, 변호사야


 돈만 처먹으면 다야?


 일을 똑바로 해 줘야 될 거 아니야?


 보석으로 풀려나신 것만으로도  감사하셔야죠


 (남자1)  그 새끼가 방망이로  나 먼저 때렸다니까?


 고객님께서는  사정없이 칼로 찌르셨고요


 그러니까 돈 주고 너 쓰는 거 아니야


 (남자1)  근데 검사 새끼들이  왜 나보고 오라 가라 하냐고!


 양아치들 개싸움에서  원래는 쌍방 구속입니다


 (남자1)  양아치?


 상대 양아치 죽지 않기를 바라세요


 (금자)  여기서 이럴 시간에  교회 가서 기도라도 하시든가


 아이, 씨, 진짜 빡치게 하네  뭣도 아닌 년이, 확, 진짜, 씨


 (금자)  이런, 씨, 등신 같은 새끼야


 차라리 도망이라도 가  보석으로 풀어 줬으면


 애먼 데서 깽판 치지 말고


 딱 2분 후면 경찰 오거든?


 여기서 다시 잡히면  네 그 거지 같은 인생도 쫑 나는 거야


 미친년아, 끝까지  이렇게 해 보자 이거지, 너?


 그러니까 빨리 꺼지세요


 [문이 쾅 여닫힌다]


 [한숨]


 [놀란 숨소리]


 야, 지금 중국 가는 배  빨리 하나만 알아봐, 어?


 (남자1)  오늘 어떤 미친년 하나 조지고 뜬다


 [의미심장한 음악]


 [한숨]


 [펜을 툭 내려놓는다]


 [격정적인 음악이 흘러나온다]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한숨]


 [격정적인 음악]


 [메시지 수신음]


 (남자1)  네년 말대로 나 도망가 보려고


 요것만 끝내고  [놀란 숨소리]


 있잖아


 한 번에 성공해야 돼


 단 한 번에 정확히 내 급소를...


 아니면


 (금자)  내 목숨이 끊어지는 그 순간까지


 네 모든 살점들이


 처참하게 물어뜯길 테니까


 너 나한테 안 된다고, 이씨


 [남자1의 힘주는 신음]  [금자의 아파하는 신음]


 [금자의 힘주는 신음]  [남자1의 비명]


 [남자1의 힘주는 신음]  [금자의 힘겨운 신음]


 [남자1의 비명]


 [금자의 힘주는 신음]  [남자1의 비명]


 [남자1의 힘주는 신음]


 [금자의 아파하는 신음]


 [남자1의 힘주는 신음]


 (남자2)  죽어, 죽으라고!


 [남자1의 비명]


 [금자의 힘겨운 신음]


 [금자의 고통스러운 신음]


 [남자1의 신음]


 [거친 숨소리]


 [남자1의 힘주는 신음]


 (남자1)  너 나한테 안 된다고 했잖아  이 미친년아


 (남자2)  넌 나한테 안 된다고 했잖아  이 미친년아!


 [남자1의 비명]


 [금자의 힘주는 신음]


 [남자1과 금자의 힘겨운 신음]


 [금자의 거친 숨소리]


 [콜록거린다]


 [무거운 음악]


 [남자1의 거친 숨소리]


 [힘겨운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남자1의 겁먹은 신음]


 [흥미진진한 음악]


 (기혁)  정금자한테 간 사건, 결국 여자


 (우석)  정금자 변호사님이라고 하셨죠?


 (희재)  우리가 우연히 만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지, 아마?


 무슨 꿍꿍이야?


 (희재)  JD로펌이 하혜원 작업한다고  그러지 않았어?


 그룹 대표 이사로?


 (기혁)  하 회장 사후에는  피비린내 나는 남매의 난


 골육 전쟁이 반드시 일어난다더라


 (금자)  지금 딱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던데  뭐라도 하지 않겠어?


 (지은)  참 가지가지로 이용하십니다


 (석구)  이렇게 야금야금 남한테 뺏기다가  골로 가는 거 몰라?


 이 바닥이 다 결국  클라이언트 싸움이라고!


 (금자)  이게 진정한 승이지


 (희재)  지금 지키고 있는 쪽이 유리할까요?


 쳐들어가는 쪽이 유리할까요?


 




.하이에나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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