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에나 3
(필중) 하찬호 사장이
특별히 자네를 콕 집었어
여기 한번 앉아 봐야지?
(재판장) 대리인은 따로 변론할 내용 있습니까?
없으면...
(석구) 어이가 없네
이따위로밖에 못 하냐?
(희재) 잠깐만
대체 왜 이러는지 이유나 좀 알자
돈 벌려고
(희재) 같이 진흙탕에서 뒹굴어 보자고
못 믿겠으면 시험해 보시든가
[남자1의 비명]
(금자) 지금 딱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던데 뭐라도 하지 않겠어?
(지은) 참 가지가지로 이용하십니다
(석구) 이렇게 야금야금 남한테 뺏기다가 골로 가는 거 몰라?
이 바닥이 다 결국 클라이언트 싸움이라고!
(금자) 이게 진정한 승이지
(희재) 지금 지키고 있는 쪽이 유리할까요?
쳐들어가는 쪽이 유리할까요?
[경쾌한 음악]
[흥미진진한 음악] [금자의 가쁜 숨소리]
[한숨]
"도나토 카리시 안개 속 소녀"
"실종된 그날"
(희재) 언제 오나 했는데
너무 늦게 오신다 사람 퇴근도 못 하게
씁, 내가 이 작가를 좋아하는 것도
이미 알았던 거지?
계산하기 좋아하시는 분이
씁, 뭐, 이번 건은 어떻게 계산이 잘 안됐나 봐?
어이쿠
지금은 만나실 수 없습니다
제 의뢰인이 아무도 만나지 않겠다고 하셨거든요
의뢰인?
서정화 씨가 하찬호를 감금, 폭행 혐의로
(희재) 소송을 곧 제기하실 계획이십니다
아, 그 표정 좋네요
당신은 활짝 웃는 거보다
그, 뭔가 한 대 맞은 그 표정이 훨씬 더 매력적인데
알고 계셨나?
그냥 확인차 와 봤어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찬호한테 열받고
그렇다고 가만히 손 놓고 있을 수는 없고
(금자) 그럼 뭘 할 수 있을까?
대범하게도, 아니면 무모하게도
하혜원을 택했다?
(희재) 빙고
역시 저를 잘 아시네요
뭐, 어찌 됐건
이제 시작이거든, 서정화의 감금 사건
하찬호에 얽힌 여러 소송들이 쏟아질 거야
배임
[흥미로운 음악] 횡령 등등
어때? 기대되지 않아?
아, 정금자 변호사님은 소송 좋아하시니까
더 좋으신 건가?
[코웃음]
송&김에서 하찬호를 버리겠다?
[부정하는 신음]
(희재) 그것보다는 내가
하찬호라는 카드를 버리는 거지
그리고 이슘이라는 카드를
얻는 거지
굳이 하찬호일 필요 없잖아
하찬호 내리고 하혜원 올리면 되는 거잖아?
뭐, 칭찬해 줘?
그러시든가
잘했네, 재빠르게
(금자) 칭찬한다, 됐지?
(희재) 잠깐만
이런 거 남의 집에 흘리고 다니는 거 아니야
참 잘 버려
이거저거
[코웃음]
[힘주는 신음]
[탄성]
[힘주는 신음]
(금자) 조 실장님
하찬호 대표님 어디 있습니까?
조 실장님도 오세요, 당장
조 실장에 대해서 하나도 빠짐없이 싹 다 조사해
(지은) 네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거지, 윤희재
근데 지금 변호사님 왠지 흥분하신 거 같은데요
(금자) 응, 오랜만에 아드레날린 솟는다
(지은) 아까 일방적으로 당하시는 것 같던데
그러니까 섹시하지 않던?
- 누가요? - 윤희재
당신은 사무실 가 있어
[지은의 한숨]
뭘, 뭐를 바라신다고요?
(찬호) 서정화
서정화 돌아오는 거, 그거 해 달라고
소송이고 나발이고 그딴 거 필요 없고
가서 빌든지 돈다발을 쥐여 주든지
협박을 하든지
너 그런 거 잘하잖아?
그거 해서
서정화 내 앞에 데려다 놓으라고!
내가 원하는 거 내가 바라는 거, 그거야
알겠지, 정 변?
[한숨]
내일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찬호) 왜? 술 취해서 하는 소리 같아?
아, 아닌데, 아니라고
[찬호의 떨리는 숨소리]
그럼
(찬호) 야, 야
야, 이, 정 변! [긴장되는 음악]
내 앞에 못 데려다 놓으면 네 변호사 인생 그거 끝이야!
알겠어?
알겠냐고!
[찬호의 성난 신음]
(우석) 대표님, 저, 대표님, 잠시만, 잠시만
[찬호의 괴로운 신음] [문이 달칵 열린다]
계속 저런 상태십니까?
아, 그게
(우석) 술 아니면 약, 요즘 계속...
서정화가 헤어지자고 말하면서부터요?
아, 네, 그렇죠
(우석) 그러니까, 예, 그렇습니다
왜...
왜 그러십니까?
[우석의 깊은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금자의 비명]
[금자의 짜증 섞인 신음]
(금자) 아휴, 진짜 미친 새끼
아, 쪼다 같은 새끼
지금 자기 인생이 걸렸는데, 응?
여자 하나 때문에, 아유!
[금자의 한숨]
여자 하나가 세상을 바꾸기도 하죠
[금자가 생수병을 쾅 내려놓는다] [지은의 놀란 신음]
[한숨]
전투력 상실
제대로 싸워 보기도 전에 이건 뭐
거의 항복이다
(지은) 네
조 실장
'조우석, 마흔, 이슘 공채 출신'
(지은) '인사 관리 팀에서 시작했으나'
'지금은 하찬호 대표 수행 비서로서 일하고 있습니다'
어느 라인이야?
중간 라인?
하찬호가 대세가 되기 전 여러 대표님을 거쳤지만
어떤 라인도 타지 않은 듯 보입니다
(지은) 그러니까 여기까지 왔겠죠?
줄타기가 체질이라는 소리네
조직에서 잘 살아남는 비법을 아는 거죠
어리바리 매가리 없어 보이던데
강성이면 부러지기도 쉽죠
- 아 - 어
[흥미로운 음악] (금자) 아, 하혜원
하, 역시
(지은) 조 실장이 서정화 있는 곳을 불어 버린 거군요
[한숨]
하찬호가 이대로 망가지면
하혜원한테 제대로 먹히겠다고 판단한 거겠지
[작은 목소리로] 조 실장...
그럼 이제 어떻게 하실 겁니까?
(금자) 방법은 하 회장밖에 없다
하찬호가 비빌 언덕은 하 회장뿐이야
[한숨]
하혜원이 이슘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서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알려야지
[경쾌한 음악]
[희재가 설명한다]
"이슘"
(희재) 오랜 내연 관계고요
첫째도 보안, 둘째도 보안이 중요합니다
[새가 지저귄다]
[우석의 힘주는 신음]
(우석) 아니
잠은 안 주무시는 겁니까?
안 오네요
아, 그런데 회장님은 왜...
아무나 안 만나 주시는 분인 거 아시죠?
(우석) 제가 진짜 어렵게
하찬호 대표님 개인 변호사라고 해서...
공치사 그만하고 들어갑시다
아니, 얘기하는데 참, 이씨
아, 저기 나오십니다
(하 회장) 아니, 아침부터 무슨 일인가?
정금자 변호사입니다
이름 말고 용건
아, 네
저, 하찬호 대표님 건으로
드릴 말씀이 있어서 이렇게 찾아뵙게 됐습니다
참 공교롭구먼
거, 아침부터 찬호 때문에 할 말 많은 사람이 많아
[흥미로운 음악]
(하 회장) 이거 딱 아침 먹을 시간이구먼
거, 식사나 하고 얘기하지
[희재의 한숨]
[옅은 헛기침]
[하 회장의 헛기침]
[하 회장의 한숨]
(하 회장) 왜, 입맛에 맞지 않나?
아, 죄송합니다 제가 아침을 먹지 않아서요
커피면 충분합니다
(하 회장) 음, 그런가?
그럼 그렇게 앉아 있는 게 곤욕이겠군
[살짝 웃는다]
제가 불편하지 않으시면 저는 괜찮습니다
[금자가 그릇을 달그락거린다]
(금자) [작은 목소리로] 저기요
요거 좀만 더 주실 수 있죠?
너무 맛있네요
[코웃음]
[흥미로운 음악] [웃음]
(하 회장) 저쪽은 입맛에 맞는 모양이군
다행이네
아, 고맙습니다
[희재의 한숨]
회장님
(하 회장) 응, 그래
이제 얘기를 좀 하지
뭐, 찬호, 찬호 얘기라고?
근데 왜 찬, 찬호 안 보여?
아, 하 대표님은 오늘 아침 일찍
싱가포르로 출장 가셨습니다
[코웃음]
그래서 저를 대신 보내신 거고요
(금자) 이번에
회장님
고희연 준비 때문에요
그래?
다들 그 문제로 모이신 걸로 아는데
그렇지 않나요?
[혜원의 코웃음]
누구 불러 드려요, 아버지?
조용필 씨 좋아하시잖아요
회장님은 파트리샤 카스 좋아하십니다
아, 그러시구나
제가 잘 몰랐네요
괜찮습니다
제가 잘 아니까요
[하 회장의 웃음]
조금 그...
젊은 사람이면 어떻겠나 싶은데
그럼 BTS죠
(하 회장) 어, BTS?
예, 우리나라 아이돌 보이 그룹인데요
지금 아주 전 세계적으로 히트 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아이콘이죠
[헛웃음]
BTS가 오겠어요?
(하 회장) 음, 그럼 추진해 봐
너 그, 엔터 하면서
어떻게 그 정도도 안 되는 거냐?
[한숨]
네, 저는 자신 없거든요
말 꺼낸 저분이 자신 있으신가 본데
(금자) 회장님께서 원하시는데
무조건이죠
[코웃음]
(하 회장) 자, 이거, 이거, 날도 좋은데 우리 저, 디저트는 나가서 하지
[하 회장의 힘주는 신음]
[의미심장한 음악]
[혜원의 한숨]
(혜원) 오늘은 날이 아닌가 봅니다
고희연 얘기나 하죠
그쪽은 회장님 원하시는 거 무조건 들어드리고
가죠
(우석) 아니, BTS가 웬 말입니까?
(금자) 아니, 서정화가 웬 말입니까?
네?
서정화 저쪽에 넘긴 거
(금자) 왜 그런지도, 무엇 때문인지도 알겠는데요
아닙니다, 저는 아닙니다
너무 그렇게 한쪽에만 붙지 마세요
(금자) 그동안 해 오신 거처럼 왔다 갔다 하십시오
줄타기가 체질이시잖아요
[깊은 한숨]
[희재의 한숨]
(희재) 정금자 변호사도 오신 김에
다 같이 하찬호 대표 얘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눠 보고 싶었는데
고희연?
[코웃음]
실망인데?
원래 정면 돌파 안 좋아했나?
아, 이건 아니야?
그러기엔 손에 쥔 게 너무 없어?
[다가오는 발걸음]
씁, 그럼 이만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우석) 자, 우리 차는 저쪽
아마 회장님께서 부르실 겁니다
(금자) 서정화 얘기 살짝 꺼내세요
[흥미로운 음악] 회장님께요?
(금자) 다는 말고요
그냥 정신 못 차리고 있다, 이 정도만
하혜원보다 먼저 얘기하는 게 중요합니다
저 혼자 떨려 나지 않아요
저 떨려 나면 조 실장님도 발가벗고 나오셔야 될 겁니다
[휴대전화 진동음]
저 사람 뭐냐, 진짜?
네, 회장님
(우석) 아닙니다, 아직 집 안입니다, 예
(혜원) 역시나 윤 변이 얘기한 거처럼 정금자 변호사가 아버지를 찾아왔네요
(희재) 정 변호사가 혼자 왔다는 건
하 대표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얘기도 됩니다
우리한테는 좋은 소식이죠
하, 찬호 얘기를 꺼냈어야 했나?
아니요
우리 쪽에서 먼저 말을 꺼내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습니다
어차피 회장님께서 하찬호의 상태를 알게 되는 건 시간문제고요
결국 아버지는 찬호를 선택할 텐데
지금 상태라면
쉽게 하찬호의 손을 들어 주시지는 못할 겁니다
잘못하다가 주주들이
제3의 전문 경영 대표라도 밀어붙인다면...
[피식한다]
그걸 모르시지는 않겠죠
(희재) 결국 회장님은 하혜원 대표님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슘을 살리려면 말입니다
[한숨]
(상미) 마 변호사님이 급하게 찾으십니다
전화 통화가 안 되신다고
[노크 소리가 들린다]
(석구) 네
대체 요즘 뭐 하고 다니는 거야!
하혜원 대표하고 같이 움직인다는 소문이 있던데
이슘 책임자가 누군지 잊었어?
왜 나한테 보고도 안 하고 멋대로 일을 벌이고 다니는 건데!
말을 해 봐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건지!
송&김에 이슘이, 하찬호 대표가 어떤 존재인지 잘 압니다
하혜원 대표라니요?
[헛웃음]
근데 왜 그딴 소문이 나는 거야?
(석구) 하혜원 작업을 윤희재 변호사가 책임지고 하고 있다던데
잘 모르는 로펌 하나 데리고!
그런 적 없는데요?
[헛웃음]
(석구) 정말 미쳐 버리겠네, 정말
그런 적 없습니다, 마 변호사님
같은 회사에서 정보를 빼내서 상대방한테 건네줘?
(석구)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윤 변호사 옷 벗게 되는 거야
아니, 옷만 벗는 게 아니야
변호사가 감방 가는 거야!
알아?
[한숨]
그럼 이만 가 봐도 되겠습니까?
[한숨]
이번 일, 당장 대표님한테 보고하겠어
[문이 탁 닫힌다] [성난 숨소리]
[책상을 쾅 친다]
(석구) 대표님, 아무리 윤희재가 송&김 파트너 변호사라고 해도
이건 말도 안 되는 얘기입니다
(필중) 아니라고 한다면서?
아니, 그럼 그렇다고 얘기하겠습니까?
이거 분명히 윤 변이 뒤에서 작업하고 있는 거라고요
이걸 이슘 쪽에서 알아 보세요
이거 정말 큰일 납니다, 대표님
(필중) 소문은 소문으로
대표님
(필중) 그게 누가 됐든
하혜원 대표를 그룹 대표 이사로 바꾸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면은
우린 하찬호 대표를 방어해야 하니
만반의 준비를 하세요
(석구) 아니, 그게 누가 아니라 윤 변...
[무거운 음악]
추측 가지고 왈가왈부하지 말고
소문이라면 여기서 막고
[석구의 한숨]
(필중) 쯧, 가 봐요
(석구) 예
[기혁의 한숨]
(기혁) 아니...
이게 진짜...
아, 이렇게 진행해도 되는 거야?
내가 책임진다
아무리 비밀 유지에 신경을 써도 어떻게든 새는 게 또 비밀이야
넌 내가 시켜서 한 일이고 너한테 피해 가는 일 없을 거야
(기혁) 희재야
왜 이렇게 이번 일에 목숨 거는 거야?
하찬호 때문이야?
아니면 정금자?
어차피 내가 아니었으면 JD로펌이 하혜원을 내세웠을 거고
지금 상태로 봐서는 송&김은 하찬호 방어에 실패했을 거야
(희재) 그럼 이슘이라는 고객은 놓쳤겠지
둘 다구나?
하찬호도 싫고 정금자도 싫고
[한숨]
송&김을 위해서야
[찬호의 신음]
[연신 신음한다]
[한숨]
[가쁜 숨소리]
- 깨워 - (우석) 예
(우석) 대, 대표님?
[찬호의 신음]
대표님, 회장님 오셨습니다
[찬호의 놀라는 신음] 아유, 자, 자
[우석의 힘주는 신음]
아이고
자, 자, 아이고, 아이고
(찬호) 아버지
[우석의 놀란 신음]
아이고, 저, 저, 저, 대표님
(찬호) 아이씨
(우석) 대표님 [찬호의 신음]
(하 회장) 에이, 이놈아! 에이!
[우석의 놀란 신음]
(우석) 아이고, 대, 대, 대표님
아이, 저, 회장님
(하 회장) 뭐야?
술이야, 약이야?
아, 예, 그것이 그...
[하 회장의 한숨]
이 자식
(찬호) 저 다 했잖아요
[무거운 음악] 아버지가 원하는 대로 다 해 드렸잖아요
나도 내가 원하는 거 하나는 가질 수 있잖아요
[울먹이며] 아니에요?
안 그래요?
조 실장
예, 회장님
그, 연락해라
나 좀 보자고
[찬호가 흐느낀다]
(우석) 저, 대표님, 대표님 [찬호의 신음]
[풀벌레 울음]
[차 문이 달칵 열린다]
(금자) 부르셨습니까?
(하 회장) 내가 제일 싫어하는 부류가
너 같은 애들이야
품위 없고 싸구려인 데다 돈만 밝히는 것들
네 눈에는 나나 찬호나 네 돈줄로 보이겠지만
세상 그렇게 호락호락하지가 않아
압니다
알아?
네가 뭘 아는데?
다는 모르지만
세상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는 건 압니다
너 하나 이 바닥에서 사라지게 하는 거
어렵지 않아
(하 회장) 겨우겨우 유지했던 네 삶도
같이 꺼지는 거지
뭐, 그럼 그렇게 하시죠
근데 회장님
저 아니면
아드님도 같이 무너지게 될 겁니다
[못마땅한 신음]
건방진 것
(금자) 뭐
하혜원 대표가 이슘의 후계자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더 똑똑하고 사려 깊으니까요
요즘 세상에 장자 승계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요
더 하실 말씀 없으시면 가 보겠습니다
서정화
[긴장되는 음악] (하 회장) 걘 돈으로도 안 돼
할 만큼 해 봤어, 내가
다른 변호사들은
제 딴엔 엘리트들이라고 지저분한 일은 안 하려고 하고
품위 없게 질 낮은 깡패를 쓰기도 그렇고
내 고희연에
찬호랑 서정화 둘 다 데려와
둘이 팔짱 끼고 들어오게 해
그게 그나마 찬호를
제정신으로 돌아오게 할 수 있는 아주 유일한 방법이야
넌 그, 변호사지만
싸구려라 할 수 있을 거야
못 하면은 이슘은 혜원이한테 가게 되겠지
찬호가 계속 저 상태면은
뭐, 소송을 막을 수가 없을 테니
얼마 주실 건데요?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금자가 혀를 쯧 찬다]
(지은) 갑자기 무슨 브런치입니까 아침도 안 드시면서?
(금자) 응, 당신 자시라고
커피 하나 더 주세요
저는 아침 먹고 옵니다
[금자가 서류를 툭 내려놓는다]
[지은이 서류를 팔랑 넘긴다]
(지은) 어떻게 구하셨어요, 서정화 통화 목록?
그건 중요한 게 아니고
봐 봐, 꾸준히 통화한 사람이 있어
[흥미로운 음악]
(주호) 밥은 먹고 다녀?
아주 잘 먹는다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지은) 통화 목록 구하시기가 쉽지 않으셨을 텐데
쉽지 않은 걸 해내야 돈이 벌리지
(지은) 또 다른 애인인가요?
애인하고는 다른 번호 쓰나 봐
(금자) 사용한 번호들 다 통화해 봤는데 남자는 없더라고
그럼 이 번호는요?
한수정, 여기 주인
(지은) 하, 그럼 직접 다 전화해 보신 거예요?
[한숨 쉬며] 저한테 시키시지
급박하군요, 지금?
정신 똑바로 차려야 돼
까딱하다간 돈이고 뭐고 둘 다 골로 가는 수가 있어
잔고 얼마 남았니?
얼마나 필요하신데요?
여기 주인 입을 열게 할 만큼?
차라리 서정화한테 돈을 주시죠 이렇게 뺑 돌아가시지 말고
(금자) 걔는 돈이 필요가 없으시단다
사장님 오셨죠?
지금 시간이면 오신다던데
(카페 사장) 아, 변호사님이 무슨 일로?
서정화 씨 아시죠?
씁, 어, 서정화가 누구더라
(금자) 두 분이서 같이 찍은 사진이 SNS상에 얼마나 많은지 아십니까?
[피식 웃는다]
제가 친구가 좀 많아서요
(카페 사장) 근데 정화가 왜요? 요즘 통 안 보이던데
이틀 전에도 통화하셨잖아요
[카페 사장의 웃음]
뭐, 그랬나 보네요
(카페 사장) 근데 그걸 어떻게 아신 거예요?
아니, 그것보다, 그래요, 전화했어요
근데 그게 왜요? 법에 걸려요?
(금자) 아직은 거짓말이고, 커지면 사기
그럼 걸리죠
전 정직하게 장사하는 사람입니다
파 볼까요, 정말 그러신지?
(금자) 이 카페 1년 매출에 가까운 금액이죠 저 그림
[흥미로운 음악]
진짜라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 진퉁이신데
미대 나오셨고
가짜를 걸어 놓으실 분은 아니신 걸로 보이고
그럼 그 돈은 다 어디서 나셨을까나
정직하게 장사만 하시는 분이?
(카페 사장) 정금자 변호사님
요즘은 변호사들이 협박하고 다니나 봐요?
[카페 사장의 웃음]
나가 주세요, 경찰 부르기 전에
지금 쫓아내시면 후회하실 텐데
(금자)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죠
얼마 드리면 되겠습니까?
서정화 관련 정보 제공 대가로
[지은의 옅은 탄성]
(지은) 이렇게 딱 보면 무슨 그림인지 아십니까?
뭐, 예전에 갤러리 일도 좀 했었지
아, 맞는다
생계형 정보 수집 타입이신 걸 잠시 잊었습니다
(지은) 그런데 말입니다
서정화의 소송은 막는다 치고 마음은 어떻게 돌리실 건데요?
(금자) 차 어디 있니?
(지은) 차...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지은) 아무 생각 안 나시죠, 지금?
[금자의 놀란 신음] [익살스러운 음악]
[사람들의 웃음]
[지은의 당황한 신음]
[사람들이 왁자지껄한다]
(유미) 야, 나 요즘 그 새끼한테 아침 안 차려 줘서 너무 좋더라
(여자) 어, 야, 너는 진짜 야, 야, 배고파, 배고파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지은) 심유미?
(유미) 여기인가? 맞지, 맞지?
야, 빨리 들어가자, 오
(여자) 배고파, 배고파
(유미) 먹자!
어디까지 압니까, 저분은?
뭐, 우리가 쟤 보는 앞에서 둘이서만 빠져나왔으니까
그 정도?
뭐냐, 그 표정?
우리라시길래
[지은을 툭 친다] [지은의 놀란 신음]
(금자) 김희선 SNS 아직 살아 있지?
(지은) 네
- (금자) 응, 미국으로 다시 간다고 해 - (지은) 네
(금자) 다시는 안 돌아온다고, 영영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휴대전화 조작음]
[지은의 한숨]
억대로 받아 놓고
이렇게 자기 사진 주는 여자가 어디 있습니까?
[금자와 지은의 한숨]
일단 여기 사진들 전부 뽑아
(지은) 뭔 술집을 둘이서 이리도 다녔을까요?
한수정 사진이 이 정도면 서정화는...
한 장도 남기지 않았겠지, 서정화는
[한숨]
[경쾌한 음악]
(지은) 그런데 사진이 이상하게 많습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이렇게 술 마시러 가서 찍진 않는데 말입니다
뭐, 한수정이가 보통 사람은 아니라는 얘기지
(금자) 쯧, 언젠가 써먹을 날을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르고
(지은) 이건 최근입니다
(금자) 너 이거, 응? 이거 여기 어디인 거 같니?
저는 돈이 없어서 이런 데 가 본 적이 없습니다
(금자) 요거 있지, 요거, 요거 요거, 요거 좀, 요거 좀 확대해 봐
CSI가 아니거든요, 제 컴퓨터는
(금자) 이 문양
(지은) 특이하네요
[지은의 놀란 신음]
[지은의 한숨]
오셨네, 그분이 오셨어 [문이 쾅 여닫힌다]
(미노) 들어가세요, 공주님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충!
[웃음]
웬일이세요? 혼자 오시고
(금자) 아이고, 비비가 다 떴네 요새 많이 힘든가 봐?
(미노) [한숨 쉬며] 옛날이 좋았죠
누님, 생각나요? 우리 가게 물건들 누님이 납품할 때
아, 그땐 몰랐지 누님이 사시 준비하는 줄
변호사 정금자 씨!
(금자) 여기 맞지?
(미노) 음, 다 비슷비슷해서
얼음통
맞잖아, 여기, 야누스 문양
[의미심장한 효과음] (미노) 이게 보여요?
나는 보여
(미노) 그래서요?
거기 사진 속에 있는 남자애들 다 여기서 일하는 애들이야?
(금자) 최근이야, 너 모르지 않아
어, 어, 어, 맞네, 그러네
걔들 다 불러
얘네 특 A예요
다 불러, 손님이랑 있으면 내가 더블 준다고 하고
(미노) 와, 누님
이번에 이서우 소개시켜 준 보답이야
아, 오케이
[경쾌한 음악]
(금자) [손가락을 딱딱 튀기며] 여기!
어, 얘는 없는데?
(미노) 아, 이 사람 여기서 일하는 애 아니에요
이 누나들이 데리고 온 사람이에요
그래? 누군데?
모르죠, 그거야
(금자) 자, 자
그날의 기억을 되돌려 봅시다
요 남자, 요 남자에 대해서 생각나는 거 전부 나한테 얘기해 주기
자
자, 정보 하나당 한 장
[남자들의 탄성]
(미노) 진짜, 잠깐이라도 생각해 봐 생각날 거 같지? 빨리
(금자) 자, 돌려, 돌려, 돌려 [남자들이 술렁인다]
(남자2) 아, 아, 아!
한 열흘 전쯤에 한 번 왔었어요, 근데 그때...
(금자) 오케이
(미노) 누님, 어디 가세요?
이렇게 시켜 놓고?
(금자) 응, 너희끼리 회식해
- (미노) 진짜요? - (금자) 진짜
[남자들의 환호성]
(미노) 감사합니다, 누님 좋은 하루 되십시오
(함께) 정금자! 정금자!
[용운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한숨]
[문이 달칵 여닫힌다]
(희재) 응
고소장
[헛웃음]
뭐, '오래간만이다'
아니면, '밤늦게까지 고생한다'
그런 안부 인사를 먼저 건넸어야 되나?
우리가 볼 일이 있나?
그러니까, 내가 좀 무심했지
(희재) 그래도 연수원 동기인데
이현정 재판 이후에 처음 보네?
[코웃음 치며] 원래도 안 봤거든?
(희재) 그래도 소식은 좀 들었다
진급 계속 밀린다며?
[책상을 탁 치며] 야, 윤 변!
[입소리를 쓰읍 낸다]
그래서 내가
(희재) 기회를 좀 줘 보려고
네까짓 게 무슨
[희재가 피식한다]
[흥미로운 음악]
할 수 있겠어?
증거는?
증인이 있지, 피해자가
무슨 꿍꿍이냐? 윤희재
(용운) '법무법인 정원'? 이건 뭔 회사야?
어디서 이딴 짓을 해?
이거 다음엔 배임, 횡령
다시 묻는다
할 수 있겠어?
왜 난데?
[픽 웃는다]
왜 우리 권용운 검사냐고?
(희재) 대형 로펌 변호사들은 치를 떨며 싫어하는 우리 권 검사
권력과 재력에 빌붙은 쓰레기라고 했었지, 아마?
그중에 내가 톱 아니야?
그런데 왜 나냐고
그러니까 너다, 용운아
시작되었군요
윤 변호사님이 칼을 가신 듯합니다
서정화 병실은 모른다고?
(지은) 네, 병실이 계속 바뀌어서요
[휴대전화 벨 소리]
(금자) 네, 대표님
일단 진정하시고요
(직원1) 관계자 외 면회 사절입니다
(금자) 음...
서정화 씨 변호사입니다
(직원1) 송&김이시네요
(금자) 네, 제가 인수인계받았는데 [흥미로운 음악]
병실을 또 옮기셨다고?
(직원1) 아, 네, 오늘 아침에요, 1125호예요
1125호, 감사합니다
(금자) 맨날맨날 감탄스럽지?
(지은) 변호사가 되신 걸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금자) 나도 그래
(지은) 이제 뭘 하실 겁니까?
(금자) 협박
(지은) 먹힐까요?
돈으로도 안 먹히는데 그깟 남자관계로?
(금자) 그깟 남자가 아니거든, 무조건 먹혀
(지은) 안 먹히면...
(금자) 울면서 애원해야지
그건 당신이 해라 내가 눈물이 좀 없거든
(지은) 저 안구 건조증입니다
[변호사1이 새근거린다]
(지은) 딱 봐도 어소네요
(돈식) 그래서 어떻게 됐다고? 내놔 봐 [변호사2가 말한다]
(창욱) 예, 아니, 뭐, 뭐라고요? 예
(기혁) 야, 윤 변, 어쩌냐?
하찬호 때문에 지금 회사가 완전 비상이야
아, 우리 진짜 이대로 그냥 가도 되는 거야?
빨리 병원에 전화해 봐
(희재) 기자들 몰려올 수 있으니까 각별히 더 조심하라고
아이씨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가기혁입니다, 거, 거긴 별일 없죠?
누구요?
(기혁) 윤 변, 병원에 사람 보냈어?
누구요?
여자?
언제!
(기혁) 여, 여자?
야, 혹시 정금자?
우와, 미친 행동력 보소!
[희재의 한숨] [기혁의 놀란 신음]
왜? 야
[변호사1의 한숨]
(변호사1) 윤희재 변호사님이 보내셨다고
정말 당당하고 차분하고...
제가 윤 변호사님 회사 사람들을 모르니까요
[희재의 짜증 섞인 신음] [명함을 탁 내던진다]
(기혁) 야, 야 [문이 덜컥거린다]
(희재) 뭐야, 이거!
(변호사1) 잠그셨어요
아무도 만나지 않으시겠답니다
그 여자분 다녀가시고 나서부터요
(기혁) 아, 아, 아무도?
네, 변호사님도요
[리드미컬한 음악]
[한숨]
[희재의 한숨]
(희재) 고소를
취하하시겠다고요?
정금자 변호사한테 무슨 얘기를 들었길래 이러시는 겁니까?
그쪽에서 협박하던가요?
제가 다 막아 드리겠습니다
어떠한 협박이든 강요든 제가 다 막아 드립니다
아니요, 고소 취하해 주세요
[희재의 한숨]
설마
하찬호한테 돌아가고 싶으신 겁니까?
(희재) 당신을 감금하고 언제든 해칠 수 있는
불안정한 사람입니다
사랑을 핑계로 당신을 처절하게 망가트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요
- 알아요 - 아니, 알긴 뭘 알아요!
(희재) 지금도 정신 못 차리고 하찬호를...
(정화) 나도 싫다고요
정말 싫어, 진저리 나게 싫어!
[정화의 한숨]
나 그 사람 너무 싫다고
[의미심장한 음악]
[한숨]
제가 한 가지 제안을 드려도 괜찮겠습니까?
(희재) 하찬호를 법정에 세우고 증언까지만 하시죠
그럼 외국으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여기가 지긋지긋하신 거 아닙니까?
벗어나게 해 드리겠습니다
영국 런던의 최고급 갤러리
(혜원) 원래 그쪽 전문이잖아요, 서정화 씨?
그랬나요?
이슘아트관의 해외 거래 50% 중개 수수료 30%
(희재) 계약서는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한숨]
서정화 믿어요?
- 아니요 - 그럼?
절대로 하찬호를 선택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것만 믿습니다
[한숨]
다시 쟤를 보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예
(혜원) 그럼
[한숨]
[경쾌한 음악]
(직원2) 안녕하십니까?
입장하셔도 됩니다
[찬호의 초조한 신음]
(찬호) 이제 곧 시작인데 [찬호가 테이블을 탁탁 친다]
이제 곧!
밖에 검사들 깔렸던데?
영장 나왔어요, 오늘 아침에
(찬호) 뭐야, 막는다며?
막는다고 안 했어?
판사님이 재벌들을 아주 싫어하시더라고요
[헛웃음]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 거니?
음, 그러게 왜 감금까지 하셔 가지고
야, 정 변!
(금자)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시라고요 [찬호의 한숨]
사랑하신다면서요?
그건 올바른 방법이 아닙니다
[한숨]
입 좀 닥칠래?
(찬호) 오냐오냐하니까 너 뭐라도 된 거 같니?
그 성질도 좀 죽이시고요
[노크 소리가 들린다]
대표님
(금자) 이제
쇼타임
[우아한 음악이 연주된다] [사람들이 저마다 대화한다]
"하병화 회장님의 고희연을 축하드립니다"
- (하객1) 축하드립니다 - (하객2) 초대 감사합니다
(하 회장) 아유
[하 회장의 웃음]
아, 축하드립니다
[하 회장의 웃음]
(하 회장)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먼 데서
[저마다 인사를 나눈다]
[구성진 음악이 흘러나온다]
[하 회장의 웃음]
(하 회장) [웃으며] 아이고, 아이고
(가수) ♪ 이리 보아도 내 사랑 ♪
♪ 얼씨구 좋구나 좋다 좋아 ♪
♪ 저리 보아도 내 사랑 ♪
[가수의 노래가 계속된다]
(금자) 그걸 왜 갖고 다녀?
(지은) BTS가 나올 수도 있었잖습니까?
[헛웃음]
그런데 회장님이 좋아하시는 분은 따로 계셨네요?
회장이 BTS를 모르더라고
제일로 좋아한다는 사람 불렀어
(수근) 회장님 [하 회장의 반가운 탄성]
축하드립니다, 회장님
(하 회장) 아니, 이렇게 바쁜데 이렇게 여기까지 와?
아무리 바빠도 회장님 고희연인데 꼭 와 봐야죠 [수근과 하 회장이 웃는다]
(하 회장) 아이고, 고마워, 어
회장님, 제가 급하게 오느라고 선물을 못 준비해서요
(하 회장) 선물은 무슨 선물
그래도 회장님 즐거워하실 만한 거 준비해 왔습니다
(수근) 회장님
만수무강하십시오! [사람들의 웃음]
♪ 만수무강 회장님 ♪
♪ 언제나 ♪ [사람들의 웃음]
- (수근) 회장님, 네 - (하 회장) 어, 고마워
(수근) 네,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회장님 건강하십시오
[하객3과 하 회장이 인사한다] [휴대전화 진동음]
(희재) 준비됐어?
[흥미진진한 음악]
(용운) 야, 여긴 뭐 장갑차 정도는 있어야 뚫리겠는데, 응?
(희재) 그러니까 네가 필요한 거지
(용운) 윤희재, 똑똑히 들어 둬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너 날 들러리 정도로 생각했다면 큰코다치는 거야
(희재) 들러리든 아니든
너는 지금 영장 나온 범인만 잡으면 되는 거야
(희재) 오케이, 타깃 도착
준비해
[의미심장한 효과음]
[흥미진진한 음악]
(용운) 도착했어?
야, 윤 변
윤 변, 윤 변!
뭐야, 끊겼어? 씨
야, 윤희재!
[메시지 수신음]
(금자)
[희재의 한숨]
서정화 빼내는 데 별문제는 없었고?
경호들도 거의 남자들이라...
[문이 드르륵 열린다]
(정화) 생리용품이 필요해서
여자 화장실에 자판기 있어요 갔다 올게요
(경호원) 저...
그럼 사다 주실래요?
내가 보고 직접 골라야 되는데
갔다 오십시오
[경쾌한 음악]
(지은) 어머! 어휴
[지은의 아파하는 신음]
아휴, 감사합니다
어휴
올 때가 됐는데
(금자) 음, 저기 온다
누군지 알아보겠어, 저 남자?
[지은의 의아한 신음]
(지은) 저 남자가 여길 왜 옵니까?
너 지금 이거 되게 놀란 표정이지?
(지은) 네 [금자가 피식한다]
하준호, 임 여사의 아들
[한숨 쉬며] 임 여사가 하 회장의 세 번째 부인이지
[무거운 음악]
이건 좀 센데요?
(정화) 어떻게 알아낸 거예요?
아, 뭐, 그건
뭐, 제가 유능하니까
근데 왜 이 남자예요?
(금자) 왜 하필 이 남자인데요?
그러게
왜 하필 이 남자일까요?
수없이 많은 사람들 만나 봤는데
그냥 뭔가 달랐다고 하면 이해가 되려나?
(정화) 그냥
그냥 아무 조건 없이 좋았다고 하면
하찬호 이복동생인데, 쯧 아무 조건이 없는 건 아니죠
그러니까 없는 거죠
이게 얼마나 말이 안 되고 어려운 걸 아니까
원하는 게 뭐예요?
서정화 씨가 원하는 건 뭡니까?
(금자) 이 남자랑 계속 만나고 싶죠?
그래서 하찬호한테 헤어지자고 한 거니까
맞아요
하찬호랑 계속 만나세요
그래야
이 남자랑도 계속 만날 수 있어요
하찬호 지긋지긋하다고!
당신 그러다 죽어
[무거운 음악]
그러니까 정신 차려
(금자) 지금 이깟 소송 하나가 문제가 아니야
단순히 헤어지자고 했는데도 그 난리를 친 하찬호야
이복동생한테 당신을 빼앗겼다고 생각하면
하찬호 무슨 짓 저지를지 몰라
하찬호를 잡아넣으면 되지 않아?
(정화) 윤 변호사 말처럼 하찬호를 감옥에 집어넣으면
감옥에 얼마나 있을 거 같은데?
(금자) 하찬호가 감옥에서 평생 살 거 같아?
그때부터 다시
지옥이 시작되는 거야
마음을 버리라고 하고 싶지만
[금자의 한숨]
지금은 그게 안 될 테니까
천천히 끊어, 하나씩
하찬호든 하준호든
다 끊어야 살아
고소를 취하하겠다고 하세요
저를 만난 걸 아니까 그게 자연스럽고
[긴장되는 음악] 그럼 그쪽에서 뭔가 딜을 해 올 겁니다
그걸 받아들이는 척하세요
(지은) 완전 막장 드라마군요
(금자) 사는 게 더 막장이지
드라마는 축에도 못 낀다
[경쾌한 음악]
[헛웃음]
(우석) 정금자 변호사님
[우석의 힘주는 신음]
회장님께서 전해 드리랍니다
계좌 있는데?
현금을 좋아하셔서
(금자) 아이고, 무거워 보이는데
저 힘셉니다
[익살스러운 음악] [지은의 힘주는 신음]
[지은의 신음]
(지은) [멋쩍게 웃으며] 두 개는 안 되겠네
서정화가 고소 취하했다
(혜원) 찬호는 다시 제정신으로 돌아왔고
이게 지금 그런 스토리죠?
죄송합니다
죄송이라
[혜원의 헛웃음]
말 참 쉽게 하시네
능력이 안 되면 넘보지 마세요
(혜원) 자격 미달이야, 당신
앞으로 내 눈에 띄지 말고요
죽은 듯이 살라고
[어두운 음악]
(금자) 명품 슈트 아깝네
가기 전에 인사나 할까 해서
너무 상심한 표정이라
내가 다 마음이 아프네
[흥미진진한 음악]
(금자) 과거의 나도, 미래의 나도 내가 아니야
(희재) 지금 현재만 사는 당신
그게 당신과 나의 크나큰 차이지
(이만) 소, 소송요?
(금자) 아, 도대체 뭐가 그렇게 어렵다는 겁니까?
(이만) 엄마잖아요
(이만 모) 오늘 공연 취소시켜
(금자) 보도 자료부터 뿌리자 충의 정금자, 이름 딱!
(현아) 참 지저분하게 일하시네요 기사도 참 자극적이고
(희재) 고이만 씨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아십니까?
(금자) 도대체 뭘 어떻게 한 거냐고
(희재) 들어왔다 갈래? 커피?
라면은 없다
.하이에나 ↲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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