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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에나 4


 (금자)  명품 슈트 아깝네


 가기 전에 인사나 할까 해서


 너무 상심한 표정이라


 내가 다 마음이 아프네


 [한숨]


 [하 회장의 한숨]


 (하 회장)  거, 언론 보도라도 막았으면  좋았을 것을...


 (필중)  죄송합니다


 (하 회장)  뭐  [하 회장의 웃음]


 내 자식들이 치고받고 한걸


 언젠가는 벌어질 일이라는 것도  알고 계셨잖습니까?


 [한숨]


 이, 찬호가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하 회장)  안 그러면 혜원이를 막을 수가 없어


 그, 이사회가 열리기 전에  마무리돼서 다행이야


 그, 혜원이 쪽 작업한 게 어디?


 뭐, 거, 들어 보지 못한 로펌이던데


 그, 혜원이 붙어 다녔던 변호사


 그거


 자네 쪽 사람이지?


 송&김의 윤희재 변호사입니다


 [못마땅한 신음]


 (하 회장)  이 사람, 이거  양쪽 패를 다 쥐고 있었네


 이번 싸움이 깊어지면  이슘의 소액 주주들이


 경영 대표 이사를  새로 세울 수도 있었습니다


 (필중)  저는 하씨 일가의 이슘을  지키는 사람입니다


 하찬호든 하혜원이든  하씨 일가의 이슘 아니겠습니까?


 (하 회장)  응  [문이 달칵 열린다]


 (임 여사)  다 모였습니다, 회장님


 - (하 회장) 그래, 자네도 같이 나가지  - (필중) 네


 [하 회장의 헛기침]


 (하 회장)  어


 앞으로 우리 이슘은


 계속 송&김이 맡는다


 [의미심장한 음악]  아, 각자 그, 개인적 용무로 쓰는  변호사도


 되도록이면, 저, 송&김 변호사 쓰고


 어, 그리고 저, 혜원이


 너 거, 출장 좀 가 있어


 남미에


 한 석 달쯤  [하 회장의 헛기침]


 그러면 우리 저, 우리 술 한잔하지?


 아, 다들 모이기도 힘든데, 응?


 자네는 가 보고


 어, 가자


 [필중의 한숨]


 내일


 사직서 제출하겠습니다


 (희재)  직접 뵙고 말씀드리고 싶어서  기다렸습니다


 죄송합니다


 [긴장되는 음악]


 (필중)  JD로펌에서 하혜원이라...


 (희재)  하찬호 대표가 버티고 있는 한은  쉽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라면  승산이 있습니다


 (필중)  하찬호가 내연녀 때문에  정신 못 차리고 있다는 건가?


 JD로펌이 하혜원을 그룹 대표 이사로  만들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저희도 준비해야 합니다


 (필중)  공식적으로 송&김은


 하찬호 대표를 지지해야 하네


 그게 하 회장님의 의중이고


 우리 회사와의 약속이야


 대표님


 JD로펌이 하혜원을  송&김이 하찬호를


 (희재)  이 구도에서 잘못하면  둘 다 잃을 수도 있습니다


 이슘의 주주들이


 새로운 전문 경영 대표를  내세울 수도 있습니다


 그들이 송&김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저희는 이슘을 잃게 될 겁니다


 그래서 자네의 선택은 하혜원이다?


 이길 수 있습니다


 리스크가 크겠지만


 나는 양쪽 다를 가져오고 싶은데


 [한숨]


 송&김을 드러내지 않겠습니다


 어떤 서류에서도  송&김의 이름을 볼 수 없을 겁니다


 [한숨 쉬며]  외부에 알려지면 윤 변 옷 벗어야 해


 할 수 있겠어?


 네


 난 모르는 일이네


 [희재의 한숨]


 (필중)  옷 벗을 각오로 일했다 치지


 하지만 내가 허락하지 않는 한


 자네는 그만 못 둬, 그게 룰이야


 이렇게 관두고  이 일을 잊어버리겠다고?


 [헛웃음]


 그렇게는 안 되지


 송&김이 진 건 아니지만  자네가 진 건 맞으니


 윤 변의 클라이언트  다른 변호사들한테 넘기도록 하지


 처음으로 돌아가서 잘 생각해 보라고


 '내가 왜 졌는가?'


 '너무 자만하지 않았는가?'


 [지은의 힘겨운 신음]


 [금자의 한숨]


 (지은)  이걸로 하찬호와는 끝인가요?


 응, 돈줄이 먹고 떨어지라네


 [지은의 깊은 한숨]


 일은 변호사님이 다 하시고  보기 좋게 걷어차이신 거군요


 결국 그들의 선택은 송&김이겠죠


 (지은)  저희는 아무리 발버둥 쳐도


 그 이너 서클 안에는  들어갈 수가 없네요


 소문 좀 내자


 (금자)  '하찬호 대 하혜원'


 '하찬호 승, 담당 변호사 정금자'


 [금자의 한숨]  (지은)  그렇게 말씀하셔도 속 무지 쓰리시죠?


 네 말이 더 쓰리다


 소주 갖다드려요?


 뭘 물어봐


 [한숨]


 (지은)  계란이 왔어요


 [지은의 웃음]


 자, 소맥 대령이오


 [금자가 피식 웃는다]


 [무거운 음악]


 [희재의 한숨]


 (기혁)  [놀라며]  야


 뭐야, 이거 뭐 어떻게 된 거야?  너 몰골이 왜 그래?


 아니, 고소 취하라며?


 야, 그럼 권 검사는 뭐야? 새 된 거야?


 아니다  지금 권 검사 걱정할 때가 아닌데


 윤 변, 너 이제 어떡하냐?


 케이, 이거 병으로 줘


 기혁아


 지금은 그냥


 조용히 술만 마시면 안 될까?


 [깊은 한숨]


 [희재의 한숨]


 (지은)  이제 가시죠


 천억이 넘는다고?


 얼마 전에 부동산에 확인한 겁니다


 (지은)  아직 저희는 한참 멀었습니다


 (금자)  대물주 고객은 소식 없고?


 다쏴줄게 강상식 대표 미팅 건요


 양복 입은 양아치 새끼


 (금자)  걔는 그냥 어떡하면  나랑 한번 자 볼까 그 생각뿐이고


 (지은)  씨, 양아치 새끼네  [금자가 혀를 쯧 찬다]


 [자동차 시동음]


 (금자)  하, 소문이 생각보다 늦게 도네


 역시 소송으로 이겨야 직방인데


 대물주치고 변호사 없는  사람은 없으니까 망설이는 거겠죠


 갈아탈 만한 사건이 생기기 전까지


 [한숨]


 (금자)  고객 리스트 봐서 전화 한번 싹 돌리고  이번 주 내로 미팅 잡아


 (지은)  네, 싹 돌리고, 미팅...


 - 목요일 빼고  - (지은) 목요일 빼고


 (금자)  일 좀 하자


 (매니저)  충 사무실 맞는데 문이 잠겼네


 전화를 해 볼 걸 그랬나?


 [매니저의 한숨]


 (금자)  자, 들어오시죠, 네


 거기 앉아 계시고, 요기, 네


 여기 앉으세요


 (이만)  네


 아, 저는...


 (이만)  그...


 [의미심장한 효과음]  [격정적인 음악이 흘러나온다]


 (지은)  클래식도 외워 버리시는군요


 (금자)  윤희재가 좋아한다잖니


 뭐, 어느 부분이 왜 좋은지를  얘기해 줘야 통할 거 아니야?


 아, 얘는 뭐 이렇게  관심이 사방팔방이니


 추리 소설에다가  축구 광팬인 거까진 이해한다 쳐


 음악은 또 하필 클래식이야


 (지은)  고이만


 세계적인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아! 얼마 들어도 상관없으니까


 요거 고이만 초연 한정판 LP 있거든  고거 하나 꼭 구하자


 많이 비쌀 텐데요


 투자, 투자  이런 건 아까워하면 안 돼


 [종소리 효과음]


 그러니까


 고객님께서 원하시는 게?


 (이만)  네


 그, 일단은


 변호사님이랑 상담을 좀 하고 싶은데요


 음, 매니지먼트사 계약서는  가지고 오셨나요?


 (이만)  아니요


 (금자)  얘기만으로는 정확한 상담을  해 드리기 어렵습니다


 계약서 사본 하나 보내 주시죠


 아...  [어색한 웃음]


 (이만)  제가요, 이런 거 처음 해 봐 가지고


 잘 몰라서 드리는 말씀인데요


 그, 계, 계약서를  바꿀 수도 있는 거죠?


 뭐, 고이만 씨한테 불합리한 계약이면


 그, 매니지먼트사에서  그렇게 안 해 주면은요?


 뭐, 그럼 소송 가야죠


 소, 소송요?


 아, 안 되는데


 뭐, 소송 전에 합의로  매끄럽게 마무리 지을 수도 있고


 [머뭇거리며]  그것도 좀 어려우실 텐데요


 [흥미로운 음악]


 뭐


 소송이든 합의든


 (금자)  변호사를 찾아오셨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으셨겠죠?


 아무래도 매니지먼트사랑  부딪치시는 게 부담되시나 본데


 정이니 의리니 그딴 거 다 접어 두시고


 고이만 씨 본인만 생각하세요


 [이만의 멋쩍은 웃음]


 (이만)  그, 그게요


 조금 어려워요


 (금자)  아, 도대체 뭐가 그렇게  어렵다는 겁니까?


 [이만의 웃음]


 [코를 훌쩍인다]


 그 매니지먼트사 대표가요


 사실 제 엄마거든요


 [흥미로운 음악]


 (기혁)  와


 진짜 이렇게 클라이언트 반이  날아가는 거야?


 야, 반 이상이다, 반 이상


 소문 장난 아닌 거 알지?  [희재의 한숨]


 우리 희재가 대표한테 완전 찍혔다고


 사람들이 그렇게  나한테 이유를 물어보는데...


 아, 뭐, 모른다고 했지  내가 뭘 알겠니, 난 모르지


 [희재의 한숨]


 아, 어디 가?


 야, 같, 같이 가


 [멋쩍은 숨소리]


 좋으시겠어요, 할 일이 반으로 줄어서


 [상미의 한숨]


 (기혁)  아, 자식, 바람 쐬러 나가자며  밖에 나가자니...


 아니다, 여기가 딱이다


 어, 부 변호사님


 커피 드시러 오셨어요?


 아, 역시 커피 드시러 오셨구나


 [커피 머신 작동음]


 (현아)  뭐, 할 말 있으세요?


 없습니다


 [현아가 피식 웃는다]


 [피식 웃는다]


 좀 어떠세요?


 (현아)  이런저런 소문이 들리던데


 [희재의 한숨]  D&T 건은 계속 진행하는 거죠?


 그거야, 뭐


 (현아)  마음 복잡하실 거 같은데  머리 좀 식히실래요?


 클래식 좋아하시죠?


 (기혁)  네, 엄청 좋아합니다


 음악은 역시 클래식이죠


 공연 초대 티켓이 생겼는데, 가실래요?


 (기혁)  같이요?


 저는 시간이 안 돼서


 두 분이서 가세요


 [기혁의 한숨]


 (기혁)  사실 별로 안 좋아합니다, 클래식


 [헛웃음]


 [입소리를 쯧 낸다]


 (희재)  저는 괜찮습니다


 뭐, 다른 분 주세요


 무척 좋아하는 아티스트라고 하던데?


 (기혁)  아니, 윤 변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부 변이 어떻게 압니까?


 비서들이 그러던데요?


 (현아)  이 티켓 보고


 윤 변호사님이 좋아하는  [흥미로운 음악]


 최애 아티스트라고


 (기혁)  아니, 그걸 또 비서들이  어떻게 알아요?


 [한숨]


 [격정적인 음악이 연주된다]


 [사람들이 대화한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고이만 바이올린 소곡집"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성]


 [사람들이 저마다 환호한다]


 (이만)  이거 초연 한정판인데?  [희재의 웃음]


 이거 어, 어떻게 구하셨어요?


 [익살스러운 음악]


 아, 제가 사인해 드릴까요?


 (이만)  어...


 - 이걸로 하세요  - (이만) 감사합니다


 (이만)  저, 그런데 뭐라고 적어 드리면...


 윤희재 변호사요


 (이만)  아, 두 분이서 아시는 사이시구나?


 [의미심장한 음악]


 [금자의 옅은 웃음]


 (금자)  아직이야


 짜잔


 뭐야?


 표정 너무 무심한데?


 나 이거 구하느라 너무 애먹었다고


 (희재)  이게 내 대답


 [이만이 쓱쓱 사인한다]


 - (금자) '재', 아, 이  - (이만) 아


 (이만)  감사합니다


 (금자)  막 기쁘지는 않은가 봐?


 그렇게 애정하는  고이만의 사인을 직접 받았는데?


 또 무슨 꿍꿍이야?


 고이만은 또 어떻게 알고?


 [희재의 부정하는 신음]


 아니야, 내가 왜  당신 얘기를 들어야 돼?


 필요 없고  [헛웃음]


 또 무슨 물주 하나 잡으려고  얼굴 들이밀고 다니는 거겠지


 나도 변호사거든?


 변호사는 무슨  변호사? 무슨 변호사?


 벌레 잡는 변호사?


 고객한테 충성은...


 '벌레 충'이겠지


 그때보다 좋아 보이네  할 말 하는 거 보니


 (금자)  사실 그때


 너무 상처받은 모습이라


 마음이 안 좋긴 하더라


 [코웃음]


 웃으면서 그런 얘기 하는 거 보니까  참 좋은가 봐


 근데 어떡하지?


 난 역겨운데


 [희재의 헛웃음]


 다시는 안 봤으면 좋겠는데


 알은척 좀 하지 말지?


 (유미)  어머, 선배!


 선배!


 어머머, 머리 잘랐어?


 아, 못 알아봤잖아


 - 윤희재  - (희재) 어


 너 왜 얼굴 가리고, 쯧  [희재의 당황한 웃음]


 선배, 미국으로 완전 갔다며?


 (금자)  그러니까  [유미와 금자의 웃음]


 (유미)  뭐야?


 둘이 아직도 사귀는 거야?


 (희재)  [웃으며]  너 무슨 농담을


 너는 또 여긴 어쩐 일이야?


 (유미)  어, 하


 희재 너 황미라 알지?


 [작은 목소리로]  사교계의 여왕


 내가 좀 친해졌잖아


 이거 보이시나?


 하찬호랑도 친하대, 황미라가  [흥미진진한 음악]


 잠깐, 잠깐만  여기 어디 와 있을 텐데?


 내가, 어  둘 다 이렇게 딱 소개시켜 줄게


 나 그 정도는 돼요


 - (유미) 어, 일단 한잔하고  - 유미야


 (금자)  그냥, 유미야, 우리끼리 나가자


 - (유미) 어?  - (금자) 나 아까부터 너무 숨 막혀


 - (유미) 어, 왜?  - (금자) 딴 데, 딴 데


 - (금자) 나가자  - (유미) 나가?


 - (금자) 오늘은 우리끼리 한잔  - (유미) 나 여기 딱 좋은데?


 - (유미) 아니, 아니야  - (금자) 별로야


 (유미)  진짜 아니야? 야, 잠깐만


 - (유미) 여기 완전 좋은...  - (희재) 엄청 맛집 있거든


 - (유미) 맛집?  - (희재) 어


 - (유미) 아이씨  - (희재) 빨리 가자


 (유미)  여기가 맛집이야?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그렇게 안 보이는데


 (금자)  뭐, 먹어 보면 다르겠지


 (유미)  하, 참, 진짜 그때


 진짜 황당했었는데


 아, 왜, 둘이서만  동문회 때 싹 나갔었잖아


 아, 솔직히 둘이 잘된 거


 나 때문이잖아, 아니야?


 (금자)  잘되긴 무슨  [희재의 헛웃음]


 - (금자) 만난 적도 없어  - (희재) 이미 끝난 사이...


 [흥미로운 음악]  (희재)  야


 (유미)  어머, 뭐야, 둘이...


 이미 끝난 사이?  어머, 끝난 사이야?


 [희재의 어색한 웃음]


 뭐야, 뭐가, 뭐가 어떻게 된 거야?


 [헛웃음]  그러게


 (금자)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걸까?


 왜 그런 말을 한 걸까?


 (희재)  그러니까


 이미 헤어진 사이인데


 자꾸 못 잊겠다 그러더니


 이렇게 또 찾아왔네?


 (유미)  넌 여전히 재수 없게 말하는구나


 선배, 내가 정말 궁금해서 하는 말인데


 선배, 희재 얘가 어디가 그렇게 좋아?


 그냥, 음, 멀끔해서?


 - 내가  - (유미) 응


 남자 인성은 안 보거든


 [유미가 풉 웃는다]


 (유미)  그래서 희재 너는  선배 다시 만나겠다는 거야?


 그래서 어쩔 거야?


 미국에서 너 만나러 다시 왔다잖아


 (희재)  근데 어쩌지?


 내가 이미 사귀는 사람이 있거든


 [유미의 놀라는 신음]


 (유미)  선배 그거 알았어?


 [금자의 웃음]  몰랐지?


 (금자)  그랬더라고


 고새를 못 참고  쪼르르 다른 여자한테 갔더라고


 [헛웃음]


 (희재)  여자들은 다 똑같거든


 뭐, 액세서리 같은 거야, 나한테는


 (유미)  못됐다, 씨


 (금자)  그렇게 좋다고, 진짜 진심이라고


 이제야 첫사랑이  찾아왔다고 그랬던 인간이


 역시, 세상에 믿을 건  나밖에 없는 거 같아


 [유미의 한숨]


 (유미)  아니야, 아니야, 선배


 윤희재가  이, 상처받아서 그런 거 같아


 내가?


 (유미)  왜, 남자들 상처받으면  여자 바로 갈아타고 그러잖아, 맞지?


 [헛웃음 치며]  아니, 내가


 내가 왜 상처를 받아?


 내가 헤어지자고 그래서?


 (유미)  아, 에이그, 씨  선배가 먼저 찼구나, 어쩐지


 버리고 나니까 막 이렇게  나중에 막 생각나고 막 그래?


 이제 그만하려고, 애인도 있다는데


 내가 포기해야지


 여기요, 청주 두 병요


 (금자)  유미, 요새도 술 잘 못하지?


 그냥 몇 병에 뻑 가지?


 (유미)  어, 아, 근데


 그래도 오늘은 마실래요


 아, 아, 나 진짜 취하고 싶다


 야, 씨, 네가 사


 네가 내 이혼 소송  시시하다고 안 맡아 가지고


 나 쫄딱 망했잖아


 하찬호 건은 목숨 걸고 하더니만


 [유미의 비웃음]  야, 너 진짜


 황미라가 그러던데 너 졌다며


 [흥미로운 음악]  [유미의 코웃음]


 아이, 고소하다, 고소해  [유미의 웃음]


 야, 너 상대 변호사한테 완전 밟혔다며


 [유미가 연신 웃는다]  [희재의 기가 찬 웃음]


 (유미)  아이고, 배야


 [희재의 어이없는 웃음]  미안해, 나 안 웃으려...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그래  잊자, 옛날 일은


 (금자)  그래, 잊자, 유미, 원샷


 (유미)  원샷!


 [유미의 괴로운 신음]  (희재)  카, 자, 한 잔 더


 (유미)  어? 또, 또?


 (희재)  아, 우리 유미 잘 먹네


 [힘겨운 숨소리]


 [희재의 한숨]


 [희재가 술을 쪼르륵 따른다]


 쯧, 다시는 만나지 말자


 (금자)  아, 알았다고


 도대체 같은 말을  몇 번이나 하는 거야?


 (희재)  그래서 말인데


 내가 조금 취해서 하는 말인데


 [희재의 한숨]


 [한숨]


 뭔데?


 에이씨, 쯧


 [희재의 한숨]


 당신을 조금이라도  좋아하기는 했었냐고?


 [피식하며]  맞네, 그 질문


 (희재)  맞는다면?


 [술을 쪼르륵 따르며]  그게 지금 중요한가?


 중요하다면?


 당신이 섹시하긴 하지


 [웃으며]  아니, 그런 거 말고


 마음 말이야, 마음


 다시는 보지 말자면서


 (금자)  그게 지금 왜 중요한데?


 [한숨]


 내가 당신 마음이 궁금하거든


 아니, 어떻게 서정화를  하찬호한테 되돌려 놓을 수 있지?


 (희재)  그렇게 치를 떨며 싫어하는 사람을


 어떻게 다시 지옥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는 거냐고


 그렇게 잔인한 사람인가, 당신?


 그러는 당신은 마치


 서정화를 진심으로  위해 주는 사람 같네  [희재의 헛웃음]


 (금자)  하찬호 싫어서 하혜원이 민 거 아니야?


 내가 중요한 게 아니잖아  내가 질문한 거잖아


 잔인한 사람 맞아


 그 말이 듣고 싶었다면


 그때는


 단 한 순간도


 당신을 진심으로 대한 적이 없어


 [무거운 음악]


 그래?


 그래


 [헛웃음]


 (희재)  [술을 쪼르륵 따르며]  아니, 그럼 단 한 번이라도 누군가를


 진심으로 대했던 적은 있었던 건가?  [금자가 픽 웃는다]


 (금자)  질문이 너무 많은데?


 말해


 없어


 더 궁금한 건?


 그럼 뭐


 정금자라는 이름은 진짜야?


 가짜야


 돈 주고 지은 이름이야


 당신 인생에서 뭐  진짜라는 게 있긴 한 거야?


 지금 이 순간


 너를 보고 있는 나는 진짜지


 (금자)  과거의 나도, 미래의 나도  내가 아니야


 알겠어, 윤희재 씨?


 난


 과거의 나도, 미래의 나도, 나야


 (희재)  그게 당신과 나의 크나큰 차이지


 지금 현재만 사는 당신


 그거 불행한 거야


 당신이 버려


 [희재의 한숨]


 [애잔한 음악]


 (유미)  2차 갈 건데, 응? 2차 가야 되는데


 나 아직, 나 아직 멀었는...  아휴, 나, 아휴


 [잔잔한 음악이 연주된다]


 (이만)  저 5분만 쉬었다 할게요


 오셨어요? 어때요?


 (금자)  어떻게 이런 계약에 동의하신 겁니까?


 동의한 적은 없는데요


 (이만)  그냥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계약 기간 15년


 (금자)  이의를 제기하는 이가 없는 경우  같은 기간으로 자동 연장


 몇 살 때 계약하신 거죠?


 [웃으며]  잘 모르겠는데요, 왜...


 (금자)  고이만 씨가 미성년자일 때


 어머니가 고이만 씨  대리인으로 계약을 하셨고


 계약 자체가 일방적으로  어머니에게만 유리한 계약이라면


 민법 제 921조에 반해  무효인 계약으로 볼 수 있습니다


 네?


 그냥 계약 자체를  없던 일로 할 수도 있다는 얘기예요


 [한숨 쉬며]  그리고


 (금자)  수익 분배율이 과도하게  소속사에만 유리하게 돼 있고요


 더군다나 불공정하고


 비인격적인 조항은 너무 많습니다


 연애 금지, SNS 사용 금지, 규율 준수


 고이만 씨가 몇 살인데


 [어색한 웃음]


 고이만 씨 어머님이 난사람이네요


 - (이만) 네?  - 대단하신 분이라고요


 아들 가지고 제대로 장사하시는


 아, 근데 엄마가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에요


 엄마잖아요


 [한숨]


 고이만 씨


 어떻게 하고 싶으세요?


 벗어나고 싶죠


 (이만)  네, 벗어나고 싶어요


 그럼 제가 일단 어머니를 만나겠습니다


 (금자)  만나서 불공정한 계약서의 조항들을  수정할 수 있는지 보고


 안 되면 소송 가시죠?


 소, 소송...


 (이만 모)  누구시니?


 (이만)  엄, 엄마


 아니, 리허설 끝났으면 쉬어야지  뭐 하니?


 함부로 사람 들이지 말랬지?


 (매니저)  아, 죄송합니다


 (이만)  엄마, 저, 손님이에요


 - (이만 모) 손님?  - (이만) 네


 (이만 모)  손님 누구?


 누가 이렇게 무례하게  연주 전에 찾아와?


 응


 [긴장되는 음악]


 [이만 모의 한숨]


 이걸 왜 지금 네가 가지고 있니?


 (금자)  정금자 변호사입니다


 (이만 모)  변호사라...


 일 똑바로 못 해?


 오늘 공연 취소시켜


 (이만)  저, 엄마  그런 거, 그런 거 아니에요, 엄마


 (이만 모)  다들 내보내!


 (매니저)  이만아


 괜찮아? 봐 봐


 [이만이 흐느낀다]


 [한숨]


 가자


 [이만이 훌쩍거린다]


 변호사님


 저 소송할게요


 [무거운 음악]


 (지은)  [한숨 쉬며]  이대로 소송 진행해도 괜찮을까요?


 (금자)  쯧, 본인이 원하잖니


 고이만 씨가  소송을 버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지은)  연주만 하고 살아서 그런가?


 세상 물정을 도통 모르던데


 이제부터 알면 되지


 그게 어른이 되는 길이고


 보도 자료부터 뿌리자  충의 정금자, 이름 딱!


 (지은)  네


 (석구)  외환 차익, 이거 잘 처리해야 돼


 [노크 소리가 들린다]


 아, 네


 (석구)  어


 대표님께서 윤 변한테  내 팀 일 하나 주라는데


 씁, 뭐가 좋을까?


 아, 부 변


 부 변이 맡고 있는 거 중에서  하나 넘겨


 아, 그래, 그게 좋겠다


 아주아주


 요만한 걸로


 [문이 달칵 열린다]


 제가 모르는 뭐가 있죠?


 (현아)  아니면 윤 변호사님이  어소인 제 일을 맡을 리가 없는데


 뭐, 소송은 다 중요하죠


 뭔가 내려놓으신 느낌인데


 (희재)  어, 잠깐만


 (현아)  고이만 씨 매니지먼트사에서  의뢰한 건이네요


 저한테 티켓 준 지인이 연결해 줬는데


 공연 어떠셨어요?


 티켓은 감사했습니다


 (현아)  고이만 씨가 소송을 제기했어요


 [흥미로운 음악]  어머니를 상대로요


 이 사건 제가 맡죠


 (현아)  아무리 우리 의뢰인이지만


 이 계약서는 정말  뭐 하나라도 제대로 된 조항이 없네요


 소송으로 가면  무조건 우리한테 불리합니다


 그럼 합의?


 도와주시는 김에  하나만 더 부탁드리죠


 고이만 변호사 직접 만나서  저희 쪽 조건을 던져 보세요


 제가요?


 이번 일은 서류상으로는


 제가 드러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정금자 변호사님은 안 계신가요?


 (지은)  곧 들어오실 겁니다


 미리 약속 안 하고 와서 걱정했는데


 (현아)  저기 앉아서 기다리면 되죠?


 (지은)  차 한잔 드릴까요?


 물이면 오케이


 [문이 달칵 열린다]


 송&김 부현아 변호사입니다


 (금자)  네, 정금자입니다


 고이만 씨 변호사시죠?


 제가 왜 왔는지  말 안 해도 아시는 표정이신데요?


 송&김이라...


 (금자)  아휴, 징글징글하네


 뭐, 그런 게 있고


 근데 무슨 용건으로?


 (현아)  합의 보죠


 괜히 소송 가서  서로 시간 낭비하지 말고요


 한번 물면 안 놓으신다고


 그런 소문이 자자하시던데


 정말 그러신가 미리 확인도 할 겸


 [흥미로운 음악]


 (금자)  안 되고요


 하, 무리죠


 [금자의 부정하는 신음]  노, 노


 이게 제 대답인데


 이해하셨을까요?


 대답은 잘 들었습니다


 네, 뭐, 그럼 뭐  나가는 길은 아실 테고


 언론 플레이 하셨던데


 참 지저분하게 일하시네요


 기사도 참 자극적이고


 (현아)  엄마한테 20년 동안  학대받은 아들이라니요?


 변호사가 내는  공식적인 입장 표명 기사에


 그런 표현이라니


 사실이니까


 같은 변호사로서


 솔직히 창피했습니다


 조금 급을 올리시는 게  그렇게 어려우신가 해서


 그럼 법정에서 뵙죠


 [문이 달칵 닫힌다]


 (금자)  야, 지금 자기랑 나랑  급이 다르다고 한 거니?


 (지은)  네  [금자의 기가 찬 숨소리]


 좋네, 할 말 딱딱 하고


 고이만이 지금 어디 있니?


 호텔에 쭉 있을 겁니다


 연주회 다 취소했잖아요


 연락해, 지금 간다고


 네


 [문이 달칵 닫힌다]


 (TV 속 해설자)  갑자기 하늘에  비구름 떼가 몰려듭니다


 [TV에서 빗소리가 흘러나온다]


 [한숨]


 우박과 함께 내리는 비바람이  순식간에 초원을 집어삼킵니다


 (금자)  정신 차리세요, 힘드시겠지만


 (이만)  엄마는


 이제 제 전화도 안 받아요


 저, 저한테 가족은  엄마 하나밖에 없는데요


 고이만 씨


 (이만)  계약서 바꾸고, 엄마도 보고


 그러면 안 돼요?


 그런 방법은 없어요?


 엄마가 그냥 대표 같은 거 안 하고


 그냥 엄마만 하면 안 되는 거예요?


 다 혼란스러워요


 [한숨]


 연주 못 하는 것도  너무너무 힘들어요


 [이만이 흐느낀다]


 (금자)  잘 들어요, 고이만 씨


 [무거운 음악]


 당신


 예술가 이전에 인간이야


 엄마 아들이기도 하지만 어른이고


 당신이 권리를 주장하지 않으면  법은 당신을 도와주지 않아


 지금 당신은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거야


 인간이고


 어른이니까


 아무도 널 지켜 주지 않아


 스스로 살아남아야 돼


 [흐느낀다]


 [이만이 엉엉 운다]


 (이만 모)  이렇게 멋대로 약속도 없이


 역시 근본 없는 변호사다워


 어디 이름도 없는, 충?


 [비웃음]


 어떻게 그런 데를 찾아갔어


 고이만 씨가 얼마를 버는데  월 500입니까?


 어디 합의서라고 가져온 내용에  그런 근본 없는 조항이...


 이만이는 내 아들이에요


 내가 잘 알아


 이 정도로 만족할 거라는 거군요


 (금자)  근데 어쩌죠?


 저는 만족 못 하는데


 저는 이 계약 해지할 겁니다


 더 이상 고이만 씨가 이용당하지 않게


 당신이 뭔데?


 고이만 씨 대리인입니다


 그걸 몰라서 묻는 거 아니잖아요


 (금자)  아뇨, 모르시네요


 제가 뭘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전혀 모르시는 거 같아서


 내가 왜 이런 얘길  듣고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네


 당장 나가요


 [무거운 음악]


 앞으로


 뭐 하는 거야?


 이런 식으로 당신 아들을  대하지 못하게 하겠단 뜻입니다


 (금자)  당신이 소속사 대표든


 엄마든


 (기혁)  오해하실까 봐 하는 얘긴데


 제가 뭐, 이런 걸 갖고 왔다고 해서  희재 밑에서 일하는...


 어, 왔구나, 딴거는 아니고...


 (상미)  변호사님, 손님 와 계십니다


 (기혁)  어, 어, 그래, 뭐  아까부터 와 있더라, 어


 아니야, 오해하지 마  나 이거, 진짜 이거 갖다주러 온 거야


 야, 근데 그, 안에, 음...


 (유미)  안녕  [희재의 탄식]


 [희재의 한숨]


 (희재)  유미야


 내가 정말 바쁘거든


 (유미)  우리가 다시 만난 게


 우연은 아닌 거 같더라고


 [한숨]


 이것 좀 봐 줘라


 우리 회사 투자 내역인데  자문 좀 받자


 [한숨]


 우리 술도 같이 마신 사이잖아


 (희재)  유미야, 내가 저번에 말했지만


 정말 훌륭한 변호사분들이  많이 계시거든


 내가 정말로  여기에 신경을 쓸 여력이 안 돼


 변호사 누구?


 (유미)  아, 그럼 소개를 시켜 주든가


 (기혁)  안녕하십니까?  [문이 달칵 닫힌다]


 [경쾌한 음악]  송&김의 에이스 변호사 가기혁입니다


 아, 제가 우리 희재 연수원 동기고요


 우리 희재의 동창분을 이렇게 만나다니


 그렇다면 우리는 셋 다 친구?


 [기혁의 웃음]


 [함께 웃는다]


 변호사요?


 아, 이거인가요, 자료?


 (기혁)  제가 모시겠습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 네, 그러죠  - (기혁) 네


 - (기혁) 어어, 제가 하겠습니다  - (유미) 아


 (기혁)  가시죠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기혁)  [웃으며]  얘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근데 이렇게 또 실제로 뵈니까  더 아름다우시네요


 [유미의 웃음]


 아, 제 얘기를 많이 했다고요?


 에이, 설마요


 (유미)  나 솔직히 희재랑 별로 안 친해요


 [웃으며]  저도 별로 안 친합니다  원체 성격이...


 삐뚤어졌죠


 맞아요, 그거예요


 (기혁)  아니, 근데 여자들은  희재를 참 많이 따라요


 아니, 일중독에 가까운 애가  뭐가 좋다고


 만나지도 못하는데


 아, 맞는다


 희선 선배도 그랬어요


 (유미)  뭐, 남자 인성 안 본다고


 뭐, 그만큼 희재가 겉만 이렇게  때깔 나는 거 아니겠어요?


 희선 선배요?


 고등학교 동문인데  잠깐 만났다가 지금은 끝났대요, 끝


 아


 (기혁)  그 빨래방 여자가 희선 선배인가?


 아, 그래요, 맞아, 맞아  그렇게 얘기했던 거 같아요


 [웃으며]  좀 헷갈리네


 빨, 빨래방 여자가 누군데요?


 윤 변의 운명의 여자요


 에이, 운명까지냐, 무슨!


 (유미)  씁, 그게 희선 선배인가?


 자기가 안 이뻐서 찼다던데?


 누, 누가요?


 희선 선배 이쁜데


 [웃음]


 아니, 갑자기 궁금해지네


 (기혁)  아니, 혹시 사진 같은 거 있어요?


 (유미)  아휴, 내가 뻥치는 거 같아?  아, 보여 줘?


 참, 미치겠네  [기혁의 웃음]


 잠깐만, 여기 어디 있을 텐데


 아, 여기 있다


 아, 그리고 희선 선배가 찼대요  희재가 아니라, 봐


 (기혁)  어?


 [익살스러운 음악]  [기혁의 놀라는 신음]


 (유미)  왜요? 이뻐서요?


 [놀라는 신음]


 (기혁)  [말을 더듬으며]  이 여자가 정말 희선 선배예요?


 희재랑 사귀었고요?


 그렇다니까요


 우와, 대박


 [지은의 개운한 신음]


 근데 고이만 건도 있는데  수육 하나 시키죠


 응, 당신 좋을 대로


 (지은)  사장님, 여기 수육 하나요


 (사장)  네


 (지은)  그런데 말입니다


 송&김에서 왜 윤 변호사님이 아닌


 부현아 변호사가  이번 사건을 맡았을까요?


 아직 파트너는 아니시던데


 그렇게 능력이 뛰어나신가?


 - 왜요?  - 이상하지?


 그러니까요


 (지은)  그 이상하다는 말을  제가 지금 드리고 있는 거거든요


 [한숨]


 누구보다 고이만을  잘 아는 게 윤희재거든


 그래서 안 맡으셨나?


 (지은)  너무 잘 알면 또 이렇게...


 [통화 연결음]


 (금자)  네, 고이만 씨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음, 뭐 좀 하나 물어보려 그러는데


 충에 처음 오셨을 때  어떻게 오신 겁니까?


 혹시 누구 소개 같은 거  받고 오신 거예요?


 (이만)  미노요


 미노요?


 미노


 거기 지금 어디입니까?  저 좀 만나시죠


 (이만)  오늘은 그냥 저를 내버려 두시죠  [통화 종료음]


 고이만 씨, 고이...


 [통화 연결음]  [지은의 한숨]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


 [흥미로운 음악]


 연애 금지, SNS 사용 금지


 이런 게 왜 있다고 생각하니?


 연애 금지하려고?


 그러니까


 그게 왜?


 왓?


 (지은)  와, 와, 그래서! 와  [금자의 탄성]


 - (지은) 와, 자...  - (금자) 아까 전화할 때


 음악 소리 좀 야리꾸리...


 (지은)  와, 조금, 아...


 한국 왔을 때 고이만이 자주 가는  카페나 클럽 같은 곳 모르지?


 윤희재 변호사님은 아실 텐데요


 와!


 (지은)  와, 그래서


 와, 진짜...


 [한숨]


 아, 그거까지 어떻게 알아요?


 (미노)  막 그렇게 친하진 않아요


 [미노가 손가락을 딱 튀긴다]


 하, 누님


 서울에 그런 바가  수십 개예요, 못 찾아


 [금자의 한숨]


 [지은의 한숨]


 - (금자) 계속 안 받니?  - (지은) 네


 (금자)  아, 대리 아저씨는  또 왜 이렇게 안 오는 거야?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희재)  고이만 씨?


 (이만)  어?


 누, 누구세요?


 기억을 못 하시는 것 같은데


 저


 팬입니다


 아, 팬


 송&김이네요?


 언제까지 이렇게 버티실 수 있겠어요?


 (희재)  소송하시면


 1년이 걸릴지  2년이 걸릴지 모릅니다


 [한숨]


 그렇게 오래요?


 상대가 송&김이니까요


 (희재)  그 몇 년 동안  한국에 왔다 갔다 하시면서


 투어는 엉망이 될 테고


 그 절망감에 슬럼프가 올 수도 있죠


 워낙 연주에는  완벽주의자이시니까요


 [이만의 한숨]


 앞으로 해외 투어 일정도  계속 잡혀 계시던데


 미래의 모든 커리어를  포기할 수 있으시겠어요?


 그러면요?


 제가 뭘 어떻게 해야 되는데요?


 지금으로서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을 드리죠


 (희재)  합의서입니다


 지금까지처럼 모든 제반 비용은  회사에서 댈 겁니다


 그리고 월급 형태로 월 500


 적습니까?


 아니요, 아니요


 전 돈 같은 건 상관없어요


 아, 전 그냥  연, 연주만 할 수 있으면 돼요


 고이만 씨의 컨디션을  최우선으로 할 겁니다


 스케줄 관리할 수 있는 매니저


 직접 뽑으셔도 됩니다


 정말요?


 진짜 그게 가능해요?


 "송&김"


 안 됩니다


 (이만 모)  이만이 스케줄 관리는 제가 합니다


 포기하십시오


 이봐요, 윤 변호사


 (희재)  고이만 씨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아십니까?


 (이만 모)  걔는 돈도 아무것도 필요 없고  연주만 하면 되는 애예요


 거기에 자유


 [긴장되는 음악]  (희재)  고이만 씨


 어머니가 둥지이자  감옥이라는 걸 이제 압니다


 앞으로 계속 벗어나려고 할 텐데


 대표님 품에서  영원히 날아가 버리기 전에


 숨 쉴 구멍을 만들어 주세요


 선택하시라는 거 아닙니다


 무조건입니다


 [한숨]


 그리고


 연애 금지 조항 삭제


 (희재)  고이만 씨 인생에서  두 번째로 중요한 거죠


 연주 다음으로


 네


 맞아요, 네, 맞아요


 이제부터 아무것도 숨기거나  속이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저 고이만 씨


 있는 그대로 살아가시면 됩니다


 [울먹인다]


 고마워요


 (이만)  진짜 고마워, 고마워


 윤희재는 이미 만났겠고


 자기랑 사귀자고 꼬시진 않았겠지?


 변호사님하고  똑같은 방법을 쓰시진 않을 듯요


 [휴대전화 벨 소리]  [혀를 쯧 찬다]


 (금자)  고이만 씨


 [흥미로운 음악]


 다시 한번 생각을 해 보세요


 고이만 씨  이대로 포기하시면 안 됩니다


 (이만)  아니요, 아니요


 아, 아니, 아니에요


 뭐가 아니라는 겁니까!


 고이만 씨


 어떤 감언이설에  속아 넘어가셨는지 모르겠지만요


 (금자)  그건 고이만 씨를 위한 게 아니에요!


 저를 위한 게 어떤 건지


 (이만)  그거 생각해서 이래요


 그리고 상대가 송&김이잖아요


 소송 취하해 주십시오


 (이만)  아, 그동안 정말 감사했어요


 (이만)  그럼 안녕히 계세요


 고이만 씨? 고이, 고이...


 [무거운 음악]


 (금자)  [한숨 쉬며]  고이만...


 나야, 어디야, 지금?


 [문이 달칵 여닫힌다]


 '나야, 어디야, 지금?'


 [희재가 피식한다]  고이만 어떻게 된 거야?


 어떻게 된 걸까?


 도대체 뭘 어떻게 한 거냐고


 대충 알지 않아?


 대충 말고 정확히!


 난 고이만이 원하는 걸 본 거고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걸 본 거지  [무거운 음악]


 (희재)  몇 년의 소송이  고이만을 얼마나 망가트릴지


 생각이나 해 봤어?


 그걸 내가 생각해야 해?


 [코웃음]


 생각해야지


 생각을 안 하니까 이렇게


 (희재)  지는 거야


 소송을 하게 했어야 해


 (금자)  몇 년의 소송이라도  그동안 망가지더라도


 그래서 연주를 못 하게 되더라도


 이 시간을 견디게 했어야 된다고


 뭐, 왜, 뭐?


 당신 돈 벌게 해 주려고?


 아휴, 우리 이러는 거  정말 닭살이지 않니?


 (희재)  고이만을 진정으로 위하는 사람은  여기 없는 거 같은데


 들어왔다 갈래? 커피?


 라면은 없다


 [탄성]  [신나는 음악]


 [금자의 비명]


 (금자)  으아, 윤희재


 이런 개 씨다 새끼, 아이씨


 치사한 새끼, 뭐?  소송을 하면 더...


 이런 치사한 새끼  [탁 발길질한다]


 이런 개쌍놈의 새끼


 아유! 결국은 송&김


 송&김, 송&김!


 [휴대전화 벨 소리]


 네, 정금자입니다


 송&김요?


 [희재의 들뜬 신음]


 (희재)  좋은 아침입니다


 (상미)  네, 밤새 뭐 좋은 일 있으셨나 봐요?


 오전 9시에 파트너 변호사님들  회의 있습니다


 오케이


 [경쾌한 음악]


 (변호사)  안녕하세요, 윤 변호사님


 [문이 달칵 열린다]


 (비서)  대표님 오십니다


 (필중)  아, 오늘 파트너 변호사들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여러분들에게  소개시켜 드릴 사람이 있습니다


 송&김 파트너 변호사로


 제가 아주 유능한 분을  한 분 모셨습니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필중)  정금자 변호사님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정금자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흥미진진한 음악]


 [반짝이는 효과음]


 (필중)  아무도 하고 싶지 않지만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사건들이 있지


 (석구)  H팀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카드 인식음]


 (공 변)  여기는 송&김의 역사죠


 (금자)  변호사가 아니라  청소부가 필요하신가 본데


 (기혁)  야, 우리가 정말 같이 일하는 거야?


 정금자랑 너랑 나랑?


 (금자)  봤냐? 좋아 죽는 거?


 (희재)  양아치 뒤치다꺼리나 해 주던  길거리 변호사가 팀장?


 (희재)  이럴 줄 몰랐어?


 우리 관계 언제든 들킬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았어야지


 우리 사이가 뭔데?






.하이에나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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