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This Blog



  하이에나 5



 (비서1)  대표님 오십니다


 (필중)  아, 오늘 파트너 변호사들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여러분들에게  소개시켜 드릴 사람이 있습니다


 송&김 파트너 변호사로


 제가 아주 유능한 분을  한 분 모셨습니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필중)  정금자 변호사님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정금자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한숨]


 [흥미로운 음악]


 정금자 씨?


 (금자)  네?


 "송&김"


 [카드 인식음]


 [엘리베이터 도착음]


 [문이 드르륵 열린다]


 [엘리베이터 도착음]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공 변)  어서 오세요


 전화드렸던 공현국입니다


 (공 변)  여기


 (금자)  '송&김 파트너 변호사'?


 여긴 처음이시죠?


 네


 (공 변)  처음 오신 분들은


 분위기에 많이 놀라십니다


 여긴 단순한 공간이 아니에요


 송&김의 역사죠


 [한숨]


 그렇군요


 (금자)  근데 송&김의 역사를  자랑이나 하시려고


 절 찾으신 건 아니실 테고


 (공 변)  정금자 씨


 그동안 정 변호사님의 활약을  잘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하찬호 이혼 소송부터  돈&돈 저축은행 스캔들까지


 감탄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공 변이 잔을 툭 내려놓는다]


 어떠세요?


 저희하고 좀 더 큰 무대에  서 보시는 게


 조건은요?


 [흥미로운 음악]


 (금자)  생각할 시간을 좀 주시죠


 너무 갑작스러운 제안이라


 (공 변)  정금자 씨


 제가 좋아하는 영화에


 이런 대사가 있습니다


 [영어]  그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지


 [무거운 음악]


 [한국어]  보세요


 뒷조사를 하셨네요?


 (공 변)  불광동 양아치 사건은  변호사 영구 제명도 가능하겠던데요?


 [흥미로운 음악]  - 살인 미수라  - (금자) 정당방위였죠


 판사도 그렇게 생각해 줄까요?


 원활한 합의였고


 협박한 게 아니고?


 협박은 그쪽에서 하고 계시네요


 아, 이런  [웃음]


 이거 왜 내가 당하는 기분이 들까?


 변호사가 아니라  청소부가 필요하신가 본데


 잘못 찾으셨어요  전 회사 체질이 아니라


 선택해요


 (공 변)  삼류 변호사로 영구 제명 당할 건지


 일류 로펌에서 새롭게 태어날 건지


 [우두둑 소리가 난다]  [공 변의 시원한 신음]


 [무거운 음악]


 [문이 드르륵 열린다]


 (필중)  만나 보니 어때?


 (공 변)  정금자가 적임자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윤희재가 담당한 D&T 건


 내사가 진행되고 있어


 H팀이 맡아야 할 거 같아


 (필중)  이건 책임자가 필요한 사고야


 파격이 필요하신 거군요


 [무거운 음악]


 (공 변)  그렇다고  [공 변의 한숨]


 제 자리를 저런 사람에게...


 변화가 좀 필요해서


 (필중)  옛날에 비해 똑똑한 놈들은 많은데  쓸 만한 놈들이 없어


 다들 고속 도로만 달려 본 놈들이라


 비포장길은 쳐다보지도 않아


 송&김을 위해  자기들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


 자기들을 위해  송&김이 존재했던 것처럼


 [옅은 한숨]


 평화롭고 잔잔해


 (공 변)  그래서 메기를 풀어놓으실  생각이신가 봅니다


 이제 미꾸라지들이 긴장 좀 하겠지


 (필중)  쓰다가 언제 버려도 이상하지 않을


 그런 사람이 필요해


 (공 변)  제가 하던 걸  정금자가 이어갈 수 있을까요?


 [필중의 한숨]


 (필중)  현국아


 갔다 와


 길어야 3년이다


 알겠습니다


 [흥미로운 음악]  (공 변)  선택해요


 삼류 변호사로 영구 제명 당할 건지


 일류 로펌에서 새롭게 태어날 건지


 [휴대전화 진동음]


 - (금자) 어, 지은  - 어떠셨습니까?


 우리 옷 준비해야겠다


 (지은)  제안이 괜찮았나 봐요?


 완전 죽여


 송&김에서 뼈를 묻으라는 거 같던데


 무난하면서 튀는 걸로 고르겠습니다


 파파부티크에서 대여하자


 환영합니다, 정금자 변호사님


 (석구)  지금까지의 파트별 매출액을 살펴보면


 자문 파트에서 500개  그리고 송무 파트에서 360개


 국제 중재에서 250개 했습니다


 (필중)  송무 파트에서  좀 더 분발해 줘야겠어요


 건설, 부동산에서 부진하니까  송무 파트에 영향을 준 것 같고


 아, 우리 펌의  작년 총 매출은 4,000억


 뭐, 재작년이랑 비슷합니다


 문제는 점유율


 [흥미로운 음악]  10대 로펌 안에서의 점유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어요, 40%대로


 점유율을 올리는 건 역시나  클라이언트 유치가 관건 아닌가?


 EP들은 영업에서  좀 더 힘을 써 줬으면 좋겠고


 클라이언트 관리에 실패한 EP들은  옷 벗을 각오 하고


 [변호사들의 옅은 헛기침]


 그럼 오늘은 여기서 회의를 끝낼까요?


 아, 정 변호사는 저 좀 잠깐 보실까요?


 [의미심장한 음악]


 [변호사들의 한숨]


 [변호사들이 숙덕거린다]


 [한숨]


 (필중)  아, 드시죠


 아, 우리가


 이, 정식으로 인사한 적은 없죠?


 네, 아마도


 요즘 정 변 얘기를 많이 들었더니  알던 사이 같아서


 그러셨겠죠


 저에 대해서 아주 많이 조사하셨던데?


 고마워요, 송&김을 선택해 줘서


 고마우시면 부탁 하나 드려도 될까요?


 사건을 맡는 대신  제 과거 자료는 저한테 넘겨주시죠


 (금자)  원본은 삭제해 주시고요


 다른 누가 또 볼까, 제 발이 저리네요


 좋아요, 단


 정 변이 송&김 식구다 싶을 때 그러죠


 (금자)  근데 왜 하필 저인가요?


 여기 송&김에는  일류급 변호사들이 차고 넘칠 텐데?


 (필중)  아, 정 변호사는  우리 변호사들과 결이 다르니까


 지금은 정 변의 방법이 필요하고


 칭찬이시죠?


 아마도요


 [웃음]


 이거 정 변이 맡을 사건입니다


 핀테크 스타트업 D&T  대표는 손진수


 (필중)  아, 상장을 준비 중인 회사입니다


 상장 자문 건은 아니실 테고요


 검경이 D&T 내사에 들어갔다는  정보가 있어요


 (필중)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이 회사의 상장이  무리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긴장되는 음악]


 그렇게 해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금자)  그럼


 (필중)  아, 단


 기존의 상장 준비 팀과  협업을 하셔야 할 겁니다


 담당 팀장이 윤희재 변호사예요


 윤 변호사는 이미 잘 알고 계실 테고


 송 대표님


 저는 저만의 설계와 스타일이 있습니다


 팀 작업은 다른 얘기예요


 팀이 필요 없다는 얘긴가요?


 죄송합니다  혼자가 편하다는 얘깁니다


 필요할 텐데요


 필요하면 팀은 제가 꾸리죠


 [입소리를 쯧 낸다]


 (필중)  아, D&T 문제는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팀을 받든 안 받든  윤 변의 도움 없이는 일이 안될 겁니다


 참고하겠습니다


 하나씩 풀어 가죠


 그래서 저를 스카우트하신 걸 테고


 그래요, 그럼


 이제 정 변이 팀장이고  책임져야 하니까


 (필중)  과정이 어땠든  송&김 변호사는 결과로만 말합니다


 알겠습니다


 (석구)  정금자라니요? 대표님


 저희 펌에서 파트너 되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그런 변호사를


 더군다나 CP도 아니고 EP라니요?


 아무리 변호사 영입하는 건  대표님 고유 권한이시지만


 이건 좀 너무하신 인사입니다


 뭐?


 네?


 자네 지금 뭐라고 했나?


 아니, 그게, 좀  너무 갑작스러워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잊었어?


 (필중)  하찬호 이혼 소송을 이긴 변호사야


 상대방 변호사였는데도


 하찬호 대표가  개인 변호사로 둘 만큼 실력도 있고!


 하 회장 고희연 사태를 잊었나?


 하혜원에게 줄을 서다가  이슘을 거의 날릴 뻔했어


 정금자의 충이  그나마 영세한 곳이기 때문에


 그나마 다시 이슘을 돌려놓은 거지


 그래도 송&김 기준엔  부합하지 않습니다


 (석구)  저희 펌 변호사들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가만히 있지 않으면?


 [난감한 숨소리]


 [필중이 입소리를 쯧 낸다]


 [필중의 한숨]


 [무거운 음악]


 (필중)  아무도 하고 싶지 않지만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사건들이 있지


 설마 H팀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정금자 변호사가  적임자라고 생각하는데, 난


 뭐, 더 할 말 있나?


 대표님 뜻이 그러하시다면...


 나가 봐


 네


 [석구의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기혁)  아, 이게 무슨 짓이냐  정금자 변호사라니!


 [기혁의 한숨]


 (기혁)  아니, 여기저기서  수군대고 난리야, 어?


 파트너 회의에서 소개했다며  정금자 변호사가 EP로 왔다고!


 [기혁의 한숨]


 아니, 도대체 대표님은  무슨 생각이신 거야?


 설마 이런 건가?


 적으로 두기엔 너무 아까우니까  그냥 아예 옆에 두고 있자, 이거야?


 뭐가 아까워?


 정금자가 뭐라고


 정금자가 뭐냐니! 너랑...


 [익살스러운 음악]


 [기혁의 놀라는 신음]


 (유미)  왜요? 이뻐서요?


 (기혁)  [말을 더듬으며]  이 여자가 정말 희선 선배예요?


 희재랑 사귀었고요?


 나랑 뭐?


 (기혁)  너랑 뭐, 그렇게 좋은 사이는  아니다 이거지


 나하고도 그렇고


 아니, 근데  너는 진짜 아무렇지도 않아?


 야, 회사가 이렇게 들썩이는데  넌 왜 이렇게 차분해?


 그럼 뭐, 대표 찾아가서  왜 영입했냐고 따져?


 그럴 수는 없지, 어떻게 대표님한테


 아니, 근본도 없이 길바닥에서  변호사질해서 먹고사는 인간


 우리 펌이랑 수준 안 맞으니까  내보내라 그래?


 (희재)  그럴까, 기혁아?


 어!


 [흥미로운 음악]


 [못마땅한 신음]


 [반짝이는 효과음]


 [코웃음]


 봤냐, 좋아 죽는 거?


 그냥 죽을 것 같은 표정은 봤습니다


 [희재의 한숨]  (기혁)  진짜 너희 전생에 뭐 있나 보다, 어?


 그냥 일만 하던 상대방 변호사가  이렇게 사무실 이웃사촌도 되고


 [휴대전화 진동음]  [희재의 한숨]


 아휴, 진짜 때리는 줄 알았네


 [한숨]


 (지은)  힘드시겠습니다, 매일 마주치니까  [금자의 한숨]


 앞으로 복도 쪽 블라인드는  올리지 말자


 (지은)  어떻게 이렇게 딱 맞은편에...


 [밝은 음악]  [지은의 탄성]


 [지은의 신난 신음]


 (금자)  좋냐?


 우아, 천장 보십시오  4m는 되겠습니다


 먼지 하나 없습니다


 거, 쯧, 빈티 좀 내지 말고  이거 좀 조사해 봐


 D&T 대표 성향, 회사 자료 싹 다


 (금자)  이건 뭐냐?


 (지은)  아, 동기들이 주더라고요


 - (금자) 동기?  - (지은) 아, 여기 비서들요


 (지은)  우리 등기소 동기거든요


 등기소 앞에서 자주 만나서  그렇게 붙였어요, 모임도 갖고


 좋은 라인이다


 [지은의 웃음]


 (지은)  상사 씹는 모임입니다


 역시 씹는 건 쫄깃해야 제격이죠


 그래서 더 돈독하고요


 [지은의 멋쩍은 신음]


 금자 님, 황금의 제국에 들어오신  소감이 어떠십니까?


 말해 뭐 해?


 카, 설렌다


 잘 털어먹어 보자고


 네


 그리고 D&T 사건 담당했던  윤희재 팀원들


 인적 사항 샅샅이 알아봐


 - (지은) 샅샅이  - (금자) 샅샅이


 (지은)  오케이


 [금자의 만족스러운 신음]


 [환호성]


 D&T 상장 건을 같이 하라고요?  정금자랑요?


 (희재)  대표님, D&T 법률 자문  거의 끝났습니다


 정 변호사 필요 없어요


 필요하고 말고는 내가 결정해


 - 대표님  - (필중) 아니면


 그대로 정 변한테 넘겨줄 텐가?  [희재의 한숨]


 (필중)  법률 자문이 거의 끝났으면  자네가 할 일이 없겠는데?


 이번만큼은 어떤 말씀을 하셔도  넘길 수 없습니다


 제 고객이고  제가 준비해 온 사건입니다


 그러니까 협업을 하라는 거 아닌가?


 대표님, 정금자입니다


 그게 왜!


 [희재의 한숨]


 특별히 정금자라서 안 되는 이유는?


 [한숨]


 (필중)  상대방 변호사였기 때문에?


 [한숨]


 네가 알 수 없는 방법으로  너를 이겨서?


 [한숨]


 네가 못 하는 걸  정 변은 할 수가 있어


 아, 정 변은 D&T 내사에 관한  사건을 담당할 거야


 자네는 상장을 준비하고  그렇게 하면 돼


 [무거운 음악]  제 고객의 반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셔도


 가만히 있었습니다


 (희재)  초심으로 돌아가서 생각해 봤습니다


 제가 왜 처음  변호사를 선택하게 됐는지


 송&김이 아니었다면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이 회사였고  대표님이 계셨으니까


 제가 변호사를 선택하게 된 겁니다


 (희재)  이 나라는 금융 자본이 움직이지만  그 뒤에는 변호사가 있으니까요


 그냥 변호사가 아닌


 송&김 변호사가


 사표를 쓰는 한이 있어도  정 변호사와 함께 일할 수 없습니다


 (희재)  그런 변호사 필요 없습니다


 저한테도 이 회사에도


 (필중)  희재야


 [희재의 한숨]


 너 정금자 잡고 싶지?


 여기서도 못 잡는데


 나가서 잡을 수 있겠냐?


 [한숨]


 실례하겠습니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지은)  부현아 변호사님, 어소 6년 차시고요  [금자가 호응한다]


 여자 윤희재로 불리는 변호사입니다


 최연소 여자 파트너가 될 유망주세요


 전공은?


 기업 상장 등 M&A 자문을  주로 진행했던 변호사입니다


 [경쾌한 음악]  (지은)  한서기업 둘째 딸이고요


 [현아가 말한다]  반금수저죠


 겉으로는 청담동 며느릿감인데


 본인은 정의감으로


 돈 안 되는 국선 변호 사건을  자발적으로 맡는


 괴짜 같은 면도 있습니다


 [현아가 다그친다]  송&김의 돈키호테죠


 (지은)  D&T 상장 건에서는


 증권 신고서 총괄 준비 및 작성을  맡고 계십니다


 (금자)  다음


 (지은)  김창욱 변호사님


 파트너 변호사시고요  형사 전문 담당이십니다


 백전 무패의 승률을 가지고 계세요


 백전 무패라고?


 (지은)  사내 정치엔 관심 없고


 묵묵히 자기 일만 하는  은둔형 천재 스타일...


 인데요


 본업은 따로 있다고


 (지은)  혼자 딸을 키우고 계십니다


 D&T 건에선 투자 설명서 검토와


 전반적인 전략 컨설팅 담당을  하고 계십니다


 음, 패스


 자


 (지은)  마지막으로 가기혁 변호사님이십니다


 윤희재 변호사님과  팀 작업을 많이 하시는데


 씁, 전공은 세법이지만  딱히 뭐, 실적이 아직...


 그래도 뭐  뭔가 특기 사항이 있을 텐데?


 (지은)  아주 정보통이시랍니다


 정보통이라고?


 얼마나?


 사통팔달?


 (지은)  모르는 일이 없고  모르는 사람이 없답니다


 [휴대전화 조작음]  D&T 건에서는 특허권 권리 분석과


 보호 전략 자문을 맡고 계십니다


 (지은)  자, 한마디로


 윤 변 팀 없이는  D&T 사건 진행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금자의 한숨]


 (금자)  저 팀 없이는 어렵다, 이 말임?


 (지은)  네


 아, 윤희재


 씁, 요거 요거 어떡하지?


 [개 짖는 소리가 들린다]


 (희재)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희재의 한숨]


 (금자)  의외네?


 여기로 부를 생각을 다 하고?


 [희재의 코웃음]


 (희재)  추억 돋잖아, 새록새록


 첫 출근이라 기분 째지셨을 텐데  그 소감도 좀 듣고 싶고


 [피식 웃는다]  뭐, 축하 파티야?


 [희재가 피식 웃는다]  축하를 해 줘야 하나?


 아, 축하를 받을 만한 일이긴 하구나


 (희재)  이렇게 제대로 된 로펌에서  일해 본 적 없었잖아?


 그러니까


 뭐, 제대로 된 로펌인지는 모르겠지만


 돈으로 발라 놨긴 했더라


 (금자)  그림이며 가구며  전등까지 아주 그냥...


 (희재)  그럼 좀 정신없었겠다


 돈이라면 환장하잖아?


 이거 좋아하지 않았었나?


 왜, 그땐 아주 박식하게  와인 애호가인 척했었잖아


 뭐, 다큐도 보고  서적도 좀 찾아 읽었으니까


 그랬겠지


 그게 정금자니까


 빙빙 돌리지 말고 하고 싶은 얘기를 해


 들어주러 온 거니까


 [흥미로운 음악]


 [한숨 쉬며]  원래 목적이 송&김이었어?


 [기가 찬 신음]


 그거 때문에 나한테 접근한 거야?


 (금자)  아, 잠깐, 잠깐, 잠깐


 지금 우리가 여기서  옛날얘기를 구질구질하게 해야 되나?


 그럼 지금 얘기를 해 보자고


 왜 지금 당신이 내 눈앞에 있는지


 아, 그거야 당신이 불러내서...


 어떻게 당신이 우리 회사에 왔는지를  묻고 있는 거잖아


 내가 있는데 어떻게 당신이


 이미 지나간 일이니까


 당신과 나 사이는


 [어이없는 웃음]


 얼마나 인간이 뻔뻔해질 수 있는지  뭐, 그런 강의 듣고 다니시나?


 음, 좀 들었어


 3개월짜리 코스 있는데 소개시켜 줘?


 [헛웃음]  됐고


 (금자)  이렇게 우리 두 사람만  따로 만나지 않으면


 위험할 일도 없을 텐데


 알긴 아나 보지?


 얼마나 무모한 짓을 벌인 건지?


 [한숨]


 무모한 짓이라


 대표랑 어떤 딜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이 그만둬


 (희재)  여기가 얼마나 당신과 어울리지 않는지  아직도 모르겠어?


 괜히 용쓰지 말고 나가라고


 지금 내 걱정을 해 주는 거야  아니면 당신 걱정을 하는 거야?


 (금자)  아, D&T 건 때문에 그래?


 (희재)  D&T?


 [웃으며]  D&T?


 그건 생각도 하지 마  같이 못 하니까


 같이? 착각하지 마


 내가 원하는 건  그냥 당신이 빠지는 거야


 [한숨]


 넌 진짜 내가 무섭지 않구나?


 그건 내 고객이고  내가 담당하는 회사라고


 그러니까 당신이  대표한테 얘기 좀 잘해 봐


 같이 못 하겠다고, 응?


 똑같은 얘기를 당신이 하면 되겠네


 [손가락을 딱 튀기며]  멘트 좋다, 그거


 [한숨]


 여기는 네가 살던 세상이 아니야


 (희재)  어쩌다 하찬호 한번 엮어서  겉멋이 들었나 본데


 이제 정신 좀 차리지?


 왜?


 내가 검정고시 출신이라서?


 [한숨]


 [무거운 음악]  (금자)  당신처럼 학벌도 없고 인맥도 없고


 그래서 사는 세상이 다르다?


 그딴 건 상관없고


 네가 쓰는 방식이 쓰레기라서


 [한숨]


 (희재)  뭐, 느껴지는 거 없어?


 그렇게 옛날 일도 아니잖아?


 [한숨]


 내가 좀 미안했다고 하면은


 마음이 좀 편해지겠니?


 [어이없는 웃음]


 (금자)  아니면 지금이라도 다 폭로해


 나한테 속아서 정보 넘겼다고


 그렇게 해, 그럼


 뭐?


 그럴 자신도 없지?


 그렇게 떨어져 나가면  당신 갈 곳도 없으니까


 (금자)  왜, 어디 내가 사는 곳으로  한번 와 보지 그래?


 보여 줄 게 아주 많은데


 충고 하나 할까?


 다 안다고 생각하지 마, 나에 대해서!


 나도 충고 하나 할까?


 옆머리 눌렸어, 너


 (희재)  씨


 (금자)  그리고 나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너에 대해서 많이 알아


 [무거운 음악]


 이거 내가 좋아하는 거 아니야  당신이 좋아했던 거지


 [금자의 한숨]


 [짜증 섞인 신음]


 [희재의 한숨]


 [헛웃음]


 (변호사1)  축하드립니다


 - (변호사2) 윤 변 축하해  - (변호사3) 축하해


 축하드립니다, 변호사님


 [사람들이 저마다 축하한다]


 [박수 소리가 들린다]


 윤 변, 너는 어떻게  자꾸 이렇게 날개를 다는 거니? 어?


 날개? 무슨 말이야?


 몰라?


 모르네?


 아니, 아버지한테 연락 안 받았어?


 대법관 임명되셨대


 (기혁)  와, 이건 뭐, 집안이 그냥...


 아니, 조부는 대법원장 출신이고  아버지는 대법관


 형님도 조만간 부장 판사 달면


 이건 뭐, 집안 자체가  명문 판사 집안...


 아휴, 쯧, 우리 윤 변만  미운 오리 새끼 되는 건가?  [통화 연결음]


 미운 오리 새끼?


 (희재)  이 새끼가, 씨


 [안내 음성]  고객님이 통화 중이어서  음성 사서함으로...


 (기혁)  바쁘신가 보다, 그러시겠지


 여기저기서 축하 전화 받고  난리도 아닐 텐데


 [한숨]


 (희재)  일단 들어와 봐


 (기혁)  나? 나 왜?


 [문이 달칵 닫힌다]


 (기혁)  [어이없이 웃으며]  아니


 D&T 건?


 그거 우리가  이미 준비 끝내 놓은 거잖아


 (희재)  아, 상장은  우리가 진행시킨 대로 하는데...


 (기혁)  그런데?


 아, D&T가 뭐가 문제가 있다고  다른 변호사를 붙여...


 설마 그게 정금자야?


 [한숨]


 [흥미로운 음악]  우아


 (기혁)  [헛웃음 치며]  우아, 정말? 우아


 [기혁의 한숨]


 아, 오랑우탄이냐?  그 '우아, 우아'만 하지 말고


 아니, 그럼 여기서 무슨 말을 해?


 (기혁)  야, 우리가 정말 같이 일하는 거야?


 정금자랑 너랑 나랑?


 아니


 아니지? 그렇지?


 아이씨, 어떻게 같이 일을 하냐?


 이게 말이 되니?


 근데 협업을 안 하면 정금자한테  D&T가 그대로 넘어갈 수도 있어


 (기혁)  야, 그건 아니지


 아니, 이게 말이 돼?


 또 고객을 뺏겨?  이게 한두 번이야?


 운영 위원 회의에  정식으로 건의해 보지 그래?


 내부 절차지만 EP들 임명은  운영 위원 회의에서 결정을 해 왔고


 아무리 대표님이 영입하셨다지만


 이런 식으로 고객들을  빼앗기는 케이스가 생기면은


 EP들 가만 안 있을걸?


 정금자에 대해서  안 좋은 소리 나오고 있으니까


 한 번쯤은 시도해 볼 만하지 않아?


 [한숨]


 (지은)  어제 윤 변호사님하고  어떻게 되셨어요?


 씁, 협조할 마음이 전혀 없던데?


 그냥 제치자, 윤희재


 팀원만 포섭하시게요?


 (금자)  응


 (지은)  아, 그게 될까요?


 뭐, 여기 조선 시대야?


 안 되는 게 어디 있어?


 돈이든 마음이든 잡으면 되지


 네, 뭐


 금자 님께서 같이 일하자고  제안할 분들이


 기꺼이 금자 님한테 오셔야 될 텐데요


 실리와 명분은 다르지


 (금자)  소문과 실상도 다르고


 다들 제 살길 찾는 거야  여기 변호사들 똑똑하잖아


 [호응한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이준)  나이준입니다, 어소 1년 차입니다


 이번에 정금자 변호사님 밑으로...


 음, 앉아요


 (이준)  네


 (지은)  여기 앉으세요


 우리 나 변호사님은 뭘 잘하시나?


 저요?


 제가 아직 1년도 채 안 돼서...


 그럼 그동안 뭐 했는데요?


 저, 회의록 정리요


 [흥미로운 음악]


 [지은의 헛기침]


 [금자가 서류를 팔랑 넘긴다]


 [이준의 한숨]


 [깊은 한숨]


 (석구)  근데 D&T는 뭐야?


 (돈식)  핀테크 스타트업입니다


 윤희재 변호사 팀에서  상장 준비하고 있는


 들어 본 적이 없는데?


 (돈식)  유니콘 기업이긴 하지만  잘 모르실 겁니다


 [어이없는 웃음]


 별 이름도 없는 건을 가지고


 (돈식)  그 D&T 대표가 손진수라는 사람인데


 아버지가 손봉우 회장님이십니다


 뭐? 손봉우 회장님?


 (돈식)  네, 대표님께서  직접 관리하시는 고객이시죠


 아, 씨


 뭔가 있긴 한 거 같은데


 (석구)  하, 씨  송 대표 꿍꿍이를 모르겠단 말이야, 씨


 (돈식)  저, 김 대표님은 언제 들어오시죠?


 조만간 귀국하시지 않습니까?


 [한숨]


 아, 공정한 인사 관리를 위해  운영 위원회에 힘을 실어 주신 건


 김 대표님 아닙니까?


 [헛웃음 치며]  아, 근데 참, 이번 EP 영입 건은...


 정금자 잘 지켜봐


 (석구)  뭘 하고 다니는지  누구를 만나고 다니는지


 자기 발등을 자기가 찍은 게  될 수도 있으니까


 - 일 봐  - (돈식) 네


 [휴대전화 조작음]


 (석구)  김 대표님, 저 마석구 변호사입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송 대표가 H팀에  공 변호사 대신 새 인물을요?


 (석구)  네, 거의 확실합니다


 (민주)  잘됐네


 (석구)  네?


 공 변이 물러난다는 건


 송 대표가 꼬리를  잘라 냈다는 뜻이에요


 일이 잘 안 풀리시는 모양이네?


 아, 예, 제 말이 그 말입니다


 공 변호사, 너무 오래 했죠


 근데 그, 정금자 변호사가  후임자로는 좀 부족한 인물입니다


 송 대표님께서  이번엔 실수하시는 것 같습니다


 정금자라고 했나요?


 더 알아보세요, 구석구석


 (석구)  네, 알겠습니다


 [영어]  조, 케빈 정 연결해


 예


 (비서2)  연결됐습니다


 케빈, 한국 일정을 좀 당겨야겠어


 [새들이 지저귄다]


 (충연)  [한국어]  희재도 온다고 하더군


 아, 그럼, 당연히 축하를 받아야지


 (충연)  축하는 무슨


 이렇게 같이 밥이나 한 끼 먹는 거지


 이런 날은 반주로  한잔해도 되지 않아?


 아, 됐네, 됐어, 됐어


 아휴, 사람 참  [웃음]


 그나저나 BH 임기가 얼마 안 남았지?


 (필중)  그래서 나도 준비 중일세


 아, 밖에 두고 쓰려다가  안에 데려온 사람이 있어


 무서운 것도 없고, 더러운 것도 모르고


 건방져서 밟을까 하다가 일단 품었는데


 뭐, 잘 고른 것 같기도 하고


 좀 알아듣게 얘기를 하게


 [웃음]


 자네는 모르는 게 나아


 [웃음]  난 그저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함세


 그래야지


 [휴대전화 진동음]


 [필중의 웃음]  [쓸쓸한 음악]


 네


 네, 제가 지금 가겠습니다, 예


 요양 병원


 왜, 무슨 일인데?


 갑자기 상태가 안 좋아졌다네


 가 봐야겠는데?


 그래, 그럼 어서 가 봐


 (충연)  [한숨 쉬며]  이런 말 하면 좀 그렇지만


 자네가 고생이구먼


 와이프 그렇게 된 지 십 년 넘었지?


 아, 먼저 가서 미안해


 나중에 또 보세


 아니야, 어서 가


 어, 대표님, 어디 가세요?


 응, 병원에서 급히 연락이 와서


 사모님요?


 응, 아버님하고 식사 잘하고


 (희재)  네


 (희재)  아버지, 대법관 되신 거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그래


 (충연)  자, 밥부터 먹어라


 희재야, 지난번 민정 수석 건 보니까


 너 위험한 사건만 맡는 모양이더라


 괜찮은 거냐?


 쯧, 네


 근데 요즘은 잘 모르겠어요


 진짜 변호사가 된다는 게 어떤 건지


 너 연수원 졸업하고  송&김 간다고 했을 때


 해 준 말 기억하니?


 진짜 변호사가 되고 싶다면


 진짜로 이 길로 가기로  결정을 했다면


 일류가 되라고 하셨죠


 그래, 그렇게 잘해 왔지, 우리 희재


 [한숨 쉬며]  근데 제가 실수를 했어요


 삼류도 안 하는 실수를


 [무거운 음악]


 그게 자꾸 제 발목을 잡아요


 [한숨]


 희재야, 실수는 아파도  뚫어지게 봐야 한다


 (충연)  살아 보니 실수는 우연이 아니더라


 자존심 세우겠다고 묘수만 노리지 말고


 악수를 두지 않아야 이긴다, 명심해라


 네, 알겠습니다


 식사하세요, 아버지


 (지은)  부현아 변호사님 만만치 않습니다  깐깐하시고요


 쯧, 계급장이 깡패다, 너


 [노크 소리가 들린다]


 오랜만이에요, 나 기억하죠?


 (현아)  네, 좋은 기억은 아니었지만


 (금자)  D&T 상장 건의 채권 담당이죠?


 그런데요?


 이틀 뒤 2시 회의에서


 지난 3년간의 재무제표를  다시 검토할 거예요


 싹 다 준비해 오세요


 (현아)  네?


 아, 아직 모르는구나


 뭘요?


 이제부터 내가 D&T 건의 팀장입니다


 [흥미로운 음악]


 뭐라고요?


 잘 안 들려요?


 (금자)  이제부터 내가 당신 상사라고


 앞으로 잘해 봅시다


 전 아직 전달받은 게 없는데요


 어쨌든 회의는 모레 2시


 그동안의 상장 예비 심사 서류는  저녁때까지 내 비서한테 보내 주고요


 서류요?


 (금자)  응


 D&T 영업 관련 법률 규정 자료와  기타 등등의 서류


 그동안 부 변이 준비했던 거


 왜요?


 팀장이 지난 자료 좀 보자는데  문제 있나?


 윤 팀장님께 확인하고 드리죠


 이거는 선택 아니고 통보


 [헛웃음]


 (현아)  통보가 참 인간적이시네요


 얘기 다 끝났으면 이만 나가 주시죠


 (금자)  시작도 전에  이 팀에서 빠지고 싶은가 봐?


 그 팀이겠죠


 그쪽 팀


 (지은)  김창욱 변호사님은  독고다이십니다, 입맛도요


 괜찮아, 내가 다 잘 먹으니까


 전략은요?


 (금자)  음


 나의 매력?


 [웃음]


 [금자의 추워하는 신음]


 [금자의 들뜬 신음]


 (금자)  이모, 여기 과메기 하나요


 (가게 주인)  아이고, 뭘 좀 아는 샥시네


 마침 과메기가 제철이여


 뭡니까?


 D&T 사건을 새로 맡게 된  정금자 팀장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흥미진진한 효과음]


 (가게 주인)  언제 요로코롬 예쁜 샥시를  사귀었디야?


 아, 그런 거 아입니다


 (가게 주인)  아이고, 아니긴 뭐가 아니여, 참말로  [가게 주인의 웃음]


 회의는 이틀 뒤부터 시작합니다


 그래요?


 형사 사건은 무패의 전적을 가지셨던데


 요게 헷갈리더라고요


 송&김의 형사 사건이니까  이길 사건만 맡으시는 건가?


 (금자)  아니면 이겨 놓고 시작하는 게임


 지기 어려운 게임  뭐, 이런 것만 맡으시는 건가?


 저도 그런 거 좋아해요


 그런 계산이 선다는 거


 그거 자체가 대단한 거니까


 됐고, 그, 용건만 좀 간단히 합시다


 [피식한다]


 (금자)  일단 한잔하시죠  [경쾌한 음악]


 이혼하셨죠?


 [흥미로운 음악]


 딸아이 하나 혼자 키우시고


 돈 필요하지 않으세요?


 많이 필요할 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인데


 하나도 필요 없어요


 아, 그래서 밤마다  미국 선물 시장 드나드시는구나


 (금자)  새벽 3시면 항상 일어나시죠?


 그래서 다크서클도 무르팍까지  그냥 툭 떨어져 있고


 [헛웃음]


 지라시 해석의 달인, 일명 차트 박사


 [손가락을 딱 튀기며]  검은 사마귀


 아이고, 이거 우찌합니까?  번지수를 잘못 짚었어


 그래요? 진짜?


 정금자, 41세


 나이도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위로는 다섯 살까지 대충 맞묵어 삐고


 (창욱)  연수원 41기


 송&김 들어오기 전에는  충 사무실 운영


 근데 그 출신이 막혀 있던데?


 재벌 집 딸내미인가 했더니만  검정고시 출신이고


 이거 간첩인가 했더니만 변호사라


 뭐, 어쨌든 간에  개천에서 용 났어요, 이 정도면은


 [술잔을 탁 내려놓는다]


 맞네, 차트 박사


 당신


 검은 사마귀 맞지?


 [의미심장한 효과음]


 맞네, 맞네, 사마귀 딱 있네


 아이, 정말  애꿎은 사람 꼬마 잡을라 하지 말고


 적당히 드시소


 알겠고요


 [흥미로운 음악]  일단 내일은 컨디션 조절하시고


 모레 회의는 2시


 D&T 관련 지라시 싹 다 챙겨 오시고요


 (금자)  카


 [불판에서 칙 소리가 난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윤 변  [의자를 툭툭 친다]


 (운영 위원1)  EP가 아니라 CP면 내가 이해가 가는데


 마 변호사님, 대표님은 무슨 이유로  그 사람을 데려온 거예요?


 뭐, 큰 뜻이 있으시겠죠  우리가 모르는


 (운영 위원1)  [헛웃음 치며]  아니, 우리가 모르면 누가 알아요?


 운영 위원이 그럼 왜 있어?


 (석구)  뭐, 송 대표님하고 김 대표님하고  생각이 다른 걸 수도 있고요


 [한숨]


 (운영 위원1)  추 변호사님  그 사람이 연수원 몇 기지요?


 (돈식)  41기입니다


 (운영 위원1)  아니, 나이도 있던데, 왜 41기야?


 검정고시 출신이니 뭐  딴 일을 했을 수도 있고요


 [사람들의 웃음]


 (운영 위원2)  인생 역전 했구먼


 사시 하나에 목숨 걸어서  여기까지 올라오고  [운영 위원2의 헛웃음]


 (석구)  자, 자, 이제 그런 얘기 그만하시고


 자, 우리 윤 변이 왔습니다


 축하해, 윤 변


 아버지 대법관 되셨다면서?


 (운영 위원3)  축하해요


 [운영 위원1의 웃음]  제 술도 한잔 받으시죠


 아, 네, 여기


 (석구)  그건 그렇고  내가 대표님한테 계속 얘기하고 있어


 그래도 능력 있는 사람


 뭔지 모르지만  이렇게 내치는 거 아니라고


 [웃음]


 (돈식)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요, 선배님


 차라리 윤 변을 저희 팀으로  데리고 가면 어떻겠습니까?


 [흥미진진한 음악]  [석구의 웃음]


 (석구)  그래, 그거 좋은 생각이네


 어때, 윤 변? 진지하게 물어보는 거야


 내가 또 팀원 욕심이 많아서  우리 팀에 꽤 유능한 EP들이 있거든


 뭐, 여기 추 변이나...


 [웃으며]  이렇게 갑자기요?


 어?


 아, 갑자기가 아니신가?


 저에 대한 욕심이 생기신 게


 (희재)  저희 아버지가  딱 대법관이 되신 날과 일치하니


 아주 타이밍이 기가 막힙니다


 [석구의 헛기침]


 (희재)  제안은 감사하지만  거절해도 되는 거죠?


 [돈식의 어색한 웃음]


 (돈식)  아, 그럼  그냥 선배님이 농담하신 거지


 윤 변은 알아서 잘하고 있는데, 뭘


 [격정적인 음악]


 (희재)  실수를 했어요


 삼류도 안 하는 실수를


 그게 자꾸 제 발목을 잡아요


 (공 변)  선택해요


 삼류 변호사로 영구 제명 당할 건지


 일류 로펌에서 새롭게 태어날 건지


 (필중)  이제 정 변이 팀장이고  책임져야 하니까


 과정이 어땠든  송&김 변호사는 결과로만 말합니다


 (기혁)  아니, 진짜, 아니, 나한테 와 가지고


 한 번만 같이 해 달라고  어찌나 애걸복걸인지


 나는 절대로 못 간다  아니, 안 간다 했지


 우리 윤 변하고의 의리가 있는데  어떻게 나 혼자 달랑 가니?


 [흥미로운 음악]


 [노크 소리가 들린다]


 (기혁)  네


 가기혁 변호사님


 [한숨 쉬며]  저는 절대 안 합니다


 부 변, 김 변은 어땠는지 몰라도  저는 절대 안 합니다


 물론 저한테 어떤 기회가 있을지  제안을 한번 들어 봐야 되긴 하겠지만


 저는 절대로...  [문이 쾅 닫힌다]


 [놀라는 신음]


 [한숨]


 (기혁)  아, 근데 사실상 송 대표가  인사 권한을 주셨으니


 부 변이고 김 변이고  마냥 무시하지만은 못할걸?


 '정금자 라인이 송 대표 라인이다'  소문이 돌고 있고


 D&T 건을 진짜로 정금자가 맡게 되면  소문에 날개를 달아 주는 격이지


 [희재가 책상을 툭툭 친다]


 아니, 잠깐만


 그 라인이 정말 송 라인이면  이거 어쩌지?


 아니, 송 대표가 정금자를  왜 갑자기 밀어주겠냐고


 아이씨, 나 너무 생각 없이  빨리 깐 건가?


 야! 쯧


 (기혁)  아이, 그러니까, 너 어떡할 거냐고


 뺏길 거야, 가만히?


 너 송&김 변호사들이  정금자를 인정할 거 같아?


 자기 상사로? 아니, 변호사로?  [희재의 한숨]


 송&김 변호사 중 그 누구도  일류가 아닌 적 없던 사람들이야


 양아치 뒤치다꺼리나 해 주던  길거리 변호사가 팀장?


 가당키나 해?


 주제를 모르는 거지, 씨, 쯧


 와, 진짜 빡치겠다


 그런 정금자한테 다 뺏긴다고 생각하면


 [휴대전화 진동음]


 [희재의 한숨]


 (기혁)  어? 심유미 씨다


 유미?


 아, 예, 오셨어요?  아, 예, 예, 금방 내려가겠습니다


 야


 (기혁)  네


 [희재의 한숨]


 [문이 달칵 여닫힌다]


 [깊은 한숨]


 (희재)  네, 안녕하세요


 (현아)  어, 윤 팀장님


 정금자 변호사가 찾아왔어요


 네?


 (현아)  D&T 건 서류 넘기고  회의 참석하라고요


 [한숨]  그래서요?


 (현아)  제가 직접 진행하는 사람으로서


 지금 뭔가 어색한 상황에  놓인 거 같거든요


 어떻게 할까요?  회의가 내일부터라던데


 네?


 (현아)  근데 이거 다 엎어질 수도 있어요


 운영 회의가 열려서


 정 변호사의 팀장 자격에 대해  다시 논의한다네요


 만약 CP가 되면 D&T 건을 맡는 건  무리가 아닐까요?


 팀장 자격이 없으면  팀을 구성할 수 없으니까요


 [다가오는 발걸음]


 [한숨]


 [익살스러운 효과음]


 (기혁)  아이스커피요?  [경쾌한 음악]


 (유미)  음, 다른 거 없을까요?


 (기혁)  [웃으며]  그럼 뭘로?


 아, 아, 그...


 커피는 나중에 드시고  우선 제 사무실로...


 [사이렌 효과음]


 [리드미컬한 음악]


 (유미)  쯧, 아니요, 그냥 마실래요, 목말라


 (기혁)  아, 저기...


 [희재의 힘주는 신음]


 (희재)  뭐 하는 짓...


 [흥미로운 음악]


 [당황한 숨소리]


 [유미가 흥얼거린다]


 (유미)  어, 이 컵에 내리면 되나?


 [난처한 웃음]


 (기혁)  아, 여, 여기 커피 되게 맛없는데


 [큰 소리로]  심유미 씨, 우리 그냥  카페로 가실까요?


 (유미)  그냥 여기서 마실래요  다시 나가는 것도 귀찮고


 [기혁이 머뭇거린다]  안 마셔요?


 아, 저는 괜찮습니다, 심유미 씨


 (유미)  아, 시끄러워 죽겠네  조용히 좀 해요


 [희재의 놀란 숨소리]


 [짜증 섞인 신음]


 (유미)  잠시만요, 다 안 됐잖아요  [기혁의 난처한 신음]


 아, 됐다, 다 됐다


 [커피 머신 작동음]


 카, 너무너무 좋다, 잠깐 나와 봐


 [유미의 놀란 숨소리]  어머, 어머, 여기 간식도


 여기가 알짜네, 알짜, 너무 좋다


 [희재가 손가락을 딱 튀긴다]


 [기혁과 유미의 웃음]  [경쾌한 음악]


 (기혁)  아, 저기, 아, 이, 이런 게 뭐라고


 [유미의 만족하는 신음]


 아이스크림 살쪄요


 저번보다 한 3kg은 찐 거 같은데  아, 예, 그만 드세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기혁이 말한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유미)  음, 예


 [발소리가 들린다]


 [익살스러운 음악]


 [문이 달그락거린다]


 (직원)  뭐야? 왜 문이 안 열려?


 [희재의 힘겨운 신음]


 안에 사람 있어요


 (현아)  금방 나오실 거예요


 설마 여기서 밤새우지는 않겠죠


 [직원의 헛기침]


 [희재의 한숨]


 [직원의 헛기침]  [기혁의 어색한 웃음]


 아니, 막 저런 데서 그러고 싶나?


 휴게실이라 사람들도  많이 들락거릴 텐데


 [기혁의 어색한 웃음]  무슨 얘기 하시는 거예요?


 휴게실 옆에 창고 있잖아요  거기서 막 그러고 있다잖아요


 근데 누군지 되게 궁금하네


 아, 시간 얼마나 걸리려나?  [유미의 웃음]


 아휴, 별걸 다 궁금해하세요  아휴, 이 몹쓸 상상력


 아, 근데 오늘따라 왜 그래요?  나 당신 고객이에요


 좀 친해졌다고 착각하지 말아요


 (기혁)  아, 예


 [한숨]


 (희재)  이제 좀 떨어지지


 네가 붙은 거거든?


 (희재)  네가 살찐 거거든?


 그리고 몰랐어?  유미가 내 사무실 들락거리는 거?


 쟤 이혼 소송은 당신이 안 했잖아?


 (금자)  근데 왜 또 찾아오는 건데?


 아, 그렇게 궁금하면  직접 물어보시든가


 (금자)  아, 이게 어디 지금  나 혼자만의 일이야?


 남의 일이 아닐 텐데?


 [헛웃음]  이럴 줄 몰랐어?


 (희재)  심유미든 아니든


 당신이 여기 오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몰라?


 [금자와 희재의 한숨]


 그저 피하면 있었던 일이  없었던 일 되나?


 그저 미안하다고 말하면  속이 편해질까?


 아니, 제대로 사과나 한 적은 있어?


 이렇게 막무가내로 당신 욕심 채우려고  여기 들어왔을 때는


 나라는 변수를 생각했어야지


 우리 관계


 언제든 들킬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았어야지


 우리 사이가 뭔데?


 우리?


 사랑했던 사이


 [잔잔한 음악]


 (필중)  이번 내사 문제는 단순하지가 않아


 검찰이 아주 작정하고 시작했어


 (진수)  지금 회사 상장이 코앞이에요


 누가 왜 그런 짓을 하겠어요?


 (주호)  몸 사려, 우리가 놀던 물이 아니야


 잃을 게 더 있니?


 (창욱)  제보자가 '아이고, 반갑습니다' 하고  만나 주겠어요?


 (금자)  아, 잠깐만요


 (영준)  뭐 하러 저를 만나려고 하시는 건데요?


 진실


 (창욱)  와, 아따, 마, 역시  뒷골목 출신 변호사답네요


 (용운)  우리 부장 만났다면서?


 부장이 아주 환장하더라  [용운의 웃음]


 네가 좋아 죽겠나 봐  기대된다, 나도


 (금자)  뭔가 더 있지?


 (영준)  제가 그걸 왜 말해야 하죠?


 제대로 준비하셔야겠네요?





.하이에나 

.영화 & 드라마 대본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