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사와 조이 13
(승) 그때나 지금이나
잡지 못한 것도 막지 못한 것도 네놈이야!
(세자) 귀한 벼루인데 특별히 내어 줬습니다
전하께 드리려고 한달음에 달려와서…
[탁 맞는 소리]
[세자의 힘겨운 숨소리]
[놀란 숨소리]
- (이언) 저하 - (승) 저하!
(승) 아유, 아유, 어찌 어찌 이런 변고가…
소인이 동궁전으로 뫼시겠습니다
(세자) [힘겨운 목소리로] 괜찮습니다, 괜찮다
(승) 아, 가시죠, 예, 조심조심
(이언)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무능하고
아무것도
지키지 못했다
[긴박한 음악] [맹수의 놀란 소리]
[이언의 기합]
[이언의 신음]
[이언의 기합]
[이언과 태서의 힘주는 소리]
[태서의 신음]
[이언의 기합]
[칼이 탁 떨어진다] [이언의 힘주는 소리]
[이언의 힘주는 소리]
[태서와 이언의 힘주는 소리]
[태서의 힘겨운 신음]
[맹수의 기합]
[신음]
[콜록댄다] [맹수의 다급한 숨소리]
[태서의 힘겨운 숨소리]
[힘겨운 신음]
[이언의 힘주는 소리]
[맹수의 힘주는 소리]
"기름"
(맹수) 가자
(남자1)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맹수) 자
- (여자1) 불이야, 불이야! - (남자2) 불이야!
(남자3) 아이고, 이런, 아이고! [긴장되는 음악]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남자2) 내 기름, 다 타네, 다 타!
(여자1) 얼른 물 가져와요!
아이고, 불이야! 아이고
아이고, 어떡하면 좋아
(남자2) 저기 누군데 도망가는 거야?
(여자2) 무슨 일이야, 이게 다 아이고!
(남자2) 빨리 물 좀 가져와!
(여자1) 물 갖고 와요, 물!
빨리 물, 물!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무거운 음악] [밤새 울음]
[문이 탁 닫힌다] [가쁜 숨소리]
[사람들의 가쁜 숨소리]
[맹수의 지친 숨소리]
방으로 옮기고 상처를 치료해 주게
(덕봉) 피를 많이 흘린 거 같으니
- (바회) 예 - (벼루아짐) 가쇼잉
[맹수의 가쁜 숨소리] (벼루아짐) 하, 오시오
자네는 방에 불 좀 지피고 물도 좀 데우게
(여자3) 네
[여자3이 무기를 탁 내려놓는다]
[지친 숨소리]
[한숨]
피
백정이 피 좀 보는 게 뭐 그리 대수로운 일이라고
그러는 강 행수는 어디 다친 데 없소?
[지친 숨소리]
(한기) 저…
친구들을 구해 줘서
고마워요
인사받자고 한 일 아니니 약조나 지키시오
이번 달 그믐경에
거래하는 이양선이 갑비고차로 들어올 거예요
[의미심장한 음악]
그 배를 탈 수 있게 주선해 드리죠
그럼 부탁 좀 합시다
나도
살생은 하지 않겠다고 한 말 지켜 줘서
고맙소
죄인들이 탈출했으니
제일 먼저 의심받을 사람은 강 행수요
(덕봉) 곧 쫓기는 신세가 될 텐데
여기 있는 동안이라도 잠깐 눈 좀 붙여 두든가
난 댁들을 오래 돌봐 줄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으니
[피식한다]
(벼루아짐) 아휴
뭔 고생이고
[벼루아짐의 안타까운 숨소리]
[벼루아짐의 한숨]
[의미심장한 효과음]
[차분한 음악]
[힘겨운 목소리로] 어머니
[떨리는 숨소리]
[벼루아짐의 한숨]
[한숨]
"배당 증서"
(말종) 소인이 [무거운 음악]
박승에게 그동안 얼마나 상납을 했는지
그 내역을 기록한 배당 증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코웃음]
[문이 삐걱 열린다] (하인1) 저, 대감마님!
박태서가 형장에서 탈출했다고 하옵니다
[어두운 음악]
아버지
(승) 어, 어
어, 그래, 우리 아들
우리 도수 깼구나, 왜?
태서
아직 안 죽었어요?
[한숨]
(승) 넌, 넌 신경 쓰지 말거라
이 아비가 다 알아서 할 테니
넌 네 몸 생각만 하면 돼
걱정 말고, 걱정 말거라
[떨리는 숨소리] 아이고, 아이고
[걱정스러운 숨소리]
안 되겠다
아비가 반촌에 다녀오마
내가 직접 가서
우리 아들 좋아하는 그것도 사고
고기도 사 오마
[승이 살짝 웃는다]
그래
(구팔) 나리께서 오늘도 일이 길어지시나 봅니다
(육칠) 우리 나리 맛난 거 잡수시고 힘내시라고
얼른 드리러 가자고
(구팔) 나리 오늘도 숙직이시겠죠?
오, 금군 나리
무슨 일이신가?
아, 옥당 부수찬 라이언 나리
저희 나리께 전해 드릴 것이 좀 있어서요
(육칠) 이것도요
부수찬 나리라면
아까 궁에서 나가시길래 귀가하시는 줄 알았네만
(금군) 낮에 사형장에서 참형 중에 죄수들이 탈출하여
지금 경황이 없으실 것일세
[구팔과 육칠의 당황한 소리] [흥미로운 효과음]
탈출이요?
(조이) 비령아, 좀 쉬고 있어
(조이) 아유, 얘가, 얘가 쉬고 있으라니까!
조이 언니, 나 진짜 괜찮다니까?
네가 몰라서 그래, 응?
몸이 얼마나 축났겠어
국문장에서 증인을 그것도 임금 옆에서 증인을 섰는데
흠, 이거 치워
- (조이) 이거 하지 마 - (비령) 어, 어
[비령의 헛웃음]
(조이) 어때? 몸은 좀 괜찮은 거 같아?
- (비령) 응? - (조이) 어?
(비령) 어, 나 완전 쌩쌩해
(조이) 그래? 아, 안 괜찮은 것 같은데?
아, 그렇게 앉아 있지 말고 누워 있어야 돼
- (조이) 빨리, 빨리 누워 있어 - (비령) 진짜 괜찮아, 언니
(조이) 안 돼, 어어? 어, 일어나지 마, 일어나지 마
누워, 누워, 무조건 누워
(비령) 알았어, 언니
(조이) 자 [비령이 놀란다]
(비령) 주문량이 엄청 많네?
[한숨 쉬며] 응
쩝, 근데, 뭐
내가 손이 빠르니 망정이지 [발랄한 음악]
[조이가 살짝 웃는다]
손만 빠른가? 솜씨도 최고지
[조이와 비령의 웃음]
아니, 심지어 웃돈을 얹어 줄 테니까
자기 집부터 와 달라는 마님도 계셔
나도 어디서 소문이 났는지
진사댁에서 부적을 써 달라는 거 있지?
진사, 최 진사댁?
어, 맞아, 맞아, 맞아, 그거 나야!
[웃음]
언니, 우리 이러다
이 집 사는 거 아니야?
그래, 조금만 더 허리띠 졸라매면 그럴 수 있어!
[비령과 조이의 환호]
(비령) 광순 언니는?
응?
그러게? 아직이네
씁, 뭐 정리할 게 있다더니 그거 때문에 바쁜가 보지, 뭐
그래?
[흥미로운 효과음] 혹시
상단에 정인이라도 생긴 거 아니야?
그럼 좋고
[조이와 비령의 웃음]
아무튼 좀 누워 있어
내가 얼른 가서 선지라도 사다 끓여 줄 테니까
아, 언니 나 진짜 쌩쌩해, 그러지 마
어허!
내가 돌아올 때까지 꼼짝 말고 누워 있어, 알았지?
(비령) 알았어
(조이) 갔다 올게
[풀벌레 울음]
(광순) 계십니까?
[광순의 놀란 탄성]
- 누구시오? - (광순) 누, 누구세요?
아, 저, 저, 그
이 집에 살고 있는
라용균이라는 분을 찾아왔는데
안에 계십니까?
라용균?
씁, 그런 사람 모르는데?
예?
이 집에 살았었는데…
그, 내의원에서 일하셨었는데 혹시 모르십니까?
아, 그 미친 의원?
의, 의원입니다
그 양반 그거 한양 근처
어디 절로 들어갔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예? [무거운 음악]
혹시 어느 절인지 이름 압니까?
에이, 그거야 나도 모르지
그 소문도 한참 전 얘기인데
아, 그렇습니까?
[남자4의 헛기침]
- (용균) 나와, 나와! - (광순) 아버지, 아버지!
(광순) 아이고 [용균의 힘주는 소리]
(용균) 왜 또 돌아온 게야? 떠나라니까!
와, 와 이랍니까, 아버지?
당장 떠나거라 당장 이 집에서 떠나!
(광순) 내가 갈 데가 어디 있습니까?
청국에서 돌아온 지 얼마나 됐다고
(용균) 넌 이 집에 있으면 안 돼
어여 가, 어서 가, 어서!
[한숨]
아버지, 내가 청국에 끌려갔다 온 게
부끄럽습니까?
내가 왜 못 죽고 살아 돌아왔는지 압니까?
그 모진 수모를 겪고도
왜 안 죽고 살아 돌아왔는지 압니까?
(광순) 아버지 때문입니더
아버지한테 내밖에 없으니까 나도 아버지밖에 없으니까
내 진짜 악착같이 버텨서 살아왔습니더
근데 아버지
살아 돌아온 딸이 부끄럽습니까?
그래
(용균) 그러니까 이 집에 오지 마
다시는 오지 마
[훌쩍인다]
나는 내가 부끄럽지 않습니다
나는 우야든동 살아갈 거고
다시는 찾아오지 않겠습니더
건강하시소
[풀벌레 울음]
그래도 아버지인데 찾아봬야 안 되겠나
한양 근처 어디 절이라고 했제
[한숨] [흥미로운 음악]
한번 찾아 보자
찾아 보자이
[승의 헛기침]
(백정) [놀라며] 아이고 아, 대감마님
쇠고기 제일 좋은 걸로 주게 값은 상관 말고
(백정) 아, 여부가 있겠습니까?
(조이) 선지 있습니까?
(백정) 아이, 잠시 기다리시오 여기 먼저 온 손님이 계시니
[승의 옅은 헛기침]
마침 성균관에 제사가 있어 제수용 소를 잡은 게 있는데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승) 응
[의미심장한 음악] [문이 달칵 열린다]
[승의 헛기침]
[문이 삐걱 닫힌다]
[만족스러운 소리]
[의미심장한 효과음]
(조이) 씁, 어디서 봤더라?
[승의 헛기침]
[승의 헛기침]
그, 혹시 그거 있나?
우리 아들이 기가 허해져서
아, 그것도 드릴까요?
(승) 응
(백정) 여기 있습니다요
다 해서 열 냥입니다
(승) 응
[엽전이 잘그락댄다]
[흥미로운 음악]
(조이) 방금 저분께서 사 간 게 무엇입니까?
그, 기력 회복에 좋은 것이면 저도 하나만 좀 주십시오
(백정) 아, 저게 뭔 줄 아십니까?
앵속각이라고
소 잡을 때 아픔을 덜어 주려고 먹이는 환인데
엔간하면 애초에 그, 시작을 안 하는 게 좋습니다
여기, 한 푼입니다
(승) 어, 그 고기는 푹 삶아서 도수 먹이게
(하인2) 예, 알겠습니다요 [승의 다급한 숨소리]
도수야, 도수야!
[밤새 울음]
(비령) 언니, 왔어?
(조이) 어, 선지 사 왔어
금방 끓여 줄게, 나오지 마
[멀리서 개가 멍멍 짖는다]
- (구팔) 조이 누님! - (육칠) 조이 아씨
[구팔의 가쁜 숨소리] (조이) 어?
육칠이, 구팔이 아니야?
너희들이 이 밤중에 무슨 일이야?
혹시 우리 나리 여기 안 오셨습니까?
아니, 이 시간에 나리가 여길 왜 오시겠어?
아휴, 여기도 안 계시네
아직 궐에 계신 거 아니야?
(조이) 죄인들을 다 잡았으니 오죽 바쁘시겠어
(육칠) 아니, 그게 사실은
박태서 그 빌어먹을 놈이
사형장에서 도망쳤다지 뭡니까, 글쎄
[무거운 음악]
뭐?
나리 숙직하실까 봐 반합 들고 옥당 가는 길에
거리에서 퇴청하는 금군들 만났거든요
(구팔) 분명히 나리께서도 귀가하셨다는데
집으로는 아직 안 오셔서요
그럼 어딜 가신 거야?
[한숨]
[한숨]
설마
지금까지 홀로 죄수들을 뒤쫓고 있는 건 아니겠지?
[무거운 음악]
(승) 그래서
그 진실이라는 걸로 나를 잡았는가?
그때나 지금이나
잡지 못한 것도 막지 못한 것도 네놈이야!
난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
네놈이
내 생각대로 해 줄 거라는 걸
찾아야지, 응, 당장 찾아야지
(육칠) 아, 아이, 아이, 저
이 밤중에 어디인 줄 알고 가시려고요?
그게 어디든 어디라도 가서 찾아야지
아
(조이) 이거 비령이랑 끓여 먹어 어? 알았지?
- (구팔) 아이, 저… - (육칠) 아이
[육칠의 한숨]
[유쾌한 음악] [육칠이 킁킁댄다]
[강조되는 효과음]
[강조되는 효과음]
[육칠이 탁 소리를 낸다]
이것은 완벽한 육질
(구팔) 진한 육 향을 선사하는
[날렵한 효과음]
(함께)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명품 소고기!
(구팔) 음매 [소 울음 효과음]
[타닥타닥 타는 소리]
- (하인2) 여기 도련님 걸세 - (하인3) 아, 아, 네
(하인3) 어?
[차분한 음악] (승) 참형을 집행 중에
중죄인들을 눈앞에서 놓친바
대제학 심태선을 2등급 강등하고
부수찬 라이언은 삭탈관직한다
[헛웃음]
"라이언을 홍문관 부수찬에 임명함"
(조이) 어디 보자
오, 직첩이 이렇게 생겼구나
씁, 홍문관을 옥당이라고 하는 이유가
귀하고 아름다운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서지요?
최고의 인재들이 등용되는 선망의 관직
[감탄하는 소리]
인재는 개뿔
똥이다, 똥
나같이 한심한 놈이 무슨…
[조이의 헛기침]
근데 이제 댕강 잘리신 겁니까?
[조이가 살짝 웃는다]
그래, 맞다
삭탈관직을 당했느니라
[이언의 헛웃음]
(조이) 아유, 까짓, 잘됐습니다
이참에 건강이나 좀 챙기십시오
아니면 이참에
만둣집이나 해 볼까?
저야 좋지요 나리가 만든 만두 매일 먹고
(이언) 그래 [잔잔한 음악]
좋구나
만두나 빚는 삶
얼마나 좋으냐
[조이의 한숨]
이렇게 뛰어다녀 봤자 허구한 날 상처만 더 많이 받고
참으로 보람 없는 직업입니다
몸이 성치 않은 것은 둘째 치고
마음은 어찌 복구하는데요
(조이) 열심히 살아 봤자 아무것도 성치 않은 곳이 없네요
사는 재미가 크게 없는데도
꾸역꾸역 수명을 채워야 한다는 게
분한 일입니다
어떨 때는 눈뜨자마자 아침부터 지겨울 때도 있어요
하지만 그런다고 죽어지는 것도 아니고
엉엉 울다가도
때가 되면 밥 먹고 잠자고 물 마시고
내가 더 이상
일어날 수 있을는지 모르겠구나
나리
나리는 분명 다시 일어나실 겁니다
내기하실래요?
[한숨]
[밝은 음악]
[조이의 아쉬운 탄성]
[이언의 헛기침]
(조이) 아, 아까워
아이
[조이의 초조한 숨소리]
해 주세요
[쨍]
[놀란 숨소리]
(조이) 대박, 나리!
나리, 넘어졌어요, 넘어졌어요
어떻게 이렇게 해 가지고 이걸 빡
[조이의 웃음]
응? 어? 나리
[조이의 힘주는 소리]
오! [좋아하는 숨소리]
나리, 전 여기입니다
(조이) 나리 차례예요
[헛기침]
[부스럭 소리가 난다]
[새들의 울음] [새들이 푸드덕 날아간다]
[헛기침]
(이언) 내가 이긴 거 같구나
(조이) 아쉬우니까 한 번만 다시 해요
[살짝 웃는다]
(조이) [웃으며] 잡았다 나리가 술래입니다
[조이의 즐거운 탄성] [이언의 힘주는 소리]
[힘주며] 잡았다
- (조이) 엄마야 - (이언) 자
(조이) 나리가 술래입니다
[조이의 웃음]
[조이와 이언의 놀란 탄성]
[이언과 조이의 놀란 숨소리]
[이언의 웃음]
나리, 진짜 가만 안 둡니다!
[지친 숨소리]
[조이의 지친 숨소리]
[이언이 콜록댄다]
(조이) 아유, 힘들어
나리가 저를 구워 삶아 먹는다고 해도
더 이상은 못 뛰겠습니다
(이언) 아, 평소에 체력이 얼마나 불량이면
고작 그거 뛴 거 가지고 숨이 그렇게 가쁜 것이냐?
[가쁜 숨소리]
사돈 남 말 하지 마십시오
(조이) 나리는, 어?
지금 눈의 흰자위가 다 보인단 말입니다
[웃음]
[힘겨운 목소리로] 그럴 리가, 그
나는 아주 멀쩡한데
[이언이 콜록댄다]
[거친 숨을 들이켠다]
어휴
[한숨]
[감성적인 음악] [가쁜 숨소리]
조이야
예?
오늘 대결은
삼세판 다 내가 이겼느니라
[이언이 살짝 웃는다]
(조이) 근데 그거 아십니까?
나리께서 오늘 처음으로
제 이름을 불러 주셨습니다
지금껏 '죽일 년', '썩을 년' '망할 년'으로만 불리던 제가
나리를 만나
김조이가 되었습니다
[밤새 울음]
(조이) 나리!
나리 여기 계신 거 다 압니다
나리! 좀 나와 보십시오!
[조이의 가쁜 숨소리]
아, 찾았다
이제 나리가 술래입니다
응?
왜 가만히 계십니까?
[잔잔한 음악]
술래 안 해 보셨습니까?
이제 찾으셔야 된다고요
다시 시작하셔야지요
그냥 계속
숨어 있으면 안 되는 것이냐?
안 나가면
안 되는 것이냐?
안 됩니다
제게 보여 준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반드시 나쁜 놈들을 잡아
세상이 부질없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 주마
보여 주십시오
실패하면 어떻습니까?
잘못되면 또 어떻습니까?
제가 나리를 좋아하는데
무엇이 두렵습니까?
[잔잔한 음악]
그래
내 너를 위해
다시 시작할 것이다
[밤새 울음]
(조이) 오늘은 하늘도 참 예쁘네요
[조이가 살짝 웃는다] [이언의 헛기침]
[이언의 아쉬운 숨소리]
[멀리서 개가 멍멍 짖는다]
그럼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이언) 그래, 너도 잘 들어가거라
[아쉬운 숨소리]
예, 그럼 나리도 좋은 꿈 꾸십시오
오냐, 좋은 꿈 꾸거라
혹시 [흥미로운 효과음]
(이언) 그, 속이 더부룩하여 그런데
근처에 산책로 같은 게 있겠느냐?
(조이) 마침 저도 소화가 좀 덜 돼서
좀 걸을까 했는데
- 같이 가 드릴까요? - (이언) 그러자꾸나
[익살스러운 효과음]
[조이의 한숨]
(조이) 그럼 들어가 보겠습니다
그래, 진짜 잘 들어가거라
(조이) 예
[흥미로운 효과음]
[이언의 헛기침]
- 근데 혹시 - (이언) 응?
(조이) 오다가 저희 벽보 보셨습니까?
씁, 못 본 것 같아서요 그게 떨어졌나, 어디 갔지?
같이 확인하러 가 볼까?
(조이) 응
[조이와 이언이 살짝 웃는다]
(이언) 이제 그럼 들어가 보거라
(조이) 예
(이언과 조이) 혹시!
[조이의 웃음]
(조이) 근데 혹시
(이언) 혹시…
[조이의 한숨]
그럼 진짜진짜 들어가 보겠습니다
그래, 진짜진짜 잘 들어가거라
(조이) 예, 그럼 진짜 조심히 가십시오
[살짝 웃는다]
[탁 울리는 효과음]
[반짝이는 효과음]
[유쾌한 음악]
[조이의 헛기침]
(이언) 국수
먹고 갈래?
[살짝 웃는다]
국수요?
국수요
[조이와 이언이 살짝 웃는다]
국수 좋죠
[이언의 헛기침] [이언이 탁탁 정리한다]
(이언) 그, 아랫목에
불을 넣었으니
금방 따뜻해질 게다
(조이) 예
[야릇한 음악]
[이언의 힘주는 소리]
(이언) 편히 앉거라
예
(조이) 응, 여기
[이언의 긴장한 숨소리]
[어색한 웃음]
[어색한 웃음]
(이언) 국수를!
[말을 더듬거리며] 국수를 얼른 끓여 오마
- (이언) 어, 어, 어 - 네
[문이 탁 닫힌다]
[피식 웃는다]
[흥미로운 음악] [밤새 울음]
[힘주는 숨소리]
[문이 탁 열린다]
(육칠) 나리
(구팔) 도련님
[문이 탁 닫힌다]
(이언) 아, 왜 잠을 자질 않고?
(육칠) 저희들이 어떻게 잠을 잡니까?
도련님이 사라지셨는데
괜찮으십니까?
(구팔) 나리 찾아다니다
아주 저희들 속이 새카맣게 탔습니다요
(이언) 미안하게 됐다 [이언의 웃음]
(육칠) 아무튼 무사하시다니 다행입니다
(구팔) 오셨으면 오셨다고 기별이라도 좀 주시지
(이언) 그럴 걸 그랬구나 내가 그랬구나
(육칠) 아참, 조이 누님은 만나셨습니까?
나리 찾는다고 나가셨는데?
(구팔) 조이 누님도 안 들어왔다고
[이언의 난감한 소리] 그쪽도 지금 난리 법석, 야단법석이래요
(이언) 그게, 그 길이 엇갈렸나 보구나
(육칠) 아무튼 안 다치셨죠? 괜찮으시죠?
(이언) 그래, 정말 괜찮으니라
몸이 아주 멀쩡하다
(구팔) 그렇다면 다행이고요
(이언) 아, 그러니까 좀 그만 좀 따라오고
빨리 잠이나 자란 말이다!
이 시간에 웬 국수예요?
(육칠) 그것도 두 그릇씩이나?
[강조되는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양 조절에 좀 실패를 하여 이리되었느니라
[긴장되는 음악] (육칠) 근데 왜 젓가락이 두 개입니까?
[긴장되는 효과음]
[달달거리는 소리] (구팔) 나리, 지금 설마…
[익살스러운 효과음] [이언의 놀란 소리]
[덜덜 떨리는 효과음]
(구팔) 이거 우리 거구나?
(육칠) 마음이 하해와 같으셔 [구팔의 웃음]
[육칠의 웃음] (구팔) 마침 배고팠는데
[흥미로운 음악] (이언) 어, 어?
- (구팔) 잘 먹겠습니다 - (육칠) 감사합니다
[육칠과 구팔의 웃음]
- (육칠) 가자 - (구팔) 가자
[육칠의 웃음]
(구팔) 역시 우리 도련님이 최고야 [육칠이 호응한다]
[한숨] [문소리]
[발랄한 음악]
(이언) 원수 같은 놈들, 하여튼 [헛기침]
[헛기침하며] 그
국수는 나중에 다시…
괜찮습니다
[한숨]
(구팔) 도련님 안에 누구 같이 계십니까?
[긴장되는 음악]
[이언의 당황한 소리]
(이언) 아
[익살스러운 효과음]
(육칠) 도련님, 아이고
벌써 잠이 드셨네
(구팔) 얼마나 고단하셨으면, 쯧
(육칠) 주무세요, 도련님, 가자
[익살스러운 음악]
[문이 탁 닫힌다]
(구팔) [작은 목소리로] 아, 맛있겠다
[육칠과 구팔의 들뜬 숨소리]
(육칠) 맛있게 드시지요
[작은 목소리로] 자 잘 먹겠습니다, 나리
[육칠과 구팔의 탄성]
(육칠) 국수에서
우리를 향한 사랑이 느껴져
- (구팔) 응 - (육칠) 사랑이 듬뿍 담겨 있어
(육칠) 우리 생각 안 했으면 절대로 못 만드는 거야, 이거는
[후루룩 소리가 들린다]
(구팔) 여인을 생각해도 이렇겐 못 만들어 [안도하는 한숨]
(육칠) 안 되지 그렇게 하면 이 맛이 안 나와
(구팔) 우리 나리 국수는 정말…
국수주의자야
(육칠) 국수주의자지 [구팔의 웃음]
[후루룩 소리가 들린다] 어떡하지요?
(구팔) 근데 자기는 좀 먹고 주무시는 건가, 나리는?
[한숨]
[구팔과 육칠이 대화한다]
(이언) 어 [한숨]
오늘은
아무래도 자고 가야 할 거 같구나
[야릇한 음악] [후루룩 소리가 들린다]
[반짝이는 효과음]
- (구팔) 아! - (육칠) 뜨거워, 뜨거워
- (구팔) 뜨거워? - (육칠) 근데 맛있어
[후루룩 소리]
[새들이 지저귄다]
[부드러운 음악]
[나른한 숨소리]
[기분 좋은 숨소리]
[살짝 웃는다]
[살짝 웃는다]
잘 잤느냐?
(조이) 예
나리도 잘 주무셨습니까?
[이언이 살짝 웃는다]
이렇게
함께 눈뜨는 아침이 참 좋구나
[웃음]
[조이가 살짝 웃는다]
(조씨) 이언이 방에 있느냐?
[극적인 음악] [문이 탁 열린다]
벌꿀을 좀 가져왔…
[강조되는 효과음] [꽃단의 놀란 숨소리]
(꽃단) 아이고!
꿀 떨어졌네
(이언) 하, 할머니?
할머니?
[새들이 지저귄다]
[아이들이 왁자지껄하다]
[아이들의 웃음] (아이1) 나 잡아 봐라
(아이2) 거기 서, 거기 서라고
[벼루아짐의 한숨] (아이3) 나 잡아 봐라
거기 있었는가?
(덕봉) 좀 어때?
[벼루아짐이 코를 훌쩍인다]
(벼루아짐) 위기는 넘겼고마잉
천벌은 내가 받아야 되는디
저 불쌍한 것이…
[벼루아짐의 한숨]
요러고 다시 만날 줄 어찌 알았겄어?
하늘이 준 인연인 것을 어쩌겠나
[벼루아짐의 한숨]
(덕봉) 그래서 어쩔 셈이야?
나도 모르겄어
이제사 말해 봤자
그것이 다 뭔 소용인가 싶기도 허고
자네가 꼰 인연은 자네가 풀어야 하지 않겠나?
[무거운 음악]
내 손으로 저지른 죄
내 손으로 씻어야제
그것이 천형이고 숙명인께
[새들이 지저귄다]
[도수가 새근거린다]
너 이렇게 만든 놈들
이 아비가 다 복수해 줄 터이니
걱정 말거라
[반가운 숨소리]
아버지
(승) 어, 왜? 뭐 맛있는 거 사다 주랴?
아, 맛있는 거 말고
(승) 그럼 새 옷 한 벌 해 줄까?
마침 아비도 버선을 맞추려던 참인데
아이고, 어, 어, 어, 어 [도수의 힘주는 소리]
아버지
국문장에서 제가 아버지를 밀고하려던 게 아니라요
아, 안다, 안다, 다 알아
너도 오죽 무서웠으면 그랬겠느냐?
이 순진한 너를 몰아세워
벼랑 끝에 내몬 그놈들이 나쁜 놈들이지
(승) 이 세상천지 패륜을 하라고 옆에서 부추기는
그런 야비한 놈들이 또 어디 있더냐?
이 아비는 아무 원망도 안 하니
너도 마음 쓰지 말거라
씁, 근데, 아버지
(승) 응
태서는요?
잡았대요?
[한숨]
이, 관군들이 뒤쫓고 있다고는 한다만
(승) 아마 잡기가 쉽지는 않을 게다
아, 그럼 어떡해?
(도수) 나 진짜 태서가 살아 있다고 생각하면
잠이 안 오는데
(승) 어, 그, 그래, 그래
그것도 이 아비가 해결하마
우리 아들 잠 못 자면 안 되지
[도수의 한숨] [승이 살짝 웃는다]
그러면 어사는요?
아, 우리…
우리, 세자 그렇게 한 것까지 다 알고 있는 거 같은데
(도수) [울먹이며] 아버지 나 진짜 무서워
증거도 다 가지고 있는 거 같고
우리 진짜 이러다 잡히면 어떡해
아, 뚝, 뚝, 뚝, 뚝, 뚝, 뚝, 뚝
걱정 말거라
이 아비가 다 생각이 있어
[도수가 훌쩍인다]
어쩌시게요?
[무거운 음악]
적은
더 가까이 두란 말이 있지 않더냐
[웃음]
아무튼 넌 아무 걱정 말고
건강이나 얼른 회복하거라
이번 사건 위임받으면서
갑비고차의 영치권도 부여받았으니
곡두상단 거기를 수리해서 네가 쓰게 해 주마
(승) 거기 풍광이 아주 좋다고 하더구나
그럼 이제 우리가 갑비고차 갖는 거야?
충청도 대신에?
[웃음]
충청도보다 작긴 하다만
바닷길이 열려 있으니 쏠쏠하지 싶구나
[도수의 웃음]
역시 우리 아버지
(도수) 사대부의 두목이자 반정의 공신이자
[작은 목소리로] 임금도 쥐락펴락하는 진짜 왕!
[도수와 승의 웃음]
아이고, 내 새끼
(승) 아이고, 아이고, 내 새끼 아이고, 내 새끼
[웃음]
[새가 지저귄다]
(조씨) 앉거라
- (육칠) 예! - (구팔) 예!
[흥미로운 효과음]
너는 이름이 무엇이냐?
기, 김조이라고 합니다
마님 [흥미로운 음악]
할머님
대부인?
[작은 목소리로] '어르신'
어르신
복색을 보아 하니 양갓집 태생은 아니겠고
예, 중인입니다
[땡 하는 효과음]
(이언) 그 [이언의 헛기침]
전쟁으로 도처에 생이별을 하는 판국에
신분이니 가족이니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조씨) 쫓겨나고 싶은 게냐!
나이가 됨직해 보이는데
어찌하여 원녀로 사는고?
[흥미로운 효과음]
그 [헛기침]
(이언) 초면에 그런 사생활까지 질문을 하시는 건 좀…
기별을 했습니다
[판소리 추임새 효과음]
뭐라?
(조씨) 기별이라니?
쫓겨난 여인이라는 말이냐?
[흥미로운 음악] (이언) 사정이 있었습니다
그, 서방이라는 작자가
도박 빚을 엄청나게 많이 지어 가지고…
네놈이 기별했느냐!
(조이) 쫓겨난 게 아니라
제가 혼인을 파하고자 소송을 걸었습니다
시집살이가 힘겨웠고 서방도 다정한 이가 아니었습니다
(조씨) 결혼이 놀이도 아니고 당연히 힘든 점이 있겠지
힘든 게 아니라 노역살이에 가까웠습니다
획기적인 궤변이로구나
(조씨) 인내와 포용이 부족한 너의 부덕은 아니겠고?
그도 맞습니다
저도 관습을 따르지 아니하는 모난 돌이기도 합니다
(조이) 하지만 저는 세상의 관습도 부덕하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이 저를 왈짜 계집이라며 싫어하는데
저라고 이 나라가 좋겠습니까?
[어이없는 숨소리]
[멋쩍게 웃으며] 아니, 그…
이언이 너는 나가 있거라
(조씨) 못 들었느냐? 나가 있으래도
[한숨]
하실 말씀 있으면 제게 하세요, 할머니
- 조이는… - (조이) 나리
[흥미로운 음악]
나가 계셔요
아니다
내가 할머님과 얘기를 나눌 테니 네가 나가 있거라
아닙니다
(조이) 이건 어르신과 제가 나눠야 할 이야기들입니다
[한숨] [문이 벌컥 열린다]
(구팔) 나리!
잠깐 나가 보셔야 될 거 같습니다
[흥미로운 음악]
[한숨]
(조씨) 그래서 이언이랑은 이제 어찌할 작정이냐?
무엇을 어찌할 생각 없습니다
(조이) 그냥 나리 곁에 있는 것일 뿐…
그러니까 곁에 있는 목적이 무엇이냐는 게다
(조씨) 혼인이라도 할 요량이면
내 눈에 흙이라도 뿌려 보아라, 어디
저는 혼인할 생각 없습니다
여인이 혼인을 하면 법도니 규율이니 하는 것에 파묻혀
자신의 삶도 이름도 사라지고 마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여 저는 남은 삶을
누구의 처가 아닌 김조이로 살고 싶습니다
[밝은 음악]
저는 혼자서 충분히 홀로 설 수 있습니다
제 앞가림도 돈벌이도 잘하고 있고요
고되긴 해도 지금의 삶에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조씨) 맹랑하긴
아무튼
어르신께서 염려하시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조이) 그리고 무엇보다
저도 이 나라의 예법쯤은 알고 있습니다
기별한 중인 여인과 양반 사내가 재혼하면
그 사내의 인생이 얼마나 험난해질지 뻔히 아는데요
저는 나리를 좋아하는 사람이지
망치고자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걸 알면
더는 어울리지 말아야 할 것이 아니냐?
마음이 제게만 있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조이) 저도 나리를 좋아하고 나리도 저를 좋아하는데
어르신께서 저만 책망하시는 것은
공평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언) 영감, 어쩐 일로…
입궐하라는 명일세
입궐이라니요? 저는 삭탈관직을 당한 상태이온데
그러게 말일세
(태선) 애들 장난도 아니고…
아무래도
특별 인사 발령이 있을 모양일세
[무거운 음악] 도대체 이게 뭔 일인지
[의아한 숨소리]
(도승지) 사령에 관한 교지를 전하겠소
'박태서 외 폭도들에 관한 건을 잘못 처리한 죄를 물어'
'대제학 심태선을 부제학으로 강등하고'
'부수찬 라이언은'
'정팔품 저작으로 임명한다' [비장한 음악]
도승지 영감
(이언) 송구하오나 저작이라니요?
소인은 삭탈관직 중이라 임명될 상황이 아닙니다
뭔가 잘못 하달된 것이 아니옵니까?
(도승지) 재임명된 것은 신임 대제학의 주청을
전하께서 가납하셨기 때문이다
[작은 목소리로] 신임 대제학?
(도승지) 전지는 여기까지요
나머지는 신임 대제학 영감과 논하시오
영감
(승) '그림자를 벗 삼아 서하로 함께 가니'
'여기가 바로 무릉도원이구나'
[무거운 음악] [승의 웃음]
아, 이 공기에서도 느껴지는 이 격조
옥당이렷다?
[승의 웃음]
어명을 받들어 이 홍문관의 수장이 된
신임 대제학 박승일세
[긴장되는 효과음] [승의 웃음]
[웃음]
[무거운 음악]
"세자 탕약 약방문, 초오"
[코웃음]
(승) 이 얼마나 성실한 관리들인가
아주 꼼꼼히도 조사를 했구먼
애썼네
[승의 웃음]
(태선) 육조 삼사를 통틀어 갈 데가 여기밖에 없더이까?
의정부에만 열한 개의 영화로운 자리가 있는데
왜 하필 이곳이오?
조아려라!
감히 상관에게…
[이언의 옅은 한숨]
[긴장되는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태선) 뭐 하는 짓이오!
[승이 살짝 웃는다]
인생이 이래서 재밌는 것이네
죽 쑤는 놈 따로 있고 퍼 먹는 정승이 따로 있지
[웃음]
[날카로운 효과음] [이언의 신음]
[승의 웃음]
[승이 장부를 박박 찢는다]
[코웃음]
[승이 장부를 연신 찢는다]
(태선) 이보게
이보게
심정은 아네만 경거망동하지 말게
여기서 박승을 건드렸다가는 또다시 어떤 파문이 일지 몰라
자칫하다가는 참형을 당할 수도 있어
[긴장되는 효과음]
[코웃음]
죽이지 않을 겝니다
박승이 우리를 가지고 노는 걸 이렇게 재밌어하는데
왜 죽이겠습니까?
뭘 어쩌려는 겐가?
찾아야지요
[흥미진진한 음악]
다시 시작해야지요
(태선) 그래
조퇴하시게, 내가 처리해 줄 테니
가서 꼭 찾아 오시게
[웃음]
쓸데없는 걸 많이도 모았구먼
[웃음]
집에 가져가 불쏘시개로 써야겠네
[웃음]
(구팔) 나리
(육칠) 그, 어떻게 되셨습니까?
내 예상이 맞았다
증좌를 한 방에 없앨 방법으로 이것만 한 게 있겠느냐?
[한숨]
박승 대감 머리 좋네요
(구팔) 나리 머리가 더 좋으니까 망정이지
하마터면 그동안 모은 증좌 다 뺏길 뻔한 거 아닙니까?
"약방 일기"
(이언) 너희는 이걸 갖고 진인사로 가
죽은 치종의에 대해 알아 오거라
예, 알겠습니다
나는 그사이 갑비고차로 가
박태서에 대한 흔적을 찾아 오마
이제부터 반격 시작이다
[흥미진진한 음악]
(조씨) 이 사건에서 손을 떼면 안 되는 것이냐?
(이언) 제가 마무리할 사건입니다
(하인4) 버선도 급하다고 꼭 좀 해 달라시는데
(조이) 여기가 박승 대감의 집인 거야?
(광순) 나도 사람을 좀 찾고 있다 우리 아부지
(조이) 찾을 때까지 같이 댕겨 줄 거다
(승율) 조이야, 난 네가 가시밭길 걷는 거 싫다
(이언) 혼인이야말로 제 일입니다
[이언의 아파하는 탄성] (조씨) 혼인이 하기 싫으면 그 아이도 만나지 말거라
(이언) 아무리 원망하고 후회해도 네가 살아온 삶이 바뀌진 않아
(태서) 비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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