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온 2
 "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
 (선겸)  미친놈 아니고
 기선겸이라고 합니다
 [어이없는 웃음]
 아니, 뭐, 그쪽이 누구든 간에
 다행이네요, 안 잃어버려서
 다행이라니 다행이네요
 (단아)  둘이 뭐, 흡연 구역에서  만난 사이예요?
 기 선수 담배 시작했니?
 했으면 혼내시게요?
 (단아)  아니, 사회면에 날 일만 하지 마
 예를 들면 경찰서 연행
 그거 어떻게 해결했니?
 (선겸)  글쎄요, 정의롭게?
 (단아)  이런 흉흉한 화제가 오가는데
 계속 거기 서 있을 건 아니죠  오미주 씨?
 아, 예, 지금 사라지려고요  말씀들 나누세요
 (단아)  아, 오늘 너무 재밌었어요
 따까리를 자청하신 거 보니  주제 파악 확실하신 분 같고
 기 선수 일정이랑 자료는
 정지현 실장이  이메일로 보내 줄 거예요
 알겠습니다
 (미주)  아, 진짜 미친 여자야, 미친 여자  정상은 아니야
 [미주의 몸서리치는 숨소리]
 응?
 방금 그 기선겸?
 (단아)  방금 그 따까리랑은 뭐야?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유구한 사연이 있어 뵈던데
 오해도 기대도 하지 마  내 에이전시 소속 선수한테 묻는 거야
 그렇게 묻는 거면 제 대답은
 사생활입니다
 그 시절 나를 좋아했던  기선겸한테 묻는 거면?
 그걸 지금 물어보면 어떡해요?  그 시절에 물었어야지
 그래?
 그럼 이건 지금 물어보는 게 맞겠지?
 (단아)  1면에 열애설로
 아주 기특해 죽겠네, 진짜?
 나 태어나서 처음으로 신문 사 봤잖아
 - 이게 누군데요?  - (단아) 넌데요?
 - 핑크빛이라는데요?  - (선겸) 나 말고
 (선겸)  최태리?
 [단아의 웃음]
 (단아)  일전에 기 선수랑 화보 찍어 주신  대배우 최태리 님
 다 알아보는 분을 왜 못 알아봐?  상견례까지 한 사이에
 와, 최태리가  육지우 주연 영화로 데뷔했다며?
 예비 시어머님이었네, 운명이네
 너희 같은 날 레드 카펫도 섰더라
 기자들, 네티즌들 지금 엄청 신났다
 사람들 진짜 대단하다
 이 화질에 누군지 어떻게 알아보지?
 그 대단한 분들 덕에  어제, 오늘 실검 1위 뭐였는지 알아?
 '최태리 남친', 소감이 어때?
 소감이랄 게 있나?
 메달 딴 것도 아닌데
 아쉬워해야지  예쁜 얼굴 잘 안 보이게 찍혔는데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핑크빛 아닙니다
 (태리)  어?
 선겸 씨 아니에요?
 아, 운동 여기 다녀요?
 누구세요?
 [익살스러운 음악]
 나 누구냐고?
 네
 우리 불과 며칠 전에 봤는데  못 알아보는 거예요?
 아, 설마 메이크업 바꿔서 그런가?
 죄송합니다, 기억에 없어서
 (태리)  아니, 뭐
 화보 찍을 때는 풀 세팅이긴 했죠  [태리의 어색한 웃음]
 암만 그래도 너무하네, 진짜  [카메라 작동음]
 [카메라 셔터음]
 (선겸)  엄밀히 말하면 보랏빛이에요
 나 맞은 데 멍 든 거 같아요
 에이전시 공식 입장 내 주세요
 핑크빛 열애 아니라고요
 (단아)  으음, 우리 화보 론칭하고  부인해도 안 늦어
 국가 대표 남매의 패션 화보  나 그거 돈 많이 쓴 기획이야
 기자들 더 몰리고, 홍보도 되고  아주 좋네
 이게 에이전시 공식 입장
 보자
 피부 상태 좋고  얼굴은 손볼 데 없겠네
 촬영 전에 간단히 마사지만 받자, 응?
 얼굴 상태 확인 끝나셨으면  가 보겠습니다
 오후에 훈련 있어서요
 쓸데없이 고고해서 귀엽다니까
 (미주)  저기요
 네 번째는 뭐예요?  난 나머지 한 번은 기억에 없는데
 말해도 잘 모를 텐데
 뭐, 관심 없고요  라이터 돌려주세요
 저한텐 중요한 거라서
 그때 그래서 갔어요?
 - 어딜 가요?  - (선겸) 그때요
 [흥미진진한 음악]  아, 싫어, 안 간다고, 아, 진짜
 (미주)  아, 싫다니까, 절대 안 가  너 왜 이래, 진짜
 다행히 데이트 폭력까지는  아닌 거 같아서
 (선겸)  다행이다 싶었거든요
 - (미주) 예?  - 라이터는 선수촌에 있어요
 (선겸)  여기서 차로…
 - 두 시간 거리?  - (미주) 왜 같은 한국말인데
 흐름을 못 따라가겠지?
 뭐, 어디 외국에서 살다 왔어요, 혹시?
 아니요
 차로 두 시간 거리면
 (미주)  어차피 통역 때문에 또 볼 거니까  그때 주세요, 그럼
 반백수라더니 통역사였네요?
 본업은 따로 있고요
 이번 통역은 돈도 안 받고 하는 거니까
 (미주)  음, 뭐, 봉사?
 통역을 좋아하나 봐요  봉사까지 할 정도면
 보통 뭘 잘못해서 하죠, 봉사는
 아, 민망할까 봐요  본인 화보랑 같이 있는 거
 아…
 뭐 반응이 그래요?
 (선겸)  어…
 - (선겸) 나네요?  - 본인 화보 처음 봐요?
 네, 찍을 때 모니터링 안 해서
 [익살스러운 음악]
 저, 진짜 용건은
 그때 못 했던 식사 대접하면서  부탁할 것도 좀 있고 해 가지고요
 부탁 뭔데요?
 그, 나 도와주다가 경찰서 간 거
 비밀로 해 주면 안 될까요?
 그 미친년…
 아, 그쪽 대표가 알면  진짜 나 무릎 꿇릴 거 같아 가지고
 지금 사회면엔 관심도 없을 거예요  연예면이 난리라서
 (선겸)  그리고 그 사건은  애초에 오미주 씨가 피해자니까
 무릎 꿇을 이유도 없고요
 그, 스캔들은…
 저는 그 배우랑 안 사귀고요
 그럼 뭐, 서로 알아가는 중이에요?
 제가 그렇게 매력적인가요?
 (선겸)  한 번 보고 알고 싶어질 정도로?
 제가 찾아보니까 최태리네는  막 개정색하면서 기사 냈던데
 펄쩍 뛰는 게  활자에서도 다 느껴지더라고요
 막 그쪽만 후려치는 기사도  장난 아니고
 (미주)  국대 커리어는 다 쌩까고  최태리 남친이 어쨌네 저쨌네
 진짜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
 - (미주) 왜요?  - 지금 나한테 잘 보이려고 이래요?
 네
 비밀로 해 주실 거죠?
 제 반응이 더 기분 나쁘셨을까요?
 나 대신에 뭐라고 해 주니까
 기분이 좀 이상해서요
 (선겸)  사실 나는 익숙해서 괜찮거든요
 내 이름 말고 내 이름 앞에  누구누구, 누구누구의
 이런 타이틀로 불리는 거요
 최태리한테는 남친이고  그쪽한테는 미친놈인 것처럼
 가 볼게요
 약속 잘 지킬 거고
 '배고플 때 탕' 지금 아니고
 차 막히기 전에 출발해야 돼서요
 아, 뭐 이렇게 갑자기 가요?
 잠깐 밥 먹을 시간도 없어요?
 꼭 밥 사고  치우려는 사람 같은 거 알아요?
 그러면
 그, 문자로 선약 후보  몇 개 남겨 주세요
 (미주)  제가 검토해 보고 피드백 드릴게요
 제 번호 알려 달라는 얘기예요?
 - 네  - (선겸) 그래요
 문자 남길게요
 [미주의 당황한 신음]
 그래요
 뭐야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부드러운 음악]
 [영화 속 배우가 영어로 말한다]
 [한숨]
 [영화 속 배우가 영어로 말한다]
 [영화 속 배우가 영어로 말한다]
 [한숨]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메일 수신음]
 (지현)  정지현 실장입니다
 기선겸 선수 스케줄 보내 드립니다
 아, 제주도 가는구나?
 제주도 좋지
 [하품하며]  감수 마저 끝내 놓고
 [미주의 한숨]
 일하자, 일
 마저 해야지
 [컵을 탁 내려놓는다]
 (영일)  기선겸 쟨 뭘 또  귀에 이상한 걸 꽂고 있어
 말 섞기 싫다 이거지?
 웬일로 폰까지 다 붙들고 있어?
 연애한다 이거지? 그렇지?
 (우식)  어…
 최태리네서 열애 아니라고  기사 났던데요?
 연예인들은 원래 다 아니라고 해
 그, 진짜 사귀냐고  네가 가서 한번 물어봐 봐
 나 말 걸기 싫으니까
 (우식)  네
 (영일)  아, 최태리
 [입바람을 후 분다]
 (미주)  수경 씨, 안녕하세요  [수경의 반가운 신음]
 - 밤새우신 거예요?  - (수경) 회의, 회의
 (미주)  아유, 어떡해요, 고생 많으세요
 [문이 탁 여닫힌다]
 (미주)  언니
 뭐야, 이거는?
 (매이)  그, 루마니아 영화 감수 끝냈더라?  클라우드 올린 거 봤어
 천천히 해도 된다니까
 통역 알바 일정 나왔거든
 그거 스터디하고  연습 좀 미리 해 놓으려면
 끝내 놓는 게 낫겠더라고  스포츠 장르는 또 처음이라서
 근데 이거 뭐야? 뭐 보는 거야?
 필름마켓 결과물들
 [매이의 웃음]
 이번에 꽤 괜찮은  뮤지컬 영화를 찾았는데  [미주의 헛웃음]
 누가 할진 몰라도 피똥 싸겠구먼
 (매이)  피똥도 안 싸 본 남보단  싸 본 님께서 낫지 않겠냐?
 너 해 봤잖아, 뮤지컬 영화
 트랜스크립트라도 한번 봐 볼래?
 눈물이 막…
 이거 저번에 자막인데 입 모양까지  맞춰 달라던 그 회사지? 응?
 (미주)  하, 이게 가사인지 대사인지
 내가 지금 번역을 하는 건지  시를 쓰는 건지
 지금 이게 낮인지 밤인지
 나도 눈물이 막  [흐느끼는 시늉을 한다]
 - 돈 많이 줄게  - (미주) 한 천만 원 줄래?
 (매이)  꺼져 주렴  [휴대전화 진동음]
 [미주가 종이컵을 탁 내려놓는다]
 (미주)  아, 누구야
 누구야, 이게?
 아…
 (선겸)  11일 이태원역 13시  [발랄한 음악]
 13일 시청역 13시
 19일 광화문역 13시
 다 별로면 다시 보낼게요
 성실하게도 보냈네
 뭐야, 너 건수 생겼냐?
 그 잘생긴 운명?
 뭐가 생기기엔 나랑 너무 멀던데?
 애만 안 생기면 되지
 아유, 큰일 나지
 알바 끝나면  다시 볼지 어떨지도 모르는데
 (미주)  후보 2번, 시간은 16시로
 통역 예행 연습도 같이 합시다
 (우식)  선배님
 이제 훈련 시작한답니다
 (선겸)  어, 생큐
 - 핸드폰 뭐 하세요?  - (선겸) 문자
 선배님 설마…
 진짜 사귀시는…
 뭐?
 아닙니다
 (선겸)  알겠습니다
 (매이)  너 얼굴만 뜯어먹다가  나중에 진짜 골로 간다
 한석원으로 뭘 좀 깨달았나 했더구먼
 아, 여기서 갑자기  한석원 얘기는 왜 해?
 내가 걔 얼굴 보고 만났어?
 더 열받는 얘기 해 줘?  걔 상 받았어
 - 작품상  - (미주) 어?
 [미주의 놀란 신음]
 (미주)  헐, 설마
 [놀란 신음]
 (미주)  와, 받았네, 받았어  와, 그 일이 일어나고야 말았구나
 아주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구나  아주 그냥
 아, 이거 해외 영화제 초청은  100% 받겠네
 이거 딱 칸 스타일 아닌가?
 어? 근데 내가 자막 했던 거
 초청만 돼 봤지  수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에 혹시…
 초청받기만 해
 자기가 어디서 거장 취급을 받겠다고
 자기가 봉준호야? 진짜 염병을 하네
 (매이)  너 누구랑 얘기해? 나 너무 무서워
 (미주)  응?  [흥미진진한 음악]
 기선겸?
 어? 얘는 뭔데  육지우랑 사진을 찍고 있어?
 언니, 언니 기선겸 알아?  육상 국가 대표?
 국가 대표가 한둘이냐?
 아, 왜, 이번에 최태리랑 스캔들 난
 아, 최태리 남친
 - 걔 이름이 기선겸이었어?  - (미주) 응
 - 걘 갑자기 왜?  - (미주) 많이 유명한가 싶어서
 유명하지
 가족들이 좀 잘나가냐?
 너는 육지우 팬이라면서  그것도 모르냐?
 육지우랑 기정도 의원 아들에  기은비 남동생이잖아  [미주의 놀란 숨소리]
 [이 코치가 재촉한다]  (매이)  1등만 기억하는 이 나라에서
 [타이머 조작음]  유일하게 유명한 2등
 (이 코치)  고, 고, 고, 고, 고, 고, 고, 고!
 [타이머 조작음]  그렇지!
 야, 준비해, 준비  [선수들의 힘겨운 탄성]
 야, 규덕아, 일어나  바로 준비해, 빨리
 일어나, 일어나
 움직여, 빨리빨리, 자!
 제자리!
 [타이머 조작음]  고!
 [타이머 조작음]  좋아!
 [선겸의 거친 숨소리]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  어, 기선겸
 요즘 좋네? 기세가 아주 좋아, 어?
 [선겸의 거친 숨소리]
 (영일)  기선겸이 요즘 왜 좋지?
 뭐, 사랑의 힘이냐?
 은퇴 전에 너 한 번쯤은 이겨 보려고
 [영일의 한숨]
 - (이 코치) 자, 이제 일어나  - 나를 이기고 싶다고?
 - (영일) 네가?  - 매번 이기고 싶었는데?
 (영일)  죽을 때가 됐나
 그, 은퇴할 때 되니까  없던 파이팅이 막 생기고 그러냐?
 늘 파이팅 하고 있었는데
 좀 파이팅 있게 파이팅을…
 (영일)  난 또 하고 싶어서  만년 2등만 하고 있는 줄 알았잖아
 나도 1등 하고 싶어
 (선겸)  그냥 조용히 원하는 것뿐이지
 [영일의 한숨]
 [발랄한 음악]
 근데 나는 왜 몰랐지?
 너? 영화만 봐서
 음, 맞네
 사실 나는 익숙해서 괜찮거든요
 (선겸)  내 이름 말고 내 이름 앞에  누구누구, 누구누구의
 이런 타이틀로 불리는 거요
 아, 그런 사연이 있었구먼?
 (미주)  더 멀어졌네  원래 가까웠던 적도 없지만
 뭐가
 아니
 나는 내가 일하고 공부한 걸로  커리어 쌓으면서
 간신히 내 타이틀 유지를 하고 있잖아
 (미주)  남들 보기엔 비굴해 보여도
 내가 나를 대표하니까  나 하나 지키려고 사는 인생인데
 그쪽엔 그런 인생도 있구나 싶고
 그래서 부럽냐?
 가족 있는 게?
 (미주)  기선겸 인생엔 기선겸만 없는 거 같네
 난 나밖에 없는데
 [물이 퐁당거리는 효과음]
 [비가 쏴 내린다]
 [휴대전화 진동음]
 네, 코치님
 지금요?
 네
 [어두운 음악]
 너 이거 떨어트리면 뒈진다
 [우식의 신음]
 내가 담배 안 떨어지게 하랬지?
 (우식)  [힘겨운 목소리로]  가까운 편의점에
 선배님 피우시는 게 없어서
 [어이없는 숨소리]
 그럼 먼 편의점에 갔어야지, 어?  [우식의 신음]
 너 때문에 강제 금연 했잖아  이 개새끼야
 [우식이 콜록거린다]
 덕분에 기선겸한테 훈련도 발리고
 내 말이 말 같지가 않냐?
 하, 씨…
 [규덕의 신음]  (기범)  야, 괜찮아?
 - 이 새끼가, 이, 씨  - (우식) 죄송해요, 선배님
 실수였어요  [규덕이 씩씩거린다]
 [긴장되는 음악]
 감히 나한테 손을 대?
 (규덕)  너, 이, 씨, 콩밥 먹고 싶어?
 [우식의 신음]
 네가 돈이 있기를 해, 백이 있기를 해
 남들 다 있는 부모가 있기를 해, 이, 씨
 가진 건 다리 두 짝밖에 없는 새끼가  어디 건방지게
 기선겸 믿고 자꾸 기어오르지?
 같이 노니까 네가 그 새끼인 거 같아?
 (우식)  저는
 제가 기선겸인 줄 알았는데요  지금까지
 [헛웃음]
 뭐라는 거야
 - 미쳤냐?  - (기범) 야, 그만해
 (규덕)  놔 봐, 이, 씨
 (기범)  하…
 (규덕)  야, 말해 봐
 체고 땐 그냥 때리셨고 이젠
 기선겸이 기록 단축할 때  선배님들 무시할 때
 후배들 챙길 때마다 더 때리셨죠
 (우식)  그래서 저는
 저를 기선겸으로  생각하시는 줄 알았네요
 내가 기선겸은 못 건드니까 너한테…
 그 뜻이냐?
 걔가 뭐가 무서워, 내가
 (우식)  무서우시잖아요
 기선겸은 가진 게 많으니까
 야, 너 안 닥쳐?
 너 오늘 한번 뒈져 봐, 어?
 [우식의 신음]  (규덕)  이, 씨, 야
 또 한 번 얘기해 봐, 어?
 아, 진짜
 [규덕의 힘주는 신음]  [우식의 신음]
 (선겸)  야, 우식아
 우식아
 정신 차려 봐, 어?
 봐 봐
 괜찮아? 어?
 - (우식) 선배님  - 어
 (우식)  죄송합니다
 [답답한 숨소리]
 (선겸)  [힘주며]  야, 일어나 봐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우식의 아파하는 신음]  (선겸)  움직이지 말라 그랬는데
 선생님이 가만있으라 그랬는데
 괜찮아?
 [거친 숨소리]
 저 여긴 어떻게…
 - (우식) 코치님한테…  - 내가 복귀해서 잘 전달할게
 제가 들어가서 하겠습니다
 다
 - 나중에 제가…  - (선겸) 나중에 언제
 너 인대 아작 났을 때?
 허벅지 수술해야 된대
 - 수술요?  - (선겸) 김우식
 내가 한 번만 더 물을게
 너 진짜 괜찮아?
 [울먹인다]
 [무거운 음악]
 [우식이 흐느낀다]
 병원비 걱정하지 말고
 필요한 치료 다 받아
 낫는 게 우선이니까
 할 수 있는 거 다 해 달라 그래
 갈게
 (우식)  하지 마세요
 그러지 마세요, 선배님
 뭘 하지 마
 모르겠어요
 (우식)  저는요
 - 무서워서 제가…  - (선겸) 뭐가 무서운데
 (우식)  제가…
 규덕 선배 때렸어요
 실수였는데
 저 가만 안 둘지도 몰라요
 그럼
 내가 때린 걸로 할까?
 그게 무슨…
 너 유망주잖아
 (선겸)  상금 받아야지, 메달도 따고
 걱정 같은 거 하지 마
 그건 가해자가 하는 거니까
 갈게
 아유, 기선겸 따까리 새끼  [규덕의 아파하는 신음]
 (규덕)  아, 야, 살살해, 이, 씨, 정말, 쯧  [문이 쾅 열린다]
 (기범)  괜찮냐?  [선겸이 문을 철컥 잠근다]
 (규덕)  [아파하며]  아, 아, 아, 씨…
 [긴장되는 음악]  [규덕과 기범의 신음]
 (규덕)  미쳤습니까?
 아프잖아요! 이, 씨
 하, 왜 그러는데요, 예?
 김우식
 (선겸)  감방에 있을 놈들이
 국대랍시고 선수촌에 있었더라고
 [규덕의 헛웃음]
 지금이라도 보내 줄까?
 [규덕이 피를 퉤 뱉는다]
 (규덕)  아, 씨…
 말조심 좀 합시다, 선배
 안 그래도 기분 더러운데, 씨
 걔 한두 번 맞아서 나오는  체념이 아니던데?
 맞을 만했습니다
 걔가 체고 때부터 워낙 나대서
 정신 교육 시켜 준 거고, 나는!
 걔 때문에 내 얼굴 찢어진 건  안 보입니까?
 그, 뭐, 반성의 기미는 하나도 없네?
 [헛웃음]
 그 새끼 맞는 덴 선배 책임도 있는데
 (규덕)  본인도 가담하신 거라고
 확실해? 나도 가담한 거?
 - (규덕) 아, 씨…  - 내가 가담한 거 확실하냐고 묻잖아
 자꾸 싸고돌기만 해서  애 버릇 더 나빠지게 만든 게 누군데
 말로 할 때 꺼지세요
 사과하라느니 착한 척할 생각 마시고
 사과…
 하, 내가
 착한 척하러 온 게 아니라서
 [규덕이 씩씩거린다]
 (규덕)  이 새끼가, 미쳤어? 어? 미쳤냐?
 [규덕의 신음]
 [규덕이 씩씩거린다]
 [선겸과 규덕의 거친 신음]
 [선수1이 문고리를 철컥거린다]
 - (선수2) 야, 뭐야, 안 열려?  - (선수1) 야, 뭐야, 저기요!
 (선수1)  문 좀 열어 봐요!
 - (선수2) 뭐야  - (선수1) 무슨 일 있어요?
 (선수2)  야, 어떤 미친놈들이야
 - (선수2) 야, 우리 종목 아니지?  - (선수3) 야, 뭐야
 (선수4)  단거리 애들인가?  나 기선겸 들어간 거 본 거 같은데
 - 기선겸?  - (선수4) 어
 (선수2)  아, 뭔 일 생기는 거 아니야?
 - (선수1) 저기요  - (선수4) 문 좀 열어 주세요!
 (선수4)  저, 저기요
 [선겸의 거친 신음]
 (감독)  너 몇 년을 커피를 타는데  이거 하나 제대로 못 하냐
 - (이 코치) 맛없어요?  - (감독) 더럽게 맛없다
 (이 코치)  너 인마, 부른 지가 언젠데 지금 와  [문이 철컥 닫힌다]
 너, 너 얼굴 왜 그래
 저 사람 때렸습니다, 코치님
 네가 직접?
 (이 코치)  어디서, 외부? 언제, 누구  미, 민간인?
 선수촌에서 방금 육상 국가 대표  박규덕, 김기범요
 - 뭐?  - (감독) 누구라고?
 보는 눈들도 좀 많이 있었습니다  소문도 빨리 날 것 같습니다
 너 말 똑바로 해
 (감독)  기합 준 게 아니라  때렸다 그랬어, 지금?
 선배랍시고 기강이 흐트러졌네  마음에 안 드네 때리는 걸
 기합 준다고 하지는 않죠, 감독님
 오케이, 때렸다 치자
 근데 그걸 바로 와서  이실직고하는 넌 뭐냐
 이실직고할 게 하나 더 있는데
 말씀드리면 책임지고  해결해 주실 겁니까?
 [어두운 음악]
 일 크게 만들지 마, 응?
 - (감독) 흔한 일이고  - 설마 알고 계셨던 문제입니까?
 (선겸)  그럼 징계위 회부되면 해결되겠죠  원칙대로요
 (감독)  징계위?
 (이 코치)  대체 똑똑한 놈이  왜 이런 개념 없는 짓을 했어
 규덕이하고 기범이는 감독님이  직접 데리고 온 애들인 거 몰라?
 알면 뭐가 달라져야 됩니까?
 그래, 네가 기합을 줄 정도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지
 - 기합 아닙니다, 코치님  - (이 코치) 알아, 인마
 그냥 너희들끼리  치고받고 싸웠겠지, 뭐
 싸움 아니고 폭행입니다  위력 관계에 의한, 저나 걔네나요
 (감독)  너
 표현 그렇게 하지 마
 단어 선택에 따라서 느낌 확 달라진다
 - 느낌이 달라지면 안 되죠  - (감독) 야
 너 은퇴하고 코치 안 될 거야?  감독 안 될 거냐고
 [책상을 쾅 치며]  징계 인마  그거 평생 꼬리표야, 자식아!
 너 당장 내년이 세계 대회인데
 창창한 앞길 그깟 일로 막는 새끼가
 그런 새끼가 어디 있어, 인마!
 이게 그깟 일이라고요, 감독님?
 (감독)  야
 너 서울로 꺼져 있어  위에서 처분 내려올 때까지
 꺼져, 야, 꼴도 보기 싫어  가, 가, 새끼야
 (이 코치)  선겸아
 감독님한테 빌어
 너 이대로 끝낼 거야? 야, 야, 야!
 (선겸)  제 앞길에 그런 융통성을 바라신다면
 저는 앞길이 없을 거 같습니다
 제가 되고 싶은 건  원칙을 지키는 지도자였거든요
 [빗소리가 들린다]
 [잔잔한 음악]
 (우식)  선배님은 왜 달리십니까?
 (선겸)  안 부끄럽냐, 그런 질문?
 (우식)  대답 안 해 주실 겁니까?
 그러는 너는 왜 달리는데
 저는 뭐
 할머니 때문에 뛰죠
 선배님 보고 시작했고
 이제 선배님 차례입니다
 (우식)  왜 달리십니까?
 [캔 음료를 쉭 딴다]
 [새가 지저귄다]  [편안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붓질하는 소리가 들린다]
 [붓을 탁 내려놓는다]
 [영화의 한숨]
 (영화)  너희 집 우리 집 앞인 건 알지?
 (예준)  술 처먹고 이 시간에 귀가하면  불효자 돼
 (영화)  이 시간까지 술 누구랑 마셨는데
 말하면 아냐?
 (영화)  교회는 왜 안 나왔냐?  아주머니 걱정하시게
 (예준)  아, 저 크리스천 끊은 지 3년째입니다
 (영화)  담배냐, 끊게
 - (영화) 자게?  - 어
 [힘겨운 신음]
 아, 기름 냄새
 물감이 싸구려라
 [컵을 탁 내려놓는다]  지금부터 냄새 더 날 거야
 코 막든가
 [한숨]
 [붓질한다]
 (영화)  아, 아, 맞는다
 나 그림 배달 간다
 일어나면 꿀물 마셔
 [익살스러운 음악]
 [헛웃음]
 [통화 연결음]  [한숨]
 시간이 몇 시인데 출근을 안 해  대표면 다냐?
 전화 좀 그만할 수 없을까?
 (태웅)  화분 이거 나 보라는 거야, 뭐야?
 쓰레기를 왜 방치하냐?
 너도 방치하는 거야, 내가
 야, 넌 아침잠도 없니? 밸도 없고?
 이럴 거면 그냥  세상에서 없을 순 없나?
 왔으면 쓰레기나 좀 치우고 가  [블루투스 조작음]
 [통화 종료음]  여보세요? 누나! 여보세요!
 아, 씨, 끊었어
 아, 내가 이거 왜 치워  [헛웃음]
 [한숨]
 [아파하는 숨소리]
 따가워, 씨
 [청소기 작동음]
 (태웅)  오, 역시 서울대
 리조트 오픈식 언제야?
 [청소기 작동음이 뚝 멈춘다]  나도 갈래
 [청소기를 탁 세워 놓는다]
 와서 뭐 하시려고요?
 아, 뭘 하겠다는 게 아니라  그냥 가고 싶어서
 기선겸도 간다던데
 어, 기 선수는 화보 촬영 및  전지훈련 때문에 가는 겁니다
 (지현)  어쩌다 보니 날짜가 딱 하고 겹쳤네요
 (태웅)  아…
 굳이 새로 오픈하는 서명 리조트에서?
 [지현의 헛기침]  그래서 오지 마라?
 회장님, 전무님 다 참석하시는데
 혹시 안 불편하실까 해서요
 아, 전무님은 나 싫어하지
 (지현)  에이, 대표님도 싫어하시죠
 실장님도 나 싫어?
 [지현이 물건을 뒤적거린다]
 아, 됐어, 대답하지 마
 형도 가고 누나도 가는데
 나만 못 가는 데 이유가 있겠지
 서자라 서럽네
 [지현의 헛기침]
 (지현)  못 가시는 이유
 이번 행사랑 관련이 없으셔서입니다
 자
 소독하셨으니까
 붙이겠습니다
 어유, 섬세도 하시네
 비주얼만 봐선 딱 그건데
 [익살스러운 음악]
 깍두기  [태웅의 웃음]
 (태웅)  아, 실장님 가져
 완벽하게 깍두기 같아졌으니까
 한라봉 사 와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문이 달칵 열린다]
 - (단아) 사장님, 안녕하세요  - (노라) 네, 어서 오세요
 (단아)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 테이크아웃요  [노라가 대답한다]
 [익살스러운 음악]
 - (단아) 여기요  - (노라) 네
 [포스 단말기 조작음]
 (단아)  따까리, 아니, 오미주 씨
 [커피 머신 작동음]
 오미주 씨, 자요?
 [미주가 하품한다]
 (미주)  어머
 아이고, 안녕하세요
 아, 언제 잠이 들었지?
 이 동네에 살아요?
 - (단아) 차림이 딱 집 앞이네?  - 네
 대표님은 딴 동네 사시네요  차림이 딱
 나 안 살지
 나나 기 선수나
 (단아)  씁, 그래서 이상해
 기 선수랑 어떻게 아는 사이?
 어머, 아, 기선겸  모르는 사람도 있어요?
 몰랐던데? 이름도, 정체도?
 혹시 경찰서에서 만난 사이예요?
 (노라)  손님, 주문하신 커피 나왔습니다
 (미주)  커피 나왔대요
 저는 그, 화장실 좀
 (단아)  그럼 우린 제주도에서 보겠네요
 통역 준비 잘하시고
 (노라)  맛있게 드세요
 그림이…
 참 근본 없네
 각도가
 [텀블러를 탁 내려놓는다]  그림이 좀 안 사는데?
 [숨을 깊게 내뱉는다]
 [다가오는 발걸음]
 (노라)  손님, 괜찮으세요?
 [놀라며]  어머, 어머, 이거 어떡해
 아, 그림이 덜 말랐나 봐요  이를 어쩌죠?
 아, 저는 괜찮은데 이거 어떡하죠?
 - (단아) 아끼시는 걸 텐데  - 아니요, 아니요, 괘념치 마세요
 취미로 그리는 친구한테  싸게 산 거라서
 (노라)  아, 그나저나 이거 비싼 옷 같은데  이거 어떡하나
 아유, 어떡해
 (단아)  이렇게 하죠
 제가 두 배로 쳐드릴 테니까  파는 걸로 합시다, 저한테
 네?
 [흥미진진한 음악]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트렁크 조작음]
 [트렁크가 탁 닫힌다]
 [휴대전화 진동음]
 (태웅)  깨진 화분 치우다 손 다쳤정, 힝
 우리 팬들이 호 해 줘용
 아침부터 역겹네, 진짜
 (태웅)  보이냐? 팬들이 나 착하대  내 방의 화분이 되고 싶대
 [헛웃음]
 [자동차 시동음]
 (영화)  사장님, 저 왔어요
 - (노라) 어, 왔어요?  - (영화) 네
 (영화)  어, 가만있어 보자, 음…
 어?
 사장님
 제 그림 떼셨어요?
 마음에 안 드셨구나
 아, 아, 그게
 (노라)  저기, 어, 드렸어요
 영화 씨 그림을 좋아하는  손님이 계셔서
 아, 정말요? 아, 누구신데요?
 아, 진짜요?
 아, 어떤 분이신데요?
 아이고, 저, 미안해요
 - (노라) 아, 영화 씨 그림  - (미주) 어?
 어? 지금 그 화구통
 그때 그 화구통 맞죠?
 (미주)  아, 그거 던져 주신 분이세요, 혹시?
 [흥미진진한 음악]  아, 아니요, 아니요, 아니요  아니요, 그…
 [당황한 신음]
 (영화)  아, 그때 그, 어…
 총, 맞죠?
 - 맞아요  - (영화) 아!
 (영화)  이렇게 나와 계신 거 보니까  뭐, 잘 합의하셨나 봐요
 아유, 뭐, 출소한 기분이네요
 뭐, 나름 잘했습니다, 합의  [영화가 호응한다]
 구면이시구나?  [노라의 웃음]
 우리 카페 그림들  다 영화 씨가 그려 주거든요
 (미주)  오, 화가예요?
 아유, 아니에요  뭐, 아직은 학생이에요
 뭐, 졸업 이후엔 잘 모르겠고요
 이영화라고 합니다
 어, 뭐
 뭐, 이런 거 그려요
 실장님, 좋은 아침
 (지현)  오셨습니까, 대표님
 - 아, 안에 지금  - (단아) 실장님
 동생분 자꾸 막 들이실 거예요?  왜 그러는 거예요?
 (지현)  어, 대표님
 회장님 아드님을 안 들일 수 있는  권한이 저한텐 없습니다
 저도 서명그룹 사람인데요
 서명이 아직 내 게 아닌데
 왜 실장님이 서명 사람이에요?  내 사람이지
 물론 서명이 내 게 돼도  실장님은 서명 사람 못 해요
 내 사람 해야지
 소속감 똑바로 가집시다
 또 막 들여놓으셨네  식물이고 사람이고
 [놀란 신음]
 (단아)  얼굴에 기스 났네?
 저 사람 때렸어요, 어제
 사람도 때릴 줄 알아?
 원칙대로 징계받게 될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단아)  아, 뭐, 우리 기 선수가  이유도 없이 그랬을 린 없겠고
 좋은 이유로 때렸겠지
 어떤 이유로든 사람을 때리면 안 되죠
 안 되는 거 알면서 왜 되게 했을까
 하, 누굴 어떻게 왜 때렸는데?
 - 누구는 선수촌 후배들이고  - (단아) 응
 왜는 그냥 복수요
 복수?  [단아의 웃음]
 아, 복수 그런 거는  막장에나 나오는 거 아니었어?
 아, 느끼해
 설마 지금 재밌어서 웃은 거예요?
 (단아)  왜? 재밌으면 안 돼?
 안 되지
 사람 때려 놓고 선배랍시고  위해 줬다는 새끼들 얘긴데
 (선겸)  그 새끼들이 위해 준 후배는
 데뷔전에서 그 선배들 다 제치고  1등 한 애였어요
 그런 애 다리를
 사체 인대 갖다 붙이기 직전까지  팬 얘긴데 그게 재밌다고요?
 그, 뭐, 회유할 수도 있었을 텐데  너도 똑같이 때렸다?
 그래야 내가 똑같이 갚아 주고
 그에 맞는 처벌 받는 게  속이라도 시원할 것 같아서
 (단아)  하, 이럴 때 보면
 나랑 피가 섞인 건 서태웅이 아니라  기선겸 같다니까
 난 네 해결 방식에 완전 동의하거든
 징계 먹으면 화보는 고사하고  캠페인들 다 날리겠네?
 뭐, '폭행 대환영, 브라보'  이럴 광고주는 없으니까
 대표님한테 피해 안 가게 할게요
 저 걸려 있는 광고랑 캠페인이랑  이번 화보 전부 다
 위약금 발생하면 청구해 주세요
 징계 먹으면 연맹 상대로 소송 걸면 돼
 (단아)  서명 법무 팀 꾸려 줄게
 (선겸)  여기서 소송이 왜 나오죠?
 무슨 명분으로?
 (단아)  징계가 가혹하다, 난 억울하다, 하여
 비록 폭행은 했지만  동정표라도 받자는 명분
 (선겸)  저 안 억울한데요?
 (단아)  너 억울해, 정의감에 그런 거잖아
 이거 뒤집어서  영웅으로 만들 수도 있는 건이야
 아, 진심이세요?
 - 농담이겠니?  - (선겸) 농담이어야지
 무슨 사람 때린 거 가지고  영웅을 만들어
 대표님께 피해 안 가게 하겠다며
 [흥미진진한 음악]
 [통화 연결음]
 (단아)  실장님, 기 선수 얼굴 다쳤네
 피부과 예약 부탁해요
 화보 예정대로 진행될 거야
 사실상 제가 누나 옵션이잖아요
 (선겸)  그냥 더 좋은 패로 갈아 끼우세요  [단아의 헛웃음]
 [키보드를 탁탁 두드리며]  어디 옵션이 갈아 끼우라 마라야
 (단아)  널 갈아 끼우면  기은비가 내 옷을 안 입는데
 그리고 운동만 시킬 거면  내가 너 왜 데리고 있니?
 권영일을 데려왔지
 아휴
 여기 인형 놀이 하려고 만든  에이전시였죠?
 상무님 패션 사업 때문에
 정확히는 내가 기획한 스포츠웨어를
 내가 원하는 선수한테  입히려고 만든 거지
 상무님이 어떻게 되든  제 알 바는 아니고요
 저는 제 대표님 뵈러 온 거라서
 내 말 아직 안 끝났어
 (선겸)  저는 끝났어요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차 문이 탁 열린다]
 (유 대표)  아이고! 이게 누구신가  [차 문이 탁 닫힌다]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기다린 보람이 있네, 내가, 어?
 아니
 누구냐고 물어봐야  내가 또 내 소개를 하지
 이렇게 보고만 있으면 어떡해?
 - 안 사요  - (유 대표) 나도 안 팔아!
 [익살스러운 음악]
 가 아니라
 (유 대표)  어…
 어, 나는 누구냐 하면, 어…
 최태리 소속사 대표  유재규라는 사람입니다
 거, 그쪽 에이전시는  왜 연락이 안 되는 겁니까
 그, 서단아 그 여자는 뭐 하는 여자고
 사람 질척거리게나 하고
 (선겸)  그 여자 아니고
 대표입니다, 서단아 대표요
 아니, 암만 재벌이  취미로 하는 데여도 그렇지
 일이 터지면 수습을 해야
 서단아 대표만큼  그렇게 자기 일 필사적으로 하는 사람
 저는 못 본 것 같은데요
 이봐요, 이야기의 논점을 흐리지 말고
 애초에 논점 없지 않았어요?  물은 이미 엎질러졌고
 그냥 누구한테든  화풀이하려고 오신 거 아니에요?
 잘 아네
 운동하는 놈들은  죄다 무식한 줄 알았는데
 그것도 무식한 사람들의 편견이죠
 (유 대표)  야!
 이게 진짜
 너 지금 우리 태리한테 업혀 가려고
 개수작 부리는 거  내가 모를 거 같아?
 뭐, 이때다 싶어 쇼핑몰이라도 차리게?
 한 번 마주친 게 다고
 그쪽 배우분이랑 안 사귑니다
 아, 네가 뭔데 또 우리 태리랑  안 사귄다 만다야!
 듣보잡 주제에!
 하, 저기요
 당신이 이 바닥을 잘 모르나 본데
 여기는 사귄다는 증거는 있는데
 아닌 거는 증거가 없네?
 (유 대표)  그러니까 좋은 말 할 때 헬스장 옮겨요
 우리 태리는 품위 유지 때문에  거기 아니면 안 되니까
 옮기는 게 의미가 있을까요?
 말만 더 보태질 텐데
 그리고요
 [차 문이 탁 열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뭐, 뭐, 뭐, 뭐!
 [카메라 셔터음]
 저거 대표님 차 아니에요?
 (유 대표)  내 차…
 아이, 아저씨, 아저씨!
 차 지금 안 돼, 아저씨  아, 자, 잠깐만!
 너 스캔들…  [카메라 셔터음]
 그, 스캔들 앞에서 하는 말  나 안 믿어, 두고 볼 거야!
 야! 진심… 아이, 아저씨!
 사진 찍지 말라니까
 날 찍어, 날, 예?  지금 어느, 어느 구청으로 가요, 예?
 [유 대표가 계속 말한다]
 (지현)  불법 주차 견인 신고 마쳤습니다
 왜 남의 건물 앞에 차를 대 놓으셨어요  유 대표님
 기분도 구린데 딱 걸리려고
 (단아)  기 선수는요?
 (지현)  뛰러 갔겠죠
 스트레스 풀 줄도 모르고  남 일에나 희생을 해대고
 누가 자기 때렸으면  그냥 개가 짖네 했을 거면서
 자기부터 좀 사랑하지
 [지현이 살짝 웃는다]
 [단아의 한숨]
 - 실장님  - (지현) 네
 나는 결론까지 잘 냈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기 선수는 아니었나 봐요  화난 거 같아
 내가 뭘 잘못했지? 나 진짜 모르겠어
 아…
 그냥 다른 거 아닐까요?
 생각도, 그걸 표현하는 방식도  애초에
 사람은 다 다르지 않습니까
 [한숨]
 다 같으면 편할 텐데  [밝은 음악]
 귀찮네요
 [휴대전화를 달그락 든다]
 (미주)  전 도착, 천천히 오세요
 [발랄한 음악]
 어디예요? 응?
 똑똑똑, 기선겸 씨  [휴대전화 알림음]
 전화 왜 씹어요?
 어디 아픈 거예요?
 혹시 사고라도 났어요?
 큰일 났네
 이딴 식으로 바람을 맞혀?
 하, 같이 일할 사이에  아주 저세상 인성이구먼
 자기가 국대면 다야? 진짜, 씨, 쯧
 [한숨]
 그래
 예쁘고 마음 착한 내가 참아야지  뭐 어쩌겠어
 [이어폰 케이스를 탁 닫는다]
 [이어폰 조작음]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부드러운 음악]  [달려오는 발걸음]
 어?
 뭐야?
 엄청 빠르잖아
 [통화 연결음]
 (선겸)  [가쁜 목소리로]  어디예요?
 방금 스쳐 가셨어요
 거꾸로 다시 오시면 되는…  [통화 종료음]
 여, 여, 여보세요?
 아, 씨, 이게 진짜, 쯧
 아, 씨, 뭐야
 [거친 숨소리]
 아까보다 좀 느리지 않았어요?
 네?
 안 간 거 아니까 천천히 온 건가?
 아, 너무 빠르면 또  스쳐 지나갈까 봐요
 제가 문자에 날짜를 잘못 썼어요
 18일인데 13일로요
 아, 어쩐지 후보에  13이 너무 많더라고요
 (미주)  아이, 뭐, 늦게라도 왔으니까 됐어요
 진짜 된 거 맞아요?
 덕분에 좋은 구경 했죠, 뭐
 너무 빨라 가지고 못 잡겠더라고요
 통역 예행 연습부터 하러 갑시다
 미리 합을 좀 맞춰 두면  현장에서 미스가 적거든요
 우리 그거 말고 딴거 하면 안 될까요?
 지금 일하기 싫어서  수작 부리는 거예요?
 네, 대신에 그쪽 시간 버린 만큼  벌충할게요
 허, 되게 당당하시다
 음…
 그럼 뭐, 밥부터 먹으러 가야 되나?  배고파요?
 - 아니요  - (미주) 음, 나도
 그러면…
 영화 좋아해요?
 - 아니요  - (미주) 영화를 안 좋아해요?
 어떻게 영화를 싫어할 수가 있지?
 싫어한다고는 안 했어요
 아, 그러면 내 영화 보러 갈래요?
 - 내 영화요?  - (미주) 네
 어… 네
 - 우리 둘이서요?  - (미주) 네
 (미주)  그게 오늘 개봉인데  오늘을 끝으로 못 볼 수도 있어 가지고
 극장에서요, 극장에서
 이게 인디 영화라서
 가요
 [스크린에서 대피 설명이 흘러나온다]
 불 꺼진 극장에 앉아 있으면
 안전한 기분 들지 않아요?
 난 그래서 극장이 좋더라
 더 위험한 것 같아요
 더 어둡고 무섭고요
 뭐, 혼자면 그럴 수 있는데  걱정하지 마요
 지금부턴 다 같이 깜깜하니까
 [스크린에서 영화 소리가 흘러나온다]
 영화 어땠어요?
 재미없었어요
 그러셨구나
 오미주 씨도 안 나오고
 마지막에 나왔잖아요  '번역 오미주'라고
 (선겸)  아…
 (미주)  뭐, 보통 다들 잘 몰라요
 스크롤 끝까지 안 기다리니까
 (선겸)  끝까지 기다려야지  볼 수 있는 사람이었네요?
 [미주의 놀란 신음]
 그러네?
 (선겸)  아
 번역이 재미없단 얘긴 아니었어요
 저 영화 자체가 재밌어 본 적이 없어서
 보시다시피 영화가 되게 난해하잖아요
 저도 번역할 때 좀 애 좀 먹었거든요
 이게 이해가 잘돼야  번역도 잘 나오거든요
 제가 뻥 조금 보태면
 진짜 한 백 번은 본 거 같아요
 이게 감정과 관계에 따라서  번역하는 뉘앙스도 완전 달라지거든요
 신기하죠?
 술 먹을 줄 알아요?
 - 알면, 왜요?  - (선겸) 술 마실래요?
 씁, 영화 보고 술 마시는 걸  뭐라고 하는지 알아요?
 - 데이트  - (미주) 으음, 뒤풀이
 갑시다
 (미주)  처음 작업한 외화가  스크린에 걸리는 날 내 이름이 뜨는데
 이게 언뜻
 폰트 때문에 오미주가 아니라  오마주처럼 보이는 거예요
 아, 무슨 콘셉트 종자 같잖아요  오마주라니까
 어차피 끝까지 기다리는 사람도  잘 없다면서요
 그렇게 말하니까 무슨  관심 종자 된 거 같네?
 - 관종  - (미주) 뭐야? 왜 기분 나쁘지?
 아, 어떻게 관종은 아나 봐요?
 동료 선수가 나보고 관종이랬거든요
 (선겸)  엄마랑 같이 레드 카펫 올라간다고요
 아, 맞는다  그, 모친이 육지우 배우죠?
 (미주)  나 지우 언니 나오는 영화  한영 자막 할 뻔했었는데
 (선겸)  저는 엄마 영화 안 봐요
 어릴 때는 청불이라서 못 봤고요
 아, 그거 말하는 건가 보다
 그, 지우 언니 필모 중에  유일하게 청불인 거, 잔인해 가지고
 얼마나 잔인한데요?
 어, 거기서 지우 언니가  냉혹한 킬러로 나오는데
 [긴장되는 음악]  (미주)  그 나쁜 놈들 잡아 가지고
 막 온갖 고문을 하다 하다
 나중엔 눈알 뽑아 버리고
 칼로 푹 찌르고 가죽까지 벗겨 버려요
 그거 대한민국 영화 최초였어요  가죽까지 벗기는 거는
 그런 영화를 왜 봐요?
 그냥 다 봐요, 영화면
 그래서 번역가가 된 거예요?
 (미주)  음…
 씁, 음…
 처음 극장에서 본 영화에  어떤 대사가 있었는데
 그게 엄청 위로가 됐거든요
 [잔잔한 음악]  (미주)  근데 자막이 없으면
 그게 내가 무슨 말인지  몰랐을 거잖아요, 그렇죠?
 그렇게 '말과 말 사이에  다리를 놔 주는 저 사람은 누굴까'
 '아, 나도 저런 거 하고 싶다  참 좋겠다'
 이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더라고요
 그래서 죽어라고 열심히 하다 보니깐
 진짜 이렇게 됐네?
 [미주가 살짝 웃는다]
 [미주가 살짝 웃는다]
 [미주의 헛기침]
 씁, 뭔가
 부자 된 기분 들거든요
 내가 어떤 한 세계를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이해해서  세상에 알려 주는 그 기분이
 음…
 손에 뭔가 가득 쥐고 있는  그런 기분?
 내가 뭘 되게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된 거 같은 느낌이라
 꼭 부자 된 기분이더라고요
 자, 기선겸 씨  기선겸 씨도 부자 되세요, 짠
 (사장)  계란말이 나왔습니다
 - (미주) 감사합니다  - (선겸) 감사합니다
 (사장)  맛있게 드세요
 그날요
 화구통을 아주 잘 던졌던데
 뭘 많이 던져 봤나 봐요?
 좀 분노 조절이 잘 안되는  그런 장르인가?
 저 단거리로 전향하기 전에
 창던지기 선수였었어요
 조절할 만큼 분노해 본 적은 잘 없고요
 그런 사람이 다쳤네, 응?
 장르가 딱 주먹질인데
 아, 죄송해요, 그러면 방금
 조절할 만큼 분노해 본 적이  잘 없다는 말을
 '조절을 안 한다'로 바꿀게요
 기선겸 씨
 이상하단 소리 많이 듣죠?
 재수 없다는 소리 많이 들었어요
 왜 웃어요?
 (미주)  원래 기선겸 씨 같은 사람이  가까이 있으면
 평범한 사람들은 조바심이 나거든요
 내가 어떤 사람이길래요?
 (미주)  음…
 단단한 사람?
 근데 술은 좀 약한 거 같네요
 아까부터 계속 깔짝깔짝대는 거 보니까
 술도 잘 못 먹으면서  왜 먹자 그랬어요?
 아까 영화 주인공도
 술 먹고 좋아하길래
 나도 술 먹으면  기분 좀 좋아질까 싶어서요
 술 못 먹는데 술 먹고 싶은 기분으로요
 술 못 먹는데 먹고 싶은 기분
 아, 나는 모르는 기분이네  나는 술 잘 먹으니까
 근데 왜 달리기였어요, 전향 종목?  잘 뛰어서?
 저 처음 뛸 때 꼴등 했어요
 아, 하긴
 밥 먹고 달리기만 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첫술에 이겨
 좌절했겠다
 제 처음 목표는
 제 바로 앞에 있는 선수를  이기는 거였어요
 (선겸)  그렇게 어떻게든  그 선수를 이기고 나니까
 바로 그다음 선수가 목표가 됐고
 그렇게 한 명, 두 명 앞지르다 보니까
 어느덧 내 앞에 아무도 없더라고요
 그렇게 고교부 신기록 세우고  졸업했어요
 [미주가 호응한다]
 달리는 게 직업인 건 어떤 기분이에요?
 숨찬 기분
 [잔잔한 음악]
 달릴 때는
 뒤에 놓고 온 것들은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나거든요
 오로지 앞에 있는 것만  소중해서, 중요해서
 평상시에는 그게 결승선이었는데
 오늘은 사람이었네요
 (선겸)  나 오늘 기록 쟀으면
 9초대였을지도 몰라요
 9초대면 어떤 건데요? 좋은 거예요?
 아유, 완전 좋은 거죠
 [잔을 잘그락 부딪친다]
 [함께 당황한다]  [흥미진진한 음악]
 (미주)  아, 왜 그래요, 아, 참, 진짜
 (선겸)  괜찮아요
 (미주)  아, 어떻게 사람이  세 잔에 이렇게 되지?
 이거 완전 알쓰구나?
 (선겸)  알쓰, 알쓰가 뭐…
 알겠냐, 이 쓰레기야!
 알코올 쓰레기요, 알코올 쓰레기  아휴, 참
 어디로 가요?
 [숨을 들이켠다]
 어디로 가야 되나
 집으로 간다고 해야죠
 (미주)  주소도 안다고 하고
 정신 좀 차려 봐요, 빨리
 나 집 없는데
 왜 그래요, 설레게?
 아, 왜 설레지?
 아, 이러는데 설레죠
 안 웃던 사람이 이렇게 방긋방긋
 집은 없어도 자는 데는 있죠?
 그럼 알아서 가세요  저도 알아서 할 테니까
 더 설레면 제가 실수할 거 같거든요
 실수?
 이런 거?
 [부드러운 음악]
 근데
 [미주의 한숨]
 난 침착하게 다스릴 거예요  우리 또 볼 사이니까
 갈게요
 (여자)  저기요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요?
 아유, 죄송합니다
 (여자)  아유, 술 많이 마신 거 같은데  괜찮아요?
 예, 괜찮습니다
 (여자)  안 괜찮은 거 같은데
 (남자)  아이, 뭐 해, 가자
 [부드러운 음악]
 [선겸의 당황한 웃음]
 (선겸)  아, 왜 또 왔어요?
 아, 왜 그렇게 웃어요?
 버리고 간 기분 들게
 그래서 다시 왔어요?
 뭐, 죄책감 비슷한 거라고 해 두죠
 어떻게 가요?
 근처에 차 있어요
 차 타고 가면 돼요
 늦었으니까
 - 차 타고 가요  - (미주) 됐고요
 (미주)  차 있는 데까지만
 경찰서 두 번 가긴 싫으니까
 자
 아까
 어떤 대사 말인데
 어떤 대사였어요?
 '우리가 넘어지는 건'
 '일어나는 걸 배우기 위함이다'
 이제 일어나는 것 좀 배워 볼까요?
 (미주)  자
 자
 [태리의 한숨]
 (기자1)  [작은 목소리로]  저기, 저기 왔어
 아직도 저러고들 있네
 (기자2)  우리, 우리 보고 있는 거야?  걸린 거 같은데
 기선겸이 제정신이면  여길 계속 다닐까?
 - (기자2) 아니, 아닌가 봐, 좋아  - (태리) 아, 피곤하다, 피곤해
 (태리)  진짜…
 어머
 뭐야?
 왜 여기 있어?
 지금 제정신이야?
 아…
 제정신 아니구나?
 웬일이세요, 대배우 최태리 님?
 [태리의 웃음]
 (태리)  아, 네, 감사한데
 우리가 또 마주치면 어떡하죠?
 그것도 내 차 앞에서?
 (선겸)  아…
 죄송합니다
 제가 좀 취해서요
 오케이, 오케이  [태리의 웃음]
 (태리)  아, 곤란하네
 선 열애설, 후 관심인 건 알겠는데
 나 이런 전개 되게 싫어하거든요?
 내 진짜 남친은 따로 있으니까
 이런 것 좀 안 해 줬으면 좋겠는데  [차 문이 탁 열린다]
 (유 대표)  야, 최태리!  [차 문이 탁 닫힌다]
 뭐 하냐, 지금? 어?
 왜, 또 우연히 만난 거야? 어?
 아니라며!
 (태리)  아, 왜 이래요, 대표님  진짜 우연이에요, 아니라니까?
 넌 맨날 아니라고 그러잖아  증거가 눈앞에 있는데, 지금
 (태리)  여기서 피하는 게  더 이상하니까 그런 거죠, 지금!
 또 거짓말이야, 너 그때도  아니라고 했는데 밝혀졌잖아, 결국!
 - 아, 누구 말하는 건데, 몇 명…  - (유 대표) 걔!
 (유 대표)  걔, 이, 뭐야, 이제훈!
 - 아유, 시끄럽게 하네, 진짜  - (유 대표) 그래, 말해 봐, 뭐, 뭐!
 아, 그렇게 실명 거론한다고?  아, 나 재계약 안 해
 야, 갑자기 계약 얘길  여기서 왜 해, 그건 그거지, 야, 너!
 (유 대표)  씨, 너, 너 지켜본다고 그랬지?  내가 분명히 너, 어?
 구라를 쳐? 스포츠맨이?
 안 사귄다니까?
 안 사귀긴 개뿔  지금 만나고 있잖아!
 (미주)  기선겸 씨
 무슨 일이에요, 예?
 어? 최태리 씨
 - (미주) 어, 안녕하세요  - (태리) 안녕하세요
 (유 대표)  와, 이 새끼
 야, 너 양다리냐? 어?
 네까짓 게 감히 우리 태리를 두고?
 (태리)  아, 왜 이래요, 진짜, 대표님  진짜 쪽팔리게
 [유 대표가 화낸다]  아빠야, 뭐야!
 (유 대표)  자존심도 안 상하냐? 어?
 [태리와 유 대표가 싸운다]
 뭐예요, 저 사람들? 어?  왜 저러는 거예요?
 (유 대표)  당신! 정체가 뭐야? 신인이야? 어?
 [유 대표가 계속 화낸다]  뭐야, 다짜고짜, 이상한 사람들이네?
 (유 대표)  무슨 연애질을 벌써부터
 (태리)  나 좀 믿어 달라고, 나 좀!
 (유 대표)  야, 널 놔두고  지금 쟤랑 사귀고 있다잖아!
 - 아까 말했던 실수  - (태리) 기자들 있다고요, 기자들이!
 내가 해도 돼요?  [태리와 유 대표가 계속 싸운다]
 예?
 - (유 대표) 기자가 어디 있어, 여기!  - (태리) 저기!
 [유 대표가 화낸다]  [부드러운 음악]
 제 여자 친구입니다
 [태리의 헛웃음]
 [작은 목소리로]  아, 미쳤어요? 맞을래요?
 진짜
 아, 미친놈아, 진짜
 진짜
 (미주)  립밤 뭐 써요? 촉촉하니 맛있던데
 [장난감 총성]
 (미주)  본인 입으로 그랬잖아요  진짜 여자 친구라고
 (선겸)  그럼 나는 진짜 미친놈이게요?
 [영화의 당황한 탄성]
 (단아)  왜 내가 찾게 해요?  내가 그림 가져간 지가 언젠데
 (선겸)  징계위요, 막지 마세요  저 처벌받겠습니다
 (정도)  새끼가!  [쨍그랑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
 [아파하는 신음]
 (미주)  어? 막 만지네?
 너는 걔네가 용서가 돼?
 (선겸)  다 알면서 그냥 넘어가실 겁니까?
 - 안 창피하세요?  - (감독) 이 새끼가
 (은비)  오미주 씨
 네 화는 좀 풀렸어?
 (미주)  하기 싫으면 하지 마요
 극복이라는 게  꼭 매 순간 일어나야 되는 건 아니에요
 [미주가 영어로 통역한다]  (선겸)  멋있다
 (은비)  잘해 드려, 너 위해 주고 계시니까
 혹시 나 좋아하나요?
.런 온↲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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