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온 2
"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
(선겸) 미친놈 아니고
기선겸이라고 합니다
[어이없는 웃음]
아니, 뭐, 그쪽이 누구든 간에
다행이네요, 안 잃어버려서
다행이라니 다행이네요
(단아) 둘이 뭐, 흡연 구역에서 만난 사이예요?
기 선수 담배 시작했니?
했으면 혼내시게요?
(단아) 아니, 사회면에 날 일만 하지 마
예를 들면 경찰서 연행
그거 어떻게 해결했니?
(선겸) 글쎄요, 정의롭게?
(단아) 이런 흉흉한 화제가 오가는데
계속 거기 서 있을 건 아니죠 오미주 씨?
아, 예, 지금 사라지려고요 말씀들 나누세요
(단아) 아, 오늘 너무 재밌었어요
따까리를 자청하신 거 보니 주제 파악 확실하신 분 같고
기 선수 일정이랑 자료는
정지현 실장이 이메일로 보내 줄 거예요
알겠습니다
(미주) 아, 진짜 미친 여자야, 미친 여자 정상은 아니야
[미주의 몸서리치는 숨소리]
응?
방금 그 기선겸?
(단아) 방금 그 따까리랑은 뭐야?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유구한 사연이 있어 뵈던데
오해도 기대도 하지 마 내 에이전시 소속 선수한테 묻는 거야
그렇게 묻는 거면 제 대답은
사생활입니다
그 시절 나를 좋아했던 기선겸한테 묻는 거면?
그걸 지금 물어보면 어떡해요? 그 시절에 물었어야지
그래?
그럼 이건 지금 물어보는 게 맞겠지?
(단아) 1면에 열애설로
아주 기특해 죽겠네, 진짜?
나 태어나서 처음으로 신문 사 봤잖아
- 이게 누군데요? - (단아) 넌데요?
- 핑크빛이라는데요? - (선겸) 나 말고
(선겸) 최태리?
[단아의 웃음]
(단아) 일전에 기 선수랑 화보 찍어 주신 대배우 최태리 님
다 알아보는 분을 왜 못 알아봐? 상견례까지 한 사이에
와, 최태리가 육지우 주연 영화로 데뷔했다며?
예비 시어머님이었네, 운명이네
너희 같은 날 레드 카펫도 섰더라
기자들, 네티즌들 지금 엄청 신났다
사람들 진짜 대단하다
이 화질에 누군지 어떻게 알아보지?
그 대단한 분들 덕에 어제, 오늘 실검 1위 뭐였는지 알아?
'최태리 남친', 소감이 어때?
소감이랄 게 있나?
메달 딴 것도 아닌데
아쉬워해야지 예쁜 얼굴 잘 안 보이게 찍혔는데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핑크빛 아닙니다
(태리) 어?
선겸 씨 아니에요?
아, 운동 여기 다녀요?
누구세요?
[익살스러운 음악]
나 누구냐고?
네
우리 불과 며칠 전에 봤는데 못 알아보는 거예요?
아, 설마 메이크업 바꿔서 그런가?
죄송합니다, 기억에 없어서
(태리) 아니, 뭐
화보 찍을 때는 풀 세팅이긴 했죠 [태리의 어색한 웃음]
암만 그래도 너무하네, 진짜 [카메라 작동음]
[카메라 셔터음]
(선겸) 엄밀히 말하면 보랏빛이에요
나 맞은 데 멍 든 거 같아요
에이전시 공식 입장 내 주세요
핑크빛 열애 아니라고요
(단아) 으음, 우리 화보 론칭하고 부인해도 안 늦어
국가 대표 남매의 패션 화보 나 그거 돈 많이 쓴 기획이야
기자들 더 몰리고, 홍보도 되고 아주 좋네
이게 에이전시 공식 입장
보자
피부 상태 좋고 얼굴은 손볼 데 없겠네
촬영 전에 간단히 마사지만 받자, 응?
얼굴 상태 확인 끝나셨으면 가 보겠습니다
오후에 훈련 있어서요
쓸데없이 고고해서 귀엽다니까
(미주) 저기요
네 번째는 뭐예요? 난 나머지 한 번은 기억에 없는데
말해도 잘 모를 텐데
뭐, 관심 없고요 라이터 돌려주세요
저한텐 중요한 거라서
그때 그래서 갔어요?
- 어딜 가요? - (선겸) 그때요
[흥미진진한 음악] 아, 싫어, 안 간다고, 아, 진짜
(미주) 아, 싫다니까, 절대 안 가 너 왜 이래, 진짜
다행히 데이트 폭력까지는 아닌 거 같아서
(선겸) 다행이다 싶었거든요
- (미주) 예? - 라이터는 선수촌에 있어요
(선겸) 여기서 차로…
- 두 시간 거리? - (미주) 왜 같은 한국말인데
흐름을 못 따라가겠지?
뭐, 어디 외국에서 살다 왔어요, 혹시?
아니요
차로 두 시간 거리면
(미주) 어차피 통역 때문에 또 볼 거니까 그때 주세요, 그럼
반백수라더니 통역사였네요?
본업은 따로 있고요
이번 통역은 돈도 안 받고 하는 거니까
(미주) 음, 뭐, 봉사?
통역을 좋아하나 봐요 봉사까지 할 정도면
보통 뭘 잘못해서 하죠, 봉사는
아, 민망할까 봐요 본인 화보랑 같이 있는 거
아…
뭐 반응이 그래요?
(선겸) 어…
- (선겸) 나네요? - 본인 화보 처음 봐요?
네, 찍을 때 모니터링 안 해서
[익살스러운 음악]
저, 진짜 용건은
그때 못 했던 식사 대접하면서 부탁할 것도 좀 있고 해 가지고요
부탁 뭔데요?
그, 나 도와주다가 경찰서 간 거
비밀로 해 주면 안 될까요?
그 미친년…
아, 그쪽 대표가 알면 진짜 나 무릎 꿇릴 거 같아 가지고
지금 사회면엔 관심도 없을 거예요 연예면이 난리라서
(선겸) 그리고 그 사건은 애초에 오미주 씨가 피해자니까
무릎 꿇을 이유도 없고요
그, 스캔들은…
저는 그 배우랑 안 사귀고요
그럼 뭐, 서로 알아가는 중이에요?
제가 그렇게 매력적인가요?
(선겸) 한 번 보고 알고 싶어질 정도로?
제가 찾아보니까 최태리네는 막 개정색하면서 기사 냈던데
펄쩍 뛰는 게 활자에서도 다 느껴지더라고요
막 그쪽만 후려치는 기사도 장난 아니고
(미주) 국대 커리어는 다 쌩까고 최태리 남친이 어쨌네 저쨌네
진짜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
- (미주) 왜요? - 지금 나한테 잘 보이려고 이래요?
네
비밀로 해 주실 거죠?
제 반응이 더 기분 나쁘셨을까요?
나 대신에 뭐라고 해 주니까
기분이 좀 이상해서요
(선겸) 사실 나는 익숙해서 괜찮거든요
내 이름 말고 내 이름 앞에 누구누구, 누구누구의
이런 타이틀로 불리는 거요
최태리한테는 남친이고 그쪽한테는 미친놈인 것처럼
가 볼게요
약속 잘 지킬 거고
'배고플 때 탕' 지금 아니고
차 막히기 전에 출발해야 돼서요
아, 뭐 이렇게 갑자기 가요?
잠깐 밥 먹을 시간도 없어요?
꼭 밥 사고 치우려는 사람 같은 거 알아요?
그러면
그, 문자로 선약 후보 몇 개 남겨 주세요
(미주) 제가 검토해 보고 피드백 드릴게요
제 번호 알려 달라는 얘기예요?
- 네 - (선겸) 그래요
문자 남길게요
[미주의 당황한 신음]
그래요
뭐야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부드러운 음악]
[영화 속 배우가 영어로 말한다]
[한숨]
[영화 속 배우가 영어로 말한다]
[영화 속 배우가 영어로 말한다]
[한숨]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메일 수신음]
(지현) 정지현 실장입니다
기선겸 선수 스케줄 보내 드립니다
아, 제주도 가는구나?
제주도 좋지
[하품하며] 감수 마저 끝내 놓고
[미주의 한숨]
일하자, 일
마저 해야지
[컵을 탁 내려놓는다]
(영일) 기선겸 쟨 뭘 또 귀에 이상한 걸 꽂고 있어
말 섞기 싫다 이거지?
웬일로 폰까지 다 붙들고 있어?
연애한다 이거지? 그렇지?
(우식) 어…
최태리네서 열애 아니라고 기사 났던데요?
연예인들은 원래 다 아니라고 해
그, 진짜 사귀냐고 네가 가서 한번 물어봐 봐
나 말 걸기 싫으니까
(우식) 네
(영일) 아, 최태리
[입바람을 후 분다]
(미주) 수경 씨, 안녕하세요 [수경의 반가운 신음]
- 밤새우신 거예요? - (수경) 회의, 회의
(미주) 아유, 어떡해요, 고생 많으세요
[문이 탁 여닫힌다]
(미주) 언니
뭐야, 이거는?
(매이) 그, 루마니아 영화 감수 끝냈더라? 클라우드 올린 거 봤어
천천히 해도 된다니까
통역 알바 일정 나왔거든
그거 스터디하고 연습 좀 미리 해 놓으려면
끝내 놓는 게 낫겠더라고 스포츠 장르는 또 처음이라서
근데 이거 뭐야? 뭐 보는 거야?
필름마켓 결과물들
[매이의 웃음]
이번에 꽤 괜찮은 뮤지컬 영화를 찾았는데 [미주의 헛웃음]
누가 할진 몰라도 피똥 싸겠구먼
(매이) 피똥도 안 싸 본 남보단 싸 본 님께서 낫지 않겠냐?
너 해 봤잖아, 뮤지컬 영화
트랜스크립트라도 한번 봐 볼래?
눈물이 막…
이거 저번에 자막인데 입 모양까지 맞춰 달라던 그 회사지? 응?
(미주) 하, 이게 가사인지 대사인지
내가 지금 번역을 하는 건지 시를 쓰는 건지
지금 이게 낮인지 밤인지
나도 눈물이 막 [흐느끼는 시늉을 한다]
- 돈 많이 줄게 - (미주) 한 천만 원 줄래?
(매이) 꺼져 주렴 [휴대전화 진동음]
[미주가 종이컵을 탁 내려놓는다]
(미주) 아, 누구야
누구야, 이게?
아…
(선겸) 11일 이태원역 13시 [발랄한 음악]
13일 시청역 13시
19일 광화문역 13시
다 별로면 다시 보낼게요
성실하게도 보냈네
뭐야, 너 건수 생겼냐?
그 잘생긴 운명?
뭐가 생기기엔 나랑 너무 멀던데?
애만 안 생기면 되지
아유, 큰일 나지
알바 끝나면 다시 볼지 어떨지도 모르는데
(미주) 후보 2번, 시간은 16시로
통역 예행 연습도 같이 합시다
(우식) 선배님
이제 훈련 시작한답니다
(선겸) 어, 생큐
- 핸드폰 뭐 하세요? - (선겸) 문자
선배님 설마…
진짜 사귀시는…
뭐?
아닙니다
(선겸) 알겠습니다
(매이) 너 얼굴만 뜯어먹다가 나중에 진짜 골로 간다
한석원으로 뭘 좀 깨달았나 했더구먼
아, 여기서 갑자기 한석원 얘기는 왜 해?
내가 걔 얼굴 보고 만났어?
더 열받는 얘기 해 줘? 걔 상 받았어
- 작품상 - (미주) 어?
[미주의 놀란 신음]
(미주) 헐, 설마
[놀란 신음]
(미주) 와, 받았네, 받았어 와, 그 일이 일어나고야 말았구나
아주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구나 아주 그냥
아, 이거 해외 영화제 초청은 100% 받겠네
이거 딱 칸 스타일 아닌가?
어? 근데 내가 자막 했던 거
초청만 돼 봤지 수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에 혹시…
초청받기만 해
자기가 어디서 거장 취급을 받겠다고
자기가 봉준호야? 진짜 염병을 하네
(매이) 너 누구랑 얘기해? 나 너무 무서워
(미주) 응? [흥미진진한 음악]
기선겸?
어? 얘는 뭔데 육지우랑 사진을 찍고 있어?
언니, 언니 기선겸 알아? 육상 국가 대표?
국가 대표가 한둘이냐?
아, 왜, 이번에 최태리랑 스캔들 난
아, 최태리 남친
- 걔 이름이 기선겸이었어? - (미주) 응
- 걘 갑자기 왜? - (미주) 많이 유명한가 싶어서
유명하지
가족들이 좀 잘나가냐?
너는 육지우 팬이라면서 그것도 모르냐?
육지우랑 기정도 의원 아들에 기은비 남동생이잖아 [미주의 놀란 숨소리]
[이 코치가 재촉한다] (매이) 1등만 기억하는 이 나라에서
[타이머 조작음] 유일하게 유명한 2등
(이 코치) 고, 고, 고, 고, 고, 고, 고, 고!
[타이머 조작음] 그렇지!
야, 준비해, 준비 [선수들의 힘겨운 탄성]
야, 규덕아, 일어나 바로 준비해, 빨리
일어나, 일어나
움직여, 빨리빨리, 자!
제자리!
[타이머 조작음] 고!
[타이머 조작음] 좋아!
[선겸의 거친 숨소리]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 어, 기선겸
요즘 좋네? 기세가 아주 좋아, 어?
[선겸의 거친 숨소리]
(영일) 기선겸이 요즘 왜 좋지?
뭐, 사랑의 힘이냐?
은퇴 전에 너 한 번쯤은 이겨 보려고
[영일의 한숨]
- (이 코치) 자, 이제 일어나 - 나를 이기고 싶다고?
- (영일) 네가? - 매번 이기고 싶었는데?
(영일) 죽을 때가 됐나
그, 은퇴할 때 되니까 없던 파이팅이 막 생기고 그러냐?
늘 파이팅 하고 있었는데
좀 파이팅 있게 파이팅을…
(영일) 난 또 하고 싶어서 만년 2등만 하고 있는 줄 알았잖아
나도 1등 하고 싶어
(선겸) 그냥 조용히 원하는 것뿐이지
[영일의 한숨]
[발랄한 음악]
근데 나는 왜 몰랐지?
너? 영화만 봐서
음, 맞네
사실 나는 익숙해서 괜찮거든요
(선겸) 내 이름 말고 내 이름 앞에 누구누구, 누구누구의
이런 타이틀로 불리는 거요
아, 그런 사연이 있었구먼?
(미주) 더 멀어졌네 원래 가까웠던 적도 없지만
뭐가
아니
나는 내가 일하고 공부한 걸로 커리어 쌓으면서
간신히 내 타이틀 유지를 하고 있잖아
(미주) 남들 보기엔 비굴해 보여도
내가 나를 대표하니까 나 하나 지키려고 사는 인생인데
그쪽엔 그런 인생도 있구나 싶고
그래서 부럽냐?
가족 있는 게?
(미주) 기선겸 인생엔 기선겸만 없는 거 같네
난 나밖에 없는데
[물이 퐁당거리는 효과음]
[비가 쏴 내린다]
[휴대전화 진동음]
네, 코치님
지금요?
네
[어두운 음악]
너 이거 떨어트리면 뒈진다
[우식의 신음]
내가 담배 안 떨어지게 하랬지?
(우식) [힘겨운 목소리로] 가까운 편의점에
선배님 피우시는 게 없어서
[어이없는 숨소리]
그럼 먼 편의점에 갔어야지, 어? [우식의 신음]
너 때문에 강제 금연 했잖아 이 개새끼야
[우식이 콜록거린다]
덕분에 기선겸한테 훈련도 발리고
내 말이 말 같지가 않냐?
하, 씨…
[규덕의 신음] (기범) 야, 괜찮아?
- 이 새끼가, 이, 씨 - (우식) 죄송해요, 선배님
실수였어요 [규덕이 씩씩거린다]
[긴장되는 음악]
감히 나한테 손을 대?
(규덕) 너, 이, 씨, 콩밥 먹고 싶어?
[우식의 신음]
네가 돈이 있기를 해, 백이 있기를 해
남들 다 있는 부모가 있기를 해, 이, 씨
가진 건 다리 두 짝밖에 없는 새끼가 어디 건방지게
기선겸 믿고 자꾸 기어오르지?
같이 노니까 네가 그 새끼인 거 같아?
(우식) 저는
제가 기선겸인 줄 알았는데요 지금까지
[헛웃음]
뭐라는 거야
- 미쳤냐? - (기범) 야, 그만해
(규덕) 놔 봐, 이, 씨
(기범) 하…
(규덕) 야, 말해 봐
체고 땐 그냥 때리셨고 이젠
기선겸이 기록 단축할 때 선배님들 무시할 때
후배들 챙길 때마다 더 때리셨죠
(우식) 그래서 저는
저를 기선겸으로 생각하시는 줄 알았네요
내가 기선겸은 못 건드니까 너한테…
그 뜻이냐?
걔가 뭐가 무서워, 내가
(우식) 무서우시잖아요
기선겸은 가진 게 많으니까
야, 너 안 닥쳐?
너 오늘 한번 뒈져 봐, 어?
[우식의 신음] (규덕) 이, 씨, 야
또 한 번 얘기해 봐, 어?
아, 진짜
[규덕의 힘주는 신음] [우식의 신음]
(선겸) 야, 우식아
우식아
정신 차려 봐, 어?
봐 봐
괜찮아? 어?
- (우식) 선배님 - 어
(우식) 죄송합니다
[답답한 숨소리]
(선겸) [힘주며] 야, 일어나 봐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우식의 아파하는 신음] (선겸) 움직이지 말라 그랬는데
선생님이 가만있으라 그랬는데
괜찮아?
[거친 숨소리]
저 여긴 어떻게…
- (우식) 코치님한테… - 내가 복귀해서 잘 전달할게
제가 들어가서 하겠습니다
다
- 나중에 제가… - (선겸) 나중에 언제
너 인대 아작 났을 때?
허벅지 수술해야 된대
- 수술요? - (선겸) 김우식
내가 한 번만 더 물을게
너 진짜 괜찮아?
[울먹인다]
[무거운 음악]
[우식이 흐느낀다]
병원비 걱정하지 말고
필요한 치료 다 받아
낫는 게 우선이니까
할 수 있는 거 다 해 달라 그래
갈게
(우식) 하지 마세요
그러지 마세요, 선배님
뭘 하지 마
모르겠어요
(우식) 저는요
- 무서워서 제가… - (선겸) 뭐가 무서운데
(우식) 제가…
규덕 선배 때렸어요
실수였는데
저 가만 안 둘지도 몰라요
그럼
내가 때린 걸로 할까?
그게 무슨…
너 유망주잖아
(선겸) 상금 받아야지, 메달도 따고
걱정 같은 거 하지 마
그건 가해자가 하는 거니까
갈게
아유, 기선겸 따까리 새끼 [규덕의 아파하는 신음]
(규덕) 아, 야, 살살해, 이, 씨, 정말, 쯧 [문이 쾅 열린다]
(기범) 괜찮냐? [선겸이 문을 철컥 잠근다]
(규덕) [아파하며] 아, 아, 아, 씨…
[긴장되는 음악] [규덕과 기범의 신음]
(규덕) 미쳤습니까?
아프잖아요! 이, 씨
하, 왜 그러는데요, 예?
김우식
(선겸) 감방에 있을 놈들이
국대랍시고 선수촌에 있었더라고
[규덕의 헛웃음]
지금이라도 보내 줄까?
[규덕이 피를 퉤 뱉는다]
(규덕) 아, 씨…
말조심 좀 합시다, 선배
안 그래도 기분 더러운데, 씨
걔 한두 번 맞아서 나오는 체념이 아니던데?
맞을 만했습니다
걔가 체고 때부터 워낙 나대서
정신 교육 시켜 준 거고, 나는!
걔 때문에 내 얼굴 찢어진 건 안 보입니까?
그, 뭐, 반성의 기미는 하나도 없네?
[헛웃음]
그 새끼 맞는 덴 선배 책임도 있는데
(규덕) 본인도 가담하신 거라고
확실해? 나도 가담한 거?
- (규덕) 아, 씨… - 내가 가담한 거 확실하냐고 묻잖아
자꾸 싸고돌기만 해서 애 버릇 더 나빠지게 만든 게 누군데
말로 할 때 꺼지세요
사과하라느니 착한 척할 생각 마시고
사과…
하, 내가
착한 척하러 온 게 아니라서
[규덕이 씩씩거린다]
(규덕) 이 새끼가, 미쳤어? 어? 미쳤냐?
[규덕의 신음]
[규덕이 씩씩거린다]
[선겸과 규덕의 거친 신음]
[선수1이 문고리를 철컥거린다]
- (선수2) 야, 뭐야, 안 열려? - (선수1) 야, 뭐야, 저기요!
(선수1) 문 좀 열어 봐요!
- (선수2) 뭐야 - (선수1) 무슨 일 있어요?
(선수2) 야, 어떤 미친놈들이야
- (선수2) 야, 우리 종목 아니지? - (선수3) 야, 뭐야
(선수4) 단거리 애들인가? 나 기선겸 들어간 거 본 거 같은데
- 기선겸? - (선수4) 어
(선수2) 아, 뭔 일 생기는 거 아니야?
- (선수1) 저기요 - (선수4) 문 좀 열어 주세요!
(선수4) 저, 저기요
[선겸의 거친 신음]
(감독) 너 몇 년을 커피를 타는데 이거 하나 제대로 못 하냐
- (이 코치) 맛없어요? - (감독) 더럽게 맛없다
(이 코치) 너 인마, 부른 지가 언젠데 지금 와 [문이 철컥 닫힌다]
너, 너 얼굴 왜 그래
저 사람 때렸습니다, 코치님
네가 직접?
(이 코치) 어디서, 외부? 언제, 누구 미, 민간인?
선수촌에서 방금 육상 국가 대표 박규덕, 김기범요
- 뭐? - (감독) 누구라고?
보는 눈들도 좀 많이 있었습니다 소문도 빨리 날 것 같습니다
너 말 똑바로 해
(감독) 기합 준 게 아니라 때렸다 그랬어, 지금?
선배랍시고 기강이 흐트러졌네 마음에 안 드네 때리는 걸
기합 준다고 하지는 않죠, 감독님
오케이, 때렸다 치자
근데 그걸 바로 와서 이실직고하는 넌 뭐냐
이실직고할 게 하나 더 있는데
말씀드리면 책임지고 해결해 주실 겁니까?
[어두운 음악]
일 크게 만들지 마, 응?
- (감독) 흔한 일이고 - 설마 알고 계셨던 문제입니까?
(선겸) 그럼 징계위 회부되면 해결되겠죠 원칙대로요
(감독) 징계위?
(이 코치) 대체 똑똑한 놈이 왜 이런 개념 없는 짓을 했어
규덕이하고 기범이는 감독님이 직접 데리고 온 애들인 거 몰라?
알면 뭐가 달라져야 됩니까?
그래, 네가 기합을 줄 정도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지
- 기합 아닙니다, 코치님 - (이 코치) 알아, 인마
그냥 너희들끼리 치고받고 싸웠겠지, 뭐
싸움 아니고 폭행입니다 위력 관계에 의한, 저나 걔네나요
(감독) 너
표현 그렇게 하지 마
단어 선택에 따라서 느낌 확 달라진다
- 느낌이 달라지면 안 되죠 - (감독) 야
너 은퇴하고 코치 안 될 거야? 감독 안 될 거냐고
[책상을 쾅 치며] 징계 인마 그거 평생 꼬리표야, 자식아!
너 당장 내년이 세계 대회인데
창창한 앞길 그깟 일로 막는 새끼가
그런 새끼가 어디 있어, 인마!
이게 그깟 일이라고요, 감독님?
(감독) 야
너 서울로 꺼져 있어 위에서 처분 내려올 때까지
꺼져, 야, 꼴도 보기 싫어 가, 가, 새끼야
(이 코치) 선겸아
감독님한테 빌어
너 이대로 끝낼 거야? 야, 야, 야!
(선겸) 제 앞길에 그런 융통성을 바라신다면
저는 앞길이 없을 거 같습니다
제가 되고 싶은 건 원칙을 지키는 지도자였거든요
[빗소리가 들린다]
[잔잔한 음악]
(우식) 선배님은 왜 달리십니까?
(선겸) 안 부끄럽냐, 그런 질문?
(우식) 대답 안 해 주실 겁니까?
그러는 너는 왜 달리는데
저는 뭐
할머니 때문에 뛰죠
선배님 보고 시작했고
이제 선배님 차례입니다
(우식) 왜 달리십니까?
[캔 음료를 쉭 딴다]
[새가 지저귄다] [편안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붓질하는 소리가 들린다]
[붓을 탁 내려놓는다]
[영화의 한숨]
(영화) 너희 집 우리 집 앞인 건 알지?
(예준) 술 처먹고 이 시간에 귀가하면 불효자 돼
(영화) 이 시간까지 술 누구랑 마셨는데
말하면 아냐?
(영화) 교회는 왜 안 나왔냐? 아주머니 걱정하시게
(예준) 아, 저 크리스천 끊은 지 3년째입니다
(영화) 담배냐, 끊게
- (영화) 자게? - 어
[힘겨운 신음]
아, 기름 냄새
물감이 싸구려라
[컵을 탁 내려놓는다] 지금부터 냄새 더 날 거야
코 막든가
[한숨]
[붓질한다]
(영화) 아, 아, 맞는다
나 그림 배달 간다
일어나면 꿀물 마셔
[익살스러운 음악]
[헛웃음]
[통화 연결음] [한숨]
시간이 몇 시인데 출근을 안 해 대표면 다냐?
전화 좀 그만할 수 없을까?
(태웅) 화분 이거 나 보라는 거야, 뭐야?
쓰레기를 왜 방치하냐?
너도 방치하는 거야, 내가
야, 넌 아침잠도 없니? 밸도 없고?
이럴 거면 그냥 세상에서 없을 순 없나?
왔으면 쓰레기나 좀 치우고 가 [블루투스 조작음]
[통화 종료음] 여보세요? 누나! 여보세요!
아, 씨, 끊었어
아, 내가 이거 왜 치워 [헛웃음]
[한숨]
[아파하는 숨소리]
따가워, 씨
[청소기 작동음]
(태웅) 오, 역시 서울대
리조트 오픈식 언제야?
[청소기 작동음이 뚝 멈춘다] 나도 갈래
[청소기를 탁 세워 놓는다]
와서 뭐 하시려고요?
아, 뭘 하겠다는 게 아니라 그냥 가고 싶어서
기선겸도 간다던데
어, 기 선수는 화보 촬영 및 전지훈련 때문에 가는 겁니다
(지현) 어쩌다 보니 날짜가 딱 하고 겹쳤네요
(태웅) 아…
굳이 새로 오픈하는 서명 리조트에서?
[지현의 헛기침] 그래서 오지 마라?
회장님, 전무님 다 참석하시는데
혹시 안 불편하실까 해서요
아, 전무님은 나 싫어하지
(지현) 에이, 대표님도 싫어하시죠
실장님도 나 싫어?
[지현이 물건을 뒤적거린다]
아, 됐어, 대답하지 마
형도 가고 누나도 가는데
나만 못 가는 데 이유가 있겠지
서자라 서럽네
[지현의 헛기침]
(지현) 못 가시는 이유
이번 행사랑 관련이 없으셔서입니다
자
소독하셨으니까
붙이겠습니다
어유, 섬세도 하시네
비주얼만 봐선 딱 그건데
[익살스러운 음악]
깍두기 [태웅의 웃음]
(태웅) 아, 실장님 가져
완벽하게 깍두기 같아졌으니까
한라봉 사 와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문이 달칵 열린다]
- (단아) 사장님, 안녕하세요 - (노라) 네, 어서 오세요
(단아)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 테이크아웃요 [노라가 대답한다]
[익살스러운 음악]
- (단아) 여기요 - (노라) 네
[포스 단말기 조작음]
(단아) 따까리, 아니, 오미주 씨
[커피 머신 작동음]
오미주 씨, 자요?
[미주가 하품한다]
(미주) 어머
아이고, 안녕하세요
아, 언제 잠이 들었지?
이 동네에 살아요?
- (단아) 차림이 딱 집 앞이네? - 네
대표님은 딴 동네 사시네요 차림이 딱
나 안 살지
나나 기 선수나
(단아) 씁, 그래서 이상해
기 선수랑 어떻게 아는 사이?
어머, 아, 기선겸 모르는 사람도 있어요?
몰랐던데? 이름도, 정체도?
혹시 경찰서에서 만난 사이예요?
(노라) 손님, 주문하신 커피 나왔습니다
(미주) 커피 나왔대요
저는 그, 화장실 좀
(단아) 그럼 우린 제주도에서 보겠네요
통역 준비 잘하시고
(노라) 맛있게 드세요
그림이…
참 근본 없네
각도가
[텀블러를 탁 내려놓는다] 그림이 좀 안 사는데?
[숨을 깊게 내뱉는다]
[다가오는 발걸음]
(노라) 손님, 괜찮으세요?
[놀라며] 어머, 어머, 이거 어떡해
아, 그림이 덜 말랐나 봐요 이를 어쩌죠?
아, 저는 괜찮은데 이거 어떡하죠?
- (단아) 아끼시는 걸 텐데 - 아니요, 아니요, 괘념치 마세요
취미로 그리는 친구한테 싸게 산 거라서
(노라) 아, 그나저나 이거 비싼 옷 같은데 이거 어떡하나
아유, 어떡해
(단아) 이렇게 하죠
제가 두 배로 쳐드릴 테니까 파는 걸로 합시다, 저한테
네?
[흥미진진한 음악]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트렁크 조작음]
[트렁크가 탁 닫힌다]
[휴대전화 진동음]
(태웅) 깨진 화분 치우다 손 다쳤정, 힝
우리 팬들이 호 해 줘용
아침부터 역겹네, 진짜
(태웅) 보이냐? 팬들이 나 착하대 내 방의 화분이 되고 싶대
[헛웃음]
[자동차 시동음]
(영화) 사장님, 저 왔어요
- (노라) 어, 왔어요? - (영화) 네
(영화) 어, 가만있어 보자, 음…
어?
사장님
제 그림 떼셨어요?
마음에 안 드셨구나
아, 아, 그게
(노라) 저기, 어, 드렸어요
영화 씨 그림을 좋아하는 손님이 계셔서
아, 정말요? 아, 누구신데요?
아, 진짜요?
아, 어떤 분이신데요?
아이고, 저, 미안해요
- (노라) 아, 영화 씨 그림 - (미주) 어?
어? 지금 그 화구통
그때 그 화구통 맞죠?
(미주) 아, 그거 던져 주신 분이세요, 혹시?
[흥미진진한 음악] 아, 아니요, 아니요, 아니요 아니요, 그…
[당황한 신음]
(영화) 아, 그때 그, 어…
총, 맞죠?
- 맞아요 - (영화) 아!
(영화) 이렇게 나와 계신 거 보니까 뭐, 잘 합의하셨나 봐요
아유, 뭐, 출소한 기분이네요
뭐, 나름 잘했습니다, 합의 [영화가 호응한다]
구면이시구나? [노라의 웃음]
우리 카페 그림들 다 영화 씨가 그려 주거든요
(미주) 오, 화가예요?
아유, 아니에요 뭐, 아직은 학생이에요
뭐, 졸업 이후엔 잘 모르겠고요
이영화라고 합니다
어, 뭐
뭐, 이런 거 그려요
실장님, 좋은 아침
(지현) 오셨습니까, 대표님
- 아, 안에 지금 - (단아) 실장님
동생분 자꾸 막 들이실 거예요? 왜 그러는 거예요?
(지현) 어, 대표님
회장님 아드님을 안 들일 수 있는 권한이 저한텐 없습니다
저도 서명그룹 사람인데요
서명이 아직 내 게 아닌데
왜 실장님이 서명 사람이에요? 내 사람이지
물론 서명이 내 게 돼도 실장님은 서명 사람 못 해요
내 사람 해야지
소속감 똑바로 가집시다
또 막 들여놓으셨네 식물이고 사람이고
[놀란 신음]
(단아) 얼굴에 기스 났네?
저 사람 때렸어요, 어제
사람도 때릴 줄 알아?
원칙대로 징계받게 될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단아) 아, 뭐, 우리 기 선수가 이유도 없이 그랬을 린 없겠고
좋은 이유로 때렸겠지
어떤 이유로든 사람을 때리면 안 되죠
안 되는 거 알면서 왜 되게 했을까
하, 누굴 어떻게 왜 때렸는데?
- 누구는 선수촌 후배들이고 - (단아) 응
왜는 그냥 복수요
복수? [단아의 웃음]
아, 복수 그런 거는 막장에나 나오는 거 아니었어?
아, 느끼해
설마 지금 재밌어서 웃은 거예요?
(단아) 왜? 재밌으면 안 돼?
안 되지
사람 때려 놓고 선배랍시고 위해 줬다는 새끼들 얘긴데
(선겸) 그 새끼들이 위해 준 후배는
데뷔전에서 그 선배들 다 제치고 1등 한 애였어요
그런 애 다리를
사체 인대 갖다 붙이기 직전까지 팬 얘긴데 그게 재밌다고요?
그, 뭐, 회유할 수도 있었을 텐데 너도 똑같이 때렸다?
그래야 내가 똑같이 갚아 주고
그에 맞는 처벌 받는 게 속이라도 시원할 것 같아서
(단아) 하, 이럴 때 보면
나랑 피가 섞인 건 서태웅이 아니라 기선겸 같다니까
난 네 해결 방식에 완전 동의하거든
징계 먹으면 화보는 고사하고 캠페인들 다 날리겠네?
뭐, '폭행 대환영, 브라보' 이럴 광고주는 없으니까
대표님한테 피해 안 가게 할게요
저 걸려 있는 광고랑 캠페인이랑 이번 화보 전부 다
위약금 발생하면 청구해 주세요
징계 먹으면 연맹 상대로 소송 걸면 돼
(단아) 서명 법무 팀 꾸려 줄게
(선겸) 여기서 소송이 왜 나오죠?
무슨 명분으로?
(단아) 징계가 가혹하다, 난 억울하다, 하여
비록 폭행은 했지만 동정표라도 받자는 명분
(선겸) 저 안 억울한데요?
(단아) 너 억울해, 정의감에 그런 거잖아
이거 뒤집어서 영웅으로 만들 수도 있는 건이야
아, 진심이세요?
- 농담이겠니? - (선겸) 농담이어야지
무슨 사람 때린 거 가지고 영웅을 만들어
대표님께 피해 안 가게 하겠다며
[흥미진진한 음악]
[통화 연결음]
(단아) 실장님, 기 선수 얼굴 다쳤네
피부과 예약 부탁해요
화보 예정대로 진행될 거야
사실상 제가 누나 옵션이잖아요
(선겸) 그냥 더 좋은 패로 갈아 끼우세요 [단아의 헛웃음]
[키보드를 탁탁 두드리며] 어디 옵션이 갈아 끼우라 마라야
(단아) 널 갈아 끼우면 기은비가 내 옷을 안 입는데
그리고 운동만 시킬 거면 내가 너 왜 데리고 있니?
권영일을 데려왔지
아휴
여기 인형 놀이 하려고 만든 에이전시였죠?
상무님 패션 사업 때문에
정확히는 내가 기획한 스포츠웨어를
내가 원하는 선수한테 입히려고 만든 거지
상무님이 어떻게 되든 제 알 바는 아니고요
저는 제 대표님 뵈러 온 거라서
내 말 아직 안 끝났어
(선겸) 저는 끝났어요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차 문이 탁 열린다]
(유 대표) 아이고! 이게 누구신가 [차 문이 탁 닫힌다]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기다린 보람이 있네, 내가, 어?
아니
누구냐고 물어봐야 내가 또 내 소개를 하지
이렇게 보고만 있으면 어떡해?
- 안 사요 - (유 대표) 나도 안 팔아!
[익살스러운 음악]
가 아니라
(유 대표) 어…
어, 나는 누구냐 하면, 어…
최태리 소속사 대표 유재규라는 사람입니다
거, 그쪽 에이전시는 왜 연락이 안 되는 겁니까
그, 서단아 그 여자는 뭐 하는 여자고
사람 질척거리게나 하고
(선겸) 그 여자 아니고
대표입니다, 서단아 대표요
아니, 암만 재벌이 취미로 하는 데여도 그렇지
일이 터지면 수습을 해야
서단아 대표만큼 그렇게 자기 일 필사적으로 하는 사람
저는 못 본 것 같은데요
이봐요, 이야기의 논점을 흐리지 말고
애초에 논점 없지 않았어요? 물은 이미 엎질러졌고
그냥 누구한테든 화풀이하려고 오신 거 아니에요?
잘 아네
운동하는 놈들은 죄다 무식한 줄 알았는데
그것도 무식한 사람들의 편견이죠
(유 대표) 야!
이게 진짜
너 지금 우리 태리한테 업혀 가려고
개수작 부리는 거 내가 모를 거 같아?
뭐, 이때다 싶어 쇼핑몰이라도 차리게?
한 번 마주친 게 다고
그쪽 배우분이랑 안 사귑니다
아, 네가 뭔데 또 우리 태리랑 안 사귄다 만다야!
듣보잡 주제에!
하, 저기요
당신이 이 바닥을 잘 모르나 본데
여기는 사귄다는 증거는 있는데
아닌 거는 증거가 없네?
(유 대표) 그러니까 좋은 말 할 때 헬스장 옮겨요
우리 태리는 품위 유지 때문에 거기 아니면 안 되니까
옮기는 게 의미가 있을까요?
말만 더 보태질 텐데
그리고요
[차 문이 탁 열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뭐, 뭐, 뭐, 뭐!
[카메라 셔터음]
저거 대표님 차 아니에요?
(유 대표) 내 차…
아이, 아저씨, 아저씨!
차 지금 안 돼, 아저씨 아, 자, 잠깐만!
너 스캔들… [카메라 셔터음]
그, 스캔들 앞에서 하는 말 나 안 믿어, 두고 볼 거야!
야! 진심… 아이, 아저씨!
사진 찍지 말라니까
날 찍어, 날, 예? 지금 어느, 어느 구청으로 가요, 예?
[유 대표가 계속 말한다]
(지현) 불법 주차 견인 신고 마쳤습니다
왜 남의 건물 앞에 차를 대 놓으셨어요 유 대표님
기분도 구린데 딱 걸리려고
(단아) 기 선수는요?
(지현) 뛰러 갔겠죠
스트레스 풀 줄도 모르고 남 일에나 희생을 해대고
누가 자기 때렸으면 그냥 개가 짖네 했을 거면서
자기부터 좀 사랑하지
[지현이 살짝 웃는다]
[단아의 한숨]
- 실장님 - (지현) 네
나는 결론까지 잘 냈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기 선수는 아니었나 봐요 화난 거 같아
내가 뭘 잘못했지? 나 진짜 모르겠어
아…
그냥 다른 거 아닐까요?
생각도, 그걸 표현하는 방식도 애초에
사람은 다 다르지 않습니까
[한숨]
다 같으면 편할 텐데 [밝은 음악]
귀찮네요
[휴대전화를 달그락 든다]
(미주) 전 도착, 천천히 오세요
[발랄한 음악]
어디예요? 응?
똑똑똑, 기선겸 씨 [휴대전화 알림음]
전화 왜 씹어요?
어디 아픈 거예요?
혹시 사고라도 났어요?
큰일 났네
이딴 식으로 바람을 맞혀?
하, 같이 일할 사이에 아주 저세상 인성이구먼
자기가 국대면 다야? 진짜, 씨, 쯧
[한숨]
그래
예쁘고 마음 착한 내가 참아야지 뭐 어쩌겠어
[이어폰 케이스를 탁 닫는다]
[이어폰 조작음]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부드러운 음악] [달려오는 발걸음]
어?
뭐야?
엄청 빠르잖아
[통화 연결음]
(선겸) [가쁜 목소리로] 어디예요?
방금 스쳐 가셨어요
거꾸로 다시 오시면 되는… [통화 종료음]
여, 여, 여보세요?
아, 씨, 이게 진짜, 쯧
아, 씨, 뭐야
[거친 숨소리]
아까보다 좀 느리지 않았어요?
네?
안 간 거 아니까 천천히 온 건가?
아, 너무 빠르면 또 스쳐 지나갈까 봐요
제가 문자에 날짜를 잘못 썼어요
18일인데 13일로요
아, 어쩐지 후보에 13이 너무 많더라고요
(미주) 아이, 뭐, 늦게라도 왔으니까 됐어요
진짜 된 거 맞아요?
덕분에 좋은 구경 했죠, 뭐
너무 빨라 가지고 못 잡겠더라고요
통역 예행 연습부터 하러 갑시다
미리 합을 좀 맞춰 두면 현장에서 미스가 적거든요
우리 그거 말고 딴거 하면 안 될까요?
지금 일하기 싫어서 수작 부리는 거예요?
네, 대신에 그쪽 시간 버린 만큼 벌충할게요
허, 되게 당당하시다
음…
그럼 뭐, 밥부터 먹으러 가야 되나? 배고파요?
- 아니요 - (미주) 음, 나도
그러면…
영화 좋아해요?
- 아니요 - (미주) 영화를 안 좋아해요?
어떻게 영화를 싫어할 수가 있지?
싫어한다고는 안 했어요
아, 그러면 내 영화 보러 갈래요?
- 내 영화요? - (미주) 네
어… 네
- 우리 둘이서요? - (미주) 네
(미주) 그게 오늘 개봉인데 오늘을 끝으로 못 볼 수도 있어 가지고
극장에서요, 극장에서
이게 인디 영화라서
가요
[스크린에서 대피 설명이 흘러나온다]
불 꺼진 극장에 앉아 있으면
안전한 기분 들지 않아요?
난 그래서 극장이 좋더라
더 위험한 것 같아요
더 어둡고 무섭고요
뭐, 혼자면 그럴 수 있는데 걱정하지 마요
지금부턴 다 같이 깜깜하니까
[스크린에서 영화 소리가 흘러나온다]
영화 어땠어요?
재미없었어요
그러셨구나
오미주 씨도 안 나오고
마지막에 나왔잖아요 '번역 오미주'라고
(선겸) 아…
(미주) 뭐, 보통 다들 잘 몰라요
스크롤 끝까지 안 기다리니까
(선겸) 끝까지 기다려야지 볼 수 있는 사람이었네요?
[미주의 놀란 신음]
그러네?
(선겸) 아
번역이 재미없단 얘긴 아니었어요
저 영화 자체가 재밌어 본 적이 없어서
보시다시피 영화가 되게 난해하잖아요
저도 번역할 때 좀 애 좀 먹었거든요
이게 이해가 잘돼야 번역도 잘 나오거든요
제가 뻥 조금 보태면
진짜 한 백 번은 본 거 같아요
이게 감정과 관계에 따라서 번역하는 뉘앙스도 완전 달라지거든요
신기하죠?
술 먹을 줄 알아요?
- 알면, 왜요? - (선겸) 술 마실래요?
씁, 영화 보고 술 마시는 걸 뭐라고 하는지 알아요?
- 데이트 - (미주) 으음, 뒤풀이
갑시다
(미주) 처음 작업한 외화가 스크린에 걸리는 날 내 이름이 뜨는데
이게 언뜻
폰트 때문에 오미주가 아니라 오마주처럼 보이는 거예요
아, 무슨 콘셉트 종자 같잖아요 오마주라니까
어차피 끝까지 기다리는 사람도 잘 없다면서요
그렇게 말하니까 무슨 관심 종자 된 거 같네?
- 관종 - (미주) 뭐야? 왜 기분 나쁘지?
아, 어떻게 관종은 아나 봐요?
동료 선수가 나보고 관종이랬거든요
(선겸) 엄마랑 같이 레드 카펫 올라간다고요
아, 맞는다 그, 모친이 육지우 배우죠?
(미주) 나 지우 언니 나오는 영화 한영 자막 할 뻔했었는데
(선겸) 저는 엄마 영화 안 봐요
어릴 때는 청불이라서 못 봤고요
아, 그거 말하는 건가 보다
그, 지우 언니 필모 중에 유일하게 청불인 거, 잔인해 가지고
얼마나 잔인한데요?
어, 거기서 지우 언니가 냉혹한 킬러로 나오는데
[긴장되는 음악] (미주) 그 나쁜 놈들 잡아 가지고
막 온갖 고문을 하다 하다
나중엔 눈알 뽑아 버리고
칼로 푹 찌르고 가죽까지 벗겨 버려요
그거 대한민국 영화 최초였어요 가죽까지 벗기는 거는
그런 영화를 왜 봐요?
그냥 다 봐요, 영화면
그래서 번역가가 된 거예요?
(미주) 음…
씁, 음…
처음 극장에서 본 영화에 어떤 대사가 있었는데
그게 엄청 위로가 됐거든요
[잔잔한 음악] (미주) 근데 자막이 없으면
그게 내가 무슨 말인지 몰랐을 거잖아요, 그렇죠?
그렇게 '말과 말 사이에 다리를 놔 주는 저 사람은 누굴까'
'아, 나도 저런 거 하고 싶다 참 좋겠다'
이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더라고요
그래서 죽어라고 열심히 하다 보니깐
진짜 이렇게 됐네?
[미주가 살짝 웃는다]
[미주가 살짝 웃는다]
[미주의 헛기침]
씁, 뭔가
부자 된 기분 들거든요
내가 어떤 한 세계를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이해해서 세상에 알려 주는 그 기분이
음…
손에 뭔가 가득 쥐고 있는 그런 기분?
내가 뭘 되게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된 거 같은 느낌이라
꼭 부자 된 기분이더라고요
자, 기선겸 씨 기선겸 씨도 부자 되세요, 짠
(사장) 계란말이 나왔습니다
- (미주) 감사합니다 - (선겸) 감사합니다
(사장) 맛있게 드세요
그날요
화구통을 아주 잘 던졌던데
뭘 많이 던져 봤나 봐요?
좀 분노 조절이 잘 안되는 그런 장르인가?
저 단거리로 전향하기 전에
창던지기 선수였었어요
조절할 만큼 분노해 본 적은 잘 없고요
그런 사람이 다쳤네, 응?
장르가 딱 주먹질인데
아, 죄송해요, 그러면 방금
조절할 만큼 분노해 본 적이 잘 없다는 말을
'조절을 안 한다'로 바꿀게요
기선겸 씨
이상하단 소리 많이 듣죠?
재수 없다는 소리 많이 들었어요
왜 웃어요?
(미주) 원래 기선겸 씨 같은 사람이 가까이 있으면
평범한 사람들은 조바심이 나거든요
내가 어떤 사람이길래요?
(미주) 음…
단단한 사람?
근데 술은 좀 약한 거 같네요
아까부터 계속 깔짝깔짝대는 거 보니까
술도 잘 못 먹으면서 왜 먹자 그랬어요?
아까 영화 주인공도
술 먹고 좋아하길래
나도 술 먹으면 기분 좀 좋아질까 싶어서요
술 못 먹는데 술 먹고 싶은 기분으로요
술 못 먹는데 먹고 싶은 기분
아, 나는 모르는 기분이네 나는 술 잘 먹으니까
근데 왜 달리기였어요, 전향 종목? 잘 뛰어서?
저 처음 뛸 때 꼴등 했어요
아, 하긴
밥 먹고 달리기만 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첫술에 이겨
좌절했겠다
제 처음 목표는
제 바로 앞에 있는 선수를 이기는 거였어요
(선겸) 그렇게 어떻게든 그 선수를 이기고 나니까
바로 그다음 선수가 목표가 됐고
그렇게 한 명, 두 명 앞지르다 보니까
어느덧 내 앞에 아무도 없더라고요
그렇게 고교부 신기록 세우고 졸업했어요
[미주가 호응한다]
달리는 게 직업인 건 어떤 기분이에요?
숨찬 기분
[잔잔한 음악]
달릴 때는
뒤에 놓고 온 것들은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나거든요
오로지 앞에 있는 것만 소중해서, 중요해서
평상시에는 그게 결승선이었는데
오늘은 사람이었네요
(선겸) 나 오늘 기록 쟀으면
9초대였을지도 몰라요
9초대면 어떤 건데요? 좋은 거예요?
아유, 완전 좋은 거죠
[잔을 잘그락 부딪친다]
[함께 당황한다] [흥미진진한 음악]
(미주) 아, 왜 그래요, 아, 참, 진짜
(선겸) 괜찮아요
(미주) 아, 어떻게 사람이 세 잔에 이렇게 되지?
이거 완전 알쓰구나?
(선겸) 알쓰, 알쓰가 뭐…
알겠냐, 이 쓰레기야!
알코올 쓰레기요, 알코올 쓰레기 아휴, 참
어디로 가요?
[숨을 들이켠다]
어디로 가야 되나
집으로 간다고 해야죠
(미주) 주소도 안다고 하고
정신 좀 차려 봐요, 빨리
나 집 없는데
왜 그래요, 설레게?
아, 왜 설레지?
아, 이러는데 설레죠
안 웃던 사람이 이렇게 방긋방긋
집은 없어도 자는 데는 있죠?
그럼 알아서 가세요 저도 알아서 할 테니까
더 설레면 제가 실수할 거 같거든요
실수?
이런 거?
[부드러운 음악]
근데
[미주의 한숨]
난 침착하게 다스릴 거예요 우리 또 볼 사이니까
갈게요
(여자) 저기요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요?
아유, 죄송합니다
(여자) 아유, 술 많이 마신 거 같은데 괜찮아요?
예, 괜찮습니다
(여자) 안 괜찮은 거 같은데
(남자) 아이, 뭐 해, 가자
[부드러운 음악]
[선겸의 당황한 웃음]
(선겸) 아, 왜 또 왔어요?
아, 왜 그렇게 웃어요?
버리고 간 기분 들게
그래서 다시 왔어요?
뭐, 죄책감 비슷한 거라고 해 두죠
어떻게 가요?
근처에 차 있어요
차 타고 가면 돼요
늦었으니까
- 차 타고 가요 - (미주) 됐고요
(미주) 차 있는 데까지만
경찰서 두 번 가긴 싫으니까
자
아까
어떤 대사 말인데
어떤 대사였어요?
'우리가 넘어지는 건'
'일어나는 걸 배우기 위함이다'
이제 일어나는 것 좀 배워 볼까요?
(미주) 자
자
[태리의 한숨]
(기자1) [작은 목소리로] 저기, 저기 왔어
아직도 저러고들 있네
(기자2) 우리, 우리 보고 있는 거야? 걸린 거 같은데
기선겸이 제정신이면 여길 계속 다닐까?
- (기자2) 아니, 아닌가 봐, 좋아 - (태리) 아, 피곤하다, 피곤해
(태리) 진짜…
어머
뭐야?
왜 여기 있어?
지금 제정신이야?
아…
제정신 아니구나?
웬일이세요, 대배우 최태리 님?
[태리의 웃음]
(태리) 아, 네, 감사한데
우리가 또 마주치면 어떡하죠?
그것도 내 차 앞에서?
(선겸) 아…
죄송합니다
제가 좀 취해서요
오케이, 오케이 [태리의 웃음]
(태리) 아, 곤란하네
선 열애설, 후 관심인 건 알겠는데
나 이런 전개 되게 싫어하거든요?
내 진짜 남친은 따로 있으니까
이런 것 좀 안 해 줬으면 좋겠는데 [차 문이 탁 열린다]
(유 대표) 야, 최태리! [차 문이 탁 닫힌다]
뭐 하냐, 지금? 어?
왜, 또 우연히 만난 거야? 어?
아니라며!
(태리) 아, 왜 이래요, 대표님 진짜 우연이에요, 아니라니까?
넌 맨날 아니라고 그러잖아 증거가 눈앞에 있는데, 지금
(태리) 여기서 피하는 게 더 이상하니까 그런 거죠, 지금!
또 거짓말이야, 너 그때도 아니라고 했는데 밝혀졌잖아, 결국!
- 아, 누구 말하는 건데, 몇 명… - (유 대표) 걔!
(유 대표) 걔, 이, 뭐야, 이제훈!
- 아유, 시끄럽게 하네, 진짜 - (유 대표) 그래, 말해 봐, 뭐, 뭐!
아, 그렇게 실명 거론한다고? 아, 나 재계약 안 해
야, 갑자기 계약 얘길 여기서 왜 해, 그건 그거지, 야, 너!
(유 대표) 씨, 너, 너 지켜본다고 그랬지? 내가 분명히 너, 어?
구라를 쳐? 스포츠맨이?
안 사귄다니까?
안 사귀긴 개뿔 지금 만나고 있잖아!
(미주) 기선겸 씨
무슨 일이에요, 예?
어? 최태리 씨
- (미주) 어, 안녕하세요 - (태리) 안녕하세요
(유 대표) 와, 이 새끼
야, 너 양다리냐? 어?
네까짓 게 감히 우리 태리를 두고?
(태리) 아, 왜 이래요, 진짜, 대표님 진짜 쪽팔리게
[유 대표가 화낸다] 아빠야, 뭐야!
(유 대표) 자존심도 안 상하냐? 어?
[태리와 유 대표가 싸운다]
뭐예요, 저 사람들? 어? 왜 저러는 거예요?
(유 대표) 당신! 정체가 뭐야? 신인이야? 어?
[유 대표가 계속 화낸다] 뭐야, 다짜고짜, 이상한 사람들이네?
(유 대표) 무슨 연애질을 벌써부터
(태리) 나 좀 믿어 달라고, 나 좀!
(유 대표) 야, 널 놔두고 지금 쟤랑 사귀고 있다잖아!
- 아까 말했던 실수 - (태리) 기자들 있다고요, 기자들이!
내가 해도 돼요? [태리와 유 대표가 계속 싸운다]
예?
- (유 대표) 기자가 어디 있어, 여기! - (태리) 저기!
[유 대표가 화낸다] [부드러운 음악]
제 여자 친구입니다
[태리의 헛웃음]
[작은 목소리로] 아, 미쳤어요? 맞을래요?
진짜
아, 미친놈아, 진짜
진짜
(미주) 립밤 뭐 써요? 촉촉하니 맛있던데
[장난감 총성]
(미주) 본인 입으로 그랬잖아요 진짜 여자 친구라고
(선겸) 그럼 나는 진짜 미친놈이게요?
[영화의 당황한 탄성]
(단아) 왜 내가 찾게 해요? 내가 그림 가져간 지가 언젠데
(선겸) 징계위요, 막지 마세요 저 처벌받겠습니다
(정도) 새끼가! [쨍그랑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
[아파하는 신음]
(미주) 어? 막 만지네?
너는 걔네가 용서가 돼?
(선겸) 다 알면서 그냥 넘어가실 겁니까?
- 안 창피하세요? - (감독) 이 새끼가
(은비) 오미주 씨
네 화는 좀 풀렸어?
(미주) 하기 싫으면 하지 마요
극복이라는 게 꼭 매 순간 일어나야 되는 건 아니에요
[미주가 영어로 통역한다] (선겸) 멋있다
(은비) 잘해 드려, 너 위해 주고 계시니까
혹시 나 좋아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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