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 마이웨이 2
(애라) 고동만, 백설희! 빨리 와!
(설희) 알았어!
[소리 지르며 달린다] [신나는 음악]
(설희) 술태배기야, 출근 안 햐?
어, 나 빨리 뉴스 하러 가야 디야
넥타이 그렇게 하는 거 아니여
이게 멋있는 거랴
여보, 마누라
요새 저 위가 아주 난리여
(설희) 그리여?
북한의 김일성이
핵확산 금지조약 탈퇴를 통보해서
클린턴 행정부의 폭격까지도 막 예상됩니다
이상 KBC 뉴스 백지연이었습니다
씨...
모르는 말 하지 말랬지?
뉴스 놀이 아니라고
- 나는 소꿉놀이 재미없다고 - 씨...
아냐, 재밌어
무진장 재밌어
[앙증맞은 음악]
여보, 나 방송국 댕겨올게
야들은 이제 밥 먹고 유치원 가야지
국기 태권도!
[탕 친다] [설희의 울음소리]
[퍽 친다] 아아!
고동만!
네가 백설 또 울렸어
왜 자꾸 다 때려 부숴?
[울며] 엄니, 최애라가 나 또 때렸어!
아, 쏴리! 쏴리라고!
[걸어 나온다] [탕 소리]
아, 쏴리야
쏴리라고!
이웃간 신세 좀 집시다
네 거
[하품] 버리는 김에, 어?
아, 나 이 웬수 같은 새끼, 진짜
[발랄한 음악] 으음
[툭 소리]
[애라의 신음]
(동만) 아, 아이고, 아이고
와, 씨
[신음하며 옮긴다]
[문을 열고 나온다]
똥만이가 오늘도 수고가 많다
뭐냐, 너 이민 가냐?
주만이가 출장 가방 또 놓고 갔잖아
빨리 갈게, 이따 봐!
어, 돈 많이 벌어와, 자기
[내려간다]
자긴 얼른 가서 버리고
자, 자기라고 하지 마 죽는다, 진짜
알았어, 자깅, 고마워
와, 저 기집애, 저거 뻔뻔한 거 봐, 저거
[덜컹 소리]
[효과음]
[문을 닫는다]
어어, 어어!
우와...
어디 가냐?
동기 결혼식, 어때?
나는 별일 없이 잘살고 있다
뭐, 이런 도회적이면서도 커리어우먼적인 컨셉이 느껴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적이야
뭐?
나는 매일 네 덕분에 인류의 진화를 목격한다
어떻게 한 시간 만에 사람이 이렇게 바뀌냐?
그렇게 이쁘냐? [휙 효과음]
예쁜 척하지 마라 나 빈속이다
나 이쁜 척하면 재수 없지?
근데 나도 진짜 곤란하다
나는 예쁜 척하는 게 아니라 그냥 예쁘게 태어난 건데
[발랄한 음악] [툭 떨어진다]
나 여자 칠 수 있다
[귀엽게] 그거를 남들이 막, 막
이쁜 척하는 거라고 구니까는
애라도 힘들오 흥, 흥
아, 스트레스받아, 아
같이 가
[걸어간다]
야, 근데 너
이 백이 좀 마음에 드나 보다? 잘 들고 다니네
어, 엄청 편해
어떻게, 오빠가 신상 나오면 또 하나 사줘?
[귀엽게] 아, 오빠가 애라한테 가방을 또, 또 사줄 꼬예요?
[활기찬 음악]
- 아! - 그만하라고
그만하라고, 쫌! 그만해!
미친놈이 여자한테 초크를 걸고 [기침]
아!
아니, 할배 떡볶인 또 어떻게 찾아낸 거야?
그거 론칭하고 5회째 매진이라고
[웃음]
사람들은 제가 뭐 대식가라서 몸이 이렇게 통통한 줄 알지만
전 사실 미식가죠
그 경동시장 할배 떡볶이를 처음 맛봤을 때 저는
환희를 넘어서 어떤 사명감을 느꼈어요
와, 이거 전 국민이 알아야 하는 맛이다
크으!
대단해, 응? [웃음]
지금 팩당 2,340원 하는 떡볶이를
2억 원어치 팔았다고!
- 2억요? - 어
와, 진짜 대박 났네
- 그렇다면 제 인센티브는... - 어, 줘야지, 허허
세금 떼고 19만 5천 원인가? 어, 들어갈 거야
[툭툭 친다] 아주 인재야, 인재, 허허
- 야 - 네
[걸어간다] [주만의 한숨]
[전화벨 소리] [신음하며 앉는다]
[메시지 알림음]
(설희) 1층 8호기 엘리베이터 접선 대기 중
[발랄한 음악] [걸어간다]
[신음하며 누른다]
(엘리베이터) 올라갑니다
[딩동 소리]
[바퀴가 덜컹거린다] [발소리]
[문이 닫힌다]
[달콤한 음악]
면도기는 앞쪽 지퍼에 넣어놨고
혹시 모르니까 비상약도 챙겨 넣어놨어
그랬쩌?
어휴, 출장 간단 사람이 짐도 안 챙길까
진짜 가만 보면 자기 나보다 더 허당이야
근데 너 은근히 과감하더라
- 내 자리 언제 왔다 간 거야? - 뭐?
'용자' 되게 재밌대
'용자'? 그거 개봉했어?
- 응? - 언제?
[문이 열린다]
[웃으며 떠든다]
[들어간다]
[문이 닫힌다]
- 참, 대리님 - 네?
요즘 '용자' 되게 재밌대요
[익살맞은 음악] 네?
진짜 되게 재밌대요 표 구하기 힘들 정도로
- 어, 갈게 - 어, 가
[헛기침하며 나간다]
저기요! 캐리어 가져가셔야죠
아, 제 거 아니에요
[바퀴가 굴러간다]
아...
대리님 핑크 좋아하시나 봐요
[여 1의 웃음]
야, 그 대리? 예진이가 완전 꽂혔다던?
[웃으며] 어, 그 대리
근데 '용자'는 뭐야? 영화표 줬대?
그니까 [여자들의 웃음]
[걸어간다]
[덜컹 소리]
이게 독일제라서 부품 가는데 엄청 비싸다고
애들 기본 교육 안 시키냐?
필터 청소 안 하면 뭐 또 고장 나는 거 몰라?
내가 그렇게 백날 천날 얘기를 했는데
청소 좀 하자
또 고 기사야, 또 넌 왜 이렇게 맨날 사고만 치냐?
아니에요, 이거 제 기기 아니에요 이거 주임님 건데
와, 너 어저께 또 술 마셨니?
- 뭐, 어제 치맥을 하긴 했는데... - 동만아, 봐봐, 이거 네 거잖아
너 이거 알코올성 치매야, 너
됐고, 됐고 빨리 일들 나가
- 아유 - 들어가십시오, 죄송합니다
[부스럭거린다]
주임님
이거 주임님 기기잖아요 아니에요?
군대 안 갔다 왔냐?
너 사회생활 하는 거 보면 꼭 군대 안 갔다 온 놈 같아
답답해, 답답하다고
하기 싫어?
그만둬, 안 잡아
야, 청소해
[걸어간다]
아오...
가!
형이 먼저 쳤으니까 이번엔 내 차례지
야, 이건 막판이니까 형이 쳐야지
[툭 놓는다]
얘들아, 비켜봐 엉아가 한 판 더 치게 해줄 테니까
아저씨가 막타를 왜 쳐요!
아 나, 이 아가들이 진짜
알았어
자, 됐지?
한 번만 칠게 어차피 보너스판 또 올라올 테니까
- 와, 허세 쩐다 - 쩌네
[숨을 내쉰다] ["쌈, 마이웨이"]
[휙, 휙 소리]
[바람 효과음]
[휙 돌며 세게 찬다]
우와!
[기합 소리] [아이들의 감탄]
발차기 금지! 안 보여요?
- (꼬마 1) 와, 저 형아! - 아, 죄송합니다
우와, 우와!
거봐, 인마 한 판 더 치게 해준다 그랬지?
재밌게 놀아
- 우와! 저 형 사이보그 아냐? - 우와, 대박
[밝은 음악]
오랜만에 몸 풀었네 [아이들이 떠든다]
[벨 소리]
여보세요, 어, 형
지금?
지금 뭐, 당장은 일 비었는데
왜, 뭐 또 나 소개팅 시켜주게?
[힘들어하며 걷는다]
어휴, 다리야
뭔 놈의 결혼식을 이렇게 먼 데서 해?
[탁 놓는다]
[당당히 걷는다]
(주례) 신부, 입장
[결혼 행진곡] [박수 소리]
[환호 소리]
신부님 좋단다
학창 시절부터 숱한 연애로 내공을 다지시더니
기어코 의사 사모님이 되시네
- 그래서 신랑 전공은 뭐래? - 성형외과
[웃음]
야, 오늘 최애라도 온대
- 안 보여? - 오고 싶겠냐?
(애라) 어, 얘들아
[주례 소리]
- 애라야 - 어머, 너 애라니?
야, 이게 얼마 만이야? 난 너 안 오는 줄 알았어, 얘
빨리 오려고 했는데 일이 바빠서
바쁘면 못 왔어도 그러려니 했을 텐데
- 그러게 - 당연히 와야지
니들도 너어무 보고 싶고
그래, 잘 왔어, 잘 왔어 보니까 너무 반갑다
[어색한 웃음] [주례 소리]
- 동만아, 동만아 - 어, 형
와, 날씨 좋다, 오늘 날씨 좋지?
- 지금 빨리 가야 돼 - 지금?
- 어, 늦었어, 빨리빨리 - 지금 가면 돼?
- 그냥 가면 돼? - 어, 얼른
아니, 형이 급하대서 오긴 왔는데 이렇게 막 출연해도 되는 거야?
야, 일반인 출연자가 갑자기 잠수를 타서 네가 땜빵 치는 건데
넌 그냥 그, 질문 안 시킬 테니까 그냥 서 있기만 하면 돼, 오케이?
어, 어, 알았어
'산 좋고 물 좋고 네모 좋은데 없다'에서 네모는?
1번 수맥, 2번 정자, 3번 집값
자, 1인 찬스로 지목된 12번분
몇 번 정답으로 선택하시겠습니까?
어, 1번은 미신 같은 거 같고
2번은
[웃으며] 저기, 이거 방송 용어가 좀 아닌 거 같고요
습, 아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2번이 왜 방송 용어가 아니야, 정자가
그래서 제 정답은 3번 집값
세태를 반영한
이 시사적인 출제 의도가 숨어있지 않나
라고 유추해봤습니다
저 사람 참 똑똑합니다?
이제 서울 집값이 미쳤습니다
3번, 선택합니다
(사회자) 1번 문제, 정답은?
[알림음] 2번 정자였습니다
아쉽게도 브로니 씨 탈락하셨습니다
쟤 누가 데려왔어, 쟤
[웃음] (사회자) 한 번에 자물쇠를...
나쁜 앤 아니고요
[한숨] 죄송합니다
2번 2%
3번 7%
자, 과연 마지막 최후의 1인을 가리는 문제
정답 눌러주세요 [알림음]
자, 2번 문제 정답은? [알림음]
1번, 1%입니다!
자, 최후의 1인이 탄생하셨습니다!
- 축하드립니다! - 1%!
[박수 소리] [활기찬 음악]
(아나운서) 2013년 KBC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했던 박혜란 씨는
빼어난 외모의 예능과 시사교양 프로그램 등
다양한 장르를 두루 거치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는데요
[달그락거린다]
(아주머니) 이거 후식 가져가셔야지
아이, 저 괜찮아요 저 커피 우유 안 마셔서
어, 그럼 죄송한데
저한테 커피 우유 하나 양도하실 수 있으세요?
- 예, 뭐 - 감사합니다
저, 잠시만요
어!
야, 맞네! 박무새!
아니, 아까 보니까 딱 너 같더라니
아, 누구...
야, 나 천방고 고동만
누구라고요?
- 누구라고요? 야 - 와, 무빈 씨다
안녕하세요 저 장경구 PD입니다
- 저, 식사 같이하실래요? - 네, 네
야, 진짜 오랜만이다 너 어떻게 지냈어?
- 오늘 진짜 레전드예요 - 감사합니다
어, 어 [경구의 웃음]
저기, 그래서, 그러니까
저희가 연말에 하는 최후의 1인 리턴즈에
- 다시 한번 출연해 주십사 하고요 - [웃으며] 예
야, 너 나를 몰라? 나를?
나 천방고 고동만이라니까
잘 모르겠는데
야, 생각 좀 잘 해봐 나 그 고동만이라니까
왜, 옛날에 네가 티셔츠 빌려줘가지고 너 무슨
갑자기 뭐, 응원 온다 그러고 내가 이겨가지고
내가 막, 막 이거 하고 이게, 이게 기억이 안 나? 내가 이겨가지고
- 이게 기억이 안 난다고? - 글쎄, 잘...
아유, 왜 그래? 사람 불편하게, 그러지 마
- 아, 아니... - 저, 잠깐 전화 좀
[일어난다] 네, 편하게 하세요
- (무빈) 여보세요? - 병신아
[익살맞은 음악] 표정 안 좋잖아
[사람들이 얘기한다]
- 야, 동만아, 미안하다 - 어?
원래 출연자들한테 주는 상품권이 있는데
처음부터 그 사람 인적사항으로 다 결제된 거라
넌 받기 힘들 거 같은데
야, 근데 너 아까 그 의사 선생님이랑 친해?
- 의사? - 최후의 1인
아...
그러면은
연말에 하는 최후의 1인 리턴즈에 꼭 좀 나와달라고 부탁 좀...
[웃으며] 아니야
어?
아니, 너도 별로 친해 보이는 거 같지 않아서
괜찮아, 신경 쓰지 마
어, 뭐 그렇게 친하진 않았지
아, 그리고
- 이거라도 가져가 - 아, 됐어
- 내가 불렀잖아 - 아니, 뭐
알았어, 들어가
[발소리]
[차 문을 닫는다] 팬이에요
(여 1) 대박 진짜 컴백하려나 봐, 진짜 예뻐
[잔잔한 음악]
[어색하게] 곧이어가지고
2부 식순이 시작될 예정이오니
하객 여러분께서는 고만 돌아댕기시고
착석해주시기 바랍니다
[작게] 이리 와
큰고모 새 타령 그거 언제 하는 거야?
고모 곧 주무실 시간 됐는데
아, 어머님 고모님 그거 하시게요?
-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 아니, 얘
너는 네 결혼식에 왜 네가 나대냐, 응?
사회자는 뭐 하고!
- 저기, 새 타령... - 너 이리 와
너,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어?
2부 사회 본다는 그 아나운서 친구는 왜 안 오고
신부가 나서서 버벅거리고 모양 빠지게!
아 씨, 몰라!
얘가 홍콩에서 앵커 하는 앤데 비행기가 딜레이라더니
전화를 안 받아 아무래도 못 올 거 같아
못 와? 어?
아나운서 친구가 사회 본다고 시댁에도 전부 설레발을 다 쳐놓고
어머, 어떡하니 면 팔려서...
그러게 왜 홍콩 친구를 불러!
걘 한국말도 교포처럼 하는 애란 말이야
얘가 와야지 내 인맥이 글로벌해 보이지
저, 그러면 뭐 대타, 대타 세울 애 없어?
누굴 세워?
(친구 1) 그래, 애라야 너 진짜 어떻게 지냈어?
- 남친은 있고? - 있어?
난 그냥, 뭐 워낙 일이 바빠서
어머, 애라야, 그럼 다음번에는 우리가 너 있는 데로 갈게
야, 우리 다음번 모임을 거기서 하자
맛있는 거 우리가 살게 [웃음]
한번 와 밥은 내가 살 테니까
네가? [익살맞은 음악]
어머, 그래, 그래! 네가 사
(친구 2) 다음에 모임에도 좀 나오고 그래
야, 어떻게 얼굴을 한 번도 안 보고 살아?
그래, 친구 좋다는 게 뭐야?
- 너는 회비도 반만 내면 돼, 얘 - 그래
왜?
왜 반만 내?
- 어? - 너 진짜...
아휴...
[발랄한 음악] 니들 진짜 왜 그러세요?
이게 뭐 배려인 거야, 멕이는 거야?
남자 없고, 유학 못 가고
대단한 직장 아니면 뭐 불우이웃이니?
나 잘살아요 난 나대로 신나게 잘 산다고
내가 내 인생이 괜찮다는데 왜 니들이 내 인생을 우습게 봐?
진짜 웃기게
아니, 그냥...
(친구 1) 뭐, 그럼
지금 내가 딱 화장실 가야 되는 타이밍인 거지?
[일어선다]
저기
너 그대로 막 집에 가고 그러는 건 아니지?
야...
가면 간다고 말하고 갈게
[슬픈 음악]
[걸어간다]
으유, 진짜...
[한숨]
최애라, 못났다
꼬였어
그냥 넘어가면 되지, 뭘
아휴 주접떨지 말고 가자, 가
나 하나 간지도 모르겠지, 뭐
[헐떡이며] 애라야!
나 좀 살려주라
[구두 소리] 아유!
아니, 내가 최애라지 왜 신디 정이냐고
싫어, 안 해 딴 애 시켜
아이... 너 마이크 체질이잖아
제2의 백지연이 아니면 누가 사회 보겠냐고
나는 신디 정이 누군지도 모르고
밖에 우리 애들도 내가 신디 정 아닌 거 다 알아
애들 입단속은 내가 확실히 시킬 거고
신디 정이 누군지는 어차피 딴 하객들도 아무도 몰라
뭐?
너 살면서 홍콩 뉴스 본 적 있어?
[익살맞은 음악]
신디는 홍콩 뉴스 앵커인 데다 교포야
걔 얼굴 알 사람 아무도 없다니까?
그냥 너만 OK 하면 네가 오늘 하룻밤 신디 정이 되는 거라고
아, 됐다니까 싫다고, 안 해
야
너 나한테 빚진 거 있잖아 네가 내 남친 뺏어갔잖아
참...
야, 그게 결혼식 날 신부가 할 소리냐?
쯧 [잡는다]
네가 안 해주면 내 결혼식 완전 망치는 거야
나 한 번만 살려줘
[한숨]
넌 왜 결혼식 날까지 이렇게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냐?
네가 해준다고만 하면
[끌고 간다]
이거, 이거 네가 입는 거야
원래 신디 정이 입으려고 했던 건데, 네가 입어
[감미로운 음악]
[바람 효과음]
(애라의 독백) 순진한 신데렐라를 그날 밤 홀린 건
고깟 왕자님이 아니라 분명
드레스였을 것이다
[발소리]
- 늦었지? - 어, 왔어?
(애라의 독백) 나는 드레스를 입었고
이 길의 끝엔 마이크가 있다
[익살맞은 음악]
모두 날 보고 있다
더럽게 떨린다
고 해야 되는데 더럽게 좋다!
마이크를 탁 잡는 순간
세상이 내 거였다
[휙 효과음]
내빈 여러분께 잠시 안내 말씀드리겠습니다
잠시 후 김영규 군과 박찬숙 양의
웨딩 2부 파티를 제대로 시작할 예정이오니
모두 정숙히 착석해 계시지 말고!
난 좀 놀 줄 아는 하객이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자, 파티 시작합니다
[박수 소리] 쟤 뭐야?
그럼 먼저 신랑님 고모님의 새타령을 듣기 전에
♪ 노래를 못 하면 시집을 ♪
정녕 못 가는지, 가는지
그것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발랄한 음악]
딴 건 다 네 마음대로 하고
딱 하나만 꼭 해주면 돼
나 노래 좀 시켜줘
최대한 자연스럽게
우리 아름다운 신부님 어디 계시죠?
어머, 어머
어머, 쟤 왜 저래, 왜 저래! 왜 저래!
(애라) 나와주시죠!
[웃음, 박수 소리]
홍콩에서 온 무슨 아나운서래 게다가 교포 출신
그러니까 이름이, 신디 정
오, 글로벌 인재
["체념"]
♪ 왜 말 안 했니 ♪
♪ 아님 못 한 거니 ♪
아니, 신부가 무슨 사연이 깊은 여자처럼 그냥
감정 잡고 노래를 하네
저 쫓는 거 맞죠?
내가 한눈에 딱 그렇더라니까
아니, 그러게 수준이 있는 아이랑 사고를 치든지 말든지 해야지
♪ 왜 그런 말을 했니 ♪
[고음이 안 올라간다] ♪ 널 미워해야만 하는 거니 ♪
[어이없는 웃음]
영규 색시가 참 끼가 많네
- 아주 재주가 좋아? - 예
♪ 해야만 하는 거니 ♪
♪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
쟤는 왜 지 결혼식 날 체념을 부르고 앉아 있어?
♪ 다시 예전으로 ♪
♪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야 ♪
워우워...
자, 자 박수 부탁드립니다
[박수 소리]
우리 신부 박찬숙 양이 이렇게 시집을 가는 날이 오다니
정말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저는 찬숙 양이 저보다 먼저 시집을 갈 거라곤
행여 상상도 못 했는데요
풍물패 동아리 때도 그녀는 참 남달랐다고 합니다
[놀란 소리] 어머, 쟤 미친 거 아니야?
야, 쟤 풍물패 상모 얘기하는 거 아니야?
(애라) 우리 박찬숙 양은
[긴장되는 음악]
그저 노상, 징만 칠 줄 알았지
생전 놀 줄도 모르고 남자라곤 일절 모르는
[헛기침]
저 순진무구한 숙맥이 남자를 다 만나다니
[한숨 쉬며 웃는다]
이렇게 듬직한 필생의 인연을 만나
백년가약을 맺는 모습을 보니
감격스러운 마음에 제 눈시울이 다 뜨거워집니다
[신나는 음악]
한 집안의 귀한 딸이
한 댁의 귀한 며느리가 되었습니다
아직 어리고 여린 우리 신부님 그 낯선 초행길에
어른들의 따뜻한 보살핌만이 가득하길 바라면서
우리 신랑 측의 비선 실세
고모님의 새 타령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수 소리] 나, 나, 나?
["새타령"] [사람들의 환호]
- 야, 나도 사회 바꿀까 봐 - 애라로?
마이크 잡으니까 옛날 최애라 맞네
백지연이 돌아왔네
[한숨 쉬며 앉는다]
♪ 새가 날아든다 ♪
네 남친 뺏은 적도 없었지만 어쨌든 난 빚 갚았다
잘 살아라
[웃으며] 고마워!
- 야 - 아유...
아무튼 끝까지 불편한 기집애
으으응
[웃음]
쟤 진짜 똑소리 난다
좀 후광이 있어 보이지 않냐?
아, 매력 쩐다, 쩔어
아, 나도 저런 명품을 만나야 되는데
♪ 저 쑥국 새가 울음 운다 ♪
[버스 문이 열린다]
근데 뭘 이런 걸 사 와?
돈 있으면 너나 쓰지 쓸데없이 돈을 써, 왜
[치익 소리]
나가서 사 먹자니까 왜 엄마 생일상을 엄마가 차려?
맨날 그놈의 허리 아프단 말이나 좀 하지 말든가
근데 이거, 좋긴 진짜 좋다
딱 차니까 허리가 새것 같아, 새것
[웃음] 근데 이거 비싼 거지? 얼마 준 건데?
거참 말 많다
밥상머리에서, 쯧
엄마한테 소리 좀 지르지 마요
엄마도 이제 곧 60이야
네 엄마 허리 저거는 뭔 돈으로 산겨?
벌어서 샀지, 뭘 훔쳤을까 봐?
너 정말 일을 하긴 햐?
뭐, 알바 나부랭이 이런 거 하고 있지?
(동만모) 아휴, 또 시작이다, 또
당신 때문에 애가 집을 안 오려고 해
안 놉니다
일해요
헛건데 기웃대지 말고 걍 사범이나 햐
아, 사람이 지 바닥에서 먹고살 생각을 해야지
왜 허송세월 햐?
잔말 말고 어디 사범 자리나 하나 알아봐
아버지
인터넷에 내 이름 치면
아직도 2007년 11월 3일 기사가 떠요
누가 나한테 배우겠어요 누가?
아, 사내새끼가 여적지 그 일을 속에 맺혀놓고 사냐?
아, 그 맹맹이 콧구녕 같은 속을 가지고 뭔 사람 구실을 햐!
예, 사람 구실 못 해요!
그냥 여기저기 치이고 빌빌대면서 대충 살아!
할 줄 아는 거라곤 태권도 딱 하나밖에 없는 놈이
그거 때려치우고 밥 벌어 먹고살기가 쉽나
당연히 주접스럽지!
그냥 사범이나 하라고요?
나요, 그 근처에 죽을 때까지 얼씬도 안 할 거니까
다신 그런 소리 하지 마요
털어버려! 왜 아직도 그렇게 이를 갈고...
이가 갈려서가 아니라!
[한숨]
하고 싶을까 봐
예? 환장하게 하고 싶을까 봐!
기웃대기도 싫다고요
[슬픈 음악]
나도 아버지 빽 있었으면
그렇게 선수 자격 안 뺏겼어
아버지 사업만 안 망했어도
그딴 시합 처음부터 나가지도 않았다고!
동만아
- 동희 듣겠다 - 동희는!
내가 아닌 아버지가 지켰어야지
왜 내가, 어?
왜 나만!
왜 맨날!
[동만이 운다]
하 씨...
[한숨]
[웃음] 야
신부가 왜 병나발을 들고 다녀?
야, 나 진짜 오늘 하루를 보내는 데 네 덕에 살았다, 야!
[웃음] 치, 뭘 또 이렇게 싹 쓸어왔어
이거 싹 다 먹고 가 이거, 프랑스산 치즈야
샥스핀 어디 있는데, 샥스핀
야, 야, 발음 좀 선하게 해봐 샥스핀...
'치어스'!
[잔을 부딪힌다] 야, 원샷
[마시며 감탄한다] 아, 좀! 아휴
- 보는 눈이 많다고 - 어휴, 알았어
술 마셔야 되겠다
느낌 되게 좋다 오늘 느낌 있네
- 아휴... - 자, 따라봐, 따라봐
자기야, 인사하러 가야지 지금 술 마실 때가 아니야
- 자기야, 나 술 냄새 많이 나? - 응
이이잉! [남자들의 웃음]
아유, 우리 형수님이 흥이 많으셔요
[웃음] 우리 신디 좀 잘 챙겨주세요
[걸어간다]
안녕하세요, 신디 정 씨
같이 술 한잔하시죠?
네, 음...
[흥겨운 음악] [휙휙 효과음]
[뚜껑을 딴다]
[신음 소리]
[바람 효과음]
[졸졸 따른다]
[딸그랑, 첨벙 소리]
[딸그락 소리]
[남자들이 감탄한다] [박수 소리]
- 대박이다 - 이야...
난 또 이런 개인기 가진 미인은 또 처음 보네
뭐랄까, 어 여성분께서 이런 걸 하니까
그, 뭐라고 해야 되죠?
싼, 마...
어, 유니크 저 같은 여자는 유니크한 거죠
어, 유니크! 신디 씨 지금 영어 썼습니다
[박수 소리] 벌주 마셔라, 벌주 마셔라
아, 이상하게 나만 걸려
아, 저, 천천히 드시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많이 드셨어요
신디 씨, 제가 흑기사 해드릴게요 그 잔 저 주세요
어, 술을 왜 나눠줘요? 없어서 못 먹는걸
신디 씨 그, 흑기사 제가 하고요
흑기사 소원으로다가 신디 씨 댁까지 제가 모셔다드리겠습니다
신디 씨, 제가 흑기사하고 제가 모셔다드릴게요
아니요! 제가 먼저 말했으니까 제가 모셔다드릴게요
너 뭐래, 지금?
아우, 곤란하게 왜들 이러셔? 제가 보호받을 주량이 아니라니까
(건수) 아뇨, 신디 씨, 누구예요?
우리 중에 누구를 간택하실 거예요?
- 저죠? - 저죠?
(건수) 그냥 재미로, 예?
음, 그럼
[탁 놓는다] 이쪽한테 부탁드릴게요
원래 깍두기가 제일 중립이니까
[발랄한 음악] 저요?
아, 얘는 안 되는데
얘는 술 마시면 안 돼요
- 야야야야야! - 야야야!
(건수) 마셨다
에휴, 일 났네
(건수) 얼음물 하나 주세요!
[메시지 알림음]
(동만모) 아부지한테 전화라도 한 통 드려
너 그러고 가면 아부지 밤새 잠도 못 주무셔
[잔잔한 음악] 그리고 동희도...
속으론 섭섭해하고
(두호) 와, 쟤는 발이 진짜 좋네요
(장호) 발이 좋은 게 아니라 훅이 약한 거지
훅보단 그나마 킥이 나은 거고
아우, 우리 사부님은 점수가 짜도 너무 짜
눈에 차는 선수가 없어
왜요, 우리 코치님 첫사랑한텐 얼마나 후한데요
[TV 속 시합 소리]
(병주) 코치님, 쟤가 그렇게 잘 차요?
아, 나보다 잘 차요?
너는 지가 범인 줄 아는 하룻강아지야
쟤는 개처럼 사는 범 새끼
[쩝쩝 소리]
[탁 때리며] 아, 맞다, 야, 이 새끼야
너 이 새끼 너 요새도 정신 못 차리고
그렇게 시비붙고 개싸움하고 다닌다면서
개니까 개싸움이나 하겠죠
너 마지막 경고야 싸우지 마, 어!
[문이 열린다]
[달칵달칵 소리]
엄마가 반찬을 많이 싸 줘서 코치님이랑 반주나 한잔하려고
쯧, 코치 개업한 지가 언젠데
셔터 내릴 판 돼서야 한번 왕림해 주시는구먼
발차기 완전 레전드였다면서요
거, 술 깨면 대련이나 한번 합시다
제가 한 수 배우고 싶어서요
아이고, 대련은 무슨...
아니 얼마나 대단한 분이시길래
우리 사부님이 여지껏 이렇게 애달아 하시는지
내가 너무 보고 싶어서 엄청 샘나더라
취했냐?
아, 맞다
이쪽은 그냥 안 싸우시지
그러면 10만 원에 1라운드만 가볍게 함 뛰시죠, 툭툭
[어두운 음악] 야, 너 취했으면 들어가 자, 빨리
(병주) 그래, 그래, 말자, 말아
어디 가서 태권도 한다 말도 뻥긋 못 하고 사셨을 텐데
그래, 뭐 민간인이지, 뭐
민간인하고 프로하고 하는 건 좀 그렇잖아?
함 붙읍시다
함 붙자고
[신음하며 올라온다]
(장호) 동만아
너 이거 한 10년 만에 입어본 호구지?
이게 맞으려나 모르겠다
코치님, 나 이거 안 할래요
호오, 맨몸의 파이터
나 정도는 그냥 접고 가시겠다?
그래, 네가 뭐 호구도 아니고 웃길 테니까 하지 마
그냥 가볍게 몸이나 푸는 거지, 뭐 어? 그지?
[긴장되는 음악]
자, 1라운드 단판이다
[짝 소리] 파이트!
감이나 보자 들어와, 들어와, 들어와!
[손발을 움직인다]
[퍽 소리] [동만의 신음]
[신음하며 찬다]
[콰당 넘어진다]
(병주) 코치님, 이분 날아다닌다면서요
지금 기어 다니는데
빨리 해!
[기합 넣으며 때린다] [동만의 신음]
[뒷걸음질 친다]
[숨을 몰아쉰다]
[발차기 소리]
[신음하며 때린다]
[연달아 때린다] [동만의 신음]
(장호) 그만해!
다 나가!
나 순대 팔러 갈 거야
저 새끼 저거 등신 다 됐네, 씨
[헐떡인다] [덜컹거린다]
[잔잔한 음악]
[탕 소리]
[뎅그랑 소리]
코치님 [덜그럭 소리]
오늘 우리 동네 가는 날이죠? 나 좀 데려다줘요
이제 니네 동네 안 가 이 새끼야
[덜그럭 소리]
그지? 안 되겠지?
복귀는 무슨 복귀 나 등신 다 됐어요
야
[휙 던진다]
주둥이나 닦고 가라 사람 속 뒤집어놓지 말고
근데 좋더라
맞으니까 좋더라
간만에 맞으니까 그냥 속이 그냥 빵 뚫리네! 그냥
아오, 씨 어휴, 속 터져
너 가라고, 이 새끼야!
어?
[기침 소리] [두드린다]
아니, 술을 못 마시면 흑기사 거부를 하든가
애도 아니고 이게 대체 무슨 객기냐고
피차 불편하게
[발소리]
[울먹이며 나간다]
[한숨]
[놓고 씻는다]
[탁 턴다]
- 소원 때문에요 - 네?
저 진짜 술 못 마셔요
근데 목숨 걸고 흑기사 한 거예요
허, 참
뭐, 흑기사 인생 처음 해봤어요?
저 소원 지금 쓸게요
아유, 쓰셔, 쓰셔 뭔데요?
[짝 소리] 그게 이, 있잖아요
이따 집에 가실 거잖아요
그럼 집에 가지 어딜 가요?
헛소리 안 나오게 정신 똑바로 챙기시고, 예?
이따 집에 갈 때 혼자 버스 타고 가세요
[익살맞은 음악] 예?
아니, 이따 집에 갈 때 혼자 버스 타고 가시라고요
그게 제 흑기사 소원이에요
아니
그쪽 친구들이 굳이 데려다주겠다고 난린데
뭘 또 굳이 버스를 타고...
아니, 그냥 혼자 버스 타고 가시라고요
[머뭇거리며] 그게 다 백만 원 때문이니까
야, 대박
야, 이거 봐라, 이거
- 뭔데? - 응?
신디 정이 얘야?
- 그럼 쟨 뭐야? - 뭐야?
신디 정 짝퉁이지, 뭐긴 뭐야
신디 정으로 사기 쳐서 오늘 밤에 신데렐라 좀 돼보려던 모양인데
요즘 같으면 신데렐라 쟤 신상도 금방 털었어
사정이 있었겠지
야, 오케이
그러면 오늘 백만 원 빵은 쟤로 할까?
나쁜 짓을 했으니까 벌을 줘야지?
- 콜! - 콜!
에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야, 그러면은
오늘 저 짝퉁 신디 정이가 귀가 시에 누구 차에 오르느냐
거기에 백만 원 몰아주기다
오늘도 페어플레이하자고
하나, 둘, 셋, 파이야!
(시경) 그러니까 쟤를 차에 태우는 것까진 백만 원
짝퉁이랑 호텔까지 가면 2백
(준명) 야, 쟤는 저 호텔 클래스도 안 나와
- 그냥 모텔로 해 - (건수) 야, 인증샷 필수다
(시경) 진짜 하룻밤 신데렐라네
[남자들의 웃음] [긴장되는 음악]
먼저 나가 계세요 금방 따라 나갈게요
네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걸어간다]
[덜컹 소리]
[물소리]
[세수한다]
[울음을 참는다]
[통화 연결음]
야
나 좀 데리러 와
그냥 좀 오라고
아, 나 쪽팔려서...
혼자 못 나가겠으니까 그냥 좀 오라고
야, 내가 네 기사냐?
차도 없는 놈한테 오라 마라야
야, 너 목소리 왜 그래? 뭔 일 있어?
어휴 또 그놈의 마이크 또라이지
말 똑바로 못 해!
너 거기 어디야?
알았어, 끊어
[부스럭 소리] 코치님, 나 가요
[걸어간다]
그렇지
잠자는 헐크를 깨울 사람은 마이크 또라이밖에 없지
(시경) 아이고, 우리 신디 씨가
비실비실한 흑기사 때문에 고생하셨네요
어, 근데 신디 씨 세수하셨어요?
네, 정신 좀 번쩍 차리려고요
아니, 취하면 좀 뭐 어때요?
어차피 제가 댁까지 안전하게 모셔다드릴 텐데
저 그냥 제가 알아서 갈게요
[짝 소리] 신디 씨, 제 차로 모시겠습니다
하, 안 탄다고요
나는 차도 새로 뽑았는데 완전 간지카
제 차 뭔지 알아요?
그래, 네 차는 뭔데요?
저거, 저거, 차 죽이죠?
신디 씨, 그냥 제 차 타요 차는 역시 클래식 럭셔리죠
- 저기 신디 씨, 제 차는요 - 그래, 네 건 뭔데?
예, 내 거는, 예?
그러니까 이렇게
원, 투, 쓰리?
[주제곡 "Dumbhead"]
♪ Yeah ♪
[우두둑 소리]
♪ Let's go, yeah! ♪
[퍽퍽 찬다]
- 안 돼! - 안 돼!
[남자들이 소리 지른다]
[밀쳐져 쓰러진다]
[덜컹 소리]
안 돼, 안 돼! 아이씨, 진짜!
♪ 라리리라리라 리라리 Dumbhead! ♪
하...
잘 들어라, 한 번만 얘기한다
누나는 신디 정이 아니라 왕십리 럭키 백화점 인포 최애라다
백미러 수리비들 직접 들고 와서 청구해라
니들 좋아하는 백만 원!
두당 백만 원씩 쳐준다
꼭 청구서 들고 원수 갚으러 와라
야, 이 또, 또, 또, 또 또, 또, 또라이!
또라이는...
말도 똑바로 못 하는 게 어디서 약을 팔아?
우리가 다시 볼 땐
진짜 또라이가 뭔지 제대로 보여줄게
백만 원에 목숨 걸자
꼭 다시 보자, 응?
이 미친년이 어딜 튀어, 어?
- 야! 시경아, 그거 놓고 얘기해 - 아, 놓으라고
너 아주 눈에 뵈는 게 없냐?
그지 같은 사기꾼 년이 어디서 객기를 부려?
꼴, 꼴에 자존심은 있다고?
내가 사기꾼이면 니들은 꾼도 못 될 잡놈들이지
뭐, 나랑 호텔까지 가면 2백?
하, 우리끼리 내기니까 2백이지 너한테 주긴 20도 아까워
너 같은 놈이랑은 2백이 아니라 2백억을 줘도 안 자!
돈 없으면 여자랑 잠도 못 잘 불쌍한 새끼
- 싸운다 - 찌질한 티 좀 내지 마
씨... [사람들이 놀란다]
- (무빈) 야, 박시경! 야! - (시경) 일어나
(시경) 야 [애라의 신음]
이렇게 지 주제도 모르고 깝치는 것들은
아주 버르장머리를 고쳐놔야 돼
야, 너 내 백미러값 깽값으로 물어내라
[크게] 야!
["쌈, 마이웨이"]
♪ 마이웨이! ♪
너, 너 빨리 네 차에 들어가서 문 잠가
야, 너 빨리 경찰에 신고해
들어가, 빨리 피해요!
♪ 기운 센 천하장사는 아니지만 ♪
♪ 나는야 거침없는 인생이란다 ♪
[덜컹 소리]
[발차기 소리]
[신음하며 쓰러진다]
(시경) 아! 너, 너 뭔데?
야, 나 지금 손목 맞았다 나 손목 맞았어!
아이, 아! [때린다]
아, 싸대기 맞았다
와, 싸대기 와, 싸대기 맞았어, 아...
[때린다] 아!
- 아파! - 아프지?
근데 쟤 왜 때렸어? 여자 싸대기를 왜 때려!
이 새끼가...
[때린다] 아악!
[신음] 걜 왜 때려?
급소 맞았다, 지금
어우, 숨을 못 쉬겠... 악!
쟤를 왜 때리냐고!
(시경) 아아, 아프다
그만해, 가자, 응?
[신음한다]
야, 신고했어?
어, 신고했어
별 그지 같은 연놈들이 다 모였네, 진짜!
너, 너 살고 싶으면 입 다물어라, 어?
저런 년은 맞아야 정신을 차리지!
그 입 다물라고!
미친놈이, 씨
[놀란다] 뭐야, 뭐야?
[달려가는 효과음]
아니, 막 갑자기 달려오더니
보닛도 밟고 막 날아 차기를 하는 거예요
지금 손목이 손목이 안 돌아가요
근데 저 안 때렸어요 똑같은 사람 될까 봐
아니, 왜 쌍방과실인데 쟤만 가두냐고요
아가씨, 이게 쌍방이에요?
상황을 보고 말씀을 하셔야지
아니, 이것들이 맞을 짓 했다니까요?
그리고 고동만 씨는요 사람을 치면 살인미수예요
태권도 국대까지 한 양반이 왜 민간인을 건드리냐고!
거봐, 내 그럴 줄 알았어
내가 어디서 맞을 사람이 아니라니까
나 합의 안 해요
형사님, 얘도 처넣어 주세요 얘 꽃뱀이야!
(무빈) 아니지, 꽃뱀은 아니지
- 백미러만 부쉈지 - 야, 조용히 해, 씨
어, 코치님, 여기요
(형사) 지금 오시는 분이 합의할 분이에요?
코치님 이런 일로 불러서 죄송한데요
제가 생각나는 사람이 코치님밖에 없어가지고
나, 합의 안 합니다
- 갈비뼈 나간 거 같아요? - 예?
아, 뭐, 아마도?
뭐로 맞았는데 훅이야, 킥이야?
- 예? - 이빨은, 이빨 괜찮아요?
[익살맞은 음악] 아 해봐봐, 아
한 뭐, 두어 개 흔들리는데
아니, 나 합의 안 한다고
한방에 두 개? 어, 두 개?
- 어, 어 - 확실하지?
아니,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어디서 나오셨어요?
우리 동만이가요
한창때는 훅으로는 이빨 두 개
발로는 갈비뼈 세 대는 부러뜨렸거든요
아니, 근데 저거
[웃으며] 저거 아직도 저러네
(형사) 저분 전과도 있어요? 조회로는 안 나오던데
아직도 타격력이 상당하네
(형사) 아니, 지금 전력 체크하러 오셨어요?
이것들, 이거 다 또라이 아냐?
형사님, 나 돈 필요 없으니까
저 자식 저거 무조건 처넣어주세요
운동이나 하던 꼴통 새끼가 감히 누구한테, 씨
너 지금 뭐라 그랬냐?
운동이나 하던 뭐?
니들 사람 잘못 봤어 내가 누군 줄 알아?
우리 셋째 작은 아빠가 전주 지검 판사에, 어?
아오, 씨...
[덜컹거린다] [익살맞은 음악]
(애라) 그래, 집어처넣어
근데 너 나는 누군지 알아?
뭐, 넌 뭐, 뭐 있는데?
전주 지검 판사 조카 새끼보다 건들면 안 되는 나
또라이야!
뭐?
쟤 감방 가면 나는 니들 병원으로 맨날 출근할 거야
니들 그 더러운 카톡
그거 뽑아서 내가 니들 대학병원 정문에서
아침마다 대자보 들고 서 있을 거야
내가 아주 죽을 때까지 따라다닐 거야
니들 결혼식?
어우!
니들 아들딸 입학식 날에도 내가 그 대자보 들고 쫓아다닐 거야
어, 그래
어디 나랑 한번 평생을 같이 가보자, 어?
저런 빽을 다 구했냐?
[헛기침]
[차가 지나다닌다]
[둘의 발소리]
뭐 죄지었어? 왜 땅만 보고 기어와?
갚을 거야
어차피 백미러값 해줬어야 돼 네 합의금으로 퉁칠 거라고
그거 너 시집갈...
시집가려고 모으고 있던 돈이잖아
[한숨]
시집 안 가 빨리빨리 오기나 해, 나 배고파
[잔잔한 음악]
근데
너 되게 오랜만에 돌려차기한 거 아니냐?
좋디?
말해 뭐 하냐?
[쩝쩝 소리]
나도 오늘 되게 오랜만에 마이크 잡아봤는데
좋디?
너 발차기하면 날아다니지?
나도 마이크 잡으면 날아
아!
습, 아...
야, 너 어디 봐봐
이거 안에 터진 거 아냐?
아, 그 미친 새끼 내가 확 죽여버렸어야 됐는데
어디 봐봐, 봐봐!
아!
(애라) 아유...
지는 맨날 찍소리도 못하면서 맨날 남 일에는 왜 지가 나대?
야, 우리가 남이냐?
야
나는 맨날 쪽팔리게 살아도 너는 쪽팔리게 살지 마!
만만하게 보이지 말란 말이야!
뭐가 그렇게 쪽팔리고 사는데?
[툭 치며] 아까
걔가 말하던 운동이나 하던 꼴통
그 허접한 게 나 아니냐
습...
쯧, 야, 꼬동만이
너 꼴통은 맞는데
허접은 아니야
뭐?
넌 될 놈이야, 난 알아
다들 날 쫄로 보는데 무슨...
다른 사람들이 너를 알아?
난 너 20년 봤어
나보다 꼬동만이 더 잘 알 사람은 없어
내 말 믿어
누가 뭐라든
넌 될 놈이야
너 그리고 아직 새파랗게 어려
넌 뭐라도 된다
넌 돼! 난 알아
[웃으며] 아, 씨...
(애라) 가자
집에 가서 쐬주에 닭발이나 시켜 먹자
[잡아 안는다]
[잔잔한 음악]
- 이게 왜 이래? - 야...
네가 나 울렸잖아
아니, 너
설희는 울면 이렇게 꼭 안아주고 그러잖아
- 너 울게? - 아, 쫌...
네가
오늘 진짜 배고팠던 놈한테 김밥 먹였잖아
[울먹이며] 나 오늘 진짜 진짜 배고팠단 말이야
[훌쩍인다]
너...
너 진짜 울 건 아니지?
아, 두드려, 두드리라고
[툭툭 두드린다]
이게 언제 이렇게 덩치는 산만 해져서...
이거 엉덩이냐?
옆구리다
아, 너 제발 나쁜 놈들이랑 좀 놀지 마라
오빠 승질나니까!
아, 진짜...
고시생한테 까이고 쳐 울고 들어온 지 얼마나 됐다고!
- 으유! - 악!
- 일어나, 가게! - 아, 씨
아니, 나는 이렇게 잘 때리면서
다 큰 여자애가 왜 맞고 다녀! 맞고 다니지 마!
쳐 울고 다니지 마!
그리고 싸돌아다니면서 백미러나 쳐부수고 다니지 말고!
[숨을 몰아쉰다]
그냥 나랑 놀아
나랑 놀자
내가 놀아줄게
뭐래?
너 뭐 어디서 술 처먹고 왔냐?
아, 가, 가!
닭발에 쐬주나 마셔, 가자!
["알듯 말듯해"]
오늘은 내가 쏜다!
닭발이랑 쐬주 내가 쏜다!
그래, 쏴라!
♪ All I wanna do ♪
[울음소리]
(애라) 야, 니네 뭐 하는 거야!
아, 씨 [도망간다]
나는 너 때문에
게임을 한 번을 맘 편히 못 깨!
[동만이 운다]
어휴, 너 진짜 태권도는 왜 배우냐?
[울며] 진짜, 진짜 내가 막
왕자를 하는데
내가 형이야
[엉엉 운다]
야, 이거 잘 봐
이 제일 쪼만한 놈이 너여
울보에 오줌싸개 내 쫄짜지만
어쩔 땐 귀여울랑 말랑한 꼬동만이여
근데 이걸 이렇게 꽁꽁 숨기면
아무도 네가 찌질이인 줄 모르는겨
그니까 눈에 힘 빡 주고! [기침 소리]
죽어도 안 놔 니덜 내가 다 이겨!
생각하고 냅다, 퍽!
알겄지?
근데, 그래도 니한테 장간 안 갈겨
씨, 누가 오랴?
[퍽 때린다] [울음을 터뜨린다]
누가 오랴?
[주제곡 "Dumbhead"]
♪ 내 모습이 화려하진 않아도 ♪
♪ 꿀리지 않아, 난 never mind ♪
♪ 세상이 요구하는 스펙은 많아도 ♪
♪ 난 나의 길을 갈래 ♪
♪ Let's go, yeah! ♪
♪ 까짓거 못하면 어때 ♪
♪ 남보다 처지면 어때 ♪
♪ 세상의 기준이 뭔데 ♪
(애라) 사람은 진짜
자기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아야 되나 봐
하고 싶은 거 해보니까 좋아?
(동만) 내가 만약에요 나 격투기 하면
돈 많이 벌 수 있어요?
너 돈 벌고 싶으면 이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마
(애라) 나 분명히 말했어
주변에 한 번만 더 얼쩡거리면 내가 아주 죽여버린다고
.쌈 마이웨이 ↲
.영화 & 드라마 대본 ↲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