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왕 김탁구 29
공장안 일각. (28부, 61씬 연결)
또각또각 탁구를 향해 다가서는 자경.
탁구, 구둣발 소리에 돌아본다. 보다가 천천히 일어서며
탁구 큰누님...?
자경 (멈춰서서 본다)
탁구 큰누님이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자경 (본다. 보더니) 잠깐 얘기 좀 할까?
탁구 (? 본다. 시선위로 E. 쿠르르릉...! 나지막한 천둥번개소리에서)
거성家, 전경. N. (28부 62씬)
먹구름 잔뜩 낀 거성家, 그 위로 번쩍.. 번쩍하며 번개가 스친다.
그 앞으로 차를 몰고 들어오는 마준, 현관앞에 멈춰서서 잠시 집을
올려다본다. 시선위로.
서인숙E 아무래도... 마준이가 뭔가를 본것 같아.
거성家, 서재안. N. (28부 앤딩씬 연결)
한승재 그럴 리가 없어요. 내가 주변 다 확인했다구요.
서인숙 유경이가 그 사실을 알고 있는건 어떻게 설명할거야 그럼?
한승재 ! (본다)
서인숙 마준이한테 전부 다 얘길 들었대!
만에 하나 정말루 우리 마준이가 거기 있었으면 어떡해...?
어머님이 돌아가시던날 밤.. 우리 두 사람을 거기서 본거면.. 어떡해?
한승재 내가 가서 사실을 확인해야겠어요. (하면서 돌아선다. 순간 멈칫..)
서인숙 (? 같이 돌아본다. 순간 헉...!!!!!!! 경악을 하듯 놀라면서 보면)
번쩍! 쿠구구구궁..!!!! 하는 천둥번개소리와 함께
거기 서재문앞에 지팡이를 짚은채 엄한 눈빛으로 서 있는 구일중.
서인숙 (숨이 뚝 끊길것처럼 빤히 쳐다본다) 여.... 여보!
구일중 (분노로 번뜩이는 눈빛으로 한승재와 서인숙을 보더니)
내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두 사람이 거기 있었나?
서인숙 (순간 공포로 본다)
구일중 내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두 사람이 거기 있었어어어!!!!!
서인숙 (움찔..! 보더니 겨우) 당신.. 어떻게 된거예요? 언제에.. 깨난거예요?
구일중 (두 눈에 눈물이 가득한채 서인숙을 보며) 왜..!
서인숙 (멈칫... 본다)
구일중 왜 그랬소...! 왜 어머니한테 그런짓을 한거야! 대체 왜애!
서인숙 (두려움으로) 여보오... (하는데)
한승재 우린 아무짓도 하지 않았어!
구일중 (멈칫.. 한승재를 본다)
서인숙 (한승재를 보면)
한승재 (천천히 구일중앞으로 다가서며) 큰사모님은 사고였다.
단순한 실족사였고, 우연이었어.
명이 다해 돌아가신걸 우리 탓으로 돌리면 곤란하지. (보며) 일중아.
구일중 ! (본다)
서인숙 한실장...! (하는데)
한승재 (OL) 그러니 우릴 죄인다루듯 쳐다보지마라! 우리가 잘못한게 아니야!
구일중 (허! 보더니) 내 어머닌 자네를 아들처럼 거둬주신분일세!
한승재 알고 있네. 그리고 대학까지 잘 가르쳐 자네의 종으로 부려먹었지.
구일중 이보게 승재애!!!
한승재 나도 처음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었어.
그래서 날 가족으로 받아들여준 자네와 자네 가문을 위해
미친놈처럼 충성봉사를 해왔지. 허나.. (본다. 보며)
난 결코 자네 가족이 될수 없었어.
단 한순간도 날 가족으로 받아주지 않았지.
그 세월 내가 겪은 설움과 굴욕을 어찌 다 설명할수 있겠나.
구일중 (허...!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는듯)
자네.. 그런 마음으로 평생 내 옆을 지킨거였나?
그런 말도 안되는 적의를 품고 평생을 그 자리에 있었던게야?
한승재 그러는 자네는 단 한순간이라도 날 친구로 생각한적이 있었나?
구일중 그러지 않았다면 내 어찌 이리 오래도록 자넬 내 옆에 둘수 있었겠나!
자네가 저지른 그 숱한 악행들을 어찌 못본척 눈감아줄수 있었겠나!
한승재 (허..! 가소롭다는듯 보며) 악행이라? 내가 말인가?
구일중 자네... 자네는...! (본다. 덜덜 떨려온다. 그러면서 차마 하기 힘든말..)
내 아내를 마음에 품었잖은가!
한승재 (멈칫.. 본다)
서인숙 (쿵..! 무언가 가슴 한복판에 바윗돌 하나가 내려앉는다! 빤히 보는 위로)
구일중 평생을.. 나는 그저 지켜봐야만 했어!
내 아내인 탓에.. 내 친구인 탓에 나는..! 모든걸 눈감아줄수밖에 없었네.
내가 저지른 죄 때문에 그저 모든걸 감내할수밖에 없었어!!!
서인숙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여보오..!
구일중 하지만.. 어머닌 달라.
내 어머니를 그런식으로 돌아가시게 한건 절대루 용서 못하겠네!
내 절대로... 두 사람을 용서하지 않을것이야!! (하는데)
한승재 용서하지 않으면!!! (싸늘하게 보며) 어쩔셈인가?
경찰에 신고라도 할셈인가?
구일중 (순간 울컥! 하면서 지팡이를 던지고 그 손으로 한승재 멱살을 잡으며)
승재 네 이 노옴!!!
(핏발선 눈으로 노려본다. 허나 서 있는것만으로도 충분히 힘겨워보이는)
한승재 쯧! 쯧! 쯧!
(일부러 더 정확히 혀를 차며 차갑고 서늘한 눈빛으로 구일중을 보더니)
이렇게 자네 한몸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면서,
어디 날 어찌해볼수나 있겠나? 응?
(그러더니 자신의 멱살을 잡은 구일중의 그 한손을 잡아 턱! 떼어내고는)
안됐지만 일중이. 이제 자네의 시대는 끝났네.
구일중 ! (본다)
서인숙 ! (한승재를 본다)
한승재 (잡아뗀 일중의 손목을 던지듯 뿌리쳐버리면)
순간 구일중, 비틀..! 하면서 그대로 쿵! 주저앉는다.
(한쪽손과 한쪽다리의 마비로 몸을 가누지 못한채...)
그런 구일중을 한승재, 차갑게 내려다보더니 그대로 돌아서서 나간다.
구일중 (멍... 하니 그대로 앉아 있는다)
서인숙 ...! (역시 멍하니 주저앉은 구일중을 본다)
거성家, 거실 / 현관까지. N.
밖으로 나오는 한승재, 나와서서 서재를 한번 더 돌아본다.
구일중에게 잡혔던 멱살을 한번 툭툭.. 정리하듯 한뒤
쎄한 표정으로 돌아서서 현관밖으로 나간다.
잠시 후 그 뒤편에서 프레임-인 되는 마준, 한승재가 나간쪽을
한번 본뒤 서재쪽을 본다. 그 슬픈 눈빛에서.
거성家, 서재 안. N.
주저앉아 있는 구일중, 그 앞으로 무릎꿇고 앉는 서인숙
서인숙 여보...
구일중 ....
서인숙 여보...?
구일중 (천천히 시선 들어 눈물과 원망으로 가득한 눈빛으로 서인숙을 보며)
아니길 바랬소..
서인숙 ! (본다)
구일중 사실이 아니라고 믿고 싶었소...
서인숙 사실이 아니예요, 당신이 생각하는 일 같은건 절대 일어나지 않았어요.
나한텐 당신뿐이예요. 당신밖에 없다구요! 그걸 왜 몰라요!
구일중 (본다. 연민과 원망, 미움과 안타까움이 교차되면서 바라보더니)
힘겹게 천천히 일어서려고 한다.
하지만 팔도 한쪽 다리도 말을 듣지 않는다.
서인숙, 얼른 부축하려고 손을 내미는데, 탁! 그 손을 쳐내듯 뿌리친다.
서인숙 ...! (보면)
구일중 (절대 시선 마주치지 않은채 몸을 힘겹게 움직여 일어서는데)
그 때 구일중의 팔을 잡아주는 마준의 손.
구일중, 멈칫.. 돌아본다. 서인숙도 고개들어 쳐다보다 멈칫.. 하면.
마준 제 어깨.. 잡으실수 있겠어요?
구일중 (본다. 잠시 보더니 팔을 들어 마준의 어깨를 감싸안는다)
마준, 구일중을 부축해 쭈욱 일으켜준다.
그리고는 구일중과 함께 돌아서서 나간다. 안방침실쪽으로 사라지면
서인숙, 말없이 구일중과 마준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순간
표정없는 얼굴위로 툭... 눈물이 떨어진다. 바로 그 때
계단쪽에서 천천히 내려오는 발...
서인숙, 고개 들면 문 밖으로 프레임-인 되는 유경. (팔찌 항시 착용!)
조소인지 동정인지 모를 묘한 표정으로 서인숙을 내려다본다.
서인숙 ...! (그런 유경을 멈칫... 올려다보면)
유경 (보더니, 그대로 무시하듯 쓰윽 돌아서서 가버린다)
서인숙 (그 허공을 빤히 쳐다보는 시선에서)
거성家, 안방침실. N.
털썩.. 침대위에 걸터앉는 구일중, 마비 된 손을 감싸안는다.
마준, 그런 구일중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더니.
마준 괜찮으세요?
구일중 괜찮다. 그만.. 나가보거라.
마준 (본다. 보더니) 죄송해요,
구일중 (멈칫..! 고개들어 마준을 본다)
마준 그 때 제가.. 조금만 더 기운이 있었어두...
그 때 제가 조금만 더 상황 판단이 빨랐어두 할머니...
어쩌면 돌아가시지 않았을거예요.
구일중 (?? 본다. 보다가) 너 지금 그게 무슨 소리냐?
마준 (눈시울이 벌개져서 구일중을 본다. 보더니)
제가 그 때 할수 있는건 아버지 서재문을 두드리는것뿐이었어요.
구일중 (쿠구궁! 본다. 시선에서)
짧은 플랫쉬-백> 5부19씬.
서재문을 쿵쿵쿵! 두드리는 어린 마준에서,
다시 현재>
구일중 그럼 그 때 니가....?
마준 죄송해요.. 진작 말씀드리지 못해서...
(그러더니 순간 울컥! 하면서 구일중을 보더니)
그리구... 또 죄송합니다 아버지. 저 같은게 태어나버려서..
구일중 ..........!!!
(순간 한번 더 쿵! 하는 눈빛으로 빤히 본다. 설마... 이 아이가? 보면)
마준 (눈물 가득한 눈빛으로 보더니 괴로운 듯 그대로 홱! 돌아서서 나간다)
쿵..! 구일중 충격받은 눈빛으로 마준이가 나간쪽을 본다.
이 아이.. 알고 있었구나!
내가 이 아이의 존재를 알고 평생 가슴에 묻고 살아온것처럼,
저 아이 또한 그 오랜 세월 그 사실을 품고.. 살아온거였구나...!
순간 저 가슴깊은곳에서부터 말할수 없는 아픔이 물밀듯 밀려온다.
구일중 마준아...! (흔들리는 눈빛에서)
거성家, 거실. N.
눈물을 꾹 누른채 거실로 나오던 마준, 멈칫.. 멈춰서서 본다.
계단앞에 서 있던 유경, 마준을 본다. 보더니
유경 만족해?
마준 ! (본다)
유경 니가 원했던게 이런거.. 맞지?
마준 (흔들리는 눈빛으로 그저 빤히 보면)
유경 됐어 그럼. (그대로 무표정하게 쓱 고개 돌려 이층으로 올라가버린다)
마준, 가슴 한켠이 떨어져 나갈것 같은 기분으로 올려다본다. 시선에서.
거성家, 마준 / 유경의 신혼방.
안으로 들어와 침대에 앉는 유경,
얼음처럼 차갑디 차갑게 굳어버린 눈빛에서.
거성家, 서재 안. N
경미한 현기증을 느끼듯 소파 한쪽에 힘없이 앉는 서인숙,
여전히 떨려오는듯 주먹을 꾹 쥔채 애써 진정하려는 표정에서.
공장안 일각. N
자경, 탁구앞에 내미는 <우리쌀빵 프로젝트> 서류.
탁구 (? 본다) 뭡니까?
자경 내가 작년부터 준비해온 프로젝트야.
탁구 (일단 자경이가 내미는 파일을 받아서 보더니) 우리쌀이요?
자경 지난해부터 아버지가 쌀로 빵을 만들 수 없을까 고민하시는걸 보구
내가 이것저것 자료를 좀 모아봤어.
탁구 (자경을 보며) 근데 이걸 왜 저한테 주십니까?
자경 나는 기획력은 있지만 실제로 빵을 만드는 재주는 없으니까.
(보며) 그게 정말로 출시될수 있는 빵인지.. 한번 만들어보라구.
탁구 큰누님.
자경 청산공장은 아버지한텐 특별한 곳이였어.
우리 거성식품이 가장 처음 세운 공장이기도 하구..
최근에 다른 공장들 확장건 때문에 많이 돌보지 못하셨지만,
그래도 이 공장은 아버지한테 상징같은거니까.
탁구 그 말씀은.. 지금 저를 믿어주신다는 뜻입니까, 큰누님?
자경 (짐짓.. 본다. 보더니) 제대로 못하면 가차없이 널 회사에서 쫓아낼거야.
마준이나 한실장보다 내가 먼저 널 쳐내는데 앞장설거라구.
그러니까 니 자존심을 걸구 최선을 다해. 알았니?
(그러더니 그대로 대답도 듣지 않고 돌아서는데, 그 뒤에 대고)
탁구 네 알겠습니다 큰 누님!
자경 (멈칫..! 멈춰선다. 돌아보지는 않은채로)
탁구 (그 뒷모습을 보며) 청산공장.. 무슨일이 있어도 지켜내겠습니다.
큰누님을 실망시켜드리지도 않겠습니다.
빵쟁이로서 제 자존심을 걸겠습니다. 믿어주십쇼.
자경, 반쯤 고개 돌려 보더니 그대로 다시 고개 돌려 걸어나간다.
탁구, 본다. 그러면서 자경이 주고간 프로젝트를 본다.
첫장을 열어서 그 안의 내용들을 읽으면서 도로 자리에 앉는다.
읽어내려가는 그의 눈이 반짝반짝해진다. 그 모습에서,
팔봉집 거실. (아침)
허갑수 뭐시여? 쌀빠앙?
탁구 예, 우리쌀빵이요. (하면서 자경이 내민 파일을 내민다)
양인목 (일단 집어들어 내용을 들여다본다)
탁구 대장님 보시기에 어떻습니까? 가능할거 같습니까?
양인목 밀가루하고 쌀의 배합을 적당량 맞춘다면 불가능한건 영 아니겠지만..
허갑수 그래두 빵은 밀맛인디.. 쌀루다 빵맛을 내는게 가능헐까 몰르겄다아,
탁구 봉빵의 풍미를 낸것도 결국 쌀가루 아닙니까?
쌀을 섞어 빵을 만든다면 밥맛에 익숙한 사람들이
오히려 더 친근하게 느끼지 않을까요?
양인목 쌀로 빵을 개발하는건 시간도 많이 필요할뿐더러
자칫 잘못하면 빵으로서의 매력을 살리지도 못한채
시행착오로 끝날수도 있는 재료다. 왜 굳이 그런 모험을 하려는거냐.
탁구 (본다. 보더니) 큰누님이 절 믿고 맡겨주신 프로젝트거든요,
어떻게든 해내보이고 싶습니다.
허갑수 저그.. 내 생각은 그렇다 탁구야.
아무래도 거성가 사람들이 즈이들끼리 짝짝꿍 짜고서 너헌티 이런
어려운 신제품안을 들이밀었지 싶다.. 안그러냐 인목아?
양인목 (탁구를 보며) 안그래도 공장쪽에 미출사태도 해결해야하구
당장 신경쓸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잖니.
탁구 여러분들이 있잖습니까 저한텐.
일제히 (멈칫.. 보면)
탁구 대장님, 갑수아저씨, 그리구 미순이까지..
저한테는 이 세사람만 있어주면 어떻게든 해볼수 있을것 같은데요.
안되겠습니까? (하면서 그들을 돌아본다)
일제히 (그런 탁구를 빤히 보는데)
미순 (그 때까지 듣고만 있다가 불쑥)
일단 밀가루하고 쌀배합 맞추는것부터 시작해야겠네요, 그렇죠?
탁구 (? 미순을 보면)
허갑수 허흠! 그럼 나는 재료상이 가서 좋은 쌀가루부텀 확인해봐야겄구먼.
탁구 (허갑수를 보다가 마지막으로 다시 양인목을 보면)
양인목 (본다. 보더니) 이번 프로젝트의 대장은 너다, 탁구야.
니가 이걸로 결정하겠다면 우린 너의 뜻에 따르마.
탁구 (순간 표정 밝아지며) 고맙습니다 대장! (씩 웃는데서)
쌀방 개발 몽타쥬.
1. 방앗간.
방앗간에서 쌀가루를 내리고 있는 허갑수,
(괜시리 옆에 있는 떡같은거 집어먹어가며 이것저것 참견하는 모습에서)
2. 팔봉 제빵실.
쌀가루와 밀가루의 배합비율을 달리해서 반죽을 만드는
양인목과 탁구, 미순과 허갑수.
(통마다 5:5. 7:3, 8:2, 6.5:3.5 등등의 비율 표시가 붙어있다)
3. 사장1의 사무실.
탁구 이번 신제품을 개발할때까지만 말미를 주십쇼.
틀림없이 마음에 드는 신제품을 만들어보이겠습니다.
사장1 (흐흠..! 시선 돌린다)
4. 사장2의 사무실.
탁구 신제품이 마음에 안드시면 그 땐 정말 두 소리 안하고
위약금을 물겠습니다.
사장들 (일제히 탐탁치 않은듯 각자 고개를 돌리면)
5. 팔봉 제빵실.
성형을 하고, 오븐에 집어넣고 다시 꺼내고. (이 때까지는 갈색빵이다)
시식을 해보는 탁구와 미순, 양인목, 허갑수...
허갑수 뭔가 맛이 살짝 껄쩍지근헌디? 설익은 밥냄시가 난다 워째?
미순 음.. 쌀이 풍미도 별로 안느껴지구... 뻣뻣해.
양인목 게다가 빵모양도 이전것과 별로 차별화가 안느껴진다.
탁구 아... (본다. 보더니) 다시 가죠. (단호히 결정하는 표정에서)
5. 회의실.
탁구, 상석에 앉아 있고 그 옆쪽으로 자경의 모습 보이고,
다른 한사람은 무언가 브리핑중인데,
탁구, 계속 회의종이에 무언가 적어내려가고 있다.
쌀, 막걸리, 주종빵, 봉빵... 쌀빵... 쌀.. 풍미.
그러다 마지막으로 발효라고 적는 탁구의 손이 순간 멈춘다.
탁구 아! 발효!
자경 (? 돌아본다)
직원들 (일제히 탁구를 보면)
탁구 그러네! 발효네 발효! 왜 그 생각을 못했지?
자경 (살짝 당황한듯) 지금 회의중이예요, 김대표.
탁구 아, 죄송합니다 큰누님, 회의는 누님이 대신 좀 진행해주시겠습니까?
그럼 저 먼저.. (하더니 후다닥 앞에 있는거 챙겨서 나간다)
차비서 (문옆에 있다가 일단 목례한뒤 따라나간다)
자경 (? 본다. 보다가 순간 어이없이.. 피식 웃어버리는 위로)
자경E 하는 행동이 꼭.. 아버지같아요.
6. 팔봉 제빵실.
쌀가루에 유산균, 물을 섞어 액종을 만드는 탁구/
쌀가루 반죽 배합에 그 액종을 부워 반죽기를 돌리는 탁구/
성형을 해서 오븐안에 넣는다/
그 오븐안> 크림빵이 부푼다. 단팥빵이 부푼다. 식빵들이 부푼다.
그런데 온통 눈처럼 하얀색이다. 탁구, 빙긋 웃으며 바라보는 표정위로
자경E 머릿속에 온통 빵생각뿐인것도 그렇구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회의고 뭐고 다 내팽개치고 뛰쳐나가
그 빵부터 만들어야 하는것두 그렇구요..
거성家, 안방침실. N.
침대에 눕다시피 앉아 있는 구일중에게
자경 아버지가 왜 그렇게 탁구한테 마음을 뺏겼는지.. 조금은 알것 같아요.
구일중 ... (그 말에 자경을 보면)
자경 근데.. 아버지 깨나신건 언제쯤 그 아이한테 알리실거예요?
구일중 (본다. 보다가 대답없이 다시 창밖을 내다본다)
자경 (그런 구일중의 속을 모르겠다는듯 바라본다. 시선에서)
팔봉제빵실.
타이머 소리와 함께 오븐에서 빵을 꺼내는 탁구,
그 앞에 서 있는 양인목, 허갑수, 미순.
탁구, 탁! 한번 치면 그 철판위로 놓여있는 하얀색 빵.
허갑수 어이구야! 뭔 빵색깔이 죄다 허옇디야? 이거 확실히 구워진거 맞냐?
탁구 맞습니다. 일단 맛부터 보십쇼.
일제히 (각자 빵들을 집어들기 시작한다)
크림빵을 반으로 자르는 허갑수, 단팥빵을 반으로 자르는 양인목,
김이 모락모락 나는 식빵을 쭈욱 반으로 자르는 미순,
세사람, 일제히 향을 맡은뒤 떼어먹는다. 먹다가 멈칫... 탁구를 본다.
탁구 (살짝 긴장한듯) 어떻습니까? 이번에도 영 꽝입니까?
허갑수 (심각하게 보더니) 아닌게 아닌디? 별맛인디?
탁구 예? (반색하며 보면)
양인목 식감이 아주 훌륭하구나. 쌀향도 은은하게 잘 베어있고,
미순 고소하고 담백해, 굉장히 정감있는 맛이야.
그런데 어떻게 빵에 흰색을 낸거야?
탁구 설탕이야. 설탕을 절반 이하로 줄여버리구 굽는 시간을 좀 길게 했어.
허갑수 그려어? 워쩐지 워쩐지, 아이고야, 맛나다. 참말로 맛나다 이.
(하면서 또 한입 가득 베어먹으면) 이게 밥이여 빵이여, 이?
탁구 (웃으며) 그럼 이걸로 되겠습니까?
양인목 음. 되겠다.
허갑수 되겄어, 되겄어어.
미순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 보인다) 응.
탁구 (순간 표정 환해지면서 씩 웃으며) 오케이! (하면서 좋아하는데서)
청산공장 공장장 사무실.
빵바구니의 흰천을 열면 그 안에 수북히 들어있는 흰빵들.
종류대로 크림빵, 단팥빵, 식빵이 가득가득 들어있다.
그 앞으로 공장장을 비롯해, 사장1, 사장2를 비롯해
미출사태로 왔었던 그 사장단들이 그대로 앉아 있다.
탁구 이번에 저희 청산공장에서 새로 출시계획인 빵입니다.
사장들 (흘끗 흘끗 쳐다보는 가운데)
사장1 뭐야? 빵이 왜 이렇게 다 하얀거야?
탁구 구일중 회장님이 만드신 기존의 크림빵을 크게 변형하지 않으면서
기존의 것과 다르다는걸 보여주기 위해섭니다.
쌀가루를 사용해 훨씬 더 부드러운 식감과 영양분까지 고려했습니다.
사장들 (흐흠.. 별로 그답지 않은 표정으로 보면)
탁구 우선 맛을 보신 다음 신제품이 마음에 드시면..
지금 여기 계신 사장님들한테 최우선적으로 납품을 약속드리겠습니다.
부디... 미출사태에 대한 선처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고개 숙이며 그 빵바구니를 좀 더 사장들쪽으로 들이밀면)
사장1 (본다. 보더니 일단 먼저 집어들어 빵을 맛본다)
사장들 (하나 둘 따라서 빵을 집어들어 먹어본다)
사장1 (멈칫.. 어? 생각보다 맛있는데 하는 표정)
사장들 (역시 그런 표정들인데, 그러다 흘끗 한쪽에 있는 공장장을 보면)
공장장 (쎄한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면)
사장1 (보더니 툭.. 빵을 던져놓으며)
아니.. 뭐 기존의 빵하고 별로 다를바가 없구만!
사장들 (일제히 다 툭툭 빵을 던져놓으며 비슷한 잔소리들, 투덜투덜..거리자)
탁구 (놀라며) 예? 다를바가 없다구요?
사장1 겨우 이런 신제품으로 눈속임 해서 미출사태를 막아볼 속셈인거 같은데
이봐 어린 대표! 이런걸루는 어림두 없어.
원래 기한대로 다음주까지 세배 위약금 물어내요!
안그러면 진짜루 우리 실력행사 들어갑니다! 알았어요? 흐흠!
(하면서 공장장 흘끗 한번 본뒤 그대로 일어나 나간다)
사장들 (역시 다들 서로 눈치껏 일어나 나가면)
공장장 (뒤에서 흥..! 그럴줄 알았다는듯 탁구를 보면)
탁구 (멍...! 한 표정으로 던져진 그 빵들을 본다)
자신 있었는데.. 그 빵이 거절당했다...!
조금은 자존심에 상처받은듯 바라보는 그 눈빛에서.
공장 앞.
밖으로 나오는 사장들, 그러다가 사장1, 멈춰서서 돌아본다.
왠지 방금전 먹은 그 빵맛이 땡기는듯...
사장1, 흐음...! 뒷짐진채 생각하는 눈빛에서.
거성식품, 비서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차비서. 그 뒤로 조금은 풀이 죽은 탁구 들어선다.
여/남비서 (일어서며 동시에) 오셨습니까 대표님.
탁구 (보더니) 아.. 예에.. (꾸뻑 인사하더니 그대로 사무실로 들어간다)
여비서 어떻게 됐어?
차비서 잘 안됐습니다.
여비서 아... (돌아본다)
거성식품, 회장실.
소파에 힘없이 앉는 탁구, 후우...! 한숨을 내쉰다.
아무 생각이 안나는듯 그저 멍한 눈빛에서.
팔봉집, 거실.
오영자 예에? 거절당했다구요?
김미순 (조금 떨어진곳에 앉아 고개 돌려 그들을 보면)
미순 그 빵이 왜요? 여태 그 청산공장에서 만든 빵보다 열배는 맛있었구만.
허갑수 내 생각은 그렇다, 그 사장놈들끼리 아무래도 모종의 담합을 한것 같어.
안그러고서야 워쩌키 그렇게 한결같이 다 퇴짜를 놓을수 있냐 그 말여,
안그러냐 인목아?
양인목 미출사태로 청산공장을 곤경에 빠뜨릴 작정을 한것만은 분명해보인다.
미순 그럼 탁구는 어떡해요? 이대로 신제품을 출시도 못해보고 끝나는거예요?
그럼 대표직은요? 이사회에서 힘도 못써보고 떨궈나야하는거예요?
양인목 (후우.. 한숨을 내쉬면)
김미순 (뒤에서 듣다가 조용히 시선을 돌린다. 눈빛에서)
한승재 사무실. / 공장장 사무실.
한승재 (수화기에 대고) 수고했어 이공장장.
공장장 (insert> 공장장 사무실) 아이고 아닙니다 실장님.
한승재 나중에 사장단들한테 내 따로 인사 하겠다고 전하고.
그리고 말야, 내 노파심에서 한번 더 일러두겠는데 말이야,
청산공장쪽 부지 사업건에 대해서는 함구토록 하게, 알았나?
공장장 (insert> 공장장 사무실) 여부가 있겠습니까?
한승재 그래, 알았네. (하는데)
공장장F 저기 그런데 말씀입니다...
한승재 (멈칫..) 왜? 또 무슨일인가?
공장장 (insert> 공장장 사무실) 그 빵말입니다.
한승재 (? 하는 표정으로) 빵이 왜?
공장장 (insert> 잠시 머뭇하더니) 아닙니다. 아무것두.
그럼 다시 또 전화 드리겠습니다.
한승재 그래. (하고 끊는다)
공장장 사무실.
수화기를 내려놓은 공장장, 나즉히 한숨을 내쉰뒤
테이블위에 있는 빵바구니를 본다.
거기에 던져진 빵들이 놓여져 있고
그 중에 하나를 집어들어보는 공장장, 냄새를 맡는다. 그리고 맛을 본다.
맛있다....! 그러나 왠지 마음이 착잡해지는 그 얼굴에서.
카페 일각.
문을 열고 들어서는 윤닥터와 미스장,
저쪽으로 앉아 차를 마시고 있는 김미순을 본다.
얼른 그 앞으로 다가서며
미스장 사장님! (다가서며 반갑게 보며)
김미순 그래애, 미스장아.
(웃으며 미스장을 본뒤 윤닥터를 보면) 앉으이소.
윤닥터 (맞은편에 앉으며) 미순씨.. 정말 괜찮은겁니까?
김미순 괘않심니더. (짐짓 웃으며) 겡찰쪽은 잘 무마하셨지예?
윤닥터 미순씨가 시키는대로 하긴 했습니다만,
근데 왜 신고를 취소하신겁니까?
김미순 그런다꼬 절대 한실장은 몬잡심니더.
피라미 멫마리 잡는다꼬 지한테 무슨 득이 되는것도 아이고예,
그보다는.. 거성쪽 주식을 좀 더 확보하는데 힘을 써주이소.
미스장 (? 본다. 보다가 윤닥터를 본다)
윤닥터 (? 김미순을 보면)
김미순 지금 탁구가 위임받은 38%에 지꺼 3.8% 더한다케도
41.8% 뿌이 안됩니더. 다음달 있을 이사회에서 지지를 받을라카믄..
적어도 9%정도의 지지를 더 확보해야카는데..
윤닥터 하지만 미순씨...
김미순 확보가 안되믄 그 정도의 지분을 가진 사람들을 우리 탁구편으로라도
맹글어주이소. 지 전재산을 다 털어넣어도 좋심니더.
윤닥터 미순씨, 당신은 지금 그런것까지 신경쓸때가 아니예요,
눈 치료가 더 급한 사람입니다.
김미순 (그 말에 윤닥터를 지그시 보며)
윤선상님. 지는 마.. 지금 충분히 행복합니더.
윤닥터 (멈칫... 본다)
김미순 지금은 그냥 우리 탁구를 위해 해줄수 있는 일을 해주고 싶습니더.
저래 혼자 정직하게 고군분투하는 아한테..
그래도 세상은 한실장이나 작은사모님같은 사람만 이기는게 아니라는걸..
보여줘야 않겄습니꺼?
윤닥터 ...! (본다)
김미순 (각오어린 신념과 눈빛으로 보는데서)
거성家, 이층 거실.
똑바로 앉아 있는 서인숙, 조금은 창백하고 핼쓱하지만
그러나 엄하고 권위있는 느낌으로 앉아 맞은편에 앉은 유경을 보고있다.
유경, 그런 서인숙과 달리 강렬하고 지지 않는 카리스마로
서인숙을 마주보고 있다.
서인숙 그래. 앞으로 어쩔 셈이냐?
유경 뭘 말인가요, 어머니?
서인숙 너 하나 때문에 집안꼴이 이지경이 됐잖니.
유경 어제 그 일이 일어난게 제 탓이라고 말씀하시는건가요, 어머니?
서인숙 니가 그 팔찌얘기만 안꺼냈어도 어제같은 사단은 안일어났을게야!
유경 아닌척 덮어둔다고 없던 일이 되는게 아니잖아요 그 일은!
그이 기억속에서는 아직도 어제일처럼 뚜렷이 남아있는데요,
서인숙 (OL) 그 입 닥치지 못하겠니!!!
유경 그러니까 애초에 그런 일을 만들지 마셨어야죠. 어머니!
서인숙 (순간 쿵..! 유경을 본다. 보더니 부들부들 떨릴만큼 노한 눈빛으로)
너어.. 그래서 지금 작정하고 덤비겠다 그거냐?
앞으로도 계속 그 일을 들먹이며 내 피를 말릴셈이야?
유경 벌써부터 그렇게 죽는 소릴 하시면 어떡해요? 전 이제 시작인데요.
서인숙 뭐라구?
유경 저는 그이한테 들은 얘기 말고도 꺼낼 카드가 아주 많아요.
십사년전 한승재 실장이 우리아버지를 시켜
탁구 어머니를 납치했던것도 기억하고 있구요,
어머님이 사람들을 시켜 억지로 저한테 사표를 쓰게 한것도
기억하구 있어요. 제가 기억하고 있는것만 하나씩 꺼내놔도
어머님하고 한승재 실장은... 입장이 아주 곤란해질거예요, 그렇죠?
서인숙 (허!) 입증할수도 없는 과거 일을 들이밀며 날 협박하겠다?
유경 입증할 필요가 뭐 있어요? 어차피 경찰에 신고할것도 아닌데.
그저 다만 거성가의 며느리 입에서 그런 얘기가 쏟아져 나오면..
세간의 관심은 좀 받겠죠. 그런 격없고 천박한 짓을 저지른게
다른 누구도 아닌 거성가 안사모님이라면 더더욱이요.
안그런가요, (보며) 어머니?
서인숙 니가 지금 나한테 그런짓을 할수 있다고 말하는거냐? 니가아?
유경 네. 할수 있어요.
나는 내가 살기 위해 아버지까지 경찰서에 신고했던 사람이예요.
마음만 먹으면 못할게 없다구요, 아시겠어요?
서인숙 (허! 기막히고 울화가 치밀어) 유경이 너어..!!! 대체 왜 이러는거야!
니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냐구! 나한테 뭘 원하는건데!!!
유경 (싸늘하게) 물러나세요.
서인숙 (멈칫... 본다) 뭐어...?
유경 거성가의 안주인 자리에서.. 물러나세요!
서인숙 !!! (충격과 어이없음, 기가 막힘으로 사색이 되어 바라본다)
유경 (전혀 표정의 흐트러짐 하나 없이 서인숙을 똑바로 마주보는데서)
개발연구실.
한승재 뭐라구? 그게 무슨 소리야.
개발팀장이 개발실에 한번도 내려오지 않았다니!
연구원1 그런데 사실입니다 실장님.
한승재 (어떻게 된거지? 하고 돌아보면)
마준의 사무실.
한쪽에 이어폰을 귀에 꽂은채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있는 마준,
그 책상앞으로 천천히 다가서는 한승재, 마준을 본다.
마준, 기척을 느낀듯 짐짓 눈을 뜨고 한승재를 보더니
이어폰을 귀에서 떼어내고 본다.
마준 무슨 일이예요? 노크도 없이.
한승재 노크를 했는데도 답이 없어서 말이다.
마준 (시큰둥하게 고개 돌리면)
한승재 근데 팀장 발령받고 개발실쪽에 아직 한번도 안내려갔었다면서?
마준 결혼식이다, 아버지다.. 머리가 좀 복잡해서요.
한승재 이래서 어디 김탁구를 이길수 있겠니?
마준 (순간 찌릿..! 인상이 구겨진다)
한승재 내가 아무리 뒤에서 움직인다고 해도 니가 해줘야할 일이라는게 있어.
아무리 귀찮아도 이번 신제품 개발은 니가 주축이 돼서.. (하는데)
마준 이유가 뭐예요?
한승재 (? 본다)
마준 이렇게까지 나를 거성의 대표로 등극시키려는 이유가 뭐냐구요?
사십년지기였던 아버지한테 그렇게 한순간에 등을 돌리면서
왜 나한테 그렇게 집착하는건데요?
한승재 (살짝 당황하며)
그야 회장님께서 니가 아닌 김탁구를 대리인으로 삼아서...
마준 (OL, 버럭! 자리에서 일어서며) 나 때문이라는 핑계 대지 마세요!
날 앞세워 꼭두각시처럼 만들어놓고
사실은 아저씨가 이 거성을 맘대로 휘두르고 싶은거잖아요, 아니예요?
한승재 (멈칫..! 본다. 보더니 엄하게) 나는 니가 잘되기만 바랄뿐이다 마준아.
마준 글쎄 왜요!!! 왜 아저씨가 나 잘되기만 바라는거냐구요!
내가 아저씨한테 뭔데요! 아저씨가 나한테 뭔데요!!!
한승재 (흔들리는 눈빛으로) 마준아... (보는데)
마준 착각하지 말아요! 나는 구마준이예요!
거성식품 구일중 회장의 하나뿐인 아들이라구!
아버지를 배신한 사람은 나한테도 배신자예요, 아셨어요?
한승재 ! (보면)
마준 (싸늘하게 지나쳐 밖으로 나가버린다. 쿵! 문이 닫히면)
한승재 (그대로 서 있는다. 그러다 돌아보는 시선에서)
로비, 엘리베이터 앞.
땡! 엘리베이터문이 열리면서 그 안에서 씩씩거리며 걸어나오는 마준,
두 눈이 벌개진채 그저 분노와 원망만으로 가득한채 로비쪽으로
쭉 걸어나오는데 마침 로비로 들어서던 탁구 (차비서)와 마주친다.
(탁구, 차비서 둘다 오늘도 역시 수많은 짐들을 메고 들고 한 채로)
마준, 멈칫.. 탁구를 보고 멈춰선다.
탁구, 역시 멈춰서서 마준을 보면.
마준 (본다. 보다가 그대로 지나쳐가려는데)
탁구 (돌아보며 형답게) 결혼식은 잘 마쳤냐?
마준 (멈칫.. 탁구 옆에서 멈춰서면)
탁구 참석할려구 했었는데.. 갑자기 일이 생겨서 못가봤다.
그 뒤로도 계속 공장상황이 바쁘게 돌아가서...
마준 (순간 홱! 탁구를 돌아본다. 두 눈이 붉어져있다)
탁구 (그 모습에 멈칫..! 마준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알고 보며)
마준아... 너 왜 그러냐? 무슨 일 있냐?
마준 (본다. 보더니 그대로 홱! 고개를 돌리더니 그대로 지나쳐버린다)
탁구 마준아! (하고 돌아보면)
마준 (그대로 나가버리는 그 위로)
차비서E 요즘 구팀장에 대한 소문들이 별로 안좋습니다.
탁구 (? 차비서를 돌아보면)
차비서 매일같이 클럽에 다니면서 술에 빠져 산다는데요?
다음날 아침까지 술냄새 풍기면서 중역회의에 참석할정도랍니다.
탁구 (그 말에 조금 놀란듯 마준이가 나간쪽을 다시 돌아보면)
아래채 작업실. N.
자림 집에도 잘 안들어오고 있어.
결혼식 하고 유경이 집에 들어앉히고 나서는 계속 외박이야.
탁구 무슨 일이 있었던건데요? 혹시 작은 누님 뭐 아시는거 있습니까?
자림 글쎄.. 둘 사이에 일어난 일을 어떻게 알겠니.
이래서 내가 처음부터 이 결혼이 맘에 들지 않았던거야.
내 동생이지만 마준이는 유경이랑 너무 틀린 애라구.
탁구 ...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시선 돌리는 위로)
E. 음악.. "에뛰드 피아프의 <Non Je Ne Regrette Rien>
마준 / 유경의 신혼방. N.
멍하니 앉아 있는 유경위로 에뛰드 피아프 노래 계속 흐르고.
손으로는 습관처럼 자신의 손목에 두른 팔찌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그 위로, 혼잣말처럼...
유경 난 후회안해. 절대루..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을거야. 절대루...
(하는데 어느새 눈빛이 촉촉해진다)
거성家, 서재. N.
팔짱낀채 싸늘한 눈빛으로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 서인숙,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고, 분통이 터지면서도
눈빛은 점점 더 어둡고 차갑게 가라앉는 모습으로
서인숙 감히 나한테 맞서보겠다? (허...! 기가막히면서도 불안한 눈빛에서)
거성家, 안방침실. N.
수화기를 귀에 댄채 소파에 앉아 있는 구일중, 신호를 기다리다가
구일중 어, 날세.. 어찌돼가고 있나? (시선에서) 이런 내 모습을 봤으니
아마 마음놓고 속내를 드러낼걸세. 그 틈을 잡아야할게야. 그래..
(하면서 무언가 생각이 있는듯 번뜩이는 눈빛에서)
거성家, 정원 일각. N.
한쪽에 서서 그 거성家 저택을 바라보고 있는 탁구,
(E. 음악.. "에뛰드 피아프의 <Non Je Ne Regrette Rien> 연결되서)
탁구, 유경의 방쯤으로 보이는 그쪽을 본다. 보더니
돌아서서 한쪽으로 저벅저벅 걸어나가면.
클럽 안 N.
시끄럽고 요란하고 89년도 유행하던 클럽음악 쿵쿵거리고,
마준, 잔뜩 취한채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다가 누군가와 시비가 붙는다.
(술을 남자1의 옷에 쏟아버리는 상태)
남자1 야! 뭐야?
마준 뭐긴 뭐야! 사람이지! 너 나 몰라? 나 구마준이야! 구마준 몰라!!!
남자1 뭐어? 아 근데 이 자식이 죽을라구! (하면서)
서로 몸싸움이 벌어지고,
그 때 마준을 때리려는 남자1의 손을 탁! 가로막는 손.
탁구다. 마준, 멈칫.. 그 뒤에서 탁구를 본다. 시선에서.
탁구 죄송합니다. 제 동생이 무례를 범했습니다.
마준 (멈칫.. 탁구를 보면)
탁구 세탁비나 다른 청구하실게 있으면 여기로 연락주십쇼. (명함을 내민다)
남자1 (거성 대표라는 직함에 멈칫.. 탁구를 보면)
탁구 (마준을 돌아보며) 가자 마준아.
마준 비켜 새꺄! (하면서 뿌리치는데)
탁구 (그대로 세게 마준의 옷깃을 움켜잡더니) 나가자구!!!
(하면서 그대로 거칠게 끌고 나간다)
마준 (비틀거리며 그대로 끌려나가면)
팔봉제빵점 앞. N.
와서 멈춰서는 세단.
차비서, 차를 세우고 내려 뒷문을 열어주면 취한채 앉아 있는 마준,
그 옆으로 내려서서 마준을 끌어내리는 탁구.
탁구 일어나.
마준 놔 이거!
탁구 (말대신 행동으로 마준을 잡아 끌어내린다)
마준 (비틀거리며 내리다가 순간 멈칫.. 두 눈이 동그래진다)
그의 눈앞에 떡 하니 버티고 서 있는 팔봉제빵점.
순간 마준, 그대로 홱! 돌아서서 탁구쪽을 보며
마준 왜 여긴 온거야! 누가 여기 오자 그랬어! 어!
탁구 들어가자.
마준 싫어! 내가 미쳤어? 내가 왜 저기 들어가!
날 쫓아낸 빵집구석에 볼 일 없거든? 그러니까 비켜! 비켜 임마!!
탁구 들어가기 싫어두 따라와! (하면서 마준을 움켜잡고 억지로 들어간다)
마준 놔! 이 자식아!! 놓으라구!!!! (하지만 취기 때문에 힘에 부친다)
탁구 (있는 힘껏 마준을 질질 끌고 들어가면)
팔봉 제빵실 안. N.
쿵! 한쪽에 마준을 밀치듯이 던져버리는 탁구.
반죽대 위로 쿵! 넘어져 버리는 마준, 아프다.. 아! 하면서 돌아보더니.
마준 너 지금 나한테 무슨짓이야!!!
탁구 정신차리라는 짓이다 구마준!
마준 이 자식이! (하면서 주먹을 날리는데 휘청..! 하면서 그대로 쓰러진다)
탁구 (그런 마준을 내려다본다. 보더니)
너.. 왜 이러는거야!
마준 (주저앉은채 숨을 몰아쉬며 탁구를 노려본다)
탁구 좀 더 잘난척하면서, 좀 더 날 무시하면서 그러구 살아 차라리!
대체 왜 이렇게 못나게 구는거야!
마준 이러지 않구선... 견딜수가 없어서 그런다 왜?
탁구 왜 견딜수가 없어? 뭐가 부족해서! 여기서 뭘 더 가져야하는데!
넌 아버지도 있구, 어머니도 있고, 거성같은 집안도 있어!
더구나 너한텐 이제 유경이까지 있잖아.
그런거 없이 사는 나도 이렇게 버티며 살아가는데..
너는 대체 뭐가 부족해서 견딜수가 없다는거야! 어?
마준 아버지? 거성? 유경이? (허... 웃는다. 웃더니)
그런거.. 백개 천개 있어봤자 다 소용없어.
어차피 다 껍데기들뿐이구 진짜로 내껀.. 아무것도 없어.
거기에 내껀 단 한 개도 없다구, 알아 이 그지 새꺄아!!!!
(순간 흐흑..! 눈물이 떨어져버리고 만다)
탁구 (멈칫...! 본다, 바라보더니 그대로 마준의 멱살을 잡아 일으켜세운다)
못나게 굴지마라 구마준!
마준 놔 이 자식아!!!
탁구 (순간 버럭) 정신차리라구 태조야아아!!!!
마준 (순간 멈칫..! 탁구를 보면)
탁구 너어.. 이러지 마! 너 어른이야! 너 결혼도 했어!
니가 책임져야 할 가족이 생겼잖아! 그리구...! (똑바로 쳐다보며)
우리의 3차 경합 역시...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구.
마준 ...!!!
(순간 뒷꼭지에서 쨍..! 하고 전기가 흐르는듯한 느낌! 으로 보면)
탁구 (그대로 마준을 끌고가 벽에 메달아 놓은 족자앞에 돌이켜 세운다)
똑똑히 봐! 이게 스승님께서 우리한테 내주신 과제다!
이게 바루 너하구 내가 평생토록 풀어야할 3차 경합 과제라구! 보이냐?
마준 (순간 울컥..! 하는 눈빛으로 본다)
벽에 메달려 있는 두루마리.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
마준 (투두둑...! 눈물이 떨어져내리는 위로)
탁구 (같이 울컥..! 하면서)
스승님께서 마지막 가시는 길에 하신 말씀이 뭔지 알아?
바로 너였다 태조야...
마준 ...! (울컥... 울컥..! 투두두두둑..! 계속해서 흘러내리는 눈물위로...)
탁구 너하구 같이 평생 동무하며 지내라는 말씀이셨다구, 알아?
마준 (순간 무너지듯 그 앞으로 털썩 주저앉는다 흐흐흑..!!!! 흐느끼는)
탁구, 그런 마준을 내려다본다. 마음 아픈듯 내려다보더니
그 옆에 한쪽 무릎을 굽히고 앉으며 마준의 어깨에 손을 얹는다.
탁구 같이 가자 마준아...
마준 (점점 더 소리가 커지면서 흐느껴운다)
탁구 우리... 같이 가자. 어?
마준 (으허허허..!!!! 소리내어 운다)
그렇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앞에서
결국 무장해제한채 울어버리는 마준과
그 옆에 서서 묵묵히 지켜보는 탁구.. 그 둘의 모습 길게 주다가.
fade-out. 되면.
거성가 전경. (아침)
거성가 주방.
안으로 들어서는 서인숙, 자경, 자림.
이미 안에서 기다리고 있던 유경, 그들을 맞이하면 (팔찌는 항시 착용!)
서인숙 (비어있는 마준의 자리를 쎄하게 보면)
자경 마준이는 오늘두야?
유경 네. 그러네요.
서인숙 (유경을 쎄하게 보더니 말없이 자리에 앉는다)
자경/자림 (앉는다)
유경 (표정없이 앉더니) 오늘 오후에 어머님 스케쥴이 두 개 있던데..
그 중에 오후에 있는 중역사모님들 미팅은 제가 나가볼까 하는데요.
서인숙 (멈칫.. 고개 돌려 유경을 본다)
자경/자림 (역시 놀란듯 보면)
유경 (서인숙을 보며) 안그래도 아버님두 편찮으셔서 경황없으실텐데,
제가 대신 다녀오겠습니다, 괜찮으시죠, 어머니?
서인숙 (유경을 본다. 보더니 그대로 대꾸없이 겨우 국물을 한숟가락 뜨는데)
자경/자림 (아무말도 못하는 서인숙을 의아한듯 보는데)
유경 그리구 오후엔 새로운 아주머니가 오실거예요.
서인숙 ..! (뜨다말고 멈칫)
유경 어차피 어머니는 살림에 별 관심두 없으시구,
앞으로는 제가 맡아서 하게 될텐데 제가 편한 사람으로 붙일게요.
그래두 괜찮으시죠, 어머니?
자경 올케.. 지금 뭐하는거야?
새사람이 들어오자마자 너무 설치는것도 보기 안좋은거 몰라?
유경 (그 말에 서인숙을 보며) 어머님두 그렇게 생각하세요?
서인숙 (죽일듯 쎄한 눈빛으로 유경을 본다. 보더니 억지루)
아니다. 그럴 리가 있겠니.. 하고 싶은대로 해. 맘껏 해봐 어디.
자경/자림 (그 대답에 놀란듯 다시 서인숙을 보면)
서인숙 (탁.. 숟가락 내려놓더니) 나는 입맛이 없구나. 나중에 따로 먹으마.
(그리고는 그대로 일어나 들어간다)
자경/자림 (그대로 다시 유경을 보면)
유경 어서 식사들 하세요. 출근 늦으시겠어요. (그러면서 맛있게 밥을 먹는다)
자경 (그런 유경을 좋지 않은 눈빛으로 빤히 쳐다보는데서)
거성家, 거실.
소파에 앉는 서인숙, 분하고 열받아 어쩔줄 모르는 표정,
그러다가 문득 고개 돌려 안방침실쪽을 돌아본다.
거성家, 안방침실.
구일중, 침대에 앉은채 지팡이위에 두 손을 올린채
조용히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생각에 잠긴 모습에서.
팔봉집,, 탁구의 방.
햇살드는 그 방에 돌아누워 잠든 마준, 짐짓 눈을 뜬다.
잠시 여기가 어딘가하고 머뭇거리다 벌떡 일어나 앉는다.
돌아보면 저쪽으로 언제나 그랬던것처럼 탁구가 잠들어 있다.
그제야 어젯밤 일이 생각난 마준.. 숙취로 머리가 깨질듯 아프다...
그러다 다시 탁구를 돌아본다.
마준 (탁구를 빤히 쳐다보는 위로)
마준E 어이.. 김탁구...
탁구 (쿨... 잠들어 있는 위로)
탁구E 왜 그러냐 서태조...
플랫쉬-백> 어젯밤. 제빵실. N.
반죽대를 등진채 바닥에 각자 편하게 앉은 탁구와 마준.
마준 넌... 어떻게 그래?
탁구 (? 본다)
마준 어떻게 그렇게 계속 웃을수 있냐구.
넌.. 이제껏 계속 뺏기기만 했잖아.
니 엄마도 뺏기고, 니 아버지도 뺏기고, 거성에서도 쫓겨나고,
신유경도 뺏기고 다 뺏기기만 했는데.. 어떻게 그럴수 있어?
속이 없는거야, 머리가 모자란거야? 아니면 정말로 괜찮은거냐?
탁구 괜찮을 리가 있냐? 나라고 분한거 모르는거 아니구,
나라고 억울하지 않은거 아니구, 나라고 가슴 아픈거 모르는거 아닌데..
마준 (돌아보며)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참아?
탁구 (보더니 피식 웃으며) 살아야하니까.
마준 (멈칫..! 본다)
탁구 살아있는 동안은 아무것도 끝나지 않잖아.
내가 오늘 쫌 잘됐다고 그걸로 내 인생이 끝나는게 아니구,
내가 오늘 쫌 잘못됐다고 그걸로 역시 내 인생이 끝나는게 아니니까...
(돌아보며) 좋은일두 나쁜일두.. 결국 다 지나가니까...
마준 (그런 탁구를 본다. 시선에서)
다시 탁구의 방.
마준, 평화롭게 잠든 탁구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마준E 백만년을 살아도 나는 너같은 녀석... 절대로 이해못할거야.
팔봉집 앞. (아침)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는 마준, 그대로 쭉 걸어오는데 그 때.
팔봉E 태조야... (최대한 다정하게 부르는 목소리로 부탁합니다!)
마준 (멈칫... 멈춰서서 팔봉제빵점을 돌아본다)
아침햇살 아래 조용히 그 자리에 서 있는 그 팔봉빵집.
마준, 그 제빵실쪽을 물끄러미 한번 올려다본다. 보더니
마준 네.. 선생님. (너무나 평온하고 나즉한 대답이다. 그 시선에서)
거성식품 전경.
그 위로 E. 똑똑똑 노크소리.
한승재의 사무실.
한승재 들어와.
조진구 (문을 열고 들어선다)
한승재 어. 거기 잠깐 앉게.
(하더니 책상위에 있던 장부를 집어들어 옷장안의 금고에 넣는다)
조진구 (앉지 않은채 서서 그 금고쪽을 흘끗 한번 보면)
한승재 (잠근 다음 옷장문을 닫으며) 그래, 김미순이 행방은 어찌됐나?
조진구 (보며) 계속 안테나를 세우고 있습니다만,
어디로 숨었는지 찾기가 수월치가 않습니다.
한승재 (소파로 와서 앉으며) 요즘 그 쪽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정보가 있어.
김미순이를 돕고 있는 윤닥터하고 나사장쪽이 우리회사 이사들하고
조용히 물밑 접촉중인 모양이더군.
조진구 그렇습니까.
한승재 지금부터는 1%의 지분싸움이 곧 승패를 좌우하게 될거야.
(보며) 자넨 김미순이가 어디 숨어있는지부터 빨리 찾아내도록 해,
그리구 (보며) 이번엔 실수 없도록 하게.
조진구 (한승재를 본다)
한승재 (조진구를 보더니) 나가봐.
조진구 (일별한뒤 돌아선다, 막 문을 여는 순간)
문을 밀고 들어서는 마준과 마주친다.
마준 (멈칫..! 조진구를 본다)
조진구 (마준을 본다 역시 놀라는 눈빛)
한승재 (? 그 둘을 보면)
조진구 (마준의 시선을 피하듯 외면한다. 그대로 인사 없이 밖으로 나가면)
마준 (돌아본다. 보다가 한승재를 돌아보더니) 저 사람이 여긴 어쩐일입니까?
한승재 어, 그냥 일루다 아는 사이다. (보며) 넌 이른 시간에 어쩐일이냐?
마준 (본다. 보더니 짐짓 시선 피하며)
오늘부터 신제품을 좀 만들어볼까하구요,
한승재 (? 보더니) 생각을.. 바꾼거냐?
마준 이대로 아무것도 못한채 김탁구 그 자식한테 밀려날순 없잖아요,
다른 누구도 아닌 그 자식한테 지는건.. 못참겠어요.
(다시 한승재를 보며) 그래서 말인데,
신제품을 개발하려면 예산이 필요해요. 예산책정해서 돈이 나오기까지
이삼주는 족히 걸릴텐데... 그럼 이사회까지 너무 촉박해요. 그래서...
한승재 무슨 말인지 알겠다. 신제품 개발할 돈이 필요하다는거 아니냐,
마준 해주시겠어요?
한승재 여부가 있겠니. 니가 하겠다는데.
마준 (보면)
한승재 무조건 김탁구를 이기기만 하거라. 나머진 내가 알아서 다 해주마.
마준 (본다. 뭔가 생각이 깊은 시선에서)
로비 일각.
한쪽에서 서성거리는 사장1, 엘리베이터를 탈까말까하다가
돌아서는데 그 때 마침 차비서와 함께 출근하던 탁구와 딱 맞닥드린다.
탁구 어? 조사장님!
사장1 어? 어어어! (허허 겸연쩍게 웃으며) 어린 대표! 허허..
탁구 근데 여기까진 어쩐 일이십니까?
사장1 저기 그게 말요, (하면서 괜히 주변한번 둘러보더니)
그 빵 말인데. 어린대표가 만들어낸 거시기 뭐냐 거,
탁구 우리쌀빵이요?
사장1 어, 그게 언제부터 출하가 가능한가 해서...
탁구 예? (본다. 순간 표정 밝아지면서) 사장님..!
사장1 일단 일주일 먼저 팔아보구 반응 봐서 괜찮으면 계속 팔아보구,
반응 없으면 전부 반품조건에 미출건 세배 위약금 물어내는걸로 하고.
어때요? 어린대표.
탁구 정말이십니까? 저야 당연히 좋죠오! 당장 만들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사장1 저기.. 내가 먼저 찾아왔단 말은 공장장한테 하지 말구, 응?
어린대표가 사정사정해서 이렇게 하는걸루, 그렇게 갑시다, 응?
탁구 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장1 허허허, 그럼 나 가요? (하고 돌아서서 가면)
탁구 살펴들어가십쇼 사장니임!! (한번 더 꾸뻑 인사하더니) 됐어!!! (하는데서)
거성식품, 비서실.
따르르릉.. 따르르릉 전화벨이 울리고
여비서 네, 거성식품 비서실입니다. 네? 아... 그건 영업부로 연락을 하셔야..
(하다가) 예? 청산공장이요? 네 맞습니다만.. 아... 예에... (하는데)
벌컥! 문이 열리면서 들어서는 탁구와 차비서,
탁구 비서님들! 좋은 아침입니다! 하하하하! (웃는데)
여비서 (얼른) 저기요 대표님!
탁구 예! 말씀하십쇼! 여비서님!
여비서 해룡유통인데요, 청산공장에서 그 흰빵 언제 출하되냐구...
탁구 (? 보면)
또 다시 전화벨이 울린다. 남비서 얼른 받으며
남비서 거성식품 비서실입니다. (하다가) 아.. 예에.. 잠깐만요! (수화기 막고)
대표님.. 여기도 그 흰빵에 대한 문의전환데요... 삼화유통이랍니다.
탁구 ! (본다)
그러자 두어대의 전화기에서 또 다시 벨이 울리기 시작한다.
차비서, 얼른 가방 내려놓고 전화 받는다. (여비서, 남비서 계속 받으면)
차비서 아, 흰빵 말씀이십니까? 예 맞습니다. 청산공장에서 출하될 예정입니다. (하면서 탁구를 보며 빙긋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면)
탁구 (본다. 빙긋 웃으며 같이 엄지 척! 들어보이면)
공장장 사무실.
턱! 하니 레시피 종이를 내려놓는 탁구.
(그 뒤로 양인목과 허갑수의 모습도 나란히 보인다)
공장장 (? 고개들어 탁구를 본다) 뭡니까?
탁구 우리 청산공장의 신제품 레시핍니다.
공장장 이걸 가지고 뭘 하라구요
탁구 뭘하긴요, 빵을 만들어야죠.
공장장 글쎄 우리 거래처 사장들이 죄다 우리 빵을 받지 않겠다잖아요.
탁구 그건 제가 알아서 해결하겠습니다.
공장장님은 이 빵으로 공장을 가동할수 있도록만 준비해주세요.
재료부터 만드는 공정은 여기 계신 양인목대장님과 허갑수부장님이
같이 감수해주실겁니다. (하면서 뒤쪽으로 시선 주면)
허갑수 부... 부장? 내가아아? 허허허... (양인목 돌아보며 기분좋은듯)
양인목 (쿡.. 그러지 말라는듯.. 체통을 지키는 모습)
공장장 (흐흠..! 하면서 못마땅한듯 고개 돌리면)
탁구 공장장님도 이 청산공장에서만 이십년이라면서요,
그렇게 이십년씩이나 한결같이 한자리를 지켜온건..
그래도 이 공장과 빵에 대한 애정때문 아닙니까? 제 말이 틀렸습니까?
공장장 다 쓰러져가는 공장인걸 뭐... (하는데)
탁구 쓰러져가는걸 다시 일으켜세워보자구요 공장장님.
더구나 이 공장은 회장님의 긍지이자 자부심 아닙니까?
아들된 도리로 끝까지 지켜드리고 싶습니다. 지킬수 있을것 같습니다.
한번만 도와주십쇼. 공장장님! (하고 진심으로 본다. 보다가)
공장장 (그런 탁구를 빤히 쳐다본다. 허..! 못이기는척 웃어버리면)
한승재 사무실 / 공장장 사무실.
한승재 그게 무슨 소리야! 그래서! 그 빵으로 공장을 가동시켜보겠다 그거야?
공장장 (insert> 조용히 그 흰빵을 들어서 보더니)
빵이... 제법 맛이 있습니다 실장님. 게다가 그 젊은 대표 말인데요,
꼭 이십년전 구회장님을 뵙는듯 했습니다. 허허.. (웃으면)
한승재 이봐! 이 공장장!! 당신 이러면 재미없어!
내가 잘못되면 당신까지 같이 잘못된다는거 몰라?
공장장 (insert>) 문제가 될 장부들은 아무도 모르게 처리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실장님. (하더니 수화기 내려놓는데서)
한승재 이봐! 이 공장장!!! (하면서 부르지만 이미 뚜우...! 신호음 소리)
던지듯 수화기를 거칠게 내려놓는 한승재. 돌아보는데서,
공장밖 일각. N.
커다란 드럼통에 불이 활활 붙고 있고
그 앞으로 네권쯤 되는 두꺼운 장부책들을 들고 나오는 공장장
공장장 그 장부들을 그 드럼통안에 집어넣는다.
불쏘시개처럼 불이 붙기 시작하는 장부들...
공장장 내려다보더니 그대로 조용히 돌아서서 가버린다.
잠시 후, 그 드럼통앞으로 프레임-인 되는 발...
경비옷을 입은 신씨다. 신씨, 쓰윽 공장장이 사라진쪽을 한번 돌아본뒤
다시 드럼통안에 이제 막 불이 붙기 시작한 장부들을 본다. 시선에서.
공장 일각.
공장장과 양인목, 허갑수, 그리고 여비서, 남비서, 차비서까지 나와있는
가운데 탁구, 공원들 앞에 서서
탁구 그래서 오늘부터 청산공장의 신제품 우리쌀빵을 생산하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앞으로 여러분들의 근무여건과 그에 따른 수당지급도
계속해서 개선해나갈 방침입니다.
청산공장에 또 한번의 기회를 주신다 생각하고,
한번만 더 힘을 모아주십쇼! 열심히 하겠습니다. 잘부탁드리겠습니다!
공원들 (쳐다보는 가운데)
탁구 그럼 오늘도 감사한 마음으로 허이!
동시에 비서진들과 양인목, 허갑수 동시에, "허이! 허이! 허이" 응대한다.
그러자 공장장들과 공원들 서로 피식피식 웃으며 얼굴을 쳐다본다.
그러자 탁구 씩 한번 웃으면서
탁구 자, 다시 한번 즐거운 마음으로 허이이!!! (외치자)
그러자 이번엔 공원들까지 어색한듯 다같이 "허이! 허이! 허이!!!" 하더니
일제히 까르르 웃는다. 공장장도 그 한쪽에서 피식 웃는다. 시선에서,
공장 몽타쥬.
(짧게 짧게 흰빵 만들어지는 과정을 스케치 하듯 보여준다)
1. 공장 일각.
공장장, 그 어느때보다 열성적으로 진두지휘 하는 모습,
그 옆에서 탁구는 마치 허드렛일 하는 사람마냥 신나게 뛰어다닌다.
2. 발효실.
양인목은 반죽과 발효실쪽을 맡아서 신나게, 신나게!
3. 재료창고
허갑수는 재료관리를 꼼꼼하게 하는 모습,
"야야! 일개월 지난 밀가루는 죄다 치워라이?" 해가면서,
4. 컨베이어 벨트.
그렇게 해서 드디어 나오기 시작하는 흰빵들...
크림빵, 단팥빵, 그리고 식빵들.... 포장까지 되고,
5. 출하장.
각각의 트럭에 실려져 출하되는 모습까지, 신나게.
6. 거성식품, 회장실.
한쪽에 도표가 그려져 있고, 매일 매일의 출하량과 소비량이
그래프로 그려지고 있다. (차비서가 그려나가고 있다)
7. 출하장.
점점 많은 트럭들이 흰빵들을 실어나르고 있다.
8. 거성식품, 회장실.
계속해서 그래프의 도표가 올라가고 있다.
탁구 (빙긋 웃으며 그 그래프들 쳐다보더니)
살아나고 있어! 청산공장이 살아나고 있어! 됐어!
한승재 사무실.
탁! 거칠게 수화기를 끊어버리는 한승재,
한승재 이런 바보같은 자식들! 그렇다고 청산공장이 살아나게 두면 어떡해!
(그러더니 다시 수화기를 집어들더니 번호를 누른다)
나야! 개발실 구마준팀장은 어떻게 되가고 있어!
신제품 개발 말이야!!! (하는데서)
거성식품, 개발실.
마준 시간이 좀 더 걸릴거 같은데요.
한승재 김탁구쪽은 판매 일주일만에 벌써 매출이 두배 이상 뛰어오르고 있다.
마준 알아요, 얘기 들었어요...
한승재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마준아.
앞으로 이사회까지 열흘도 채 남지 않았어!
마준 (돌아보며) 그렇다고 아무빵이나 만들어낼순 없잖아요,
저도 명색이 제빵인인데 자존심이 있지. 안그래요? (보면)
한승재 (본다. 보더니) 그래도 이번주안으로는 결과물을 보도록 하자.
(그리고는 돌아서서 나가면)
마준 (본다. 보는 그 뒤로)
타이머 소리. 연구원1, 철판을 꺼내와 마준앞에 놔준다.
거기에 감귤빵이 노릇하고 아주 예쁘게 잘 구워져 있다.
연구원1 실장님한테 왜 결과물을 알려드리지 않는겁니까?
마준 이건 그 사람을 위해 만드는 빵이 아니거든...
연구원1 예?
마준 (조용히 빵을 갈라 냄새를 맡는다, 표정에서)
복도 일각.
한승재, 잔뜩 심사가 구겨진채 걸어온다. 오는데 그 때
"어이구! 김대표오!!!" 부르는 소리.
한승재, 돌아보면 저쪽으로 이사진들 대여섯명과 탁구가 인사를 나눈다.
이사1 안그래도 쌀빵 소식 전해듣고 있어요, 김대표.
청산공장이 살아나고 있다구요?
탁구 아, 예! 모든게 이사님들이 걱정해주신 덕분입니다. 하하하하!
이사1 내가 이럴줄 알았어요, 김대표가 해낼줄 알았다니까! 하하하하!
탁구 감사합니다! (꾸뻑꾸뻑 인사하는 모습)
한승재 (그보다 더 할수 없을만큼 살벌한 눈빛으로 탁구를 본다. 시선에서)
한승재E 더 이상 이대로 둬서는 안되겠어요.
고급 카페 일각. N.
(야경정도는 내려다보여주는 그런 창가)
마주앉아 있는 한승재와 서인숙.
한승재 잘못하다가는 마준이가 김탁구 그 녀석한테 먹히겠다구요.
서인숙 (표정없이 조용히 차만 마시고 있다)
한승재 (보며) 내 얘기 듣고 있어요?
서인숙 음... 듣고 있어.
한승재 왜 이래요? 무슨 일 있어요?
서인숙 (조용한 눈빛으로 나즉히) 그날 이후로 그이 얼굴을 못봤어. 한번두...
날 쳐다보려고 하지두.. 더 이상 화를 내지도 않아.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건지.. 통 모르겠어.
한승재 (표정 굳어지며) 지금 구일중회장이나 생각하고 있을때가 아니예요,
서인숙 그럼? (한승재를 보며) 누굴 생각해야 하는거지?
한승재 마준이가 지금 코너에 몰리고 있다구요!
이틀후가 이사횐데 마준이는 아직도 신제품을 내놓을 생각도
안하구 있다구요! (하는데)
서인숙 승재씨. 우리 그만.. 멈출까?
한승재 (순간 멈칫... 시선들어 서인숙을 빤히 보더니) 무슨 소리예요?
서인숙 그냥 좀 지치네. 피곤해... (진심이다)
한승재 글쎄 그게 다 무슨 소리냐구 이제와서!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마준이가 거성을 물려받게 되는데!
서인숙 그러고 나면? (한승재를 보며) 그 다음에 우린 뭘 위해 또 달려갈건데?
한승재 (본다. 보더니) 당신 이제와서 무슨 소릴 하는거야. 분명히 약속했잖아.
마준이만 거성가를 물려받게 되면.. 그 땐 나한테 오겠다구.
영원히 내 사람이 되겠다고 했잖아!
서인숙 (멈칫.. 보다가) 설마.. 당신, 그 말 때문에 여기까지 온거야?
한승재 그거 말고 다른 뭐가 더 있는데!
서인숙 (순간 울컥..! 눈물이 고여온다. 불쌍한 사람...하고 보더니)
한승재 어떻게 여기서 멈추자는 말이 나와? 나는 그렇게 못해.
나는.. 내가 갖지 못한걸 마준이한테 다 갖게 해줄거다 인숙아.
그리고 당신한테 갈거야. 그게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이유야, 알겠니?
서인숙 (순간 툭... 눈물이 떨어지더니) 미안해... 승재씨.
한승재 (멈칫.. 본다)
서인숙 미안한데 나는... 그이가 아니면 안돼.
그 사람이 아니면.. 살수가 없어... (투두둑... 눈물!)
한승재 (순간 울컥..!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그런 서인숙을 노려본다)
서인숙 정말 미안해...
한승재 (본다. 보더니 화가 난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오늘은 그만 들어가 쉬는게 좋겠어요. 이사회때.. 모시러 가죠.
(그러더니 그대로 황망히 거기서 나온다)
서인숙 (그대로 꼿꼿이 앉은채 꾹 눈물을 눌러 참는데서)
주차장 안. N.
차 뒷좌석에 올라타는 한승재, 순간 치밀어 오르는 분노로
쿵..! 주먹으로 소파를 친다. 그 때 울리는 카폰.
한승재 (그대로 받아든다. 쎄하게) 그래 나야.. 계획한대로 움직여!
나도 곧 그리로 가지.. (그러면서 탁.. 끊는다 그러더니)
출발해. (눈빛 살벌해지는데서)
말이 떨어지자마자 출발하는 세단과 함께.
거성식품 복도 일각. N.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조용히 나타나는 조진구,
야구모자를 깊게 눌러쓴채 (용역업체 옷차림으로) 쓰윽 나타난다.
조용히 사위를 둘러본 뒤 한쪽으로 쭉 가면.
한승재 사무실. N.
밖에서 조용히 문을 따는 소리,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는 조진구
먼저 봐뒀던 옷장쪽으로 다가가 금고를 찾아낸다.
청진기를 귀에 꽂고 번호를 찾아내는 그,
다이얼을 이리저리 돌리더니 달칵!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조진구, 얼른 재빨리 손잡이를 돌려 금고안을 연다.
잠시 그 안을 빤히 바라보는 눈빛인데, 바로 그 때 탁! 불이 켜진다.
조진구, 재빨리 벌떡 일어나 방어자세 취하며 일어선다.
그 안으로 들어서는 사내2와 그 수하들 서너명.
조진구,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을 본다. 보더니 순간 재빨리
그 자리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튄다.
동시에 그런 조진구를 잡으려고 우르르 달려드는 서너명,
순식간에 조진구와 사내들의 난투극이 벌어진다.
처음에 조진구 그들을 향해 제법 잘 싸운다. 그러다가 사내2가 끼어들어
발차기를 날리면서 쿵! 상황은 역전되면서 그대로 그들에게
제압당한채 바닥에 쿵! 엎드러지고 마는 조진구,
그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들어오는 구둣발.
조진구,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들어 쳐다보면
거기 서서 내려다보는 한승재
한승재 어쩐지.. 처음부터 너무 순순히 내 밑으로 들어온다 싶었어.
그래도 동생 수술비까지 대준 사람한테 이런식으로 대하다니
상도의도 뭣도 없는 사람이구만.
조진구 당신이 준 돈은 한푼도 건들지 않았어!
내 동생을 수술시켜준 분은 따로 계시다!
한승재 안그래도 지금 막 그 분을 물어보려던 참이었는데 말이야.
그게 누구냐? 널 뒤에서 사주해 나한테 보낸 사람이.. (보며) 누구야!
조진구 (노려본다)
한승재 김탁구냐? 아니면! 구일중 회장이야?
조진구 (홱! 고개를 돌려버린다)
한승재 (본다. 쎄하게 보더니 사내2에게) 데려가!
그러자 사내2와 사내들 서너명 조진구를 잡아일으킨뒤 밖으로 나간다.
한승재, 아수라장이 된 실내를 못마땅한듯 한번 둘러본뒤
금고쪽으로 간다. 가서 반쯤 문이 열린 금고를 닫으려다가 멈칫...
천천히 그 문을 다시 열면 금고안이 텅! 비어있다.
한승재 !!! (쿵! 놀라는 눈빛으로 본다)
이게 어떻게 된거지...? 장부가 어디로 간거야!
(분명히 조진구는 빈손으로 나갔는데)
한승재, 이리저리 장부를 찾으려고 뒤적거리기 시작하는...
이럴수가 어디간거지? 장부가 어디간거지? 하는데
바로 그 때 때르르르릉! 울리는 전화벨 소리.
한승재 (? 돌아본다. 보다가 천천히 그 수화기를 집어든다) 여보세요.
구일중F 날세.
한승재 (멈칫...) 어쩐일인가?
구일중F 잠깐 내 방으로 건너오겠나.
한승재 (? 순간 멈칫.. 뭐라구? 하는 눈빛으로 수화기를 보다가 고개 돌려 보면)
복도. (회장실과 한승재의 사무실 중간)
문을 열고 나오던 한승재 순간 헉! 하는 표정.
거기에 사설 경호단체로 보이는 양복맨들 대여섯명과
얻어터져 상처투성이가 된 조진구가 사내2와 나머지 사내서넛을
완전 제압한채 기다리고 있다.
한승재 (대체 이게 다 어찌 된건가! 하고 보면)
조진구 들어가시죠, 회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리고는 회장실 문을 열어준다)
한승재 (돌아보면)
거성식품, 회장실 안.
복도와 통하는 문이 열리고,
그리고 회장실로 통하는 문을 열어주는 조진구.
그 두 개의 문 저쪽으로 보이는 윌체어, 거기에 돌아앉아 있는
구일중의 뒷모습. 조진구, 천천히 그 윌체어를 돌려 비서실쪽으로
향하게 하면 구일중, 너무나 멀쩡한 얼굴로 한승재를 보고 있다.
한승재 ! (구일중을 본다)
구일중 (조용하나 엄격한 눈빛으로 한승재를 본다, 시선에서)
공장 입구 일각. N.
문을 열고 고개를 내미는 탁구, 그 앞에 서 있는 남비서를 본다.
탁구 남비서님.. 여기 청산까지 어쩐 일이십니까?
남일우 아, 대표님. (하고 다가서더니) 본댁에서 기별이 왔습니다.
탁구 예?
남일우 회장님께서 깨어나셨답니다.
탁구 (순간 표정 환해지며) 정말입니까? 정말루 회장님이 깨나셨답니까?
남일우 지금 대표님을 찾으신답니다. 어서 가보셔야겠습니다.
탁구 알겠습니다. 차비서님 불러오게습니다.
남일우 저기... 회장님께서 되도록이면 아무도 모르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탁구 하지만 차비서님은 괜찮은데...
남일우 일단 회장님의 지시가 그러니까 따라주십쇼.
차비서한테는 제가 차후에 연락하겠습니다.
탁구 아... 예에,
남일우 (뒷쪽에 세워둔 차 뒷문을 열더니) 타십쇼.
탁구 (본다. 보다가 공장쪽을 한번 돌아본뒤 이내 마음을 바꿔 씩씩하게) 네.
(하면서 그 뒷좌석에 올라탄다)
남일우 (차문을 닫는다)
얼른 운전석에 올라탄뒤 출발하는 차.
탁구, 공장을 마지막으로 한번 쓱 돌아보는 얼굴에서 출발하면..
거성식품, 회장실. N
천천히 비서실안으로 들어서서 구일중을 바라보는 한승재,
한승재 (본다. 보더니) 이 모든게.. 다 자네 계획이었나?
구일중 (본다. 보더니) 그렇네.
한승재 뇌출혈도 꾸민짓이었어?
구일중 아니. 그건 사실이었네, 하지만 곧바로 깨어났지.
한승재 그런데 어째서! 왜!
구일중 (그 말에 빤히 보더니) 진실을 알고 싶었네
그리고 자네가 이 거성의 어디까지 손을 대고 있는지도 알아야했구.
한승재 그래서 알고 싶은건 다 알아냈나?
구일중 물론이야. 그래서 자네한테 두가지 선택권을 주려고 하네.
하나는 검찰청 전화번호고 또 하나는 비행기티켓일세.
비행기 티켓을 선택한다면 자네는 아무일 없이 국내에서
빠져나갈수 있을거야. 단..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조건이 붙네.
한승재 (버럭!) 일중이 니가 지금 날 추방하겠다는 뜻이야?!!!
구일중 그게 내 두 아들을 자네로부터 지킬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
한승재 (쿵..! 구일중을 노려본다. 두.. 아들?)
구일중 (침착하면서도 그러나 엄한 눈빛으로 마주보면)
한승재 (기가막힌다. 미칠노릇이다! 보더니) 그래? 그렇다면 좋아.
나도 자네한테 두가지 선택권을 주지.
구일중 (? 본다)
조진구 (보면)
한승재 (노려본다. 시선에서)
외곽도로. 달리는 차안. N.
뒷좌석에 앉아 있던 탁구, 지나가는 길을 한번 돌아본다.
탁구 그런데 남비서님.. 여긴 서울 가는 길이 아닌거 같은데요?
남일우 아, 그렇습니까? 제가 초행길이라... 좀 돌아가나봅니다. 죄송합니다.
탁구 아, 예에.. (웃으며 창밖을 내다본다)
남일우, 잔뜩 긴장한 눈빛으로 빽밀러를 통해 탁구를 본다.
그 눈빛 예사롭지 않은데서.
다시 거성식품, 회장실. N
구일중 무슨 소린가?
한승재 둘중에 하나만 선택하게. 거성인가.. 자네 아들인가?
구일중 (멈칫.. 본다)
조진구 (멈칫.. 본다)
한승재 (순간 눈이 뒤집힐듯 버럭 지르며) 거성인가! 김탁군가!!!!
구일중 (쿵..! 쳐다본다, 그 얼굴에서 스틸)
한승재 (노려보는 얼굴에서 스틸)
앤딩, 돌아보는 몽타쥬. N
1. 탁구의 방,
짐짓 고개를 돌리는 김미순의 얼굴.
2. 거성가 안방침실.
아무도 없는 텅빈 침실을 바라보다 고개를 드는 서인숙의 얼굴.
3. 제빵실.
멈칫.. 고개를 돌리는 양미순의 얼굴.
4. 거성家, 마준 /유경 신혼 방.
역시 멈칫.. 고개를 돌리는 유경의 얼굴,
5. 마준의 사무실.
창밖을 내다보다 고개를 돌리는 마준의 얼굴에서.
6. 마지막으로 차 안.
어디로 끌려가는지도 모른채 창문을 열고 바람을 쐬는 탁구의 얼굴,
미소가 감돈다. 그 해맑은 표정에서 스틸!
단독으로 사진속에 박히면서.
<29부 끝>
.제빵왕 김탁구 ↲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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