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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사와 조이 3


 

저하

 

(어린 이언형님

 

두렵고 외롭다 하셨습니까?

 

[밝은 음악]

 

그럴 땐 단게 최고입니다

 

네 말이 맞다

 

먹으니까 긴장이 싹 풀리는구나

 

그럼 다음엔 뭘 먹을까요?

 

[웃음]

 

[웃음]

 

[잔잔한 음악]

 

(세자검을 들거라

 

싫습니다

 

싫은 까닭이 무엇이냐?

 

[이언의 헛기침]

 

아니형님

 

이게 얼마 만에 편히 뵙는 것이옵니까?

 

이 소중한 시간에 왜 굳이 검술 익히자고

 

[세자의 힘주는 소리] [이언의 놀란 소리]

 

[이언의 아파하는 신음]

 

[이언의 아파하는 숨소리]

 

(이언형님

 

검을 쥐게 되면 언젠가는 사람을 베게 되지 않겠습니까?

 

제게 칼은 요리를 위한 것이면 족합니다

 

[거친 숨소리]

 

(세자세상이 언제 네 뜻대로 되었더냐? [흥미진진한 음악]

 

세상이 언제

 

우리 뜻대로 되었더냐? [이언의 놀란 숨소리]

 

[세자와 이언의 힘주는 소리]

 

(세자소중한 걸 지키려면

 

싫어하는 것도 감당할 줄 알아야지

 

[이언의 힘주는 소리]

 

언젠가 목검이 아닌

 

진검을 들고 [날카로운 효과음]

 

너 자신과

 

네게 소중한 것들을 지켜야 할 날이 올 것이다

 

[이언의 기합]

 

[거친 숨소리]

 

(이언그래도 전

 

진검은 들지 못할 거 같습니다

 

[살짝 웃는다]

 

[사람들의 비명] [쓱 베는 소리]

 

[긴장되는 음악] [오랑캐의 웃음]

 

[여자1의 비명]

 

[오랑캐의 기합]

 

[이언의 힘주는 소리]

 

[오랑캐와 이언의 힘주는 소리]

 

[오랑캐의 힘주는 소리]

 

[이언의 신음]

 

[이언의 아파하는 신음]

 

[오랑캐의 기합]

 

[긴장되는 음악]

 

[날카로운 효과음]

 

저하

 

[무거운 음악]

 

저하

 

(이언어찌하여 대피를 아니 하시고

 

이 녀석을 광교산까지 안전하게 데려가라

 

- (군사저하 -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 오랑캐들은 저하의 얼굴을 알지 못합니다

 

돌아가시는 길에 저들이 저하를 해칠 수도 있습니다

 

난 알아서 산성으로 향할 것이다

 

하지만 소인들은 저하를 뫼시고

 

(세자내 말 못 들었는가!

 

세자인 나의 명이다!

 

아니 되옵니다저하

 

이 아이는

 

내가 친형제보다 아끼는 내 아우니라

 

[차분한 음악]

 

내 목숨만큼 중히 여겨

 

(군사명심하겠습니다

 

아니 되옵니다저하

 

(이언저하저하아니 되옵니다!

 

저하!

 

[이언의 흐느끼는 숨소리]

 

저하싫습니다저하저하!

 

저하!

 

저하!

 

그간 강녕하셨습니까?

 

[긴장되는 음악]

 

[거친 숨을 들이켠다]

 

(이언저하!

 

(내관!

 

!

 

!

 

[흥미진진한 효과음]

 

(이언수령 장기완은 부정부패가 드러날 것이 두려워

 

어명을 받들어 지방관을 감찰하던

 

전임 어사 박무경을 살해하였소

 

[초조한 숨소리]

 

그리고 살해 정황을 덮기 위해 [긴장되는 효과음]

 

조운선을 침몰시켰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신이 떠오르자

 

그 시신을 유기하려 한 것이오!

 

결코 소인이 죽이지 않았습니다!

 

(이언직접 살해하지 않았어도 방조했거나 묵인했겠지 [긴장되는 음악]

 

명이다

 

지금 당장 봉고하고 관인을 압수하라!

 

(조이아니 되옵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이언넌 입 싸대기 기별 부인? [익살스러운 음악]

 

방득이잖아

 

[이언의 헛기침] - (팥순어사 나리! - (추한엄니

 

(팥순때맞춰 잘 와 줬구먼유

 

저희는 그만 돌아가겠습니다유

 

[팥순이 살짝 웃는다]

 

요 왈짜 기집? [조이의 아파하는 신음]

 

(이언무례를 밥 먹듯이 범하는 자로군

 

[흥미로운 음악]

 

그 손 거두어라

 

겁도 없이 관청 안에서 폭력을 쓰네?

 

내가 너무 늦은 것이 아니었으면 좋겠네

 

'정해년 윤 5 5'

 

기별을 허한다

 

[부드러운 효과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어사의 시체가 떠오르다니

 

(석기그게 충청도로 감찰 온 어사가

 

세곡 창고를 급습하여 조운선을 검거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증거를 없애기 위해

 

조운선은 침몰시키고 어사는 수장을 시켰는데

 

그랬으면 확실하게 처리를 했어야지

 

그런 얘기를 어째서 나한테까지 찾아와서 하는 게야?

 

포흠한 물건의 반을 떼어 드리지 않았습니까?

 

뒷배를 봐주시는 대가로

 

줬으면 박태서한테 줬겠지 왜 날 들먹이는가?

 

눈 가리고 아웅 하자는 것도 아니고

 

박태서를 이용해 원하는 걸 다 챙겨 가실 땐 언제고

 

(석기어찌 모른 척하십니까?

 

게다가 박태서는

 

대감의 아들이 아닙니까?

 

족보에도 없는 아들이 아들인가?

 

[]

 

[바람 소리 효과음]

 

[기완의 신음] [이방의 놀란 소리]

 

(이방뭐야이게? [사람들이 놀란다]

 

[사람들의 비명]

 

[기완이 탁 쓰러진다] [사람들이 의아해한다]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탕 쏘는 소리]

 

[바람 소리 효과음]

 

[사람들의 비명]

 

쫓아라살수가 있다!

 

(여자2) 아이고

 

[긴박한 음악]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자객의 힘주는 소리]

 

[긴장되는 효과음]

 

[탕 쏘는 소리] [바람 소리 효과음]

 

[소란스럽다]

 

[바람 소리 효과음]

 

[이방의 다급한 소리]

 

[다급한 소리]

 

- (조이어머님 저기 계시잖아요! - (추한아이

 

어머님은 이제 내가 아니라 당신이 지켜야 한다고

 

[조이의 거친 숨소리]

 

- (조이제발 철 좀 들어요! - (추한엄니

 

[추한의 신음]

 

[팥순이 흐느낀다]

 

(육칠나리

 

(조이나리! [말이 투레질한다]

 

오늘 단오를 맞아 저자에 난장이 벌어졌을 텐데

 

[아이들의 울음예고도 없이 역졸들이 끼어들었다간

 

부상자가 생길 수 있습니다

 

차라리 역졸들은 살수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저자로 통하는 길목을 막게 하시고

 

쫓는 건 몇 명만 하는 것이 어떠신지요

 

듣거라

 

(이언저자로 통하는 통로를 모조리 막고

 

살수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마을 성곽을 포위하라

 

누구도 다쳐선 아니 된다 알겠느냐?

 

(역졸들!

 

- (이언육칠구팔 - (구팔

 

(이언너희는 나와 함께 살수를 쫓는다 [육칠과 구팔이 호응한다]

 

(조이필요하시면 안내하겠습니다

 

제가 마을 지리는 훤하니까요

 

(이언안내하거라

 

여인의 걸음으로 어찌 쫓아다닐 셈이냐?

 

올라타거라

 

[흥미진진한 음악]

 

(이언이랴!

 

(석기그럼 최소한 어사 파견은 막았어야지요

 

[무거운 음악영상 대감의 안위를 위해서라도 막았어야지요!

 

(내가 조운선을 침몰시켰는가?

 

아니면

 

내가 어사를 죽이기를 했어?

 

내가 뭘 했기에

 

네놈이 감히 내 안위를 운운하며 겁박을 하는 것이야!

 

사고를 쳤으면

 

관련자와 목격자를 다 죽여서 결자해지를 하든지

 

홀로 자결을 해서

 

해결을 하든지 알아서 할 것이지

 

[승의 못마땅한 숨소리]

 

(석기도와주십시오영상 대감

 

(태서그놈은 사람 얼굴에 뭔 짓을 한 거야

 

이럴 바엔 차라리 죽여 버리든지

 

[놀란 숨소리]

 

[석기의 힘 빠진 숨소리]

 

[이언의 힘주는 탄성] [흥미진진한 음악]

 

[사람들이 저마다 놀란다]

 

(이언이랴!

 

[사람들의 놀란 탄성]

 

[바람 소리 효과음]

 

(이언 [말이 투레질한다]

 

[긴장되는 음악]

 

이리로 오십시오

 

- (구팔비켜비켜비켜 - (육칠비켜

 

(육칠길을 여시오!

 

(이언육칠구팔아

 

[육칠의 가쁜 숨소리여기서 소란을 피우면 위험하다

 

최대한 신중히 움직여야 돼

 

[육칠의 가쁜 숨소리가자

 

[바람 소리 효과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날렵한 효과음]

 

[사물놀이 연주가 들려온다]

 

(구팔아니놓친 거 아닙니까?

 

(육칠잡아야지이놈아

 

(이언골목을 다 막으라 했으니 멀리 가지는 못했을 것이다

 

[흥미로운 음악]

 

(조이잠시만요

 

[사물놀이 연주가 계속된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긴장되는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육칠의 놀란 탄성] []

 

[화살이 쉭 날아온다] (이언위험하다!

 

[사람들의 비명]

 

[새들이 지저귄다] [긴장되는 효과음]

 

(남자1) 아니뭐야? [사람들의 겁먹은 탄성]

 

뭐야?

 

[긴박한 음악] (육칠나리!

 

(역졸1) 쫓아라저쪽이다! [사람들의 놀란 탄성]

 

(육칠멈춰라!

 

[구팔의 짜증 섞인 숨소리]

 

- (육칠구팔이쪽으로 - (구팔

 

- (역졸1) 저쪽이다! - (육칠비키시오

 

(육칠비키시오비키시오

 

(육칠구팔아! [구팔의 놀란 소리]

 

[사람들의 놀란 탄성]

 

[구팔의 당황한 탄성]

 

(구팔!

 

멈추어라죽여선 아니 된다

 

(조이나리저기

 

[의미심장한 효과음]

 

[사람들의 놀란 탄성]

 

[자객의 신음] - (역졸2) 잡아라! - (역졸3) 잡아!

 

[흥미진진한 음악]

 

(육칠비키시오!

 

괜찮으냐?

 

?

 

 

[조이가 살짝 웃는다]

 

너의 기지 덕에

 

아무도 다치지 않고 살수를 체포할 수 있었구나

 

도움이 되었다니 제가 더 감사하지요

 

(조이게다가 나리께서는 제 삶을 되찾아 주셨잖습니까

 

[잔잔한 음악정말 감사했습니다

 

아니다

 

네 삶은 너 스스로 되찾은 것이다

 

너의 용기로

 

(이언오늘 일의 보상을 하고 싶으니

 

원하는 것이 있으면 말해 보거라

 

정말이십니까?

 

정말 그리해도 된다면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만

 

말해 보거라

 

제 동무 보리의 무덤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이언보리라면 그 주막집 처자 말이냐?

 

 

비록 시신이 태워져 찾을 길이 없지만

 

그 혼이라도 양지바른 곳에 묻어

 

넋을 달래 주고 싶습니다

 

(이언기별을 하여 이제 홀로 살아갈 길이 막막할 터인데

 

별단을 올려 포상을 할 수 있으니 가자를 받는 것이 어떻겠느냐?

 

가자요?

 

포상금 말씀이십니까?

 

[살짝 웃으며아닙니다

 

그러면 평생 후회가 될 것 같습니다

 

(조이힘들게 기별을 택한 것도

 

더 이상 후회하면서 살기 싫어서인데요

 

이젠 후회하면서 사는 것은 그만하렵니다

 

(육칠나리죄인을 압송할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구팔얼른 가시죠나리

 

[자객의 힘주는 소리]

 

내 너를 따로 심문하진 않겠다

 

(이언너는 체포됨으로써 임무에 실패했으니

 

어차피 너를 고용한 자들의 손에 죽게 될 것이다

 

또는 살인을 저질렀으니

 

내가 즉결 사형을 내리는 것도 방법이지

 

물론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다면

 

다소간 아량을 베풀 수도 있겠으나

 

네가 네 배후를 자복하지는 않을 것 아니냐

 

안 그런가?

 

[자객의 떨리는 숨소리]

 

아니 그런가?

 

[의미심장한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어이없는 숨소리]

 

[웅얼거리는 숨소리]

 

잘 생각해 보거라

 

네가 목숨을 걸고 지키려는 자들이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떨리는 숨소리]

 

[자객의 놀란 숨소리]

 

(이언하옥해라

 

(역졸들

 

[자객의 거친 숨소리]

 

일부러 말을 못 하는 자를 보냈군 [문이 탁 닫힌다]

 

[이언의 헛기침]

 

저들이 언제 또 살수를 보낼지 모르니

 

경계를 늦추지 말고

 

장계를 올렸으니 한양에서도 별도의 처분이 내려올 것이오

 

그때까지

 

그대들이 고을을 관리해야겠소

 

?

 

어사 나리께서 직접 맡으시는 게 아닙니까?

 

나는 충청좌도 일대를

 

전부 감찰하라는 어명을 받고 온 것이오

 

이 고을에 계속 머무를 순 없소

 

[아전의 아쉬운 숨소리]

 

많은 것이 엉망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자리를 지키고 책임을 다하시오

 

명심하겠습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작은 목소리로가자

 

한데 어사 나리

 

[헛기침]

 

오작인 말로는 살수의 화살이

 

초오의 뿌리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긴장되는 효과음]

 

[의미심장한 음악]

 

초오요?

 

그렇습니다

 

초오는

 

궐에서 쓰이는 약재가 아닙니까?

 

(아전예 보약의 으뜸이라고 하지요

 

하나 악용하면 독약의 으뜸이 되기도 하지요

 

독약의 으뜸이라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아전많은 사람들이

 

이 초오를 약초로 알고 있지만

 

이 초오는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독초가 되기도 합니다

 

[무거운 음악] [긴장되는 효과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세자등에 종기가 좀 나서 말일세

 

(이언어떤 약재를 썼는지요?

 

(의관초오를 사용하였사옵니다

 

(아전민간에서는 재배가 금지된 약초인 만큼

 

초오를 사용했다는 건 예사 머리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부디 몸조심하십시오

 

[문이 탁 열린다]

 

[문이 삐걱 닫힌다]

 

(육칠나리

 

얼른 다음 맛집으로 이동하시죠

 

(구팔) ♪ 다음 음식은 뭘까요 ♪ [흥미진진한 음악]

 

초오였다니

 

초오요?

 

그런 음식도 있습니까?

 

그거 맛있어요?

 

?

 

내가 이곳에 온 것이 신의 한 수였다

 

(이언서둘러야겠다

 

암행어사가 들쑤시고 다닌다는 소문이

 

남도 전체를 휩쓸기 전에

 

조운선의 이동 경로를 따라 추적할 것이다

 

나는

 

이 사건의 배후를 찾을 것이다

 

[구팔의 어이없는 숨소리]

 

[육칠의 한숨]

 

[문이 탁 열린다]

 

[구팔의 절망하는 숨소리]

 

(육칠구팔아

 

아무래도 맛집 탐방은 다음에 해야 되겠다

 

[구팔의 짜증 섞인 숨소리]

 

(구팔아이씨

 

진짜

 

(조이가구에도 기억이 묻는다는데

 

[새들이 지저귄다]

 

너희는 나를 잊으렴

 

[밝은 음악]

 

[팥순의 힘주는 소리]

 

뭘 싸 들고 나가는 겨?

 

맨몸으로 쫓겨나도 모자랄 판에

 

(팥순위자료까지 챙겨 가어림없다이것아

 

어머님 술 항아리 제가 어제 다 깨트렸어요

 

뭐여? - (조이어머님 미워서요

 

집 나간 며느리의 마지막 앙갚음입니다요

 

[헛웃음]

 

이게이게 아주 대놓고 지랄 굿을 하네?

 

(팥순그 귀한 약주를

 

왜 깨부수고 지랄이여이것아!

 

[짤랑대는 소리]

 

[코웃음]

 

어머님 편찮으셔도

 

저 사람 노름빚 때문에 약값 댈 돈 없어요

 

(조이그러니까 이걸로 술 잡숫지 마시고요

 

아껴 뒀다 언젠가 꼭 약값에 쓰세요

 

이게 어디서 시어미를 가르치려 들어?

 

끝까지 못돼 처먹은 년

 

(조이금주령 단속 언제 나올지 몰라요

 

술 담그지 마세요

 

네가 뭔 상관이여?

 

시방 남이라면서!

 

(팥순시방 이제 남이라면서

 

[한숨]

 

이 옴팡진 것아!

 

들어가세요 언제 배웅 한번 해 주셨다고

 

[팥순의 가쁜 숨소리]

 

(팥순? [코를 훌쩍인다]

 

너 진짜 그러면 안 되는 겨?

 

내가 다 용서할게

 

겉보리밭 한 마지기

 

중의 한 섬지기를 떼 주마

 

그냥 오래도!

 

귓구녕에 쇠심줄 박았냐!

 

안 들리나?

 

너 지금 어디로 가는 겨!

 

[짤랑대는 소리] [흐느끼며아유돈은 많구먼

 

이걸 어떻게 다 모았대

 

(조이떠나셨다고요?

 

벌써요?

 

사건이 난장판이 됐으니

 

한양에 보고할 것이 좀 많겠느냐

 

(아전서둘러 떠나셨다

 

하면 어사 나리께서 어디로 간단 말씀도 없으셨습니까?

 

[헛웃음]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

 

암행어사는 말 그대로 암행을 하는 분이니라

 

(아전행선지를 밝힐 리가 있겠느냐

 

그러시겠군요

 

[살짝 웃는다]

 

아무거나 포상 준다고 할 때 그냥 받을 걸 그랬나

 

(아전그것보다도 어사 나리께서 이걸 전하라 하셨다

 

이것이 무엇입니까?

 

[발랄한 음악]

 

(아전그곳을 찾아가 보라고 하시더구나

 

[긴장되는 효과음]

 

(남자2) 그 아낙잠시 대기

 

우덜이 그냥뭐 곱게 보내 줄 거 같아?

 

(남자3) 이혼이 시방 장난이여?

 

(남자2) 아니남녀가 말이여?

 

[우두둑거리는 소리] [아파하며아파요

 

[탁 밟는 소리] [남자3의 아파하는 탄성]

 

(남자2) 아휴

 

[퍽 때리는 소리] [조이의 힘주는 소리]

 

- (남자2) 아유 - (조이어허!

 

[유쾌한 효과음]

 

아유진짜

 

(남자2) 아유그냥 계집이 저리 억세 가지고

 

팔자가 아주 훤하구먼?

 

(남자3) 아유 그 어미의 그 딸이라더니?

 

어미도 청나라까지 끌려갔다 왔다면서

 

자결을 안 했다잖여

 

[애잔한 음악] (남자2) 우덜 고을의 수치여수치

 

!

 

친구야

 

그동안 사느라 애썼다

 

애썼어

 

[훌쩍인다]

 

[잔잔한 음악]

 

[한숨]

 

[새들이 지저귄다]

 

(여자3) 저기

 

(여자4) 아휴

 

가는 겨?

 

(여자5) 아가

 

이게 뭐예요?

 

(여자5) 능소화 씨앗이여

 

양반님네들 마당에만 심는

 

아주 귀한 꽃인디

 

이 꽃이 상징하는 바를 혹시 아는고?

 

명예

 

영천의 하늘도

 

이 꽃이 피는 걸 막지 못했다고 하니라

 

어디서든 꺾이지 말고

 

지지 말고 살기를 응원하마

 

[여자5가 훌쩍인다]

 

잘 가거라

 

고맙습니다 - (여자5) 

 

[잔잔한 음악]

 

(여자3) 조이야!

 

그간 고생혔다살펴 가!

 

(여자4) 잘한 선택이여!

 

절대 돌아오지 말고

 

나비처럼 훨훨 날아가 잘 살아!

 

[숨을 내뱉는다]

 

[반짝이는 효과음]

 

[흥미진진한 음악]

 

"천하대장군 지하대장군"

 

(기생나리또 뵙습니다 [남자들이 인사한다]

 

들어가세요

 

(양반1) 아유비켜 봐

 

[양반1의 가쁜 숨소리]

 

[양반1의 웃음] (양반2) 말종이 잔치를 연다더니

 

(양반1) 내가 잡았다

 

(양반2) 새삼스럽게 잔치는 무슨

 

일 년 열두 달이 잔치 아닌가

 

이번엔 명분이 있다는 게 다른 거지

 

명분?

 

(양반1) 태서가 회취법에 성공하지 않았는가

 

[양반1의 웃음]

 

(양반2) 회취법이면

 

은광석에서 순은을 분리하는 기술이 아닌가

 

정말인가?

 

[웃으며축하하네축하허이!

 

(양반1) 그 귀한 은 추출법을 천시해 버린 임금의 안목이라니

 

태서가 임금보다 훨씬 낫지 않은가

 

(양반2) 낫고말고

 

이제 조선을 손에 쥐는 건 시간문제겠어

 

[양반2의 웃음]

 

참 한심하지 않은가?

 

왕이라는 자가

 

[새가 지저귄다]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태서창덕궁에 앉아 그저

 

자기 자리만 보존하려 애쓰고 있으니

 

[양반1이 숨을 카 내뱉는다]

 

아버님여긴 어인 일이십니까?

 

[양반들의 놀란 숨소리]

 

[무거운 음악]

 

(다들 그대로 있거라

 

구경꾼들이 많아야

 

내가 모욕을 줄 맛이 나질 않겠느냐

 

아버님 - (닥쳐라!

 

(행여라도 이놈한테 빌붙어

 

콩고물이라도 얻어먹을 요량인 천치들이 있다면

 

방금 본 장면을 참고하여라

 

(태서

 

아버님

 

[태서의 가쁜 숨소리아버님

 

아버님

 

네깟 놈을

 

그래도 쓸모 있지 싶어 부린 내가 천치였다

 

어인 말씀이신지 저는 영문을

 

도둑질을 시켰으면 숨소리도 남기지 말고 했어야지

 

(처먹고 설거지도 안 한 멍청한 네놈 덕에

 

남도의 곳간이 털렸다는 소문이 사방팔방 돌고 있으니

 

내 손으로 네놈을 파묻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

 

(태서아버님

 

아버님을 위해

 

아버님이 시키는 일이라면

 

뭐든 한 것뿐이온데

 

뒤탈 없이 처리하라고 하질 않았어!

 

[무거운 음악]

 

암행어사 하나는 살해됐고

 

치부책은 오리무중이라지

 

(홍문관 출신 후임 어사가

 

이제 네놈 뒤를 쫓을 것이야

 

내 생각을 말해 주랴?

 

이참에 네놈이 다 뒤집어쓰고

 

어사에게 쓸려 가 세상에서 사라지면 좋겠구나

 

[헛웃음]

 

태서야

 

[무거운 음악]

 

아비를

 

실망시키지 말거라

 

아들아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아버님

 

[긴장되는 음악]

 

일어나!

 

당장 가서 파견 나온 암행어사를 죽여 버려라

 

암행어사가 누군지 어떻게 찾습니까?

 

그게 암행어사든

 

암행어사 같은 놈이든

 

전부 죽이면 될 것 아니냐

 

어사가 임무를 마치고

 

한양으로 되돌아왔다는 소문이 들리면

 

네놈들은 전부 죽은 목숨이다

 

[남자4의 기합] [말 울음]

 

(이언

 

[새들이 지저귄다]

 

[발랄한 음악] [이언이 입바람을 후 분다]

 

(육칠아니 이 귀하디 귀한 가래떡을

 

왜 불태우고 그러십니까? [이언이 입바람을 후 분다]

 

(구팔그러니까요

 

이거 당장 쪽쪽 빨아 먹어도 모자랄 판인데

 

(이언어허

 

이렇게 구우면 겉은 바삭해지고 속은 쫄깃해져

 

더욱 풍미가 살아난대도

 

이 정도면 잘 구워졌군

 

개화골에서 받은 홍시 좀 꺼내 보거라

 

홍시요?

 

[봇짐 뒤적이는 소리]

 

[이언의 힘주는 소리]

 

- (구팔여기 - (이언어허

 

(이언

 

[구팔과 육칠의 놀란 탄성]

 

다디단 홍시를 왜

 

[구팔의 안타까운 탄성]

 

[쪽쪽 빠는 소리]

 

(이언

 

 

[이언의 기대하는 탄성] [육칠이 질색한다]

 

[이언의 음미하는 탄성] [육칠의 놀란 탄성]

 

[이언의 만족하는 숨소리]

 

[웃음]

 

(이언

 

(육칠?

 

[육칠의 내키지 않는 소리]

 

[구팔의 웃음]

 

[구팔이 육칠을 탁탁 친다]

 

[육칠의 놀란 소리]

 

거봐라

 

내가 오죽 미식에 도가 튼 사람이냐

 

맛있을 거라고 했지?

 

(이언홍시는 소화에도 좋고

 

(육칠) [이언을 흉내 내며] '홍시는 소화에도 좋고'

 

[이언이 계속 말한다] '숙취에도 탁월하며…' 또 가르치시기 시작하셨다

 

과거 급제한 홍문관 관리라니

 

그 문장 안에 든 모든 단어가 다 재수 없지 않습니까?

 

[육칠과 구팔의 웃음] (이언얼마나 좋은지

 

[육칠이 이언을 흉내 낸다]

 

(이언돌이나 씹어라 이 고얀 놈들아!

 

'돌이나 씹어…'

 

 

(구팔이 홍시도

 

세자 저하께서 좋아하시던 간식입니까?

 

?

 

 

[구팔의 난감한 숨소리]

 

[쓸쓸한 음악]

 

[구팔의 헛기침]

 

세자 저하께서 떠나신 지도

 

벌써 1년이 넘었네요

 

떠나시긴

 

지금도 자주 뵙느니라

 

매일 밤 잠에 들면

 

내가 세자 저하 외에 달리 누구 꿈을 꾸겠느냐?

 

(어린 이언형님!

 

[어린 이언의 웃음]

 

[어린 세자의 힘주는 소리]

 

(어린 세자내 옆엔 네가 있었지

 

[오랑캐의 기합]

 

[오랑캐의 힘주는 소리]

 

[이언의 신음]

 

[오랑캐의 기합]

 

(이언전쟁 속에서 나를 구하신 것도 저하셨다

 

(세자이 아이는

 

내가 친형제보다 아끼는 내 아우니라

 

(이언볼모로 가신 청에서 9년 만에 조선에 돌아오셨을 때도

 

저하는 제일 먼저 나를 찾으셨다

 

 

저하

 

(이언내가 먼저셨지

 

[바람이 살랑 분다]

 

저하께서는

 

나를 지켜 주셨다

 

하지만 난

 

그러지 못하였구나

 

[한숨]

 

(이언한숨 잘 테니 한 식경 뒤에 깨워 다오

 

오늘 내로 고개를 넘어야 할 터이니

 

(육칠다음 행선지는 정하셨습니까?

 

조운선에 실려 있던

 

[흥미로운 음악세곡의 출처인 공진창으로 갈 것이다

 

[새들이 지저귄다]

 

(조이포구로 가려면 이쪽이 맞는데

 

[잔잔한 음악]

 

[반짝이는 효과음]

 

(보리기별을 허면 그다음엔 어쩔 겨?

 

(조이한양으로 갈 거야

 

포구에 가면 한양으로 가는 큰 배가 있다고 들었어

 

한양에는 양반 댁이 많을 거 아니야

 

마님들 상대로 옷을 지어 드리면 돈을 벌 수 있을 거야

 

내가 옷 짓는 솜씨가 좀 있잖아?

 

[조이의 웃음]

 

(보리기냥 기별 같은 거 허지 말고

 

쪼께 참고 살믄 안 돼야?

 

(조이아니그건 싫어

 

적어도 지금처럼은 살고 싶지 않아

 

그리고 무엇보다

 

엄마를 찾고 싶어

 

[보리의 웃음]

 

[살짝 웃는다]

 

근데 보리야

 

[익살스러운 음악]

 

나 새 출발을 하기도 전에

 

길을 잃어버린 거 같아

 

[무거운 음악] (남자4) 이랴!

 

[긴장되는 음악] [남자4의 힘주는 소리]

 

[남자4의 힘주는 소리]

 

이랴!

 

[새들이 지저귄다] [이언의 힘주는 소리]

 

[익살스러운 음악]

 

[육칠의 가쁜 숨소리]

 

[육칠의 힘겨운 숨소리]

 

(육칠나리

 

아무리 생각해도 이 길은 아닌 거 같습니다 [구팔의 힘겨운 신음]

 

[육칠의 짜증 섞인 숨소리]

 

이게 어디 사람 가는 길입니까황천 가는 길이지

 

사람이 다니는 길로 다니다 보면

 

호랑이

 

[이언의 힘겨운 숨소리]

 

호랑이한테 잡혀가기 십상이니라

 

방향은요?

 

방향은 확실히 아는 거 맞죠지금?

 

(이언걱정 말 거라

 

여기여기만 넘어가면 길이 보일 것이다

 

[유쾌한 음악]

 

이 길이 아닌가 보구나

 

[이언과 육칠의 놀란 탄성]

 

[구팔의 놀란 소리]

 

[이언 일행의 놀란 탄성]

 

[이언 일행의 비명]

 

[이언 일행의 신음]

 

[이언 일행의 신음]

 

[이언의 힘겨운 신음] [저마다 콜록댄다]

 

[이언의 힘겨운 탄성]

 

[이언 일행의 힘겨운 숨소리]

 

[이언의 거친 숨소리]

 

[이언의 힘없는 신음] [구팔의 힘겨운 신음]

 

[풀벌레 울음]

 

[산새 울음]

 

[신비로운 음악]

 

[조이의 가쁜 숨소리]

 

[놀란 숨소리]

 

(조이?

 

[개구리 울음]

 

우와보리야

 

여기 서낭당이 있어신기하지?

 

누가 불도 켜 놨네?

 

[산새 울음]

 

[음산한 음악]

 

[음산한 효과음] [푸드덕거리는 소리]

 

[산짐승 울음] [긴장한 숨소리]

 

[어색한 웃음]

 

그래

 

괜히 헤매는 것보단 여기서 쉬어 가는 게 낫겠다

 

서낭당 앞이면 신령님들이 보살펴 주시겠지

 

잠깐 실례하겠습니다

 

[살짝 웃는다]

 

[살짝 웃는다]

 

(조이와 이게 다 사람들의 소원이라니

 

다들 간절하구나

 

[차분한 음악]

 

[의미심장한 효과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삐걱] [사람들이 시끌벅적하다]

 

(여자4) 나비처럼 훨훨 날아가서 잘 살아!

 

(여자5) 어디서든 꺾이지 말고 지지 말고 살기를

 

[아이들의 웃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밝은 음악네 삶은 너 스스로 되찾은 것이다

 

[반짝이는 효과음너의 용기로

 

[산새 울음]

 

[놀란 숨소리]

 

[산새 울음?

 

왜 내가 방득이 생각을

 

미쳤어미쳤어

 

아유잠자리가 사나워서 그래이거

 

(조이눕자누워아주 등을 쭉 펴야지

 

미쳤나 봐

 

이런 사람이 아닌데내가 [힘주는 소리]

 

[힘주는 숨소리]

 

[산새 울음]

 

[바람이 휭 분다]

 

(이언찾았다!

 

[익살스러운 음악]

 

[구팔의 웃음찾았어찾았어

 

[함께 웃는다]

 

[이언의 기쁜 웃음]

 

(구팔우리 나리가 길치여서 다 같이 죽을 뻔했는데

 

살았구먼요살았어

 

(육칠우리 길치가 나리만 아니었어도

 

확 죽여 버릴 뻔했는데 살았습니다살았어

 

[육칠과 구팔의 웃음] (이언살았구나살았

 

?

 

살았으면 된 거 아닙니까?

 

- (육칠구팔아뛰어 - (구팔

 

(이언이놈들이게 섰거라!

 

이놈들거기 안 서는가 [육칠과 구팔의 다급한 소리]

 

- (육칠구팔아뛰어 - (구팔

 

(이언게 멈추지 못하겠느냐!

 

[이언의 비명]

 

(조이뭐야어디야누구야?

 

뭐야뭐야?

 

[이언의 아파하는 숨소리]

 

[익살스러운 음악]

 

너는?

 

방득

 

[헛기침]

 

어사 나리?

 

[유쾌한 효과음]

 

[살짝 웃는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그러니까 여기서 자고 있었단 말이냐?

 

(이언혼자?

 

길을 분간할 수가 없어 잠시 쉰다는 게

 

(조이너무 노곤했는지 잠이 들어 버려서

 

암튼 송구합니다

 

괜찮으십니까?

 

(육칠아무리 노곤하시더라도?

 

산속에서 잠이 드시면 어떻게 합니까?

 

산도적이나?

 

산짐승이라도 마주치면 화를 당하실 텐데

 

(구팔그 난리 끝에 겨우 기별해 놓고는

 

객사라도 당하면 어쩌려고

 

이런 으슥한 서낭당 아래에서 잠을 자요 그래

 

(조이

 

보리의 무덤을 만들어 주셔서

 

(이언그래서낭당!

 

[살짝 웃는다]

 

그래서였구나

 

(조이?

 

(이언

 

모르느냐?

 

(육칠뭐가또 뭐가요?

 

(이언이러니 내가 너희들을 가르치려 들지 않을 수가 있겠느냐

 

(구팔왜요우리가 또 뭘

 

[흥미로운 음악] (육칠예 또 저희가 무얼 모릅니까?

 

예로부터 기별한 여인이

 

(이언서낭당 앞에 서 있으면

 

[이언의 비명]

 

[놀란다그 앞을 지나가다 처음 마주친 사내가

 

[의미심장한 효과음그 여인을 데려가 처로 삼아야 한다는 제도가

 

조선에 있느니라

 

이를 '습첩'이라 하는데

 

- (함께습첩? - (이언

 

마주친 사내가 총각일 경우에는

 

기별 부인과 혼인을 치르게 되는 것이고

 

사내가 기혼자일 경우에는

 

기별 부인이 그 사내의 첩이 되는 것이다

 

(구팔그런 게 있었구나

 

(조이맞아

 

알아요나도 들어 본 적 있어

 

(육칠혹시 그러면

 

개가를 하기 위해 기다리시던 겁니까?

 

(조이?

 

아니개가는 무슨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니라니까 난 그냥 쉬고 있던 거야

 

습첩은 생각도 안 해

 

기별 문서도 아직 안 말랐는데 개가는 무슨

 

하긴

 

그리고 습첩 그거야뭐 안 지켜도 그만 아니겠습니까?

 

(이언어허강상죄가 지엄하거늘

 

풍속을 위반하면

 

의금부에 끌려가 장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

 

아휴그렇게나 엄중합니까?

 

(조이그건 몰랐네

 

(구팔역시 법이 무섭긴 무서워요그렇죠? [조이가 호응한다]

 

(육칠아휴장형

 

아유그래도 지금껏

 

아무도 안 지나갔으니 다행이지 뭐야

 

(육칠잠깐만 여태껏 아무도 안 지나갔으면

 

우리가 처음이네요? - (조이

 

이언 나리가 엎어지면서 처음 마주친 거예요?

 

(조이 [흥미로운 음악]

 

(구팔

 

그럼 처음 만난 사내가 서방이 된다고

 

- (구팔아까 이언 나리가 얘기… - (육칠그게 아니라이놈아

 

(육칠내 말은

 

아니그럼 이언 나리가 뭐?

 

이렇게

 

이언 나리한테 개가라도 해야 된다는 거야뭐야?

 

그게 그렇게 되는구나 아미안합니다

 

(육칠뭔 헛소리를 해대는 거야참 나 [구팔의 웃음]

 

[함께 웃는다]

 

이놈이 정신이 나갔나 봐요

 

[저마다 웃는다]

 

(이언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구나

 

[함께 웃는다]

 

[함께 웃는다] (육칠아유

 

아이고배야아이고배야 [구팔의 웃음]

 

[이언의 웃음] (조이너무 웃겨진짜 웃겨

 

[함께 놀란다]

 

깜짝이야

 

[산짐승 울음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흥미로운 음악] (이언내가 뭐 잘못한 거 있나?

 

습첩이라니습첩이라니

 

[이언이 중얼거린다]

 

그러니까

 

(조이못 본 걸로 해 주세요

 

(이언아니 세상에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안 됩니다 - (이언하필이면 내가 왜

 

(이언어찌 이렇게

 

(조이다시 시집갈 수 없습니다

 

[이언이 부정한다제발제발 못 본 거로 해 주세요

 

(이언처음 본 사람이 아닐 수도 있잖아

 

- (이언아닐 수도 있지 - (조이습첩은 무효

 

[이언이 부정한다] (조이시집 안 돼

 

(이언이건 무효지무효그래 [조이가 간절히 기도한다]

 

무효요무효

 

[한숨]

 

저거를 도대체 몇 번을 반복하는 거야진짜

 

제 기도를

 

없던 일로 하고 우린 못 본 걸로 합시다어떻소?

 

(구팔여기 다 봤는데 어떻게 그런 거짓말을 합니까요?

 

아까는 무슨

 

'어허강상죄가 지엄하여'

 

[익살스러운 음악] '풍속을 어기면 의금부에 끌려가 장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

 

그랬잖아요

 

(육칠게다가 나랏밥을 먹는 관리가 말이야

 

법을 어기면 쓰나

 

혼잣말을 했습니다

 

혼잣말을 듣고 그러십니까?

 

[한숨]

 

(조이안 됩니다그건… [이언의 한숨]

 

왜 나야?

 

왜 넌 거기 누워 있어 가지고

 

[놀란 숨소리]

 

(조이아니저라고 여기 있고 싶었겠습니까?

 

길을 헤매 잠시 휴식을 취한 것인데

 

그리고 잠이 드는 바람에

 

나리께서 오시는 소리도 못 들었단 말입니다

 

[산새 울음]

 

하면

 

나리께서는 왜 하필 서낭당 앞으로 오셨습니까?

 

여기 산길이 이렇게 사방으로 뚫려 있는데

 

제 다리는 왜 밟고 넘어지신 건데요?

 

잠들어 있는 사람한테

 

소리치면서 돌진하신 게 누구입니까?

 

아니그거는

 

[헛기침]

 

그래네 다리를 밟은 건 미안하게 됐다

 

(이언그렇지만그렇지만

 

나는 혼인할 생각이 없단 말이다!

 

[익살스러운 음악]

 

[이언의 멋쩍은 숨소리]

 

내가 장가를 들지 않으려고

 

그 싫어하는 과거까지 억지로 친 사람이다

 

할머님께서

 

장가를 가든 과거를 치든 둘 중의 하나는 하라며

 

엿새 동안 식음을 전폐하고 드러누우시는 바람에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두 가지 일 중에

 

그나마 차악인 하나를 한 것이다

 

그건 그랬지

 

(구팔맞아맞아

 

(이언그러니 알겠느냐?

 

내게 있어 세상 가장 끔찍한 최악의 일이 무엇인지

 

[안도하는 숨소리]

 

[흥미로운 음악그럼

 

저에게 가장 최악의 일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억지로 한 결혼보다

 

(조이간신히 한 이혼보다

 

조금도 설레지 않는 오만하고 이기적인 남자한테

 

개가하는 것입니다!

 

오만하다고 했나요?

 

(구팔이기적이라고도 했어요

 

(이언오냐알았으니

 

두 번 다시 보지 말자

 

저희가 다시 볼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요?

 

- (이언내 말이 그 말이다! - (조이제 말이 그 말입니다요!

 

[날렵한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조이의 신음]

 

- (구팔나리나리어사 나리 - (육칠나리나리

 

[육칠과 구팔의 신음]

 

(구팔아유

 

[구팔과 육칠의 긴장한 숨소리]

 

[긴장되는 효과음] [무거운 음악]

 

[도적들의 웃음]

 

[도적들의 환호]

 

- (구팔나리 - (육칠어어

 

[구팔의 겁먹은 탄성]

 

(도적1) 아유가만있어

 

움직이면 다 죽는 겨

 

[조이의 긴장한 숨소리]

 

저것들 등에 있는 봇짐은 다 수거하고 [흥미로운 음악]

 

이 끄내기 같은 걸로다 묶어

 

(도적들!

 

[도적들의 웃음] (이언뭐 하는 놈들이냐?

 

(도적2) 오매성깔 봐

 

진짜

 

[조이의 힘주는 소리] [도적2의 신음]

 

[도적2의 힘겨운 신음]

 

뭔 계집이 힘이 이렇게 세디야?

 

사내보다 곱절은 하겄네

 

[조이의 놀란 숨소리]

 

(조이이분이 누군지 아시오?

 

[긴장되는 음악]

 

이분으로 말할 것 같으면 그

 

[흥미로운 음악] (도적1) 누구긴 누구여?

 

네 서방이겄지

 

(함께아니오!

 

(도적1) ?

 

아니긴 뭐가 아니여?

 

서낭당 앞에서 습첩이 어쩌고 하는 거 다 들었는디

 

나만 들은 겨?

 

- (도적3) 들었슈 - (도적4) 다 들었슈

 

(도적5) 우리가 증인이구먼

 

(육칠저도 들었습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도적1) 봤제?

 

여기 보고 들은 눈이 몇인디 어디서 발뺌을 햐?

 

내가 말이여 [흥미로운 음악]

 

습첩 한 부부답게 합장해 줄 텐께

 

어여 묻고 가자아휴

 

(도적들!

 

[도적6의 웃음] (도적1) 아유

 

[긴장되는 음악] [연장 내려놓는 소리]

 

(이언과 구팔) - 네 이놈들! - 잠시만요형님어떻게 좀

 

- (육칠가만히 있었습니다 - (구팔아니요잠깐만

 

(이언놓지 못하겠느냐!

 

(조이이거 놓으시오!

 

[웃음]

 

[삽질하는 소리] [도적1이 낄낄댄다]

 

[흥미로운 음악]

 

[조이의 힘주는 소리]

 

[이언의 힘주는 소리]

 

(조이아이

 

그냥 암행어사라고 불어 버리는 게 낫지 않습니까?

 

아니 된다 그랬다가 수사에 차질이 생겨

 

(육칠아니언제부터 사명감이 그리 투철하셨습니까?

 

다 죽게 생긴 마당에

 

(구팔마패 꺼내서 확 호통치세요빨리

 

(이언함부로 신분을 드러내선 안 돼

 

- (이언배후를 찾으려면… - (육칠일단 신분을 밝힌 다음

 

(육칠그다음에 찾으면 되지 않습니까?

 

(이언그럴 거면 신분을 왜 숨기고 암행을 하겠느냐?

 

(남자4) 어이!

 

[무거운 음악]

 

형님!

 

식사는 하셨슈?

 

큰애는 좀 어때?

 

아휴무지하게 잘 커요

 

[웃음]

 

근데 거기서 뭐 하는 거야?

 

(도적2) 구덩이 파요 저것들 묻으려고

 

(도적1) 

 

서낭당서 습첩 한다고 지랄하고 있길래요

 

그냥 봇짐이나 털라고요

 

근데 형님은 이렇게 깜깜한데 어디 가셔유?

 

저번처럼 어사라도 잡으러 가유?

 

[도적1의 웃음]

 

(남자4) 입방정 떨지 말고 잘 좀 덮어!

 

[흥미로운 음악장마에 시체 나오게 하지 말고

 

다니다 상단서 도망친 애들 보이면 잘 끌고 오고

 

가자

 

(남자들

 

(도적1) 욕보셔유

 

(도적2) 아유

 

- (도적2) 왜 이렇게 무겁냐? - (도적7) 아유진짜

 

[도적2의 힘겨운 숨소리]

 

[도적7의 힘겨운 신음]

 

[도적들의 가쁜 숨소리]

 

- (도적7) 다 됐슈 - (도적1) 

 

[도적들의 가쁜 숨소리]

 

[이언 일행의 신음]

 

[이언 일행의 힘겨운 신음] [무거운 음악]

 

(조이아유 [육칠의 힘겨운 탄성]

 

[조이와 이언의 힘주는 소리]

 

- (조이아이씨 - (이언괜찮으냐?

 

괜찮아 보이십니까?

 

- (구팔여기도 안 괜찮거든요? - (육칠!

 

[삽질하는 소리] (구팔아이고

 

(육칠진짜로 파묻을 거 같습니다

 

[육칠의 놀란 숨소리]

 

이제 어쩐다요 뭐라도 좀 해 보셔요!

 

[삽질하는 소리] (육칠아이고아이고

 

세상에 대책도 없는 우리 나리 때문에

 

장가도 못 가고 뒈져 버리게 생겼네

 

'우리 나리'는 무슨 '우리 나리같은 소리 하고 있네

 

지금 죽게 생겼는데 무슨 '우리 나리'?

 

나리 잘못 만나 갖고 우리가

 

네가 아직 어려서 그렇지 장가를 못 가고 죽으면

 

나리는 무슨 나리는

 

장가를 못 가고 죽는다고인마! [구팔이 말한다]

 

(이언조용히 좀 해라 생각 좀 하게!

 

[흙 떨어지는 소리]

 

[삽질하는 소리]

 

[놀란 숨소리]

 

이보게

 

[조이의 한숨]

 

이보시오!

 

[푸푸거린다]

 

[도적들의 놀란 탄성]

 

[도적들의 비명] [뛰는 발소리]

 

[흥미로운 음악]

 

(조이뭘까요?

 

내 불호령이 그렇게 두려웠나?

 

호랑이호랑이가 나타난 것 같습니다

 

- (육칠호랑이 - 아니야짐승 소리는 안 들렸어

 

그럼 대체 뭐예요?

 

더 무섭게 왜들 그래요?

 

일단 여기서 나가야겠다 줄부터 끊자

 

내 도포 안쪽에 손이 닿겠느냐?

 

[익살스러운 음악]

 

네가 해야겠다

 

내 도포 안쪽에 손을 넣으면 유척이 있을 것이다

 

서둘러라

 

시간이 없다어서 끄집어내거라

 

[한숨]

 

하면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이언의 신음] [조이의 힘주는 소리]

 

[조이의 힘주는 소리]

 

잡았어잡았어잡았어 [이언의 신음]

 

잡았다 [힘주는 소리]

 

[이언의 거친 숨소리]

 

(이언만약을 대비해서 개조해 놓았지

 

열어 보거라

 

(조이

 

[놀란 탄성] (이언그래그래

 

역시이 자식들아

 

세상 제일 쓸데없는 걱정이

 

우리 이언 나리 걱정이시다 이 자식들아 [툭 끊어지는 소리]

 

(구팔내 말이역시 우리 나리가

 

무방비일 리가 없구먼 그렇죠나리? [이언의 힘주는 소리]

 

[이언의 가쁜 숨소리] - (이언괜찮으냐? - (조이괜찮습니다

 

어서 가자

 

(구팔나리

 

우리우리

 

[익살스러운 효과음

 

내가 왜너희들 나리도 아니라면서?

 

아파요

 

(구팔에이나리한 번만

 

[헛구역질한다]

 

원수 같은 것들

 

[이언의 힘주는 소리]

 

(육칠됐어됐어됐어

 

됐어됐어

 

(구팔앗싸!

 

[이언의 거친 숨소리]

 

아유아유 [조이의 힘주는 소리]

 

[육칠의 힘주는 소리] (육칠들어!

 

[유쾌한 음악] [육칠의 신음]

 

(구팔엄마야 [이언의 힘주는 소리]

 

[힘겨운 신음]

 

[육칠의 힘주는 탄성]

 

[구팔의 힘주는 소리]

 

[구팔의 힘겨운 신음]

 

[비장한 숨소리]

 

[조이의 힘주는 소리]

 

(구팔아유

 

[조이의 힘주는 숨소리]

 

[힘주는 소리]

 

(조이아유! [힘겨운 숨소리]

 

[조이의 가쁜 숨소리]

 

[한심한 숨소리]

 

[조이의 힘주는 소리]

 

어서 잡으십시오

 

[조이의 가쁜 숨소리]

 

잡으세요어서

 

[조이의 힘주는 소리]

 

올라오십시오

 

[조이와 육칠의 힘주는 소리]

 

어서요

 

[힘주는 소리] [육칠의 힘주는 소리]

 

[육칠의 힘주는 소리]

 

(구팔누님

 

[구팔의 힘주는 소리]

 

[육칠과 조이의 힘주는 소리]

 

[구팔과 육칠의 가쁜 숨소리]

 

(육칠뭔 아귀힘이 사내보다 셉니까?

 

(구팔아니우리 나리 손은 그냥 고사리였네고사리

 

(조이아니물 긷고 빨래하고 밭 매고 살림해 봐

 

아귀힘이 절로 늘지

 

살림이 그런 거였어요?

 

이것들아그만 떠들고 나도나도!

 

[유쾌한 음악] [줄을 탁 잡는다]

 

[조이의 힘주는 숨소리]

 

(조이

 

[이언의 신음]

 

[힘겨운 신음]

 

[바람 소리가 들린다]

 

[긴장되는 음악] [이언의 힘주는 소리]

 

[이언과 조이의 힘주는 소리]

 

[이언의 힘주는 숨소리]

 

[이언과 조이의 놀란 탄성]

 

[놀란 탄성]

 

아유!

 

[음산한 효과음]

 

[육칠의 겁먹은 탄성]

 

- (육칠! - (구팔나리나리

 

- (이언왜 그래? - (구팔저거저기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이언?

 

- (육칠저기 - (조이어디?

 

[음산한 효과음] [긴장되는 효과음]

 

[이언의 놀란 탄성]

 

[유쾌한 음악]

 

(도수어사 하나 깨끗하게 처리를 못 해서

 

다 들키게 생겼네?

 

(조이내 어머니도 환향녀이십니다 [탁 자르는 소리]

 

뭐든 돕고 싶어요

 

(비령상단과 결탁된 무뢰배들이 마을을 장악하고 있어

 

법이 통하지 않는 곳이기도 하고요

 

(육칠완전히 미친놈들입니다요

 

(이언무조건 확실한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

 

(말종이쁜이너는 어디서 왔어?

 

(광순이런 년은 확실히 손을 봐야 됩니다

 

(이언내 부인을 모욕하지 말거라

 

(태서누구냐? '우덜 같은 놈'은 아닌가 본데?

 

(말종너 뭐여? [이언의 기합]

 

너 뭐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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