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온 4
야, 기선겸
(이 코치) 너 어디 가, 야, 인마!
- (이 코치) 야! - (정도) 쟤 왜 저래
[규덕이 거친 숨을 내뱉는다]
(기자1) 기선겸 선수, 몸이 안 좋은 겁니까?
스캔들과 관련이 있습니까?
저, 혹시 소문이 사실입니까?
(기자2) 왜 안 뛰는 겁니까?
못 뛰겠어서요
저 동료 후배들을
폭행했습니다
[기자들이 웅성거린다] (기자3) 폭행이래
(기자1) 인정한 거야?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통역해 줄 거예요?
[혼잣말로] 아, 미쳤나 봐, 진짜
[영어] 전 달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미주) 왜냐하면…
동료 선수들을 폭행했기 때문입니다
[외신 기자들이 웅성거린다]
[우식의 당황한 숨소리]
[한국어] 보도 자료 따로 드리겠습니다
예, 오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예
(현진) 고맙습니다
(미주) 기자들 안 따라오네요?
곤란해하는 중이겠죠
온갖 정재계 인사들 다 모여 있는데
누구 눈치 봐야 될지
안 무서워요?
돌은 시원하게 던졌고
맞아서 아픈 사람이나 많았으면 좋겠네요
[명필의 웃음]
(명필) 자식 농사는 어느 집이나 어려운가 봅니다, 의원님
[명필의 웃음]
[정도의 웃음]
(정도) 부자지간에 대화가 부족했던 모양입니다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이게 정식 경기였으면 완전 실격이지
(명민) 누구 선수께서 안 뛴 덕에
DQ가 아니라 DNF잖아
뭘 좀 알고 지껄여
D… D 뭐?
스타트 룰 지킨 거라 실격 아니라고, 그저 안 뛴 거지
이런 상황에서도 룰은 지킨다 이거지?
[다가오는 발걸음] 하, 진짜 기도 안 차서
(지현) 그…
[헛기침하며] 괜찮으십니까, 대표님?
실장님, 가서
기자들 전자 기기 가리지 말고 물 뿌리세요, 얼른요
너무 저급해요?
어떡해
[의미심장한 음악]
(기자1) 김우식 선수 맞죠?
혹시 기선겸 선수가 말한 후배가
김우식 선수입니까?
(기자2) 기선겸 선수한테 폭행당한 겁니까?
아니에요, 선배님 저한테 그럴 분 아닙니다
(기자1) 여기서 다친 사람이 한 명인데 [카메라 셔터음]
혹시 보복이 무서워서 함구하는 겁니까?
아닙니다
그게 아니라…
- 사실은 그게요 - (이 코치) 잠시만요, 잠시만요
(이 코치) 우식아
[이 코치가 말한다] - (감독) 데려가, 데려가 - 감독님, 저…
- (감독) 응, 먼저 들어가 - (규덕) 가자, 다리 아프잖아, 가자
(이 코치) 들어가 있어, 응?
(기자들) 김우식 선수
- (기자1) 김우식 선수 - (이 코치) 기자님
- (기자1) 얘기 마저 하고 가지… - (이 코치) 감독님이랑 얘기하시죠
(규덕) 야, 입 닥쳐
너 때문에 훈련 죽사발 난 거 안 보여?
(기자1) 기선겸 선수 폭행 어떻게 된 겁니까?
폭행이 아니라
어, 단순히 기합을 좀 준 겁니다
김우식 선수는 훈련 중 부상을 당한 거니까는
(감독) 억측은 좀 자제해 주세요
그, 후배 선수들과 1, 2년 팀워크도 아니고
사이 나쁘지 않습니다
기선겸이 요새
연애 때문에 이래저래 스트레스를 좀 받는 모양인데
그게 또 좀 이상하게 이렇게 튀어나온 모양이에요
(미주) 최소 두 명은 날 죽이겠죠?
아, 황 교수까지 세 명인가?
걱정하지 말아요 죽여도 나를 죽이겠지
[미주의 걱정하는 한숨]
같이 가는 저승길이라 외롭지는 않겠네요 [문이 달칵 열린다]
(정도) 아가씨! [문이 탁 닫힌다]
아가씨
내가 아가씨를 통역하라고 붙인 줄 알아?
피고용인 주제에!
왜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합니까
저 시키신 일 했습니다
(미주) 통역 대상자의 귀와 입
그거 하라고 고용하신 거 아닌가요?
(정도) 뭐?
이 당돌한 계집애가 보자 보자 하니까
애꿎은 사람 좀 잡지 마세요
너
그러고도 내 아들이야?
(정도) 어쩌자고 그런 멍청한 짓을 했어, 인마!
말했지?
네 오점은 내 오점이라고!
겨우 사람 좀 때린 거 가지고 뭘 그러세요
네가 마약을 하길 했어 불법 도핑을 했어?
겨우 사람 좀 때린 거 가지고, 어?
(정도) 하하
너 뭐라고 했어, 지금
겨우 사람 좀 때린 거 가지고 아버지 선거가 망합니까?
그랬으면 아버지 4선 못 하셨죠
[정도의 한숨]
(정도) 너, 대체 뭐가 문제야
안 그러던 놈이 대체 왜 이러냐고
그걸 기름 부은 사람이 모르시면 안 되죠
하, 별 도움 안 되는 달리기 그거 하고 싶다 해서
(정도) 겨우 시켜 줬더니
네 인생에서 대체 뭐가 그렇게 불만이야!
언제는 제 인생이 제 거였던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어두운 음악] 뭐?
저 창던지기 했을 때 어깨 부상으로 수술한 날
저한테 했던 첫마디가 뭐였는지 기억 안 나세요?
'어깨는 하자 생겨서 이제 못 써먹겠네'
(정도) 어깨는 하자 생겨서
이제 못 써먹겠네
다리는 멀쩡하니까
축구로 전향하면 되겠다 [옅은 웃음]
더 늦기 전에 하나님이 기회 주신 거야
이제라도 못다 이룬 꿈 꿔 보라고
(선겸) 축구도 국가 대표도 제 꿈 아니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아름다운 부성애면 제 꿈까지 대신 꿔 주시는 거죠?
뭐라고? 이 새끼가 진짜
저 다리도 하자 생기면
그때는 이제 어디 써먹으실 건데요
(선겸) 정치 뒷배 대 줄 집에 데릴사위라도 보내실 생각이십니까?
(정도) 너…
지금 내 얘기 하는 거야?
아, 아버지 얘기였나요?
(정도) 이 새끼가
패륜아 자식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
원치 않는 사랑은요
받는 사람한테는 폭력입니다
감수해!
그게 내 사랑이야
(정도) 꺼져
꼴도 보기 싫으니까 꺼져, 인마!
(미주) 기선겸 씨, 괜찮아요?
아, 진짜
(단아) 얼굴 왜 이래, 맞았어?
(선겸) 계획대로 화보 진행하실 거죠?
어차피 국내에는 공개도 안 되는 화보잖아요
미국 쪽이랑 중국 쪽에만 나오는
그 사람들이야 뭐
내가 사람을 죽였든 때렸든 관심도 없을 거고요 [단아의 헛웃음]
그건 내 대사 아니니?
안 끝났으면 더 해 볼래?
그 말은 제가 계획대로 화보 촬영을 하면 된다는 뜻이겠죠?
(선겸) 중요한 건 제 옷이 어떻고 어디 거냐일 거니까요
지금 기 프로 촬영 스탠바이 중이야 나 거기도 가 봐야 돼
바쁘단 소리야
(단아) 내가 이 바쁘고 중요한 와중에
물이 엎질러지고 나서야 기 선수 무드를 좀 알겠거든?
기 선수 아무것도 하지 마 내가 해결책 제시할 때까지
엎질러진 물 주워 담는 거보다 닦아서 치우는 게 빠르니까
나가서 바람이나 쐬고 와
밤에 꼭 촬영장 복귀하고
알겠습니다
저, 혹시 저만
(미주) 여러분들의 전개를 못 따라가는 건가요?
그럼 일단 나부터 따라와요
(단아) 통역사까지 데려가라곤 안 했는데
제 통역사예요
(선겸) 제 귀랑 입 없이 어떻게 다녀요
누가 들으면 하와이라도 온 줄 알겠어
(미주) 아유, 오늘 인기가 너무 많네, 너무 많아
[문이 탁 여닫힌다]
[정도가 입바람을 후 분다]
(단아) 지금인가 봐요
당사자한테 화풀이할 타이밍
저랑 얘기 좀 하실까요, 의원님?
[당황한 신음]
아버지가 오미주 씨 붙인 거였네요?
(선겸) 그래서 대표님이랑도 불편했던 거고
아, 그게 설명하자면 좀 복잡한데
(미주) 생각하는 그런 건 아니에요
대표님이랑은 어떻게든 불편했을걸요? 나랑 잘 안 맞아서
일단은 리조트로 갑시다
거기에 렌터카 있어요
(미주) 어, 진짜 바람 쐬러 가게요?
(선겸) 이제부터라도 대표님 말 잘 들어야죠
(미주) 아유, 못 따라가겠다, 진짜
(정도) 제 아들이
신세 많이 지고 있습니다, 대표님
(단아) 그렇게 생각하는 분께서
자기 라인으로 멋대로 사람 밀어 넣으셨네요
덕분에 퍽 불쾌했습니다, 의원님
그 통역 아가씨 다시 불러오세요
귀한 아드님은 더 못 때리겠고
애꿎은 통역사한테 화풀이나 하시게요?
나 그 아가씨한테 따질 권리 있습니다
(정도) 따로 용돈까지 쥐여 줘 가면서
선겸이 부탁한 건 나예요
[헛웃음]
돈 몇 푼 쥐여 주고 생기는 권리면
나도 한번 가져 보고 싶네, 그 권리
(정도) 서 대표님이 우리 아들딸들 꼬여 냈던 거
많이 참았습니다
그리고 나 아니었으면 애초에 내 아들 여기 오지도 못했는데
그래서 자랑스러우세요?
그 잘난 옷 장사에 내 아들 못 써먹을 뻔했다고
선거 유세는 장사 아니고?
[흥미진진한 음악]
(정도) 서 대표
말 좀 조심하지?
의원님이 고작 옷이나 파는 장사치 견제하자고
(단아) 자기 사람 밀어 넣는 바람에 통제 대실패
[정도의 헛웃음]
안 해도 될 말까지
- 투명하게 다 통역해 버리고 - (정도) 그 통역 아가씨
- 내 사람 아닙니다 - (단아) 내 사람은 더더욱 아닌데?
아, 기 선수 사람인가요? 기 선수 말 통역해 준 거 보니까?
돈으로 해결합시다 번거롭게 굴지 말고
(단아) 그 결과를 보셨잖아요
아드님 성깔머리가 아주 보통이 아니던데
[정도의 한숨]
제가 처리합니다, 아름답게
저라고 폭행 선수가 기껍진 않으니까요
나 차기 대선 후보입니다
(정도) 출마 때까지는 제명 처리만큼은 절대 안 됩니다
은퇴도 아니고 제명은
의원님은 지지율이나 신경 쓰세요 번거롭게 굴지 마시고
[통화 연결음]
저년이 진짜
[다가오는 발걸음]
(외신 기자1) [영어] 김우식 씨?
[우식의 놀란 신음] 미안해요, 김우식 씨
데일리스포츠 뉴욕의 롭 스타크라고 합니다
육상 팬으로서 정말이지 애석한데
도울 게 없겠습니까?
[한국어] 어…
어…
[영어] 미안합니다
영어 못해요
아, 팀 통역 없습니까?
아까 여자 통역사분은 어디 계시죠?
[한국어] 어…
(우식) 죄송해요, 저, 저 영어 못해요 [외신 기자1의 당황한 신음]
[영어] 제가 도와줄게요
인터뷰하고 싶다고요, 인터뷰요
(지현) [한국어] 인터뷰하고 싶답니다
(우식) 네?
김우식 선수 되시죠?
네, 전데, 누구세요?
서단아 대표님이 찾으십니다 함께 가시죠
[영어] - (지현) 저랑 가시죠 - (외신 기자1) 네
(감독) [한국어] 우식이는?
(이 코치) 좀 쉬라고 숙소 보냈습니다
(감독) 기사는 났어?
(이 코치) 몇 개 났는데
대부분이 폭행이 헤드라인이에요
(감독) 아휴, 내가 기선겸 이걸 진짜…
아, 저것들은 뭐 그걸 들키고 앉아…
에이, 씨, 조심 좀 하지, 아유, 진짜
(영일) 기선겸
진짜 파이팅을 하네, 미친놈이
그 파이팅이 이 파이팅은 아니었는데
근데 너희 진짜 왜 맞았냐?
난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
기선겸이 굳이 팰 거면 윗사람을 골라 팰 거 같은데 [문이 달칵 열린다]
(정도) 이 사태를 어쩔 겁니까
- 내가 누굴 조져야 되죠, 지금? - (감독) 정도야
우리라고 이럴 줄 알았겠냐 우리 나가서 얘기 좀…
[감독의 신음] [긴장되는 음악]
(정도) '정도야'?
내가 운동 그만둔 지가 언젠데 아직도 동료 취급 합니까
호칭 똑바로 안 해요?
(감독) 아, 저, 저, 의, 의원님
좀 진정하시고
(정도) 감독이란 사람이
선수 관리 제대로 못 하고 뭐 했습니까!
애가 갑자기 사람을 때리질 않나 그걸 자기 입으로!
당신이랑
너희들 둘!
내가 지켜볼 겁니다, 알겠어요?
(감독) 예 [정도의 성난 숨소리]
[문이 쾅 닫힌다]
아, 저 개새끼 저거 진짜
아유, 쪽팔려
- (이 코치) 감독님, 감독님! - (영일) 들어가십시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영일의 한숨]
기선겸이랑 완전 딴판이네
주워 왔나?
[단아의 힘겨운 신음]
(단아) 김우식 선수는 잡아 뒀어요?
(지현) 네
좋네
기자들은?
소집까지 얼마나 남았죠?
약 한 시간가량 남았습니다
아깐 30분 안 남았다며
[노크 소리가 들린다] (지현) 네
미뤘습니다
수액 다 맞으시려면 좀 촉박할 거 같아서
아, 뭐, 지금 시간이 남아돌아요?
일 끝나고 맞아도 되잖아
지금 당장 병원 모셔 가고 싶은데 참는 겁니다
(지현) 뭐, 바늘 꽂고 미팅하고 싶으시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쪽팔리게, 진짜
뭐, 나 지병 있다고 지구촌에 광고할 일 있어요?
아휴, 그럴 일 없으려고 이러는 겁니다
(지현) 자, 이쪽으로
[단아의 옅은 한숨]
[지현의 헛기침]
[단아의 한숨]
대표님
하, 진짜…
오버 좀 떨지 마요 이 정도론 안 부서지니까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단아) [영어] 리조트 구경이나 하자고 온 건데
재밌어졌죠?
육상 전지훈련이야 워낙 조용하니 기대도 안 했을 텐데
(외신 기자2) 한국 스포츠 정신의 바닥을 봤네요
재미없진 않죠 남의 나라 이야기인데
(외신 기자3) 폭행 선수 입으로 직접 들은 게 있는데
리조트 홍보 기사만 쓰자니 영…
어쩔 수 있겠어요?
어쨌든 여긴 누구 자리예요?
로마에선 로마의 법을 따르지만
여긴 로마가 아니고 제주니까
이곳의 룰은 제가 만들어요
[어두운 음악]
최대한 투명하고 공정하게 쓸 준비 되어 있죠?
좋아요, 건배합시다 [외신 기자들이 호응한다]
[다가오는 발걸음]
이 사건의 궁극적인 피해자입니다
그날의 진실을 다 말해 줄 거예요
[통화 연결음] [태웅의 답답한 숨소리]
[안내 음성이 흘러나온다]
[한국어] 서단아, 씹는다 이거지? 씨…
제주도라 이거지? 씨…
[통화 종료음]
[한숨]
[헛기침]
[헛웃음]
(태웅) 어? 이건 뭐야?
이게 그림이야?
[헛웃음]
저건 뭐야
"단 에이전시"
(노라) 영화 씨 오면 주라셨어요
그림 감상평 궁금하면 찾아오라고
[의아한 숨소리]
아마추어 그림 좋아하시기엔 너무 대표신데
(태웅) 야, 거기 자전거!
[흥미진진한 음악] 너 뭐야
- 저요? - (태웅) 여기 너 말고 또 누가 있냐?
(영화) 사람 많은데
[헛기침]
너 왜 계속 저기 보고 있었어?
저 여기 보고 있는 거 어떻게 아셨어요?
내가 보고 있었으니까
아…
- 왜 보고 있었을까? - (태웅) 네가 보고 있었으니까
초면에 말이 짧네?
나 원래 그래, 너도 말 까든가
까고 있잖아, 그래서
(태웅) 하, 어유, 장하다, 그래
아, 너 대표실 왜 보고 있었냐니까?
- 너 뭔데 - (영화) 그러는 넌 뭔데
[어이없는 숨소리]
나 서태웅인데?
서태웅?
[한숨]
네가 서태웅이면 난 강백호다
그래, 강백호
[영화의 한숨] 너도 여기 소속이야?
(태웅) 처음 보는데
- 종목이 뭐야? - (영화) 아, 종목은 뭔 종목
- 농구겠냐? - (태웅) 아이, 씨
(태웅) 너도 서단아 선수냐고 나 지금 그거 묻잖아!
(영화) 뭐야, 아침부터 재수 없게 이상한 게 튀어나와 가지고
- 말도 안 되는 소리 하고 있어 - (태웅) 야
(태웅) 야!
야, 내 말 아직 안 끝났거든?
야, 강백호!
[태웅의 거친 숨소리]
아, 씨, 저건 또 뭐야, 씨
기선겸 하나로도 관심 다 뺏기는데
[부드러운 음악]
(단아) 기선겸 씨
진짜 바람 쐬는 거예요?
아, 제주도라서 바람이 이렇게 센데
아, 지금 너무 멀쩡해 보여서 무섭거든요?
지금 확 뛰어들기 좋아 보이니까 좀 뒤로 좀 와요, 제발 좀
(미주) 아, 참…
(선겸) 바다 오랜만이네요
아, 몰라요 나 진짜 오늘 캐붕 됐어
캐붕은 캐릭터 붕괴의 준말이에요 참고로
캐붕시켜서 유감이네요
아, 씨…
나요
배고파요
뜬금없이요?
화제 전환이 좀 어색했나요?
[미주의 헛기침] 네
그렇죠, 아무래도?
(선겸) 배고플 때 탕, 지금
어, 제주도니까 오분자기?
그래요
좋아요
아, 자연스러웠다
(미주) 근데
나는 그냥 캐릭터 붕괴라지만
기선겸 씨는 거의 인생 붕괴 아니에요?
어떡하려 그래요?
내가 어쩔 수 있는 건 많이 없을 거예요
제명되거나 정지 먹을 거고
(선겸) 걸려 있는 캠페인들도 다 잘릴 테니까 위약금도 물어 줘야 되고
선수촌도 나와야 되고
어쩔 수 있는 게 더 있을지 고민도 해 봐야 되고요
왜 그렇게 남 일처럼 얘기해요?
오미주 씨한텐 남 일 맞죠
돈이라도 많아서 참 다행이다
(선겸) 다행이라니 다행이네요
(미주) 그럼 이제 국대 아니고 그냥 육상 선수인 거예요?
이제 다시 선수로는 못 뛸 테니까요
(선겸) 그냥 뭐
그냥 기선겸?
아, 무섭지 않아요? 다시 못 뛰는 거?
감내해야죠
아
아, 약속 있었는데
- 약속? - (선겸) 예
육상부 애들한테 나 은퇴하면 코치 해 주기로 약속했거든요
어, 육상부면 뭐, 어디, 모교?
기독교 대안 학교요
(선겸) 아버지가 크리스천이시라서
(미주) 아, 크리스천
아버지 따라서 종교 봉사 갔다가
(선겸) 거기서 코 꿰였죠, 귀여워서
생각만 해도 귀엽나 보네요 육상 꿈나무들
(선겸) 네
아, 약속 못 지키면 떼는 엄청 쓸 텐데 그거는 좀 무섭네요
(종업원1) 맛있게 드세요
- (미주) 감사합니다 - (선겸) 감사합니다
(미주) [놀라며] 맛있겠다
아, 뜨거워
- 잘 먹겠습니다 - 잘 먹겠습니다
[미주의 시원한 숨소리]
근데
집안 분위기가 생각보다 엄한가 봐요?
화목할 거라고 생각했나 봐요?
그림 같길래, 가족들 모습이
(미주) 그리고 기선겸 씨가 잘 컸길래요
나를 너무 과대평가하는 거 아니에요?
아, 본인을 너무 후려치는 건 아니고요?
좀 자신감을 가져요
(선겸) 이러는데 잘 커야죠
[미주가 입바람을 후후 분다]
세상이 나한테는 대체로 다정하더라고요
'그럼 나도 세상에 다정해야지, 뭐'
그런 마음으로 큰 것 같은데요?
다정?
오늘 내가 본 세상은 안 그렇던데 완전 냉정하던데?
그래서 말했잖아요, 대체로라고
[한숨]
나도 그런 마인드로 컸으면 참
좋았겠다 싶네요
오미주 씨가 어떤 마인드로 컸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잘 컸어요
[미주의 헛웃음]
아, 이러면 자꾸 궁금해지는데
[부드러운 음악]
(선겸) 뭐가요?
아니
그냥 후배 하나도 자기 인생 비틀어 가면서 도와주는데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생기면 어떨까 싶죠
나한테 되게 궁금한 게 많네요?
그러게
뭐가 자꾸 그렇게 궁금한가 모르겠네
나한테 뭐 궁금한 거 없어요?
됐어요
가끔씩 생각나는 건 있어요
그때 오미주 씨 달리던 거
(선겸) 나는 경기나 훈련 때 아니면
보통 잘 안 뛰거든요
근육 다칠까 봐 걱정되기도 하고
그래서 보통 급한 일을 잘 만들지도 않고요
그때 완전 뛰어왔었는데
막 9초대 할 뻔할 정도로
그때는 오미주 씨가 기다리고 있었으니까요
염병
내가 지금 먹고 있는 게 김칫국인지 오분자기인지
(선겸) 오분자기예요
(미주) 아, 혼잣말이잖아요, 왜 대답해요
(선겸) 아…
혼잣말을 그렇게 들리게 해요?
[미주의 못마땅한 신음]
(선겸) 기사 났나 보네요?
(미주) 아…
아, 내용이 좀…
아, 이건 아닌 거 같아요
내용이 되게 과장되고 원색적이죠?
뭐, 익숙하다 이거예요?
지난번의 스캔들 때랑은 비교도 안 되는구먼, 지금
뭐라는데요?
(미주) 그냥 다 추측성 아니면 깎아내리는 기사죠
어, '육상 팀'
'기선겸 폭행 발언은 단순 해프닝'
'기선겸, 다수의 기합 목격담'
'아시안 게임 이후로 뚜렷한 성과 없던 선수'
'최태리와 결별설 돌아'
'스트레스 후배들에게 풀었나?'
- (선겸) 응? - 아, 뭐라는 거야, 진짜, 씨, 쯧
'운동계 뿌리 깊은 위계 관계 문제 있다'
(미주) 이거 하나는 정상적이네요
근데 베플은 군대나 가래요
(선겸) 씁, 군대 갔다 왔는데
지금 이거 기사마다 최태리 키워드 있어 가지고
까딱했다간 실검 갈 수도 있어요
(미주) 뉴스들 자체도 순위가 높고요
아, 나 진짜 열받네, 씨
너무 열받지 마요
아, 내가 열 안 받게 본인이 셀프로 열 좀 받죠?
- 화라도 내든가 - (선겸) 이러나저러나
사람 때린 새끼인데요, 뭐
[익살스러운 음악] 하, 뭐지?
남들 일은 공감 능력 치솟으면서 자기 일인데 남 일보다 못한 양
(미주) 뭐, 그, 자기애가 없어요?
자기애 이런 거 학교에서 안 배웠어요?
운동하느라 수업을 못 들었어요
(미주) 하, 예, 그래요
운전이나 똑바로 합시다
여긴, 여긴 무슨 길바닥에 가로등을 개미 똥꼬만큼 세워 놨어
깜깜해 가지고 아무것도 안 보이네
비명횡사하라는 거야, 뭐야
- 여기 거긴가 봐요 - (미주) 예?
같이 가는 저승길
- 야! - (선겸) 네
(선겸)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어두운 음악]
[드라이 작동음]
(현진) 기 선수랑 더 얽히지 말고
지금 서울 올라가세요
의원님 기분이 많이 안 좋으십니다
제가 암만 알바로 왔다지만
아직 업무가 안 끝나서요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면 해코지라도 하실 건가요?
저는 명령을 받았고 그걸 전달드릴 뿐입니다, 그럼
(미주) 저기
이거는 돌려드릴게요
정당한 페이로 주시면 받겠습니다 계좌 이체로
돈 뱉고
기 선수랑 더 얽히겠다는 소리로 들리는데
(현진) 맞습니까?
의원님이 시키신 일 아무것도 안 했으니까
못 받는단 소리입니다
저는 내용 전달한 겁니다
[스태프들이 저마다 대화한다]
(선겸) 현장 준비되려면 시간 좀 걸릴 거예요
근처 가서 쉬고 있어요
- 그래요 - (단아) 하, 진짜 운동만 하기엔
(단아) 아까운 껍데기다
기사 난 꼬라지 봤지?
오면서 들었어요
기 선수가 이슈 만든 걸로
그 유구하게 썩은 위계질서가 좀 흔들리려나?
(선겸) 애초에 내가 제대로 처벌받았으면 단초라도 됐겠죠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괴롭히면 안 되는구나
잘못을 하면 대가를 치르는구나
그런 당연한 질서가
내가 사는 세상에는 있는 줄 알았거든요
어른들이 하나같이 무마시킬 줄도 모르고
말 되게 잘하네
김우식 선수한테 인터뷰 팁이라도 줘
외신 기자 잡아 놨어, 30분 준대
(단아) 김 선수는 보안 철저한 곳에서 대기하고 있고
우식이가요?
(우식) 정말 도와주시는 겁니까?
그쪽이 의지만 있다면
(단아) 원하는 걸 말해 봐요 내가 원하는 거랑 다를 수도 있잖아
저는…
저 때린 사람들 꼭 벌받게 하고 싶어요
[단아가 호응한다] 선배님이 저 때문에…
제가 무서워해서 끝까지 저를 언급 안 하신 거고요
그래서 쓰레기 취급 받고 있죠
[흥미진진한 음악]
우리 기 선수가 그쪽 때문에 쓰레기 됐는데
자각은 있어 보이니 다행이고
이거 공론화시키면
고발 선수로 낙인찍힐 수도 있어요
(단아) 윗사람들은 그쪽이 피해자인 거보다
외부에 목소리를 냈다는 게 더 중요하니까
압니다
선배님 오명만 벗을 수 있으면 저는 상관없습니다
오명?
무슨 이유였든 간에 사람 때린 건 팩트라 비난은 못 피해요
그럼…
- 어떡해요? - (단아) 착각하지 말아야죠
기선겸이
벗을 오명은
없어요
(단아) 오케이?
오케이
기 선수가 아주 아끼는 거 같던데 후배님을
대표님을 많이 존경하실 것 같습니다
- 선배님이 - (단아) 그럴까요?
나를?
존경할까?
대중들한테 쇠몽둥이로 두들겨 터질 거
뭐, 한 플라스틱 자 정도로 맞을 수 있게 반타작이라도 하자
뭐, 그런 취지의 해결책
(단아) 마음에 드니?
제 마음에 들어서 뭐 해요
나는 빼 줬으면 해서
(단아) 아까 낮에 벌인 짓
기 선수한테 부정을 권한 사람들 엿 먹으라고 쇼한 거잖아
쇼한 대상 중에 나는 빼 줘
같이 묶여 있는 거 기분 나빠
(선겸) 그런 적 없었어요, 처음부터
근데…
외신이면 통역을…
네 통역사 써야지
근데 어려우실 수도 있어 받은 게 있으셔서
(단아) 10분 줄게
정리하고 미팅 룸으로들 오세요
[단아의 의아한 숨소리]
아, 이렇게 배려하는데 왜 다들 나한테 학을 떼지?
나 착한 거 같은데
잠깐 얘기 좀 할까요?
우식이는 다 말할 거예요
제 앞길 덜 망하게 하려고요
근데 우식이가 제가 우식이를 도와줬다거나 하는 그런 얘기를 하면
오미주 씨가 중간 과정에서 삭제해 주세요
후배분이 용기 낸 이유가 기선겸 씨 때문 아니에요?
(미주) 기선겸 석 자가 빠질 수가 없는 얘긴데
그걸 지금 나한테 직접 편집하고 지우라고?
지금 나한테 통역 내용을
자체 편집 하라고 오더를 내리는 거예요?
월권인 거 압니다
제가 지금 오미주 씨한테 하는 거요
(선겸) 피해 주기 싫어서 이러는 거니까
이해 좀 해 주세요
아, 내가 볼 피해를 왜 걱정해요? 자기 코가 석 자면서?
우리 아버지요
(선겸) 저는 자식새끼라서 뺨 한 대 내주고 넘어갔다고 쳐요
근데 오미주 씨는
생판 남이잖아요
근데 제가 걱정하면 안 되나요?
[어이없는 숨소리]
[차분한 음악]
진짜 이상한 사람이네
왜 본인이 하는 걱정에 본인만 없는데?
(미주) 그쪽 보고 있으면 꼭 뭐 같은지 알아요?
고통에 익숙해진 사람
고통이 괜찮아질 때까지 익숙해진 사람요
그래서 고통을 고통으로 받아들이지도 않죠
오미주 씨한테는 남 일이어야 합니다
- 이건 제 일이에요 - (미주) 이제부턴 내 일이기도 하죠
(미주) 여기 지금 나 말고 통역할 수 있는 사람 누가 있어요?
기선겸 씨 이름 앞에 붙는 타이틀로 불리는 거 익숙하다 그랬죠?
뭐, 화풀이로 사람 때리는 쓰레기
이런 것도 익숙해지려고요?
- 괜찮아질 때까지? - (선겸) 괜찮아야죠
그것까지 각오 안 했을까요
[한숨]
(선겸) 원래 사람들이 뭐라고 떠들든 관심도 없었고
제 얘긴 할 필요 없어요
중요하지도 않고요
뭔 개소리예요 난 당신 얘기가 제일 중요한데
(미주) 진짜 대중들한테 피투성이 되고 싶어서 이래요?
세상이 다정해?
앞으로도 그런 소리 계속하고 싶으면 나한테 그딴 오더 주지 마요
절대 못 들어주니까
돈만 많으면 다인 줄 아나 봐, 진짜, 쯧
[노크 소리가 들린다]
(지현) 통역사님, 인터뷰 곧 시작합니다
(미주) 네
통역은 내가 알아서 주워섬길 거예요
본인 좀 소중하게 좀 대해 주세요
방금 전까지 내 인터뷰이였거든요
[문이 달칵 여닫힌다]
[한숨]
[외신 기자1이 영어로 말한다]
[외신 기자1이 영어로 말한다]
(미주) 아까 전지훈련 현장에 있었습니다
기선겸 선수가 스타트 라인에서 출발을 하지 않고
'저는 동료 후배들을 폭행했습니다' 라는 말을 했는데
김 선수가 그 후배인지
아닙니다, 기선겸 선배님은 그럴 분 아닙니다 [차분한 음악]
저를 때린 사람은
박규덕, 김기범입니다
[한숨]
[미주가 영어로 통역한다]
이유가 있든 없든 간에
맞는 게 이상하다고 유일하게 말해 준 사람이
선겸 선배님입니다
[미주가 영어로 통역한다]
[키보드 치는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오늘 정말 감사했습니다
제가 다음에 밥이라도 꼭 대접할게요 [문이 달칵 열린다]
고생 많았어요, 우식 씨 [문이 달칵 닫힌다]
고생 많았어요
저 먼저 가 볼게요 비행기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다음에 봐요
[문이 달칵 열린다]
(미주) 시간이 얼마 안 남기는 개뿔 놓친 지가 한참이다
아, 씨, 공항에서 표 끊으려면 더럽게 비쌀 텐데
(선겸) 오미주 씨
차 태워다 줄게요, 차 타고 가요
가서 후배분 더 다독여 주세요
여기 택시 잘 안 잡혀요 제 차 타고 가요
통역 제가 알아서 했어요
뭐, 사명감 그런 거 아니고요
(미주) 그쪽이 안 타는 쓰레기로 분류될 거 타는 쓰레기로 만들고 싶었을 뿐이에요
(선겸) 잠시만요, 통역 얘기가 아니라…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뭔데요?
오해하지 말고 들으세요 잘 모르겠어서 묻는 거니까
혹시 나 좋아하나요?
[잔잔한 음악]
아까부터 나한테 했던 말들이 다 고백같이 들려서요
제 착각인가요?
암만 뭘 잘 몰라도 이렇게 막 묻는 건 좀 아니지 않아요?
좋아해요
이런 게 진짜 고백이죠
내가 한 모든 말이 다 고백이길 바라는 게 아니면
혹시 내가 착각하게 했어요?
내 착각이 기분 나빴다면 미안해요 사과할게요
[미주의 헛웃음]
(미주) 아, 이런 상황에도 내 기분을 챙기네
모든 말이 다 고백은 아니었어요
그중에 고백이 있었으면 몰라도
아무렇지도 않게 손 내미는 거 버릇 같은데 고치는 게 좋을 거예요
오해하라고 고사를 지내는 것도 아니고
[카메라 셔터음]
(사진작가) 자, 한 번 더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단아) 사진 조금만 어둡게 해 볼까요?
아, 기 프로 너무 멋있다
[단아가 살짝 웃는다]
네, 이제 갈아입어도 될 거 같아요
그거 블랙으로 의상 갈아입혀 주세요
(은비) 야
야!
아, 얘가 몇 번을 불렀는데도 대답을 안 해
귓구멍 막혔냐? 기선겸!
어유, 어유, 뭐야, 언제 왔어?
거하게 사고 칠 땐 언제고 그새 쫄았어?
[헛웃음]
(선겸) 그러네
참 나도 완전 미친놈이야, 정말
하, 알긴 아네?
그러니까
완전히 잊고 있었네
(선겸) 완전 잊고 있었네, 덕분에
얘가 왜 이래?
통역사님은 어디 가셨어?
서울 가셨어
간단한 디렉션만 받으면 돼서
[은비가 호응한다]
촬영 끝나고 어디 가?
라이언 잡으러
경주에 있다더라?
얘는 관광을 온 건지 도망을 온 건지
관광 온 거면 관광하게 두고
도망간 거면 도망가게 둬
네가 뭔데 이래라저래라야 네가 사랑을 알아?
사랑이 그런 거면 모르고 싶지
(은비) 아, 나도 모를래
사랑하면 돌아 버려서
안 하려고 하는데도 계속하네 돌아 버리게
인사 다 했으면 가 보고 싶은 거 다 티 나
(은비) 야
우리 집안 콩가루 또라이인데 그런 집에서 큰 거치고는
나름 훌륭해, 너
이게 다 네가
콩가루 손 안 타고 혼자 커서 그래
누나라고 마음에 폭풍이 없었을까
난 타고나다 못해 폭풍 다스리는 것도 타고났더라
간다
[한숨]
[뚜껑을 달그락 닫는다]
[물소리가 들린다]
[캐리어를 툭 내려놓는다]
[물소리가 뚝 멈춘다]
[소주병을 잘그락 딴다]
[의자를 탁 뺀다]
[문이 달칵 열린다]
(매이) 왔어?
왔네
(매이) 안 왔는데?
오자마자 웬 소주
누가 보면 어디 해외 원정 갔다 온 줄 알겠네
뭔 강소주로 병나발을 불어 간 썩어
김치라도 줘?
아니면 어묵 있으니까 간단하게 어묵탕
(미주) [식탁을 쾅 치며] 탕 얘기 하지 마!
[익살스러운 음악]
내 간 떨어트려서 뜯어가려고
아휴, 나 진짜 누구 막 불쌍해하고 그런 사람 아닌데
왜 불쌍하고 지랄이야, 이, 씨
뭔지 몰라도 불쌍하면 끝났네, 뭐
[한숨]
여러모로 끝났지
(매이) 야, 맞는다
뮤지컬 영화, 그거 어쩔 거야
재밌지? 할 거지?
아, 씨…
아, 씨, 진짜 내 총 돌려받아야 되는데
[미주의 짜증 섞인 한숨]
(매이) 미주야, 뮤지컬 영화
그건
[문이 달칵 열린다] 나 누구랑 얘기하니
[문이 달칵 닫힌다]
나 안 불쌍하니?
방 소주 페널티야
[선겸의 힘주는 신음]
잘 주무셨어요?
암만 나여도 어제 그러고 잘 자면 좀 무서울 거 같지 않아?
뭐 그렇게 몰래 가세요?
나 눈엣가시인 분들 심기 덜 불편하라고
너는?
원래도 훈련 내내 있을 것도 아니었고
(우식) 며칠 더 있다 가겠습니다
재활 선생님도 같이 오셨는데 저만 쏙 가 버리면
선배님 따라간 거 같잖아요
씁, 우식아 내가 고민을 좀 해 봤는데
너 나 따라오지 마
(선겸) 어디든
[우식을 토닥이며] 고생했어, 어제
감사합니다
갈게
[차 문이 탁 닫힌다] [부드러운 음악]
(지현) 이영화 씨?
서단아 대표님이 찾으십니다
누구세요?
(영화) 아니, 근데
저 여기 있는 거 어떻게 아셨어요?
(지현) 음…
그걸 설명하자면 좀 길고 구차합니다, 일단 가시죠
네? 아…
아, 저, 저기요
(영화) 저기요!
아, 같이…
아, 같이 가셔야…
[영화의 감탄하는 숨소리]
[흥미진진한 음악]
뭘 그렇게 들여다봐요? [영화의 당황한 탄성]
[흥미진진한 음악]
[영화의 거친 숨소리]
[당황한 웃음]
안녕하세요
빠지라고 만든 거 아니니까 나와요
(영화) 아
아, 잠시만요
[영화의 거친 신음]
아니, 이게 빠져 있어 가지고
[영화의 웃음] [놀란 신음]
어, 왜 부러졌지?
[거친 숨소리]
[영화의 힘주는 숨소리]
[영화의 힘주는 신음]
[영화의 거친 신음]
아니, 왜 마음대로 잡고…
예?
잡으라고 주신 거 아니에요?
(단아) 아니요? 그거 달라고, 내 거잖아요
아
[속상한 신음]
저, 근데 싸가지가 되게 없으신 거 같아요
[영화의 웃음]
(디자이너) 머리핀 고정한 거 내리기 직전에 빼, 알지?
(매니저) 오케이
야, 너 딱 5분만이야
출국장 들어가기 전에 멤버들이랑 합류해야 돼
아, 알았다고
누나 얼굴만 보고 갈 거야
아, 그놈의 누나, 누나
야, 너 저번에 오사카에서 혼자 들어와 가지고 난리 난 거 알지?
(매니저) 이번에도 너만 똑 떨어져서 출국하면
또 그룹 내 불화니, 싸웠니, 왕따니
아, 알았다니까? 씨
(태웅) 커피 사다 놨지?
(영화) 아, 근데
그, 서단아 대표님? 그분은 언제쯤 오세요?
[힘주며] 내가 걘데?
[단아의 힘겨운 숨소리]
(영화) 아…
오…
(단아) 뭐지, 그 반응은? [영화의 놀란 숨소리]
아니, 그, 대표는
그, 다 나이 많은 사람이 하는 건 줄 알았어요
[힘주며] 평범한 사람들이나 그렇게 하는 거고
오, 되게 비범하신가 봐요
(단아) 아, 씨…
하, 아깐 되게 싸가지 없다며
내 팔찌도 망가트리고
(영화) 아, 저, 아까 밟고 일어서느라
[영화의 웃음]
아, 변상할게요, 예
그, 그, 얼마인지 알려 주시면 제가…
(단아) 왜 내가 찾게 해요? 내가 그림 가져간 지가 언젠데
사실 한 번 왔었는데 건물 앞까지만
아, 근데 그때 막 어떤 분이 나와 가지고
대표님 이름 막, 막 부르고 그랬는데
(단아) 아, 그 새끼?
- (영화) 새끼? - 그 새끼 그러는 거
걔 악취미 중 하나니까 뭐, 학생은 신경 안 써도 되고
학생?
(단아) 학생 아니에요?
(영화) 새끼가 나은 듯도 싶고
(단아) 내 팔찌
돈 말고 다른 걸로 변상합시다
저 가진 거 몸밖에 없는데
몸이라면 몸이겠네 그 안에 있으니까
몸 안요? 몸 안이라면 뭐
마음?
[영화의 웃음]
(단아) 됐고
그림이나 한 장 그려 줘요
[흥미진진한 음악] 물감은 뭐, 무난하게 쉬민케 정도면 되겠죠?
(영화) 어… 어, 아니요?
그건 너무 비싸서 저 써 본 적 없어요
(단아) 써 봐요, 이번 기회에
모네도 쓰고 피카소도 썼을 텐데 학생이 못 쓸 게 뭐야
러프 나오면 나한테 컨펌받고 진행하세요
시간은 일주일 줄게요
나가는 길에 정지현 실장이 명함 하나 줄 거예요
연락은 실장님 통해서 하고 위에는 뭐, 입고 가고
대화를 원래 이런 식으로 하세요?
- (단아) 뭐? - 제가 그림 그리기 싫다면요?
대표님 그림
(단아) 어…
어, 거절하면 되게 재밌겠다 싶었는데
진짜로 거절하니까 되게 기분 나쁘네
[영화의 웃음]
(단아) 왜 쪼개요?
미소는 습관이고 친절은 버릇이라?
그 습관 개선합시다, 정들겠네
아, 팔찌 얼마예요?
(영화) 아까 보니까 되게 비싸 보이던데
- 뭐, 한 50만 원 정도 하나? - (단아) 50?
쟤가…
하, 뭐, 그 정도 해요
안 받아요? 나 팔 아픈데?
제 그림 감상하신 거 아직 말씀 안 해 주셨는데
아
어떻게 하면 그렇게 그려요?
(단아) 대체 뭘 먹고 뭘 보면
학생 안이 어떻게 돼 있으면 그림을 그따위로 그리나 싶던데
(영화) 음…
밥버거 많이 먹어요
그리고 전시나 영화도 많이 보고요
그리고 제 몸 안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들어갔다 나와 본 게 아니라서
안이 어떻게 돼 있는진 몰라도 그림엔 아주 시꺼멓던데, 끈적거리고
(단아) 만나서 반가웠어요
나가는 길에 좀 버려 주시고
[차 문이 드르륵 열린다]
(태웅) 야, 강백호!
[영화의 짜증 섞인 한숨] [태웅의 못마땅한 신음]
- (영화) 또 너냐? - 또 너지
네가 왜 여기서 나와?
(태웅) 어? 거기다 젖었네?
씻었어?
어? 이걸 네가 왜 입고 있어?
네가 뭔 상관이야
200만 원짜리 로브 걸칠 주제는 안 돼 보여서
뭐? 200?
야, 야, 서단아가 네 스폰서라도 되냐? 어?
(태웅) 어?
[태웅의 헛기침]
너 근데 왜 자꾸 말 까냐?
- 네가 까라며 - (태웅) 아, 졸라 싸가지, 씨
와, 자기소개 잘하네
- 야, 너 몇 살이야? - (영화) 게맛살
[태웅의 어이없는 신음] [익살스러운 음악]
그게 몇 살인데?
(영화) 와, 넌…
야, 넌 대체 대표님이랑 뭐길래 [차 문이 탁 여닫힌다]
[태웅이 웅얼거린다] (매니저) 5분 끝, 그리고 여기 길거리거든?
사람들 알아보기 시작했으니까
- (매니저) 조용히 가자 - 하, 가지가지 한다
(영화) 아무한테나 물고 짖고 난리 났네, 참
(매니저) 아이고, 죄송합니다
심성은 착한 애인데 뭐, 대신 사과할게요
- 아, 예 - (매니저) 고소 필요하면
저 통해서 얘기해 주시겠어요?
(영화) 아니, 서태웅 고소하는데 왜 실장님을 통하지?
하, 이 동네 이상하네
헐, 졸라 싸가지 없네?
(태웅) 형
한국 나이로 게맛살이 몇 살이야?
연맹 측에 종목 불문하고 항의가 쇄도하고 있답니다
이번 일로 스포츠 인권 센터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곧 감사 예정입니다
여론이 난리라
연맹에서도 세게 나오겠네
[정도의 한숨]
기껏 피한 징계 결국 받겠네, 받겠어
징계 차원이 아니라
선수 자격 박탈 논의 중이랍니다
서단아는 뭐, 아름답게 처리하니 마니 염불을 하더니 뭐 하는 거야
관계자들 자리 좀 만들어
박탈보다는 은퇴가 보기 좋잖아
알겠습니다
[정도의 한숨]
자식새끼
아무리 사랑으로 키워 봤자 말짱 허사야
아비한테 머리 조아리고 사죄나 하게 만들고
[정도의 한숨]
[어두운 음악]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정현) 어이, 기선겸, 안녕?
넌 여기서 밥이 넘어가냐?
배고파서 밥 먹고 가려고
아, 그렇지
너 이런 놈이었지
(정현) 너 연애에 미쳐 가지고 이상한 짓 했더라?
기사 봤다
거기에다가 자진 퇴촌?
와, 기선겸 드디어 노잼 탈출?
최태리한테도 노잼이라서 한 달 만에 까였냐?
노잼이라 못 놀겠대?
노잼 소리 좀 그만해
(정현) 아유, 뭔 잡채만 그렇게 수북하게
너 한식파라서 내가 파스타 먹자고 할 때마다 나 깐 거야?
내가 양식파라서 나랑 안 사귄 거구나?
핵노잼
너는 무섭잖아
내가 그렇게 노잼이었어?
어, 어, 완전, 완전
(선겸) 근데
왜 전에 나한테 사귀자고 했었어?
그때는 노잼인지 몰랐지
(정현) 짝사랑에 눈이 멀어 가지고
(선겸) 어?
복싱 대회 곧이던데
이길 거지?
나는 너랑 하는 거 아니면 다 이겨
맞아
근데
왜 자꾸 너라 그래? 내가 한 살 더 많은데
어라?
또 그걸 이제 얘기하네?
(정현) 아, 너는 너를 좀 말해 주고 나눠 주고 살아
어? 좋은 거, 싫은 거
그거, 그거, 먹고 싶은 거
그래야 유잼 되지
그런 거면
하고 있는 거 같기도 하고
[잔잔한 음악]
(선겸) 처음으로 한 달리기는
도망이었다
(정도) 야! 기선겸!
(선겸) 전부 다 뒤로 밀어 두고 멀어지고 싶었다
[기차 소리가 들린다]
멈췄을 땐
터질 것 같은 심장 소리만 귀를 울렸다 [심장 박동 효과음]
나만 시끄럽게 울리는
내 세계를 가진 기분 [거친 숨소리]
달리기는 내가 인생에서 처음
스스로 했던 선택이었다
안녕
잘 있어
(미주) 아, 아직 안 올라왔네?
아, 언제 올라오는 거야, 인터뷰
[한숨]
(미주) 괜찮아요?
(미주)
(미주) 연락 바랍니다
[감성적인 음악이 흘러나온다]
의원님한테 따로 용돈 받으셨다고
[익살스러운 음악] 역시 그 따까리의 따까리야
[헛웃음]
아니, 대화 에티켓은 뭐 국 끓여 드셨습니까?
먹을 게 없어서 그걸 끓여 먹었을까?
보통 만나면 인사부터 하지 않나 싶어서요
아, 보통처럼 굴면 돈 받은 게 보통 일이 돼요?
주문하시겠어요?
차가운 커피 한 잔 주세요 감사합니다
(종업원2) 네
그거 따지려고 부르셨어요?
아! 계좌 번호 알려 달라고 페이 받아야죠
아니, 계좌 번호를 왜 이렇게 알려 달라지?
아, 근데 내가 요즘 페이 시세를 몰라
그냥 적당히 많이 넣으라고 할게요
아, 절대 많이 넣지 마세요
제 페이 다 황 교수 입으로 들어갑니다
(미주) 저한텐 1원 한 푼 안 떨어지거든요?
[한숨]
통역 왜 했어요?
의원님이 통역 열심히 하라고 돈 줬을 리는 없는데
불쌍해서요
- 누가? - (미주) 제 통역 대상자요
기 선수? 진심?
- 네 - (단아) 걔가? 왜?
대체 어디가 어떻게?
아, 이러시는데 불쌍하죠
[헛웃음]
씁, 스스로를 동정하는 게 더 생산적일 거 같은데
아, 돈 받은 거 기 선수는 모르게 하세요
걔는 그런 거 혐오하니까
이 업계는 보통 대표가 거기까지 신경 쓰나 보죠?
신경이 쓰이네
걔가 뭘 마음에 들인 게 오랜만이라
오랜만인 건 어떻게 아는데?
그 마지막이 나였으니까
[잔잔한 음악]
(미주) 기선겸 연애사 안 궁금하고요
본인한테 직접 듣는 거면 모를까
이렇게 듣는 건 좀 아닌 거 같네요
아, 직접 듣게?
서울 와서 만난 적은 있고?
진짜 불쌍하다, 오미주 씨
(종업원2) 음료 나왔습니다
[단아의 당황한 숨소리]
[미주가 컵을 탁 내려놓는다]
[거친 숨을 내뱉는다]
시비 다 거셨으면 전 기선겸 씨 좀 만나러 가 볼게요
마침 오늘 만나기로 해서요
[웃음]
아, 그랬어요?
(미주) 앞으로 대거리할 마음으로 부르실 때는 좀 미리 좀 알려 주세요
저도 준비 좀 하게
[미주가 입바람을 후 분다]
커피 잘 마셨습니다
(단아) 오미주 씨는 걔랑 있으면서 괜찮았어요?
난 가끔 걔랑 얘기하다 보면 인간 말종 된 기분 들던데
그거 생각보다 되게 기분 나쁘더라고
나만 시정잡배 된 그 기분
기분 나쁘죠
- 저도 그랬어요 - (단아) 그렇죠?
근데
그게 기선겸 씨 잘못은 아니더라고
[차분한 음악]
그건 그러네
똑똑한데?
(미주) 아이, 씨
말렸다, 서단아한테, 씨
감정적인 건 썩혀서 좋을 게 없으니까요
대표님이랑 뭐 감정적일 것까지 있어요?
보통은 없는 게 맞는 건데 어제는 있었네요
보통은 없는데
너흰 왜 있는 건데?
[통화 연결음]
[헛기침]
퇴촌했다면서요?
(선겸) 어떻게 알았어요?
검색하면 근황 나오는 사람이잖아요
내 라이터 챙겨 왔죠?
돌려줘요, 내 라이터, 지금 당장
- (선겸) 지금? - 네, 지금요
지금은 좀 곤란한데
서단아 대표였어도 곤란하면 안 만났을 거예요?
지금은 오미주 씨 보면 실수할 거 같아서
(미주) 무슨 실수?
있는 데로 갈 테니까 그냥 갖고만 나와요
1분 컷 해 드릴 테니까
(선겸) 나 지금 호텔인데
(미주) 알겠어요, 주소 남겨 놓…
아, 호, 호텔은 좀 이상하지 않아요?
왜 이상해요?
여기서 잠도 자고 밥도 먹고
(선겸) 커피도 마시고 운동도 하고 다 하는데
여기 제 집이에요
에…
아니, 그러니까 이상하다고요
아니, 어떻게 다 할 수가 있죠?
참 이상한 사람이네, 아니…
주소 남겨 놔요
[통화 종료음]
[어이없는 숨소리]
시정잡배는 모르겠고
음란 마귀는 확실하네
[초인종이 울린다]
룸이네요?
잠, 밥, 커피, 운동 다 할 수 있는 곳 중에 고르고 골라
[헛기침] 룸이네요, 이 벌건 대낮에?
- 오미주 씨 - (미주) 물어봤잖아요, 내가
아버지가 오미주 씨한테 돈 줬습니까?
내가 말했죠?
실수할 것 같다고
아…
아, 이런 게 실수구나 기선겸 씨한테는
아주 인품이 거의 선비시네요
난 또 다른 실수인 줄 알았지
네
돈 주셨고
받았습니다
[감성적인 음악]
실망하려면 하세요
실망 안 하려고 노력하지 말고
(미주) 우리 사이에 남은 기타 등등은 그냥 없던 일로 합시다
(선겸) 없던 일로 안 한다고 하면 줄게요
(미주) 짜증 나, 기선겸
진짜 나를 찌질하게 만들고
헐
아, 하고많은 호텔 중에 왜 여기야 여기 기선겸 있는 데잖아
내가 갈 거 같아? 내가, 어?
(단아) 그림 그렸어요?
(영화) 이런 건 아는 척하면서 왜 방금은 모른 척했어요?
- (선겸) 오미주 씨 - (미주) 어?
(선겸) 오미주 씨가 왜 오늘…
(미주) 기선겸 씨가 왜 여기 있어요?
(선겸) 그 영화 아직 걸려 있던데요?
핑계 댄 거라고요 기선겸 씨 갈까 봐
저도요
(선겸) 왜 이런 식으로 알게 해요
(미주) 진짜 모르는 거 너무 많다
백수 그거 퍽 심심한데
심심하면 나한테 얘기해요
- 말하면 놀아 줄 거예요? - (미주) 시간 되면
- 둠칫둠칫 - (미주) 왜 그래요
.런 온↲
.영화 & 드라마 대본 ↲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