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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 온 4

 

 기선겸

 

 (이 코치)  너 어디 가인마!

 

 - (이 코치!  - (정도쟤 왜 저래

 

 [규덕이 거친 숨을 내뱉는다]

 

 (기자1)  기선겸 선수몸이 안 좋은 겁니까?

 

 스캔들과 관련이 있습니까?

 

 혹시 소문이 사실입니까?

 

 (기자2)  왜 안 뛰는 겁니까?

 

 못 뛰겠어서요

 

 저 동료 후배들을

 

 폭행했습니다

 

 [기자들이 웅성거린다]  (기자3)  폭행이래

 

 (기자1)  인정한 거야?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통역해 줄 거예요?

 

 [혼잣말로]  미쳤나 봐진짜

 

 [영어]  전 달릴 수 없습니다왜냐하면

 

 (미주)  왜냐하면

 

 동료 선수들을 폭행했기 때문입니다

 

 [외신 기자들이 웅성거린다]

 

 [우식의 당황한 숨소리]

 

 [한국어]  보도 자료 따로 드리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고맙습니다

 

 (현진)  고맙습니다

 

 (미주)  기자들 안 따라오네요?

 

 곤란해하는 중이겠죠

 

 온갖 정재계 인사들 다 모여 있는데

 

 누구 눈치 봐야 될지

 

 안 무서워요?

 

 돌은 시원하게 던졌고

 

 맞아서 아픈 사람이나  많았으면 좋겠네요

 

 [명필의 웃음]

 

 (명필)  자식 농사는 어느 집이나  어려운가 봅니다의원님

 

 [명필의 웃음]

 

 [정도의 웃음]

 

 (정도)  부자지간에 대화가  부족했던 모양입니다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이게 정식 경기였으면 완전 실격이지

 

 (명민)  누구 선수께서 안 뛴 덕에

 

 DQ가 아니라 DNF잖아

 

 뭘 좀 알고 지껄여

 

 D… D ?

 

 스타트 룰 지킨 거라  실격 아니라고그저 안 뛴 거지

 

 이런 상황에서도 룰은 지킨다 이거지?

 

 [다가오는 발걸음]  진짜 기도 안 차서

 

 (지현)  

 

 [헛기침하며]  괜찮으십니까대표님?

 

 실장님가서

 

 기자들 전자 기기 가리지 말고  물 뿌리세요얼른요

 

 너무 저급해요?

 

 어떡해

 

 [의미심장한 음악]

 

 (기자1)  김우식 선수 맞죠?

 

 혹시 기선겸 선수가 말한 후배가

 

 김우식 선수입니까?

 

 (기자2)  기선겸 선수한테 폭행당한 겁니까?

 

 아니에요선배님  저한테 그럴 분 아닙니다

 

 (기자1)  여기서 다친 사람이 한 명인데  [카메라 셔터음]

 

 혹시 보복이 무서워서  함구하는 겁니까?

 

 아닙니다

 

 그게 아니라

 

 - 사실은 그게요  - (이 코치잠시만요잠시만요

 

 (이 코치)  우식아

 

 [이 코치가 말한다]  - (감독데려가데려가  감독님

 

 - (감독먼저 들어가  - (규덕가자다리 아프잖아가자

 

 (이 코치)  들어가 있어?

 

 (기자들)  김우식 선수

 

 - (기자1) 김우식 선수  - (이 코치기자님

 

 - (기자1) 얘기 마저 하고 가지…  - (이 코치감독님이랑 얘기하시죠

 

 (규덕)  입 닥쳐

 

 너 때문에 훈련 죽사발 난 거 안 보여?

 

 (기자1)  기선겸 선수 폭행 어떻게 된 겁니까?

 

 폭행이 아니라

 

 단순히 기합을 좀 준 겁니다

 

 김우식 선수는 훈련 중  부상을 당한 거니까는

 

 (감독)  억측은 좀 자제해 주세요

 

 후배 선수들과  1, 2년 팀워크도 아니고

 

 사이 나쁘지 않습니다

 

 기선겸이 요새

 

 연애 때문에 이래저래  스트레스를 좀 받는 모양인데

 

 그게 또 좀 이상하게  이렇게 튀어나온 모양이에요

 

 (미주)  최소 두 명은 날 죽이겠죠?

 

 황 교수까지 세 명인가?

 

 걱정하지 말아요  죽여도 나를 죽이겠지

 

 [미주의 걱정하는 한숨]

 

 같이 가는 저승길이라  외롭지는 않겠네요  [문이 달칵 열린다]

 

 (정도)  아가씨!  [문이 탁 닫힌다]

 

 아가씨

 

 내가 아가씨를  통역하라고 붙인 줄 알아?

 

 피고용인 주제에!

 

 왜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합니까

 

 저 시키신 일 했습니다

 

 (미주)  통역 대상자의 귀와 입

 

 그거 하라고 고용하신 거 아닌가요?

 

 (정도)  ?

 

 이 당돌한 계집애가 보자 보자 하니까

 

 애꿎은 사람 좀 잡지 마세요

 

 

 

 그러고도 내 아들이야?

 

 (정도)  어쩌자고  그런 멍청한 짓을 했어인마!

 

 말했지?

 

 네 오점은 내 오점이라고!

 

 겨우 사람 좀 때린 거 가지고  뭘 그러세요

 

 네가 마약을 하길 했어  불법 도핑을 했어?

 

 겨우 사람 좀 때린 거 가지고?

 

 (정도)  하하

 

 너 뭐라고 했어지금

 

 겨우 사람 좀 때린 거 가지고  아버지 선거가 망합니까?

 

 그랬으면 아버지 4선 못 하셨죠

 

 [정도의 한숨]

 

 (정도)  대체 뭐가 문제야

 

 안 그러던 놈이 대체 왜 이러냐고

 

 그걸 기름 부은 사람이  모르시면 안 되죠

 

 별 도움 안 되는  달리기 그거 하고 싶다 해서

 

 (정도)  겨우 시켜 줬더니

 

 네 인생에서  대체 뭐가 그렇게 불만이야!

 

 언제는 제 인생이 제 거였던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어두운 음악]  ?

 

 저 창던지기 했을 때  어깨 부상으로 수술한 날

 

 저한테 했던 첫마디가 뭐였는지  기억 안 나세요?

 

 '어깨는 하자 생겨서  이제 못 써먹겠네'

 

 (정도)  어깨는 하자 생겨서

 

 이제 못 써먹겠네

 

 다리는 멀쩡하니까

 

 축구로 전향하면 되겠다  [옅은 웃음]

 

 더 늦기 전에 하나님이 기회 주신 거야

 

 이제라도 못다 이룬 꿈 꿔 보라고

 

 (선겸)  축구도 국가 대표도  제 꿈 아니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아름다운 부성애면  제 꿈까지 대신 꿔 주시는 거죠?

 

 뭐라고이 새끼가 진짜

 

 저 다리도 하자 생기면

 

 그때는 이제 어디 써먹으실 건데요

 

 (선겸)  정치 뒷배 대 줄 집에  데릴사위라도 보내실 생각이십니까?

 

 (정도)  

 

 지금 내 얘기 하는 거야?

 

 아버지 얘기였나요?

 

 (정도)  이 새끼가

 

 패륜아 자식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

 

 원치 않는 사랑은요

 

 받는 사람한테는 폭력입니다

 

 감수해!

 

 그게 내 사랑이야

 

 (정도)  꺼져

 

 꼴도 보기 싫으니까 꺼져인마!

 

 (미주)  기선겸 씨괜찮아요?

 

 진짜

 

 (단아)  얼굴 왜 이래맞았어?

 

 (선겸)  계획대로 화보 진행하실 거죠?

 

 어차피 국내에는  공개도 안 되는 화보잖아요

 

 미국 쪽이랑 중국 쪽에만 나오는

 

 그 사람들이야 뭐

 

 내가 사람을 죽였든 때렸든  관심도 없을 거고요  [단아의 헛웃음]

 

 그건 내 대사 아니니?

 

 안 끝났으면 더 해 볼래?

 

 그 말은 제가 계획대로  화보 촬영을 하면 된다는 뜻이겠죠?

 

 (선겸)  중요한 건 제 옷이 어떻고  어디 거냐일 거니까요

 

 지금 기 프로 촬영 스탠바이 중이야  나 거기도 가 봐야 돼

 

 바쁘단 소리야

 

 (단아)  내가 이 바쁘고 중요한 와중에

 

 물이 엎질러지고 나서야  기 선수 무드를 좀 알겠거든?

 

 기 선수 아무것도 하지 마  내가 해결책 제시할 때까지

 

 엎질러진 물 주워 담는 거보다  닦아서 치우는 게 빠르니까

 

 나가서 바람이나 쐬고 와

 

 밤에 꼭 촬영장 복귀하고

 

 알겠습니다

 

 혹시 저만

 

 (미주)  여러분들의 전개를  못 따라가는 건가요?

 

 그럼 일단 나부터 따라와요

 

 (단아)  통역사까지 데려가라곤 안 했는데

 

 제 통역사예요

 

 (선겸)  제 귀랑 입 없이 어떻게 다녀요

 

 누가 들으면 하와이라도 온 줄 알겠어

 

 (미주)  아유오늘 인기가  너무 많네너무 많아

 

 [문이 탁 여닫힌다]

 

 [정도가 입바람을 후 분다]

 

 (단아)  지금인가 봐요

 

 당사자한테 화풀이할 타이밍

 

 저랑 얘기 좀 하실까요의원님?

 

 [당황한 신음]

 

 아버지가 오미주 씨 붙인 거였네요?

 

 (선겸)  그래서 대표님이랑도 불편했던 거고

 

 그게 설명하자면 좀 복잡한데

 

 (미주)  생각하는 그런 건 아니에요

 

 대표님이랑은 어떻게든 불편했을걸요?  나랑 잘 안 맞아서

 

 일단은 리조트로 갑시다

 

 거기에 렌터카 있어요

 

 (미주)  진짜 바람 쐬러 가게요?

 

 (선겸)  이제부터라도 대표님 말 잘 들어야죠

 

 (미주)  아유못 따라가겠다진짜

 

 (정도)  제 아들이

 

 신세 많이 지고 있습니다대표님

 

 (단아)  그렇게 생각하는 분께서

 

 자기 라인으로  멋대로 사람 밀어 넣으셨네요

 

 덕분에 퍽 불쾌했습니다의원님

 

 그 통역 아가씨 다시 불러오세요

 

 귀한 아드님은 더 못 때리겠고

 

 애꿎은 통역사한테 화풀이나 하시게요?

 

 나 그 아가씨한테 따질 권리 있습니다

 

 (정도)  따로 용돈까지 쥐여 줘 가면서

 

 선겸이 부탁한 건 나예요

 

 [헛웃음]

 

 돈 몇 푼 쥐여 주고 생기는 권리면

 

 나도 한번 가져 보고 싶네그 권리

 

 (정도)  서 대표님이  우리 아들딸들 꼬여 냈던 거

 

 많이 참았습니다

 

 그리고 나 아니었으면  애초에 내 아들 여기 오지도 못했는데

 

 그래서 자랑스러우세요?

 

 그 잘난 옷 장사에  내 아들 못 써먹을 뻔했다고

 

 선거 유세는 장사 아니고?

 

 [흥미진진한 음악]

 

 (정도)  서 대표

 

 말 좀 조심하지?

 

 의원님이 고작 옷이나 파는  장사치 견제하자고

 

 (단아)  자기 사람 밀어 넣는 바람에  통제 대실패

 

 [정도의 헛웃음]

 

 안 해도 될 말까지

 

 - 투명하게 다 통역해 버리고  - (정도그 통역 아가씨

 

 - 내 사람 아닙니다  - (단아내 사람은 더더욱 아닌데?

 

 기 선수 사람인가요?  기 선수 말 통역해 준 거 보니까?

 

 돈으로 해결합시다  번거롭게 굴지 말고

 

 (단아)  그 결과를 보셨잖아요

 

 아드님 성깔머리가  아주 보통이 아니던데

 

 [정도의 한숨]

 

 제가 처리합니다아름답게

 

 저라고 폭행 선수가 기껍진 않으니까요

 

 나 차기 대선 후보입니다

 

 (정도)  출마 때까지는  제명 처리만큼은 절대 안 됩니다

 

 은퇴도 아니고 제명은

 

 의원님은 지지율이나 신경 쓰세요  번거롭게 굴지 마시고

 

 [통화 연결음]

 

 저년이 진짜

 

 [다가오는 발걸음]

 

 (외신 기자1)  [영어]  김우식 씨?

 

 [우식의 놀란 신음]  미안해요김우식 씨

 

 데일리스포츠 뉴욕의  롭 스타크라고 합니다

 

 육상 팬으로서 정말이지 애석한데

 

 도울 게 없겠습니까?

 

 [한국어]  

 

 

 

 [영어]  미안합니다

 

 영어 못해요

 

 팀 통역 없습니까?

 

 아까 여자 통역사분은 어디 계시죠?

 

 [한국어]  

 

 (우식)  죄송해요저 영어 못해요  [외신 기자1의 당황한 신음]

 

 [영어]  제가 도와줄게요

 

 인터뷰하고 싶다고요인터뷰요

 

 (지현)  [한국어]  인터뷰하고 싶답니다

 

 (우식)  ?

 

 김우식 선수 되시죠?

 

 전데누구세요?

 

 서단아 대표님이 찾으십니다  함께 가시죠

 

 [영어]  - (지현저랑 가시죠  - (외신 기자1) 

 

 (감독)  [한국어]  우식이는?

 

 (이 코치)  좀 쉬라고 숙소 보냈습니다

 

 (감독)  기사는 났어?

 

 (이 코치)  몇 개 났는데

 

 대부분이 폭행이 헤드라인이에요

 

 (감독)  아휴내가 기선겸 이걸 진짜

 

 저것들은 뭐 그걸 들키고 앉아

 

 에이조심 좀 하지아유진짜

 

 (영일)  기선겸

 

 진짜 파이팅을 하네미친놈이

 

 그 파이팅이 이 파이팅은 아니었는데

 

 근데 너희 진짜 왜 맞았냐?

 

 난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

 

 기선겸이 굳이 팰 거면  윗사람을 골라 팰 거 같은데  [문이 달칵 열린다]

 

 (정도)  이 사태를 어쩔 겁니까

 

 - 내가 누굴 조져야 되죠지금?  - (감독정도야

 

 우리라고 이럴 줄 알았겠냐  우리 나가서 얘기 좀

 

 [감독의 신음]  [긴장되는 음악]

 

 (정도)  '정도야'?

 

 내가 운동 그만둔 지가 언젠데  아직도 동료 취급 합니까

 

 호칭 똑바로 안 해요?

 

 (감독)  의원님

 

 좀 진정하시고

 

 (정도)  감독이란 사람이

 

 선수 관리 제대로 못 하고  뭐 했습니까!

 

 애가 갑자기 사람을 때리질 않나  그걸 자기 입으로!

 

 당신이랑

 

 너희들 둘!

 

 내가 지켜볼 겁니다알겠어요?

 

 (감독)  예  [정도의 성난 숨소리]

 

 [문이 쾅 닫힌다]

 

 저 개새끼 저거 진짜

 

 아유쪽팔려

 

 - (이 코치감독님감독님!  - (영일들어가십시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영일의 한숨]

 

 기선겸이랑 완전 딴판이네

 

 주워 왔나?

 

 [단아의 힘겨운 신음]

 

 (단아)  김우식 선수는 잡아 뒀어요?

 

 (지현)  

 

 좋네

 

 기자들은?

 

 소집까지 얼마나 남았죠?

 

 약 한 시간가량 남았습니다

 

 아깐 30분 안 남았다며

 

 [노크 소리가 들린다]  (지현)  

 

 미뤘습니다

 

 수액 다 맞으시려면  좀 촉박할 거 같아서

 

 지금 시간이 남아돌아요?

 

 일 끝나고 맞아도 되잖아

 

 지금 당장 병원 모셔 가고 싶은데  참는 겁니다

 

 (지현)  바늘 꽂고 미팅하고 싶으시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쪽팔리게진짜

 

 나 지병 있다고  지구촌에 광고할 일 있어요?

 

 아휴그럴 일 없으려고 이러는 겁니다

 

 (지현)  이쪽으로

 

 [단아의 옅은 한숨]

 

 [지현의 헛기침]

 

 [단아의 한숨]

 

 대표님

 

 진짜

 

 오버 좀 떨지 마요  이 정도론 안 부서지니까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단아)  [영어]  리조트 구경이나 하자고 온 건데

 

 재밌어졌죠?

 

 육상 전지훈련이야 워낙 조용하니  기대도 안 했을 텐데

 

 (외신 기자2)  한국 스포츠 정신의 바닥을 봤네요

 

 재미없진 않죠  남의 나라 이야기인데

 

 (외신 기자3)  폭행 선수 입으로 직접 들은 게 있는데

 

 리조트 홍보 기사만 쓰자니 영

 

 어쩔 수 있겠어요?

 

 어쨌든 여긴 누구 자리예요?

 

 로마에선 로마의 법을 따르지만

 

 여긴 로마가 아니고 제주니까

 

 이곳의 룰은 제가 만들어요

 

 [어두운 음악]

 

 최대한 투명하고 공정하게  쓸 준비 되어 있죠?

 

 좋아요건배합시다  [외신 기자들이 호응한다]

 

 [다가오는 발걸음]

 

 이 사건의 궁극적인 피해자입니다

 

 그날의 진실을 다 말해 줄 거예요

 

 [통화 연결음]  [태웅의 답답한 숨소리]

 

 [안내 음성이 흘러나온다]

 

 [한국어]  서단아씹는다 이거지

 

 제주도라 이거지

 

 [통화 종료음]

 

 [한숨]

 

 [헛기침]

 

 [헛웃음]

 

 (태웅)  이건 뭐야?

 

 이게 그림이야?

 

 [헛웃음]

 

 저건 뭐야

 

 "단 에이전시"

 

 (노라)  영화 씨 오면 주라셨어요

 

 그림 감상평 궁금하면 찾아오라고

 

 [의아한 숨소리]

 

 아마추어 그림 좋아하시기엔  너무 대표신데

 

 (태웅)  거기 자전거!

 

 [흥미진진한 음악]  너 뭐야

 

 - 저요?  - (태웅여기 너 말고 또 누가 있냐?

 

 (영화)  사람 많은데

 

 [헛기침]

 

 너 왜 계속 저기 보고 있었어?

 

 저 여기 보고 있는 거  어떻게 아셨어요?

 

 내가 보고 있었으니까

 

 

 

 - 왜 보고 있었을까?  - (태웅네가 보고 있었으니까

 

 초면에 말이 짧네?

 

 나 원래 그래너도 말 까든가

 

 까고 있잖아그래서

 

 (태웅)  어유장하다그래

 

 너 대표실 왜 보고 있었냐니까?

 

 - 너 뭔데  - (영화그러는 넌 뭔데

 

 [어이없는 숨소리]

 

 나 서태웅인데?

 

 서태웅?

 

 [한숨]

 

 네가 서태웅이면 난 강백호다

 

 그래강백호

 

 [영화의 한숨]  너도 여기 소속이야?

 

 (태웅)  처음 보는데

 

 - 종목이 뭐야?  - (영화종목은 뭔 종목

 

 - 농구겠냐?  - (태웅아이

 

 (태웅)  너도 서단아 선수냐고  나 지금 그거 묻잖아!

 

 (영화)  뭐야아침부터 재수 없게  이상한 게 튀어나와 가지고

 

 - 말도 안 되는 소리 하고 있어  - (태웅

 

 (태웅)  !

 

 내 말 아직 안 끝났거든?

 

 강백호!

 

 [태웅의 거친 숨소리]

 

 저건 또 뭐야

 

 기선겸 하나로도 관심 다 뺏기는데

 

 [부드러운 음악]

 

 (단아)  기선겸 씨

 

 진짜 바람 쐬는 거예요?

 

 제주도라서 바람이 이렇게 센데

 

 지금 너무 멀쩡해 보여서  무섭거든요?

 

 지금 확 뛰어들기 좋아 보이니까  좀 뒤로 좀 와요제발 좀

 

 (미주)  

 

 (선겸)  바다 오랜만이네요

 

 몰라요  나 진짜 오늘 캐붕 됐어

 

 캐붕은 캐릭터 붕괴의 준말이에요  참고로

 

 캐붕시켜서 유감이네요

 

 

 

 나요

 

 배고파요

 

 뜬금없이요?

 

 화제 전환이 좀 어색했나요?

 

 [미주의 헛기침]  

 

 그렇죠아무래도?

 

 (선겸)  배고플 때 탕지금

 

 제주도니까 오분자기?

 

 그래요

 

 좋아요

 

 자연스러웠다

 

 (미주)  근데

 

 나는 그냥 캐릭터 붕괴라지만

 

 기선겸 씨는 거의 인생 붕괴 아니에요?

 

 어떡하려 그래요?

 

 내가 어쩔 수 있는 건  많이 없을 거예요

 

 제명되거나 정지 먹을 거고

 

 (선겸)  걸려 있는 캠페인들도 다 잘릴 테니까  위약금도 물어 줘야 되고

 

 선수촌도 나와야 되고

 

 어쩔 수 있는 게 더 있을지  고민도 해 봐야 되고요

 

 왜 그렇게 남 일처럼 얘기해요?

 

 오미주 씨한텐 남 일 맞죠

 

 돈이라도 많아서 참 다행이다

 

 (선겸)  다행이라니 다행이네요

 

 (미주)  그럼 이제 국대 아니고  그냥 육상 선수인 거예요?

 

 이제 다시 선수로는 못 뛸 테니까요

 

 (선겸)  그냥 뭐

 

 그냥 기선겸?

 

 무섭지 않아요다시 못 뛰는 거?

 

 감내해야죠

 

 

 

 약속 있었는데

 

 - 약속?  - (선겸

 

 육상부 애들한테 나 은퇴하면  코치 해 주기로 약속했거든요

 

 육상부면 뭐어디모교?

 

 기독교 대안 학교요

 

 (선겸)  아버지가 크리스천이시라서

 

 (미주)  크리스천

 

 아버지 따라서 종교 봉사 갔다가

 

 (선겸)  거기서 코 꿰였죠귀여워서

 

 생각만 해도 귀엽나 보네요  육상 꿈나무들

 

 (선겸)  

 

 약속 못 지키면 떼는 엄청 쓸 텐데  그거는 좀 무섭네요

 

 (종업원1)  맛있게 드세요

 

 - (미주감사합니다  - (선겸감사합니다

 

 (미주)  [놀라며]  맛있겠다

 

 뜨거워

 

 -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미주의 시원한 숨소리]

 

 근데

 

 집안 분위기가 생각보다 엄한가 봐요?

 

 화목할 거라고 생각했나 봐요?

 

 그림 같길래가족들 모습이

 

 (미주)  그리고 기선겸 씨가 잘 컸길래요

 

 나를 너무 과대평가하는 거 아니에요?

 

 본인을 너무  후려치는 건 아니고요?

 

 좀 자신감을 가져요

 

 (선겸)  이러는데 잘 커야죠

 

 [미주가 입바람을 후후 분다]

 

 세상이 나한테는  대체로 다정하더라고요

 

 '그럼 나도 세상에 다정해야지'

 

 그런 마음으로 큰 것 같은데요?

 

 다정?

 

 오늘 내가 본 세상은 안 그렇던데  완전 냉정하던데?

 

 그래서 말했잖아요대체로라고

 

 [한숨]

 

 나도 그런 마인드로 컸으면 참

 

 좋았겠다 싶네요

 

 오미주 씨가 어떤 마인드로 컸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잘 컸어요

 

 [미주의 헛웃음]

 

 이러면 자꾸 궁금해지는데

 

 [부드러운 음악]

 

 (선겸)  뭐가요?

 

 아니

 

 그냥 후배 하나도  자기 인생 비틀어 가면서 도와주는데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생기면  어떨까 싶죠

 

 나한테 되게 궁금한 게 많네요?

 

 그러게

 

 뭐가 자꾸 그렇게 궁금한가 모르겠네

 

 나한테 뭐 궁금한 거 없어요?

 

 됐어요

 

 가끔씩 생각나는 건 있어요

 

 그때 오미주 씨 달리던 거

 

 (선겸)  나는 경기나 훈련 때 아니면

 

 보통 잘 안 뛰거든요

 

 근육 다칠까 봐 걱정되기도 하고

 

 그래서 보통  급한 일을 잘 만들지도 않고요

 

 그때 완전 뛰어왔었는데

 

  9초대 할 뻔할 정도로

 

 그때는 오미주 씨가  기다리고 있었으니까요

 

 염병

 

 내가 지금 먹고 있는 게  김칫국인지 오분자기인지

 

 (선겸)  오분자기예요

 

 (미주)  혼잣말이잖아요왜 대답해요

 

 (선겸)  

 

 혼잣말을 그렇게 들리게 해요?

 

 [미주의 못마땅한 신음]

 

 (선겸)  기사 났나 보네요?

 

 (미주)  

 

 내용이 좀

 

 이건 아닌 거 같아요

 

 내용이 되게 과장되고 원색적이죠?

 

 익숙하다 이거예요?

 

 지난번의 스캔들 때랑은  비교도 안 되는구먼지금

 

 뭐라는데요?

 

 (미주)  그냥 다 추측성 아니면  깎아내리는 기사죠

 

 , '육상 팀'

 

 '기선겸 폭행 발언은 단순 해프닝'

 

 '기선겸다수의 기합 목격담'

 

 '아시안 게임 이후로  뚜렷한 성과 없던 선수'

 

 '최태리와 결별설 돌아'

 

 '스트레스 후배들에게 풀었나?'

 

 - (선겸?  - 뭐라는 거야진짜

 

 '운동계 뿌리 깊은 위계 관계  문제 있다'

 

 (미주)  이거 하나는 정상적이네요

 

 근데 베플은 군대나 가래요

 

 (선겸)  군대 갔다 왔는데

 

 지금 이거 기사마다  최태리 키워드 있어 가지고

 

 까딱했다간 실검 갈 수도 있어요

 

 (미주)  뉴스들 자체도 순위가 높고요

 

 나 진짜 열받네

 

 너무 열받지 마요

 

 내가 열 안 받게  본인이 셀프로 열 좀 받죠?

 

 - 화라도 내든가  - (선겸이러나저러나

 

 사람 때린 새끼인데요

 

 [익살스러운 음악]  뭐지?

 

 남들 일은 공감 능력 치솟으면서  자기 일인데 남 일보다 못한 양

 

 (미주)  자기애가 없어요?

 

 자기애 이런 거 학교에서 안 배웠어요?

 

 운동하느라 수업을 못 들었어요

 

 (미주)  그래요

 

 운전이나 똑바로 합시다

 

 여긴여긴 무슨 길바닥에 가로등을  개미 똥꼬만큼 세워 놨어

 

 깜깜해 가지고 아무것도 안 보이네

 

 비명횡사하라는 거야뭐야

 

 - 여기 거긴가 봐요  - (미주?

 

 같이 가는 저승길

 

 - !  - (선겸

 

 (선겸)  안녕하세요안녕하세요

 

 [어두운 음악]

 

 [드라이 작동음]

 

 (현진)  기 선수랑 더 얽히지 말고

 

 지금 서울 올라가세요

 

 의원님 기분이 많이 안 좋으십니다

 

 제가 암만 알바로 왔다지만

 

 아직 업무가 안 끝나서요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면  해코지라도 하실 건가요?

 

 저는 명령을 받았고  그걸 전달드릴 뿐입니다그럼

 

 (미주)  저기

 

 이거는 돌려드릴게요

 

 정당한 페이로 주시면 받겠습니다  계좌 이체로

 

 돈 뱉고

 

 기 선수랑  더 얽히겠다는 소리로 들리는데

 

 (현진)  맞습니까?

 

 의원님이 시키신 일  아무것도 안 했으니까

 

 못 받는단 소리입니다

 

 저는 내용 전달한 겁니다

 

 [스태프들이 저마다 대화한다]

 

 (선겸)  현장 준비되려면 시간 좀 걸릴 거예요

 

 근처 가서 쉬고 있어요

 

 - 그래요  - (단아진짜 운동만 하기엔

 

 (단아)  아까운 껍데기다

 

 기사 난 꼬라지 봤지?

 

 오면서 들었어요

 

 기 선수가 이슈 만든 걸로

 

 그 유구하게 썩은 위계질서가  좀 흔들리려나?

 

 (선겸)  애초에 내가 제대로 처벌받았으면  단초라도 됐겠죠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괴롭히면  안 되는구나

 

 잘못을 하면 대가를 치르는구나

 

 그런 당연한 질서가

 

 내가 사는 세상에는  있는 줄 알았거든요

 

 어른들이 하나같이  무마시킬 줄도 모르고

 

 말 되게 잘하네

 

 김우식 선수한테 인터뷰 팁이라도 줘

 

 외신 기자 잡아 놨어, 30분 준대

 

 (단아)  김 선수는 보안 철저한 곳에서  대기하고 있고

 

 우식이가요?

 

 (우식)  정말 도와주시는 겁니까?

 

 그쪽이 의지만 있다면

 

 (단아)  원하는 걸 말해 봐요  내가 원하는 거랑 다를 수도 있잖아

 

 저는

 

 저 때린 사람들  꼭 벌받게 하고 싶어요

 

 [단아가 호응한다]  선배님이 저 때문에

 

 제가 무서워해서  끝까지 저를 언급 안 하신 거고요

 

 그래서 쓰레기 취급 받고 있죠

 

 [흥미진진한 음악]

 

 우리 기 선수가 그쪽 때문에  쓰레기 됐는데

 

 자각은 있어 보이니 다행이고

 

 이거 공론화시키면

 

 고발 선수로 낙인찍힐 수도 있어요

 

 (단아)  윗사람들은 그쪽이 피해자인 거보다

 

 외부에 목소리를 냈다는 게  더 중요하니까

 

 압니다

 

 선배님 오명만 벗을 수 있으면  저는 상관없습니다

 

 오명?

 

 무슨 이유였든 간에  사람 때린 건 팩트라 비난은 못 피해요

 

 그럼

 

 - 어떡해요?  - (단아착각하지 말아야죠

 

 기선겸이

 

 벗을 오명은

 

 없어요

 

 (단아)  오케이?

 

 오케이

 

 기 선수가 아주 아끼는 거 같던데  후배님을

 

 대표님을 많이 존경하실 것 같습니다

 

 - 선배님이  - (단아그럴까요?

 

 나를?

 

 존경할까?

 

 대중들한테 쇠몽둥이로 두들겨 터질 거

 

 한 플라스틱 자 정도로  맞을 수 있게 반타작이라도 하자

 

 그런 취지의 해결책

 

 (단아)  마음에 드니?

 

 제 마음에 들어서 뭐 해요

 

 나는 빼 줬으면 해서

 

 (단아)  아까 낮에 벌인 짓

 

 기 선수한테 부정을 권한 사람들  엿 먹으라고 쇼한 거잖아

 

 쇼한 대상 중에 나는 빼 줘

 

 같이 묶여 있는 거 기분 나빠

 

 (선겸)  그런 적 없었어요처음부터

 

 근데

 

 외신이면 통역을

 

 네 통역사 써야지

 

 근데 어려우실 수도 있어  받은 게 있으셔서

 

 (단아)  10분 줄게

 

 정리하고 미팅 룸으로들 오세요

 

 [단아의 의아한 숨소리]

 

 이렇게 배려하는데  왜 다들 나한테 학을 떼지?

 

 나 착한 거 같은데

 

 잠깐 얘기 좀 할까요?

 

 우식이는 다 말할 거예요

 

 제 앞길 덜 망하게 하려고요

 

 근데 우식이가 제가 우식이를  도와줬다거나 하는 그런 얘기를 하면

 

 오미주 씨가 중간 과정에서  삭제해 주세요

 

 후배분이 용기 낸 이유가  기선겸 씨 때문 아니에요?

 

 (미주)  기선겸 석 자가 빠질 수가 없는 얘긴데

 

 그걸 지금 나한테 직접 편집하고  지우라고?

 

 지금 나한테 통역 내용을

 

 자체 편집 하라고  오더를 내리는 거예요?

 

 월권인 거 압니다

 

 제가 지금 오미주 씨한테 하는 거요

 

 (선겸)  피해 주기 싫어서 이러는 거니까

 

 이해 좀 해 주세요

 

 내가 볼 피해를 왜 걱정해요?  자기 코가 석 자면서?

 

 우리 아버지요

 

 (선겸)  저는 자식새끼라서 뺨 한 대 내주고  넘어갔다고 쳐요

 

 근데 오미주 씨는

 

 생판 남이잖아요

 

 근데 제가 걱정하면 안 되나요?

 

 [어이없는 숨소리]

 

 [차분한 음악]

 

 진짜 이상한 사람이네

 

 왜 본인이 하는 걱정에 본인만 없는데?

 

 (미주)  그쪽 보고 있으면  꼭 뭐 같은지 알아요?

 

 고통에 익숙해진 사람

 

 고통이 괜찮아질 때까지  익숙해진 사람요

 

 그래서 고통을  고통으로 받아들이지도 않죠

 

 오미주 씨한테는 남 일이어야 합니다

 

 - 이건 제 일이에요  - (미주이제부턴 내 일이기도 하죠

 

 (미주)  여기 지금 나 말고  통역할 수 있는 사람 누가 있어요?

 

 기선겸 씨 이름 앞에 붙는  타이틀로 불리는 거 익숙하다 그랬죠?

 

 화풀이로 사람 때리는 쓰레기

 

 이런 것도 익숙해지려고요?

 

 - 괜찮아질 때까지?  - (선겸괜찮아야죠

 

 그것까지 각오 안 했을까요

 

 [한숨]

 

 (선겸)  원래 사람들이 뭐라고 떠들든  관심도 없었고

 

 제 얘긴 할 필요 없어요

 

 중요하지도 않고요

 

 뭔 개소리예요  난 당신 얘기가 제일 중요한데

 

 (미주)  진짜 대중들한테  피투성이 되고 싶어서 이래요?

 

 세상이 다정해?

 

 앞으로도 그런 소리 계속하고 싶으면  나한테 그딴 오더 주지 마요

 

 절대 못 들어주니까

 

 돈만 많으면  다인 줄 아나 봐진짜

 

 [노크 소리가 들린다]

 

 (지현)  통역사님인터뷰 곧 시작합니다

 

 (미주)  

 

 통역은 내가 알아서 주워섬길 거예요

 

 본인 좀 소중하게 좀 대해 주세요

 

 방금 전까지 내 인터뷰이였거든요

 

 [문이 달칵 여닫힌다]

 

 [한숨]

 

 [외신 기자1이 영어로 말한다]

 

 [외신 기자1이 영어로 말한다]

 

 (미주)  아까 전지훈련 현장에 있었습니다

 

 기선겸 선수가 스타트 라인에서  출발을 하지 않고

 

 '저는 동료 후배들을 폭행했습니다'  라는 말을 했는데

 

 김 선수가 그 후배인지

 

 아닙니다기선겸 선배님은  그럴 분 아닙니다  [차분한 음악]

 

 저를 때린 사람은

 

 박규덕김기범입니다

 

 [한숨]

 

 [미주가 영어로 통역한다]

 

 이유가 있든 없든 간에

 

 맞는 게 이상하다고  유일하게 말해 준 사람이

 

 선겸 선배님입니다

 

 [미주가 영어로 통역한다]

 

 [키보드 치는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오늘 정말 감사했습니다

 

 제가 다음에 밥이라도 꼭 대접할게요  [문이 달칵 열린다]

 

 고생 많았어요우식 씨  [문이 달칵 닫힌다]

 

 고생 많았어요

 

 저 먼저 가 볼게요  비행기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다음에 봐요

 

 [문이 달칵 열린다]

 

 (미주)  시간이 얼마 안 남기는 개뿔  놓친 지가 한참이다

 

 공항에서 표 끊으려면  더럽게 비쌀 텐데

 

 (선겸)  오미주 씨

 

 차 태워다 줄게요차 타고 가요

 

 가서 후배분 더 다독여 주세요

 

 여기 택시 잘 안 잡혀요  제 차 타고 가요

 

 통역 제가 알아서 했어요

 

 사명감 그런 거 아니고요

 

 (미주)  그쪽이 안 타는 쓰레기로 분류될 거  타는 쓰레기로 만들고 싶었을 뿐이에요

 

 (선겸)  잠시만요통역 얘기가 아니라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뭔데요?

 

 오해하지 말고 들으세요  잘 모르겠어서 묻는 거니까

 

 혹시 나 좋아하나요?

 

 [잔잔한 음악]

 

 아까부터 나한테 했던 말들이  다 고백같이 들려서요

 

 제 착각인가요?

 

 암만 뭘 잘 몰라도  이렇게 막 묻는 건 좀 아니지 않아요?

 

 좋아해요

 

 이런 게 진짜 고백이죠

 

 내가 한 모든 말이  다 고백이길 바라는 게 아니면

 

 혹시 내가 착각하게 했어요?

 

 내 착각이 기분 나빴다면 미안해요  사과할게요

 

 [미주의 헛웃음]

 

 (미주)  이런 상황에도 내 기분을 챙기네

 

 모든 말이 다 고백은 아니었어요

 

 그중에 고백이 있었으면 몰라도

 

 아무렇지도 않게 손 내미는 거  버릇 같은데 고치는 게 좋을 거예요

 

 오해하라고 고사를 지내는 것도 아니고

 

 [카메라 셔터음]

 

 (사진작가)  한 번 더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단아)  사진 조금만 어둡게 해 볼까요?

 

 기 프로 너무 멋있다

 

 [단아가 살짝 웃는다]

 

 이제 갈아입어도 될 거 같아요

 

 그거 블랙으로 의상 갈아입혀 주세요

 

 (은비)  

 

 !

 

 얘가 몇 번을 불렀는데도  대답을 안 해

 

 귓구멍 막혔냐기선겸!

 

 어유어유뭐야언제 왔어?

 

 거하게 사고 칠 땐 언제고  그새 쫄았어?

 

 [헛웃음]

 

 (선겸)  그러네

 

 참 나도 완전 미친놈이야정말

 

 알긴 아네?

 

 그러니까

 

 완전히 잊고 있었네

 

 (선겸)  완전 잊고 있었네덕분에

 

 얘가 왜 이래?

 

 통역사님은 어디 가셨어?

 

 서울 가셨어

 

 간단한 디렉션만 받으면 돼서

 

 [은비가 호응한다]

 

 촬영 끝나고 어디 가?

 

 라이언 잡으러

 

 경주에 있다더라?

 

 얘는 관광을 온 건지 도망을 온 건지

 

 관광 온 거면 관광하게 두고

 

 도망간 거면 도망가게 둬

 

 네가 뭔데 이래라저래라야  네가 사랑을 알아?

 

 사랑이 그런 거면 모르고 싶지

 

 (은비)  나도 모를래

 

 사랑하면 돌아 버려서

 

 안 하려고 하는데도 계속하네  돌아 버리게

 

 인사 다 했으면 가  보고 싶은 거 다 티 나

 

 (은비)  

 

 우리 집안 콩가루 또라이인데  그런 집에서 큰 거치고는

 

 나름 훌륭해

 

 이게 다 네가

 

 콩가루 손 안 타고 혼자 커서 그래

 

 누나라고 마음에 폭풍이 없었을까

 

 난 타고나다 못해  폭풍 다스리는 것도 타고났더라

 

 간다

 

 [한숨]

 

 [뚜껑을 달그락 닫는다]

 

 [물소리가 들린다]

 

 [캐리어를 툭 내려놓는다]

 

 [물소리가 뚝 멈춘다]

 

 [소주병을 잘그락 딴다]

 

 [의자를 탁 뺀다]

 

 [문이 달칵 열린다]

 

 (매이)  왔어?

 

 왔네

 

 (매이)  안 왔는데?

 

 오자마자 웬 소주

 

 누가 보면  어디 해외 원정 갔다 온 줄 알겠네

 

 뭔 강소주로 병나발을 불어  간 썩어

 

 김치라도 줘?

 

 아니면 어묵 있으니까  간단하게 어묵탕

 

 (미주)  [식탁을 쾅 치며]  탕 얘기 하지 마!

 

 [익살스러운 음악]

 

 내 간 떨어트려서 뜯어가려고

 

 아휴나 진짜 누구 막 불쌍해하고  그런 사람 아닌데

 

 왜 불쌍하고 지랄이야

 

 뭔지 몰라도 불쌍하면 끝났네

 

 [한숨]

 

 여러모로 끝났지

 

 (매이)  맞는다

 

 뮤지컬 영화그거 어쩔 거야

 

 재밌지할 거지?

 

 

 

 진짜 내 총 돌려받아야 되는데

 

 [미주의 짜증 섞인 한숨]

 

 (매이)  미주야뮤지컬 영화

 

 그건

 

 [문이 달칵 열린다]  나 누구랑 얘기하니

 

 [문이 달칵 닫힌다]

 

 나 안 불쌍하니?

 

 방 소주 페널티야

 

 [선겸의 힘주는 신음]

 

 잘 주무셨어요?

 

 암만 나여도 어제 그러고 잘 자면  좀 무서울 거 같지 않아?

 

 뭐 그렇게 몰래 가세요?

 

 나 눈엣가시인 분들  심기 덜 불편하라고

 

 너는?

 

 원래도 훈련 내내 있을 것도 아니었고

 

 (우식)  며칠 더 있다 가겠습니다

 

 재활 선생님도 같이 오셨는데  저만 쏙 가 버리면

 

 선배님 따라간 거 같잖아요

 

 우식아  내가 고민을 좀 해 봤는데

 

 너 나 따라오지 마

 

 (선겸)  어디든

 

 [우식을 토닥이며]  고생했어어제

 

 감사합니다

 

 갈게

 

 [차 문이 탁 닫힌다]  [부드러운 음악]

 

 (지현)  이영화 씨?

 

 서단아 대표님이 찾으십니다

 

 누구세요?

 

 (영화)  아니근데

 

 저 여기 있는 거 어떻게 아셨어요?

 

 (지현)  

 

 그걸 설명하자면 좀 길고  구차합니다일단 가시죠

 

 

 

 저기요

 

 (영화)  저기요!

 

 같이

 

 같이 가셔야

 

 [영화의 감탄하는 숨소리]

 

 [흥미진진한 음악]

 

 뭘 그렇게 들여다봐요?  [영화의 당황한 탄성]

 

 [흥미진진한 음악]

 

 [영화의 거친 숨소리]

 

 [당황한 웃음]

 

 안녕하세요

 

 빠지라고 만든 거 아니니까 나와요

 

 (영화)  

 

 잠시만요

 

 [영화의 거친 신음]

 

 아니이게 빠져 있어 가지고

 

 [영화의 웃음]  [놀란 신음]

 

 왜 부러졌지?

 

 [거친 숨소리]

 

 [영화의 힘주는 숨소리]

 

 [영화의 힘주는 신음]

 

 [영화의 거친 신음]

 

 아니왜 마음대로 잡고

 

 ?

 

 잡으라고 주신 거 아니에요?

 

 (단아)  아니요그거 달라고내 거잖아요

 

 

 

 [속상한 신음]

 

 근데 싸가지가  되게 없으신 거 같아요

 

 [영화의 웃음]

 

 (디자이너)  머리핀 고정한 거  내리기 직전에 빼알지?

 

 (매니저)  오케이

 

 너 딱 5분만이야

 

 출국장 들어가기 전에  멤버들이랑 합류해야 돼

 

 알았다고

 

 누나 얼굴만 보고 갈 거야

 

 그놈의 누나누나

 

 너 저번에 오사카에서  혼자 들어와 가지고 난리 난 거 알지?

 

 (매니저)  이번에도 너만 똑 떨어져서 출국하면

 

 또 그룹 내 불화니싸웠니왕따니

 

 알았다니까

 

 (태웅)  커피 사다 놨지?

 

 (영화)  근데

 

 서단아 대표님?  그분은 언제쯤 오세요?

 

 [힘주며]  내가 걘데?

 

 [단아의 힘겨운 숨소리]

 

 (영화)  

 

 

 

 (단아)  뭐지그 반응은?  [영화의 놀란 숨소리]

 

 아니대표는

 

 다 나이 많은 사람이  하는 건 줄 알았어요

 

 [힘주며]  평범한 사람들이나 그렇게 하는 거고

 

 되게 비범하신가 봐요

 

 (단아)  

 

 아깐 되게 싸가지 없다며

 

 내 팔찌도 망가트리고

 

 (영화)  아까 밟고 일어서느라

 

 [영화의 웃음]

 

 변상할게요

 

 얼마인지 알려 주시면 제가

 

 (단아)  왜 내가 찾게 해요?  내가 그림 가져간 지가 언젠데

 

 사실 한 번 왔었는데 건물 앞까지만

 

 근데 그때 막  어떤 분이 나와 가지고

 

 대표님 이름 막막 부르고 그랬는데

 

 (단아)  그 새끼?

 

 - (영화새끼?  - 그 새끼 그러는 거

 

 걔 악취미 중 하나니까  뭐학생은 신경 안 써도 되고

 

 학생?

 

 (단아)  학생 아니에요?

 

 (영화)  새끼가 나은 듯도 싶고

 

 (단아)  내 팔찌

 

 돈 말고 다른 걸로 변상합시다

 

 저 가진 거 몸밖에 없는데

 

 몸이라면 몸이겠네  그 안에 있으니까

 

 몸 안요몸 안이라면 뭐

 

 마음?

 

 [영화의 웃음]

 

 (단아)  됐고

 

 그림이나 한 장 그려 줘요

 

 [흥미진진한 음악]  물감은 뭐무난하게  쉬민케 정도면 되겠죠?

 

 (영화)  … 아니요?

 

 그건 너무 비싸서  저 써 본 적 없어요

 

 (단아)  써 봐요이번 기회에

 

 모네도 쓰고 피카소도 썼을 텐데  학생이 못 쓸 게 뭐야

 

 러프 나오면  나한테 컨펌받고 진행하세요

 

 시간은 일주일 줄게요

 

 나가는 길에 정지현 실장이  명함 하나 줄 거예요

 

 연락은 실장님 통해서 하고  위에는 뭐입고 가고

 

 대화를 원래 이런 식으로 하세요?

 

 - (단아?  - 제가 그림 그리기 싫다면요?

 

 대표님 그림

 

 (단아)  

 

 거절하면 되게 재밌겠다 싶었는데

 

 진짜로 거절하니까 되게 기분 나쁘네

 

 [영화의 웃음]

 

 (단아)  왜 쪼개요?

 

 미소는 습관이고 친절은 버릇이라?

 

 그 습관 개선합시다정들겠네

 

 팔찌 얼마예요?

 

 (영화)  아까 보니까 되게 비싸 보이던데

 

 -  50만 원 정도 하나?  - (단아) 50?

 

 쟤가

 

 그 정도 해요

 

 안 받아요나 팔 아픈데?

 

 제 그림 감상하신 거  아직 말씀 안 해 주셨는데

 

 

 

 어떻게 하면 그렇게 그려요?

 

 (단아)  대체 뭘 먹고 뭘 보면

 

 학생 안이 어떻게 돼 있으면  그림을 그따위로 그리나 싶던데

 

 (영화)  

 

 밥버거 많이 먹어요

 

 그리고 전시나 영화도 많이 보고요

 

 그리고 제 몸 안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들어갔다 나와 본 게 아니라서

 

 안이 어떻게 돼 있는진 몰라도  그림엔 아주 시꺼멓던데끈적거리고

 

 (단아)  만나서 반가웠어요

 

 나가는 길에 좀 버려 주시고

 

 [차 문이 드르륵 열린다]

 

 (태웅)  강백호!

 

 [영화의 짜증 섞인 한숨]  [태웅의 못마땅한 신음]

 

 - (영화또 너냐?  - 또 너지

 

 네가 왜 여기서 나와?

 

 (태웅)  거기다 젖었네?

 

 씻었어?

 

 이걸 네가 왜 입고 있어?

 

 네가 뭔 상관이야

 

 200만 원짜리 로브 걸칠 주제는  안 돼 보여서

 

 ? 200?

 

 서단아가  네 스폰서라도 되냐?

 

 (태웅)  ?

 

 [태웅의 헛기침]

 

 너 근데 왜 자꾸 말 까냐?

 

 - 네가 까라며  - (태웅졸라 싸가지

 

 자기소개 잘하네

 

 - 너 몇 살이야?  - (영화게맛살

 

 [태웅의 어이없는 신음]  [익살스러운 음악]

 

 그게 몇 살인데?

 

 (영화)  

 

 넌 대체 대표님이랑 뭐길래  [차 문이 탁 여닫힌다]

 

 [태웅이 웅얼거린다]  (매니저)  5분 끝그리고 여기 길거리거든?

 

 사람들 알아보기 시작했으니까

 

 - (매니저조용히 가자  가지가지 한다

 

 (영화)  아무한테나 물고 짖고 난리 났네

 

 (매니저)  아이고죄송합니다

 

 심성은 착한 애인데  뭐대신 사과할게요

 

 - 예  - (매니저고소 필요하면

 

 저 통해서 얘기해 주시겠어요?

 

 (영화)  아니서태웅 고소하는데  왜 실장님을 통하지?

 

 이 동네 이상하네

 

 졸라 싸가지 없네?

 

 (태웅)  

 

 한국 나이로 게맛살이 몇 살이야?

 

 연맹 측에 종목 불문하고  항의가 쇄도하고 있답니다

 

 이번 일로 스포츠 인권 센터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곧 감사 예정입니다

 

 여론이 난리라

 

 연맹에서도 세게 나오겠네

 

 [정도의 한숨]

 

 기껏 피한 징계 결국 받겠네받겠어

 

 징계 차원이 아니라

 

 선수 자격 박탈 논의 중이랍니다

 

 서단아는 뭐아름답게 처리하니 마니  염불을 하더니 뭐 하는 거야

 

 관계자들 자리 좀 만들어

 

 박탈보다는 은퇴가 보기 좋잖아

 

 알겠습니다

 

 [정도의 한숨]

 

 자식새끼

 

 아무리 사랑으로 키워 봤자  말짱 허사야

 

 아비한테 머리 조아리고  사죄나 하게 만들고

 

 [정도의 한숨]

 

 [어두운 음악]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정현)  어이기선겸안녕?

 

 넌 여기서 밥이 넘어가냐?

 

 배고파서 밥 먹고 가려고

 

 그렇지

 

 너 이런 놈이었지

 

 (정현)  너 연애에 미쳐 가지고  이상한 짓 했더라?

 

 기사 봤다

 

 거기에다가 자진 퇴촌?

 

 기선겸 드디어 노잼 탈출?

 

 최태리한테도 노잼이라서  한 달 만에 까였냐?

 

 노잼이라 못 놀겠대?

 

 노잼 소리 좀 그만해

 

 (정현)  아유뭔 잡채만 그렇게 수북하게

 

 너 한식파라서 내가 파스타 먹자고  할 때마다 나 깐 거야?

 

 내가 양식파라서 나랑 안 사귄 거구나?

 

 핵노잼

 

 너는 무섭잖아

 

 내가 그렇게 노잼이었어?

 

 완전완전

 

 (선겸)  근데

 

 왜 전에 나한테 사귀자고 했었어?

 

 그때는 노잼인지 몰랐지

 

 (정현)  짝사랑에 눈이 멀어 가지고

 

 (선겸)  ?

 

 복싱 대회 곧이던데

 

 이길 거지?

 

 나는 너랑 하는 거 아니면 다 이겨

 

 맞아

 

 근데

 

 왜 자꾸 너라 그래?  내가 한 살 더 많은데

 

 어라?

 

 또 그걸 이제 얘기하네?

 

 (정현)  너는 너를 좀 말해 주고  나눠 주고 살아

 

 좋은 거싫은 거

 

 그거그거먹고 싶은 거

 

 그래야 유잼 되지

 

 그런 거면

 

 하고 있는 거 같기도 하고

 

 [잔잔한 음악]

 

 (선겸)  처음으로 한 달리기는

 

 도망이었다

 

 (정도)  기선겸!

 

 (선겸)  전부 다 뒤로 밀어 두고  멀어지고 싶었다

 

 [기차 소리가 들린다]

 

 멈췄을 땐

 

 터질 것 같은  심장 소리만 귀를 울렸다  [심장 박동 효과음]

 

 나만 시끄럽게 울리는

 

 내 세계를 가진 기분  [거친 숨소리]

 

 달리기는 내가 인생에서 처음

 

 스스로 했던 선택이었다

 

 안녕

 

 잘 있어

 

 (미주)  아직 안 올라왔네?

 

 언제 올라오는 거야인터뷰

 

 [한숨]

 

 (미주)  괜찮아요?

 

 (미주)

 

 (미주)  연락 바랍니다

 

 [감성적인 음악이 흘러나온다]

 

 의원님한테 따로 용돈 받으셨다고

 

 [익살스러운 음악]  역시 그 따까리의 따까리야

 

 [헛웃음]

 

 아니대화 에티켓은 뭐  국 끓여 드셨습니까?

 

 먹을 게 없어서 그걸 끓여 먹었을까?

 

 보통 만나면  인사부터 하지 않나 싶어서요

 

 보통처럼 굴면  돈 받은 게 보통 일이 돼요?

 

 주문하시겠어요?

 

 차가운 커피 한 잔 주세요  감사합니다

 

 (종업원2)  

 

 그거 따지려고 부르셨어요?

 

 계좌 번호 알려 달라고  페이 받아야죠

 

 아니계좌 번호를  왜 이렇게 알려 달라지?

 

 근데 내가 요즘 페이 시세를 몰라

 

 그냥 적당히 많이 넣으라고 할게요

 

 절대 많이 넣지 마세요

 

 제 페이 다 황 교수 입으로 들어갑니다

 

 (미주)  저한텐 1원 한 푼 안 떨어지거든요?

 

 [한숨]

 

 통역 왜 했어요?

 

 의원님이 통역 열심히 하라고  돈 줬을 리는 없는데

 

 불쌍해서요

 

 - 누가?  - (미주제 통역 대상자요

 

 기 선수진심?

 

 - 네  - (단아걔가?

 

 대체 어디가 어떻게?

 

 이러시는데 불쌍하죠

 

 [헛웃음]

 

 스스로를 동정하는 게  더 생산적일 거 같은데

 

 돈 받은 거  기 선수는 모르게 하세요

 

 걔는 그런 거 혐오하니까

 

 이 업계는 보통  대표가 거기까지 신경 쓰나 보죠?

 

 신경이 쓰이네

 

 걔가 뭘 마음에 들인 게 오랜만이라

 

 오랜만인 건 어떻게 아는데?

 

 그 마지막이 나였으니까

 

 [잔잔한 음악]

 

 (미주)  기선겸 연애사 안 궁금하고요

 

 본인한테 직접 듣는 거면 모를까

 

 이렇게 듣는 건 좀 아닌 거 같네요

 

 직접 듣게?

 

 서울 와서 만난 적은 있고?

 

 진짜 불쌍하다오미주 씨

 

 (종업원2)  음료 나왔습니다

 

 [단아의 당황한 숨소리]

 

 [미주가 컵을 탁 내려놓는다]

 

 [거친 숨을 내뱉는다]

 

 시비 다 거셨으면  전 기선겸 씨 좀 만나러 가 볼게요

 

 마침 오늘 만나기로 해서요

 

 [웃음]

 

 그랬어요?

 

 (미주)  앞으로 대거리할 마음으로 부르실 때는  좀 미리 좀 알려 주세요

 

 저도 준비 좀 하게

 

 [미주가 입바람을 후 분다]

 

 커피 잘 마셨습니다

 

 (단아)  오미주 씨는 걔랑 있으면서  괜찮았어요?

 

 난 가끔 걔랑 얘기하다 보면  인간 말종 된 기분 들던데

 

 그거 생각보다 되게 기분 나쁘더라고

 

 나만 시정잡배 된 그 기분

 

 기분 나쁘죠

 

 - 저도 그랬어요  - (단아그렇죠?

 

 근데

 

 그게 기선겸 씨 잘못은 아니더라고

 

 [차분한 음악]

 

 그건 그러네

 

 똑똑한데?

 

 (미주)  아이

 

 말렸다서단아한테

 

 감정적인 건  썩혀서 좋을 게 없으니까요

 

 대표님이랑 뭐  감정적일 것까지 있어요?

 

 보통은 없는 게 맞는 건데  어제는 있었네요

 

 보통은 없는데

 

 너흰 왜 있는 건데?

 

 [통화 연결음]

 

 [헛기침]

 

 퇴촌했다면서요?

 

 (선겸)  어떻게 알았어요?

 

 검색하면 근황 나오는 사람이잖아요

 

 내 라이터 챙겨 왔죠?

 

 돌려줘요내 라이터지금 당장

 

 - (선겸지금?  - 지금요

 

 지금은 좀 곤란한데

 

 서단아 대표였어도  곤란하면 안 만났을 거예요?

 

 지금은 오미주 씨 보면  실수할 거 같아서

 

 (미주)  무슨 실수?

 

 있는 데로 갈 테니까  그냥 갖고만 나와요

 

 1분 컷 해 드릴 테니까

 

 (선겸)  나 지금 호텔인데

 

 (미주)  알겠어요주소 남겨 놓

 

 호텔은 좀 이상하지 않아요?

 

 왜 이상해요?

 

 여기서 잠도 자고 밥도 먹고

 

 (선겸)  커피도 마시고 운동도 하고  다 하는데

 

 여기 제 집이에요

 

 

 

 아니그러니까 이상하다고요

 

 아니어떻게 다 할 수가 있죠?

 

 참 이상한 사람이네아니

 

 주소 남겨 놔요

 

 [통화 종료음]

 

 [어이없는 숨소리]

 

 시정잡배는 모르겠고

 

 음란 마귀는 확실하네

 

 [초인종이 울린다]

 

 룸이네요?

 

 커피운동  다 할 수 있는 곳 중에 고르고 골라

 

 [헛기침]  룸이네요이 벌건 대낮에?

 

 - 오미주 씨  - (미주물어봤잖아요내가

 

 아버지가 오미주 씨한테 돈 줬습니까?

 

 내가 말했죠?

 

 실수할 것 같다고

 

 

 

 이런 게 실수구나  기선겸 씨한테는

 

 아주 인품이 거의 선비시네요

 

 난 또 다른 실수인 줄 알았지

 

 

 

 돈 주셨고

 

 받았습니다

 

 [감성적인 음악]

 

 실망하려면 하세요

 

 실망 안 하려고 노력하지 말고

 

 (미주)  우리 사이에 남은 기타 등등은  그냥 없던 일로 합시다

 

 (선겸)  없던 일로 안 한다고 하면 줄게요

 

 (미주)  짜증 나기선겸

 

 진짜 나를 찌질하게 만들고

 

 

 

 하고많은 호텔 중에 왜 여기야  여기 기선겸 있는 데잖아

 

 내가 갈 거 같아내가?

 

 (단아)  그림 그렸어요?

 

 (영화)  이런 건 아는 척하면서  왜 방금은 모른 척했어요?

 

 - (선겸오미주 씨  - (미주?

 

 (선겸)  오미주 씨가 왜 오늘

 

 (미주)  기선겸 씨가 왜 여기 있어요?

 

 (선겸)  그 영화 아직 걸려 있던데요?

 

 핑계 댄 거라고요  기선겸 씨 갈까 봐

 

 저도요

 

 (선겸)  왜 이런 식으로 알게 해요

 

 (미주)  진짜 모르는 거 너무 많다

 

 백수 그거 퍽 심심한데

 

 심심하면 나한테 얘기해요

 

 - 말하면 놀아 줄 거예요?  - (미주시간 되면

 

 - 둠칫둠칫  - (미주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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