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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 온 5

 

 (지우)  어머아들

 

 운동하러 온 거야?

 

 (선겸)  주차하러 왔어요  온 김에 운동도 좀 하고요

 

 (지우)  아이운동하라고 회원권 끊어 줬더니  주차권으로 쓰네

 

 그래도 덕분에 얼굴 마주치고 좋다

 

 그러려고 끊어 주신 거 알아요

 

 오며 가며 얼굴 보자고  [지우의 웃음]

 

 (지우)  들켰네?

 

 [지우의 웃음]

 

 - 엄마는요?  - (지우난 스파 하러 왔지

 

 너도 같이 다닐래?

 

 (지우)  기사 사진 보니까  얼굴이 푸석해 보이더라

 

 아니요

 

 다른 건 좀 괜찮으셨고요?

 

 안 괜찮지

 

 그이가 회개하러 가잔다

 

 사고는 제가 쳤는데  왜 엄마가 회개를 하세요

 

 너는 회개 안 할 거 같아서

 

 [지우가 살짝 웃는다]

 

 - (지우엄마 갈게  - (선겸들어가요

 

 - (지우응  - (현진먼저 타 계시죠

 

 (현진)  저는 기 선수랑  잠깐 얘기 좀 하겠습니다

 

 (지우)  

 

 [차 문이 탁 열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부정 기사 더 안 퍼지게 막고는 있는데

 

 (현진)  SNS는 막을 재간이 없네

 

 너도 어디 사진 안 올라오게  당분간 몸 좀 사려

 

 길바닥에 쓰레기 하나  버려도 안 돼알지?

 

 알겠습니다

 

 (선겸)  보좌관님

 

 제 통역사에 관해서는

 

 뭐든지 간에 저한테 좀 먼저  알려 주실 수 있을까요?

 

 네가 그 통역사를 왜 아직까지 신경 써

 

 제가 신세를 좀 많이 졌습니다

 

 신경 쓰는 게 예의죠

 

 나는

 

 

 

 너만 예의를 지키고 사는지 모르겠다

 

 그 통역사가 너한테  같잖은 내숭이라도 떨었나 본데

 

 속지 마

 

 그분이 무슨 악역인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의원님이

 

 너 제주도에서 감시하라고 돈을 줬어

 

 (현진)  그 돈을 일언반구 거절 없이 받았고

 

 이러면 좀 악역 같나?

 

 돈을 줬다고요?

 

 [한숨]

 

 보좌관님이 악역 같으신데요?

 

 [어두운 음악]

 

 아버지가 오미주 씨한테 돈 줬습니까?

 

 (선겸)  내가 말했죠?

 

 실수할 것 같다고

 

 

 

 이런 게 실수구나  기선겸 씨한테는

 

 인품이 거의 뭐선비네요

 

 난 또 다른 실수인 줄 알았지

 

 

 

 돈 주셨고

 

 받았습니다

 

 실망하려면 하세요

 

 실망 안 하려고 노력하지 말고

 

 들켰네

 

 나도 피차 아버지가 그런 사람이라  쪽팔렸거든요

 

 [숨을 들이켠다]

 

 돈은

 

 왜 받았습니까?

 

 그 돈에 무슨 발목 잡힐 줄 알고요

 

 발목은 이미 잡혔죠

 

 그 사람들은 내 발목을 잡은 상태에서  돈을 주니까

 

 기선겸 씨는 돈이 많아서 모르겠지만

 

 난 어릴 때부터 많이 받아 봤거든요

 

 나한테 돈 주는 사람들은

 

 내가 그 돈을 받아야지만  합의했다고 생각해요

 

 안 받으면 그 사람들 얘기  쌩까겠다는 소리니까

 

 내가 돈 받은 거 알고 나니까 어때요?

 

 그런 거 혐오하시는 걸로 아는데

 

 혐오하죠

 

 그럼 혐오하고 실망하고  치워 버리면 되겠네요그럼

 

 (선겸)  그렇죠

 

 나한테 했던 행동들은  다 가짜였구나 생각하면서

 

 근데 그러기 싫어요

 

 [잔잔한 음악]  나한테 했던 말들  줬던 위안들이 다 가짜였어도

 

 나한텐 의미 있었으니까

 

 뭘 또 그렇게까지 좋게 해석해 주지?

 

 그러고 싶으니까

 

 - 왜요?  - (선겸그냥

 

 (미주)  기선겸 씨

 

 그러지 마세요

 

 기선겸 씨는 쪽팔린 데서 끝나지만

 

 나는 비참해지니까 그러지 좀 말라고요

 

 나 원래 그런 돈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요

 

 근데 그런 거  그건 내 바닥도 아니에요

 

 나 원래 그런 애니까

 

 근데 이번에는

 

 계속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그쪽 때문에

 

 기선겸 씨 앞에서는 원래 내가  바닥이 된 거 같은 느낌이 든다고요

 

 나를 좋은 사람이 되게 했다가

 

 바닥이 되게 하기도 한다고요  기선겸 씨가 나를요

 

 근데요나는

 

 나는 그게 너무 싫거든요?

 

 총 주세요빨리

 

 [도어 록 작동음]

 

 [미주의 떨리는 숨소리]

 

 [도어 록 작동음]

 

 우리 사이에 남은 기타 등등은  그냥 없던 일로 합시다

 

 없던 일로 안 한다고 하면 줄게요

 

 - 지금 장난이 나와요?  - (선겸장난 아닌데

 

 [한숨]

 

 그래요알겠어요  그렇게 해요

 

 (미주)  나 지금 기 빨려서  반박할 에너지도 없으니까

 

 주세요

 

 (미주)  집구석에 소주 한 병이 없어  누가 다 먹었어

 

 내가 다 먹었어

 

 오는 길에 안 사 왔어

 

 그래진짜 나 이런 기분으로  술 먹으면 진짜 병든 사람이야

 

 수면제야어디 있니

 

 언니 자야 돼어디 있니

 

 여기 있다

 

 [물소리가 들린다]

 

 [부드러운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영일의 한숨]

 

 (영일)  너 지금 나한테 전화한 거냐?

 

 내가 하루의 시작을  너로 해야겠냐?

 

 심심해

 

 네가 나 없이 많이 심심해아주

 

 어떻게훈련 안 하니까  좀이 막 쑤시냐?

 

 나 어제 술 마셨다

 

 (영일)  누구세요너 기선겸 아니지?

 

 전에도 술 마시고 기분 좋아졌어서

 

 스트레스받으면 술 마시면서  풀기도 한다잖아

 

 그래서 나도

 

 술 퍼먹고 늦잠 자고

 

 침대에서 안 나오고 그러려고 했는데

 

 습관처럼 또 나와서 뛰고 있네

 

 그래서 나한테 전화했어?

 

 막 혼란스러워 가지고?

 

 나 말할 데가 없잖아  친구 없으니까

 

 네가 친구가 왜 없냐고  나랑은 뭐애인 사이야그럼?

 

 끊어나 훈련 가야 돼

 

 [통화 종료음]

 

 아휴재수 없는 새끼

 

 - (정도아유오랜만에 뵙습니다  - (권사1) 

 

 (정도)  아주 좋아지셨네  오사모님도 안녕하세요

 

 - (정도아이고안녕하십니까예  - (권사2) 건강하시죠?

 

 - (장로1) 아유의원님안녕하십니까  - (정도장로님

 

 (정도)  지난번에 아드님  어디 대학교에 합격하셨다면서

 

 (장로1)  다 덕분입니다  [정도가 호응한다]

 

 감사합니다  [함께 인사한다]

 

 - (정도올라가시죠  - (장로1) 

 

 [한숨]

 

 (동경)  오셨어요?

 

 가요

 

 [잔잔한 음악]

 

 [지우의 피곤한 숨소리]

 

 [정도가 숨을 깊게 내뱉는다]

 

 (목사)  장로님집사님안녕하세요  [정도의 당황한 신음]

 

 소식 들었습니다

 

 마음이 많이 어려우시죠?

 

 

 

 다 제가 부족한 탓입니다

 

 (목사)  이럴 때일수록 기도하셔야 합니다

 

 같이 기도합시다

 

 (정도)  

 

 (목사)  하나님 아버지

 

 한 주간 동안 저희가  알게 모르게 지은 죄들 모두

 

 우리 주님의 사랑으로  용서해 주심을 믿습니다  [경건한 음악]

 

 주님우리 주님의 충직한 종

 

 기 장로님육 집사님 가정이 지금

 

 - (목사시험 중에 있습니다  - (정도아멘

 

 더 좋은 일더 큰 일을 이루기 위해

 

 (목사)  주님께서 마땅히 주시는  시험인 줄로 믿습니다

 

 아멘

 

 (목사)  돌아오는 길이 너무도 가시밭길입니다

 

 주님

 

 길 잃은 자녀들 또한  교회로 돌아올 수 있도록

 

 올바른 길로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주여이 가정에

 

 우리 주님이 주시는  영원하신 사랑과 평안을

 

 - (목사허락하여 주시옵소서  - (정도아멘

 

 (목사)  이 모든 말씀  [익살스러운 음악]

 

 살아서 역사하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렸습니다

 

 아멘

 

 [아이의 울음]

 

 - (아이 모얘 왜 이래?  - 저거 사 줘저거

 

 - (아이저거 사 줘  - (아이 모

 

 [아이의 울음]  먹다 남은 거 집에 있어

 

 (아이 모)  죄송해요

 

 [아이가 울음을 뚝 그친다]

 

 (선겸)  줘도 될까요?

 

 저는 조금 넉넉하게 사서요

 

 어머괜찮은데

 

 (아이 모)  주아야, '고맙습니다해야지

 

 고맙습니다

 

 [잔잔한 음악]

 

 이게 있었네?

 

 버려야겠지?

 

 어머비싼 거네

 

 마켓에 올릴까?

 

 오늘 여기는 무슨 일이죠?  또 직거래예요?

 

 직거래 살인마

 

 하고많은 말 중에

 

 (지우)  배우는 내가 아니라  당신이 했어야 되는데

 

 (정도)  입조심해

 

 난 하나님 앞에선 늘 진실되니까

 

 진실되면 진심 더 싫지

 

 (의원)  의원님 아니십니까

 

 - (정도아이고여기서 다 만나네  - (의원

 

 (의원)  그간 격조했습니다

 

 아드님 때문에 많이 힘드시죠?

 

 (정도)  

 

 다 하나님의 큰 뜻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여보인사드려

 

 여기는 노근성 의원이라고

 

 아주 떠오르는 젊은 피야

 

 [함께 웃는다]

 

 안녕하세요육지우라고 합니다  안사람 됩니다

 

 아이자기소개가 필요 없는 분이시죠

 

 기은비 프로  귀국했다는 소식 들었습니다

 

 (의원)  오랜만에 따님 보셨겠어요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관심을 안 가질 수 없는 가족 아닙니까

 

 기은비 프로랑 볼 한번 쳐 보는 게  소원인 사람입니다제가

 

 [함께 웃는다]

 

 이렇게 마주친 것도 간만인데

 

 - (정도식사나 하십시다?  - (의원

 

 - (정도가요  - (의원

 

 [지우의 한숨]

 

 [함께 대화를 나눈다]

 

 - (권사3) 어머나예찬아  - (예찬안녕하세요

 

 (권사3)  아니3인데 살도 안 찌고

 

 갈수록 점점 엄마 닮아 예뻐지네

 

 (예찬)  

 

 (장로2)  엄마가 네 학교 두고 기도 엄청 하셔

 

 오빠 따라 좋은 대학 가야지

 

 (예찬)  

 

 - (권사3) 많이 먹어  - (예찬감사합니다

 

 기도만 많이 해도  좋은 대학 가는구나?

 

 비꼬지 마  좋은 뜻에서 하신 말씀이잖아

 

 - (지우동 이사  - (동경?

 

 (동경)  오랜만에 나오셨네요

 

 무교치곤 열심히 나오는 거 아니야?

 

 식사 안 하시고요?  저쪽에 의원님들

 

 식단 조절 중이에요  영화 크랭크 인 전이라

 

 (동경)  

 

 예찬아인사드려  육지우 집사님이셔제 딸이에요

 

 안녕하세요집사님

 

 눈빛 좋다

 

 - 운동해요?  - (예찬아니요

 

 절대 완전 아닌데요

 

 더 어릴 때는  저기복싱 잠깐 했어요호신용으로

 

 (동경)  근데 지금은 아니잖아그렇지?

 

 (예찬)  그렇지

 

 (동경)  얘가 타고난 문과예요

 

 (지우)  타고났으면 말고

 

 - 동 이사잠깐 나 좀 봐요  - (동경

 

 - (동경네  - (지우그럼

 

 나 집사님 좋아

 

 - ?  - (예찬얼평 안 해서?

 

 뭐를 안 해?

 

 얼굴 평가

 

 '엄마 닮아서 예쁘네'  그딴 거 안 해서 좋다고

 

 (예찬)  한국말이 어렵나엄마?

 

 어렵게 하네네가

 

 먹고 있어

 

 [통화 연결음]  - (교인1) 안녕하세요집사님  - (교인2) 안녕하세요

 

 (지우)  안녕하세요

 

 - 오늘 대본 리딩 몇 시니?  - (매니저세 시요

 

 (매니저)  지금 모시러 가면 돼요누나?

 

 (지우)  하필 리딩 날  전시 행정에 끌려다니고

 

 넌 안 지겹니?

 

 난 지겹다이렇게 사는 거

 

 (매니저)  그래도 꼬박꼬박 가시면서  [지우의 한숨]

 

 - (매니저커피 사 갈까요?  - (지우

 

 (지우)  샷 세 개 추가해 줘라  마시고 죽어 버리게

 

 에이전시 난리 났겠다

 

 광고주는 뭐래요?

 

 사람 때리는 모델 못 쓰겠대?

 

 잘 대처하고 있습니다

 

 저희 일 잘하잖아요

 

 선겸이 상태는 나쁘지 않아 보이던데

 

 - 만나셨어요?  - (지우마주쳤어요

 

 [잔잔한 음악]

 

 우리 선겸이 잘 좀 들여다봐 줘요

 

 나보다도 동 이사가 더 가깝잖아

 

 집사님도 천천히 가까워지시면 되죠

 

 그러게

 

 난 왜 그런 게 그렇게  낯부끄럽고 어색할까?

 

 자식들이랑 살갑고 다정한 거

 

 카메라 앞에서 연기도 하시면서

 

 그게 엄마보단 할 만하더라고

 

 부럽네요  전 꼼짝없이 둘 다 해내야 해서

 

 대한민국 워킹 맘  참 엿같다그렇지?

 

 의원님이 좀 바꿔 주셨으면 좋겠네요

 

 아이고그 인간이 퍽이나

 

 [함께 웃는다]

 

 [익살스러운 음악]  [육상부원들이 당황한다]

 

 [육상부원들의 환호]

 

 - (육상부원1) 우아대박  - (육상부원2) 뭐예요?

 

 - (선겸많이 먹어  - (육상부원3) 감사합니다

 

 (선겸)  사이즈 250

 

 [육상부원2의 탄성]  이야어떻게 계속 크네?

 

 이야쉬는 시간에도 운동 삼매경

 

 멋있다자세도 더 좋아졌네?

 

 (육상부원4)  진짜요?

 

 - 허리만 좀 더 펴 줘  - (육상부원4) 

 

 (선겸)  고개 좀 당겨 주고

 

 - (육상부원4) 네  - (선겸오케이완벽

 

 근데 선수님

 

 진짜 사람 때렸어요?

 

 - (선겸응  - (육상부원5) 에이거짓말

 

 - 나 거짓말 안 하는데  - (육상부원4) 거짓말

 

 왜 때리셨는데요?

 

 왜냐고 물어봐 주면 안 되지

 

 그냥 나쁜 사람이렇게 생각해

 

 나 온 김에 자세 좀 봐 줄게

 

 한번 팔 치기 해 볼래전부 다?

 

 (육상부원5)  나쁜 사람 하면 안 되는데

 

 저희 코치 해 주기로 하셨잖아요

 

 - 팔 치기  - (육상부원6) 많이 때렸어요?

 

 (육상부원6)  미안하다고 하면  용서해 주지 않을까요?

 

 - (선겸팔 치기  - (육상부원4) 맞아요새 출발 해요

 

 새 출발?

 

 새 출발

 

 (선겸)  글쎄다

 

 내가 선 게 출발선인지 결승선인지

 

 이제 시작인 건지 거의 다 온 건지  아니면 끝난 건지

 

 그게 뭔 말이에요?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  몰라

 

 - (육상부원7) 내 거야내 거야  - (육상부원8) 네가 다른 거 신어

 

 - (육상부원8) 여기 많잖아  - (육상부원7) 이거 내가 잡은 건데 왜

 

 [육상부원들이 계속 싸운다]  (육상부원4)  안 말리세요?

 

 어른이잖아요

 

 나 혼자서는 못 하겠는데?  너희가 좀 도와줄래?

 

 

 

 (육상부원5)  왜 싸워!

 

 - (육상부원6) 싸우지 마  - (육상부원9) !

 

 (육상부원4)  !

 

 [차분한 음악]

 

 (고문)  이런 말씀 드리게 돼서  저도 너무 민망한데

 

 그 기사들 때문에요

 

 아이들 교육하는 곳이다 보니까  운영하시는 분들도 좀

 

 불편해하시고요

 

 학부모들도 선수님이

 

 육상부 도와주시는 거 알고  클레임이

 

 교육 환경에 적절치 않다고  전화도 오고요

 

 이해합니다

 

 [고문의 난처한 웃음]

 

 저희 선생님들이야  선수님 한두 해 겪어 봤나요?

 

 안 그러실 분인 거 다 알죠

 

 그럴 사람안 그럴 사람이  따로 있나요

 

 지원이라도 계속해 주고 싶은데

 

 제 이름이 좀 걸리시면  다른 이름으로라도 괜찮을까요?

 

 [고문의 당황한 숨소리]

 

 감사합니다저희는 괜찮은데

 

 저도 괜찮습니다

 

 [선겸의 한숨]

 

 ?

 

 (남자1)  앞으로 500m!

 

 (사람들)  파이팅!

 

 (미주)  나 그거 뮤지컬 영화 그거 할게

 

 2 '라라랜드'라는 거

 

 그거 벌써 다른 번역가한테 넘겼지

 

 (미주)  바빠야겠는데바쁘고 싶은데

 

 왜 이래

 

 (미주)  내가 모처럼 불쌍하다고  돈을 좀 받았는데

 

 부럽다

 

 (매이)  이 나이쯤 먹으면

 

 어디서 꽁으로 돈 받을 일도 잘 없는데

 

 (미주)  돌려줬어

 

 - 웬일로?  - (미주기선겸 때문에

 

 너 그때 불쌍하다던 게  그기선겸이었어?

 

 나 진짜 세상에서 동정받는 게  제일 싫다?

 

 [따뜻한 음악]  아니나 동정할 권리도  어디서 돈 주고 사 오나?

 

 아주 돈들 많아 좋겠구먼

 

 (매이)  그러는 자기는

 

 기선겸 동정할 권리도  유료 결제 했냐?

 

 이거랑 그거는 맥락이 다르지

 

 (매이)  맥락이 어떤지는 내가 모르지

 

 (미주)  나한테 돈 준 사람이  기선겸네 아범이고

 

 그 사실을 기선겸이 알게 됐으면

 

 그럼 어떤 맥락인지 좀 알겠어?

 

 미친 아범 놈이 죽으려고  어디 우리 미주를 거지 취급이야

 

 (매이)  쯧  [미주가 살짝 웃는다]

 

 (미주)  근데 웃긴 거는

 

 그 아범께서 아들내미한테  나 불우한 거 오픈했을까 봐

 

 내가 그렇게 그렇게 나댔는데

 

 가진 거 뭣도 없는 애인 거  들켰을까 봐

 

 그게 좀 조마조마하다는 거?

 

 뭘 들킨대

 

 숨긴 적도 없는데

 

 그냥 이미 속에서  창피하게 생각하는 거지내가 나를

 

 짜증 나기선겸

 

 (미주)  나를 찌질하게 만들고

 

 아파

 

 (매이)  그래서 접게?

 

 너 걔 불쌍하면 끝난 거라니까?

 

 (남자1)  마지막!

 

 [사람들의 기합]

 

 아니저렇게 처뛰는데  금메달은 왜 못 따는 거야?

 

 안 찌질한데

 

 매우 용맹한데

 

 [마우스 클릭음]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이번 분기 리스트입니다

 

 [한숨]

 

 하나같이 고장 난 자제분들이네

 

 (단아)  고물상이야뭐야

 

 동정제약 둘째 돌싱이네요?

 

 슬하 1?

 

 두 번 갔다 오셨습니다

 

 [헛웃음]

 

 흠이 있어야 나랑 급이 맞는다는 거지?

 

 우리 회장님한텐 커밍아웃이 흠인가?

 

 아니면 거짓말했다고 벌주는 건가?

 

 [흥미진진한 음악]  의원님 짓이지?

 

 (단아)  이야우리 기 선수 고장 났다고  바로 팔아 버리네

 

 [숨을 들이켠다]

 

 개중 젊다

 

 고와아주

 

 본사에 얼굴 비추란 말씀 같습니다

 

 할 일이 산더미인데 귀찮게

 

 (단아)  실장님 생각은 어때요?

 

 어차피 할 거

 

 개중 고운 기 선수랑 한다고 하면  결혼 이슈는 해결 아닌가?

 

 [헛기침]

 

 왜 대답을 안 해?

 

 싫다고 할 거 같아서요기 선수가

 

 그건 그러네

 

 본사 들어갈 날짜 알아서 잡아요

 

 (지현)  알겠습니다

 

 [마우스 클릭음]

 

 [문이 달칵 여닫힌다]

 

 (교수)  그리스에 그리스 신화가 있다면  한국에는 단군 신화가 있다

 

 이제 왜 한국에서  그리스 정원을 배워야 되는지

 

 이해가 좀 되셨죠?

 

 그런 의미에서 다음

 

 아도니스원입니다

 

 [익살스러운 음악]  아도니스는 다들 들어 봤을 겁니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애인이죠?

 

 이 친구가 사냥을 참 좋아했답니다

 

 문제는 사냥을 하다가  멧돼지 이빨에 찔려 죽었어요

 

 아프로디테가 얼마나 슬펐겠어요

 

 죽은 아도니스의 피에  신의 술 넥타르를 부어 피어난 꽃이

 

 바로 아네모네죠

 

 그리스 정원을  왜 한국에서 이해를 하냐

 

 역시 드롭시키는 게 맞았어

 

 (예준)  카드 케이스 드롭시킨 건 찾았냐?

 

 (영화)  어디 흘렸겠지뭐  일단 카드 정지는 시켰는데

 

 (예준)  너희 학생증 없으면  야작 못 하지 않아?

 

 (영화)  1학년 땐 그랬지

 

 근데 지금은 경비 아저씨들이  내 얼굴 다 알아서 괜찮아

 

 (예준)  이야감고 다닐 게 없어서  이제 경비 아저씨까지 감고 다니네

 

 (영화)  기분 탓인가왜 자꾸 웃지?

 

 나 오늘 웃기게 생겼냐?

 

 (영화)  오늘은 고양이네?

 

 반응 뭐야재미없게?

 

 하루 이틀 그래야지

 

 점심 뭐 먹을래?

 

 (예준)  생선구이

 

 생선구이?

 

 생선구이 야옹?

 

 - 왜 이래?  - (영화야옹

 

 생선구이 먹고 드로잉 하러 가야지  [예준의 신음]

 

 - 야옹야옹!  - (예준미친 거야진짜

 

 좀 웃어라?

 

 (여대생1)  영화 선배!

 

 [여대생2의 당황한 신음]

 

 수업 끝나셨냐옹?

 

 저희 좀 도와주시면 안 되냐옹?

 

 (여대생2)  실습실에 합판 옮기러 가야 하는데  [영화의 고민하는 신음]

 

 남자 손 부족이냐옹

 

 점심 먹고 가겠다냐옹야옹!

 

 (여대생들)  알겠다냥

 

 (영화)  야옹

 

 어흥!

 

 [영화의 웃음]

 

 미술대 청량음료인 줄 알았는데

 

 노예였네

 

 그 노예는 귀여운 것보단  멋있는 게 더 좋은가 봐

 

 누가 멋있는데학교?

 

 아니

 

 있어되게 높은 데

 

 내가 안 보일 정도로 높은 데

 

 라푼젤이야뭐야

 

 라푼젤

 

 확 끌어내리고 싶어지네

 

 [아이들과 선생님이 대화한다]

 

 (영화)  어디 봐 봐

 

 수박이야?

 

 [부드러운 음악]

 

 (노라)  곧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 (미주감사합니다  - (희진감사합니다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 (희진번역가님  - (미주?

 

 (희진)  저희 영화 '어제 같은 밤'

 

 인도랑 베르겐에서 상 받았어요

 

 [미주의 놀란 신음]  번역가님 덕분이에요

 

 (미주)  한석원 감독님 좋겠네

 

 근데 우리 피디님이  진짜 많이 고생했지

 

 그래도 우리 번역가님 있어서  제가 안 죽고 영화제까지 갔잖아요

 

 (희진)  '낯선 레드 카펫에서'는 보셨죠?

 

 - (미주네  자막 수정하실 건가요?

 

 아유저야 수정할 기회 생기면  완전 생큐죠

 

 작업물 더 다듬을 수 있는 건데

 

 제가 미안해서 그러죠

 

 블루레이 자막 수정은  페이도 따로 없으니까

 

 (미주)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건데요뭘  아유진짜

 

 근데 우리 피디님 좀 탄 거 같은데

 

 - (미주어디 휴가 다녀왔어요?  - (노라맛있게 드세요

 

 (희진)  휴가는 아니고 로케 촬영 때문에요

 

 [미주가 호응한다]  나 충양 햇빛이 이렇게 센지 몰랐지

 

 (미주)  그랬어요?

 

 (희진)  이거 작년에 번역가님한테  시나리오 감수 받은 영화인데

 

 기억나요?

 

 (미주)  그거 미국 인디

 

 그거 한국에서 로케 있댔죠?

 

 그거 벌써 시작했구나?

 

 아니촬영 시작 두 달 전에

 

 갑자기 현장 투입 시키는 게  어디 있냐고요  [미주의 놀란 신음]

 

 (희진)  지금 죽을 맛이에요진짜

 

 근데 그거 촬영 현장  통번역하려면 진짜 빡세긴 하겠다

 

 그거 디렉션 쌍방으로  다 통역해 줘야 되고

 

 - (미주그렇죠세상에  그러니까요

 

 (희진)  번역가님도 대학교 때

 

 영화 제작 동아리 하셨댔지

 

 그것이 참 퍽 재미났었는데

 

 제가 근데 동아리 한 것도  얘기한 적 있나요?

 

 

 

 그게요한 감독님이

 

 [익살스러운 음악]  (희진)  대학교 때 거기서 만나셨다고

 

 (미주)  

 

 한석원 감독이랑  동아리에서 인연이 있긴 했죠

 

 (희진)  사귀셨다고

 

 아니이별하셨다고

 

 [테이블을 탁 치며]  역시 사별을 했어야 했어그렇죠?

 

 (미주)  지금이라도 할까요늦었을까요?

 

 아니아니아니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것은 아닐까요?

 

 - 안 늦었어요  - (미주진짜

 

 [미주의 거친 숨소리]

 

 (미주)  토 나와

 

 (매이)  숨넘어간다넘어가아주  할딱할딱

 

 (미주)  

 

 1층에서부터 뛰어왔어

 

 (매이)  산책시킨 보람이 없네  미팅 있었어?

 

 희진 피디님이랑

 

 아니

 

 아니내가 한석원 백으로  한영 따낸 거라고

 

 그렇게 소문났대?

 

 걔가 나랑 대학 때 CC였다고  입 털고 다녀 가지고

 

 아주 현장에서 팝콘이었단다

 

 심지어 현장엔 걔 현 여친 있었고

 

 (매이)  

 

 (미주)  ''?

 

 뭐야

 

 왜 아는 것처럼 굴지?

 

 희진 피디가 아는 걸 내가 모를까?

 

 (매이)  나 이 판에 발 담고 있는데

 

 왜 말 안 했냐고 따지지 마

 

 너 요새 누구 불쌍해서  제정신 아닌데 보탤 필요 있냐?

 

 [휴대전화 진동음]

 

 (미주)  

 

 윤공주 결혼하네?

 

 청첩장 돌린대

 

 윤공주

 

 너랑 플로리다 같이 갔던?

 

 같이 가기는걔가 날 끌고 갔지

 

 (미주)  공주님은 시녀가 필요했고  난 유학 갈 돈이 없었고

 

 하고많은 호텔 중에 왜 여기야

 

 여기 기선겸 있는 데잖아

 

 내가 갈 거 같아?

 

 너 갈 거잖아

 

 마음이 접는다고 접히냐?

 

 (매이)  접히는구나 싶을 때  잘 접어도 안 늦어

 

 마주칠 핑계 생긴 거에  감사하면서인마

 

 핑계?

 

 [발랄한 음악]  [헛웃음]

 

 내가 갈 거 같아?

 

 내가 갈 거 같아?

 

 내가?

 

 (미주)  언니나 팩 좀 빌려줘  나 꿀리기 싫어

 

 아직도 안 올라왔네

 

 진짜 일 똑바로 안 하냐

 

 진짜 얄짤없구나?

 

 [한숨]

 

 (공주)  오늘의 메인 디시 등장

 

 [동기들의 탄성]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동기1)  부잣집 청첩장 어디 구경 좀 해 보자

 

 [놀라며]  어머이쁘다

 

 (동기2)  너 여기서 웨딩 하는구나?

 

 부럽다

 

 (공주)  우리 준혁 오빠가 예약하느라  신경 좀 썼지

 

 (동기2)  좋겠다

 

 (공주)  미주야넌 왜 결혼 안 해?

 

 넌 왜 결혼해?

 

 - 왜 결혼하냐고?  - (미주

 

 (공주)  

 

 집에서도 성화고

 

 내가 이걸 왜 설명해야 돼?

 

 그걸 왜 역질문을 받고 깨달아?

 

 나는 너 생각해서 물은 거잖아

 

 (공주)  결혼 안 하는 네가 이상하지  하는 내가 이상해?

 

 아직도 그렇게 천진하기만 하면  어떡하니공주야?

 

 언젠 그래서 귀엽다며

 

 스무 살 땐 귀여웠지

 

 (공주)  나 너한테 서운한 거 진짜 많은데

 

 내색 한 번 안 했는데나는

 

 얘 대학 때도 맨날 알바한다고  같이 놀지도 않고

 

 등록금 내고 학식 먹으라고  하늘에서 돈이 뚝 떨어지진 않잖아

 

 집에다 좀 내 달라고 하면 되지

 

 (동기1)  [작은 소리로]  

 

 [무거운 음악]

 

 (공주)  미안

 

 너 부모님 안 계셨지?

 

 우식아

 

 (우식)  선배님퇴촌하셨다면서요?

 

 짐도 다 빼시고

 

 여론도 안 좋은데 내가 있으면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 가잖아

 

 너한테도 그럴 거고

 

 내 발로 나가는 게 맞지

 

 그렇죠

 

 그게 맞겠죠?

 

 서울 오게 되면 연락해밥 먹자

 

 (우식)  이번 주엔 시간 어떠세요?

 

 (선겸)  이번 주?

 

 맛난 거 사 드리고 싶어서요

 

 (공주)  내가 깜빡했어

 

 너 그거 보호 그 아동인 거

 

 - 보호 종료 아동인 거?  - (공주

 

 나는 네가 워낙 그늘이 없고 밝으니까

 

 그럼 뭐그늘 있이 자란 티를  내라는 거야?

 

 너 안 까먹게?

 

 말을 왜 그따위로 해?

 

 (공주)  그러니까 결혼을 못 하지

 

 (동기1)  그만해둘 다

 

 왜 그래오랜만에 만나서

 

 (미주)  내가 너희들한텐 미안하다

 

 나중에 내가 따로 밥 살게

 

 먼저 간다

 

 [공주의 어이없는 숨소리]

 

 (동기1)  넌 미주 사정 다 알면서  꼭 그래야겠냐?

 

 안 꿇잖아쥐뿔도 없는 게

 

 맨날 너희한테만 잘해 주고

 

 그건 우리도  미주한테 잘하니까 그렇지

 

 몰라몰라

 

 저기와인 좀 더 주세요

 

 (미주)  ?

 

 이 언니는 왜 가방에 담배를

 

 아니지내가 진짜 이거 하나 끊자고  별 지랄을 다 했는데이거

 

 오늘 하나만 피우자

 

 이 언니는  왜 가방에 담배만

 

 저기죄송하지만

 

 (직원)  규정상 호텔 반경 내에서는  흡연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나 진짜 내가  불 없는 것도 서러운데

 

 (미주)  담배도 내 마음대로 못 피우고 진짜

 

 내 마음도 내 마음대로 안 되고  아주 잘 돌아간다

 

 (직원)  저기죄송하지만

 

 (미주)  저기혹시 라이터 있으시면  좀 빌릴 수 있을까요?

 

 라이터요그게

 

 제가 흡연을 안 해 가지고요  라이터가 없습니다

 

 그러세요?

 

 그럼 저는 어떡하죠?

 

 그러게요그게

 

 - 어떡하면…  - (선겸제가 하게 해 줄게요

 

 (선겸)  제 일행이에요

 

 가 보셔도 됩니다

 

 요거는…  [밝은 음악]

 

 따라오세요

 

 (미주)  아까 혹시 라운지에 있었어요?

 

 

 

 혹시 다 들었어요?

 

 - …  - (미주뭐든

 

 (선겸)  들었죠

 

 음악

 

 [미주의 어색한 웃음]

 

 (미주)  언제부터 보고 있었어요?

 

 (선겸)  담배 꺼낼 때부터요

 

 그런 건 좀 모른 척 좀 해 주지

 

 할 말 있어서 기다리던 차예요

 

 할 말요갑자기?

 

 아니전화랑 문자도 있는데?

 

 우식이가 우리한테 밥 사고 싶대요

 

 (선겸)  방금 들었어요나도

 

 그래요?

 

 통역사님 연락처 모르니까  대신 좀 전해 달라고 해서요

 

 우리한테면

 

 기선겸 씨도 같이요?

 

 그런 거면 그냥  마음만 받겠다고 해 줘요고맙다고

 

 저 때문인 거면  제가 그 자리에 안 갈게요

 

 우식이 봐서라도 먹어요

 

 

 

 김우식 선수 연락처 좀  제 문자로 좀 보내 주세요

 

 제가 알아서 할게요

 

 (선겸)  그 영화 아직 걸려 있던데요?

 

 (미주)  무슨 영화요?

 

 저랑 같이 봤던 영화

 

 언제 내릴지 몰라서  꼭 같이 봐야 된다고

 

 그 말을 믿었어요?

 

 거짓말한 거예요?

 

 아니거짓말이 아니라

 

 그땐 그랬어요

 

 핑계 댄 거라고요  기선겸 씨 갈까 봐

 

 저도요

 

 우식이 얘기는 명분이었고  영화 얘기는 핑계

 

 오미주 씨 갈까 봐

 

 [부드러운 음악]

 

 혹시

 

 내가 마주칠 핑계 잡아서  여기 호텔 왔다

 

 그런

 

 김칫국은 안 드셨으면 좋겠어요

 

 저 친구 모임 있어서 온 거고요

 

 밥도 먹었고 차도 마셨고

 

 그리고 운동은 안 좋아하고  잠은 집에 가서 자려고 해요

 

 아까 따라오라던 건 뭐였어요?

 

 흡연 구역 알려 주려고요

 

 미친진짜

 

 기선겸 씨  이럴 땐 그 성격 참 좋네요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담배는

 

 알아서 할게요

 

 이제 기분이 좀 나아졌거든요

 

 고마워요

 

 무슨 일이냐고 안 물어 줘서

 

 진짜

 

 - (예준우리 거아유감사합니다  - (종업원맛있게 드세요

 

 (예준)  드디어 해장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맛있어

 

 - 맛있냐?  - (예준

 

 [영화의 한숨]

 

 200만 원이면 치킨이 몇 마리지?

 

 100마리

 

 100마리?

 

 치킨 100마리를 입고 가라고 막 주네

 

 (영화)  넌 그런 사람 본 적 없지?

 

 우리 엄마네 회사 대표는

 

 천만 원은 들고 다니던데가방으로

 

 천만 원?

 

 [치킨을 툭 내려놓는다]

 

 천만 원이면 치킨이

 

 (예준)  500마리

 

  200만 원이야어디 돈 떼였냐?

 

 아니야

 

 엄밀히 말하면  떼인 건 그분이긴 한데

 

 (영화)  너희 아주머니  에이전시 다닌다고 하시지 않았어?

 

 이름이 뭐랬지?

 

 

 

 - 맞지단 맞지?  - (예준

 

 (예준)  인턴이라도 시켜 달라 하게?  [휴대전화 진동음]

 

 

 

 나 영화랑 밥 먹는데?

 

 알았어

 

 - 아주머니야?  - (예준

 

 좀 있다 회사로 뭐 좀 갖다 달라고  뭐 놓고 갔대

 

 나 자전거 갖고 왔거든?  내가 태워다 줄게

 

 가는 길에 은행 좀 들르자?

 

 - 고예찬 과외비 들어왔냐?  - (영화

 

 [예준이 호응한다]

 

 치킨 네가 사  그 과외비 우리 엄마가 준 거잖아

 

 그 돈 고스란히 나가게 생겼거든?

 

 한 달 동안  시리얼만 먹게 생겼어이씨

 

 (지현)  확인해 주시면 되고

 

 어떻게 오셨습니까?

 

 (예준)  동경 이사님 뵈러 왔는데요  심부름 왔어요

 

 전해 들었습니다

 

 곧 회의 끝나실 테니  같이 올라가시죠

 

 그렇게 좀 부탁드리겠습니다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저 사람이야치킨 500마리

 

 진짜 같은 사람이었네

 

 (동경)  같이 왔네?

 

 내 아들 예준이  내 아들 친구 영화

 

 우리 에이전시 대빵 서단아 대표

 

 (예준)  안녕하세요

 

 [숨을 들이켠다]

 

 이사님 아드님 몇 살이라 그랬죠?

 

 - (동경너 몇 살 됐지?  - (예준스물셋

 

 (동경)  스물셋요대표님

 

 얘 학교 일찍 가서  또래들보다 어려

 

 (단아)  반가워요학생들

 

 (동경)  준아엄마 손 없으니까  갖고 따라오세요

 

 (예준)  이사님

 

 (단아)  이만 나가죠실장님

 

 [흥미진진한 음악]

 

 [단아가 냄새를 킁킁 맡는다]

 

 그림 그렸어요?

 

 학교에서과제 때문에

 

 어떻게 아셨어요?

 

 어떻게 몰라요?

 

 바니시 냄새가 이렇게 진동을 하는데

 

 그런 건 아는 척하면서

 

 왜 방금은 모른 척했어요?

 

 알은척할 필요가 없어서

 

 또 볼 줄도 몰랐고

 

 필요해야 알은척을 하는구나

 

 이게 뭔진 몰라도  내가 필요한 건 아닌 듯한데

 

 - (영화이거 돈이에요  돈이에요?

 

 왜 돈을 나한테 줘요?

 

 팔찌값 50만 원

 

 (영화)  그때 제가 변상한다고 했잖아요

 

 (단아)  그거

 

 로비에 맡기지굳이 직접

 

 이렇게 큰돈을 어떻게 막 맡겨요

 

 큰돈?

 

 [단아의 웃음]

 

 (단아)  들었어요?

 

 

 

 뭐가 이렇게 웃기지?

 

 왜 기분 나쁘지?

 

 (단아)  이번 주 컨펌 낼 거  이메일 안 왔어요

 

 (지현)  확인해 보겠습니다

 

 서단아 상무

 

 (명민)  인사 안 합니까?

 

 때 되면 회사에 얼굴도 비춰야 되고

 

 별 같잖은 선 자리 고르자고  오고 가고

 

 [단아의 한숨]

 

 똥개 훈련이 따로 없네

 

 시끄러워

 

 꼭 쥐방울만 한 똥개들이  요란하게 짖더라?

 

 쫄아 가지고

 

 (명민)  집안 사업에 도움 되고 싶으면  그만 나대고 시집을 가

 

 혼맥으로 효도해야지

 

 [단아의 한숨]

 

 너 옛날에 커밍아웃한 것도 구라잖아

 

 제가 레즈비언인 거 말씀이신가요?

 

 [흥미진진한 음악]

 

 그래그거

 

 (명민)  아휴암만 결혼이 싫어도 그렇지  어떻게 그딴 핑계를

 

 창피한 줄 알아

 

 이렇게 막 아웃팅시키네  옆에 정 실장도 있는데

 

 서명민

 

 (명민)  '서명'… ''?

 

 - (명민너 미쳤냐?  - 이게 '오빠오빠해 주니까

 

 진짜 오빠인 줄 아네  나보다 늦게 태어난 게

 

 (단아)  자기도 서자면서  서태웅만 서자 취급 하질 않나

 

 적통한테 호형호제를 하질 않나

 

 현대 사회 너무 프리하다그렇지?

 

 이 사회가 암만 프리해도

 

 넌 최고 경영자 못 돼

 

 적통은 나니까이 망할 계집애야

 

 그러네

 

 적통 의미가 딱 너긴 하다

 

 '계집애는 비록 적통이라도  가묘의 중책을 이어받을 수 없지만'

 

 '아들은 천한 몸에서 낳았대도  그 제사를 받들 수가 있다'

 

 천한 몸?

 

 (명민)  너 지금 우리 엄마 욕했어?

 

 너나 나나 여자 좋아하고  최고 경영자 되고 싶지

 

 근데 내가 하면 비정상이고  네가 하면 정상이래

 

 너랑 나랑 타고난 거  딱 하나 다른 거 성별인데

 

 내가

 

 이빨 좀 까 볼까너 서자인 거?

 

 어떻게 되나?

 

 [명민의 헛웃음]

 

 네가 지금 날 협박해?

 

 [단아의 놀란 신음]  이거 봐

 

 나는 고작 팩트만 체크했을 뿐인데  또 지레 쫄아서 협박이래

 

 

 

 실장님나 오늘 기분 너무 잡쳐서  회장님 못 뵐 거 같아요

 

 [지현의 헛기침]

 

 저걸 확 진짜 그냥

 

 내가 회사만 아니었어도

 

 눈 안 깔아?

 

 [명민의 한숨]

 

 나는 이래서 정 실장이 싫어

 

 바로 말을 들으니까  오히려 기분이 더 나빠

 

 죄송합니다

 

 죄송하면

 

 줄 잘 서자지현아?

 

 (명민)  같잖게 여자 뒤꽁무니나  쫓아다니고

 

 둘이 그렇고 그런 사이야?

 

 눈 깔랬지?

 

 눈 깔랬잖아  [지현의 신음]

 

 기분 더럽네진짜!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노라)  주문하신 커피 나왔습니다

 

 [보온 통을 달그락거린다]

 

 [부드러운 음악]

 

 (예준)  뭐 하냐왔으면 들어가지

 

 (영화)  

 

 나 그냥

 

 넌 뭐 하냐?

 

 사장님 저녁에 일 생기셨대서땜빵  [영화가 호응한다]

 

 들어가자커피 내려 줄게

 

 아니야아니야아니야  나중에 너 있을 때 올게

 

 지금은 모르는 척하는 게  좋을 거 같아서

 

 (예준)  뭐라는 거야

 

 캔버스나 짜러 가야겠다고

 

 (영화)  간다

 

 수고

 

 [차 문이 탁 닫힌다]

 

 [자동차 시동음]

 

 [안전띠를 달칵 채운다]

 

 이거 고칠 수 있죠?

 

 이걸 여기서 왜 고쳐요  매장 가 봐요

 

 매장이 어딘데요?

 

 백화점이나 청담동에 있겠죠  [사장1이 혀를 찬다]

 

 근데 어쩌다 이렇게 됐대?

 

 이거 천만 원짜리인데

 

 얼마짜리

 

 천만 원요?

 

 [팔찌를 잘그락거린다]

 

 치킨 500마리를 막 차고 다니네

 

 (사장2)  많이 잡숴  [손님들이 대답한다]

 

 (손님1)  사장님오리탕 소짜 한 개랑  소주 하나요

 

 (사장2)  잘 알았어요

 

 (선겸)  오미주 씨

 

 (미주)  ?  [흥미진진한 음악]

 

 오미주 씨가 왜 오늘 여기에 왔죠?

 

 기선겸 씨가 왜 여기 있어요?

 

 (우식)  저는 우식이가 밥 산다고 했으니까요

 

 저도 우식 씨가 밥 산다고 해서

 

 (사장2)  맞지?

 

 아이고여기 젊은 사람 둘밖에 없는디

 

 아이고맞네맞아

 

 아련이가 예약해 달라고 했는디

 

 아련이 몰라?

 

 - (손님2) 사장님물 좀 주세요  - (사장2) 알았어요

 

 (사장2)  정신없는데 어서 앉아

 

 아이고정신 사나워 죽겄네  참말로

 

 (선겸)  그러면

 

 제가 여기서 먹을 테니까  둘이서 드세요여기서

 

 (미주)  여기 테이블당  최소 2인분 주문해야 되는데

 

 혼자 2인분 다 먹게요?

 

 그러지 말고 그냥 같이 먹죠?

 

 제가 그 자리는 안 간다고  말씀드렸으니까요  [휴대전화 진동음]

 

 자리라는 게  그, '시트좌석이 아니라

 

 한 테이블을 말한 걸 텐데?

 

 (선겸)  

 

 우식이가

 

 못 온대요

 

 ?

 

 우리 둘이 화해했으면 좋겠다고

 

 - (미주?  - 일부러 자리 만든 거 같은데요?

 

 (우식)  할머니 친구분 가게인데 완전 맛집

 

 두 분 제주도에서 싸우신 거 맞죠?

 

 맛난 거 드시고 화해하셨으면 좋겠어요

 

 전 빠질게요

 

 (사장2)  아이고아직도 내외하고 자빠졌네

 

 자리도 없어 죽겄는디  어서 합쳐합쳐

 

 (선겸)  

 

 (사장2)  술은소주 한 병 갖다줘?

 

 (선겸)  주세요

 

 (미주)  얼씨구?

 

 [미주의 헛기침]  우식 씨는 좀 어떻대요?

 

 몸이든 마음이든

 

 목소리만 들어 봤을 때는 괜찮았는데  또 모르죠

 

 기선겸 씨는요?

 

 저는

 

 - 제가 안부를 이제 물어보네요?  - (선겸

 

 저는 폭행 선수 타이틀을  감내하고 있는 중입니다

 

 (선겸)  

 

 오미주 씨는요?

 

 (미주)  저는 그냥  그블루레이 출시 작업 때문에

 

 

 

 이거 어떻게 설명해 주지?

 

 그냥 좋은 작업 하고 있어요

 

 저는 잘렸어요

 

 제명된 거예요?

 

 나 그런 기사 못 봤는데?

 

 그 기사는 곧 나올 거 같고요

 

 제가 말한 건  그때 말한 육상부 코치요

 

 꿈나무들?

 

 [선겸의 헛기침]

 

 빠른 선수들은 태어나는 거 알아요?

 

 [잔잔한 음악]  태어날 때부터 속근이 발달한  친구들이 있거든요

 

 (선겸)  테크닉이야 짬 차면 는다고 치는데

 

 스피드는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거든요

 

 그래서 어린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치면 안 되는 거고요

 

 그거 참 국가적인 손실이겠네요  그렇죠?

 

 우리나라 선수들이

 

 금메달 못 따는 게

 

 다 선수 탓인 거 같죠?

 

 난 잘 모르겠는데

 

 꿈나무들을 알아봐 주고  키워 내 주는 환경 자체가

 

 체계적이지가 않아요

 

 그래서 저는

 

 (선겸)  꿈나무들이 운동만 집중할 수 있게  해 주고 싶었던 거고요

 

 근데 해 줬잖아요계속

 

 (미주)  육상 꿈나무들 지원해 주고

 

 우식 씨만 봐도 그래  계속 도와주고 보호해 주고

 

 제리 맥과이어가 한 거  그그것처럼 했잖아요

 

 근데 그…  뭐라 그러더라그거를?

 

 - 에이전트요?  - (미주맞아요그거해 줬잖아요

 

 그 개념에 저는 안 맞죠

 

 [선겸이 술을 졸졸 따른다]

 

 우리나라에서 에이전트는  법률적인 지원이 대부분이라서요

 

 변호인 개념이에요?

 

 (선겸)  

 

 대리인 개념이 맞는다고 봐요

 

 그럼 기선겸 씨도 에이전트 있어요?

 

 육상에는 굳이 에이전트랄 게 없는데

 

 굳이 따지면 서단아 대표이기는 하죠

 

 (선겸)  저를 스카우트한 것부터

 

 얼굴 상태스캔들까지 관리를 하고

 

 이번처럼 물의를 일으켰을 때도  저 대신 나서 주고

 

 소위 몸빵

 

 이죠몸빵

 

 그거 딱 기선겸 씨 맞네  특히 몸빵

 

 저는 실패했죠

 

 아무것도 못 해냈으니까요

 

 왜 실패를 과정 안에 안 끼워 주지?

 

 실패하는 것도 완성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에 포함을 시켜 줘야죠

 

 [식탁을 탁 치며]  제리 맥과이어도 바닥까지 치고  다시 올라왔잖아요

 

 아까부터 그게 누구

 

 그 영화 몰라요?

 

 톰 크루즈 나온 영화 몰라요?

 

 아니이 장면도 몰라요?

 

 [미주가 박자를 탄다]

 

 '쇼 미 더 머니'

 

 (미주)  이 장면 몰라요?

 

 (선겸)  제목이 뭔데요?  알려 주세요저 볼게요

 

 '제리 맥과이어'

 

 제목이 사람 이름

 

 - 그래요  - (선겸

 

 (미주)  아니근데 모르면  그렇게 물어보는 습관 자체는

 

 되게 괜찮은 습관이에요

 

 보통 안 묻고 속에 묻는 것까지  다 물어봐 가지고 그렇지

 

 공부했으면 공부도 잘했겠네요

 

 공부나 다시 해 볼까?

 

 백수도 됐는데

 

 무슨 공부?

 

 영어 공부요

 

 혼자?

 

 과외도 해 주나요?

 

 재작년까지는 부업으로 했었는데

 

 이젠 본업 때문에  시간이 없어 가지고 못 하지

 

 재작년에 만날걸

 

 (미주)  뭐지?

 

 아무 말이나 막 하는 거 보니까  지금 좀 알딸딸한가 본데?

 

 괜찮아요

 

 

 

 백수 그거 퍽 심심한데

 

 심심하면 나한테 얘기해요

 

 말하면 놀아 줄 거예요?

 

 시간 되면

 

 (선겸)  

 

 제리 맥 영화 보면

 

 볼 수 있어요?

 

 볼 수 있나요?

 

 - 둠칫둠칫  - (미주왜 그래요

 

 - 그거 나온다면서요  - (미주일부러 그러는 거죠?

 

 (선겸)  궁금해서요보려고

 

 - (선겸잘 먹었습니다  - (미주아니에요

 

 (선겸)  !

 

 (미주)  저거

 

 우식이 통역

 

 고마웠습니다

 

 인사가 늦었네요

 

 (미주)  우식 씨가 이제 스무 살이더라고요?

 

 나는 스무 살에

 

 매이 언니 만나서  삶이 조금 밝아졌는데

 

 그 전까진 되게 깜깜했거든요

 

 우식 씨한텐 선겸 선배가 그렇겠죠?

 

 우식 씨 인생에 그런 사람이  한 명쯤 더 스쳐 가는 건

 

 좋은 일 아닐까요멀리 보면?

 

 좋은 일이에요

 

 가까이서 봐도

 

 [밝은 음악]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마우스 클릭음]

 

 "한국 육상 메달리스트의  피눈물"

 

 [마우스 클릭음]

 

 [프린트 작동음]

 

 (미주)  '그 선배들한테 처음 맞은 날은'

 

 '고등학교 입학하고'

 

 '아마 육상부  대면식 때였던 거 같은데'

 

 [마우스 클릭음]

 

 (미주)  '죄송해요'

 

 '기억이 잘 안 나요'

 

 '사실 이상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거든요'

 

 '운동하면 원래 많이들 맞는대서'

 

 '이유가 있든 없든'

 

 '맞는 게 이상하다고 말해 준  유일한 사람이'

 

 [남자2가 당황한다]  '선겸 선배였습니다'

 

 (남자2)  이거 봐 봐  야이거 봐 봐이거 봐 봐

 

 - (남자3) 뭔데  - (남자2) 빨리 봐 봐

 

 (남자4)  이거 저번에 그거 아니냐?  선수들끼리 폭행한 얘기

 

 (남자3)  후배 팼다고  어그로 끈 미친놈?

 

 - (남자4) 어  - (남자5) 힐 좀 달라고

 

 (남자3)  이거 최태리 남친 아니네

 

 (남자4)  뭐야

 

 박규덕김기범  와개소름이네진짜

 

 진짜 장난 아니다진짜아유

 

 (미주)

 

 (로이썬)  뭐야그거 찐임?

 

 (미주)  내가 올린 거임

 

 최대한 많이 좀 퍼트려 주셈

 

 (봉석자)  오키나 벌써 틔터로 퍼 감

 

 (로이썬)  RGRG, 우리가 또 의리가 있G

 

 (미주)  '제가 맞은 이유는 단순합니다'

 

 '메달을 따서'

 

 '담배를 안 사다 놔서비가 와서'

 

 '돈은 없을 수 있는데  부모님까지 없어서'

 

 (기자1)  데일리스포츠 뉴욕에  인터뷰 하나 실렸는데 한국 선수랍니다

 

 이미 원문이 한국어로 번역해서  돌고 있긴 한데

 

 (기자2)  SNS에선 이미 난리가 났습니다

 

 우리가 먼저 쓸까요?

 

 (데스크)  받아 쓰고 바로 쏴서 메인에 걸어

 

 (미주)  '왜 여태 숨겼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겠죠'

 

 '답답한 놈이라고'

 

 '저는 맞는 것도 너무 무서웠는데'

 

 '운동을 못 하게 되는 게  더 무서웠어요'

 

 '할머니 걱정시키기도 싫었고'

 

 '저만 참으면 다 괜찮을 거 같아서'

 

 '참다 보니'

 

 '괜찮은 것도 같아서'

 

 [휴대전화 진동음]

 

 [시원한 숨소리]

 

 [차분한 음악]  (미주)  '저를 폭행한 사람이'

 

 '기선겸이라는 기사는  모두 오보입니다'

 

 [도어 록 작동음]  '유일하게 저를 도와준 사람입니다  선배님은'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이 흘러나온다]  [통화 종료음]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

 

 [통화 종료음]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차 문을 탁 닫는다]

 

 (선겸)  혹시 오늘 우식이 여기로 안 왔어요?

 

 (사장2)  우식이 안 왔는데

 

 [한숨]

 

 (미주)  '저는 기선겸이라는 선수를 보고  달리기 시작했고'

 

 '선배님은 늘 제 목표였습니다'

 

 (미주)  '저는'

 

 '이번 일로  수개월간 재활을 받아야 합니다'

 

 (우식)  재활 이후에

 

 전처럼 기록을 낼 수 있을까

 

 [울먹이며]  복귀가 가능은 할까

 

 오래 생각했고

 

 저는 복귀하고 싶지 않습니다

 

 운동을 그만둘 겁니다

 

 그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앉았습니다

 

 알고 있었어요?

 

 우식이 운동 그만두는 거?

 

 

 

 내가 통역했으니까

 

 왜 말 안 했어요?

 

 이럴 거 같아서요

 

 후배가 운동을 계속했으면 해서  한 일인데

 

 그런 후배가  운동 그만둘 생각을 하는 게

 

 너무 슬플 거 같아서요

 

 왜 이런 식으로 알게 해요

 

 우식이나 그쪽이나

 

 진짜 모르는 거 너무 많다

 

 그쪽은 세상천지 다 위하고 다니면서

 

 그 착한 우식 씨가  그쪽 위할 줄은 몰랐어요?

 

 고통에 익숙한 사람

 

 잘 견디는 게 디폴트인 사람은 없어요

 

 (미주)  그러니까

 

 괜찮으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돼요  혹시 하고 있다면

 

 일단 이쪽으로 좀 옵시다

 

 얼른

 

 [부드러운 음악]

 

 이것도 뭔지 모르는 건 아니겠지?

 

 알아요

 

 위로

 

 정답

 

 (선겸)  내가 사랑한 것 중에  왜 나는 없을까?

 

 은퇴할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짜 백수 됐네

 

 (단아)  너 호텔 나왔다며

 

 내 오피스텔 들어와

 

 재벌로 안 태어났으면  더 망나니같이 살 수 있었는데

 

 (영화)  팔찌가 무슨 천만 원씩이나 하냐

 

 (단아)  카페에 새로 건 그림 나한테 팔아요

 

 (영화)  안 팔래요

 

 (미주)  뭐야막 나가 보시겠다?

 

 [미주가 헛구역질한다]  (선겸)  오미주 씨

 

 (단아)  네가 가지 말라면 같이 있을게

 

 - 둘이 사귀었어요혹시?  - (선겸아니요

 

 (미주)  난 삼각관계인 줄 알았네?

 

 아씨또 말렸어

 

 (선겸)  '내일 아침 9시 퇴근'이라고 적어요

 

 (미주)  예스

 

 저 문 너머에 기선겸이 자고 있다

 

 나 삐그덕거리는 거 보느라 신났죠?

 

 (선겸)  신나죠같이 달릴 생각 하니까

 

 (미주)  우리 집 가고 싶어서 왔구나?

 

 - 가도 돼요?  - (미주갑시다우리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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