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 마이웨이 5
다들 또 봬요
[잡는다]
야, 박혜란이
고동만은 호구여도
쟤 뒤에는 빡센 내가 있는 거 알지?
[익살맞은 음악] 나도
[헛기침]
언니, 제발 주제넘는 짓 좀 하지 마세요
나는 앞으로도 쭉 주제넘을 거니까
고동만한테 가려거든 나부터 제끼고 가
나도 제껴
아주 날 쏘고 가야 될 거야
언니
파이팅?
최선을 다해 보세요?
갈게
[계단을 내려간다]
[잔잔한 음악]
아휴!
[걸어온다]
[메시지 알림음]
(혜란) 오빠, 정말 보고 싶었어
[한숨]
아오, 씨 [확 던진다]
[툭 소리]
[동만의 한숨] [벨 소리]
[기댄다]
고동만이, 저 새끼 저거 또 넘어가는 거 아니야?
[칫솔질 소리]
어휴, 세상에 참 정신 나간 사람들 많지
왜 사람을 패?
이거
이거, 이거!
[어이없는 소리]
[발소리] (동만) 아, 코치님!
[짝 소리] 아이, 뭐 데리러 오기까지 해요?
- 아, 참... - [작게] 아침 운동 가야지
오늘부터 스파르타로 달려야 내년에 데뷔를 하지
[작게] 왜 이렇게 속닥대는데?
여기, 걔, 걔도 산다며
그 또라이, 마이크 또라이
아, 애라
[걸어 나온다]
야, 꼬동만이!
씨... [내려온다]
[숨을 내쉰다]
너, 너 이거 뭔데?
네가 깡패야?
왜 사람을 패고 다녀, 어?
너 진짜 격투기 하게?
이번 생은 못 먹어도 고하기로 했다
- 원래 이 무도인의 일생이란... - 무도인?
네가 왜 헛바람이 들어서 날뛰는지 내가 그 원흉을 알지
[잡는다]
[발랄한 음악] 아저씨가 꼬셨죠?
내가 안 꼬셨어 난 여자만 꼬셔
[작게] 꼬시긴 했잖아요
저, 저, 저거 참 무도인이 의리가 없다, 그치?
너, 실속 없이 저 아저씨 따라다니지 말고
이따 점심때까지 무조건 우리 백화점으로 와
아, 맨날 오라 가라야
저기, 점심엔 주짓수 특강 스케줄 있는 거 너 알지?
(애라) 씨...
잔말 말고 오라면 와
안 오면 내가 갈게
이 아저씨 도장으로 내가 쳐들어갈게
다녀와 점심에 네가 다녀와
어차피 밥은 먹어야지
[탁수의 한숨]
[밝은 음악이 흐른다]
(원보) 예
예, 아
아, 이건 그냥 사소한 해프닝이죠, 해프닝
아시잖아요, 사람들 시간 지나면 금방 까먹고 잊혀진다는 거
아, 비즈니스를 왜 이리 밀어
나, 뿌염할 때 안 됐나, 뿌염?
나 오늘 화보 촬영이니까
얼굴이나 작아 보이게 여기 광대 좀 죽여주고
광고 두 개 다 떨어져 나갔다이
아, 씨
그니까 네가 아침마다 미용실에서 머리하고 있을 때야? 어?
- 너 아침 트레이닝 안 하냐? - 잔소리 됐고요
어쩌냐고 어떻게 불 끌 거냐고!
아, 생각 좀 해보자 생각 좀, 어?
[발소리] (태희) 어, 탁수야
탁수야, 여... 아, 빨대, 빨대
여론, 와...
막 뭐, 지금 장난 아니야 여론이, 어
그러면은 그 오늘부터 리벤지 매칭으로다가
뭐 훈련 스케줄 좀, 좀 짜들어 둘까?
상대편 기술도 좀 분석하고, 또...
(탁수) 형
형은 정신을 못 차리지?
어어, 그런 거 같아
아, 뜨거워 나 아이스 먹잖아!
솔직히 이게 뭐 크게 대응해야 되는 일인가 싶고
이거 그냥 사소한 해프닝이거든요
그래도 리벤지 매치에 대한 요구가 큰데요, 응하실 생각...
아이, 참
동네 싸움꾼하고 프로가 그렇게 붙는 건 아닌 거 같고
그리고 제가 그런 서커스 매치에 응할 급도 아니고
등신, 쫄았네 [덜그럭 소리]
[한숨 쉬며 버린다] [긴장되는 음악]
(탁수) 스트리트파이터다, 뭐다 걔에 대한 관심들이 참 많으시던데
그냥 말 그대로 길바닥에서 쌈질이나 하는 그런 친구고
그리고 그런 민간인들이 막상 옥타곤으로 올라오면
두발로 올라왔다가 네발로 기어나간다고 보면 되거든요
오케이, 그러면은
그 친구가 아마추어 전에서 딱 한 번이라도 이기고 오면
그때 제가 붙어줄게요
[툭 소리] (장호) 안 된다고 했다
너 쓸데없는 거 보지 말고 가서 줄넘기나 해
[받는다]
왜요? 아, 그냥 바로 경기 나가자니까?
너 운동 쉰 지가 10년이야
일단 몸부터 만들고 훈련 좀 더 한 다음에...
나 운동 쉰 적 없어요
이삿짐, 택배, 노가다 힘쓰는 건 다 했다고
에어컨 빵빵한 체육관에서 신선놀음이나 한 김탁수랑
땡볕에서 노가다로 만든 이 근육은 쫀쫀함부터 다르다니까?
이 태권도랑 격투기는 또 다르다고, 인마
일단 너 그라운드가 안 되잖아
아오, 씨 아, 발로 차면 되지!
어? 아, 돌려차고! 후려 차고! 날아 차면 될 거 아니냐고!
나 안 진다니까!
- 아 - 반말은 하지 말고, 이 새끼야
[한숨]
너 이 상태로 링에 올라갔다간 부상밖에 안 당한다니까?
될지 안 될지 보면 될 거 아니냐고
- 언제는 못 먹어도 고라며? - 아...
아나, 이런 새끼를 내가 왜 데리고 와가지고 진짜
아니, 코치가 안 된다면 안 되는 거야!
쯧 [부스럭 소리]
[신음하며 받는다]
너 테레비 보지 말고 가서 운동장이나 열 바퀴 돌고 와
빨리!
아이씨...
[걸어간다]
[클릭 소리] [키보드를 친다]
[클릭 소리]
[숨을 내쉰다]
[클릭, 알림음]
[클릭, 알림음]
[밝은 음악]
[한숨]
후...
(사진사) 승무원이에요, 아나운서예요?
네?
아니, 양쪽 컨셉이 조금 다르거든요
제가 아나운서 같아요?
아니에요?
난 아까 그냥 처음 딱 들어오실 때 그쪽이실 줄 알았는데?
아니, 맞아요
딱 아나운서처럼 찍어주세요
네, 좋아요, 아나운서처럼
자, 촬영합니다 자, 하나, 둘
[찰칵 소리]
[문이 열린다]
- 뭐해? - [클릭하며] 네?
아이, 저 뭐 좀 보느라고요
[뚜껑을 따서 놓는다]
야
뭐예요?
오다가 주웠어
내가 다음번에 사내 아나운서 다시 TO 나면은
그때는 내가 자기로 확실하게 한번 밀어볼게
내가 이렇게 가만 보니까
걔 이번에 새로 온 애 있잖아 그치? 걔가
이뻐
[익살맞은 음악]
아주 이쁜 스타일이여
내가 보니까 금방 또 시집갈 거 같더라고
지금 그걸 위로라고 하시는 거죠?
걔 그만두면은 내가 최 인포 무조건 사내...
됐어요
광야를 달리기로 한 말은 마구간으로 돌아오지 않으니까
뭘 달려?
저한테 좀 뻘쭘하고 미안하시면 행동으로 보여주셔야죠
그래, 그래, 그래 뭐, 뭐?
그러면은, 크흠, 내가 오늘 점심 사식으로 한번 쏠게
뭐, 선짓국? 뭐, 북엇국? 해장국? 뭐, 뭐?
습, 아니 저, 그게...
보안과장님 좀 소개시켜주세요
야, 인마!
걔 유부남이여
[기합 넣으며 달린다]
- 순대 장사 7시부터 하는데요? - 아, 예
선수님! 고동만 선수님 맞으시죠?
- 누구세요? - 아, 저는
[탁 친다]
타이거 MMA 양, 태, 희 실장입니다
아, 예, 반갑습니다
근데
여기를 어떻게 오셨...
아, 근데 또 제 이름은 어떻게 아세요?
(김 비서) 뭐, 태권도가 5단?
걔가요 태권도만 잘하는 게 아니고요
인성이 또 고스펙이에요
습, 좀 맹한데 착하긴 하고요
눈치는 좀 없어도 꿍꿍이는 또 없어요
이게 칭찬이여, 까는겨?
그리고 결정적으로요
애가 좀 생겼어요 [익살맞은 음악]
우리 보안팀 식구들이 블랙 슈트 촥 입고
각 딱 나오고 하면 또 좋잖아요
습, 그래요, 그럼
일단 한번 와보기나 하라 그래요
얌마, 일단 무슨 얼굴이나 봐, 인마!
그냥 저기 너, 새끼야 너 우리 식구 좋다는 게 뭐냐, 어?
내가 여기 최 인포한테 미안한 것도 있고, 너 인마
잘 좀 봐줘! 아유, 씨
(보안과장) 아, 아, 아아
알았다, 알았다
아이고, 우리도 사람 좋은 사람 보면 좋지, 뭐, 어?
잠깐만
몇 층? 아, 크게 말해봐
1...
1층이면
명품매장 아냐
(태희) 코치님
우리 고동만 선수
내일 데뷔시킵시다 [긴장되는 음악]
네?
김탁수가 소원한 아마추어 경기 그거 내일 하자고요
거기서 이기고 리벤지 티켓부터 땁시다
아, 그래도 내일은 좀 이르지 않나?
내일 아니면
고 선수 데뷔도 못 하게 될 겁니다
뭐요?
고 선수 실력 누구보다 잘 아는 탁수가
왜 아마추어 경기 하나만 이기고 오라는
그런 조건을 걸었겠습니까?
아, 나한테 질문을 하지 마시고 그냥 들고 온 패를 까세요
뒤에서 고 선수 팔다리 다 자르고 있습니다
서울은 물론이고
지방 어느 매치에서도 고 선수 출전지원 안 받아줄 겁니다
탁수 아버지가 이 바닥 스폰서는 그, 뭐 알아서들 기겠죠
근데 양 실장님은 왜 안 기십니까?
저는 유유상종이라는 말을 참 믿습니다
저 사실, 아, 그... [웃음]
[헛기침]
탁수 전담 나이트 웨이터 출신입니다
한 몇 년 탁수, 걔 싸지른 똥 치우다 보니까
걔 치부를 너무 많이 알게 됐어요
당연히 탁수 입장에선 제 머리 커지는 게 껄끄러워졌고요
그 형이 원래 적이 많은 스타일이라니까
내일 아마추어 경기가
제가 힘써볼 수 있는 마지막 경깁니다
우리, 우리 같이 판 한번 새로 짜봅시다, 예?
양 실장님이 왜 이쪽에 붙으려고 하는진 알겠는데요
저는 원래 철새 안 믿고요
그리고 또 내일은 말도 안 됩니다
아, 왜요!
뭐가 왜요야, 인마 네가 지금 발차기밖에 더 있어?
(태희) 기회도 뺏기기 전에 리벤지 티켓부터 따고!
훈련은 그다음에 충분히...
아, 예, 어? 이놈 인생 책임지기로 했고
무쇠 다리도 두 번 세 번 두드려가면서 얘 곱게 키울 겁니다
안 합니다, 안 해요
[의미심장한 음악] [걸어간다]
아씨 은근 고지식하다니까, 쯧
선수님 안 될 싹에 배팅 안 해요
김탁수를 KO 시키는 고동만이니까
저도 제 인생 한번 걸어보는 거라고요
저 믿고 같이 가시죠
(애라) 어디쯤이야? 빨리 튀어와
[메시지 알림음] (동만) 안 가
(애라) 죽는다
(보안과장) 에헤이, 그 천천히 돌려야지, 거
그렇지, 그렇지, 어
스톱!
맞네, 가져갔네, 어?
저 아줌마 지나가니까 저거 시계 없어지잖아, 그지?
아, 저 시계 저게 저, 천만 원짜리라는데
[놀란 소리]
[애라의 한숨]
후...
[잔잔한 클래식 음악] 어서 오십시오
- 즐거운 쇼핑 되십시오 - 즐거운 쇼핑 되십시오
빨리 튀어오랬더니 왜 이제야 기어와, 백수가?
왜, 또 뭐, 뭐 왜 오랬는데?
너 잔말 말고 9층 보안과로 가봐 내 소개로 왔다 하면 알 거야
내가 보안과에 왜 가?
백화점 보안팀에 취직하라고!
가서 내일부터 출근할 수 있다고 해?
넌 아주 내 말을 개똥으로 듣는구나
내가 격투기 할 거라고 했지?
아, 헛소리 좀 그만하고
그냥 하던 대로 살면 되지 왜 갑자기 헛바람이 들어서
너 마이크 잡으니까 좋아 죽겠다며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아야 된다며
쳇바퀴만 돌리다 인생 쫑내느니 그냥 사고라도 한번 쳐봐야겠다
하, 너 진짜 사춘기냐?
너 진짜 왜 이래, 정말?
- 간다, 수고해라 - 야, 야!
[걸어간다] 어, 저 아줌마
[긴장되는 음악]
그냥 가면 안 되는데?
[급히 다가간다]
- 고객님, 쇼핑은 잘하셨습니까? - 네
즐거운 쇼핑이 되셨는지요?
뭐예요? 뭐 할 말 있어?
저, 고객님, 혹시
계산을 깜빡하고 잊어버리신 물건은 없으신지요?
뭐?
혹시 깜빡하시고... [기막힌 소리]
고객님 커피나 차 한잔 타드릴까요?
안 비켜?
혹시 실수로 가방 안에 딸려 들어간 물건이나, 뭐...
[와르르 떨어진다]
(여 1) 봐
뭐가 있니? 있어?
고객님, 죄송합니다 제가 사람을 잘못 보고...
이거 미친 거 아냐, 진짜?
죄송합니다
담아
예?
아, 네, 네
[물건을 담는다]
(여 1) 잘 봐 시계 있니? 시계 있어?
[긴장되는 음악]
고객님
제가 시계라고 말씀드린 적은 없는데요
야, 너 돌이킬 수 없는 실수한 거야, 알아?
뭐 이런 게 다 있어, 진짜
[휙 소리]
[비명]
[툭 떨어진다]
[당황한 숨소리]
저 실수 안 한 거 같은데요
[걸어간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저희 직원이 뭘 모르고 이렇게 큰 결례를 범했습니다
나, 이거 절대 그냥 못 넘어가!
최 인포, 얼른 가서 사과를 좀 드리세요, 사과를, 예?
(동만) 근데요
갑자기 끼어들어서 죄송한데
얘가 도둑을 잡았는데 왜 얘가 사과를 해야 돼요?
뭐? 도둑?
아, 저기, 사모님 일단 들어가시죠, 예?
[기막힌 소리] [걸어간다]
[문을 연다]
넌 따라오지 말고 여기 있어
야, 이게 말이 되냐?
그냥 있으라고
나 네 앞에서 쪽팔리게 하지 말고
[걸어간다]
[문을 연다]
[문을 닫는다] [한숨]
[기막힌 웃음]
[탁 놓는다] (여 1) 나 몰라?
나 킹스 둘째 사모야
니들 어디 가서
내가 이 백화점에서 한 달에 얼마를 쓰는지 한번 뽑아와 볼래?
죄송합니다, 사모님
저희 직원이 몰라뵙고 큰 실수를 범했습니다
우리 회장님 먼저 보여드리고
결제는 후불로 처리하려고 했어, 내가
아, 그러니까요
죄송합니다, 사모님
전적으로 저희 직원들의 불찰입니다
사람 하나 도둑으로 몰아놓고 얜 아주 도도하네?
결제를 하실 건데 모자에 숨겨가시는 게...
- 야, 인마, 최 인포, 너... - (여 1) 아, 됐고
이달부터 우리 멤버들 싹 다 빠질 테니까
어디 VIP 없이 장사 한번 해봐
직원 교육이 이따위인 데서 나 천 원 한 장 쓰기 싫어
최 인포, 얼른 사과드리세요!
니들, 어디 한번 두고 보자
아, 저기, 사모님, 저기
야, 최 인포야, 너 왜 그러냐? 빨리 사과드려라
죄송합니다, 고객님
저기, 아직 어린 직원 아닙니까, 사모님?
그만 노여움을 좀 푸시고요
하, 아직 어린년한테 이 꼴을 당하니까
내가 더 꼭지가 돌지!
내가 얠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어떻게 해야 내 직성이 풀릴까?
아니, 도둑을 잡았으면 애한테 포상을 해주는 게 맞는 거지
왜 애를 잡아?
[문을 열고 나온다]
[웃음]
[걸어 나온다]
감사합니다, 사모님
나니까 이 정도로 넘어가는 거지 다른 집 같았으면 어림도 없어
직원 교육 똑바로 시키라고
내가 여기서 쓰는 돈 안에 저런 애들 월급, 서비스
무릎 꿇릴 권리 다 들어있는 거 아니야?
(김 비서) 시정하겠습니다
[슬픈 음악]
- 어머, 어머! - [끌려오며] 야
너 왜 이래?
[던진다] 아악!
얘 내일부터 출근 안 합니다
야!
그깟 황송한 월급 몇 푼 주면 애한테 이런 거 막 시켜도 돼요?
아줌마 돈 안에!
사람이 사람한테 이럴, 이럴 권리는 없는 거고요!
VIP고 뭐고 아줌마는 그냥 도둑!
얘는 그냥 도둑 잡는 평범한 직원이라고
[끌고 간다]
[애라의 신음]
아파
너 진짜 왜 이렇게 사고만 치고 다녀?
왜 내 밥줄까지 끊어놔?
그럼 그 꼴을 당하면서 그렇게 계속 다니게?
무릎 좀 꿇는다고 무릎이 닳냐?
뭐?
그냥 눈 한 번 딱 감으면 되는 거잖아
그냥 아무 일 없던 것처럼, 그냥
그냥 인포에 다시 있으면 되는 거잖아
그럼 아무 일도 아닌 거 되고
아무도 내가 무릎 꿇은 거 모르고, 그냥...
그냥 그렇게
[잔잔한 음악]
[한숨]
아, 발 아파
발 아파 죽겠네
[발소리]
[떨리는 숨소리] 아...
[울먹이며] 저기 대 안에
지압 슬리퍼랑 내 백이랑
내 옷이랑 내 거 다 들어있는데 그거 다 가지고 와야 되는데
하...
쪽팔리게, 씨
너는 왜 계속 그 앞에 서 있는 거냐고
너 때문에!
너 때문에
와, 나 진짜 아무것도 아닌데
[울음소리]
[키보드를 친다]
아휴...
[메시지 알림음] [한숨]
[달그락 소리]
(설희) 아직도 야근 중?
(주만) 어
[놓고 키보드를 친다]
[의미심장한 음악] [걸어간다]
짠!
뭐야, 말도 없... [웃음]
어, 예진 씨
아, 대리님 오늘 야근하신다고
[걸어간다] [삑 소리]
[달칵 소리]
[땡 소리]
(주만) 뭐, 회사생활 하는 데 힘든 건 없고요?
(예진) 음...
힘들죠
아, 아침에 일어나는 게 제일 죽겠어요
- 죽겠는데 왜 다녀요? - 네?
그러니까 예진 씨는 이거 회사 안 다녀도 되지 않나...
아아... [웃음]
회사 사람들도 다들 제가 그냥
재미 삼아 회사 한번 다녀보는 줄 아는데요
전 여기 계속 다니고 싶어요
회사 오는 거 신나거든요
[예진의 웃음]
의외로 약간 막, 그
커리어우먼 체질이신가 보다 그죠?
[기침, 놓는다]
아니, 그게 아니고요
[우물우물 먹는다]
대리님 때문에요
[기침]
저 대리님 때문에
맨날 새벽 6시에 일어나서 고데기만 한 시간 해요
[트림한다]
[웃음이 터진다] 어머, 죄송...
[주만의 웃음]
(예진) 아, 진짜 못 들은 거로 해주세요
아, 진짜 웃긴다
어, 안녕하세요
[일어선다]
안녕하세요, 설희 씨
예, 저 뭐 좀 놓고 간 게 있어가지고...
어?
(예진) 진짜 똑같네 [걸어간다]
그러게요 이게 요즘 유행인가?
나도 짝퉁 살걸
예?
아니, 저 이거 해외 배송까지 받은 건데
아이, 로고도 비슷하고 진퉁이나 짝퉁이나 똑같잖아요
돈 아까워서...
아, 나는 몰랐네
그냥 핑크라서 산 건데
어, 저도 핑크 되게 좋아하는데! 언니는 쇼핑 어디서 하세요?
[앙증맞은 음악] 언니요?
아, 우리 취향도 대따 잘 맞을 거 같고
저보다 나이도 한참 위신 거 같은데
제가 언니라고 해도 되죠?
네, 뭐
한참 언니는 아닌 것 같은데
[벨 소리]
엄마다
- 그럼 저 먼저 가볼게요 - 네, 네
- 내일 봬요! - 네, 네, 가세요
- 가세요 - 가세요!
뭘 또 계속 흔들어주고 있어?
되게 밝다, 그치?
- 도시락은 뭐 하러 싸 왔대? - 그냥 서프라이즈로
근데 뭐가 재밌었어? 아까 자기 되게 크게 웃던데?
[걸어간다]
- 내가? - 응
아닌데?
[메시지 알림음]
(복희) 방세 입금 요망!
[애라의 한숨]
너 때문에 이게 뭐냐고?
둘이 나란히 서울역에 박스라도 깔까?
너 진짜 왜 이렇게 사고만 쳐?
[부스럭 소리]
아, 내가 책임지면 될 거 아냐
뭐 어떻게 책임질 건데?
너 내 매니저 시켜줄게
[익살맞은 음악] 나 지금 잘못 들었니?
내가 지금 이거 대응을 해야 되니?
스포츠 매니저 그거, 전문직이야
너 나름 낙하산인 거야
그래?
남의 밥줄 끊어놓고 한단 소리가
[삐 소리] x 발라먹는 수박에
쌈 싸 먹는 소리를 하고 자빠졌냐?
[당황한 웃음] 매니저?
너 그놈의 그 겁댕아리 없는 주둥아리를 다신 못 놀리게
[삐 소리]
알게 해줄까, 어?
[웃음]
어휴, 선미 씨 나 한 번만 살려줘, 진짜
[잔잔한 음악] 어우, 감사합니다
[짝 소리] 하, 그러니까
선미 씨가 최 인포 타임까지 며칠만 좀 땜빵 좀 해줘
언니는 뭐 이렇게 갑자기 관뒀대요?
잘 나갔어
네?
그 모자 팍 후려 던지고 그냥 냅다 뛰어가는데 아주
내 속이 다 시원하더라고
습, 나는 최 인포는
뭐를 해도 다 대박 날 거 같아, 그지?
그리고 그랬으면 좋겠고
후, 쯧
[웃으며 두드린다]
어, 저번에 애라 언니 찾던 분!
[웃음] 예
애라 씨 또 어디 갔나 봐요?
최 인포 관뒀는데요?
예? 과, 관, 관둬요?
아니, 왜요? 언, 언제부터 관뒀어요?
[걸어간다]
어떻게 뭐 백수끼리 술 한잔해?
나 냉장고에 소주도 몇 병 있는데
안 돼
대박, 이거 실화냐?
네가 지금 소주를 마다한 게 실화임?
내일 얼굴 부어
아, 얼굴 좀 부으면 어때, 백수가 어디 갈 데도 없으면서
치, 나 갈 데 있거든?
어디 가는데?
[덜그럭 소리]
[번호키를 누른다]
어디 가는데 왜 대답을 안 해?
야, 너 그 새끼 만나러 가지!
- 새끼, 새끼 하지 말랬다 - 아, 만나서 뭐 하게?
애들은 모르는 거 그런 거 할 거거든
아가, 그냥 일찍 자라?
자?
[툭 친다] 아!
[때리며] 에이씨!
[익살맞은 음악] [번호키를 누른다]
[문이 닫힌다] 이 미친놈이 진짜...
[어이없는 소리]
초딩이야, 뭐야?
[메시지 알림음]
[메시지 알림음]
[메시지 알림음]
[메시지 알림음]
[메시지 알림음]
(예진) 대리님! 저랑 토요일날 여의도 가요!
여의도 도서관에서 발표 자료 좀 같이 찾아주세요
그럼 제가 여의도 불꽃 축제도 보여드리고
꽃등심에 와인까지 쏠게요!
이번에도 '용자' 티켓 때처럼 쌩까시는 건 아니죠?
[물 내리는 소리]
[문을 열고 나온다]
[신음하며 문을 닫는다]
자기야, 그, 토요일에 불꽃 축제 갈 때 셀카봉 챙겨가자
우리 데이트 사진 너무 안 올라온다고
블로그 이웃님들이 되게 궁금해하더라고
[달그락 소리] 그거 그냥 하는 소리지, 뭐
불꽃 축제 사람 진짜 많겠다
나 자기가 사준 원피스 입고 가볼까?
어, 네가 입고 싶은 거 입어
[로션을 바른다]
주만아, 그냥 가지 말까?
응?
아니, 너 바쁘면 그냥 가지 말까?
아, 사실 근데
이번 주 토요일에 내가 일을 좀 해야 될 것 같긴 한데
뭐? 무슨 일?
(설희의 독백) 제발 거짓말은 하지 마라
제발 거짓말은 하지 마
그게...
아이, 그게, 이번 인턴이 자꾸
자기 발표 준비하는 걸 도와달라잖아
[앙증맞은 음악] 걔가 이번에 망쳐버리면
우리가 한 달 동안 야근한 게 다 뻘짓 되는 거거든?
[짝 소리] 그래서 뭐, 자기가 그거 도와주면
소고기 꽃등심에 와인 쏘겠다 그러는 거야
누가 뭐, 먹고 싶댔나?
하여튼 그, 은근히
밝기만 하고 눈치 없는 것도 민폐인 것 같아, 그치?
치, 어휴, 잘 해줘!
뭘 민폐까지야
그럴 때일수록 영업 3팀의 히어로 김 대리님이 딱 나서주는 거지
[신음, 툭 소리]
우리 데이트는 다음 주에 꼭 하자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웃으며] 응
[신음하며 눕는다]
아이, 김찬호 그 자식 때문에 진짜...
누구?
김찬호라고, 이번 인턴 중에 제일 비리비리한 놈 있어
걔 때문에 이게 뭐야?
[잔잔한 음악]
[뒤척인다]
(주만) 으음...
잘 자
[부스럭 소리]
[새가 지저귄다]
[신나는 음악]
[탁 소리]
조기 축구회가
축구화 끈을 동여맨다고 국가대표가 되는 게 아니거든
[걸어온다]
(애라) 습, 묶을까?
- 풀까? - 음, 묶어야지
여자는 목선이랬잖아!
내가 전수해준 필살기 안 까먹었지?
아, 어 주만이가 보고 뻑갔다는 그거?
[웃으며] 응
한번 해봐, 한번 해봐
으응?
이쪽에서도
으응? [동만의 웃음]
[달콤한 음악] (설희) 목 꺾기 1, 알았지?
실화냐?
[작게] 뻑간 척한 거야 하루 종일 하더라고
[작게] 대단하다, 진짜
[때리며] 완전 치명적, 치명적!
누가 안 넘어가냐, 다 넘어가
- 그래요? - 나도 넘어갈 거 같아
[웃으며 때린다]
얘들아, 그, 둘이서 뭔 정보는 공유하지 말고
인터넷 검색 같은 걸 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
아, 아 풀코스는 뭐래, 근데?
습, 뭐...
[탁 소리] 영화 보고
차 마시고 술 한잔하고 뭐 그런 거 아니겠어?
(설희) 아, 좋겠다, 좋겠다!
(동만) 야!
- 너 거기다 왜 뿌려? - 깜짝아
아, 왜 소리를 질러
너, 이 새끼 너 해 떨어지기 전까지 들어와
- 내가 애냐? - 정확히 19시까지 들어와라!
네가 뭔데 자꾸 나한테 이래라저래라야
야, 감 잡아 나 최애라야
너와 나의 레벨은 내가 여기면
[툭툭 치며] 너는 여기라고
아, 겁나 찔찔대면서 내 신발주머니나 들고 다니던 게
어디서 깝쳐!
잔소리 말고 7시까지 들어와
1분만 늦어도 니네 아빠한테 이를 거야
가슴에 향수 뿌리고 언놈이랑 풀코슨지 나발인지 놀러 쳐나가서
기어들어 오지도 않는다고! 확, 씨
얘가 진짜 요즘 왜 이래?
너 요즘 왜 이렇게 진상이야!
[메시지 알림음]
(애라) 헉! 어떡해
벌써 거의 다 왔대
(설희) 준비해, 준비해
[부스럭거린다]
[걸어 나온다]
[칙칙 뿌린다]
[달그락 소리] [칙칙 뿌린다]
101호!
네? 누구세요?
나?
[마스크를 벗는다]
5층
새 집주인, 즉?
이 빌라 주인
아, 네
안녕하세요, 처음 뵙네요
어제 내 문자 못 봤나?
저기, 그게 보기는 봤는데
제가 신변에 변화가 좀 생겨서
방세를 말일까지 드리면 안 될까요?
잘렸어?
그럼 뭐
지금 당장 있는 현찰이라도 주고 가든가
[신음하며 앉는다]
습, 아... 제가 지금 현금이...
[툭 소리, 한숨]
[툭툭 친다] 거기 있는 거 꺼내 봐봐
(애라의 독백) 나 지금 삥 뜯기는 건가?
(무빈) 진짜 여자들 후진 잘하는 남자한테 반하나요?
(남 1) 네, 백 퍼 후진할 때 꼭 한 손으로 하세요
오른손은 보조석 잡는 게 포인트
왼손은 거들 뿐, 건승하십쇼!
그럼...
[작게] 오른손은 보조석
왼손은 거들 뿐
[탁 소리]
이게 바로 포인트
[움직인다]
어, 어 [차 문을 연다]
애라 씨!
[차 문을 닫고 뛰어온다]
아휴 뭘 또 이렇게 일찍 왔어요?
[걸어간다]
[차 문을 연다]
얼른 타세요 오늘 우리 일정 바빠요
네
[드르륵 소리]
[차 문을 닫는다]
[익살맞은 음악]
[차 문을 닫는다]
[벨트를 맨다] 하, 애라 씨가 휴가라 너무 좋다
제 오프날 데이트도 할 수 있어서
아, 그러네요
그냥 휴가를 아주 길게 쓸까 봐요
[웃음]
오늘 기대해요 [헛기침]
저 퍼펙트로, 풀코스로 갈게요
애라 씨 머릿결이 참 좋으시네요
[황당한 효과음]
[익살맞은 음악] 아!
하하, 후진 참 독특하게 하시네
죄송합니다
- 월차를 쓴다고? - 벌써 월차 냈어
자기도 일 때문에 못 가는데 나까지 안 가?
가지 말라니까
나도 없는 데서 너 그러고 있는 거 너무 싫어
그래도 자기 조카 돌잔친데 어떻게 그래?
가서 얼굴만 비추고 올게
[메시지 알림음]
[차가 달려온다]
[메시지 알림음]
- 근데 왜 톡 확인 안 해? - 응?
아, 이거 회사 단톡방이야 확인하기도 귀찮아
단톡방에 누구누구 있는데?
- 거기 김찬호도 있어? - 누구?
인턴 김찬호 [차가 덜컹거린다]
너가 찬호 씨를 어떻게 알아?
아, 어제 내가 얘기했지?
응, 토요일에 발표 준비 도와달라는 김찬호
어
꽃등심에 와인 쏜다는 김찬호
인턴 중에 제일 비리비리하다던 그 김찬호
내가 김찬호 만나면 얘기 좀 해야겠다
무슨 얘기를 해?
김주만 대리한테 엉기지 말고 발표 준비 혼자 하시라고
(주만) 국이 되게 빨가니까
배추보다는 다소 허연 느낌이 있는 깍두기로 매칭을 하는 게 좋겠죠?
저, 어제 제가 보낸 문자 받으셨어요?
답장이 없으셔서...
네, 좋아요 같이 준비하죠, 주말에
우리 그거 되게 잘해야 되니까
[웃으며] 진짜요?
그러면 제가 진짜 맛있는 집으로 저녁 예약하고
끝나고 우리 같이 불꽃놀이도 보러...
- 저녁은 시켜서 먹죠? - 네?
여의도까지 갈 거 없이 그냥 회사에서 준비하고
저녁은 뭐 짜장면 같은 거 시켜 먹죠
아...
기왕 하는 거 찬호 씨랑 민정 씨도 불러서 얘기도 좀 하고
연락은 제가 할게요
저 지금
까이는 중인 거죠?
네?
아니, 발표 준비는
그냥 저 혼자 할게요
[걸어간다]
저, 전 남친이 바람피워서 헤어졌거든요
네, 그러세요?
그래서 그런가, 이상하게 대리님이 그렇게 막 철벽 치면
더 믿음직해요
[앙증맞은 음악] 네?
다른 여자들한테도 다 그럴 거 같아서
[웃으며] 그래서, 더...
더?
더 좋아해요
사귀고 싶어요
대리님, 여자친구 없으시죠?
아, 저...
[문이 열린다] [신음 소리]
[비틀거리며 걸어온다]
오늘 방송 해장국이라며?
어우, 나 어제 술을 토할 때까지 먹었더니
[트림 소리] 어우...
야, 이 트림만 해도 이게, 술이 취하는 것 같다
야, 좀... 한 그릇 말아줘 봐
[밝은 음악] (무빈) 음!
[메시지 알림음]
(설희) 필살기 시도해봤어?
[달그락 소리]
영화 진짜 재밌을 줄 알았는데 예고편이 다 했어요, 그쵸?
[익살맞은 음악] [반짝이는 효과음]
맞아요, 진짜
[반짝이는 효과음]
뭐예요, 왜 이렇게 빤히...
- 왜 그러세요? - 네?
그, 머리를 지금 귀신처럼... 어디 불편하세요?
아...
아니... [덜컹 소리]
여기
여기 저, 경추뼈에 상당한 돌출증상이 보이는데
이거, 이거, 이건 뭐예요?
아니, 승모, 승모, 승모근요
아, 승모근
[웃음] 운동 되게 열심히 하시나 보다
아, 네, 아하하
[애라의 웃음]
[마우스 조작음]
(설희) 점심 누구랑 먹어? 나랑 먹자
- (주만) 나 배불러서 밥 안 먹어 - (설희) 왜?
[사람들의 말소리]
[마우스 조작음]
[달그락 소리]
[걸어간다]
[뛰어간다]
[바퀴가 덜컹거린다]
[사람들이 걸어다닌다]
[부스럭 소리]
저, 대리님 이거 어떻게 해요?
아, 그거 찬호 씨 드리면 될 거 같아요
아, 네
여기요 [받아서 놓는다]
- (찬호) 아, 아, 뜨거! - (주만) 아, 뜨거
- (예진) 어! 어떡해 - 대리님, 죄송합니다
찬호 씨, 국자를...
- 뜨거우셨죠 - 괜찮아요, 예진 씨
- 어떡해 - 예진 씨, 저...
- 병원 가셔야 될 것 같아요 - 잠깐만요
아니, 거, 거기를 그렇게 문지르시면...
아주, 사랑이 꽃피는 조리실이야!
[최 부장의 웃음] [뛰어온다]
[헛기침]
아니, 선희 씨가 여긴 어쩐 일이야?
아, 저도 그 맛을 알아야 장사를 하니까...
크으!
여기가 프로네, 프로, 어?
이야...
아니, 뭐 하냐, 찬호 씨야? 얼른 국 한 사발 말아드려
아, 예예
찬호?
저, 김찬호 씨?
아, 예, 제가 김찬호인데
[사람들의 말소리] [걸어간다]
어, 씨
[익살맞은 음악] 저, 김찬호 인턴님
[헛기침] 네, 네?
왜...
저 박찬호 팬이었는데
박찬호...
아, 그 야구 박찬호요?
[웃음] 근데 저는 김찬호인데...
아, 그쵸
IMF 영웅이니까
예, 그쵸 영웅은 영웅이니까
아, 저 옛날에 박찬호 아이스크림 사 먹고 그랬어요
[어색한 웃음] 아, 근데 저는 아이스크림은 안 사 먹었고요
아, 안 드셨구나
습...
근데 저한테 뭐 하실 말씀...
(주만) 김찬호 인턴?
- 김찬호 인턴 - 예, 대리님
맞았어
한참 찾았네
그, 그 우리 그 발표 준비하러 안 가나?
예, 예, 가야죠 아, 대리님
저, 이번 주말에도 준비해야 되겠죠?
그치? 주말에 발표 준비해야지?
아, 맞다
그거 예진 씨가 혼자 다 한다 그러던데?
혹시 들으셨어요?
[익살맞은 음악]
[걸어간다]
썸인 거죠?
네? 뭐? 뭐, 뭐라고요?
아니, 제 이름도 알고 있고 괜히 막 박찬호로 말 걸고
[웃으며] 좀 귀엽던데
아, 김 인턴님 되게 재밌으신 분이시네?
- 네? - 발표 자료 말입니다
싹 다 깨알같이 정리해서 가져와 주십시오
- 아, 지, 지금요? - 당장
아, 지, 지금요 아...
[퍽 소리]
[퍽퍽 친다] (장호) 원투, 스팟
잽!
원투, 스팟!
[동만의 신음] [친다]
정신 안 차려, 인마?
여기서 저기 시계를 왜 봐, 인마!
[퍽 찬다] 아!
똑바로 안 할 거면 가 이 새끼야
(장호) 내려가 있어, 인마
가요?
아, 왜요? 왜 못 나가게 하는데
아마추어 경기 찾아보니까
살 빼려고 복싱 배우다가 뭐, 나온 배불뚝이 아저씨도 있고
동네 고딩도 그냥 막 나오던데 왜 나만 못 나가게 하는데요
- 왜요, 왜요! - 야
[퍽 치며] 너는
너는 동네 고딩보다, 인마, 어? 천지 분간을 못 하니까, 어?
[때린다] 씨...
뭐야?
너 이거 지금 훅이지, 그지?
이거 킥 아니고 훅 맞지, 그지, 훅?
[헐떡인다] [문이 드륵 열린다]
(탁수) 아이구야, 도장 죽이네
(원보) 아, 코치님, 잘 지내셨습니까?
뭐야, 두 분 또 여기 왜 온 거야, 씨
아이, 상의드릴 게 좀 있어서요 저랑 잠깐 얘기 좀...
하, 불안하게 또 왜 이래?
너한테 이거 왔다 갔다며?
양태희가 내 여기서 노는 형이거든, 어?
걔가 뭐 하고 다니는지 다 알아요
야, 너 양태희가 뭐 하던 놈인 줄은 아냐?
어, 알아?
형, 나 바빠
- 왜, 데뷔 준비하세요? - 어
야...
너는 참 여전히 인생을 천진하게 가는구나?
넌 참 여전히 싸가지는 없구나?
아, 얘 왜 온 건데?
아, 예, 서로한테 좋은 얘기를 좀 들어보려고 왔습니다
좋기는, 씨 얘만 좋겠지
사실 이 탁수랑 동만이가 서로 얽히고설켜서 득 될 게 없잖습니까
얘들 과거사가 또 새삼 불거지면 둘 다 다치죠
탁수 아버님께서 여전히 우리 동만이한테
도의적 책임감을 느끼고 계시고
그 노인네 아무튼 그, 은근히 맘 약해
아버님께서
그, 회사 물류창고 과장 자리를 동만이한테
[장호의 웃음]
(원보) 정년까지 보장하신다고 합니다
(탁수) 야, 너는 인생에서 은근히 내 덕을 참 많이 봐
어쨌든 네 동생도
내 덕에 수술이라도 한 번 받아볼 수 있었던 거 아니냐고
[긴장되는 음악] 동생 얘기는 왜 꺼내니?
형, 그냥 빨리 가는 게 좋을 거 같은데
동만아, 동만아 이 만만한 동만아
원래 세상에는 주연과 조연이 정해져 있는 거야, 응?
주제 파악을 빨리하는 송충이가 어떻게?
솔잎도 맛나게, 냉큼!
감사합니다, 하면서 얻어먹을 수 있는 거라고
- 최 코치 - 예
이 새낀 뭐 주둥이를 훈련을 시키는 거야?
[멋쩍은 웃음] 저 대가리 꼬락서니하고는
야, 너 일로 와봐
- 아이, 코치님, 좀 진정하시고 - 일로 와봐
일로 와봐! 너는 어디 가?
(장호) 네가 무도인이야, 인마! 어!
[분한 숨소리]
[사람들의 말소리]
[바스락 소리] [밝은 음악이 흐른다]
무빈 씨가 영화비 냈으니까 여긴 내가 쏠게요
아, 안 돼요
오늘은 제가 풀코스로 모신다고 했잖아요
그리고 여기 엄청 비싸요
다음에 뭐, 치맥 같은 거 할 때 애라 씨가 쏘세요
나도 스테이크 쏠 수 있는데
[탁 덮는다]
아이, 저는 그런 뜻이 아니라...
- 애라 씨 - 네?
왜 저를 불편하게 생각하세요?
이런 데서 누가 좀 내면 어때요
애라 씨, 동만이랑 있을 땐 안 그럴 거 같은데...
아, 동만이는 동만이니까
저 사실 애라 씨가 걔랑 친한 것도 싫고요
걔가 집 앞에 사는 것도 싫고
그 동네 치안도 별로 안 좋을 거 같고
저희 동네에 진짜 좋은 오피스텔 많은데
그쪽으로 이사 오시면 안 돼요?
나도 뭐 그런 데로 갈 수는 있죠
있는데
집이랑 정이 들어서
백화점 다니는 건 어때요? 힘든 건 없고요?
다닐 만해요
여자는 장모님을 보면 안다던데
애라 씨도 어머님 많이 닮았나요?
[잔잔한 음악]
(애라의 독백) 안 닮았어요
안 닮고 싶고요
난 오래 살고 싶거든요
(무빈) 어머님 얘기 좀 더 해주세요
어머님이랑 되게 닮았을 것 같은데
그냥
똑같죠, 뭐
다른 집 엄마처럼 맨날 나랑 싸우고
폭풍 잔소리하고 억척 떨고 반찬 싸주고
뭐, 똑같죠
습, 가만 보면 애라 씨는 무진장 사랑받고 자란 티가 나요
밝아서 좋아 [웃음]
그래요?
- 저, 잠깐 화장실 좀 - 네
[일어서서 간다]
[한숨]
[한숨]
내가 왜 거짓말을 했지?
아...
기분 겁나 구리네
[신음한다] 아, 불편해, 속도 안 좋고
[걸어간다]
설아
그러니까 내 핸드폰은 왜 봐서 그래, 어?
설아, 나 못 믿어?
지금 내가 핸드폰 본 게 문제야?
그런 뜻이 아니잖아
나는 너 믿으니까 네 거 안 보잖아
봐, 그럼 너도 봐
난 너한테 거짓말할 거 없어
괜히 너 신경 쓸까 봐서 거짓말한 거야
괜히 너 혼자 이상한 생각 하면서 속앓이할까 봐 그런 거라고
장예진한테도 여의도 못 간다고 안 간다고 내가 얘기했다고
걔랑은 대화도 많이 하나 봐?
그냥 선의의 거짓말이야
- 하얀 거짓말이라고 - 거짓말에 하얀색이 어딨어?
왜 네 맘대로 하양이래?
주말에도 안 나간다고 내가 얘기했어
- 차라리 만나 - 뭐?
차라리 만나는 게 나아
만나고 솔직하게 얘기해 거짓말은 하지 마
그 밤에 여자한테 문자 왔다 하면 네가 먼저 신경 쓸까 봐서 내가...
그 밤에 문자 온 게 장예진인 것보다
걔가 너한테 꽃등심 먹자고 한 것보다
네가
[울먹이며] 네가 장예진을 김찬호라고 말한 게 그게
그게 나한테는 진짜...
진짜
총 맞은 거 같았다고!
[슬픈 음악]
왜 그래, 설아
내가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놔, 나한테 거짓말은 한 번도 한 적 없잖아
지금 네가 이상한 거 맞잖아!
[한숨] 내가 실수했어
[훌쩍인다]
내가 죽일 놈이야
내가 정신이 어떻게 됐나 봐
난 총 맞은 여자야
뭔 총을 맞아
그냥
하얀 거짓말이야
개구라는 다 시꺼멓지
다 개더럽지, 다 개소리지!
다 개수작이지 개소리 하지 말라고
개수작 부리지 말라 했다
아이고, 내가 미안해 내가 진짜 잘못했어
[주만의 한숨] 야, 근데 너
애라랑은 그만 놀아야겠다
[메시지 알림음]
(태희) 선수님, 아마추어 데뷔전 오늘 8시 반 청담동 로드 짐입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탁수) 동만아, 동만아 이 만만한 동만아
원래 세상에는 주연과 조연이 정해져 있는 거야, 응?
습...
[통화 연결음]
실장님 진짜로 판 뒤집을 수 있어요?
[메시지 알림음]
(동만) 드디어 고동만 아마추어 데뷔전!
청담 사거리 로드 짐으로 8시 반까지 와
애라 씨, 지금 저희가 가는 코스가 오늘의 하이라이트거든요?
거기 가면 야경이 진짜, 어우...
아, 그래요?
[메시지 알림음]
(동만) [조르며] 빨리 와, 매니저
나 쬐끔 무서워
아, 저, 무빈 씨 미안한데
우리 하이라이트는 다음에 하면 안 될까요?
왜요, 무슨 일 있어요?
아니, 친구가 청담동에서 급히 좀 보재서...
아...
아, 예
저 그냥 저기서 좀 내려주면 좋겠는데
예, 예 뭐, 남은 건 다음에 하면 되죠, 뭐
[어색한 웃음]
[작게 소리내며 움직인다]
아직 몸이 덜 풀렸나?
자, 오늘 붙을 선수는 브라질 선수인데
뭐, 정보도 없고 전력도 없고 아주 초짜 같긴 한데
그래도 무조건 부상 조심하셔야 됩니다
예
아유, 좀 떨리시죠?
그러면은 황 코치님 그, 오시라고 할까요?
아, 아니요
코치님한테 얘기하면 못 하게 할 거 같고
제 매니저 부를게요
[웃음] 아, 벌써 매니저도 있으세요?
[웃음]
원래 격투기는 핫도그를 먹으면서 보는 거래
난 두 개, 두 개 사줘
하나는 지금 먹고 또 하나는 경기 보면서 먹고
넌 그 새끼가 밥도 안 멕이디?
- 두 개 주세요 - 예
치킨 10인분 돈으로 닭대가리만 한 스테이크 한 덩이 먹었어
그러니까 빨리 끝내 나 배고파
닭발에 쐬주나 먹으러 가게
야, 야, 궁금한 게 있는데
너 격투기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잖아?
습, 뭐 내가 걱정이 된다거나
네가 더 긴장이 된다거나 이런 거 없어?
내가 네 경기 하루 이틀 보냐?
그리고 아마추어 경기라며 네 발차기 한 방이면 되잖아
짜식
야, 너 실은 오빠 내공을 굉장히 믿는구나
그니까 나 이기는 거 보려고 스테이크도 내팽개치고 온 거네?
[익살맞은 음악]
내가 여기 온 이유는
이게 네 데뷔전이자 은퇴전이기 때문이야
체험 한 번 해보고 싹 접어야지
원래 말 안 듣는 꼬마 새끼들은 프라이팬에 손을 지져봐야
다신 가스레인지 근처에 얼씬도 안 하게 되는 거거든
넌 진짜 여자로 태어난 걸 천운인 줄 알아야 되는 거거든
- (주인) 핫도그 나왔습니다 - 아, 네, 감사합니다
야
여기가 제일 잘 보이겠네 여기 앉아서 오빠 하는 거 잘 봐
[숨을 내쉰다]
근데 너 저 외국인이랑 싸우는 거야?
너보다 작아 보이는데?
어, 키도 나보다 작은 거 같고 이겨봐야 본전일 거 같아
- 자, 선수, 들어오세요 - 네
- 아아 - 에휴
[퍽 치며] 갔다 올게!
[숨을 내쉰다]
(관객) 파이팅! [박수 소리]
[뛰어간다]
레디
레디
파이트! [땡 소리]
- 좋아, 좋아! - 파이팅!
- (관객) 파이팅, 파이팅! - (코치) 좋아, 기합 넣고!
(코치) 야, 숙여, 숙여 허리, 허리, 다물어
- (코치) 그렇지! - (관객) 좋아, 좋아!
공격해!
[퍽 소리] [동만의 신음]
[긴장되는 음악] [맞는 소리]
- 버텨, 버텨! - 가라!
[관객들이 외친다]
[맞는 소리, 신음]
- 좋아, 좋아! - 그렇지!
그렇지, 그렇지!
[동만의 신음] [관객들 소리가 울린다]
[쓰러진다]
(심판) 닥터!
닥터!
영상 다 땄고, 지금 보낼 테니까 인터넷에 바로 올려
오케이
[차 문을 연다] (탁수) 크으!
이 형 진짜 연기파야, 연기파
어
난 고동만이를 몰고 형은 땡기고
[딱 소리]
우리 오늘 아주 합이 죽였어, 어?
야, 근데 구급차는 보냈냐?
[슬픈 음악]
["알듯 말듯해"]
(남직원) 거기 뭐예요?
거기서 뭐 하시는 거...
- 아, 백화점 직원분이세요? - 아니요, 무직인데요
(남직원) 네?
무, 무직 무직이라고요
둘 다 무직
- 수고하세요 - (동만) 수고하세요
차가 어딨더라?
[걸어간다]
잠깐만요
[뛰어간다]
어, 잠깐, 잠깐, 잠깐!
한 번만 더 어디서 도둑질하고 다니면
너 그때 그냥! 아웃인 줄만 알아, 그냥
에휴, 타!
어어!
야, 이게 뭐야, 이거, 이거! [비명]
이게 뭐야? 이, 이게 뭐야?
도, 도둑년? 도벽?
[비명] 진짜 이걸 그냥!
[주제곡 "Dumbhead"] ♪ Yeah ♪
(주만) 설희 만만하게 보지 마
설희가 왜 민서 돌잔치 치다꺼리를 해야 돼?
네가 얘기해봐 우리가 너한테 일 시켰니?
설희 만만하게 보면 나 가만 안 있어
(주혜) 너 설희 쟤랑 결혼하기는 할 거야?
(애라) 너 이제 여기 오는 거 아주 맛 들였냐?
용건만 할게요
그럴 주제도 못 되면서 친구인 척 의리인 척 까고 있는 언니?
불쌍한 년보단 미친년이 낫죠?
(애라) 너 나 좋아해? 서로 딱 선 지켜
돌아온 미친년한테 불쌍한 년 소리 듣기 싫으니까
우리 서로 처신 똑바로 하자고
.쌈 마이웨이 ↲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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