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사와 조이 6
(비령) 놀고 있다, 놀고 있어
어사 나리가 남사당패랑 제대로 놀고 있어
[구팔의 겁먹은 숨소리]
(광순) 비령아 [광순의 놀란 숨소리]
송, 송구합니다, 나리
비령이 야가 가끔 신기가 도져 가지고
어, 그래, 비령아 어, 괜찮다, 그래
씁, 쉿
(조이) 방금
어사 나리가 남사당패랑 놀고 있다고 했어?
내가 그랬어?
(광순) 아이고
(조이) 산채 두령의 생일이 언제였는지 기억하십니까?
(광순) 그, 병술년
갑오월 임인일이었으…
어? 내일모레입니다
[흥미로운 음악]
- (조이) [놀라며] 남사당패 - (이언) 남사당패
[조이가 살짝 웃는다]
남사당패에 섞여 산채로 들어가는 겁니다
나도 같은 생각을 하였다
그럼 저희들은 저자에 나가 남사당패를 찾아 보겠습니다
(비령과 광순) 지금?
- (조이) 가자 - (광순) 어?
그동안 나는 홍석기를 추포해 오겠다
(비령) 근데
조이 언니랑 어사 나리가 전생에 연이 깊었나 봐?
(조이) 그래?
아이, 연은 무슨
그, 얼른 남사당패나 찾아 봐
어, 잔치가 내일모레면 이미 와 있을 테니까
(비령) 왜? 보면 둘이 쿵짝도 잘 맞고
어, 저번엔 서낭당 앞에서 습첩으로 만난 거 아니었어?
(광순) 습, 습첩?
아, 그럼, 그럼, 그
두, 둘이서 습첩을 한 사이였나?
[익살스러운 음악] (조이) 아, 아니, 그건 없던 일로 하기로 해 가지고
아니에요, 응
(비령) 서낭당 앞에서 어사또를 만난 건
횡재한 거 아니우?
누구는 어사 다니는 길목만 노리고 기다린다는데
(조이) 그러니까 난 그러려고 그런 게 아니고…
좋더나? [익살스러운 음악]
(비령) 어?
(조이) 어!
저기인가 보다, 저기
[광순의 웃음] [조이가 숨을 후 내뱉는다]
[신나는 풍물놀이 연주]
(꼭두쇠) 얼쑤! [사람들의 웃음]
(조이) 아, 여기 있네요
(광순) 어, 뭐
유명 인사들이라 찾고 자시고 할 것도 없네
[꼭두쇠의 추임새]
[사람들의 웃음]
네 이놈!
예가 어디라고 친인척 행세를 하며
[흥미로운 음악] 관리들에게 사기를 치려 드는 것이냐
[강조되는 효과음]
[흥미진진한 음악]
마, 마패
[긴장되는 효과음]
[두루마리를 탁 내려놓는다]
[숨을 카 내뱉는다]
[잔을 탁 내려놓는다]
(이방) 아이고 홀아비 신세도 서러운디
쓸데없는 기집들이나 쫓게 생겼네 [풍물놀이 연주가 들린다]
조이인지 조련인지
그년을 어떻게 찾으라는 거야, 쯧
응?
참나, 이것들이
세월 좋다, 이것들아, 이런, 씨
[사람들의 웃음] 얼쑤
(이방) 좀 놓으슈, 어? [이방의 웃음]
얼씨구, 얼쑤
[이방의 웃음]
어허, 좋, 좋… [사람들의 웃음]
아니
저, 저년은?
(이방) 와, 내 저년을 어디서 찾나 했더니
천지신명이 돕는구나
야, 이년아
치부책 어디 있느냐, 어?
치부책을 내놓거라!
이, 이방 나리?
(이방) 일로 와, 일로 와, 일로 와 얼른 빨리 와! [조이의 아파하는 신음]
(비령) 무슨 일이오?
[긴장되는 음악]
[의미심장한 효과음]
보, 보리?
어, 어, 어머나
(이방) [놀라며] 아이고 와, 응?
보리야?
방금 치부책이라고 했제?
[이방의 겁먹은 소리] (조이) 응
(남사당1) 아이고, 아이고, 아유 [이방의 신음]
[남사당1의 놀란 탄성]
[소란스럽다] 아이고, 아이고 사람 잡네, 사람 잡아!
[남사당들의 앓는 소리] [이방의 힘겨운 신음]
[쿵 하는 효과음]
(이언) 거두절미하고 묻겠습니다
"영영상계등록"
세곡 운반 기록에 관한 장부를 살펴보니
얼마 전
개화골 앞바다에서 침몰한 조운선에 관한 기록이 있던데
[긴장되는 효과음]
기록에 따르면
조운선이 폭풍우에 휘말려 침몰했는데도
익사자나 실종자가 전혀 없다는 게 사실입니까?
때마침 주변에 있던 군선에 발견되어
격군들에 의해 모두 구조되어 버렸네만?
[어이없는 숨소리]
그렇습니까?
[흥미로운 음악]
"조창운영문기"
여기 조운선이 침몰한 날 선소의 기록을 보면
출항한 군선이 단 한 척도 없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애초에 출항한 군선이 단 한 척도 없는데
격군에 의해 구조됐다는 것이 말이 되는 것입니까?
[헛기침]
누구입니까?
(이언) 증거를 인멸하고
살인을 사주한 것도 모자라
이 모든 사건의 진실을 덮으려고 하는 배후가
누구냔 말입니다
[긴장되는 음악] 세곡 탈취 및 증거 인멸 혐의로
해운판관 홍석기를 추포한다
(이언) 포박해라!
(육칠과 구팔) 예!
[긴장되는 효과음]
[태서의 거친 숨소리]
[무거운 음악]
[거친 숨을 내뱉는다]
(도수) 아버지가 걱정 많이 하시더라
아, 근데
이 치부책을 찾든 어사를 처리하든
둘 중의 하나는 해야 뵐 낯이 생기겠지만
[도수가 살짝 웃는다]
[떨리는 숨소리]
(승) 안에 있느냐?
[문이 탁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이리 주거라
대감마님
(승) 음
[무거운 음악]
너도 이제 성인이 되었으니
가문에 일조해야 하지 않겠느냐
하여
이것이 무엇입니까?
가문의 인장이 박힌 갓끈이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떨리는 숨소리]
미천한 저에게
이런…
[승이 숨을 씁 들이켠다]
너에겐
가문의 번창을 위해
책임과 의무가 있다는 뜻이니라
(승) 알겠느냐?
아들아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네
네
아버지
(태서) 계집은?
(말종) 놓쳤어
그 망할 어사 놈이 갑자기 나오는 바람에
염병할 [무거운 음악]
어사를 내 손으로 잡아야겠어
네가 직접?
(말종) 아, 여적 네가 직접 나선 적은 없었잖여?
그냥 마음이 바뀌었어
너 저, 그 계집애 때문에 그랴?
(맹수) 그럼 도수 때문이냐?
(말종) 아이, 설마
너 그 자식을 저, 참말로 형제라고 여기는 거 아니지?
(맹수) 양반들은 널 핏줄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아
노비의 자식을 만들어 그마저도 노비로 삼으려 들 뿐
그러니 행여 아버지라 믿는 자 때문이라면
그만둬
그냥 재미있을 거 같아서
그것뿐이야
(구팔) 나리
죄인을 감영으로 보내는 게 어떻겠습니까?
아, 뭐, 감영도 못 믿으시겠으면은 차라리 역관으로 보내는 것이
증인을 보호하는 데 좀 더 안전할 거 같아서요
(육칠) 나리
최소한 무장한 병사가 있는 곳으로
거처를 옮기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언) 이번엔 끝까지 내 손으로 처리할 것이야
(구팔) 어허!
(남사당2) 돌아, 돌아, 돌아 그렇지, 그렇지 [징 치는 소리]
아니, 아니, 아니여 [장구 치는 소리]
팔을 돌려, 팔을 다시 해 봐, 다시
다시, 이렇게, 이쪽으로
그래, 좋아, 좋았어
[웃으며] 잘한다, 잘해
[장구 치는 소리]
나리!
[징 치는 소리]
(조이) 산채 두령의 생일날 산채로 들어가는
남사당패입니다
유숙을 해 주는 조건으로 꼬셔 왔습니다
그래
섭외하느라 고생했겠구나
[살짝 웃는다]
[무거운 음악]
저자가 홍석기입니까?
그렇다면 보리의 죽음과 관련이 있는 자겠군요
[육칠의 놀란 탄성] (석기) 죽여? 죽이다니
누가 누굴 죽였단 말이냐?
어사 양반
나 진짜 억울하네
세곡에 이, 조금 손을 대었을지언정
살해를 한 적은 결단코 없다네, 어?
할 수만 있다면은
이 심장을 까서 보여 드리고 싶을 지경이네
보여 드리고 싶다고요?
잘되었습니다
(조이) 광으로 가시지요
보여 드릴 것이 있으니
[비장한 음악]
가자
[방울이 딸랑거린다]
[문이 탁 열린다]
[신비로운 음악]
(광순) 오셨습니까? 나리
(석기) 어?
이방?
(이언) 저자는 개화골 이방이 아니냐?
저자가 왜…
저자도 치부책을 찾고 있었습니다
[방울이 연신 딸랑거린다]
너희들만의 힘으로 포박을 한 것이냐?
남사당패의 도움을 빌렸습니다
(광순) 마침 잘 오셨습니다 이제 때가 됐습니다
근데 다들
조용히 하셔야 됩니다
(육칠) 아니, 방울은 뭐고
저 상자 위의 것들로 뭘 하려고요?
(광순) 저거는 제웅
저걸로 저자를 자백시킬 겁니다
[석기의 코웃음]
[석기의 웃음]
(광순) 확 마, 쌔리 마
다들 미신을 너무 믿는구나
(이언) 이래서 역시 사람은 학문을 정진해야 하느니라
언제 적 민간 신앙을 이리도 맹신하여…
[흥미로운 음악] [놀란 소리]
[신비로운 효과음]
[옅은 신음] [반짝이는 효과음]
(이방) 무…
[딱딱한 말투로] 무엇이든 하문하십시오
(육칠) 되, 되, 됩니다
[이언의 헛기침]
[육칠의 의아한 소리]
[이언의 헛기침]
치부책에 대해 물어보거라
(비령) [헛기침하며] 신령님께서 물으신다
너는 지금부터
치부책에 대해 아는 것을 모조리 고하라
[흥미로운 음악]
치부, 치부, 치부책
그날 저는 수령의 명을 받아 보리네 주막에
치부, 치부, 치부책을 찾으러 갔다가…
(석기) 야, 그만하지 못할까!
[구팔의 힘주는 소리] [방울이 딸랑거린다]
[신비로운 효과음]
[석기가 탁 쓰러진다]
[신비로운 효과음]
[육칠의 거친 숨소리]
(이방) 나와서 가, 가다…
가다가, 가다가
가다가… [신비로운 효과음]
갔다가
한 여인을 만났습니다
그 여인은 덩치가 이따만한 장팥순이라는 여인네로
저를 자신의 집으로 유혹하였고
관으로 돌아가야만 한다는 저를
자고 가라며 벽으로 밀고
입술을 들이밀고
제 목덜미에 뜨거운 김을 후…
[이언의 헛기침]
[이방이 계속 말한다] 안 되겠다, 질문을 바꿔 보거라
(비령) 그냥 아는 거 전부 다 불어!
[유쾌한 음악] (이방) [놀라며] 다 불어
불어, 다
'다 불어'?
저의 본적은 충청도 공주로
저의 아버지는 스무 살 되던 해에
역관의 딸과 백년가약을 맺어
아들을 하나 낳았는데
이름이 유성 미씨에 얼굴 '안' 자, 미안할 '해' 자
저, '미안해'였습니다
다 불라고 했더니 [이방이 계속 말한다]
(조이) 다 부네요
[광순이 코를 훌쩍인다]
- 잠시 멈추게 하거라 - (비령) 멈춰!
내 접시에는 긴 가래떡과
(이방) 경단이 두 개야
- (비령) 멈추라니까! - (이방) 긴 가래떡이 가운데…
[이방이 계속 말한다] 왜 멈추질 않는 것이냐?
(비령) 제가 멈추는 법은 아직…
(구팔) 아, 그럼 못 멈춰요?
(이방) '아들을 낳을 태몽이로구나'
그렇게 을미년 칠월 칠석
제 나이 열여덟에
난생처음 연모하는 여인을 만났으나
저희는 오래 갈 수 없었습니다
그 연유인즉
그 여인이 어느 날 제게
아주 진지한 얼굴로 '미안해'라고 했을 때
미안한 건지
그저 제 이름을 부른 것인지 저는 알 수 없었습니다
[탁 떨어진다]
[살짝 웃는다]
다 잃은 줄 알았더니
용케도 남아 있었군
[문이 탁 열린다] [육칠의 지친 숨소리]
(육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이런
예인들이라 그런가
어찌나 가열들이 제멋대로인지 도저히 통제가 안 됩니다
삐리들은 또 어떻고요
이따 가서 한 번 더 정리하지 않으면은
아주 난장판 될 분위기입니다
그냥 놔두거라
(이언) 그래도 그들 덕에
산채에 잠입할 방법이 생기지 않았느냐
너희들이 이해하거라
또 양보하고
(육칠) 양보, 양보, 양보
양보 못 해서 죽은 귀신이 달라붙으셨나
(구팔) 이렇게 백날 천날 양보만 하다가
까딱하면 길바닥에서 자겠습니다
참 걱정도 팔자니라
설마하니 그런 일이 생기겠느냐?
(구팔) 나리, 근데
정말 산채에 직접 들어가는 거 말고는
방법이 없는 겁니까?
듣기로는 그렇게 사나운 곳이라는데
증좌를 찾으려면
한 번쯤은 거쳐야 하는 곳이다
(구팔) 근데 그 사람들이 우리 얼굴 다 알지 않습니까?
그거 괜찮아요?
그래서 사당패로 위장해서 잠입을 하는 것이 아니냐
(이언) 정히 걱정되면
얼굴에 분칠을 더 하든가
(구팔) 아, 아니요 [육칠이 피식 웃는다]
(육칠) 에이, 에이
아무리 그래도 문지기야 속여 통과할 수 있겠지만
그다음은 어쩌시려고요?
(육칠) 어? 병졸도 없지 풍물재비들만 데리고
제 말이 이 말입니다요
(구팔) 나리, 한 번만 더 생각을 해 보십시오
우리 그랬다가 만약 걸리기라도 하면은…
(이언) 하여 너희 둘 중의 한 명이
[흥미로운 음악] 회현동에 잠시 다녀와야겠다
(육칠) 아니, 회현동이라면 저하의 사가가 있는 곳 아닙니까?
그럼 설마 그분들을 지금 여기에…
[함께 호응한다]
(육칠) 그럼 빠른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구팔) 발은 내가 빠르지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 (육칠) 내가 더 빠르지 - (구팔) 내가 빠르지!
내가 언니인데 내가 더 빠르지
(광순) 나, 나리
나리
저기, 제가 가야 하니까 제가 나가 보겠습니다
(육칠) 아유, 진짜, 아유, 아유 [문이 탁 열린다]
(구팔) 이씨
[한숨] [문이 탁 닫힌다]
[혀를 쯧쯧 찬다]
주무실 방이 없으시다고요?
[산새 울음] (비령) 남사당패들이 방이란 방은 다 차지하는 바람에
정작 우리가 잘 방이 없지 뭡니까?
[조이가 살짝 웃는다]
장정 몇십 명이 대자로 뻗는 바람에
방이 남지 않아서
그게 무슨 소리인가?
(광순) 송구합니다, 나리
'양보, 양보' 노래를 부르더니 내 이럴 줄 알았네
[이언의 생각하는 숨소리] [익살스러운 음악]
어쩔 수 없으니
(이언) 여인들에게 이 방은 양보하고 우리는…
아, 싫어요
(구팔) 우리는
우린 뭐, 마당에서 노숙이라도 하자고요?
아유, 저 못 합니다요
나리나 그러든가 말든가
저 그냥 이 방에 껴서 잘라니까
나리 혼자 마당에서 자든 말든 알아서 하십시오
[구팔의 힘주는 소리]
난 여인들에게 이 방은 양보하고
(이언) 우리는 주막에서 자자 하려던 참이었는데
싫으면 말거라
주막에 간 김에 탁주나 한잔 사 줄까 했거늘
(구팔) 탁주! 잠깐만, 잠깐만
그러면 저번에 먹기로 한 수육도 오늘 같이?
(비령) 소용없습니다
이미 저희가 나갔다 허탕을 치고 돌아온 거라서요
포구가 멀지 않아 그런지
주막마다 방이 다 차서 빈방이 없더이다
[구팔의 헛기침]
(구팔) 이제 어쩌시렵니까?
(이언) 음
(광순) 그
봉놋방이라고 여기시고
예서 함께 나시는 건 어떠실는지요
[흥미로운 음악]
양반님네들은 괘념하실 수 있으시나
저희들은 흔히 겪는 일이긴 합니다
아, 그…
기분 상하셨다면 송구합니다
저는 또 나가 가지고 괜히 고생하실까 싶어서
(육칠) 아
아, 저희 나리가 성질이 조금
아주 조금 까탈스러우시지만
마땅하다 여기시면 바로 받아들이시는
성인군자의 마음을 가지신
그런 양반 중의 양반이십니다
그렇지요, 나리? 예
그래
그러도록 하지
(이언) 남들 다 그렇게 잔다는데
난들 못 할 게 뭐가 있겠나
[놀란 숨소리] [광순이 살짝 웃는다]
- (육칠) 들어가시지요 - (광순) 아이고, 예
[육칠의 놀란 소리] (비령) 고맙소
[광순이 살짝 웃는다]
(이언) 한데
[비령과 광순이 대화한다]
육칠이 너는 따로 갈 곳이 있을 텐데?
(육칠) 아
[구팔의 놀란 소리]
구팔아, 네가 맞아 [흥미로운 음악]
네가 훨씬 빨라
얼른 가라
그럼 다녀오거라
[구팔이 서찰을 탁 잡는다]
(육칠) 부탁한다, 구팔아!
[육칠의 웃음]
[육칠의 웃음]
[산새 울음]
(조이) 그럼 전 자리끼를 가져오겠습니다
[육칠의 헛기침]
(육칠) 방이 비좁아
어쩔 수 없이 붙어 자게 생겼습니다 [구성진 음악]
[헛기침]
(이언) 그러니 네가 벽에 붙어서 자면 되겠구나 [익살스러운 효과음]
[이언의 헛기침]
[문이 탁 닫힌다]
(육칠) 아유, 고생하셨습니다 [조이가 살짝 웃는다]
[헛기침]
[발랄한 음악]
[육칠의 힘주는 숨소리]
어서 불을 끄고 눕거라
내일은 오늘보다 더 바쁜 날이 될 테니
(조이) 그, 먼저 주무십시오
전 잠시 나가서 바람 좀…
아, 그…
[이언의 헛기침]
(조이) 뭐, 뭐 하시는 겁니까? [이언이 장을 탁 든다]
[이언의 헛기침]
걱정하지 말거라
(이언) 내
절대 이 장들을 넘어가지 않을 테니
[광순과 비령의 웃음]
[이언의 헛기침]
[피식 웃는다]
[편안한 숨소리]
[입바람을 후 분다]
[산새 울음]
[이언의 한숨]
[익살스러운 효과음]
[작은 목소리로] 나리
[흥미로운 음악]
(조이) 나리, 주무세요?
나리
나리
나리
나리, 주무세요?
[조이의 놀란 숨소리]
[심박동 효과음]
[조이가 그릇을 탁 집는다]
[조이가 물을 벌컥벌컥 마신다]
[깜빡이는 효과음]
[숨을 카 내뱉는다]
[숨을 후 내뱉는다]
[밝은 음악]
[한숨]
[헛기침]
[이언의 한숨]
[살짝 웃는다]
[새들이 지저귄다]
[문 두드리는 소리]
[문이 탁 열린다]
(꼭두쇠) 으이그
[꽹과리 소리가 요란하다] (이언) 어, 어, 안 돼
(꼭두쇠) 아, 언제까지들 이러고 계실 겝니까요?
해가 중천입니다요
이 옷 입고 어여들 나오십시오
[한숨]
[흥미로운 음악] - (구팔) 오 - (꼭두쇠) 옳지, 옳지
(꼭두쇠) 어, 아, 잘하네
구팔 오라버니, 제법인데?
[살짝 웃는다]
[방울이 딸랑거린다]
(구팔) 오, 뜀박질하는 거 보니까 무당이 맞긴 맞네
신기가 조금 오락가락해서 그렇지
(육칠) 누님!
이거
하늘 높이 뜬 거 보셨어, 이거?
[흥미로운 음악] (광순) 사당이 전부 스물아홉에
무동들 빼고 스물일곱이 색깔별로 세 개씩이면 여든하나에
나까지 우리 다섯 명 거 더하면은 아흔여섯 개여야 되는데
이, 하나, 하나가
아, 여 있네
[광순의 힘주는 신음]
'나까지'라니
누님이 거길 왜 갑니까? 위험하게
차, 차말종에 대해서는 내가 제일 잘 아니까
나도 분명히 도움이 될 걸세
글 잘 읽고 셈 잘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칼부림이 날 수 있다고요
(육칠) 빠지십시오
차말종같이 나쁜 놈을 끝장낼 수 있는 기회가 왔는데
왜 내한테 빠지라고 하노?
(광순) 여기서 빠질 거 같았으면
애초에 치부책을 봤을 때부터 나는 배에서 내리지도 않았네
아니…
- 가라, 육칠아! - (육칠) 이씨
[매미 울음]
[문이 삐걱 닫힌다]
[맹수가 바닥을 쾅 친다] 아!
아이씨, 놀라라
(말종) 언제 온 겨?
아, 오늘 우리 맹수 생일 아니여?
잔치 준비는 잘돼 가고 있는 겨?
태서는?
태서?
뭐, 저짝에서 수련하고 있을 겨
(말종) 잉, 왔네
[태서가 칼을 탁 내려놓는다] 홍석기가 잡혔다
[긴장되는 음악]
그 어사 놈이 홍석기까지 잡아넣은 겨?
(말종) 홍석기가 입 여는 건 시간문제인디
잠깐
그 홍석기가 연관돼 있는 건 어찌케 안 겨?
그러면은 그 어사 놈이 치부책을 찾았다는 얘기인디
아니, 개화골을 싹 다 뒤져도 못 찾은 치부책을
그 어사 놈은 어찌케 찾은 겨?
개화골에서 온 계집이겠지
[말종의 탄식]
(말종) 내가 그때 그 연놈들을 싹 다 죽였어야 되는디
아이, 그러면
홍석기가 잡혔으면은
인자 여기도 위험한 거 아니여
[이언의 헛기침]
(이언) 참
[조이가 피식 웃는다]
이리 주십시오
(이언) 이게 영 혼자 묶기가 불편하구나
[한숨] [끈을 탁 묶는다]
[부드러운 음악] 아, 이런 것도 혼자 못 하십니까?
[조이가 끈을 탁탁 묶는다] (이언) 아
(조이) 어떻게…
아휴, 이거를
[조이의 힘주는 소리]
[이언의 헛기침]
(조이) 먼저 이 띠를
이렇게 오른쪽 어깨에서
왼쪽 허리로 둘러
여기서 이렇게 매듭을 지어 주고
그다음 이걸 이렇게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허리로 둘러 가위 모양으로 교차하여
허리 가운데에서 매듭을 지어 주고
[끈을 탁 묶는다]
마지막으로
이 띠를
이렇게 한 바퀴 둘러
허리 뒤의 중심에서 매듭을 지은 다음
늘어뜨리면 됩니다
이것도 혼자 못 하십니까?
[멋쩍은 숨소리]
[이언의 헛기침]
너도 이리 주거라
[웃음]
되었습니다, 전 혼자서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이언) 아니…
[밝은 효과음] - (조이) 어? - (이언) 아이고
[감성적인 음악]
[조이와 이언의 헛기침]
[헛기침]
너는 어찌 그리 잘 아는 것이냐?
아
저희 같은 서민들은 두레풍장이라 하여
(조이) 매년 봄이면
삼색 띠를 매고 풍년을 기원하는 농사 놀이를 하는데
그때 많이 보았습니다
[한숨]
직접 해 본 것도 아니고
[끈을 탁탁 묶는다] 본 것만으로 사람을 무시하는구나
해 보고 싶어도 애초에 여인들은 두레패에 끼워 주질 않거든요?
(조이) 풍년을 기원하는 것조차 사내들만 할 수 있는 것
무시는 그런 겁니다
[조이가 콜록댄다]
[조이의 못마땅한 헛기침]
[이언의 헛기침]
하여 이번엔 반드시 사당패에 끼어 산채로 가야겠습니다
여자라 하여 뺄 생각은 마십시오
대신
절대 다치지 말거라
명이다
[살짝 웃는다]
고맙습니다
[이언이 살짝 웃는다]
(태서) 갑비고차로 보내기로 한 은은?
(맹수) 마지막 채굴 중이야 오늘 안에 끝나 [무거운 음악]
(태서) 잔치가 끝나는 대로
약속한 은을 가지고 갑비고차로 간다
(말종) 네가 직접 가게?
곡두에 한기 있잖여
아니
염초 거래는 내가 직접 해
계획을 당겨야겠어
(말종) 그랴, 시간 끌면 뭐 햐?
후딱 해치우는 것도 방법이지
태서 네가 가면 그냥 한기가 좋아하겄다, 응?
아닌가?
우리 맹수가 가야 좋아하려나?
아니여, 이것들아
내가 가야 한기가 좋아할 겨
(맹수) 굳이 계획을 당길 건 없잖아
이렇게 된 이상…
안 하면 안 돼?
(맹수) 잘 생각해 봐
그냥 여기서 나온 은만 가지고도
우린 충분히 잘살 수 있어
우리끼리 호의호식하자고 시작한 게 아니야
(태서) 곡두에 연락해
내가 직접 가지고 간다고
(말종) 그랴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이걸 지금 나보고 입으라는 것이오?
(꼭두쇠) 예, 입으십시오
잘 어울리십니다요
아이, 위장을 하려면은
잡색이 으뜸입니다요 [유쾌한 음악]
아이고, 저기 양반님 나오시네
어허, 잘 어울리신다, 응
[꼭두쇠의 웃음]
아이, 잘 어울리신다
양반님은 수염이 빠지면 안 돼
- (꼭두쇠) 어, 수염 붙여야지 - (조이) 아
(꼭두쇠) 옳지
우리 나리께서는
응, 빨리 입으시고
요거를 머리에 하나 탁 걸쳐 봅시다
아이고, 이쁘다
어, 잘 어울려 [꼭두쇠의 웃음]
먼저 다리를 요렇게
우로 좌로 흔들면서 앞으로 갑니다
(이언) 요래, 요래
[피식 웃는다] (꼭두쇠) 양반님
양반님이 한번 나, 나서 봅시다
내가 아니구나
해 보거라
(꼭두쇠) 자
양반님, 잘 보십시오 [이언의 헛기침]
어험, 부채를 이렇게 탁 펴고 팔자로다가
'어허, 이리 오너라'
[경쾌한 음악]
[조이의 헛기침]
(조이) 이리 오너라!
[꼭두쇠와 조이의 웃음]
- (꼭두쇠) 잘하신다 - (조이) 아이고
(꼭두쇠) 됐어요, 들어가시고
(조이) 네 [헛기침]
(꼭두쇠) 나리, 어여 나오십시오
[이언의 한숨]
(이언) 그래
(비령) 잘 좀 해라, 잘 좀
(꼭두쇠) 요래, 요래, 요래, 요래
[자신 없는 목소리로] 요래, 요래
요래, 요래
요래…
(구팔) 그걸로 될 게 아닌 거 같은데
[구팔의 어이없는 숨소리]
(꼭두쇠) 아이고
(조이) [속삭이며] 나리
요래, 요래, 요래
이것이 안 됩니까?
양반 체면에 지금 나보고 이걸 하라는 것이냐?
[이언의 한숨] (꼭두쇠) 안 되겠습니다요
그냥 탈이나 하나씩 쓰고 들어가시죠
(이언) 그래
그렇게 하는 게 좋겠소
(조이) 정말 괜찮겠어?
(비령) 그럼
전에 못 봤수? [새들이 지저귄다]
오늘 갑비고차에서 배가 들어오잖아
여기 있다가 저녁때 저자에 나가 보려고
그쪽에서 온 보부상들한테
애들은 잘 도착했는지 확인해야 마음이 좀 놓일 거 같아
(조이) 그래, 쯧
그래도 꼭 조심하고
괜찮다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곧 병방이 올 것이다
- 부탁하마 - (비령) 네
[흥미로운 음악]
[음산한 효과음]
"농자천하지대본"
[웅장한 효과음] [발소리가 탁탁 울린다]
가자
[풍물놀이 연주] (육칠) 간다!
[흥겨운 풍물놀이 연주]
[풍물패의 추임새]
[새들이 지저귄다]
(승) 이렇게 번번이 퇴짜 맞을 상소는
왜 그렇게 올려 대는지
[승의 웃음]
아, 홍문관은 시간이 남아돌면
수라간 일이라도 거들든지
(태선) 충청도 해운판관에 관한
아주 중요한 상소가 올라와서요
[무거운 음악]
행대를 나간 어사들의 장계가
하나씩 올라오고 있어서 말입니다
조창 중점 감찰을 전하께 주청드릴까 했습니다만
[승의 웃음]
[승의 헛기침]
그런 중요한 상소라면 영의정인 내게 주시오
전하께 전할 테니
사헌부, 사간원과 논의하여 삼사합계를 올릴까 합니다
퇴짜 맞을 일 없게
[어색한 웃음]
홍문관이 달리 언론 기관이겠습니까?
(태선) 목에 칼이 겨누어져도
나라를 위한 바른 일은 끝내 도모하고 죽는 것만이
오직 명예인 것을요
아, 그리고
뭐
시간이 남아돌기도 하고요
[승의 웃음]
[흥겨운 풍물놀이 연주]
[꼭두쇠의 기합]
(꼭두쇠) 아이고, 아이고
잘 지내셨습니까요, 어르신?
- (수하1) 왔는가? - (꼭두쇠) 예
(수하1) 작년엔 못 보던 것들인데?
(꼭두쇠) 아, 매번 똑같은 놀음만 보면은
흥미가 떨어지실 것 같아
올해는 두레패에다가
탈광대들까지 준비를 했습니다요
아주 신명 나는 놀음을 준비했으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요
(수하1) 그래
[흥미로운 음악]
[긴장되는 효과음]
[긴장되는 효과음]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야, 이거 잘 만들었다, 야
(수하1) 야, 갈 때 나 이거 하나 주고 가
(꼭두쇠) 예, 예, 예 여부가 있겠습니까요
[수하1과 꼭두쇠의 웃음]
- (수하1) 들여보내라! - (꼭두쇠) 아유, 감사합니다요
(꼭두쇠) 자, 들어가자!
(수하1) 이야, 이거 좋아, 어? [나팔이 붕 울린다]
(육칠) 생각보다 수월하게 들어왔다, 구팔아
- (육칠) 그렇지? - (구팔) 그러게요
[무거운 음악] (육칠) 아이 엄청 살벌하다 그러더니
그것도 아닙니다, 어? [육칠의 웃음]
(조이) 근데 산채가 너무 썰렁합니다
(이언) 그러하구나
(말종) 참
[말종의 웃음]
[긴장되는 효과음] 가지가지 한다
[긴장되는 음악] [사람들의 겁먹은 소리]
[놀란 숨소리] 아이고
(말종) 어디 보자
[무거운 효과음]
[긴장되는 효과음]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태서) 그냥 재미있을 거 같아서
그것뿐이야
(말종) 아, 근디
그 망할 어사 놈은 어찌케 잡을 겨?
그, 여간 독한 놈이 아니던디
[무거운 음악] 아, 제 발로 여기까지 찾아오면 모를까
(맹수) 여기가 어디라고 올라와, 감히
하긴 글지, 응
(말종) 아, 여기를 뚫을 바에는 그냥 뭐, 저
옥황상제 똥구녕을 뚫지
일 년에 한 번은 가능하지
딱 하루
[무거운 음악]
(말종) 잉
[웃으며] 이, 야
아이, 우리 맹수 그냥
요번 생일 제대로 치러야겄다, 응?
[말종의 웃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맹수) 돌멩이한테 뒤 좀 밟으라고 해야겠군
과거에 급제한 어사 나리여도
매사 옳은 판단을 내리는 건 아니거든
과거 그거 애초에 글러 먹은 겨
(말종) 태서 너처럼 똑똑한 놈이
볼 수도 없는 시험이라는 게 말이 되는 겨?
그래도 이 세상이라는 게 말이여
이렇게 은은하게 공평한 점이 있다니께
사람 목숨이 중하다는 것은 열 살배기 아이도 알진대
(이언) 아이들을 학대하고
인신을 부리는 너희들은
공평을 논할 자격이 없다
[말종의 코웃음]
[수하2의 당황한 소리]
(이언) 그리고 한 가지 더
과거에 아무나 급제하는 게
글쎄
아니랄까? [반짝이는 효과음]
[흥미진진한 음악] 쳐라!
[저마다 칼을 슥 뺀다]
[싸우는 소리가 요란하다]
이, 이것들 뭐여?
익위사가 어째서…
(맹수) 익위사라니?
진짜 익위사라면…
시방 똥 된 거지
(말종) 저것들 조선의 인간 병기 아니여
[싸우는 소리가 요란하다]
(이언) 여긴 내가 맡을 테니 너희는 증좌를 찾거라!
(육칠과 구팔) 예 [이언의 기합]
(광순) 일로, 일로!
[이언의 기합]
[싸우는 소리가 요란하다]
[조이의 놀란 숨소리]
(수하3) 어? 야, 야, 야 [수하3의 신음]
아, 야, 야, 자, 자
[힘주며] 웬 여인이, 이씨 힘만 무식하게 세 가지고
사내가 힘쓰면 자랑이고
여인이 힘쓰면 무식한 거냐, 응?
[뼈가 우두둑거린다] [아파하는 신음]
(광순) 아, 여기인가 보다
(육칠) 장부, 장부, 장부
(광순) 차말종이는 아무렇지 않게 보이는 데 냅뒀을 수 있다
- (광순) 한번, 한번 찾아 봐라 - (육칠) 예
이래 귀하게 보이는 거 말고 보란 듯이
(광순)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수하3의 기합]
[싸우는 소리가 요란하다]
[수하3의 힘주는 소리]
[이언의 힘주는 소리]
왜 이렇게 걸리적거리는 것이냐?
[수하4의 기합] [조이의 다급한 탄성]
[조이의 힘주는 소리] [수하4가 털썩 쓰러진다]
나리야말로 한눈팔지 말고 정신 차리십시오!
[이언의 다급한 탄성] [조이의 놀란 숨소리]
[이언의 힘주는 소리] [수하5의 신음]
[이언과 조이의 힘주는 소리]
[싸우는 소리가 요란하다]
[이언의 기합]
[수하6이 탁 쓰러진다]
알았으니 넌 내 뒤에 서 있거라
물러서지 마라!
(승) 어, 도수야, 올라왔구나
어디 다친 데는 없고?
[피곤한 숨소리] (도수) 응
하, 죽이라고 했던 어사 놈들한테서
(승) 장계가 계속 올라오고 있어
아직도 처리를 못 하다니
태서 그놈은 무얼 하고 있는 게야?
그러니까
태서한테 뭘 맡겨서 되질 않는다니까요
해운판관
해운판관부터 처리를 해야 해
[하품한다] [승의 다급한 숨소리]
(승) 야, 도수야, 도수야
네가, 네가 한 번 더 다녀와야겠다
가서 태서를 한 번 더 재촉하고 오거라
저 지독한 삼사 놈들이 합계라도 하는 날에는
사헌부가 들이닥쳐 가택 수색을 할지도 몰라
아버지, 나 방금 충청도에서 올라왔는데요
지금 출발해라, 당장, 어?
[도수의 한숨] [승의 다급한 숨소리]
(승) 이, 저기 가서
해운판관부터 처리를 하라고 해
어?
아, 넌 가서 태서한테 아비 말만 전하거라
절대 직접 나서지는 말고 알았느냐?
[도수의 수긍하는 소리] 자, 자
아, 나 이거 말고
- 저거, 저거 - (승) 어, 어
어, 자, 자, 자 [승의 한숨]
여봐라, 말을 대령해라, 어서
[긴장되는 음악] [싸우는 소리가 요란하다]
[맹수의 힘주는 소리]
[태서의 힘주는 소리]
[맹수의 힘주는 소리]
[태서의 힘주는 소리]
- (도수) 아… - (승) 가자, 빨리
(도수) 아유, 나 방금 왔는데
(승) 급해서 그래, 급해서
[도수의 짜증 섞인 탄성]
(승) 이거 두르고, 여기
가다가 맛있는 거 사 먹고, 어? [도수의 짜증 섞인 탄성]
(도수) 알았어요, 알았어
(승) 아이고, 그래
- (도수) 아이 - (승) 자, 됐다, 어
(도수) 해운판관 내가 처리하라 그럴게
(승) 어
(도수) 근데 아버지
응? 아, 왜?
아, 그, 노자 더 주랴?
대신
태서네 산채 좀 구경하고 와도 돼요?
[무거운 음악] 산채?
(승) 아, 그, 산골 어디 처박혀 있다는
태서 놈팡이들 소굴 말이냐?
거긴 뭐 하러?
나는요, 아버지
옛날부터 궁금했거든
태서가
어떻게 그렇게 씀씀이가 클까
(도수) 그 술과 연회비와 호의호식이
어떻게 가능할까?
아, 그거야 세곡을…
너 혹시
그놈 뒷주머니가 뭔지 찾아낸 게냐?
아마도? 이번에 찾을 거 같아서요
[도수의 웃음]
(승) 어, 그래, 자
[도수의 힘주는 소리] (승) 아유, 아유
그럼 산채 뒤져서 나오는 거 다 제 겁니다
(도수) 아셨죠? [호응하는 숨소리]
- 다녀오겠습니다 - (승) 어, 그래
(승) 어, 어, 조심하고 [도수의 기합]
[말 울음] 어, 어
[긴장되는 음악] [태서와 이언의 힘주는 소리]
[싸우는 소리가 요란하다]
[꼭두쇠의 기합]
[수하7의 신음] [수하7이 탁 쓰러진다]
[탕탕]
[싸우는 소리가 요란하다]
[이언의 힘주는 소리]
[말종의 기합]
(말종) 어찌케 할 겨?
이거 이, 작살날 거 같은디?
넌 저것들이 세금 장부 찾기 전에 챙겨서 올라가
장부, 장부, 그랴
[이언의 기합]
[싸우는 소리가 요란하다]
(말종) 장부, 장부, 장부
[분노에 찬 탄성]
[성난 숨소리]
[웃음]
[거친 숨소리]
[힘주는 소리]
[뚜껑을 딸깍 내려놓는다]
"배당 증서"
[싸우는 소리가 요란하다]
[이언과 태서의 힘주는 소리]
퇴각하라!
[긴장되는 효과음]
(맹수) 태서야
이씨
[맹수와 이언의 힘주는 소리]
(이언) 네 이놈!
[맹수의 힘주는 소리]
[긴장되는 효과음]
[맹수가 탁 착지한다]
[무거운 음악]
[가쁜 숨소리]
(익위사) 나리!
지금 뒤따라가면
저들이 산길에 매복해 있다가 습격할 위험이 높습니다
어차피 저들도 부상을 입어 멀리는 가지 못할 것입니다
[이언의 한숨]
(조이) 나리, 좀 도와주십시오!
(이언) 괜찮은 것이냐?
(조이) 전 괜찮은데
이분들이…
[무거운 음악]
[남사당3의 앓는 소리]
우선 다친 사람부터 챙기고
(이언) 모두 탈진했으니 요기부터 시켜야겠습니다
(남사당4) 아이고
일단 부상자들부터
예
(구팔) 나리! 나리, 나리, 나리
어, 장부
장부 다 찾았습니다요, 장부! [비장한 음악]
(광순) 볼모로 붙잡혀 있던 사람들도 찾았습니다!
근데 이게 다 뭐고? 어디 갔노?
[조이의 가쁜 숨소리]
(조이) 다 사라졌습니다
다 튀었다고요
[반짝이는 효과음]
우리가 이겼다고요! [유쾌한 음악]
[조이의 환호]
[저마다 환호한다]
[광순의 기쁜 웃음]
(구팔) 아, 저… [육칠의 거친 함성]
이 장부만 아니었어도
[놀란 탄성] (육칠) 이크, 에크
[구팔의 웃음] [육칠의 거친 숨소리]
[육칠의 힘주는 소리]
(조이) 언니, 언니 언니, 언니, 언니
(광순) 어, 와?
(조이) 언니
하, 조선에
저런 분들이 계셨단 말입니까? [익살스러운 음악]
(광순) 익위사라잖아
그, 익위사면은
세자 저하를 호위하는 동궁의 친위 부대니까
말해서 뭐 하겠노
(조이) 하, 어쩜
역시 왕실을 수호하시는 분들은
무예 실력이 출중하다 못해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광순) 아이고, 얘기하면 무예뿐이겠나
(조이) 그러니까요 저 든든한 체격이며
어, 위풍당당한 눈빛이며
(광순) 그래
아주 그냥 어깨가 서까래마냥 넓습니다
(광순) 어, 그래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까 싸울 때 보셨죠? 못 보셨나?
막 이렇게
[조이가 칼싸움 소리를 흉내 낸다]
[조이의 한숨]
아이, 저분들 힘드셨을 텐데
먹을 거라도 얼른 준비할까 봐요, 응? [광순이 호응한다]
부엌이 이쪽인가? 저쪽인가?
(광순) 어, 어, 그, 그, 그래
이, 이쪽으로 아유, 이쪽으로 오세요
[발랄한 음악] 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놀라며] 이쪽으로 오세요, 예
서까래?
[이언의 헛기침]
(이언) 너희들
나의 어깨를 보거라
이것이 서까래가 아니면 무엇이겠느냐?
(구팔) 먹을 거라도 얼른 준비할까 봐요
이것이 대들보가 아니면 무엇이겠느냐?
(육칠) 아, 이크!
[육칠의 기합]
[숨을 씁 들이켠다]
[헛기침]
[무거운 음악]
[태서의 가쁜 숨소리]
(말종) 아, 뭐야? 서둘러
장부는?
아
(말종) 이게 다여 다른 건 이미 털려 가지고
가져와야 돼 안 그럼 아버지가 위험해
아, 늦었어
다행히 네 집 영감탱이 이름 적힌
요 배당 증서는 챙겼응께 걱정 말아
[태서의 짜증 섞인 숨소리]
(태서) 넌 곡두로 가서 염초 거래를 미뤄 줘
그래, 알았다
[태서가 호응한다]
(말종) 가자, 응? 일단 가야 혀
[의미심장한 효과음]
[새들이 지저귄다] 자, 보자, 이게…
(이언) 둘 다 비키시오
[밝은 음악]
[발소리가 탁탁 울린다]
여긴 내 구역이니
[웅장한 효과음]
(이언) 응, 그래
오늘따라 재료들이 참 싱그럽구나
핏물 빼기부터 시작합니까?
꽁지 부분부터 잘라라
(이언) 아, 너무 많이 자르진 말고
예, 숙수
뭐 하시는 겁니까, 지금?
- 닭백숙 - (조이) 아
응? 아니
아니, 아니, 그게 아니라요
[도마질을 탁 한다] (조이) 그러니까 여, 여, 여기 여기에 왜 들어오셨냐고요?
당연히 밥하러 들어왔…
(이언) 왜?
나처럼 잘생기고 총명한 데다 요리까지 직접 하는 완벽한 남자는
어서 와, 처음이지?
[육칠의 힘주는 소리] [육칠이 그릇을 탁 내려놓는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강조되는 효과음]
모름지기 힘을 쓰는 일이라면
사내에게 맡겨야겠지요
[육칠의 기합] [육칠이 마늘을 탁탁 빻는다]
미쳤나, 이게
(구팔) 통으로 넣어야 되는데 다 으깨면 어떡해요?
[입바람을 후 분다]
[이언이 도마질을 탁탁 한다]
하긴 뭐, 나이도 많은데
(조이) 혼자 광부로 먹고살려면 밥이라도 지을 줄 알아야겠네요
아, 저…
(조이) 그럼 고생하십시오
한데 먹을 수는 있는 맛입니까?
우리 나리가 비록 성격은 더럽지만
(육칠) 공부와 요리는 으뜸입니다
(구팔) 예
(조이) 그렇구나
잘하는 게 있어서 다행이네요
그럼 저희들은 나가서 다른 일을 거들겠습니다
고생, 고생
아, 조이야 그래도 이거를 우리가…
- (조이) 아이 - (광순) 저, 저, 저래도…
(조이) 아이 [이언이 도마질을 탁탁 한다]
[한숨]
나이도 많고 [익살스러운 음악]
성격도 더럽고
내가?
- 예! - (구팔) 예
[육칠이 재료를 탁탁 정리한다]
(이언) 너희들한테 한 질문이 아니다, 이것들아! 쯧
- (육칠) 예! - (구팔) 예
(이언) 이것들이 아주 그냥, 쯧
[재료를 탁 내려놓는다] [한숨]
[칼을 탁 뽑는다]
(육칠) 예
[석기의 한숨]
(석기) 에이씨
[의아한 숨소리]
[무거운 음악]
[석기의 힘주는 소리]
[석기가 끈을 쓱쓱 비빈다]
[문이 삐걱 열린다]
(비령) 어허!
아직도 천지 분간을 못 하고 눈알 굴리는 소리가 요란하구나
다 보고 있다
다 보고 있어
(비령) 쯧
조금이라도 움직였단 봐, 아주 혼쭐을 낼 것이야
[방울이 딸랑거린다]
[한숨]
쯧
[코를 훌쩍인다]
[흥미로운 음악] [보글보글 끓는다]
[이언의 힘주는 숨소리]
- (구팔) 나리 - (이언) 응
- (이언) 조심하거라 - (육칠) 예
나왔습니다
(여자) 저희도 좀 주세요, 저희도
- (육칠) 예, 잠시만 기다리세요 - (조이) 네, 네
(광순) 금방 갑니다
(광순) 금방 드릴게요 금방 드릴게요
(조이) 여기요, 여기
- (육칠) 많이 기다리셨습니다 - (남자1) 아이고, 수고하셨습니다
(광순) 아이고, 아입니다
[사람들이 시끌벅적하다]
(구팔) 나리, 이게 마지막입니다
(이언) 그래
너희들도 이제 먹거라
(육칠) 예
- (이언) 가자 - (구팔) 예
(육칠) 야, 식는다, 얼른
(꼭두쇠) 이야, 이거 고기 맛이 꿀맛이다, 야
아, 이 집 백숙 잘하네, 웬일이랴
[꼭두쇠의 웃음]
(이언) 육수가 뭉근하게 우러나와 원기 회복엔 이게 최고요
- (이언) 많이들 들게 - (꼭두쇠) 아이고, 예
맛있게들 드십시오
[저마다 감사 인사 한다] (남자2) 감사합니다, 나리
[사람들이 시끌벅적하다]
[저마다 그릇을 싹싹 긁는다]
(육칠) 일단 드시고 하십시오, 응?
(광순) 아이고, 아, 아니에요
아이고, 이따 먹는다니까
조이는 어디 갔노?
(이언) 육칠아
(광순) 예, 예, 맛있게… 응?
(이언) 육칠아
[입바람을 후 분다]
[광순의 어색한 웃음]
(광순) 저기 [입바람을 후 분다]
[익살스러운 음악]
[한숨]
(구팔) 감사합니다, 나리
[헛기침]
(육칠) 자
앗, 뜨겁…
(광순) 괘, 괜찮나? 어?
지가 않아, 전혀 [구성진 음악]
(육칠) 하나도
[힘주며] 뜨겁지가 않습니다
자, 드시지요
(광순) 뜨거울 긴데
(육칠) 천천히 먹어라, 구팔아 [구팔의 아파하는 탄성]
응? 체한다
[육칠의 웃음] (구팔) 야, 야, 야 아파, 아파, 아!
[구팔의 아파하는 숨소리]
[육칠의 거친 숨소리]
(광순) 아, 근데 이거 닭 다리가 한 개밖에 없는데
이거 어떻게 내가 묵노?
(육칠) 아이 전 이거 먹으면 됩니다, 예?
[육칠의 웃음] [모기가 앵앵거린다]
[육칠이 입바람을 후 분다]
(구팔) 아, 여기 산속이라 그런가 모기가 있네요
[구팔의 어색한 웃음]
드시죠, 닭 다리
나리
나리는 안 드십니까?
[감성적인 음악]
(조이) 아, 맛있겠다, 맛있겠다
[조이의 웃음]
(이언) 이 닭은 특별히 참기름과 청장으로 양념을 하여
(조이) 음, 간도 되어 있네
[조이가 쩝쩝 먹는다]
생각보다 거친 식습관을 가진 여인이로군
[조이의 만족스러운 소리] [이언의 한숨]
이렇게 많은 살코기가 제 밥그릇에 있는 걸 처음 봅니다
[조이가 젓가락을 잘그락댄다]
(조이) 이게 뭡니까?
엿이다
엿…
[심박동 효과음]
[거친 숨소리]
[숨을 깊게 내뱉는다]
(익위사) 저하께서 당부하셨지 않습니까? [풍물놀이 연주]
나리를 지켜 드리라고
(이언) 백귀령 입구를 파악을 해야겠다
(조이) 안 됩니다 어딜 혼자 가신다는 겁니까?
(광순) 누가 보면 네가 부인인 줄 알겄다
(조이) 아주 관리들이랑
짜고 할 수 있는 나쁜 짓은 다 했네요
(이언) 저 위에 무엇이 있길래
(팥순) 밟으면 터지는 게 있다고 들었슈
[쉭] (태서) 어사 놈만 잡을 수 있으면 더한 것도 날릴 수 있어
[말종의 놀란 탄성]
(이방) 한낮에 살인 사건이 몇 번이나 일어나는 거여 [도수가 칼로 퍽 찌른다]
(익위사) 나리께서 이 의문에 대한 답을 [방울이 딸랑거린다]
부디 찾아 주십시오
(이언) 반드시 그리할 것입니다
.어사와 조이 ↲
.영화 & 드라마 대본 ↲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