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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 온 6

 

 (직원1)  그 폭행 피해자

 

 할머니랑 둘이 산다면서요?

 

 아유만만하니까 괴롭혔겠지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너무 싫다

 

 (연예인1)  기선겸 정의롭네

 

 싸움도 잘하나 봐

 

 (직원2)  그래도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한 건  좀 무섭지 않아요?

 

 (연예인2)  엄마가 가정 교육을 잘 시켰어 봐

 

 암만 그래도 때렸겠어?

 

 안 그래요선배님?

 

 (지우)  그 엄마가 나네

 

 걔가 내 아들이거든

 

 (의원1)  기사 봤습니다의원님

 

 - (의원1) 욕보셨네요  - (정도

 

 (의원2)  아유속내를 다 아시면서

 

 얼마 전에 대국민 사죄 하셨던 겁니까?

 

 자식 사랑이 정말 대단하십니다

 

 국민 정서도 헤아릴 줄 알아야죠

 

 (정도)  우리가 국민 혈세로 먹고사는데

 

 제 자식이  주먹으로 해결했다는 건 결국

 

 제 부덕의 소치가 아니겠습니까

 

 선수 자격 박탈까지 갔다더니

 

 (의원2)  제명은 피할 수도 있겠습니다  국민 정서 덕에

 

 (정도)  저도 이번에 제 아들놈 때문에

 

 오히려 많이 배웠습니다

 

 (의원2)  의원님  이제 라운딩 한번 나오셔야죠

 

 기 프로는 아직 한국인가요?

 

 (정도)  …  [웃음]

 

 그럼 제가 은비하고  자리 한번 마련해 볼까요?

 

 그거야 어렵지 않죠  [의원들의 웃음]

 

 - (정도골프를 아주 좋아하시는구먼  - (의원2) 그럼요

 

 [함께 웃는다]

 

 [주치의가 말한다]  (단아)  기 선수기사 났어

 

 (주치의)  상무님 병력을 봤을 때  부정맥이 있을 수 있으니

 

 - 상무님?  - (단아듣고 있어요

 

 내가 좋든 싫든 할 거면서 뭘

 

 (주치의)  홀터 모니터링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우스 클릭음]

 

 (이 코치)  감독님

 

 이것 좀 보세요

 

 기사에 감독님 얘기도 있습니다

 

 [어두운 음악]  [감독의 한숨]

 

 (규덕)  가자

 

 (기범)  

 

 - (규덕네가 숫자 세 줘  - (기범

 

 (선수)  아이씨

 

 [한숨]  [페트병을 툭 내려놓는다]

 

 새끼

 

 살아는 있나

 

 [잔잔한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영일)  인터넷 봤냐보지 마라

 

 (우식)  선배님많이 놀라셨죠?

 

 왠지 얘길 못 하겠더라고요

 

 저 진짜 괜찮습니다

 

 할머니 일 도와드리고 있겠습니다

 

 (미주)  잘 들어갔으면 점 하나 찍어 주세요

 

 잠 안 오면 말해요  잠 오는 영화 알려 줄게요

 

 박규덕이랑 김기범은  군대부터 보냅시다

 

 상무 말고 현역으로

 

 이게 자꾸 위계를 강요하니까  벌어진 일이잖아요

 

 조직을 남성 중심으로만 꾸려서

 

 여성 지도자 임용을 늘려야 해요

 

 그걸 지금 얘기하는 게 아니잖아요

 

 (위원1)  기선겸인 일단 상벌 위원회에서  징계 수위가 정해졌고

 

 그다음은 김우식인데

 

 이 김우식이야말로 논의할 여지가 없죠

 

 공론화시키고 제 발로 나갔는데

 

 다신 발 못 들일 겁니다

 

 이 머리라는 걸 달고 있으면

 

 [어두운 음악]

 

 (위원2)  본 연맹에서는 해당 선수에게

 

 6개월 자격 정지 처분을 결정했다

 

 그간 선수로서의  노력과 성과를 감안한 처분이니

 

 6개월 후 복귀한다

 

 이의 있나?

 

 형평성에 맞는 처분인지 알고 싶습니다

 

 (선겸)  저만 감안해 주신 거 아닌지  묻는 겁니다

 

 원칙대로 처리해 주십시오

 

 원칙대로면 선수 자격 박탈인데  그걸 원한다고?

 

 - 네  - (위원3) 너 성적 나쁘지 않았잖아

 

 몇 년은 더 할 수 있는데  다 날려 먹겠다고?

 

 (위원3)  진짜 각오가 무척 남다르다

 

 다 날려 먹을 각오는  김우식 선수가 했겠죠

 

 이 자리에서 내부 고발자를  논할 필요가 있나?

 

 스스로를 위해서 목소리를 내는 게  그게 내부 고발입니까?

 

 (위원1)  자꾸 이따위로 굴면

 

 너도 복귀 못 하는 수가 있어

 

 기선겸이지금

 

 만회할 기회를 주겠다잖아

 

 만회할 생각 없습니다

 

 은퇴할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위원3의 헛웃음]

 

 진짜 백수 됐네

 

 (기자)  기선겸 선수 언제 들어옵니까?

 

 (직원3)  그런 것까지는 잘

 

 (기자)  에이여기 산다던데

 

 (직원4)  자꾸 이러시면  저희가 곤란하다니까요

 

 (기자)  그러지 말고 몇 가지만 대답 좀

 

 (선겸)  저 이제 여기 없을 겁니다

 

 저 오늘부로 체크아웃할 겁니다

 

 저 때문에 여기 다른 분들까지

 

 피해 끼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통화 연결음]

 

 우아웬일로 이번에는 전화를 받네?

 

 이제껏 계속 전화 안 받더니?

 

 죄송합니다선배님

 

 내가 말해 놨으니까

 

 할머니 모시고 호텔로 들어와

 

 사람들이 너 귀찮게 할 것 같아서

 

 이건 부탁 아니고 반강제야

 

 감사합니다

 

 죄송해요

 

 둘 중의 하나만 해

 

 (우식)  시간을 좀 주세요

 

 사실

 

 아직 선배님 뵐 용기가 안 나요

 

 실망하셨을까 봐

 

 나 보는데 무슨 용기까지 필요해

 

 김우식 너는 사람 먹이는 것도  진짜 가지가지 한다정말

 

 (선겸)  해맑으면 다야?

 

 (우식)  해맑아서 죄송해요

 

 (선겸)  됐어이미 늦었어

 

 어떡해

 

 네가 선택했으면

 

 나는 그 선택 존중해 주는 거 말고는  방법이 없는데

 

 [휴대전화 진동음]

 

 우식아

 

 나 끊을게

 

 건강 잘 챙기고

 

 (선겸)  필요해지면요잘 자요

 

 [차분한 음악]

 

 수건

 

 [한숨]

 

 [문이 탁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놀란 숨소리]

 

 내가 날을 잘 골랐네

 

 (미주)  시비 걸 거면 말 걸지 말아 주시죠

 

 (단아)  시비 아니고 질문

 

 기 선수 만나긴 했어요그날?

 

 저는 시비 겸 질문

 

 (미주)  그날 그 얘기 나한테 왜 했어요?

 

 - (단아무슨 얘기?  - 대표님이 마지막이었다는 말

 

 [흥미진진한 음악]

 

 이 업계는 보통  대표가 거기까지 신경 쓰나 보죠?

 

 신경이 쓰이네

 

 걔가 뭘 마음에 들인 게 오랜만이라

 

 오랜만인 건 어떻게 아는데?

 

 그 마지막이 나였으니까

 

 어머그게 언제 적 얘기인데  아직도 마음에 담아 뒀어요?

 

 대표님이 콱 담기게 말을 했잖아요  왜 그랬냐니까?

 

 (단아)  

 

 친한 척하려고?

 

 무슨 친한 척을 그렇게 해요?  난 삼각관계인 줄 알았네?

 

 [단아의 웃음]

 

 삼각관계한번 해 볼까?  재밌어 보이는데?

 

 아휴절대로 하지 마세요  벌써 재미 더럽게 없으니까

 

 (미주)  아니그리고 애초에  친한 척을 왜 합니까?

 

 친해지고 싶어서

 

 [어이없는 웃음]

 

 나 지금 진짜 소름 돋았어

 

 안 지고대들고무릎도 안 꿇고

 

 막 뒷돈까지 받아먹고 그러니까  오미주 씨가

 

 (미주)  저기친한 척을 어떻게 하는진  좀 알고 하셨으면 좋겠고요

 

 오예또 안 지고

 

 잠깐

 

 그때 나한테 무릎 꿇으라고 했던 거  진심이었어요?

 

 [웃으며]  거봐또 대들잖아

 

 (미주)  대답도 안 하고 자기 멋

 

 가세요저 바쁘니까  말 시키지 말고

 

 이제 무시까지?

 

 나 무시 처음 당해 봐  되게 신선하네?

 

 내가 또 매력 발산을  나도 모르게 그만

 

 [가방을 직 연다]

 

 - 저 그림 얼마예요?  - (노라?

 

 그때 그냥 주셨잖아요

 

 제가 그것까지 얹어서 드릴게요

 

 (노라)  

 

 그게

 

 사실은 그림 거는 게

 

 돈이 오가는 그런 개념이 아니라서

 

 제가 정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림 그리는 친구랑  직접 말씀해 보시겠어요?

 

 그 학생이랑

 

 귀찮아서 관둬야겠네

 

 - 아메리카노 한 잔 주세요  - (노라

 

 (노라)  준비해 드릴게요

 

 [시동이 뚝 꺼진다]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선겸)  왜 보자고 했어요?

 

 (단아)  기 프로 전속 계약서야직접 사인한

 

 의원님 아시면 난리 나겠지?

 

 누나 재계약한다고 들었는데

 

 (단아)  그랬는데 나랑 계약했으니  난리 나겠지?

 

 혹시 이건 뭔지 안 궁금하니?

 

 우리 기 선수 계약 해지 통보서

 

 (선겸)  누나 계약했으니까  이제 나 필요 없구나?

 

 (단아)  겸사겸사

 

 기 프로도 잡았고

 

 이제 앞으로  기 선수 쓸 일도 없을 텐데

 

 계속 소속 선수랑 대표면 좀 그렇지

 

 너 호텔 나왔다며  외할아버지한테 쫓겨났어?

 

 폭행 기사 이제 보셨대?

 

 (선겸)  겸사겸사

 

 (단아)  겸사겸사 쫓겨났구나

 

 그 겸사겸사가 아니고

 

 왜 알지?

 

 내가 아는 기자가 좀 많잖아

 

 그럼 나 오늘 은퇴한 것도  알고 있겠네요?

 

 (단아)  여론이 아주 머쓱하게  우리 기 선수 미화할 이 타이밍에

 

 은퇴를 했어?

 

 나 이제 대표님 선수 아닌데

 

 그럼 이제 어디로 가

 

 글쎄요

 

 어딘가에 제 몸 하나  누일 곳은 있겠죠?

 

 그래?

 

 근데 나 왜 이렇게 걱정이 되지?  [흥미진진한 음악]

 

 (선겸)  걱정 안 해 주셔도 돼요

 

 (단아)  아니

 

 갈 데가 없을 거 같아서

 

 뭘 아니야우리 사이에

 

 (선겸)  저 아무 말도 안 했어요

 

 (단아)  내 오피스텔 들어와

 

 (선겸)  저는 제가 알아서 구해 볼게요

 

 (단아)  그래저번에 와 본 데 거기

 

 난 대부분 본가에 있을 것 같긴 한데

 

 (선겸)  제가 알아서 할

 

 - 힘 왜 이렇게 세  - (단아?

 

 자꾸 어디 보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단아)  네가 가지 말라면 같이 있을게?

 

 그럴까?

 

 (선겸)  오미주 씨

 

 언제부터 거기에 있었어요?

 

 (단아)  나 이번에 인테리어 새로 해서

 

 브라질산 천연 대리석으로  바닥 싹 깔았는데

 

 대리석 그거 넘어지면  대가리만 깨지지위험하게

 

 테라스에 수영장 있다개인 수영장  프라이빗하게

 

 - 제 집은 제가 알아서…  - (미주수영장?

 

 (미주)  아유청소는 누가 해요  1년에 몇 번 쓰지도 않는 거

 

 그거 돈 낭비고 쓸데없어

 

 게다가 우리 집 통창이라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한강 뷰가

 

 (미주)  통창 그거 여름에 더워

 

 (단아)  어떡해오미주 씨 집은  어필할 거 참 없나 봐

 

 우리 집은 방 세 개에

 

 바닥은 원목이라 넘어져도  대가리는 안 깨져요

 

 그리고 도보로 여기서

 

 - (미주) 5분  기 선수 차 있잖아뭐 하러 걸어

 

 아니대기가 이렇게 오염인데  탄소 배출은 감소 안 합니까?

 

 생각이 참 1차원적이시구먼

 

 친환경적인 요인으로다가?  그거 좋다

 

 차를 없앨까기 선수어때?

 

 그 전에 제 의지는

 

 (선겸)  

 

 저는 아무 말도 안 했는데  둘이서

 

 오미주 씨는 왜요?

 

 (미주)  저기요!

 

 재밌어요?

 

 사람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놀리면 재밌냐고요

 

 내가 오미주 씨 놀리는 데  최선을 다할 만큼 한가해 보이나?

 

 놀리는 게 아니라면

 

 방금 거 설명할 재간은  있으셔야 할 겁니다

 

 첫째

 

 딱 봐도 멘탈 나가 보여서  누군간 옆에 있어 줘야 될 거 같고

 

 둘째

 

 친구도 없고 애인도 없고  이제 뭐대표도 없고

 

 제 가족은 남보다 못하고

 

 (단아)  셋째고로 지금 이 순간  가장 기 선수를 위할 거 같은 사람

 

 오미주니까

 

 고맙긴 뭘우리 사이에

 

 [차 문이 탁 여닫힌다]

 

 놀리는 거 맞는

 

 아씨또 말렸어

 

 (선겸)  ''?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둘이 사귀었어요혹시?

 

 아니요

 

 끝이에요?

 

 

 

 더 듣고 싶은 말이라도 있어요?

 

 (미주)  은퇴했어요?

 

 (선겸)  

 

 왜 알죠?

 

 들렸어요

 

 [미주의 헛기침]

 

 태워 줄까요!

 

 도보 5분이라서 괜찮겠네요

 

 (미주)  도보로 5분이면  차로는 얼마나 빠르겠어요

 

 고마워요

 

 ?

 

 - (미주대리님  - (직원5) 미주 씨

 

 - 이게 뭐예요?  - (직원5) 아휴포스터요

 

 (직원5)  급한 거라 직접 받아 왔는데

 

 [힘주며]  아휴옮기는 것도 일이겠네요

 

 저기괜찮은데

 

 (선겸)  어디로 가요?

 

 (직원5)  카페 3층요

 

 [직원5의 힘겨운 숨소리]

 

 [직원5의 가쁜 숨소리]

 

 (직원5)  요 안쪽에 놔두시면 돼요

 

 [직원5의 거친 숨소리]

 

 - (선겸조심하세요  - (직원5) 감사합니다

 

 [미주의 웃음]

 

 내 집으로도 모자라  이제 내 회사까지

 

 자꾸 주워?

 

 아니요 앞에서 주운 거야

 

 호텔에서 나왔대  글쎄그동안 호텔에서 지냈나 봐

 

 안 궁금해

 

 (미주)  데려가겠다는 사람이 있는데

 

 거기가 미친 여자네 집이야

 

 그래 가지고 내가 둘이 있는 건  죽어도 싫어 가지고

 

 우리 집 방 세 개라고  외치고 말았지 뭐야?

 

 혼잣말인 거 같은데  안 들리게 해 줄래?

 

 진짜 마음 같아서는  우리 집 거실에서라도 재우고 싶다

 

 (미주)  그렇지언니?

 

 내가 비워 줄까집을?

 

 (미주)  언니가 집을 비워 주면  내가 사고 칠지도 몰라절대 안 돼

 

 집에 이미 있는데저 양반이

 

 (미주)  언니언니언니

 

 선수 생활도 그만둬 가지고  멘탈도 탈탈 털린 거 같은데

 

 혼자 두면 아사할 거 같지 않아?

 

 마음 접는 거 아니었어?

 

 접힐 때 잘 접으라던데언니가

 

 [매이의 한숨]

 

 (매이)  아사할 양반 같진 않은데?

 

 언젠 뭐죽을 사람이  '나 죽소하고 죽나?

 

 죽더라도 내 옆에서 죽었으면 좋겠어  서단아 옆이 아니라

 

 [매이의 한숨]

 

 저 양반 신경 쓰다가 네가 죽겠다

 

 (매이)  있어 봐내가 자연스럽게 해 볼게

 

 (미주)  그래

 

 [흥미진진한 음악]

 

 안녕하세요

 

 (매이)  안녕 못 했습니다

 

 근래 들어 거주지 근방에  괴한이 출몰해

 

 젊은 여성들만 노려 금품 갈취와

 

 공갈 협박을 일삼는다지 뭡니까?

 

 (미주)  그랬대?

 

 (매이)  혹여나 금품을 갈취당하고

 

 공갈과 협박을 당하진 않을까  두렵던 차에

 

 갈 데도 없으시다던데

 

 저 갈 데 있습니다

 

 저희 거주지에  며칠 머무는 게 어떠신지

 

 - (선겸아니요괜찮습니다  - (미주되게 자연스럽다

 

 방이 세 개입니다

 

 (매이)  제일 큰 방

 

 [작은 소리로]  그만해

 

 [차 문이 탁 열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 (선겸오미주 씨  - (미주?

 

 잘 썼어요

 

 (미주)  이런 걸 잘도 입고 다녔다  그렇죠?

 

 그때 이후로 한 번도 안 입었어요

 

 안 버린 게 어디예요

 

 (선겸)  들어가요

 

 (미주)  이제 어디로 가요?

 

 다른 호텔?

 

 가요그럼

 

 [대문이 철컥 여닫힌다]

 

 [숨을 들이켠다]

 

 아휴

 

 [어두운 음악]

 

 [한숨]

 

 아무도 없네

 

 (선겸)  그때는 몰랐다

 

 [부드러운 음악]  내가 한 선택이

 

 평생 가는 흉으로 남을지

 

 이런 인생에 지겨움을 느낀 적은 없다

 

 관심이 없었으니까

 

 내 인생인데도

 

 (선겸)  내가 사랑한 것 중에

 

 왜 나는 없을까?

 

 [고양이 울음]

 

 (선겸)  먹어 봐

 

 우리 집엔 어떻게 들어왔대?

 

 나랑 같이 살려고?

 

 뭐라고?

 

 이것만 먹고 다시 나갈 거라고?

 

 그래

 

 갑자기

 

 연락드려서 죄송해요

 

 제가 어디 상의할 데가 없어서

 

 (고문)  기사 나고 여론도 바뀌었는데

 

 저희 팀 코치 못 해 주시나요?

 

 저보다 더 좋은  지도자분이 계실 거예요

 

 사실 새로 모실 감독님 이력을  검토해 봤는데

 

 (고문)  추문이 있어서 걱정이에요

 

 윗분들은

 

 멀리 보면 지도자 없이 가는 것보단

 

 누구라도 있는 게 낫다 하시고

 

 선수님이 코치로 계시면 안심할 텐데

 

 윗분들이 보시기에  저는 결격 사유가 있을 거예요

 

 그래도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생각나는 분도 계시고요

 

 (선겸)  이사님제가 도움이 필요한데  여쭐 곳이 없어서요

 

 육상 쪽에 방배정 감독님이라고 계신데

 

 그분 거취 좀 알 수 있을까요?

 

 (동경)  그분 은둔 중이라고 들었는데

 

 - (동경알아볼게요  감사합니다

 

 (동경)  기 선수는 어떻게잘 지내고 있어요?

 

 노력 중이에요

 

 [신호등 알림음]

 

 [선겸의 한숨]

 

 [한숨]

 

 [잔잔한 음악]

 

 기별 한 번을 없더니  살아는 있네?

 

 (미주)  이 동네는 어쩐 일로?

 

 또 내가 핑곗거리 만들어 줘야 돼요?

 

 셀프로 좀 합시다

 

 

 

 이 동네에 괴한 출몰하는 거  그거 순찰하러 왔고요

 

 아직 수상한 사람은 못 봤어요

 

 여기 있는데수상한 사람

 

 그 영화 내렸던데

 

 오미주 씨 이름 뜨는 영화

 

 이 정도면 오래 버텼죠  인디 영화치고는

 

 왜 왔어요진짜?

 

 (미주)  답답해아유

 

 진짜 왜 또 바보가 돼서 왔어요?

 

 누가 그랬어요?

 

 우리 집 가고 싶어서 왔구나맞죠?

 

 그러니까 가자 그럴 때 갔어야지

 

 그거 진짜였으면

 

 가도 돼요?

 

 (선겸)  며칠만 그래도 되나?

 

 갑시다우리 집

 

 [부드러운 음악]

 

 (미주)  가요

 

 근데 사실 도보 10분이에요

 

 - 괜찮죠?  - (선겸

 

 (선겸)  이거 되게 소중한가 봐요  오미주 씨한테

 

 매일 들고 다니고

 

 단순 호신용이 아닌가 봐요

 

 이거 제가 진짜 좋아하는 영화에  실제로 총으로 나왔던 거거든요

 

 (미주)  제가 경매 때 건졌죠

 

 그 사인은 제가 그 영화감독한테  실제로 받은 거고요

 

 여기 앉아 있어요

 

 그 경매 낙찰됐을 때

 

 진짜 이 총이 돌고 돌아서  드디어 나에게 왔구나 싶더라고요

 

 그 영화 주인공들이  한 번씩은 그 총을 거치거든요

 

 기선겸 씨도 한 번 거쳤잖아요

 

 그때부터 정말로  부적처럼 갖고 다니다가

 

 어느 날 영화제에서 제가  콜란젤로 감독을 딱 마주친 거예요

 

 그래서 제가 '하이미셸  아임 유어 빅 팬이다'

 

 '이거 네 영화에 나오는 그 총이다'

 

 '사인 플리즈'  이렇게 부탁을 해 버렸죠

 

 영화의 거리가 워낙 아기자기해 가지고  오며 가며 마주치거든요

 

 앉아요

 

 아이고미안해요

 

 영어를 되게 잘하시나 봐요

 

 잘하죠

 

 그럼 그냥이 아니었네요?  저 총 갖게 된 게?

 

 기선겸 씨도 그냥은 아니었던데  나 도와줬던 거

 

 저는 그냥 맞는데

 

 제가 겪어 보니까 그냥이라는 대답은

 

 부담을 덜어 주는 표현인 거 같아서

 

 그러면

 

 그냥이 아니었나 봐요

 

 제 방은 어디예요?  제 짐 좀 먼저 풀고 나올까 봐요

 

 

 

 여기가 기선겸 씨 방이에요

 

 여기는 거실이에요

 

 (미주)  저기 매이 언니 방내 방

 

 기선겸 씨 방

 

 맞잖아요  거실 포함 방 세 개그렇죠?

 

 그때 두고 간 옷도 있으니까  잘됐다그렇죠?

 

 옷 찾아다 줄게요

 

 옷이 어디 있더라

 

 아이고우리 집에 선녀가 왔네  아차차선남이구나

 

 어디 있지

 

 [달칵 누르는 소리가 들린다]

 

 [흥미진진한 음악]

 

 (미주)  저 문 너머에

 

 기선겸이 자고 있다

 

 [고풍스러운 음악]

 

 [선겸이 술을 졸졸 따른다]

 

 (남자 성우)  [영어]

 

 (남자 성우)

 

 (여자 성우)

 

 (남자 성우)

 

 (남자 성우)

 

 [편안한 음악]

 

 [선겸이 잔을 탁 내려놓는다]

 

 [휴대전화 벨 소리]

 

 [한국어]  받아라

 

 [휴대전화 벨 소리]

 

 - 여보세요?  - (매이나 야근해

 

 - 기다리지 말라고  - (미주언니

 

 집에 그 양반 주워다 놨거든?

 

 - (미주놀라지 말라고  너나 놀라지 마

 

 [통화 종료음]

 

 맞네  나 계속 놀라는 중이었지

 

 [한숨]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 아직 안 잤어요?  - (선겸이제 일어났어요?

 

 (미주)  저는 퇴근 지금 하는 거예요

 

 밤을 새웠어요?

 

 원래 작업하다 보면

 

 이 시간에 잘 때도 있고 그래요

 

 근데 기선겸 씨도 못 잤어요?

 

 덕분에 잘 잤어요

 

 (선겸)  뛰고 올게요

 

 아이고

 

 저렇게 야무진 양반을 걱정했네내가  [문이 탁 열린다]

 

 [따뜻한 음악]

 

 [대문이 철컥 열린다]

 

 (선겸)  안녕하세요

 

 아침부터 참 청량하네?

 

 복지가 따로 없다

 

 [전자레인지 작동음]

 

 이제 일어났어요?

 

 진짜 있네아직?

 

 (선겸)  잠이 아직 덜 깼는데

 

 [미주의 웃음]

 

 (미주)  굿 모닝

 

 (선겸)  저기 달 떴어요

 

 냉장고의 식재료 좀 썼어요

 

 내일 장 봐서 채워 둘게요

 

 (미주)  그래요

 

 - 혹시 그게…  - (미주밥요

 

 [미주의 깨닫는 신음]

 

 건강을 되게 생각하나 봐요?

 

 살려고 먹는 거죠

 

 살려면 움직여야 될 것 같은데

 

 몸에 좋다는 건  다 먹고 있어요그래서

 

 그러면 이 약들 없으면 죽겠네요?

 

 저 안 죽으려고 담배도 끊었거든요?

 

 안 끊었던데

 

 그냥 터치만 한 거예요터치만

 

 이게 이?  행동만으로도 얼마나 기분 전환에

 

 잔소리하려고 기다렸어요?

 

 잔소리 아니고 걱정

 

 걱정을 잔소리처럼 하길래

 

 나 기다린 건 질문 있어서요

 

 무슨 질문요?

 

 (선겸)  안녕하세요

 

 - 저요?  - (선겸맞아요

 

 저 이 시간에 퇴근하는 건 어떻게

 

 오미주 씨한테 물어봤어요

 

 (선겸)  아침에 여쭙는다는 걸 깜빡해서요

 

 타세요제가 데려다드릴게요

 

 [당황한 신음]

 

 (매이)  집에선 어떻게  불편하진 않으시고요?

 

 그냥 존재하고 있는 중입니다

 

 미주가 불편하겐 안 하고요?

 

 얼굴도 어차피 잘 못 봅니다  밤낮이 달라서요

 

 겹치는 시간대가 적군요

 

 (매이)  안심입니다

 

 동네에 수상한 사람은  아직 못 본 것 같습니다

 

 (매이)  괴한 출몰

 

 순찰이라도 도십니까?

 

 틈틈이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늦게 마치실 때는

 

 제가 마중 나와도 될까요?

 

 [흥미진진한 음악]

 

 (매이)  이래서 못 접나 보네

 

 - (선겸?  - 혹시 삼각 치정

 

 이런 건 염려 마세요

 

 저는 무성애자거든요

 

 - 네  - (매이

 

 (단아)  내 그림 네가 뗐어?

 

 (명필)  '다녀왔습니다'가 먼저지?

 

 (단아)  다녀왔습니다

 

 미술관에 내가 건 그림 네가 뗐냐고

 

 (명민)  웬일로 미술관엘 갔었냐?

 

 구멍가게 하느라 코빼기도 안 비치더니

 

 (명필)  미술관에 명민이가 새로 걸었다던  그림 말하는 거냐?

 

 (명민)  제가 발굴해서 후원하는 신인이에요

 

 아트페어 출품하기 전에  몸값 좀 올리려고 걸었어요

 

 (명필)  어떻디나도 한번 가 보게

 

 자기가 발굴한 화가랍시고

 

 (단아)  제일 좋은 자리에  떡하니 걸어 놨더라고요거지 같은 걸

 

 그림의 기역도 모르는 게  뭘 알고 발굴을 했을까

 

 (명민)  내가 그림 보는 눈이 좀 있잖아

 

 (단아)  볼 수야 있겠지눈은 있으니까

 

 (명필)  왜 이렇게 땡깡이야오늘

 

 새 그림 들고 와서  단아도 바꿔 걸어

 

 (명민)  에이뉴페이스 찾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아버지

 

 [젓가락을 잘그락 내려놓는다]

 

 [물을 졸졸 따르며]  네가 찾는 걸 내가 못 찾을까

 

 [흥미진진한 음악]

 

 그래쉽지 않긴 하지

 

 뭐든 좀 가져와 봐

 

 (명민)  뭘 가져와도 나한텐 안 될 거니까

 

 (명필)  그래

 

 밥 좀 먹자이제

 

 단아 너 선 자리 어떡할 거냐?

 

 본사 왔다 그냥 갔다며?

 

 아비 서운해

 

 다시 날짜 잡아서 들어갈게요본사는

 

 서 전무한테 볼일도 있고

 

 - (명민지금 말해  말로 할 게 아니라서

 

 [노크 소리가 들린다]

 

 (현진)  의원님말씀하신

 

 제발

 

 검사 좀 맡고 올리십시오

 

 전략 팀이 왜 있겠습니까

 

 나 숨 좀 쉬자

 

 내 유일한 낙이라니까

 

 (현진)  무종교타 종교인들 지지율도  생각하셔야죠

 

 - 그래서  - (현진기은비 프로는

 

 서단아 대표 에이전시로  이적이 맞습니다

 

 (현진)  계약 이미 체결됐답니다

 

 나한텐 분명

 

 재계약한댔는데

 

 (정도)  직접 듣게 내 앞에 찾아다 놔  지금 한국에 있잖아

 

 불국사 일각에서 목격했다는  SNS가 올라와서

 

 (현진)  확인 중에 있습니다  [정도의 한숨]

 

 그리고 기 선수는

 

 6개월 자격 정지로 논의 중이었는데

 

 은퇴하겠다고 했답니다

 

 ?

 

 (정도)  이 새끼가

 

 [한숨]

 

 아니어딜 제멋대로 은퇴를 지껄여

 

 그만두고 싶다 그래서  그만둘 수 있는 건 줄 알아?

 

 이 건방진 새끼

 

 협회 인사들 소집해

 

 먼저 하세요

 

 (선겸)  제가 먼저

 

 (영화)  ?

 

 이 동네 살아요?

 

 (선겸)  딴 동네 삽니다

 

 (영화)  전 이 동네 살아요

 

 (선겸)  

 

 나 알아요?

 

 저 기억 못 하시는 거예요?

 

 그때…  내 화구통

 

 그림처럼 막 던지실 땐 언제고

 

 (영화)  될까요?

 

 [바람을 가르는 효과음]

 

 (선겸)  !

 

 - (영화예  

 

 - 그때 이거이거예  - (선겸

 

 오늘 안 메고 오셔서 몰랐어요

 

 없죠오늘 휴강이니까

 

 [부드러운 음악]

 

 왜 이러는 거예요?

 

 이티 하자고 한 거 아니에요?

 

 이티 하는 게 뭔데요

 

 사람 마음을 표현하는 거요

 

 이게 그 방법이래요

 

 (영화)  

 

 

 

 (선겸)  못 알아봐서 미안해요

 

 상황이 인상적이라서  인상을 까먹고 있었네요

 

 (영화)  저 되게 인상적인 편인데

 

 근데 딴 동네인데  왜 여기에서 장을 봐요?

 

 (선겸)  이 동네에 괴한이 출몰한대서요

 

 (영화)  그랬나?

 

 소주에 그거 말아 먹을 건 아니죠?

 

 맞는다우유  아깜빡했다

 

 - (영화…  - 그때 화구통 빌려준 보답요

 

 가지러 가는 수고 덜어 주시는 거예요?

 

 제 거 계산할 때  한꺼번에 다 같이 계산하게

 

 다 올려요같이

 

 

 

 형이라고 불러도 되죠?

 

 존함이 어떻게 되세요?

 

 [영화의 웃음]

 

 진짜 잘 먹을게요선겸이 형

 

 근데 제가 왜 형인 거죠?

 

 신용 카드 있으면 형이죠  이렇게 식량도 사 주셨고

 

 저 이제 일로 가거든요?

 

 가 볼게요다음에 또 봬요

 

 [믹서기 작동음]

 

 [뚜껑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왔어요?

 

 방금요

 

 (선겸)  뭘 먹는 거예요?

 

 

 

 씹기도 싫다 이거예요?

 

 아니이래 봬도

 

 3대 영양소 다 들어 있는  고영양 식사예요

 

 (미주)  이 고영양을 언제 다 차려 먹고 치워요  출근도 해야 되는데

 

 (미주)  어디 있어?

 

 [흥미진진한 음악]  [인공 지능 음성]  오미주 님여기요

 

 (미주)  어디라고?

 

 [인공 지능 음성]  오미주 님여기요

 

 (미주)  어디 있어어디냐고  [인공 지능 음성이 흘러나온다]

 

 ?

 

 [노크 소리가 들린다]

 

 들어오세요

 

 (미주)  [놀라며]  ?

 

 - 찾는 거 같아서요  - (미주아이고

 

 (미주)  거기 있었구나

 

 - 한참 찾았네고마워요  - (선겸

 

 구경할래요?

 

 그래도 될까요?

 

 되죠그럼들어와요

 

 - (선겸실례하겠습니다  실례는 무슨

 

 (미주)  볼래요?

 

 이거 이번에 블딥 출시되는 영화인데

 

 제목은 '낯선 레드 카펫에서'

 

 당연히 안 봤겠죠?

 

 [미주의 웃음]

 

 원제는 좀 긴데  그걸 직역을 해 버리면

 

 '낯설고 지루한 통로 위에 서서'가  되거든요?

 

 근데 영화가 좀  좁아지는 느낌이 들어서

 

 '낯선 레드 카펫에서'  이렇게 의역을 했지

 

 - 멋있죠?  - (선겸

 

 레드 카펫이 주인공인 거 같아요

 

 (미주)  이 주인공이 내내 차 타고 달리는  그 길 위에 노을이 지면

 

 그게 새빨간 황무지 같은데

 

 그걸 꼭 레드 카펫 같다고 하더라고요

 

 환호도 없고 플래시도 없는데

 

 처음 보죠?

 

 원래 다들 이렇게 하는 건 아닌데  난 성질머리가 더러워 가지고

 

 이렇게 띄워 놓고서  정확한 타이밍에 들어가는지

 

 이렇게 확인을 하는 거죠

 

 그리고 이거는 작업 일지랑 계획표

 

 이렇게 해 두면 제 문제점이 뭔지  파악하기가 좀 쉽거든요

 

 제가 프리랜서다 보니까

 

 이렇게 감시하고 채찍질해 줄  그런 사람이 없어 가지고

 

 [부드러운 음악]

 

 문제점 파악한다면서요

 

 밥 제때 안 먹고  저렇게 다 갈아 먹는 거

 

 문제예요

 

 [미주의 헛웃음]

 

 (미주)  백수라고 심심하지아주

 

 백수 한다고는 하는데  적응이 돼야죠

 

 아니뭘 적응을 해요백수를

 

 (미주)  그리고 그쪽 지금  제대로 백수도 아니거든요?

 

 세상에 어느 백수가  아침마다 일찍 일어나서 뛰러 갑니까?

 

 아니어떻게 맨날 뛰지?  콘셉트예요은퇴했잖아요

 

 어떻게 맨날 앉아만 있을 수 있지?

 

 낮에는 도대체  어떻게 만났던 거예요?

 

 밤새우고 나갔죠

 

 이제 나가요

 

 (선겸)  심심하면 놀아 준다면서

 

 뭐라고?

 

 아니심심하면

 

 놀아 준다면서

 

 아니내가 시간 나면  놀아 준다 그랬지언제

 

 출근한 사람한테 왜 그래요진짜  놀고 싶게

 

 [문이 달칵 닫힌다]

 

 (미주)  오늘은 나도 나갈 거예요

 

 얼마나 좋길래  맨날 나가는 건지 궁금해서

 

 놀아 준다고요시간 내서

 

 (미주)  [힘겨운 목소리로]  아니아니기선겸 씨

 

 [거친 신음]

 

 나 할 말 있어요  진짜 중요한 얘기

 

 (선겸)  뭐요?

 

 잠깐만숨 좀 고르고

 

 (미주)  아니잠깐만잠깐만잠깐만  잠깐만잠깐만저기잠깐만요

 

 아니그게 아니라

 

 아니뛰는 거 알려 달라고요

 

 나 처음이라니까요

 

 (선겸)  그때는 그렇게 잘 달리더니

 

 뭘 뺏겨야지 잘 달리나

 

 팔 먼저요

 

 이때는 하늘을 보고  이때는 땅을 보고

 

 그리고 주먹을 쥐는데

 

 달걀 하나 쥔 것처럼 가볍게 쥐어요

 

 지금도 너무 세게 쥐었는데?  더 살살달걀 쥐듯이

 

 왜 이렇게 세게 쥐지?  이거 힘 금방 빠질 텐데그러면

 

 - (선겸가볍게  될까요선생님?

 

 아무튼

 

 달리기할 때는  팔 치기가 제일 중요하거든요?

 

 팔을 뒤로 치면서

 

 (선겸)  이 힘으로 추진력을 얻는다고 생각하면  간단할 거예요

 

 한번 해 볼래요?

 

 비슷은 한데 하면서

 

 어깨에는 힘 들어가지 말고요

 

 저 어깨에 힘 안 줬는데

 

 (선겸)  

 

 잠깐만요

 

 계속해 봐요

 

 [부드러운 음악]

 

 [선겸이 숨을 후 내뱉는다]

 

 (선겸)  긴장 풀고

 

 [선겸이 숨을 후 내뱉는다]

 

 훨씬 좋네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달리기할 때 호흡법인데

 

 아까처럼 입으로 숨 쉬면

 

 입이 금방 말라요  금방 힘들어지고

 

 [선겸이 숨쉬기 운동을 한다]

 

 이렇게 4분의 4박자 맞춰서  되게 쉬워요

 

 그냥그냥

 

 [선겸이 숨쉬기 운동을 한다]

 

 이렇게 하면 돼요  그냥 숨쉬기예요이거

 

 아이숨쉬기가 안 되네?

 

 어린애들도 다 할 수 있는 건데

 

 다 큰 성인이라 안 되는데왜요

 

 안 되는 건 없어요  될 때까지 한번 해 보세요계속

 

 아주 나 삐그덕거리는 거 보느라  신났죠?

 

 신나죠

 

 같이 달릴 생각 하니까

 

 달릴 때는

 

 자기 페이스가 정말 중요해요

 

 (선겸)  힘들면 천천히 뛰어도 되니까

 

 포기하지만 말아요

 

 그거는 성인이니까 할 수 있겠죠?

 

 그러다가 안 보이면요놓치면?

 

 내가 기다리면 되지

 

 보일 때까지

 

 그럼 또 뛰어 볼까요?

 

 

 

 - (선겸좀 쉴까요?  - (미주아니요

 

 [선겸의 대견한 웃음]

 

 (미주)  수업료

 

 달리는 거 알려 줬잖아요

 

 (선겸)  감사합니다

 

 저는 보답한 건데  저한테 알려 준 게 많아서

 

 내가 신조어니 줄임말이니  많이 알려 주긴 했죠

 

 나야 직업이 직업인지라

 

 오늘 어땠어요첫 달리기?

 

 너무 좋았어요

 

 - 진짜요?  - (미주

 

 달리는 내내 아무 생각도 안 나고  그냥 달리면 되니까

 

 달리기 그 자체가  기선겸 씨의 언어였구나 싶더라고요

 

 나 너무 멋지게 해석해 준다

 

 (선겸)  그러게요

 

 진짜 번역가답네요

 

 그만두니까 어때요달리는 거?

 

 (미주)  직업이었잖아

 

 [차분한 음악]  달리는 게 직업인 건 어떤 기분이에요?

 

 숨차는 기분

 

 이제 숨 좀 덜 찬가?

 

 이제는 뒤도 좀 돌아보면서  살아야 되겠죠?

 

 어떻게 돌아봐야 되나

 

 일기라도 써야 되나?

 

 일기 써 볼까백수 심심한데

 

 지금 하는 거 백수 아니라니까요?

 

 맨날 밖에 쏘다니고

 

 오미주 씨는 이제 자겠네요?

 

 진짜 밤낮 바꿔야겠다

 

 (미주)  너무 좋네아침이라는 거

 

 [문이 탁 열린다]

 

 [다가오는 발걸음]

 

 [문이 탁 닫힌다]

 

 (동경)  미안미안

 

 우리 딸내미 입시 설명회 때문에  통화 좀 하느라고

 

 저는 백수라서 시간 많아요  괜찮습니다

 

 기 선수랑 백수라니

 

 세상 부조리한 조합이네

 

 (동경)  기 선수 첫 선생님이셨죠?

 

 

 

 저는 이분 덕분에  국대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분 모시려는 팀들  하나같이 문전박대당했대요

 

 (동경)  전설적인 분답지

 

 옛 제자까지 쫓아내진 않겠죠?

 

 노력해 봐야죠

 

 대표님은 안에 안 계신 것 같던데

 

 본사 가셨어요  선 자리 피드백 드리러

 

 그 선 자리 목록에  기 선수도 있는 모양이던데

 

 아니저는

 

 생각도 없는데  왜 혼자서 그거를 결정을 하실까요?

 

 (동경)  술 좋아하신다니까  술이라도 사 가요

 

 - 빈손으로 가지 말고  - (선겸

 

 감사합니다

 

 내가 방금 마신 게  찬물인지 걸레 빤 물인지 모르겠어

 

 고생하셨습니다

 

 [카드 인식음]

 

 [흥미진진한 음악]  [명민의 아파하는 탄성]

 

 [단아의 거친 숨소리]  (명민)  

 

 [큰 소리로]  너 미쳤어?

 

 걸어는 다니셔야 하니  제가 힘 좀 빼 드렸습니다

 

 (단아)  나 어렸을 때 축구한 거 알죠?

 

 네가 고자질만 안 했어도  지금 내 홈구장이 토트넘이야

 

 (명민)  네가 고작 축구한다는 것도

 

 내가 아웃팅해서 관두게 한 거  기억 안 나냐?

 

 [큰 소리로]  이번엔 아주 본사에  발도 못 붙이게 해 줘?

 

 내 거 함부로 건드린 게 누군데

 

 [지현의 옅은 헛기침]

 

 (명민)  네가

 

 네가 지금  정지현 때문에 이런다고네가?

 

 여기서나를?

 

 그러니까

 

 전무님도 앞에서 때리세요  급 맞는 사람으로다가

 

 그리고

 

 아웃팅이란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에 대해

 

 본인의 동의고 나발이고  냅다 밝히는 행위를 말합니다

 

 축구를 아웃팅?

 

 (단아)  글로벌하게 사업 계속하고 싶으면

 

 공부를 좀 하라고젠더 감수성

 

 - 나 아이비리그 나왔거든?  - (단아진짜!

 

 (단아)  그만 화나게 합시다

 

 생긴 거랑 다르게 안 착해요내가

 

 [명민이 구시렁거린다]

 

 (단아)  재벌로 안 태어났으면  더 망나니같이 살 수 있었는데

 

 지금보다 더 말입니까?

 

 못 할 거 같아요?

 

 내가 못 하는 건 안 했을 때밖에 없어

 

 이번 일은 어떻게 아셨습니까?

 

 (명민)  눈 깔랬잖아!

 

 기분 더럽네진짜!

 

 들리더라고세게도 까더라

 

 회장님 알면 어쩌시려고요

 

 대신 복수해 줬는데  후련하거나 감사하진 않나 봐

 

 (지현)  

 

 대표님 물건에  흠집 낸 거 갚아 주신 거니까

 

 제가 감사해야 할 필요는  없는 걸로 보입니다

 

 실장님이 건수 만들어 준 덕분에  아주 화풀이 잘했어요?

 

 유능한 인재란 이런 거지

 

 [헛기침]

 

 (영화)  엄마 진짜

 

 꿀 아직 많은데 또 보냈어?

 

 아휴

 

 [흥미진진한 음악]

 

 

 

 아니근데 팔찌가 무슨  천만 원씩이나 하냐

 

 근데 물어내라고 왜 안 하지?

 

 부자라 그런가?

 

 [휴대전화 진동음]

 

 누구세요?

 

 (단아)  일찍 왔네요?

 

 (영화)  실장님 전화 받고 왔어요

 

 - (영화대표님이 저 찾으셨다고…  - (단아올라가서 얘기하죠

 

 뭐야?

 

 진짜 스폰서야?

 

 태웅아우리 이제 진짜 가야 돼

 

 알았어출발해

 

 이영

 

 아씨

 

 (태웅)  ?

 

 [흥미진진한 음악]  이 새끼

 

 뭐야?

 

 왜 얼굴이 없어?

 

 자신 없냐?

 

 ?

 

 (단아)  금요일까지 시안 보내 주세요  컨펌해 드릴게요

 

 네  [통화 종료음]

 

 (영화)  이 형

 

 카페에 새로 건 그림 나한테 팔아요

 

 (단아)  사장님이 학생이랑 얘기하라고 하던데

 

 말씀 편하게 하셔도 돼요

 

 (영화)  여기 있었구나?

 

 새로 그리는 건 싫댔으니까  이미 그려진 거 팔라고나한테

 

 (영화)  내 그림이 그렇게 좋은가?

 

 아니이거  이거 어쩌다 이렇게 된 거예요?

 

 덜 마른 걸 모르고 문댔어내가

 

 (단아)  유화는 그리는 거보다  말리는 게 더 중요한 거 몰라요?

 

 이거 과제로 냈던 거  바로 카페에 건 거라

 

 이게 과제 마감 일주일 전에 그려서  잘 말리는 전공생 없거든요

 

 (영화)  근데 진짜 좋았나 보네?

 

 망가진 것까지 치워 줄 정도로?

 

 (단아)  좋아네 그림에  내 시간이 묻은 거 같아서

 

 나한테 제일 중요한 게 시간이라

 

 그림 안 파실 거면

 

 천만 원 놓고 가세요

 

 현찰로

 

 - (영화…  - !

 

 그림을 천만 원에 팔면 되겠네  그럼 깔끔하죠?

 

 ?

 

 제 그림값치곤 너무 후한데

 

 후하면 거슬러 주든가

 

 그리고 원래 가격은  사는 사람이 매기는 거야

 

 내가 천만 원짜리라고 하면  천만 원짜리인 줄 아세요

 

 왜 저였어요?

 

 - 뭐가?  - (영화그림 그려 달라던 거

 

 대표님이면 모네나  피카소한테도 가능하실 거 같은데

 

 그 사람들은 죽었잖아

 

 

 

 안 팔래요

 

 (단아)  그리기도 싫다팔기도 싫다  어쩌라는 거야돈 많아?

 

 (영화)  아이사람 말을  끝까지 좀 들어 봐요?

 

 카페에 어울리는 분위기로 그린 거라

 

 그 장소가 아니면 의미가 없어요  그 그림은

 

 서명 미술관 명당자리여도  의미가 없을까?

 

 서명이든 뭐든

 

 [익살스러운 음악]

 

 어디라고요?

 

 (영화)  서명 미술관요?

 

 거기에다 거신다고요저를요?

 

 너 말고 네 그림

 

 (영화)  !

 

 

 

 아니

 

 아유대표님도 참

 

 아유대화 습관을 좀 개선하셔야겠네

 

 그러니까 제 말은요

 

 안 팔고 제가 새로 그리겠다

 

 요런 말씀을 드리려던 참이었는데

 

 그땐 단박에 거절하시더니  좀 세속적인가 봐?

 

 튕겨 본 거죠

 

 바로 그린다고 하면 없어 보이잖아요

 

 이래서 예술 하는 것들은  질린다질려진짜

 

 연락처 주세요

 

 의뢰인이랑 소통해야 더 잘 그리니까

 

 연락은 정지현 실장 통하세요

 

 (단아)  낮에 전화받았으니까 번호 있지?

 

 [영화의 못마땅한 숨소리]

 

 이제 가 봐

 

 러프 드로잉 일주일 내로 준비하시고

 

 [영화가 쇼핑백을 툭툭 친다]

 

 잘 입었어요

 

 러프 너

 

 (단아)  대답…  [문이 탁 열린다]

 

 학생

 

 [문이 탁 닫힌다]

 

 [단아의 헛웃음]

 

 [힘주는 신음]

 

 [휴대전화 진동음]

 

 (영화)

 

 [단아의 헛웃음]  (영화)

 

 [휴대전화 달그락 내려놓는다]  [전화기 버튼 조작음]

 

 [통화 연결음]

 

 실장님내가 지금 뭘 좀 받았는데  이거 원산지 좀 알아봐요

 

 내가 몸에 뭐 함부로 안 넣잖아

 

 [놀란 신음]

 

 (미주)  뭐야?

 

 막 나가 보시겠다?

 

 백수 그렇게 막 나가면 안 된다니까?

 

 (선겸)  가지고 가면 도움이 좀 될까 해서요

 

 그게 뭔 소리예요어디 가는데?

 

 은사님 도움이 필요해졌거든요

 

 (선겸)  뵙고 얘기라도 좀 청해 볼까 해서요

 

 무슨 말인지 계속 모르겠지만

 

 - 멀리 가요?  - (선겸그냥 뭐

 

 그 출퇴근은 언제까지 해요?

 

 (미주)  오늘까지는 끝내 봐야죠

 

 그래야 나도 좀 마음 편히 놀지

 

 요즘 날이 얼마나 좋은데

 

 (선겸)  같이 갈래요?

 

 바람이라도 쐴 겸

 

 내가 가도 되는 자리예요?

 

 혼자는 자신이 없어서요

 

 저 모르는 거 너무 많잖아요

 

 (선겸)  누나가 바람이라도 쐴 겸

 

 차도 빌려주기도 했고요

 

 뒤끝 있는 기선겸 씨가  나를 퇴근을 다 시켜 주네?

 

 난 퇴근시켜 주는 사람이 없어서  셀프 퇴근 해야 되는데

 

 (미주)  셀프 퇴근 하려면  좀 죄책감을 느끼거든요

 

 그 계획표 참 문제점이 많네요

 

 '내일 아침 9시 퇴근'이라고 적어요

 

 예스

 

 그때까지 블딥 끝낼게요

 

 기쁜 마음으로 출근합니다

 

 [밝은 음악]

 

 (미주)  아유좋다

 

 [내비게이션 음성]  목적지에 도착하였습니다

 

 [내비게이션 음성이 흘러나온다]  (미주)  여기 도착이라고 나와 있는데

 

 내비가 정확하지가 않은가 봐요

 

 아니요주소는 정확하게 찍었어요

 

 (미주)  어떡해요?

 

 (선겸)  잠시만요

 

 여기 근처  조금 더 찾아봐야 될 거 같아요

 

 주소는 맞는 거 같거든요?

 

 (미주)  너무 뜨거운데 우리

 

 인간적으로  아이스크림 하나 사 먹읍시다

 

 오는 길에 슈퍼 있던데

 

 그러면 거기 가 있어요  나는 좀 더 찾아보고 있을 테니까

 

 그래요

 

 [발랄한 음악]

 

 [개가 왈왈 짖는다]

 

 (미주)  아이스크림 샀어

 

 앉아

 

 옳지잘했어

 

 [미주의 웃음]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다가오는 경운기 엔진음]

 

 [차 문을 탁 닫는다]

 

 [중얼거린다]

 

 (선겸)  '172'

 

 계세요?

 

 방 감독님

 

 [다가오는 경운기 엔진음]

 

 감독님

 

 [발랄한 음악]

 

 오미주 씨

 

 오미주 씨가 왜  감독님이랑 같이

 

 오다 주웠다

 

 오랜만이다기선겸이

 

 저는 감독님 은둔하신다고 들었어서

 

 (선겸)  저 못 찾는 줄 알았습니다

 

 (방 감독)  은둔이 아니라  그냥 여기가 인터넷이 잘 안 터져

 

 밥들은?

 

 자셨어?

 

 (미주)  아니요

 

 (방 감독)  아유변변한 게 없네

 

 그래도 술은 귀한 걸로 내왔어

 

 [방 감독과 미주의 힘주는 신음]

 

 넌 술 좀 늘었어?

 

 (선겸)  저 좀 늘었어요

 

 [미주의 놀란 신음]

 

 (미주)  아이고아주 선비예요선비

 

 과일 깎는 선비가 어디 있어

 

 (방 감독)  부엌만 들어가도 난리인데

 

 미주 씨는 술 좀 해?

 

 얜 술을 못해서 재미가 없어

 

 (미주)  저는 좋아합니다

 

 제가 오늘 술 상무 해 드릴게요

 

 [방 감독의 웃음]

 

 [방 감독이 술을 졸졸 따른다]  (미주)  어유이 귀한 거를어휴

 

 (방 감독)  처음 본 게 엊그제 같은데

 

 그 애송이가 언제 국대가 다 돼서는

 

 감독님

 

 은퇴 경기 때 처음 뵀었는데그렇죠?

 

 그때 전국 체전 경기 때

 

 너 처음 보고 얼마나 놀란 줄 아냐?

 

 정도 오빠가  어디서 애 하나 주워 온 줄

 

 [방 감독의 웃음]

 

 넌 엄마한테 감사해야 돼진짜

 

 (방 감독)  그 오빠가 정치인이 될 줄은

 

 아니다아니다느껴지긴 했다

 

 아휴

 

 좀 마셔

 

 여기까지 과일 깎아 주러 왔냐?

 

 (선겸)  전 있어요

 

 감독님  육상부 감독 자리가 공석이에요

 

 그래서 감독님이  그 자리를 맡아 주시면 어떨까 해서

 

 말씀드리려고 왔어요

 

 제가 5년 동안 봉사 다닌 학교  육상부 애들이에요

 

 거기 국대 상비군 발탁될 만한 애들도  진짜 좀 몇 명 있어요

 

 아휴네가 잘 키웠나 보다  기특하네

 

 (방 감독)  근데 어쩌냐

 

 난 이렇게 사는 게 좋아

 

 그 판에 다신 안 끼고 싶어

 

 (선겸)  감독님유망주 애들 진짜 많이 있어요

 

 그리고 여자애들도 많이 있어서  아무래도 제가 키우는 것보다는

 

 - (방 감독아유듣기 싫어  - (선겸감독

 

 - 감독님저는  - (방 감독나가안 나가?

 

 [익살스러운 음악]  (미주)  감독님

 

 이 선비

 

 아니얘 뭐냐

 

 - 선겸이  - (선겸) '선겸이'?

 

 꼴찌였던 거 아세요?

 

 (미주)  아세요모르세요?

 

 왜 몰라  그 꼴찌 내가 탈출시켜 준 건데

 

 (미주)  대박몰랐어요

 

 [방 감독의 웃음]

 

 (방 감독)  미주 씨 완전 취했구나?

 

 (미주)  제가

 

 이렇게 얘기를 듣고 있자니

 

 저는 너무 궁금한데

 

 이 사람이 묻지를 않아 가지고  제가 대신 여쭤봐요

 

 

 

 다시는 육상판에  안 끼고 싶으신 건데요?

 

 이렇게 꼴찌를  국가 대표 만드실 정도면

 

 정말 잘 가르치시는 건데  왜 안 하려고 하시는 거예요?

 

 누가 힘들게 했어요?

 

 누가 우리 감독님 상처 준 거야

 

 내가 다 죽여 버린다진짜

 

 (방 감독)  아이고?

 

 [방 감독의 한숨]

 

 미주 씨

 

 도 데리고 나가!

 

 - (선겸!  - (방 감독아휴

 

 (선겸)  일어나  [미주의 놀란 신음]

 

 여기여기

 

 [문이 탁 열린다]

 

 - (선겸좀 괜찮아요?  - 좀 놔!

 

 (선겸)  저 안 잡았어요

 

 오미주 씨

 

 거기 길 없어요  어디까지 가는 거예요  [미주가 헛구역질한다]

 

 오미주 씨

 

 [미주가 토한다]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선겸)  [힘주며]  아휴

 

 오미주 씨

 

 잠깐 일어나 봐요

 

 여기 물 좀 마셔요

 

 - 여기  - (미주뭐야안 시원해

 

 그렇게 주는 대로  다 받아 마시면 어떡해요

 

 감독님 얼마나 말술인데

 

 나는 이 근처에 민박집이라도 있는지  좀 알아보고 올 테니까

 

 (선겸)  오미주 씨 여기서  잠깐만 기다리고 있어요금방 올게요

 

 가지 마요

 

 아휴

 

 몰라그냥

 

 사라질 거 같아

 

 안 사라져요

 

 나 때문에 이렇게 술도 마셔 줬는데

 

 (미주)  사실

 

 나도 도와주고 싶었어요

 

 는 뻥이고

 

 얼굴 많이 보고 싶어서

 

 이렇게 술 많이 먹고 일찍 자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낮밤 그렇게 바꾸면

 

 얼굴 더 많이 볼 수 있으니까

 

 

 

 아유대가리야

 

 (선겸)  물 좀 더 줄까요?

 

 춥지는 않아요?  다른 거 더 필요한 거는요?

 

 여기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 줄게요

 

 - (미주진짜?  - 노력해 볼게요

 

 또 노력을 하네

 

 (미주)  진짜

 

 진짜 노력파인 거 같아

 

 그럼

 

 나 좀

 

 [미주가 웅얼거린다]  '나 좀뭐라고요?

 

 나 좀

 

 좋아해 줘라

 

 [부드러운 음악]

 

 그건 이미 하고 있는데

 

 (선겸)  이 동네 사시나 봐요

 

 그럼 제가 데려다줄게요

 

 (미주)  아기 같네

 

 (단아)  기 선수 어디가 그렇게 좋아서  빙빙 싸고도는 걸까?

 

 (미주)  좋다고 한 적 없는데요?

 

 (선겸)  기억이 없구나서운하네

 

 (미주)  '어제 같은 밤시사회도

 

 - (미주같이 오래  - (매이그 양반이랑 가

 

 (영화)  서태웅서단아

 

 (태웅)  걔 눈빛이 아주 열렬하던데?

 

 (단아)  자꾸 선 넘지 마

 

 (영화)  선 넘으니까 대표님이 달려왔잖아요

 

 선겸이 형!

 

 어디 가세요대표님한테요?

 

 자연스러운 만남이라도  추구하실 모양인가 본데?

 

 (선겸)  웬 빨대예요?

 

 (영화)  제가 형한테 빨대 꽂았나 보죠

 

 - (방 감독싸웠어?  - (미주따라오지 마요

 

 (미주)  또 저 혼자 빡쳤죠

 

 (영화)  형이랑 서단아 대표님이랑은  무슨 사이예요?

 

 [선겸의 헛기침]  (정도)  서 대표 결혼시킬 거야선겸이랑

 

 아버지 인생에 제 꿈 팔아먹지 마세요

 

 (미주)  나 실종 신고 해야 될까언니?

 

 이 양반 설마 이거 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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