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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고있지만 8

 

  나비가 보면 좋아하겠다

 

  (도연양도혁!

 

  (도혁왔어?

 

  너 손 왜 이래?

 

  (도연좀 다쳤어

 

  (도혁어쩌다가많이 다쳤어?

 

  괜찮아   나비 언니가 꼼꼼하게 치료해 줬어

 

  (도혁아휴아프겠다

 

  그러게 조심 좀 하지

 

  근데 나비는같이 안 왔어?

 

  나비 언니   너무 피곤하다고 안 온대

 

  (도혁안 온다고?

 

  그렇게 아쉽냐?

 

  이모님 댁으로 바로 간 거야?

 

  그럴걸왜 그래?

 

  아니야

 

  (도연근데 재언 오빠는 어디 있어?

 

  [무거운 음악]

 

  (도혁도연아손님들 좀 챙겨 줘

 

  (도연오빠 어디 가는데?

 

  [차분한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진짜 괜찮아?

 

  다시 하면

 

  나 못 멈출 거 같은데

 

  [통화 연결음]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멀어지는 발걸음]

 

  (도혁여기 있었네

 

  도연이가 집에 갔다길래

 

  (나비

 

  이제 가려고

 

  (도혁과 나비)   - 데려다줄게   - 아니야괜찮아혼자 갈 수 있어

 

  (도혁늦었어같이 가자

 

  그러자그럼

 

  [멀어지는 발걸음]

 

  [풀벌레 울음]

 

  (도혁어쩌지?

 

  (나비?

 

  (도혁뭔가   타이밍이 별로인 거 같아서

 

  (나비뭐가?

 

  (도혁

 

  [차분한 음악]

 

  (나비이게 다 뭐야?

 

  [한숨]

 

  (도혁리시안서스란 꽃인데

 

  꽃말은

 

  받아 줄래?

 

  도혁아

 

  너는 참 좋은 사람이야

 

  - 그럼…   - (나비근데 내가 지금은

 

  타이밍이 좀 아닌 거 같아

 

  난 지금 예쁘게 연애를 할 여력이 없어

 

  [도혁의 한숨]

 

  (도혁박재언 때문이야?

 

  솔직히 아니라곤 말 못 해

 

  (나비애초에 여기로 도망친 것도   다 걔 때문이고

 

  그럼 다시 잘되고 싶은 거야?

 

  그런 거 아니야

 

  나한테 실망했어?

 

  

 

  너한테 실망할 거라고 미리 예상해서

 

  (도혁겨우 이런 걸로

 

  너한테 실망 같은 거 절대 안 해

 

  네가 날 지금 미화시키고 있는 거야

 

  나 이거 말고도

 

  (도혁그럼 차라리 더

 

  실망하게 만들어 줘

 

  나는 지금 네가 너무 좋아서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거든

 

  좋아해진심으로

 

  네 마음도 충분히 이해해

 

  그러니까 자꾸 스스로를 몰아붙이지 마

 

  미안   [힘겨운 숨소리]

 

  [목멘 소리로나도 내가   왜 우는지 모르겠는데

 

  (도혁안아 줘도 돼?

 

  (나비안 돼

 

  (도혁마음껏 울면   기분 좀 나아질 텐데

 

  너한테 미안해서 안 돼

 

  [멀어지는 발걸음]

 

  [한숨]

 

  [바닷소리가 들린다]

 

  (나비사실

 

  내 눈물의 의미는 잘 알고 있다

 

  이런 내가 너무 한심해서

 

  [바스락 소리가 난다]

 

  (재언잘 데려다줬어요?

 

  많이 좋아하나 봐요?

 

  누구랑은 다르게

 

  그러니까 이제 그만 흔드시죠

 

  [재언이 피식 웃는다]

 

  주제넘은 참견은

 

  듣기 좀 그러네요

 

  나비가 나한테 많이 흔들리나 봐요?

 

  [한숨]

 

  아니요전혀

 

  흑역사라던데요

 

  (도혁그쪽이랑 보낸 시간

 

  자기한테는 전부 흑역사라고

 

  [멀어지는 발걸음]

 

  [새가 지저귄다]

 

  [휴대전화 알람음]

 

  [잠에 취한 신음]

 

  [피곤한 신음]   [알람이 멈춘다]

 

  [피곤한 신음]

 

  [한숨]

 

  [따뜻한 음악]

 

  [도연이 달그락거린다]

 

  [물이 찰랑거린다]

 

  [칼질을 탁탁 한다]

 

  [바닷소리가 들린다]   [쓱쓱 소리가 난다]

 

  (나비이모

 

  뭐야?

 

  (정숙

 

  시간 좀 걸리니까   나가서 기다립시다

 

  (재언

 

  [정숙이 흥얼거린다]

 

  (정숙나머지는

 

  내가 마무리할 테니까   저기서 손 씻어요

 

  

 

  [물이 찰랑거린다]

 

  [달그락 소리가 난다]   [물이 찰랑거린다]

 

  (정숙우리 나비   여기로 도망치게 만든 장본인이구나?

 

  [정숙이 피식 웃는다]   [문이 드르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나비) [가쁜 숨을 내쉬며이모

 

  (정숙일어났어?

 

  (재언잘 잤어?

 

  여기서 뭐 해?

 

  이모님께 도자 배우고 있었어

 

  (정숙아침에 불쑥   네 친한 친구라면서 찾아왔어

 

  도자 배우고 싶다길래

 

  어디서도 못 듣는   나만의 꿀팁들을 전수해 주고 있었지

 

  [작은 목소리로누군지 알고   위험하게

 

  (나비나 깨워서 확인했어야지

 

  (정숙친구 아니야?

 

  - 맞긴 맞는데   - (정숙그럼 됐지

 

  우리 이제 밥 먹자먹고 갈래요?

 

  (재언네   [정숙의 웃음]

 

  (나비) [작은 목소리로무슨 밥이야

 

  (정숙둘이 얘기하고 나와

 

  (나비어디 가?

 

  [물소리가 솨 들린다]

 

  [물소리가 멈춘다]

 

  [재언이 앞치마를 툭 내려놓는다]

 

  여기 왜 왔어?

 

  이모님 꼭 한번 뵙고 싶어서

 

  장난하지 말고

 

  아직 마무리가 안 됐잖아우리

 

  무슨 마무리?

 

  어제 일은 그냥 신경 쓰지 마

 

  신경 쓰지 말라는 건

 

  '아무 의미 없었다'

 

  그런 거야?

 

  실수였잖아

 

  너나 나나 둘 다 취했었고

 

  그래?

 

  네 마음이 그렇다면

 

  (나비비겁한 자식

 

  (재언양도혁이랑은   사귀기로 한 거야?

 

  그것도 신경 쓰지 마

 

  네가 상관할 바 아니야

 

  [피식 웃는다]

 

  매몰차네

 

  나 방금 좀 상처받은 거 같은데

 

  [다가오는 발걸음]

 

  (정숙나비야

 

  미안미안

 

  뭐 좋아하는 거 있어요?

 

  이모님저 가 보겠습니다

 

  (정숙밥 안 먹고 가게요?   금방 차리는데

 

  일이 있어 가지고요

 

  (재언장조림 맛있었는데 아쉽네요

 

  (정숙내 장조림을 먹어 봤어?   무슨 수로?

 

  난 우리 나비한테만 보내 줬는데

 

  [나비의 한숨]

 

  저 방학 때마다 내려와서 배워도 돼요?

 

  얼마든지

 

  (정숙아니어린 친구가 감각도 있고   잘 가르치면

 

  조수로 너보다 낫겠는데?

 

  (나비뭐래

 

  - 저 가 보겠습니다   - (정숙그래요

 

  서울에서 봐

 

  (정숙조심히 가요

 

  [문이 드르륵 닫힌다]

 

  밥 먹자

 

  (나비놀랍게도 나의 흑역사는

 

  계속 진행 중이다

 

  (도연맛있게 드세요

 

  (학생들잘 먹겠습니다

 

  (도연근데   재언 오빠는 안 먹는대요?

 

  (성윤과 세훈)   - 그러게요재언이 아직 자나 봐요   - 감사합니다

 

  (진수재언이 형   일 있다고 먼저 갔어요

 

  (도연갔다고요?

 

  무슨 일?

 

  (진수무슨 일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도혁이 그릇을 탁 내려놓는다]

 

  - 유나비는?   - (어제 이모네 집으로 갔지

 

  (빛나

 

  [빛나의 흥미로운 신음]   (

 

  근데 규현이는안 먹는대?

 

  (빛나몰라   [빛나의 한숨]

 

  속 안 좋나 보지

 

  [솔의 한숨]

 

  (지완나 진짜 죽겠다

 

  (빛나) [웃으며서지완   너 어제 기억은 나니?

 

  나 어제   술 게임 한 거까지는 기억나는데

 

  그 뒤로는 싹 사라졌어

 

  (빛나그러니까   왜 혼자 폭주를 해 가지고

 

  - (빛나에이그   - (세영어제 솔 언니가   [성윤의 못마땅한 신음]

 

  (세영방까지 데려다주고   화장 지워 주고 다 했어요   [빛나의 한숨]

 

  (빛나넌 진짜   윤솔 없으면 어떻게 살래?

 

  이제는 애가 좀   정신 좀 차리고 그러고 살아?

 

  (세훈하이고   네가 할 소리 아닌 거 같은데?

 

  - (세훈너야말로 남규현 없었으면…   - (빛나닥쳐

 

  (세훈

 

  [세훈의 탄성]

 

  아이씨

 

  [한숨]

 

  [한숨]

 

  [버스가 끼익 멈춘다]

 

  [버스 문이 쉭 열린다]

 

  [한숨]

 

  [다가오는 발걸음]   (도혁나비야

 

  도혁아

 

  (도혁

 

  다행이다아직 출발 안 해서

 

  올 줄 몰랐는데어떻게 왔어?

 

  이번엔 배웅해 주고 싶어서

 

  …   [어색한 웃음]

 

  [살짝 웃는다]

 

  조심히 가

 

  (나비응   너도 식당 오픈 준비 잘하고

 

  (도혁너튜브네가 말한 대로   콘텐츠 다양하게 해 보려고

 

  콘셉트도 좀 바꾸고   [호응하는 신음]

 

  잘 생각했네

 

  편집본 나오면 봐 줄 수 있어?

 

  당연하지

 

  내가 틈틈이 보고 피드백 줄게

 

  [도혁이 살짝 웃는다]

 

  [나비의 웃음]

 

  (도혁이건 별건 아니고   올라가면서 먹어

 

  (나비고마워

 

  난 맨날 너한테 받기만 하네

 

  무슨

 

  [자동차 시동음]

 

  (도혁나 갈게조심히 가

 

  - (나비조심히 가   - (도혁

 

  [멀어지는 발걸음]

 

  맛있겠다

 

  [나비가 봉투를 부스럭거린다]

 

  [휴대전화 조작음]

 

  [도혁이 차창을 똑똑 두드린다]

 

  [살짝 웃는다]

 

  [휴대전화 진동음]

 

  (도혁나비야생각해 봤는데

 

  난 너 쉽게 포기 못 할 거 같아

 

  적어도 너한테 다른 사람이 생기거나

 

  네가 난 절대 아니라고 할 때까지는

 

  [잔잔한 음악]

 

  연락할게

 

  또 보자

 

  [버스 문이 쉭 닫힌다]

 

  [기계 작동음]

 

  [토치를 탁 내려놓는다]

 

  [사람들의 비명]

 

  너무 예쁘다

 

  [세훈의 힘겨운 신음]

 

  [차 문이 탁 닫힌다]   [세훈의 찌뿌둥한 신음]

 

  (규현들어가   차는 내가 반납하고 갈라니까

 

  (생큐

 

  - (지완고마워조심히 들어가   - (규현

 

  - (조심히 가고   - (세훈너희 어디 가?

 

  - (지완우리 집 가안녕안녕   - (세훈

 

  - 나 작업실 간다   - (규현

 

  (규현안 내리냐?

 

  (지완야   날씨가 확 더워진 거 같다그렇지?

 

  우리 빙수 먹고 갈까?

 

  (아니난 집에 갈게

 

  (지완그러면 나도 못 먹지

 

  (아직도

 

  어제 일 기억 안 나?

 

  (지완어제 일?

 

  (

 

  내가 너 방에 데려다줬잖아

 

  그리고 그 뒤에

 

  (지완아유나 기억 안 나는데   나 진짜

 

  나 진짜 술 끊어야 되겠다

 

  혹시 내가 어제 너한테   뭐 실수했어?

 

  (

 

  (지완그래?

 

  아유나 진짜 미안해   아이솔아

 

  내가 만약에 내가 또 술 마신다 그러면

 

  그냥 이렇게 막   한 방을 날려 줘그냥

 

  정신 차리게

 

  (농담이야별일 없었어

 

  (지완뭐야놀랐잖아

 

  (너무 피곤하네

 

  간다

 

  (지완조심히 가

 

  [멀어지는 발걸음]

 

  (규현내려라

 

  (빛나

 

  우리 헤어진 거냐?

 

  (규현너도 동의한다면

 

  동의하는 거지?

 

  [빛나의 한숨]

 

  (빛나아니

 

  솔직히 우리가 서로 어떤 캐릭터인지   모르고 만났던 것도 아니고

 

  (규현그건 맞는데

 

  그래도 우린   친구일 때가 더 좋았던 거 같다

 

  너도 나 같은 선비랑 사귀기 힘들잖아

 

  [당황한 신음]

 

  

 

  너 진짜 소심하구나

 

  그걸 아직까지 신경 쓰고 있었던 거

 

  (규현솔직히 나도 니 감당 안 되고

 

  그리고 우리 사귄 뒤로   안 싸운 날이 없잖아

 

  니 나랑 사귀면서 행복했냐?

 

  , '행복'이라니   우리가 사귄 지 얼마나 됐다고

 

  너무 거창한 거 아니야?

 

  [규현의 한숨]

 

  (규현너나 나나 서로를 위해   변할 의지도 전혀 없는 거 같고

 

  이쯤에서 그만하는 게 맞는 거 같다

 

  (빛나그래그럼

 

  그럼 다시 친구 해

 

  (규현뭐야?

 

  (빛나친구일 때가   더 좋았던 거 같다며

 

  오래 사귀지도 않았고   친구로 지낸 시간이 더 긴데   [규현의 한숨]

 

  못 할 것도 없잖아

 

  (규현니 말대로   그라고 지내면 친군디

 

  나중에 뭐잠만 자는 사이

 

  그런 것도 하자고 하겄다?

 

  안 하자고 할 테니까   그냥 다시 친구 하자고

 

  (규현) [한숨 쉬며어차피 애들은   우리 일 모른께

 

  티 안 내도록 최대한 노력은 해 볼게

 

  니 안 곤란하게

 

  [한숨]

 

  [안전띠를 달칵 푼다]   [한숨]

 

  [차 문이 쾅 닫힌다]

 

  [성난 숨소리]

 

  (나비결국

 

  다시 돌아오고 말았다

 

  [한숨]

 

  (재언작업하러 왔어?

 

  (규현그냥   담배 한 대 피우고 갈라고

 

  차 반납하러 가야 돼

 

  (재언고생이 많다

 

  (규현니야말로 고생 많았다

 

  뭐가?

 

  (규현아니내가 괜히   유나비 MT 온다고 니한테 연락해 갖고

 

  (재언덕분에 수확이 좀 있었어

 

  (규현뭔 수확?

 

  작업이 잘돼

 

  [규현이 숨을 후 내뱉는다]

 

  (규현나 인자 걔랑 그만할라고

 

  - ?   - (규현지쳐서 못 해 먹겄다

 

  (규현걔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역시 사람은 안 변하는갑다잉

 

  그렇지

 

  [키보드 소리가 요란하다]   [마우스 조작음]

 

  (남자1) 오랜만이다?

 

  (빛나보조개

 

  [헤드셋을 툭 내려놓으며헬로

 

  (남자1) 너 왜 내 연락 씹냐?

 

  (빛나언제?

 

  그때?

 

  그때 남친이랑 있었거든

 

  남친너 남친 생겼어?

 

  (빛나

 

  근데 이제 없어까였어

 

  [웃으며네가왜 까였어?

 

  몰라

 

  (빛나

 

  넌 연애가 뭐라고 생각하냐?

 

  연애?

 

  (남자1) 사랑하는 사람이랑   밥 먹고 차 마시고 영화 보고

 

  아침에 일어나서 통화하고   자기 전에 통화하고?

 

  미친다들 왜 이러냐

 

  넌 연애가 뭐라 생각하는데?

 

  키스하고 섹스하는 거

 

  정해진 사람이랑

 

  설마 남친한테   그렇게 얘기한 건 아니지?

 

  안 했

 

  아닌가?

 

  한 거 같기도 하고

 

  (남자1) 

 

  왜 까였는지 알겠다

 

  [휴대전화 진동음]   [남자1의 헛웃음]

 

  [휴대전화 조작음]

 

  꼬마 아가씨

 

  오빠 갈게

 

  

 

  [나비가 그림을 쓱쓱 그린다]

 

  [연필을 툭 놓는다]

 

  계속 생각났어

 

  [잔잔한 음악]

 

  보고 싶었다고네가

 

  [연필을 달그락거린다]

 

  (나비하지만 이번에도 역시나

 

  넌 연락이 없지

 

  [연필을 탁 놓는다]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그래도 전보다는 비교적

 

  타격감이 덜하다

 

  이런 것조차 내성이 생기는 건가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 (나비도혁아   - (도혁나비야잘 도착했어?

 

  [웃으며어   안 그래도 연락하려고 그랬는데

 

  - 브라우니 맛있더라   - (도혁다행이다

 

  (도혁브라우니는   처음 시도해 본 건데

 

  [웃으며못하는 게 없네

 

  그때 내 생일날 만들어 준 케이크도   진짜 맛있었는데

 

  (도혁네가 초코를 좋아하니까   열심히 배웠지

 

  나 너 때문에   파티시에 되려고 했다니까

 

  진짜거짓말이지?

 

  (도혁응   [웃음]

 

  티 났어?

 

  [웃음]

 

  뭐야재미없어

 

  [살짝 웃는다]

 

  목소리 들으니까 좋다

 

  네가 가니까

 

  여울 전체가 텅 빈 것 같아

 

  [피식 웃으며여울 사람들이 들으면   어이없겠다

 

  (도혁그분들도 지금 내 마음을 알면   충분히 이해할걸?

 

  양도혁좀 과한데?

 

  지금 뭐 하고 있었어?

 

  [한숨 쉬며?

 

  갤러리전 준비

 

  (나비며칠 동안 작업 안 하고   쉬고 놀았잖아

 

  타격이 크다

 

  나 곧 서울 갈 일 있을 거 같은데   만날까?

 

  좋지

 

  (도혁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잔잔한 음악]

 

  너 뭐 먹고 싶은데?

 

  (나비서울까지 오는데   밥은 내가 사야지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경준의 웃음]   [민영의 불편한 신음]

 

  [TV 볼륨이 줄어든다]

 

  (경준뭐야?

 

  이제 살 것 같네

 

  (민영너무 시끄럽지 않아?

 

  [발랄한 음악]

 

  (경준무슨 소리

 

  난 안 들려서   소리를 키우려던 참인데?

 

  이게 안 들린다고?

 

  넌 이게 들린다고?

 

  (민영진짜 심하다

 

  선배음악도 엄청 크게 듣지?

 

  그거 지금부터 고쳐

 

  나중에 나이 들어서 고생한다

 

  아니인간적으로   한 자릿수는 너무하잖아?

 

  (경준오케이, 3 가자, 3

 

  - 싫어   - (경준) 3만 올리자

 

  (경준과 민영)   - 세 개만 올리자, 10 가자, 10   - 귀 아파왜 이래

 

  - (민영그냥다 들리잖아   - , 10 가자

 

  (경준과 민영)   - , 10만 가자, 10, , 10만 가자   - 왜 이래그냥 봐

 

  [민영의 놀란 신음]

 

  [경준의 힘주는 신음]

 

  (경준괜찮아?

 

  안 다쳤어?

 

  (민영괜찮아

 

  안 다쳤어

 

  [잔잔한 음악]   [작업장이 분주하다]

 

  (재언) [영어이게 제 작품이에요

 

  (남자2) 곤충을 본떠 만들었다고요?

 

  (재언나비요

 

  [남자2의 탄성]

 

  (남자3) 나비의 어떤 점이   영감을 주었는데요?

 

  자유를 갈구한다는 점이요

 

  (남자3) 공감이 되네요

 

  [남자3과 재언이 영어로 대화한다]

 

  (민영) [한국어잘 먹을게

 

  - (지완네   - (경준잘 먹을게

 

  [지완의 탄성]

 

  떡볶이는 여기가 제일 맛있어요

 

  - (민영그래?   - (경준홍서대 아니야이거?   [노크 소리가 들린다]

 

  [힘겨운 신음]

 

  - (지완나비!   - (나비

 

  - (경준야작 신청하려고?   - (나비네   [나비의 웃음]

 

  (지완얼른 와서 떡볶이 먹어

 

  - (지완) [부스럭거리며젓가락   - (경준먹어먹어

 

  [나비의 힘주는 신음]

 

  (지완젓가락   [나비가 의자를 드르륵 뺀다]

 

  (나비감사합니다

 

  (경준작업 잘돼 가?   작품 엄청 기대가 되던데?

 

  (민영천하의 박재언이   어시를 자청했을 정도니 말 다 했지

 

  (지완근데 아까 박재언 보니까

 

  어떤 외국인들이랑   얘기하고 있던데 그거 뭐예요?

 

  (경준, VCU 사람들인데

 

  재언이 작품 보고 연락 왔길래   연결해 줬어

 

  (지완) [놀라며대박왜요?

 

  스카우트해 가려고?

 

  (경준안 놓치려면   콘택트를 빨리해야 되니까?

 

  국제 심포지엄 강연 하러 온 김에

 

  신예들 미팅 싹 돌고   스카우트 제안 하려는 걸 거야

 

  [지완의 탄성]

 

  나비 어시 할 급이 아닌데?

 

  (경준아이그런 말이 어디 있어?

 

  [지완의 멋쩍은 웃음]   예술에 급이 어디 있어?

 

  (민영왜 없어완전 있지

 

  (지완

 

  그럼 박재언은   무조건 작가로 가겠네요?

 

  수영 선배처럼?

 

  (민영아마 그렇겠지?

 

  (경준꼭 작가 아니어도 길은 많아

 

  아이전공 살려서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

 

  [지완의 한숨]

 

  (지완그것도 잘하는 애들 한정이죠

 

  [한숨 쉬며우리 엄마 아빠도

 

  집안에 예술가 하나   만들어 보자는 포부로

 

  날 여기 보내셨을 텐데

 

  비싼 돈까지 쓰시면서

 

  새삼 죄송하네

 

  [나비의 옅은 웃음]

 

  (경준괜찮아지완아

 

  그 정도까지는 아니셨을 거야

 

  뭐라고요?

 

  [사람들의 웃음]

 

  (민영나비야   넌 곧 교환 학생 발표 나지?

 

  거기 낼 포폴 준비하고 있어?

 

  

 

  (나비일단은 그갤러리전이랑   같이 준비하고 있어요

 

  (민영) '일단'?

 

  너 하고 싶은 게 뭔데?

 

  (나비

 

  글쎄요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그붙으면

 

  붙든 안 붙든 네 의지가 먼저지

 

  (민영파리로 가고 싶은 이유는 뭔데?

 

  (경준무슨 압박 면접 하니?

 

  [경준과 지완의 어색한 웃음]   (민영아니

 

  아니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너 지금 선택과 집중을 해야 돼

 

  굉장히 중요한 시기야

 

  그렇죠

 

  (나비솔직히 이러다가

 

  이도 저도 아니게 될까 봐   불안하긴 한데

 

  (경준아이고다들 그래?

 

  대학원 다니는 우리도 마찬가지야

 

  분명히 네가 좀 더   좋아하는 게 있을 거야

 

  (민영계속 네 자신한테 한번 물어봐

 

  네   [감성적인 음악]

 

  [힘겨운 숨소리]

 

  (나비내가 좀 더 좋아하는 거

 

  이미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달그락 소리가 난다]

 

  (재언내가 할게어디로 옮기면 돼?

 

  (나비?   아니야괜찮아내가 하면 돼

 

  (재언내가 해야지네 어시잖아   잊은 건 아니지?

 

  이 정도는 내가 할 수 있어

 

  (나비학과 사무실 갔다가

 

  경준 선배한테 들었는데

 

  스카우트 제안 받았다며?

 

  미국 가기로 한 거야?

 

  생각 좀 더 해 보게

 

  (나비그렇구나

 

  우리 집에 있는 네 물건   버려도 되지?

 

  아직 있어?

 

  버릴게

 

  [웃으며아니야버리지 마   곧 가지러 갈게

 

  그러든지

 

  작업할 거 많이 남았어?

 

  (나비다 끝내긴 했

 

  했는데 왜?

 

  나랑 같이 갈 데 있잖아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사람들이 두런거린다]

 

  (재언) [나비를 톡 치며가자

 

  [재언이 피식 웃는다]

 

  너 이거 보고 싶다고 했잖아

 

  어때별로야?

 

  (나비아니

 

  좀 더 가까이서 봐도 되나?

 

  (재언

 

  [감성적인 음악이 흘러나온다]

 

  (나비차는 언제 샀대?

 

  (재언이번에 생일 선물로 받았어   엄마한테

 

  (나비통이 크시네   [재언이 피식 웃는다]

 

  (재언열 살 때부터 떨어져 살았거든

 

  많이 미안했나 봐

 

  이번 전시 좋지?

 

  또 보러 와야겠다

 

  (나비그러게실제로 보니까   확실히 느낌이 다르긴 하네

 

  솔직히 여기 오기 싫었는데

 

  ?

 

  전시 때문은 아니고

 

  갤러리에 안 좋은 기억이 있어서

 

  그래?

 

  난 여기서 엄청 예쁜 여자 봤었는데

 

  첫눈에 반할 정도로

 

  어련하시겠어

 

  눈이 오던 날이었는데

 

  (나비안 궁금하거든?

 

  (재언무슨 개인전 오픈 날이었어

 

  작가 이름이 뭐였더라?

 

  [잔잔한 음악]

 

  따분해서 나가려던 참이었는데

 

  어떤 여자가   작품 앞에 한참을 서 있더라고

 

  좀 전의 너처럼

 

  그리고 어느 날

 

  우연히 다시 마주쳤어

 

  놀랐어

 

  내가 운명을 믿는다면

 

  운명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근데 너 운명 안 믿잖아

 

  안 믿지

 

  [피식 웃는다]

 

  (나비그래운명 같은 게 어디 있어

 

  그저 발에 치이는   대수롭지 않은 우연일 뿐이다

 

  (지완윤솔!

 

  [발을 탁탁 구른다]

 

  [휴대전화 조작음]

 

  읏차읏차읏차

 

  어이어이윤솔

 

  핸드폰 고장 났지?

 

  알아알아

 

  [지완의 웃음]

 

  고장 안 났는데?

 

  (지완그러면   손가락이 부러졌다가 이제 막 붙었나?

 

  [지완의 당황한 숨소리]   [솔의 한숨]

 

  너 진짜 왜 그래?

 

  뭐가?

 

  (지완아니요즘   툭하면 내 연락도 씹고

 

  나한테 뭐 화나서 그래?

 

  (내가 왜?

 

  (지완?

 

  [솔의 한숨]

 

  (아니야

 

  그냥 몸이 좀 안 좋아서 그래

 

  (지완몸이어디가?

 

  [지완의 당황한 숨소리]

 

  (

 

  작업 마저 해야 돼서먼저 갈게

 

  [문이 탁 여닫힌다]

 

  [부드러운 음악]

 

  [빛나의 환호]

 

  (빛나가자가자!

 

  직진!

 

  앞밖에 몰라!

 

  [빛나의 한숨]   [빛나가 손을 툭 떨군다]

 

  [키보드 소리가 요란하다]   [빛나의 한숨]

 

  [마우스 조작음]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달그락거린다]

 

  [빛나의 기합]

 

  [책상을 탁탁 친다]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민영완전 망했어   [민영이 휴대전화를 툭 놓는다]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민영어떡해

 

  (경준또 왜?   [민영의 한숨]

 

  (민영) [울먹이며진짜 울고 싶다

 

  - (점원피자 나왔습니다   - (재언감사합니다

 

  (경준진짜당장 오후 수업인데   교수님한테 또 깨지게 생겼다

 

  (민영아무리 페이가 짜도 그렇지

 

  당일 날 빵꾸 내는 건 아니지 않아?

 

  진짜 우리 예산 늘려 달라고   시위라도 해야지

 

  아니인간적으로   우리가 모델까지 땜빵 칠 순 없잖아

 

  (경준일단   시간 될 거 같은 사람들한테

 

  다 연락 돌려 보자

 

  무슨 강의인데요?

 

  그게

 

  재언아

 

  (경준알바 한번 할래?

 

  저는…   [달그락 소리가 난다]

 

  - (경준재언아이것도 먹어 봐   - (재언?

 

  (경준이거 푸짐하네

 

  이거 먹으면 배부르겠다그렇지?   먹어 봐먹어 봐

 

  - (민영많이 먹어   - 그렇지그렇지먹어먹어먹어

 

  [재언의 탄성]   (민영맛있지?

 

  [민영의 웃음]   (재언맛있는데요?

 

  - (재언드셔 보세요맛있어요   - (경준

 

  [민영의 탄성]   (재언맛있죠?

 

  (민영너무 맛있다   재언아이거 찍어 먹고   [재언이 대답한다]

 

  [강의실이 소란스럽다]

 

  - (진수왜 또 조교님임?   - (성윤!

 

  [학생들의 탄식]

 

  (세훈언제까지   토르소로 토르소 떠요   [지완의 야유]

 

  (세영누드 드로잉은 못 한다고 쳐도

 

  또 조교님이 모델입니까?

 

  (성윤약간 지겹습니다

 

  (경준) [손뼉 치며자   다들 조용히 해 봐

 

  오늘은

 

  특별한 분이 모델을 해 주시겠습니다

 

  - (세영특별한 분   - (성윤?

 

  (세훈또 민영 조교님이겠지

 

  (경준들어오세요

 

  [부드러운 음악]

 

  (성윤대박

 

  (세영나 진심   백 장도 더 그릴 수 있어

 

  (진수전속 모델 각이다

 

  [학생들이 그림을 쓱쓱 그린다]

 

  [타이머 조작음]

 

  (경준이제 포즈 바꿔서   다음 갈게요

 

  (세영근데 재언 오빠가

 

  이걸 왜 한다고 했을까?

 

  그런 캐릭터 아니잖아

 

  - (성윤조교님이 시키…   - (경준!

 

  [그림을 쓱쓱 그린다]

 

  (이 교수오케이   오늘 다들 너무 수고했어

 

  [학생들의 환호]   특히 재언이너무 수고했어

 

  - (성윤고생하셨습니다   - (경준수고하셨습니다

 

  (이 교수오늘 모델이 참 좋았다   [저마다 인사한다]

 

  (세영모델이 너무 좋았대

 

  [학생들이 대화한다]   (너 작업하러 갈 거야?

 

  - (나비이따 연락할게   - (응   [휴대전화 진동음]

 

  (세훈밥 먹을래?

 

  - (세훈유나비너는?   - (지완솔아밥 먹을래?

 

  (나비먼저 가

 

  (성윤재언아

 

  아까 그 치명적인 윙크   그거 어떻게 하는 거야이렇게?

 

  - (재언나 윙크 안 했는데   - (성윤어   [세영의 한숨]

 

  - (세영윙크를 하면 어떡해!   - (재언안 했어

 

  - (세영좋아그런 발뺌   - (성윤에이

 

  [성윤이 중얼거린다]

 

  (경준혼자 하잖아

 

  - (성윤알겠습니다   - (경준재언아좀 도와줘

 

  (재언과 성윤)   - 네   - 조교님재언이는 모델 했잖아요

 

  [새가 지저귄다]   [다가오는 발걸음]

 

  (나비도혁아

 

  [나비의 웃음]   (도혁

 

  - (나비오느라 고생했네   - (도혁아니야

 

  - (나비이거 뭐야?   - (도혁아무것도 아니야

 

  (나비배고프지가자

 

  - (나비일로 올라가면 돼   - (도혁그래

 

  [감탄하며대박

 

  [도혁이 컵을 탁 내려놓는다]   - 이거 네가 만든 거야?   - (도혁

 

  우아

 

  [도혁이 물을 조르르 따른다]

 

  (나비맛있겠다

 

  [도혁이 뚜껑을 딸깍 닫는다]

 

  [감탄하며맛있어

 

  요즘 계속 배달 음식이랑   편의점 음식만 먹었거든

 

  자주 만들어 줄게

 

  (나비응   [살짝 웃는다]

 

  이거 만드느라고 잠도 못 잤겠다

 

  아침에 올라오기도 힘들었을 텐데

 

  아니야금방 했어

 

  (도혁여기에 과일도 있어

 

  (나비으음이건 뭐야?

 

  열어 봐

 

  (나비뭔데?

 

  긴장하지 마

 

  콩으로 하트 만들고 그런 거 아니니까

 

  [웃음]

 

  눈치챘어?

 

  (나비) [놀라며나 이거 진짜 좋아해

 

  - 여기 찍어 먹어   - (나비너도 좀 먹어

 

  난 괜찮아

 

  [다가오는 발걸음]

 

  [나비와 도혁의 웃음]

 

  (나비잘 먹을게

 

  (도혁맛있게 먹어

 

  [잔잔한 음악]

 

  (진수재언이 형!

 

  [나비의 웃음]

 

  [태블릿 피시 조작음]

 

  [나비의 웃음]

 

  - (도혁?   - (나비) [웃으며아니

 

  (나비난 네가   영상 편집본 보여 준다고 했을 때

 

  당연히 메일이나   문자로 보내 줄 줄 알았거든

 

  (도혁

 

  [나비가 살짝 웃는다]   그냥 얼굴도 볼 겸

 

  그렇지잘했어

 

  (나비덕분에 맛있는 도시락도   얻어먹고 좋지

 

  [함께 웃는다]

 

  빨리 보자어떻게 찍었는지 궁금해

 

  (도혁

 

  [도혁이 태블릿 피시를 탁 내려놓는다]   [부드러운 음악]

 

  [나비가 태블릿 피시를 탁 내려놓는다]

 

  [작은 목소리로여기

 

  (나비왼쪽

 

  [도혁이 케이스를 탁 닫는다]

 

  (나비재생

 

  [감탄하며노래 좋고

 

  여기 국숫집 앞의 바다 아닌가?   그렇지?

 

  (도혁맞아   [나비의 탄성]

 

  (나비우아나도 가고 싶다

 

  (도혁좀 웃기지?

 

  (나비아니괜찮은데?

 

  어떻게 저렇게 칼질을 하지?

 

  …   [웃음]

 

  멋있다

 

  (나비이제 그만 봐

 

  오래 볼수록 빈틈이 보인다고

 

  (도혁역시내 느낌이 맞았어

 

  나비야너 소질 있다

 

  별거 아니야   이 정도는 다른 애들도 다 해

 

  아휴또 그 소리 한다

 

  (도혁나비야

 

  넌 네가 얼마나 능력 있고   매력적인 사람인지 잘 모르는 거 같아

 

  뭐야갑자기

 

  (나비너는 막 갑자기 이런 말 하더라

 

  내가 날 모르는 게 아니라

 

  네가 날 모르는 거라고

 

  (도혁그건 그렇고

 

  어시스트는 구했어?

 

  (나비내가 말 안 했었나?

 

  같은 과 후배 두 명이랑   계속 작업하고 있어

 

  (도혁

 

  (나비

 

  (나비그중 한 명이 박재언이라고   말을 못 하겠다

 

  [도혁이 숨을 들이켠다]

 

  왜 바람피우는 기분이 드는 걸까

 

  (도혁잘됐다

 

  내가 도울 기회를 잃은 건

 

  아쉽지만   [살짝 웃는다]

 

  (나비) [웃으며

 

  (도혁곧 수업 시작한다며   얼른 들어가 봐

 

  (나비아니야   정문까지만 같이 가 줄게

 

  [함께 웃는다]

 

  너는 오늘 바로 내려가?

 

  (도혁모르겠어

 

  잠깐 식당에 들르기로 해서

 

  (나비너 일했던 국숫집?

 

  - (도혁응   - (나비

 

  (도혁오늘도 늦게까지 작업해?

 

  [나비가 입소리를 쩝 낸다]   [나비의 한숨]

 

  (나비아마도

 

  [도혁의 한숨]

 

  (도혁밤 되면 무섭지 않아?

 

  (나비전혀

 

  난 오히려 그때 작업이 잘돼서

 

  [도혁의 호응하는 신음]

 

  (도혁데려다줘서 고맙습니다

 

  [웃으며이게 뭐 데려다준 거야

 

  영상 봐 준 것도 고맙고

 

  네가 준 아이디어대로 더 해 봐야지

 

  (나비그래

 

  - (나비나 간다그럼   - (도혁

 

  - (나비진짜 간다?   - (도혁

 

  [웃음]

 

  고마워오늘 잘 먹었어

 

  나도 고마워얼른 들어가

 

  (나비조심히 가

 

  (나비도혁이는 절대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차분한 음악]

 

  [솔의 한숨]

 

  [떨리는 숨소리]

 

  (

 

  [한숨]

 

  [한숨]

 

  [솔이 장갑을 쓱쓱 벗는다]

 

  (안 가?

 

  (나비너 가게?

 

  약속 있어

 

  밤새우게?

 

  글쎄

 

  모르겠다그냥 가 버릴까

 

  무슨 일 있어?

 

  (나비으음딱히

 

  컨디션도 안 좋아 보이는데   적당히 하다가 가

 

  - 그래   - (간다

 

  (나비가라

 

  [멀어지는 발걸음]

 

  [지친 숨소리]

 

  [한숨]

 

  [그림을 쓱쓱 그린다]

 

  [연필을 툭 내려놓는다]   [한숨]

 

  진짜 작업할 맛 안 난다

 

  늦었네저녁 먹었어?

 

  먹었어

 

  (민영물 좀   컵에 따라 마시라니까

 

  알았어

 

  [민영의 짜증 섞인 숨소리]

 

  [경준이 뚜껑을 달그락 닫는다]

 

  [민영의 피곤한 신음]

 

  (경준피곤에 완전 쩔었네?

 

  오늘 뭐였지학원 알바였나?

 

  아니오늘은 전시 세팅 작업

 

  학원은 주말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우리 곧 논문도 있는데 어떡하게?

 

  (민영근데 선배   전에 같이 살았던 룸메 누구랬지?

 

  - 내 룸메…   - (민영?

 

  (경준윤석이라고   현미과 애인데 그군대 간 동생

 

  - 그 사람이 다야?   - (경준아니그 전에도 뭐

 

  (민영됐어아니야

 

  집 계속 알아보고 있어   곧 나갈 수 있을 거야

 

  뭐가 그렇게 급해?

 

  (경준너 이렇게 무리하는 것도   집 문제 때문이면

 

  

 

  또 나왔다

 

  뭐가?

 

  (민영선배진짜   그 오지랖 좀 어떻게 해

 

  적어도 나한테까지 그럴 필요 없어

 

  [민영의 놀라는 신음]   [고양이 울음]

 

  뭐야고양이야?

 

  (경준깜빡했다

 

  아휴혹시 고양이 알레르기 있어?

 

  (민영아니그런 건 아닌데

 

  (경준다행이네   [고양이 울음]

 

  내가 요 며칠 동안   밥 챙겨 주는 길냥이인데

 

  엄마 고양이가 오나 안 오나   계속 지켜봤는데 안 오더라고

 

  그래서 오늘은 밤새 비를 맞았는지

 

  혼자 두면 안 될 거 같아서   데리고 왔어

 

  

 

  그 오지랖이 벌써   동물한테까지 간 거야?

 

  [멋쩍은 웃음]   (민영대단하다안경준

 

  (경준귀엽지안아 볼래?   [민영의 한숨]

 

  (민영뭐야어머어떡해쪼끄매

 

  [경준의 웃음]

 

  (경준네가 좋나 보다   [민영의 웃음]

 

  인마형이 데리고 왔어

 

  (민영) [웃으며이름 안 지어 줬어?

 

  (경준아직뭐가 좋을까?

 

  (민영글쎄

 

  [웃으며축하한다냥이야

 

  너 아주 측은지심 넘치는

 

  오지라퍼 집사를 만났다

 

  [민영의 웃음]

 

  [함께 웃는다]   일로 들어갔어

 

  귀여워

 

  ?

 

  (경준?

 

  [민영의 웃음]

 

  [다가오는 발걸음]

 

  (지완윤솔

 

  잠깐 얘기 좀 해

 

  (나 약속이 있어서

 

  나중에 얘기하자

 

  이 늦은 시간에 누굴 만나는데?

 

  오래 안 걸려빨리 말할게

 

  [한숨]

 

  [지완의 망설이는 신음]

 

  네가 요즘

 

  나한테 왜 이러는지 생각을 좀 해 봤어

 

  (지완내가 볼 땐

 

  MT 다녀온 이후로 네가 달라졌고

 

  그러니까 그거는

 

  그날 밤에   내가 한 일 때문인 거 같은데

 

  그러니까 내 말은

 

  그날 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도 기억이 났다는 소리야

 

  (그래서?

 

  그게 다야?

 

  다냐고?

 

  다는 아닌데

 

  하고 싶은 말이 뭐야?

 

  그러니까

 

  몰라

 

  내가 여기까지 말하면

 

  네가 무슨 말이라도   할 줄 알았단 말이야

 

  그때 그 일

 

  나한테 사과하고 싶은 거야?

 

  (지완?

 

  그러니까

 

  아무튼 내가 너한테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지?

 

  너한테 그날 일이

 

  그저 지워 내야 할 실수에 불과하다면

 

  (지완?

 

  뭐라고?

 

  아무 감정 없이 한 행동이었다면

 

  [목멘 소리로나한테 상처거든

 

  (

 

  너 좋아하니까

 

  아이당연히 나도 널 좋아하지

 

  친구로서 말고

 

  [차분한 음악]

 

  윤솔

 

  왜 그래

 

  [한숨]

 

  뭘 어쩌겠다는 거 아니야

 

  (네가 날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알고 있고

 

  [솔의 한숨]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렇게 잘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잘 안되네

 

  오히려 사과해야 할 사람은   나인 것 같아

 

  미안해

 

  좋아해서

 

  

 

  나 약속이 늦어서가 볼게

 

  [지완의 다급한 숨소리]

 

  (지완) [떨리는 목소리로]   아무 감정 없지 않았어

 

  그러니까 사과는 안 할게

 

  하지만 더 이상은 나도 잘 모르겠어

 

  [한숨]

 

  (도혁형들저 왔어요

 

  (사장우리 도혁이 왔나   [문이 탁 닫힌다]

 

  잘 지내셨어요?

 

  - (직원뭐고?   - (도혁별건 아니에요

 

  (직원얼굴이 너무 펴졌는데?

 

  (사장사장님 아이가사장님?

 

  (직원헹님그런 느낌 아인데

 

  얼굴이 너무 좋아졌는데?

 

  요즘 기분이 좀 좋긴 해요

 

  (직원?

 

  하네   [딱딱 소리가 난다]

 

  (사장뭘 해?

 

  (직원) [장난스럽게]   도혁이 드디어 연애하네

 

  (도혁아이아니에요

 

  - (사장진짜로누구랑?   - (도혁아유아니에요

 

  (사장그때 그분?

 

  아이

 

  [감성적인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진동이 멈춘다]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진동이 멈춘다]

 

  나비 보러 갈래?

 

  [경쾌한 음악]

 

  얼른 갈게

 

  (재언나비의 시선이   자꾸만 내가 아닌 다른 곳을 향한다

 

  (도혁나비야   나는 네가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어

 

  (재언걔 좋아해?

 

  (나비우리 또 실수하지 말자

 

  (재언어쩌면 나비는   이미 내게서 멀어지고 있었던 걸까

 

  (도혁지금 잠깐 볼 수 있어?

 

  (나비급한 일 아니면 다음에 보자

 

  (도연결국 박재언한테 졌어?

 

  (나비그냥 시작부터가   틀렸다고 해야 되나?

 

  답을 찾을 수가 없어

 

  보고 싶다

 

  (재언나비와 있을 때 내 모습이   조금 낯설다

 

  (도혁걔가 널 진심으로 좋아한다고   느꼈던 순간

 

  한 번이라도 있어?

 

  (재언정말 실수라고 생각해?

 

  (나비당연하지

 

  (재언거짓말

 

  우리 사귀자

 


 


.알고있지만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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