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온 9
앞으로는 없는 거 말고 있는 거 불러요
[잔잔한 음악]
아플 때, 힘들 때
기선…
기선…
겸
왜 이렇게 발음이 어려워요?
[미주의 힘겨운 숨소리]
불렀잖아요
(미주) 잡아 줘야지
[피식 웃는다]
[놀라며] 어머
어머, 거지가 따로 없네?
어, 이 꼴로 어제 그러면…
[한숨]
오랜만에 만난 건데, 진짜 [밝은 음악]
[한숨]
그래도 오늘은 사람 꼴은 하고 가야 되지 않겠냐, 미주야?
[한숨]
너무 아름답군
[고풍스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어제 덕분에 편하게 잘 잤습니다
(희진) 덕분에 참으로 개운하였습니다
(선겸) 아, 예
저 드라이버요
어제는 긴가민가했는데 다시 보니까 맞는 거 같아요
(희진) 육지우 아들 맞죠?
- 맞으면요? - (희진) 신기해하려고요
누구 아들인 게 뭣이 중하나
[흥얼거리며] 밥 잘 먹고 운전만 잘하면 되지
어, 오미주 씨 왔어요?
(미주) 어? 네
아, 근데 왜 이렇게 반갑지?
당연히 반가워야지 여기서 나랑 제일 친한데
음, 그런 말도 할 줄 알고 기특하네?
내가 뭘 해서 기특할 나이는 아니지 않아요?
아침 같이 먹을래요?
나 완전 아침형 인간이니까
(선겸) 네
[선겸이 숨을 들이켠다]
(선겸) 오늘 컨디션은 좀 어때요?
안색은 어제보다는 좀 괜찮아 보이기는 하는데
오늘은 뭐 좀 찍어 발랐으니까 어제보단 아름답겠지
어제도 아름다웠어요
[미주의 헛기침]
잡채를 되게 좋아하나 봐요 잡채가 수북하네?
어릴 때
이모님이 해 준 음식 중에서 잡채가 제일 맛있었거든요
[호응한다]
근데 오미주 씨는
왜 이렇게 동서양이 혼잡한 느낌이에요?
음, 두 번 움직이기 혼잡하니까
근데 그럼 왜 잡채가 없어요? 잡채 안 좋아해요?
어릴 때 먹다 체해 가지고 사경을 헤맨 뒤로는 입에도 안 대요
(미주) 기선겸 씨 오늘 든든히 먹어 놔요
일해야 되니까
나 여기 뭐 하는 데인지도 모르고 그냥 내려왔네요?
[놀란 숨소리]
아…
미안해요, 우리가 너무 급해 가지고
희진 피디님한테 대충 업무 설명은 들었죠?
원양 어선이라도 태우면 어떡하려고 그렇게 덥석 왔어요?
여기 오미주 씨 있대서요
[부드러운 음악]
막 불러내서 싫었어요?
안 싫었어요
이번엔 기회 안 놓친 것 같아서
무슨 기회?
잘할 기회
준 거 아니에요?
(미주) 잘하든가, 그럼
아, 여기가 뭐 하는 데냐면
(미주) 미국 인디 영화 촬영하는 데예요
아예 선댄스영화제 출품을 목표로 만든다고 하더라고요
여기 제작 팀 스태프들 절반이 다 한국인이고
감독님도 한국계
그리고 배우들도 대부분이 그렇고
저기 옆에 보면 저기 우리 주인공 제임스라고
새그 소속의 좀 꽤 유명한 배우인데
모르죠?
어, 모르겠죠
(미주) 온다, 온다
[영어] 식사 맛있게 하셨어요?
네, 잘 먹었어요, 고마워요
[한국어] 어, 아까 말한 그 제임스고요
(미주) [영어] 제임스, 이쪽은
당신 남자 친구 전담 드라이버 선겸 씨예요
(선겸) 안녕하세요, 기선겸이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한국어] 아, 미주 씨
(제임스) [영어] 아주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군요
네?
(제임스) 당신은 귀엽죠 이 남자는 멋져요
혹시 남자 좋아하진 않죠?
[브루노의 힘주는 숨소리] 대답 안 해도 돼요
(미주) 좀 있다 봐요
[한국어] 아휴, 제임스도 가끔 그 차 이용할 수도 있어요
주의 사항 같은 거 따로 있어요?
뭐, 내비게이션 소리 안 나게 해 주는 정도?
자기들 편하게 대화하려고 영어 안 되는 드라이버 요청한 거니까
뭐, 말 걸거나 그러진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영어 못 한다고 기죽지 마요
겁먹지도 말고
아유, 왜 이렇게 물가에 애 내놓는 기분이지?
그런 기분 느낄 나이도 아니지 않아요?
그런 나이예요, 가요
(선겸) 그런 나이가 따로 정해져 있어요? [미주의 웃음]
(미주) [영어] 오시면서 불편한 건 없으셨나요?
(제임스) 편하게 왔어요, 운전 잘하네요
(미주) 맘에 들었나 봐요
26 신부터 준비할게요 의상, 분장실은 저쪽이에요
- (미주) 이따 뵐게요 - (제임스) 고맙습니다
[미주의 거친 숨소리]
[한국어] 운전 잘한다네요
저는 운전 거지같이 안 해요
치, 얼씨구?
저 이제 뭐 하면 돼요?
연기자 일정 맞춰 가지고 기다려야죠
드라이버의 꽃말은 기다림이니까
(미주) 난 갈게요
[차분한 음악]
(영화감독) [영어] 신 4, 테이크 2, 액션!
(미주) [한국어] 기선겸 씨
자
대기 잘하고 있었어요?
- 네 - (미주) 어?
그림 그리게요?
일기라도 좀 써 볼까 해서 샀는데
(선겸) 뭐부터 써야 될지를 잘 모르겠어요
씁, 일기라는 게 보통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작성하는 건데
(미주) 이렇게 아침 댓바람부터 펜대 잡고 있는다고
뭐 쓸 게 생기겠어요?
아니, 그럼 어제 있었던 일이라도요
그러지 말고 전화기 줘 봐요
[미주가 종이컵을 툭 내려놓는다]
자, 이거 풀어 주고
(미주) 풀어 줘, 풀어 줘
요즘에 어플로 영화 볼 수 있거든요?
내가 진짜 특별히 내 ID 알려 준다
시간 때울 땐 영화 보는 게 최고예요, 자
내가 자리 비켜 줄 테니까 편하게 보고 있어요
또 가게요?
네, 잠깐 쉬는 시간에 나온 거라서
기선겸 씨 심심할까 봐
(미주) 이따 짬 나면 또 나올게요
보고 있어요
(선겸)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영화) 생큐
(예찬) 너는 뭐, 키위를 두 잔이나 먹냐 변비야?
(예준) 뭐래, 쯧
[영화가 하품한다]
100분 중의 50분 동안 이것만 그렸다고?
(예찬) 모르겠으면 그림이라도 그려 보라며
다른 문제는 손도 안 댔네
(예찬) 모르는 건 넘어가고 알 거 같은 문제부터 풀라며
그럼 시간 더 줄 테니까
(영화) 안 풀었던 문제부터 풀어 봐
얼굴 왜 그래?
얼굴 왜, 잘생겼냐?
아, 오빠, 학교에서도 이래?
잘생겼냐고?
(예찬) 와, 과제 많이 힘든가 보다
네 얼굴은 왜 그래
아, 엊그제 스파링 해서
(예찬) 연습 상대 없어서 체급 안 맞는 애랑 했더니
난 연습도 아닌데 왜 체급에 안 맞는 대학 생활 하는 걸까
시험에 과제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
실전이면 얻어맞는 거지
근데 맨날 대학생이라고 술 먹고 노는 건 아닌가 봐?
응, 아니야
영화과 수업을 왜 들어 가지고
(영화) 시놉시스란 무엇인가
그러게 왜 나댔냐?
나한테 묻지 말고 과거의 나한테 물어봐라
걔는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줄 알았을걸?
내가 모니터링 한번 해 준다, 공짜로
그, 장르가 뭐였지? 스릴러였나?
바꿨어, 로맨스로
어디까지 썼는데?
야, 너, 이씨 또 수업하기 싫어 가지고, 어?
- 들어 봐 - (예찬) 응
거리에는 비가 막 내리고 있고 [긴장되는 음악]
(영화) 쫓기고 있던 남주가 우산을 쓰면서 걷는데 말이야
(예찬) 로맨스라며, 왜 아직도 쫓겨?
쫓기는데 우산 잘도 챙겼다?
[부드러운 음악]
(예찬) 와, 막 도둑질해도 돼?
(영화) 자, 자, 이제 가려고 하는데
그 순간 누군가가 우산 안으로 풍덩 하고 들어오는 거야
마치 그림처럼
[부드러운 음악]
(예찬) 그림처럼 고개도 들어 올리겠네
(영화) 응? 어떻게 알았어?
(예찬) 그, 과제면 막 표절해도 돼?
그거 '늑대의 유혹'이잖아
뭐?
(영화) 이미 있는 얘기였다고?
아씨
아, 어쩐지 익숙하더라
[영화의 짜증 섞인 신음]
그럼 엎고 다시 써야 되잖아
하, 쯧
너는 창작의 고통을 몰라
하, 오빠가 모르는 거 같은데
표절을 안 하면 뭘 하지를 못하나 봐?
저번 스릴러는 '곡성' 따라 하더니
아, 모니터링은 돈 받고 해 줘야 되는데
난 돈 내고 과외받는데
네 돈 아니잖아
(영화) 야, 쉬는 시간 끝, 빨리 풀어 봐 시간 줄 테니까
진짜 좋아하는 사람 없어?
[익살스러운 음악]
빨, 빨리 풀어, 뭐…
(예찬) 오, 드디어 첫사랑 생기는 거?
첫사랑 기준이 뭔데, 어?
(예찬) 왜 사랑에 기준을 따져?
아, 그럼 나는 기준 안 따지고 할 때마다 첫사랑, 됐지?
아, 쓰레기
나보고 어떡하라고, 그러면
그러니까, 아니
고예준은 어떡해?
[작은 소리로] - (영화) 예준이가 왜 - 아니, 그, 둘이 사귀는 거 아니었어?
- 너 아직도 그런 거 보냐? - (예찬) 그런 게 뭔데?
아, 그런 거 안 보거든?
그런 거 안 봐도 그렇게 보잖아
빨리 풀어라
치, 쩝
(영화) 야, 고예찬
다음부턴 무조건 수업만 할 거니까 각오해
(예찬) 응, 아니야
(예준) 용돈 좀 줘?
크, 한 번을 거절 안 하냐
(예찬) 감사합니다
엄마한테 대충 둘러대 줘, 간다
만 원이 뭐냐, 근데
[문이 탁 열린다]
저게 꼴에 체육관 에이스라나 봐 주작인가? [문이 탁 닫힌다]
쟤 복싱 다시 시작한 지 2년도 안 되지 않았냐?
(예준) 그러니까, 주작인가?
- (예준) 집으로 가? - 응, 그릴 거 있어서, 너는?
나?
음, 나 밤에 술 약속
(예준) 너희 집에서 시간 좀 때우다 가면 딱 맞겠다
너희 집 가서 때우다 가
야, 밤에는 귀가를 해야지 외출을 하면 쓰나
[영화의 헛웃음]
(미주) 기선겸 씨, 음
뭐 해요?
일기 너무 어려워요
아니, 무슨 방학 숙제도 아닌데 뭐가 그렇게 어려워요?
제가 글을 너무 못 쓰는 거 같아요
누구한테 문장력 과시하려고요, 어? 혼자 볼 건데
와…
'와'?
아니, 원래 일기라는 게 아무한테도 안 보여 주고
(미주) 혼자 쓰고 보는 건데
아, 누구 눈치 보는 거예요?
그러게요, 그랬네요?
그러니까 뭐, 문장력이니 글발이니 그런 거 다 제쳐 놓고서
그냥 솔직하게만 쓰면 돼요, 알겠죠?
일기 잘 쓰는 비법이에요?
뭐, 비법이라기보다는 그냥 기본이죠
(미주) 아니, 그리고 내가 영화 보라고 ID도 다 알려 줬는데
왜 이 어려운 걸 하고 있어요 쉬운 거 하지?
너무 많아서 뭘 봐야 될지 잘 모르겠던데요?
음, 맞네
자, 받아요, 이제
(미주) 이따 다시 올게요
[부드러운 음악]
(선겸)
(선겸)
[한숨]
(선겸)
(선겸)
(선겸) 낯선 곳에 왔다
오미주 씨가 아팠다
(선겸) 무서웠다
[그림을 쓱쓱 그린다]
(예준) 뭔 그림이냐? 과제야?
(영화) 의뢰야
(영화) 예준아
너는
미술관에 어울리는 그림이 뭐라고 생각하냐?
(예준) '최후의 만찬'
'모나리자', '별이 빛나는 밤'
뭉크?
(영화) 뭉크가 아니고 '절규', 인마
뭉크는 작가 이름이고
하, 역시 의뢰 내용이 좀 과분했나?
기회라는 게 말이야
언제 어디서 어떻게 찾아올지 모르는 거긴 한데
생각할수록 좀 그래
그릴수록 모르겠네?
내가 뭘 그리고 싶은 건지
언제 끝날지, 끝나긴 할지
(예준) 완성되는 순간은 어떻게 알아?
- (예준) 알긴 알아? - 다 됐다 싶을 때?
그게 언젠데
뭐, 수백 번 그려도 완성이란 느낌이 안 들 때도 있고
뭐, 하루 만에 다 됐다 싶을 때도 있고
뭐, 그러다 보면 수정할 것도 생기고 그러는 거지, 뭐
서단아랑은 왜 만났어?
봤어?
들었어
애들이 학교에 서단아 떴는데
너랑 같이 있다고 하도 떠들어서
애들이 대표님을 어떻게 알아?
경영학과가 서명 일가 얼굴 모르면 자퇴해야지
(예준) 그 사람
그냥 작은 에이전시 대표 아니야
너랑 같이 있던 서단아는
서명그룹 상무고
- 상무? - (예준) 네가 먹는 거
쓰는 거 중에
서명 안 붙은 거 드물고
네가 말한 라푼젤이 서단아야?
그럼 너는?
- 뭔데? - (영화) 나?
이영화
다행이네, 왕자 아니라서
내가 원래 왕자님처럼 생기긴 했지
[영화의 웃음]
[한숨]
안이 어떻게 돼 있는진 몰라도 그림엔 아주 시꺼멓던데, 끈적거리고
그 말이 자꾸 맴도네
왜 이렇게 답답하지?
[단아의 거친 숨소리]
(지현) 오셨어요?
(동경) 또 뛰었어요?
(단아) [힘겨운 목소리로] 예, 살려고 뛰는 거예요
[뚜껑을 달그락 열며] 나 병약하잖아
- 별일 없죠? - (지현) 어…
서명전자 공장에서 현장 직원이 좀 다쳤답니다
(지현) 직원 다친 이슈 때문에
서명민 전무가 직접 전시 행정 하러 간답니다
아, 뭐, 서명이 중소기업이야?
뭐
공대 출신이라고 직접 헬멧에 작업복 입고 퍼포먼스 한대요?
그런데
(명민) 대기업이라고 이런 거 무시했다 큰코다친다고
어디 공장이랬지?
내가 해결하겠어 [명민의 신음]
공장 근처에도 못 가고 병원으로 바로 가셨답니다
[어이없는 숨소리]
일부러 그러는 건가? 사람들 관심 끌려고?
출근도 못 했겠네
일들 보세요
[휴대전화 진동음]
여보세요
(영일) 기선겸, 어디냐?
나?
냉장고 앞
(영일) 아, 냉장고 앞이야?
하, 시원하겠네
[한숨]
너 그, 말하는 화법을 좀 어떻게…
[한숨]
아, 됐다
어디 냉장고 앞이야
(동경) 기은비 프로 피드백 왔어요
투어 의상 다 구리대
새로 짜서 보내기로 했어
(단아) 아…
우리 기 프로 되게 고심해서 고르나 보다, 그렇죠?
기 선수 액자는 왜 치우는 거예요?
치운 게 아니라 자리 만들어 두는 건데요?
우리 기 프로 액자 주문한 거 언제 와요?
[한숨]
곧
- (은비) 아빠 - (정도) 어, 어
티오프 시간 한참 남았는데 일찍도 왔네?
우리 딸이 효녀야, 아주
벌타 안 받으려면 일찍 다녀야죠
아빠 친구들하고 같이 놀아 줘서 늘 고마운 거 알지?
딸내미 골프 접대 필요한 친구들도 있으시구나
야, 오늘 아빠가 이 손목이 결려서 어떡하지?
잘 맞을까? 응?
손목 아프시면 살랑살랑 치세요
너 라이언하고 어떻게 돼 가고 있는 거야
라이언 건들지 마세요, 여린 애예요
(은비) 계약은 서단아랑 했어도
이런 골프 접대 다 나오기로 약속드렸어요, 저는
오늘 약속 지켰고요
아버지도 꼭 약속 지키세요
서 대표랑 계약 잘한 거 같아
(정도) 그리고 서 대표랑 너
미래에 시누, 올케 사이가 될 수도 있잖아
선겸이 진짜 서 대표랑 결혼시키실 거예요?
조선 시대야?
당연하지
딱 한 가지 걸리는 게 있긴 한데
그냥 지나가는 바람인 거 같아
(정도) 그렇게 생각하면
그냥 지나가도록 잘 둬야겠다 싶고
바람이니까 잠깐 흔들어 놨나 싶으신가 보다, 우리 의원님
(은비) 오늘은 제대로 쳐도 돼요?
안 봐주고
[밝은 음악]
[한숨]
[미주의 거친 숨소리]
저, 죄송한데 지금 촬영 중이라서
시동 한 번만 꺼 주세요
아, 예, 죄송합니다
[오토바이 시동이 툭 꺼진다] 감사합니다
아, 저, 혹시
(영일) 그, 여기에 이 사람 있나요?
지금 전화를 안 받아 가지고
어, 본인을 저한테 찾으시는 걸까요, 지금?
예?
아…
(영일) 이, 얘요, 눈 땡그란 애
따라오세요
[익살스러운 음악]
(선겸)
(선겸) 왜 오는 건지…
- 뭐 하냐? - (선겸) 일기
보지 마
쓰지 마, 내 앞에서
안 궁금해, 네 일기
풀 데가 여기밖에 없는데 뭐 어쩌라고
코치님한테 이르든가
(선겸) 조심해서 타라고
근데 너 여기서 뭐 하냐?
여기 뭐, 영화 촬영하는 데라던데
드라이버 알바 하러
선수촌이 코앞인데 여기서 알바를 한다고?
시위하는 거야?
나도 와 보고 알았어
여기가 근처인 거
근데 날 안 보러 왔다고?
내가 여기까지 보러 오게 한다고?
잔소리하러 온 거야?
온 김에 하는 거야
(영일) 나 원래 너 보면 막 화나고 짜증 나
아
(미주) 누구예요?
[한숨]
친구요
아, 친구가 있었어요?
[미주의 웃음]
- (미주) 안녕하세요, 네 - (영일) 안녕하세요, 네
누구시지?
그때 제주도에서 나 통역해 주신 분
아, 근데 기억 안 나실 수도 있어요 한 달도 더 된 일이라서
죄송합니다
그때 얘가 한 미친 짓이 지배적이어 가지고
- 기억을 잃은 거 같아요 - (미주) 그렇죠
권영일이라고 합니다
예, 오미주라고 합니다
(브루노) '헤이, 핸섬'
(미주) '헤이, 핸섬' 부르네
[영어] 이 사람 영어 못 해요 요청 사항이 있나요?
호텔로 돌아가서 좀 자야겠어요
- (미주) 네, 데려다 달라고 할게요 - 고마워요
[한국어] 브루노 숙소 가서 좀 자고 싶다고 하는데
- 다녀올게요 - (미주) 네
(미주) 갔다 와요
[미주가 살짝 웃는다]
아마 오래 걸리진 않을 거예요
(영일) 예
- 잘 마시겠습니다 - (미주) 네
근데 혹시 기선겸이랑은 무슨 사이세요?
어, 글쎄요
무슨 사이인지 아직 저도 잘…
제주도에 계셨던 거면 한 달이 넘었길래
노잼에 한 달짜리가
(영일) 한 달이 넘은 거 같아 가지고요
노잼에 한 달짜리요?
기선겸요
노잼이라 애들이 맨날 한 달 만에 그만두거든요
짝사랑
[잔잔한 음악]
아, 그러면 영일 씨가 매번 한 달인지 아닌지
세 주시는 거예요, 그거를?
아, 근데 왜 노잼이지?
난 유잼인데
뭐, 따지고 보면
고백하고 그냥 스쳐 가는 사람들도 한 달짜리였죠
선겸이한텐
(희진) 미주 씨!
저, 진짜 미안한데 편의점 좀 갔다 와 줄 수 있어요?
- (희진) 믹스커피 다 떨어져서 - 네, 네
- (미주) 아, 저… - 가셔도 돼요
뭐, 곧 온다면서요, 선겸이
- 네, 가 볼게요, 네 - (영일) 네
(미주) 가요, 가요!
[포스 단말기 작동음]
[한숨]
한 달짜리?
(영일) 이쪽 일 장래는 괜찮냐?
(선겸) 괜찮겠냐
(영일) 너 컨디션 좋았잖아
오리건도 열심히 준비하고
이럴 거면 그냥 다시 돌아와라
우리 영일이 남 일이라고 쉽게 말하네
야, 너 없으면 나는 뭐, 어떡하냐
뭘 어떡해, 계속 1등 하겠지
네 덕에 내가 계속 1등 한 걸 수도 있잖아
네가 계속 1등을 했으니까 내가 계속 2등을 한 거지
차라리 네가 1등이고 신기록 보유자면
우리도 인기 종목 됐을 거 같냐?
이게 좀 되잖아
- (선겸) 네가? - 아, 왜 기분이 나쁘지?
내가 돼 보이냐?
너
(선겸) 자체 기록은 좀 올랐어?
몰라
- 그대로인가 보네 - (영일) 아니거든?
너랑 김우식 없어 가지고
(영일) 나와의 경쟁 중이거든?
제일 이기기 힘든 상대…
뭘 알아, 네가?
[따뜻한 음악] (우식) 저, 선배님들
너무 떨어져 계시면 안 되죠
(영일) 일로 와
(선겸) 네가 와
- 네가 와 - (우식) 저…
(우식) 영일 선배님이 가시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영일) 너 왜 얘한텐 아무 말도 안 하고 나한테만 자꾸 뭐라 그러냐?
아, 뒤의 테이블 때문에 배경이 안 이뻐서요
(선겸) 빨리 와
- (영일) 됐어? - (우식) 네, 좋아요, 찍겠습니다
(우식) 하나, 둘, 셋
[카메라 셔터음]
(영일) 난 우식이 몇 년 동안 그런 일 있는지도 몰랐다
애가 맑으니까
그냥 계속 맑게 지내나 보다 했지
재활은 잘되나 모르겠네
잘돼야지
잘돼서 보란 듯이 다시 달려야지
왜?
놀라서
너는 그런 말 안 할 줄 알았는데
나도 하고 싶지
내가 네 앞에 있는 돌덩이 같은 거 다 치워 줄 테니까
너는 그냥 와서 달리기만 하라고
너 성근 선배 기억나냐?
노량진에서 학원 하시는 선배
몰라
난 기억나니?
앞에 있잖아
그 선배 서른일곱 살에 은퇴하셨어
(영일) 아킬레스건염으로
뭐, 그런 경우 아니면
계속 뛸 수 있는 거잖아
우식이도
(선겸) 그렇지
(촬영 감독) [영어] 당신이 이 스케줄을 다 망친 거야!
(제임스) 보세요, 애초에 약속했던 스케줄이 있었잖아요!
감독님이 마음대로 바꿀 수는 없죠
난 촬영 감독이니까 내가 원하는 건 뭐든 바꿀 수 있어
(제임스) 당신이 누구든 그렇게 마음대로 할 수 없어요
- 아뇨,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요 - (제임스) 좋아요! [희진의 놀란 신음]
- (희진) 제임스! - (미주) 제임스!
(미주) 무슨 일이에요?
확신할 수 있어요?
- (미주) 스케줄 말씀이신 거죠? 그… - (제임스) 네
(염 피디) [한국어] 노, 노 개런티
무슨 소리야, 지금?
[영어] 자, 잠시만요!
(미주) [한국어] 지금 통역하고 있잖아요
끝까지 들어 보셔야죠
아니, 계약서에 다 썼는데 이제 와 가지고 무슨
개런티를 운운해
인센티브 픽스도 날까 말까인데
노 개런티 [미주가 당황한다]
[영어] - (제임스) 확신을 못 한다고요? - (염 피디) 네, 못 해요
[한국어] - (미주) 제임스! - 아니, 제임스 쟤는
왜 자꾸 말을 바꿔?
아, 진짜, 피디님!
제임스가 말하는 개런티는 기간에 대한 확장을 말하는 거지
돈이랑은 전혀 상관없어요
피디님 말씀하신 그 개런티는 콩글리시입니다
그거 문서상에도 함부로 쓰시면 진짜 큰일 나요
콩글리시?
너 지금 나 무시하니?
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의미를 알고 쓰시라고요, 좀
아, 내가 잘못 들었어도 네가 내 편을 들어 줬어야지
너 한국 사람 아니야?
아, 지금 일하는데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 진짜!
(미주) 아씨, 제임스!
[한숨]
[영어] 제임스, 제 말 좀 들어 봐요
화난 건 알지만 다 오해예요, 네?
제임스
(선겸) [한국어] 무슨 일이에요?
제임스 화 많이 난 거 같아요
시비 걸더라도 좀 이해 좀 해 줘요
어차피 저는 시비인지 칭찬인지 구별도 못 하는데요, 뭐
이럴 땐 좋네요, 영어 못 하는 거
(미주) 잘 좀 부탁해요
호텔 입구까지만 가면
희진 피디님이 알아서 정리하신다고 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요
오미주 씨도요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요
네
[차 문이 탁 열린다]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 사서함으로…
[어두운 음악] (희진) 어, 미주 씨, 미주 씨!
아, 큰일 났어요, 큰일 났어요
그, 제임스 깨우려고 방에 갔는데 대답이 없어서 확인해 봤더니
체크아웃했대요
남자 친구랑 촬영 짼 거 같아요
- (미주) 예? - 잠깐만요
[통화 연결음]
뭐야, 표정 그렇게 하면 다야? 나도 울고 싶어
(염 피디) 허, 연기 잘한다, 정말, 쯧
기차역엔 없다고 합니다
위치 파악 안 되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뭐? 오늘 추가 촬영 제대로 얘기 안 했어요?
아니요, 제가 어젯밤에 분명히 전달했습니다만
배우가 안 받아들인 거 같습니다
[영어] 세상에
(염 피디) [한국어] 감독님 곧 오시는데!
전화기 줘 봐
오늘 안 그래도 윗분들 오신다는데
[희진을 토닥이며] 날을 참 잘 잡았다
(촬영 감독) [영어] 제임스를 못 찾는다니
이게 무슨 소리죠?
제임스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 죄송합니다 - (희진) 죄송합니다
[희진의 한숨]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
[미주의 당황한 신음]
[한국어] 기선겸 씨 왜 이렇게 연락이 안 돼요?
(미주) 어? 제임스
촬영장 빨리 오라는 얘기인 줄 알고
전화도 못 받고 바로 왔네요?
아, 영어 못 하는 드라이버 요청한 거 까먹었나 보다
(미주) 뭐, 과정이 어쨌든 결과는 맞아요 잘했어요
(촬영 감독) 제임스
[영어] 우리가 왜 여기 있는 거죠? 역에 데려다 달라고 했잖아요
네
(촬영 감독) 당신들한테는 이 작품이
돈 버는 수단으로 지나가는 작품일지 몰라도
한국계 이민 세대들한텐 중요한 이야기야
근데 현장에서 이따위로밖에 못 해?
땅덩어리만큼 속도 좁아서 그러는 거야?
[한국어] 하, 진짜 돌겠다
(촬영 감독) [영어] 뭐? 내 말 통역 안 합니까?
한국 스태프들이 영어 못 알아듣는다고 해서
되는대로 떠들면 안 되죠
(미주) 그리고 애초에 배우 사인도 안 받고
추가 촬영 스케줄을 강행한 건 당신 아닌가요?
우리는 계약상의 무엇도 불이행하지 않았습니다
- 당신이 불이행했죠 - (촬영 감독) 엿 먹어
[한국어] 뭐라고?
[영어] 아, 들었어?
(촬영 감독) 그럼 크게 말해 줘?
[헛웃음]
[한국어] 너도 법Q다, 이 새끼야
[익살스러운 음악] (미주) 야, 법Q, 법Q
(촬영 감독) [영어] 뭐요?
[한국어]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아, 이 새끼가 갑자기 나한테 욕하잖아
야, 법Q!
(매이) 이건 더 아니지 않나? [제임스의 웃음]
[영어] 아주 멋있네요
(염 피디) [한국어] 어머머, 어머, 오미주 씨
[영어] 미쳤어요?
[한국어] 아, 이 사람이 먼저 절 욕하잖아요 보셨잖아요
아니, '퍽'이 무슨 욕이야 그냥 감탄사 같은 거지
(염 피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뭐, 그럴 때 사용하는 거
'아, 나 지금 너무 슬퍼, 퍽'
이런 식으로!
빨리 사과하세요
- 뭐라고요? - (염 피디) 사과하라고
[염 피디가 영어로 사과한다] (미주) 돌아이 아니야?
(스태프1) 시장님 오셨습니다!
[염 피디의 반가운 웃음]
(염 피디) 아이고, 오셨습니까
(충양시장) 분위기가 왜 이렇게 어수선해?
(염 피디) 아, 저희 다음 신 리허설 하고 있었습니다
또 리허설은 리얼하게 가야죠
(충양시장) 아, 또 리허설을 내가 또 방해했나 보네
(염 피디) 아닙니다, 아이고
의원님, 안녕하십니까
이 영화의 제작 총괄을 담당하고 있는 줄리 염입니다
- (정도) 나 기정도라고 합니다, 예 - (염 피디) 반갑습니다
(충양시장) 어? 방해해서 쏘리!
아, 여기 현장 통역 좀…
(염 피디) 아유, 걱정 마십시오 제가 해 드리겠습니다
저희 촬영 감독님
(정도) 어유
오랜만이야, 통역 아가씨
어, 내가 현장 스태프하고 인사 좀 하고 싶으니까
통역 좀 해 줄래요?
[미주의 헛기침] 네
(정도) 시에서 인센티브 지원 승인 기다린다고 들었습니다
지원금 못 받으면
제작사 내부 예산으로 메워야죠?
(미주) 네,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정도) 인센티브 픽스는
내가 푸시해서 잘 처리할게요
의원님께서요?
우리 아들하고
스쳐 가는 인연이라도 아비 된 도리로서 귀하게 여겨야죠
[미주의 헛웃음]
스쳐 가는…
그날 극장에서는 미안했습니다
(정도) 혹시 마음 상한 건 아니죠?
괜찮습니다
(정도) 넌 여기서 어떻게 지내?
연기하는 거야? 엄마 따라?
운전합니다
촬영장에서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정도) 넌 공인된 국가 자격증이 면허밖에 없어?
뭘 한다고?
그만 가세요
[정도의 한숨]
그래, 간다
서울에서 보자, 아들
[정도의 헛기침]
[미주의 한숨]
괜히 빚진 기분이네, 싫은데
무슨 꿍꿍이인지를 모르겠네요
뭐, 꿍꿍이가 있어서 여기까지 오셨겠어요?
그냥 일 때문에 오신 거겠지, 뭐
(염 피디) 오미주 씨!
나 좀 봐요
[한숨 쉬며] 아, 드디어 때가 왔네
닦이러 갑니다
(미주) 죄송합니다
[염 피디가 입바람을 하 분다]
(염 피디) 할 말이 퍽 많은데 다 됐고
짐 싸서 당장 사라지세요
내가 한 말은 아니고
촬영 감독님이 오미주 씨 눈에 안 띄게 하래
아, 통역은 그러면…
아이고, 뭐, 통역할 사람 널렸어
(염 피디) 현장 통역 오미주 씨 혼자 뭐, 다 해?
내일 갈 거
그냥 오늘 꺼지라고
나 전달했다
[미주의 한숨] 괜찮냐?
아니, '법Q'를 뭐 어떻게 번역해야 되는 거야?
내가 진짜 수십 번은 번역해 본 거 같은데
아까 직접 들으니까
- 그냥 욕이더라 - (매이) 그냥 욕 맞아
[미주의 한숨] (매이) 나 회사에 급한 일 생겨서
오늘 올라가야 할 거 같아
미안하다, 이런 데 두고 가서
아유, 뭐 어차피 내일 다 끝나는 일정인데 뭘
(미주) 얼른 가
뭐 타고 갈 거야, 역까지? 짐 있는데
우리 미주는 모르겠지만 택시라는 게 있단다
아, 그렇지
얼른 가
집에서 보자고
[한숨]
[술병을 댕그랑 내려놓는다]
나도 미친년이지, 진짜
[선겸의 힘주는 신음]
뭐 하는 거예요?
아무것도요
그냥 있죠, 옆에
맞네
왜요, 먹고 죽으려는데
그만 먹으라고요?
아니요
(미주) 뭐야
잔을 갖고 왔어요?
(선겸) 받아요
(미주) 진짜…
[미주의 놀란 신음]
뭐예요?
[놀라며] 뭐야, 과메기야?
속 버리지 말라고요
아, 고마워요
과메기 먹을 수 있죠?
(미주) 음, 그럼요, 없어서 못 먹지
(선겸) 다행이다
[잔잔한 음악] (미주) 아유, 진짜
오늘 너무 고생했어요, 운전하느라고
나 같은 취객도 챙기고 말이야 진짜 고맙게
아무것도 모른 채로 내려왔는데도 너무 잘해 주고
숙소도 옮겨 주고
사람들이 다들 고마워해요
아, 기선겸 씨도 스크롤 올라가겠다 드라이버로
이름이 어려우니까 내가
스펠링 틀리지 말라고 얘기를 해 놔야겠네
오미주 씨도 이름 올라가요?
그럼 같이 올라가겠네요, 이름?
그거는 좋다
[미주의 한숨]
스크롤 보고 있으면
내가 저거 보려고
이 개고생을 했나 싶을 거예요
같이 고생한 사람들 이름도 딱 뜨고
얼마나 고생했을지 짐작이 가니까
[한숨]
고생했어요
(선겸) 이런 말 저런 말 다 전달하느라고
[한숨]
나는 참
(미주) 말 한마디 전달하는 것도 어렵고 조심스러운데
참 좋겠어요
말 한마디에 예산도 주고 인종 차별도 하고
사람도 보내 버리고
제임스는 어떻게 데리고 왔어요?
튀려는 거 같길래 모른 척하고 데리고 왔죠
영어 못 하지 않아요?
못 한다고는 한 적 없는데
하, 참
기선겸 씨 무서운 사람이네?
나 그냥 확 오늘 올라가 버릴까?
- 확 꺼져 버려요? - (선겸) 네
- 꺼지라고요? - (선겸) 네
하기 싫으면 하지 말라고요
나도 남 일이니까 한번 이렇게 말해 봤어요
근데
나 왜 갑자기 다 할 수 있을 거 같지?
원랜 안 되는 건데
다 할 수 있을 거 같네요
진짜 주네, 좋은 영향
기선겸 씨가 나한테
- 한잔할래요? - (선겸) 아니요
(미주) 그래요
치
뭐예요?
안주
(미주) 맛있어요?
[선겸의 만족스러운 신음] [미주의 웃음]
(미주) [영어] 어제 일은 제가 죄송했습니다
마지막까지 제 일만 마무리하고 갈게요
저 어차피 오늘까지만 하고 빠지는 스케줄입니다
그러든지
[한국어] 어, 그래, 넌 씹어라
난 내 할 일 하련다
(동기) 야
(영화) 어, 생큐
(동기) 너 왜 너갱이 나가 있냐?
여기서 너갱이 안 나간 사람이 어디 있냐
유난히 나갔잖아, 네가
근미사 리포트는 끝났냐?
저번에 냈잖아
그거 말고 최종 리포트
(영화) [한숨 쉬며] 아…
(동기) 어, 안 냈구나?
그럴 거면 상메에 과제 박제는 왜 해?
아, 진짜 망했다
인간 왜 살까
사는 게 옳은 일일까?
하나 그려도 될까 말까인데 두 개나 그려서 그런 거 아닐까?
나 왜 자꾸 나대지?
얘가 며칠 밤새우더니 미쳐 가네?
야, 너는
네 그림에 숨겨진 걸 누구한테 들킨 적 있냐?
음, 뭐…
입시 학원 선생님한테 잘못 그리고 덮은 거?
[헛웃음 치며] 숱하게 들켰었지
들켰을 때 어떻게 했냐?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했지
(동기) 내가 뭐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없어
아, 없구나
나도 처음이어 가지고
[한숨]
(촬영 감독) [영어] 여러분
장비는 여기에 두시고 한 시간 동안 쉬시다가
오후 4시에 다시 모입시다
(희진) [한국어] 미주 씨!
(스태프2) 자, 자, 한 시간 동안 쉬고 4시에 집결하도록 하겠습니다
(희진) 미주 씨!
아, 인사도 없이 어딜 가요
아, 너무 정신없어 보이길래 살짝 빠지려 그랬죠
(희진) 아, 진짜 섭섭하네
오늘 촬영 일찍 마칠 거니까
대게도 좀 드시고 바다도 좀 구경하다 가요
그러려고요, 못 봤던 풍경도 좀 보고
오늘은 내가 기다려 줄 겸
진짜 고생 많았어요
그래도 간신히 인센티브도 픽스되고
(희진) 쫑파티 때 꼭 와야 돼요
- 같이 고기 먹어야죠 - (미주) 그래야죠
[희진의 섭섭한 신음] [따뜻한 음악]
(희진) 아, 당신은 좋은 전우였습니다
서울 촬영도 건강하게 마무리하시고요
- 덕분에 재밌는 경험 하다 가요 - (희진) 아이…
(희진) 서울에서 봐요
(미주) 가요, 갈게요
기운 내고
[웃으며] 빨리 가요
[희진의 웃음]
[미주의 웃음]
- 벌써 끝났어요? - (미주) 네
여기는 어떻게 알고 왔어요?
매번 여기 달린다고
여자 스태프들이 다 소문내고 다니던데?
(미주) 가끔 와서 허탕 치고 갔다는데
인기 많더라고요
영일 씨도 기선겸 씨 보러 현장까지 오고
많이 좋아하나 보더라고요 기선겸 씨를
내가 더 좋아할걸요?
선수 생활 내내 걔 쫓아다녔으니까
(미주) 어? 어, 잠깐
지금 그 말은 좀 오해의 소지가 있어요
- 쫓아다녔다고? - (선겸) 네
유일하게 따라잡지 못한 선수였거든요
아, 선수
기록 얘기 하는 거죠?
아, 나 진짜 깜짝 놀랐네
신기한 거 알려 줄까요?
트랙에서 선수들이 서는 레인은 추첨으로 정해요
상위 기록들만 [미주가 호응한다]
(선겸) 근데 영일이는 항상 같은 레인 번호가 나왔죠
하늘이 돕는 1등인 거예요
음, 거짓말
진짜인데, 그거 추첨 랜덤인데
저는 항상 엎치락뒤치락인데
(선겸) 영일이는 항상 같은 자리에서 1등 한 거예요
난 그거 신기하던데, 안 신기해요?
난 지금이 더 신기한데?
[부드러운 음악]
잘해서요
기다리길 잘했다 싶어서
(미주) 아, 바다 진짜 예쁘다
(미주) 짐 싸서 주차장에서 보면 되죠?
(선겸) 그 전에 잠시만요
여기서 잠깐만 기다리고 있어요 [카드 인식음]
받아요
[도어 록 작동음]
발등 높은 사람한테 좋은 운동화예요
아마 달릴 때 훨씬 더 편할 거예요
계속 달릴 거라면 [미주의 웃음]
아니, 근데 갑자기 웬 선물이에요?
그동안 신세 많이 져서
네?
짐은 미리 다 빼 뒀어요
(선겸) 청소랑 빨래도 다 해 놨고
집에는 그냥 들어가서 쉬면 돼요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얘기를 왜 지금 하는 거예요?
우리 며칠 동안 같이 있었잖아요
아, 타이밍 봐서 지금 얘기하는 건데
오미주 씨 촬영 일정 끝나면 알려 주려고요
아, 타이밍이 너무 딱 맞아서 내가 할 말이 없어서 그렇죠
조금 가까워졌다 싶으면
한 번씩 이렇게 뭔가 그인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때 선 긋는단 표현 거북해했던 거 같아서
뭔가 그인다고 표현한 거예요
나 화내는 거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고요
내가 분명히 안 긋는다고 얘기했잖아요
근데 나는 왜 보이지도 않는 선 밖에 있는 거 같은 기분이 들죠? 지금?
나는 오미주 씨가
긋지도 않은 선 밖에 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도 그러고 싶어요
내가 재미없어졌으면
그냥 그렇다고 말을 해 줘요
기선겸 씨랑 있으면
결정적인 부분에서 꼭
소외당하는 기분 들 때가 있어서 그래서 그래요
소외감이라는 게 혼자선 느끼기 어려운 감정이니까
아, 진짜 싫다
[카드 인식음]
[도어 록 작동음]
[한숨]
[한숨]
[도어 록 작동음]
[문이 철컥 닫힌다] 나 기선겸 씨 싫다고 한 거 아니에요
내가 너무 찌질한 소리를 하는 거 같아서
그거 싫다고 한 거예요
나 싫어하지 마요
나 안 싫어해요
나
계속 그거 하고 있어요
좋아해 달라면서요
[부드러운 음악]
나 좀
좋아해 줘라
아, 그거…
나 부탁한 거 아니었는데
용기 낸 거였는데
같이 못 갈 거 같아요
내가 실수할 거 같아요, 말실수
[카드 인식음]
[문이 철컥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한숨]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어, 우식아
(우식) 선배님, 잘 지내십니까?
아, 운전 중이세요?
(선겸) 응
너는 어떻게 지내?
(우식) 선배님 보고 싶어 하면서 지냅니다
[우식과 선겸이 살짝 웃는다]
내일 볼까?
(우식) 어, 내일은 저 할머니랑 청소 일이…
할머니 쉬시라고 해 내일 내가 갈게
- (우식) 네, 알겠습니다 - 응
그래, 내일 봐
[블루투스 조작음]
[버튼 조작음]
[통화 연결음]
우식아
(우식) 네, 선배님
- 미안해 - (우식) 네?
먼저 용기 내게 해서
(우식) 하, 왜 그러십니까
아, 무슨 일 있으신 건 아니죠?
[피곤한 신음]
커피 나왔어요
(영화) 누나, 고마워요
[흥미진진한 음악]
[한숨]
왜 답답했는지 알겠다
보고 싶은 거였어
나도 보고 싶었어
(단아) 얼마나 보고 싶었을까, 내가
시간 꽤 준 거 같은데
내 그림이 어떻게 돼 가고 있는지 아는 게 하나도 없으니까
아…
그림 때문에?
그러셨구나
미술관에 걸어 준다면 최선을 다해서
빠릿빠릿하게 가지고 와야 될 거 아니야
시험에, 과제에
대표님 그림까지 겹쳐서요
제가 다 잘하고 싶거든요
내 그림 늦는 걸 네 과제 탓으로 돌린다?
그럼 학생이질 말았어야지, 네가
(영화) 제가 지금 피곤하니까 나중에
(단아) 뭐가 어째?
피곤하다고요
피곤한데 뭐
홍삼을 사 달란 얘기야?
공감 능력이 되게 쓰레기신 거 같아요
쓰레기?
[익살스러운 음악]
분리수거 되는 쓰레기야? 나 그거 좀 중요한데
지구를 되게 사랑하시나 봐요
(단아) 내가 사는 곳인데
잘 가꾸고 아껴 줘야지
(영화) 북극곰 후원도 하실 기세네?
응? 하고 있어, 돌고래도 너도 해
아유, 귀여워
(영화) 들어가세요
(단아) 뭐 하는 거야, 지금?
너, 너 뭐라 그랬어?
학교 복귀해야 돼서 가는 중인데요
아니, 뭐라 그랬냐고
아니, 애초에 내 말에 답변을 하나도 안 한 거 같은데?
별로 답변 안 하고 싶게 하시길래
(단아) 이, 이봐, 학생, 야, 너
[문이 탁 여닫힌다] [기가 찬 숨소리]
[헛웃음]
[한숨]
그 싸가지 없는 새끼
저, 근데 싸가지가 되게 없으신 거 같아요
[영화의 웃음]
뭐야, 이거
[한숨]
[통화 연결음]
실장님, 나예요
[다가오는 발걸음]
(단아) 술 한 번 처먹기가 더럽게 번거롭고 힘드네요, 그렇죠?
술을 안 드시거나 아니면 본가에서 나오시는 게…
무슨 소리야
재산 1원이라도 더 받으려면 회장님 눈에 잘 들어야지
(단아) 나 귀여워요?
[익살스러운 음악]
하하
왜 대답을 안 해?
늘 가시던 바로 모시면 될까요?
아니, 왜 대답을 안…
(단아) 요즘 나한테 왜들 이래?
원래 이랬습니다
- (루시안) 기분 안 좋아? - (태웅) 어, 왜
숍 갔다 와서 예쁜데 셀카 안 찍길래
(태웅) 난 내 얼굴 마음에 안 들어
(루시안) 난 마음에 드는데
난 네 얼굴 마음에 안 들어
(루시안) [영어] 뭐 하자는 거야?
[한국어] 아, 얘 또 저격하는 글 올렸네?
아…
(태웅) 뭐? 봐 봐
이 스투피드 마라쿠자같이 생긴 게, 씨
얘 아직도 너 괴롭혀? [루시안의 한숨]
우리 그룹 통째로 깠어, 이번엔
아니, 왜 이렇게 성실해?
아, 언더 래퍼였다가 아이돌 된 게 그렇게 죽일 짓 한 거야?
몇 년째 이 지랄이야
[영어] 꺼져, 이 자식아!
[한국어] 씁! 바른말, 고운 말
(매니저) 아무 반응 하지 말고 무시해
안 그래도 너희 지금 유닛 나오니 마니 하는 때인데
조용히 좀 있자
유닛? 얜 메인 래퍼라 랩이라도 하지 난 뭐 하는데
넌 예쁜 거나 해
그건 지금도 하고 있거든?
(매니저) 그럼 오늘은 일단 예쁘게 대파라도 썰자, 어?
[태웅의 한숨]
자, 라방 시작한다
큐!
(루시안) 둘, 셋
- (루시안) 알파벳, 하이! - (태웅) 알파벳, 하이!
(선겸) 야, 우식아 너는 깨끗하게 잘 닦는다
난 왜 이렇게 안 닦여
(우식) 아휴, 줘 봐요
자
이렇게 한쪽으로 밀어야 얼룩이 잘 안 져요
척추 기립근 발달시켜서 여기다가 쓰네
- 보람 있네 - (우식) 삼각근도요
내일은 원룸 청소라 힘 많이 안 쓰는데
타이밍을 잘못 잡으셨어요
내가 원래 타이밍을 잘 못 잡기는 해
- 내일도 해? - (우식) 네
요새는 자주 하는 편이에요
학원 등록하려고요
(우식) 혼자서 하니까, 어유…
잘 안돼요, 이게
선배님은 요새 뭐 하십니까?
(선겸) 얼마 전까지는 드라이버?
(우식) 아, 지방 가셨다는 게 혹시…
영일 선배님한테 들었습니다 만나셨다고
둘이 연락도 해?
선배님한테 요새 종종 안부 전화 오세요
(우식) 어…
그동안 호텔 머물게 해 주신 거
감사했습니다
선배님은 그동안 어디에 묵으신 거예요?
나는 잠깐
오미주 씨랑 같이 살았었어
[우식의 당황한 신음]
결혼 전 선 동거?
(우식) 와, 청혼하셨어요?
청혼?
(단아) 기 선수
이렇게 마주친 것도 인연인데 나랑 결혼할래?
아, 아니, 청혼은 다른 사람한테
(우식) 아, 아, 선배님!
아, 여자가 왜 이렇게 많으십니까?
최태리는 정리하신 겁니까?
아, 최태리는 도대체 언제 적 얘기야
너는 요즘 어때
저는 뭐, 홀가분하죠
시원하게 말 다 했고
(우식) 그땐 왜 그렇게 벌벌 떨었나 싶기도 하고요
저를 찾아가고 있는 거 같아요
저 좀 막 해맑잖아요
너는 많이 해맑지
[잔잔한 음악] 앞으로 어떤 운동을 하든
사람들은 저를 내부 고발자로 볼 거고
(우식) 그럼 저는 저를 내치지 않는 환경으로 가야지 않나 싶기도 하고
할머니도 운동보단 공무원 되는 걸 더 좋아하실 거 같고요
나는 네가 네 눈치 좀 봤으면 좋겠는데
내가 듣기에는 네가 다른 사람들 눈치 보기로 정한 거 같아서
(선겸) 너한테 아무 도움도 안 되는 그 사람들 눈치 보기로
그렇게 정한 거 맞아?
(우식) 운동…
하고 싶죠
근데
하면 안 될 거 같아요
너를 찾아가고 있다면서
그럼 더 찾아봐
네 눈치 보는 쪽으로
해 볼게요
나도 내 일에는 갈피가 안 잡혀서 객관화가 잘 안되기는 하는데
(선겸) 그래도 같이 얘기해 보자
뭐, 하나보단 둘이 더 안 낫겠어?
과연 나을까요?
너 나 싫어하지? [우식의 웃음]
(우식) 안 돼요
(선겸) 이거 먹지 마
내가 다 먹을 거야 이것도 먹지 마
그래
음식이 뭔 죄야
(단아) 꿀은 죄가 아니지
죄가 아니긴 한데
버려 버려? 어?
[문이 탁 여닫힌다] (지현) 대표님
아…
죄송합니다
서명민 전무 병실 알아냈습니다
그게 뭐라고 이렇게 오래 걸렸죠?
그렇게 극비야?
아, 뭐, 혹시 다리가 없어지기라도 했대?
그래서 극비인가?
다리가 아주 잘 있어서 극비였답니다
대표님 아시면 어떻게 될지 알았던 거죠
나도 몰랐던 걸 걘 어떻게 알았지?
[단아가 냄새를 킁 맡는다]
(단아) 음
우리 너무 우애롭다
[문이 쓱 열린다]
[문이 쓱 닫힌다]
(단아) 오빠 아프다며
(명민) 나 여기 있는 거 네가 알려 줬어?
가까이 와 봐
- (명민) 내가 극비랬지 - (단아) 또, 또
(단아) 애꿎은 사람한테 그런다
바쁜 시간 쪼개서 병문안 온 동생이 반갑지도 않니?
나 아픈데 실실 쪼개면서 들어오는 동생이 반가울 리가
다리 쪼개진 줄 알았는데 안 쪼개졌네?
이럴 시간에 그림이나 갈아 걸어
(명민) 그땐 당장이라도 갈아 끼울 것처럼 지껄이더니만
내 거 그대로던데?
아, 뭔가 했네
별거 아니어서 깜빡했지
(명민) 깜빡하긴
못 하겠으면 이제라도 내 안목 인정하자
너도
이제 좀 성숙해져야지, 단아야
아, 맞는다, 이거 선물
(명민) 아, 야, 치워, 치워, 꽃…
에취!
극비랬지, 어? 아씨! [한숨]
밖에다 치워!
[명민의 재채기]
[부드러운 음악]
왜 입을 열어서 다 깎아 먹는지
[피곤한 숨소리]
응?
대표님
(단아) 대체 넌 얼굴 간수를 어떻게 하고 다니길래
널 모르는 학생이 없어?
대충 네 생김새만 읊었는데도
여기 있다고 알려 주더라, 학생들이
참 친절해
아…
왜 매번 내가 찾게 해?
응?
전화를 하죠, 폰 뒀다가 뭐 해요
열받아서 깜빡했네 학생 번호 저장한 걸
이거 내 그림이야?
(단아) 또 그 잘난 과제인가 보네
지금 당장 내놔, 내 그림
아니, 이게 자판기 커피도 아니고
아닐 건 뭐지?
작가일 수 있는 기회 많았잖아
(단아) 네가 내 그림을 제때 안 그려서 내가 그 새끼한테 쪽까지 당했는데
새끼?
- (영화) 또 어떤 새끼? - 내가 네 그림으로 쪽 주려고 한 새끼
그림 그리라고 한 거
(영화) 대표님 면 세우는 용이었어요?
(단아) 왜?
그러면 안 돼?
너는 네 목적 이루고 나는 내 목적 이루는 거지
제가 대표님한테 기대를 했나 봐요
이렇게 실망하는 거 보니까
실망해
네가 뭘 하든 나는 안 중요해 내 결과물이 중요하지
그림 뒤에 사람 있어요, 대표님
그림 앞에 있는데
[단아의 한숨]
이런 식으로 할 거면 그냥 때려치워
너 말고도 뽑아낼 자판기 많아
아, 왜 내가 이런 말까지 하게 해?
(단아) 나한테 뭘 기대했는데
네가 마감 없이 시간 쓰는데도 기다려 주는 거?
너 네가 네 시간 써서 그리는 줄 아나 본데
너 지금 내 시간 쓰고 있는 거라고
거기다 대고 뭐? 실망?
(단아) 뭐야
(영화) 대표님이 망친 거예요
[떨리는 한숨]
무슨 짓이야, 내 그림에
그리는 건 저예요
- 내가 그걸 몰라? - (영화) 모르고 있잖아
내 거야
[감성적인 음악]
내가 당신 줄 때까진
내 거라고
(미주) 나 그럼 만나 가지고 시원하게 고백해 버릴까?
오늘부터 1일, 어?
아, 나 못 하겠어
(영화) 누나 그렇게 안 봤는데 되게 좀 찌질하다
(매이) 고백해 봐, 미주야, 그래야 시작하지 [미주의 한숨]
(영화) 두 분 무슨 문제라도 있어요?
(선겸) 대부분 내가 문제죠
사람이랑 뭘 나눠야 할지
뭘 나눠 줘야 될지를 잘 몰라요, 나
근데 이건 뭐예요?
(단아) 오미주 씨급이면 알까 싶어서
- (미주) 뭘요? - (단아) 같은 서민이니까
(미주) 나가라고요
우리 동네로 이사 왔어요, 기선겸 씨?
어머, 진짜 무서운 사람이네?
(영화) 서단아 대표님요 형한테도 갑질한 적 있어요?
(미주) 내가 진짜 호강시켜 준다
(선겸) 우리 말 막 놓는 거예요, 이제?
- 그럴까? - (선겸) 아니
(미주) 그래
(선겸) 오미주 씨의 감정이 연애 감정은 맞나?
나는 그런데
나 싫어하지 말아요
.런 온↲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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