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10
이산 10부 대본
S#1. 동. 화실. 밤
산이 송연이 앉아있다.
산 널 보러 집에 갔더니 대수가 도화서에 갔다하더구나
그래서, 함께 이리루 왔다.
송연 ....!....
산 이리 다시 만나다니... 이렇게 보고 있는데두 믿기질 않는다
어찌 이리 지척에 두고도 몰랐던 건지...
생각할수록 기막히기도 해...
송연 .....저하...
그때, 먹먹한 얼굴로 보던 산의 시선에 송연의 그림이 들어온다. 산, 일어나 가서 그림을 가만..들어 본다.
산 이 그림이 아니었다면, 널 영영...알아보지 못할 뻔 했다
송연 ....!....
산 부용화만개...금향잔포의....
송연 ........
산 기억하느냐? 그때 그 창고에서 니가 내 이름을 불렀었지.
송연 (....!....) 예...저하...기억..합니다.
산 (미소) 그 일이 참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더구나 그 후론 누구도..
그렇게 내 이름을 불러준 사람이 없었지..
송연 ....저하!
산 (밝다) 궁금하고 묻고 싶은 게 너무 많다. 그래, 그간 어찌 지냈느냐?
하는데. 그때, 남사초의 소리.
남사초 (소리) 저하!
산, 송연...남사초의 부르는 소리에 멈칫 본다.
산 무슨 일인가?
남사초 (소리) 도화서 사람들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속히 가셔야 합니다!
산 ....!.....
송연 ....!!....
두 사람, 안타깝고 놀란 얼굴로 보는데.
S#2. 동. 일각. 새벽
어느새 어슴푸레하게 밝아오는 새벽. 도화서 안으로 들어서는 사람들이 보이는데.
보면, 남사초 한쪽에서 살피다가 사람들이 사라지자.
남사초 저하, 가시죠.
남사초, 산을 부르면..산과 송연 남사초를 따라 조심스럽게 도화서를 빠져나가고.
S#3. 동. 밖. 새벽
보면, 대수가 두 마리의 말고삐를 잡고 초조하게 서 있는데.
그때 한쪽에서 산, 송연, 남사초가 나온다.
대수 저하!
남사초 (산에게) 이제 그만 입궐하셔야 합니다. 너무 많이 지체되셨습니다.
산 (안타깝다, 송연 대수에게)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송연 ...!...
남사초 저하. 심려 마십시오. 송연이도 도화서에 있고
대수 이놈은 곧 무과를 볼 거라니..자주 보실 수 있으실겁니다.
대수 (헉, 놀란다) 나으리!
산 무과..?
남사초 예, 박내관 말이...이놈이 약조를 지키려구 그랬답니다. 무관이 되서 저할 지켜드리겠다구요
산 .....!!....
산, 뭉클해진다. 이 아이들이..이토록 애쓰고 있었다니.
대수 (확 부끄럽다) 아, 아닙니다. 저하. 저는...무예실력도 형편없고...실은 무과 를 볼 재주가 안 되는데..
산 (짐짓) 그게 무슨 소리냐? 형편없다니! 니 실력은 내가 잘 아는데?
대수 예...?
산 (짓궂다) 내가 태어나서 딱 두 번 맞아봤는데 그게 다 너한테다.
이만하면 대단한 솜씨가 아니냐?
대수 (헉...!) ...저..하.
산 (빙그레 웃고)
송연 (무슨 말..? 하는 표정으로 보는데)
대수 ...송구합니다 저하...정말..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산 (하하, 웃는다) 농이다, 대수야. 농이였어.
대수 (너무 하신다) 저하!
산 (마음이 따뜻해진다)...너흴 이리 다시 보니 정말 좋구나.
누군가와..... 이렇게 함께 이야기하면서...웃을 수 있다니...
대수 ....!!...
산, 밝게 웃어 보이지만.. 대수나 송연은 그런 산에게서 고독과 외로움을 느낀다.
그리고...누구보다 그것을 잘 아는 남사초도 안타까운데..
산 (미소) ...이젠..다신 멀리 가지 말거라.
송연 예....저하.
대수 ....예...저하....걱정..마세요.
산 (눈시울이 붉어지는데)
남사초 저하, 어서 말에 오르시지요.
산 ..그래..알겠네. (하고) 또...보러오마.
대수 ....!.....
산, 고마움 가득 담은 눈으로 두 사람을 보고 이내 말에 올라 남사초와 함께 간다.
보면, 산이 멀어지도록 그 자리에 선 채 움직이지 못하는 송연과 대수. 대수, 산의 뒷모습에서 한없는 외로움과 아픔이 느껴져 목울대로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오른다.
대수 ...나두...궐에 가야겠다 송연아.
송연 ....!....대수야...?!
대수 무슨 수를 써서라두...무과에 입격할 거야.
그래서..궐에 가서..내 손으로 꼭 저할 지켜 드릴거야.
송연 ....!....
송연, 결연한 대수의 시선을 따라 멀어지는 산을 바라본다.
송연의 눈엔 다시 눈물이 차오르는데..보면, 아쉬운 얼굴로 그런 두 사람을 다시
돌아보는 산. 하지만, 이젠...동무들을 찾았다. 저 아이들이 내 곁에 있다.
말 위에 올라 궐을 향해 가는 산. 이내...잘 하리라, 견뎌 내리라. 굳은 마음의 다짐이 어린다.
S#4. 궐 전경. 낮
S#5. 동. 혜빈처소. 낮
혜빈 홍봉한 홍인한이 있다. 뒤편에 서있는 이상궁
혜빈 (당혹스럽다) 필적을 감정한 이들이 정말 그것이 세손의 것이라 했단 말 입니까?
홍인한 예, 도화서는 물론 도성 안 사화서(私畵署) 대부분의 화공들이 그리 말했 습니다..마마.
혜빈 ....!!...
홍봉한 이 사람! 사실이 그렇다면 무슨 수라도 썼어야지! 그러자고 자네가 있는 것이 아닌가.
홍인한 송구합니다. 하지만, 지켜보는 눈들이 많아 도리가 없었습니다.
혜빈 ......
홍봉한 (큰일이다) 허허..세손께선 어찌 이런 일을 벌이셨는지..
(하고, 혜빈에게) 이러면 세손께선 기군죄를 피할 수 없게 됩니다.
더욱이 국법을 어기고 죄인까지 죽였으니...
혜빈 아버님. 세손이 죄인을 죽이다니요? 무슨 말씀을 그리 하십니까?
홍봉한 하오나, 마마...지금 정황이..
혜빈 (OL)아니요. 저는 정황을 믿지 않습니다. 세손을 믿습니다..
홍봉한 (답답하다) 마마
혜빈 제 아들입니다. 세손의 마음은 제가 잘 압니다.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세 손이 아니지요.
혜빈, 산을 믿지만 이 상황이 걱정스럽다. 불안한 마음을 다잡으려 애쓰는데.
S#6. 동. 대전 편전 앞. 낮
산, 동궁전 상고와 박상궁 등 내관 나인을 거느리고 대전 앞으로 간다.
산이 당도하면.
내관 전하, 세손저하 입시옵니다.
영조 (소리) 들라하라.
산 (굳은 표정)
S#7. 동. 편전. 낮
최석주 정후겸 홍봉한 홍인한을 비롯한 여러 대신들과 영조, 산이 있다.
무겁고 팽팽하게 가라앉은 분위기가 집무실을 감도는데.
영조 세손에게 마지막으로 묻겠다.
그 휘지는 누구의 것이냐. 정녕 니가 내린 것이 아니냐?
산 ....다시 한 번 물으신다 해도 소손의 답은 같사옵니다.
그 휘지는 제가 내린 것이 아니옵니다.
영조 (본다)
산 .....
영조 헌데, 어찌하면 좋으냐? 어젯밤 형판이 찾아와 그 필적이 네 것일거라고 하더구나.
산 ....!....
영조 네 외종조부마저 널 위해 둘러댈 말이 없었다면
아마 그것이 틀림없는 사실인 듯한데..
산, 놀라고 대신들 술렁인다.
산 그럴 리 없습니다, 전하! 그것은 소신이 내린 교지가 아니옵니다.
영조 니가 아니라면, 허면 도성의 모든 화공들이 거짓을 말하고 있다는 게야?
산 (당혹스러운데) 전하!
중신들, 기다렸다는 듯이 나선다.
중신1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사실이 그렇다면 이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 옵니다! 세손께선 임금을 속이고 국법을 어기는 대역죄를 지으셨사옵니다.
중신2 그렇사옵니다. 어찌 일국의 세손께서 이처럼 참담한 일을 하실 수 있사옵 니까? 장차 백성들에게 이 일을 어찌 설명한단 말입니까.
중신1 저하, 반드시 이 일에 합당한 처결을 내리셔야 하옵니다.
그래야 땅에 떨어진 종사의 기강이 바로 세워질 것이옵니다, 전하!
영조 (끄덕끄덕) 그래 맞는 말이다 경들의 말이 모두 옳아.
산 ....!!...
중신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고 홍봉한, 참담해진다.
영조 (가만, 그러다가) 헌데, 이상한 것이 있단 말이야. 자네들 말대로 일국의 세손인데.. 가만 보면, 경들은 말이 참 거칠어! 저 아일 안중에도 두지 않 는단 말이지...
산 ....!....
순간, 당황한 중신들 움찔한다.
영조 나야 임금니 되는대로 떠든다지만 경들은 그리 밉보였다가 장차 어쩌려구 그러는가? ...뭔가...그대들은 혹 세손이 임금이 못 될 거라 생각하는 게 야?
산 ....!!....
중신들..영조의 말에 사색이 된다. 무슨 뜻인가...!
중신1 마..망극하옵니다 전하...신들이 어찌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영조, 폐부를 찌를 듯한 눈빛으로 대신들을 본다. 모두들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하고.. 최석주 안색이 찌푸려지고, 정후겸은 담담한데..
영조, 매섭게 보던 시선을 거둔다. 그리고.
영조 (내관에게) 상선는 준비한 것을 가져오너라!
대전내시 상선 영조의 말에 ‘예’하고 한쪽에 준비된 쟁반을 들고 온다. 보면, 쟁반 위로 한지와 삶은 감자가 놓여져 있는데.(한지 위에 감자가 놓여져 있어야합니다)
저것이 대체 무엇인가. 의아한 대신들. 그리고 산!
영조 이것은 삶은 북저(北藷:감자)다. 내 형판 홍인한이 저리 강직하게 수사를 할지 모르고 따로 알아보았더니 항간엔 잡인들이 바로 저 삶은 북저를 이 용해 인장을 위조한다 하더구나.
산, 놀라고..대신들 술렁인다.
영조 (내관에게) 보이거라.
상선 예.
내관, 종이 위에 올려진 삶은 감자를 잠시 누르다가 떼면, 감자에 인장이 묻어난다..
산과 중신들...긴장된 얼굴로 보는 가운데. 내관...그것을 다시 한지에 옮겨 찍는데..
영조 그것을 중신들에게 보여 주거라.
상선 예...저하.
상선, 중신1에게 건네주면..놀랍게도 인장이 그대로 찍혀 나온 한지. 순간...중신1, 사색이 된다.
영조 어떠냐. 감쪽같지 않으냐? 한 식경 정도 삶은 북저를 올려두면
그것이 저렇게 인장을 빨아들여 위조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산....!!....
중신들, 술렁이고...
영조 허나, 그렇게 위조한 인장은 인주를 찍은 것과는 달리
.....시간이 지나면 변색이 된다! 허니, 달포쯤 후엔...알 수 있겠지.
세손의 그 휘지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말이다.
산 ....!!.....
중신들 술렁인다. 최석주, 굳어지고. 정후겸 담담.
영조 필적은 대단한 모사가라면 모두를 속일 수 있어도 옥인(玉人)만큼은 꾸밀 수 없을 터 하여 나는 세손의 처결을 달포 뒤, 그 휘지의 인장을 보고 결 정할 것이다. 허니 그때까진 너희들도 국본을 업신여기는 그 입들을
닫아둬야 할 것이야!
중신들 (조아린다) ...망극하옵니다, 전하.
산 ...!!....
영조, 매서운 눈으로 중신들을 바라보고..
산, 충격을 받은 놀라운 눈으로 영조를 바라보는데...
S#8. 동. 영조의 집무실. 낮
영조, 누군가를 향해 이야기를 한다.
영조 저마다 한마디씩 또 왕왕대더구나. 통촉하라느니, 망극하다느니...
하고 영조, 보면 그 앞에..채제공이 있다. 9년 전과 달리, 나이가 느껴지는 모습인데.
채제공 너무 일찍 의중을 보이신 것은 아닌지요?
차라리 은밀히 알아보셨더라면 분란도 잠재우고..(하는데)
영조 (OL끌끌) 그래서 귀양을 갔던 게면서, 또 꼬장꼬장 잔소리로구나.
채제공 (엷은 미소) 망극하옵니다. 전하.
영조 (보다가) 내가 너를 불러들인 이유를 짐작하겠느냐?
채제공 (본다)
S#9. 동. 화완옹주 처소. 낮
정후겸, 최석주로부터 이야기를 전해들은 화완. 사색이 된다.
화완 아바마마께서 세손의 손을 들어주시다니!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
정후겸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닙니다 어마마마.
자칫하면 휘지가 가짜라는 것이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화완 (OL) 회합을 소집 하거라! 당장.
최석주 (OL) 하오나, 이런 시각엔..
화완 (O.L)지금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닙니다.
화완, 초조해 어쩔 줄 모르는데.
S#10. 몽타쥬. 낮
#1.평복으로 변장한 박초의 무사들이 말을 달려 어디론가 급히 가고.
#2.청지기가 급히 어떤 전갈을 병조판서 한준호에게 알리고.
#3.박초의 근거지로 속속 초헌들이 도착하는 모습들.
S#11. 박초의 근거지. 일각. 낮
화완과 최석주 정후겸과 홍인한을 비롯한 갓을 쓴 양반들이 있다. 이 중에는 한준호의 모습도 보인다.
홍인한 (불안하다) 이런 대낮에 회합을 소집하면 어찌합니까?
이러다 보는 눈이라도 있으면 어쩔려구요?
화완 황급을 다투는 사안입니다!
홍인한 압니다. 하지만(하는데)
최석주 (O.L)대감! 그분께서도 윤허하신 일입니다.
한 ....!....
최석주의 말에 홍인한 입을 다물고, 일순 다들 긴장한다.
정후겸은 계속 아무 말도 않고 묵묵히 있는 표정.
화완 (차갑게 둘러보고) 세손의 말이 입증되면 모든 게 끝입니다!
일이 그리되면, 앞으로 주상께선 어떤 일이 있어도 세손의 손을 들어주실 거란 말입니다!
최석주 휘지가 변색되는 것을 막을 방도는 없는가?
정후겸 (담담)휘지는 주상전하께서 갖고 계십니다. 그것에 손을 쓴다는 것은 불가 능한 일입니다.
최석주 (굳어지는)
한준호 (답답, 걱정) 허면, 대체 어쩌란 말입니까? 도리가 없지 않습니까?
한준호의 말에 굳어지는 모두의 얼굴. 그때.
정후겸 아직, 달포의 시간이 남았습니다.
전하께서 휘지 따윈 까맣게 잊으시도록 방법을 찾아야지요.
홍인한 어떻게 말인가?
정후겸 (가만, 그러다가) 아무리 냉정한 분이라 해도 결국 전하께서도 사람이십니 다.
화완 (....!...) 그게, 무슨 뜻이냐?
정후겸 전하께서도 사람이십니다. 잊고 싶은 불편한 기억들이 있으시겠지요.
이를테면...뒤주에서 죽은 아들의 기억 같은 것 말입니다.
화완 (놀란다)
최석주 (.놀란다)
홍인한 (놀란다)
정후겸 헌데, 믿었던 세손이 그걸 들춰내려한다면 어쩌시겠습니까?
세손이 그런 자신을 원망하고 심중에 다른 생각을 품고 있었다면 말입니 다.
사람들, 정후겸의 말에 당혹감 어린 얼굴로 본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인가..! 보면, 차가운 표정 흔들림 없는 시선으로 보는 정후겸.
S#12. 동. 일각. 낮
정후겸 빠르게 걸어오며 오정호에게 지시를 한다.
정후겸 지금 말한 것들을 준비하고 또 필적을 위조했던 도화서 화공에게 당장 그곳을 떠나라고 전해라.
오정호 예.
정후겸 (굳은 표정)
S#13. 동. 동궁전. 낮
산, 생각에 잠겨 있다. 그 위로 회상.
영조 (E) 뭔가 그대들은 혹 세손이 임금이 못 될 거라 생각하는 게야?
할아버지의 그 말씀은 무엇인가? 혹, 나를...인정하고 계시다는 것인가. 산, 혼란스러운데. 그때. 동궁전 상고가 안으로 들어와서.
상고 저하. 새로 고신(告身: 직첩)을 받은 세자익위사(世子翊衛司) 수장 익위(翊 衛)가 알현을 청하옵니다.
산 ...들라 이르거라.
상고 예.
산, 익위사 수장이라니 또 누구일 것인가. 탐탁치 않은 표정이 되는데. 그때 안을 들어오는 사람. 산...보고 놀라는 표정이 되는데..
산 아니....경이 어떻게....!
산, 놀라운 얼굴로 보면 그곳에 채제공이 깊은 감회에 젖은 얼굴로 서 있는데..
채제공 저하...그간, 강령하셨습니까?
산 (일어나 다가온다, 놀랍고 반갑다) 어찌 된 것이요? 번암대감. 유배가 풀 린 것이오?
채제공 예, 저하. 주상전하의 성은으로 소명되어 부름을 받잡고 돌아왔사옵니다.
산 ....!!....
S#14. 동. 대궐 일각. 낮
멀리 세자익위사의 훈련장이 보이는 곳이다.
산 대감이 귀양을 가는데도 아무 힘이 되 주지 못해 미안했소.
채제공 당치 않으십니다 저하
곁을 지키지 못하는 불충을 저질러 송구할 뿐입니다.
산 (마음이 든든하다, 그러다) 헌데...익위사 익위라니?
대감이 어찌 5품 버슬인 익위에? 대체 어찌된 것이오?
채제공 주상전하를 독대한 자리에서 제가 자청하였습니다.
판부사와 겸직을 시켜달라구요. (하고) 저하, 주상전하께오서
저에게 저하의 안위를 당부하셨습니다.
산 (놀란다)전하께서요?
채제공 예 아마, 조정의 불온한 기운을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저를 불러올리신 것은 저하께 힘을 실어 주려는 것입니다.
산 .....!.....
채제공 익위사들은 저하를 지켜야 할 친위대입니다.
저들을 바로 세워야 저하의 안위가 지켜질 것입니다.
산 (허탈한 냉소) 익위사를 바로 세운다니?...그건, 불가한 일이오.
채제공 저하.
산 이 궐에서 세자익위사는 무관들의 무덤이라 불리오. 언젠간 쫓겨 날 세손 이니. 익위사가 되면 출세는커녕, 후에 목숨도 보전하기 어렵기 때문이지.
채제공 저하..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산, 멀리 익위사들을 본다.
산 몇몇은 저들의 끄나풀일테고 나머진 그저 녹봉이나 받고 때우거나
다른 데로 가기만을 학수고대하는 자들이오..
채제공 .....!.....
산 곧 무과에서 시사(試射, 활쏘기 시범)를 해야 할텐데 저들이 활이나 제대 로 들 수 있을지 모르겠소...
S#15. 도화서. 일각. 낮
송연, 천연덕스럽게 웃으며 눈을 말똥말똥 뜨고 초비를 본다. 옆에는 세모도 있다.
보면, 마당으로 빨아서 쫙 널려진 수 십 벌의 옷들!
초비 (이래 봤자다) 그래두 안돼.
너 없는 동안 일손이 부족해서 못 씻은 붓하구 사기대접이 얼만데.
송연 그것두 다 했어요.
초비 (당황) 뭐?
S#16. 동. 일각. 낮
송연, 생글거리며 초비와 세모에게 깨끗하게 씻어서 잘 말리고 있는 붓과 사기대접들을 보여준다. 초비, 입이 떡 벌어진다.
송연 그럼 이제 된 거죠?
초비, 난처하고 기막힌 얼굴로 세모와 본다. 밝은 표정의 송연.
S#17.동. 도화서 다른 일각. 낮
송연, 아이구 팔이야...힘들어 죽겠다고 두드리며 안료를 개기 위해 서탁에 앉는다.
그러다 문득, 생각에 잠기는 송연. 그런 송연의 위로 말을 타고 가며 돌아보던 산의 모습이 떠오른다. 송연, 가슴이 이내 또 먹먹해지는데...
그때, 한쪽에서 펄쩍 뛰어 나타나는 이천.
이천 송연아!
송연 (깜짝이야) 나으리..?
이천 (흐흐) 잘 하구 있느냐? 어디 아픈 덴 없구?
송연 (난 또..)예, 걱정마세요.
이천 그래, 다행이구나. 그럼, 나 간다?
이천, 기분 좋은 얼굴로 간다. 송연, 고맙다. 송연, 안료를 꺼내 개기 시작하는데..
그때 다시 이천이 또 펄쩍 하고 뛰어 나타난다.
이천 송연아!
송연 (깜짝) ...또 왜요? 나으리
이천 발길이 안 떨어져! 니가 여기 있으니 너무 좋아서 그런가보다.
송연 (그 마음이 고맙다) 나으리!
이천 (아아..!)
언제든 일을 시켜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뿌듯해.
송연 예에?!
이천 조사용이 갑자기 도화서를 관두는 바람에
내가 일이 너무 많아졌지 뭐니? (귀속 말로) 곧 은밀하게 부르마.
송연 (기가 막힌데)예에? 나으리!
보면 한쪽에서 그런 송연과 이천을 못마땅하게 보며 수군거리는 초비와 세모. 이천, 가면.미수..그런 아이들의 시선 의식하고 송연에게 다가가서.
미수 ...저기 송연아.
송연 응?
미수 (생각해서다)...있잖아..이사용 나으리랑 너무 티나게 그러지마.
송연 (못 알아듣는다) 어..? 뭘..?
미수 (휴..) 걱정마. 그래두 난 니편이니까. 알았지?
송연 (이게 뭔 말인가 싶은데)
S#18. 도성 일각. 낮
거리 벽에 방이 붙는다. 사람들이 몰려들고, 그 안에 대수와 달호도 있는데.
보면서 놀라는 두 사람.
달호 드디어..무과가 열리는구나!
대수 (...!...) 삼촌, 나 공부하러 가야겠다.
대수, 몸을 획 틀어 가려는데, 달호가 잡는다.
달호 얌마, 얼루 가. 공부한다며, 집은 저쪽이야.
대수 (어휴) 전에 말했잖아. 과거 때가 되면 먼저 입격한 양반들이
시제(詩題)두 찍어주고 공부도 가르쳐 주는 데가 있다구!
대수, 바빠 죽겠는데..하고 급히 돌아 뛰어간다. 달호, 그 모습 보다가.
달호 (끌끌) 우리 집안이 대대로 엄청난 돌인데 너라고 별다른 돌
이겠냐
달호, 짠한 마음에 휴...한숨이 나온다.
S#19. 민가 마당. 낮
꽤 규모 있는 한 민가. 보면, 마당에 사람들이 창 대련하고 활 쏘는 연습을 하고
군관으로 보이는 사람이 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S#20. 동. 민가 대청마루. 낮
대 여 섯 명의 사람들이 공부를 하고 있고 그 안에 대수도 섞여 앉아있다.
보면 그 앞에서 이들을 가르치는 사내, 홍국영이다. 홍국영, 심드렁한 표정으로.
홍국영 다음은 손자병법 계편의 궤도다. 궤도에는 12가지가 있다.
故能而示之不能 (고능이시지불능), 用而示之不用(용이시지불용),
近而示之遠 遠而示之近(근이시지원 원이시지근)
(한 사내 가리키며) 자네 조는가.. 졸리면 어서나가
게 자네같은 사람은 돈만 버리네. 얼마를 냈는가 내가 돌려주겠네.
대수, 눈에 불을 키고 받아 적는다. 대수, 의욕적인 눈을 빛내며 공부에 매진한다.
S#21. 동. 일각. 낮
모두가 돌아가고, 대수가 혼자 공부를 하고 있다.
대수 고능이시지불능, 용...이시지불용,
근이....근이.....(하다가 책을 본다) 아...되게 안 외워 지네..
그때, 홍국영이 들어온다. 홍국영, 무심한 얼굴로 대수를 흘끗 보고는 서탁 위에
놓인 책을 놓고 나가려는데.
대수 저, 나으리.
홍국영 (본다)
대수 이게 도저히 안 외워지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홍국영 (흘끗 보고) 그럼 외우지 말게.
대수 (당황) 예...?
홍국영 (나가려는데)
대수 나으리!
홍국영 (왜, 또..하는 표정으로 본다)
대수 아니, 그런 말씀이 어디 있습니까?
전, 무과에 입격할 방돌 알려고 돈을 내고 배우고 있는데.
홍국영 (가만, 그러다가) 자넨, 해봐야 틀렸기 때문에 그러네.
대수 예..?
홍국영 그동안, 얼마나 노력했는가? 자네 같은 사람이 겨우 그만한 노력으로
무과에 입격할 수 있는 줄 아는가?
대수 (찔끔...)
홍국영 (거침없이) 무과에 입격하려면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해 무예제보, 기효신 서, 새보전서같은 병법서를 모두 통달하고 18반 무예를 하루도 걸러서는 안 되는 피나는 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 (하다가) 그건 다.....개소리네.
대수 (한마디 한마디에 움찔 하다가 마지막에 놀라) 네?
홍국영 ..오늘 배운 게 무엇인가?
대수 (당황해서) ....소..손자병법..궤도...입니다.
홍국영 궤도(詭道)가 뭔가? 속일 궤자, 속임수를 쓰라는 것이네.
병법이란 어차피 상대를 속이는 거라고 손자도 까지 않았나
어디 적당히 속이고 눙쳐서 입격할 방도를 찾게.
대수 (당황스럽다) ...나으리 아니....어떻게 양반나리께서 그런 말씀을 하십니 까?
홍국영 (끌끌....) 양반이니 그렇지.이 나라에서 제일 속임수에 능한 게 누군가?
바로 나 같은 도포짜리들이네.
대수 .....!.....
홍국영, 기막혀 하는 대수를 놓고 밖으로 나가고 대수는 그만 어안이 벙벙해지는데.
S#22. 궐. 일각. 낮
무과 때 펼칠 시사(試射:무예를 보여주고 총이나 화살을 쏘는 것. 일종의 무예시범 )를 앞두고 그 예행연습을 하기 위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 총검이 갖춰지고, 활과 과녁판들이 쭉 준비되는 그림들. 보면, 한쪽에서 그것을 보며 이야기를 전해 듣는 채제공.
우익찬 닷새 후 있을 무과의 시사를 대비해 오늘 그 예행이 있을 것입니다.
5군영에서 총포술과 18반 무예 시범을 할 것이고 저희 익위사에선 연사 를 하게 될 것입니다.
채제공 오늘 예행 땐 세손저하 뿐 아니라 주상전하께서도 대신들과 함께 친림하 시네.차질 없이 준비하도록 하게
우익찬 예.
채제공 (멀리 익위사들을 걱정 어려 보는데)
S#23. 동. 일각. 낮
영조, 산이 채제공 등을 비롯한 대신들과 시사의 예행을 참관하고 있다. (최석주는 없을 것) 보면, 5군영의 군사들이 무예대련을 펼치고...창검술과 기마술..
그리고 총검술 시범을 보이는데. 모두 숙련된 모습들!
보면, 영조...흡족한 표정으로 이를 보는 모습이 보이는데. 그 위로.
고시관 (소리) 다음은 세자익위사의 연사(燕射)입니다.
과녁판에 표적이 붙여지고 강석기 서장보를 비롯한 익위사들이 활을 든 채 앞으로 나선다.보면, 긴장한 채제공과 굳은 표정으로 저들을 보는 산.
고시관 (활 준비하라는 소리) 거궁!
익위사들 활을 든다.
고시관 (활 쏘라는 소리) 방사!
소리에 맞춰 강석기가 활을 놓는다. 명중한다.
고시관 (명중이다. 북을 치며) 관중!
영조, 흡족한 표정. 산의 표정. 채제공의 표정. 이어...활을 쏘라는 소리가 들리고..
서장보가 나선다. 그러나 과녁에서 한참 벗어난다.
고시관 (명중하지 않았다. 징을 치며) 부중!
서장보, 창피하다. 그리고 연이어 빠르게 보여 지는 그림들.
익위사들 차례로 활을 쏘지만, 하나같이 과녁에 제대로 맞는 것이 없다. 자신 없는 표정으로 활을 쏘는 저들. 그때마다 징소리와 함께 외쳐지는 ‘부중!’ 부중!‘ ’부중!‘하는 소리! 보면, 못마땅한 영조의 표정. 굳어지는 산의 모습.
영조 익위사들의 실력은 어찌 저 모양인가?
채제공 송구합니다
영조 (산을 본다)
산 (익위사를 보며 차갑게 굳은 표정)
영조 (시선 거두고) 이만하면 됐으니 그만 가자.
하고 영조, 일어서면 따라 일어서는 중신들과 금군, 내관들.
산도 일어나 가는 영조를 향해 예를 갖추는데.
영조 (담담하게) 못마땅한 그 표정은 틀렸다.
넌 지금, 부끄러워해야한다.
산 (당황) 예...?
영조 저들이 엉망진창인 건 전부 다 니 책임이다. 몰랐느냐?
산 ....!!...
영조 조정 중신들이 널 우습게 여기고 심지어 익위사들조차 그런 마음에 훈련 을 등안시한다 치자. 그것이 저들만의 잘못이냐?
산 ...전하
영조 아니다. 저들 눈에 니가 그럴만한 세손이었던 게다.
니가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따르고 섬길 주군감이 안되었기 때문이야.
산 ....!!....
영조 저들을 망친 것은 너다. 그걸 부끄러워 하거라.
산 ....!!.....
영조, 그런 산을 두고 간다.정후겸, 담담한 얼굴로 그런 산을 보고 가고..
안타깝고 착잡한 심정이 되는 채제공...
그리고 산은 영조의 말에 뒤통수를 한대 맞은 듯 멍해지는데.
S#24. 동. 세자익위사 숙위소. 밤
익위사들 기분 상하고 풀이 죽은 얼굴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아무리 허방하다지만 무관이기에 저들도 마음이 좋지는 않은 것이다.
서장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아 어떻게 다들 그렇게 과녁을 못 맞춰?
익위사들 그러는 자네는..한마디씩 하면.
서장보 (강석기한테 와서) 그래도 자네가 혼자 체면을 살렸구만 그래.
강석기 (대꾸 없다)
서장보 자넨 확실히 억울하겠어.나야, 무과도 꼴찌로 입격했으니 할 말 없지만 자 넨 용호영에서 잘 나가다 사고를 치고 좌천됐으니.
하는데, 그때 사령 하나가 안으로 들어와서.
사령 지금 퇴청들 하시면 안 됩니다.
강석기 서장보 본다.
서장보 뭐..? 왜.
사령 오늘 익위사들은 전부 숙위(宿衛:숙직)하라는 명입니다.
서장보 숙위? 우리 전부 다?
무슨 소리냐. 사람들...웅성거린다.
S#25. 동. 시강원 안. 밤
그러나 홍국영 심드렁한 표정으로 묵묵히 일을 하고 있다.
그때 문이 열리고 안으로 동궁전 상고가 들어온다.
상고 자네가 시강원 설선가?
홍국영 예.
상고 기록할 일이 있으니 익위사 훈련장으로 준비해 나오게.
홍국영 (뭘까, 보는 표정)
S#26. 동. 훈련장. 밤
홍국영, 서책과 휴대용 붓통을 들고 와서 보면 횃불이 환히 밝혀진 훈련장에 익위사들이 웅성거리며 모여 있는데. 그때, 한쪽에서 채제공이.
채제공 세손저하께서 납시네.
그 말에 놀라는 사람들. 보면, 연무복을 입은 산이 굳은 표정으로 온다. 오른쪽
엄지손가락에 깍지를 끼고, 팔찌로 왼팔 소매를 걷어 맸다. 놀란 얼굴로 예를 갖추는 사람들. 홍국영도 한쪽에서 담담히 예를 갖추지만...산에게 그런 홍국영은 존재조차 의식되지 않는다. 산, 굳은 얼굴로 익위사들을 본 후, 한쪽에 놓여진 활을 집어 든다.
산 활을 들어라!
모두들 ...??...
산 뭣 하느냐? 활을 들라니까.
익위사들, 산의 말에 쭈볏쭈볏..활을 든다.
산, 그런 익위사들을 차갑게 보다가.
산 오늘 예행은 열흘 전에 이미 고지됐다 들었다.
헌데, 너희들은 주상전하와 조정대신들 앞에서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들 누 태를 부렸어. 부끄러움을 안다면, 스스로 습사를 위해 나왔을 터!
허나, 이 연무장은 텅 비어 있으니..너희들이 그러고도 무관인가.
익위사들 (불만스럽다)
산 지금부터 20순(1순 : 5발)의 활을 쏠 것이다.
익위사들, 놀란다.
서장보 송구하오나 저하...20순은...100시의 화살입니다.
평소 훈련 때도 저희 10순 정도를 쏩니다.
산 이름이 뭔가?
서장보 ...좌시직 서가장보라 하옵니다.
산 자넨 다른 사람들보다 10순을 더 쏘게.
서장보 (헉) 예...?
산 모두 활을 들었으면, 따라오라.
산, 사대로 성큼성큼 움직인다. 웅성거리는 익위사들...뭐야..하면서 가는데..
보면, 그런 산을 무표정한 표정으로 지켜보는 홍국영.
산, 사대에 서서 활을 당긴다. 보면, 명중하는 과녁. 산, 또 활을 쏜다. 역시 명중하고. 또 활을 쏜다. 역시 명중하는데. 그런 산의 모습에 기가 질리는 익위사들!
산 다들 시작하라. 100시 중 50시를 명중시키면 집에들 보내주지.
익위사들 ...!....
산 (매서운 눈으로 보는데)
S#27. 몽타쥬.
#1. 과녁 양쪽에 불을 켜놓고 활을 쏘고 있다. 익위사들 활을 쏘지만, 과녁 근처에도 가지 못한다. 산, 활을 쏘며, 익위사들을 매섭게 몰아붙인다.
산 고작 이 정도냐? 내가 하는 것을 어찌 무관인 너희들이 못하느냐?
#2. 산, 익위사의 자세를 교정하며.
산 (교정해주며) 앞 팔 상반 절은 돌려 곧게 펴라!
#3. 익위사들, 활을 당기는 힘들어 손들이 부르르 떨린다.
서장보, 죽을 맛인데..보면 강석기, 이를 악물고 하고
언뜻 그런 강석기를 보는 산의 눈빛.
S#28. 동. 일각. 밤
훈련장. 익위사들..모두 녹초가 되어 나가떨어져 있다.
보면, 역시 지쳤으나 그러나 내색하지 않는 산.
활을 거두어들인다.
산 내일 인시까지 다시 모여라!
익위사들 ...!!...
산, 굳은 표정으로 돌아서 가면, 익위사들 볼멘 소리로 웅성거리는데.
서장보 인시면....두 시각 뒤잖아. 뭐야, 광증이 도진 거야?
강석기 (역시 지친 표정으로 돌아보는데)
S#29. 주막. 낮
대수가 주막에 앉아 밥을 먹으면서도 서책을 보고 있다.
대수 형을 위한 용병법은 지생도, 도생량, 수생칭, 칭생승...
(책 덥고) 지생도, 도생량, 수생생, 생생...
대수, 아 미치겠다. 딱 죽고 싶은데.. 그때 한쪽에서 서장보과 강석기가 주막으로 들어온다. 서장보 완전 녹초가 되어있고, 강석기도 지친 얼굴이다.
서장보 주모, 여기 국밥 두 그릇만 주시오.
(하고, 아프다 팔을 만지며) 젠장 이젠 팔을 들지도 못하겠구만.
강석기 .......
서장보 세손은 대체 왜 그러는가? 왜 우리 익위사들을 못 잡아먹어 안달이야?
그 말에 대수, 돌아본다. 세손저하..? 익위사?
서장보 20순도 모자라, 오늘은 40순을 쏘라니!
이러다, 내일은 60순, 모렌 80순을 쏘자고 하겠어!
강석기 설마, 그러겠는가?
서장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걸세. 아, 광증에 걸린 미친 인간
이 아닌가?
대수, 그 말에 참을 수가 없다.
대수 거 듣자 듣자하니, 말씀이 좀 지나치십니다.
강석기 (본다)
대수 보아하니 익위사 나으리들 같은데 세손저할 보필하는 분들이 저하께 광증 이라니요? 미쳤다니요?
서장보 뭐야...이 자식은...
강석기 상대할 것 없네.
대수 저하가 얼마나 좋은 분인데요? 그런 분을 모시는 걸 영광으로 아셔야지 요.익위사라면 목숨 걸고 저할 지켜야죠!
서장보 미친놈, 놀고 있네. 세손을 지키는 영광?
(모자 집어던지며) 야, 그 영광 너나 해라. 거저 줄테니까 니가 해!
대수 ...!!....
대수 바닥에 팽개쳐진 모자를 보고 눈이 뒤집어진다.
대수 이......쳐 죽일 놈들.....!!
대수, 그래도 가서 두 사람의 밥상을 엎어
버리고 서장보의 멱살을 쥔다.
대수 야, 이 자식아. 니가 그러고도 익위사야!!
하면서, 대수 서장보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는데. 억, 맞고 나가떨어지는 서장보. 대수, 일어나..하면서 다시 일으켜 세우려는데 그때 대수를 가격하는 강석기.
대수, 으악..비명 지르고..그때 열 받은 서장보..비켜. 하면서 강석기를 밀치고..‘ 너 오늘 죽어봐라’ 하며 대수를 흠씬 두들겨 패는데...두 손으로 얼굴을 막으며 아야아야...엄살 피우며 비명 지르는 대수.
S#30. 동. 밖. 낮
대수, 얼굴이 완전 떡이 되서 비틀거리며 나온다.
대수 저런 놈들이 저할 지키니..저하께서 위태로우시지..!
(미치겠다) 내가 가야 되는데...이번에 꼭 무과에 입격해야 되는데..
그때, 그런 대수의 위로 퍼뜩.
홍국영 (소리) 어디 적당히 속이고 눙쳐서 입격할 방도를 찾게.
대수, 뭔가 결심이 어리는데.
S#31. 민가 대청마루 방 . 낮
대수, 홍국영을 다시 찾아와 만나고 있다.
대수, 심각한 얼굴로 그 앞에 무릎 꿇고 조아리고 있다.
홍국영 그러니까, 뒷구멍으로 들어갈 방법을 알려달라 그 말이냐?
대수 (부끄럽지만) 예.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무과에 입격해서
익위사가 되야 합니다.
홍국영 익위사?
대수 예.
홍국영 (피식) 가상한 열의로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을 놈이로구나.
대수 예..?
홍국영 (대답 대신) 좋다.
어차피 여긴 돈 받고 입격 방법을 알려주는 곳이니
니 원대로 속이고 눙치는 방도를 일러주마.
대수 ....!!....
S#32. 도화서 앞. 낮
대수, 이천으로부터 춘화 여러 장을 건네받고 있다.
이천 갑자기 내 춘화는 왜 달라는거냐?
대수 그럴 일이 있습니다. 고대로 돌려드릴테니 걱정마세요 나으리.
하고 대수 급히 간다. 이천, 의아한 얼굴로 보고.
S#33. 한준호의 집 앞. 낮
대수, 잔뜩 긴장한 얼굴로 어느 대가댁을 살피고 있다.
그 위로.
홍국영 (E) 가회동에 가면 병조판서 한준호 대감 댁이 있다.
S#34. (회상) 민가. 낮
대수, 홍국영으로부터 이야기를 듣는다.
대수 예? 과거 시제를 미리 빼돌린다구요?
홍국영 한준호 대감 정도면 과거시제 정도야 미리 알 수 있지.
이번에 그 댁 사위가 무과에 응시하니 과거에 즈음해서 청지기를 통해 시 제가 적힌 서찰을 전할게다.
대수 서..설마요?
홍국영 지난 알성시에 한대감의 자제도 문과에 그렇게 합격했어.
어차피 높은 것들은 다 뒷구멍으로 들어가는 게 궐이다.
대수 ...!!...
홍국영 가서, 그 집 청지기를 구워 삶거라. 그 서찰을 볼 수만 있다면 입격은 따 논 당상일테니.
S#35. 한준호의 집 앞. 낮
대수, 긴장한 얼굴로 보는데..그때 대문이 열리고 한준호가
탄 초헌이 나온다. 청지기 나와 배웅을 하는데.
멀리 초헌이 멀어지면...대수, 결심한 얼굴로 춘화를 꺼내든다.
대수, 돌아서는 청지기와 일부러 부딪혀 춘화를 떨어뜨리고 가는데.
청지기 이보게 뭘 떨어뜨렸는데..
하고 청지기 보면, 춘화다. 헉, 놀라면서도 휘둥그레져 보는 청지기.
그때 대수, 얼른 다가와서 춘화를 받아든다.
대수 아이구, 이 귀한 걸 잃어버릴 뻔 했네. 고맙습니다. (돌아서 간다)
청지기 (흠흠, 아쉬운 얼굴로 보다가) 저기 이보슈.
대수 (그렇지!) 예..?
청지기 그런 건...어디서 구했수?
대수 ....!!....
S#36. 궐. 훈련장. 낮
산이 있고, 그 앞으로 졸리고 지친 표정의 익위사들이
도열해 있다. 그때 한쪽에서 뒤늦게 오는 몇 몇.
산 늦은 자들은 모두 월록(감봉) 3개월에 처하게.
채제공 예, 저하.
익위사들 ....!!!...
산 (활을 들며) 오늘은 60순을 쏠 것이다.
익위사들 ....!!!.....
60순이라니. 익위사들, 공황상태가 된다.
서장보 (강석기에게) 그보게? 내가 뭐라했는가?
강석기 (오기어린 눈으로 활을 들고 간다)
S#37. 도화서. 낮
도화서 안. 화공들 난데없이 과녁판을 그리느라 정신이 없다.
(조선시대 과녁판은 멧돼지 얼굴, 사슴 얼굴 등을 그려 썼습니다)
보면, 한쪽에선 화공들 정신없이 그림을 그리고.
다모들 안료 나르고, 사령들은 다 된 과녁판을 싣고 분주히 오가는데...
보면 이천은 한 쪽에서 붓을 든 채 꾸벅꾸벅 졸고 있는데.
박영문 유시까지 200장의 과녁판을 더 만들어야하니 서두르게.
강두치 벌써 500장 쨉니다. 언제까지 이래야 합니까.
탁지수 세손께선 왜 자꾸 궐에 분란을 만드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강두치 내 말이 그 말일세.
그 때문에 대신들도 혀를 찬다지 않는다.
박영문 말들을 삼가게. 궐에 필요한 그림을 그려내는 게 우리 소임이야.
강두치 (못마땅)
보면 송연, 화공들의 이야기를 걱정어려 보는데.
그때. 졸던 갑자기 이천이 안돼..! 하면서 비명을 지른다.
탁지수 뭔가 도대체!
이천 (덜덜) .....꾸...꿈에.....맷돼지떼들이 나와...나를...덮쳤네.
탁지수 (기막히다) 뭐...?
이천 (그리고 있던 과녁을 본다. 맷돼지다....아..무섭다. 씨...)
꼭 이렇게 생긴 놈들이었어....
탁지수, 강두치 그런 이천이 너무 한심하다.
강두치 가서 그 침이나 닦고 오게.
이천 (얼굴을 만져보다)
S#38. 동. 일각. 낮
이천, 침을 닦으며 나오는데..그때 한쪽에서 초췌한 몰골의
춘화남이 이천을 부른다.
춘화남 이천 나으리.
이천 (보고 놀란다) 헉! 자네는...!
아니 어찌된 건가? 자넨 포청에 잡혀갔지 않았나?
춘화남 전 재산을 다 털어 뇌물을 주고 겨우 나왔습니다.
이천 (허허..) 허허...세상이 이럴 수가.
춘화남 나으리. 제가 잘못했습니다. 그 처자한테도 백배 사죄할테니
제발 저한테 춘화 좀 주십시오.
이천 (OL)듣기 싫네. 다신 자네와 상종 안할 것이야.
춘화남 (OL) 나으리, 제발 사람 하나 살리는 셈 치고..
이천 (OL)글쎄 듣기 싫다는 대두 그러네! (획 돌아가는데)
춘화남 (OL) 이천 나으리! 솔거 나으리!
이천 (헉, 솔거...!! 저 말은 내가 너무 약한 말!)
춘화남 솔거 나으리! 천재 나으리! 제발 좀 도와주십시오!
이천 (안돼, 귀를 틀어막고 뛰듯이 도망친다)
S#39. 동. 정순왕후 처소 앞. 낮
혜빈이 이상궁과 나인들을 데리고 정순왕후의 처소로 오고 있는데..
보면, 그 앞에 화완옹주가 곽상궁과 나인들을 거느리고 오고 있다.
마주치는 두 사람.
화완 혜빈마마, 오랜만에 뵙습니다..
혜빈 ...오랜만이오, 옹주.
화완, 생글거리며 미소 짓는데..그런 화완이 불편한 혜빈.
S#40. 동. 안. 낮
정순왕후와 혜빈 효의, 화완이 있다.
보면 이들의 앞으로 강상궁과 나인들이 다과상을 내어놓는다.
정순 이만 물러들 가거라.
강상궁 예, 마마. (물러가면)
정순 오랜만에 함께 담소라도 나눌까 하여 이렇게 오라 청했네.
혹, 먼 곳까지 번거롭지 않으셨나?
혜빈 당치 않으시옵니다, 마마.
효의 망극하옵니다, 마마.
정순 (미소) 번거롭더라도 오늘은 이해들 하게.
요즘은 마침 궐이 평안하여 같이 다과나 하자 청한 것이니.
화완 평안하다니요...마마.
지금 궐 안에 큰 소란이 있는데, 모르시옵니까?
정순 (모르겠다) 소란이라니요?
화완 궐 안에 분란이 있다면 누구겠습니까? 또 우리 세손저하십니다.
이번엔 익위사들을 잡아 난리가 났다지요.
화완의 말에 굳어지는 혜빈, 당황하는 효의.
화완 (혜빈과 효의에게) 두 분께서 심려가 크실 것 같아 큰일입니다.
혜빈 ....!....
화완 전, 세손저하의 앞일이 늘 걱정입니다. 아닐 수도 있겠지만
그 피를 물려받았으니...장차 어떻게 될 지...
혜빈 ....!!....
정순 옹주! 말씀이 지나치네.
혜빈 (OL)아니옵니다, 중전마마. 옹주의 말씀엔 지나침이 없으십니다.
모두들 본다. 혜빈, 흔들림 없이 담담하게.
혜빈 세손은 주상전하의 피를 물려받으셨지요
허니 옹주의 말씀은 세손이 전하를 닮아 성군이 될 거라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화완 ....!....
혜빈 (본다)
효의 (떨리고)
화완 그리 제 마음을 알아주신다니...참으로 다행입니다, 마마.
혜빈 (미소 지어 보이는데)
화완과 혜빈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 그런 두 사람을 보는 정순왕후의 시선.
그리고...걱정 어려 보는 효의.
S#41. 동. 일각. 밤
효의, 김상궁과 함께 있다. 멀리 활터의 모습이 보이는데
보는 효의 근심이 가득하다.
김상궁 마마...바람이 찹니다.
효의 (걱정이 가득한 눈으로 멀리 산을 보고)
S#42. 동. 일각. 밤
산, 지친 얼굴로 활을 거두어들인다. 보면 완전히 나가떨어진 익위사들.
사령이 기록을 산에게 준다.
산 (보고 한심하다는 듯) 아직도 관중이 절반을 넘는 자가 없군.
내일은 80순을 쏠 것이다.
익위사들 ....!!.....
산, 돌아서 가면...익위사들..기막혀한다.이젠 모두의 얼굴에 거의 오기와 분노가 어리는데.
S#43. 동. 개유와. 밤
산, 무예지를 보며 연구를 하고 있다.
그러다..팔이 뻐근하다. 보면 곁에서 보좌하던 남사초.
남사초 (걱정이다) 너무 무리하셨습니다. 무관인 저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양의 습 사를 하셨으니.
산 괜찮네....
산, 다시 무예지 보는데...그때 밖에서 첩종이 급박하게 울리며
갑자기 ‘불이야, 불이야’ ‘동궁전에 불이 났다’ 하는 외침이 들리는데! 순간, 놀라 보는 산과 남사초.
S#44. 동. 밖. 밤
뛰쳐나오는 산과 남사초. 우왕좌왕하는 내관, 나인들.
보면, 멀리 피어오르는 연기!
산 무슨 일이냐!
박상궁 익위사 숙위소에 불이 났습니다 저하.
산 ..!!....
S#45. 동. 익위사 숙위소 마당. 밤
산, 남사초와 함께 급히 오면...숙위소 뒤쪽에서 불길이 새나온다.
익위사들..피해 나와 있고 몇몇은 연기를 마셔 현기를 느낀다.
보면, 멸화군들이 물을 부어 불을 끄고 있는데..
산 (당혹) 대체 어찌 된 일이냐?
멸화군장 숙위소의 아궁이에서 불이 번졌습니다.
서둘러 진압했지만 숙위소 뒷채가 전부 타버렸습니다..
산 ....!....
산, 당혹스런 얼굴로 타버린 숙위소를 바라보는데.
S#46. 동. 동궁전. 낮
산, 보고를 받는다. 채제공, 멸화군장 있다.
채제공 그게 무슨 말인가? 누가 일부러 불을 낸 것 같다니..
산 ....!....
멸화군장 궐 안의 모든 아궁이는 불을 지핀 후,
철문 닫아야만 불씨가 꺼지게 되어있습니다.
헌데 누군가 그 철문을 열어 놓았습니다.
산 .....!.....
채제공 어찌 그럴 수가? 대체 누가 그런 짓을 한단 말인가?
멸화군장 조사해보고 있지만 쉽게 범인이 잡힐 것 같진 않습니다.
그 시각 숙위소를 드나들 수 있는 건 익위사들뿐이라...(흐린다)
산 .....!!!.....
S#47. 동. 훈련장. 낮
산, 참담한 얼굴로 바라보며 앞에 서 있고.
익위사들, 불편한 얼굴로 시선을 피한 채 있다.
채제공 어서 활을 들고 모이게.
산 아니, 관두시오.
익위사들, 산의 말에 놀라 본다.
산 이만하면 되었다.
내가 너희들을 이렇게까지 망쳐놓은 줄은 몰랐군.
좌중, 대체 무슨 말인가 하는 시선으로 보는데.
산 숙위소를 태워버려서라도
그렇게까지 훈련을 그만두고 싶었던가?
익위사들 ...!....
산 나를 지키는 일에 성심을 다할 수 없다면 그건 좋다.
허나 너희들은 익위사이기 이전에 이 나라 조선의 무관이다.
조정의 신하로, 무관으로, 대장부로 너희들 스스로한텐, 성심을 다해야 한 다. 나 때문에 무관의 자부심까지 버리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라!.
강석기 ....!...
산 모두 돌아가도 좋다.. 익위사를 그만 두고 싶거나, 다른 곳에 가겠다는 이 는 모두 선처를 해 줄 것이니 익위에게 보고토록 하라.
산, 돌아서 간다. 익위사들..술렁이는데.
강석기와 서장보...뭐에 맞은 듯...멍해진다.
서장보 뭐...뭐야..정말 어떤 놈이 불을 놓은 거야? 어?!
그러나 익위사들 서로 술렁이기만 할 뿐인데...
서장보 (에이, 젠장) 젠장. 이게 다 세손 때문이야.
사흘 동안 자그마치 120순이야. 살이 부르트고, 다 뼈가 삭았다고.
하루만 더 했으면..그래, 나라도 불을 놨겠다.
하는데 그때 등 뒤에서 홍국영의 심드렁한 목소리.
홍국영 (소리) 200순.
뭐냐, 멈칫 돌아보는 강석기와 서장보.
홍국영 (무심히 적은 서책 넘기며) 세손저하께선 200순을 쐈소.
강석기 (당황) 뭐요?
홍국영 난 시강원 설서요. 보니 내 책에 그대들은 120순
세손께선 200순을 쏘았다 적혀 있소.
강석기 ....!....
홍국영 (서장보에게 슬쩍) 게다가 댁은, 활도 많이 꼬불쳤잖소.
뼈는 안 삭을게요.
서장보 (헉..!)
홍국영 (씨익, 웃고 가는데)
서장보 뭐...저런 자식이 다 있어.
강석기 (믿을 수 없다, 혼잣말)200순이라니.....어떻게 그럴 수가?
서장보, 어안이 벙벙해지고..
강석기는 짙은 당혹감과 충격이 어리는 얼굴이 되는데.
S#48. 동. 동궁전. 밤
어두운 밤. 불빛이 새어나오는 동궁전의 모습.
S#49. 동. 안. 밤
보면, 산이 앉아있다.
산, 천천히 웃옷을 벗어 보면(반만 걸쳐져 벗은 채)
오른쪽 어깨가 시뻘겋게 부어있는데 이를 악물어 고통을 참는 산...
그러나....산...어깨의 통증보다 착잡한 마음이 더 많이 아프다.
산의 그 모습이 오래도록 비춰지는데
S#50. 동. 훈련장. 밤
강석기, 굳은 얼굴로 생각에 잠겨있다.가만..그러다가 활을 잡고 일어선다.
그때, 안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오던 서장보가 보고.
서장보 퇴청 안하나?
강석기 나는 .좀 더 하다 가겠네.
서장보 ....!....
강석기, 성큼성큼 사대로 간다. 서장보..그런 강석기를 보다가
돌아서려는데..어쩐지 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서장보, 마음의 동요를 느끼는 얼굴로 돌아보는 느낌.
그러다..에이, 젠장 하고는 ‘같이 가세’ 하며 활을 들고 쫓아가는데.
S#51. 도화서. 외경. 밤
S#52. 동. 일각. 밤
송연, 도화서 안을 정리한다. 이러 저리 나뒹구는 과녁판을
정리하는 송연. 그런 송연의 위로..회상.
탁지수 (E) 세손께선 왜 자꾸 궐에 분란을 만드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강두치 (E) 내 말이 그 말일세. 그 때문에 대신들도 혀를 찬다지 않는다.
송연, 걱정이 어리는데...보면 등 뒤..누군가 조심스럽게
화실 문을 닫고 돌아서는 느낌!
S#53. 동. 소 화실. 밤
보면, 이천이 화실문을 닫고 살금살금 나온다.
이천 이리오게.
보면, 춘화남이 숨어있다가 나오는데.
이천 송연이가 알면 날 죽이려 들걸세. 허니, 오늘 일은 비밀이네.
춘화남 여부가 있습니까? 몇 장만 성은을 내려주십쇼, 솔거나으리.
이천 아 그놈의 솔거 소리 좀 그만해.
춘화남 예, 천재 나으리!
이천 (아...저 소리가 좋긴 좋으니 어쩌나) ...거참, 나는 왜 하필 천재로 태어나 가지군...잠깐 기다리게. 화구 챙겨올테니.
S#54. 동. 대화실. 밤
조사용이 절박한 얼굴로 화실 안에서 뭔가를 뒤지고 있다.
보면, 필적 연습을 한 종이들인데. 서둘러 봇짐에 넣는 조사용.
그때, 안으로 들어오는 이천.
이천 아니, 조사용. 이 시각에 여긴 웬일인가.
조사용 (황급히 챙기다 한 장 떨어뜨린다) 짐을 좀 찾으러 왔네.
이천 근데 대체 왜 갑자기 도화선 그만뒀나?...(하는데)
조사용 (대꾸 없이 휙 나간다)
이천 거 사람, 팍팍하긴.
하고 이천, 돌아서는데..그때 이천의 눈에 들어오는 필적 연습을 한 종이.
이천 ....저 친구가 떨어뜨렸나....(한다)
S#55. 한준호의 집. 낮
한준호, 굳은 얼굴로 뭔가를 적고 있다.
한준호, 그것을 접어 넣고 청지기에게 건네주며.
한준호 중요한 서찰이다. 바로 도승지 댁에 전하거라!
청지기 예....(나가면)
한준호 이제 거사가 시작되었소.
하고 보면, 그 옆으로 보이는 정후겸.
정후겸 이번 일엔 병판께서 큰일을 하셔야 할 겁니다.
한준호 ....!....
정후겸 (보는 표정)
S#56. 동. 밖. 낮
대수와 달호가 살피고 있다.
달호 근데, 이러면 정말 입격할 방도가 있는 거냐?
대수 서찰만 보면 돼. 내일이 무과니까 오늘은 분명 전달할거야.
그때 안에서 봇짐을 맨 청지기가 나온다. 대수, 반색.
대수 삼촌, 알아들었지? 꼭 그대로 해.
달호 알았어!
대수 (나오면서 부른다) 이보슈.
청지기 (돌아본다)
대수 그거 구했수. 춘화.
청지기 (반색) 정말인가?
S#57. 달호의 집. 마당. 낮
대수, 청지기를 달호한테 소개한다.
대수 이분이 화공이슈. 좋은 그림으로 달랬으니 가보슈.
달호 따라오슈. 들어가서 꺼내줄테니.
청지기 (반색이 되어 가려는데)
달호 잠깐, 그 봇짐은 안되니 두고오슈.
청지기 아니, 왜 안된다는 겐가?
달호 안에 귀한 춘화가 많아 그러우. 슬쩍하기라두 하면 어떡해.
청지기 어허, 사람을 어찌보고...
달호 (OL)아 싫음 말구...
대수 (OL)그러지말구 두고 가슈. 내가 잘 맡아둘테니.
청지기 찝찝하다. 망설이는데..살피는 대수와 달호.
그러다 청지기 결심한 듯 봇짐을 풀어주는데.
대수 ....!!...
달호 따라오슈.
달호, 청지기를 데리고 들어간다.
가면, 대수 얼른 봇짐을 풀어보려다..아, 그래도 양심의 가책.
대수 (질끈) 그래, 세손 저할 위해서 하자, 대수야!
대수, 봇짐을 풀어 뒤적거린다. 그리고 서찰을 찾아내는 대수!
대수, 얼른 서찰을 펴본다. 보면. 그 안에 會高千司(회고천사)라는 네 글자가 적혀있는데.
대수 회...고...천....사...? 뭐야...이게. 무슨 시제가 이래..
대수, 얼른 서찰을 봇짐에 넣는데.그때 안에서 나오는 청지기와 대수.
대수 (봇짐 주며) 어떻게 춘화는 맘에 드슈?
청지기 (봇짐 매며, 흡족) 내 종종 이용함세.
대수 그럼, 살펴가슈.
청지기...밖으로 나가면. 달호 얼른 와서.
달호 봤냐? 봤어?
대수 보긴 봤는데.....그게 좀...이상해.
달호 이상해? 뭐가?
대수 몰라...아무리 봐두 시제 같지가 않아.
달호 으이구, 그럴 줄 알았다.
아니긴 뭐가 야냐. 니놈이 봐두 모르는거지!
대수 (그런가..긁적이는데)
S#58. 도화서. 낮
분주한 도화서의 모습. 다모와 화원들이 화구와 종이를 챙기고 있다.
강두치 어서들 서둘러라. 곧 무과가 시작된다.
사람들 바삐 움직이고 그 속에 보이는 송연의 모습.
S#59. 무과 과장 풍경. 낮
각종병기와 마필이 준비되고, 무과시험이 치러질 준비가 마쳐진다. 시관들이 자리에 앉아 점수를 기록할 책자를 펼친다. 한쪽에서 차례를 기다리며 서 있는 수험생들.
그 끝에 서 있는 대수. 긴장한 얼굴로 ‘회고천사..회고천사’를 중얼거린다...
그 위로 올리는 징 소리.
S#60. 동. 일각. 낮
화면 바뀌면 과제가 펼쳐지고..응시생들 답안지를 작성하기 시작한다.
보면, 영조와 산이 참관하고 있고 그 옆으로는 최석주 정후겸 홍인한 홍봉한 등의 대신들의 모습이 보이는데..
(시간경과)
시험관이 응시생들 사이를 오가며 살피는 가운데.
시권(답안지) 작성을 마친 이들이 하나 둘 일어나 시권을 제출하는 모습이 보인다.
보면, 시험을 관장하는 대신들은 시권을 받아 확인하고 이를 한 곳에 쌓아둔다.
보면, 그 모습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보고 있는 정후겸 등의 시선.
그때, 한 젊은 유생 하나가 일어나 시권을 들고 앞으로 나와 급히 제출하고
서둘러 몸을 옮겨 빠져나간다. 보면, 유생이 놓은 시권을 무심히 보던 중신1.
순간, 얼굴이 하얗게 질려오는데.
중신 아..아니...이건....!!
중신1, 당혹감에 어쩔 줄 모른다.
중신1 여봐라! 이 시권을 제출한 유생을 당장 잡아들여라!
갑작스런 중신1의 외침에 소동이 이는 과장. 무슨 일인가, 보는데.
중신1 뭣들 하느냐! 어서 과장 문을 모두 막고
그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으라는대두!
웅성거리는 과장.
보면, 영조와 산...무슨 일인가..하는 의아한 표정으로 보는데
영조 무슨 일로 이리 소란이냐.
홍인한, 영조의 말에 중신1에게 다가가.
홍인한 대체 무슨 일이오 대감.
중신1 이것 좀...이것 좀 보십시오.
홍인한 (받아본다, 역시 사색이 되는데)
영조 무엇이냐. 대체 그 시권에 뭐가 적힌 게야.
홍인한 (두렵다) 전..전하...
영조 뭣 하는 게냐. 어서 가져오라는 대두.
홍인한, 떨리는 얼굴로 시권을 가지고 영조에게 간다.
보면 그런 영조를 보는 산. 그리고 최석주와 정후겸의 시선.
이내 시권을 받아든 영조, 그것을 읽어 내려간다. 그러다 순간, 하얗게 질리는 영조! 무슨 일인가..걱정이 어려 보이는 산. 그때, 영조...참을 수 없는 노기에 찬 눈빛
으로 산을 바라보는 데.
산 전하 무슨 일이시옵니까?
영조 (본다, 그러다가 시권을 건넨다)
산 (의아한 얼굴로 받는다)
영조 읽어라!
산 ....예...?
영조 뭣하느냐? 어서 읽으라지 않느냐?
산,. 떨리는 얼굴로 시권을 본다. 순간, 사색이 되는 산.
산 전하...이것은.....
영조 읽어라. 어명이다!!
산 (당혹감, 어쩔 줄 모른다. 그러다가 겨우)
....위로는..패왕이...아래로는 간신이 권세를 잡고 있으니
이는 곧 나라가 망할 징조다....갑진년...노론과 그 뜻을 합하여 황형을 독 살한 금상은 노론의 임금이자 역적의 수괴가 아니고 무엇이랴?
영조 ........
산 (어떻게 이럴 수가.....머뭇거린다)
영조 계속해라.
산 ....!.....
영조 무엇 하느냐? 계속 하라는대두!
산 전하...!!
영조, 산을 서늘하게 보다가.
영조 오냐, 니가 못하겠다면 내가 하마.
하고 영조, 산이 가지고 있는 시권을 뺏어든다.
영조 ....허나 그 아들 사도세자는 어진 성정으로 백성에게 추앙받았으나
금상은 그 아들마저 참혹하게 죽이니 그 죄를 다할 길이 없다.
산 ....!!....
영조 ...하여 세자께서 승하하신 임오년 이후 우리에게 임금은 없다.
산 ....!!....
영조, 산을 본다. 그러다가.
영조 우리에게 임금은 오직 사도세자의 아들이신 세손저하 뿐이다.
산 ....!!....
영조, 서늘하고 매서운 눈으로 산을 바라본다.
보면, 두렵고 떨리는 눈으로 그런 영조의 시선을 감내하고 있는 산.
산의 그 모습에서 엔딩.
.이산 ↲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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