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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도의 남자 13

 


1. 복 도 

장일걸어간다착잡한 기분을 애써 다잡듯넥타이가 조이는 듯 손으로 당겨풀며 걸어간다.

 

2. 부장 검사실 

장일과 준호응접 소파에 앉아있다.

 

장일;(소리 나지막히 준호에게)우릴 왜 부르신거지?

준호;(눈을 찡긋 미소)

 

부장자료를 들고 장일 앞에 와서 앉는다장일 앞에 선우의 진정서와 노식 용배 경필 셋이 찍은 사진을 놓는다.

 

장일;...........!

부장;이 사건두 사람이 좀 맡아줘.

 

부장을 보는 장일의 외롭고 춥고 기댈 곳 없는 표정아득하고 사지死地에서 길을

잃은 것 같다.

 

부장(E);이검사는 아직 진정서를 못 봤을테니까 간략히 얘기해 주지.

15년 전에 시골에서 평범한 한 중년남자가 자살을 했어.

준호그 사람은 진노식 회장의 전 직원이었고진회장네 별장 앞에서

택시를 내렸어그리고 그 다음 날 동네 뒷산에서 목을 맨 채

발견이 된거야.

장일;............

준호;단순 자살로 처리된 사건인데 그 분 아들이 진정서를 냈어진회장을 피진정인으로나는 진노식이란 이름 때문에 주목하게 됐구.

장일;........(웃으며)진노식 회장이 살인이라도 했다는 거야?

준호;그건 수사를 해봐야지.

장일;(말도 안된다는 듯)횡령이나 배임비자금이면 몰라도 살인은 좀.....

준호;진정서에 그렇게 돼 있다니까.

 

장일춥다멀리 창밖으로 시선창밖으론 밝은 햇살 벚꽃 잎들이 스산하게 바람에 흩날린다.

 

부장;이번 건을 수사하면서 진노식 회장이랑 얽혀있는 전 차관들과의

연결고리도 같이 밝혀 봐그래서 두 사람을 붙이는 거야.

진회장의 비리와 비자금, 15년 전의 살인 혐의를 함께 수사해 줘.

준호;예 부장님.

부장;만약 진회장이 피의자가 된다면 이건 모든 이목이 집중될 사건이야.

큰 껀이니 만큼 두 사람한테 맡기는 거니까 신경쓰고....(장일 보며)

이 검사는 어디 아픈가?

장일;아닙니다......열심히 하겠습니다. (태연한 척 미소 짓는 얼굴)

부장(E);수사 상황 새나가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 하고.

 

3. 복도 

걸어오는 준호와 진정서 파일을 손에 든 장일준호는 열성을 다해 얘기하고 장일은 혼이 빠진 사람 같다.

 

준호;김경필씨는 진노식 회장이랑 초창기부터 함께 일했던 고향 후배야.

내 생각에 돈을 좀 융통하러 간 게 아닌 가 싶어.

 

장일듣는 둥 마는 둥 창가에 기대선다창밖을 내다본다.

 

준호;(멈춰 서서 계속 이야기)옛날부터 잘 아는 사이니까 진노식의 비리 나 부정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을 거구그걸 빌미로 돈을 요구하다

살해당한 게 아닐까.

장일;돈을 요구하다 거절당하고수치심에 자살을 했을 수도 있잖아.

준호;수치심에 자살을 하기엔.... 글쎄...

장일;진노식 회장은 비리 투성이다이렇게 정해놓고 보니까 그런 거지.

선입견 버리고 차근차근 그려가자.

준호;오늘 저녁 시간 괜찮지수사방향 같이 잡아보자.

장일;내일 하자난 (파일 들며)이것부터 좀 차근차근 읽어야 하구.

준호;..... 그래 그럼.

 

장일전화벨 울린다장일핸드폰 본다.

4. 대변인 실 

긴장하고 생각 많은 얼굴의 장일들어서는데 ENG 카메라가 비추고 사진 카메라

후렛쉬가 터진다검사 선배마이크를 든 TV 리포터사진기자들 여럿정신없는 분위기.

 

장일;(얼떨떨 카메라 손으로 가리며)무슨 일입니까.

 

수수한 차림의 60대 부인과 20대 남녀 서 있다.

 

부인;검사님 저 알아보시겠습니까예전에 수원지검 계실 때 소망이발 관......

장일;...... 그럼요기억하죠.

부인;제 남편이 보름 전에 세상을 떴어요.

장일;황태호 선생님이요?

부인;......남편이 평생 검사님을 잊지 못한다면서 꼭 찾아뵙고 이걸 전해

드리라고..... (두툼한 편지봉투와 통장과 도장을 건넨다)

장일;.......(받는다)

 

카메라 후렛쉬 요란하게 터지고촬영 카메라도 바짝 들어온다장일 얼굴과 존경하옵는 이장일 검사님께’ 라 쓰여진 봉투나무 막도장이 비닐에 같이 든 통장.

 

부인(E);남편이 쓴 편지하구요저희 마음을 모은 통장입니다.

장일;이걸 왜 저한테........

부인;(눈물 맺힐 듯)검사님 아니었으면 제 남편억울하게 전과자가

될 뻔 했잖아요이 돈은 검사님이 좋은 일이 써주세요.

저희처럼 못 배우고 몰라서 당하는 사람이 없게요. (장일의 손을

엄마처럼 잡으며)평생의 은인이십니다.

 

선배 검사장일의 등을 토닥이며

 

선배;미안하다미리 알려주면 어색해 할 것 같아서 그냥 오라고 했어.

이장일 검사가 얼마나 고마운 사람인지 꼭 얘기하고 싶으시대서....

 

마이크 든 리포터 나서며

 

리포터;이제 저희가 인터뷰 해도 되나요?

선배;잠깐만요사진 좀 먼저 찍구요.

 

장일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며 장일 손을 꼭 잡는 부인장일 가족과 함께 따뜻하게 손잡고 사진 찍는다기자들 소리친다. ‘조금만 더 웃어주세요’ ‘여기도 한번만 봐 주세요’ ‘좀 더 밝게 웃어주세요’ ‘검사님 여기 좀 봐 주세요’ 웃고 있는 장일의 표정슬픈 듯행복한 듯불편한 듯.....

5. 중앙지검 구석진 일각 초저녁

사람들 통행이 없는 후미진 곳장일핸드폰 만지작거리며 서 있다.

(6씬 먼저 가고 사이에 5씬을 끼워넣어 편집해주시거나!)

 

장일;.......

 

장일 핸드폰을 누른다.

6. 장일네 거실 초저녁

용배핸드폰으로 통화하며 싱글 벙글. TV엔 이발관 가족과 만나고 있는 장일의 모습. (대변인실에서 카메라에 찍힌 장면)

 

용배;아들아버진 지금 여기저기서 전화 받느라고 정신없다이 방송

사람들이 은근히 많이 보나봐전화가 아주 빗발친다.

 

집 전화벨 울린다.

 

용배;들었지또 온다또 와.

장일;얼른 받으세요 그럼.

용배;아냐얘기해이따 받지 뭐.

 

계속 울리는 전화벨 소리와 부자의 통화가 신경 날카롭게 서 있고 긴장감 들게.

 

장일;아버지지금 밖으로 나가서 CC TV에 걸리지 않는 공중전화로 가세 요.

용배;.........

장일;공중전화로 진노식 회장한테 전화해서 지난번에 절 만났던 곳으로

오라고 하세요.

용배;그게 무슨 소리야.

장일;꼭 공중 전화로 하셔야 돼요그리고 진회장한테 제 핸드폰으로 전화

하지 말라고 하세요.

용배;장일아.... 무슨 일 있는 거냐.

장일;별 건 아니예요.

용배;별일이 아닌데 무슨 스파이처럼 전화를 걸라고 시키는거야.

(애타는대체 무슨 일이냐.

장일;별 거 아니고.... 진회장이 비자금 문제로 수사 대상에 올라있어요.

꼭 공중전화로 하세요.

7. 선우 사무실 초저녁

TV에 나오는 장일 인터뷰선우책상에 앉아 여유있는 표정으로 장일의 모습을 바라본다.

 

장일(F);이발소 단골이던 사람한테 2백 만원 씩네 번에 걸쳐서 8

만원을 꿔주셨답니다약속한 기간이 돼서 꾼 돈을 돌려달라고

했더니 그 사람이 도리어 이 분을 사기로 고소했어요.

꿔간 돈 천 만원을 안 갚고자신을 폭행 했다구요.

리포터(F); 이장일 검사님은 여성과 장애인 인권을 위해서도 좋은 일을

많이 하신 걸로 아는 데요.

장일(F);선배님들 하시는 거 옆에서 그냥 도와드린 정도예요.

 

장일 인터뷰 흐르는 위로 쿤 선우 대화.

 

역시 스타검사답게 카메라를 아는데요남들이 자기를 멋있게 본다는

걸 알아요.

선우;(미소)이장일 진짜 근사하네요모든 걸 다 가진 사람 같아요.

우쭐하면서 영웅심 느끼고 있겠죠?

선우;...............

 

플래쉬 백 -- 1학생부실장일선우를 빤히 본다.

 

장일;혼자 영웅심 느끼면서 우쭐해 있는거야?

선우;........

장일;너한테 빚지기 싫어.

선우;빚 없으니까 꺼져도 돼.

장일;그럼 혼자 뒤집어 쓴 척 하지마내가 너한테 고마워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말고.

 

현재 선우 사무실. TV속 이발관 가족들과 따뜻하게 웃으며 사진 찍는 장일.

선우물끄러미 TV를 보다 꺼버린다.

 

8. 공중 전화 

대로변 공중전화로 두리번거리며 걸어오는 용배가로등 위쪽을 쳐다본다. CCTV 또는 주차단속 카메라 붙어있다용배다시 걸음을 옮긴다.

 

9. 한강 고수 부지 

장일강물 보며 서 있다노식다가온다.

 

노식;봄 날씨가 좋다꽃향기도 날리고.

장일;..........

노식;무슨 일 있나.

장일;(강물에 시선 준 채)김선우가 진정서를 냈습니다.

노식;....... 진정서?

장일;진노식 회장님을 피진정인으로요.

노식;?

장일;........옛날 김경필씨 사건.

노식;(흐흐... 웃는)

장일;제 동기 검사와 제가 한 팀으로 사건을 맡았습니다.

노식;....(큰 흔들림은 없다)배워라김선우처럼 두꺼운 얼굴.

뒤로 딴 짓하면서 회사 파티에 날 초대하고내 앞에서 웃고.

(웃으며그 놈이 아주 단단한 사업가가 됐구나.

장일;김경필씨 껀 외에각종 비리에 대한 내사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겁니다오해나 의심받을 행동은 하지 마십시오정치인들도 만나지 마시고.

노식;난 지금 중요한 일이 여러 개 있다구더기 무서워서 장을 못 담근다 면 그게 어디 사업간가.

장일;그럼 어쩌시겠단 겁니까.

노식;이검사가 막아야지.

장일;......... 진노식 회장님!

노식;막을 수 있는 데 까지 막아야지.

장일;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으셔야죠.

노식;뭐가 죄고?

장일;...........

노식;아들 잘 키우고 싶었던 너희 아버지 욕심이 죄냐.

장일;지금 회장님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노식;장일군은 날 보호해야 한다난 널 위해서 사다리를 놔줬다.

장일;회장님을 위해서 내가 낭떠러지로 갈 순 없습니다.

노식;날 보호하지 않으면 장일군도 낭떠러지다다른 사람 명의로 전화를

하나 개통 할테니까 그리 통화하자데이트도 아니고 이게 뭐야.

(가는데)

장일;참고인으로 검찰에 나오시긴 할 겁니다.

노식;나가는 거야 뭐 어렵겠나.

장일;수사가 계속되면 참고인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바뀌실 수도 있습니 다.

노식;(흔들림 없다)이 검사가 있는데 내가 왜.

장일;........왜 선우 아버지를 죽이셨습니까.

노식;..........

장일;왜 그랬어요.

노식;오늘 집에 가서 물어봐라왜 그랬냐고.

장일;...........

노식;우리 윤주랑 신준호가 선을 보게 될 거다연애하라고 옆에서 바람

좀 넣어. (간다)

10. 장일네 욕실 

샤워 부스물을 맞고 서 있는 장일.

 

장일;........(멍하니)

 

밖에선 욕실 문 두드리는 소리.

 

용배(E);아들 너 괜찮냐샤워를 몇 시간째 하는 거야.

장일;(혼잣말벽에 거울 있음 더 좋고)괜찮아요.

아무 문제없어요아버지괜찮아요....

 

물 맞고 서 있는 장일멍한 얼굴에서 점점 또렷하게 자신을 세워간다.

 

11. 도 로 아침

선우운전 중전화벨 핸즈프리로 받는다.

 

선우;장일아.

장일(F);어디냐출근 전이면 어디서 커피 한잔 하자.

선우;난 사무실 거의 다 왔는데.

장일(F);사무실로 갈게 그럼.

 

12. 선우 사무실 아침

아침 햇살 들어오는 사무실테이크아웃 커피를 네 잔 포장해 들고 오는 장일.

선우 혼자 앉아있다장일밝은 표정으로 들어온다.

 

장일;뭐야 대표님이 제일 일찍 출근하셨네좋은 회사다.

선우;너 올래법무팀장 자리 하나 줘?

장일;(웃으며)생각해 볼게. (책상에 커피 박스 놓으며)한잔 해.

선우;(커피 두 잔을 포장 박스에서 뽑아 책상에 놓는다)

장일;파티 날은 내가 미안했다며칠 동안 잠을 못 잔데다가 술도 많이

마셔서.... 사과할게.

선우;아니야너 가고 나서너보다 더 취한 사람들 많았어다들 춤추고 난리도 아니었다재밌었어.

장일;아버지 껀 수사내가 맡게 됐다.

선우;......그래?

장일;널 진정인으로 몇 차례 부를 거다내일이나 모레쯤..

수사검사는 나랑 연수원 동기가 됐어.

선우;나야 좋지넌 누구보다 그 때 상황을 잘 아니까.

장일;내가 확실하게 수사해서너의 그 말도 안 되는 의심들 다 풀어

줄게.

선우;그래 잘 부탁한다.

 

두 사람 칼을 숨긴 채 마주보며 미소장일창가로 간다.

 

장일;이제보니 전망이 아주 좋네.

선우;그래서 여길 고른거야.

장일;매일 이렇게 서울 한복판을 내려다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니.

더 큰 돈을 벌겠다저 빌딩도 내가 사겠다?

선우;다신 저런 풍경을 못 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그 생각을 하지.

장일;.............(미소)그렇구나나 이제 가 볼게.

선우;커피 고맙다.

 

장일문으로 가는데 테이크 커피를 두 잔 박스에 넣어 들고 오는 지원과 맞닥뜨린다.

 

장일;........ (지원 손에 든 커피 단 두 잔에 시선)........

선우;오늘 아침은 커피 풍년이네.

지원;장일씨가 웬일이예요.

장일;대표님이랑 할 얘기가 좀 있어서요또 뵈요. (선우에게간다.

 

장일나가는데 지원커피를 놓고 따라 나간다.

 

선우;................

 

13. 엘리베이터 앞 아침

장일서 있다지원뒤에서 다가온다.

 

지원;장일씨.... 지난 번에 엄마 병원비 도와준 거돌려드릴게요.

장일;천천히 줘도 돼요.

지원;마음이 안 편해서 그래요제가 언제 점심 사면서 돌려드릴게요.

시간 좀 내주세요.

장일;지원씨를 몰라 보는 김선우랑 같이 있는 건 편한가요?

 

엘리베이터 문 열린다장일탄다.

 

장일;연락 할게요점심 사요.

 

14. 선우 사무실 아침

지원들어온다선우책상에 앉아 눈길 안준 채

 

선우;이사님 곧 출근 할텐데 커피를 딱 두 잔만 사오면 어떡합니까.

지원;대표님이랑 이사님 껀데요전 마시고 왔습니다.

선우;.......(머쓱).....

 

지원공용 테이블에 놓인 파일들을 들춰본다.

 

선우;파티 준비 수고 많았습니다다들 칭찬 하더라구요.

지원;장일씨는 왜 온 거예요?

선우;회사 일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말아요.

지원;..........

선우;미술관 딸린 호텔은 어때요투자의향서를 받았는데 한지원씨가

호텔 쪽은 전문이잖아요.

지원;실사를 한번 다녀와서 보고 드릴게요.

선우;오케이.

지원;언제 가면 되나요?

선우;이번 주 중에 같이 갑시다.

 

15. 장일 사무실 

테이블에 마주 앉아있는 장일 준호장일은 다른 생각 중손에 잡은 볼펜이 불안정하게 헛돌고 움직인다.

 

준호;진회장을 참고인으로 부르는 건 맨 나중에그 전 까지는 김경필씨가

일하던 시기에 같이 일했던 동료들을 수소문 해보자.

장일;거의 30년 전일 텐데....

준호;갑자기 회사 규모가 커지는 시기가 몇 군데 있어그 시기를 중점적 으로 조사하고.

장일;.......(생각하는 척).... 진승그룹 태동기부터 지금까지의 성장과정 을기업 소설을 준비하는 작가인 척 위장하고 가서 듣는 것도 방법일 것 같고.

순태;(끼어드는)저 대학 때 연극반 했어요자신 있습니다.

백구;연기는 저도 좀 됩니다.

준호;나쁘지 않은데.

장일;소설화 하고영화로까지 만들어 지면 좋겠다.... 이러면서 접근하면

진회장 당장 오케이 할 것 같은데.

소영;당장 오케이에 저도 한 표요.

준호;일단 택시 기사 먼저 참고인으로 부르자.

 

16. 옥상 

장일휴대폰으로 통화.

 

장일;정민아사설도박장 수사는 잘 돼냐어디까지 진척됐어... 그렇게

늦장 부리다 문 닫고 튀겠다.

17. 도박장 

경찰들들이 닥쳐 도박하는 사람들을 체포한다칩 우르르 쏟아지고 딜러 테이블에 앉아있던 택시기사도 경찰에 잡힌다.

 

18. 옥 상 

장일휴대폰으로 통화슬프고 자기혐오어린 시절 선우를 치고 난 후의 장일처럼 간신히 자신을 가누고 있다.

 

장일;수사관 들이 소설가인척 위장해서 홍보실로 연락 할 겁니다.

협조하겠다고 하시고 적극적이고 친절하게 대하세요.

초창기부터 지금까지의 성공스토리 준비하시고옛날 회사 직원으로

역할 해 줄 사람들도 정해주십시오.

 

장일전화기를 내린다햇빛이 화사하다.

 

19. 회장실 

차 실장노식 마주 앉아있다노식 옆엔 핸드폰 두 개.

 

노식;입 무겁고 눈치 있는 사람으로 두세 명 만들어 봐.

차실장;알겠습니다.

노식;호주 쪽 개발 투자 껀은 백 프로 백지화 하고.

차실장;재고의 여지는 없으십니까?

노식;없어.

차실장;.........(못마땅하지만알겠습니다.

 

20. 갤러리 

이 시대의 검사’ 표제의 장일과 이발소 가족 웃는 사진 신문 기사 놓여있다.

윤주신나서 얘기한다.

 

윤주;어제 방송에 이장일 검사 나온 거 봤어요?

수미;(무관심건성아뇨.

 

팜플렛에 싸인 받으러 오는 화구통 든 미대생들수미 싸인 해준다.

 

윤주;오늘 신문에도 났어요그래서 말인데최수미 작가랑 엮어서 우리는

동창이자 서로의 팬이다.... 뭐 이런 거 얘기되지 않을까요?

수미;저는 걔 팬 아닌데요.

윤주;(수미 말 듣지 않고갤러리보단 작업실이 더 좋겠다,

서로 그림 보면서 얘기하는 거 촬영하고... 얼마나 훈훈해이검사가

좋다고 하면 할 꺼죠?

수미;이장일한테 줄 그림이 있긴 한데... 생각해 볼게요.

윤주;(신나서)전화해서 물어볼게요.

 

21. 장일 검사실 (+ 갤러리 윤주)/ 

장일핸드폰 들고 있다.

 

장일;하고 싶지 않은데요.

윤주;날 봐서라도 한번 도와주면 안될까수미씨 작업실 와서 차 한잔만

마셔주면 되는 건데.

장일;죄송합니다.

윤주;장일씨한테 선물할 그림도 있다는데그거 그럼 내가 가져간다.

장일;.....

 

22. 갤러리 

윤주신나서 수미에게 다가오며

 

윤주;이검사 이따 오겠대.

수미;........그럼 데이빗 김도 부르시지 그래요걔도 동창인데.

윤주;(놀라)정말?

수미;데이빗이 한다고 하면 할게요.

윤주;(신나서)오케이! (전화 들고 버튼 누른는데)

 

23. 작업실 

수미빨간색 립스틱을 바른다아이라인도 다시 그리고커텐 쳐진 벽.

윤주분주하다커다란 화병에 꽂힌 꽃을 다시 만지고 와인과 와인 잔 놓고 촛불도 켜놓는다.

 

수미;늦네요.

윤주;올 때 됐어요메이컵 빨리 마무리해요.

 

장일들어온다.

 

윤주;장일씨 어서 와요시간 내줘서 정말 고마워.

 

수미화장하다 돌아본다장일 수미를 보고 커텐 쪽으로 시선닫힌 커튼 뒤로

선우와 장일 그림인 듯바닥에 누워있는 손에 피가 흐르고 있는 그림 한 귀퉁이가 살짝 보인다장일불안하다.

 

수미;............(밉고 안쓰럽고 우습고.....)

윤주;데이빗도 올 때가 됐는데....

장일; !

 

선우꽃다발을 들고 들어선다장일커튼 쪽 의식하며 더 긴장하는.

 

윤주;데이빗어서 와자기도 양반은 못되는구나.

선우;전 그냥 친구들 얼굴 보러 온 거예요인터뷰 안 해요.

윤주;그런 게 어딨어안 돼.

선우;다음에 다른 걸로 도와드릴게요.

윤주;안된다니까.

선우;제가 진정서를 제출한 게 하나 있는데 이검사랑 같이 사진 찍히면

안 좋을 것 같아서요이해해 주세요.

윤주;무슨 일인데?

선우;그런 게 있어요 죄송해요.

윤주;할 수 없지 그럼.

선우;(둘러보며)수미 작업실 근사하구나.

윤주;(잘난 척)내가 더 멋있게 세팅한거지 지금가만 있어봐뭘 좀 더

갖다놓나....

선우;수미야너 옛날에 내 방에서 점자로 쓴 종이 한 장 가져갔지.

수미;................그림 그릴려구.

선우;그거 갖다 그림 그렸어?

수미;아니 그릴려다 말았어.

선우;.........(수미를 빤히 보는)

수미;너도 참 희한하다가나다라 연습한 종이 수북하게 쌓였던데 그

한 장 없어진 건 어떻게 알았어.

장일;가나다라 연습이 아니었나 부지.

선우;(웃으며)아쉽다그걸로 그림 그려도 재밌었을텐데.

윤주;(두리번 거리다장일씨 한테 선물 줄 그림은 뭐야?

수미;(커텐을 가리키며)저 뒤에 있어요.

장일; !

윤주;그거 괜찮으면 이젤에 그 그림 세워놓자.

 

윤주벽에 내려진 커텐을 쭈욱......... 걷어 가는데

 

장일;(깜짝 놀라 굳은 듯 보고) !

선우;(뭔가....? 싶은 호기심의 시선)

수미;(재밌는 구경을 한다는 듯 장일의 표정을 본다)

 

윤주끝까지 커텐을 밀어 젖힌다커텐 뒤로 다른 그림들 서 있다큰 그림 뒤에 선우 장일 그림 피 묻은 팔 한부분이 가려진 채 세워져 있다.

 

장일;(안도감기분 나쁜 듯 수미를 본다)..........

윤주;(풍경화 하나 집어 들며)이거야?

수미;아뇨.

윤주;이거 좋네 이젤엔 이걸 세우자.

수미;저 안할래요.

윤주;안하다니.

수미;선우는 안한다잖아요재미없지 그럼.

윤주;장일씨랑 둘이 해도 그림 괜찮아.

수미;이장일이랑 별로 친하지도 않은데 이런 억지 설정 웃겨요.

(촛불들 불어서 훅훅 끄며)취소하는 게 낫겠어요.

윤주;(열 받아 들고 있던 그림을 탁 집어던진다)지금 제 정신이야조금 있으면 기자들 들이 닥칠텐데.

수미;(버럭)지금 내 그림 함부로 집어던졌어?!

윤주;도대체가 제멋대로야. (열 받아 나가버린다)

선우;그냥 장일이랑 같이 하지 그랬어.

장일;됐어나도 하고 싶지 않아.

수미;선우야 다음에 보자나 기분 나빠졌어.

선우;모처럼 우리 셋이 만나서 난 기대하고 왔는데...

수미;미안해다음에 보자.

선우;그래 그럼 다음에 내가 밥 한번 살게연락하자. (수미와 장일에게

눈 인사 하고 나가는)

장일과 수미싸아하게 남아있다.

 

장일;니가 남자였으면 벌써 한 대 때렸을 거야.

수미;어딜? (자기 머리 가리키며뒷통수? (웃는)

장일;............

수미;고맙다고 말 안 해선우한테 지금 보여줄 수도 있었어.

장일;다시 불러다 보여줘 그럼.

수미;난 맛있는 건 맨 나중에 먹어.

장일;(가까이 다가와 무섭게 수미 팔을 움켜잡는다)

수미;(빤히 노려보는데)

 

선우들어온다수미와 장일 키스 직전의 연인처럼 보인다수미 장일떨어진다.

 

선우;이런미안하다..... (두리번 가져온 꽃다발 옆에 놓인 핸드폰을 챙겨든다)

수미;선우야내가 그림 하나 선물로 줄까.

 

수미커텐 뒤로 가 그림 (피가 흐르는 팔)을 꺼낸다장일눈에 불이 번쩍 하는데 꺼내고 보면 아름다운 여인이 야릇하게 누워 팔에 피를 흘리는 그림.

장일;...........

선우;이건 내 취향 아닌데장일이 줘. (나간다)

장일;....... (수미를 빤히 보는)재밌어?

수미;(와인을 잔에 따르며)내가 법 쪽으론 무식해도 옛날에 니가 한 짓 이 뭔지는 알아.... 살인미수 !

장일;...........

 

24. 장일 방 

용배한테 사각모 씌우고 둘이 다정하게 찍은 졸업식 사진부자가 V자 그리며

장난스럽게 찍은 사진 액자에 담겨 책상에 놓여있다.

존경하옵는 이장일 검사님께’ 라 쓰인 겉봉투 놓여있다. 6장 정도 되는 분량의 편지지를 들고 읽는 장일.

<평생의 은인 이장일 검사님죽기 전에 꼭 편지를 남겨야겠기에 두서없이 씁니다.

이렇다 할 대접 한번 받은 적 없고늘 기죽은 인생이었지만 검사님은 저를 높은 분들과 똑같이 대해 주셨습니다제 말을 믿어주셨고 망가질 뻔한 제 인생을

구해주셨습니다저 세상에 가서도 검사님을 잊지 않겠습니다이장일 검사님 고맙습니다저를 살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장일눈물이 고인다.

 

수미(E);(와인을 잔에 따르며)내가 법 쪽으론 무식해도 옛날에 니가 한 짓이 뭔지는 알아.... 살인미수 !

수미(E);살인 미수살인 미수!

 

장일울음이 터져 나온다흐느낌 죽이는.

 

25. 장일네 거실 

장일의 흐느낌 소리 희미하게 새어나온다.

 

용배;...........

 

26. 선우 동네 뒷산 

경필이 매달렸던 곳선우태주쿤 서 있다나무 아래 흰 장미 다발 놓여있다.

세 남자기도하듯 묵념 하듯 눈을 감고 서 있다새 한 마리 날아온다경필의

마음이 찾아온 듯 카메라 위에서 세 사람을 따뜻하게 내려다본다.

 

태주;.......... (나무를 올려다본다)

선우;(눈물이 나는 듯 돌아선다)

;(나무를 만져보고 주변을 살핀다)옛날이랑 많이 변했어요?

선우여긴 그대로예요.

각이 안 나오는데..... 여기서 어떻게 스스로 목을 매지?

선우;예전엔 여기 간신히 밟고 올라설 수 있을만한 그루터기가 있었어요.

;장소 물색을 나름 잘 한거네요이 동네 사람이니까 가능했단 얘기지.

 

27. 바닷가 벼랑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는 선우 태주 쿤.

플래쉬 백 -- 3부 엔딩장일선우를 바다로 굴린다물속으로 가라앉는 선우.

현재선우 생각하기도 싫다는 듯 눈을 감는다.

 

태주;(선우를 본다위로하듯 선우의 등에 손을 얹는다)

선우;(태주보며 희미한 미소)

;.....(선우를 본다불사신이예요여기서 어떻게 살아났지.

 

28. 이기대공원 다리 

선우가 앞서 걷고 한 두 걸음 뒤에서 따라 걷는 태주와 쿤.

 

선우;그 날 장일이는 이 다리를 건너서 여길 떠났을 겁니다.

태주;그날 이후로 여긴 한 번도 오지 않았을까.

선우;안 왔을 겁니다.

 

전화벨 울린다핸드폰을 꺼내 발신자 보고 선우에게 전화 건넨다.

 

선우;방송 잘 봤습니다.

태주;.......(선우를 보며 염려스러운 눈빛)

 

29. 선우 사무실 

(회상선우와 쿤 마주 앉아있다쿤 앞엔 장일에 관한 자료들신문 인터뷰와

법조계 소식지’ 같은 데 쓴 장일의 칼럼 같은....

 

검사로선 거의 완벽한 사람입니다형사부에 있으면서 조폭악덕

사채업자들 스무 명 넘게 구속을 시켰구요돈 없고 힘없는 사람들

누명도 많이 벗겨 줬더라구요이발소 주인 도와준 사건을 제일 뿌듯 하게 생각한다고 글도 쓴 적 있구요.

선우;이발소 가서 머리 한번 자르고 오세요.

;벌써 다녀왔죠그 분지난 주에 돌아가셨더라구요이장일 검사를 못

잊고 편지를 써놓으신 게 하나 있대요곧 부치신다고.

선우;검사님께 직접 전달해 드리는 게 낫지 않겠어요우리의 마음도 같이

전할 겸.

;무슨 말씀이신지....

선우;우리나라에 이장일처럼 훌륭한 검사가 있다는 걸 알려야 한다구요.

 

30. 장일 검사실 

소영장일 앞에 통장과 도장을 내민다.

 

장일;피해자 지원센터 드리라고 했잖아요.

소영;통장 안 열어보시고 주신 거죠?

장일;........(통장을 열어본다) !

 

31. 이발소 

(회상흰 봉투를 내미는 쿤.

 

;저희도 이장일 검사한테 은혜를 입은 사람인데 앞으로 나서긴 좀 그렇 습니다대신 좀 전해주시죠사모님 이름으로 통장에 담아서.

 

32. 장일 사무실 

장일사무실 전화기 들고 있다.

 

부인(F);그 분도 심부름을 왔다고 하더라구요.

장일;심부름을 보낸 사람은 누군지 모르시구요?

부인(F);데이빗 김이라는 분이래요.

장일;...............

 

33. 바닷가 다리 위 

쿤은 저만치 앞서 걷고 태주와 선우 나란히 걸어온다.

 

태주;벌레먹은 나무한테 굳이 도끼질을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을텐데.

선우;(웃으며)

태주;우리가 뭘 한다 해도 경필이가 돌아올 순 없다.

선우;용서하란 말씀입니까저는 곧 진정인 조사를 받으러 가는데요.

태주;니가 열을 던지면 이장일은 백을 던져 너를 칠거야.

선우;압니다그러다 먼저 지쳐 쓰러지겠죠그렇게 만들려면 제가 먼저

던지긴 해야죠.

 

선우걸어간다.

 

선우;.......그날 참 추웠어요바닷물이 엄청 차가웠습니다.

 

34. 노식네 부엌 

진열장의 그릇을 구경하는 수미은쟁반에 티 포트 슈가와 크림 제대로 된 티

세트 차려놓고 찻잔에 차를 따르는 마희정.

 

수미;컬렉션이 대단하신데요.

희정;여행 갈 때 마다 꼭 사오고아니 그릇을 사러 여행을 간 적이 더

많았다면 많았죠영국 프랑스 덴마크 독일...

수미;(와서 앉으며)그릇을 왜 모으세요.

희정;좋은 질문!

수미;........

희정;(예술가처럼그릇들은 나에게 상상력이예요초여름 화사한 날,

화이트 포슬린 세트를 차려놓고 친한 사람들을 불러 차를 마신다.

찻잔 달그락 거리는 소리막 구은 쿠키 냄새유럽 영화 같은 웃음 소리 울려 퍼지면서....

수미;재밌네요.

희정;스산한 늦가을엔 금빛 테두리 화려한 꽃무늬 찻잔진하게

끓인 밀크티를 마시면서 다가올 크리스마스를 생각 하는거죠.

수미;브라보.

희정;건배!

 

두 사람찻잔으로 건배희정웃으며 차 마신다수미어떤 느낌으로 찡하다.

 

수미;......이런 거 처음 해봐요.

희정;(다정하게)어떤 거?

수미;엄마 나이 또래 분이랑 단 둘이 차 마셔 보는 거....

희정;어머니가 안 계세요?

수미;..........

희정;가엾어라..... 앞으론 언제라도 편하게 차 마시러 와요.

수미;저도 선물을 하나 드릴게요.

 

35. 노식네 거실 

우아한 드레스에 화려한 반지 끼고 얼짱 각도로 살짝 비틀어 앉아있는 마희정.

수미초상화 얼개를 잡고 있다.

 

희정;나 사실 내 그림 하나 그려달라고 너무너무 부탁하고 싶었어요.

수미;(그림 그리며)아까 그릇들 보고 든 생각인데 외국 브랜드를

하나 수입해 보심 어때요.

희정;(반가움에 화들짝)나도 그 생각했어요너무 하고 싶지 나야.

수미;포즈 다 틀어졌다.

희정;어머어머! (다시 얼짱각도 부동자세로 앉아 수미를 곁눈질로만 보고

얘기하는)나도 너무 해보고 싶은데 우리 남편이 갤러리까지만

허락을 하네요.

수미;손 위치 다시요좀 더 앞으로.

희정;(우아하게 뻗는그릇도 수입하고예쁜 찻잔 그득한 레스토랑도 해 보고 싶은데.

수미;바지 사장 내세워서 뒤로 하시면 되잖아요돈 끌어올 데야 찾아보면 되는거구.

희정;(손가락을 딱!)

수미;손 위치 다시.

 

윤주외출복 차림으로 현관에서 들어온다수미를 보고 까칠한 표정으로 외면.

 

희정;왜 벌써 와?

윤주;옷 갈아입고 다시나가야 해좋겠수초상화도 그려주구.

희정;인물이 좀 되니까 그려 주시는거지 뭐내가 수세미 같았어봐 화가한 테 영감을 줄 수 있겠나안 그래요?

수미;맞습니다. (윤주에게)그날은 정말 죄송했어요.

윤주;(무시하고)엄마진회장님... 왜 데이빗이 추천한 데 투자 안 하는거 야?

수미;.........

윤주;걔가 추천하는 데는 믿어도 되는데 돌다리를 너무 심하게 두들겨

보고 안 건너가시네다른 루트로 알아봐도 거긴 할 만한 덴데.

희정;그건 나도 상관 못해사업얘기 참견하니까 찻잔 깨는 거 봤지.

윤주;거기 좀 아깝다.....

희정;내가 한번 해볼까 그럼그이 몰래?

윤주;(눈 반짝)

 

36. 수미 레지던스 

팩 붙이고 나란히 소파에 늘어지게 누워있는 수미와 광춘.

 

광춘;나 이거 근질근질하다지금 뜯으면 안되나.

수미;(누은 채 광춘 팔을 딱 때리며)조금만 더 참아이 팩 비싼 거야.

광춘;딸년 잘 둬서 팔자에도 없는 백가면이 됐네.

수미;(웃으며)이게 무슨 가면이냐.

 

광춘전화벨이 울린다광춘옆을 더듬어 전화받는다.

 

광춘;여보세요.... 네 그렇습니다만. (놀란 듯 벌떡 일어나 앉아 팩을

뗀다)

수미;?? (의아한데)

 

수미의 전화벨도 울린다수미보면 모르는 번호전화 받는다.

 

수미;여보세요..... 그런데요.....

광춘;안 나가면 안됩니까난 할 말도 없는데..... 어쨌든 알겠습니다.

수미;알겠습니다. (전화 끊는다)

광춘;선우 아버지 껀 참고인으로 나와 달란다.

수미;나두나갈 거야?

광춘;안 나가그런 똑똑한 사람들 앞에서 거짓말 할 자신 없어.

수미 전화벨 울린다.

 

광춘;(신경질)또 뭐꼬!

수미;(발신자 본다)...........

37. 수미 작업실 

용배 앞에 찻잔 놓아준다.

 

용배;일하는 데 방해했죠 미안해요.

수미;아닙니다방해는요.....

용배;..........(걱정스런 한숨)......

수미;무슨 일 있으세요?

용배;우리 장일이한테 무슨 일 있는지 혹시 알아요?

수미;왜요....

용배;잠도 제대로 못 자고.... 어젠 새벽에 혼자 우는 소리가 나더니 막

토하더라구.

수미;........장일이가요?

용배;워낙에 강단 있는 놈이라 옛날에 내가 쓴 사채빚 때문에 깡패들한테

수모를 당할 때도 끄덕없던 놈이었는데... 요새 무슨 일이 있는건 지.... 최작가가 넌지시 한번 물어봐 줘요.

수미;..... ....

용배;우리 장일이 나 같은 아버지 만나서 고생 많이 했어요난 그놈 우는 꼴 못 봐요못 봐.

수미;......(씁쓸).......

 

38. 선우 사무실 

지원혼자 바쁘게 노트북으로 작업하면서 이어폰 꽂고 통화 중.

 

지원;직원을 둘 셋은 보충해야 할 것 같아요제가 자료 찾고 PPT작업까 지 하기가 좀 벅차네요대표님은 언제 오신대요?

(F);부산 온 김에 볼 일 다 처리하고 가신답니다목요일 아침까진

올라 갈 거예요.

지원;.......알겠습니다수고하세요.

 

문 열리는 소리돌아보면 와인병을 든 수미다.

 

지원;.........

수미;오랜만 이예요지난주에 파티에서 스치듯 인사한 거 말고복지관에 서 본 후로 오랜만. (병을 책상위에 놓고)

지원;웬일이세요.

수미;선우... 아니데이빗 김 대표님 좀 보러왔는데어디 갔어요?

지원;부산 출장 중이세요.

수미;선우가 몰라봐서 섭섭하진 않으세요그때 그 사람이 나라고 말은

해 봤나요.

지원;죄송합니다전 지금 업무시간 이라서요.

수미;.... 그냥 서로를 잊고 직장 상사와 직원으로....

지원;휴게실에 커피 한잔 준비해 드릴게요드시고 가세요.

 

지원일어서서 나간다.

 

수미;(픽 웃는)

 

수미창가에 선다선우 책상에서 펜을 하나 뽑아들고 구도를 잡듯 한 쪽 눈을

감아본다사무실 쪽으로도.

 

수미;(밖에 소리치는)여기요큰 종이 몇 장만 주실래요나 지금 급한데 빨리.

 

지원대답 없다수미여기 저기 찾는다수미선우 서랍을 열었다 닫고.... 어느 서랍을 열었다 닫으려는데 뭔가 끌림보면 파일들 사이에 잘 안 보이는 사진 액자.

꺼내보면 지원의 옛날 사진뒤를 보면 지원의 고백 문구.

 

수미;........(피식 웃는다여기다 숨겨놓고

 

수미액자틀에서 사진을 뺀다액자를 다시 서랍에 넣어 닫아놓고 사진은 지원 쪽 책꽂이 서류 속에 끼워 넣는다수미나간다.

39. 선우네 옥탑 

평상에 앉아 캔 맥주 마시는 세 사람.

 

태주;많이 낡았네칠도 다 벗겨지고.

선우;여길 떠날 때 눈을 감고 떠났어요꿈에도 나타나고.... 너무 다시

와보고 싶었어요.

태주;진정인 조사가 언제라구?

선우;모레 10시요.

 

뒤에 찌그러진 맥주 캔 들을 본다.

 

;벌써 다 마셨나?

선우;제가 가서 더 사올게요.

;내가 갈게요.

선우;동네 좀 걷고 싶어서 그래요.

같이 가시죠안주도 좀 골라오게.

 

선우와 쿤계단을 내려간다태주하늘을 올려다 보는데 핸드폰 벨이 울린다.

평상에 놓여있는 선우 핸드폰발신자를 보는 태주. (발신자 누군지 보여주지 마세요)

 

태주;...........

 

40. 노식네 식탁 +거실 

희정과 윤주비밀토의 하듯 소곤소곤.

 

희정;나는 그냥 펀드로 들어가는 게 나을 듯한데... 데이빗 한테 좀 물어 볼까.

윤주;그래내가 말해볼게진회장님한텐 진짜 비밀로 해?

희정;당연하지말했다간 여기 그릇 다 깨진다그 입 다물어.

윤주;(입술에 지퍼)

 

두 모녀 소근 대고 부엌 밖으론 거실 소파에 노식 앉아있다핸드폰 귀에 대고

있다.

노식;여보세요데이빗 김 핸드폰 아닙니까.

41. 선우네 옥탑 

태주통화 중.

 

태주;그렇습니다.

노식;전화 받으시는 분은 누굽니까.

태주;직원입니다잠깐 전화기를 두고 자리를 뜨셨습니다.

노식;다시 하겠습니다.

 

태주전화를 놓는다캔을 든 선우 올라오며

 

선우;이사님은 회 뜨러 가셨어요.

태주;(전화기를 주며)진회장이 전화했다.

선우;.........(버튼을 다시 누른다)김선웁니다.

 

42. 노식의 거실 (+ 선우네 옥탑)/ 

노식미소로 통화 중식탁에선 희정과 윤주계속 소근소곤.

 

노식;김대표가 좋은 데 추천을 해줬는데 우리 상황이 지금 여의치 않아

투자는 못하게 됐어요하지만 고맙다는 인사는 하고 싶어서.

선우;별 말씀을요.

노식;다음에도 좋은 거 있음 부탁드리고 언제 골프나 한번 나갑시다.

선우;그러시죠.

노식;이검사도 시간되면 같이 부릅시다.

선우;예 회장님 편하신 대로 하십시오.

노식;다시 연락합시다방금 전화 받은 분은 누굽니까.

선우;(태주를 본다)

태주;.........

선우;저희 회사 직원입니다혹시 회장님께 무례하게 굴었습니까.

태주;.......

노식;아닙니다그냥 김대표의 전화를 자기가 받길래 무슨 직원이 그렇게 배포가 큰 가 했소또 연락합시다. (끊는)

43. 선우의 침실 

선우자다가 벌떡 일어나 머리를 감싼다아프고 힘든 듯.

 

선우;.......으흐........

 

손으로 더듬어 침대 옆의 벨을 누른다계속 힘든 듯 머리 잡고 있다달려온다.

 

왜 그래요또 악몽 꿨어요또 두통 이예요?

선우안 보여요.

;(옆의 스탠드를 켠다)이래도 안 보여요요즘 진정서 때문에 너무

신경 써서 그런 거 아닌가.

선우;...........(가물가물 눈을 떠는)

 

44. 중앙 지검 앞 

차 와서 선다가방을 든 선우내린다운전석엔 쿤.

 

잘 하세요!

선우;끝나고 전화할게요.

 

45. 복 도 

장일걸어간다넥타이를 조이며 걸어간다한판 싸움을 준비하는 사람처럼 무장한 눈빛햇살 드는 창을 따라 걸어간다.

 

(E);전화벨

장일;(전화 받아)진정인 도착 했습니까오시면 바로 조사실로 안내하세 요.

46. 복도 일각 

말끔한 수트 차림으로 걸어가는 선우장일과 선우전장으로 향하듯 서로 각자의

방향에서 걸어간다.

 

47. 장일 검사실 

선우들어온다순태백구놀라 일어선다.

 

장일;.........

순태;데이빗 김 대표님 아니십니까.

선우;잘 지내셨습니까? (미소)

백구;검사님도 곧 오실 겁니다조사실로 가시죠.

소영;제가 안내해 드릴게요.

48. 조사실 

방 입구 쪽 옆으로 유리벽이 있는 작은 방이 또 하나 있는 조사실조사실에서

볼 땐 거울햇살 가득히 들어오는 유리창을 등지고 서 있는 장일무시무시한

느낌선우들어온다.

 

장일;어서 오십시오 김선우씨.

선우;잘 부탁드립니다이장일 검사님.

장일;앉으시죠.

 

선우앉으며 둘러본다뒤에는 유리벽 방앞쪽으론 작은 카메라 설치돼 있다.

 

선우;영화에서 보던 것과 비슷하네요.

장일;사실 저 김선우씨랑 고등학교 동창입니다.

선우;..........

순태;...........

 

유리벽 뒤에서 보고 있는 준호와 백구.

 

장일;데이빗 김으로 나타날 땐 몰라봤어요옛날엔 지금보다 훨씬 미소년 이었거든요어쨌든 저도 이 사건을 잘 압니다최선을 다해서 진정 인을 도와드리겠습니다.

선우;감사합니다.

장일;저희도 감사합니다보내주신 성금은 피해자 지원센터에 드렸습니다.

선우;가해자 가족 지원센터는 없나요.

장일;.......가해자 가족도 함께 상담하고 도와드립니다 걱정마세요.

선우;.....다행이네요.

 

장일자료에 쓰여진 내용을 보며

 

장일;김경필씨는 진노식 회장의 별장 앞에서 택시를 내렸고 그 다음날

오후 동네 뒷산에서 목을 맨 채로 발견되셨죠.

선우;그렇습니다.

장일;진회장을 만나러 갔다 살해된 것으로 의심된다는 말씀이시죠.

선우;.

49. 선우 사무실 

지원책꽂이를 파일을 펼치다 안에 낀 사진을 본다자신이 선우에게 건넨 옛날

사진뒷면엔 자신이 써준 문구 그대로.

 

지원;...........(멍한 충격)

50. 검찰 조사실 

선우와 장일 마주 앉아있다.

 

장일;생일날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길에 목격 하신거죠.

선우;그렇습니다.

장일;보통 생일이면 집에서 밥을 같이 먹던가 외식을 하지 않습니까.

선우;그날도 아버지를 만나서 시내에 나가기로 했던 겁니다.

장일;3이면시내 나갈 때 아버지랑 꼭 같이 가야하는 건 아닌데...

왜 아버지는 굳이 만나서 같이 가자고 했을까요.

선우;.........

장일;바로 어제 이사 와서 길을 모르는 것도 아닌데... 그리고 아버지는

만나기로 한 장소 근처에 목을 매셨습니다아들한테 먼저 보여주려 는 의도가 아니었을까요.

선우;전 그렇게 생각 안합니다.

장일;(웃으며 친절)물론 진회장 쪽으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진정인 김선우씨 편이지요다만...... 여러 각도에서

열어놓고 사건을 다시 보자는 겁니다.

선우;검사님 말씀 잘 알겠습니다.

장일;그날 김경필씨를 별장 근처에 내려줬다는 택시 기사 박경복씨.

상습 도박 혐의로 지금 구치소에 있습니다사기전과 3범 이구요.

이 분에게 돈을 주면서 그 당시를 증언해 달라고 하셨습니까.

선우;거짓 증언을 해달란 부탁은 아니었습니다.

장일;아쉽게도 그 분의 증언이 얼마나 효력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선우;.........

장일;다른 참고인들도 모셔서 다각도로 얘기를 들어 볼 겁니다김선우 씨도 다시 모시겠습니다오늘 수고하셨습니다.

선우;제가 미처 첨부하진 못했습니다만 그 당시 진회장 별장에 근무하셨 던 직원도 참고인 조사를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장일; !

선우;그날 아버지를 본 분이 계실지도 모르니까요.

 

거울 벽 뒤의 방.

 

준호;그 당시 별장 직원들당장 알아봐 주세요.

백구;알겠습니다.

 

선우와 장일미소 지으며 긴장 속에 마주 보고 있다.

장일;........알겠습니다그렇게 하죠.

 

51. 검사실 

장일넥타이를 신경질 적으로 당기며 들어온다뒤로 순태와 백구도 따라 들어오고.

 

소영;수고하셨습니다.

장일피곤한 듯 털썩 앉는다.

 

장일;..............

 

준호들어온다.

 

준호;오늘 수고했다참고인 최광춘최수미씨는 내가 할게.

장일;............

 

52. 선우 사무실 

지원멍하니 앉아있다선우 들어온다.

 

지원;......(멍하니 선우를 본다)

선우;무슨 일 있습니까?

지원;.......아닙니다.

선우;(시계보며)지금 떠나도 괜찮겠죠미술관 호텔 보러 갑시다.

지원;........

선우;한지원씨괜찮습니까?

지원;. (일어선다)

 

53. 도 로 

운전하는 쿤뒷좌석엔 선우와 지원.

 

;(백미러 보며)대표님한 실장 야단쳤습니까?

선우;(이상하다는 듯 지원을 보며)우리 없는 동안 다른 데 면접

보고 왔습니까.

지원;........(힘든 듯 고개를 숙인다)

;안색이 많이 안 좋은데요.

선우;잠깐 쉬었다 갑시다.

 

야외 카페테이블에 앉아있는 지원선우쥬스를 갖다 테이블에 놓는다.

 

선우마셔요.

지원;.......대표님 왜 그러세요?

선우;제가 뭘요.

지원..... ..... 요즘 무슨 일로 나가는 지 통 설명도 안하시고 어딜 다녀 오시는 지 저는 알면 안됩니까.

선우;사적인 일이예요...한지원씨하곤 관계없는 일이니 신경 쓰지 마세요.

(시계보며)갑시다약속 시간에 늦겠어요.

지원;........ (일어나다 어지러운 듯 주저앉는다)

선우;한지원씨....

지원;........

선우;오늘 미팅은 연기합시다집에 가서 쉬어요.

 

54. 지원 방 

지원방에 들어와 쓰러지다 시피 눕는다멍하다벌떡 일어나 옷장 안에서 상자를 꺼낸다뚜껑 열어본다뜯지 않은 편지와 점자책선우가 떠나며 남긴 메모.

선우의 옷지원옷을 꺼낸다꺼내 툭툭 터는 지원어깨를 쓰다듬어 본다.

 

지원;..........

 

55. 선우 사무실 

한 쪽 어깨엔 백상자를 가슴에 안고 출근하는 지원.

 

;굿모닝. (상자 받으려)제 선물입니까.

지원;대표님은 아직 안나오셨나요.

;오늘 외부 미팅 가셨어요.

 

지원 자리로 가 상자를 의자 옆에 놓는다.

 

56. 사무실 

지원말없이 자료 살피고 컴퓨터로 작업하고 바쁘다.

 

선우;(문 앞 또는 벽에 기대 서서쭉 지켜 본 듯)그만 퇴근하세요.

악덕 사장 소리 듣긴 싫으니까.

지원;........(그제서야 고개를 들어 보고)

선우;퇴근 하셔도 됩니다.

지원;전 일이 좀 남았어요.

선우;.............

 

지원피곤한 듯

 

지원;(눈이 피곤한 듯 손으로 누른다)

선우;피곤하면 들어가시라니까요.

지원;눈이 피곤할 땐 어딜 지압하면 좋아요?

선우;.........

지원;먼저 퇴근할게요.

 

지원가방을 메고 상자를 들어 선우 책상에 탕 올려놓는다선우상자를 열어본다지원의 사진과 선우가 쓴 편지.....

 

선우; !!

지원;이 사진을 파일 박스에 끼워놓은 건 무슨 뜻인가요.

선우;........(서랍을 열어본다빈 액자 꺼낸다).....

지원;처음부터 다 알고 있었죠?

선우;...........

지원;말해요 얼른.

선우;알고 있었어요처음 만날 때부터.

지원;내 앞에 왜 나타난 거예요기억 못하는 척 하면서 왜 나타난거야.

선우;..........설명하면 믿어줄래요?

지원;아뇨믿고 싶지 않아요무슨 변명을 하든 듣고 싶지 않아요.

선우;헤밍씨......

지원;........(눈물이 핑글)

선우;내가 눈을 뜨고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다 헤밍씨 때문이예요.

지원;(말 끊어)날 매일 구경하면서 재밌었어요그동안 당신 미친거야날 갖고 놀면서 무슨 생각을 했어?

선우;얘기할 타이밍을 찾고 있었어요.

지원;무슨 타이밍이 필요했는데난 널 기억한다... 이 얘기에 타이밍이

필요한가요.

선우;.........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난 널 기억한다 그 한마디 뿐이

아니었으니까.

지원;(억지변명처럼 느껴진다... 픽 웃는)됐어요아무것도 듣고 싶지 않 아. (나가는데)

선우;(따라가 팔을 잡으며)헤밍씨 내 얘길 좀 들어봐요.

지원;(선우의 팔을 건조하게 떼낸다)당신은 예전의 김선우가 아니야.

 

지원 싸늘하게 돌아서는데서!

  


.적도의 남자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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