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라이프 14
14 회 ㅣ 2005-04-19
2005년 4월 19일 (화) / 제 14 회
S#1 신혼집 정원(전회 연결/N)
흔들흔들 그네를 타고 있는 세진.
늦어지는 승완이 걱정되서 문가 쪽을 보다가 멈칫! 정지
된다.
그 시선에 멍한 표정으로 세진을 바라보고 서있는 승완.
세진 승완아...?
승완 (세진을 바라보는 채로 눈가 붉어진다)
세진 (놀라서 다가오며) 너 왜 그래...? 무슨 일...있어?
승완 (멍하니) 세진아...
세진 (와락 겁이 나서 다가오며)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승완 ... (눈물 뚝뚝 떨어진다)
세진 ... 승완아 왜, (그래, 하려는 순간)
승완 (울컥하는 심정으로 세진을 와락 품에 안는다)
세진 (영문을 모르는 채로 멍하다) 승완아....
승완 (울컥 눈물 터지며) 사랑해...
세진 !!! (띵! 해지고)
승완 사랑해...사랑해....!! (힘주어 안으며, 마침내 오열이 터
진다)
원더풀 라이프 14부
S#2 신혼집 정원(N)
그네에 나란히 앉아있는 승완과 세진.
세진 ... (약간, 설레는 감정 숨기고 슬쩍 승완 쪽을 보면)
승완 ... (표정 없는 얼굴로 멍....하니)
세진 ... (슬쩍) 너....혹시 술 마시구 왔니? (아니길 바라면
서)
승완 (불쑥) 미안해 세진아.
세진 ....뭐가?
승완 사랑한다는 말....너무 늦게 해서.
세진 (좀 쑥스럽고, 어색해져서 웃으며) 으응....난 또 뭐라
구....
승완 나는, 살아오면서, 한 번두 사랑한다는 말을 진심으루
해본 적이 없어.
세진 (보는)
승완 내가 진지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사랑한다는 감정
에 책임을 지기 싫어서,
언제든 싫증 나구, 부담스러워지면 쉽게 빠져나갈 수 있
도록....
도망갈 구멍을 만들어 놨던 거야.
세진 (보며) ....
승완 내가 그렇게....내 생각만 하구 있는 동안...(눈가 붉어
지며) 내가 사랑하는
두 사람을 지키지 못했어...(눈물 차오른 얼굴로 보며) 미
안해 세진아...
너 한테, 신비한테...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줘서...
세진 너....왜 그래 오늘. 정말, 무슨 일....있었어?
승완 .... (보며, 눈물만)
세진 (뭔가 직감적으로 불길해지고) 승완아,...?
승완 나...(결심한 듯 힘들고, 아프게)...너한테 할 말이 있어.
세진 ....? (보는데서)
S#3 승필의 진료실(N)
승필 ... (어두운 표정으로 책상 앞에 앉아있는)
현주 ... (가만히 들어서는) 안 들어오구 뭐해...걱정했잖아...
승필 ... (돌아보는)
현주 ... (남편의 표정 읽고) 신비....검사 결과가 안 좋아?
승필 ... (보며)
현주 (덜컥 불안해지며) ALL이...맞아?
(자막) ALL(acute lymphocytic leukemia) : 급성림프구
성백혈병.
승필 (끄덕이는)
현주 (두 눈 질끈 감았다가 뜨며) 서방님은...동서는....알구
있어?
승필 병동을 옮기면 금새 알게 될텐데...숨길 수가 없지이.
현주 ... (괴롭고)
승필 알아야지....힘들어두 알아야지...(에서)
S#4 신혼집 정원(N)
띵한 표정으로 승완을 보고 있는 세진.
세진 너...(떨리는 심정 누르고, 애써 웃으며) 방금 뭐라구 그
랬어?
승완 세진아.
세진 거짓말이지? 거짓말이지 너?
승완 (미어지는 심정으로) 세진아.
세진 너, 미쳤어. 미친 게 분명해. 아까, 너답지 않은 얘길 꺼
낸 거부터가
이상했어. (눈물 확 고이지만, 절대 울지 않는다) 신비가
왜 죽어.
(터지며) 우리 신비가 왜! 뭐 때문에 죽어!!!
승완 (역시 터지며) 누가 죽어! 죽는다는 말이 아니라,
세진 (O.L)(불끈 일어나며) 너랑, 말 안 해. 아주버님 만나
서 물어볼꺼야.
내가 직접 들을꺼야! (확 뛰쳐나가고)
승완 세진아! (뒤쫒아 나가는)
S#5 도로(N)
터지려는 눈물 참으려 이를 앙 물고 뛰어오는 세진이고
(*아직은 절대
울지 말 것), 뒤따라 뛰어오는 승완.
승완 (붙잡으며) 세진아.
세진 (냉정하게 뿌리치며) 놔! 너랑 얘기 안한다니까!
너 지금 제정신 아니야. 완전히 돌았어.
승완 (미치겠는 심정으로) 세진아! 이러지 마. 이러지 마 세
진아.
세진 (뿌리치며) 놔! 놓으란 말이야 이 자식아!
승완을 거칠게 뿌리치고는 무작정 차로로 뛰어드는 세
진!
달려오던 자동차 끼이익---!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멈춰
서는 자동차!
그 자리에 털썩! 쓰러져버리는 세진!
세진아! 부르며 달려가는 승완!!
운전자 세진과 승완을 향해 욕을 해대며 쌔앵--차를 몰
아가고.
승완 세진아. 괜찮아?
세진 ... (멍한...눈에 천천히 눈물 차오르고)
찢어지는 심정으로 세진을 안아버리는 승완.
순간 꺼억꺼억 참았던 오열을 터트려내는 세진이고.
그런 세진을 안은 채로 가슴 미어지는 승완에서.
S#6 한범수의 거실(N)
띵한 표정으로 승필을 보고 있는 한범수와 윤태희이고.
윤태희 (충격으로 떨어지지 않는 입을 달싹거리다가) 아...아
이구, 신비야....
현주 (걱정되는) 어머니.
윤태희 아이구 내 새끼! (눈물 확 고이며) 어이구 내 강아지!
현주 (부축하듯 붙잡으며) 어머니!
윤태희 (울음 터지며) 불쌍해서 어떡해. 그 어린 거 불쌍해서
어떡해에에---
한범수 (잠자코 있다가, 화내듯 버럭) 아, 왜 이래! 누구 죽었
어!!
윤태희 (울음 그치지 못한 채로) 신비야. 신비야. 어이구 내 새
끼이이....
승필 ... (괴롭고)
한범수 날 밝으면 사둔 댁에두 알려드려라....놀라시지 않게
잘 말씀드려.
승필 네....
한범수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서 나가는)
승필 (그 맘 알겠는) ....
S#7 놀이터(N)
담담한 표정으로 천천히...걸어오고 있는 한범수.
문득 텅 빈 그네를 바라보는 모습 위로....
한범수 (E) 별이 반짝반짝 빛나는 밤에....
S#8 놀이터 (8부 57씬의)
신비를 품에 안고 그네에 앉아있던 한범수.
한범수 저 멀리서 허연 광채가 쏟아지더니, (손동작까지 하
며) 커다란 날개를
펄럭펄럭거리면서 예쁜 황새 한 마리가 날아왔어.
신비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진지하게 듣고 있다)
한범수 그 황새가 물고 온 바구니 안에, 바로 신비 니가 들어
있었던 거야!
그러니까, 한마디로 너는 황새가 물어다 줬다는 얘기지.
신비 으응....(귀엽게 고개 끄덕이는데서)
S#9 놀이터(N)
담담했던 얼굴 일그러지며 천천히 눈물 차오르기 시작하
는 한범수.
빈 그네 줄을 잡고, 가족들 앞에서 눌러왔던 울음 끅끅
토해내는
한범수....
S#10 신비의 방(N)
잠들어 있는 신비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세진.
천천히 떨리는 손을 들어 신비의 머리카락을 쓸어올려주
는 세진.
세진 ...(눈물 차오르며) 신비야....신비야....
승완 ...(문가에 서서 보고 있다가) 세진아.
세진 (신비의 볼에 볼 갖다 대며) 사랑해 신비야...너무 많이
사랑해....
(눈물 주루룩 흐르고)
승완 (다가와 세진의 어깨를 감싸안아주는)
세 사람의 모습에서 F.O
S#11 신혼집 외경(D)
S#12 신혼집 욕실(D)
마음을 다잡듯 얼굴을 푸푸 씻어 거울을 보는 세진.
얼굴의 물기를 닦으며 결의에 찬 눈으로 거울을 응시하
며 머리도
단정하게 쓸어내리는.
세진 ... (스스로 약해지려는 마음을 다 잡듯) 정세진! 아자아
자!
S#13 신혼방 (D)
눈을 뜨는 승완.
얼른 옆을 돌아보면 잠들어 있는 신비이고,
세진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승완 ....! (순간 불안한 예감에 얼른 일어나는데)
세진 (E)(밝게) 식사들 하세요!
승완 ....! (문 쪽을 돌아보고)
S#14 신혼집 주방(D)
밝고 경쾌한 음악이 들리고.(세진이 틀어 놓은 것)
신비 손을 잡고 들어오는 승완.
세진, 커다란 오무라이스 접시 두개 들고 와 식탁에 놓으
며
세진 오늘 아침은 신비가 좋아하는 오무라이스입니다!
신비 와! (신나서 다가와 의자에 앉고)
승완 (세진의 기색을 살피며 의자에 앉고) ...
세진 (어제의 일은 전혀 없었다는 듯, 환하고 밝게) 오무라이
스의 제목은
원더풀 라이프! 즉 훌륭한 생활이지!
승완 ... (조금 웃고는, 먹으려고 수저를 드는데)
세진 잠깐 잠깐! (케찹통을 들어 승완의 오무라이스 위에 힘
力 자를 써주고는
승완을 본다)
승완 ...(글자를 보고 울컥해서 세진을 본다)
세진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남자는 힘! 알지?
승완 ...(짠하게 보며 웃고)
세진 ...(웃어 보인다)
신비 엄마, 나두나두!
세진 어, 우리 신비두? 좋았어! (신비의 오무라이스 위에 하
트와 사랑의 화살표를
그려준다)
신비 와! (신나고) 엄마 오늘 기분 좋아?
세진 그으럼, 기분 너무 좋아!
신비 왜?
세진 (귓속말 하듯이) 어젯밤에 아빠가 엄마한테 사랑한다
고 했거든.
승완 ! (당황해서) 야, 넌 애한테 뭐 그런 얘기를 하냐?
세진 어머, 신비야, 아빠 얼굴 빨개졌다!
신비 (깔깔깔 웃고)
세진 (신비와 함께 깔깔 웃고)
승완 (웃다가, 밝게 웃고 있는 세진을 짠하게 바라보며)...
S#15 신혼집 앞(D)
세워놓은 승필의 차로 씩씩하게 걸어가는 세 사람.
세진과 승완은 암묵적으로 약속한 사람들처럼,
밝고 씩씩하게.
신비 (승필의 차 보며) 아빠, 우리는 왜 차 없어?
(*품안에 병아리가 든 병아리 집을 안고 있는, 다음 씬
까지)
승완 신비야, 큰아빠 차가 우리 차구, 우리 차가 우리 찬 거
야!
세진 우리 차가 어딨냐?
승완 조금만 기다려, 아빠 파일럿 되면 신비 자가용 비행기
태워줄게.
신비 아빠, 그럼 신비 유치원 갈 때두 비행기로 데려다줘!
승완 유치원? (조금 난감) 물론이지!
신비 (천진하게 보고)
세진 (웃으며) 신비, 활주로가 있는 유치원으로 보내야겠다,
그치?
승완 으이그...(웃으며 세진의 머리에 귀엽게 꿀밤 한대)
세진 아야! (웃으며 돌아보는 데서)
S#16 병원 복도(D)
잡은 손을 힘차게 앞으로 왔다갔다하며 걸어오고 있는
세진,승완,신비.
신비 또 병원에 있어야 돼? 이번에는 몇 밤 자면 돼?
승완 어어....그게, (난감한데)
세진 엄마는 병원이 너무 재밌는데, 신비는 재미없어?
신비 어. 한 개두 재미없어.
세진 왜, 때 되면 밥두 주지, 청소 안 해두 되지, 텔레비전두
맘대루 봐두
되지, 또 아빠보다 멋진 의사 선생님두 대따 많잖아.
승완 (째려보고는) 맞아. 엄마보다 이쁜 간호사 언니들두 많
잖아.
세진 (째려보는데)
신비 (발견하고) 어! 큰아빠!
승필 (다가와 서며) 어이구, 우리 신비 왔구나!
엄마랑 아빠랑 재밌게 놀았어?
신비 네!
승필 좋았겠네? (신비 예뻐해 주고는, 조심스럽게 세진 쪽
을 본다)
세진 (웃으며) 안녕하세요, 아주버님?
승필 네. (씩씩해서 다행이다 싶고...승완에게) 병동 옮기구
제수씨랑 진료실루
좀 와라. 앞으루 진행될 치료과정...설명해줄게.
승완 (끄덕이며) ...
S#17 입원실(D)
신비의 손을 잡고 들어서는 세진, 승완인데.
윤태희와 현주, 먼저 와서 짐정리를 해주고 있다가 돌아
보는
승완 오셨어요.
세진 (꾸벅 인사하며) 오셨어요? (하고는 신비에게 밝게) 와
아, 할머니랑 큰엄마
와 계시구, 신비 좋겠네?
윤태희 ... (세진을 보며 안쓰럽고, 눈물 나올꺼 같고)
세진 ... (괜찮다는 듯이 웃어 보이고)
승완 ... (보다가) 진료는 어떡하구 오셨어요 형수님.
현주 오늘 오프예요. 병실은 어머님하구 제가 옮길테니까 서
방님은
동서랑 얼른 강산이 아빠한테 가보세요.
승완 ...부탁 드릴께요 그럼.
세진 신비야. 엄마, 큰아빠 만나구 올테니까 할머니랑 있어?
윤태희 (신비를 안쓰러운 눈으로 보며) 이리 와 신비야. 할미
한테 와 봐.
신비 (안 가고, 할머니를 경계하며 엄마 앞을 가로막아서며)
우리 엄마 혼내지 마세요!
윤태희 ...(보다가 차마 못 참고, 터지려는 울음 손으로 막으
며 나가고)
현주 (따라 나가 보라고 눈짓)
세진 (승완에게) 먼저 가 있어. 금방 따라 갈게. (따라 나가
고)
승완 ...
S#18 병원 일각(D)
복도 벤치 정도에 앉아 우는 윤태희.
세진 (옆으로 와서 앉으며 밝게) 걱정하지 마세요.
신비 꼭 나을꺼예요.
윤태희 (눈물을 닦고는 본다) 그래, 아암, 나아야지, 그래야
지...
세진 (짐짓 웃으며) 근데 왜 자꾸 우세요.
윤태희 울긴 누가 울어. (하고는 핸드백에서 돈봉투 꺼내준
다) 받아 둬라.
세진 (받으며) 이게...뭔데요?
윤태희 승완이 몰래 두구 너 혼자 써. 보약도 지어 먹고, 옷도
한 벌 사 입고,
그 동안 너 먹고 싶었던 거 다 사먹어.
세진 (슬쩍 봉투 안을 열어보고는, 밝고 씩씩하게) 우와, 뭘
이렇게 많이 주세요?
윤태희 엄마가 쓰러지면 안 된다. 아끼지 말구 쓰구싶은 대루
써.
세진 (밝고 씩씩하게) 감사합니다! 잘 쓰겠습니다!
윤태희 ... (짠하게 보다가, 일어나는)
세진 (따라 일어나며 밝게) 가시게요?
윤태희 가지 뭐해 그럼...(하다가 돌아보며)...마음 단단히 먹
어야 한다.
세진 (웃으며 끄덕이며) 네...
윤태희 미안....하다. (돌아서고)
세진 ... (보며)
S#19 소아암병동(D)
환자복 차림의 신비, 현주가 밀어주는 휠체어를 타고 새
로운 병실로
이동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 신비를 바라보는 환아들의 표정.
전부 머리에 두건을 쓰고 있거나, 빡빡 머리인 채로 신비
를 바라보는 눈빛들.
신비 ... (어쩐지 겁먹은 표정이 되고)
현주 ... (그런 신비가 안쓰럽고)
S#20 승필의 진료실(D)
승필에게서 앞으로의 치료계획에 대해서 듣는 세진과 승
완.
승완 항암...치료? 오늘 바루?
승필 응. 이 병은 초기 치료가 중요하거든요.
세진 (조심스럽게) 항암치료만 하면....나을 수 있는 건가요?
승필 물론 염색체 검사 결과까지 나와 봐야 알겠지만,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소아 백혈병 중에서는 완치율이 높은 편에 속해요.
세진 완치율이 어느 정도 되는데요...?
승필 소아 환자의 칠,팔십 프로는 3년 정도 항암치료를 하면
완치된다고 봅니다.
세진 ... (조금은 안심하고)
승필 일단 4주 정도는 항암제를 투여하면서 암세포를 죽이
는 치료를 할 거예요.
(세진에게) 항암치료 들어가게 되면 신비가 좀 힘들어 할
지두 몰라요.
일단 구토, 메슥거림이 나타나면서 먹는 게 힘들어질 거
구요.
세진 ....
승필 일,이주 정도 지나면 머리카락도 빠지기 시작할 거
구...
승완 (더 듣고 싶지 않은) 알았어. 됐어....그만 해...
승필 .... (보다가) 이럴 때일수록 두 사람이 마음을 단단히
먹고, 용기를 내야돼요.
(승완에게) 그래야, 신비두 힘을 내지.
승완,세진 ....
S#21 입원실(D)
들어서는 승완과 세진.
현주와 쎄쎄쎄 놀이를 하며 꺄르르르 웃고 있는 신비.
신비 (웃다가 발견하고) 엄마! 아빠!
현주 ? (돌아보고는 일어서며) 오셨어요? (세진에게) 왔어?
세진 신비, 큰 엄마 말 잘 듣구 있었어?
신비 응. 근데 엄마 여기 있는 애들은 전부 이상해.
세진 어머, 이상해? 어떻게 이상한데?
신비 머리가 전부 대머리야.
세진 ...!
승완 ...!
현주 ...
간호사 (들어오며) 신비, 검사 받으러 가야 되거든요?
현주 네. 준비할께요.
세진 ...
승완 ...
S#22 검사실 앞(D)
휠체어에 신비를 태우고 데리고 나오는 승완과 세진.
검사를 끝낸 신비, 좀 전에 활기를 잃은 채 기운 없이 앉
아있고.
승완, 세진 담담하게 휠체어 밀고 나오는.
세진 (E) 한 입만 먹어 봐, 신비야.
S#23 입원실(N)
세진, 신비에게 밥을 먹이고 있고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승완과 현주.
신비 ... (싫다고 힘없이 고개를 젖는)
세진 (아프게 보다가) 신비야, 한 입만 더 먹자!
승완 (신비 앞으로 다가오며) 그래, 신비야....
신비 (싫다고 고개 젖고)...
현주 입맛 없을 거야, 너무 억지로 먹이려 하지 말고
조금씩 천천히 나누어 먹여.
세진 (수저 내려놓고 신비 보며) 신비, 그럼,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말만 해, 엄마가 다 사다줄게...
신비 (힘 없이) 곰돌이 보고 싶어.
승완 곰돌이?
신비 으응. 병아리도 보고 싶어.
세진 병아리?
신비 으응.
승완 (급해진다) 그럼, 아빠가 집에 가서 곰돌이 얼른 데리
고 올게.
세진 (급해진다) 엄마두 빨리 내려가서 병아리 데리고 올게.
신비 (끄덕이면)
승, 세 (얼른 뛰어 나가는 데서)
S#24 입원실 복도(D)
신비에게 곰 인형과 병아리를 빨리 갖다주기 위해 필사
적으로
복도를 달리고 있는 승완과 세진.
승완 ... (달리며 울컥하고)
세진 ... (달리며 울컥하는)
승완 야, 너 또 울려 그러지 지금.
세진 나 참, 기가 막혀서. 울긴 누가 운다구 그래!
승완 안 울기루 했다? 울면 죽는다?
세진 하이고, 이제 겨우 시작인데, 이 까짓 일루 울까봐? 너
나 울지 마.
승완 하이구, 울기는 무슨!
안 울려고, 웃기지도 않는 농담을 하며 달리는 두 사람.
S#25 병원 뒤 뜰(D)
세진과 승완과 신비가 함께 만든 작은 병아리집이 놓여
있는 뒤 뜰.
후다닥 뛰어오는 세진.
세진 꼬꼬야. 삐약아....!!
하며, 병아리 집을 뒤지던 세진.
순간 어쩐 일인지 멈칫하며 표정이 굳고!
S#26 신비의 방(D)
후다닥 뛰어 들어오는 승완.
옷장 여기저기를 뒤져 곰돌이 인형을 찾던 승완,
옷장 속에 있던 두 장의 종이비행기를 발견하고는 멈칫
하고!
S#27 병원 뒤뜰(D)
세진 ... (병아리 집에 넣었던 손을 빼내면, 노란 털뭉치로 싸
늘하게
죽어있는 병아리이고) (*정말로 죽이진 마세요!)
신비 (E) 근데 엄마. 이 병아리는 엄마랑 아빠가 사랑해서 태
어난 게
아니래.
세진 ...(서서히 눈가 붉어지고)
신비 (E) 그래서, 맨날 맨날 예뻐해줘야 오래오래 산대.
안 그러면 금방 죽는대.
신비 ...(왈칵 눈물이 고이고)
S#28 신비의 방(D)
승완 ...(첫 번째 종이 비행기를 펼쳐보면)
신비 (E) (인써트) ‘Family= 엄마+아빠+신비 =사랑해요’
삐뚤빼뚤한 신비의 글씨.
승완 ... (천천히 눈가 붉어지고)
S#29 회상(9부 22씬)
-한범수의 집 창문 앞에서 신비를 부르던 승완과 세진.
창문이 열리며 귀여운 신비의 얼굴이 나타나고!
신비, 승완과 세진을 향해 아이러뷰~! 사랑해~! 작게 소
리치며 난리가 났고.
신비 앞에서 마치 길거리 공연이라도 하듯 뿡뿡이 체
조, 박수홍 춤을 추기도
하는 승완과 세진.
-승완과 세진을 향해 종이비행기를 날리던 신비.
신비가 날린 종이비행기를 낚아채던 두 사람.
S#30 신비의 방(N)
승완 ... (울컥하는 심정 누르고, 두 번째 종이비행기를 열어
보는)
세진 (E)(인써트) 니가 꼭 기억해줬으면 하는 이름이 있어.
한.신.비.
승완 ... (눈물 차오르고)
S#31 병원 뒤 뜰(D)
병아리 집 앞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세진.
세진 ...(소리 없이 눈물만 뚝뚝 흘리고 있는)
언제 왔는지, 저만치 떨어진 곳에서 그런 딸을 애처롭게
바라보며
서 있는 표재경.
표재경 세진아....
세진 (돌아보는) 엄마....
표재경 ...
세진 엄마, 나 어떡하지...? 신비가 나 두구 가면 어떡해
에....?
표재경 ...(미어지는 심정으로 바라보고)
S#32 신혼집 앞(D)
신혼집 현관문 앞에 와서 서는 도현.
도현 ... (보다가, 결심한 듯 초인종을 누르려는데)
문 열리며 안에서 곰 인형을 들고 나오는 승완.
도현 ... (보는) 괜찮냐?
승완 ... (알지만) 뭐가.
도현 오늘 낮에 일진씨 한테 들었어.
신비가.... 많이 아프다며.
승완 ...
도현 잠깐....시간 좀 있냐?
S#33 거리(D)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도현과 승완.
도현 (불쑥) 언젠가 내가, 여자들 울리지 말라고 했던 말 기
억 나냐?
승완 (도현 흉내) 나는 내가 울지언정 여잘 울리진 않아.
엄청 재수 없었지. 무슨 쌍 팔 년도 영화 찍는 줄 알았다
니까.
도현 (웃고는) 우리 엄마가 아버지 때문에 무진장 울었거든.
승완 ...! (보는)
도현 울다가, 매달리다가, 포기했다가, 다시 매달렸다가...그
렇게
지쳐가더니, 결국은 자식두 팽겨치구 다른 사람한테 가
드라.
승완 ...! (몰랐던 사실이다)
도현 (웃으며) 웬지 세진씨가, 너 때문에 울구, 맘 아파하
구....그러는 거 못
보겠드라구. 신비는 나처럼 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두
들었구....
승완 주제 넘었어.
도현 맞아. 주제 넘었어.
승완 이런 얘기 꺼내는 이유가 뭔데 지금.
도현 그게 전부였다는 얘기 하구 싶었어. (마음 아프지만, 애
써 웃으며)
그 이상두 그 이하두 아니었어.
승완 울리지 않는다 앞으루.
도현 (보면)
승완 내가 울지언정...울리지 않아.
도현 ...(보다가, 피식 웃는)
승완 왜 웃어.
도현 (승완이 안고 있는 곰인형 턱짓하며) 누가 보면 우리,
이상한 관곈줄
알겠다 야.
승완 (인형 보고는 웃어버리는 데서)
신비 (E) 병아리는 왜 안 가지구 왔어?
S#34 입원실(D)
세진 (난감해서 보며) 어 그게 신비야, 병아리가....
표재경 (가져온 찬거리와 보약등을 냉장고에 챙겨 넣고 있다
가 보며) ...
일진 (물병이 담긴 쟁반 들고 들어오다가 보며) ....
세진 병아리가....(차마, 죽었다는 말이 안 나오고)
신비 (천진한 눈으로 말똥말똥 엄마를 보는)
일진 (적당한 곳에 쟁반 내려놓고 나서며) 어,그게 신비야.
삐약이가 엄마랑 병원에 들어오다가 의사샘한테 딱 걸렸
거든.
신비 왜에.
일진 병아리는 원래 병원에 들어오면 안 되게 되있는 거야.
털이 날리면 우리 신비 목구멍에 걸려서 또 기침하잖아.
신비 (울먹울먹하며) 그럼, 이제 병아리 안 와?
일진 어? (당황) 아,아니...안 오긴 왜 안 와. (얼른 눈동자 굴
려가며
그럴듯한 거짓말을 생각해내다가) 어, 병아리가 머리를
길게
길러서 댕기루 땋고 병원에 다시 온댔어. 그럼 털이 안날
리잖어.
세진 ... (어이없어, 푹 웃고)
신비 그럼, 신비가 만나러 가면 되잖아.
일진 어, 근데. 병아리가 지금 머리 길르러 여행을 갔거든?
머리 길면 돌아온댔어.
신비 정말?
일진 그러엄.
세진 (일진을 보며, 입모양으로만 고마워....)
일진 (웃고)
표재경 (웃으며) ....
S#35 병원 휴게실(N)
표재경이 싸온 곰국을 맛있고 씩씩하게 푹푹 퍼먹고 있
는 세진
그 모습을 바라보는 표재경
표재경 (안쓰럽게 보다가 웃으며 밝게) 밥 먹는 거 보니까 이
제야 내 딸 같다!
세진 (피식 웃고) ...
표재경 그래, 그렇게 먹구 기운 내.
힘들다구 축 쳐져있으면 세상 일, 풀리는 거 하나 없어.
세진 엄마두 나 키울 때 이렇게 힘들었어?
표재경 그럼, 힘들었지! 애 키우는 거, 그게 쉬운 거면 엄마가
왜 필요해
세진 (웃고) 그른가?
표재경 하느님이 너무 바쁘셔서, 당신을 대신해서 아기 잘 돌
보라고 보낸
사람이 바로 엄마랜다.
세진 (보고) ...
표재경 그러니까 신비한테 하느님은 바로 너야.
니 표정 하나에 불안했다가, 니 몸짓 하나에 행복했다가
그러는 거야. 알지?
세진 (끄덕이며) 응....
표재경 남은 국물까지 다 마셔. 하나두 남기지 말구.
세진 엄마. 우리 신비....정말 괜찮겠지 엄마?
표재경 (씩씩하게) 그럼! 부모 자식 간의 인연은 천륜이랬다!
그렇게 쉽게 끊어지는 거 아니야!
세진 정말...정말 그렇겠지?
표재경 그럼... 니가 신비를 어떻게 낳았는데...신비가 니 손
을 그렇게
쉽게 놓칠 꺼 같아? 신비를 믿어! 절대 나쁜 일 생기지 않
을꺼야!
세진 (끄덕인다)
S#36 까페 (N)
테이블 위에 노란 병아리 한 마리 올려놓고 앉아 있는 일
진.
병아리 앞에 좁쌀을 뿌려주는데,
창명 (한쪽 팔에 노트북 끼고 나타나며) 어머, 일진씨.
쌀 뿌리구 앉아있으니까 꼭 점쟁이 같다. 하하하.
일진 (째린다)
창명 (모르는 채, 앉으며) 새로운 아르바이트 시작했어요?
십자매 점은 들어봤는데,
병아리 점은 첨 봐요. 일진씨, 조만간 작두도 타는 거야
그럼?
일진 아니, 무슨 남자가 저렇게 말이 많을까? 갖구 오라는
건 갖구 왔어요?
창명 ...네. (하며 가져온 노트북과 디카를 꺼낸다) 근데, 이
걸루 뭐하려구요?
일진 (병아리 내밀며) 얘 좀 배용준으로 만들어봐요.
창명 (황당해서) 예에? 나한테 너무 가혹한 부탁 아니야?
(에서)
(점프)
창명, 일진, 테이블 위에 병아리 올려놓고 디카로 사진
을 찍고 있다.
일진 (박수치며 몰아주며) 자자! 삐약아! 웃어봐. 미소 한번
날려봐!
창명 조류한테 너무 무리한 부탁 아냐?
찰칵,찰칵! 찍히는 병아리 사진, 컷컷컷
(점프)
창명과 일진, 노트북 열고 나란히 앉아 병아리 사진에
뒷 배경을 합성하고 있다.
일진 자유의 여신상 어때? 아니아니 피사의 사탑? 에펠탑,
창명 (열심히 만들다가 일진을 보며) 아휴, 정신 사나워 진
짜!
일진 (입 꼭 다물고)
(점프)
창명, 일진, 병아리 사진 머리 부분에 포샵처리 중이다.
일진 배용준, 배용준 바람머리...
창명 (포샵질하며) 이렇게?
일진 아니 이건 아줌마지...
창명 (다른 머리로 바꿔보며) 근데, 머리가 갑자기 너무 많
이 기는 거 아니야?
애한테 너무 많이 사기 친다.
일진 사기라니. 꿈과 모험과 희망을 심어주는 프로젝트지!
(에서)
S#37 입원실(N)
신비, 승완, 세진 노트북을 열어 신비 홈페이지를 보고
있다.
세계 각국의 유명장소를 배경으로 병아리가 머리를 기
른 것처럼
포샵 처리된 사진들이 모니터에 뜬다. 점점 머리가 기른
모양의
말도 안 되는 병아리 사진들.
신비 어, 엄마. 정말이네?
세진 그럼, 언제 이모가 거짓말 하는 거 봤어?
승완 ... (보고 있다가 세진 한쪽 구석으로 끌고 오며) 야, 애
한테 저렇게 잘못된
지식을 마구 심어줘두 되는 거냐?
세진 뭐가아.
승완 (작게) 무슨 병아리가 하루 만에 전 세계를 다 돌고, 하
루 만에 머리를
기르냐?
세진 신비가 좋아하잖아. 신비가.
승완 (신비를 보면)
신비 (너무너무나 좋아하며 컴퓨터 화면을 보고 있고)
승완 (보며 미소 생기고)
세진 (미소로 바라보며 짠해지는)
어느 순간 신비에게로 가는 두 사람.
컴퓨터 속의 병아리 사진을 보며, 웃는 세 사람의 모습에
서...F.O
S#38 한범수 회사 전경(D)
S#39 한범수 사무실(D)
직원1에게 보고받고 있는 한범수.
한범수 ... (약간 모로 앉은 채로, 표정 변화 없고)
직원1 그동안 저희 엘펜 종합건설의 사회사업은 독거노인에
대한 후원에 집중
되었으나, 노후 설계만큼이나 새싹들의 미래를 설계하
는 것 또한 저희
기업이념에 맞다고 판단됩니다.
한범수 ...그래서 후원하기로 한 내용은?
직원1 열악한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집안의 전면적 리모델링
과 생활비 지원,
그리고 학자금 지원입니다. (서류 한 장 내밀며) 이번에
후원하기로 한
유세영 어린이입니다.
한범수 ... (서류 보는)
직원1 유세영양의 경우, 백혈병에 걸린 동생과 할머니를 모시
고 힘들게 살아가는
열 세 살의 소녀가장입니다. 경제적 상황 때문에 현재 동
생은
치료도 제대로 못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범수 ... (서류를 보며 웬지 남의 일 같지가 않아 눈가 붉어
지고)
직원1 ...? (이상해서 살피며) 사장...님....?
한범수 .... (얼른 표정 수습하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일단 동
생부터 입원시키구,
병원비 지원해 줘....
직원1 알겠...습니다. (목례하고 나가고)
한범수 ... (신비 생각에 마음 아프고)
S#40 승필의 진료실(D)
난감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승필이고,
승필 염색체 검사 결과가 나왔는데....
승완 (불길한 표정으로 보며) 그런...데?
승필 신비한테서...(어렵게)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반응이
나왔어.
승완 (긴장된) 피....필라델피아 뭐? 그...그게 뭔데?
승필 이를테면 염색체 이상을 말하는 건데, 이 경우, 예후가
나빠서 치료 중에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승완 (점점 굳어져서) ...그래서?
승필 현실적으로 항암치료만으로는...(잠시 사이) 완치가 힘
들어.
승완 ...! (멍해지는 위로)
승필 (E) 현재로서는 골수이식 밖에는 방법이 없어.
승완 (멍한 채로, 급해진다) 그럼, 골수 검사 받으면 되잖아.
골수가 맞는 사람만 있으면 살 수 있는 거잖아.
승필 우선, 가족들부터 검사를 받아보도록 하자.
만일의 경울 생각해서, 조혈모세포 은행에도 검색을 요
청해 놨구,
운 좋게도 골수 공여자가 나타나기도 하니까...희망을 버
리지 말자구.
승완 ....! (멍한 채로)
S#41 입원실(D)
세진과 신비 함께 퍼즐 맞추기 하고 있는데, 노크소리.
세진 네.
채영 (케잌상자 하나 들고 들어오는)
신비 (반갑게) 언니!
세진 (별로 달갑지 않은) 왔니...?
채영 (짐짓 밝은) 잘 지냈어? 회사 그만 두구 얼마만이지 우
리?
세진 (퉁명) 글쎄...날짜 같은 건 세보지 않아서...
채영 (평상심으로, 별 의미 없이) 승완이는, 없나 부다? 학
교 갔니?
세진 (보는)
채영 너무 민감하게 보지 마. 오늘은 신비 보러 왔으니까.
(신비 보며 친근하게) 신비, 잘 지냈어?
신비 (웃으며) 네.
채영 삐약이는? 집에 있어?
신비 (밝게) 아니요. 여행 갔어요!
세진 ... (보다가, 빈 물병 들고 나가는)
채영 ...? 어디 가?
세진 물 좀 떠오려구. (나가고)
채영 ... (자리 피하려는 걸 알겠다)
S#42 입원실 앞(D)
검사결과를 들은 충격으로 멍....하니 걸어오고 있는 승
완.
문득 한 손에 물병 들고 병실 벽에 기대 선 채로 기다리
며 서 있는
세진을 본다.
승완 세진아.
세진 (돌아본다)
승완 (다가오며) 여기서 뭐해. 안 들어가구.
세진 안에... 채영이 와있어.
승완 ! (입원실 쪽을 보면)
신비와 채영의 웃음소리 새어나오는.
승완 근데 왜 못 들어가구 서있어.
세진 그냥...얼굴 마주치기 싫어서. 신비랑 같이 있는 것도
보기 싫고....
그렇다구 신비 보는 앞에서 나가달라구 할 수도 없고....
(보며 웃는)
나 디게 유치하지?
승완 ...
세진 (웃으며) 들어가 봐. 인사는 해야지.
승완 ... (세진 옆에 벽 기대고 서는) 같이 있자.
세진 ... (보며 미소 생기는)
S#43 입원실(D)
신비 노트북 펼쳐놓고 채영에게 병아리 사진 보여주며
자랑하고 있다.
채영 (웃으며) 이 사진 정말 재밌다.
신비 (깔깔깔 웃는)
채영 (신비의 웃음에 짠해지며) 신비....이제 안 아파?
신비 애기들은 원래 자주 아픈 거래요.
채영 의사 선생님이 그래?
신비 (끄덕이는) 언니도 애기 때 아팠어요?
채영 ...응.
신비 어디가요?
채영 (심장 쪽 가리키며) 여기가.
신비 ? (보는)
채영 언니는....어릴 때, 신비처럼 사랑을 많이 받구 자라지
못했거든.
그래서 누굴 제대루 사랑할 줄도 모르구, 사랑을 받는 법
도 잘 몰랐어...
신비 ?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듣고)
채영 그래서...누가 날 싫어하거나, 미워하면 굉장히 화가 났
어.
갖구싶은 건 어떻게든지 다 내껄루 만들어야 화가 풀렸
어....
신비 ?
채영 (문득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가 싶다. 얼른 표정
밝게 바꾸며)
언니두, 신비처럼 사랑 많이 받구 자랐으면 여기(심장)
가 안 아펐을까?
신비 언니.
채영 응?
신비 이제부터 신비가 사랑해줄께요.
채영 ....!!!
신비 그럼, 여기(자신의 심장 가리키며), 안 아프지?
채영 ...! (찡해져서 끄덕이며) 어....안 아퍼...
신비 (천진하게 웃고)
채영 (코 끝 시큰해서 보며) ....
S#44 입원실 앞(D)
가슴이 찡해져서 천천히 문을 닫고 나오는 채영.
나란히 서있던 승완과 세진이 채영 쪽을 돌아본다.
채영 ... (승완을 보는)
승완 ... (담담히 마주 보는)
채영 (시선 치우고는, 표정 원래대로 바꾸며 기가 막히다는
듯이) 여기서
뭐하니 둘이? 설마 내가, 신비 훔쳐가기라두 할까봐, 지
키구 서 있는 거야?
승완 ...(보고)
세진 ...(보는데)
채영 정말 사람 자존심 상하게 하는 방법두 여러 가지다! (돌
아서는데)
승완 (O.L) 와줘서, 고맙다.
채영 (잠깐 걸음 멈췄다가) ...(다시 걸어가며 흔들리는 표
정)
(*아직은 승완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남아있고....)
S#45 병원 주차장(D)
천천히...세워놓은 차 쪽으로 걸어가는 채영.
신비 (E) 언니. 이제부터 신비가 사랑해줄께요.
그럼, 여기(자신의 심장 가리키며), 안 아프지?
채영 ... (처음 느껴보는 감동인데)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도현의 차!
주차시킨 차에서 내려 병원 쪽으로 향하려다가 채영을
발견하고
멈칫 서는 도현.
채영 (재밌다는 듯이 웃으며) 병문안, (사이) 왔네?
안 올 줄 알았는데. 아니, 못 올줄 알았는데.
도현 (무시하고 가려는데)
채영 니가 나보다 더 나빠.
도현 (보는)
채영 성인군자인 척, 도덕적인 척, 온갖 폼 잡으면서,
세진이 주변을 맴돌았잖아. (보며) 나 몰아세우는 걸루
면죄부 받으면서,
너는 결백한 것처럼 위선을 떨었잖아.
도현 (좋게) 이채영.
채영 좋아한다는 감정 숨기구 만나면, 용서 받니?
좋아한다는 감정 숨기구, 미련을 가지는 건 괜찮은 거
야?
민도현. 때로는 위악보다, 위선이 더 나쁜 거야. (차에 올
라타고)
도현 ... (채영의 말이 마음 한 켠에 걸리는)
S#46 항암 치료실(D)
간호사 기다리고 있고, 주사 안 맞겠다고 울면서 떼쓰는
신비!
신비 (서럽게 울며) 주사 안 맞아! 이제, 주사 안 맞을꺼야!
세진 (달래며) 신비야아아...
신비 주사 싫어! 병원 냄새 싫어! 집에 갈래! 나 집에 갈래
에!!!
세진 (엄하게 야단치는) 신비 너, 정말 엄마한테 혼나보고 싶
어어!
신비 (울음소리 더 커지며) 엄마 미워!
세진 (무섭게) 한신비!!!
신비 (승완에게 달려가 안기며) 아빠. 나 주사 안 맞아. 안 맞
을래!
승완 그만 해라. 그러다 애 잡겠다!
세진 (속상해서) 니가 자꾸만 신비 편을 드니까, 애가 더 그
러잖아!!!
신비 (울음소리 더 커지고)
승완 (안쓰러워서 안 되겠다. 간호사에게) 죄송합니다. 잠깐
진정 좀 시켜서
데려올 테니까 나중에 하면 안 될까요?
간호사 (한숨 한번 쉬고는) 그러세요 그럼. (나가고)
승완 신비야. 나가자. 아빠랑 나가자. (신비가 좋아하는 곰인
형 신비에게
안겨주며 데리고 나가고)
세진 (침대 위에 털썩 주저앉으며 속상하고, 신비에게 화를
낸 자신에게 화나고)
S#47 병원 일각(D)
신비의 입원실을 찾아 걸어오고 있는 도현(한손에 선물
이 든 쇼핑백 들고)
문득 저만치 함께 걸어오고 있는 승완과 신비를 발견하
고 멈춰 선다.
승완 신비 저번에는 주사도 잘 맞고, 약도 잘 먹고 그랬잖
아.
신비 (곰 인형 안은 채로 화난) 몰라!
승완 (걸음 멈추고, 신비 앞에 키 낮춰 앉으며) 신비가 이러
면 엄마가 너무너무
속상해하잖아.
신비 싫어! 왜 맨 날 신비만 주사 맞어!
승완 몰랐어? 곰돌이도 좀 전에 대따 아픈 주사 맞고 갔는데.
신비 진짜?
승완 그럼. 근데 하나도 안 울드라. 그래서 다들 너무너무 착
한 곰돌이라고
칭찬해줬는데?
신비 ....
승완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 (얼른 주위를 살펴보고는) 일루
와봐.
신비 (호기심 가득 찬 눈으로 귀를 갖다 댄다)
승완 (신비의 귀에 뭐라고 속삭여준다)
신비 (간지러워서 까르르 웃는다)
도현 ....(바라보며 미소 생긴다)
신비 (다 듣고는) 진짜야 아빠?
승완 그렇다니까아! 근데 그 곰돌이는 의사선생님 말씀 잘
듣구, 밥두 잘 먹구,
용감하게 주사두 잘 맞구, 용감하게 치료를 잘 견뎌낸 어
린이들 눈에만
보이는 거야.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못 봐.
신비 그럼 신비는 그 곰돌이 볼 수 있어?
승완 신비가 용감한 어린이가 되면 볼 수 있지.
지금은 못 봐. 울구 떼 쓰구 겁쟁이 어린이잖아.
신비 그럼 신비, 안 울고 주사 맞을래.
승완 그럴래? 그럼 이제부터 치료 열심히 받을 거지?
신비 (끄덕끄덕)
승완 (새끼 손가락 내밀며) 약속~
신비 (새끼 손가락 걸며) 약속~ (웃고)
승완 ... (웃는 신비가 애처로워 꼭 안아주고)
도현 ... (바라보며 서 있다가, 천천히 돌아서는)
S#48 항암치료실(D)
무서움과 고통을 참으며 항암 치료를 받고 있는 신비이
고.
(*자문 필요)
승완,세진 ...(그 모습 바라보며 가슴 찢어지는)
S#49 간호사 스테이션(D)
간호사에 선물 꾸러미를 건네고 있는 도현.
도현 305호실에 입원해있는 신비한테 좀 전해주세요.
창명 (E) 도현아!
도현 (돌아본다)
일진과 함께 걸어오는 창명이고.
도현을 아래 위로 훑어보는 일진.
도현 (일진을 보고) 안녕하세요?
일진 (거만하게) 뭐...안녕할 상황은 아닌 것 같구요.
여긴 니가 웬일이세요?
창명 (왜 그러냐고 일진의 옆구리를 툭 치고)
일진 (더 세게 창명의 옆구리를 팍!팍!치는)
창명 (억!아프고)
도현 ...나 먼저 가볼게. 급한 회의가 잡혀서. 그럼...(일진에
게 꾸벅 인사 하고)
일진 (냉랭하게 바라보며) 짜식. 기분 나쁘게, (거만하게)
잘 생기긴 했어.
창명 (버럭) 일진씨!!!
S#50 병원 엘리베이터 앞(D)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 도현.
도착하는 엘리베이터에 막 오르려는데,
거의 동시에 도착한 옆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승완,신
비,세진.
도현 ... (아는 체 하지 못하고, 그대로 엘리베이터 오르는)
신비를 태운 휠체어를 나란히 서서 밀고 있는 승완과 세
진.
지친 듯 휠체어에 앉은 채로 잠들어있는 신비.
도현의 앞을 스쳐지나가는 세 사람.
도현 ...(문을 닫지 않은 채로 그대로 서있는)
어떤 느낌에 엘리베이터 쪽을 돌아보는 세진.
잠시 부딪히는 두 사람의 시선 사이로 엘리베이터의 문
이 닫힌다.
세진 ... (닫힌 엘리베이터 문을 담담히 보며)
S#51 엘리베이터 안(D)
도현 ... (엘리베이터 벽에 머리 기댄 채로 담담하려 애쓰며)
S#52 입원실(D)
신비의 병실을 예쁘게 꾸며주고 있는 창명과 일진인데,
(*인형 같은 털이 날리는 건 안 되니까, 벽에 그림을 붙
여준다던지,
비행기 모빌을 달아준다던지) 들어오는 승완,세진,신비.
승완 왔냐? (신비를 침대에 눕히고)
세진 (이불 덮어주고) 언제 오셨어요?
창명 금방요. 어, 혹시 오다가 도현이 못 봤냐?
일진 (옆구리를 쿡! 찌르고)
창명 (왜요오! 반항하고)
세진 ... 언제 이런 걸 다 준비했어요?
문득 침대 옆에 놓여있는,
'타원형 유리 케이스 안에 눈 내리는 마을‘을 발견하는
세진.
세진 이거 신비가 디게 좋아하는 건데? 고마워요 창명씨.
창명 아아, 그거 내가 산 거 아니구요 여기 있는 거 전부 도
현이가,
일진 (다시 팔꿈치로 옆구리 팍!)
창명 (버럭) 아, 옆구리에 빵꾸 나겠네 진짜!! (툴툴대다가
냉장고 위에 있는
케잌상자 발견하고는) 어? 저거 먹어두 되냐? (이미 케잌
상자 열고 있다)
와, 맛있겠다. 이거 누가 사왔냐?
세진 낮에 채영이가....
일진 (신비 곰돌이 인형들고 창명을 퍽퍽! 패며) 여름도 아닌
데 웬 모기가!
창명 아우씨, 왜요오오.
일진 저기 그러지 말구, 여긴 우리가 있을테니까 두 사람은
나가서 바람 좀 쐬구
와. 얼굴이 너무 많이 안됐다.
창명 그래요. 병실에 사람 있을 때 잠깐 나갔다 오세요.
앞으루 장기전이 될지도 모르는데, (하는 순간)
일진 (인형으로 창명의 얼굴을 퍽! 강타하며) 모기! 모기!
신비 (잠에서 깨며 잠꼬대처럼) 엄마....
세진,승완 (얼른) 어 그래 신비야.
신비 나 꼼장어 먹고 싶어....
승,세 (황당해서) 꼼장어?
세진 그건 쫌....매워서 안 되는데?
일진 (얼른 나서며) 물에 헹궈주면 되지이. 그게 또 고단백식
품이잖니.
여의도 윤중로 가면 불타는 포장마차라구 있어. 거기가
맛있드라!
승완 (믿을 수가 없어서) 신비 정말 꼼장어 먹고 싶어?
신비 응. 너무너무 먹고 싶어.
승,세 알았어! 얼른 갔다올께! (총알처럼 튀어나가는 두 사람)
S#53 병원 복도(D)
신비가 먹고 싶은 것을 사러가기 위해 달리고 있는 두 사
람.
승완 (달리며) 너 언제 애한테 꼼장어 같은 걸 먹였냐?
세진 (달리며) 니가 먹인 거 아니야? 난 먹인 적 없어.
승완 (달리며) 뭔가 음모의 냄새가 나는데 이거....
세진 (달리며) 어쨌든 간만에 신비가 먹구 싶어하는 거잖아.
사오자 일단!
승완 (달리며) 아무래도, 뭔가 음모의 냄새가 나는데....(에
서)
S#54 입원실(D)
의미심장하게 눈썹을 씰룩이며 웃고 있는 일진.
신비 (누운 채로) 이모, 나 잘 했어?
일진 어. (신비 얼굴 감싸 쥐고는) 우리 신비, 너무너무 잘했
어.
창명 일진씨 이러다 정말 꾼 된다? 사기 치는 거에 재미 붙였
어?
일진 아, 젊은 애들이 불쌍하잖아요. 얼굴이 누렇게 떠가지
구는.
창명 그렇다고 애한테 거짓말을 시키냐? 병아리 사기단으로
는 모잘라?
하는 순간, “어머나 왕 모기!”하면서 신비의 곰 인형으로
다시 한 번 퍽!
창명의 얼굴을 강타하는 일진에서!
S#55 벚꽃 길(윤중로 정도의/N)
뛰어오는 승완과 세진,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일진이 말
한
‘불타는 포장마차’를 찾는데, 어디에도 없고.
세진 (눈으로 열심히 찾다가 뭔가를 발견하고는 멈춰서
서) ...!!!
승완 (모르는 채로) 불타는 포장마차가 어디야 도대체....
정말 불타버린 거 아냐? (하는데)
세진 (멍하니 어느 한 곳에 시선 고정한 채) 승완아....
승완 (돌아보며) 왜.
세진 꽃피었다...
승완 뭐? (하며 세진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보면) ....!!!
눈꽃처럼 화사하게 만개한 벚꽃들....!!!!
세진 ....! (황홀한 표정으로 보고) 봄이었네....
승완 ....! (황홀한 표정으로 보는) 그러게....
세진 그 동안 너랑 싸우느라 꽃피는 줄두 몰랐다...
승완 그러게....
세진, 바닥에 떨어진 꽃잎들을 손으로 쓸어 담아 보는.
승완, 바닥에 떨어진 꽃잎들을 손으로 쓸어 담아 보는.
순간, 눈이 마주치는 두 사람, 씨익 웃더니 서로에게 꽃
잎을 뿌리는 두 사람.
와아--! 소리 지르며 눈싸움하듯이 꽃잎을 던지며 장난
하는 두 사람.
떨어지는 꽃잎 속에서 오랜만에 환하게 웃는 두 사람의
모습!
슬픔 속에 밝음! 두 사람의 모습 위로....
승완 (E) 세진아....나 너 한테 말할 게 있어.
세진 (E) 뭔데....?
승완 (E) 듣구 나면... 어쩌면 지금 이 순간이 우리한테 가장
행복한 순간이 될지도
몰라...지금부터는 아주...아주 힘들어질테니까....
S#56 동장소(시간 경과/N)
옷과 머리 곳곳에 벚꽃 잎을 묻히고 나란히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는
승완과 세진.
세진 (짐작하고 있었다는 듯이 담담하게 웃으며) 신비...많
이 안 좋은 거야?
승완 ...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아 잠시 뜸을 들였다가) 항암
치료
만으로는...완치가 힘들대. 현재로는 골수이식 밖에는 방
법이...없대.
세진 그럼 골수 이식 받으면 되지 뭐.
승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보는)
세진 알아.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거... 근데, 우리 엄마 말이
세상에 포기만큼
쉬운 일은 없대.
승완 (보며) ...
세진 나, 신비 포기할 꺼였으면 오년 전에 이미 포기했어.
포기 않구 이겨내니까, 신비처럼 이쁜 딸두 생겼구,
(농담처럼 웃으며) 너한테 사랑 고백두 받았잖아.
승완 (보며) ....
세진 괜찮아. 나는 짝사랑에 아주 익숙해서, 내 인생과 운명
이 나를 봐주지 않아두,
나 혼자 열심히 짝사랑할 자신이 있어.
승완 ...
세진 그래서 나는 행복 해 지금. 신비를 마음껏 사랑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서....
그 시간을 너랑 같이 할 수 있어서...
승완 ... (보고)
세진 ... (보며)
승완, 끌리듯 세진에게 천천히 얼굴을 가져간다.
세진의 입술에 가만히 입술을 대는 승완.
떨어지는 벚꽃 잎....바람....
두 사람의 약간은 수줍고 풋풋한 첫키스... F.O
S#57 항대 교정(D)
교정 안으로 들어서는 승완.
승완 ... (애틋한 표정으로 교정을 바라보는 모습 위로)
교수 (E) 휴학계를 냈다구?
S#58 항공대 교수실(D)
소파에 마주앉아 있는 교수님과 승완.
교수님 휴학을 결심하게 된 이유가 뭔가?
승완 딸 아이가 많이 아픕니다.
교수님 (보고)
승완 파일럿의 꿈을 이루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제 딸아이
의 응원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금은...제가 딸아이를 응원해줘야
될 때인 거
같습니다.
교수님 ...(보다가 불쑥) 자네, 파일럿 한명 키우는데 얼마나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하는지 알고 있나?
승완 알고 있습니다.
교수님 왜 그렇게 많은 훈련과 투자를 한다고 생각하나?
승완 파일럿은 수많은 사람들의 안전을 책임질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교수님 그렇지. 뿐만 아니라 파일럿은 예기치 않은 사고나 난
기류 속에서두
흔들림 없이, 그 위기를 헤쳐나가는 중심역할을 해야 하
네. 알고 있지?
승완 네.
교수님 흔들리지 말구 난기류를 한번 헤쳐나가 보게.
그리구 꼭 다시 돌아와. 하늘의 사나이는 반드시 하늘로
돌아오게 돼있어!
승완 (찡해져서 웃으며) 감사합니다....
S#59 항대 격납고(D)
울컥하는 심정으로 비행기를 만져보고 있는 승완.
그렇게 잠시 동안 비행기와의 이별을 하고 있는 승완의
모습 위로,
승완 (F.C)(2부 29씬의) (두 손 번쩍 들더니, 비행기를 향해
큰소리로) 아쟈아!
차세대 파일럿 한승완! 너를 만나러 왔다아아아! (혼자
환호하며) 우우우--!
승완 (현재)....(비행기를 만지며 피식 미소 짓고)
승완 (F.C) (2부 36씬의) (우렁찬! 절도 있는!) 안녕하십니
까! 저는 서울의 명문
서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세계의 명문이자 대한민국의
명문, 자랑찬 항공대
에 입학한,
승완 (현재) ...(비행기를 만지며 짠해져서) 한승완입니다....
승완 (F.C) (1부 11씬의) 나는 항공대학교 1학년 입학 예정
인,
(두둥! 카메라 쪽을 확 쳐다보는데서)
승완 (현재) ....차세대 파일럿 한.승.완이다.
울컥 감정 생기는 승완인데...그 어깨 위에 놓이는 손.
돌아보면, 안타까운 표정으로 서있는 창명.
창명 휴학계 냈다며....
승완 ...(보다가 짐짓 씩씩하게) 야! 나 없다고 훈련 게을리
하지 말아.
괜히 나이트 물 흐리고 다니지 말고. 알았어?
창명 ... (안쓰럽고)
승완 (터미네이터 처럼 엄지 손가락 하나 척! 펼쳐보이며) 아
이 윌 비 백!!
(씩 웃고는) 엉아 간다! (돌아서며 울컥하는 심정이고)
창명 ... (친구의 뒷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프다)
S#60 항암치료실(D)
힘겹게 항암치료를 견뎌내고 있는 신비.
간호사 주사를 놓으면, 급기야 울음이 아아앙--터지는
신비.
그 옆에 신비를 붙잡고 서 있는 세진, 차마 못 보고 고개
를 돌리고.
신비, 울다가 창밖을 보면 언 듯 스쳐 지나가는 커다란
곰 한 마리!
신비 !!! (눈물 뚝 멈추고 보면)
창문 밑에서 스윽 나타나는 곰돌이 인형(키즈베어 탈을
쓴)의 얼굴!
최고!라는 듯이 엄지 손락을 펼쳐 보이며 신비를 보고 있
다.
신비 !!! (눈을 꿈뻑꿈뻑 하고 다시 보면 곰돌이 보이지 않는
다) ???
S#61 치료실 복도(D)
신비를 휠체어에 태워서 나오는 세진
신비, 기운 없이 축 쳐져있다.
세진 신비야, 오늘은 우리 병아리가 어디 여행하고 있나 컴
퓨터루 사진 볼까?
신비 ... (기분 안 좋은)
세진 ... (안쓰럽게 보는데)
신비 !! (어떤 느낌으로 뒤를 확 돌아본다)
복도 끝. 벽 뒤에서 슬그머니 나타나는 곰돌이 얼굴!
신비 !!! (눈 커지고)
벽 뒤에서 슬그머니 나와서 마이클잭슨의 문워크를 선보
인다!
신비 !!!! (눈 더 커지며) 엄마! (세진 잡아당기며) 곰돌이!
세진 곰돌이? (돌아보며) 어디?
곰돌이 사라지고 없다!
세진 아무 것도 없는데?
신비 엄마 못 봤어?
세진 신비가 잘 못 봤나 부다. 아무도 없는데?
신비 (고개 갸웃하다가, 다시 어떤 느낌에 확! 돌아보면)
귀엽게 대머리 춤을 추던 곰돌이 벽으로 후다닥 숨고!
신비 !!!! (또 다시 눈 커지며) 엄마! 저것 봐! 저기!
세진 (돌아보면, 아무것도 없고) 뭐가?
신비 엄마는 곰돌이 안 보여?
세진 어, 안 보이는데?
신비 ??? (이상하다 갸우뚱 하다가)
승완 (E) 그 곰돌이는, 용감하게 치료를 잘 견뎌낸 어린이들
눈에만
보이는 거야.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못 봐.
신비 (그렇구나...!씨익 미소 생기고, 다시 휙 돌아보면)
박수홍 춤을 추다가 후닥닥 도망가던 곰돌이, 바닥에 미
끄러진다.
얼른 일어나 숨고!
신비 (입을 막고 귀엽게 큭큭큭 웃는다)
세진 ... (그런 신비를 보며 짠해진다)
S#62 신비의 치료 몽타쥬(D) (시간 경과)
-치료실. 간호사에게 주사 맞는 신비.
울음 터지려 울먹울먹거리다가 문득 창밖을 본다.
창밑으로 슬쩍 얼굴을 내미는 곰돌이가 손을 흔들어준
다.
눈물 뚝 그치고 천진하게 함께 손을 흔들어 주는 신비.
-입원실. 밥 맛이 없어 세진이 내미는 수저를 외면하는
신비.
열린 문틈 사이로 곰돌이가 슬쩍 들어와, 알통을 보여주
며
빨리 밥 먹으라는 시늉을 한다.
신비 귀엽게 고개 끄덕이고는 밥을 먹는다.
-항암치료실 앞.
간호사, 세진과 함께 신비를 휠체어에 태워, 진료실 밖
으로 걸어
나오는 승필. 신비 앞에 떡 하니 등장하는 곰돌이!
신비에게 사랑의 권총을 쏜다.
신비, 웃으며 답례로 사랑의 권총을 쏜다.
간호사들과 승필 안 보이는 척 해준다.
안보이는 척 곰돌이를 스쳐지나가는 승필의 눈가가 붉
어진다.
S#63 병원 일각(D)
곰돌이, 복도 모퉁이를 돌아나와 얼굴 탈을 벗는다.
승완이다. 얼굴이 온통 땀 범벅이다.
땀에 젖은 눈가가 붉어진다.
힘겹게 투병을 하고 있는 신비를 떠올리며 가슴이 미어
진다.
소리 없이 뚝뚝 눈물이 떨어진다.
누군가, 그런 승완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는다.
돌아보면 세진이 서있다. 승완을 보며 웃어준다.
승완, 세진을 보며 힘겹게 웃어준다.
S#64 진료실(D)
차트 보고 있는 승필인데, 노크 소리와 함께 들어서는 승
완과 세진.
승필 (보고) 앉아라. 제수씨도 앉으세요.
승,세 (앉으면)
승필 현재 조혈모세포 은행에 등록된 사람 중에 백혈구 항원
이 일치하는 사람이
서너 명 있어요...
승완 (들떠서) 신비랑 맞는 골수를 찾았어?
세진 (벅찬) 그럼 우리 신비 살릴 수 있는 거네요?
승필 (착잡하게 보다가) 문제는...그 사람들 모두 골수기증자
가 아니란 사실이에요.
승완 뭐야...그게?
승필 현재로선 관계자들이 설득을 해도... 골수를 공여할 거
란 보장이 없어.
세진 그 사람들이 누군데요? 제가 직접 만나서 설득해보면
안될까요?
승완 그래. 무릎을 꿇어서라도 사정하면 설마 끝까지 거절하
겠어? 한 생명을
살리는 일인데,
승필 그건 안돼. 법적으로 그 사람들의 신상은 공개될 수 없
어.
승완 그럼 관계자들만이라도...
승필 그것도 안돼.
승완 ...뭐야? 그럼 기껏 골수가 맞는 사람을 찾았는데, 이렇
게 마냥 손놓고 있으란
말야! 지금 누구 약올려!
승필 ...다행히 신비가 초기 7일간 스테로이드 반응이 양호
한 편이니까,
골수 공여자가 나타날 때까지 버텨주기만 한다면... 희망
은 있어.
승,세 ...
승필 이건 전초전에 불과해요. 앞으로 더한 고비가 많을 텐
데 승완이 너도 제수씨
도 의욕이 앞서 신비보다 먼저 지치지 않았음 좋겠어요.
세진 ...
승필 생각만큼 증세가 호전되지 않아서, 기대만큼 상황이 따
라주지 않아서 실망
하고, 절망하고, 그러다 지레 주저앉을까봐 그래요.
승완 ...
S#65 병원 복도+ 검사실 앞(D)
착잡한 표정으로 나란히 걸어오고 있는 승완과 세진,
그 자리에 우뚝 멈춰서고 만다.
검사실 앞 대기의자에 앉아있다가 승완과 세진을 발견하
고
우루루 자리에서 일어나는 창명과 대 여섯명의 항대 동
기생들!
승완 ...! (놀라서 보고)
창명 (갑자기 주먹 하나를 불끈 쥐더니) 힘내라 한승완! 힘내
라 정세진!
항대생들 아쟈! (불끈 일어나서 합창으로) 아빠 힘 내세요~ 신
비가 있잖아요!
아빠, 힘내세요, 신비가 있어요~! (우우우 환호하고)
승완 (씨익 웃는 얼굴에 눈물 차오르고)
세진 (눈물 차오른 얼굴로 승완을 보며 미소 짓는다)
S#66 입원실(D)
윤태희, 먹기 싫어서 잔뜩 찌푸린 신비의 수저 위에 반찬
을 놓아주고 있다.
침대 밑으로 기어 들어갔다 나왔다 하다가, 옆에서 찝쩍
거리기도 하는 등,
발랄을 떨고있는 쌍둥이들.
신비 (밥이 넘어가지 않는)
윤태희 왜. 맛이 없어?
신비 할머니. 나 물 좀 주세요.
윤태희 어, 그래. 할머니가 얼른 물 떠 갖고 올게 (나가고)
신비 .... (힘없이 앉아 맛없는 밥을 내려다 보고 있는데)
승완 (E) 근데 그 곰돌이는 의사선생님 말씀 잘 듣구, 밥두
잘 먹구,
용감하게 주사두 잘 맞구, 용감하게 치료를 잘 견뎌낸 어
린이들 눈에만
보이는 거야.
신비 ... (용기내서 다시 수저를 드는데)
강이 이 밥 너무 맛없겠다.
산이 이딴 거 맨 날 먹다간 죽겠다.
강이 아냐, 얘는 이런 거 안 먹어도 죽어.
신비 !!! (본다)
윤태희 (물 떠가지고 들어오다, 버럭) 누가 그런 소릴해!
강이 아까 옆 병실 애가 그랬어요. 자기 죽는다고.
신비 !!!
윤태희 (무섭게) 강이 너, 할머니한테 혼나볼꺼야?
강이 (겁먹고 시무룩해지는데)
산이 (E) 어? 이게 뭐지?
강이 ? (보면)
산이 (캐비넛에서 곰탈을 꺼내들고 나오며) 되따 크다!!
신비 (뭔가 보면 곰 탈이다, 놀라서 보고) !
윤태희 아이구 이눔 시키들...가만히 있으랬지? 그건 또 뭐
야?
강, 산 (곰탈을 질질 꺼내오고는 신났고)
윤태희 먼지 나, 이 녀석들아! (안되겠는지) 아휴, 나가있어,
니들.
(쌍둥이들 데리고 나가고)
신비 ... (수저 내려놓고는 울먹울먹)
S#67 병원 복도(D)
입원실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승완, 세진인데,
쌍둥이들을 양몰이 하듯이 밀어내며 걸어오고 있는 윤태
희.
승완 엄마.
윤태희 (보고는) 어, 왔니? 신비 혼자 있으니까 얼른 들어가
봐라.
세진 어디 가세요?
윤태희 얘들이 같이 있으니까 정신이 사나워서 원.
신비가 도통 밥을 못 먹잖니. 얘들 좀 유아 병동 놀이방
에 넣어주고
곧 오마... (재촉하며) 빨랑 가, 이 녀석들아!
강,산 (심술 나서 걸어가고)
웃으며 바라보다가, 입원실 쪽으로 가는 승완과 세진.
S#68 입원실(D)
병실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멈칫! 표정이 굳는 승완과
세진.
엉망이 된 입원실 안!
먹기 싫은 거는 다 베개 밑에 묻어버렸고,
곰 인형은 찌그러진 채 바닥에 아무렇게 던져져 있고,
캐비넛 문 열린 채로,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곰 인형탈!
승완 !!! (신비를 보고)
신비 (침대 위에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 있는) ....
세진 (놀라서) 신비야? 이거 전부 니가 그랬어?
신비 아빠.
승완 (곰인형 탈을 보고 있다가 퍼뜩) 어, 그래 신비야.
신비 나....죽어?
승완 ...!!!! (충격 받고)
신비 엄마...나 죽어?
세진 ...!!! (충격 받고)
신비 (눈물 확 고이며) 나 죽어?!!!
멍한 표정에 눈물 맺힌 채로 신비를 바라보며 서있는 승
완과 세진.
눈물 가득 찬 얼굴로 엄마, 아빠를 바라보는 신비의 얼굴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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