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도의 남자 15
적도의 남자
<15부>
1. 장일 검사실 / 밤
14부 엔딩 연결로.......
장일;15년 전 결론 그대로 날 가능성이 커. 물론 진회장의 돈 거래나
비자금쪽으론 혐의가 나올 것도 같아. 하지만 살인은 아니다 선우야.
선우; 흠...........그렇구나. 진회장은 아니구나.
장일;니가 원하는 결론이 아니라서 미안하다. 하지만 아버지가 살해 당한 것 보단 자살하신 게 맘이 더 편하지 않니.
선우;장일아, 그래서 지금 물어보러 온거야.
장일;뭘.
선우;우리 아버지는 너희 아버지가 죽였니.
장일; !!
선우;15년 전 그날 밤에 우리 아버지를 죽인 게 너희 아버지 맞지?
장일;......
장일, 굳었던 얼굴 점점 풀리며 웃기 시작한다. 처음엔 어이없는 듯 픽픽 웃다가 점점 크게 웃는다.
장일;....... 흐흐흐..... 하하하.... 하하하....
선우;(미소 지으며 장일을 본다)
장일;선우야.... 너 왜 그러냐. 너 진짜 왜 그래.
선우;진회장이 아니면 너희 아버지 아니겠어.
장일;그만해라. 농담이 지나치다.
선우;그날 별장에서 우리 아버지를 봤다고 하셨다니까.
장일;(버럭)말 같지도 않은 소리 그만해.
선우;..........아님 아닌 거지 왜 화를 내고 그래.
장일;너 돌았냐. 어디 와서 함부로 이래. 소경이었다 눈 뜨고 돈까지 벌어 오니까 세상이 다 니 꺼 같아?
선우;진회장도 아니고 너희 아버지도 아니면.... 누구란거야 대체.
장일;(한참을 싸늘하게 보는)....... 진정인 김선우씨께서 맡긴 사건은
한 치의 의혹도 없이 공정하게 처리될 겁니다.
선우;진회장이 무혐의로 나오면 죄가 없는 건가.
장일;저희는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김선우씨.
선우;눈을 감고 있으면 다른 감각들이 살아나는 거 알아? 너희 집에서
지낼 때, 너의 그 싸늘한 느낌은 뭐였니.
장일;(픽 웃는)이젠 별 게 다 트집이구나. 니가 봤어? 내가 웃었는지
눈을 흘겼는지.
선우;넌 나한테 미안한 게 조금도 없구나.
장일;뭘 미안해야 하는데. 니가 눈 멀어 있을 땐 내가 도와줄 수 없는 게
미안했지만 지금 넌 아쉬울 게 없잖아.
선우;그래, 뭐든 필요한 게 있음 말해. 내가 다 도와줄게.
장일;(가슴팍을 두 손으로 팍 밀치며)니가 뭔데 내 앞에서 그딴 소릴 해.
필요한 거 없으니까 가라. 그 딴 말 내 앞에서 두 번 다시 꺼내지 도 마.
선우, 눈이 흐릿하다. 초점이 잘 안 맞는다. 장일의 형체가 헷갈려 보인다.
(선우의 두통과 시야 흐려짐은 스트레스와 정서적 트라우마로 인한 신경성 장애.
신경 쓰면 소화 안되고, 체했던 음식 절대 안 땡기는 것과 비슷한)
선우;(눈의 초점을 맞추려 애쓰는)
장일;(픽 웃는)너 지금 뭐하냐.
선우;(눈동자 불안정하게 움직이는)안 보여.......
장일;어디서 쇼를 하고 있어. 너 여기가 어딘 줄 알아.
선우;(불안함과 분노 상승)안 보여..... 안 보여!
장일;...........
선우;(눈을 비비며 힘들어한다)안 보여....
장일;........내 앞에서 쇼 하지마, 이 개새끼야.
장일, 두렵고 괴로운 듯 나가버린다. 선우, 벽과 책상을 더듬으며 따라가려는
선우;나 정말 안 보여..... 이장일...... 너 어딨어. 이장일!
선우, 푹 주저앉아 힘든 듯 계속 머리를 잡고 있다.
2. 거 리 / 밤
장일, 걸어간다. 기분 나쁘고 불안하다. 빠른 걸음으로 걷다가 멈춰 선다.
플래쉬 백 — 3부. 밤거리를 울며 뛰고 있는 어린 장일. (템포 쳐지면 플래쉬 백
빼주시고)
어린 장일; 선우야...... 선우야......
바다를 보고 울고 서 있는 어린 장일.
거리. 장일 걸어간다. 무너질 수 없다는 독날이 서 있다.
장일;나도 충분히 힘들었어. 더 이상은 안 돼.
3. 건물 앞 / 밤
선우, 흐릿하게 시력이 돌아왔다. 건물 벽면에 가까이 서서 벽을 의지해 더듬으며 걸어간다. 선우, 얼굴에 분노 가득하다. 다시 시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두려움.
4. 진회장 식탁 / 밤
화려한 찻잔세트 구색 맞춰 놓여있다. 홍차나 커피가 담겨있는 잔들과 접시의 쿠키. 제대로 세팅된 테이블. 희정, 날선 표정으로 사진을 보고 있다. 묘지에 서 있는 진회장의 모습들. 흥신소 직원이 찍은 듯한 사진.
희정;..........(흥! 하는 콧방귀와 함께 사진을 홱 홱 신경질적으로 넘겨본 다) 옆에서, 살아서, 쓰다듬어주는 사람은 난데....(사진을 확 내던지 며) 날 뭘로 보고 이래 진회장....
희정, 쌩한 표정으로 차를 한잔 마시고 싸늘하게 웃는다. 달그락! 소리 신경질적으로 찻잔을 놓는데
윤주;(밖에서 부르며)엄마! 엄마 대박.
윤주, 스마트 폰 보며 부엌으로 뛰어 들어온다. 희정, 사진을 봉투에 넣는다.
윤주;엄마... 대박이야 대박!
희정;뭐가.
윤주;엄마 펀드 대박 났어. 데이빗이 추천한 데 있잖아, 호주 회사가 개발 중인 거. 그거 터졌대. 아무리 못해도 두 배 이상 받게 될 걸.
희정;좀 더 넣을 걸 그랬다.
윤주;진회장님 미스테리야. 데이빗이 추천하는 덴 믿을 수 있다고
했는데도 아까운 기회를 놓치네. 조심성이 지나쳤어 다른 땐 엄청 공격적으로 하는 분이.
희정;다른 데 정신 팔려있느라 그랬겠지.
노식, 2층에서 거실로 내려오며
노식;뭐가 터졌다고?
희정;(노식을 향해 싸늘한 시선)
윤주;(거실로 나가)데이빗이 추천한 데 터졌다구요. 왜 안 들어 가셨어 요?
노식;여길 추천한 김대표는 왜 안 들어갔는지 아니?
윤주;당분간은 국내 사업에 집중한다구요.
노식;재밌는 녀석이다. 내가 어떻게 하나 보려고 이득 볼 수 있는 것도
안 챙긴다.
희정;(거실로 걸어 나가는) 당신이랑 신경전을 할 이유가 뭐 있어,
그 사람이.
윤주;이젠 데이빗이 추천하는 덴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세요.
지금 엄마두 펀드...(에 넣었다가)...
희정:(얼른 윤주의 입술을 잡으며)넌 입술에 뭘 그렇게 묻히고 다니니.
윤주;(아차 싶어 입 다무는)
희정;당신 얼굴 좋아 보이네요.
노식;요즘 나한테 좋을 일이 뭐 있어. 피곤하고 신경 쓰이는 일들 뿐인데.
희정;(웃는)그런가? 연애라도 하는 줄 알았네.
5. 선우 사무실 / 밤
선우, 들어와 힘들게 소파에 털썩 앉는다. 가방메고 나오는 지원, 선우를 보며
걱정스럽게
지원;선우씨.....
선우;아직 퇴근 안 했어요?
지원;지금 가려던 참이었어요. 어디 아파요?
선우;괜찮아요. 들어가 봐요.
지원;..........그래요, 내일 봐요. (나가는데)
선우;헤밍씨....
지원;(돌아본다)
선우;(손을 내민다)손 한번만 잡아주고 가요.
지원.........(미소. 선우 옆에 다가와 앉아 손 잡아준다)이젠 선우씨 혼자만
힘들어하는 거 싫어요.
선우;안 그래요, 걱정 마요.
지원;그 편지....... 90퍼센트 이상 필적이 일치한다는데 누구예요?
선우;헤밍씨는 잘 모르는 사람이예요. 나중에 얘기해줄게요.
지원;나중에 언제? 이젠 혼자만 힘들어 하는 거 싫다니까.
선우;며칠만 기다려요. 나도 생각을 좀 정리해야지.
지원;........퇴근할게요. 내일 봐요. (일어서는데)
선우;(손을 놓지 않는다)헤밍씨를 다시 만나서 너무 좋아요.
내가 쓴 편지.... 헤밍씨가 봤을 줄은 몰랐어요. 미안해요.
지원;편지 때문에 기다린 건 아니예요. 그냥 잊고 살았어요.
선우;난 그동안 매일 헤밍씨만 생각했는데....
지원;난 선우씨 잊고 살았는데.... 선우씨만큼 좋았던 사람을 못 만난 것
뿐이예요.
선우;만났으면?
지원;...............
선우;지금 그 사람하고 있겠네요.
지원;이 세상에 그런 사람이 어디 그렇게 흔하게 있나요. 퇴근할게요.
지원 선우 볼에 뽀뽀 살짝하고 나간다. 선우, 숨을 좀 고르고 핸드폰 버튼 누른다.
선우;아저씨, 저 선우요.
광춘(F);(반가운)그래 선우야... 과일 잘 받았다. 고맙다.
선우;내일 점심에 시간되세요?
광춘(F);나야 좋지!
선우;그럼 점심 때 사무실로 오세요. 내일 뵈요.
6. 장일네 거실 / 아침
용배, 간단한 아침상을 차린다. 어두운 얼굴.
장일;아버지, 좀 더 주무세요. 이제 아침 안 차리셔도 돼요.
용배;아침을 먹어야 속이 든든하지. 어여 한 숟갈만 먹어.
거실에서 용배의 핸드폰 전화벨 울린다. 장일은 식탁에 앉고 용배를 전화 받으러
나간다.
용배;여보세요.......네......제가 이용배 맞습니다만.... 예? (놀라 굳는)!
장일;(숟가락 들다 설마 하는 표정)
용배;예..... 그렇습니다..... 예......... 예..... 알겠습니다.
용배, 전화 끊고 소파에 털썩 앉는다. 장일, 거실로 나온다.
장일;무슨 전화예요?
용배;참고인 조사에 나오란다.
장일;............
용배;(두려움에).....내가 가서 실수라도 하면 어떡 하냐....
장일;아버지, 긴장하실 거 없어요. 저랑 연습하고 가시면 돼요.
용배;연습을 해도..... 그대로 물어보란 법이 어디있어.
장일;지금 전화한 사람도 우리수사관일 거예요. 다 제 편인 사람들이예요.
용배;...... (마음 다잡는)그래 내 아들이 누군데. 걱정 안한다.
장일;오늘 밤에 저랑 연습해요. 연습하고 가시면 돼요.
7. 안과 / 낮
검사대에 앉아있는 선우. 옆엔 지원 서 있다.
의사;수술로 시력이 다시 회복 됐다 해도 조심하셔야 합니다. 다시 충격을 받거나 심한 운동을 해도 안 좋아질 수 있어요.
선우;두통이 심하게 올 때도 많은데요.
의사;두통 때문에 눈이 아플 수가 있고, 눈 때문에 두통이 올 수도 있어 요. 스트레스 일수도 있구요.
선우;다시 시력을 잃는 일은 없겠죠?
8. 거리 / 낮
손잡고 걷는 선우와 지원.
지원;그럴 일은 없을 거예요. 요즘 아버지 일 준비하면서 힘들어서 그런거 지.
선우;....... 자주 안 보이는 악몽을 꿔요.
지원;내가 선우씨 눈이었잖아요. 이젠 내가 옆에 있으니까 그럴 일 없어 요.
선우;(미소)
9. 장일 검사실 / 낮
준호, 자료 넘겨보고 있다.
준호;진회장네 옛날 직원들.... 정말 근무했던 사람들 맞습니까. 이 사람들 계좌 한번 살펴봐야 하는 거 아닌가. 진회장 측에서 돈을 받고
유리한 대답을 해줬을 수도 있잖아요.
소영;수색영장 청구할까요.
장일, 준호의 말 건성으로 들으면서
장일;정식으로 조사를 받은 것도 아니고 소설가로 접근해서 물어본
건데 돈까지 줘가면서 대답을 시켰을까.
준호;의심 해볼 순 있잖아.
장일;그런 거 잘못하면 짜 맞추기 수사란 소리 듣는다. 작년 일
기억 안나? 너희 팀 때문에 차장님에 검사장님까지 얼마나 난처해졌 었냐.
준호;(듣기 싫은)그만해.
장일;너 때문에 1,2,3 부 다 같이 욕먹었잖아.
준호;그만 하라구.
장일;이번에도 조심하란 소리야. 진회장을 살인자에 맞추려고 한 쪽만
보지 말라구.
10. 지검 복도 / 낮
벽에 귀를 딱 붙이고 서 있는 젊은 남자 기자. 장일, 걸어오며 픽 웃는다.
장일;강 기자님. 그런다고 뭐가 나와요?
장일, 방문을 열고 안에다 소리친다.
장일;목소리 낮춰서 회의하세요. 지금 밖에서 강 기자가 벽치기하고
있었어요. (문 닫고)
기자;아... 진짜. 우리 사이에 너무 하는 거 아냐.
장일;우리 사이가 뭐.
기자;저도 특종 한번 해봅시다.
장일;그래두 (벽을 치며)이건 좀 아니지. 이러다 오보 내는 거 아녜요.
들리는 단어 몇 개 듣고 소설을 써서.
기자;요즘 뭐 큰 거 쪼고 계시죠.
장일;쪼기는 뭘 쫘. 특종 망친데 대한 사과로 내가 이따 점심 살게요.
11. 선우 사무실 / 낮
커피 잔을 놓아주는 정갈한 웨이터 차림의 남자. (특급호텔 케이터링 서비스라
설정) 광춘, 귀한 대접을 받고 있어 기분 우쭐하다.
광춘;야.... 우리 선우 출세했네.... 밥도 이렇게 불러다 먹고.
선우; 더 좋은 거 대접해 드렸어야 했는데.
광춘;아니다 이렇게 고급스런 식사는 난생 처음이야. (커피 한 모금 마시 는)와... 커피 맛도 엄청 좋네.
선우;아저씨가 좋아하는 거 보니까 나도 좋네요.
광춘;우리가 나름 우정이 있었어. 그쟈?
선우;아저씨가 옛날에 그런 말도 했어. 기도를 해도 받아들여지는 때가
있고, 기다려야 하는 때가 있다구.
광춘;(으쓱 잘난 체)말했잖아. 내가 알고 보면 훌륭하다니까.
선우;전 이제 원했던 것들이 이뤄지는 시간이 된 것 같아요,
광춘;삶이 그래서 기적이지.
선우;아저씨가 보내준 편지도 발견하구 말이예요. (우유 잔을 들어 광춘 잔에 부어주며) 우유도 넣어서 드세요.
광춘;.......편지라니.
선우;저한테 보낸 편지 기억 안 나세요? 저 눈 감고 있을 때 지하방
주소로 보낸 거.
광춘;.............(뭔가 서늘해지는)
선우;아저씨도 늙으셨구나. (옆의 의자에 있던 종이 식탁에 올려놓는다.
복사본)이거요.
광춘;(심장이 벌렁. 깜짝 놀라)이.... 이.... 이게 뭔데!
선우;아저씨가 보낸 거잖아요. 절 위해서.
광춘;무슨 소릴 하는 거야.
선우;굿 해주신다고 난리칠 때부터 느꼈어요. 아저씨는 뭔가 알고 있다.
광춘;새... 생사람 잡지 마라.
선우;아저씨가 보신 거예요? 아님 누구한테 들으셨어요? 언제부터 알고 계신 거예요?
광춘;.........너 지금 이게 무슨 해괴한 소리냐. 난 아냐. 아니다.
선우;저한테 이걸 보내신 이유는 뭔데요.
광춘;니가 무슨 소리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다.
선우;아저씨, 절 좀 도와주세요. 절 위해서 증언해 주세요.
광춘;(편지를 잡아 찢어버린다)
선우;아저씨가 쓴 게 아니라면서 왜 찢으세요?
광춘;(벌떡 일어서며)너 앞으로 이딴 장난질 할려거든 나한테 절대 연락 하지 마라.
광춘, 당황해 서둘러 나간다. 당황해 정신없다. 몇 걸음 가다가 다시 돌아와 벗어놓은 자켓을 들고 나간다.
12. 거 리 / 낮
황급히 걸어 나와 멈춰 서서 (건물 모퉁이 코너에 몸을 숨기거나)놀란 가슴 진정 시키는 광춘.
광춘;.......... (괴로운 듯 머리를 잡고 앉는다)
13. 구내 식당 / 낮
식판 놓고 밥 먹는 장일과 기자.
장일;지난 번 대황그룹 수사 때 기사를 열심히 써주셔서 밥 사는 겁니다.
기자;하긴 요즘은 회식이나 술 약속도 거의들 안하더라구요.
장일;기자님 혹시 데이빗 김이란 사람에 대해서 들은 거 있으세요?
기자;얼핏 들은 것 같은데.... 평판은 좋던데요.
장일;해외에서 자원개발을 할 때 그 쪽 정부에 승인 받는 과정에서
희한한 거래들이 많은 가 봐요.
★★★★★ 13-1. 장일 검사실 / 낮
(기자 씬 삭제하실 거면 대신 이건? )
장일 책상에 앉아 불기소 결정권을 보고 있다.(검찰에서 쓰는 불기소 결정권은 메일에 첨부해요) ‘검사 이장일은 아래와 같이 불기소 결정을 한다’ ‘피의자 진노식 살인’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
탁상시계나 벽시계 째깍 째깍....
장일;........
장일, 검사 이름 쓰는 란에 이장일이라고 쓴다.
★★★★★ 14. 선우 사무실 / 낮
시계 소리 째깍대면서....선우, 비닐에 든 광춘 편지와 주소를 적은 광춘의 글씨를 보고 있다. 책상에 놓인 2012년 4월 탁상 달력. 선우, 어떤 초조감. 편지를 놓고 책상위에 손가락을 다그락 다그락 다그락.
지원, 선우를 물끄러미 보고 서있다. 쿤은 소파에 앉아서 노트북 앞에 놓고 일하는 중. 선우, 서랍에 넣고 탁 닿는다.
장일(E);개발 승인을 따낼려고 그 나라 지자체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주기 도 하고. 로얄티에 법인세를 엄청 주면서 결국 자기 회사랑
그 나라 좋은 일만 시키는 형국 아닌가.... 이런 우려가 높더라 구요. 그리고 정치인도 후원을 한다는 데 그것도 좀 이상하 고.... 한번 알아보세요.
지원, 선우에게 다가온다.
지원;대표님.
선우;....(지원 보면).....
지원;그날 실사 못간 곳 하고, 캠핑장 있는 수목원을 좀 보고 왔으면
하는 데요.
선우;나중에 갑시다.
지원;선우씨,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어요.
그렇게 고민만 한다고 해결될 건 아무것도 없어요.
쿤;그건 한실장 말이 맞습니다. 너무 신경을 쓰니까 눈에도 자꾸 문제가
생기는 거예요.
선우;광춘 아저씨가 증언 하게 해야 돼요. 뭔가 알고 있어요.
쿤; 증언을 해도 반격 당할 소지는 많아요. 왜 그때 얘길 안하고 이제
와서 얘길 하는지, 또 CCTV에 찍힌 것도 아닌데 증명할 방법도 없잖 아요.
지원;좀 더 지켜보면서 생각해요. 우리 일은 일대로 하고.
15. 노식의 거실 + 서재 / 낮
완성 단계의 희정 초상화. 실물보다 훨씬 예쁘고 빛나게 그려져 있다. 2층에서
외출 차림을 한 윤주, 내려온다. 테이블엔 방금까지 차 마신 흔적. 찻잔 세트 놓여있다.
윤주;엄마.......(두리번)어디 갔지.
서재. 희정, 노식의 책상을 뒤지고 있다. 서랍을 뒤지고 책 사이를 펼쳐보고
희정;사진 한 장은 어디 숨겨 놨을텐데.....
희정, 어느 서랍 하나를 열려 하는데 잠겨 있다. 열려고 해도 덜걱 거리고 열리지
않는다.
희정;여기 숨겨놨군....
윤주, 들어온다.
윤주;남의 책상은 왜 뒤져.
희정;뭘 좀 찾을게 있어서.
윤주;나 오늘 늦어요.
희정;언제 데이빗 좀 같이 보자. 우리 셋만.
윤주;왜?
희정;투자 상담 좀 받게, 아님 내가 투자를 좀 받거나.
윤주;엄마가 뭘 하게.
희정;나도 돈을 좀 만들어야지. 니 아빠 유산 받은 거 진회장한테 다 투자 하고 난 현금이 별로 없잖아.
윤주;부부 사이에 투자가 뭐냐. 진회장님 섭섭하게.
희정;나 지금 최 작가 만날건데 같이 갈래?
윤주;난 걔 싫어. 엄마도 솔직히 이용가치 때문에 잘해 주는 거 아냐?
희정;이용 가치도 있지만..... 진짜 좀 가여워.
16. 백화점 / 낮
구두 신어보는 희정과 수미. 지미 추나 마놀로 블라닉같은.
희정;멋진 그림을 선물로 주셨는데 나도 선물을 하나 드리고 싶어요.
갖고 싶은 거 다 고르세요.
수미;전 그냥 아무 때나 찾아가서 차 마실 수 있게 해주심 돼요.
희정;그건 너무나 당연한 거구. (구두 보며)그거 이쁘네요. 그걸루 해요.
다른 것도 하나 더 고르고.
신사복 매장. 쇼핑백 여러 개 놓여있다.
희정;(점원에게)타이랑 커프스 버튼, 다른 것도 좀 보여주세요....
우리 최작가는 남자친구 없어요? 있으면 남친 것도 하나 골라봐.
내가 선물할게요.
수미;아니예요. 없어요.
희정;우리 최작가 같은 사람이 애인이 없다면 누가 믿어. 이장일씨 아냐,
혹시?
수미;.........아뇨.
수미, 걸려있는 수트와 셔츠 애잔하게 만져본다. 화려한 색깔 타이도 셔츠에 대보고.
수미;좋아하는 남자한테 내가 산 옷을 입히면 기분이 어때요?
희정;재밌어요. 최작가도 해봐.
수미, 진열된 수트 한 벌을 쓸쓸하게 만지작거린다.
17. 수미 작업실 / 밤
광춘, 들어선다. 캔 맥주 든 비닐봉지 들고.
광춘; 수미야.... 술 한 잔 하자.
아무도 없다.
광춘;어디 갔노 이 놈.... (두리번 거리며 부르는) 수미야! 어딨냐.
인생이 쓸쓸하다, 술 한 잔 하자.
광춘, 털썩 앉아 맥주 캔 하나를 뜯는다.
광춘;너 좋아하는 오징어랑 땅콩도 사왔다.
광춘, 커튼 쪽을 본다.
광춘;(??하는 표정) 저건 못 보던건데.... 너 이 자식 거기 숨었냐.
광춘, 일어나 커튼 쪽으로 가 커튼을 손으로 열려고 하는데 잘 안된다. 헤매다가 옆의 조종선을 잡아당겨 열어젖힌다. 그림이 나타난다.
광춘;.............!!!
광춘, 그림들을 본다. 놀람과 충격.
★★★★★ 18. 멤버쉽 바 / 밤
노식, 양복차림 중년 남자들과 악수하며 인사한다.
노식;오랜만에 뵙습니다.
남자;진회장님이 알아두면 좋을 두 분을 소개해 드리고 싶어서요.
노식;회장님 소개라면 누구라도 좋지요.
선우, 들어온다. 노식, 선우를 본다.
남자;김대표 어서 와요.
선우;오랜만에 뵙습니다.
남자;이 쪽은 진승그룹 진노식 회장님.
선우;(노식에게 인사)안녕하셨습니까.
노식;우린 종종 보는 사이입니다.
남자;아 그러셨어요? 두 분 다 마당발 인맥인 걸 제가 깜빡 했군요.
김상수 의원까지 벌써 만나신 건 아니죠?
선우;아닙니다.
노식;자주 보니 좋네요.
선우;예. (노식 보며 웃는)
노식;(선우 보며 웃는 눈빛은 무섭고)
19. 선우 사무실 / 밤
태주, 노트북 앞에 앉아있다.
쿤;뭐 하나 여쭤 봐도 됩니까.
태주;(보면)
쿤;데이빗 김 대표, 친아들 맞으시죠?
태주;..........
쿤;맞잖아요.
태주;내 아들 맞아.
★★★★★ 20. 멤버쉽 바 / 밤
위스키 병 비어간다. 선우 노식과 양복 입은 남자 둘, 화기애애하게 웃고 있다.
노식;이 의원님 아니면 이런 정보를 어디서 듣겠습니까.
안 그래요 김대표?
선우;그렇습니다. 백억 이상의 가치가 있는데요.
노식;(웃고 있는 선우를 본다)
선우;(웃으며 노식을 본다)
노식;우리 김대표는 아무리 봐도 잘 생겼어요. 내가 아는 사람을 닮은 것 도 같고.
선우;흔하게 생겨서요 그런 말 자주 듣는 편입니다.
김 의원, 일어나다 술 취한 듯 테이블 잡고 비틀한다.
남자;아이구, 의원님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부축하고 나가면서)이번에 저희가 유통 쪽으로 회사를 하나 인수하려고 하는데.....
선우와 노식, 어색하게 남아있다.
노식;아버지는 뭘 하십니까.
선우;아버지는 15년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노식;문태주란 사업가가 친아버지란 소문이 있던데요.
선우;그 분이 하던 곳을 제가 개발해서 그런 소문이 난 걸로 알고 있습니 다.
노식;문태주란 사람을 알긴 압니까.
선우;당연히 알죠. 광산 개발 쪽으론 신화적인 존재시니까요.
노식;신화라..... (웃는) 지금 신화라고 했습니까. 허허허.....
문태주를 보면 내가 꼭 한번 만나보고 싶다고 전해주세요.
내 연락처를 줘도 좋고.
선우;검찰에 조사는 언제 나가십니까.
노식;아직 연락이 없는데요.
선우;(웃으며)장일이가 일부러 시간을 끌고 있는 거 다 압니다,
공소시효가 얼마 안 남았거든요.
노식;우리 유능한 장일군이 설마 그러겠습니까.
선우;회장님은 15년 전에 투자를 참 잘하신 것 같습니다.
노식;김대표, 정신이 좀 어떻게 된 거 아닙니까. 15년 전에도 난 회사를 키우고 있는 사업가였어요. 그런 내가 왜 사람을 해칩니까.
선우;사업과 관련되지 않은 다른 이유가 있었겠지요.
노식;(웃으며)김대표는 소설가가 되던나 병원에 한번 가보시오.
선우;다이아 광산 공개 입찰에 들어가신다고 들었습니다. 거긴 안하시는
게 좋을텐데요.
노식;우리가 개발권을 따게 됐습니다. 다이아 한덩이 드릴게요.
선우;그만큼의 매장량은 어디에도 없는데.... 저한테 자문을 구하시지
그랬습니까.
노식;내가 망하게 되면 솔직히 더 좋지 않습니까.
선우;전 그거 하나만 밝히면 됩니다. 회장님과 우리 아버지 죽음이 연관 이 있는지 없는지를.
노식;곧 속 시원하게 밝혀질 겁니다.
21. 수미 작업실 / 밤
수미, 들어오다 깜짝 놀라서 선다. 광춘 옆으로 맥주 캔 소줏병 나뒹굴고 광춘,
커텐 열린 그림 앞에 의자를 놓고 앉아있다.
수미;지금 뭐하는거야.
광춘;(수미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수미;작업실 함부로 손대는 거 싫어. 알잖아.
광춘;너 왜 이따위 그림을 그렸어. 뭘 그린 건지 말해봐.
수미;그냥 상상해서 그린거야.
광춘;저런 걸 왜 상상하는 데? 상상했다 해도 저만큼을 그리는 건
최수미가 할 짓이 아니야.
수미;............
광춘;선우 눈 멀게 했던 거 그 놈 짓이구나. 니가 본거야?
수미;아냐.
광춘;저딴 그림 그려서 그 자식 붙잡겠다고. 그 놈 협박용으로 그런거지.
수미;아니라니까.
광춘;그 놈은 안된다. 내가 애비로서 너한테 도움 된 거 손톱만큼도 없지 만 그래도 애비다. 다른 건 다 못해줬으니까 저 놈 자식 막는 일은 내가 해야겠다. 절대 안 된다.
수미;뭘 그리던 내 맘이야. 상관하지 말아요.
광춘, 그림을 하나 떼서 바닥에 던진다.
수미;(날 선)왜 이래!
광춘;그 놈은 안된다. 너 지금까지 나 때문에 힘든 인생 살았다. 이젠
남들만큼 멋지게 살 수 있는데 왜..........
수미;.............
광춘;이 그림 검사한테 갖다주자. 너나 나나 선우한테 죄 지은 게 있잖아.
수미;난 장일이가 불쌍해요. 날 보는 것 같아서 불쌍하단 말이야!
광춘;.........미쳤구나 니가.
수미;난 걔가 미운 만큼 또 불쌍해.
광춘;너 아직도 그 놈 좋아해?
수미;좋아해요... 가질 순 없어. 그래서 다른 사람도 못 갖게 망가뜨리고
싶었어. 그런데..... 그게 잘 안 돼.
광춘;너 진정 이렇게 나오겠다면..... 나 선우한테 얘기할거다.
그날 밤 내가 본거, 선우한테 얘기할거야.
수미;그 다음은 어떻게 되는 건데? 선우가 가만있을 것 같아?
광춘;한바탕 난리가 나겠지. 조사도 여러 번 불려가고.
수미;하세요. 해!
광춘;한다. 니가 그 놈이랑 맺어지는 것 보다 더 끔찍한 건,
내 인생에 없다.
광춘, 눈물 그렁해 밖으로 나간다.
수미;(눈물을 닦는다)
밖으로 나온 광춘, 쭈그려 앉아 눈물 닦는다.
광춘;뭔 놈의 팔자가 이리 드럽나. 에이........
22. 장일 검사실 / 밤
자료 보고 있는 준호. 장일, 준호에게 넌지시......
장일;진회장 별장에 근무하셨던 분 오면 뭘 물어볼거야.
준호;이런 거지 뭐.... (종이 한 장을 뽑아서 주는)
장일;(읽어보는)
23. 장일네 부엌 / 밤
장일과 용배, 거실에 서 있다.
장일;죄가 있건 없건 조사실에 오면 누구나 긴장을 해요. 너무 긴장 안한 것처럼 보일 필요도 없어요.
용배;(고개를 끄덕끄덕)
거실에서 식탁으로 움직이며 동선 설명하는 장일. 정말 문을 여는 척, 공간을 설명한다.
장일;문을 열고 들어가면 문 옆으로 작은 방이 또 하나 있어요. 여기서 볼 땐 거울, 안쪽에선 유리벽이예요. 그 안에서 영상녹화도 하고 수사관 들이 와서 보기도 해요. 전 거기 있을 거예요. (식탁에 앉으며)창문 을 등지고 검사가 앉고, 아버지는 검사랑 마주 앉아요.
용배;(마주 앉는다)
장일;이쪽에 앉은 수사관이 본인 확인을 할거예요. 주민번호 주소 이름....
용배;침착하게 말하면 되고.
장일;그리곤 묻겠죠. 진회장 별장에서 일하신 지는 얼마나 됐습니까.
대답해 보세요.
용배;.........별장 공사시작 때부터 계속 있었으니까 한 2년 반.
장일;그 전에는 어디서 일하셨습니까.
용배;원래 회사 관리 설비팀에 있다가 회장님 댁 공사에 파견돼서 일도 하고 그랬죠. 제가 성실하고 손끝이 야물다고 많이들 칭찬을 하셔 서..........
장일;(말 끊어)자세한 설명은 검사가 물어보면 하세요.
용배;........그래 알았다.
장일;그리고 진회장이랑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식으론 얘기하지 마세 요. 그냥 직원이었을 뿐이예요.
용배;그럼 그럼.
장일;97년 이맘때는 별장 공사를 하고 계셨습니까.
용배;그렇다고 대답을 하는 게 맞지?
24. 거 리 / 낮
달리는 차. 운전석에 쿤. (승합차여도 좋겠고) 뒷좌석엔 선우와 지원. 선우, 생각에 잠긴 듯 말없이 창밖만 보고 앉아있다. (캠핑복 차림이거나 아웃도어 룩ppl)
지원;.......(선우를 물끄러미 보는)
지원, 선우의 손을 잡아준다.
선우;..............(지원을 보면)
지원;(입 모양으로 힘내요)
선우;(미소)
쿤, 백미러로 두 사람 보며 못마땅한 듯 헛기침.
쿤;으흠흠! 흠!
지원, 얼른 선우 놓을 놓고 창밖을 본다.
쿤;사내 연애는 안됩니다. 공과 사는 분리하세요.
선우, 쿤 보란 듯이 지원의 손을 덥썩 잡는다. 모른 척 창밖을 본다.
쿤;(맘에 안 드는 듯)흠!
지원;(미소. 선우 손을 더 꼭 잡는다)
선우;문태주 회장님도 오시라고 하세요. 거기서 회의해요.
쿤;이용배씨는 조사 언제 간답니까?
선우;내일 가시는 걸로 압니다.
지원;이용배씨는 누구예요.
선우;..........(창밖만 보며 대꾸 없다)
쿤;이장일씨 아버지세요.
지원;..............
25. 장일 검사실 / 낮
준호, 들어온다.
준호;우리 방 수사관들 부산에 내려 보냈다.
장일;부산엔 왜?
준호;철물점 주인을 만나보라고 했어. 최수미씨 말대로 정말 철물점에서
로프를 사고 그 다음날 목을 맨 채 발견됐다면 철물점 주인이 기억 을 못할 리가 없지, 작은 시골동네에서.
장일;.........잘했다.
26. 수미 작업실 / 낮
수미, 팔에 물감이 잔뜩 묻었다. 열심히 붓질하며 그림 그리는. 발자국 소리 들린다. 돌아보면 장일, 서 있다.
수미;...... (다시 그림으로)내가 지금 좀 바쁜데.
장일;(그림을 보거나 창밖을 보거나... 급하지 않다....)
수미;(장일 무시하고 그림만 그리는)
장일;(다른 데 시선 두고)왜 그랬어.
수미;.......(그림만)
장일;왜 거짓말 했어.
수미;(눈물이 날 것 같은)
장일;날 후회하게 만들거라면서.
수미;거짓말이 아니라..... 묻혀있던 기억이 되 살아났을 뿐이야.
장일;...........신준호가 만만한 놈이 아니야. 다시 부를지도 몰라.
수미;(장일을 돌아본다)부르면 다시 가야지.
장일;........
수미;나 지금 바쁘니까 이만 가주라.
장일;오늘이라도 당장 짐 싸서 시카고로 가버리는 게 어때.
거짓말을 또 막으려면 감당하기 힘들만큼 불어날텐데.
수미;.............
장일;난 널 못 믿어. 내가 위증을 해달랬다고 뒤통수를 칠 수도 있는 애니 까.
수미;(웃는)날 너무 잘 아네. 역시 우린 닮았어. 뒤통수치는 건 너도 전문 이잖아.
장일;시카고로 가라.
수미;너나 가. (너나 가라 시카고.... 도 좋을 것 같은데;;)
27. 수목원 / 낮
튜울립 꽃길을 걷고 있는 선우와 지원.
지원;수목원이랑 연결된 테마파크면 괜찮을 것 같은데요.
선우;(지원 보며 미소)
선우, 지원의 손을 잡는다. 손잡고 걸어간다.
수목원, 밤.
커다란 텐트 두 채, 서 있다. 쿤, 고기를 굽고 있다. 한 쪽엔 기타도 놓여있고.
선우;정식으로 소개해 드릴게요. 여긴 나한테 아버지 같은 분,
문태주 회장님. (지원을 소개하는)그리고 이쪽은.......
태주;널 적도에서 살아 돌아오게 한 여자.
선우;맞습니다. 한지원씨. 회사에선 한지원 실장.
쿤; (선우 가리켰다)적도의 남자의 (지원 가리키고)여자네요.
선우;별로 재미없는데요.
쿤; 사내 연애는 안됩니다. 사무실에선 1미터 이상 떨어져서 얘기해요.
지원;선우씨를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태주;나도 고마워요. 한지원씨 덕분에 나도 아들을 찾았습니다.
태주와 지원, 따뜻하게 보며 웃는다. 선우도.
쿤; 난 로얄트리에서 한우를 담당하고 있는데요, 익었으니까 드시죠.
네 사람, 와인잔 건배하고 고기 먹고 웃고...... 한쪽에선 태주의 핸드폰 계속 울리고 있다.
28. 장일 검사실 / 밤
장일, 통화 중.
장일;(웃으며)특종을 미리 축하드릴게요. 데이빗 김 대표가 후원한 국회 의원 계좌도 조사해 보세요.
29. 수목원 / 밤
텐트 앞. 예쁜 램프를 여러 개 켜놓고 선우와 지원, 두 사람 앉아있다. 지원, 기타를 튕기고 있다.
지원;선우씨, 우리 처음 봤을 때 기억나요? 진미회관 앞에서.
선우;기억나죠. 차 유리창 깨던 여학생.
지원;그게 누구 차 였는지 알아요?
선우;......아버지 차 였나? 용돈 적다고.
지원;(기타를 내려놓고)진노식 회장 차였어요.
선우; !
지원;부경화학, 우리 아버지 회사였는데 지저분한 방법으로 뺏었거든요.
그 때 선우씨가 나머지 유리를 박살내 줘서 내가 홀딱 반했잖아요.
선우;아버님이 끝내 부경화학을 못 찾고 돌아가셨네요.
지원;돌아가시면서 유언이 그랬어요. 결국은 내 부덕의 소치다, 진회장에
대한 증오로 쩔쩔 매지 말아라...
선우;그게 쉽게 되던가요.
지원;당연히 안됐죠. 아직도 돌을 던지고 싶죠. 하지만 내가 잘되는 것도 복수잖아요.
선우;(듣기 싫다는 듯 옆에 놓인 기타를 잡는다)
태주와 쿤, 와인 마시며 앉아있다. 저만치 떨어진 곳에선 선우, 기타를 튕기고 있다.
쿤; 저 쪽은 엠티 분위긴데요.
태주;......(핸드폰 문자보며 어두운)
쿤;뭔데 그렇게 인상을 쓰고 계세요?
태주;특별세무조사가있을 꺼란 첩보야.
쿤;회사 만든 지 얼마나 됐다고 세무조사를 받아요.
태주;........누군가 움직이는 손이 있었겠지.
선우, 기타 튕기고 있는데
지원;선우씨, 눈이 먼 이유가 뒷통수를 맞아서 그런 거라고 했잖아요.
선우;..........
지원;이젠 그 얘기 해줘요.
선우;.......그건 더 나중에 하면 안될까요.
지원;오늘 듣고 싶어요.
선우;........ 진정서를 내러가는 길이었는데 누가 뒤에서 날 쳤어요.
지원;...... 누가요?
선우;........알 수 없죠.
지원;깨어나서 왜 경찰에 말 안했어요?
선우;그때 내 기억이 확실하지 않았고.... 눈을 감은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었으니까요.
지원;선우씨를 친 사람, 분명 아버지 일에 연관이 있는 사람이겠네요.
선우;그렇겠죠....
지원;....... 내가 상상하는 그 사람이 아니면 좋겠어요.
선우;...........
모닥불 사그라 든다. 선우 어깨에 기대 잠든 지원.
선우;헤밍씨 자요?
지원;........(잠든)....
선우;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다 날 떠나나... 그런 생각을 해본 적 있어요.
아버지, 내가 제일 사랑했던 친구.... 헤밍씨는 아니었음 좋겠어요.
헤밍씨는 내 옆에 오래 오래 있어줘요. (지원이 깰세라 한 손으로
담요를 잡아 지원에게 조심스레 덮어준다)
어둠 속 꽃길. 선우 혼자 걷고 있다. 태주, 뒤에서 따라 걷는다.
태주;서울을 조금만 벗어나도 공기가 참 달구나.
선우;자주 나와요 이제.
태주;............
선우;사랑했던 여자는 어떤 사람이었어요?
태주;.........(미소)참 고운 사람이었지.
선우;저도 한번 가보고 싶어요. 그 분 한테.
태주;..........다녀와라. 반가워 할거다.
30. 도로 / 낮
속력을 내 달리고 있는 차. 쿤 운전 중. 뒷좌석엔 선우와 지원. 표정 안 좋다.
31. 선우 사무실 / 낮
사람들 들이닥쳐 노트북과 컴퓨터 서류들을 가져 간다. 선우 지원 쿤 망연자실 서 있는.
지원;왜 갑자기 이러는 거죠?
쿤;로얄 트리를 털어보란 소리가 검찰 출입기자한테서 흘러나왔다는데요.
선우;............
32. 복 도 / 낮
용배, 걸어온다. 장일, 걸어오는 용배를 보고 서 있다. 슬픈 얼굴로 굳어 있다.
용배, 장일에게 시선을 주지 않는다. 일부러 앞만 보고 걸어간다. 용배, 장일을 스쳐 지나간다.
33. 조사실 / 낮
용배, 준호 앞에 앉아있다. 옆에는 순태 노트북 두고 앉아있다. 장일, 거울 벽 방으로 들어선다. 영상녹화 모니터에 용배의 얼굴이 비춘다. 긴장해 있는 얼굴.
장일;(나지막히 혼잣말)괜찮아요 아버지.... 연습한 대로만 하세요.
34. 도 로 / 낮
선우가 운전하는 차. 속력을 내 달려간다.
35. 조사실 / 낮
준호, 별 의심 없이 용배와 마주 앉아있다.
준호;97년 이맘때는 별장 공사를 하고 계셨습니까.
유리벽 방엔 장일, 소영, 백구 서서 보고 있다. 백구, 전화를 기다리는 듯 핸드폰을 자꾸 본다.
용배;그렇죠. 공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였습니다.
(용배가 이야기하는 부분은 조사실에서 그대로 가도 되고, 장일과 마주보고 식탁에서 연습하는 장면으로 왔다갔다 편집되어도 좋을 듯)
용배;별장이 한옥 비슷하면서도 묘한 느낌이 있어서 동네 사람들이 많이 들 종종 구경을 오곤 했어요.
준호;그 당시엔 교통이 불편하게 뚝 떨어져 있는 곳이었다면서요.
용배, 긴장 한 듯 책상 아래로 손을 꼭 쥐고 만지작 거린다.
용배;꼭 그렇지 만도 않았습니다. 산책할 겸 걸어서 오는 사람도 있었고,
자전거를 타고 오는 사람도 많았어요.
준호;(경필의 사진을 보여준다)이 분을 본 기억이 나십니까.
용배;...........
선우, 유리벽이 있는 방으로 들어온다. 장일은 용배에 집중하느라 의식 못하고 있다.
백구;(선우보고 소근)안 오시는 줄 알았습니다.
선우;회사에 갑자기 일이 생겨서요........
장일;(돌아본다)!
선우, 장일에게 시선 안주고 유리벽 통해 조사실을 본다. 경필 사진을 들고 있는 준호. 선우, 용배의 얼굴이 보이는 모니터를 본다.
용배;기억 안 납니다.
준호;직원이었다는 데 한 번도 보신 적이 없습니까?
용배;직원들이 한 두명인가요. 전 기억이 안나는데요.
선우;.............
장일;.............
준호;진회장한테 옛날 직원들이 종종 찾아오는 경우도 있었습니까?
용배;별장은 진회장님이 가족끼리 쉬거나 외부 손님접대를 위해서 만든 곳이라 그 쪽으로 찾아오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백구;저 분이 별장 관리를 오래 하셨대요.
선우;네........ 어릴 때 찾아가 물어본 적 있습니다. 아버지를 보셨냐구.
백구;그때도 기억 못하시던가요.
선우;예.
준호;이 분이 진회장님하고 찍은 사진이 있어요,
용배;저도 회장님하고 찍은 사진이 있습니다. 야유회나 창립 기념일 땐
일반 직원들하고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사진 많이 찍으십니다. 특별 히 가까운 사이라서 그런 건 아니구요. 어쨌든 이 분이 별장에 온 건 본 적이 없습니다.
선우, 장일에게 시선 안 주고 나간다.
36. 복 도 / 낮
용배, 순태와 백구에게 인사하고 걸어간다. 장일, 맞은 편에서 걸어오며 용배에게 시선. 두 사람 스치는데
장일;(작게 나지막히)침착하게 잘하셨어요.
장일 스쳐간다. 용배도 뒤 안돌아보고 걸어간다.
37. 거리 / 낮
용배, 걸어 나온다. 아직 긴장이 안 풀렸는지 멍한 표정.
용배;............
차 한 대 용배 앞으로 와서 끽 선다. 용배, 뭔가 하고 보면 창문 내려지고 선우
웃으며 본다.
선우;(밝게)아저씨!
용배;니가 여긴 웬일이냐.
선우;근처에서 일 보고 가는 길이었어요. 타세요.
용배;아니야. 난 택시타면 된다.
선우;(차에서 내려 뒷좌석 차 문을 열어준다)여기 택시 잘 안 잡혀요.
선우, 차 문 열고 기다리고 서 있다. 미소 지으며. 용배, 난처하고 곤란하다.
선우;타세요. 모셔다 드릴게요.
용배;............그래. (마지못해 타는)
선우;(차문을 탁 닫는다)
달리는 차. 문이 철컥 잠기는 소리.
선우;아저씨, 그날은 죄송했어요. 장일이랑 같이 만났을 때....
전 놀래켜 드릴려구 그랬거든요.
용배;.........그러게 왜 그랬냐.
선우;(백미러 보며)저 눈 뜬 거 보니까 좋으세요?
용배; 좋지 그럼.
선우;식사 아직 안하셨죠? 가는 길에 유명한 맛집이 하나 있는데 저녁
드시고 가실래요.
용배;아니다. 아직 저녁 먹을 때 안됐지.
선우;일찍 먹어도 좋잖아요.
용배;식사는 다음에 하자.
선우;참고인 조사 받고 가시는 길이예요?
용배;...........응.... 그래.....
선우;뭘 물어보던가요.
용배;(기분 상하는)얘, 내가 깜빡한 게 있구나. 나 좀 저 앞에서 내려다 오.
선우;뭘 깜빡 하셨는데요.
용배;...... 내가 그것까지 말해야 되냐.
선우, 험하게 핸들을 확 틀어 ‘끼이익’ 소리가 나도록 꺾어 앞 차를 추월한다.
선우;(기분 나쁜 듯)쯧! 운전을 저 따위로 하고 있어.
용배;사고 날라 살살해라.
선우;별일 없으심 댁까지 가요. 마침 트렁크에 과일도 한 박스 있는데
댁까지 올려다 드릴게요.
용배;괜찮다니까 그러네.
선우;돌아가신 아버지 생각나서 그래요. 아버지한테 못해 드린 거 아저씨 한테 해드리고 싶어요.
용배;..............(덫에 걸린 쥐처럼.....)....
용배, 핸드폰으로 문자를 찍는다.
용배(E);장일아 선우가 우리 집까지 올 모양이다.
38. 장일네 거실 / 낮
포도 상자 박스를 들고 있는 선우.
선우;어디다 놓을까요?
용배;거기가 두면 돼.
선우;(상자 놓고 둘러보는)와..... 집 좋네요.... 제가 눈 감고 있을때도
여기 있었던 거예요? (눈 감고 벽을 더듬으며 걸어보는)아닌데...
그때 구조랑 다른데.
용배;이사 했다.
선우;전세예요? 전세면 제가 돈 보태드릴게 사세요 아저씨.
용배;..........아니다. 우리 집이야.
선우;검사 월급이 그렇게 많아요?
용배;내가 조그만 땅을 샀는데 그게 개발이 돼서 돈을 좀 모았다.
선우;(웃으며)아.... 그러셨구나... 땅 살 돈은 어디서 나셨는데요.
용배;........(불쾌한) 너 지금 뭐하자는 거냐.
선우;오해하진 마세요 아저씨. 제가 이제 돈 걱정은 안하잖아요. 그래서 힘든 거 있으심 도와 드릴려구요.
용배;마음은 고마운데 이젠 우리도 먹고 살만 하다.
선우;장일이는 언제 퇴근해요?
용배;장일이야 못 들어올 때가 허다하지. 들어와도 새벽이야.
선우;아쉽네요. 장일이 들어오면 저녁이나 얻어먹고 갈려고 했는데.
문자음. 용배, 핸드폰을 보면
장일(E);저녁 먹고 가라고 하세요. 금방 갈게요.
용배;........선우 너 저녁 먹고 갈래?
선우;주신다면 감사하죠.
식탁에 앉아있는 선우. 용배, 찌개 맛을 보고 있다.
선우;전 그냥 찬밥에 물 말아서도 잘 먹는데.
용배;그래도 손님인데.... 잠깐 기다려. 다 돼 간다.
현관문 열리고 장일, 들어온다.
용배;오늘은 일찍 왔네. 선우 와 있다. 집까지 편하게 데려다 줬다.
장일;고맙다.
식탁에 앉은 세 사람. 선우, 옆에 놓인 국을 맛난 듯 먹고 있다.
용배;찬이 입에 맞는지 모르겠다.
선우;너무 맛있어요.
장일;먹구 더 먹어라.
선우;(열심히 국 떠먹으며)아저씨 요리 솜씨는 정말 최고세요.
용배;언제 또 내가 한 밥을 먹은 적이 있던가.
선우;15년 전에요. 유서가 이상하다고 장일이한테 달려갔었죠. 그때 아저 씨가 밥 먹으면서 유서는 언제 갖다 낼꺼니 물어보셨는데. 그리곤 다음날 유서가 없어졌어요. 아저씨는 우리집에 통닭을 사다주셨고.
장일;너 지금 무슨 소리하냐.
선우;기억 안나?
용배;선우야. 니가 왜 날 의심스러워 하는 지 도통 이해가 안간다.
선우;제가 눈 감고 있을 때 꿈을 꾼 건지 뭔지 아저씨가 통화하는 소리를
들었는데, 아버지를 별장에서 본 건 회장님하고 나하고 둘만의 비밀 입니다.
장일;(싸늘한 시선)꿈을 꾼거야.
선우;그런 가봐.....아저씨, 우리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보신 게 언젠지 기억 나세요?
장일;.........
용배;내가 너희 아버지 얼굴을 모르는데 기억이고 뭐고 어디 있어.
선우;그날 별장 근처에서 정말 못 보셨어요?
장일;(버럭)그만해! 너 이럴거면 가라. 같이 밥상 앞에 앉아있기 힘들다.
선우;.........내가 너무 말이 많았나. 미안하다.
선우, 나간다. 장일, 일어나 선우가 가져온 포도 박스를 집어던진다. 포도가 쏟아지며 편지 봉투도 하나 나온다. 장일, 편지봉투를 열어 보면 편지. ‘김선우씨 당신 아버지는 이장일 아버지가 죽였습니다......’ 광춘이 보낸 편지 복사본.
장일, 편지를 구겨 버린다.
용배;그건 뭐냐.
장일;아무 것도 아니예요.
39. 포장마차 / 밤
술 마시며 눈물 닦는 광춘.
금줄;내참.... 아저씨 도대체 왜 그러는지 말씀을 하세요. 술 마시자고
불러놓고 말 한마디 없이 눈물만 찔찔거려.
광춘;그래도 너랑 나랑은 선우 옆에 있어줘야 하는데.... 그쟈?
금줄;뭔 소릴 하는지 도통 모르겠네.
광춘, 한잔을 싹 비우고 뭔가 결심한 듯 일어선다.
40. 선우 사무실 / 밤
선우, 창밖을 보며 앉아있다. 술 취한 광춘, 들어온다.
선우;아저씨가 이 시간에 웬일이세요.
광춘, 무릎을 꿇는다.
광춘;죽을 죄를 지었다 선우야.
선우;.........(뭔가 느낌이 오는....)아저씨.....
광춘;.........내가 너한테 죽을 죄를 지었다.
선우;편지 때문에 오신거죠.
사무실 지원 방 노트북 앞에 앉아있는 지원. 밖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
광춘;...........
선우;아저씨 도대체 뭘 얼만큼 알고 계십니까.
광춘;.........(말 꺼내기 힘든).......
선우;아저씨.
광춘;수미가 이장일 그 놈을 아직도 마음에 두고 있어서, 내가 그것만은
막아야겠다 싶다..... 내가 가서 다 말할게. 나 그날 뒷산에서 이장 일 아버지가 너희 아버지 매다는 걸 봤다.
선우;.........
지원;(문가에 서서 귀 기울이며 충격! 문을 열고 살짝 본다. 광춘이 보인 다)
광춘;너희 아버진 어디서 흠씬 맞고 온 사람처럼 축 늘어져 있었어. 아마 죽은 줄 알고 자살로 위장하러 온 게 아닐까. 그런데 숨이 붙어있더 라고.
선우;왜 가만히 보고만 계셨어요!
광춘;무서워서 그랬다 무서워서. 그 현장에 있어보지 않고는 날 함부로
비난할 순 없을거야.
선우;(몸을 가누기 힘든)
광춘;너희 아버지 인줄도 몰랐다.. 처음에는 나중에.... 희미한 소리로 그러더라. 선우 약속에 가야 해. 너희 아버지가.....
선우;(버럭)그만해!
광춘, 선우를 보며 눈물을 흘린다. 지원, 눈물 그렁해 문을 닫는다.
광춘;선우야 미안하다..... 내가 죽을 죄를 지었다....
선우;왜 그때 말 안했어! 경찰에 얘기 했었어야지.
광춘;죽을 죄를 지었다.
선우;.........당신도 공범이야. 당신도!
광춘;이젠 니가 시키는대로 할게. 내일 당장 검찰에 가서 말하라면 할게.
선우;말해요. 그날 밤 살인을 목격한 게 당신이라고 가서 말해!
(광춘의 어깨를 거칠게 잡으며)이장일 아버지가 우리 아버질 죽였다 고 말해!
광춘;증언 할게. 그날 밤 목격자가 나라고, 내가 말한다니까!
광춘, 눈물 닦으며 뛰어나간다. 지원, 방에서 나와 선우를 안고 다독여 준다.
지원;...... 괜찮아요 선우씨.....
★★★★★ 41. 노식 회장실 / 밤
노식, 자료 (매장량 그림 같은)보다 화난 듯 찢어 버리는. 앞에는 차실장과 윤주 긴장한 표정으로 서 있다.
차실장;그 가치에 비해 입찰가를 너무 높게 잡으셨던 것 같습니다.
노식;이대로 포기할 순 없다.
차실장;회장님, 이건 포기 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만큼의 매장량 이 땅 속에 없다는 겁니다.
노식;.....있는 것처럼 튀겨서 발표하고, 주식으로 만회하고 버리면
된다.
윤주;그건 안돼요. 크게 탈이 날 수 있어요.
노식;이번 한번이야. 이검사가 알아서 막아줄꺼다. 차실장이 준비 해.
차실장;.....(안내키는)알겠습니다. (나가고)
노식, 가만히 앉아있다.
선우(E);다이아 광산 공개 입찰에 들어가신다고 들었습니다.
거긴 안하시는 게 좋을 텐데요.
선우(E);그만큼의 매장량은 어디에도 없는데.... 저한테 자문을 구하시지
그랬습니까.
노식, 피식 웃는다.
노식;니 놈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을거야.
(전화를 거는)아 김대표 나 진노식이요. 잠깐 나 좀 봅시다.
선우(F);저도 회장님을 뵙고 싶었습니다.
★★★★★ 42. 도 로 / 밤
달리는 차. 운전 중인 선우.
★★★★★ 43. 노식 회장실 / 밤
선우 들어온다.
노식;어서와요. 밤 늦게 미안합니다.
선우;뭡니까 하실 말씀이.
노식;그동안 김대표를 안 믿었어요. 날 망하게 할려고 일부러 거짓 정보 를 흘린 거라고.
선우;앞으로도 안 믿으시는 게 좋을 겁니다.
노식;나를 속이지 않는 이유가 뭡니까. 문태주가 그러라던가요.
선우;그분은 회장님한테 전혀 관심이 없으십니다.
노식;그 사람한테 휘둘리지 말아요. 무서운 계획을 갖고 있을지도 몰라.
선우;무서운 계획이라면 어떤....
노식;......그거야 나도 모르죠.
선우;보여 드릴 게 하나 있습니다. (복사본을 준다)
노식;(편지 보는. 별로 흔들림 없다)
선우;이 편지 보낸 분을 만났습니다.
노식;누가 보낸 겁니까. 나도 한번 만나보고 싶군요.
선우;직접 듣고 싶어서 왔습니다.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노식;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정 궁금하면 (편지를 콕콕 찍으며)이장일군 아버지한테 가서 물어봐요.
선우;이 분이 증언을 해주시기로 했습니다.
노식;그럼 서둘러야 할 텐데요. 공소시효가 보자.... 이제 며칠 밖에
안 남았을텐데....
선우;공소 시효는 이제 저한테 큰 의미가 없습니다.
노식;(웃으며)그렇습니까.
선우;이장일은 유능한 검사고, 회장님은 최고의 변호사들을 기용하실테 니.... 기소가 된다 해도 제가 바라는 만큼의 벌을 받진 않으시겠 죠.
노식;나한테 어떤 벌을 주고 싶으신데요.
선우;..........
노식;..........
선우;회장님한테 가장 소중한 걸 제가 뺏겠습니다.
노식을 보는 선우의 강한 눈빛에서!
(노식에게 제일 소중한 건 사랑하는 여자 은애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친자 선우가 아닐까요... 선우는 지금 모르고는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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