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도의 남자 17
1. 선우 사무실 / 밤
16부 엔딩 연결로....
선우;너희 아버지는 두 사람이 다투는 소리를 듣고 퇴근한 거야. 모든 걸
진회장 한테 뒤집어 씌워버리자니까.
장일;그렇게 못하겠다면.
선우;난 내일 신준호 검사를 만날 거야. 널 살인미수로 조사해 달라고
해야지.
장일;너희 아버지는 진회장이 죽였다.
선우;(웃는)
장일;김경필씨는 진회장이 죽였어. 진회장이랑 김경필씨가 별장에서 만난 걸 우리 아버지가 봤다.
선우, 장일을 보며 만족스럽게 웃는다.
선우;장일아, 내일 방송 잘 볼게.
2. 스튜디오 / 밤
16부 엔딩 연결로....
선우;꼭 검사님이 수사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 친구의 이름은
지금 알려드리겠습니다. 그 친구의 이름은.......
장일;......
긴장해 있는 장일의 모습, 모니터에 비친다. 흥미로운 듯 지켜보는 진회장, 쿤, 걱정스러운 지원의 표정.
TD;(PD를 보며 우려스러운 듯)이거 방송 나가도 돼요? 오디오 끊읍시다.
스탭;(태블릿 PC보며)실시간 시청률 수직상승 하고 있어요.
PD;계속 가요. 끊지 말구. 오디오 더 키우세요.
스튜디오.
선우;그 친구의 이름은 이..장.....
선우, 전화를 끊어버린다. 스튜디오로 ‘뚜뚜뚜....’ 하는 소리 울리고.
텅빈 스튜디오. 텅빈 객석. 장일, 멍하니 앉아있다.
장일;...........
선우, 다가온다.
선우;시청률 팍 올랐다고 스탭들이 좋아하던데. 역시 스타검사 이장일
파워야.
장일;..... 너 방금 장난 친 거 뭐야.
선우;(별 거 아니라는 듯 웃으며)아... 그거? 또 다시 내 뒷통수를 치면
안 된다는 싸인이었어.
장일;너 정말 무식하고 무모하구나.
선우;기억 안나? 널 위해서 사채업자랑 한판 붙기까지 했는데.
중간고사 때, 시험보다 말고 나가서.
장일;그 땐 니가 이 정도로 미친놈일 줄 몰랐다.
선우;나도 니가 그 정도로 외로운 놈일 줄 몰랐다. 나를 죽이려고
한건 너희 아버지 보다 니 장래를 위해서였지?
장일;그 얘긴 그만 하기로 한 거 아냐.
선우;그래, 나도 니가 살인 미수범인 게 싫다. 살인자의 아들이란
말을 듣는 것도 싫고. 넌 모든 사람한테 인정받는, 전교 1등 이장일로 남아줘.
장일;다시는 이딴 식으로 장난치지 마.
선우;싸인 이라니까. 잊으면 안 된다. (웃는)
3. 노식 회장실 / 밤
용배, 복사본 편지를 노식에게 보인다. ‘김선우씨 당신 아버지는 이장일 아버지가 죽였습니다. 진노식 회장도 연관돼 있습니다’
용배;선우 녀석이 저희 집에 두고 간 겁니다. 누가 선우한테 그 편지를
보낸 건지, 아님 제멋대로 써와서 한번 떠보는 건지 알 수가 없습니 다.
노식;봐요 용배씨. 이런 거 들고 자꾸 나 찾아오지 말아요.
용배;야속한 말씀 하지 마세요. 회장님 말곤 기댈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
노식;용배씨.....
용배;예 회장님.
노식;왜 그럤습니까.
용배;....뭘 말씀입니까.
노식;되돌릴 수 있는 기회가 한번 있었잖아요.
용배;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노식;..... (빤히 보다가) 그 사람 살아있었지요?
용배; (충격) !!
노식;내가 홧김에 한 대 쳐서, 졸도해 있던 걸 용배씨가 죽인 거
아닙니까.
용배;무슨 그런 말씀이 있습니까.
노식;내가 예전에 받았던 편지나, (책상에 놓인 편지 가리키며)이걸
봐도....
그날 밤에 누군가 용배씨를 봤고, 그 때 경필인 살아 있었어요.
용배; (악이 솟는)회장님 이러시는 거 아닙니다. 저한테 다 뒤집어 씌우려 고 하시나 본데.... 제 아들이 검삽니다.
노식;나한테 장학금 받고 큰 사람이지요.
용배;회장님이 장학금을 왜 주신 건데요.
시신 치워준 값 아닙니까 솔직히.
노식;시신이라니요. 살아 있었어요.
용배;혼자만 빠져나가겠다는 생각은 안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노식;장일군이 생방송에서 호되게 당하던데.... 어릴 때 그 패기는 다 어디 간 겁니까. 이럴 때 일수록 제대로 한 대 내리쳐야지.
용배;회장님이야 말로 생각 똑바로 하십시오. 전 선우 아버지랑 일면식도 없는 사입니다.
노식;나랑 사이가 안 좋은 사람이란 걸 알고.... (악마처럼 속삭이 듯)
용배씨가 과잉 충성으로 죽였잖아요. 죽여 놓고는 댓가로 장학금을
달라고 했잖아요.
용배;.........뭐요?
노식;기억 안 납니까. 아들이 전교 1등이라고 장학금을 달라고 했잖아요.
용배, 노식의 멱살을 잡고
용배;이 악마 같은 인간..... 당신, 하늘이 무섭지도 않아.
노식;어...어..... 이러다 나까지 죽이겠소.
용배;어디 까지 갈려고 이래요. 사람의 탈을 쓰고 어떻게 이래. 뱃속에
뭐가 들어앉았길래 인간이 이래.
희정과 윤주, 들어선다. 근사한 저녁모임에라도 다녀온 듯한 차림으로 들어서다 깜짝 놀라 굳어 선다. 용배, 얼른 멱살을 놓고 당황한 듯 나간다. 편지는 둔 채.
희정;무슨 일이예요. 저 사람이 어떻게 당신한테 함부로 이래.
노식;천한 것들, 잘해줬더니 기어오르는 거지.
희정;무슨 일인데 그래, 말해 봐요.
노식;(짜증)별 일 아니라니까!
윤주;........(책상위에 놓인 편지로 시선, 놀라서)이게... 뭐예요. (집어 드는 데)
희정;(낚아채서 읽어보는. 놀란 표정) 뭐예요, 이거.
노식;(뺏어 찢어버린다)돈 뜯으려는 수작이다. 바깥 일 신경 쓰지 말고
들어가.
희정;우린 가족인데.... 감춰야할 비밀이든 뭐든 서로 알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노식;아무 일 아니래두. 윤주 넌 엄마 데리고 얼른 들어가라.
윤주;.......(난처한)
희정;(섭섭한 듯 노식을 쏘아보는)
4. 노식네 거실 / 밤
집에 막 돌아온 모녀. 소파에 털썩 앉는 희정.
희정;뭔가 엄청난 걸 숨기고 있다니까.
윤주;엄마 뭐 눈치 챈 거 있지.
희정;부경화학 주식은 데이빗한테 담보로 잡혀있고... 나머지 주식들은
슬슬 팔면서 현금을 좀 쥐고 있어야겠어.
윤주;하지 마. 그건 진승그룹 안주인이 할 짓이 아니지.
희정;그 사람이 먼저 벽을 치잖아. 조강지처였다면 털어놨을 거야
뭐가 됐든.
윤주;남자들 안 그래. 애인이나 부인한테 자존심 때문에 말 안하고 끙끙 앓는 거 많아요.
희정;니가 남자에 대해서 뭘 안다고 이래.
윤주;진회장님 외로워 보였어. 쓸쓸하고.
희정;너도 정신 차려. 진회장 돈 앞에선 무서운 사람이다. 이제 우린
각자 살아남아야 해.
5. 검도장 / 밤
선우, 검도복 입고 (호면은 안 쓰고) 타격대를 죽도로 내려치고 있다. 얼굴에 땀 가득. 숨통을 끊어버리 듯 무서운 기세로 텅텅텅 내리친다. 태주, 다가온다.
태주; 이름까지 다 말한다더니.
선우; 한 번에 다 말해버리면 재미없잖아요.
태주; 재미로 하니.
선우; 장일이가 미쳐 버릴 때 까지 고통을 줄 거예요. 진노식, 최수미,
최광춘 다 용서할 수 없어요.
태주;공소 시효가 지날 때를 기다렸던 사람 같다. 니가 직접 나서서 복수
하기를 바랬던 사람 같아.
선우;그럼 안됩니까.
태주;.........엄마한테나 다녀와라.
선우;제 친아버지시죠?
태주;........
선우;친아버지가 아니면 날 그렇게 도와줄 이유가 없어요.
태주;세상엔 핏줄로 연결되지 않아도 도와주고 끌어줄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 내가 너희 어머니를 사랑한 건 맞지만
그 사람한텐 이미 다른 약혼자가 있었다.
선우;저희 어머니랑은 결혼할 수 없는 사이였고... 그래서 두 분 다 불행 하게 사신 거죠.
태주;.........틀린 말은 아니다.
선우;친아버지 맞으시죠?
태주;친자 확인을 원한다면 내일이라도 당장 하자. (가고)
선우;.....(답답함. 바닥에 죽도를 던진다)
6. 장일네 거실 / 밤
장일, 퇴근해 들어온다. 어디선가 흐느끼는 소리가 난다. 장일, 들어가 보면 한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소리죽여 울고 있는 용배.
장일;........아버지......
용배;진회장은 악마다.
장일;...........
7. 수미 작업실 / 낮
이태리 베네치아 느낌의 묘한 가면무도회 가면들 벽에 걸려있거나 바닥에 놓여있다. 정물화용 소품. 수미, 실성한 사람처럼 여기저기 찾는다. 상자 안,
찾다가 화가 나는 듯 스케치북 집어던지고.
수미;(정신 나간)어디 간거야... 여기 누가 왔었지....
누가 가져갔지....
광춘;그 끔찍한 그림이 없어진 거 맞지? 여기다 두고 간 건 확실해?
수미;그걸 가져갈 사람이 없는데. (광춘 째려보며)나 몰래 숨긴 거 아니 예요? 나 몰래 빼돌렸지.
광춘;내가 미쳤나. 너랑 같이 홍콩에서 내내 붙어있었잖아. 빼돌릴 틈이
어딨어.
수미;........
8. 장일 검사실 (+수미 작업실) / 낮
소영, 인터넷 포털에 뜬 기사를 이것저것 클릭해 보고 있다. ‘생방송 사고 날뻔.
스타검사 이장일에 실명 공개 수사요청’ ‘실인미수범 이름 이장X? 이강X? ’
핸드폰 울린다. 장일, 발신자보고 안 반가운. 전화 받는다.
장일;나 지금 바쁘다.
수미; 작업실 와서 그림 가져갔니.
장일;.......무슨 소리야.
수미;그림이 없어졌어. 홍콩에 있다 왔는데 작업실에 놔둔 그림들이
안 보여. 잘 숨겨놓고 갔는데.
장일;너 또 무슨 수작을 하려고 이래.
수미;(버럭)그림이 없어졌다니까!
장일;그게 왜 없어져. 니가 일부러 누구한테 준 게 아니면.
수미;너 정말 아냐?
장일;.........아냐.
준호, 들어온다.
장일;(전화에)나 지금 바빠. 나중에 통화 하자. (끊는다. 준호를 보면)
준호;생방송에 전화한 사람 동명이인이야? 아님 그 김선우씨야.
장일;다른 사람이야. 맛이 간 놈이지. PD도 어제 식겁했다고 그러더라.
그 얘기하러 왔냐.
준호;진회장 11시에 오기로 한 거 알지.
장일;알지.
준호;공소시효는 지났지만 김경필씨 사건을 다시 한 번 찔러 보는
게 좋을 것 같아.
장일;준호야.... 할 얘기가 하나 있다. 별장 관리인 이용배씨에 관해서.
준호;............?
9. 지검 일각 / 낮
노식, 여유 있는 얼굴로 걸어온다. 기자들, 서너 명 몰려든다. (사진 찍는 건 없이)
기자;진노식 회장님이 웬일이십니까.
노식;(웃으며)오늘은 그냥 다른 일로 도움 말씀 드리러 온 겁니다.
기자;글로벌 마이닝 문제로 오신 거 아닙니까.
노식;아이고, 절대 그런 일 없습니다. 다른 일로 도움 말씀 드리러 왔다니 까요. 수고하십시오.
노식, 여유와 웃음을 잃지 않고 걸어간다. 엘리베이터를 타는 노식.
노식;(핸드폰에)이 검사, 나 도착했다. 이거 하나 못 막고 날 불러내야
쓰겠나. 쯧!
10. 조사실 / 낮
노식, 들어온다. 노식을 맞는 준호.
준호;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신준호 검사입니다.
노식;........(장일이 아니라서 어벙벙)
준호;앉으시죠.
노식;........(앉으며 둘러보는)
준호와 노식, 앉아있고. 옆에는 다른 수사관. (순태 백구는 위장 취재 했으므로)
영상녹화실 안에선 장일, 보고 있다.
준호;최근에 차현도 비서실장 계좌로 1억 5천 만원이 들어왔다 나간 걸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안 돼 자원개발 우수업체로 선정이 되셨 고, 경제신문에 호재성 기사들이 실렸어요.
노식;우리 차실장 부모님 댁에 일이 생겨서 내가 무이자로 빌려준 겁니다.
오랫동안 내 가신으로 있는 사람한테 그 정도도 못합니까. 줄 수 도
있는 거지.
준호;차실장 부모님 계좌로 들어가진 않았던데요.
노식;부모 자식 간에 직접 갖다 줄 수 있지요. 정 없게 계좌로 보내는 것 보단.
준호;(열명의 이름이 적힌 명단을 하나 내밀며)차명계좌를 만들고 명의
를 빌려준 분들한테 매달 소정의 금액을 지급하셨죠. 용역회사 직원 으로 서류를 꾸며서.
노식;뻥치지 마소.
준호;진노식씨.
노식;......(기분 나쁜)
준호;저희가 다 조사한 겁니다.
노식;다른 검사 불러줘요. 댁한텐 대답하고 싶지 않습니다.
준호;누가 와도 마찬가집니다. 예의를 갖춰 물을 때, 대답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노식;........(입 굳게 다물고)
준호;........진노식씨.
노식;다른 검사로 바꿔주기 전엔 한마디도 대답 안 할테니 날 잡아
족치듯 죽이든 맘대로 하쇼.
준호;..........
장일, 조사실로 들어온다. 온화하게 웃으며. 준호는 영상 녹화실에서 보고.
장일;불편함이 있었다면 사과드립니다.
노식;........(표정 풀어지는).....
장일;(자료 넘겨본다. 일부러 앞으로 뒤로 시간 끄는 듯)
노식;(맘에 든다는 듯 미소)
장일;우수업체로 선정하는 심사위원한테 돈을 주신 적은 없습니까.
노식;그런 일 없습니다. 그렇게 눈에 보이는 바보 짓을 왜 하겠습니까.
장일;죄송합니다. 저희가 다각도에서 생각을 하다 보니....
노식;난 이제 가도 됩니까.
장일;한 가지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장일, 노식 앞에 사진을 내보인다. 경필, 노식, 태주가 함께 찍은 사진.
장일, 경필을 가리키며
장일;.........혹시 이 분이 회장님의 어떤 비밀이나 알아선 안되는 일을
알고 있습니까.
노식;보자..... 이게 누구요...... 옛날에 같이 일했던 직원 같기도 하네.
장일;이 분이 혹시 회장님을 협박했다거나....
노식;...........(장일을 본다..... 왜 이러나....싶은)그런 일 없습니다.
장일;이 분은 15년 전에, 회장님 별장 근처에서 택시를 내린 후
그 다음날 뒷산에서 목을 맨 채 발견되셨습니다.
노식;..... 쯔쯔쯔.... 그랬습니까....
장일;회장님이 살해하신 거 아닙니까.
노식;(기가 차다는 듯 웃으며)제가 왜요.
장일;회장님이 이 분을 만났고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노식;......그게 대체 누굽니까.
장일;......
노식;말해봐요. 그게 대체 누군지.
장일;이용배씨입니다. 별장 관리실에서 일하셨던.
노식;.......!
장일;원하시면 대질 심문을 해도 되겠습니까.
노식;.........(놀라)
장일 앞에 앉아있는 노식과 용배.
용배;분명히 이 분이었고, 다투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저는 퇴근을 바로 했구요.
장일;며칠 전엔 왜 김경필씨를 본 적이 없다고 대답하셨습니까.
용배;..... 회장님이 설마 사람을 죽였을까 하는 생각에.... 오해를 받으실 까봐 거짓말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노식;........(멘탈 붕괴... 뒷통수를 심하게 맞아 대처 방법이 바로 떠오르지
않는)
장일;그런데 오늘 얘기하시는 이유는 뭡니까.
용배;그 죄를 저한테 덮어 씌우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노식;왜 거짓말 합니까. 그 사람 죽여줄테니 아들한테 장학금 달라고 한 사람이 누군데. 나랑 다투는 거 보고 용배씨가 그 사람 죽였잖아요.
용배;거짓말 하지 마세요. 회장님이 높은 분들한테 돈 전달하는 것만 수 십번 본 사람입니다. 자꾸 이러시면 누구한테 언제 전달했는지도 다 불겠습니다.
장일;그 얘긴 따로 저희한테 해주시면 됩니다.
노식;..............
장일;그리고 진회장님이 김경필씨를 죽였다고 해도 처벌이 되진 않습니 다. 공소시효가 이미 지났거든요. 저희는 이 분을 죽인 이유가 궁금 한 겁니다. 회장님의 비리와 닿아 있을 것 같아서요.
노식;저는 죽이지 않았습니다. 증명할 방법이 있습니다.
장일, 용배, 노식 서로 말없이 쏘아보고 있는 팽팽한 긴장감.
11. 도 로 / 낮
운전하는 차 실장. 못마땅한 얼굴로 뒷좌석에 앉아있는 노식.
노식;작전 준비하던 거 스톱 시켜라.
차실장;.......
노식;일단 덮어야겠다.
노식, 굳은 얼굴로 앉아있다 핸드폰 꺼낸다.
12. 선우 사무실 / 낮
수트 입고 어떤 넥타이를 할까 대보는 선우.
선우;어떤 게 낫겠어요?
지원;..... 어딜 가는데요?
선우;오늘 전시회 오픈이잖아요.
지원;......
선우;표정이 왜 그래요. 장일이가 걱정돼서 그런 건 아니죠?
지원;선우씨 눈 감고 있을 때 고생한 거 누구보다 내가 잘 알아요.
나라고 참고만 싶겠어요.
선우;그런데 왜 자꾸 장일이를 용서하란 식으로 말해요.
지원;선우씨 손에 피 묻히는 게 싫어서 그래요. 선우씨가 더 다칠까봐
걱정도 되구요. 검찰에 살인미수 혐의로 수사해 달라고 해요.
선우;그건 내가 안 해도 자연스럽게 될 거예요. 난 헤밍씨가 이상해.
진회장 차 유리 깨던 한지원 아니었어요?
지원;맞아요....... 내가 왜 이러는 지 솔직히 말해도 돼요?
선우;(보면)
지원;내가 나서면 선우씨보다 더 지독하게 갈지도 몰라.
선우;........차 유리 깨던 한지원 맞네요.
지원;내가 나서서 돌 던져도 돼요?
선우;나도 솔직히 말하면 헤밍씨 손에 피 묻는 거 보고 싶지 않아요.
지원;나도 똑같은 심정이예요.
지원은 방으로. 핸드폰 전화벨. 선우, 전화 받는다.
선우;예, 진노식 회장님.
노식(F);김 대표한테 편지 보낸 사람 좀 알려줘요.
선우;왜 그러십니까.
노식(F);만나보고 싶어서 그럽니다.
선우;그 분이 며칠 때 연락이 안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연락 닿는 대로 곧 만나게 해드릴게요.
선우, 전화 끊고 재밌을 것 같은 예감으로 미소.
13. 갤러리 / 낮
그림들 앞에서 윤주와 희정 기자들에게 설명한다. ENG카메라도 와서 그림을 찍고. 자유롭게 취재 중인 기자들.
윤주;헐리웃 감독들에게 영감을 주는 화가 30인에 뽑힐 만큼,
최수미 작가의 작품 세계는 독특한 내러티브가 있는데요.
이번 작품은 한 편의 영화 같은 시리즈입니다.
희정;이 두 사람은 최 작가의 고등학교 동창친구들이랍니다. 둘 다 미남 이죠? 이 두 친구를 모델로 해서 어떤 배신의 순간을 영화의 한 장 면처럼 구성한 거 같아요. 보기만 해도 막 스토리가 떠오르지 않나 요?
갤러리 입구. 수미 달려온다. 선우, 장일의 사진과 함께 ‘어느 눈부신 날에 One splendid day’ 포스터 붙어있다. 수미, 포스터 보고 현기증이 날 정도로 충격. 수미, 멍하다. 어쩔 줄 모르고 서 있다.
갤러리 안, 희정과 기자들 웃고 얘기하며 좋은 분위기.
기자;모델이 된 친구 분들은 지금 뭘 하세요?
희정;둘 다 아주 잘 돼 계시죠. 한분은 곧 오실 거예요.
교양국PD;최작가랑 세 분 묶어서 한번 출연 할 수 있게 해주세요.
희정;당연히 해드려야죠. 재밌을 것 같네요.
윤주는 한 켠에서 방명록 펼쳐놓고 세팅하는데 수미, 윤주에게 달려가
수미;이게 무슨 짓이야. 당신 미쳤어.
희정과 기자들 돌아본다. 윤주, 얼른 수미를 끌고 밖으로 나온다. 두 사람 대찬
말싸움 시작. 때리기 직전까지 간 듯한. (머리채까지 잡아도 좋을 듯)
윤주;먼저 미친 건 최작가 아냐? 말 한마디 없이 전화 꺼놓고, 어디 가서
뭘 하다 나타난 거야.
수미;작업실을 뒤져서 내 허락도 없이 그림을 걸어?
윤주;사람이 눈앞에 있어야 허락을 받던가 말던가 할 거 아냐.
수미;(버럭)그런다고 이런 몰상식한 짓을 해.
윤주;몰상식은 당신 아냐? 그 태도부터 고쳐먹어.
수미;저 그림 당장 내려요.
윤주;내 맘대로 못해요.
수미;니가 뭔데 이래. 부모 잘 만나서 세상 물정 모르고 사는 주제에.
윤주;그림 재주 하나 믿고 안하무인으로 구는 너는!
수미;(쏘아보며)너 이거 절도야 도둑년아.
윤주;(한대 칠 듯이 들려들며) 이런 미친년이 어디서 함부로....
수미;당장 내려. 죽고 싶지 않으면.
윤주;나는 못 내려.
수미;당장 내려. 내리라니까!
선우(E);그렇겐 안 돼지.
수미, 돌아본다. 근사한 수트 차림의 선우, 미소 지으며 서 있다.
선우;저 그림, 내가 다 살 건데. 내가 주인공이잖아.
수미;김선우.....
선우;얼마면 되겠니. 전부 (놀리듯.....엄지 검지 돈 세듯 싹싹 비비며)현금 으로 줄게. 원한다면 신권으로.
윤주;모든 책임은 저 그림의 모델 김 대표가 지겠다고 했어.
두 사람이 합의점을 찾아.
선우;(윤주에게)제가 잘 알아서 타이를게요.
윤주;흥! (수미를 한번 째려보고 들어간다)
선우;(미소로. 갖고 놀 듯)수미야.... 실물보다 잘 그려줘서 고맙다.
(안의 그림을 가리키며) 내가 그 때 저랬니?
수미;.........
선우;날 모델로 썼으면서 지금껏 왜 얘길 안했어. 내가 밥 사라고 할까봐?
장일이한텐 밥 샀니? 아, 장일이가 너한테 밥을 사야겠구나.
수미;선우야.
선우;보자.... 맘대로 집에 들어가서 그림을 꺼내왔으니까 주거침입에 절도 죄. 저작권 문제도 있겠지? 소송 할꺼면 해. 대신 그림은
내릴 수 없어. 그림을 니 맘대로 내리면 저 그림이 어떤 건지
기자들한테 얘기할거야. (갤러리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수미;(선우의 팔을 급하게 잡으며)선우야, 내 얘기 좀 들어봐.
선우;(벌컥 하듯 무섭게 수미 손목을 꺾으며 벽에다 몰아 세운다)
뭐라고 변명을 할 건데.
수미;.......난 그때 널 위해서.....
선우;(손목을 무섭게 비틀며)한 마디만 더 하면 이 팔목을 꺾어 버릴거야. 다신 붓을 못 들게. 니 눈알도 파내 버릴거야, 다신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넌 가진 게 그림 밖에 없는 애잖아.
수미;........
선우;내가 저렇게 맞고 쓰러지는 걸 보면서 가만있었니? 너희 아버진
우리 아버지가 죽는 걸 보면서 모른 척 했고, 너는 내가 죽는 걸
보면서 입 다물었어. 왜 그랬니. 장일이를 위해서?
그런다고 지금 장일이가 널 거들떠 봐주기나 해?
수미, 선우의 따귀를 때리려 손을 올리는데 선우 수미를 밀쳐 버린다. 세워놓은
포스터와 화분들 쓰러뜨리며 넘어지는 수미. 갤러리 안에서는 희정, 윤주와 기자들 뭐가 재밌는 지 까르르 웃는 소리.
선우;내가 눈 멀었을 때 매일 와서 도와준 건 뭐야. 미안해서? 재밌어 서? 내 병원 기록까지 갖다 그리면 더욱 더 극사실일텐데 그건 왜
빼놨어.
수미;난 니가 장일이를 망가뜨리건 말건 상관없어.
선우;장일이가 망가지면 니가 가질 수 있을까봐? 장일이는 바닥까지 추락 해도 널 받아주지 않을거야.
수미;............
선우;장일이의 비밀을 품고 13년 동안 재밌었겠구나.
내가 살아 돌아와서 짜릿했지? 이 비밀을 나한테 팔까 이장일한테 팔까....
수미;.... 그래, 그랬어.
선우;최수미, 넌 미쳤어.
선우, 갤러리 안으로 들어간다.
윤주;여기 주인공 한 분이 오셨습니다.
기자들, 선우를 쳐다본다. 사진 후렛쉬를 터트린다.
윤주;(그림 속 어린 선우를 가리키며)이 분이세요.
선우;(웃으며)어떻습니까. 제가 어릴 땐 좀 예뻤죠?
희정;나머지 한 친구는 여러분도 어쩜 아실텐데 이장일 검사라고.... 공익 광고에도 출연하는 훈남 검사십니다.
기자들 ‘아...’ 고개 끄덕 끄덕.
기자; 세 분 인터뷰 오늘 안될까요.
기자들 재밌는 꺼리를 잡았다는 듯 ‘지금 불러주세요’ ‘시간 잡아주세요’ 시끌시끌.
수미, 갤러리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밖에 멍하니 서 있다. 눈동자는 계속 불안정하게 움직이며 뭔가 생각하고 계산하려는 표정.
선우;(그림 가리키며)이 그림을 그릴 때 수미, 장일이, 저...
우리 셋이 약속을 하나 했습니다.
각자 원하는 꿈을 이루고 15년 후에 다시 만나 똑같은 그림을 다시 한번 그리자. 그땐 내가 널 치는 걸로 스토리를 바꾸자. 이번 주말에
그 작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기자; 작업 현장, 취재하게 해주시면 안되나요.
선우;그럼 저희도 더 재밌죠. 오십시오.
희정;그건 최작가의 허락을 맡아야 가능한 거죠.
선우;당연히 허락해 줄 겁니다.
윤주;최수미 작가는 사진을 먼저 찍고, 그림으로 그리면서
자기의 느낌을 입히는 식인데요. 세 사람 사진 작업할 때 취재할 수 있게 해드릴게요. 사진 찍는건데 뭐 어때.
선우;이번엔 바닷가 벼랑이 아니라 도심의 한 빌딩 옥상에서 진행 하기로 했습니다.
희정;그것도 15년 전에 약속한 거예요?
선우;그럼요. 15년 후엔 우리 모두 고향을 떠나서 대도시에 살고 있을 꺼 라고 생각했거든요.
윤주;근사한 옥상을 일단 찾아야 겠네요.
14. 수미 작업실 / 낮
전화벨 소리 화들짝 놀라는 광춘. 한참을 망설이다 전화 받는 광춘.
광춘;서...선우야.
선우(F);(부드럽게)아저씨 어디 아프셨나 봐요. 걱정 했어요.
광춘;.... 아니 난 괜찮다.
선우(F);저녁 사드릴게 이따 나오세요.
광춘;선우야 내가 말이다.....
선우(F);아저씨, 이제 검찰에 안 가셔두 돼요. 그냥 나와서 저녁이나 드세 요.
15. 선우 사무실 / 밤
광춘, 선우 앉아있다.
광춘;약속 못 지켜 미안하다. 니가 원하면 내일이라도 갈게.
선우;아니예요. 공소시효 벌써 넘기고 이젠 필요없어요.
광춘;넘겼다고? 벌 줄 수 있는 시간을 넘겼단 말이야?
선우;네. 이젠 부담 안 가지셔도 돼요.
광춘;........어쩐지 수미 년이.....
노식 들어온다.
선우;(일어서며) 어서 오십시오.
노식;이 분입니까?
광춘;(노식을 보고 화들짝 놀라 자빠질 듯)!!
선우;아저씨, 진노식 회장님이세요.
광춘;.....이.... 이.... 이 분이 왜 오신건데.
선우;진회장님께 말씀 드리세요. 그날 밤에 보신 걸.
광춘;내....내가 뭘!
선우;장일이 아버지가 우리 아버지 매다는 걸 보셨잖아요. 진노식 회장님 께 말씀 드리시라구요.
광춘; 서.... 선우야.... 너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냐.
선우;제가 뭘요.
노식;이용배가 김선우 아버지를 매다는 걸 봤습니까.
광춘;..........
선우;말씀 드리세요. 안 그럼 아저씨가 덮어쓸지도 몰라요.
광춘;내가 왜 덮어 써.
선우;내가 덮어 씌우기 전에 빨리 말씀하시라구요.
광춘;........
노식;편하게 말해 봐요. 당신이 죄지은 건 아니잖소.
교묘하게 살짝 숨겨져 있는 카메라들, 세군데 놓여있다. 다 각도에서 찍고 있다.
노식, 봉투를 꺼내 광춘 앞에 놓는다.
광춘;분명히 숨이 붙어서 선우 약속에 가야 해.... 희미한 목소리로 말하는 것 까지 들었습니다. 도르래처럼 줄을 나뭇가지에 걸쳐서 당기는 데
막 버둥거리더라고요.
노식;그때 왜 뛰어나와서 말라지 않았는데요.
광춘;너무 무서워서요. 그 상황에 있어보지 않고 나한테 함부로 말 못합니 다.
선우;장일이 아버지란 건 어떻게 아셨어요?
광춘;그 자리에선 몰랐지. 팔에 흉터가 하나 크게 보이더라고. 덩치나
머리 모양 같은 건 기억에 남고. 그 사람 아들 합격 잔치에 갔다가 알았어.
노식; 용배씨한테 돈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냈던 것도 댁입니까.
광춘;..........
노식, 안주머니에서 봉투를 꺼내 광춘 앞에 놔준다.
노식;힘든 얘기 해줘서 고맙습니다.
16. 장일네 거실 / 밤
초인종 소리. 식탁에서 소주마시던 용배 일어서며.
용배;누구세요.
선우(E);아저씨 저 선우예요. 빨리 문 좀 열어보세요.
용배, 선뜻 문을 못 열고 잠시 주춤. 선우, 급한 듯 문을 쾅쾅쾅
선우(E);급한 일이예요 아저씨.
용배, 문을 열면 선우 거실로 급한 듯 들어온다. 아주 심각한 일이 있는 듯 진지한 얼굴로 급하게.
선우;이것 좀 TV에 연결할게요.
TV로 보이는 광춘의 고백. 만족스럽게 미소 짓는 노식.
광춘(E);그 자리에선 몰랐지. 팔에 흉터가 하나 크게 보이더라고. 덩치나
머리 모양 같은 건 기억에 남고. 그 사람 아들 합격 잔치에 갔다가 알았어.
노식; 용배씨한테 돈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냈던 것도 댁입니까.
용배;.........(넋이 빠진 듯 멍하니).......
노식 테이블에 돈 봉투를 놓는다.
노식(E);힘든 얘기 해줘서 고맙습니다.
선우, 리모콘으로 정지시킨다.
선우;돈 때문에 저렇게 거짓말을 하다니....
용배;.........
선우;아저씨, 난 아저씨 믿어요. 나한테는 솔직히 말해주세요. 그날 우리 아버지는 진회장을 만나러 갔고, 진회장은 아버지를 죽였어요.
아저씨는 진노식 회장이 협박하고 강압적으로 밀어부쳐서.....
어쩔 수 없이 뒷산으로 간거구요. 아저씨가 그날 밤 얼마나 괴롭고 참담했을지 생각하면 너무 안쓰러워요.
용배;(숨 쉬기 힘든.....)
선우;저한텐 솔직히 얘기해주세요. 지금 저 사람 거짓말하고 있는 거잖아 요. 우리 아버지, 그때 살아 계셨어요? 살릴 수 있는 사람을 아저씨 가 죽인 거 맞아요?
용배;아냐! 아니다..... 거짓말이야.
선우;.......(빤히 보는) 그럼요?
플래쉬 백 1부 -- 진승원 서재. 치고받는 노식과 경필.
용배(E);진회장이랑....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크게 다투더라고.
선우(E);우리 아버지가요...
용배(E);진회장이 밀치고 목을 졸라서 숨이 끊어졌어. 내가 재수없게 그때 현장을 목격한 거고.
장일네 거실.
용배;내가 앰브런스를 부를려고 전화를 들었는데 진회장이 전화를 박살내 면서.... 묻으라고 하더라구. 악마같았어, 무서웠다.
선우;..... 그래서 아저씨가 아버지를 뒷산으로 데려갔고, 그때 저 사람이
본 거군요.
용배;돈 뜯어내려고 거짓말을 하는 거야. 너희 아버지 살아있지 않았다.
선우;.........(거짓말을 하네..... 싶은 표정으로 보는)그때 아버지가 살아있 었다고 거짓말을 해서, 저 사람이 얻는 게 뭔데요.
용배;.........
선우;당장 병원으로 옮겼으면 우리 아버지 살 수도 있었죠?
용배;이미 숨이 끊어져 있었다니까! 너희 아버지, 이미 진회장이 손을 쓸
수 없게 만들어 놓은 상태였어. 난 구급차를 부르려고 했다니까.
선우;그래요, 아저씨도 억울한 피해자예요. 아버지를 뒷산으로 옮기는
댓가로 장학금을 준댔죠, 진회장이? 그래서 장일이가 서울로 대학을 간 거죠. 크고 깨끗한 아파트에 지내면서.
용배;장일이 얘긴 하지 마. 내 아들은 건드리지 마라.
선우;......저도 김경필씨의 사랑받는 아들이었어요.
용배;미안하다. 미안하다 선우야.
선우;저 사람 입을 막아야 해요. 진회장이야 자기가 한 짓도 있으니까
떠벌이고 다닐 이유가 없지만 저 사람이 위험해요.
용배;.........
선우;(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소근)내가 저 사람을 으슥한 곳으로 불러
낼테니까 아저씨가 와서 치세요.
용배; !
선우;한대 치고 한강으로 굴려 버리자구요. 술 마시고 실족사 한 것처럼.
용배;........난 못해.
선우;장일이를 생각 하셔야죠 아저씨.....
용배;........
선우;장일이한텐 얘기하지 마세요. 워낙에 효자라서 자기가 희생하려고
할테니까요.
선우, 현관으로 나간다. 용배는 멍하니.... TV를 본다. 미소 짓고 있는 노식의 모습에서 정지화면 걸려있다. 선우, 신발을 신고 문을 열다가
선우; 참!
선우, 다시 들어와 가방에서 돌돌 말린 포스터를 꺼내 용배 앞에 놓는다.
선우;제가 투자한 전시횐데 꼭 보러 오세요.
선우, 나간다. 용배, 풀어볼 생각 안하고 멍하니 앉아있다.
17. 아파트 단지 / 밤
선우, 걸어 나간다. 들어오던 장일과 마주친다.
선우;일찍 오네.
장일;......웬일이야.
선우;잠깐 아버지 뵙고 가느라구.
장일;아버지는 왜, 우리 아버진 괴롭히지 마.
선우;내가 너희 아버지를 왜 괴롭혀. 그냥 아셔야 할 정보를 드린 거야.
장일;아셔야 할 정보가 있으면 나한테 먼저 가져와.
선우;내가 실수했다. 다음부턴 꼭 그럴게.
선우, 세워진 차를 향해 삑 리모콘 누르고 걸어간다. 장일, 선우를 쏘아보다 집 쪽으로. 선우, 차로 걸어가며 핸드폰을 누른다. 용배의 음성 녹음 흘러나온다.
용배(E);내가 앰브런스를 부를려고 전화를 들었는데 진회장이 전화를
박살내면서.... 묻으라고 하더라구. 악마 같았어, 무서웠다.
18. 장일네 거실 / 밤
장일, 들어온다. 노식의 미소에서 멈춰있는 TV.
장일;아버지..........
용배;(넋이 나간 듯 장일을 보는)
장일;(TV로 시선)
장일, 광춘의 고백을 보다가 끄고 리모콘을 신경질 적으로 집어던진다.
장일;미친 자식. 아버진 뭐라고 하셨어요.
용배;거짓말이라고 했지. 너희 아버진 이미 숨이 끊어져 있었다고.
장일;잘 하셨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그건 끝까지 가져가셔야 돼요.
용배;난 진회장 협박으로 어쩔 수 없이 심부름만 한거야.
장일;........그건 뭐예요.
용배;선우가 놓고 갔다.
장일, 돌돌 말려 테이프가 붙여진 포스터의 테잎을 뜯고, 펼쳐본다. 보고 놀라 떨어뜨린다. 용배, 뭔가 싶어 집어 들어본다. 용배도 화들짝.
용배;이게 뭐냐.... 선우가 왜 이런 걸 놓고 간 거야. 이 그림은 또 뭐구.
장일;(픽픽 웃는)
용배;.......(포스터 보며)최수미.... 아니 최작가가 왜 이런 그림을 그린거야. 응? 너한테 무슨 말 없었어?
장일;진노식 회장한테 돈 받은 사람, 최수미 아버지예요.
용배;뭐? (TV가리키며)방금 저 사람이 최 작가 아버지야?
장일;.......
용배;내가 선우 이 자식을 죽이고 나도 죽었어야 했는데.... 장일아 이제 어떻게 해야 하냐. 이제 어떡해. 너 계속 검사할 수 있는거지. 너한 테 피해가 갈까? 너는 괜찮은 거지?
장일;(찌를 듯이 화를 내는)좀 조용히 하세요! 생각하고 있잖아요.
용배;..........없애 버리자. 알아보면 사람 죽이는 청부 업자들 있다던데.
장일;지금 청부 살인을 하자고 하시는 거예요?
용배;일단 니가 살아야지.
장일;도대체 나를 어디까지 추락시켜야 아버지 직성이 풀리시겠어요.
나한테 왜 이래요 왜!
용배;난 너 하나만 바라보고 살아왔다. 내가 왜 널 추락시켜.
장일;그날 밤에 아버지가 심부름만 안 했어도 내 인생이 이렇게 비틀리진
않았어요.
용배;난 널 잘 키우고 싶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인생을 살게 해 주고 싶었어. 아들은 똑똑하고 내 수중에 돈은 없고. 자식가진 사람이면
나를 이해할거다.
장일;그 돈이 없었어도 어떻게든 살아졌겠죠. 아버지가 내 인생을 망쳐놨 어요.
용배;........(서러운.... 모든 게 허물어 지는 것 같은) 내가 니 인생을 망쳐?
나 그럼 자살이라도 하리? 내 아들은 전혀 몰랐다. 나와 진회장만
아는 일이었다. 내 아들은 결백하니 죄를 묻지 말아 달라 유서라도
써놓고 죽을까.
장일;................(싸늘하게 보다가)그러세요.
장일, 밖으로 나간다.
용배;...................
19. 갤러리 / 밤
장일, 들어온다. 그림들 걸려있고 미대생으로 보이는 학생들과 일반 관객들 관람 중. 장일, 멈칫해서 서 있다. 수미와 눈이 마주친다.
희정;어머, 여기 또 한분의 주인공이 오셨어요. (장일에게)어서 와요,
이 검사. 기자들이 기다리고 있었어.
기자들 다가와 사진을 찍자 장일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린다.
수미; (옆으로 다가와 소근)아무렇지 않게 굴어. 웃어.
장일;.........어떻게 된 거야.
수미;나중에 설명할게.
희정;우리 이장일씨는 옛날 얼굴이 많이 남아있죠?
수미;이 친구가 가해자 역을 맡아서 실물보다 좀 더 미남으로 그렸어요.
희정;주말에 시간 좀 내, 이 검사. 재밌는 이벤트를 지금 모든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어.
갤러리 밖 일각. 수미와 장일 마주 보고 서 있다.
수미;홍콩 가 있는 사이에 날 찾으러 왔다가 저 그림을 발견했나봐.
한지원이랑 금줄이 와서 내가 숨겨놓은 저 그림을 찾아냈어.
장일;.........지원씨도..... 봤어?
수미;제일 먼저 보고 선우한테 알려준 사람이 한지원이야. 걔는 완전한
김선우편이야. 너 아직도 그 여자한테 미련을 두고 있는 거야?
장일;....... 그림 내려.
수미;그림을 내리면 김선우가 모두 말하겠대. 걘 하고도 남을 꺼야.
장일;좋니? 내가 코너에 몰려서.
수미;연기만 잘하면 돼. 우리 셋은 친한 친구였고 너희는 나를 도와 모델 이 돼줬어. 15년 후에 다시 만나 그림을 그리기로 했어. 끝! 쉽지?
장일;주말에 그 미친 짓을 할거냐.
수미;니 스스로 찔려서 그렇지, 친구사이에 아무것도 아닌 일이야.
셋이 만나서 등산가기로 한 거나 마찬가지야.
장일;왜 저 따위 그림을 그려서 내 발목을 잡아.
수미;공소시효 무사히 지났으면 고맙다는 말은 해야 하는 거 아냐.
장일;날 그렇게 원한다면 눈 딱 감고 하룻밤 같이 보내줄 수 있어.
수미;넌 이미 내가 갈망하는 남자가 아냐. 내 앞에서 잘난 척 하지 마.
장일;너희 아버지가 진회장 만나서 다 얘기했어. 김선우가 카메라로 촬영 했고. 우리 아버지도 니가 누군지, 이런 그림 까지 그린 걸 다 아신 다.
수미;............
장일;넌 나랑 잘될 수 없어. (간다)
수미;토요일날 보자. 멋지게 입고 와.
수미, 멀어지는 장일 보며 슬픈......
20. 선우 사무실 / 아침
웨이터, 원두커피를 내리고 토스트를 굽고 태주 식탁에 앉아 신문 보고. 아침풍경.
커피와 토스트 과일이 놓인 식탁. 선우 태주 쿤 앉아있다.
쿤; 인도네시아 쪽에서 연락이 왔어요. 대한 마이닝이 광맥을 찾는데 성공 했답니다.
선우;강신재 사장님이 추진하던 거요?
쿤;예. 대표님이 개발했던 팔리만탄 광산만큼 석탄이 묻혀있다는데요.
선우;잘됐네요. 강사장도 10년 넘게 고생하셨는데.
태주;개발권을 넘길 생각인가봐. 개발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
쿤;그렇겠죠. 이번엔 제대로 알짜가 나왔는데.
태주;진회장 귀에도 들어가겠구나.
선우; 개발권 경쟁에 참여해 주세요.
태주;..... 그럴 생각이었다.
쿤; 진회장을 엄청 자극하겠는데요.
선우;덥썩 물려고 할 겁니다. 이번 실패를 만회하려면 반드시 물어야겠 죠.
21. 장일 검사실 / 낮
준호,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장일, 들어온다.
장일;점심 먹으러 안 갔냐.
준호;진회장 대포 폰에서 니 전화번호가 나왔다.
장일;.........
준호;뭐라고 해명 좀 해봐.
장일;(말없이 책상 의자에 앉는다)
준호;진회장이랑 너 무슨 사이냐.
장일;내 번호를 알아내서 그 사람이 전화한 걸 나더러 어쩌라구.
준호;니가 전화를 걸기도 했어.
장일;다신 나한테 연락하지 말라고 전화 한거야.
준호;이장일.
장일;준호야, 너 날 못 믿냐. 이 수사 니가 다 가져가. 잘 되면 모든 걸
다 니 공으로 돌리라구.
준호;부장님도 아시니까 가서 해명 해. (나간다)
장일;.............
장일, 앞의 명패를 자기 쪽으로 돌려놓고 바라본다.
22. 대 회의실 앞 / 낮
‘인도네시아 석탄광산 개발 사업 설명회’
노식과 선우와 함께 걸어오던 태주, 마주 친다.
노식;.........
태주;.........
노식;.......문태주 회장.
태주;진노식 회장님 안녕하셨습니까.
노식;.......아드님이랑 같이 다니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데이빗 김 대표는 아버지가 많아 좋겠어요.
선우;개발권 경쟁에 참여 하실 겁니까.
노식;두 분이 한다면 난 좀 생각을 해봐야지요.
외국 남자, 다가와 선우를 부른다. ‘헤이 데이빗’
선우;잠깐 실례하겠습니다.
마주 보고 서 있는 노식과 태주.
노식;김선우한테 은애 얘기도 해줬나.
태주;.......내가 사랑했던 여자였다고만 얘기했습니다.
노식;약혼자를 두고 다른 남자를 사랑한 여자였다고도 얘기를 해줘야지.
약혼자를 두고 다른 놈과 몸을 섞은 부정한 여자였다고.
태주;은애씨를 함부로 욕되게 하지 말아요.
노식;아직도 못 잊고 사랑하고 있나.
태주;아직도 못 잊고 사랑하고 있습니다.
노식;은애가 하늘에서 좋아하겠구나. 아들하고 애비가 만나서.
태주;경필이가 찾아가서 무슨 얘길 했습니까. 무슨 얘길 했길래. 경필이를 죽였어요.
노식;니 아들이 있다고 내 아들처럼 돌봐달라고 하더라. 싫다고 했다.
경필이는 내가 죽이지 않았다.
태주;당신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내 상대가 안됩니다. 개발권은 포기 하세 요. (세미나 룸으로)
노식;(부르르)
23. 선우네 빌딩 앞 / 낮
차 한 대 서 있고 차 실장, 차 밖에 나와 서 있다.
차실장;한지원씨 맞으시죠?
지원;....그렇습니다만.
차실장;진노식 회장님이 잠깐 보자고 하십니다.
지원;무슨 용건이시죠?
차실장;진회장님이 김선우씨 문제로 한지원씨를 꼭 좀 만나 뵙고 싶어합 니다.
지원;사무실로 오시면 될 일 이죠.
차실장;한지원씨랑만 하시고 싶은 얘기가 있으신 가 봅니다. (차 문을
연다)
지원;.............
지원, 차에 탄다. 차 실장, 조수석에 탄다. 차 출발.
24. 회장 사무실 / 낮
지원, 들어온다. 노식, 앉은 채 지원을 보고 인사한다.
노식;한지원 실장? 시간 내 줘서 고맙습니다. 앉으세요.
지원;(앉고)
노식;무례하게 모신 거 사과드립니다. 상의 드리고 싶은 일이 있어서요.
지원;전화를 주시고 약속을 정하면 되죠.
노식;그러게 말입니다. 사과드릴게요.
지원;......
노식;한지원씨가 김선우씨 애인 맞지요?
지원;그건 너무 사적인 질문인데요.
노식;부경화학 장녀 한지원씨 맞지요?
지원;........
노식;부경 화학 다시 찾고 싶지 않습니까?
지원;(어이없다는 듯 웃는)
노식;김선우가 망둥이처럼 뛰지 않게만 해주면 내가 다시 돌려드리리다.
지원;예전에 아버지도 이런 감언이설에 속아서 진노식 회장님과 사업
파트너가 되셨겠죠.
노식;속이다니요.
지원;부경화학을 지금 돌랴받아서 제가 뭘 어떻게 합니까?
노식;당장 경영을 하기 힘들면 내가 가진 지분을 드리면 되지 않습니까.
주주총회에 나와서 마음껏 힘을 과시해 봐요.
지원;생각보다 하수시군요. 실망입니다.
노식;싫다 이겁니까.
지원;싫습니다.
노식;지금 김선우는 무슨 생각을 머리통 가득 채우고 있습니까.
지원;그건 회장님이 아실 필요가 없죠.
노식;부경화학도 싫다....
지원;전 이만 일어나 보겠습니다.
노식;부모 가족보단 그깟 남자가 더 중요합니까?
지원, 앞의 물잔을 노식 얼굴에 끼얹는다.
노식;.......
지원;우리 가족도, 내가 사랑하는 남자도 모욕하지 말아요. 진노식씨.
지원, 당차게 걸어 나온다.
25. 복지관 / 밤
선우, 눈 감고 앉아있다. 지원, 다가가는
지원;선우씨.....
선우;.........(계속 눈 감은 채)내 옆에 와서 앉아요 헤밍씨.
지원;(옆에 와서 앉으면)
선우;나 여기 있는 거 어떻게 알았어요?
지원;.......그럴 거 같았어요.
선우;오늘은 무슨 색깔 옷 입었어요?
지원;......눈 뜨고 봐요.
선우;(눈 뜬다)헤밍씨를 직접 보는 건 좋은데 눈이 안 보일 때가 더 좋았 다 싶은 것들이 있어요.
지원;그런 말 하지 마요. 눈 감고 있을 때 얼마나 힘들었는지 내가 잘
아는데.
선우;눈을 감고 있었으면 수미가 그린 그림도 못 봤을 거구.
장일이나 용배 아저씨의 그 이상한 표정들도 못 봤을 거구. 눈 감기 전에 봤던 장일이 얼굴이 너무 보고 싶네요.
지원;그 땐 어땠는데요.
선우;춥고.... 강하고..... 외롭고..... 그 땐 친구의 눈빛이 있었어요.
춥고 외로운 놈이라 날 쳤어요.
지원;춥고 외롭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친구를 죽이진 않죠.
선우;장일이가 헤밍씨 좋아했었죠?
지원;..........선우씬 어디까지 원해요? 장일씨가 살인미수범으로 구속되길 바래요?
선우;장일이 성격상........스스로 미치거나 사라져 버릴 거예요. 그만큼을 원해요.
지원;..............
지원, 오디오 북 녹음실. 책 한권 들고 읽고 있다.
지원;그럼 넌 행복해 지겠니. 니가 바라는 게 이루어지면 행복하겠어?
나도 니 바람이 이루어지길 바래. 난 널 끝없이 사랑하니까.
하지만 난 니가 걱정돼. 더 좋은 길이 나오길 바라고 있어.
내가 대신 싸워줄까. 널 위해서.
지원, 들고 있는 건 글씨 하나 없는 그림 책.
26. 고수 부지 / 밤
강물 보며 혼자 서 있는 선우.
27. 옥 상 / 낮
기자들과 취재카메라 일반 팬들, 30여명 정도 몰려와 서 있다. 금줄, 반사판을
들고 보조로 서 있다. 수미, 카메라 들고 있고 멋진 수트를 입은 선우와 장일 서 있다. 선우,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장일도 즐거운 듯 미소로.
윤주;작업에 방해 되지 않게 조용히 봐주세요. 사진촬영은 30분 동안만
가능합니다. 핸드폰도 꺼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 이건 쇼가 아니라 실제 작업이거든요.
수미;(구경하는 군중을 의식하고 살짝 긴장하고 목소리 톤도 올라가 있다) 두 사람 마주보고 서 있는 풀 샷부터 찍을게요.
수미, 코너에 세워진 사다리로 올라간다. 금줄, 수미 따라다니며 열심히 돕는 사다리도 잡아주고 반사판도 들고.
수미;무표정 하게 마주 보고 서 있어. 오케이. 한발작만 서로 앞으로 와.
선우, 장일 한 발짝 다가서 마주본다.
수미;좋아! 거기서 그대로.
수미, 사진 찍고 구경하는 사람들도 사진 찍는다. 선우와 장일 마주보는 표정.
선우는 재밌는 듯 미소 짓는데 장일은 불안하게 선우를 보고....
수미;(다가와 나즈막히)아무렇지 않은 척 하랬잖아. 이장일 너 표정 너무 굳어있어.
선우;장일아.... 너 지금껏 13년을 연기하면서 살았잖아. 잘해 봐.
수미;(사람들 의식 큰 소리로)자, 이제 한 사람만 돌아서고 뒷통수를 바라 보고 서 있어. 장일이 니가 돌아서.
기자;옛날 그림하고 똑같은 커트로도 하나 그려주세요.
장일, 돌아서고 선우 장일을 바라본다.
수미;나무 몽둥이.
금줄;응, 여깄어.
금줄, 나무 몽둥이를 두 사람이 선 중간에 갖다 놓는다. 장일, 돌아본다. 선우를 쳤던 것과 흡사한 나무 몽둥이 놓여있다.
장일;...........(몽둥이를 보다 선우를 바라본다)
선우;.........(장일을 보고 웃는)
장일;(앞을 보고 선다. 슬프다.....)
28. 갤러리 / 낮
그림 보고 있는 지원. 희정, 다가온다.
희정;어머! 로얄 트리.....
지원;안녕하세요.
희정;오늘 구경 안 갔어요?
지원;네........
희정;난 오늘 VIP손님이 오신대서 못 갔는데. 재밌을 텐데 왜 안 갔어요.
지원;.......마음 아파서요.
희정;마음이 아프다뇨?
지원;...... 이 그림들이 단순히 설정이라고 생각하세요?
희정;설정이 아니면?
지원;..........최수미 작가님께 물어보세요. (나간다)
희정;...........
29. 옥 상 / 낮
수미, 사진 찍는다. 구경꾼들도 같이. 사람들 계속 몰려든다. 윤주, 계속 검지손가락을 입술에 갖다 대고 조용히 하라고 통제하면서 사람들이 앞으로 못나오게.
윤주;(소근거리듯)나오시면 안돼요. 여기까지. 여기까지.
수미;선우, 무릎 꿇어봐.
선우, 무릎을 꿇는다. 수미, 사진을 찍는다.
선우;내가 너희 아버지를 죽였다.
장일;...........
선우;경찰서 가지 마라.
선우, 일어나 나무 몽둥이를 집어들고 장일에게 다가간다. 수미와 구경꾼들 열심히 사진 찍고. 선우, 장일을 뒤에서 칠 듯이 나무 몽둥이를 들어 올리는데
수미;거기서 스톱! 방향 바꿔서 찍을게.
수미, 장일의 정면 쪽으로 와서 렌즈를 보는데 윤주 다가온다.
윤주;최작가 미안한데 지금 구경하는 사람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거든.
빌딩 관리실에서 도저히 안된다고 사람들 다 내려 보내래.
여기 정리 좀 먼저 할게요.
윤주, 다가온다.
윤주;죄송합니다. 예상보다 너무 많은 분들이 오셔서 작업에 차질이 있어 요. 오늘 현장 공개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오늘 한 작업은 저희 갤러리 홈페이지에 올려드릴게요. (수미에게)
최작가 이리와서 인사 좀 해. 금줄씨도 좀 도와줘요.
수미;죄송합니다. 따로 자리를 다시 만들게요.
사람들과 윤주 수미 금줄 우르르 비상계단 쪽으로 가 사라진다. 선우, 따라가 문을 잠근다. 선우와 장일만 남아있는 옥상.
선우;나 기억력 좋지?
장일;........
선우;(무릎 꿇으며)내가 너희 아버지를 죽였다. 내 실수로 너희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치자 그러니까 경찰서 가지 마라..... 이 다음은 뭐였지?
장일;(듣기 싫은 듯 돌아선다)
선우;그 다음은 이거였지.
선우, 일어나 나무 뭉둥이를 들고 와 장일의 등을 힘껏 친다. 장일, 충격으로 휘청하며 무릎이 꺾인다. 돌아본다.
선우;그 다음은?
선우, 힘껏 장일을 한 대 더 친다. 장일, 등을 맞은 충격으로 가슴이 멍하다.
선우;그 다음은? 응? 그 다음은 널 여기서 굴리는 거야.
선우, 장일을 밀고 옥상 난간으로 몰아 부친다. 비틀거리며 따라가는 장일의 발. 장일, 선우를 한 대 친다. 선우, 장일을 더 세게 한 대 쳐 난간으로 내몬다.
옥상 비상 계단. 수미, 윤주, 금줄 옥상 문 잠겨있다. 손잡이 잡고 흔든다.
윤주;이거 왜 이래.
금줄;밖에서 잠근건가? (문 두드린다)선우야!
수미;(불안 한 듯 문 두드리는)장일아!
윤주;관리팀에 연락해 볼게요.
선우 장일을 보며 서 있다.
선우;니 다음은 널 여기서 떨어뜨리는거야. 그 다음은 뭔지 알아?
니가 눈이 멀어서 내 앞에 나타나는 거지.
내가 밀어줄까, 니가 뛰어 내릴래.
장일;그때..... 널 더 세게 쳐서 죽였어야 하는 건데.
선우, 장일을 한 대 칠 듯 몽둥이 들어 올리는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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