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도의 남자 18
적도의 남자
<18부>
1. 옥 상 / 낮
17부 엔딩 연결로...
선우, 나무 뭉둥이를 들고 와 장일의 등을 힘껏 친다. 장일, 충격으로 휘청하며
무릎이 꺾인다. 돌아본다.
선우;그 다음은?
선우, 힘껏 장일을 한 대 더 친다. 장일, 등을 맞은 충격으로 가슴이 멍하다.
선우;그 다음은? 응? 그 다음은 널 여기서 굴리는 거야.
옥상 비상 계단. 수미, 윤주, 금줄 옥상 문 잠겨있다. 손잡이 잡고 흔든다.
윤주;이거 왜 이래.
금줄;밖에서 잠근건가? (문 두드린다)선우야!
수미;(불안 한 듯 문 두드리는)장일아!
윤주;관리팀에 연락해 볼게요.
선우 장일을 보며 서 있다.
선우;그 다음은 널 여기서 떨어뜨리는거야. 그 다음은 뭔지 알아?
니가 눈이 멀어서 내 앞에 나타나는 거지.
내가 밀어줄까, 니가 뛰어 내릴래.
장일;그때..... 널 더 세게 쳐서 죽였어야 하는 건데.
선우, 장일을 한 대 칠 듯 몽둥이 들어 올린다.
장일;(시선을 돌린다, 될대로 되라는 표정)
선우, 일부러 헛 스윙 한번. 바람 가르는 소리가 휭 난다.
장일;.......(눈을 살짝 감았다 뜨는)
선우;장일아, 니가 그랬지. 꼭 성공할거라고. 성공이 뭔데.
사람들이 널 알아보는 거? 난 니가 유명해져서 좋아.
사람들이 니 말에 귀를 기울여 줄테니까. 너희 아버지랑 니가 한 짓 을 이젠 모두 털어 놔.
선우, 격하게 나무 몽둥이를 집어 던진다. 바닥에 튕겨져 나가 굴러가는 몽둥이.
장일, 몽둥이로 시선. 선우, 돌아선다.
선우;(숨을 한번 고르듯 내 뱉고)너한테 받은 만큼 돌려주고 싶지만
그렇게 못하겠다. 난 널 죽이지 못하겠어.
장일, 나무 몽둥이를 집어 든다. 일어선다. 선우에게 다가간다.
선우;(돌아선 채로)넌 어떻게 그 나이에..... 날 죽일 생각을 했냐.
니가 참 불쌍하다. 그렇게 기댈 데가 없었니. 나한테 다 털어놓고
애원해 볼 용기도 없었어?
장일, 다가간다. 등에 통증으로 힘들다. 장일, 몽둥이를 휘두르려 들어 올리는데
수미(E);장일아!
선우, 돌아본다. 몽둥이를 들고 서 있는 장일.
선우;..........(장일에게 환멸이 느껴지는)
옥상 문을 열고 나온 수미 윤주 금줄.
윤주;(의아)지금 두 사람 뭐하는 거야.
금줄;(분위기 무마하려)니들끼리 연습하고 있었구나. 야 지금 분위기
좋다. 수미야, 빨리 찍어.
선우;(무서운 눈빛. 장일에게)다신 내 뒷통수 치면 안된다고 싸인을
보냈을 텐데.
장일; 제 정신 아닌 사람의 말을 내가 왜 들어야 하지.
(몽둥이 내던진다)오늘은 그만 하자.
윤주;장일씨 안 돼. 몇 커트 밖에 작업 못했는데.
장일;(본 척 안하고 가고)
2. 계단 / 낮
계단으로 내려가는 장일. 등 쪽 갈비뼈가 아픈 듯 몸을 감싸 잡는다.
장일;........감히 니 까짓 게 어디서..... (아픈 듯 숨 고른다. 후우....후우....)
윤주, 따라 내려오며
윤주;장일씨...... 홈페이지에 올릴 사진 몇 개만 더 찍자.....(하다가 장일 보고)어머..... 왜 그래? 어디 아파요?
3. 옥상 / 낮
선우, 수미, 금줄 서 있다. 바람 부는 옥상. 나무 몽둥이 바닥에 놓여있다.
수미;너 방금 무슨 짓을 한거야?
선우;수미 넌 운이 참 좋다. 검사 앞에서 거짓말 한 것도, 살인 현장을
목격하고 말 안한 것도 법적으론 죄가 되지 않는대.
수미;미안하다.
금줄;(수미 안쓰럽게 보는)
선우;수미야 니가 말해.
수미;뭘?
선우;장일이가 날 죽이려고 했다는 걸. 니가 그린 그림은 사실이라고
사람들한테 말해.
수미;........그래서 내가 얻는 게 뭐지?
선우;얻는 건 아무것도 없지. 니가 왜 얻어가야 하는데. 니가 뭘 했다고.
수미;장일이를 용서해 주면 안되겠니.
선우;그럼 니가 뛰어 내려.
수미;........뭐.
금줄;야 너 미쳤어?
선우;여기서 뛰어 내리라고. 나도 널 그림으로 그려줄게.
수미;방금 이장일한테도 이랬겠구나.
선우;(난간 가리키며)못 하겠어?
금줄;(버럭)그만해 새꺄.
선우;그럼 손이라도 내 놔. (나무 몽둥이 집어들며)다신 이런 그림 못
그리게 박살내 줄테니까. (수미 손을 잡는데)
금줄;(선우를 밀어내며)정신 차려 김선우. 이건 아니지.(몽둥이를 뺏어
던져버린다)
선우;수미는 한번 봐줘야겠다. 그림도 그려줬는데. 니 덕분에 내가 덜
억울하게 됐으니까.
금줄;그만 내려가자.
선우;니 그림이 많은 걸 해결해 줬다 수미야.
이장일 발목을 확실히 잡고, 두 날개를 부러뜨려 줬다. 니가 이걸
바라진 않았겠지만.
선우, 걸어간다.
금줄;(따라가며)야 임마. 선우야!
수미, 스르륵 주저앉는다. 쓸쓸한 표정.
4. 노식 회장실 / 낮
노식, 차 실장 마주 앉아있다.
노식;인도네시아 탄광 개발권만 우리가 따오면 다 만회할 수 있다.
차실장;이번은 무리 안하는 게 좋으실 듯 합니다. 검찰조사 건도 있고
경쟁에 참가하는 업체들이 너무 쟁쟁합니다.
노식;위기 일수록 배포 있게 베팅을 하는 게 사업가야. 난 늘 그래왔고
늘 이겼어. 개발권, 우리가 가져올 수 있다.
차실장;회장님 이번은 무리입니다. 다시 한 번만 고려해 주십시오.
노식;내 돈 받은 사람들이 열쇠다. 목을 잡아 비틀어서라도 가져와야지.
날 돕지 않으면 같이 죽자고.
차실장;............
5. 외딴 길가 / 낮
승용차 두 대 서 있다. 차 실장, 밖에 나와 서있고. 노식, 뒷좌석에 중년 남자와
앉아있다. 남자, 차 실장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 출력한 걸 보고 있다.
남자;지금 날 협박하는 겁니까.
노식; (사진을 뺏어 구겨버리고)협박이라니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를 도와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우수업체로 지정한 회사에 개발권 이 오는 게 당연한 거 아닙니까. 힘 좀 써주십시오. 개발권만 인수하 면 그 땐 제대로 인사드리겠습니다.
6. 선우 사무실 / 밤
큰 볼륨으로 흐르는 클래식 음악. 베토벤의 ‘운명’이나 베르디 오페라 레퀴엠 중 진노의 날. 선우, 위스키 마시며 눈 감고 음악에 심취해 있다.
쿤, TV보고 있다. ‘문화가 산책’ 류의 프로그램 방송 중. 옥상 촬영 분. 구경 온 인파와 선우와 수미, 장일 인터뷰. 친한 친구사이처럼 자연스럽게 인터뷰.
장일(F); 글쎄요... 실력이 늘었으니 옛날보다 잘 그려주겠죠.
수미(F);오늘 작업 정말 기대돼요. 두 친구한테 고맙구요.
선우(F);15년 전엔 모델을 하는 지도 모르고 했었고... 지금은 재밌네요.
그땐 추웠던 기억 밖에 없어요. (장일 보면)
장일;.........(미소 지으며 서 있는)
쿤, 노트북 앞으로 와 앉는다. 선우를 보며
쿤 ; 역시 이장일, 연기 잘해요. 표정이 예술.
선우; 인간이 얼마나 비굴하고 약해질 수 있나 이장일을 보면서 느껴요.
쿤; 어릴 땐 인간이 얼마나 악해질 수 있나를 보여주더니. 이장일씨는
정말 다양한 모습을 선사해 줍니다. 골라보는 재미가 있어요.
선우, TV를 보면 수미가 두 사람 사진 찍는 모습 보인다. 선우, TV를 끈다.
선우;내가 죽었으면 아무 일 없이 잘 살았을텐데 안됐어요.
쿤;지금 인터넷에선 난립니다. 장난 전화일까 아닐까 의견이 분분하고
이장, 이강으로 시작하는 법조인들 이름 찾기에 나섰어요. 나이를
모르니까 족집게처럼 찝어 내진 못하고 있구요.
선우; 재밌네요.
쿤; TV로펌 PD가 묻더라구요. 사실이냐고.
선우; 뭐라고 하셨어요?
쿤; 사실이라고 했죠. 그 당시 병원 기록하고 시각장애인복지관 기록을
보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그랬더니 프로그램에서 공개수사를 해주 면 어떠냐고. (손가락 딱! 치는)
선우; 우리가 던진 미끼를 물었네요.
쿤; 그런데 전시회 때문에 수사고 뭐고 없이 너무 빨리 눈치 챌 것
같아서 좀 김이 샙니다.
지원, 방에서 나온다.
지원; 나도 한잔 줘요.
선우, 마시던 잔을 놓고 술 따르려고 하면 지원 선우가 마시던 잔을 들어 다 마셔 버린다.
쿤; 술이 땡긴다고 진작 얘길 하지.
지원;아까 인터넷에 뜬 사진 봤어요. 사람들 많이 모였던데요.
쿤; 확실히 이장일이 스타검사라 연예인도 아닌데 사진이 뜨고 방송에 까지 나오잖아요.
지원;내가 선우씨라면 공식적으로 수사를 요청했을 거야.
쿤; TV 로펌에서 공개수사 시작할겁니다.
선우;헤밍씨, 내 입장이 돼 보지 않고서 나라면 어땠을 텐데 그런 말 하지 말아요.
지원;........기분 상했어요?
선우;다신 내 앞에서 그런 식으로 얘기하지 마요. (간다)
지원;.........
지원, 선우가 간 쪽으로 따라간다.
지원; 선우씨. 기분 상하게 했다면 미안해요.
선우; 날 말릴 생각이라면 접어요. 난 끝까지 갈 꺼니까.
지원; 끝이 어딘데요.
선우; 어떤 희망도 품을 수 없는 데가 끝이죠. 그 끝까지 저 사람들을
보낼 거예요. 저 사람들도 날 끝까지 보냈었으니까.
지원; 그 끝에서 우리가 만났잖아요.
선우; 끝이 아닌데서 만났으면 더 좋았겠죠.
선우, 술병과 잔이 있는 곳으로... 잔을 들고 술을 따르려는데 술병이 흐릿하게 사라진다. 술병을 잡으려 선우 헛손질.
지원;........(걱정스런).....내가 따라줄게요.
선우;아뇨, 좀 쉬어야겠어요. (방으로 간다)
7. 장일네 거실 / 밤
어두운 거실. 늦은 밤. 식탁등만 켜져 있다. 혼자 술 마시는 장일.
장일;아버지..... 주무세요? 나 사실 선우 만났을 때 용서해 달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내가 잘못한 걸 아니까, 다 묻어 달라고....
그런데 못했어요..... 내가 좋아하는 여자가 듣고 있었거든요. 거기서
남자 자존심이 있지 어떻게 용서해 달라고 말합니까.
장일, 술 기운 도는 듯 피식피식 웃다가 등이 아픈 듯 손으로 잡는.
장일;흐.... 선우 그 미친 자식..... 지지 않을 거예요. 어떻게든......
8. 방송국 일각 / 아침
PD와 마주 앉아있는 선우. 병원 기록과 시각장애인 복지관 등록증등등의 서류를 보고 있는 PD.
선우;사실입니다. 생방송에서 왜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PD;친구 분 이름이 뭡니까.
선우;.........공개수사로 밝혀주시죠.
PD;시원하게 털어놓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선우;사고를 당할 때의 기억이 온전치 않습니다. 친구가 뒤에서 따라온 건 확실한데 이름이........
PD;그날 이름 두 글자는 말하셨잖습니까. 이장.... 이강?
선우;제 기억에 확신이 없어서 전화를 끊은 겁니다. 방송을 봤다면
그 친구가 연락을 하고 사과하길 기다리고 있었죠.
9. 자료실 (도서관)/ 아침
서가 틈에서 웃으며 전화 받는 장일.
장일;말도 안 되는 소립니다..... 병원기록 말씀하시는데.... 벼랑에서 떨어 져서 1년 반 넘게 의식 없이 누워있었어요. 기억이 상당히 왜곡돼 있을 겁니다. 그림을 보고 상상속의 과거를 만들었을 수도 있지 않 겠어요. 전 그때 법대 1학년으로 꿈에 부풀어 있던 땝니다. 그런
내가 왜 친구를 죽이려고 했겠어요.
10. 방송국 일각 / 아침
PD와 마주 앉아있는 선우.
선우; 공개수사를 한다면 이장일 검사님이 맡아주시면 좋겠습니다.
PD; 이 검사님보단 형사부 검사님을 섭외중입니다.
선우;이장일 검사가 맡아주셔야 출연할겁니다.
PD;..... 다시 한 번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선우;감사합니다. (시계 보며)전 미팅이 있어서 가봐야 할 것 같은데요.
PD;연락 드리겠습니다.
선우 , 일어서서 가려다
선우; 참! 친구가 날 내리쳤다는 사실보단 왜 그랬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 지 않으십니까. 친구를 죽이려고 했던 그 이유를 밝히는 게 더 재밌 을 것 같은데요.
PD; 그림 속 그 분 아닐까요.
선우; 공개 수사 때 밝혀지겠죠.
11. 선우 사무실 / 낮
노트북 앞에 있는 쿤과 금줄. 핸드폰과 노트북 번갈아 보며
쿤; 공개 수사 얘기가 벌써 떴네요.
금줄; 야.... 무섭네....
쿤; 이장일 검사 옷 벗는 거 시간 문젠데요. 버텨도 더 추해지기만 할텐 데.
금줄; 이장일 바보 같은 자식. 무릎 꿇고 사과하지 왜 일을 이 지경까지
만들어.
쿤; 그 성격 때문에 여기까지 왔고, 그 성격 때문에 골로 갈 거예요.
12. 한강 고수부지 / 낮
용배, 한숨 쉬며 앉아있다. 선우, 다가온다.
선우;아저씨.
용배;.......시간 내줘서 고맙다.
강물 보며 앉아있는 두 사람.
용배;부탁이 있어서 보자고 했다.
선우;말씀하세요.
용배;나 그 사람 좀 만나게 해다오. 최광춘씨.
선우;......그 분은 왜요.
용배;오해를 받고 그대로 있을 순 없지 않어. 만나서 술 한 잔 하면서
얘기 좀 하고 싶다. 왜 사실도 아닌 걸 자꾸 봤다고 하는지 오늘 좀 물어봐야겠어.
선우;이따 제 사무실로 오세요 그럼.
용배;아니, 둘만 봤음 한다.
선우;(핸드폰 꺼내며) 전화번호 드릴까요?
용배;내가 보자고하면 나오겠니. 니가 만나자고 해 줘.
선우;......... 그러세요.
용배;미안하다 선우야.
선우;........
용배;난 어쩔 수 없이 진회장의 심부름을 한 거구, 진회장의 협박으로
너도 내가 친 거다. 그렇게 해다오. 부탁한다.
선우;수미가 그린 그림은 어쩌구요.
용배;그림은 그냥 최 작가 상상으로 그린거구.
선우;장일이가 점점 코너에 몰리고 있는 건 아시죠.
용배;다 내가 덮어쓰면 돼. 널 친 건 나다.
선우;아저씨도 참 독하시네요.
용배;니가 이것만 약속해주면 내가 너한테 얘기하고 싶은 게 하나 있어.
선우;...........
12-1. 거리 / 낮
선우, 걷고 있다.
용배(E);그날 진회장과 너희 아버지가 다투는 소리를 얼핏 들었는데....
약혼녀가 낳은 아들이 살아있다.... 태주의 아들이다. 거둬 달라....
뭐 이러면서 싸우더라고.
플래쉬 백 -- 1부. 어린 선우와 경필.
경필;생일날 시내로 나와. 진미관에서 7시에 만나자.
선우;촌스럽게 뭐냐.
경필;꼭 나와. 아주 중요한 분을 내가 모시고 갈꺼야.
선우;누구?
경필;앞으로 널 보살피고 도움을 주실 분이야.
멍한 표정으로 걸어가는 선우.
용배(E);너희 아버지가 널 부탁하러 왔던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을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야 했다.... 미안하다.
13. 장일 검사실 / 낮
mp3에서 흘러나오는 음성파일. 준호, 듣고 있다. (노식이 건넨 파일)
광춘(E);분명히 숨이 붙어서 선우 약속에 가야 해.... 희미한 목소리로 말 하는 것 까지 들었습니다. 도르래처럼 줄을 나뭇가지에 걸쳐서 당기는 데 막 버둥거리더라고요.
준호;.........
장일, 들어온다. 광춘의 목소리에
광춘(E);그 자리에선 몰랐지. 팔에 흉터가 하나 크게 보이더라고. 덩치나
머리 모양 같은 건 기억에 남고. 그 사람 아들 합격 잔치에 갔다가 알았어.
준호;(스톱 버튼 누르고)난 이 수사 다시 해야 한다고 생각해.
장일;준호야.
준호;난 니 친구 이전에 검사다.
장일;그래 맘대로 해라.
준호;인터넷이랑 트위터에 뜬 얘기 다 읽어봤어. 난 너도 수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선우씨 살인 미수범으로.
장일;........넌 날 늘 시기했었지. 이번에 아주 제대로 기회를 잡았구나.
준호;뭐가 진실이냐. 나한텐 솔직히 말해줘.
장일;김선우의 피해 망상이고 오해야. 더 이상 이 얘긴 하지 말자.
준호;살인미수에 대한 공소시효는 아직 남아있다.
장일;난 니가 이런 오해를 받고 있다면 감싸 줄 것 같은데.
준호;오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mp3들고 일어나며)이거 부장님한테
들려 드릴거야.
장일, 자신도 모르게 명패를 움켜쥔다. 준호의 뒷통수를 한 대 치고 싶다. 준호, 방을 나선다.
장일;.............
14. 노식 장일의 비밀장소 / 낮
노식, 장일 마주 앉아있다.
노식;난 말이야 장일군이 반드시 날 찾아올 줄 알고 있었다.
대질심문이고 지랄이고 날 그렇게 엿 먹였지만 난 너랑 다시 손잡을 수 있어. 장일군은 아직 나한테 쓰임새가 있거든.
장일;최대한 도와드릴테니 김선우 그 미친놈을 좀 막아보세요.
노식;김선우한테 브레이크 거는 건 어쩜 간단하다. 그 여자만 잡으면 돼.
장일;지원씨 말씀하시는 겁니까.
노식;납치를 해다가 창고에 가둬 놓고 김선우랑 거래를 하면 돼.
장일;그렇겐 안 됩니다. 그 사람은 건드리지 마세요.
노식;.......(장일을 빤히 본다)왜.
장일;..............
노식;(웃으며)좋아하는 갑다.
장일;지원씨는 안됩니다.
노식;아직 덜 급하구나. 어디 그럼 좀 더 버텨보든가.
장일;사모님 갤러리에 그 그림도 내리라고 해주세요.
노식;그건 일단 내가 무혐의 처리를 받은 후에.
15. 거리 타로카드 천막 / 낮
광춘, 점술사 앞에 앉아있다. 점술사 카드를 섞고 있다.
광춘;내가 요즘 착잡한 일 밖에 없습니다. 모든 게 잘 해결되고 옛날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점술사, 카드를 펼친다. 광춘, 세 장을 뽑는다. 꽃, 나무나 과일 등 환하고 밝은
그림들만 나온다.
광춘;(얼굴 밝아지는)오! 다 좋은 거지요? 역시 인생을 한마디로 결론내면
쥐구멍에도 희망.
핸드폰 벨. 광춘, 잠시 망설이는
광춘;.... 그래 선우야.
선우(F);아저씨 오늘밤에 잠깐 뵈요.
광춘;무슨 일인데 또. 나 이제 그 사람 절대 안 만난다.
선우(F);꼭 좀 만나뵐 일이 있어서 그래요. 아홉시에 한강 공원으로 오세 요.
광춘;.........
16. 선우 사무실 / 밤
지원, 가방 메고 나오며
지원;선우씨, 우리 오랜만에 저녁 먹고 영화 보러가요.
선우;어떤 영환데요.
지원;무지무지 보고 싶었던 영화가 있었는데 친구가 예매해 줬어요.
선우;보러 가요. 대신 옛날처럼 해주기.
지원;옛날처럼?
17. 극 장 / 밤
선우, 눈 감고 앉아있다. (영화는...... 은교? 다크 섀도우?..... 예술관 고전영화도
좋고. 히치콕의 다이얼 M을 돌려라...같은)
지원;(영화 설명 해주는)
선우;(눈 감고 듣는)
지원;이 장면은 눈 뜨고 봐요. 설명하기 힘들어.
선우;헤밍씨.
지원;네?
선우;언제까지 나한테 존댓말 할 거예요.
지원;.....생각 안 해봤는데.....
선우;남들이 보면 지난 주에 소개팅한 사인 줄 알겠다. 아님 내가 열 살
많거나.
지원;사실 좀 많아 보이긴 하지 뭐.
선우;(눈 감고)설명이나 계속 해봐요.
지원;선우씨 일 다 해결된 다음에. 맘이 좀 편해졌을 때 그때 나도
편하게 할게요.
선우;일이 다 끝나면 편해질까요?
지원;잘 모르겠어요.
선우;영화보고 나서 나 헤밍씨랑 가보고 싶은 데가 있어요.
17-1. 동네 / 밤
손잡고 걷는 두 사람.
지원;그때랑은 많이 달라졌다. 새 건물들이 너무 많이 들어섰어요.
선우씨 살던 데는 저쪽 반 지하 방이었는데.
선우;매일 이 길을 지팡이로 더듬으면서 다녔겠네요.
헤밍씨 생각 매일 하면서.
지원;내 생각 매일 한 거 맞긴 맞아요?
선우;너무 오래 전 일이라 기억이 잘 안나요. (지원보고 웃는)
지원;저 앞에 수퍼 있는 건 그대로네. 우리 저기서 매일 군것질꺼리 샀었 어요.
18. 장일네 거실 / 밤
목장갑을 찾아 주머니에 넣는 용배. 심호흡을 한번 해 본다. 홍두께 같은 나무
몽둥이를 신문지에 싸 쇼핑백에 넣는 용배.
19. 한강 고수 부지 공원 / 밤
인적 뜸한 공원 어귀. 광춘, 걸어간다. 두리번거리며.
광춘;이 밤중에 뭔 일로 여기서 보자고......
광춘의 뒤로 나타나는 그림자. 신문지에 싼 나무 몽둥이를 든 용배. 거리를 두고
광춘을 따라간다. 광춘, 걸어가다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본다. 용배, 숨어서 광춘을 본다.
용배;...........
20. 수퍼 마켓 앞 파라솔 / 밤
선우, 지원 음료수 놓고 앉아있다.
지원;옛날엔 이 옆에서 떡볶이 파는 할머니 계셨잖아요. 할머니가 선우씨 좋아했던 거 기억나죠? 그때 할머니가 그랬어. 너는 관상이 좋아서
이렇게 끝나지 않는다, 두고 봐라...
선우;.......(멍하니 딴 생각에 빠져있는)
지원;.......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선우;나 전화 한 통화만 할게요. (일어서서 몇걸음 옆으로)
핸드폰 누른다.
22. 공원 / 밤
광춘 주머니에서 울리는 전화벨. 광춘, 발신자를 확인한다.
광춘;선우야.... 너 어딨냐. 안 보이는데.
선우;아저씨, 사실은 장일이 아버지가 만나고 싶어 하신 거예요.
광춘;뭐? 그 사람이 날 왜.
용배, 광춘의 뒤로 다가간다.
선우;만나서 풀고 싶은 얘기가 있다고 나더러 대신 전화를 해달라고 하셨 어요.
광춘;그럼 진작에 그렇게 얘길 했어야지.
선우;아저씨가 안 나오실 거라고....
광춘;그 사람이 나랑 무슨 얘길 풀자고.
선우;술 한잔 할 거라고 하던데..... 아직 못 만나셨어요?
광춘;(고개 빼고 둘러보려는데) 안 보이네. 그래 알았다. 10분 기다리다
안 나오면 갈란다. (핸드폰 주머니에 넣는데)
용배, 광춘의 뒤로 다가가 머리를 친다. 광춘, 핸드폰을 툭 떨어뜨린다. 광춘, 용배를 가까스로 고개를 돌려 용배를 본다. 용배, 다시 한 번 있는 힘껏 퍽! 내리친다. 광춘, 푹 쓰러진다. 용배, 광춘의 겨드랑이에 손을 끼고 어디론가 끌고 가려는데
학생들 말소리, 자전거 달려오는 소리. 용배, 얼른 숨는다. 피묻은 몽둥이가 그대로 놓여있다. 자전거 탄 학생들 달려오다 쓰러져 있는 광춘을 보고 멈춰선다. 용배,
광춘을 친 피 묻은 몽둥이를 보며 초조한데 학생 하나가 몽둥이를 들어서 본다.
용배;..........(낭패)............
23. 응급실 / 밤
달려오는 수미. 머리에 붕대감고 있는 광춘에게 달려간다.
수미;정신 차려 봐. 어떻게 된 거야. 누가 이랬어.
금줄, 들어와 두리번거리다 수미를 찾고 달려간다.
금줄;어떻게 된 거야.
수미;누가 계획적으로 이랬어. 김선우 짓인 거 같아.
금줄;뭔 소리야. 선우는 저녁 내내 데이트 중이던데.
수미;확실해?
금줄;그래. 뭘로 맞은 거야.
수미;피 묻은 몽둥이가 쓰러진 옆에 떨어져 있었대. 경찰에서 가져갔어.
광춘, 희미한 신음 소리.
광춘;.......... 으흐 .......
수미;정신이 들어? 눈 떠 봐.
금줄;아저씨. 괜찮으세요?
광춘;으.........
수미;무슨 일이야.
광춘;(있는 힘 다해..... 힘없는 손짓. 가까이 오라는)
수미;(가까이 가면)
광춘;(수미 귀에 소근)그 놈 아버지.....
수미;.........그 놈 아버지라니.
금줄;(가까이 다가가 듣는)
광춘;이장일 아버지.
수미;..........그게 무슨 소리야.
금줄;장일이 아버지가 왜요.
24. 장일네 거실 / 밤
경찰과 얘기 중인 장일.
장일;뭔가 오해가 있으신 것 같은데요.... 아버지 돌아오면 말씀 드리겠습 니다.
장일, 핸드폰 누른다.
(E);전화기가 꺼져있어......
25. 선우 사무실 / 밤
선우, 클래식 음악 큰 볼륨으로 들으며 앉아있다. 책상엔 액자 둘. 경필과 찍은
사진, 지원의 사진.
선우; (굳은 표정으로 핸드폰 귀에 대고 있는)
금줄(F);장일이 아버지가 수미 아버지를 뒤에서 몽둥이로 쳤어.
경찰도 왔다가고. 너한텐 별 다른 말 없었니? 그냥 술 한 잔 하면 서 얘기하고 싶다는 게 다였어?
선우;광춘 아저씨는 어때?
금줄(F);간신히 의식만 차렸는데.... 머릴 다쳐서 검사를 더 해봐야 한 대.
선우, 핸드폰 내리며 눈 피곤한 듯 문지른다.
26. 포장 마차 / 밤
술 마시고 있는 용배. 계속 따라 마신다.
플래쉬 백-- 2부 산 속. 경필 목에 줄 걸 때 기침하는 경필. ‘살려줘요....’
용배; (눈물 글썽)
교통경찰 두 사람, 들어와 앉는다. 용배, 얼른 돈 놓고 나간다.
27. 지하철 / 밤
막차시간의 지하철. 용배, 혼자 앉아있다. 핸드폰 울린다.
용배;응... 아들.....
장일;아버지 지금 어디세요. 핸드폰도 계속 꺼져있고.
용배;밖에.... 일이 좀 있어서....
장일;무슨 일이예요. 경찰들 다녀갔어요.
용배;(놀라)! 경찰들이?
장일;아버지. 무슨 일이예요.
용배;내 걱정은 마라.
용배, 전화 끊는다. 전원도 꺼버린다. 멍하니 있는데 전철 들어온다. 용배, 스르륵 일어선다. 전동차로 다가간다. 달려오는 전동차.
용배;...............
용배, 못하겠는 듯 주저앉는다.
27-1. 엘리베이터 / 밤
노식, 혼자 엘리베이터 안에 서 있다. 퇴근 하는 길. 문 열린다. 아무도 안 탄다. 다시 문 닫히는데 용배가 뛰어든다. 옆구리에 칼을 들이대며
용배;조용해요. 안 그럼 쑤실 테니까.
노식;..........!
용배;오늘 우리 둘이 죽읍시다.
엘리베이터 문 닫힌다.
노식;(여유를 잃지 않는)이봐요 용배씨, 카메라에 다 찍히고 있어요.
용배;찍혀도 상관없어. 당신이 얼마나 악마인지 내가 다 밝히고 죽겠소.
노식;귀한 아들을 생각해요.
용배;내 자식 앞길 막는 놈들은 내가 다 죽여 버릴거야.
노식;(웃는)장일군 앞길 막은 사람은 당신이요 용배씨. 경필이를 죽였잖아 요.
용배;(칼로 옆구리를 푹 찌르는데)
노식, 옆으로 비껴나 용배를 한 대 친다. 용배, 노식에게 달려든다. 노식, 용배의 칼 든 손 꽉 잡아 막으며 무서운 눈빛으로 노려본다.
27-2 1. 관리실 / 밤
직원과 청경, CCTV를 본다. 노식과 용배 싸우는 장면과 칼이 보인다. 비상벨 누르는. (또는 전화 들고)
27-3. 엘리베이터 + 복도 / 밤
몸싸움 중인 노식과 용배.
노식;단물 다 받아먹어 놓고 이제 와서 이럼 안 되지.
용배;죽어 이 나쁜 자식. 그때 나한테 그 일만 안 시켰어도.... (눈물이
나는)
엘리베이터 문 열린다. 경비와 경찰이 서 있다.
노식;이 놈 잡으소. 날 죽일려고 했어요.
용배, 노식을 한 대 걷어차고 도망간다. 경찰 따라간다. 용배, 달아난다.
노식, 가쁜 숨 고르며 웃는다.
경비;회장님 괜찮으십니까.
노식;괜찮아요.
28. 응급실 앞 / 밤
수미, 무표정으로 서 있다. 장일, 뛰어온다.
수미;..........
장일;무슨 소리야.
금줄;(달려오며)장일이왔냐. 아버지랑 연락 됐어?
장일;한번 통화가 됐는데 다시 전화가 꺼져있어. 무슨 일이야.
수미;..............
금줄;너희 아버지가 광춘 아저씨를.....
장일;..........
금줄;어떤 기자가 냄새 맡고 아까 물어보러 왔었어.
장일, 응급실 안으로 들어가 침상의 커텐들을 확확 열어젖힌다. 간호사 소리친다.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장일, 광춘의 침상을 찾아낸다.
장일;또 뭔 수작입니까. 우리 아버지가 뭘 어쨌다구요?
광춘;..............(힘없이 누워있는)
장일;(광춘의 멱살을 잡아 흔드는)말해 봐. 또 무슨 거짓말을 한거야.
이 쓰레기 같은 인간.
의사와 간호사들 달려들어 장일을 제지한다. 장일, 뒤에 와서 선 수미를 무섭게 노려본다.
장일;저 인간이 또 무슨 수작을 부린거야.
수미, 장일의 따귀를 때린다.
수미;넌 이제 끝났어.
장일;...........
28-1. 선우 사무실 / 밤
TV 뉴스. 엘리베이터 카메라에 찍힌 용배가 노식을 붙들고 있는 영상.
앵커(E);오늘밤 11시20분쯤 진승그룹 사옥에 50대 괴한이 침입해 진노식 회장을 위협하고 돈을 요구하다 출동할 경찰을 피해 달아났습니 다.
선우;............
28-2. 장일네 아파트 근처 / 밤
용배, 으슥한 곳에 숨어 서 있다. 장일,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오는 게 보인다.
한숨을 푹 쉬며 비틀거리다 엎어질 뻔 하는 장일.
용배;........(슬픈 눈으로 보는)
장일, 비틀거리며 걸어간다.
29. 대회의장 / 낮
개발권 경쟁 프레젠테이션장.
태국 리조트 멋진 사진 떠 있다. 노식, 발표자 석 마이크 앞에 서 있다.
노식;가난한 농사꾼의 자식으로 태어났습니다. 형제들은 많았고 저희 집 의 겨울은 늘 춥고 고단했습니다. 그래서 따뜻한 곳에 우리식구
모두 쉴 수 있는 좋은 집을 만드는 게 제 꿈이었습니다. 찢어지게
가난한 집 막내가 외국에 이렇게 멋진 리조트를 지었습니다.
선우, 앉아서 보고 있다. 옆에는 쿤. 노식 목소릴 흐르는 위로
노식(E);따뜻한 집을 지었으니 이제 여러 사람을 따뜻하게 해줄 땔감을
캐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쿤; 진회장도 노련한 게 연기 백단이예요.
선우;(미소)갖고 있는 계열사 중에 제일 애착이 있는 게 저거예요.
노식;이게 저희의 힘입니다. 꿈은 반드시 이룹니다. 광산 개발도 저희의
오랜 꿈 중에 하나입니다.
쿤; 오랜 꿈 좋아하시네.
노식;진승그룹의 글로벌 마이닝에서 이번 인도네시아 광산 개발권을 인수 할 수 있도록 많은 지지와 협조 부탁드립니다. 자신 있습니다.
사람들 박수치고. 선우, 발표한다. 팔리만탄 발표 때 썼던 PPT 자료.
선우;팔리만탄 광산을 열정과 땀으로 개발해 성공했습니다. 초기
조사부터 채굴까지 13년이란 시간이 걸렸습니다. 당장 눈앞의 이익 에 급급했다면 이루지 못했을 성과입니다. 저희에게 개발권이 온다 면 열과 정성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만약 저희가 이번 기회를
잡기에 부족하다면 건실하고 투명한 기업에 개발권이 돌아가길 바랍 니다.
사람들 박수친다. 노식, 선우를 보며 비웃는 듯한 미소 보내며 박수친다.
30. 외딴 길가 / 낮
차 두 대 서 있다. 차 실장, 진회장 차 트렁크에서 사과박스를 꺼내 옆 차 트렁크에 넣는다. 차 뒷좌석엔 노식과 중년 남자 앉아있고 노식, 기분 좋은 듯 웃고 있다.
노식;감사합니다.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31. 노식 회장실 / 낮
‘진노식의 집념’ ‘광산개발의 새바람’ ‘진승 그룹 글로벌 마이닝 개발권 승자 유력’
신문기사와 인터넷 기사 출력한 종이를 보고 있는 노식.
노식;(기분 좋게 웃는)
차실장;회장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노식;이제 움츠렸던 만큼 펄쩍 뛰어봐야지. 주식 좀 모아라.
차실장;벌써 전일 대비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노식;그러니까 빨리 움직여야지. 할 수 있는 자금 다 동원해서 긁어 모아. 개발권 넘어오면 모두 상한 가를 칠 테니까. 문태주나 데이빗 같은 놈들은 따라올 수도 없게 올라설 수 있다.
32. 그릇 매장 / 낮
백화점 내 매장이거나 단독 매장. 그릇, 화병, 접시들을 보며 맘에 드는 표정으로 서 있는 희정.
윤주;난 잘 모르겠다. 고급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고....
희정;아는 사람은 알아볼거야. 내 안목을 믿어 걱정 말구.
윤주;매출이 적자인데요.
희정;아직 자리를 못 잡아서 그래.
윤주;난 좀 불안해.
희정;잔말 말고 너도 이제 주식 팔아.
윤주;오르고 있는데 왜.
희정;진회장, 지금 아슬아슬하게 올라가고 있어. 언제 박살날지 몰라.
34. 선우 사무실 / 낮
PD와 마주 앉아있는 선우.
PD;이장일 검사님은 여러모로 힘들 것 같습니다. 형사부 검사님이 해주시 겠다고 하는데요.
선우; 왜 힘든데요.
PD;그 분 아버지가 상해죄로 수배중이예요.
선우;저런........
PD;저희 패널인 심리분석가 몇 분한테 그날 찍힌 이장일 검사 표정을
의뢰했어요. 그랬더니 매우 심한 긴장과 불안이 보인다고
하더라구요.
선우;공개 수사는 없던 걸로 합시다.
35. 거리 / 낮
용배, 걷는다. 전광판에 흐르는 뉴스. ‘스타검사 이장일 살인미수 혐의. 본인 완강히 부인. ’
용배;......아들아.....
36. 부장 검사실 / 낮
부장 책상에 사직서를 놓는 장일.
장일;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모든 건 억측입니다. 전 결백합니다.
37. 검찰 복도 / 낮
걸어가는 장일. 저만치에 준호, 서 있다. 장일, 눈 안 마주치고 걸어간다.
준호, 착잡한 눈길로 장일을 보고 서 있다.
38. 카 페 / 낮
지원, 들어온다. 수미, 일어선다.
수미;.......
지원;.......(테이블로 다가온다)
찻잔 놓고 앉아있는 두 사람.
수미;이제 다음은 내 차례라고 선우가 그러던가요?
지원;그걸 왜 나한테 물어보세요.
수미;어디까지 가겠대요?
지원;글쎄요.
수미;선우가 밤에 공원에서 만나자고 했대요. 이장일 아버지한테 시킨 거 아니겠어요.
지원;그건 좀 미친 상상 같은데요.
수미;지원씨가 생각하는 것 보다 선우는 좀 더 미쳐있을지도 몰라요.
지원;미치게 만든 건 당신들이잖아요.
수미;이제 좀 잡아줘요. 복수라면 복수.... 할 만큼 했지 않나.
지원;내가 그 입장이라면 아직 부족할 것 같은데요.
수미;(픽 웃는)
지원;선우씨는 아버지를 잃고, 본인도 죽을 뻔 했어요.
수미;그럼 누가 죽고, 누구 하나 눈이 멀어야 끝나겠네요.
지원;나더러 이러지 말고 선우씨 앞에 가서 무릎 꿇고 빌어요.
수미;선우가 정상이 아닌데 소용 없죠.
지원;어떻게 그 끔찍한 현장을 보고도 말 안하고 있을 수 있어요.
수미;......난 갖고 싶은 게 있음 그래요. 돌아 버려요.
지원;최수미씨 불쌍한 사람이네요.
수미;댁 같이 유복한 사장딸은 아니었지. 지금은 다를 바 없잖아. 댁도
그냥 망한 집의 딸이지.
지원;난 그래도 갖고 싶은 게 있음 노력하는 사람이죠. 댁처럼 뒤틀리게
탐내지 않고.
수미;잘 나셨어요.
지원;노력하면 가질 수 있다는 경험을 못해봐서 그래요.
수미;난 의문이야 선우가 계속 눈이 멀어있었어도 사랑했을까.
지원;눈을 떴건 감았건 나한텐 상관없었어요. 그냥 김선우라서
좋았지. 최수미씨도 누군가를 그렇게 사랑할 수 있길 바랄게요.
지원, 일어서서 나간다. 수미, 웬지 자존심 상하고 졌고.... 위로도 받은 느낌...
39. 병실 / 낮
수미, 옆에서 사과 깎고 있다. 광춘은 멍하니 눈 뜨고 있고.
수미;세상에 죽었다 깨도 안되는 일이 있나봐. 그런 걸 운명이라고 하는
거지? 가질 수 없는 걸 원하게 만드는 마음은 뭐야.
광춘;...........
수미;결국 이렇게 될 걸.....
광춘;(수미를 본다)
수미;왜요.
광춘;그 애비가 날 죽이려고 했는데.... 넌 아직도 그 놈을 품고 있구나.
수미;아냐. 이젠 아니야......
광춘;선우가 그 놈하고 진회장을 끝까지 밟을거다.
40. 라디오 공개 스튜디오 / 낮
선우, 출연 중.
선우;글로벌 마이닝으로 개발권이 간다는 소식이 돌면서 진승 그룹 계열 사의 모든 주식이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는데요. 지난 번 다이아 광 산의 입찰 때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한 노력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쟁쟁한 업체들이 많아서 좀 더 지켜봐야겠죠.
MC; 김대표는 기권을 하셨죠.
선우;예, 저희보단 좀 더 능력있는 회사가 맡아야 한다는 생각에 이번
기회는 포기했습니다.
41. 노식 회장실 / 낮
기분 좋은 듯 웃고 있는 노식.
노식;저 놈이 바른 말을 할 때도 있네. 차실장, 자금 동원 어려우면 명동 쪽에도 알아봐라. 이번기회를 놓치면 평생 한이 될 거다. 무리해서라 도 내가 가진 지분을 늘려야 한다.
41-1. 방송국 일각 / 낮
PD들과 커피마시며 얘기하며 걸어오는 선우.
선우;방송에서 말할 순 없었지만 제일 건실한 데는 푸른 산업 개발이죠.
대한마이닝 강사장님이 소신껏 결정 내리실 겁니다. 대기업이나
정부에서 선정한 우수업체 같은 데 절대 안 흔들리실 분이니까 안심 입니다.
42. 장일 방 / 밤
용배, 책상을 쓰다듬어 본다. 용배와 장일 함께 찍은 사진, 물끄러미 보는 용배.
용배; 내 아들.....
장일 거실. 식탁에 앉아서 편지 쓰는 용배. 다 쓰고 곱게 접어 봉투에 넣는다.
용배(E);신준호 검사님께. 저는 이장일 검사 애비되는 사람입니다.
모든 건 제 실수이고 잘못입니다. 절대 이장일 검사는 아무
연관도 없고 잘못도 없습니다. 저로 인해, 불행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살펴 주시기를 거듭 부탁드립니다.
43. 장일네 거실 / 밤
불이 켜지지 않은 텅 빈 거실. 장일 들어온다. 거실 어둡다. 손을 더듬어 불을
켜는 장일, 들고 있던 가방을 소파에 툭 던진다. 테이블에 편지 한 장이 놓여있다.
장일, 뭔가 싶어 편지를 읽는.
용배(E);아들아.. 너 하나만은 부족함 없이 잘 키워보겠다는 애비 욕심이
넘쳤는지, 하늘이 이쯤서 벼락을 내리네. 미안하다. 아버지는
그만 네 곁을 떠나야 될 것 같어.
장일;(!)...........
용배(E);하지만 아들... 어쩌다보니 너한테 이런 무거운 십자가를 지게
했지만, 애비는 후회 없다. 나는 다시 태어나도 니 애비로 태어나 고 싶어.
장일, 편지를 툭 놓친다. 용배를 부르며 장일 방 욕실 등을 미친 듯이 뒤지는 장일. 문득, 베란다 쪽을 돌아보는. 두려움에 천천히 다가가는데
순간! 붕 떠 있는 다리가 보인다. 용배, 목을 맸다.
장일;(넋이 나간)아..아버..아버지!
장일, 미친 듯 달려 들어가 용배를 끌어내리는.
장일;아버지! 정신 차려요! 아버지! 아버지!
장일, 용배의 볼을 치고 몸을 주무르다가, 달려 나와 휴대폰으로 119에 전화를 건다. 다시 한손으로는 용배를 끌어안는 장일.
장일;(오열)빨리요! 빨리! 아버지가 죽어요! 빨리오라구 새끼야!
아버지..눈 떠! 아버지! 아버지!
장일, 용배를 끌어안고 어쩔 줄 몰라 어린아이처럼 울부짖고.
44. 앰블런스 안 / 밤
사이렌 울리며 달려가는 앰블런스. 산소호흡기 쓰고 사경을 헤매는 용배. 장일,
옆에서 용배의 손을 꼭 잡고 멍하니 앉아있다.
장일;아버지....
어린 선우(E);아버지.....
플래쉬 백 2부-- 숲 속. 어린 선우, 경필의 다리를 잡아 올리며 소리치는
선우;아버지 숨 쉬어! 정신 차려 김경필. 아버지 눈 떠봐.....
앰블런스 안. 장일, 눈물이 글썽.
장일;선우도 이랬을까요.
45. 병원 응급실 앞 / 밤
넋이 나간 듯, 응급실 입구 의자에 앉아있는 장일.
용배(E);이 미련한 애비를 욕하고 원망하거라. 다음 세상엔 내 아들로
나지 말고, 좋은 집에 태어나라. 진노식이,
우리 인생을 송두리 째 뒤 흔들어 버린 진노식 회장은 내가
저 세상에서도 잊지 않을 거다.
걸어오는 구두. 보면 수미다. 장일, 수미에게 눈길 안 주고 멍하니 앉아있다.
수미, 장일을 안타깝게 보다가 그냥 돌아간다.
용배(E); 모든 건 애비가 안고 가마. 너한텐 아무 일 없게 할거여.
저승길 하나도 안 무서운데, 우리아들 못 볼 거 생각하니까
발걸음이 왜 이렇게 무거운 겨. 잘 살어라 아들...
장일;(눈물을 흘리는).......
46. 선우 사무실 / 아침
신문 펼쳐 보며 미소 짓는 선우. 경제면 첫 장에 ‘ 석탄광산 개발권 인수 푸른
산업개발로 확정’
47. 노식네 거실 / 아침
휘청하듯 신문을 구기는 노식. 윤주 달려와 부축한다.
윤주; 괜찮으세요?
희정, 식탁에서 찻잔 들고
희정;(쌩하니)그러게 무슨 일이든 같이 얘기하고 나누자고 안했어요.
우리가 돈 뺏어갈 까봐 그저 노심초사....
윤주;물 좀 드세요.
노식;(숨이 가쁘고 힘든)이게 끝이 아니다.... 어림 없다. 내가 누군데.
반드시 길이 있다.
48. 선우 사무실 / 낮
TV엔 뉴스.
앵커(E);푸른 산업 개발이 인도네시아 광산 개발권을 인수하면서 그동안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진승그룹 전 계역사의 주식이 폭락했습 니다.
쿤; 태국 리조트 주식, 제대로 흡입했습니다.
선우;(웃는)지금은 진회장 정신이 없어서 모를 겁니다.
선우, 옷 입고 있다. 태주, 선우 곁으로 와 예쁜 자수가 놓인 손수건 한 장을 놓는다.
선우;........(뭔가 싶은 눈으로 보면)
태주;엄마 선물. 전해 드리고 와라.
선우;같이 가시던지요.
태주;오늘은 엄마가 단 둘만 있고 싶어할 것 같다.
선우;.........전해 드릴게요.
태주;생일선물 뭐가 좋냐고 물어보면 여름 다가오는 데 손수건이나 하나 사주세요. 너희 엄마 늘 그랬다.
선우;이게 몇 번 째 손수건 입니까.
태주;첫번 째 손수건이다. 난 선물을 줄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지.
선우;엄마가 좋아하시겠네요. 생일 선물.
선우, 손수건을 조심스럽게 챙겨 주머니에 넣는다.
<< 이 쯤에서 장일, 지원씬이 하나가면 좋을 것 같은데......? >>
49. 묘지 / 낮
선우, 묘 앞에 서 있다. 꽃다발을 내려놓는다. 물끄러미 보고 서 있다.
선우;..............
선우, 삐져나온 잡초를 손으로 한두 개 뽑는다. 엄마 흰 머리를 뽑아주듯 매만져 주듯......
선우;.........(들리듯 말 듯 지나가는 소리로)엄마.......
멀리서 진노식, 걸어오다 발걸음 느려진다. 묘지 앞에 서 있는 누군가의 뒷모습. 멀리서 지켜보고만 있다.
선우;.............또 올게요.......
선우, 내려간다. 내려가다 다시 한 번 돌아보고 멀어지는 선우.
묘지 주차장 근처. 선우, 주머니에서 키를 꺼내다 아차! 싶은 표정. 주머니에서 태주가 준 손수건을 꺼낸다.
선우;...............
선우, 묘지 쪽으로 걸어간다. 걷다가 멈춰서는 선우. 묘 앞에 서 있는 한 남자의 뒷모습, 진노식 회장이다.
선우;(놀람과 멍함으로 쉽게 다가가지 못하고 서 있는다)
묘 앞에 서 있는 노식.
노식;나한테 한방 먹인 게 니 생일 선물이냐.
선우가 두고 간 꽃 옆에 또 한 다발의 꽃. 노식, 주머니에서 예쁜 손수건을 꺼내 꽃 옆에 놓는다.
노식;이제부턴 영원히 안 올거다. 은애 널 이제 다신 안 볼거다.
선우, 멍한 표정으로 다가간다.
노식;나 이렇게 무너지지 않는다. 내가 니 아들을 쳐서라도 다시 일어설거 다.
다가오는 선우. 노식, 인기척에 돌아본다.
선우;..............
노식;.............
선우;진회장님이 여기 웬일이십니까.
노식;.........김대표는 여기 무슨 볼 일 이요?
선우;.......제 어머니십니다. 회장님은 여기 무슨 일이십니까.
노식;내 약혼녀의 무덤이요.
선우;..........
노식;(손에 들린 손수건 보고)선물 갖고 왔는가보네.
선우, 묘 앞에 손수건을 놓다가 노식의 꽃다발과 손수건을 본다. 선우, 충격으로 멍하다.
노식;(웃으며)은애야..... 이놈이냐. 날 배신하고 다른 남자 품에서 얻은
아들이 이놈이야? 대답해 봐라 김은애야.
선우;..............
노식;(기분 나쁘게 선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너! 니 놈 때문에 모든 게 어그러졌다. 내 인생도, 문태주 인생도. 느이 엄마도. 난 등 뒤에서
칼 꽂은 놈은 절대 가만 안 둔다. 아무리 사랑했어도 죽인다.
죽이고 나서 평생 상처를 갖고 살아도 난 죽인다.
선우;어머니가 사랑한 건 문태주 회장입니까.
노식;부정한 여자다 니 엄마.
선우;말 함부로 하지 마.
멀리서 두 사람을 찍고 있는 카메라. 찰칵찰칵. (희정이 보낸 흥신소)
노식;니 아버지한테 가서 물어봐라. 약혼자 있는 여자를 뺏은 니 아버지한 테 가서 따져 봐.
선우;닥쳐.
노식;느이 엄마는 내가 파서 화장해 버릴거다. 다른 남자 품에 안겨서
너 같은 놈을 낳았지만, 은애는 내 약혼녀다.
선우;우리 어머니한테서 비켜요.
노식;너 같은 걸 뭐라고 하는지 아나. 사생아라고 한다. 지 애비가 누군지 모르는 아이.
선우;제 아버지는 김경필 문태주입니다.
노식;아버지가 많아 좋겠다 니는. (껄껄 웃고 서 있는 태주)
선우;........(분노와 혼란 어쩔 줄 모르고 서 있다가 돌아서 간다)
49-1. 노식네 거실 / 밤
사진을 홱홱 넘겨보며 던지듯 놓는 희정. 이상하고 의심스러운.....
희정;.........데이빗 김..... 왜 김은애 묘 앞에 같이 있는거지.
50. 선우사무실 / 밤
선우, 격해진 감정으로 걸어 들어온다. 태주의 방문을 벌컥 연다.
태주;잘 다녀왔니.
선우;어머니 묘 앞에서 진노식 회장과 마주쳤습니다.
태주;................
선우;진회장이 약혼자였어요?
태주;.........그래.
선우;왜 말씀 안하셨어요.
태주;..........
선우;왜 말씀 안하셨냐구요.
태주;넌 진회장을 경필이의 살인자로 의심하고 있는데 내가 그 말을
어떻게 할 수 있겠니.
선우;나한테 숨긴 게 그것 뿐이었어요?
태주;..........
선우;말해요. 이게 다가 아니죠. 아버지는 생일날 날 돌봐줄 분을 모시고 나오겠다고 했어요. 그리곤 진노식 회장의 별장으로 갔습니다.
태주;............(서랍에서 편지를 꺼내 준다)
선우;(읽는)
경필(F);형님 선우는 진노식 회장의 아들입니까, 아님 태주 형님의 아들입 니까.
선우, 충격으로 비틀.... 하는 느낌.
선우;......대답해 보세요. 내가 누구 아들인지.
태주;.......... 넌 진노식의 아들이다.
선우;...........
태주;진노식이 네 친아버지야.
선우;거짓말 하지 마!
태주;경필이 죽음에 깊이 상처 받아 있는 널 보면서 언제쯤 이 얘기를
꺼낼까 계속 망설이고 있었다. 인전하고 싶지 않겠지만.... 그 사람 네 아버지가 맞다.
선우;(버럭)그만 해요!
선우, 돌아서 달려 나오는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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