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17
이산 17부 대본
S#1. 고을 일각. 낮 (16부 엔딩)
영조, 산, 대신들 모두 모여 있다.
영조 (수령에게) 파발을 보냈으니 내일이면 어사가 고을에 당도할 것이다.
부윤은 어사와 함께 괴질의 폐해와 그 원인을 상세히 살펴,
조속히 장계를 올리도록 하라...
부윤 예, 저하....
영조, 피곤한 기색으로 어좌에서 일어선다. 그러다 순간, 휘청하는 영조. 영조의 그런 모습에...모두 놀라 사색이 되는데...
산 전하..! 괜찮으시옵니까?
영조 ...괜찮다...
영조 손을 내저으며 몸을 바로 세우려 하는데.. 그러다 순간,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영조.
산 전하...!!
사색이 되는 대신들. 모두 경악하여 하얗게 얼굴이 질리는데.
산 (당혹, 절박) 전하....!! 어의는 어디 있느냐...! 당장 어의를 불러오너라..!!
전하.....눈을 떠 보시오소서....전하...전하...!!
영조 ......
산, 쓰러져 정신을 잃은 영조를 품에 안고 사색이 된 얼굴로 영조를 애타게 부르데...그러나 혼절한 채 눈을 뜨지 못하는 영조. 산, 당혹감에 어쩔 줄 모르는 얼굴로
그런 영조를 바라보는데....
S#2. 동. 일각. 낮
각사의 하급관원들과 궁인들 모여 있다. 그 안에 도화서의 탁사용, 초비, 송연 있
다. 모두들 뭔가 수군거리고 있는데. 그때 한쪽에서 이천, 술띠를 동여매며 급
히 나오다 그 모습 보고 의아한 얼굴로 다가온다.
이천 아니, 당장 떠날 거 같더니 왜 아직 이러구 있는 건가?
탁사용 (흠...) 어가 출발이 잠시 미뤄졌네...
이천 (의아) 뭐..? 아니 왜. 언제는 유숙 때문에 지체 되서 서두른다더니.
그때, 박영문을 비롯한 각사의 책임자들이 온다. 박영문, 도화서 사람들에게 오면.
탁사용 대체 무슨 일입니까, 별제 나으리...
박영문 (굳은)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주상전하께서....쓰러지셨네.
이천 (놀란다) 예에...? 전하께서...쓰러시다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박영문 자세한건 나도 모르네. 어의가 들어 있다는데...들리는 말론 의식이 없으 시다는군...
모두 갑작스러운 소식에 놀라 당황한다.
송연 (큰일이다) 의식이 없으시다면...많이 위중하신 건가요, 나으리?
박영문 (심각) ....이런 일은 처음이시니....아마, 그럴 게다.
송연 ...!!...
박영문 아무튼, 명을 기다리라 하니 모두들 일단 돌아가게...
박영문의 말에 모두의 얼굴에 걱정이 어리는데...
S#3. 동. 일각(영조의 방). 낮
대전내관과 상궁. 의녀와 내의원 의원들이 있는 가운데. 의식을 잃은 영조가 누워있고. 어의가 긴장한 얼굴로 영조를 진맥하는데.보면, 걱정 가득한 얼굴로 그런 영조를 곁에서 지켜보고 있는 산.
산 (걱정, 초조) ....어떠신가.
어의 (대답 못하고 우물쭈물한다)
산 (답답하다) ....어의는 어찌 말을 못하는 겐가!
어의 (당혹...) ...송구하오나 저하.... ...아..아무래도...주상전하께서 괴질에 옮으 신 듯 하옵니다..
산 ...!...
산, 충격을 받은 얼굴로 영조를 보는데.
S#4. 동. 대신들 임시처소. 낮
최석주, 정후겸, 홍인한, 대신1.2가 모여 있다.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 모두의 얼굴에 당혹감이 어려 있다.
최석주 (놀란) 괴질이라니...그게 대체 무슨 말인가!
정후겸 어의의 말론 밤새 신열이 있으시어 황금(黃芩 : 해열 효능이 있는
치료제)을 썼으나, 차도가 없으셨다 합니다.
대신1 허나 어제 저녁 수라를 드실 때까지만 해도 별다른 증상이 없지 않으셨 소.
정후겸 이 지역에 번져 있는 괴질이 갑자기 신열과 발진이 생기고 심한 경우 기진 까지 한다 하니 아무래도....맞는 듯 합니다.
대신들, 어째야 좋을지 몰라 웅성 인다.
홍인한 그럼 당장 도성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변변한 약재도 없는 변방에서 어찌 전하의 환후를 살필 수 있단 말입니까... 당장 돌아갈 채비 를 해야 합니다.
정후겸 ....허나 어의가 이를 불가하다 했습니다..
다들 놀란다.
최석주 불가하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정후겸 (굳은) 전하께서 고령이신데다 기력이 쇠해.. 지금 상태로 여정에 올랐다 간 환후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 했습니다. 대감.
그 말에...다들 사색이 되는데.
대신2 허면 마냥 기다리자는 겁니까...치료약도 없는 이곳에서 말입니까...
홍인한 (두렵다) 마..만약 이러다... 전하께서 회복되지 못하시면 어찌합니까.
다들 ....!!....
최석주 (엄한) 대감. 어찌 그런 불경한 말씀을 입에 담으시오!!
홍인한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다. 두렵다) 이곳 괴질은 어린 아이와 노쇠한 이 들은 회생이 힘들다들었습니다!! 만약 이대로 전하께 변고라도 생기면... 그렇게 되면....보위는....세손께서 이으시는 것이 아닙니까..
홍인한의 말에 다들....사색이 되는 얼굴!! 최석주, 굳은 얼굴로 인상을 찌푸리는데...
S#5. 동. 밖. 일각
최석주, 정후겸이 굳은 얼굴로 걸어오며.
최석주 자넨 궐로 사람을 보내 마마께 이 사실을 알리게.
정후겸 예, 대감.
최석주 (굳은) 우리가 너무 마음을 놓고 있었네. 주상의 보령이 여든이 넘어가고 있음을 잊고 있었어.
정후겸 .......
최석주 만약 저대로 주상께서 일어나지 못한다면, 모든 것이 끝이네....
정후겸 .......
최석주와 정후겸의 얼굴에...두려운 긴장감이 스쳐지나가고.
S#6. 동. 영조 임시처소. 낮
영조, 여전히 의식을 잃은 채 자리에 누워있다. 열이 계속 오르는지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다. 산, 안타까운 얼굴로 그런 영조의 곁을 지키고 있다. 그 위에 16부에서 괴질에 걸린 백성들을 직접 살피던 영조의 모습이 떠오른다. 산, 이내 천천히 손을 내밀어 영조의 손을 가만히 쥔다.
산 (가슴이 미어진다) 전하....
힘겹게 겨우 숨만 내쉬는 영조. 산, 가슴이 아프고...
S#7. 동. 일각. 낮
분주히 탕약을 준비하는 어의, 의녀들의 모습 보인다. 먼발치에서 이를 보고 있는 홍국영. 그때, 팔을 칭칭 동여맨 대수가 누군가를 찾는 듯 두리번거리며 온다.
그러다 홍국영을 발견하고 얼른 다가온다.
대수 여기 계신 줄도 모르고 한참 찾았습니다, 나으리...
홍국영 (보고)
대수 주상전하께서 괴질에 옮으셨다는 게 정말입니까? 그 때문에 세손저하께 서도 사색이 되시고 대신들도 난리가 났다는데.... 그저 기다리라구만 하 니, 답답해서 견딜 수가 있어야죠. 대체 어찌된 일입니까.....
홍국영 (무심히) 이 고을의 노인들이 특히 괴질에 많이 걸렸다니 그럴 수도 있 겠지...
대수 이러다 정말 큰 변이라도 생기면 어쩝니까... (큰일이다) 대체,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홍국영 (보고 담담하게) 그래, 날벼락이지... 허나 이것은, 새로운 천지의 개벽을 알리는 날벼락이 될 수도 있네...
대수 (무슨 말) ..예..?
대수, 놀라고 당혹해하고... 홍국영, 담담한 얼굴로 내의원들에게 시선을 주는데.
S#8. 궐 전경. 낮
S#9. 동. 중전처소 앞. 낮
정순왕후, 강상궁과 궁인들을 거느리고 서 있다. 곁에 가마가 서 있다. 그때, 혜빈과 효의가 이상궁, 김상궁, 궁인들과 온다.
정순 왔는가...
혜빈 (예를 갖춘다)
정순 (미소, 선선히) 차비들을 다 마쳤으면 어서들 가세.
혜빈 헌데...주상전하께서 궐을 비우신 때... 저희가 바깥 나들이를 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마마.
정순 걱정말게. 내 전하께 미리 허락을 받아두었으니.
혜빈 ....!...
정순 중양절은 (9월 9일)은 아녀자들이 유일하게 바깥출입을 허락받아
단풍구경을 하는 날이 아닌가. 이 날이 아니면, 언제 우리가 세상 구경을 해보겠는가.
혜빈 (그래도) ....하오나...(하는데)
정순 그냥 못이기는 척 따라나서게.뒤에 아이들의 얼굴을 좀 보게, 혜빈.
나들일 나선다는 말에...들떠있지들 않은가.
혜빈, 효의...그 말에 상궁 나인들 보면.. 부끄럽게 고개 숙이는데.
정순 (미소) 아랫사람의 마음을 살피는 것도 윗전의 할 일이라네.
혜빈 (어쩔 수 없다. 미소) 송구합니다. 제가, 헤아림이 부족했습니다..마마.
정순 (자애로운 표정 지어보이고는, 효의에게) 갑시다, 빈궁.
효의 (참, 도량이 넓다...라는 마음으로 정순을 본다) 예, 마마.
정순, 혜빈..효의 움직이면.
김상궁 (이상궁에게) 역시, 중전마마께선 참으로 생각이 깊으십니다.
이상궁 이를 말인가...
강상궁 (흠흠) 이만들 가세.
김상궁 (조아린다) 예...
S#10. 산 일각. 낮
정순, 효의, 혜빈이 탄 가마 행렬이 온다. 가마 안에 앉은 세 사람, 모두 작은 들창
을 열어 밖을 내다본다. 가을이 깊어가는 산 속의 나무들.. 그 단풍을 바라보는 세 여자의 모습. 보면, 상궁 나인들도 한껏 들뜬 표정들인데. 그때, 보면...멀리...어느 사찰 앞. 가마가 서 있고, 곽상궁과 화완 처소의 나인들이 보인다. 정순, 효의, 혜빈, 곽상궁을 알아보고 놀란다.
정순 잠시 멈춰라...
가마 행렬이 멈춘다.
정순 저건....화완 옹주의 나인들이 아니냐.
강상궁 그런 듯 하옵니다, 마마...
정순 (뭔가..하는 표정으로 보고)
혜빈, 효의도 무슨 일인가 의아한 얼굴로 보는데.
S#11. 사찰 마당. 낮
정순, 혜빈, 효의가 서 있는데. 강상궁이 곽상궁과 함께 다가온다..
곽상궁 마마...! 그간 강령하셨사옵니까.
정순 그래....헌데, 이곳에 옹주가 와 있는 것인가.
곽상궁 예. 마마. 지금 옹주마마께선 대웅전에서 불공을 드리고 계시옵니다.
정순 불공..?
효의 (의아하고)
강상궁 (나서서 고한다) 예. 마마. 옹주마마께오서 벌써 이레째 빈궁마마의 회임 을 기원하는 불공을 드리고 계신다 하옵니다...
정순 (놀라고)
효의 (당혹스러운데)
S#12. 동. 법당 안. 낮
화완, 염주를 굴리며 짐짓, 성심을 다하는 듯 절을 하고 있다. 그때, 정순이 뒤에서 다가와 ‘옹주’하고 부른다. 화완, 놀란 얼굴로 돌아보는데...
화완 (놀란 얼굴로) 마마...!!
화완, 놀란 얼굴로 얼른 나와 세 사람에게 예를 표한다.
정순 오랜만이오. 옹주.
화완 (너무 놀랐다는 듯)..마마...어인 일이십니까. 어인 일로 세분 마마님들께서 이런 곳에......
화완, 놀랍고 의외라는 얼굴로 세 사람을 보는데.
S#13. 동. 사찰 안 큰방. 낮
정순, 효의, 혜빈, 화완이 있다.
정순 빈궁의 회임에 대해선 나도 따로 마음을 쓰지는 못했는데.
옹주가 이리 깊은 생각을 갖고 있었다니 내가 부끄럽습니다.
옹주 당치 않으시옵니다, 마마.... 근간에 혜빈마마께서 빈궁마마의 회임을 위 해 애쓰신다는 말을 듣고 힘을 보태고 싶었을 뿐입니다. 원손의 탄생은 왕실 모두의 바램이 아니옵니까....
효의 (난처하고)
혜빈 (차가운 얼굴로 본다)
화완 (효의에게 염주를 내밀며) 제가 공을 올린 염주입니다, 마마...
꼭 불심이 아니더라도 의지처가 있으면 마음에 부담이 조금은 놓아지실 겁니다.
효의 (애써 웃으며 받는다) 잘...간직하겠습니다.
혜빈 (더는 못 참고) 헌데...옹주께서는 사가에 나가있으면서도 참으로 궐 안 사정에 밝으십니다.
화완 ....!....
혜빈 제가 빈궁의 회임에 애쓰고 있다는 것은 어찌 알고
이리 불공까지 드리고 계셨습니까?
화완 (지지 않는다) 늘, 왕실의 안위를 걱정하다보니, 자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이 불공은 오래 전부터 마음에 두었던 일인데... 마침 사가에 나 오게 되어, 이제야 나선 것입니다..마마..
정순 (안타깝다는 듯) 사가에 나가서도 한시도 왕실에 대한 염려를 놓치 않으 니...참으로 가상한 마음입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세요, 옹주... 분명 주상 께서도 옹주의 충정을 헤아리고 계실 겁니다.
화완 망극하옵니다, 마마.
혜빈 (굳은 표정으로 보는데)
S#14. 동. 일각. 낮
혜빈, 효의, 사찰의 계단을 내려온다.
혜빈 참, 무서운 사람입니다. 이리 올 줄 알고 길목을 지키고 요란을 떤 것입니 다.. 여러 사람 눈에 띄어 주상전하께 알려질 것을 계산한 것이지요.
효의 (걱정이 어린 얼굴로 염주를 내려다보는데)
혜빈 다른 이들은 몰라도, 우린 저 얕은 수에 넘어가면 안 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옹주가 궐로 돌아오는 것만은...막아야 합니다.
효의 ...예...어마마마...
혜빈 (결연한 눈빛)
S#15. 동. 일각. 낮
정순, 화완이 대웅전 앞에서 이야기를 한다.
정순 옹주께서 이런 꾀를 내다니, 꽤나 애가 탔던 모양입니다.
화완 송구합니다, 마마.
정순 곧 주상의 마음을 돌릴 기회가 올 겁니다. 옹주가 그걸 놓치지 않아야, 나 도 옹주를 도울 수 있습니다. 차곡차곡, 돌아올 명분을 만드세요.
화완 명심하겠습니다, 마마..
그때, 한쪽에서 강상궁이 화급히 온다.
강상궁 마마, 큰일났사옵니다!
정순 무슨 일이냐.
강상궁 지금 궐에 급한 파발이 당도했사온데....능행을 떠나신 주상전하께서 병을 얻어 쓰러지졌다 하옵니다.
정순 ...!...
화완 ...!...
정순 뭐....? .....전하께서 병을 얻다니..대체 그게 무슨 말이냐!
정순, 사색이 된 얼굴로 보는데.
S#16. 궐. 일각. 낮
정순, 하얗게 질려 굳어진 얼굴로 급히 궐로 돌아오는 모습.
S#17. 동. 정순왕후 처소. 낮
정순, 금군별장으로부터 이야기를 전해 듣고 있다. 파랗게 질린 정순왕후의 얼굴.
정순 그래서 지금 전하께선 환궁조차 하실 수 없을 만큼... 위중하시다는 것인 가...!
금군별장 아뢰옵기 송구하오나...그렇사옵니다. 마마.
정순 .....!!....
강상궁 (어쩌면 좋은가) 마마....
정순 (참을 수 없다).....괴질이라라니....! 괴질이라니....!! 대체 세손과 중신들은 전하를 어찌 모셨길래... 전하께서 그 같은 병에 걸릴 수 있단 말인가! 자 네들은 뭘 했는가! 함께 간 내의원 어의들은 대체 뭘 한 것이야!
금군별장 망극하옵니다..마마.
정순 ....!!.....
정순, 파리하게 굳어지는 얼굴. 이대로 주상이 숨을 거두면 자신은 모든 것이 끝이 되고 만다. 정순...일순 느껴지는 두려움에 입술을 깨무는데..
S#18. 동. 혜빈처소. 낮
혜빈과 효의가 이상궁 김상궁과 있다.
혜빈 궐 안도 아니고..능행 중에 병을 얻으시다니... 약재도 변변치 않은 곳에서 이 일을 어쩐단 말이냐..
이상궁 허나. 기력이 쇠하시여 어가를 움직일 수 없다하니... 정말 큰일이옵니다. 마마...
혜빈, 효의 걱정이 번지고...
효의 (걱정이다) 혹....행렬 중, 또 다른 병자는 없다 하느냐.
세손저하께선 무사하시다더냐.
김상궁 예, 마마. 알아봤사온데... 세손저하께선 분명 무탈하시다 하옵니다.
효의 ....!...
혜빈, 효의..그 와중에 그나마 안도하는 표정이 번지고.
S#19. 화완옹주 사가 방. 낮
화완옹주, 격하게 흥분한 얼굴로 옷을 챙입고 있다. 옆에선 곽상궁이 어쩔 줄 몰라 하는데.
화완 아둔한 것들 같으니..대체 전하를 어찌 보필하기에 이런 일이 생긴단 말이 야! 궐로 가 중전마마를 뵈야겠으니 채비하거라.
곽상궁 하오나 마마...마마께서는 지금 궐에 들어가실 처지가..
화완 닥쳐라! 내가 지금 뭐가 두렵겠느냐!! 세손이 보위에 오른다면, 난 죽은 목숨이다! (하고) 어서 채비하지 않고 뭘 하느냐!
화완, 눈에서 불꽃이 일 듯...격하게 흥분한 상태인데.
S#19-1. 궐. 정순왕후 처소 앞. 낮
달려오는 겸사복 종사관
종사관 마마님! 화급한 일이옵니다. 중전마마께 이 서찰을 전해주십시요!
양주목 행궁의 정승지로부터 중전마마께 보내는 긴급한
서찰을 갖고 왔습니다.
강상궁 정승지요?
종사관 예에 촌각을 다투는 화급한 서찰이오
강상궁 ??
S#20. 중전처소. 낮
정순왕후, 굳은 표정. 허나...어느새 마음 을 다잡아 냉정을 찾은 얼굴로
정순 (노기가 어려, 매서운 혼잣말로 서찰을 내리며) 다들 미욱하
기 짝이 없구나. 이번엔 반드시 세손을 처리한다 하더니...
아예 그 아일 임금으로 만들어 보낼 작정인 게야?
강상궁 (두렵다)...
정순, 강상궁에게 서찰을 하나 건넨다. 강상궁 떨리는 얼굴로 서찰을 받는데.
정순 가서 이판께 전하라 하거라! 결코 세손 혼자 궐에 돌아오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종사관 ....!....
정순 만에 하나 이대로 전하께서 일어나지 못하신다면, 세손도...반드시 함께 죽어야한다고...아니 세손이 먼저 죽어야 할 것이라고...알겠느냐?
강상궁 예, 마마.
정순 (서늘한 표정)
강상궁 급히 나가면 정순, 서늘한 표정으로 먼 하늘을 응시하는데.
상궁 (E) 옹주마마 입시옵니다
정순 화완이?
이때 급히 들어오는 화완옹주와 곽상궁.
화완 (다급하게)마마!
정순 옹주! 무슨 짓이오? 옹주가 지금 궐에 올 처지가 아니지 않소?
화완 애가 타서 마냥 기다릴 수가 없었사옵니다. 아바마마의 소식은 더 없습니 까?
정순 병세가 위중하여 바로 환궁하실 수 없다 하오!
화완 (놀란다)하면 어찌 됩니까? 아바마마께 변고가 생기고 그래서 세손이 보 위에 오른다면..
정순 (서늘한 눈빛으로OL)말씀 삼가세요!!
화완 ...
정순 절대로 그런 일은 없어요! 절대로!!
S#21. 고을일각. 낮
괴질이 퍼져 피폐해진 고을의 일각. 산, 작은 수건으로 입을 막고 채제공, 어의 등과 함께 마을을 살피고 있다. 산, 아파 신음하는 이들을 보며 안타까운 표정이 되는데.
S#22. 동. 일각. 낮
산, 어의, 채제공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산 둘러보면, 장정들은 약을 먹고 차도를 보이는 반면.. 노인과 아이들은 대 부분 목숨을 잃고 있네. 아마도, 병마와 싸울 기력이 문제인 듯 싶네.
어의 예, 저하. 소신도 그리 보옵니다..(하고) 곧, 기력을 보하는 귀한 약재가 청국으로부터 들어오는데.. 그때까지만 전하께서 버텨주신다면....
산 (...!...) 지금, 청국의 약재라 했는가..?
어의 예. 향부자와 황백등... 전하의 약해진 기를 보할 약재들이...
수 일 내로 서강에 들어올 것입니다, 저하.
산 (...!!...) 알겠네. 우선은 그때까지 내의원에서 당도하는 약재로 최선을 다 해 방도를 찾아주게. 그리고, 더 이상 괴질이 퍼지지 않도록... 인근의 의 원들을 모두 소집해...이곳 병자들의 치료에도 만전을 기하게. 알겠는가.
어의 예, 저하.
하고, 어의 밖으로 나가면.
채제공 저하, 이제 그만 관아로 돌아가시지요. 이곳은 병자가 들끓어 위험하시옵 니다.
산 아닙니다. 좀 더 상황을 둘러보고 가겠습니다.
하는데, 그때..남사초가 급히 온다.
남사초 저하! 급히 관아로 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산 무슨 일인가.
남사초 전하께서, 의식을 찾으셨습니다... 지금, 세손저할 찾고 계신다 하옵니다. 저하.
산 (반색) 그게, 정말인가..?!
산, 영조가 의식을 찾았다는 말에 얼굴이 밝아지는데.
S#23. 동. 일각(영조의 방). 밤
영조, 신열로 고통스러운 얼굴. 겨우 의식을 차려 희미하게 눈을 뜬 채로 있는데... 영조, 보면...흐릿하게...제 손을 잡고 걱정이 가득 어려 있는 산이 보인다.
산 ...전하....이제, 정신이 드시옵니까? 소손을...알아보시겠사옵니까? 전하
영조 ......
산 (안타까움, 걱정어려)
영조 (겨우) 어의의 말이....괴질에...옮았다 하더구나.
산 예. 하오나 염려치 마시오소서 전하.
소손과 어의들이 치료책을 찾고 있사오니 곧 쾌차하실 것이옵니다.
영조 (힘들다) ....할 말이 있어...불렀다.
산 예, 전하. 하명하시오소서.
영조 .....너는....지금 당장 궐로 돌아가거라!
산 ...!!....예에?
영조 ......어명이다. 지금 당장....돌아가라!
산 (당혹스럽다) 전하 그것이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전하의 환우가 이토록 위중한 때 어찌 소손더러 곁을 비우라 하십니까?
영조 ...임금이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는 한시도 궐을 비워둬 선 안된다. 모르겠느냐? ....만약 내가 여기서 죽는다면..
산 전하 그 무슨 당치않은 말씀이십니까?
영조 내게 만일 변고가 생겼을 때.... 그때 너 마저 궐에 없으면어찌 되겠 느냐? 그리되면 임금이 없는 궐을 역당이 범하고.... 이 나라 종사가...위 태로워 질 수도 있어.
산 ....!!....
영조 (힘겹다)
산 (당혹) ...전하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시옵니까?
걱정 마시옵소서 분명 쾌차하실 것이옵니다..
영조 ...난.... 쉽게 일어날 수 없을 것이다....그건 내가 알아
산 전하..!
영조 .....난.....움직일 수 있는 대로 따라 갈 것이다. 허니.....넌 돌아가 왕실과 조정을 지켜야한다. .....알겠느냐? 그것이....동궁인 니가 해야 할 일이다
산 .....!!......
영조, 고통스런 와중에도 형형한 눈빛을 빛내며 산을 보고 산, 영조의 말이 옳다는 것을 안다. 산...그런 영조의 앞에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는데..
S#24. 동. 일각. 밤
정후겸, 굳은 얼굴로 오정호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정후겸 그래서, 마마의 서찰은 이판께 전했느냐?
오정호 예, 나으리.
정후겸 이판께선 지금 어디 계시느냐?
정후겸, 보는 표정.
S#25. 동. 대신들의 임시처소. 밤
최석주, 정후겸과 함께 있다.
최석주의 앞으로 정순왕후의 서찰이 놓여져 있는데.
최석주 전하의 환후는 어떠하신가.
정후겸 의식은 찾으셨지만...아직 위중하신 상탭니다. 사나흘이 고비인데....
기력이 보해지지 않는 한...일어나기 힘드실 것 같다 합니다...
최석주 (굳은) ....그런데....이런 와중에....세손이 먼저 궐로 돌아간다....
정후겸 ........
최석주 ...결국 마마의 말씀이 옳았던 게로군
정후겸 (무슨 말이냐는 듯 보면)
최석주, 굳은 얼굴로 서찰을 접는다.
최석주 전하께서 혹 의식을 찾으시면 세손을 먼저 궁으로 보낼 것이라 적으셨네.
허나...전하께 가망이 없다면 세손은 절대 혼자서 돌아와선 안 된다 하셨 지.
정후겸 ....!...
최석주 ........
정후겸 어찌하실 것입니까? 귀로에 자객을 심을 수 있습니다. 아직..두어군데 더.. 장소가.. (하는데)
최석주 (담담) 자객을 쓰는 건, 이미 한번 실패했네.
마마께선 반드시 확실한 방법이어야 한다 하셨네.
정후겸 (...!...) 확실한 방법이라니요?
최석주 어쩌겠는가? 결전을 벌이는 한이 있어도 세손은 막아야하지 않겠나?
정후겸 ....!.....
최석주, 굳은 표정으로..서찰을 호롱불에 태우고...정후겸, 그런 최석주를 긴장어린 표정으로 보는데.
S#26. 동. 산의 임시처소. 밤
산, 홍국영, 채제공, 남사초 그리고 서장보와 강석기가 있다.
채제공 종사의 안위를 생각해 돌아가셔야 한다는 전하의 어명은 백번 지당하신 말씀이옵니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힘드시더라도 어명을 받드셔야 하옵 니다. 저하.
산 (착잡) 알고 있습니다
남사초 하오나 저하. 이곳까지 오는 중에도 저하를 해하려던 자들이 있었
습니다. 귀로에 또 저들이 어떤 짓을 벌일지 알 수가 없습니다.
산 (씁쓸하다) 그럴 것이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내가 돌아가는 것을 막으려 하겠지...
홍국영 맞습니다. 저하. 이번엔 결코 자객 두엇으로 끝날 일이 아닐 것입니다
산 ....!...
홍국영의 말에, 다들 놀라는데.
채제공 허면, 어찌하면 좋겠는가. 혹, 생각해둔 방도라도 있는가?
홍국영 도성으로 돌아가는 길은 다락원을 지나는 것과 장호원을 통하는 길 두 갈래가 있습니다. 허니 행렬을 둘로 나누어 한쪽으로 저들의 눈이 쏠리게
하겠습니다.
산 렬을 둘로 나누다니?.그게 무슨 말인가?
홍국영 한편에 저하의 행렬을 가장하여 그곳에 익위사들의 반을 보내겠습니다. 하여 저들의 시선이 그리로 몰리게 되면 그때 저하께선 은밀히 도성으로 가시면 됩니다
산 ...!!....
홍국영, 담담한 표정으로 보고...남사초와 채제공, 놀라는데.
산 ....허면, 나와 다른 길로 가는 익위사들은 어찌 되는 것인가?
나를 대신해 공격을 받게 될지도 모르는 것이 아닌가?
홍국영 ...예. 그럴 것입니다.
산 (당혹...) 이보게, 홍설서!
홍국영 저들이 어떻게 나올지 예측조차 할 수 없는 상탭니다.
지금 안전히 도성에 가는 길은 이것밖엔 없습니다, 저하.
산 그건 윤허할 수 없네.
홍국영 하오나 저하(하는데)
산 (O.L)그만하게. 고작 화살 받이로 삼자고 익위사들을 내 군사로 키운 것 이 아니네.
석기 저하! 저하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것이 우리 익위사들의 소명입니다.
서장보 저하를 위해 목숨을 바치리 수 있다면 그보다 영예로운 죽음은 없을 것입 니다.
산 자네들의 목숨을 지키는 것 또한 내 소명이네!
홍국영 ....!....
산 (홍국영을 보고)알겠는가? 익위사들의 무고한 희생을 막는 것 또한 그들 을 수하로 둔 내 소명이란 말일세!
홍국영 ...저하
채제공 ....!....
산 : 귀로는 하나네. 그것이 어디든 모든 익위사들은 나와 함께 할 것이니
그리 알고 준비하게.
홍국영 ......
산 (굳고, 결연한 표정으로 보는데)
S#27. 동. 일각. 밤
남사초 홍국영 채제공 그리고 서장보와 강석기가 나온다. 모두의 얼굴, 걱정으로 그늘져 있다.
홍국영 (절박) 두 분께서 다시 한 번 저하를 설득해주십시오. 저대로 가시면 위험 에 피하실 수 없습니다.
남사초 대감.
채제공 (굳은 표정)
남사초 전, 홍설서의 판단이 옳다 생각됩니다.지금은 저하의 옥체를 보존하는 일 이 먼저가 아닙니까?
채제공 (고개를 젓는다)..아직도 저하를 모르는가? 그 어떤 설득을 한다 해도 저 하의 뜻은 꺾을 수 없을 걸세.
홍국영을 비롯한 모두들 심란한데...
S#28. 동. 일각 . 밤
홍국영이 혼자 상념에 잠겨 있는 모습. 홍국영이 뭔가 결심을 굳힌듯 한쪽으로 걸어가는데..
S#29. 동. 일각 . 밤
마당 일각에 정후겸이 혼자 상념에 잠겨 있다. 이때 한쪽에서 오정호가 와서 예를 갖추는데..
오정호 용호영에 편재된 박초무사들을 준비시켜 놓았습니다.
정후겸 그들을 쓰지 않을 것이다.
정호 (놀란다)하오면?
정후겸 뱀 굴에서 뱀을 꺼낼 땐 남의 손을 빌려야 하는 법이지
정호 남의 손이라 하심은?
정후겸 ...(비장한 눈빛)...
S#30. 동. 일각 방안 . 밤
홍국영과 강석기가 있다.
홍국영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명심하고 어느 누구에게도 발설해서는 안 되네.
강석기 예..
홍국영 (강석기에게 서찰을 내민다).. 자넨..지금 은밀하게 이곳을 떠나 이 서찰을
진접 현감에게 전하게. 자네가 해야 할 일은 진접 현감이 지시할 걸세.
강석기 ..예 나으리
홍국영 저하의 목숨이 자네 손에 달렸네.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서찰을 현감에게 전해야 하네.
강석기 (비장한 눈빛)...
S#31. 동. 일각 마당 . 밤
강석기가 마당 한 켠에 있는데...곳곳에 경계를 서는 병사들이 모습이 있다. 강석기가 그들의 눈을 피해서 월담을 하여 사라지는데...일각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는 홍국영의 시선. 홍국영이 돌아서서 한쪽으로 가는데..이때 홍국영 앞으로 나서는 대수.
대수 나으리!
홍국영 (흠짓 놀라는데)간 떨어질 뻔 했네. 무슨 일인가?
대수 나으리께 부탁이 있습니다.
홍국영 뭔가?
대수 (비장한 눈빛으로 홍국영을 바라보는데)...
S#32. 양주목 아전 집무실. 밤
커다란 항아리들이 놓여있고 송연, 초비, 이천, 탁지수가 나무 주걱으로 그릇들을 뒤적이고 송연과 초비는 마른 수건으로 그릇을 닦는다.보면, 이천...겁나는 얼굴로 그릇들을 손가락으로 겨우 집어 항아리에 집어넣는데.
탁지수 (휴...) 나 참 아무리 유숙이 길어져 일손이 부족하대도 그렇지
무슨 그릇 삶는 걸 도화서에 시키는 게야?
초비 모르셨어요? 이게 다 박별제 나으리 때문이잖아요..
이천 아니, 그게 무슨 소리냐?
초비 별제 나으리께서 관원회의에 가서 도화서는 일이 없으니 필요한데서 불 러 써라!! 그러셨다잖아요...
탁지수 (이럴 수가) 그럼 이런 잡일을 계속 해야 한단 말이냐?
초비 (휴..) 아마 그럴 듯합니다. 그릇을 삶아야 괴질을 막을 수 있대잖아요?
(툴툴) 괜히 따라와 가지고 이게 무슨 고생인가 몰라..
송연, 사람들 이야기 듣다가..보면.. 이천, 조심스럽게 그릇을 집어넣는 것을 보고.
송연 나으리. 그러지 않으셔두 되요. 물만 조심해서 마시면 괜찮을 거래요
초비 (송연한테) 괜찮긴 뭐가 괜찮니? 주상전하의 병도 못 고치는 마당인데...
이천 그래...난 진짜 진짜 찝찝하다. 이러다 덜컥 괴질에라도 걸리면 어뜩하니?
송연 (밝게) 그래두, 며칠 뒤면 도성으로 돌아간다잖아요. 기운들 내세요(하고, 망태기 들고 일어서며 씩씩..) 전 수라간 나인들한테 가서 그릇을 더 받 아올게요.
하고 송연, 일어나 가면...다들, 헉..한다.
탁지수 (주걱 못마땅하게 놓으며) 아니 쟨 왜 저렇게 눈치가 없어?
벌써 몇 시각 짼 데 자꾸 실어 나르면 어쩌자는 거야?
이천 자네가 이해하게. 송연이 쟤가 다 좋은데 눈치가 많이 모자란 게 흠이네.
탁지수 (에이) 가져오면 마저 씻고 뒷정린 너희가 하고 오너라. 난 이만 처소에 가서 쉬어야겠다.
초비 (못마땅하지만) 예.
이천 (헉) 나도 같이 가세...
초비 나으리두 가세요?
이천, 가는 탁지수를 허둥지둥 쫓아가고... 초비, 쌓여진 그릇들을 보며..어쩌라고..하
는 표정이 되는데.
S#33. 동. 일각. 밤
산, 마음이 복잡한 얼굴로 생각에 잠겨 있다. 그때 한쪽에서 남사초가 온다.
남사초 저하.
산 (보면)
남사초 이만 떠나셔야 하옵니다.
산 알겠네.
산, 잠시..그러다가 이내 발길을 돌려 가려한다.그때 산...멀리 망태기에 그릇을 가득 담아 가고 있는 송연을 발견하는데. 산, 송연을 보고 멈칫. 한다.
산 (망설이다가) ...잠시, 먼저 가 있게. 곧 뒤따라가겠네.
남사초 예..저하.
산 (송연 쪽을 보는 표정)
송연, 그릇을 들고 가고 있는데.. 그때 뒤에서 산이 송연을 부른다.
산 송연아.
송연 (멈칫, 놀라 본다) 저하!
산 .....
송연 ....
S#34. 동. 일각. 밤
대수, 두리번거리며 온다. 보면, 혼자 남은 초비가 불만 가득한 얼굴
로 그릇을 정리하고 있다. 초비, 그릇을 거칠게 툭 툭 던지며..
초비 송연이 이건 왜 안와? 이 기집애두 얼루 샌 거 아냐?
하는데..그때.
대수 저기요.
초비 (뭐야, 하는 얼굴로 돌아보다 화들짝 놀란다) 어머..!
대수 ...안녕하세요 혹시, 저 기억하세요?
초비 ..어머..그럼요!! 근데 여긴 어떻게? 이번 행차에 안 오셨다구 들었는데...
대수 아닙니다. 왔어요. 익위산데 당연히 와야죠.(씩 웃는다)
초비 (어머낫, 멋있다. 설레고)
대수 근데 한참 찾았는데 이렇게 만나서 정말 다행입니다.
초비 (뭐? 찾아) ....찾..았어요? 저를요?
대수 아니요 송연이요.
초비 (헉..!) 예..?
대수 (두리번) 저...송연인, 어딨어요? 도화서 사람들 다 여깄다던데.
S#35. 동. 일각. 밤
산과 송연이 있다.
산 ...수랏간의 일까지 돕고 있다니. 멀리까지 와서 니가 고생이 많구나
송연 아닙니다. 저하! 도화서에서도 늘 하던 일인데요
산 아니긴. 얼굴이 많이 수척해졌다.
송연 ...
산 너한테 이걸 주려고 불렀다.
송연 (예..? 하는 표정으로 보면)
산, 소매춤에서 환을 꺼내 송연에게 준다.
송연 저하...이건
산 받아 두거라. 내의원에서 지어준 환약이다.
송연 아닙니다 저하. 저하께서 드시지 않고 이걸 왜 저한테 주십니까?
산 나는 오늘 전하의 명으로 궐로 돌아간다.. 헌데 이곳에 널 두고 먼저 가려 니 마음이 편치 않구나...
송연 ...!....
산 ....부디 아프지 말고 무사히 돌아오거라. 알겠느냐?
송연 예 저하.
산, 걱정이 어린 따뜻한 미소로 송연을 바라보고..송연, 설레고 벅찬 마음으로 산을 보는데..그때...보면 멀리...그런 산과 송연을 바라보고 있는 대수.
S#36. 동. 일각. 밤
대수, 멀리 송연과 산이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있다. 어찌해야하나..나서야하나 말아야 하나..망설이는 얼굴인데. 그때 한쪽에서 서장보가...오다가..
서장보 자네, 여태 여깄었나?
대수 예..지금 막 가려던 참입니다.
서장보 (급하다) 어서 서두르세. 지체할 시각이 없네.
대수 예....
서장보..가면...대수, 아쉬운 얼굴로 돌아본다. 하지만..어쩐지 지금 나서면 안될 것 같은 느낌....
대수 (많이 아쉽고 섭섭하다) ....자식...얼굴이라도 보구 갈라 그랬는데...
대수, 아쉬운 얼굴. 하지만 애써 태연한 얼굴로 돌아서 가는데...
S#37. 일각. 새벽
멀리 동이 터오고, 마당에 무장을 갖춘 대수를 비롯한 20여명의 익위사관원들 긴장된 얼굴로 서있다. 하나하나 비장한 얼굴이다. 그 앞에 홍국영, 채제공 있고, 이내 산과 남사초가 온다.
산 대감...주상전하의 안위를 부탁드립니다.
채제공 심려 놓으십시오 저하. 소신 성심을 다하겠사옵니다.
산, 익위사들을 둘러본다. 모두의 얼굴에, 비장한 결연함이 감도는데.
산 도성까진 겨우 100리에 불과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 될 걸세
허나 난 자네들을 굳게 믿고 있으니 자네들도 날 믿고, 성심을 다해주게.
익위사들 망극하옵니다, 저하.
산, 믿음을 담은 눈으로 이들을 바라본다. 그리고 이내..말 위에 올라타면... 남사초 홍국영 다른 익위사들도 말에 오른다.
산 가세..
산의 말에 이내, 출발하는 산과 익위사의 행렬.
S#38. 일각. 새벽
송연, 유숙지 밖 한쪽에 서 있다. 저 멀리 산의 일행을 말을 타고 떠나는 모
습이 보인다. 송연, 걱정 어린 시선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고...
S#39. 거리일각. 낮
말을 타고 선봉을 서 달리는 산. 그 뒤로 홍국영, 남사초, 익위사들이 말을
타고 가는데. 거침없이 내달리는 산 일행.
S#40. 영조임금의 임시처소 낮.
영조와 대전 내관이 있다. 대전 내관, 영조의 몸을 부축하여 일으킨다. 힘겨운 영조. 내관, 그런 영조의 앞으로 조심스럽게 탕약을 내미는데...
영조 ...세손은....떠났느냐?
내관 예 전하. 한 점 전에 떠나셨으니 지금쯤 이곳을 빠져나가셨을 것입니다.
영조, 생각 많은 얼굴로 얕은 한숨을 내쉰다.
S#41. 동. 대신들의 임시처소. 낮
최석주, 정후겸, 있다.
최석주 지금쯤이면, 다락원인지 장호원인지 갈림길이 정해지겠군. 준비는 됐나?
정후겸 예..
최석주 (심각한 얼굴로 상념에 잠기는데)..
S#42. 길거리 . 낮
말을 탄 산 일행 달려오는데 보면, 역참 앞에 관원들이 나와 있다. 산 말을 세운다.
산 어찌 된 일인가?
홍국영 소신이 역참에 기별을 넣어두었습니다.
산 (보고)
홍국영 도성까지 80리 거리 입니다. 이곳에서 쉬어 가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남사초 소신도 같은 생각이옵니다. 지난 밤 말을 충분히 먹이지 못한 것이 걸립 니다.
산 (보는 표정)
S#43. 역참일각. 낮
익위사들, 각자 말을 부려 먹이를 먹이거나 말의 상태를 살핀다. 한쪽에서는 노비들이 서둘러 먹을 것을 내오고. 산 관원들에 의해 안으로 안내된다. 산이 사라지면 서장보 대수 다른 익위사들과 눈짓한다.
서장보 준비하게.
대수 예...
서장보와 익위사들 재빨리 한쪽으로 움직인다.
S#44. 동 안. 낮
산, 홍국영, 강석기, 남사초가 있다.
홍국영 역참을 나가면 다락원 쪽으로 귀로를 잡겠습니다.
산 (보고) 허나 그리 가면 한 식경은 더 걸릴 걸세.
홍국영 하오나 양군쪽의 길은 중간에 산길이 있어 위험합니다.
산 저들의 움직임은 어떤가?
남사초 후미에서 계속 살피면서 왔으나 별다른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하
산 긴장을 늦추지 말고 다른 익위사 관원들한테도 경계를 철저히 하라 전하 게.
남사초 명심하겠습니다.
산 (굳은 얼굴)
남사초 마구를 바꾸고 말에게 먹이를 주어야하니 저하께선
잠시 안에서 쉬십시 오!
산 그러세.
산, 결연한 얼굴이고, 그런 산을 보는 남사초 홍국영의 표정.
S#45. 동. 밖. 낮
저 멀리 역참이 보이는 숲 속. 오정호와 사내 하나가 몸을 숨긴 채 있다.
역참에서 산과 익위사 일행이 나오는 모습 보인다. 산과 익위사 일행이 갈래 길에서 왼편으로 향한다.
오정호 양군 쪽으로 향했다고 알려라.
하나도 남기지 말고 모두 없애야한다 일러라. 알겠느냐?
사내 예... 지금 출발하겠습니다.
사내, 가면, 오정호, 움직인다.
S#46. 고을 일각. 낮
사내가 숲길을 급히 간다. 이내 은밀한 곳에서 다다르자 멈춰서 휘파람을 불면
숲 속에 몸을 숨겼던 수십의 무장한 비적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비적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자가 앞으로 나서고, 사내 귓속말로 뭔가를 전하는데.
S#47. 몽타쥬.
- 말을 타고 달리는 양군쪽 서장보 일행. - 우두머리를 선두로 산길을 날듯이 가는 비적들. 비적답게 그 움직임이 바람처럼 날쌔다. - 산길에 접어든 서장보 일행.
- 우두머리 손짓을 하고 순간 멈춰서는 비적들. 다시 손짓을 하며 모두 흩어져 순식간에 매복하는데.
S#48. 산길. 낮
서장보 일행, 이내 으슥한 산길로 접어든다.모두의 얼굴에 긴장이 스친다.
서장보 (익위사들에게) 이제부터 조심해야 하네.
매복이 있을 지도 모르는 위치니 경계를 철저히 하게.
익위사들 알겠네..! 예..!
서장보 (긴장, 걱정..옆을 보며) 괜찮은가?
대수 ..예. 나으리. 염려 마십시오.
보면, 세손의 복색을 한 사람, 산이 아닌 대수다.
대수, 잔뜩 긴장하고 떨리는 얼굴인데.
서장보 자네가 홍설서한테? 저하를 대신하게 해 달라 자청했다 들었네.
대수 예...
서장보 (걱정) 자넨 반드시 저들이 표적이 될 걸세. 알구 있나..?
대수 예, 걱정마십쇼! 이래뵈도 날아오는 화살 몇 개쯤은 피할 수 있습니다.
서장보 ...사람...넉살은....!
대수 (걱정 말라는 듯 씩, 웃어 보이는데)
서장보 내 필히 자넬 지켜 줄테니 나만 믿게. 아 어쨌든 지금은 자네가 저하가 아닌가?
대수 어휴 저하라니요? 나으리..!
대수와 서장보, 그렇게 농을 주고 받으며 애써 긴장된 마음을 풀어보려 하는데...
그러나..주변을 살피는 두 사람...떨리는 마음이고. 대수, 긴장으로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S#49. 역참 집무실. 낮
탁자와 의자들이 놓여있는 역참 집무실이다 남사초, 홍국영, 익위사들 있다.
집무실로 들어오는 산 이상한 얼굴이다.
산 대체 어찌 된 일인가? 어째서 익위사들의 일부가 보이지 않는 건가?
홍국영 저들은 양군으로 떠났습니다. 저하.
산 양군으로 가다니 무슨 말인가? 귀로는 다락원 쪽으로 한다 하지 않았나?
홍국영 ...송구..합니다. 저하. 위장된 저하의 행렬을 따로 만들었습니다.
산 무슨 소리야? 모두 같이 가기로 했잖은가?
홍국영 저하 그럴 수는 없사옵니다. 익위사 관원들은 저하를 지키는 무관들이옵 니다. 저하를 위해서 목숨을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산 자네 내말을 거역한 건가? 자네 멋대로 명령을 내린 거야?
홍국영 (무릅을 꿇으며) 소신을 죽여주십시오 저하! 소신 그 밖에 다른 도리가 없 었습니다.
산 .. (고개 숙이고)
홍국영 ...
산 몇 명이나 갔는가? 양군으로 간 인원이 얼마냔 말야?
홍국영 여덟이옵니다.
산 여덟이라니? 자네 정신이 있는가? 여덟 명이 무얼 하는가?
자네 그들을 죽으라고 보낸 것 아닌가?
홍국영 하오나 저하! 저하를 지키는 본대 행렬이 더 중요합니다.
위장된 행렬에 많은 인원을 보낼 수는 없습니다.
산 언제 떠났나?
홍국영 저하께서 잠드신 후에 출발했습니다. 적들을 따돌리기 위해 같이 출발했 다가 쑥고개에서 본대는 돌아오고 위장병력은 장호원으로 향했습니다.
산 ......
홍국영, 무릅 꿇은 채 굳은 얼굴로 머리를 조아리고... 그런 홍국영의 모습에 산, 멈칫한다. 남사초를 보며
산 ...자네두.......!
남사초 송구하오나 저하! 소신도 홍설서와 뜻을 같이 하였사옵니다.
산 (당혹) 남내관!
남사초 익위사 관원들은 모두 저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버릴 각오를 하였습니 다. 부디 그들의 충정을 가납하여 주시오소서 저하.
산 ...!.....
남사초와 홍국영, 익위사들... 모두 결연한 얼굴로 산 앞에 머리를 조아린다. 이들의 모습에...
남사초 용서하시오소서 저하
하오나 지금은 도성으로 무사히 가시는 것이 중요한 때입니다.
홍국영 저들이 눈을 돌린 사이 다락원을 통해 빠른 시각 안에 대궐로 돌아가셔 야 합니다.
산, 당혹감...그러다가.
산 ...대수는? 그 아이는 어디 있는가?
남사초 ....!...
산 대수까지 양군으로 간 것인가?
남사초 저하....
산 .....!!....
산, 순간..가슴이 타들어갈 듯...아파온다. 산, 이내 격한 얼굴로 말을 향해 간다.
홍국영 저하...!
산 양군으로 갈 것이다.
홍국영 저하!
남사초 저하..!
산 나 혼자 살자고 그 들을 사지로 몰 순 없네.
내가 가서 직접 저들을 데려올 것이야.
강석기 이미 늦었습니다. 저하.
저들은 벌써 한 점 전에 이곳을 떠났습니다.
산 ...?!
홍국영 이제 말을 돌린다 해도 늦을 것입니다 저하.
산 (충격, 경악) ...!!...
S#50. 산 일각. 낮
점점 폭이 좁아지는 산길을 본대를 따돌리기 위해 천천히 말을 몰아가는 서장보를 포함한 여덟 명의 익위사 관원들 대수와 함께 모두 긴장한 얼굴이다. 병장기를 움켜쥐고 경계를 강화하는데. 그때, 어디선가 갑자기 날아드는 화살. 익위사 관원 하나의 어깨에 박히고 말에서 떨어지는 익위사.
서장보 (놀라) 우익찬!
바로 그 순간 또 다른 화살이 날아들어 대수의 어깨를 스친다. 어깨를 움켜쥐는 대수 고통스러운 얼굴이다. 당황하는 익위사들. 그때 협곡에서 수십의 비적 떼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서장보 모두 경계해라! 비적떼들이다! 도망처라!
말에 채찍질을 하며 달려가는 익위사 병사들 그러나 이미 늦었다. 달리는 말의 앞길을 가로막는 비적떼! 그리고 사방에서 미끄러져 내려오는 비적 떼들.. 익위사 관원들의 말을 가로막는다. 멈추는 말들!! 비적들 익위사를 향해 칼과 창을 휘두르고..
일대 혈투가 벌어진다. 각자 무기를 빼들고 비적들과 맞서는 익위사들. 비적들 말에서 떨어진 대수를 집중 공격하고 서장보, 대수를 구하기 위해 몸을 날려 바닥으로 떨어지는데..!
S#51. 길 일각. 낮
말을 타고 무섭게 달려가는 산과 10여명의 익위사들.
S#52. 일각. 낮
계속 되는 혈전. 여기저기서 칼이 부딪히고...그러나 비적들의 수가 월등하게 많아 중과부적이다. 하나 둘 쓰러지는 익위사들.보면, 대수..피를 흘리면서도 죽을힘을 다
해 비적들과 싸운다. 서장보, 쓰러지는 익위사들을 보며 더는 안 되겠다 싶다.
서장보 안되겠다. 모두 피해라!! 도망쳐...!
서장보의 절규에...뒷걸음질 치는 익위사들.서장보...그때 쓰러진 대수를 향해 가..대
수를 힘겹게 일으키는데.
대수 전 됐습니다. 어서 가십쇼.
서장보 나 혼자 어딜 가라는 건가! 어서 일어서게!
대수 나으리...!
S#53. 동. 일각. 낮
도주하는 서너 명의 익위사 관원들. 그러나 끝까지 쫓아오는 비적들. 보면, 비적들...도망치는 익위사 관원들을 쫓아 그들을 포위하고. 이내 비적들에게 둘러싸이고...
S#54. 동. 일각. 낮
다른 편. 서장보와 대수...역시 멀리 가지 못하고 앞 뒤에서 나타난 7 -8명의 비적들에게 둘러싸인다. 낭패다. 도주할 곳이 없다.
서장보 (칼을 움켜쥔다) 네 이놈들 우린 세손저하를 지키는 익위사다.
니놈들이 감히 조정의 관군을 치다니 죽고 싶어 환장을 했느냐?
비적1 (세손복장을 한 대수를 보며) 뭣들 하느냐? 어서 저 놈부터 죽여라!
비적1의 말에...비적들, 익위사들에게 칼을 들고 달려든다. 이들과 맞서는 서장보와 대수..그리고 익위사들. 그러나..워낙 밀리는 숫자. 중과부적인데. 그때. 어깨에서 피를 흘리던 대수. 싸우는 와중, 급기야 한 비적의 발길에 가슴팍을 맞고비명을 지르며 쓰러진다.
서장보 (놀라) 대수야..!
그때..시선을 뺏긴 서장보..비적에 의해 팔을 베이고..순간, 대수와 맞서던 비적.
칼을 곧추 세워 쓰러진 대수를 겨냥하는데..! 끝이구나. 눈을 질끈 감는 대수.
바로 그때. 어디선가 날아든 화살이 비적의 가슴팍에 박힌다! 헉,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는 비적. 순간..놀란 대수...돌아보면... 먼 곳. 함성과 함께 수많은 검은 철릭의 병사들이 현감의 지휘하에 달려오고 있다 그 선두에 강석기가 활을 들고 이 편을 겨누고 있다. 이어 다시 강석기의 활시위를 떠난 화살. 이번엔 서장보를 향하고 있는 비적의 가슴팍에 그대로 명중하는데. 당황하는 남은 비적들..
대수 ...나으리!..!
강석기 다시 활을 겨누며 달려오고..병사들 요란한 함성과 함께 돌진해 온다.
이를 본 비적들 당황하기 시작한다. 현감의 진격명령에 수많은 군사들이 무서
운 기세로 공격해 들어오고 우왕좌왕하는 비적들과 전투를 벌인다.
S#55. 동. 일각. 낮
다른 곳. 10여명의 비적들과 힘겹게 싸우고 있는 익위사 관원 2명. 그때 한 편에서 날아드는 화살. 비적들을 쓰러뜨린다.놀라는 익위사. 지원을 나온 진접현 군사들이 함성을 지르며 뛰어오고. 익위사 관원의 얼굴에....번지는 놀라움, 기쁨..!
S#56. 동. 일각. 낮
대수와 서장보가 있는 편. 강석기 비적 하나를 제압하고 쓰러져 있 는 대수한테로
다가간다. 강석기 보면..대수..가슴 쪽에서 피를 흘리고 있다.
강석기 피가 멈추지 않는다! 어서 지혈대를 가져오너라..!
보면, 피를 많이 흘린 대수.. 까무룩...정신을 잃고..서장보와 강 그런 대수를 흔든다.
서장보 안된다 대수야..정신 차려라! 대수야...대수야...!
서. 강 고통과 격정에 휩싸여..의식을 잃어가는 대수를...부르는데...
S#57. 궐 전경. 밤
S#58. 동. 일각. 밤
효의, 종묘의 사당에서 합장을 하고 치성을 드리고 있다. 간절한 얼굴로 기원을 드리는데. 그때 한쪽에서 김상궁이 급히 온다.
김상궁 마마..! 마마..!
효의 (돌아보면)
김상궁 세손저하께서 오셨습니다. 지금, 저하께서 오셨습니다 마마
효의 (반색이 된다) 그게 정말이냐?
S#59. 동. 정순왕후 처소. 밤
정순, 굳은 얼굴로 강상궁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정순 세손이..혼자 돌아왔단 말이냐?
강상궁 예...마마
정순 ....!....
강상궁 .......
정순, 낭패감...분노로 싸늘하게 굳어지는 얼굴.
S#60. 동. 일각. 밤
산, 굳은 표정...동궁전 상고와 박상궁을 거느리고 어디론가 향하는데.
S#61. 동. 정순왕후 처소. 밤
정순,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는데.. 그때, 밖에서..강상궁이..‘마마, 세손저하
입시옵니다’ 한다. 순간, 싸늘하게 굳어지는 정순. 그러나 이내...얼굴을 펴고.
정순 들라하라.
문이 열리고 산이 안으로 들어온다.
정순 세손!
산 중전마마
산 정순에게 예를 표하고 자리에 앉으면.
정순 그렇잖아도 환궐했단 전갈을 받았네. 세손 대체 어찌된 건가?
주상전한 어찌하고 어찌하여 세손만 돌아온 건가?
산 ..송구하옵니다 중전마마!
정순 주상전하께선 지금 어찌하고 계신가? 환우엔 차도가 있으신가?
산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의식은 찾으셨지만 소손이 떠날 때까진
거동조차 어려우셨습니다.
정순 ....!....
산 ....하오나 곧 청국에서 약재가 들어올 것이니 너무 심려치 마시오소서 마마. 전하께선 분명 자리를 보전하고 쾌차하실 것이옵니다
정순 ..세손!
산 (송구하고 망극한 얼굴로 보고..) 예 중전마마.
정순 (입술을 깨무는데)
S#62. 동. 혜빈 처소. 밤
산, 효의 혜빈, 있다. 혜빈과 효의, 안도하는 얼굴인데.
혜빈 이리 무탈한 모습으로 돌아오셔서 참으로 다행입니다. 이 에미는 세손께 서 혹 괴질이라도 옮으셨을까봐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릅니다.
산 심려 끼쳐드려 송구합니다 어마마마
혜빈 강건한 용안을 뵈니 이제야 마음이 놓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빈궁
효의 예, 어마마마
산, 미소를 지어준다. 그러나 어딘가 어두워 보이고. 효의, 그런 산의 모습에 마음이 쓰이는데...
S#63. 동. 동궁전. 밤
산, 홍국영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산 날이 밝는 대로 내의원의 의관들을 소집해주게. 청국에서 들어오는 약재 는 어찌 되었는지 알아보고 양주의 괴질을 다스릴 방도를 찾아야 할 것이 네.
홍국영 예. 저하.
산 전하께서 괴질에 걸렸다는 소문 때문에 도성의 민심이 흉흉해졌다 들었 네.
홍국영 예. 가을이 되면 습역(濕疫 :전염성 열병)이 도는 경우가 많아 약재 값이 치솟는데, 이번에 괴질이 퍼졌다는 소문 때문에 약재 값이 천정부지로 뛰 어 원성이 높다 합니다. 주상전하께서 언제 궐로 돌아오실지 모르니 저하 께서 중신들과 함께 이에 대한 방비를 세우셔야 할 것이옵니다.
산 알겠네
이때 밖에서 들리는 남내관의 목소리
남사초 저하.
산 들어오게.
남사초가...들어와 예를 갖추고 앉는다.
산 (걱정) 어찌됐나? 장호원으로 간 익위사들로 부터는 아직 소식이 없는가?
남사초 예..저하.
홍국영 너무 심려 마십시오. 반드시 살아서 돌아올 것입니다.
산 (심란한데)...
S#64. 관아 일각
정후겸이 초조한 얼굴로 서성거리고 있는데...이때 한쪽에서 오정호가 오고 예를 갖춘다.
정후겸 어찌 됐느냐?
오정호 ..(고개 숙인다)
정후겸 어찌됐냐구 묻지 않았느냐?
정호 ..송구하옵니다.
정후겸 .(덜컥)
오정호 ..길목을 잡아 기습을 하였으나 세손저하로 위장한 익위사 관원이었다 하 옵니다.
후겸 뭐야?
후겸..맥이 탁 풀리는데...눈에...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후겸 ...필시 홍국영이의 술수 일게다.
정호 ...
후겸 ..(치를 떨면서)..내 수족으로 못부릴 바엔... 제거해야만 할 놈이였어.
S#65. 양주목 대신들의 임시처소. 낮
최석주와 정후겸이 대면을 하고 있다.
석주 어찌 됐나?
후겸 실패했습니다.
최석주 ..
후겸 ..지금쯤 세손은 궐에 당도해 있을 것입니다.
석주 (참담한데)...
잠시 말이 없다가..
석주 어쩔 건가? 전하의 용태는 한치 앞을 내다 볼수 없고 세손은 궐을 장악해 버렸네. 이제 무슨 낯으로 중전마마를 뵙는단 말인가!!
후겸 .....
석주 이대로 맥 놓고 기다릴 순 없네. 전하를 모시고 환궁해야겠네.
후겸 지금 상태로 환궁하는 것은 무리라 하였습니다. 그러다 잘못되기라도 하 면..
석주 예서 회복되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더 무모한 짓일세!!
S#66. 영조임금 임시처소. 낮
영조가 누워 있고 어의가 그런 영조를 살피고 있는데.. 한쪽에서 착잡한 얼굴로 그런 영조를 바라보고 있는 체제공의 모습.
S#67. 관아 일각(아침)
영조 일행이 유숙하고 있는 관아 일각으로 이천이 급하게 걸어간다. 이때 이천의 눈에 띄는 내의원 의관 하나 이천..얼른 내의원 의관 쪽으로 가는데..(의관은 어의가 아님)
이천 나으리.
의관 뭐요?
이천 저기..소인은 도화서 화원입니다
의관 그런데?
이천 저기.....괴질을 치료하는 약이 있다는 소릴 들었는데 약 좀 얻을 수 있을 까 해서요...
의관 자네가 병잔가?
이천 아니..그런건 아니지만..미리 먹어 두면...
의관 (OL)안되네! 지금 병자들한테 줄 약도 모자라네.
의관이 횅하니 한쪽으로 가버리면..
이천 나으리..나으리.
의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리는데..이천 안절부절 하고..
S#65. 관아 일각(아침)
이천이 관아 일각으로 오면 탁사용과 초비 송연이 있는데..
이천 병자가 아니라고..약도 안주는구만.
초비 언제 떠난다는 소린 없어요?
이천 전하의 용태가 위중해서 당장 떠날 수가 없다는구나.
탁사용 젠장. 이게 뭐하는 짓이야? 괴질로 죽어 자빠지는 사람 천진데
도데체 언제까지 죽치고 있어야 되냔 말이야?
초비 (거의 울상인데)..나는...괴질 걸릴까봐 숨도 못 쉬겠어요.
한쪽에서 그 모습을 보던 송연..잠시 망설이다가..
송연 저기..
다들 송연을 보면..송연이 허리춤에서 산이 준 환약을 꺼낸다.
송연 이거...괴질에 잘 듣는 약이래요.
이천과 초비 탁사용 놀라는데..
이천 너 그거 어디서 났냐?
송연 그냥...내의원 나으리한테...
이천이 얼른 송연의 손에 있는 환약을 낚아채는데..
탁사용 혼자 먹을 셈인가? 나눠 먹세!!
초비 저..저두요.
이천과 탁사용..초비..환약을 나누어..입에 털어 넣는데.. 심란한 눈빛으로 그 모습을 보는 송연의 시선.
S#66. 동궁전 마당. 낮
산, 내의원의 제조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옆에는 남사초가 있고.
산 그게 무슨 말인가? 청국의 약재가 들어오지 못할 거라니?
내의원 송구하오나....서강으로 들어오던 배가 풍랑으로 발이 묶였다 합니다
산 허면, 지금 그 배는 어디 있다 하더냐?
내의원 강화에 있다 하옵니다. 저하
남사초 (어찌하느냐) 저하...
산 (...!...) 강화라면 마필을 보내도 하루가 족히 걸릴 것이네.
그것을 다시 양주 쪽으로 운송하려면 이틀은 필요해.
이때 한쪽에서 급하게 오는 홍국영.
홍국영 저하! 양군으로 갔던 익위사 관원들이 돌아왔습니다.
산 (놀라고)어찌됐나? 다들 살아 있나?
홍국영 다섯은 죽고...셋은 큰 부상을 당했습니다. 지금...내의원에서 치료 중입니 다.
산 (놀라는데)...
S#67. 궁 일각
산과 홍국영 남사초가 급하게 내의원 쪽으로 가는데..
S#68. 내의원 진료방
산 일행이...들어오면 일각에 누워서 치료를 받고 있는 대수와 익위사 관원 한명..한쪽에 서장보와 강석기가 있는데.. 두 사람 예를 갖추고..
서장보 (예를 갖추고)저하.
산...누워 있는 대수와 익위사 관원을 보는데..
산 대수야.
대수 (힘겹게)..저하.
심한 부상을 당해 있는 대수를 본 산의 눈에..눈물이 핑 도는데..
세손 네가 나를 대신해 위장을 했다 들었다. 어쩌자고 그리 무모한 짓을 하였 더냐?
대수 (힙겹게)..저하께서 무사하시어 천만다행이옵니다.
세손 벅찬 감정으로...대수의 손을 잡는데...
S#69. 주막 일각
달호가 망치를 들고...주막 한쪽 벽에 못질을 하고 있다. 판자를 덧대서 구멍을 막고 있는 모양인데..
달호 (주모를 보고) 됐어?
막선 예. 애썼수. 내 한 장 떡 벌어지게 차려 내올테니 기다려요.
막선이 한쪽으로 급하게 가면..달호 흐뭇한데..
S#70. 주막 마당
달호가 탁배기를 한 대접 벌컥 벌컥 마시고 있는데.. 그런 달호를 보고 괜히 입맛을 다시는 막선.
막선 거 탁배기 마시는 것도 사내 답네.
달호 (막선을 보고 씩 웃는데)...
막선 사내가 참...다정하기두 하지. 장가가면 마누라한테두 참 잘하겠다
달호 (흠흠) ...마..마누라는 무슨...
막선 아니유. 내 댁처럼 살가운 남정넨 처음 봤수. 조카한테두 그렇게 잘하는 사람이 여편네한텐 오죽할까? 아마 고자가 제 마누라 위하듯 그럴 양반이 야.
달호 (켁, 놀라고)
달호 (찔린다) 뭐....고...고자요...?
막선 왜요.....고자몰라요?
이때 주막으로 들어오는 서장보. 달호가 서장보를 보고...
달호 어? 대수는 어찌하고 혼자 오셨수?
서장보 대수가 좀 다쳤습니다.
달호 경악을 한다.
S#71. 저자거리 일각
달호가 정신없이 달려가고 있다.
S#72. 내의원 진료방
달호가 진료 방으로 뛰쳐 들어오는데..
일각에 누워 있는 대수를 보고 눈물이 핑돈다
달호 대수야.
대수 삼촌..
달호 이놈아...세상천지에..피붙이라곤 너 하나 뿐인데...
니가 잘못되면 난 누굴 믿고 살라구 이놈아
대수 ....난 괜찮으니까 그만해 삼촌! 안 죽는다구..
달호 이놈아! 지금이야 겨우 살았지! 사람이..익위산지...개귀산지....시작하자 마 자 아주 반병신이 되서 돌아왔는데...앞으론 어쩔 것이냐? 니가 이러다 제 명에 죽겠다구 이놈아
대수 ...걱정마 삼촌...내가 누구야? 아, 이 박대수가 그렇게 호락호락 하겠어?
이번엔 놈들이 일대 십으로 덤비는 바람에 이렇게 된 거야 아, 놈들은 다 골로 갔는데 이 정돈 다행이지!
달호 으이구..말이라두 못하면...! 시끄러 이놈아!
S#73. 대전 앞
산과 홍국영, 남사초 등이 있고..그 앞으로 내의원 제조가 있다.
산 내의원 제조는 도성 안 의원을 뒤져 영지와 황기, 숙지황을 찾아 양주로 보내시오. 향부자나 황백만은 못해도 그 또한 기력을 보하는데 효험이 있다 들었소. 내의원 의관 중 지금 병자를 돌보고 있는 의관만을 남기고
모든 의원을 인솔하여 당장 떠나시오!
제조 예.저하.
이때 한쪽에서 나타난 중전과 상궁 일각
중전 그건 아니될 말이네!
산 (보면)..
중전 (다가오는데).. 전하께서 곧 환궁을 하실 것이네. 하면 전하의 용태를 살 필 의원들이 있어야 하는데 의원 전부를 보내다니?
산 지금 시급한 것은 괴질의 확산을 막는 것입니다. 내의원 의관을 주변 지 역으로 급파하여 괴질의 확산을 막아야 합니다.
중전 (말을 끊으며)세손!! 내의원은 전하를 위해 존재하는 곳이네! 의원 모두가 전력을 다해 전하의 회복을 위해 애써야 할터 전하께서 돌아오실 때까지 기다려야 하네!
산 중전마마의 뜻은 모르는 바 아니나 지금은 소신의 판단대로 해야겠습니 다.
중전 (얼굴이 굳어지는데)..세손..
산 전하께서 소손을 먼저 궐로 보낸 것은 이 같은 상황에서 시급하면서도 옳 은 판단을 하라는 뜻이였습니다.
중전 (서늘한 얼굴로)하면...내 말을 거역하겠다는 것인가?
산 예. 마마! 전하의 용태는 어의가 살피면 됩니다. 내의원 의관들은 괴질로 부터 백성을 구해야 합니다. 지금 제 판단과 말은 어명과 다를 바 없음 을 명심해 주시옵소서.
중전 ...
산이 단호한 표정으로 중전에게 예를 갖추고 돌아서는데..파랗게 질린 얼굴로 그런 산을 노려보는 중전의 시선. 온몸이 부들부들 떨릴 지경인데.. 다부진 얼굴로 걸어가는 산의 얼굴에서 스톱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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