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19
S#1.궐. 일각. 밤 (16부 엔딩)
산과 남사초가 영조의 침전 쪽으로 가고 있는데.. 이때 한쪽으로 부산하게 달려가는 내의원 의관들의 모습이 보이고...그 뒤로 대전내관이 가는데..
산 무슨 일인가?
대전내관 큰일 났사옵니다. 저하.
산 큰일이라니?
대전내관 전하께서 어의가 올린 탕제를 드신 후 열이 높아져 혼절하셨습니다.
주상전하께서 심히 위중하시옵니다. 저하!
산 ...!!....
이럴 수가. 산..경악하는 얼굴이 되는데.
S#2. 동. 대전 앞. 밤
산, 다급한 얼굴로 남사초와 함께 오는데.. 어의가 내관들에게 다급한 얼굴로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산 어찌된 것인가? 전하께서 위중하시다니!
어의 (사색) 저하...! 그것이 반점 전에 갑자기(하는데)
그때 침전 안에서 ‘전하!! 전하!!’ 하는 정순왕후의 절규가 들리는데, 놀라는 산. 급히 안으로 뛰어 들어가고.
S#3. 동. 대전 침전. 밤
산, 어의와 함께 침전 안으로 급히 들어와 보면.. 정순, 영조를 부여잡고 사색이 되어있는데.
정순 (어의에게) 어찌된 것인가....전하께서 갑자기 호흡이 가빠지셨네..!
산 ...!...
산, 보면...영조 거칠고 힘들게 숨을 몰아쉬고 있는데.
산 (어의에게) 뭘 하고 섰는가? 어서 뭐라도 해보게..!!
어의 예..저하..!
어의, 얼른 침통을 열어 영조의 몸에 떨리는 손으로 급히 시침을 하기 시작한다. 보면...두렵고 긴장된 얼굴로 그런 어의와 영조를 지켜보는 산과 정순왕후의 모습!
산 (제발..) 전하....!
산, 절박하고 간절한 얼굴로 보는데.
S#4. 화완옹주의 사가. 앞마당. 밤
곽상궁이 나인으로부터 뭔가 이야기를 전해 듣고 있다.창백하게 굳어지는 곽상궁.
S#5. 동. 뒷마당. 밤
가의 뒤편 마당. 화완의 나인들이 있는 가운데. 화완이 정한수를 떠놓고 치성을 드리고 있다.화완, 긴장되고 절박한 모습인데... 그때, 한쪽에서 곽상궁이 급히 온다.
곽상궁 옹주마마!
화완 (멈칫, 돌아본다)
화완, 곽상궁이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고, 곽상궁 다가온다.
화완 ...어찌 되었느냐? 아바마마께선 차도가 있으시다더냐?
곽상궁 (참담하다) ...마마...
화완 (...!!...불길하다) ...왜 그러느냐? 내가 올린 약재가 효험이 없다 하더냐?
곽상궁 (절망)...효험이 문제가 아니옵니다 마마. 전하께서 그 탕제를 드시곤
도리어 높은 신열로 혼절까지 하셨다 하옵니다.
화완 (충격..!..) 뭐...?!
화완, 곽상궁의 말에 순간 정신이 아득해져 비틀거린다.
화완 (안된다, 이럴 수는 없다)....아바마마....
곽상궁 마마..!
곽상궁과 나인들, 화완을 붙잡는데.충격으로 그대로 온 몸에 기가 빠져나가
는 것 같은 화완. 원망과 공포, 그리고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뒤섞인 눈으로 정한수를 담은 그릇을 본다. 그러다..그 그릇을 집어바닥에 내동댕이치는 화완.
화완 (고통스럽다) ....그럴 리가 없다! 그럴 리가 없어!
곽상궁 마마...!
화완 (이를 악물고)....궐에 가야겠다 당장 차비하거라!
곽상궁 (놀라) 하오나 마마(하는데)
화완 (OL버럭)뭘 하느냐? 어서 준비하라니까!
화완, 깊은 절망과 두려움에 온몸이 부들부들 떨려오는데.
S#6. 거리일각. 밤
홍국영이 어딘가로 급히 온다. 와서, 황급히 대문을 두드리는데.
홍국영 여봐라! 게 아무도 없느냐? 여봐라!!
그때 문이 열리며 잠에서 깬 듯한 의원이 부스스한 얼굴로 나오는데.
의원 아니...대체 이 시각에 누구요?
홍국영 날세.
의원 (놀란 얼굴로 보고)
홍국영 (굳은 표정으로 보는데)
S#7. 동. 안. 밤
홍국영과 의원이 있다.
홍국영 분명 홍삼이 기력을 돋우는데 탁월한 효능이 있다 하지 않았나?
헌데 전하께서 나으시긴 커녕 병증이 더욱 심해지셨네. 대체 이것이 어찌 된 것인가?
의원 송구합니다, 나으리 허나 제가 본 병자들은 그 약재로 큰 효험을 보았습 니다.
홍국영 허면 내가 자네한테 허언을 하고 있단 말인가?
의원 (난처해하는데) 이럴 게 아니라 차근히 설명을 해주십시오. 대체 전하의 증상이 어떠신 겁니까?
홍국영, 초조한 얼굴로 보는데.
S#8. 대전 앞. 밤
산, 어의가 안에서 나온다. 산, 초조한 얼굴인데..
산 새로 올린 탕약 말고 따로 시료한 것은 없는가?
어의 예, 저하! 분명 홍삼만으로 다스리라는 명이 있어 사흘 동안 그 약재만을 처방하였습니다.
산 (...!!...) 당장 그 탕약을 중단하고 새로운 탕제를 전하게 올리게! 알겠는 가!
하는데, 그때...
화완 (소리) 그것은 아니되옵니다, 저하.
산, 놀라 돌아보면, 화완옹주가 곽상궁과 나인들과 함께 와 예를 갖춘다.
산 (놀라) 옹주...!
화완 (결연한) 저하 탕약을 중단하라는 명은 거둬주십시오. 지금 그것을 멈추면 그땐 손을 쓰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입니다.
산 (매섭다) 대체 이게 무엇 하는 것입니까?
다신 궐로 와선 안 된단 말씀을 잊으셨습니까.
화완 (어차피 죽기를 각오한 마당이다. 낮고 결연한 투로) 아니오, 잊지 않았습 니다. 저하의 추상같은 명을 제가 감히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산 ...!...
화완 허나, 이대로라면 아바마마를 잃을 것 같아 죽기를 각오하고 달려왔습니 다.탕약을 중단하라는 명은 거두셔야합니다. 진정 주상전하를 살리시려면 그리 하셔야 합니다. 저하.
산 그만하십시오! 옹주가 가져온 탕제를 드시고 전하께서 신열을 일으키셨습 니다. 헌데도 그것을 계속 써야한다니? 대체 이 무슨 터무니없는 망발이 란 말입니까?
화완 지금 전하께서는 위중해진 것이 아닙니다!
약이 효험을 발휘해 괴질을 다스리고 있는 것입니다 저하!
산 (멈칫,) 뭐..? (하는 표정이 되는데)
화완 ...지금 전하께서 위중해 보이시는 것은 전하의 몸이 나아가고 있다는 증 겁니다 약재가 효험을 발휘할 때는 일시적으로 몸 속에 독소들이 발현되 어 잠시 상태가 나빠지는 경우가 있다 들었습니다 허나, 이는 악화되는 것이 아니라 치유가 되고 있는 것이니 분명 시간이 지나면 전하의 신열도 멎고 증세가 사라질 것입니다.
산 ....!....
화완 (지지 않고 보는데)
산 (어의에게) 옹주마마의 말이 사실인가?
어의 (머뭇,...그러다가) 송구하오나 아마도...마마께옵서는....약을 쓸 때 생기는 명현현상을 말씀하시는 듯 하온데
산 (O.L) 그것이 뭔지는 나도 알고 있네!
내 말은 지금 전하의 용태가 나빠지신 것이 병이 낫는 과정인 명현현상인 지...그걸 묻는 것이야!
어의 (자신 없다)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옵니다.. 허나, 이는 시간이 지 나봐야 알 수 있는 것이옵니다 저하
지금으로썬 소신도....그것을 장담할 길이 없습니다...
산 ....!!.....
화완 (당혹).....
산 (굳은) 들으셨습니까? 옹주 나는 전하의 안위를 놓고 옹주처럼 무모한 모 험을 할 수 없습니다.
허니 돌아가십시오. (돌아서려하는데)
화완 (물러설 수 없다)저하! 하루만 말미를 주십시오!
산 (보고)
화완 어의도 장담할 수 없다 하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이는 나아지는 것일 수 도 있습니다. 허니, 하루만 다른 약을 쓰지 말고 기다려주십시오 저하.
산 ....!!....
화완 아무리 죄를 받아 사가로 내쳐졌다 하나 주상전하는 제 아바마마십니다.
제가 전하의 안위를 헤치고자 이러는 것이겠습니까?
산 ..!!....
화완 지금 다른 탕약을 쓰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갑니다. 그러니 제발 하루 만 주시오소서 만약 그 하루 안에 차도가 없으시면 제가 여기서 저하께 제 목을 내놓겠습니다
산 ....!!...
화완 (결연한 눈빛)
화완의 말에..모두들 놀란다. 산, 갈등이 어린 굳은 얼굴로 화완을 보고..
모든 것을 각오한 화완...절대로 물러서지 않으리라는 눈빛으로 산을 바라보는데.
S#9. 동. 혜빈 처소. 밤
혜빈, 효의가 김상궁, 이상궁과 있다. 이야기를 전해들은 효의와 혜빈..당혹한
얼굴이고.
효의 그래서 지금 옹주께서 탕약을 계속 쓸 것을 고집하고 계신단 말인가?
이상궁 예. 그 때문에 지금 대전 앞에 들어 꼼짝도 않고 있다 합니다.
혜빈과 효의, 당혹스러운데...
혜빈 그래서 세손은 어찌 한다 하더냐?
혜빈, 걱정스러운 얼굴로 보는데.
S#10. 동궁전. 밤.
산, 채제공, 홍국영이 자리에 있다. 보면, 홍국영 산의 앞으로 의원에서 가져
온 ‘병부’ 를 산에게 내민다.
홍국영 이것이 그 의원이 제게 준 병부일집니다 저하.
산 ...!!...
산, 심각한 표정으로 병부일지를 넘겨본다.
홍국영 그 의원의 말로도 비록 드문 경우지만 신열이 오르고 호흡이 가빠지는 병 자가 있었으나 얼마 후 증상이 사라지고 기력을 회복했다 하였습니다.
산 ....!...
산, 병부일지를 보며 굳은 표정이 되는데.
채제공 하지만 그 조차 장담할 순 없는 일이 아닙니까? 저하.홍삼이 기력을 회복 하는데 효능이 있다하나 아직은 입증이 되지 않은 약잽니다. 탕약을 들이 는 것을 그만두셔야 합니다.
산 (갈등)하지만...이것이 정말 명현 현상이라면요?
채제공 저하!
산 일전에 한 의서에서 병자의 호흡이 가빠지는 것은 약해졌던 병자의 폐가 다시 기력을 회복하면서 맑은 기운을 흡입하고자 그리될 수도 있단 내용 을 본 적이 있습니다.
채제공 ....!....
산 만약 그렇다면...탕제가 효험을 보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대감. 어의 도 더 이상 어찌 해 볼 도리가 없다 하였습니다 이것이 마지막 희망일 지 도 모릅니다...
채제공 아니오. 무모한 도박이 될 것입니다. 모르시겠습니까?
여기서 탕약을 중단하지 않으시면 옹주마마 뿐 아니라 저하께서도 큰 화 를 입으시게 됩니다!
산 (착잡한 산. 어찌하면 좋은가...입술을 깨무는데)
S#11. 동. 빈청. 낮
홍인한과 대신들이 최석주에게 성토를 하고 있다.
중신1 전하께서 사경을 헤메시다니! 이게 무슨 날벼락입니까? 대감.
최석주 (굳은)자중들 하시게. 아직 전하께선 살아계시네.
홍인한 자중하라니요? 지금 마음 편히 그런 말씀이 나오십니까?
최석주 .....
홍인한 전하께서 승하하시면 모두가 끝장입니다. 헌데 옹주마만 무슨 생각으로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든 것입니까? 제 발등을 찍어도 유분수지!
어쩌자고 그런 약재를 들이밀어 전하의 용태만...(하는데)
최석주 (매섭다OL)대감! 그만하시오 대감!
홍인한 (찔끔)
최석주 적어도 옹주마마께선 말 밖에 할 줄 모르는 대감보단 더 많은 일을 했소.
허니 그만 그 입을 좀 다무시오! 알겠소?
홍인한 (흠흠...무안하고..불쾌하고...)
최석주 (불편하고 못마땅한 얼굴로 굳어지고)
S#12. 동. 정순왕후 처소. 낮
정순과 정후겸이 앉아 있다.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
정순 옹주는 아직도 대전 앞에 있느냐?
정후겸 예, 마마큰 심려를 끼쳐 송구하단 말씀을 전하라 하셨습니다.
정순 어차피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이었다. (하고) 허나 이대로 전하께서 승하 하시면 옹주 뿐 아니라 우리 모두 목숨을 내놔야할 것이다.
정후겸 ....!....
정순 (가만, 그러다가) 만약의 경울 대비해 박초를 도성 밖에 집결시켜두거라. 알겠느냐?
정후겸 예, 마마.
정순, 복잡한 얼굴로 생각에 잠기고...
S#13. 대전침전. 낮
영조, 가뿐 숨을 몰아쉬고 있다. 그 곁에 앉아서 영조를 바라보는 산.
보면, 의녀가 영조의 이마에 놓인 물수건을 갈아 올리고 있는데...그 모습을 보는 산. 가슴이 아프다. 그 위로.
화완 (소리)지금 주상께서는 위중해진 것이 아니라 약이 효험을 발휘해 괴질을 다스리고 있는 것입니다.
홍국영 (소리)신열이 오르고 호흡이 가빠지는 병자가 있었으나 얼마 후 증상이 사라지고 기력을 회복했다 하였습니다.
갈등 어린 산의 얼굴. 산, 안타까운 얼굴로 고통스러워하는 영조를 보다가
이내 결심을 굳히는 얼굴.
산 .....어의에게 일러 그 탕약을 다시 들이라 하게.
대전내관 예, 저하.
내관...밖으로 나가면....산, 두렵고 걱정 어린 얼굴로 영조를 바라보는데.
S#14. 대전 앞. 낮
화완옹주, 굳고 결연한 얼굴로 서 있는데, 그때 한쪽에서 곽상궁이 급히 온다.
곽상궁 마마 탕약을 다시 들이라는 명이 떨어졌다 하옵니다.
화완 그것이 정말이냐?
곽상궁 예, 허니 이제 그만 처소로 돌아가 기다리시오소서 마마.
벌써 세 시각 째(하는데)
화완 (O.L)아니다 여기서 기다릴 것이다.
내가 여기서 더 물러날 곳이 어디 있겠느냐?
곽상궁 ...마마
화완옹주 아바마만...일어나실 것이다 반드시 일어나실 것이야
화완, 간절한 얼굴로 대전을 바라보고,
S#15. 달호의 집. 외경. 낮
S#16. 동. 마당. 낮
대수, 마당에서 익위사 관원1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대수 (긴장한) 알겠습니다, 곧 저도 들어가겠습니다.
S#17. 동. 방안. 낮
익위사 옷을 갈아입은 대수..다리에 행전을 감고 있는데.. 보면, 걱정스런 얼굴로 보는 달호와 송연.
달호 정말 전하께서 많이 위독하신게냐?
송연 그렇대요 아저씨. 그것 때문에 도화서도 일손을 놓고 아무것도 못하고 있 어요.
달호 (대수에게)근데 그렇다고 꼭 아픈 너까지 궐에 들어가야 돼?
대수 (심각한) 전하께서 승하하시면 궐에 변란이 생길 수도 있어!
이럴 땐...전부 경계를 강화해야 된다구..
달호 뭐? 변란??
대수 쉿...조용히 해 삼촌!
대수, 놀라는 달호의 입을 막고..송연도 놀라고 걱정이 어리는 얼굴로 대수를 보는데.
S#18. 궐. 익위사 훈련장. 낮
훈련장 한쪽에서 강석기 서장보등을 비롯한 익위사들이 심각한 얼굴로 병장기를 챙기고 있는데.. 그때 한쪽에서 대수가 온다.
대수 나으리!
서장보 (본다)
강석기 아니. 자네가 어쩐 일인가?
대수 연통을 받고 왔습니다.
서장보 이런, 자네한텐 보내지 말라 했는데...(하고) 그렇다고 그 몸을 끌고 왔는 가?
대수 걱정마십시요. 이젠 멀쩡합니다. (하고) 근데 지금 궐은 어떻습니까?
서장보 말도 말게. 완전 살얼음판이네.
대수 (긴장)
강석기 (심각) 다들 숨죽인 채 대전만 바라보고 있네
언제 곡소리가 새어나올 지 알 수 없는 상황이야.
대수 ....!!....
대수, 떨리는 얼굴로 본다.
S#19. 궐 일각. 낮
금군들, 무리지어 오고가고, 곳곳에 서 있는 금군들 긴장한 얼굴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S#20. 대전 침전 앞. 낮
십 수 명의 내관과 상궁들이 굳은 얼굴로 대전 밖을 지키고 있다. 긴장으로 낮게 가라앉은 분위기.
S#21. 빈청. 낮
최석주와 홍인한 대신들이 있다. 모두 초조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때 정후겸이 안으로 들어온다.
최석주 ...어찌 되었는가? 차도가 있으시다 하던가?
정후겸 아직, 그런 말은 없습니다.
모두들...낙담하는 얼굴. 홍인한..미치겠다. 초조한데.
S#22. 몽타쥬.
- 대전. 영조, 자리에 누워있고, 산, 곁에서 그런 영조를 지켜보고 있다.
- 인삼을 쪄서 말리는 홍삼 제조공정이 보여지고..
- 내의원에서 붉게 말려진 홍삼들이 약탕기에 옮겨지고...
- 의관이 탕약을 달이고 있다. 어의와 내의원들 심각하게 뭔가를 얘기하고...
- 정순왕후 처소. 정순, 어두운 침전 안에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고...
-혜빈처소, 혜빈과 효의, 역시...긴장되고 초조한 분위기.
- 대전 앞. 어느새 해가 저물고...화완옹주 아직도 그 자리에 꼿꼿이 서 있는데.
S#23. 궐 전경. 밤
무거운 밤공기로 가득 찬 궐 풍경...
S#24. 동. 세자시강원 집무실. 밤
채제공과 남사초가 있는데..한쪽에서 홍국영이 급히 온다.
채제공 그래, 뭐라 하던가? 대전에선 아직 아무 소식이 없는 것인가?
홍국영 예. 탕약을 들고 나르는 내관들만 보일 뿐 안의 분위기가 어떤 진 알 수 가 없었습니다.
채제공, 남사초..걱정이 어린다.
남사초 벌써 하루가 지났습니다 대감 차도가 있었다면, 분명 기별이 있었을 것입 니다..
홍국영 전하의 병세가 손을 쓰기엔, 너무 늦었던 것 같습니다..
채제공 (착잡한 마음이 어리는데)
S#25. 대전 침전. 밤
영조 여전히 가뿐 숨을 몰아쉬며 누워있고... 그 곁엔 산이 착잡한 얼굴로 앉아있다.
옆으론 의관과 의녀 두 어 명이 보이고...
산 ....지금이 몇 시쯤 되었더냐?
의관1 ...막 축시를 넘겼사옵니다. 저하
산 ....!!....
산, 결국...안 되는 일이었구나...참담해진다.
산 탕약을 가지러 간 어의한테 전해 그만두어도 좋다고 이르거라.
의관1 예...저하..
의관1, 물러서 나가면...산, 눈가가 촉촉해져서 영조를 바라본다. 그때..보면, 다른 의관 하나가 영조의 이마에 올려진 수건을 들어 바꿔주려 하는데...산, 그 모습을 보다가.
산 물러서시오 내가 하겠소!
의관2 ...하오나(하는데)
산 (담담하게OL) 괜찮소 물러서시오
의관2 예..저하.
의관, 물러나면...영조의 이마에서 수건을 집어 내려놓고 이어, 새로운 수건을 손수 물에 빨아 이마에 올려놓는다. 안타까운 얼굴로 보다가..이내 먼저 내려
놓은 수건을 한쪽 쟁반에 놓으려는 산. 산..그러다 순간...멈칫하는데.
보면, 산...뭔가 이상하다는 얼굴로 수건의 한 면을 제 손바닥에 가져다 본다.
산 ...잠..깐....
의관2 (놀라서) 무슨 일이시옵니까? 저하.
산 이 수건은 언제 올린 것이오?
의관2 반점 전입니다 저하. 전하의 신열이 너무 높으시어 반점 마다 한 번씩 갈 지 않으면 수건이 이내 뜨거워져서(하는데)
산 (혼잣말 하듯 멍하니) .....차갑다.....수건이..아직 차가워...!
의관2 (무슨 말..?) 예에?
산...이내, 놀라움이 번지는 얼굴로 영조의 손과 팔목을 잡아본다. 순간.....놀라는 산...! 설마..!!
산 대전 내관은 어디 있는가? 당장 가서 어의를 불러오시오!
S#26. 동. 일각. 밤
어의가 대전내관과 급히 간다.
S#27. 동. 대전 침전. 밤
산, 긴장하고 초조한 얼굴로 있고..어의가 조심스럽게 영조를 진맥하고 있다.
떨리고..초조한 시간.
산 ..어떠신가?
어의 (밝다)신열은 분명 많이 내리셨사옵고 맥 또한 조금 안정이 되셨사옵니다.
산 (기쁜) 그것이 정말인가?
어의 예, 저하 숨이 가뿌신 것은...이것이 명현반응이라면 차차 나아지실 것이 니....이제는 큰 고비를 넘기신 걸로 봐도 무방할 듯싶사옵니다.
산 ....!!!...
산, 얼굴에 기쁨과 안도가 번진다.벅찬 기분. 목이 메이는 얼굴로..전하...하며 영조를 바라보는데...
S#28. 대전 앞 일각. 밤
화완옹주, 곽상궁으로부터 이야기를 전해듣고 있다.
화완 ...그것이 정말이냐?정말...아바마마의 신열이 내렸다 하더냐?
곽상궁 예. 마마! 어의의 말론 이제 회복되실 것 같다 하옵니다!
화완 ...!!....
화완, 아....하는 표정으로 눈을 감는다.그대로 온 몸의 긴장이 일시에 풀리는 듯..
털썩 주저앉고 마는데....
곽상궁 (얼른, 잡으며) 마마..!
화완 ......괜찮다....난 괜찮아....!
화완, 밀려드는 안도감과 감격에...벅찬 얼굴로 대전을 바라본다.
화완 (눈물이 맺힌다) 아바마마 이제 되었습니다. 이제 사셨습니다 아바마마.
S#29. 동. 일각. 밤.
정순, 반색이 된 얼굴로 강상궁 등을 대동하고 급히 가는데..그때 한쪽에서 부축을 받으며 오는 화완을 본다..
정순 옹주..!
화완 마마
정순 들었습니까? 주상전하의 환후에 차도가 있으시다하오!
화완 예...예...마마
정순 (손을 잡으며) 애썼소. 이 모든 것이 옹주의 공이오!! 옹주가 주상전하와 우리 모두를 살린 것이오!
화완 마마.
정순 (안도감, 밝은 얼굴로 보고)
S#30. 내의원. 일각. 낮
어의의 지시에 따라 내의원들 약재 창에서 홍삼을 꺼내고...탕약을 다리
는 모습.
S#31. 동궁전. 낮
산, 채제공, 홍국영, 남사초 있다.
채제공 경하드리옵니다, 저하
홍국영 경하드리옵니다, 저하.
산 (미소를 짓는다) 고맙네. 모두 그대들이 함께 애써 준 덕분이네.
채제공 당치않으시옵니다. 모든 것이 저하의 효심에 하늘이 감복한 까닭이 아니 겠습니까?
산 아닙니다. 저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습니다 이건 모두 화완옹주의 공이지 요 옹주가 아니었다면 저하께선 소생하시지 못하셨을 것입니다..
다들, 조금 굳어지는 얼굴.
홍국영 허나 선택의 순간에 옳은 결정을 내리는 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습니다. 잘못되면 위험이 자초될 것을 아시면서도 그것을 하신 것은 저하이십니 다.
산 (담담하게 미소, 그리고는) 비록 고비를 넘겼다하나 전하께선 아직 기력이 쇠잔해계시네.
전하께서 회복되실 때까지 자네가 각별히 내의원을 살펴주게.
홍국영 예, 저하. 성심을 다할 것이니, 심려치 마시오소서.
산 (표정) .....
S#32. 궐 일 각. 낮
홍국영, 걸어오는데, 한쪽에서 정후겸이 온다.
정후겸 이제 퇴궐 하는가?
홍국영 예. (하고) 감축드립니다..영감.
정후겸 (피식, 웃고는) 이것이 우리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주고받는 덕담이 되겠 군.
홍국영 (씨익, 웃는다) 예. 아마도...그렇겠지요. 허면 전 이만 물러가보겠습니다.
홍국영, 한쪽으로 가면...그런 홍국영을 보는 정후겸. 그때 최석주가 와서.
최석주 저 자가 자네가 말한 세손의 책산가?
정후겸 예, 홍국영이란 잡니다.
최석주 아직 젊은 친구로군..
정후겸 예. 허나 이번에 저 젊은 친구 손에 대감께서 진땀을 빼셨지요.
최석주 ......
정후겸 결코 만만히 볼 자가 아닙니다. 우리가 데려올 수 없다면.
적어도 세손의 곁에선 떼어놔야 할 것입니다..
S#33. 대전 전경. 밤
S#34. 동. 침전. 밤
영조, 어느새 안정을 찾은 모습. 잠들어있고 그 곁. 산..안도한 얼굴로 앉아있다.
어의 저하! 벌써 나흘 째 침수조차 드시지 않으셨습니다. 위중한 고비는 넘기셨 으니 오늘은 그만 침소로 드시옵소서..
산 아니오! 난 괜찮으니 개의치 마시오!
하는데 그때...
영조 .....어의의 말을...듣거라.
산 (멈칫, 놀라 본다) 전하!
보면 영조...눈을 뜨고 따뜻한 표정으로 산을 바라보고 있는데.
산 (놀람) 전하...! 이제....정신이 드시옵니까?
영조 (끄덕인다)
산 전하.....
영조 난 괜찮으니...그만 물러가 보거라.
산 아니옵니다. 오늘 하루만 더..곁을 지키겠습니다 전하.
영조 (끌끌) 고집을 피우려거든...니 얼굴이나 좀 보고 오거라.
고작 며칠 사이..어찌 그리 수척해진 것이냐?
산 ....!....
영조 ....애썼구나...늙은이 때문에..니가 괜한 고초를 겪었다.
산 전하.....!
영조를 바라보는 산. 눈가가 붉어지는데..
S#35.동. 밖. 밤
산, 동궁전 상고와 박상궁 등을 거느리고.. 대전에서 나온다. 가만, 그러다..대전을 돌아보는 산. 안도감에 눈시울이 붉어지고.
S#36. 동. 안. 밤
어의의 부축을 받으며 탕약을 마시는 영조. 어의, 영조의 손에서 탕약그릇을 받아 내려놓고.. 영조는 먹먹한 눈빛으로 장지문 쪽을 바라본다....
그 모습에서 카메라 점점 멀어지며...암전된다.
S#37. 도화서 전경. 낮
다모와 화원들이 오가는 일상적인 도화서의 풍경.
S#38. 동. 대화실. 낮
송연이 도화서 그림을 정리하고 있다.(초비는 없음)
S#39. 도화서. 회의실. 낮
박영문, 탁지수, 있다.
탁지수 예조에서 도성에 내릴 감계도를 그리라는 명이 내려왔고, 분주원(分廚院 : 사옹원에서 쓰는 사기 그릇 만드는 곳)에서는 도자기 문양의 본그림을 그 려줄 화원을 파견해 달라는 청이 왔습니다.
박영문 가뜩이나 밀린 일이 많은데 큰일이로군.
박영문, 좀 고민스러운 얼굴인데, 그때, 송연이 들어온다.
송연 (그림을 서탁에 올려놓으며) 능행 그림을 정리한 것입니다. 나으리.
박영문 알았다.
송연 (나가려는데)
박영문 (문득) 잠시 기다리거라.
송연 (보면)
박영문 탁사용 지난번 혜빈 마마께서 명하신 병풍은 다 되었는가?
탁지수 (난처하다) 그것이....능행과 주상전하의 환우로 일이 밀려 아직 절반 밖에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박영문 정해주신 기한이 이달 열흘이네. 사흘밖에 남지 않았는데 네 폭이나 남았 단 말인가?
탁지수 송구합니다.
박영문 허면 남은 것 중 한 폭을 이 아이에게 맡기게.
송연 ....!...나으리...?!
탁지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박영문 자네나 나나 그 그림을 마무리할 시간이 없지 않은가?
탁지수 이 아이는 다모입니다. 다모가 어찌 궐에 올릴 그림에 손을 댈 수 있단 말입니까?
송연 맞습니다! 나으리...제가 어찌 감히....
박영문 (송연에게) 괜찮다. 한번 해 보거라!
석류도를 삼다도로 그릴 것을 제안한 것도 니가 아니냐?
송연 하오나....나으리
박영문 ...하고 싶지 않은 것이냐?
송연 ....!....
박영문 니가 그리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거라면..나도 더 어찌하지 않겠다.
송연 (....!!....차마 대답 못하고)
박영문 (그런 송연을 지긋이 바라보는데)
송연, 마음의 갈등을 느낀다. 하고 싶다....하지만...!
S#40. 동 일각. 낮
미수, 세모, 시비가 앉아 화실을 정리하고 있는데.. 그때, 한쪽에서 이천의 목소리 들린다.
이천 이것도 아냐... 이것도 아냐.... 다 틀렸네 다 틀렸어!!
보면, 한쪽에 이천이 있고, 그 앞에 15회 생도1이 있다. 이천, 여인의 모습을 담은 그림 몇 장을 넘겨보며 언성을 높이고 있는데..
이천 이리 몸에 착 달라붙는 옷을 묘사할 때는 조의묘(曹依描)를 써
몸의 체형이 그대로 드러나게 묘사해야 한다 하지 않았나?
입었으나 입지 않은 듯 그리 말일세...
생도1 (무안하다)
이천 전부 다시 그려 오게 원...사람이 왜 그리 말을 못 알아듣는가?
생도1 송구하지만 못하겠습니다.
이천 (흠칫 놀라) 뭐? 못해?
생도1 예...못합니다. 전, 인물화뿐만 아니라 다른 수업도 많습니다.
인물화만 그리고 있을 순 없습니다. 나으리
이천 (충격이다, 떨리는) 자네...지금 내 가르침을 거절하는 겐가?
생도1 (답답하다) 대체 저한테 왜 이러십니까? 사용나리.
이천 자넨 내 뒤를 이어 솔거의 명맥을 이어가야하네.
그래야 내가 언제 어디서 죽어도(하는데)
생도1 (답답OL) 자꾸 명맥, 솔거 하시는데 대체 뭘 이으라는 겁니까?
이천, 당혹한 얼굴로 암튼 그려오라 하고, 생도는 못 하겠다 한다. 둘 사이에 실랑이가 오가고. 한쪽에서 그 모습 지켜보던 다모들.
미수 이천 나리 능행 다녀와서 좀 이상해지신거 같애.
세모 죽다 살아왔으니 당연히 그렇겠지. 암튼, 그 능행이 여러 사람 흐렸어
미수 (보고) 그게 무슨 말이야?
시비 모르세요? 요새 진짜 이상해진 건 초비 언니잖아요.
미수, 송연, 무슨 말인가 해서 본다.
S#41. 달호 집. 마당. 낮
텅 빈 달호의 집 마당. 보면, 밖에서 평상복 차림의 초비가 보퉁이 하나를 들고 안을 살핀다.
초비 집이 분명 여기랬는데...(안에 대고) 아무도 안 계세요?
하지만 아무도 대답이 없고..
초비 아무도 없나?
하면서 초비 안으로 들어선다. 보면...한쪽에 놓인 활과 목검..그리고, 빨래 줄
에 걸려있는 대수의 무예복. 초비...대수의 무예복에 얼굴을 가만히 대 본다.
그런 초비의 위로 떠오르는 무과과장, 대수의 모습.
아, 너무 근사하다. 초비..입가로 미소가 확 번지는데. 그때.
대수 (소리) 거기서 뭐하세요?
초비 (화들짝 놀라서) 엄마야!!
초비, 놀라 보면..익위사복 차림의 대수, 뭐냐..하는 표정으로 초비를 보고 있는데.
초비 (창피, 무안하다) 어머, 안녕..하세요?
대수 예. 안녕하세요?
초비 (그러고 보니 옷이) 어..? 근데...옷이....
대수 예...?
초비 익위사 옷을 입으셨네요. 벌써 궐에 나가세요? 다친 덴 어쩌시구요?
대수 아...이제 다 나았어요. 송연이 편에 주신 환약이요, 고맙습니다. 덕분에 빨리 나았어요.
초비 (좋다, 완전 간드러진다) 정말요오?! 정말 제 덕분에요?!
대수 (왜 이러나...조심스럽게) 네... (어색하게 미소)
초비 (아...멋지다. 넋을 놓고 보고)
대수 (흠흠...왜 이러나..싶은데)
S#42. 도화서 일각. 낮
송연, 미수와 함께 앉아 붓을 빨고 있다. 송연, 생각에 잠긴 듯..멍한 얼굴인데.
미수 초비 그 기집애 대수한테 홀랑 빠진 거 맞아 송연아. 세모랑 시비가 그러 는데, 입만 열면 익위사가 어쩌구 저쩌구....
송연 (멍...)
미수 송연아.
송연 (놀라서) 어?
미수 뭐야, 너 지금 내 말 듣는 거야?
송연 어..? 어.....(하다가) 저기 미수야, 나 잠깐 좀 갖다올게.
미수 어..?
송연, 손을 앞가리개에 닦고 일어나 급히 가는데.
S#43. 동. 일각. 낮
송연, 탁지수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탁지수, 못마땅한 얼굴.
탁지수 그래서 니가 정말 그걸 해보겠단 거냐?
송연 예, 나으리 나으리께서 괜찮다고만 하시면...
탁지수 (난처하다) 나원...시간이 없으니 내가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다모한테 이걸 시켜야하다니....
송연 (긴장 어려 보는데)
탁지수 알겠다. 종이와 안료를 내어줄테니 사흘 안에 불수감 한 폭을 그려 오거 라. 정말 할 수 있겠느냐?
송연 (밝아진다) 예, 나으리. 해보겠습니다.
송연, 기대에 차는 얼굴로 탁지수를 보는데..
그때 한쪽에서 가던 강두치가 그런 두 사람을 본다. 보면, 송연을 살피듯 보는 강두치.
S#44. 동. 일각. 낮
탁지수 화실 창고에서 그림과 안료를 챙기고 있는데
그때 강두치가 와서.
강두치 자네, 아까 그 아이와 무슨 얘길 했나?
탁지수 예...?
강두치 그 송연이란 다모 아이 말일세. 듣자하니 무슨 그림이 어쩌구 하던데....
강두치 살피듯 보는 표정.
S#45. 도화서. 일각. 낮
송연, 서탁 위에 안료와 지필묵이 놓여있다.
가만히 바라보는 송연의 얼굴에 긴장과 떨림이 번진다.
하고 싶은 만큼 두려워지는 마음...그러나 송연,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붓을 들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는데....
S#46. 궐 전경. 낮
#47. 동. 동궁전 일각. 낮
정순왕후가 강상궁과 나인들을 거느리고 동궁전 쪽으로 온다.
보면, 동궁전 상고와 박상궁이 급히 와 정순을 맞이하는데.
상고 (조아리며) 마마....
정순 (부드러운) 세손은 안에 있는가?
정순, 표정.
S#48. 동궁전. 낮
정순이 상석 자리에 앉고, 그 앞으로 산이 있다.
산 (당혹, 의아 앉으며) 중전마마께서 제 처소까진 어인 일이십니까?
정순 내, 세손에게 긴히 할 말이 있어 왔서요.
혹, 번거롭게 한 것은 아니겠지?
산 아닙니다. 당치 않으십니다 마마.
정순 (미소 짓고는) 세손, 내가 이번에..세손을 많이 섭섭하게 했을 거네.
허나, 그것은 전하께서 위중하시어.. 내가 놀라고 경황이 없어 그런 것이 니, 부디 마음을 풀게나.
산 (좀 난처하다) .....마마 그게 무슨 망극한 말씀이시옵니까?
정순 아닙니다. 지나고 보니 내가 세손에게 미안한 것이 많아요..
산 마마....
정순 하지만 내가 홍삼을 들고 온 옹주나 이판의 편을 든 것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 때문이었네. 결코, 세손의 뜻을 반하려 한 것 이 아니였네.또, 어쨌든 그 덕에 전하께서 회생하시게 되셨으니 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산 ...예..마마 그러하옵니다.
정순 하여, 실은 세손과 의논할 것이 하나 있는데...
산 (보면)
정순 .....어떻소? 세손일이 이리되었으니,
화완옹주를...궐에 돌아오게 해야 하지 않겠소?
산 ....!!...
정순 옹주가 아니었다면 전하께선 회생하지 못하셨을 거요.
해서 난 옹주를 다시 불러야 한다고 보는데...세손은 어찌 생각하는가?
산 ....!!....
정순 (보고)
산 (당혹스럽다) ....하오나...그것은 주상전하께서...
정순 전하의 일이라면 염려말아요. 내가 설득을 하겠네.
목숨을 걸고 전하를 살린 옹줍예요.
아무리 노여움이 크신 들 그 공을 어찌 모른 척 하시겠는가?
산 ....!!.....
정순 (미소를 띤, 그러나 매서운 눈빛을 빛내며 산을 바라보는데)
S#49. 동. 일각. 낮
산, 남사초 홍국영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남사초 옹주마마께서 다시 궐로 돌아오신다니...그건 말도 안 됩니다 저하!
홍국영 (굳은) 하지만 도리가 없습니다. 막을 명분이 없으니까요.
남사초 (OL)도리가 없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하는데)
산 (O.L. 담담) 그건 홍설서의 말이 맞네.
남사초 ....!....
홍국영 .......
산 어찌됐든 옹주는 전하를 소생시킨 장본인이네.
그보다 더한 상을 내린다 해도 막을 명분이 없어.
남사초 (안타깝다) 저하. 언제 다시 저하께 칼을 겨눌지 모를 사람입니다.
헌데 그런 옹주마마를 바로 목전에 두시겠다니요!
이건 그리 쉽게 물러서실 일이 아닙니다.
산 됐으니 그만하게 남내관.
남사초 저하.
산 (담담한) 전하께서 위중하실 때..전하만 소생하실 수 있다면 난 이보다 더 한 것도 얼마든지 감내할 수 있다 생각했네. 허니 그 얘긴...더 이상 하지 말게.
남사초 (안타깝다)...저하....
산, 굳은 얼굴로 시선을 돌리고..홍국영도 착잡한 얼굴로 산을 보는데.
S#50. 동. 일각. 낮
화완, 당의를 차려입고 곽상궁과 나인들을 거느리고 궐로 들어오고 있다.
오가는 상궁 나인들, 금군들...대신들.. 화완에게 깍듯하게 예를 갖추고.
화완의 표정은...만면에 득의만만한 미소가 번져 있는데..
그때 한쪽에서 오던 효의와 김상궁....김상궁, 화완을 발견하고 놀라는데.
김상궁 마마..저기 좀 보십시오..
효의, 김상궁의 말에 보면..멀리 화완이 입궁하고 있는데..
효의 (놀린다) 저건...화완옹주가 아니냐?
김상궁 (이럴 수가) 이번 일로 공을 세워 궐로 돌아오실 거란 소문이 돌더니...그 게 정말인가 봅니다..마마 보세요, 저기 저렇게 짐까지 싸들고 왔습니다.
효의 ....!!.....
S#51. 동. 혜빈처소. 낮
혜빈, 이상궁으로부터 이야기를 전해 듣고 있다.굳어져 있는 혜빈의 표정. 그 곁에는 홍봉한이 있는데.
혜빈 그래서 지금 옹주가 궐에 들어와있단 말이냐?
이상궁 (착잡하다) 예..마마 옹주마마께선 지금 대전에 들어계시고
처소엔 나인들이 짐을 부리고 있다 하옵니다.
홍봉한 (당혹) 짐을 부리다니? 허면, 아예 처소를 궐 안으로 옮긴단 말이더냐?
이상궁 예. 대감 분명 그리 들었사옵니다.
혜빈 .....!....
혜빈, 굳어지는 얼굴. 입술을 깨무는데....
S#52. 동. 대전 침전. 낮
영조, 여전히 조금 쇠약한 얼굴로 기대어 앉아있고..
그 옆으로는 정순이 있다. 보면, 화완이 영조의 앞으로 큰 절을 올리고 있는데...
만감이 교차하는 듯, 촉촉한 눈으로 화완을 보는 영조.보면, 절을 마친 화완...눈가에 눈물이 그렁하게 맺혀있는데..
정순 ...앉으세요...옹주...
화완, 자리에 앉는다.
화완 (조심스럽고 떨린다).....아바마마....옥체는....좀 어떠하시옵니까?
이젠...정말 기력을 찾으신 것이옵니까?
영조 (대답 없이 보기만)
정순 (어찌 말씀이 없으시냐)....전하...
화완 (떨리는 얼굴로 보는데)
영조 ..그래.....난 이제 괜찮다....(하고) 이 모든 게....옹주, 니가 애쓴 탓이라 들 었다.
화완 (...!!....) 아바마마.
영조 너를 내친 내가 밉고 원망스러웠을텐데.....고맙구나.
화완 ...!!.....
화완, 영조의 따뜻한 말에 울컥한다.
화완 (눈물 흘리는) 원망이라니요? 아바마마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제가 어찌...아바마마를 원망할 수 있겠습니까?
정녕..소녀의 충정과 효심을 모르시옵니까?
영조 ....!......
화완 이리 강건하신 모습을 뵈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저는...이대로 아바마마를 다신 뵙지 못하는 줄 알았습니다.
정말...이대로....(흐느끼는데)
정순 옹주 이렇게 좋은 날..어찌 눈물을 흘리는가?
화완 (북받치는 감정, 겨우 울먹이며..) 송구합니다...중전마마
영조 (가슴 아프게 보는데)
정순 (영조에게) 전하...옹주가 저리 우는데 어찌 보고만 계십니까?
어서 손이라도 잡아주세요.
영조, 그런 딸의 모습에 눈시울이 붉어져..손을 내밀어...화완의 손을 잡는데...
영조 ....그만 울거라. 내 이리 건강히 살아있지 않느냐?
화완 (...!!.....) 아바마마......!!
하면서....화완, 영조의 품에 쓰러지고..... 영조, 그런 화완을 따뜻한 부정으로 다독
여주는데.그런 영조의 품에서 ‘아바마마’ 하며...눈물을 흘리는 화완.
보면...이제는 되었구나..하는 안도하는 표정으로 그런 두 사람을 보는 정순.
S#53. 동. 정순왕후의 처소. 낮
정순과 화완, 최석주, 정후겸이 있다.
최석주 정말 애 쓰셨습니다 마마 이번엔 정말 옹주마마의 결단이 큰 힘이 되었습 니다.
화완 어찌 그것이 비단 제 안위만을 위한 일이었겠습니까?
주상전하는 제게 피와 살을 주신 아버지십니다.
다시 이런 일이 생긴다 해도 저는 또 그리할 것입니다.
정순 알고 있어요. 옹주의 깊은 효심은 내가 잘 알지요.
화완 ........
정순 어쨌든 옹주가 우리 모두를 벼랑 끝에서 구했어요.
오늘의 일은 내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화완 (기쁘다) 망극하옵니다, 마마.
정순 (정후겸에게) 자네도 애썼네. 자네가 아니었다면, 세손을 움직이지 못했을 게야.
정후겸 (담담) 망극하옵니다. 마마.
정순, 흡족한 얼굴로 보고...
S#54. 동. 밖. 낮
화완옹주, 정후겸과 걸어 나온다.
화완 (냉소) 보지 않아도 훤하다. 아바마마께서 다시 쓰러지셨을 땐 모두 어찌 날뛰었을지.내가 내쳐질 때 모른 척 할 땐 언제고... 이제와 결단이었다느 니, 내 덕이라느니, 공치사들은...
정후겸 (슬몃, 미소..그리고는) ....처소로 가실 것입니까?
화완 아니다 난 지금 따로 할 일이 있다.
정후겸 (의아)할 일이 있으시다니요?
화완 (눈빛을 빛내며, 미소) 궐에 돌아오면 내가 제일 먼저 뭘 하고 싶었을 것 같으냐?
화완, 독사 같은 눈빛을 빛내며 싸늘하게 미소 짓는데.
S#55. 동. 대전 침전. 낮
영조가 있는데...그때 ‘전하, 세손저하 입시옵니다’ 하는 대전상고의 소리.
영조 들라하라.
보면, 산...안으로 들어서는데.
산 전하, 찾아계시옵니까?
영조 그래...거기 앉거라.
산 ..예....
산, 자리에 앉고, 영조..그런 산을 보는데.
S#56. 동. 혜빈처소. 낮
혜빈이 싸늘하게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고.. 그 앞으로 화완이 있다. 화완, 보란 듯 생글거리며...혜빈을 보는데.
화완 (곁에 곽상궁에게) 마마께 내어드리게.
보면, 곽상궁, 혜빈의 앞으로 종이에 싼 약첩을 내어놓는데.
혜빈, 굳은 표정으로 보면.
화완 (여유 있게 생글거리며) 일전에 마마께서 제 사가에 들려 울화를 다스리 라며 주고가신 약잽니다. 헌데 저한텐 더는 필요가 없을 듯해서요.
귀한 약재임이 분명할텐데 경솔히 내버릴 수도 없고 생각해보니 마마께 더 쓰임이 있을 듯하여 가져왔습니다.
혜빈 ....!!...
화완 두 어 첩 맛을 보았는데 몸에 좋은 약이라 그런지....과연 맛이 아주 쓰더 군요.
혜빈 .....
화완 허나 제가 궐로 돌아왔으니 이제 여기 남은 쓴 약들은
모두 마마의 몫이 되야 옳지 않겠습니까?
혜빈 .....!!....
화완 (미소를 띠며 바라보는데)
혜빈, 그런 화완을 굳은 표정으로 보다가...그러다 피식, 웃음을 흘린다. 순간, 화완...멈칫하는데. 뭐야..웃어? 이런 느낌.
혜빈 옹주의 뜻이 그렇다면 이 약은 내가 다시 받도록 하지요. 허나 나한텐 이 것이 그리 쓰진 않을 테니 너무 심려마세요 이미 오래전.... 옹주 덕에 쓸 개보다 더 쓴 고통을 베어 문 납니다.
고작 이깟 약재 몇 첩에 얼굴을 찌푸리겠습니까?
화완 ....!....
혜빈 (약재를 챙겨 옆으로 두며) 이건, 옹주의 몫으로 앞으로도 넉넉히 남겨 둘 테니.언제든 필요해지면 말씀하세요(하고) 아마,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것입니다. 옹주.내 장담하지요.
화완 ....!....
혜빈 (지지 않고 본다)
S#57. 동. 대전 침전. 낮
영조와 산이 있다. 영조로부터 이야기를 전해들은 산, 의아하고 놀라는 얼굴인데.
산 ..교지라니요? 그것이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전하.
영조 무슨 말이냐니? 그건 내가 물어야 할 일이다.
내 분명 나흘 전 도승지를 통해 교지를 전달했거늘...
어찌 너는 어떤 것도 하지도 묻지도 않는 게냐.
혹, 명을 받들 수 없어 니 맘대로 교지를 묵살한 것이냐.
산 (당혹스럽다) 전하...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소손 전하께서 무슨 말씀을 하 시는 건 지 모르겠사옵니다. 소손 도승지로부터 어떤 교지도 전달받은 적 이 없사옵니다. 전하.
영조 뭐라? 허면 도승지가 제 임의로 내 교지를 상달하지 않았단 것이냐?
산 ..........
영조 (기막힘, 노기가 어린다) 대전 상고는 밖에 있느냐!
대전 상고 안으로 들어와 ‘ 예, 전하 ’ 하면.
영조 당장 가서 도승지 김종호를 들라하라!
대전상고 예, 전하.
대전 상고 밖으로 나가면...노기로 붉어지는 영조의 얼굴. 그리고, 대
체 무슨 일인가..보는 산의 모습.
S#58 동. 궐 일각. 낮
대전 상고, 조금 불안하고 초조한 얼굴로 대전에서 나온다.
S#59. 정순왕후 처소 앞. 낮
대전 상선이 강상궁과 이야기를 한다.
대전상선 주상전하께서 도승지를 찾으셨네. 분명, 일전의 교지 때문이신 듯하네.
강상궁 ....그게 정말입니까?
대전상선 아무래도 마마께도 알려야 할듯해서 온 것이니어서 아뢰게.
강상궁 알겠습니다.
S#60. 동. 안. 낮
정순, 최석주와 함께 있고...강상궁으로부터 이야기를 전해 받은 정순, 표정이 굳어지는데.
정순 알겠다. 이만 나가 보거라.
강상궁 예..마마..
강상궁, 밖으로 나가면.
최석주 (걱정이다) 마마, 어찌하실 것입니까?도승지가 들어간다면 마마께서 그 교 지를 갖고 계신다는 것이 전하께 알려질 것입니다.
정순 (굳은) 그렇겠지요. 허나 어차피, 숨길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최석주 (....!....) 마마 하오나 이 사실을 주상께서 아시면 그 노여움이 추상과 같 으실 것이옵니다. 대체 어찌하실 작정이십니까?
정순 (가만, 생각에 잠기는 표정....)
S#61. 동. 궐 일각. 낮
정순, 강상궁 등을 대동하고 가고 있다.굳은 표정. 손엔, 영조의 교지가 들려있는데.
S#62. 대전침전. 낮.
산과 영조가 있고, 그 앞으로 중전이 굳은 얼굴로 앉는데.
영조 무슨 일이오 중전? 지금은 도승지를 들라 했으니... 급한 일이 아니라면 잠시 후 다시 오는 것이 좋겠는데..
하는데, 그때.
정순 도승지는 찾지 않으셔도 되옵니다 전하.이 교지 때문에 그러시는 것이 아 니옵니까?
하며 정순, 영조의 앞으로 교지를 내민다. 영조, 순간 멈칫 놀라고..산, 무슨 영문인
가 하는 얼굴로 보는데.
영조 (당혹) 어찌 된 것이요? 이것을 왜 중전이 갖고 있소?
정순 제가, 도승지한테 받아두었습니다. 전하.
영조 ...!!...
정순 (보는데)
영조 (굳어지는) 이것이 어떤 교지인지 알고 있소?
정순 예, 전하. 세손에게 대리청정을 맡기신다는 교지이지요.
산 ....!!....
산, 놀란다. 대리청정이라니...이게 무슨 말인가.
영조 그렇소. 헌데 이처럼 중요한 교지가 어째서 세손이 아닌 중전의 손에 있 는 것이요?
정순 전하, 모든 것은 조정과 세손을 생각하는 제 충심에서 비롯된 것이니, 부 디 신첩의 말씀을 듣고 노여움을 푸시옵소서.
영조 충심이라니? 그 충심 때문에 감히 중전이 교지를 빼돌렸다는 것인가?
정순 ..!....
산 (당혹스러운데)
정순 (미동도 없이) 그 죄를 물으시는 것이라면 신첩 달게 받겠사옵니다. 하오 나 전하. 전하께서 이 교지를 전달하셨을 때전하께선 의식을 잃고 혼 절하 셨습니다.헌데, 그러한 때 대리청정의 교지라니요?만약 이것이 그대로 대신들에게 알려졌다면 세손이 어떤 곤경에 처했을지 어찌 짐작을 못하십 니까?
영조 ...!...
정순 대신들은 벌떼처럼 일어나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세손을 몰아세웠을 것입 니다. 전하께선 세손을 위해 아무 말씀도 하시지 못하는데 말입니다..
영조 ...!...
산 .....
정순 신첩 그래서 교지를 잠시 맡아둔 것입니다 전하. 세손을 보호하고 조정이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해서요.
영조, 정순의 말에 일리가 있음을 느낀다. 하지만.
영조 아무리 그렇다 한들 이것은 나라의 일이요. 내명부의 중전이 나설 일이 니었소!
정순 송구하옵니다 전하
산 (나선다)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전하중전마마를 책망하실 일만은 아니라 사료되옵니다. 소손에게 대리청정을 맡기신다니, 가당치 않으시옵니다. 더욱이, 이렇게 전하께서 건강을 회복하셨으니어차피 다시 거두셨을 어명 이 아닙니까?
영조 (가만, 그러다가) .....그건...그렇지 않다.
정순 (멈칫)
산 (역시 놀라고)
영조 너에게 대리청정을 맡겨 국사를 일임할 것이라는 내 결심은 변하지 않았 다.
정순 (충격) 전하...
산 (당혹) 전하, 그것이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영조 이 교지는 오늘 당장 공표될 것이다. 지금 편전회의를 열어 이를 알릴 것 이니. 당장 대소신료들을 모두 불러들이거라. 알겠느냐?
산 전하...!!
보면, 단호한 결심이 어려 있는 영조. 산, 그런 영조가 당혹스럽고..정순도 충격
을 받아 어쩔 줄을 모르는데.
S#63. 동. 밖. 낮
영조, 대전내관의 부축을 받아 연에 오르는데.. 산, 그런 영조의 곁에서 절실하게 이야기한다.
산 전하 소손에게 국사를 맡기신다함은 천부당만부당한 일이옵니다. 제발 명 을 거두어 주시오소서!
영조 지난 며칠간도 너는 국사를 잘 맡아 보았다. 그것과 다르지 않으니 더 이 상 말을 보태지 말거라.
산 전하 그것은 전하께서 위중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제 건강을 회복하신 때..어찌 이 같은 하명을 하시옵니까 대리청정은 국체와 관계되는 것이옵 니다 소손의 어리석은 식견과 노돈한 재주로 어찌 그처럼 막중한 책무를 맡을 수 있겠사옵니까?
영조 (끌끌) 그런 뻔한 소리나 지껄일 참이면 가서 앞으로 어찌할 지나 궁리해 보거라.
산 (당혹) 전하..!
영조 넌 편전에 들어오지 말거라. 신하들의 왈왈거리는 입은 내가 알아서 막을 것이니. (하고, 내관에게) 가자.
산 ....!....전하...!
그러나. 영조를 태운 연. 그대로 움직이기 시작하고 산, 갑작스런 상황에 당혹해 어쩔 줄 모르는데..보면 대전에서 나와, 서늘한 시선으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정순왕후.
S#64. 동. 일각. 낮
홍인한을 비롯한 여러 대신들이 사색이 된 얼굴로 입궐하고 있다. 모두들 긴장하고 놀란 모습들.
S#65. 동. 일각. 낮
홍국영 오는데...당상관의 신료들이 급히 대전 쪽으로 몰려가는
모습이 보인다. 홍국영, 의아한데..그때 한쪽에서,
남사초 이보게 홍설서!
홍국영 (본다) 나으리.
남사초 그렇지 않아도 자넬 찾고 있었는데 여깄었구만.
홍국영 ...대전에 무슨 일이 있는 것입니까? 어째서..당상관들이 모두 입궐을
남사초 지금 전하께서 세손저하께 대리청정을 맡기신다는
교지를 발표하신다하네.
홍국영 (놀란다) 예..?! 대리청정을요?
남사초 그렇네. 허니 어서 동궁전으로 가보게. 곧 저하께서 자넬 찾으실 지도 모 르니.
홍국영 (가만, 그러다가) 아닙니다. 전...지금은 가지 않겠습니다.
남사초 (멈칫) 아니, 지금은 가지 않겠다니...어째서인가?
홍국영 (대답하지 않고 먼 시선으로 대신들을 보고)
남사초 (무슨 뜻인가...의아하게 보는데)
S#66. 동. 일각. 낮
한쪽에서 최석주와 정후겸이 오고 있다.
최석주 무슨 일이 있어도 대리청정만은 막아야하네.
지금 세손에게 국사의 전권을 내줄 순 없네!
정후겸 .........
S#67. 동. 편전. 낮
영조, 굳은 얼굴로 어좌에 앉아있고 최석주 정후겸을 비롯한 중신들이 부복해
앉아있다.
영조 하여, 나는...오늘 이 시간 이후로
세손에게 대리청정을 명하여 국사의 전권을 일임할 것이다.
허니 경들은 그리 알고 세손을 보위하는데 만전을 기하도록 하라! 알겠는 가?
대신들, 사색이 되어 굳어지는 얼굴들.
최석주 (결연)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전하. 소신들 결단코 그 뜻을 받들 수 없사옵 니다.
영조 (본다)
최석주 주상전하께서 소생하시어 강건함을 되찾은 마당이옵니다.
헌데, 세손저하께 국사를 맡기시다니!
이는 전례가 없는 망극하고 참담한 하명이시옵니다 전하!
부디 통촉하여 주시오소서!
중신들, 통촉하여 주시오소서...하는데.
영조 이판의 눈엔 내가 멀쩡해보일지 모르나 난 아직 많이 아프다. 허면, 되었 느냐?
최석주 (당혹) 전하..!
영조 (대신들을 향해) 내 분명히 말하지만 산 같은 상소를 올리고
합문 밖에 몰려나와 통촉하라고 떠들어대도이번만큼은 아무 소용도 없을 것이다. 세손의 대리청정은 내일 차대 (자막-매달 여섯 차례씩 당상관들 이임금에게 정무를 보고하던 일)부터 시작될 것이니 모두 그리 알고 차질 없이 준비하도록 하라. 알겠느냐?
최석주 전하! 아니되옵니다. 이는 결단코 불가한 일이옵니다.
부디 통촉하여주시오소서...!
중신1 전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중신들, 통촉하여 주시오소서..하는데 보면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고 보는 영조.
S#68. 궐. 일각. 낮
대전 합문 밖으로 몰려나온 중신들...엎드려 업드려 꿇고
‘전하 거두어주시오소서! 전하 대리청정의 영을 거두어주시오소서’ ‘통촉하여주시오소서’하며 외치는데.....
S#69.동. 일각. 낮
영조, 끌끌...하는 표정으로 합문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있다. 곁에는 채제공이 있는데.
영조 아둔한 것들...그리 쓸데없는 짓이라 일렀거늘..
채제공 (걱정) 전하...세손저하께서도 그 같은 어명을 쉽게 받들긴 어려우실 것입 니다. 옥체가 이처럼 정정하신 때 어찌하여 무리하게 대리청정을 하고자 하시옵니까?
영조 (가만, 그러다가) 내가 이번에 느낀 것이 뭔 줄 아느냐?
채제공 (보면)
영조 ...나는 곧 죽을 거라는 것이다.
채제공 전하! 돌아가시다니요? 어찌 그런 망극한 말씀을 하십니까?
영조 망극하다니? 나라고 죽지 않고 천년만년 사는 방법이 있다더냐?
채제공 전하.....
영조 ...세손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 지 봐야겠다. 하여 더 늦기 전에
내가 보태줄 수 있는 것을 채워 줘야해.
채제공 ....!!....전하....
영조 .........
S#70. 동. 궐 일각. 낮
산, 굳은 얼굴로 생각에 잠겨 있다. 그 위로...
영조 (E 소리) 너에게 대리청정을 맡겨 국사를 일임할 것이라는 내 결심은 변 하지 않았다.
산, 어찌하면 좋은 것인가....생각에 잠기는데.
S#71. 동. 일각. 낮
궐 안 은밀한 곳 일각.정순과 최석주가 있다. 정순에게도 대신들의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오는데..
정순 주상전하의 결심이 그 어느 때 보다 확고하십니다.
이런 식으론 절대 방법을 찾을 수 없을 것입니다.
최석주 .........
정순 지금 당장 회합을 소집하세요.
최석주 예, 마마.
정순, 굳어지는 표정.
S#72. 동. 일각 외경. 밤
노론들의 안가 외경.
S#73. 동. 방안. 밤
최석주와 홍인한 정후겸 화완옹주를 비롯한 노론 중신들이 모여 있다.
홍인한 이제 세손의 뒤엔 주상전하께서 버티고 계심이 명백해졌습니다.
어찌해도 돌이키기가 어렵게 되었어요.
화완 왜요? 세손이 보위를 이를 것 같으니 마음이 흔들리십니까?
홍인한 (당혹, 발끈) 마마, 어찌 그런 망극한 말씀을 하십니까?
화완 (냉소 어리고는) 세손이 전권을 쥐는 것만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 합니다.허니 중신들은 물론 사림들 모두를 움직여
이일에 맞서세요.
중신1 물론입니다. 신료들은 내일 있을 차대는 물론, 세손이 주관하는 대전회의 에는 누구도 들지 않을 것입니다.
하는데 그때.
정순 ( E 소리)그건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갑작스런 정순의 소리에 모두 놀란다. 보면, 들어서는 정순. 다들 자리에서 일어
서는데..
정순, 이들을 보고는...앞으로 와 앉는다. 그리고는.
정순 (쭉 훑어보고는) 어찌 이리 하나같이 소용없는 말들만 하고 계십니까?
세손의 대리청정은 막을 수 없습니다. 허니 전하의 어명을 받들도록 하세 요..
정순의 말에 다들 놀란다.
화완 하오나 마마! (하는데)
정순 (OL)세손이 대리청정을 하게 두세요.
단, 그 자리에서 세손이 무능함을 보이도록 하면 되는 것입니다.
다들 ....!!...
정순 어쩌면 이것은...세손이 어좌에 앉을 자격이 없음을 증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그리되면 주상께선 흔들리실 수 밖 에 없겠지 요.(하고)나는, 여러분들께서 이 일을 잘 해낼 거라 믿고 있습니다.
처음이 아닙니다. 여러분께선 이와 같은 일을 전에도 해보지 않으셨습니 까.
정순은 바로 사도세자의 일을 말하는 것이다.
모두....놀라고.정순, 그런 이들을....의미심장하게 바라보는데.
S#74. 궐. 일각. 밤
혜빈, 심난한 얼굴로 누각 일각에 서 있는데..
그때 한쪽에서 효의가 김상궁과 함께 온다.
효의 어마마마..
혜빈 (걱정 어린 얼굴로 돌아본다) 빈궁...
효의 어찌하여 밖에 나와 계십니까. 밤바람이 찹니다
혜빈 그렇습니까? 난, 애가 끓어 그런지...바람이 찬지도 모르겠습니다 빈궁.
효의 어마마마.
혜빈 세손이 대리청정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니.걱정이 앞섭니다.
돌아가신 세자저하께서도 그처럼 대리청정을 하시다가
결국 주상전하의 눈 밖에 나셨으니까요
효의 어마마마! 전하께서는 누구보다 세손저하를 믿고 아끼고 계십니다.
헌데 어찌 그 같은 걱정을 하시옵니까?
혜빈 그래요, 나도 압니다.
세자마마 때와는 분명 경우가 다르겠지요.
헌데 난 왜 자꾸 이리..불안한 마음이 드는지 모르겠습니다.
효의 어마마마....
혜빈 (괜찮다...애써 웃어 보이는데)
S#75. 동. 동궁전 외경. 밤
동궁전에 영조임금이 납시어 계시고.. 대전 내관을 비롯하여 상궁나인 내시 별감들이 시립해 있다
S#76. 동. 동궁전 침전. 밤
영조와 산이 독대하고 있다.
영조 그래, 내일 차대에선 어찌할 것인지 궁리는 좀 해보았느냐?
산 (당혹스럽다) 전하.
정녕 이처럼 망극한 어명을 거두지 않으시옵니까?
소손, 국사를 맡으라는 하명만은 받들 수 없사옵니다.
영조 그래서 안된다 하면 어쩔 작정이냐?
합문 밖에서 떠들어대는 신료들처럼
너도 사흘 밤낮으로 석고대죄라도 할 참이냐?
산 전하...
영조 못난 짓 할 생각 마라. 니가 니 아비의 뜻대로 정녕 성군이 될 작정이라 면 못하겠다, 되지 않는다, 떠들어 댈 힘으로 하나라도 더 배울 생각을 해!
산 ...!!...
영조 내가 너에게 이런 기회를 주는 것은 어좌에 앉기 전에 있는 힘껏 배워보 라는 것이다.니가 정녕, 그런 내 뜻을 모른다 할 것이냐?
산 ....!....전..하!!
영조 (단호하다) 차대는 내일 진시다. 널 잡아먹으려 드는 신료들한테 휘둘리지 않으려면. 밤을 새 준비해도 모자랄 것이다.
산 ......!....
영조 명심해라 내 마음에 들 정치를 하지 말거라.
신료들의 눈치를 보는 정치를 해서도 안 된다.
니가 임금이라면 무엇을 할 것 인 지...
니 마음껏, 니 소신을 보여야 한다. 알겠느냐?
산 ....!....
영 (근엄한 표정으로 바라보는데)
S#77. 동. 밖. 밤
영조, 굳은 표정으로 나온다. 보면...한쪽에서 그런 영조를 바라보는 홍국영.
이내 고개를 돌려 침전 쪽을 보고...
S#78. 동. 안. 밤
혼자 남겨진 산. 영조의 말에 충격을 받은 듯...굳은 표정으로 생각에
잠기는데....
S#79. 궐 전경. 낮
S#80. 동. 내의원. 낮
홍국영, 내의원에서 어의와 뭔가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때 한쪽에서 동궁전 상고가 와서.
상고 저하께서 찾으시니, 개유와로 가보게.
홍국영 예....
S#81. 동. 개유와. 낮
들어오는 홍국영, 개유와에서 서책과 상소문들을 정리하던 이산 고개를 들어 본다.
홍국영 보면 산의 곁에 서책과 상소들이 어지럽게 쌓여있는데.
홍국영 내의원에선 지난 이틀간은 홍삼을 주로 처방하여 전하의 기력을 보하고...
내일부턴 이에 웅담과 황련, 기를 보하는 부자 이중탕을
함께 쓸 거라 하였습니다.
산 알겠네. 헌데...
홍국영 또 하명하실 것이 있으신지요?
산 (가만, 그러다가) 이상하군.
홍국영 (본다) 예...?
산 자네 말일세.
홍국영 제가, 무엇 말씀이십니까? 저하.
산 내가 아는 자네라면 분명 어제, 제일 먼저 달려와 가장 많은 말을 했어야 하는데...이렇듯 아무 말도 없으니 말일세.
홍국영 (빙그레 웃는다) 아...대리청정 말씀이십니까?
그 일이라면 이미 마음을 굳히신 듯한데 제가 더 이상 어떤 말을 보태겠 습니까?
산 (보는데)
홍국영 소신을 처음 보셨을 때 소신의 눈에서 야심이 보인다 하셨습니다. 기억하 십니까? 저하.
산 물론이네.
홍국영 외람되오나 그때 소신도 전하의 눈빛에서 본 것이 있지요.
산 ..
홍국영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산 말해보게. 그것이 무엇인가?
홍국영 .....역시 야심입니다.
산 ....!....
홍국영 이는, 저하께서 어좌에 욕심을 내신단 뜻이 아닙니다.
산 ....
홍국영 저하께선...가슴에 품고 계신 다른 뜻이 있으십니다.
그것이 무엇이고 그것이 어디까지 뻗어있는 진
소신도, 가늠조차 할 수 없는 것이지요
산 ....!....
홍국영 저하께선 분명, 그 뜻을 펼칠 큰 야심을 갖고 계십니다.
그리고, 지금 처음으로 그때가 왔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십니다. 아니 그러십니까?
산 ....!!...
홍국영 : (담담한 표정으로 보는데)
S#82. 동. 편전. 낮
최석주와 정후겸 홍인한 홍봉한 채제공을 비롯한 대신들이 모두 모여 있는 편전 안. 긴장된 침묵이 흐르는데... 보면 비어있는 영조의 어좌와 그 앞에 마련된 산의
자리. 그때, 대전상선이 ‘주상전하 납시오’ 하고...대신들 모두 자리에서 일어선다.보면, 안으로 들어서는 영조. 영조, 굳은 얼굴로 와 어좌에 앉는데
보면, 비어있는 세손의 자리.
영조 (채제공에게) 세손은 아직 이냐?
채제공 예...전하.
영조 .......
대신들 긴장한 표정.
영조, 굳은 얼굴로 비어있는 산의 자리를 보는데.
S#83. 동. 개유와. 낮.
산, 홀로 앉아 생각에 잠겨 있다.산, 담담한 표정. 그런 산의 위로.
홍국영 (소리)저하께선 분명, 그 뜻을 펼칠 큰 야심을 갖고 계십니다.
그리고, 지금 처음으로 그때가 왔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십니다.
산, 담담한 듯...그러나 결심이 어리는 굳은 표정.
S#84. 동. 편전. 낮
영조와 대신들이 모여 있다. 어색하고 긴장된 정적이 편전을 감싸고 있는데.
영조 (못마땅한) 이미 진시를 넘기었는데...
대체 세손은 어디서 뭘 하고 있는 게냐?
다들.....침묵.
영조 (대전내관에게) 대전 상고는 가서 세손을 찾아오라.
궐 안을 모두 뒤져서라도...(하는데)
.
그때, 산.
산 소손, 이미 당도했사옵니다. 전하.
영조 ....!....
영조, 보고...대신들도 놀라 보면....그곳에 서 있는 산.
산, 결심이 어린 굳은 표정으로 대신들을 본다.
리고 이어, 비어있는 앞...자신의 자리를 보는 산.
산, 담담하고도 결연한 눈빛. 이내 성큼성큼 그곳을 향해 걸어가는데....
산의 그 모습에서 엔딩.
.이산 ↲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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