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라이프 2
2 회 ㅣ 2005-03-08
2005년 3월 8일 (화) / 제 2 회
S#1 센토사 리조트 룸(D/전회 연결)
맑은 새소리. 밝은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룸 안.
이런! 침대 위에 함께 잠들어 있는 승완과 세진!
세진에게 팔베개를 해주고 있던 승완 잠결에 팔이 저려
오는 지 잠꼬대처럼
야 팔 좀...어쩌고 웅얼거리고, 역시 뭐라 뭐라 웅얼거리
며 돌아눕는 세진.
어느 순간 어떤 느낌에 번뜩 눈을 뜨는 두 사람!
설마...! 동시에 이불 속 안을 살펴보는 두 사람에서!
S#2 센토사 리조트 외경(D)
평화로운 아침 분위기를 깨는, 두 사람의 비명 소리.
(E) 아아아아악------!
S#3 센토사 내 리조트룸(전회연결/D)
헉! 동시에 이불을 감싸 안은 채, 당황한 표정으로 우왕
좌왕하는 두 사람.
승완 (후다닥 몸을 더욱 꼭 여미며) 니,니가 왜 여기 있어?
세진 (이불 끌어오며) 누가 할 소리! 여긴 침대야. 넌 바닥에
서 자기루 했잖아!
승완 (이불 자기 쪽으로 끌어오며) 이거 왜 이래? 나는 분명
바닥에서 잤어!
설마 여길 내 발루 기어 올라 왔겠냐?
세진 (기막힌) 그럼, 니 발로 기어올라왔지, 내가 끌고 올라
왔겠냐!
승완 (머리 확! 헝크러 뜨리며) 아우 씨, 이게 어떻게 된 거
야 진짜!
동시에 아아아아---- 서로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로워하
는 두 사람.
몸을 가린 이불 흘러내리자 헉! 서로 더 많이 차지하겠다
고 쟁탈전을 벌이고.
이불쟁탈전에서 밀려나 팬티 바람으로 바닥에 쿵 떨어지
는 승완.
세진 ! (승완의 벗은 몸을 보는)
승완 (헉! 얼른 손으로 몸을 가리며 당황) 야! 너 뭐,뭘 보는
거야!
세진 (얼른 시선 돌리고)
승완 (바닥에 흩여져 있던 옷가지 주섬주섬 챙기며) 이,일단
옷부터 입고, 나,나,나 가서 얘기 하자. (에이씨 쪽팔
려, 얼른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고)
S#4 리조트룸 내 화장실(D)
옷 챙겨들고 후다닥 안으로 들어오는 승완.
보는 사람도 없는데 허겁지겁 바지 입다가 다리 걸려서
벽에 머리도 쿵!
박는다.
승완 아얏! (아프다. 아우씨! 화장실 문쪽 보며 미치겠고!)
S#5 리조트룸(D)
세진 (침대 벽에 쿵쿵 머리 박으며) 미쳤어. 미쳤어 진짜.
(죽고 싶다!)
S#6 센토사 리조트 내 레스토랑(D)
(*1부 65씬과 같은 곳 정도의)
일단 원나잇 스탠드 이후 당황스런 1차 상황은 종료된
듯,
이성을 되찾아 조금은 차분해진 승완과 세진이고.
서로에게 시선 비낀 채 음료를 놓고 어색하게 앉아있다.
승완 (슬쩍 세진 쪽을 본다)
세진 (슬쩍 승완 쪽을 본다)
승완 (앗!시선 마주치자, 얼른 방정맞게 쥬스 쪽쪽 빨고는)
어,어제 너 좀 많이
마시던데, 소,속은 괜찮아? 안 울렁거려?
세진 어? 어... 너,너는 괜찮아?
승완 나,난 괜찮아.
세진 그,그래? 다행이다아....(쥬스 마시는데)
승완 (슬쩍) 저기, 내가 생각해봤는데 말야.
세진 (흠칫! 본다) 뭐,뭐얼?
승완 (에잇, 호탕하게) 야, 우리 툭 까놓고 말해보자. 우리도
다 큰 성인이잖냐.
세진 (끄덕) 그렇지.
승완 이 상황을 이성적으로 판단해보잔 말이지. 우리가 무
슨 철부지 애들두
아니구, 니 탓 내 탓 따져서 뭐에 쓰겠니? 안 그래?
세진 ...그렇지.
승완 그러니까 내 말은 뭐냐! 어젯밤에 그건 그러니까,(적당
한 말 골라내려 애쓰
다가) 어, 그렇지! 사고! 사고였던 거지! 이를테면 음주
운전 사고 같은 거!
세진 ... (보며)
승완 (안타깝다는 듯) 그러니 어떡하겠니? 가해자는 없고,
책임자만 있으니 누구
한테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냐구. 달빛에다 하겠니? 맥주
에다 하겠니? 아니면
이 아름다운 섬, 센토사에 하겠니,
세진 ...(발뺌하려는 거 알겠다)
승완 젊은 혈기가 불러온 한순간의 실수였다고 인정할 건 인
정하고, 서로에게
책임을 묻는 촌스러운 행동은 하지 말도록 하자. 오케
이?
세진 ...(가만히 시선 돌려버린다)
승완 (엇? 세진의 반응에 얼른 심각한 표정 되며) 사실... 나
두 너 싫진 않았어.
세진 (당황) 어?
승완 (얼렁뚱땅 감언이설로 무마하려는) 잠깐 달빛 속에서
니가 이뻐 보인 것두
사실이구. 같이 관광두 하구, 술친구두 되주구, 어설프게
나마 위로도 해줬구...
뭐 좀 많이 어설펐지만...어쨌거나 너두 썩 괜찮은 애란
생각 들었어.
세진 (얼굴 붉어지며 시선 내리까는) 어...
승완 (반응 온다! 탄력 받아서) 그러니까 먼 훗날, 아주 머-
언 훗날! 소중하게 꺼내
보는 추억이 될 수 있도록, 지금 당장 껄끄러운 감정들
은 (지우개로 지우는
시늉하며) 지우개로 깨끗이 지우는 게 어떨까?
세진 (담담하게) 나쁘지 않은 생각이야.
승완 (반짝하며) 그렇지? 야아, 우리, 말이 좀 통한다 그치?
(하며 상쾌한
기분으로 물 마시는데)
세진 근데 난 처음이었거든?
승완 !!! (물 푸우욱---내뿜는다) !!! (빠르게 주변 살피며 당
황하다가) 그, 그건
나두 마찬가지야.
세진 그래서 어제 일, 음주운전 사고랑 동급 취급하는 거,
좀 불쾌해.
승완 ... (쬐끔 미안해서) 아,아니 그건 말이 그렇다는,
세진 (O.L) 솔직히 어제 나... 준하 오빠일루 나 위로해주던
니가 고마웠구,
경비행기 운전하던 널 보면서 잠깐 설레였던 것도 사실
이구,
승완 (점점 부담스러워지는 모습 위로)
세진 (E) 실연당한 사람끼리 의기투합했던 어제 그 술자리
두 즐겁구 좋았어.
승완 그,그런데?
세진 책임은 져. 책임은 각자 지는데, (똘똘한 눈빛으로 보
며) 달빛 때문에, 맥주
때문에, 저질러진 사고라구 치부하지마. 노는 애 취급받
는 거 같아 굉장히
불쾌해. 솔직히 너두 어제, 아주 감정이 없었다고는 말
못 하잖아?
승완 (헉! 당황+부담 오만배의 압박) 그...그건....
세진 정말, 눈꼽 만큼의 감정도 없었다구, 말 할 수 있어?
승완 그....글쎄....그건....(얼른 시선 피해 눈알 굴리며 생각
해본다)
세진 (기다린다)
승완 그건! (결론 내린 듯 불끈 세진을 보더니) 화장실 갔다
와서 생각해볼게.
(하고는 허둥지둥 일어나 화장실 쪽으로 간다)
세진 ... (보며 작게 한숨 내쉬는)
S#7 레스토랑 내 남자 화장실(D)
또 다시 화장실 안으로 후다닥 들어오는 승완. 난감 난
감 초난감!
양변기 뚜껑 쾅! 닫고는 그 위에 ‘생각하는 사람’ 처럼 앉
아 괴롭다.
승완 일말의 감정? 아우씨...이러다가 완전 발목 잡히는 거
아니야?
어떻게든 이 자리를 모면해서, 이 상황에서 도망치고만
싶은 승완, 머리를
쥐어뜯다가, 뭔가 번뜩! 생각해 내고는 문밖을 빼꼼이 내
다본다.
S#8 레스토랑(D)
혼자 기다리고 있는 세진.
문득 시계를 본다. 화장실 볼 일 치곤 너무 늦어진다.
일어나서 화장실쪽으로 움직이는 세진.
S#9 남자 화장실 앞(D)
남자 화장실 앞을 서성이는 세진, 슬쩍 엿보다가 사람 나
오면 숨는다.
이상한 여자 보듯 쳐다보고 가는 남자. 가고 나면
세진 (화장실 안을 향해 조그만 소리로) 야....한승완. 한승
완... 애니바디 데어?
반응이 없다. 뭔가 이상하다. 잠깐 망설이다가 들어가 보
는 세진.
S#10 남자 화장실 안(D)
칸마다 노크해보는 세진, 대답이 없자 문 벌컥 열어본
다. 없다.
휘잉~ 불길한 기운이 확! 덮쳐온다.
세진 ! (이게 설마...? 표정 험악해진다)
S#11 리조트룸(D)
문 벌컥 열리고 씩씩대며 들어오는 세진. 방안을 휘 둘러
보면
승완의 짐 사라지고 없다!
세진 ! (험악해진 표정으로 주변을 살펴보면)
테이블 위에 놓인 쪽지 한 장.
거칠게 집어서 펼쳐보는 세진!의 모습 위로,
승완 (E) 일말의 감정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평생을 두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생각해볼게. 미안하다. 행복해야 돼.
세진 나쁜 자식...(분하고 속상해서 쪽지 꾸겨 버리면서 울
컥 눈물이 핑 돈다)
나쁜 자시이이이익----!!! (소리치는데서)
(E) 우우우웅-----비행기 착륙음 겹쳐지며.
S#12 창명의 자췻방(D)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이 지낼만한 평범한 자췻방이고.
이불 위에 츄리닝 차림으로 잠들어있는 창명인데,
쿵쿵쿵쿵! 집요하게 문 두들기는 소리와 함께 들리는,
승완 (E)창명아! 야 임마 소창명!!
창명 (에이 씨...귀찮은 표정으로 일어나 하품하며 문 열어주
는데)
승완 (후다닥 들어와서는 철푸덕 이불 위에 쓰러지며 안도
의) 아으으으....
창명 (놀라서 보며) 너,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S#13 자매의 하숙방(D)
세진 (역시나 이불 위에 철푸덕 쓰러져 있고) 일은 무슨.
일진 (화장대 앞에서 스킨 바르고 있다가 보며) 근데 왜 이렇
게 빨리 들어왔어?
예정보다 이틀이나 빠르잖아.
세진 (순간 벌떡 일어나 앉으며, 새삼 괘씸해져서) 어떤 재
수 없는 인간을 만나는
바람에, 여행이구 뭐구 다 망쳐버렸어.
일진 재수 없는 인간? 어떤 인간?
창명 (E)뭐어? 꽃뱀?
S#14 창명의 자췻방(D)
창명 (냉장고 앞에서 우유 팩 채로 들고 서서 마시다가 놀란
채로) 니가 꽃뱀한테
물렸단 말이야?
승완 (당황, 얼른 오바해서 하하 웃으며) 아, 아니 임마. 하
하 나 참, 이 자식은
내 말을 어디루 듣는 거야. (차근차근 설명하듯) 내가 아
니고 현지에서
만난 동창 녀석이 그러드라니까안!
창명 난 또....(우유 집어넣으며 건성으로) 어디까지 물릴 뻔
했는데?
승완 (퍼뜩) 어? 그,그러니까 그게. 워....워...(차마 말 못하
고 입만 뻐끔거리고)
창명 (같이 뻐끔거리며) 워....워....(짜증) 아씨, 워, 뭐!
일진 (E)(놀라서) 원나잇 스탠드??!!
S#15 자매의 하숙방(D)
일진 (로션 바르다가 놀라서 돌아보며) 누가?
세진 (애써 웃으며) 아우, 말했잖아. 기, 기내에서 만난 그 재
수 없는 동창.
여행 기분 잡치게, 만나자 마자 그런 쓸데없는 얘기를 하
드라구우.
일진 난 또...(다시 얼굴 손질하며 건성으로) 그래서, 피임은
했대?
세진 (당황하며) 피,피,피 뭐?
S#16 창명의 자췻방(D)
창명 피임 말야 피임. (운동기구로 팔운동 하며) 원나잇 스탠
드의 대부분은 사고,
아니면 엔조이잖니. 문제는 이게 준비되지 않은 관계라
는 점에 있는 거거든.
(운동 잠시 멈추고 알통 확인해보며) 생각을 해봐라. 나
두 모르게 어디선가
나의 생명이 자라고 있다!
승완 (헉!)
창명 (알통 확인 끝내고 다시 팔운동 시작하며) 끔찍하잖아.
안 그래?
승완 (애써 호탕하게 웃으며) 아,아우 짜식, 그건 너무 오바
다 임마!
창명 오바는 차식...(해놓고는) 그래서, 그리구 다른 얘긴 없
었대?
승완 글쎄? (짐짓 생각하는 척 하며) 뭐...너두 일말의 감정
은 있었지 않느냐,
그, 그렇게 물어봤대던가 뭐래던가?
창명 (알만하다는 듯이 끄덕이며) 여자들은 자신이 무의미
한 존재로 취급받는 걸
견딜 수 없어하는 동물들이거든.
S#17 자매의 하숙방(D)
일진 (화장하며) 게다가 남자들은 책임질 일은 해도, 책임지
긴 싫어하는 족속
들이야. 그렇게 몰아붙이면 부담되지. 들러붙는 줄 알구.
세진 (그랬나? 생각해보다가 버럭) 그렇다구 도망을 가냐!
누가 결혼을 해달랬어,
같이 살림을 차리자구 했어! 적어두 인간에 대한 예의는
지켜야 될꺼 아니야!
S#18 창명의 자췻방(D)
창명 그건 쫌 너무했네. 사고든, 엔조이든, 적어도 서로 깔끔
하게 합의 보고,
뒷마무리는 했어야지, 치사하게 도망을 치냐?
승완 (찔끔!하고)
창명 암튼, 꼭 그런 멍청한 새끼들 땜에 남자들이 욕을 먹어
요.
승완 (이런 씨...기분 영 찝찝한데)
창명 뒷마무리 잘못했다가, 막말루 앙심 품고 해꼬지 하면
어떡할래?
S#19 자매의 하숙방+창명의 자췻방(D)
일생에 도움이 안 되고 있는 일진과 창명.
일진 그 일을 빌미루 니 발목을 붙잡구 늘어지면 어떡할 거
야?
창명 현재 사랑하는 사람이 이 일을 알게 되면, 그건 또 어떡
할 거야.
일진,창명 (합창으로) 이 모든 책임을 감당할 자신은 있었겠지?
승완,세진 (짜증으로) 그만해!! (하고는 벌떡 일어나 나가는데
서)
S#20 성당 안(D)
안드레아 신부님의 팔을 잡고 고해소로 끌고(?)가고 있
는 세진.
신부님 세진아. 세진아? 신부님이 좀 바쁜데 고해는 일요일 미
사 끝나구 하면
안 될까?
세진 (끌고 가며 간절하다) 고해할게 너무 많아서 그래요 신
부님. 들어주세요.
신부님 (손목시계 보며) 많아? 얼마나 많은데.
세진 (팔 놓고 보며) 대따 많아요 대따. 다 들어주세요. 신부
님.
신부님 (타이르듯) 세진아. 바람돌이도 하루에 하나씩 밖에 소
원을 들어주지 않아요.
그러지 말고, 신부님이 구교모임 마치고 와서,
세진 그럼 쎈 걸루 하나만 할께요.
신부님 하나만?
세진 네.
신부님 얼른 들어가자. (고해소로 들어간다)
S#21 고해소 안(D)
신부님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하느님의 자비
와 은총을 굳게 믿으며
그 동안 지은 죄를 뉘우치고 사실대로 고백하십시오.
세진 고해한지는 일주일 됐습니다. (용감하고 씩씩하게) 저
는 해서는 안 될일을
했습니다.
신부님 주님의 귀는 용서를 구하는 이에게는 언제나 열려있습
니다.
세진 (다시 용기내어) 저는, 해서는 안 될 일을 했습니다.
신부님 주님의 귀는 용서를 구하는 이에게는 언제나 열려있습
니다.
세진 저는...(한큐에 말했어야 했는데, 점점 말하기 어려워지
며) 해선 안 될일을...
신부님 저기 세진아,
세진 (O.L) 말씀드리겠습니다. (진지하고 다부지게) 저는,
(하는데서)
S#22 고해소 밖(D)
고해소 문을 열고 멍...한 표정으로 나오는 신부님.
신부님 자식...아직 중학생인줄 알았는데...다 컸구만...(약간
의 충격으로
비틀거리며 문을 향해 걸어가고)
S#23 고해소 안(D)
세진 ... (깨진 준하의 시계를 보며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앉
아있고)
S#24 채영의 오피스텔 앞(N)
승완 ... (불 꺼진 채영의 창문을 바라보며 서있고)
(F.C)(1부 63씬의)유리 케이블카 안에서 도현과 함께 웃
던 채영의 모습.
승완 ... (새삼 가슴이 쓰리고) 행복해라.
쓸쓸히 뒤 돌아 가는 승완이고.
승완의 모습 아웃되고 나면, 채영의 창가에 불이 켜진다!
S#25 채영의 오피스텔 안(N)
막 귀국해서 들어온 듯, 클레임 텍이 붙은 여행가방 한
쪽 구석에
대충 세워놓고, 침대 위에 털썩 걸터 앉는 채영. 뭔가 화
난 모습이고.
문득 여행가방에 열쇠고리처럼 매달려 있는 도현의 나침
반에 시선주는
채영. 노려보듯 바라보는 위로,
도현 (E) 양다리 걸치다 들킨 건 너야.
S#26 나이트 클럽(1부 72씬의)
도현 선택권,결정권 나한테 있어.
채영 그래,(담담하려 애쓰며)서?
도현 (웃으며) 고맙지만 사양할게.
채영 (싸늘하게 굳는다) ...이유는?
도현 호주에서 너, 분명 매력 있었는데, 나 따라 싱가폴 들어
온 거 보구 좀 김샜어.
S#27 채영의 오피스텔 안(N)
자존심 상하는 채영, 나침반 확 떼어내서는 휴지통에 던
져버리
려다가 멈칫하는.
채영 (잠시 뭔가 생각해보다가, 나침반 다시 손에 쥐는 데서)
(F.O)
S#28 항공대 외경(D)
밝은 음악 시작되며.
개강을 맞아 활기차게 들썩이는 교정.
교정 곳곳에는 신입생 환영 PC와 선전지가 붙어있고.
활기찬 표정으로 등교하고 있는 대학생들의 모습이고.
S#29 항공대 내 격납고(D)
비행기가 서있는 격납고 안으로 들어서는 누군가의 뒷모
습!
양어깨에 배낭을 매고, 한 손엔 전공서적 들고 있고,
눈빛은 반짝이고, 신입생 냄새가 물씬 풍기는 승완이다.
승완 (비행기와 정면 대결을 하듯 마주보며 서서 가슴 벅차
오르는데)
창명 (들어서며) 이거 이거. 신입생이 벌써부터 비행교육원
근처나 얼씬거리고,
건방지구만!
승완 (웃으며) 한번만 봐주시죠 선배님.
창명 어떠냐. 첫 등교, 첫 수업을 받은 느낌이.
승완 저 놈을 직접 타보기 전까진 진짜 수업이라고 볼 수 없
지이.
창명 (웃고는, 어깨로 승완의 어깨를 툭 치며) 가자. 이 선배
가 점심 사줄게.
승완 무슨 소리. 여기까지 왔는데, 신고식은 하구 가야지.
창명 신고식? 무슨 신고식?
승완 (두 손 번쩍 들더니, 비행기를 향해 큰소리로) 아쟈아!
차세대 파일럿 한승완!
너를 만나러 왔다아아아! (혼자 환호하며) 우우우--!
창명 (챠! 웃는데서)
S#30 학생식당(D)
점심시간이라 북적이는 식당 안이고.
밥과 반찬이 푸짐히 담긴 식판을 들고 테이블로 와서 앉
는 승완과 창명.
승완 (앉고) 입학 기념으루 산다는 밥이 고작 학생식당이
냐?
창명 (불쑥) 채영이랑 너, 깨졌냐?
승완 (수저로 밥 뜨다가 멈칫하는)
창명 싱가폴 갔다 온 후로 니들 한번두 안 만났지? 거기서 무
슨 일 있었냐?
승완 (대답 대신 밥 꾸역꾸역 밀어 넣는)
창명 대답 좀 해봐 임마. 하루가 멀다하고 메일이며 문자며
전화며 난리두 아니
었던 놈이었잖어. 채영이 전화 필사적으루 피하는 이유
가 뭐야 너.
승완 (볼이 미어져라 밥으로 가득 찬 입을 가리키며, 나중에
얘기하자는)
창명 (상관없이) 채영이, 남자 생겼지?
승완 (순간 예민하게 탁 보는)
창명 (세상에!) 맞구나. 남자 생겼구나.
승완 (수저 거칠게 탕! 내려놓고는 밥알 사정없이 튀기며)
아, 자식 진짜!
밥맛 떨어지게 진짜! (식판 들고 발딱 일어나 가고)
창명 아 자식 드으럽게. (튄 밥알 털어내다가) 야, 이따가 신
입생 환영회 있는 거
알지? 빠지면 안돼! (외치는데)
개수대에 식판 탕! 내려놓고 나가던 승완, 막 식판을 들
고 테이블 쪽으로
이동하던 도현과 어깨 부딪힌다!
도현 (엇! 식판 놓칠 뻔했다가 보면)
승완 (무시하고 그대로 나가는 뒷모습)
도현 (허! 웃으며 보다가, 창명 발견하고는) 창명아.
창명 (먹다가) 어, 도현아. 수업 이제 끝났냐?
도현 (맞은편 자리에 앉고는 턱짓으로 가리키며) 누구냐?
첨 보는 얼굴 같은데.
창명 (먹으며) 어어. 고등학교 동창. 이번 우리 과 신입생. 재
수했거든.
도현 살벌하다?
창명 (밥 씹으며) 애인이 보통내기가 아니거든. 맘고생 중인
가봐.
도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피식 웃고는 먹는데)
울리는 도현의 핸드폰.
도현 (받으며) 여보세요?(허,웃으며) 누구? (에서)
S#31 학교 근처 피자집(D)
콜라 한잔 시켜놓고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기다리고 있
는 채영.
들어와서 채영의 맞은편에 털썩 앉는 도현.
도현 오랜만이다? 언제 귀국했냐?
채영 ...(보다가, 메뉴판 툭, 던져주며) 주문부터 해. 점심 해
야지.
도현 식당에서 오는 길이야. 너 하려면 하구.
채영 (메뉴판 넘기며) 느이 학교 식당밥 별루든데. 그걸루 되
겠어?
도현 (웃으며) 먹어본 사람처럼 얘기한다?
채영 먹어봤어. 합격자 발표날. (메뉴판 탁, 덮고는 웃으며)
승완이가 이 학교
신입생 됐거든 요번에.
도현 ? 승완이? (하다가 생각난 듯) 아아아. 싱가폴 양다리.
채영 오늘부터 너랑 동갑내기 선후배 되겠다. 개두 니네 과
거든.
도현 (허,웃으며) 와우, 죽여주는 인연이다. (채영이 먹던 콜
라 가져다 마시며)
그래서, 그 말 해주러 왔냐? 몸조심 하라구?
채영 염려 마. 갠 너 몰라.
도현 그럼 무슨 일이야? 싱가폴에서 끝났던 거 아니었냐 우
리?
채영 니가 뭔가 잘못 생각하구 있는 거 같아서 바루 잡아주
려구 왔어.
도현 내가 뭘 잘못 생각하구 있는데?
채영 상품이란 건 말이지, 고객이 반품하는 경우는 있어두
상품 스스로 반품되는
경우는 없어. 상품이 건방지게 고객을 찰 수는 없다는 얘
기지.
도현 무슨 뜻이야?
채영 내가 널 찰 때까지 너는 아직 반품처리 되지 않은 상품
이구, 고로 넌 아직
내 소유란 얘기야.
도현 (피식 웃으며) 불쌍한 내 후밴 어떡하구?
채영 것도 내 맘이야.
도현 (웃는)(기막힘+재미있음)
채영 (여유 있게 웃는데서)
S#32 거리 +달리는 채영의 차 안(D)
대학생들이 몰고 다닐 만한 소형 차.
여유 있게 웃으며 운전하고 있는 채영.
채영 민도현...니가 날 물로 본 모양인데, 그렇게 쉽게 포기
할 이채영이 아니지이.
(피식 웃으며 선글라스 끼는데서)
S#33 고급 의상실 앞(D)
도착해서 한방에 멋지게 주차되는 채영의 차.
고급 백을 들고 내려서, 당당한 걸음으로 의상실 쪽으로
향하는 채영.
S#34 고급 의상실 안(D)
패션모델처럼 당당하고 도도한 걸음으로 거칠 것 없이
매장 안으로
걸어 들어오는 채영. 럭셔리한 실내 분위기와 너무 잘 맞
는 그녀!
마치 최우수 고객 같은 당당한 모습인데,
나리 (대걸레로 바닥 밀고 있다가 채영을 발견하고는 기겁하
며 달려와서)
야, 너 지금 오면 어떡해에! (소리 죽여 작게)
채영 (도도함 유지하며) 수업이 늦게 끝났어.
나리 이 기집애가 간뎅이가 부었어. (괜히 주변 빠르게 한번
살피고는) 선생님,
15분 후에 도착하신데, 빨리 갈아입어. 빨리! (하며 탈의
실 쪽으로 채영을
밀어 넣고)
(거의 동시다발적인 느낌의 점프)
의상실 문 벌컥 열리며 ‘삐에르 박’같은 분위기의 남자 디
자이너가 비서를
대동하고 들어선다.
채영 (밝고 활기차게) 오셨어요 선생님?
마네킹에게 의상 입혀주고 있다가 돌아보며 활기차게 인
사하는 채영!
허름한 아르바이트생 복장으로 갈아입은 모습이고, 지
금 막 채영이 마네킹
에게 입혀주고 있는 의상은 앞씬에서 채영이 입었던 의
상이다!!!
나리, 심장 떨려 얇은 카달로그 하나 들고 팔랑팔랑 부채
질한다.
S#35 피팅룸이나 창고 정도의(N)
체크 리스트 들고, 의상 체크하고 있는 채영과 나리.
나리 내가 너 땜에 제 명에 못 살지 싶다.
채영 (여유만만) 너는 무슨 애가 그렇게 새가슴이니?
나리 너 언제까지 선생님 옷 훔쳐 입구 데이트 다닐꺼냐 도
대체.
채영 내 능력으루 사 입을 수 있을 때 까지.
나리 등록금 없어 아르바이트 하는 주제에 무슨. 썩은 밤에
싹트기를 기다려라.
채영 염려 마. 이제 곧 썩은 밤에 싹이 튼다.
나리 (반짝하며) 너, 그 킹카 잡았구나!
채영 (여유 있게 웃으며) 밀고 당기는 중. 많이 당겨놨지 내
가.
나리 니 옛날 남친은 정리했구?
채영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눈 똥그랗게 뜨고) 갤 내가 왜 정
리해?
나리 뭐? 그럼 계속 양다리를 걸치겠단 말이야?
채영 (본인은 억울하다) 양다리라니. 신중하게 교제중인거
지.
나리 (미치겠다) 그게 양다리지!
채영 젊을 때 다양한 사람을 만나 교제해보는 건 결코 나쁜
게 아니야.
너는 ‘스페어 타이어 이론’두 모르니?
나리 ...(끙...또 시작이다) 스페어타이어라니...?
채영 늘, 항상! 스페어타이어용 애인을 준비해두어야, 현재
상대에게 기죽음 없이
당당할 수 있다는 이론이지.
나리 현재 타이어랑, 스페어타이어가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
면?
채영 용기 있는 자만이 미인을 얻을 수 있다! 적자생존의 법
칙에서 살아남은 자가
미인을 쟁취하게 되는 거지.
나리 (질려버리고)
채영 나는 굿판 벌려 놓구 구경만 하면 돼. (생긋 웃는데서)
승완 (E) (군인처럼 우렁찬 소리)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
다!!
S#36 학사주점(D)
긴 테이블 위에 부대찌개와 동동주 단지 즐비하게 놓여
있는 신입생
환영회 자리이고. 일어나서 씩씩하게 자기소개를 하고
있는 승완.
승완 (우렁찬! 절도 있는!) 저는 서울의 명문 서원고등학교
를 졸업하고!
세계의 명문이자 대한민국의 명문, 자랑찬 항공대에 입
학한, 한!(승!완!입니다)
선배1 (O.L) 잠깐. 잠깐.(일어나며 말 막는)
승완 예? (뻘쭘해서 보는데)
선배1 신입생 여러분! 진정한 하늘의 싸나이! (문가 쪽을 양
손으로 떠받치듯
가리키며) 2학년 선배님들이 도착하셨습니다.
신입생들 (우우우--! 박수로 문가 쪽을 환호하며 전체 기립하
고)
승완 (역시나 박수치며 환호하며 문가 쪽을 보는데)
박수와 환호 속에 웃으며 들어서는 네 댓명의 선배들.
그 속에 창명과 도현!!!
승완 !!! (아니, 저 새끼는!)
S#37 센토사 투명 케이블카 안 (1부 63씬의)
도현 (채영을 보며 웃어주는 모습)
도현 (문득 웃다가, 승완이 타고 있는 케이블카 쪽을 무심히
돌아보는 모습)
도현 (무심히 승완 쪽을 잠시 보다가, 이내 고개 돌려 채영
이 말에 귀 기울이며
웃어주는 모습)
S#38 학사주점(D)
선배들 상석에 자리 잡고, 신입생들 자리에 앉으며 선배
들에게
‘안녕하십니까?’ 인사하고 술 따르느라 부산스러운데, 투
사처럼 홀로
우뚝 선 채로, 도현을 노려보고 있는 승완!
도현 (후배가 따라주는 술잔 받으며) 니들 중에 한승완이 누
구냐?
창명 ? (후배에게 술잔 받다가 도현을 보고)
일동 (일제히 한쪽으로 쏠리는 시선)
도현 (그 시선 따라가 보고는, 웃으며) 니가 한승완이냐?
승완 (부들부들. 그렇다 이 새끼야!)
S#39 동장소(N)
취기가 돌아 분위기 무르익어가고, 선배들 주위에 모여
귀염 떨고 있는
신입생들인데, 한쪽 구석에 앉아 초지일관으로 도현을
째려보며
홀짝홀짝 술을 마시고 있는 승완.
도현 (신입1과 대화 중) 그래서, 너는 어떤 놈을 제일 좋아하
는데.
신입1 좀 오래됐지만, 미그-15에 맞서 혈투를 벌였던 창공의
명검 F-86 세이버죠. 짜식이 잘생겼잖아요.
도현 잘생겼지.
승완 (E) (끼어드는)소련의 미그-15기가 미 공군의 자존심
을 건드려서 탄생한
시대의 걸작이죠.
도현 (본다)
승완 (도현을 노려보는 채로 얄밉게, 또박또박) F-86이 미
그-15를 확실하게 압도!(강조)하기위해서 엔진을
J47-GE-27로 강화! 주익의 끝부분과
앞부분을 개조해서 기동성을 향상시킨 거 알고계시죠?
도현 (뜬금없다. 웃으며) 그런데?
승완 사람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얄밉게 또박또
박)
자존심을 건드리면 더 훌륭하게 업그레이드되는 거거든
요.
도현 (왜 그러는지 알겠다. 모른 척 피식 웃으며) 너두 F-86
매니아냐?
승완 (여전히 얄밉게 또박또박) 아니요. 저는 에어울프 매니
아입니다.
도현 (마시며 무심히) 가젤 AS340?
승완 (아싸! 꼬투리 잡았다) 하하하하! (도저히 믿을 수 없다
는 듯이 웃으며)
이런,이런. 선배님이 이런 실수를 하시다니. 혹시 영화
블루썬더랑 착각하신
거 아닙니까?
창명 어라? 나두 그렇게 알구 있었는데? 프랑스제 AS340 공
격형 헬기 아니었어?
승완 (잘난체!) 천만에! 많이들 그렇게 생각하는데, 에어울프
는 벨사의 222형
민간헬기를 개조해서 만든 겁니다. 조종간은 F-4팬텀을
본따 만들었구요.
도현 (재밌다, 승완의 오바에 호응해주며) 그래? 전혀 몰랐
는데?
승완 (터지려는 웃음 겨우 참고 있다는 듯이) 세상에 이럴 수
가. 선배님이
이런 실수를 하시다니. 믿을 수가 없어. 도저히 믿을 수
가. 하하하.
선배에게 개기고 있는 승완 때문에, 싸아--해지는 분위
기이고.
창명 야. (도현의 어깨를 어깨로 툭 건드리며 작게) 저 자식
이랑, 비행기 얘기하면
날 샌다. 괜히 건드리지 마.
도현 (재밌는 녀석이다. 승완 보며 웃고 있다가) 그래? 그럼
이따 창명이 자췻방에
가서 밤새 술 마시며 비행기 얘기나 해볼까?
승완 (순간 웃음기 싹 거두고, 얄밉게) 싫은데요?
도현 (실망했다는 듯 외면하며) 학번 떼구 일대일루 붙어 보
려구 했는데, 남자가
배포가 없구만?
승완 (발끈!해서) 저는 앉은 자리에서 끝장을 보는 스타일이
거든요. 방정맞게 자리
옮길 필요 뭐 있습니까? (하더니 벌떡 일어나서) 존경하
는 선배님들! 마음껏
드십시오! 오늘 술값은 전부 제가 쏩니다!!! (오바 하는
데서)
S#40 한범수의 집 외경(다른 날/D)
한범수 (E)나가! 당장 나가 이놈의 자식아!
S#41 한범수의 거실(D)
또 다시 아버지 앞에 무릎 꿇려앉아있는 승완이고, 거실
쇼파에 앉아
TV보며(일요일 낮 프로그램) 과일 찍어먹고 있는 윤태
희,승필,현주.
한범수 (카드 고지서 흔들며) 카드 값 백 만원 갚아준 지가 언
제라구, 술값으루
오십 만원을 또 날려! 이것두 내 둘째며느리를 위한 투자
냐?
윤태희 얘, 앉은 자리서 술을 오십 만원어치나 해치우는 며느
리, 나는 싫다.
승필 (시선은 TV에 둔 채 포크로 과일 찍으며) 이번엔 며느
리가 아니구요, 선후배
상견례 자리에서 쏜 거라잖아요.
현주 (TV 보는 채로) 도련님, 도련님이 무슨 주유소예요? 쏘
긴 뭘 그렇게 맨 날
쏴요.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이제 그만 쏘세요. 네?
한범수 긴말 필요 없고! (승완 일으켜 세우며) 나가!
승완 (헉!) 아,아빠. 아아니. 아부지. 아부지.
한범수 (승완 현관 쪽으로 밀어내며) 나가, 안 나가?!!!
승완 아부지, 아부지. (가족들 돌아보며) 아, 뭐해 들! 말리
지 않고!
세사람 (TV보며 하하하 웃고)
한범수 (승완 밀어내며) 니 힘으루 카드 값 갚을 때 까진, 내
집에 발 들여 놓을
생각하지 마. 알았어?!! (소리치며 현관 밖으로 완전히
밀어냈다)
가족들 (TV보며 웃음소리 더 커지는) 하하하!
한범수 (확 돌아서서 버럭) 지금 웃음이 나와 웃음이!
가족들 (엄맛! 깜짝 놀라 일어나고)
승필 (후다닥 리모콘으로 TV 끄고 일어나는)
한범수 (무섭게) 가족이 집을 나갔는데, 뭐하는 사람들이야 지
금!!!
현주 (좀 눌려서) 아,아버님이 내쫒으신다는데 즈이가 어떻
게 말려요오.
승필 하루 이틀이라야 말이죠. 내공이 쌓여서 무덤덤한데 어
떡해요 그럼.
한범수 (버럭) 뭐야?
윤태희 아우, 왜 소리는 지르구 그래요. 손 귀한 가문 둘 째 아
들이라구, 당신이 워낙
비단 포대기에 감싸 키웠잖아요오. 이제 와서 철 들인다
구 그게 들어요?
한범수 그렇다구 손 놓구 가만 있자는 소리야?!!
윤태희 큰 말썽은 안 피우잖아요. 반항두 귀여운 선에서 끝내
구우. 아들의 장점을
보면서 만족하구 살어요 좀. 재는 장가가기 전엔 절대
철 안난다니까아.
한범수 이이이....(부들부들 떨다가) 승필이 너! 당장 저 자식
친구들한테 전화 걸어.
특히 소창명! 성도준! 최성문! 진효승! 신승우! 이 녀석들
한테 절대
돈 꿔주지 말라고 엄포를 놔. 내가 가만 안 놔둔다고. 알
았어?!! (에서)
S#42 한범수의 대문 앞(D)
대문 거칠게 쾅! 닫고 나오는 승완.
승완 (집 쪽을 확 노려보며) 두구 봐. 삐뚤어지구 말테다!!
(씩씩대며 가고)
S#43 창명의 자췻방(D)
문 열어주고 있는 창명이고, 들어서는 승완.
창명 (웃으며) 안 그래도 승필이 형한테 방금 전화 왔었다.
너 또 쫒겨났다며?
승완 야 너 돈 있으면 나 좀, (하며 들어서다가 멈칫 굳는다)
앉은뱅이 책상 위에 자료와 노트북 올려놓고 타이핑하
고 있는 도현!
창명 어어. 조별 과제가 있어서 같이 레포트 쓰던 중이었어.
도현 (타이핑 하는 채로) 바람 들어온다. 안 들어오구 뭐하
냐.
승완 (재수 없어서 노려보고)
도현 (여전히 타이핑 하는 채로) 그 나이에 가출했냐? 아직
청소년이구만?
승완 (부들부들 떨며 노려보다가, 확 돌아서 나가고)
창명 야, 그냥 가게? (뒤 따르며) 돈 꿔줄게 갖구 가 임마!
야!!
도현 (웃고)
창명 아 자식... 성질하고는. (들어와 앉는데)
도현 어떤 놈이냐?
창명 누구. 승완이? (자료 넘기며 웃는) 명랑만화지 뭐. 그
래두 저 자식 머리
하난 좋아. 꽤 순수한 면두 있구.
도현 게임해 볼만 하겠네.
창명 무슨 소리야?
도현 그런 게 있다. (웃으며 커피 마시는)
S#44 창명의 자췻방 앞 거리(D)
승완 (핸드폰 노려보며) 나쁜 자식들, 니들은 친구도 아니
야. 그 깐 협박에 넘어가?
관둬라, 관둬! 내가 니들 아니면 갈 데가 없을까봐? (호
기롭게 핸드폰 탁
접고는 가는데서)
S#45 공원(D)
홀로 멍...하니 벤치에 앉아있는 승완.
승완 (멍....하니) 갈 데가....없다....
하며, 멍하니...옆을 돌아보면 벤치 위에 신문지를 덮고
노숙하고
있는 사내.
승완 ...(바라보며 자신의 처지가 한심스러워지는데)
세진 (E) 너는 남자잖아! 하루 쯤 노숙해두 안 죽어!
승완 (헉! 갑자기 떠오르는 세진 생각에 놀라고)
S#46 자매의 하숙집 앞 길 (D)
일요 미사를 마치고 성경책을 끼고 씩씩하게 걸어오고
있는 세진인데,
승완 (E) 죽어! 죽을 수도 있어! 죽으면 니가 책임질꺼야?
세진 (헉! 갑자기 떠오르는 승완 생각에 놀라고)
S#47 센토사 리조트 내 수영장(1부 75씬의)
숙박권 한 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던 두 사람의 모
습.
남자가 치사하게 이럴래? 안 뺏기려고 필사적으로 뛰던
세진.
내놔, 안 내놔? 그거 내꺼잖아! 집요하게 쫒아가던 승완.
쫒고 쫒기다가 아아아악---! 결국 수영장에 빠지던 두 사
람.
S#48 자매의 하숙집 앞 길 (D)
세진 ???!!! (내가 왜 갤 떠올리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는 하숙집을
향해 씩씩하게)
S#49 자매의 하숙방(D)
문 열고 들어오는 세진인데, 휙! 날아오는 고구마.
세진 (놀라운 운동신경으로 잡았다!)
표재경 (자매들을 위해 가지고 온 고구마를 일진을 향해 날리
고 있다) 고 삼?
고 사암? 자알했다! 아주 자알했어!
세진 (많이 겪었던 일인 듯 외면하며 성호 한번 긋고는 책상
쪽으로 가는)
일진 (매트릭스처럼 날아오는 고구마를 이리저리 피하며) 아
이 참, 먹는 거 갖구
장난치지 말라니까 쫌! 나는 진짜 개가 고등학생인지 몰
랐다니까!
표재경 (베개 들고 패며) 몰랐다는 기집애가 커플교복까지 맞
춰 입구, 스티커 사진을
찍냐?
세진 (미동 없이 경건하게 미사보를 머리에 쓰고 묵주기도
를 한다)
일진 아 그건 그냥 재미루다가, (하다가 관두고) 아으씨, 따
지고 보면 엄마두
아빠보다 네 살 많잖아. 개랑 난 겨우 세살차이야 세살!
표재경 뭐야 이 기집애야? (후려 패며) 그럼 대학이나 좀 보
내 놓구 만나든가!
일진 나 아니면 수능이고 뭐고 죽겠다는데 그럼 어떡
해!
세진 (집중 안 되서 묵주 관두고, 성호 기도하는) 그리스도
의 이름으로 이 가정에
온전한 평화가...
표재경 (기어이 서러움 터지며) 내가 이 꼴을 보려구 그 개고
생을 하면서 살았다 응?
그 고생을 하며 살어어어----남편 먼저 보내 놓구 맥없
이 앓아누웠다가,
일진 (한 두 번 들은 말이 아니다) 사천만 잠들었을 때 나 홀
로 머리띠 질끈 묶고
일어나,
표재경 두 딸년 먹여 살린다는 일념으루다가, 손이 발이 되두
룩 뛰었는데에----
세진 (헷갈려서 기도말 엉키고) 저,저기 자매님들...제가 지
금 보석 기도 중인데
자매님들 때문에 헷갈려서.....
표재경 (상관없이) 불쌍한 과부 팔짜 누가 알아주나. 하늘도
울구, 땅두 울구,
가슴에 맺힌 설움에 피가 맺혀, 피죽 한 사발에 울구 울
었는데,
일진 (짜증) 아 그러니까, 그렇게 억울하면 이제라도 재혼하
라니까아!
표재경 (고구마 집어들며 버럭) 뭐야 이 눔의 기집애야?!!
세진 (더는 못 참고 미사수건 홱 걷어치우고 벌떡 일어서며,
히스테릭하게)
아! 쫌!!!!
표재경, 일진, 그 서슬 푸른 기세에 흠칫 놀라 보고.
세진 쯧! (천천히 앉아 미사보 다시 뒤집어쓰며 성호 긋고 묵
주 돌린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여,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옵시
고....
S#50 자매의 하숙집 앞 거리(N)
빠르게 걷고 있는 표재경 여사이고, 뒤이어 쫒아나오는
세진.
세진 (엄마 잡으며) 아, 자구 가라니까.
표재경 장사 안 해? 낼 새벽시장 나가 찬거리두 봐야하구, 고
기두 떼와야하구,
세진 (O.L) 대단한 사업하네 진짜.가게 하루 닫는다구 망
해? 아줌마두 있잖어어.
표재경 망해서 그러냐? 손님들하구 약속이니까 그러지. 쓸데
없이 나오지 말구
어이 들어가 공부나 해.
세진 (주머니에서 지폐 몇장 꺼내며) 그럼 택시 타구 가.
표재경 호강에 겨워 요강에 빠진다! 여기서 천안이 어디라구
택실 타!
세진 아, 타구 가아아---! (엄마 주머니에 돈 쑤셔 넣어주다
가, 물끄러미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엄마를 보며) 왜.
표재경 (불쑥) 나는 너만 믿는다.
세진 (뜬금없다) 뭐?
표재경 순서는 일진이가 한 해 빠르지만, 저건 순 맹탕이구 니
가 나한텐 장남이구
남편이야. 알지?
세진 (웃으며) 왜 이러실까 또오.
표재경 니들 공부 땜에 객지루 떨어뜨려놓구 엄마, 하루두 발
뻗구 편히 못 자.
시대가 아무리 바뀌었어두 여잔 여자야. 남자 문제 만들
지 마.응?
세진 ...
표재경 일진이 조년 일치구 다니는 바람에 교무실루 경찰서
루,(하다가 보며) 나
이제 그거 하기 싫어. 너까지 나 실망시키면 나 확 혀 깨
물구 죽어버릴테
니까 그런 줄 알어. 응?
세진 ...
표재경 (대답하라고) 응?
세진 아이구, 알았어 알았다니깐. 내가 외무고시 일등으루
합격하면 울 엄마
꽃마차 태워 세계일주 시켜줄게.
표재경 (좋아서 웃으며) 진짜?
세진 진짜! (웃는데서)
S#51 자매의 하숙집 앞 길(N)
생각에 잠겨 걸어오고 있는 세진.
엄마 말이 마음에 걸리는데, 울리는 핸드폰.
세진 ... (꺼내 받으며) 여보세요? (못 알아듣고) 네? 누구시
라,(구요? 하다가 입 떡
벌어지며, 표정 험악해져서) 누구요? (에서)
S#52 까페(N)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는 승완.
만나자고는 했지만, 여전히 갈등! 갈등! 아아...갈등!!!
승완 (역시 안 되겠어! 벌떡 일어나려는데)
창명 (E) 암튼, 꼭 그런 멍청한 새끼들 땜에 남자들이 욕을
먹어요.
승완 ! (멈칫 하고)
창명 (E) 사고든, 엔조이든, 적어도 서로 깔끔하게 합의 보
고, 뒷마무리는 했어야
지,치사하게 도망을 치냐?
승완 (이씨...! 도로 앉는데)
창명 (E) 막말루 그 일을 빌미루 니 발목을 붙잡구 늘어지면
어떡할 거야?
승완 ! (머리카락 쭈삣! 역시 안 되겠다! 도로 일어나서 나가
려다가 헉) !!!
세진 ... (언제 왔는지 가만...히 서서 그런 승완을 담담히 지
켜보고 있다)
승완 ! (뒤늦게 얼른 자리에 다리 꼬고 앉으며 쿨 하게) 어 왔
냐? 오랜만이다?
세진 ...(보다가, 맞은편 자리에 앉으며) 내 번혼, 어떻게 알
았냐?
승완 (퍼뜩) 어? 어어...그 때 니 배낭에 주소라벨이 달려 있
길래...(분위기 띄우려
너스레) 내가 암기력 하난 끝내주거든. 한번 본건 웬만해
선,
세진 (O.L)(테이블 위에 돈 봉투 올려놓고, 승완 쪽으로 쭈
욱 밀어놓는)
승완 ? (보고) 뭐야 이게?
세진 (담담하게) 싱가폴에서 니가 나 대신 지출한 여행비야.
입장료며,
교통비, 식비, 정확히 계산해서 넣었어.
승완 (쫌 미안해져서) 아,아니...이럴꺼 까지는,
세진 (O.L) 그리고 리조트룸 숙박비는,
승완 (찔끔!하고)
세진 계산에 넣어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다가, 얼만지도
잘 모르겠고 해서,
대충 섭섭지 않게 넣었어.
승완 아,아니 나는, 돈 때문에 보자구 한 게 아니라,
세진 (O.L) 혹시 부족하면 핸드폰에 문자루 계좌번호 남겨.
글루 보내줄게.
승완 아니 저기 그게, (돈 받으려구 부른 게 아닌데...)
세진 (O.L)이젠 볼일 끝난 거지? (일어나서 가고)
승완 (터지며) 야!
세진 (확 돌아보며) 뭐!
승완 내가 보자구 한거야. 니 볼일만 보구 가는 법이 어딨냐!
세진 볼일 봐봐 그럼.
승완 (막상 저렇게 나오니 말문 막히고)
세진 할 말 있으면 하라구우.
승완 맨 정신엔 뭣하고, (벌떡 일어나며 강하게) 술이나 한
잔 하면서 얘기하자.
세진 (터지며 버럭) 내가 미쳤냐? 너랑 또 술을 마시게?
S#53 호프집(N)
쿵! 테이블 위로 떨어지는 승완의 머리!
헉! 놀라는 세진! (*세진 앞에는 술 대신 콜라 잔)
승완 (취할 대로 취해서 얼굴 테이블에 붙인 채 잠든)
세진 (짜증+한심) 니가 그럼 그렇지.
세진, 벌떡 일어나 가려는데.
승완 (테이블에 누워 눈감은 채로) 미안하다...
세진 (멈칫 서고)
승완 이럴 때 이런 말...적당한지 모르겠지만, 미안해.
세진 (돌아보고)
승완 너는 진지하구 성숙하게 해결 하려구했는데 나는...몰
래 도망가서 미안해.
세진 (보며) ....
승완 근데 그날...달빛 속에 살짝 니가 이뻐보였던 건 사실이
야.
세진 ...(보다가) 너 많이 취했다. 혼자 집에 갈 수 있지?
승완 실연 당하구, 배신 당하구, 망신 당하구....거지 발싸개
가 된 나를 진심으
루 위로해주던 니가 고마웠던 것도 사실이야....그때 너
를 안 만났으면,
나는 참 많이 힘들었을 거야.
세진 (보며) ....
승완 근데, 근데 있잖냐. 감정이 있었냐구는 물어보지 마. 그
건, 대답해 줄 수가
없어. 왜냐면...왜냐면 있잖냐. 나는 아직 채영이한테두
내 감정 제대루, 진지
하게, 말해본 적 없어...
세진 ... (보고)
승완 미안하다...그리고, 고맙다...(눈 감으며) 미안하다...그
리고 고맙다...
세진 ...
S#54 거리(N)
술에 취해 가로등쯤에 기대 서서 휘청이고 있는 승완이
고,
그런 승완을 흔들어 깨우고 있는 세진.
세진 야, 니네 집 어디야? 집이 어디냐구우!
승완 나 집에 못 들어간다니까아. 쫒겨났다니까아.
세진 (승완의 주머니 뒤진다)
승완 (간지럼 타며) 흐흐.하하.하하하하. 얘 왜 이러니 진짜,
하하하.
세진 (승완의 핸드폰 찾아내 폴더 열고는 일번 단축키 누르
는데)
띠띠리띠띠---짦은 전자음과 함께 밧데리 나가버린다.
세진 !!!! 어우씨, 미치겠네. (승완에게) 야, 너 생각나는 전화
번호 하나만 대!
승완 정세진! 공일공, 삼삼팔에,
세진 (터지며) 야!!! (핸드폰 승완의 주머니에 쑤셔넣어주고
는) 너 알아서 혼자 가.
알았지?
하고 돌아서려는 순간, 가로등 밑으로 주르르 쓰러지듯
내려앉는 승완.
아후, 미치겠어서 보는 세진. 결국 자신의 핸드폰 꺼내
단축키 누르는데서.
S#55 거리(N)
인사 불성이 된 승완의 팔을 한짝씩 목에 두르고 비틀거
리며
걸어오고 있는 세진과 일진.
일진 (힘들어서 짜증) 얜, 기럭지가 왜 이렇게 기니? 무거워
죽겠네 진짜.
세진 미안해. 자는데 불러내서.
일진 근데, (슬쩍) 누구니 얘?
세진 어? 어어...꽈,꽈친구.
일진 이름이 뭔데.
세진 하,한승완.
일진 (슬쩍) 애인은 있구?
세진 (눈 가느스름해지며) 있어. 엄청난 미인이야.
일진 (상관없이) 부모님은 뭐하시는 분이구.
세진 (터지며) 정일진!!! 이 와중에 작업을 걸구 싶냐? 고구
마루 그렇게 얻어
터지고도 모자라!!
일진 (삐졌다) 어우, 무거워. 도저히 안 되겠다.(승완 확 놔
버리고, 도로로 나가서
우아하게 한 팔 들며) 택시---!
세진 (승완과 함께 바닥에 겹쳐져 쓰러져서는 당황해서) 언
니! 언니이----!!!
S#56 자매의 하숙집 내 다른 하숙방(N)
승완을 함께 부축해서 들어오는 세진 자매.
세진 이 방 주인 오늘 안 들어오는 거 확실해?
일진 고향 갔다가 낼 모레 온다구 했다니까.
세진 (끄응, 승완을 바닥에 눕히고는) 좀 불안한데 이거.
일진 (이불 꺼내 던지며) 그럼, 우리 방에서 재울래?!! 힘들
어 죽겠구만.
툴툴대며 나가는 일진이고.
세진 ...(뻘쭘해서 보다가, 승완에게 이불 덮어주는데)
승완 채영아...
세진 (정지되고)
승완 (돌아누우며) 채영아아....
세진 ... (이불 마무리하고 일어나고)
잠시 바라보다가, 뒤돌아 나가는 세진에서. (F.O)
S#57 자매의 하숙집 외경(D)
이른 아침.
S#58 다른 하숙방(D)
잠들어 있는 승완, 숙취와 두통으로 얼굴 찌푸리며 뒤척
이다가
고통스럽게 눈을 뜨는데, 눈 앞에 아른거리는 일진의 얼
굴.
승완 !!! (허걱!! 벌떡 일어나 앉으며) 누,누,누,누구세요?
일진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나...기억 안나?
승완 (낯선 공간을 빠르게 눈으로 살펴보며) 여,여,여기가 어
디예요?
일진 (음흉한) 어제 일...기억 안나나 봐? 어젯밤에 자기 대
단했는데.
승완 (기겁해서) 예?!! (그러고 보니 윗옷도 벗고 런닝 차림
이다. 설마 또?
이불 확 끌어당기며) 어,어,어제 일 뭐,뭐,뭐요?
일진 정말 기억이 안나나 보네. 나 자기 땜에 몸살 났잖아.
(하는데 뒷통수를
팍, 누르는 손) 아! (돌아보면)
세진 (한 손에 물잔 들고 서서) 장난 좀 그만 해.
일진 (억울한) 왜에. 한참 재밌구만. 어젯밤에 얘 옮기느라
몸살 난거 맞잖아 우리!
승완 ??? (둘레둘레 두 사람을 번갈아 쳐다보고)
세진 우리 언니야. 여긴 우리 하숙집이고.
승완 아아....(그제서야 안심하며) 그러니까, 어젯밤에 아무
일도 없었던 거지?
세진 무슨 일이 있었으면 좋겠냐? (물잔 탁 내려놓으며) 잠
깼으면 얼른 집이
나 가.
일진 어머 기집애 매정하기는, (승완에게 나긋한 눈길 주며)
밥은 멕여 보내야지이.
승완 (일진의 시선 부담스럽고 두렵다)
S#59 자매의 하숙방(D)
함께 빙 둘러앉아 밥을 먹는 승완, 일진, 세진인데
일진 (승완에게 김치도 집어주고 장조림도 집어주는)
승완 (일진의 호의를 거절은 못하고 애써 웃으며 받아먹는)
세진 (그런 언니를 짜증스럽게 보다가, 밥 푹푹 떠서 장조림
국물에 비벼
꾸역꾸역 먹는)
승완 (수저질 하다가 멈추고 보며 질려서) 야, 너 진짜 많이
먹는다. 뱃속에
땅거지가 들어 앉았냐?
일진 (교양 있게 웃으며) 얘가 원래 식탐이 좀 많아요.
세진 (총각김치 입에 넣다 말고 보고)
승완 대단하다 진짜. 식성이 좋은 거냐, 성격이 좋은 거냐,
요즘 애들은 다이어트다
요가다, 몸 만들기에 혈안이,(하다가 보면 째리고 있는
세진) !(찔끔해서 말
멈추고 밥 먹는)
일진 근데 우리 세진이랑은 어떤 사이에요?
승완 (밥 먹으며 무심히) 사이랄꺼 까진 없구요, 우연히 싱
가,(폴)
세진 (헉! 밥상 밑으로 발을 뻗어 퍽!찬다)
승완 (억!) 그,그냥, 수,술친구라고 할 수 있죠.
일진 (예리하게 캐치했고, 수사 들어간다) 방금 전에, 싱가...
뭐라고 하지 않았나요?
승완 예? 아 예....시,싱가폴 슬링을 마시는 사람들의 모임이
라고, 까페 회원으로
만났어요.(얼른 덧붙이는) 우연히.
일진 (눈빛 번뜩!) 과친구가 아니고?
세진 ! (움찔)
승완 ! (세진을 보며 흠칫)
일진 (오호! 이거 뭔가 냄새가 난다) 우리 세진이가 술이 쎄
긴 해두, 술자리를
즐기는 스타일은 아닌데. 설마...혹시 둘이, (그렇구 그
런 사이 아니예요?)
세진 (O.L)(짐짓 수저 탕! 내려놓으며 버럭) 아 쫌!!
일진 엄마 깜짝이야!!
세진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구 학교나 가! 학교 안가?
일진 이 기집애가 근데 말끝마다 신경질이야 요즘! 간다.
가! (옆에 놓아두었던
전공 책들과 가방 들고 툴툴대며 나가고)
승완 차, 참 재밌는 분이시다. 대, 대중적이진 않지만 매니아
들이 좋아할 만한 캐릭
턴거 같어. 그치?
세진 쉰소리 말고 너두 빨랑 먹구 가. 나 아르바이트 가야
돼.
승완 아르바이트? (눈이 번쩍 뜨이며) 야, 혹시 남는 알바 자
리 없을까?
세진 ? (보는데서)
S#60 거리(D)
성가신 표정으로 걷고 있는 세진이고, 그 뒤를 쫒아오는
승완.
승완 그러지 말고 부탁 좀 하자. 요즘 알바 자리 구하기가 쉬
워야 말이지.
세진 쓸데없는 소리 말고 집으로 들어가. 들어가서 빌어.
승완 카드 값 갚기 전엔 절대 못 들어간다니까! 아니, 안 들
어간다니까!
세진 (확 멈추고 보며 한심해서) 니가 지금 가출할 학번이
냐?
승완 가출에 무슨 학번을 따지냐. 그러지 말고 도와줘라 쫌!
세진 내가 널 왜 도와야 하는데?
승완 패자부활전 차원에서 휴머니즘을 베푼다 생각하면 되
잖아!
세진 패자부활전이라니?
승완 실은...
세진 실은!
승완 실은 그 카드값...(갈등하다가 에잇!) 그 자식한테 쓴 거
란말이야.
세진 ? 그 자식이라니.
승완 아, 싱가폴 센토사아.
세진 싱가폴, 센토사....? (하다가 퍼뜩) 만났어 그 사람? 어
떻게?
승완 빌어먹을, 우리 과 동갑내기 선배드라구.
세진 (재밌어서) 와! 죽이는 인연이다. 양다리가 외다리서 만
난 거네 그럼?
승완 (째려보며) 야!!!
세진 (찔끔해서) 그 자식한테 쓰나, 이 자식한테 쓰나, 어짜
피 카드값이긴
마찬가진데 이번 한번만 아빠한테 빌붙지 그르냐...넌 아
르바이트
체질이 아닌 거 같은데....
승완 그런 체질두 타구 나냐? (하다가 구차해진다) 관둬라.
자력갱생한다 내가.
(뒤 돌아 가고)
세진 (보다가 가려는데, 웬지 패자라는 말이 맘에 걸린다. 결
심하고 돌아서며)
좋다! 구해준다 내가!
승완 ! (반짝 돌아보고는 달려와서) 진짜?
세진 대신 조건이 있어.
승완 그게 뭔데?
세진 일단 집엔 들어가. 그리구, 일은 하되 수업은 절대 빠지
지 마.
승완 (허,웃으며) 니가 무슨 상관인데.
세진 패자부활전의 묘미는 역전에 있는 거거든. 내실 없이
한심한 남자,
매력 없잖아. 안 그래? 적어도 그 남자보단 멋있어져야
지.
승완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다)
세진 오케이?
승완 오케이! (의기투합하는데서)
S#61 피잣집 앞(D)
한 손으로 기둥을 잡은 채로 안 들어가겠다고 뻗대고 있
는 승완이고,
그런 승완을 잡아 끌고 있는 세진.
세진 아, 무슨 일이든지 다 하겠다며어!
승완 여긴 애들 손님 많은 데잖아. 난 애들은 딱 질색이란 말
이야.
세진 니가 지금 찬 밥 더운 밥 가릴 처지냐? (끌고 들어가고)
승완 이런 거 말고 좀 더 럭셔리한 일 뭐 없을까? 응? (끌려
가며 울고 싶고)
S#62 피잣집 매장 안(D)
매니저에게 승완을 소개시켜주고 있는 세진.
승완은 아직 영 떨떠름한 표정으로 서있고.
세진 (적극적이다) 이번에 항공대 일학년 입학했구요, 파일
럿 지망생이라
신체 튼튼, 시력 막강, 두뇌 총명한 인재예요 인재.
승완 (세진의 과대칭찬에 허, 웃으며 보고)
세진 아 참, 그리구 얘 경비행기 면장두 있어요.
매니저 하하. 피자배달이랑 경비행기 면장이 무슨 상관이야.
세진 비행기에서 피자를 주문해두 배달이 가능하다는 얘기
죠. 하하.
승완 (그런 세진을 보며 조금 웃고)
세진 배달 자리가 없으면, 매장에 두셔두 돼요. 얘가 외모가
좀 되잖아요.
여자 손님 엄청 몰릴껄요? 얘, 하는 짓 보면 가끔씩 디게
귀여워요.
승완 ... (보며)
세진 (매니저에게 웃으며 귀엽게 애교) 내 친구, 쓰실 거죠?
그쵸?
승완 ...(보며 저도 모르게 미소 생기는데서)
S#63 몽타쥬
-함께 매장 써빙을 하고 있는 승완과 세진.
-주문을 받고 있는 승완, 복잡한 주문 한번에 외워서 신
나게 주방으로
달려가고. ‘제법인데’ 하고 보는 세진에게 ‘내가 또 암기
왕이거든. 니
전화번호 기억해낸 거 봐라.’ 잘난 체 하면. 허, 웃는 세
진이고.
-생일파티를 위해 떼샷으로 몰려운 초등학생 손님들 무
리.
질겁하는 승완인데, 문득 종이비행기 잡아 날리는 아이
한명에게 관심.
(*비행기라면 눈빛이 반짝하는 승완이고) 이내, 빈 쟁
반 한쪽에 내려놓고
아이에게 다가가는 승완.
승완 (아이에게 꿀밤 한번 먹이고는) 얌마, 비행기는 그렇게
접는 게 아니야.
(종이 확 뺏으며) 이 형이 접는 거 잘 봐.
하며, 아이들에게 둘러쌓여 종이비행기 접기 시작하는
승완.
아이들, 승완을 따라 비행기를 접기 시작하고.
승완 (접으며) 종이 비행기의 핵심은 무게 중심에 있는 거거
든. 일단, 접을 때 선을
따라 정확하게 골고루 눌러서 접어. 오케이? (하고는) 이
때, 비행기 날개가
좌우대칭이 되도록 해야 돼. (시범 보이며) 자, 봤지? 그
런 다음...
세진 (주문 음식 테이블에 놓고 돌아서다가 문득 그런 승완
을 보는)
승완 (비행기 완성하고) 자, 그 다음으루 중요한 게 바로 던
지는 기술이야.
(날리는 자세 취하며) 바람의 방향을 고려해서, 단단히
쥔 다음 45각도로
날려!!!
휘이이익---곡선을 그리며 유유히 나르는 종이비행기.
와아---좋아하며,너도나도 비행기를 접어 날리기 시작하
는 아이들.
이내 실내 가득 형형색색의 종이비행기가 날기 시작하
고.
세진 ... (바라보며 미소 생기는데)
날고 있는 비행기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 천진하게 웃고
있는 승완.
승완이 날린 종이비행 하나 날아와, 큐피트의 화살처럼
세진의 심장에
콕!와서 박히는.
세진 ... (바닥에 떨어진 종이비행기 가만히 주워서 보다
가) ...(약간은 환상적으로
보이는 종이비행기들 속의 승완의 천진한 웃음을 보며
약간 설레는 감정) ...
S#64 병원 외경+주차장(D)
매끈하게 달려와 멈춰서는 채영의 차.
차문 탕! 닫고 내리며, 역시나 도도하고 당찬 모습으로,
병원을
향해 걸어가는 우리의 채영.
S#65 승필의 진료실(소아과/D)
꼬마 아이 한명의 입안을 들여다보며 진료하고 있는 승
필.
(*아이에게 친절하다)
승필 더 크게, 아아----(입 안 살피며) 어이구, 편도선이 많
이 부었구나아.
따끔따끔 안 아팠어? (처방전 쓰며) 오늘 집에 들어가
면, 손발 깨끗이
씻고, 양치질두 열심히 해야 돼? (아이 보며) 약두 열심
히 먹구. 알았지?
현주 (들어서며) 한선생, 점심,(하다가, 환자 보고, 입모양으
로) 아직 안 끝났어?
승필 (잠깐만 기다리라는 눈짓, 보호자에게) 그럼 주사실로
가시면 됩니다.
보호자, 꼬마를 데리고 나간다.
현주 (보호자가 데리고 나가는 아이 보며, 부러운)
승필 (그런 백현주 보다가 밝게) 점심은 뭘로 할까? (하는데)
노크소리 들리고, 들어서는 채영.
현주 (반색하며) 어머, 이게 누구야 채영이 아니야?
채영 안녕하셨어요?
현주 채영이가 병원엔 웬일이야?
승필 내가 불렀어 점심 같이 하자구.
현주 점점 이뻐진다.
채영 언니야 말루요. 아직 좋은 소식, 없어요?
현주 그렇지 뭐. (한숨처럼) 엄마 되기 참 어려워.
채영 염려마세요. 곧 좋은 소식이 있겠죠 뭐. (웃는데서)
S#66 한식당(D)
함께 식사하고 있는 승필,현주,채영이고.
승필 (놀라며) 뭐어? 그럼 싱가폴에서 만난 게 아니야 둘이?
채영 (먹으며 무신경하게) 글쎄 온 거 같긴 한데 나한테 들르
지는 않았어요.
승,현 (서로 마주보며 뭔가 이상하고)
현주 귀국해서두 별말 없었구?
채영 귀국한 뒤로는 코빼기두 못 봤어요. 부탁할 일이 있어
서 핸드폰 해두 씹기
일쑤구요. 성질나서 연락하기 관둬버렸는데, 왜요?
승필 승완이 이 자식, 요즘 좀 이상하다 채영아.
채영 뭐가 어떤데요?
현주 도련님, 카드 값이 어마어마하게 나오거든 요즘.
채영 (한심해져서) 입학이다 뭐다, 기분 낸다구 생각 없이 긋
구 다녔겠죠 뭐.
승필 아냐. 너 만나러 싱가폴 간다길래 내 카드를 빌려줬었
거든. 근데 장난
아니게 쓰구 들어왔더라구. 넌 만난 일 없다며.
채영 (좀 짜증스러워져서) 그럼, 카드 값 때문에 저 혼내시려
구 부른 거예요?
현주 어? (찔끔했다가) 그,그게 아니라, 도련님이 좀 이상하
다니까. 어제는 아버님
한테 쫒겨났는데, 웬만하면 그 날루 기어들어오는 사람
이, 핸드폰두 꺼놓구
하루를 넘기잖아.
채영 (짜증나서) 어디 친구 집에 있겠죠.
현주 아버지 명령으루 다 차단해 놔서 갈 데 없어 도련님.
채영 (도대체 날 왜 부른거야!) 그래서 저더러 찾아내라구 부
르신 거예요?
승필 (상관없이, 안주머니에서 자신의 카드고지서 꺼내 보
며) 채영이랑 아니면,
하루 동안 누구랑 이 많은 돈을 다 썼지?
현주 그러게, 달랑 하루 있는데 무슨 돈을 이렇게 썼을까?
채영 (짜증나서 이만 가보겠다고 말하려고) 저기요 오빠,
승필 (상관없이) 이 자식 혹시 뭐 도박같은 거 아니야?
현주 (퍼뜩!) 혹시, 싱가폴에서 여잘 만난 게 아닐까?
채영 (뭐? 순간 예민하게 탁! 보고)
승필 오오~그러네. 술값이 오십 만원이나 나온 것두 그렇
고, 빈털터리루 나간 놈이
어제 외박한 것도 그렇고,
채영 (외박? 민감하게 보는 위로)
승필 (E) (결론 내리며 확신하는) 여자네, 여자야.
S#67 병원 주차장 + 채영의 차 안(D)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걸어와 차문 탁! 열고 운전석에 올
라타는 채영.
채영 (기막혀서) 외박? 가출? 한심해서 진짜... (시동 걸려다
가 멈칫하는 위로)
승필 (E) 어제 외박한 것도 그렇고, 여자문제네, 여자문제야.
채영 (웬지 신경 쓰이고)
핸드폰 꺼내들고 단축키 누르는 채영.
신호음만 계속 이어지는.
채영 (허, 웃으며) 니가 감히 내 전화를 안 받어? 한승완 니
가, 내 전화를?
(화나기 시작하며) 당장 받어 이 자식아. 당장 받어!!!
(하는 순간)
일진 (F)(교양있는 목소리) 여보세요?
채영 ? (여자 목소리에 입 좀 벌어지며 기막혀서) 이거...한
승완씨...핸드폰 아닌
가요?
S#68 자매의 하숙방(D) + 채영의 차 안(D)
책상 앞에 앉아 레포트 쓰고 있다가, 승완의 핸드폰을 받
고 있는 일진.
일진 한승완씨 핸드폰 맞는데요?
채영 (기막혀서) 전화 받는 분은 누구...시죠?
일진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글쎄요 한번....알아 맞춰보세
요.
채영 (기가 막히고) 누구세요? 누구신데 승완이 핸드폰을 받
는 거예요 도대체?
일진 (아싸! 재밌다) 글쎄...이런 말을 해두 될지 모르겠지
만...뭐, 사실은 사실이
니까...(거드름 피우다가) 승완이가 어제...우리 집에서
자구 핸드폰을 놔두구
갔네요.
채영 ! (기막혀서 입 벌어지는 위로)
일진 마침, 내 핸드폰 기종이랑 같아서 충전시켜주구 있었는
데, 그쪽은 누구...
(알겠다는 듯) 아! 혹시 그, 엄청 미인이라던 승완이 옛!
(강조)애인?
채영 (기막혀서) 거기 지금 어디예요? 거기가 어디냐구요!
(에서)
S#69 거리(N)
아르바이트를 마친 세진과 승완, 문 안을 향해 ‘수고하셨
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인사하고는 나온다.
세진 잘 가라. (방향 잡아 가는데)
승완 (따라온다)
세진 왜 따라와. 집에 안가?
승완 아 차식, 되게 깐깐하게 구네. 니네 하숙방에 핸드폰을
두구와서 그런다.
(척! 어깨동무하며) 가자. 겸사겸사 이 오빠가 데려다준
다.
세진 (치워내며) 오늘 집으로 들어가는 거지?
승완 (짜증) 그만 좀 해라. 한 얘기 또 하구, 한 얘기 또 하
구, 니가 내 마누라냐?
세진 (웃고는 걸으며) 근데 오늘 너 제법이더라? 십분 만에
때려치우구 도망갈
줄 알았더니 제법 잘 견디던데?
승완 이래봬도 내가 한다면 하는 사람이거든. 나 대학두, 재
수 내내 당구만 치다가
딱 4개월 맘잡구 공부해서 들어간 거잖아.
세진 잘난체는 암튼.
승완 (척! 어깨동무하며) 가자!
세진 ! (승완의 어깨동무에 흠칫하는 위로)
승완 (E) 오빠가 겸사겸사 데려다 줄게.
세진 오,오빠는 무슨. (승완의 팔 확 치워내고 앞서 걸으며
표정)
승완 차식, 부끄러워하기는. (웃으며 쫄래쫄래 따라가는)
S#70 자매의 하숙집 마당(N) (*대사 및 감정선 약간 변
화)
함께 들어서는 세진과 승완인데.
승완 (들어서다가 흠칫! 놀라며 멈춰서고) !!!
세진 ? (해서 시선 따라가 봤다가) !!!
화난 표정으로 마루 끝에 팔짱 끼고 앉아 기다리고 있는
채영.
채영 (승완을 발견하고는 벌떡 일어나서) 한승완 너,! (하다
가, 옆에 서있는
세진을 보고는) !!! 그,그 쪽은 싱가폴에서....
세진 (뻘쭘해서 웃으며) 안녕...하세요?
채영 허! (기가막혀서 봤다가) 허! (다시 웃다가, 승완을 확
돌아보며 이 갈듯)
한승완, 이게 꼴에 양다리를 걸쳐?
세진 ! (순간 기막혀서 채영을 보고) 꼴에? 양다리?
승완 (좀 굳어서 보고)
채영 핸드폰 끊구, 외박해서 잠적한 이유가 겨우 이거였어?
나 만나러 싱가폴 왔다
가 둘이 눈 맞았니? 그래서 연락두 없이 간거야?
세진 (혼잣말처럼 작게) 나참, 뭐 뀐 놈이 성낸대더니,양다리
는 누가 걸쳤는데...
승완 (세진에게) 넌 빠져.
세진 넌 바보냐? 왜 아무 말두 않구 서있어.
승완 (O.L) 넌 빠지랬지!!!
세진 아, 왜 나한테 신경질이야!!!
채영 (승완에게) 너, 나와. 당장 나와! (하고는 홱 나가고)
승완 ... (보다가, 따라나가는)
세진 (보며) 드응신...(마루 끝에 털썩 앉으며 웬지 서운해지
는)
일진 (눈 가느스름하게 뜨고 문 틈으로 그런 세 사람을 염탐
하듯 살피고 있다가)
싱가폴...(살짝 문을 닫고 들어가는)
S#70-1 거리(N) (*추가씬)
찬바람을 휙휙 날리며 빠르게 걷고 있는 채영이고,
그 뒤를 담담한 표정으로 따라오고 있는 승완.
승완 (장난기 없이) 이채영.
채영 따라 오지 마. 내 이름 부르지두 마!
승완 (잡으며) 어디 가서 얘기 좀 하자.
채영 (확 뿌리치며) 너! (차갑게) 앞으루 나한테 전화 하지
마. 우리 학교 근처에
얼씬두 하지마. 알았어?!!!! (다시 확 돌아서서 가고)
승완 ... (가만...히 서서 보다가 뒤 돌아서는)
채영, 그렇게 한참 가다가 슬쩍 뒤를 돌아보면, 따라오
지 않는 채,
저만치 뒷모습으로 걸어가고 있는 승완.
채영 (날 안 붙잡아? 허, 기막히는) 야, 한승완!
승완 ...(대답 없이 담담한 얼굴로 그대로 걸어가는)
채영 (허! 입술 잘근 씹으며 바라보다가) 야!! (소리치는데
서)
S#71 까페(N) (*대사 및 감정선 변화)
침울한 얼굴의 승완과 화난 표정의 채영이 마주 앉아있
다.
채영 (화나서) 너 요즘 나한테 왜 그러니 도대체.
승완 ...
채영 (답답한) 너 나한테 반항하니 지금?
승완 ...
채영 (터지며) 너 왜 그래 진짜아! 넌, 화장실에 있다가두 내
전화 한통이면
금방 달려오던 애였잖아!
승완 (O.L) (담담하게 불쑥) 너,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이냐?
채영 (황당) 뭐?
승완 아무 말두 안하구 있으니까, 우스워보여?
채영 (황당+ 기막힘) 무슨 소리야?
승완 여자만 육감있는 거 아니야. 남자들 육감두 만만찮게
예리하구 쓸만해.
채영 무슨 소리냐구 글쎄! 앞뒷말 다 짤라내면 내가 어떻게
알아들어!
승완 너, 작년 여름 호주루 어학연수 갔을 때부터, 나 알구
있었어.
채영 ....!! (당황한 기색 감추며 시침떼는) 뭐, 뭘?
승완 향수 냄새 바뀌구, 못 보던 물건 하나 둘 씩 생기구, 자
리 피해 핸드폰
받구, 급기야 비밀번호까지 걸어놓구, (보며) 나, 바보
냐? 등신이야?
채영 (기막히고 어이없다는 듯이) 너 어디서 무슨 소리를 듣
구 이러는 거니
도대체. (하다가 퍼뜩) 혹시 너, 아까 개한테 무슨 소리
들은 거야?
승완 (긍정도 부정도 아닌 표정으로 대답 없이 보는)
채영 (찔끔하지만 기막히다는 듯이) 그래서, 너 지금 설마 남
의 말만 듣구
날 의심하는 건 아니겠지?
승완 (그 대답은 않고) 둘 다는 안돼. 둘 중에 하나만 남겨 두
구, 하나는 정리해.
나....(일어나며) 니가 결론 낼 때까지 기다릴게. (뒤 돌
아 나가고)
채영 (평소답지 않은 승완의 모습에 기가 막혀서 입만 뻐끔
거리고)
S#71-1 까페 앞(N) (*추가씬)
담담한 표정으로 안에서 나오는 승완, 여기까지는 무지
멋있었지만!
승완 (멈춰 서서 까페 쪽을 올려다보며) 채영이가 날 정리하
면... 어떡하지...?
아우씨, 괴로운 표정으로 대문에 콩콩 머리 박는 위로,
세진 (E) 나쁜 놈! 바보 같은 놈! 띨띨한 놈!
S#72 자매의 하숙방(N) (*S#73회상씬 삭제/72+74씬 통
합)
삶은 고구마 가득한 바구니 끼고 앉아, 꾸역꾸역 먹고 있
는 세진.
세진 나쁜 놈! 바보같은 놈! 띨띨한 놈! (기막혀서) 아니 무
슨 그런 단순한 놈이
다 있냐? 짚신벌레보다 하등한 동물이 있다는 걸 널 통
해 똑똑히 배운다
내가.
일진 (엄청난 세진의 식욕에 공포심을 느끼며) 세진아 너 회
충약 먹어야 되는 거
아니니? 요즘 너무 심하게 먹는다아.
세진 (예민해져서 버럭) 아, 시끄러! 니가 나 먹는데 보태준
거 있어?
일진 이 기집애가 근데 길바닥에서 뭘 줏어먹구 다니길래 승
질이 개차반이
됐어어!!
세진 (상관없이 우적우적 고구마 씹다가 목 메는지 가슴께
를 콩콩 치고는)
허! 패자부활전? 니가 부활을 하면, 내가 양 콧구멍에 볼
펜을 꼽구
광화문 네거리에서 춤을 추겠다. (물김치 그릇째 들어 꿀
꺽꿀꺽 마시고)
일진 (아무래도 이상해서 세진을 살피고)
세진 ...(그러다가 느닷없이 푸우...패기 사라지며 우울해지
는 모습 위로)
나쁜 자식...(속상해서 설핏 눈물 고이며) 그 남자가 너보
다 백배, 아니
천배는 더 멋있다 뭐...(코 한번 훌쩍이며 고구마 씹는데
서)
S#75 공원+ 장은조의 차 안(D)
운동복차림의 도현, 땀에 흠뻑 젖은 채로 조깅을 하고 있
다.
목표한 지점까지 달려와서는 두 손으로 무릎 짚고 잠시
가쁜
호흡을 고르는데, 시선 들다 멈칫 시선 고정된다.
도현의 시선이 향하는 곳에 고급 승용차 한대가 세워져
있다.
도현 ... (표정 어두워진다)
이내 문이 열리고 안에서 검은 양복을 단정히 차려입은
기사가
내려 도현에게 목례를 한다.
도현 ... (보다가 내키지 않는 걸음 옮겨 승용차 쪽으로 간다)
기사 차 뒷문을 열어준다. 뒷좌석에 정면을 보며 앉아있
는 장은조.
도현, 옆자리에 앉으면, 기사 문을 닫아주고 밖에서 기다
린다.
장은조 혼자서, 지낼 만 하니?
도현 ...(평소와는 다르게 무게 있고 예의바르다) 네.
장은조 아주머니 한명 보내줄까 하는데...
도현 아니요. 지금이 편합니다. 가끔, 친구 자췻방에서 같이
밥해 먹는 재미두
있구요.
장은조 느이 첫째형이 약혼을 할 모양이다. 들어 알구 있지?
도현 네.
장은조 오늘 다들 모여 상견 자리를 갖을 모양인데, 너두 참석
한다구 해뒀어.
도현 (본다)
장은조 독립하구 싶다구 해서 내보낸 거지, 인연 끊자는 의미
아니었다. 가끔은
가족 행사에두 참석하고, 형제들이랑두 어울려 버릇했으
면 한다.
도현 ....어색해서.
장은조 니 가족이구 형제야.
도현 ... (무거워지는데서)
윤태희 (E) 가족이 한명 더 생길 꺼 같다니?
S#75-1 한범수의 주방(D)(*추가씬)
가족들이 아침 식사 자리. (승완은 없고)
윤태희 그게....무슨 소리니? (조심스럽게 승필 부부 살피며)
설마 니들,
승필 (싱글벙글) 확실한건 아니구요, 조짐이 좋아요 어머니.
한범수 니들 인공수정 시술날짜가 오늘 아냐? 근데 무슨 조짐
이 벌써 좋아?
승필 이 사람이 꿈을 아주 좋게 꿨어요 아버지.
윤태희 (반짝이며) 어떤 꿈인데?
현주 (역시 싱글벙글한 얼굴로) 아기뱀이 바다로 들어가더
니/ 잉어를 먹고 금새
자라서 용이 되드라구요.
윤태희 세상에, 뱀에 잉어에 용까지?!! 인물이 하나 탄생하려
나 보다아. (하는데)
승완 (가방 매고 등교차림으로 들어서며) 안녕히 주무셨어
요?
모두들 승완에게는 관심 없고, 태몽이야기에만 집중!
승완, 냉장고에서 우유 꺼내 컵에 따르고, 마시는 동작하
는 동안 이어지는,
승필 근데 그게 다가 아니예요. 잉어 먹고 자란 용이 승천을
하더니, 하늘에
둥실 떠 있는 달을 한입에 삼켜버리드래요.
한범수 (놀라워라) 달까지!!
승완 (우유 마시며, 못 마땅해서 작은 소리로) 뻥은 암튼....
현주 근데, 용 뱃속으로 들어간 달이 점점 팽창해서 마치 임
신한 것처럼 부풀어
오르드라구요, 그리고는 용의 배가 쩍 갈라지면서,
윤태희 (흥미진진한) 갈라지면서?
승필 강렬한 빛과 함께, 커다란 수박이 나왔대요.
한범수 (감탄) 야, 그 태몽 한번 신비롭다.
승완 (역시나 작게) 네버엔딩 스토리구만...(다 마신 우유잔
개수대에 담고는)
다녀오겠습니다.
역시나 승완에겐 관심 없이, ‘근데 그게 다가 아니예요...’
‘또 있어?’ 어쩌고 하며 계속 이어지는 네버 엔딩 태몽이
야기에서.
S#75-2 피자집 앞(D) (*추가씬)
세진, 주방에서 커다란 쓰레기 봉투를 들고 나오던 멈칫
서서 보면
침울한 표정으로 딴 생각에 잠긴 채 건성건성 테이블을
닦고 있는
승완의 모습.
세진 ... (대충 알겠는, 답답한 한숨 한번 쉬고는 밖으로)
S#75-3 피자집 앞(D) (*추가씬)
피자집 앞에 와서 멈추는 채영의 차.
채영 (차에서 내려, 피자집을 바라보는 모습 위로)
채영 (E)(마음의 소리) 한승완...채찍은 안 먹힌다 이거지?
그럼 당근을 써야지.
하며,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안에서 쓰레기봉투를 들고
나오는 세진.
정면으로 딱! 마주치는 채영과 세진.
세진 (외면하고 가려는데)
채영 참 대단한 설정이네요.
세진 (보며) 무슨 소리예요?
채영 (재밌다는 듯이 웃으며) 어머, 모르는 척 하시기는. 싱
가폴에서 승완이랑
여권 바꿔치기 한거 말이예요?
세진 (기막혀서) 바꿔치기?
채영 (슬슬 다가오며) 그 설정 하나루, 해외에서 맺은 인연
국내까지 들여오구,
순진한 애 꼬드겨 외박에, 아르바이트에, 대단해요 정말.
(살벌하게 노려보며)
헐리우드에서두 통할 만한 설정인데요 이거.
세진 (무덤덤하게) 그럼, 양쪽 다리를 다 잘 관리하시든가
요. 한쪽 다리만 보수
공사 들어가면, 이쪽 다린 결국 붕괴되는 거거든요.
채영 뭐야? (세진의 무덤덤에 더 화나며) 이게 진짜, 너 왜
없는 말 지어내서 사람
맘을 흔들어 놔. 골키퍼 있는 거 안 보여?
세진 축구대에 골키퍼 있는 건 당연한거죠. 뭐 또... 골키퍼
가 있어야 진정한 골인
인거고.
채영 골인했다구 골키퍼 바뀌는 거 봤어? (같잖다는 듯이 웃
으며) 그래서 니가
승완이랑 뭘 어떻게 해보겠다는 거야 지금?
세진 못 알아들으셨나 본데, 순진한 애 이용하구 있는 건 내
가 아니라 그쪽이라는
걸 말하구 있는, (건데요)
승완 (E)(O.L) 야!!! 정세진!
채영,세진 ? (돌아보면, 언제 나왔는지 씩씩대며 두 여자 앞으
로 오는 승완이고)
승완 (세진 앞으로 오며) 너 죽을래 진짜? 니가 뭔데 우리 일
에 나서!!
세진 (기막히고 서운하고) 뭐....뭐?
채영 (억울하다는 듯이) 승완아....
승완 (채영에게) ...나가서 얘기하자. (채영의 손 끌고, 차 쪽
으로)
세진 야, 너 일하다 말구 어디 가! 당장 못 들어와?!!
승완 들어가서 니 볼일이나 봐. 주제 넘게 남의 일에 상관하
지 말고.
세진 !!! (기막혀서 울컥 하고)
채영 (가다가, 세진 쪽을 돌아보며 비식 웃어주고)
세진 (기막히고, 상처받아서 멍..한채로 서서)
S#75-4 한강변 정도(?) + 채영의 차 안(D)(*추가씬)
강가에 서있는 채영의 차이고, 차 본닛에 기대서있는 채
영과 승완.
채영 (너무 미안하다는 듯) 미안해 승완아...내가 연락두 없
이 찾아오는 바람에
괜히...
승완 ...(보고)
채영 나 어제 니 말 듣구, 밤새 한 잠두 못잤어. 니가 재한테
무슨 말을 어떻게
들었는지 모르지만, 그건 다 오해야. (거침없이) 민도현
이라는 애,
승완 ! (멈칫하는 위로)(*채영 스스로가 그 이름을 말해줄 지
는 몰랐다)
채영 (연결) 호주서 어학연수 받을 때, 경비행기장 갔다가 만
났어, 난 너 줄
사진 찍으러 갔구, 갠 면장 따루 왔더라.
채영 항공대 다닌다길래, 너 생각나서 술 한잔 했던건데, 내
생일 날 싱가폴로
날 찾아왔드라구.
승완 그 자식이?
채영 (끄덕이며) 응. 싫다구 했는데, 남자친구 있다는 말도
했는데, 막무가내잖아.
승완 (허! 기막혀서 웃고)
채영 (반응오자, 탄력받아서 슬쩍 보며) 연애는 쇼핑이라나
뭐라나, 첨에 본 물건이
맘에 든다구 덥썩 사버리면 나중에 후회하게 되는 거다,
지 맘이 변해 스스로
반품될 때까지만 있어달라, 그러구 매달리는데, (나두 귀
찮어 죽겠어)
승완 (허,웃으며) 미친 자식.
채영 그 날 니가 있었으면 쉽게 해결됐을텐데, 니가 그냥 가
버리는 바람에...
나 그날...너랑 같이 생일 보내지 못해서 얼마나 서운했
는지 몰라...
승완 미안하다 채영아...그런 줄도 모르고...
채영 괜찮아...오해받을 짓 한 내가 잘못한거지 뭐.
승완 늦었지만 우리....오늘, 생일파티 할까?
채영 (너무나 좋아하며) 정말? 그럼 우리...(혼자 승리의 미
소 슬쩍 짓고는)
영화나 한편 보러 갈까?(에서)
S#76 고급 레스토랑 앞 + 도현의 차 안(D)
날렵한 스포츠카를 몰고 와 파킹시키는 도현.
도현 (시동 끄고는, 선뜻 내리지 못하고 잠시 레스토랑 쪽을
보는) ...
(성가신 한숨 한번 쉬고는 억지로 내려 레스토랑 쪽으로)
S#77 레스토랑 안(D)
약혼자와 함께 있는 첫째와 나머지 두 형제가 이야기 나
누며
분위기 좋은데. 들어서는 도현. 순간 싸아---해지는 분위
기.
첫째 어, 왔냐?
약혼녀 안녕하세요? 도현씨죠? 난 신세영이예요.
도현 (대꾸 없이 아무 자리에나 털썩 앉는)
형제들 (각자 다른 곳으로 시선 돌리며 못마땅해서)
약혼녀 ? (보다가) 분위기가...왜 그래요? (*밝고 귀여운 20중
반의 여자)
도현 (물 마시며 불쑥) 우리집 역사에 대해서 모르세요?
형제들 (순간 팍 도현을 보고)
약혼녀 (티 없이 웃으며) 역사책에 없는 역산 잘 몰라요.
도현 꽤 재밌는데.
둘째 너, 그만 못 둬?
도현 (O.L) 왜요. 식구 될 사람인데 알건 알아야죠. (하고는
약혼녀를 향해
웃으며) 날 포함해서 우리집 형제 자매가 모두 일곱인
데, 어머니가
셋이예요.
형제들 (못 마땅해서 눈 질끈 감고)
도현 돌아가신 울 엄만 그 중에 넘버 쓰린데, 집안 행사 때
형제들이 다 모이면
이게 또 죽이게 재밌어요. 권력 다툼이 대단하거든요. 완
전 왕자의 난이라
니까요.
약혼녀 (당황하고)
도현 누구라두 지 엄마 욕을 하면 목숨을 걸구 덤비는데 와!
그게 또 죽여요.
저번 설땐 다섯째가 꼭대기형을 패서, 그 길루 우리 꼭대
기형 응급실에
실려가 일곱 바늘 꿰맸잖아요. (하고는 첫째 보며) 형, 그
때 미안했어요.
첫째 너 더 길게 할 거야?
도현 아뇨. 짧게 끊어드릴께요.(일어나며, 약혼녀에게) 반가
웠어요. (첫째
에게) 얼굴 도장은 찍었다구, 어머니한테 말해주세요.
(나간다)
S#78 레스토랑 주차장 + 도현의 차 안(D)
착잡한 심정으로 걸어 나와 차에 올라타는 도현.
잠시 그대로 있다가, 문득 옆 좌석에 아무렇게나 던져놓
은 핸드폰에
시선이 가는.
도현 ... (핸드폰 보며)
S#79 극장 안(D)
(*대사내용과 감정선 변화/S#79씬 이하 엔딩까지 새로
운 구성과 내용)
의자에 나란히 앉아 사이좋게 영화 팜플렛을 넘겨보고
있는
채영과 승완인데, 주머니에서 진동으로 울리는 채영의
핸드폰.
채영, 꺼내서 확인해보면 액정화면에 뜬 ‘민도현’.
헉! 놀라서 얼른 폴더를 짧게 열었다 덮어버리고는 승완
쪽을 보면,
승완 (팜플렛 읽고 있다가) ? (돌아보며) 왜.
채영 (한치의 흔들림 없이 여유있게) 영화 시작하기 전에 핸
드폰 꺼놓으려구.
승완 아참. (핸드폰 꺼내서 전원 끄는데)
채영 (슬쩍 핸드폰 챙겨 일어나는)
승완 어디 가?
채영 (손가락으로 W자 만들어 보이며) 알잖아 내 버릇. 시작
하기 전에 갔다
와야지. (나가고) (*진정한 선수!)
승완 (팝콘 입에 넣으며) 금방 시작할 꺼 같으니까 빨랑 와.
(하고는 시선 팜플렛으로)
S#80 극장 밖 일각(D)
채영 (빠르게 나오며 단축키 누르는) 여보세요? 저,전화 했
었니?
어, 지금 마트에 나와 있거든. 진동으루 해놔서 못 들었
어.
근데....(극장 쪽 살피며) 무슨 일이야?
S#81 도현의 차 안 + 극장 일각(D)
도현 ... (대충 짐작하겠는, 피식 웃으며) 아니다 됐다. 기분
이 좀 꿀꿀해서
술이나 한잔 하려구 했는데, 해야 될 일이 생각났어. 관
두자.(하는데)
채영 (너무 걱정스럽다는 듯이) 무슨 일인데 기분이 그래에.
이따 저녁에
잠깐 볼,(까?)
승완 (극장문에서 얼굴 빼꼼이 내밀고) 채영아. 영화 시작한
다 빨랑 와!
채영 (얼른 핸드폰 뒤로 하며, 이씨...눈 감고)
도현 (들었다. 허, 웃고는) 됐다. 신경쓰지 말고 들어가서 니
볼일 봐라. 끊는다.
채영 도현아, 도현아! (끊어졌고)
승완 (다시 얼굴 빼꼼이 내밀며) 아, 영화 시작했다니까!
채영 (어후 씨...미치겠고)
S#82 도현의 차 안(D)
도현 ...(막 채영과의 통화를 끝낸 핸드폰을 보며) 이채영, 드
디어 양다리의
불편한 점을 알았다. (하고는 다른 단축키 누르며) 상대
를 필요로 할 때,
다른 누구와 시간을 나눠 가져야 한다는 거, 그거 상당
히 기분 별루구만.
(차 출발시키는)
S#83 피자집(D)
문 열리고 들어서는 승필과 현주.
세진 (밝게) 반갑습니다. 어서오세요? (주문판 챙겨들며 자
리안내하고는)
메뉴판 드리겠습니다. (메뉴판 깍듯이 내미는데)
승필 (받고는) 저기...여기 아르바이트생 중에 한승완이라는
학생 좀 불러주실 수
있을까요?
세진 ? (보며) 승완이는 오늘 사정이 있어서 시간을 조절했
는데...무슨 일루...
승필 (웃으며) 승완이 형이랑 형수되는 사람이거든요,
세진 아아, (꾸벅 인사하며) 안녕하세요?
승필 (웃으며) 피자 좀 팔아주려구 왔는데 헛걸음했네요. 분
명히 먹구 갔다구
증인이나 되주세요 나중에.
세진 (웃으며) 알겠습니다. (뒤 돌아 가다가, 관심있게 두 사
람을 슬쩍 보고)
승필 그럼 그렇지, 땡땡이 안 치구 꽤 오래한다 했다 내가.
(하는데)
현주 (창백한 안색으로) 여보오오...나, 피자 냄새 맡으니까
속이 울렁거려.
(하더니 갑자기 구역질) 윽, 우웩---
승필 괜찮아? 나갈까? 나가,(하다가 퍼뜩) 혹시?
현주 (상관없이 괴로워서 구역질만)
세진 ? (소리에 돌아보고는 놀라서 냅킨 챙겨들고 오며) 괜
찮으세요 손님?
여기 냅킨...
하며, 건네다가 갑자기 비위 확 상하며, 따라서 구역질
넘어올 것 같은.
간신히 참고는 돌아서서는 밖으로.
S#84 피자집 앞(D)
후다닥 밖으로 뛰어나오는 세진.
후아--후아--밖의 맑은 공기를 쐬며 속 다스리는.
세진 (간신히 안정되며) 오우, 비위 상해서 죽는 줄 알았네.
겨우 다스리고 돌아서려다가 퍼뜩! 뭔가 불길한 느낌.
혹시...설마...
세진 ....(헉!!! 사색이 되는데서)
-원더풀 라이프 2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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