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22
<이산 22부>
S#1. 저자입구. 낮(21회 엔딩)
급히 말을 달려와 도성 일각.. 저자 입구에 멈춰서는 산.
산, 급히 말에서 내리는데..
홍국영 칠패입니다 저하.
가장 번성한 난전이니 이곳은 아직 괜찮을 것입니다.
산 .....!....
산, 홍국영의 이야기를 들으며 급히 뛰어 간다. 홍국영과 다른 이들도 그런 산을 다급히 쫓아가는데..
S#1-1. 저자 마당. 낮
달려오던 산, 뭔가를 발견하고 제 자리에 석상처럼 굳어지고 만다.
보면.. 좌판을 벌인 상인이 고작 십여명도 되지 않는 황량한 저자..
순간 이 광경에 충격을 받는 산. 보면, 홍국영을 비롯한 다른 이들도 충격을 받는데..
산,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심한 당혹감을 느낀다.
산 어찌... 이럴 수가...
산, 황량한 저자의 모습에.. 당혹과 충격을 흔들리는데.. 그런 산의 모습. 이때 일각에서 그런 산을 바라보는 정후겸과 오정호의 시선.
보면, 정후겸의 입가에 희미한 냉소가 떠오른데.
정후겸 가자.
정후겸, 냉소를 띈 얼굴로 산을 보고는... 이내 말 머리를 돌려 움직이는데.
S#2. 일각. 낮
홍국영, 강석기, 서장보, 대수가 있다.
홍국영 (강석기, 서장보에게)자네들은 지금 당장 소의문, 구리개로 가 상황을 파 악해오게. 어째서 물목이 도성으로 들어오지 않는 것인지.. 누가 그것을 막고 있는 지 반드시 알아 와야 하네. 알겠는가?
강석기 (서장보도 함께)예.
강석기, 서장보 말에 올라 급히 출발하면..
대수 전, 어디로 갈까요? 나으리.
홍국영 자넨 따로 은밀히 해야 할 일이 있네.
대수 (긴장)예, 하명만 하십쇼.
홍국영 (굳고 심각한 얼굴로 보는데)
S#3. 궐. 화완옹주 처소. 낮
화완과 정후겸이 있다.
화완 어찌 됐느냐?
정후겸 (미소 띤 얼굴로 화완을 보고) 모든 것이 계획한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화완 (반색하며)세손은? 세손은 어찌하고 있다더냐?
정후겸 지금쯤은 뒷감당을 어찌해야 할지 난감해 큰 혼란에 빠져 있을 것입니다.
화완 (호탕하게 웃으며)잘했다. 이정도 사안이면 아바마마께도 상달이 되어 세 손의 무능이 밝혀지게 될 것이다. 하면 대리청정이 오래 못갈 것은 자명 한 것이고 세손의 자리까지 흔들리게 될 것이야.
정후겸 아직 끝난 것이 아닙니다.
화완 그래. 확실하게 밀어부쳐야지. 뭐든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하거라. 돈이 들어갈 일이면 시전대방 오윤석에게 말하면 될 것이고. 관원을 움직여야 하는 일이면 내가 조치를 하마.
S#4. 정후겸의 집. 방안. 낮
정후겸이 오정호에게 돈 꾸러미를 건네준다. 긴장 어려 보는 오정호.
정후겸 다음 일을 진행시키거라.
오정호 예, 염감.
정후겸 (의미심장한)신중하게 움직이거라.
확실한 매듭을 짓자면 저들의 눈과 귀를 얼마나 잘 속이느냐에 달렸다.
절대로 눈치 채지 못하게 밀고 당기기를 잘해야 한다는 말이다.
오정호 예, 영감, 명심하겠습니다.
S#5. 정후겸의 집 앞. 낮
일각에 대수가 몸을 숨긴 채 정후겸의 집 앞을 주시하고 있는데 그런 대수의 얼굴 위로 홍국영의 말이 떠오른다.
S#6. 저자일각. 낮(회상)
홍국영과 대수가 있고
홍국영 자넨 지금부터 정승지 수하들의 움직임을 감시해야 하네. 내 짐작이 맞다 면 이 모든 일은 정승지 주도하에 진행되었을 것이야.
누구를 만나서 무슨 일을 꾸미는지 샅샅이 파악을 해야 하네. 알겠는가?
대수, 잔뜩 긴장을 하고 있는데 이때 정후겸의 집에서 오정호와 그 수하 두어명이 나온다.
대수, 얼른 몸을 숨기는데 오정호와 수하들 어디론가 급하게 가고 그들의 뒤를 미행하는 대수.
S#7. 저자거리 일각. 낮
저자거리 일각에 오정호가 시전대방 오윤석과 시전도방을 두어명을 만나서 무언가 은밀하게 얘기를 하는데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대수의 시선.
S#8. 다른 저자 일각. 낮
저자일각. 홍국영이 달호와 21부에 나왔던 난전상인들이 만나고 있다.
달호 (조심스럽게) 그나마 칠패는 상황이 좀 나은 것입니다.
마포와 송파, 서강 쪽은.. 물건을 구한 장사치들이 없어 아예 파장을 한 분위깁니다.
홍국영 ....!....
상인1 마포나루에 배 한척 뜨지 않다니.. 수태 장사를 해왔지만 이런 일은 처음 입니다. 혹 어디에 난리라도 난 것이옵니까?
홍국영, 보면 불안해하는 달호와 난전장사차들의 눈빛.
홍국영 아니네. 난리라니? 그럴 리가 있겠는가?
(안심시켜주려는 미소)괜찮을 것이니 걱정들 말게. 내일이면, 꼭 물목을 실은 배가 올 것이네...
S#9. 궐. 일각. 낮
홍국영 있고, 강석기, 서장보, 다급히 온다.
홍국영 어찌 되었는가?
강석기 함경도와 강원도의 물목이 들어오는 누원과 송우점 모두 시전들이 물건을 매입해 갔다 합니다.
홍국영 ...!...
서장보 삼남에서 올라오는 길목인 송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나흘 전부터 시세의 두 배를 쳐 모든 물목을 싹쓸이 해갔답니다.
홍국영 (멈칫)자네 지금 뭐라 했나... 나흘 전이라 했나?
서장보 예...
차갑게 굳어지는 홍국영의 얼굴
S#10. 동궁전. 낮
산, 홍국영, 채제공, 남사초 있다.
홍국영 도성으로 물목이 들어오는 육로와 뱃길 모두를 차단한 건 시전 상인들이 었습니다.
산을 비롯해 놀란 표정이고...
홍국영 소의문 밖과 구리개 또한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이미 나흘 전 물건 모두 를 저들이 시세의 곱절을 쳐서 사들였답니다.
산 (멈칫) 나흘전...?
홍국영 예, 시전상인들이 물건을 불태우고 철시를 할 때 이미 이것을 같이 추진 한 모양입니다.
산 ...!....
남사초 아니 그게 무슨 말인가? 장사를 안 하겠다며 불을 지른 자들이 그 물건을 다시 곱절을 쳐주며 사들인다니..
홍국영 다 썩어서 모두 버리는 한이 있어두 이번 일 만큼은 막아내겠다는 것이지 요.
다들 ...!...
산 (굳어지고..)
채제공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자들입니다. 충분히 이러고도 남을 거라는 걸 짐작 했어야 하는데..
산 (착잡한데)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닙니다.
소금과 땔감이 사나흘 정도만 막혀도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물가가 치솟 는 건 둘째 치고 백성들이 먹고 살 방도가 막히게 됩니다.
(치가 떨린다)저들은 지금 백성들의 목숨을 담보로 이 같은 짓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산, 분노가 서리는 얼굴, 하지만 절대로 포기할 수는 없다.
산 (이내) 우선 대감께서는 병조를 통해 철원에 있는 비축미를 풀어 미곡이 소진되는 것을 막고 북한산의 금산(자막:별목 금지)을 풀어 도성민들이 땔 감을 구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채제공 예 저하.
산 (홍국영을 보고)그리고 부족분은 개성상인과 보부상을 통해 방법을 찾도 록 하게.
채제공 (놀라) 저하, 개성상인과 보부상이라니? 그것이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산 개성상인과 보부상들은 도성에 메이지 않고 전국 팔도에 유통망을 갖고 자유로이 장사를 합니다. 또 일전 호조 낭관들과 만난 자리에서 들으니 근래에는 자금력과 조직망을 토대로 도성의 상품 유통 또한 조금씩 장악 하고 있다 하더군요.
채제공 ....!....
산 시전들이 이들까지 장악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만약 이들이 안전하게 도성으로 들어올 수 있다면 분명 도성민들의 숨통을 트여줄 것입니다.
산, 굳은 얼굴로 생각에 잠기고, 그런 산을 보는 채제공, 남사초, 홍국영의 표정.
S#11. 동 앞. 낮
채제공, 남사초, 홍국영이 있다.
채제공 개성상인과 보부상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보는가?
남사초 (회의)단신으로 돌아다니며 소량의 물목을 거래하는 자들이라 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저들이 나선다고 쉽게 달라지진 않을 것입니다.
채제공 ...
홍국영 허나 시도는 해 볼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채제공 (보고)
홍국영 저들이 흩어져 다니기는 하나 모두 합하면 그 수가 천 여명에 이른다 들 었습니다. 또한 빠른 연락망과 결속력이 최대 강점인 자들입니다. 저들과 닿을 수만 있다면 분명 방도가 있을 것입니다.
홍국영, 결연한 얼굴로 보고, 채제공, 남사초, 생각에 잠기는데..
S#12. 효의 처소. 낮
효의와 송연 박영문이 있고 김상궁과 한나인이 있다.
효의 (미소)병풍을 제때 면리지 못하는 게 뭐 그리 큰일이라고 예까지 발걸음 을 했는가? 도성에 일이 있어 안료 뿐 아니라 모든 물목이 돌지 않는다는 걸 나도 잘 알고 있네.
박영문 송구하옵니다. 마마. 그리고 또 하나 아뢸 말씀이 있사옵니다.
만약 마마께서 윤허하신다면 병풍도의 그림을 이 아이에게 계속 맡기어도 될 런지요?
효의 ...!...
송연 (긴장)
김상궁 (아.. 싫다)
효의 이를 말인가?
내 이 아이의 그림 솜씨를 꼭 한번 보고 싶었느니 부디 그리하게.
송연 마마 망극하옵니다.
박영문 ..망극하옵니다 마마.
효의 (박영문을 보고)나는 이 아이와 잠시 할 얘기가 있으니 별제는 먼저 물러 가 보겠는가?
박영문 예 마마. 소인 먼저 물러가겠사옵니다.
박영문, 예를 갖추고 나가는데..
효의 (김상궁을 보고)다과를 준비하거라.
김상궁 예...
(시간경과)
다과상을 앞에 두고.. 효의와 송연이 마주앉아 있다.
한쪽엔 김상궁이 있는데..
효이 네가 화사경합을 통해 화원이 될 자격을 얻었다고 들었다.
참 대단한 일을 해 냈구나.
송연 저하께서 도와주셨기에 가능한 일이였습니다.
효의 그래, 그건 저하만이 할 수 있는 일이지. 저하가 아니라면 다모가 화원이 된다는 생각을 누가 할 수 있겠느냐?
부디 저하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거라.
송연 명심하겠습니다.
김상궁 이 아기가 정성을 다해 그린 그림이 효험을 발휘해서 마마께서 꼭 회임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효의 (쑥스러운데)별 소릴 다하는 구나.
김상궁 마마께서 회임을 하신다면 대리청정을 하시는 저하께 무엇보다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송연을 보고) 그렇지 않느냐?
송연 예.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 마마의 회임을 저도 기원하겠습니다.
효의 (미소띤 얼굴로 송연을 보고)고맙구나.
S#13. 효의처소 마당. 낮
김상궁과 송연이 나오는데.
김상궁 너 운 좋은 줄 알아라.
송연 예?
김상궁 빈궁마마의 성품이 한없이 착하셔서 그렇지 다른 분 같았으면 넌 진작에 요절났을 거야.
송연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김상궁 어머.. 얘가.. 순진한 거야? 내숭을 떠는 거야? 내가 무슨 소릴 하는지 정 말 모르겠니? (나인들을 보고)물러가거라.
나인들 한쪽으로 물러가면..
김상궁 너 내 말 잘 들어! 다모인 널 화원 만들겠다고 얼마나 난기가 났었냐?
그거 때문에 저하께서 얼마나 곤락을 겪으셨다구! 너 빈궁마마의 심정이 어땠을지 생각해 봤어?
송연 ...!...
김상궁 저하께서 널 동무라 한다고 너까지 저하를 동무라 생각하나 본데 그거 말 도 안 되는 착각인 거 알지?
송연 (당황해서) 제가.. 어찌 저하를 동무라 여기겠습니까? 절대로 그렇지 않습 니다.
김상궁 아무튼 내가 널 주시할테니 조심하란 말이야. 그만 가 보거라.
송연 (김상궁에게 예를 갖추고 돌아서는데)
S#14. 궐 일각. 낮
궐 밖으로 나가는 송연. 웬지 착잡하고 서글픈 심정인데..
S#15. 도화서. 마당 일각. 낮
탁지수, 강두치를 비롯해 화원들 모여 있고, 이천도 있는데..
탁지수 이거 정말 큰 일 아닙니까? 다른 화사물목은 차지하더라도, 당장 종이와 안료는 입고되야 하지 않습니까?
강두치 누가 아니래나? 하지만 도성으로 모든 물건이 안 들어온다니 방도가 없질 않은가?
탁지수 이게 다 세손저하의 개혁인가 뭔가, 그 난리 통에 죄다 이리 된 거지 뭡 니까?
다른 화원들, '맞아' '그렇지'하면서 웅성 거리고..
이천 그래도 그게 잘만 된다면 좋은 거 아닙니까?
탁지수 좋다니?
이천 저하의 뜻대로 된다면 가난한 백성들도 먹고 살기 좋아지고 우리 같은 하 급 관원들한테도 좋은거 아니냔 말이지.
안 그렇습니까? 별제 나으리!
강두치 (못마땅한) 자넨 어찌 그리 단순한가! 좋긴 뭐가 좋아? 아닌 말로 세손께 서 도화서에 대해서 뭘 아시냔 말이야?
괜시리, 시전상인들 건드린 통에 우리만 생 고생이지 뭐야!
이천 (머쓱한데)
이때, 일각에서 송연이 오고 예를 갖추는데.
송연 안녕하세요?
순간, 탁지수를 비롯한 화원들, 멈칫.. 못마땅한 표정이 된다. 인사조차 받질 않고 송연을 무시하고. 송연, 무안해 당황한 얼굴로 화원들을 힐끔보다 일각으로 가 붓 사발등을 씻는데.
잠시 후, 강두치를 비롯해 화원들 그런 송연을 못마땅하게 보고 지나가고 따라가던 탁지수 송연을 보고 이죽거리는데.
탁지수 그림 그리는 다모께서 허드렛일을 할 필요가 있느냐?
송연 ...예...?
탁지수 그건 아랫것들 시키고 그림이나 그리란 말이다!
송연 ....
S#16. 동. 소화실. 낮
들어오는 이천과 송연.
이천 사내들이라고 어찌 저리도 속들이 좁은지.. 송연이 니가 이해해라.
송연 (미소 띠고)각오했던 일이예요. 저 괜찮아요.
이천 그래, 씩씩해서 좋구나. 참 요새 박달호 그 사람은 어찌 지내냐?
내 만나서 긴히 상의할 일이 좀 있는데..
송연 난전문제로 정신이 없으세요.
이천 아, 그렇겠구나. 이거 참 큰일 났네.
송연 왜 그러시는데요?
이천 왜긴 왜겠냐? 그 사람하고 돈 벌 궁리 좀 해 볼려고 그러는거지.
이때 세모와 시비가 들어오는데.
시비 ..(주저하는) 저기 나으리.
이천 (보면)
시비 (소나무 그림 정도 내밀며) 이런 건 어떻게 그려요?
이천 송연이가 화원 될 자격을 얻었으니 너도 그림을 그릴려는 것이냐?
시비 (수줍은)..아니.. 저.. 그냥..
이천 그림이라면 나보다 송연이가 더 잘 그리니 송연이한테 배우거라!
이천이 한쪽으로 가면..
송연 (당황하는데)
세모 .. 그래 니가 좀 가르쳐주라.
송연 ..내가..? 내가.. 어떻게...
시비 그래두 뭐 하나라두 우리보단 나을 거 아니에ㅛ?
배우고 싶은데 배울 데가 없어서 그래요..
송연 ...!(문득 무슨 생각이 스쳐 가는 듯 싶은데..)
세모 ...뭐.. 내키지 않으면 말구
송연 아니야, 그런 게 아니라(하고) 저기, 잠깐만 기다려볼래?(한다)
S#17. 동. 회의실. 낮
송연, 박영문고 있다. 박영문 다소 당황한 얼굴인데.
박영문 다모들을 가르쳐 보겠다니? 네가 말이냐?
송연 예, 나으리. 그림을 배우고 싶어 하는 다모들이 있습니다.
근데 마땅히 배울 데가 없어서요.
박영문 ....
송연 제가 재주가 모자라 나으리께서 걱정하시는 거 잘 압니다.
그래두 제가 아는 껏(하는데)
박영문 (ol)내가 염려하는 건.. 니 재주가 아니다.
송연 ....?
박영문 아직 널 보는 화원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데 네가 다모들 교육까지 시킨다 고 하면 더 큰 반발이 있을까 싶어서 그렇다.
송연 나으리. 화원나으리들의 반말을 두려워했다면 시작도 하지 않았습니다.
박영문 ...니가 그리 생각한다면 다행이다. 좋다. 어디 한번 해보 거라.
송연 고맙습니다. 나으리.
박영문 지금 도화서 안팎으로 세손저하의 경장에 대해 우려의 말들이 많다.
이런 때 니가 잘 해낸다면, 도화서 내에 우려도 조금이나마 불식시킬 수 있질 않겠느냐? 너만의 문제라 여기지 말고 열심히 하거라.
송연 예 나으리.
박영문, 송연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송연, 반드시 해내고 말겠단 의지에 찬 모습인데.
S#18. 주막. 낮
사람 하나 없이 텅 빈 주막. 막선이 맥 없는 얼굴로 '웬종일 쥐새끼 한 마리 안보이네' 하며 앞치마를 탈탈 털며 일어서는데.. 그때 달호가 땔감 지게를 지고 안으로 들어온다. 놀라 보는 막선.
막선 (놀라서)세상에..이게 다 뭐에요?
달호 (막대기 집고 쪼그려 앉으며)뭐긴 보면 몰르나? 땔감이잖아..
막선 아니, 저자에 땔감이 씨가 말랐는데 이걸 다 어서 구했어요?
달호 어서 구하긴. 북한산에서 가져왔지.
어여 받아. 이거 한 짐 내려놓고 후딱 다시 갔다올테니까. 지금 거기가 나 무 한토막이라도 더 건질라구 아주 전쟁이야!
막선 (감격)그래서 이걸 다 내 생각해서 가져온 거유?
달호 아 여기두 당장 구들장 지질 나무 한 토막 없을 거 아냐? 그래서(하는데)
막선 (눈물이 글썽해진다)
달호 ...이보게 막선이 아니 왜 울어?
막선 (눈물 닦으며, 짐짓 밝게) 좋아서, 좋아서 그러우. 시내가 옆에 있으니 이 리 든든한걸..
달호 (....!..)막선이..
막선 (고맙다. 머쓱하게 앞치마로 눈물 닦는데)
그때, 주막 안으로 사내들 두명이 종이를 손에 들고 들어온다.
막선 (얼른) 아유, 어서오세요.
하는데, 사내들 '여기 국밥 두 그릇 내오슈'한다.
막선 예!(하고 달호한테)여기 꼼짝 말고 앉아있어요. 내 뜨끈하게 국밥 한 그릇 내올테니까.
달호 나무 하러 다시 가야 된다니까, 저걸론 얼마 못 버텨
막선 으이구, 괜찮아요! 땔깜 없으면 꼭 끌어 안구 자면 되지!(가는데)
달호 (헉, 뭐.. 끌어 안아?)
달호.. 헉 하는 얼굴로 쩝쩝 입맛을 다시는데. 그때, 자리에 앉은 사내들. 종이를 보며.
사내1 머라고 써 있는 거야?
사내2 세손이 난전을 허가하는 바람에 일이 이렇게 됐다는 거 아냐.
아, 말이야 맞는 소리지. 공연히 시전을 건드렸다가 애꿏은 백성들만 죽게 생겼지 않는가?
달호 ..!..(뭐라는거야, 하는 표정으로 보는데)
사내2 (걱정이다) 소문 들었나? 어젠 미전 행수가 쌀값이 네 배루 뛰었는데도 안 팔겠다고 했다네.
달호 이보슈. 대체 그런 소린 어서 다 들은 거유? 예?
S#19. 거리일각. 낮
괴서가 나붙은 담벼락. 사람들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웅성거리며 모여 있는데.. 달호가 괴서를 보는데..
달호 이런씨.. 어느 미친놈들이 이딴 걸 퍼트리는 거야?
달호가 괴서를 떼버리는데..
S#20. 동 일각. 낮
구석 어두운 골목에 오정호, 사내 여럿과 서 있다.
오정호, 사내들에게 괴서를 나눠준다.
오정호 수포교와 광통교, 효경교 일대는 물론 서소문인근까지 한곳도 빼 놓아서 는 안 될 것이다.
사내들, '예'하고 가면, 오정호 그 중 하나에게 두툼한 전낭을 건네며.
오정호 내일 사시까지 홍화문 앞으로 백성들을 모으게. 서너 푼씩 쥐어주면 수백 쯤 모으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걸세.
사내 예, 나으리.
사내, 한쪽으로 가면.. 오정호, 역시 주변을 살핀뒤.. 걸음을 옮기는데..
그때 보면, 한쪽에서 굳은 얼굴로 나타나는 대수.
대수, 분노에 찬 표정, 눈빛을 빛내는 오정호를 보는데
S#21. 동. 편전. 낮
중신들 있고, 산 자리에 앉는다. 싸늘한 정적이 감도는 편전.
산, 옆에 서탁을 보면 위에 아무것도 놓여있지 않다.
산을 보는 정후겸, 최석주의 시선.
산 정승지! 어찌 오늘 차대에서 다룰 사안이 보이지 않는 것이오?
정후겸 황공하오나 저하. 오늘은 따로 올릴 사안이 없사옵니다.
산 (굳어진다)그게.. 무슨 말이오?
정후겸 오늘 승정원으로 올라온 것들은 모두 한 가지에 고나한 것이었습니다.
바로 도성의 경제가 마비된 것 때문이옵니다.
산, 굳어지고, 대신들, 긴장된 얼굴로 산을 본다.
정후겸 지금 도성에는 미곡과 땔감은 물론 약재에 이르는 모든 물목들이 동이 나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백성들의 삶이 피폐해지 고 저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산 백성을 내세워 여론을 호도치 마시오! 정승지.
이는 시전이 제멋대로 철시를 하고 저들의 힘으로 도성으로 들어오는 물 목을 막은 탓이 아니오.
정후겸 (냉소)저하!물목을 막다니! 당치 않으십니다.
거래라는 것은 오랜 기간 쌓아온 저들간의 신용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 다. 중간상인들이 도성에 걸음을 끊은 것은 오직 시전과 거래를 하던 그 들이 도성 대신 송도, 나주, 경주, 전주의 시전으로 스스로 발걸음을 돌린 탓입니다.
산 ...!...
최석주 앞으로 나흘만 더 이 사태가 이어진다면 도성 경제는 돌이킬 수 없이 마 비될 것이고 궁궐의 아문까지 그 피해가 확산될 것입니다. 허니 지금이라 도 난전 허통을 철회하고 시전이 다시 문을 열도록 해야 합니다.
산 이판의 말은 결국 난전을 허통한 정책이 이 모든 문제를 야기했다 그 말 이 하고 싶은 게요?
최석주 저하! 모든 상황이 명명백백해졌사옵니다.
저하께서는 백성을 위한다는 미명아래 난전을 허통했으나 그로 인해 백성 들의 고충이 더욱 가중되고 있음을 어찌 모르시옵니까?
산 (준엄하게)참으로 그리들 생각하시오?
지금의 문제는 지난 수 백년 동안 시전이 도성 경제를 독점해온 폐단 떼 문이오!
중신들, 굳은 얼굴로 본다.
산 시전이 모두 철시를 했는데 어떤 법으로도 저들을 제재할 수가 없소!
그들이 등을 돌렸다는 이유로 도성으로 들어오는 모든 물류가 막혀버렸 소! 어찌 몇몇 시전이 한 나라의 살림을 이토록 흔들 수 있단 말이오?
중신들 ...!...
산 나는 시전의 이런 횡포를 절대 좌시치 않을 것이오. 좋소! 경들이 할 수 없다면 내가 막힌 물목을 허통시킬 다른 대안을 찾아 낼 것이니 그리 알 도록 하시오. 아시겠소?
산, 매서운 눈빛으로 대신들을 보고, 굳은 얼굴로 그런 산을 보는 최석주, 정후겸의 시선.
S#22. 혜빈 처소. 낮
혜빈과 홍봉한 홍인한이 있는데..
홍봉한 도성안 경제가 마비가 됐습니다.
홍인한 마마. 지금이라도 저하를 설득하셔야 합니다.
이대로 가면 파국을 맞게 됩니다.
혜빈 ....
홍봉한 혈기 왕성한 저하의 착오를 마마께서 조절해 주셔야 합니다.
혜빈 저는 아버님과 달리 생각하고 있습니다.
혜빈의 말에 홍봉한과 인한 놀란 얼굴로 보는데..
혜빈 얼마 전까지 세손이 처했던 상황을 생각해 보세요.
전하의 신임을 받지 못하여 세손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 다. 심지어 세손을 노린 저들은 궐 안까지 들어와 암살을 기도했습니다.
저는 세손의 뜻이 좌절된다 해도 저들에게 강한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고 봅니다. 나약한 존재가 아니란 것을 확실히 보여줘야 해요.
단호하게 말하는 혜빈을 보고 심란한 홍봉한과 홍인한.
S#23. 영조의 침전. 낮
영조와 화완이 있다. 영조가 화완이 올린 약사발을 들고 마시는데..
화완 아바마마의 화색이 밝아지고 기력도 많이 좋아지신 듯합니다.
영조 그런 듯 싶구나!
화완이 자리에서 일어나 영조의 등뒤로 가고 영조의 안마를 하기 시작하는데...
화완 요즘 도성 안 정황이 어찌 돌아가는지 아십니까?
영조 ...
화완 백성들 원성이 하늘을 찌른다 합니다.
이대로 더 두고 보실 겁니까?
영조 넌 어찌 생각하느냐?
화완 세손의 뜻은 옳으나 그 뜻을 실행하는 방도는 크게 잘못되었다 생각합니 다. 아바마마. 경장이나 개혁이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질 않 습니까?
영조 ...
화완 제 진심을 말해보라 하시면 솔직히 마음이 편칠 않습니다.
영조 그럴 이유가 있느냐?
화완 예, 세손이 대리청정을 하자마자 저리 무모한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그 동안 아바마마께서 펼쳐 오신 정사를 한 순간에 뒤집는 것이 아니고 뭐겠 습니까?
세손이 아바마마께 불순한 뜻을 품지 않았다면 절대로 그리 할 수는 없다 생각합니다.
영조 ....
안마를 하는 화완의 입가에 묘한 냉소가 떠오르는데..
S#24. 정순왕후 처소. 낮
정수왕후와 최석주가 있다.
최석주 정승지가 잘 해내고 있습니다. 곧 매딥이 지어질 것입니다.
정순 이판
최석주 예. 마마.
정순 눈앞에 닥친 문제야 이판과 정승지가 잘 해결하리라 믿어요.
중요한 건.. 그 뒵니다.
최석주 ...?
정순 이제 모든 중신들이 세손의 속마음을 읽게 됐으니 왜 세손을 폐위시켜야 하는지 절실하게 알았을 겁니다.
최석주 ....
정순 폐 세손을 한다면.. 누구를 동궁 전에 들일지 이제 준비를 해야 할 땝니 다.
최석주 (놀라는데)...
정순 이판이 앞장서서 평양에 있는 내 오라비부터 불러 올리세요.
최석주 예, 마마.
S#25. 동. 궁궐 일각. 밤
홍국영 대수한테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홍국영 지금 뭐라 했는가? 내일 홍화문에 백성들을 모을 것이라고?
대수 예, 분명 그리 들었습니다. 왈패들에게 돈을 주고 그걸로 사람을 사서 모 으라고 했습니다. 나으리.
홍국영 (...!!..)그런 식으로 민심을 조작하겠다는 게로군.
대수 놈들 따라다니면서 울화통이 터져 죽는 줄 알았습니다.
당장 가서 멱살을 잡고 싶은 걸 간신히 참았다구요.
홍국영 내일, 사시라 했는가?
대수 예.
홍국영 알겠네. 수고했네.
대수 어찌하실 작정이십니까?
홍국영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지. 민심은 휘둘리기 쉽네. 저들이 그걸 들쑤시 기 시작하면 저하께서도 버티기 어려워져. 수십이 수백이 되고 수백이 다 시 수천이 되기 전에 저들을 막아야 하네.
대수 ...!...
홍국영 (결연한 눈빛)
S#26. 동. 사헌부 집무실(시강원 집무실 전용). 밤
홍국영, 서찰을 쓴다.
S#27. 동. 일각. 밤
홍국영, 사헌부 관원 하나에게 서찰을 건넨다.
홍국영 한성부 판관에게 전하게. 문제가 커져선 안 되니 반드시 이대로 시행해야 한다 이르게. 알겠는가?
관원 예.
관원, 돌아서 급히 가면. 긴장된 얼굴로 보는 홍국영.
S#28. 한성부 외경. 밤
S#29. 한성부 판관 집무실(난전 물품전시실 전용). 밤
한성부 판관, 서찰을 읽고 있다. 앞으로는 홍국영이 보낸 사헌부 관원이 있는데.
판관 (서찰 접으며) 알겠네. 이른 대로 시행할 것이라 가서 전하게.
관원 예..
사헌부 관원, 예를 갖추고 밖으로 나가면.. 한성부 판관, 사뭇 심각한 얼굴이 되는데.. 그때 등 뒤에서.
정후겸 (소리)뭐라 적혀있는가.
보면, 정후겸, 서 있는데.
판관 말씀하신대롭니다. 내일 사시 홍화문에서 백성들의 소요가 잇을 것이니 이에 대비하라는 것입니다.
정후겸 (달라는 듯 손을 내밀고)
판관 (서찰을 건네면)
정후겸 (서찰을 보면서) 허나 반드시 조용히 해산시켜야한다. 절대 누구도 다쳐서 는 아니 될 것이다.
판관 ....
정후겸 (담담하게) 이 서찰은 무시하게.
판관 하오나 영감...(하는데)
정후겸 무슨 일이 생기든 자네의 앞길은 내가 보장한다 했네.
그 말을 또 해야 하는가?
판관 ...!...
정후겸 무슨 수를 써서든 최대한 일을 키우게. 반드시 저들의 눈앞에서 피를 보 게 해야 할 것이네. 알겠는가?
판관 (난처하다, 굳어지고)
정후겸 자네한테 도탄에 빠진 조정의 명운이 걸렸네. 모든 건 이 나라 종사를 위 한 것임을 잊지 말게.
판관 ..!...
정후겸 (냉정한 표정으로 바라보는데)
S#30. 동. 일각. 밤
정후겸, 오정호가 나온다.
정후겸 애썼다. 홍국영은 분명 아무것도 눈치 채지 못했어.
오정호 다행입니다. 여우같은 자라 혹 함정인 줄 알아챌까 걱정했습니다. 영감.
정후겸 손에 든 게 망치밖에 없을 땐 모든 문제가 다 못으로 보이는 법이다.
그자도 더는 머릴 굴릴 여력이 없는 게지..(하고)
이제 내일이면 모든 게 끝날 것이다..
세손은 가장 믿었던 책사한테 제 발등을 찍히게 될 것이고.. 덤으로, 홍국 영도 떨궈낼 수 있을 것이야.
오정호 ..!...
정후겸 (서늘한 눈빛)
S#31. 궐. 사강원 집무실. 밤
밤이 늦도록 산과 남사초 채제공, 각종 서류들을 검토하고 있다.
이때 홍국영이 들어오는데..
남사초 어딜 갔었나?
홍국영 긴히 처리할 일이 있어서 하고 왔습니다.
산 철원의 비축미는 어찌 되었나?
홍국영 예 내일 아침 서강으로 비축미를 실은 배가 들어올 것입니다. 그리되면 한 섬에 닷 냥씩 우선 이현과 칠패 마포의 난전상인들에게 공급할 것입니 다.
산 닷냥은 너무 만네. 넉냥 닷돈으로 하고 부족한 재원은 내탕금에서 충당하 도록 하게.
하는데, 그때.. 안으로 박상궁이 들어와서.
박상궁 저하 빈궁마마께서 납시옵니다.
산 (놀란다)빈궁이?
산, 놀라는데.. 채제공과 남사초, 홍국영 서로 눈짓을 교환하고..
그때 김상궁등의 손에 다과상이 들려 안으로 들어서는 효의.
효의 저하..
산 빈궁이 이 시각에 개유와엔 어인 일이오?
효의 (대답하지 못하고 망설이는데)
남사초 실은 소신들이 빈궁마마께 납시어 달라 청을 올렸사옵니다 저하.
산 (의아)뭐? 자네들이?
남사초 예..(하고)벌써 사흘째 침소에도 드시지 않으셨사옵니다 저하. 오늘은 침 전으로 납시어 잠시라도 눈을 붙이셔야 하옵니다.
산 (당혹)이보게 남내관!
채제공 남내관의 말이 옳습니다 저하. 지금은 저하의 옥체를 보존하는 것 또한 저하께서 하셔야 할 일이옵니다.
산 (난처하다)사람들 그렇다고 빈궁을 걸음하게 하는가?
홍국영 저하께서 어디 소신들의 말씀을 들으시옵니까?
빈궁마마께서라도 납신다면 못이기는 척 일어나주시리라 여기고 제가 꾀 를 좀 내었습니다.
산 ...!...
홍국영 남은 것은 저희가 정리하고 갈 것이니 이만 침소로 납시오소서.
저하께선 저희 모두의 수장이시옵니다. 오직 저하를 믿고 따르는 소신들 을 생각하셔서라도 부디 옥체를 보존하셔야 합니다 저하.
산 ...!...
S#32. 효의처소. 밤
산과 효의가 있다.
효의 (송구하다)제가 공연한 걸음을 하였나 봅니다. 저 또한 저하의 옥체가 염 려되던 때 저들의 청을 받고 다른 생각은 하지도 못한 채 무작정 걸음을 하였습니다.
신첩의 부덕함을 용서하십시오 저하.
산 용서라니? 당치 않소 빈궁.
나를 염려하는 빈궁과 저들의 마음을 내 어찌 모르겠소?
효의 저하
산 ..나도 그만 침소로 들어야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실은.. 두려운 마음 때문에 잠을 청하지 못했다오.
효의 (..!..) ..저하.
산 (담담하게)예전에 주상전하께선 내게 어좌란 무서운 것이라 하셨소.
임금의 자리란 그 혀끝 손끝 하나로 수많은 백성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는 것이라구요.
효의 ...
산 ..내 백성을 살리겠다고 시작한 일이지만 나의 부족함으로 저들을 고통에 만 빠트릴 것 같아 그것이 많이 두렵소.
효의 당치않으시옵니다 저하!! 어찌 그 같은 말씀을 하시옵니까?
산 빈궁
효의 신첩도 시름에 겨워하는 백성의 소리를 알고 있습니다. 허나 그것이 어찌 저들을 고통에만 몰아넣는 일이겠습니까? 저하께선 더 이상 저들을 시름 하지 않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산 ...!...
효의 곪은 상처에 약을 바르면 아프겠지요. 때론 아파 소리도 지르겠지요. 허 나, 고통에 신음하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어미는 약을 바르는 것을 멈출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것이 내 아이를 낳게 할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저하께서 지금 어떤 마음으로 백성들의 상처에 아픈 약을 발라주고 계신 것인지 분명 저들도 그것을 알아줄 때가 올 것입니다 저하.
산 ....!... 빈궁...
효의 (따뜻하고 용기 어린 눈빛으로 보고)
산 (고마운 마음으로 효의를 보는데)
S#33. 익위사 훈련정. 밤
훈련장 마당에 횃불이 밝혀져 있는데 대수가 혼자 무예 연습을 하고 있다. 쌀쌀할 날씨 임에도 이마에 땀을 흘리며 수련을 하고 있는 대수.
이쪽 한쪽에서 서장보가 나오는데.
장보 퇴궐 안하나?
대수 먼저 들어가십시오. 저는 들어가도 잠이 오지 않을 거 같습니다.
장보 무슨 일 있는가?
대수 (주위를 의식하고 낮은 목소리로)내일 홍화문 앞에서 큰 일이 벌어질 것 입니다.
장보 큰 일이라니?
대수가 장보의 귀에 뭐라 속닥거리면 장보 놀라는데...
장보 그게 사실이면 그런 수작을 벌이는 놈들을 사전에 해치워야 되는 거 아닌 가?
대수 괜히 우리가 나섰다가 제가 커질 수도 있으니 한성부에서 조치를 하는 것 이 나을 겁니다.
장보 그래? 자네도 제법 머리가 돌아가는군.
대수 제 뜻대로라면 당장에 그놈들을 절단 냈을 겁니다. (희죽 웃으며)이건 제 생각이 아니라 홍지평 나으리 생각입니다.
장보 (웃으며)그럼 그렇지.
S#34. 홍화문 일각. 낮
거리로 모여드는 사람들. 이들을 어디어디로 가라 지시하는 앞 씬 왈패들의 모습.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그 모습을 보는 대수의 시선.
S#35. 한성부 일각. 낮
굳은 표정의 한성부 판관. 그 지휘 아래 한성부를 빠져나가는 포졸들의 모습.
S#36. 거리일각. 낮
백성들, 웅성거리며 모여 있다. '미시까지만 있으면 된다하네..' 그런 말들을 주고 받으며 있는데.. 그때 한쪽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린다. 보면, 육모방망이를 들고 달려오는 한성부의 포졸들.
무엇인가.. 백성들 놀란 얼굴로 보는데..
달려온 나졸들 닥치는 대로 육모방망이로 백성들을 후드려패기 시작하는데 일각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는 대수.. 경악한다.
대수 왜들 저래? 저러면 안되는데.. (안타까운)..저.. 저.. 미친놈들.. 안되는데..
S#37. 궐 일각. 낮
사색이 된 얼굴로 뛰어가는 대전 내관.
S#38. 동. 영조 침전. 낮
대전 내관으로부터 이야기를 듣는 영조. 충격으로 하얗게 굳어지는 얼굴.
영조 ...그게 무슨 말이냐? 백성들이 죽고 다쳤다니?!
영조, 경악하는데.
S#39. 동. 동궁전. 낮
채제공으로부터 이야기를 전해들은 산. 충격으로 경악한다.
산 소요라니요!
채제공 ..홍화문 앞에 백성 수백이 모였사온데 이를 해산하러 나선 한성부의 진압 이 지나쳐 백성 수십이 다치고.. 목숨을 잃은 자도 있다 하옵니다 저하.
산 ...!....
채제공 ...
산 대체 한성부는 어쩌자고 그 같은 일을 했단 말입니까!
나는 보고조차 듣지 못한 일입니다1 대체 저들이 누구의 영의로 그 같은 일을 했단 말이에요?
채제공 .....
산 대감...!
채제공 (참담하다)..홍지평이옵니다 저하!
산 ...뭐...뭐라고요?
채제공 사헌부 지평인 그가 직권을 이용해 한성부에 소요를 진압하라는 영을 내 려다 하옵니다 저하.
산 ...!!...
S#40. 시강원 집무실. 낮
대수로부터 소식을 전해들은 홍국영. 사색이 된 얼굴이다.
홍국영 .. .그럴 리가 없다.
나는 분명.. 조용히 저들을 해산시키라 했어!
대수 어찌하면 좋습니까? 나으리.
그 때문에 지금 도성이 발칵 뒤집어 졌다 합니다. 저하께서 백성을 아예 다 잡아 죽이려 한다면서.. 다들...
홍국영 ...!!... 당했구나..
대수 나으리?
홍국영 (기가 막히다)놈들이 파놓은 함정에 걸려들었어!
하는데, 그때..
산 정말 자네 짓인가?
홍국영, 갑작스런 산의 등장에 놀라 예를 갖춘다.
대수도 그리하는데.. 보면, 산 노기에 가득한 얼굴로 와 있다.
산 말해보게. 정말 자네가 한성부에 저들을 진압하라는 명을 내린 것인가?
홍국영 (참담하다)저하..
산 대답하라지 않는가?
홍국영 송구.. 하옵니다. 저하.
산 ...!...
홍국영 ...
산 (허탈하고)미쳤군... 자네가 미친 게로군..
홍국영 저하..
산 (안타깝고 괴롭다)대체 자네가 무슨 짓을 한 건지 알고 있는 것인가?
홍국영 이는 조작된 폭동이었습니다. 저하! 정승지 쪽에서 사..민심을 교란시키려 한 것이옵니다. 소신은 다만 그것을 알고 백성이 동요되는 것을 막고자..
산 (ol)닥치게!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백성들에게 몽둥이를 휘두르라 했단 말인가?
홍국영 ...저하.. 그것은(차마 말하지 못하고)
산 (노여움과 안타까움이 어린 눈으로 보는데)
그때, 안으로 남사초가 다급히 들어온다.
남사초 저하, 지금 대전에서 급히 찾으신다는 전갈이옵니다.
산 ...!....
S#41. 궐 일각. 낮
산, 굳은 표정으로 동궁전 내관을 거느리고 간다. 보면, 대전 앞에 멈춰서는 산.
산, 참혹한 심정으로 대전을 바라보는데...
산 ...아뢰...게..
산, 착잡함으로 굳어지는 얼굴.
S#42. 동. 일각. 낮
채제공과 남사초, 홍국영이 있다.
채제공 이 일이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모르겠나?
이제 이 모든 책임을 세손저하께서 지게 될 걸세!
홍국영 ....
남사초 (안타깝다) 대체 어쩌자고 이런 일을 벌였는가?
홍국영 ....조용히 처리할 수 있는 문제라 생각했습니다.
모든 게 제 불찰입니다.
홍국영, 참혹한 심정. 채제공과 남사초도 안타까운 얼굴로 보는데.
S#43. 동. 영조 집무실. 낮
산, 영조와 있다. 영조, 당혹스러움과 노기를 애써 누르는 모습인데..
영조 어리석었다! 어리석고 바보 같은 짓이었어!
산 .....
영조 성심으로 민심을 달래고 살펴도 어려울 일이었다.
헌데 어쩌자고 이 같은 일을 생기도록 보고만 있었단 말이냐?
산 ....
영조 뭣 하느냐? 묻지 않느냐?
산 모든 것이 소선의 잘못입니다. 전하.
홍국영은 소손의 수하에 있는 자입니다. 소손이 그자에게 지평의 자리를 주고 모든 수사를 전담할 수 있는 직권을 주었습니다.
영조 ...!...
산 .....
영조 허면 니가 이 같은 일을 하도록 윤허했단 말이냐?
산 ....
산,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이것은 결국 자신의 책임인 것이다.
영조 (안타깝다)...못난 놈...
산 ...!...
영조 백가지를 잘하면 뭘 하느냐?
천 가지 큰 뜻을 품은 들 무슨 소용이 있어? 제 백성을 귀히 여길 줄 모 르는 자가 무슨 자격이 있어 왕 노릇을 한단 말이야?
산 ...!...
영조 (안타깝고 노기어린 얼굴을 보고)
산 (참담해지는데..)
S#44. 달호의 집. 방안. 낮
대수와 달호가 있고, 그 옆에서 송연이 대수가 옷을 챙기는 것을 도와주고 있는데..
대수 (옷 챙기며)..당분간 못 들어올 거야.
달호 대체 이게 무슨 사단인지 모르겠다. 나라가 무슨 난리라도 당한 거 마냥 벌집이 됐으니..
송연 저하께선 어떠셔? 대수야! 괜찮으시니?
대수 (휴..)..괜찮으실 리가 있겠어? 중신들이 모두 대리청정을 거둬야 한다고 사직상소를 올렸대!
송연 ....!...
대수 정말.. 억울하고 분해 죽겠어. 저하께선 전부 우리처럼 힘없고 불쌍한 사 람들을 위해 나서신 건데..
이대로 뜻이 꺽이실까봐 걱정되어 미치겠다. 그동안 정말 얼마나 애쓰셨 는데...
송연 ...!...
대수, 속이 타고.. 그런 대수를 보는 송연도 마음이 아픈데...
S#45. 궐. 빈청. 낮
텅 빈 빈청... 싸늘하고 적막한 냉기가 감도는 곳..
홀로 앉아 착잡한 얼굴로 상념에 잠겨 있는 산.
S#46. 동. 대전 합문 밖. 낮
합문 밖에 몰려나와 부복한 채 ‘통촉하여 주시오소서’ 읍소하는 대신들.
중신1 소신들 죽기를 각오하고 아뢰옵니다.
더 이상 세손저하의 전회에 나라를 도탄에 빠트릴 수는 없습니다. 부디 세손저하의 대리청정을 거두시고 도탄에 빠진 만백성을 굽어 살펴주시오 소서.
통촉하여 주시오소서 전하!!
중신들 통촉하여 주시오소서...
S#47. 동. 대전 영조집무실. 낮
영조, 밖에서 들려오는 대신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굳은 얼굴로 생각에 잠기고.
S#48. 동. 일각. 낮
혜빈, 이상궁을 거느린 채 착잡한 얼굴로 누각에 나와 있다.
그때, 한쪽에서 오던 화완, 그런 혜빈을 보고 입가로 냉소가 번진다.
화완 이 시각에 어찌 밖에 나와 계십니까? 마마
혜빈 (멈칫 돌아보면)
화완 하긴 궐이 너무 소란스러워 잠을 청할 수가 없으시겠지요.
저도 그 때문에 막 마실을 나온 참입니다.
혜빈 (무시하고 가려한다 이상궁에게)그만 가자..
이상궁 예.. 마마..
혜빈 (가려는데)
화완 마마께서 심려가 크시겠습니다. 선세가 마마께서도 대리청정의 와중에 그 토록 큰 분란을 만드시다니.. 세손께선 어쩜 이리도 돌아가신 선 세자마마 의 길을 그래도 따라가시는 것인지 말입니다.
혜빈 (분노가 서리는)옹주! 감히 어찌 그런 말을 입에 다는 것이요?
화완 (냉소)제 말이 지나쳤습니까? 전 다만 세손저하와 마마의 안위가 염려되어 그런 것 뿐이옵니다.
혜빈 (참을 수 없는 노려움 어려..)염려하실 것 없습니다. 옹주! 내 결코 같은 꼴을 두 번 당하진 않을 것이니...
화완 (냉소를 띈 채 바라보는데)
S#49. 박초 큰방. 밤
정순과 최석주, 정후겸, 홍인한, 화안. .그리고 중신들이 있다.
정순 (흡족한 얼굴로 정후겸에게)애썼다.
정후겸 송구하옵니다 마마.
최석주 허나 아직 끝난 것이 아닙니다. 마마. 대리청정을 거두신다는 하교가 떨어 지기까진 안심할 수가 업습니다.
정순 맞습니다. 허니 이제 여기 계신 여러분께서 나서 주셔야겠지요.
다들 보면..
정순 육조와 각사 그리고 궐 아문을 움직이세요. 세손이 대리청정을 하며 벌였 던 모든 것을 수포로 돌려야 합니다. 백성과 조정 모두가 세손한테서 등 을 돌렸음을 주상전하께 확실히 보여 드리도록 하세요. 아시겠습니까?
다들 ...예, 마마.
정순 (서늘하게 보는 표정)
S#50. 도화서. 대화실. 낮
다모들 처소. 초비, 미수, 세모, 시비 등이 모여 이야기를 하고 있다.
모두들 속상한 얼굴들인데.
시비 그럼 우리 그림 공부 하는 건 어떻게 되는 거에요? 그것두 물 건너가는 거에요?
초비 송연이가 떨려나게 생겼는데 도리 있겠니? 그럼.
초비 어떻게 난 없는 돈 다 털어서 붓까지 샀는데..
그때 안으로 송연이 들어온다.
송연 다들 여기 있었네!
미수 (어쩌면 좋은가)송연아! 어뜩해? 너 큰일났어!
송연 ...어...?
초비 (쯧..)화원나리들하구 생도청에서 들고 일어났댄다. 너한테 화원교육 시키 는 걸 그만두지 않으면 전부 도화서를 그만두겠다구..
송연 ....뭐...?!
S#51. 동. 일각. 낮
박영문, 있고 그 앞에 화원들이 모여 있다.
탁지수 송연이 그 아이를 화원 수업에서 제해주십시오. 가르치는 저희 화원들은 물론 함께 수업을 받는 생도를 또한 같은 생각입니다.
박영문 예를 행한다는 자들이 어찌 이리 옹졸하고 편협한가? 다모 아이 하나를 밀어내기 위해 화원의 도리를 져버릴 참인가?
그때 한쪽에서 미수 등의 다모들과 오던 송연.
송연, 멈칫... 저들을 보는데..
강두치 나으리께선 아직 정황이 어찌 돌아가는 지도 모르십니까? 육조는 물론 각 사에 저하께서 하명하신 모든 것들이 지탄을 받고 있는 마당입니다.
헌데 어찌 우리 도화서만 이를 참고 견뎌야 한단 말입니까?
송연 ...!!...
강두치 계집을 화원으로 만들다니.. 처음부터 도화서의 예에 맞지 않는 일이었습 니다. 허니 그 결정을 철회해야겠습니다.
하는데 그때.
송연 전, 그리는 못하겠습니다. 나으리.
송연의 말에, 멈칫 놀라 보는 이들. 보면, 송연.. 결연한 눈빛으로 있는데..
송연 ....송구하지만 저는 그 같은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송연의 강한 태도에 다들 당혹.
강두치 (기가 막히다)네 이년, 지금 뭐라 했느냐? 니가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나 서는 게야?
송연 (떨리지만 용기를 낸다) 방법을 찾으라 하신 건 세손저하셨지만 화사경합 을 통해 제게도 화원이 될 자격을 주신다고 하신 건 분명 나리들 이셨습 니다. 허니, 그걸 번복하실 것이라면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말씀해주십시 오.
다들 (조금 난처)
강두치 뭐? 이유를 대달라고? 넌 계집이고 다모다. 그것 말고 또 다른 이유가 뭐 가 필요하단 말이냐.
송연 아니오. 분명 더 필요합니다. 나으리. 계집이지만, 다모이지만 경합에서 실력을 보이면 인정한다 하셨습니다. 분명 그리들 말씀하셨습니다. 헌데 어떻게 이제와 어찌 그것이 다시 이유가 될 수 있습니까?
강두치 뭐...뭐라..?!
강두치, 분에 겨워 부들부들 떨고 화원들 못마땅.. 당혹해 하는데..
그런 이들에 맞서 흔들림 없는 의지어린 시선을 보이는 송연.
S#52. 동. 소화실. 낮
송연 이천이 들어오는데 뒤따라 들어오는 탁지수
탁지수 (분에 겨워)오냐. 그렇게 화원행세가 하고 싶으면 어디, 이 의궤도 니가 그려봐라.
송연 (안타깝다)나으리...
하고 탁지수, 못마땅한 얼굴로 나가려는데..
이천 (잡으며) 이 사람아! 그렇다고 그냥 가면 어찌하는가?
아무리 그래도 화원이 도화서는 지켜야지.
탁지수 화원을 우습게 아는 도화서를 내가 무엇 때문에 지키는가? 내가 없어도 저 기집이 알아서 다 잘할테넫 뭐가 걱정이야?
하고 탁지수 나가버린다. 송연, 안타깝고 착잡한 심정.
이천 (휴..)... 니가 이해해라 경합 때 너한테 밀린 것 때문에 마음이 상해 저러 는거다. 꽁한데가 있어도 나쁜 친구는 아닌데..
송연 아니에요 나으리, 전 괜찮아요
이천 시간이 지나면 탁사용도 마음을 풀테니 기다리거라. 그나저나 저 친구는 저리 가버리면 어쩌자는 게야? 내일가지 하례연 의궤도를 꼭 올려야할텐 데..
송연 ....
송연, 착잡한 얼굴로 탁지수가 두고 간 의궤도를 내려다 보는데..
S#53. 궐. 익위사 훈련장. 낮
강석기가 대수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대수 예...? 저하께서 저를 찾으신다구요?
강석기 그래 ,허니 어서 동궁전으로 가보게.
대수 예...
대수, 무슨 일일까.. 긴장 어리는 표정.
S#54. 동. 동궁전. 낮
산, 상념에 잠겨 있는데.. 그때 밖에서 ‘저하, 익위사, 우세마 박대수 입시옵니다’ 한다.
산 들라하라.
이윽고 문이 열리고 대수가 들어온다.
산 어서 오너라.. 대수야. 게 앉거라.
대수, 초췌해진 산의 모습에, 울컥 눈시울이 뜨거워 지는데.
대수 저하.. 낮빛이 너무 안좋으십니다. 수라는 제때 들고 계시는 것입니까?
산 그래 난 괜찮으니 내 걱정은 말거라.
대수 저하.
산 실은, 네게 긴히 부탁할 것이 있어 불렀다.
대수 (,,,,!...)부탁이요?
산 그래
대수 그게 무엇이십니까? 저하 하면만 하십시오...
산 (보는 표정)
S#55. 도화서 외경. 밤
S#56. 동. 소화실. 밤
송연, 텅 빈 화실에 홀로 앉아있다.
송연, 탁지수가 두고 간 의궤를 가만 내려다보고 있는데.. 그러다 어떤 생각이 드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는데.
S#57. 동. 대 화실. 밤
다모들 처소. 초비, 세모 시비 등 화장을 고치며 나갈 준비를 하고..
송연, 미수와 이야기를 하는데.
미수 붉은 안료랑 흰색 안료? 그건 왜.
송연 ...탁사용 나으리가 그리다 만 의궤가 있거든. 내일까지 꼭 올려야 되는 건데 그냥 가버리셨어. 아무래도 마무리를 해드려야 할 거 같아서.
그 말에 다모들, 송연을 보는데.
초비 너, 의궤도 그릴 줄 알아?
송연 네..? 아.. 그냥.. 조금.. 요.
초비 (내심.. 대단하다 싶은데.)
미수 (송연한테)야, 관둬. 화원나리들 전부널 못 내쳐서 안달인데 미쳤다고 그 걸 니가 하니? 못하겠다고 나간 건 나리들이니까 책임도 나리들이 지시라 고 해.
송연 그래두 나 때문에 생긴 일이잖아. 나 때문에 도화서 전체가 욕먹게 할 순 없어.
미수 그래두 소용없어. 어차피 붉은 안료랑 흰 안료가 전부 떨어졌으니까.
송연 그래?
미수 시전 화피전들도 다 문을 닫았잖아? 조금 남아있던 것들도 다 쓰고 창고 에도 없을 거야.
송연 (휴.. 그렇구나.. 안타까운데)
그때, 초비가 앞에서 화장하는 세모를 보다가 불쑥 연지를 뺏어든다.
초비 이건 못 쓰나?
세모 (놀라서)왜 그래?
송연 (본다)
초비 ...이건 연지잖아? 연지면 붉은 안료 대신 쓸 수 있는 거 아냐?
송연 (..!!..) 네 맞아요(하도)그리고 보니까 그 분들은 백분이죠? 백분도 흰색 안료로 쓸 수 있을 거에요.
초비 그래?(하고 세모와 시비 꺼 뺏으며)야, 이것도 내놔봐.
시비 언니.. 안돼요.. 이건 정분이에요 비싼 거라구요.
초비 (눈을 부라린다)쪼그만 게, 얼굴에 쳐 바를 생각이나 하구.
야 송연이가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우리도 그림을 배우든 뭐든 수가 날 거 아냐!
세모 (기막힌)뭐? 우리도? 치..뭐야 너. 언젠 관심도 없는 척 하더니..
초비 ..내, 내가 우리도 라 그랬어? 그게 아니라.. 니, 니들도...!
송연 (밝아지는데)
S#58. 동. 소 화실. 낮
송연, 화실에서 안료와 다모들한테서 받은 연지와 백분을 놓고 의궤를 그리기 시작한다.
미수 수종은 우리가 해줄게 송연아.
송연 (...!!...)
보면 세모와 시비도 싱글거리며 있는데..
송연 정말.. .고마워 다들!
하고 송연, 이내 긴장한 얼굴로 붓을 들어 의궤를 그리기 시작하고, 다모들 그 모습을 보는데..
그때 문이 슬쩍 열리며 초비가 안으로 들어온다.
미수, 뭔가.. 하는 표정으로 보는데..
초비 (손짓하며)그냥 하던 거 해! 하던 거!!
미수 (치.. 그 속 다 안다.. 하는 얼굴로 웃고 다시 송연을 돕는데)
세모 이거 다하면 우리도 선 긋는 것부터 좀 가르쳐주라. 어?
송연 응, 알았어.
초비 (귀가 번쩍...!)
초비, 은근슬쩍 옆으로 끼어들고.. 보면, 신중한 눈빛으로 의궤를 그려나가는 송연.
송연, 바로 여기에.. 산의 꿈이,그리고 자신의 꿈이 서려있음을 알기에.. 한획 한획 최선을 다해 그려나가는데..
S#59. 난전 창고 앞. 밤
21부, 산이 난전상인들을 만났던 창고 앞이다. 달호가 초조한 얼굴로 서성이고 있는데.. 그때 한쪽에서 대수가 삼촌!하고 부른다.
달호, 놀라 보면.. 그곳으로 대수가 산과 함께 오고 있는데..
달호 (얼른 예를 갖춘다)저하..
산 다들, 모였는가?
달호 예, 저하.
산 (보는 표정)
S#60. 난전 물품 전시실. 안. 밤
난전 장사치들과 달호, 대수, 그리고 산이 있다.
숙연한 분위기인데. 산, 안타까운 얼굴로 이들을 본다.
산 그동안.. 많이들 상했군. 미안하네!모두가 내가 부덕한 탓이네.
산의 말에, 다들 놀란다.
달호 저하, 당치 않으시옵니다.. 어찌 저하께서 미천한 저희들을 걱정하십니까?
산 (마음이 아프다)...아니네. 내 오늘 자네들을 오라 청한 것은 미안한 마음 을 전하기 위해서네.
다들 (당황)저하..
산 (가슴이 너무 아프다)...자네들이 성심을 다해 애를 써주었는데도..
내가 부족한 탓에 일이 어려워질 지도 모르겠네.
내 끝까지 애 쓸 것이지만.. 어쩌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네.
다들 ...!...
산 ...모두 내가 많이 원망스러울 것이야 미안하네..
다들.. 안타까운 표정들. 산, 가슴 아프게 보는데.
상인1 (울컥한다)저하,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그렇다고 어찌 저희가 저할 원망하겠습니까?
산 ...!...
상인1 비록 며칠간이었지만 저하께선 저희 난전들이 마음껏 장사를 하게 해주셨 습니다. 차마, 꿈조차 꾸지 못했던 일입니다. 헌데 어찌 저희한테 그 같은 말씀을 하십니까? 저하.
산 이보게!
상인1 설사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간대도 저흰 저하를 원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비록 잠깐이지만 저하께선 보잘 것 없는 저흴 사는 것처럼 살게 해주셨습 니다.
그 은혤, 저희가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산 ...!...
산, 자신을 보는 이들을 보며.. 눈물이 어린다. 미안하고, 또 고마운 마음인데..
산 아닐세. 은혜라니? 당치않네.
허나 내 자네들 앞에 약조를 하겠네. 내 언젠간 반드시 자네들의 그 꿈을 이뤄줄 것이네. 그때는 절대로.. 그것이 잠깐의 꿈으로 끝나지 않게 할 것 이야.
다들 저하...
산, 눈물이 어려 이들을 보고.. 그런 산을 보는 상인들, 그리고 달호와 내수의 눈가도 붉어져 오는데..
S#61. 도화서 소화실 밤.
늦은 시간. 다모들에게 그림을 가르쳐주는 송연의 모습.
보면 초비도 어느새 자리를 잡고 앉아 눈에 불을 켜고 하고 있는데..
초비 이렇게 하는 거 맞아?
송연 네.. 언니.. 잘하셨어요!
초비 (신난다. 다모들한테)들었니? 미치겠다 정말. 난 얼굴도 이쁜 애가 어쩜 이렇게 못하는 것도 없나 몰라.
다들 (기막히다, 삐죽이고)
송연 (미소 짓는데)
그러다 송연, 문득 고개를 들어 본다. 그래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해 나가는 것이다. 그런 마음인데..
S#62. 동. 사헌부 집무실(시강원 집무실). 낮
홍국영, 사헌부 일각에서 짐을 챙기고 있는데.. 그때 안으로 18회에서 나온 홍국영의 동학이 들어온다.
동학1 이보게 홍지평
홍국영 (놀란다)...아니.. 자네는?
동학1 오랜만이네.
홍국영 (반가운 표정)
(시간경과)
홍국영과 동학1이 있다.
동학1 세손저하께서 추진하셨던 정책들이 각사 대관들의 반발로 하나둘 씩 되돌 려 지고 있네. 허나 우리 같은 낭관 중엔 이를 안타까워하는 이들도 많네.
홍국영 (반갑다)그런가?
동학1 내 일전에 동궁전에 얼씬대는 자넬 타박했네만 아무래도 내 생각이 짧았 던 듯 싶네. 세손저하같은 주군이라면 나 또한 신명을 걸고, 모셔보고 싶 다는 욕심이 나네.
홍국영 ...!... 자네, 그게 진심인가?
동학1 (미소 짓는다)나뿐만이 아니네. 윤재와 정명도 같은 뜻이네.
홍국영 고맙네, 내 그 뜻들은 전하께 전하고 가겠네.
동학1 전하고 가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홍국영 (씁쓸하다)..그리 되었네. 아쉽지만.. 난 자네와 함께 뜻을 펼치기가 어려 울 것 같네.
동학1 ...?!...
홍국영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보는데)
S#63. 궐. 일각. 낮
강상궁이 급히 간다.
S#64. 정순왕후 처소. 낮
정순, 김상궁으로부터 이야기를 전해듣고 있다.
정순 뭐? 주상전하께서 중신들을 편전에 불러놓고 교서를 발표한다 하셨단 말 이냐?
강상궁 예, 마마. 대전 내관이 분명 그리 전했사옵니다.
정순 ...!!...
정순, 긴장이 어리는데. 이때 밖에서 들리는 상궁의 목소리.
상궁 (소리)마마. 좌승지영감 들었사옵니다.
정순 뫼셔라.
잠시 후 김귀주가 정순의 처소로 들어오는데..
김귀주 (반가운 얼굴로)마마.. 그간 강령하셨습니까?
정순 (반가운 얼굴)어서 오세요.
S#65. 동. 편전. 낮
산이 있고, 최석주 정후겸, 홍봉한, 홍인한 채제공을 비롯한 대신들이 모두 모여 있다. 대전 안, 긴장감이 감도는데. 그때 대전내관이
대전내관 주상전하 납시옵니다.
그 말에 산, 자리에서 일어서고.. 대신들도 긴장된 얼굴로 일어서는데..보면 근엄한 표정으로 안으로 들어와 자리에 앉는 영조.
영조, 무거운 눈빛으로 저들을 보다가.
영조 모두 앉거라
영조의 말에 산과 대신들, 자리에 앉는다.
영조 과인은 얼마 전 이 자리에서 세손에게 대리청정을 명하고 임금의 모든 직 권을 넘겨 국사를 맡긴다는 어명을 내렸다.
산 ...!!...
영조 허나 세손은 시정에 미숙하여 국사를 위태롭게 만들었고 경들은 그런 세 손을 온전히 보필하지 못해 백성들의 삶을 곤궁에 처하게 만들었으니 과 인은 더 이상 뒤에 물러서 이 사태를 좌시할 수만은 없음을 느끼게 되었 다.
산 ....
영조 하여,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세손에게 내린 대리청정의 명을 철회하고 세손에게 일임한 임금의 직권을 모두 거둬들일 것이다.
산 ...!...
순간 영조의 말에 술렁이는 편전 안. 보면, 정후겸의 입가로 냉소가 번진다. 정후겸, 그 미소를 머금은 채로 산을 보는데.. 그러나 산, 담담한 눈빛.
S#66. 동. 정순왕후 처소. 낮
정순, 김귀주와 있다.
김귀주 조정중신들이래야 다.. 그놈이 그놈이지요.
종사의 종자도 모르는 아둔한 것들과 일을 도모하시려니 그간 얼마나 속 을 태우셨습니까? 마마.
정순 내가 오리버니를 부른 이유를 아시겠습니까?
김귀주 예. 세손을 폐위시키고 후사를 준비하라는 뜻이 아니십니까? 마마 소신이 모든 것을 주도 해 나갈 것이니 이제 심려 놓으십시오.
정순 오라버니만 믿겠습니다.
S#67. 사가 방안(박초 큰방 방향전환).낮
김귀주가 은전군과 은언군을 만나고 있는데.. 김귀주 감정을 과정해서 눈물까지 글썽이며
김귀주 그동안 얼마나 외로우셨습니까? 이젠 소신이 마마를 살필 것이니 모든 것 을 소신에게 맡겨 주십시오..!
한껏 감정을 과잉해 두 군의 손을 쥐는 김귀주.
S#68. 궐 일각. 낮
편전에서 나온 산과 채제공 그리고 산을 따르는 내관이 동궁전으로 가는데..
이때 맞은펴넹서 김귀주가 은전군과 은언군을 데리고 오고 있다.
산과 마주치는 김귀주. 산, 멈칫 놀라는데..
보면, 김귀주와 함께 서 있는 은전군과 은언군을 바라보는 산의 시선에서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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