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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산 25

<이산 25>

S#1. 궐 일각

 

김귀주관원 하나와 서 있다.

관원김귀주에게 작은 주머니 두 개를 내민다꺼내 보면 둘 다 흑색화약이 들어있다.

 

김귀주 어떻게 다른가?

관원 이것은 불꽃놀이에 쓰이는 화약이고이건 폭발성 화약입니다.

염초의 비율이 적어 화력이 약하기 때문에 이런 폭죽에나 쓰이는 것이지 .

김귀주 (다른 주머니 보이며)이건 나한테 주고자넨 그만 물러가보게.

관원 ..

 

하고관원 돌아서 가면.. 김귀주의미심장한 눈빛을 빛내며 화약이 담긴 주머니를 내려다 보고.. 이때 김귀주 앞으로 오는 산.

 

 좌승지여기서 혼자 뭐하고 있는 것이오?

김귀주 (당황하는데)...저하..

 (김귀주가 들고 있는 화약 주머니를 보고)그건 뭐요?

김귀주 ...이건..

 

김귀주의 당황하는 눈빛이상하게 훑어보는 산김귀주 이내그래 까짓 거 부딪히자.. 호탕한 눈빛태연한 얼굴이 도는 김귀주.

뻔뻔하리만치 천연덕스럽게.

 

김귀주 ...다름이 아니오라이건 화약이옵니다저하.

 (멈칫놀란다)화약요?

김귀주 저하.

 ...!...

 

당혹스럽고 김귀주 그런 산을 태연자약한 얼굴로 바라보는데.

 

 (의아)화약이라면아무나 취급할 수 없는 것이 아니오헌데 경이 어찌 그런 것을 가지고 있단 말이오.

김귀주 (하하웃으며)화약이라고는 하나이것은 화력이 미약한 것이옵니다 이번 나례희 때 불꽃놀이에 쓸 것이지요..

 ...나례희 때?

김귀주 이번에 예판이 나례도감을 맡지 않았사옵니까하여제가 예판의 청 으로 그 일을 좀 거들게 되었습니다 저하.

 (가만.. 그러다가)돌아오자마자 노고가 많구료.

김귀주 당치 않으시옵니다 저하모두 조정을 위해 소신이 해야 할 일이 아니겠 습니까?

 그렇소암튼 나례희의 불꽃놀이는 가장 중요한 행사니 차질 없이 진행되 도록애 써주시오.

김귀주 저하이번 나례희는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고 신명나는 볼거리가 있 을 것이옵니다아마저하께도 평생 잊지 못할 그런 자리가 될 것이니 부 심려마시오소서.

 ...그럼 이만..

김귀주 (알 듯 말 듯한 비열한 미소를 머금고 산을 본다)

 

S#2. 홍국영의 집 전경

 

S#3. 

 

대수와 홍국영이 있다.

 

대수 (놀란저들이 나례희에서 저할 노릴 거라구요?

홍국영 그래내 짐작이 맞다면 분명 그럴 걸세.

대수 ...!...

홍국영 나례희는 연말 궁궐의 최대 행사네불꽃놀이처럼 화려한 행사는 물론이 고 각 군영의 무예시범을 보이고연종포(자막:대포)까지 쏴대네병기를 든 자들이 궐 안을 활보할 수 있는 유일한 때니 저하의 목숨을 노린다면이보다 더 좋은 기횐 없겠지.

대수 ...!...

홍국영 (굳어지는데)

대수 (조심스럽다)하지만 좌승지영감은 중전마마의 오라버니가 아니십니까 으리의 말씀대로라면 중전마마께서도 이 일을 아신단 말씀이십니까?

홍국영 (가만그러다가)그건알 수가 없는 일이네그렇게 몰아가기엔중전께서 워낙 흠잡을 데가 없는 분이지허나 바로 그 점 때문에 난 오히려 그 분 이 늘 꺼림칙했다네.

대수 ...!...

홍국영 어쨌든 지금 분명한건 김귀주 영감이 노론 쪽의 또 다른 실세라는 것이 헌데그런자가 갑자기 돌아와 나례희에 깊숙이 관여한다는 건 분명 음모의 냄새가 나는 일이야.

대수 (....!....) 나으리일이 이렇다면 저하께도 말씀을 올려야 하지 않을까요?

홍국영 남내관 나으리와 번안대감께 말씀을 전하게허면두 분이 알아서 하실 것이네내가 이 사실을 알고 있단 말은 하지 말게.

대수 ...? 아니어째서요?

홍국영 (조금 씁쓸한)... 내가 관여하고 있다는 걸 아시면 저하께서 어찌 생각하 실지 알 수 없는 일이 아닌가?

대수 ...!...

홍국영 (담담하고 신중하게)좌시직과 우부수한텐 정승지와 김귀주 영감을 주시하 라 이르게.

대수 ,

홍국영 나례희까진 앞으로 이틀이네그 안에 저들이 무엇을 꾸미고 있는 지 반 드시 알아내야하네.

대수 ...!...

홍국영 .....

 

대수긴장감이 어리고홍국영의 얼굴.. 심각하게 굳어지는데.

 

 

S#4. 익위사 훈련장 일각

 

훈련장 일각에 대수와 서장보 강석기가 있는데 대수의 말을 들은 듯 서장보와 강석기 놀란 얼굴들.

 

서장보 그게 사실이면 지금 당장 나례희 준비를 중지시켜야 되는 것 아니냐?

대수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질 않습니까?

강석기 물증을 찾기엔 시간이 너무 없다나례희 행사에 참여하는 인원은 수백이 넘는데 그들 중 누가 저하를 암살할지 어떻게 찾는단 말이냐?

대수 (서장보를 보고)나으리는 김귀주영감의 동태를 살피고 (강석기를 보고) 으리는 정승지 뒤를 캐 보랍니다특이한 점이 있으면 즉시 홍지평 나으 리께 알리고요.

서장보 알았다.

 

S#4-1. 거리일각

 

김귀주를 태운 남녀가 기방 앞으로 다다른다.

 

S#5. 기방 마당

 

기방 마당으로 김귀주가 들어가면 집사가 김귀주를 맞이한다.

 

집사 어서 오십시오 영감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김귀주 어흠.. 매향인 어디 있느냐?

 

이때 나타나는 매향

 

매향 어서 오십시오 영감.

김귀주 오 그래 예판대감 왔느냐?

매향 예 어서 드십시오.

 

매향이 김귀주를 안내하여 방 쪽으로 데려가는데..

 

S#6. 기방 안 낮

 

김귀주가 방으로 들어가면.. 예조판서가 앉아있다.

 

김귀주 좀 늦었네.

예판 나도 막 왔네.

매향 그럼 술상 올리고 이쁘고 참한 년들로 대령하겠습니다.

김귀주 아니다오늘은 술상도 계집도 필요 없으니 아무도 들이지 말거라.

매향 ...영감.

 

매향이 방밖으로 나가면..

 

김귀주 (목소리를 낮춰서)모든 준비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네이젠 자네가 할 일만 남았어.

예판 뭔가?

김귀주 나례희 때 세손과 빈궁의 자리배치를 바꿔야겠네.

예판 (난감)그게 매년 해오던 관례가 있는데..

김귀주 그러니 자네가 나서야지이번 거사가 성공을 거두자면 반드시 그리해야 하네.

 

김귀주가 단호하게 말하면.. 난감한 예판의 얼굴.

 

S#7. 기방 마당

 

매향이 기방마당 일각을 가는데.. 이때 누군가.. 매향을 확 잡아챈다.

매향 기겁을 하고 돌아보면..서장보다.

 

매향 아휴깜짝이야대낮부터 웬일이유?

서장보 여기 좌승지 영감 왔지?

매향 (놀라고)그걸 어찌 아시우?

서장보 누굴 만나는거야?

매향 예판대감을 만나는 중인데 뭔 일인데 그래요?

서장보 둘이 뭔 얘길 하는지 알아볼 수 없을까?

매향 술상도 기녀도 들이지 말고 방 근처엔 얼씬도 말랍디다.

서장보 ...그래?

매향 아휴... 답답해 죽겠네뭔일인데 그래요?

서장보 자네 알거 없네또 보세.

매향 아휴... 싱겁긴..

 

서장보가 돌아서서 밖으로 나가는데..

 

S#8. 정후겸의 집 앞

 

정후겸과 함께 집을 나서는 오정호가 보인다두 사람 지나가면지나는 행인으로 위장한 강석기.. 조심스럽게 그런 두 사람의 뒤를 밟기 시작하고..

 

정후겸 (걸어가면서)좌승지 영감은 살피고 있는 것이냐?

오정호 사람을 붙여 뒀습니다.

정후겸 넌 어찌 생각하느냐정말 나례희 때 그 폭약을 쓸 거라 보느냐?

오정호 좌승지 영감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정후겸 ...그래 그게 문제지그처럼 무모하고 무식한 방도를 쓰다니..(고개를 절래 절래 흔드는데)...

 

S#9. 화완처소

 

화완이 정후겸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이야기를 전해들은 화완놀라는 얼굴.

 

화완 (경악)뭐라...?!

정후겸 ....

화완 (기가막히다)정말 모두가 모인 연회자리에서 폭약을 쓰겠다니대체 그 자 가 지금 제정신이냐설마 그 말도 안 되는 일을 중전이 윤허했다는 것이 ?

정후겸 마음이 급해지면평탄한 길에서도 발을 헛딛는 법입니다중전마마께선 지금 조급하신 겁니다당연한 일이지요지금은 주상전하께서 또 언제 쓰 러지실지 알 수없는 때가 아닙니까?

화완 ...!....

정후겸 ....

화완 그래서이제 어쩔 작정이냐상황이 이런대도 넌계속 이걸 두고 보겠다 는 것이야?

정후겸 성공하면 성공하는 대로 문제고 실패하면 더 큰 문제가 야기 될 겁니다어머니와 제가 다칠 수도 있으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말려야지요.

 

S#10. 궐 일각

 

남사초급한 걸음으로 오는데.. 보면 한쪽에서 몇몇 신하들과 이야기하고 있는 채제공의 모습남사초다급한 얼굴로 다가서서.

 

남사초 (주위 의식하며)대감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채제공 잠시만실례하겠소.

 

채제공남사초와 한쪽으로 오면.

 

채제공 무슨 일인가?

남사초 (가까이 다가가 뭐라 전하고)

채제공 (당혹)그게사실인가?!

남사초 (굳은)대감..

채제공 (당혹스러움이 번지는데)

 

S#11. 동 일각

 

대수와 남사초채제공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대수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두 사람심각하다.

 

남사초 어찌 생각하십니까대감.

채제공 저들이 이 기회를 노려 암살을 시도할 거란 말은 일리가 있네허나 이는 오로지 심증일 뿐어떤 물증도 없는 상황이 아닌가더욱이 그 심증이란 것도 그 노인이 내뱉은 말이 전부라니..

남사초 허나 나례희 행사가 위험한 자리가 될 수 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 아닙 니까?

채제공 (대수에게그래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대수 우선 제일 먼저나례희 전반에 관한 상황을 알아오라고 하셨습니다.

남사초 (의아)...알아오라고 했다고?

대수 (아차싶다)..아니그게 아니라... 알아야 할 것 같다는 그런말씀입니다.

채제공 (보면)

대수 (머쓱하다그런채로)그러니까.. 행사일정 뿐 아니라드나드는 사람과 물 그것을 관리하는 각 아문의 책임자그리고 특히 병장기를 소지하고 궐에 들어올 군영들에 관한 소상한 정보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것을 통해이들 중 누가 저들과 내통해 있는 지 어떤 경로로 암살을 준비하고 있는지 추적해야지요.

채제공 그래그 말이 일리가 있군자네가 말한 건 내가 즉시 알아봐주겠네.

대수 (....!...) 감사합니다대감!

남사초 이젠 지략도 쓰고너도 제법 쓸만한 익위사가 됐구나

대수 (머쓱하다)... 지략이라뇨송구..합니다 나으리.

남사초 (채제공을 보고)일단 저하께 사태의 심각함을 말씀드려야 하지 않겠습니 ?

채제공 알았네.

 

S#12. 개유와

 

, 24부 노인의 집에서 가져온 대나무로 만든 펌프를 살펴보고 있다골몰하고 집중한 얼굴로 이리저리 연구하며 서책에다 뭔가를 적어 내려가는데.. 그 옆으로는 동궁전 상고가 있다쓰던 것을 마무리하고 상고에게 책을 건네며

 

 이 기구와 서책을 적전을 관리하는 안세종한테 전하게내가 써 논대로 이 기구를 시험해보고 나흘 뒤 그 결과를 보고하라 하게.

상고 저하.

 

동궁전 상고대나무 펌프와 서책을 들고 나가면.. 또 다른 서책을 펼쳐드는데.

이때 동궁전 상고의 목소리..

 

상고 저하번암대감 들었습니다.

 뫼셔라

 

잠시후 채제공이 들어오고.. 산 앞에 앉으면..

 

 (밝은 얼굴로)마침 잘 오셨습니다안 그래도 긴히 상의할 일이 있었어요.

채제공 무엇이옵니까?

 그동안 그 노인한테 배운 기술을 전하께 상달하고 정책에 반영을 할까 싶 은데 번암대감께선 어찌 생각하십니까?

채제공 소신도 그 기술들이 정책에 반영되어 시행되어진다면 큰 성과를 볼 것이 라 생각했습니다.

 번암대감께서도 그리 생각하신다니 바로 추진을 해야겠습니다.

채제공 요즘 저하의 안색이 많이 밝아지셨습니다.

 (미소띠며)그래요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니 아주 즐겁습니다.

채제공 ...저하!

 무슨 할 말이 있는 겁니까?

채제공 (망설이는데)...아닙니다기회가 되면 저하께서 만나시는 그 노인을 소신 도 한번 만나보고 싶습니다.

 (신나고)그럽시다필시 번암대감도 좋아하게 될 겁니다.

채제공 (그런 산을 보고 착잡한데)...

 

S#13. 개유와 앞

 

채제공이 나오면 기다리고 있던 남사초가 있고..

 

남사초 어찌 됐습니까저하께 말씀드렸습니까?

채제공 못했네.

남사초 (놀란다)왜요그럴 만한 이유라도 있었습니까?

채제공 저들의 모략과 음모로 인해 지칠 대로 지친 저하가 아니신가이런 때 또 그런 참담한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고 말씀드릴 수가 없었네.

남사초 ...(채제공의 심정을 이해 할듯)...하오나..

채제공 모든 것이 분명해질 때까진 저하께 상달하는 건 미루도록 하세.

 

S#14. 궐안 일각

 

열댓명의 조총을 든 사수들이 일렬로 서 있고 그들이 허공을 향해 총을 발사 하는데.. 한쪽에서 흐뭇한 얼굴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김귀주와 예조판서.

김귀주와 예조판서가 무언가 말을 주고 받는데 이때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서장보와 대수.

 

대수 용호영에서도 조총 실력이 제일 출중한 자들인데 나례희 때 시범을 보인 답니다.

서장보 ...제길.. 저놈들 중에 어떤놈이 저하를 향해 총구를 겨눌지 알수가 있나.

대수 나례희 행사에서 조총시범을 뺄 수는 없을까요그럼 일단 조총으로 저격 하는 건 막을 수 있잖습니까?

서장보 그건 그렇다만 무슨 수로 빼겠냐?

대수 (심각한 얼굴로 바라보면)...

 

사수들.. 멀찍이 떨어진 목표물을 향해서 조총을 발사하는데.. 백발백중.. 목표물이 박살이 난다한쪽에 서 있는 김귀주가 호탕하게 웃으며 박수를 치는데..

S#15. 궐안 일각

 

최석주가 보면.. 홍인한이 다가오는데..

 

홍인한 대감이대로 좌시할겁니까?

최석주 무슨 소리요?

홍인한 좌승지영감 말입니다궐안을 휘젓고 다니는 꼴이 필시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듯한데 나는 불안불안 합니다.

최석주 ...

홍인한 그 양반이 어떤 인물인지는 대감께서도 잘 알지 않습니까뭘 꾸미고 있 는지 알 수는 없지만 우리 앞길을 좌승지영감한테 맡기는 건 어리석은 짓 입니다잘 판단하세요.

최석주 ....

 

홍인한이 한쪽으로 가면.. 최석주 심각한 얼굴로 상념에 잠기는데...

 

S#16. 영조의 침전

 

영조와 정순이 있고 그 앞으로 최석주와 예조판서가 있다.

 

영조 나례희 준비는 어찌되었느냐?

예조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영조 얼마 전까지 도성 경제가 파탄에 이르고 백성들이 죽는 불상사까지 있었 이런 때 궐 안 잔치를 벌이는 것이 내키질 않는구나요란스런 불꽃 놀이를 없애고 그 규모를 축소하는 것이 어떠냐?

 

순간...흔들리는 정순의 눈빛최석주와 시선이 교차하는데...

 

중전 전하나례희는 나라에 재앙을 가져오는 잡귀를 몰아내는 행사가 아니옵 니까이런 때일수록 나라의 안녕을 도모하고 위엄을 높이기 위해서 나례 희는 성대하게 치러야 하옵니다.

영조 (잠시 고민을 하다가)중전의 말도 맞구려그로인해 나라에 악운을 몰아낼 수 있다면 그리 해야지.

중전 ....

 

S#17. 정순처소

 

정순과 최석주이야기를 하고 있다분위기심각하다.

 

정순 그래서지금이라도 중단해야한다 그것입니가?

최석주 아뢰옵기 송구하오나그렇습니다마마.

정순 ...!...

최석주 폭약을 쓰는 것은 자객을 들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입니다이는 수 백 명이 보는 앞에서 벌어질 일입니다만에 하나 실수라도 생기는 날엔 뒷감당을 하기가 어려워집니다마마.

정순 (차갑게지금 이판께선 내가 그것을 모른다 여겨서 이리 친절히 일러주 시는 것입니까?

최석주 (당혹)...마마!

정순 이 일이 무모하다는 것은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습니다허나난 지금 우리한텐그런 무모함이 필요하다 여겼기에 제 오라버니를 불러 올린 것 입니다.

최석주 ...!...

정순 주상전하께서 언제 다시 쓰러지실지 알 수 없습니다그땐 지금처럼 일어 나실 거란 보장도 할 수가 없어요.

최석주 ...!!...

정순 더 이상은 재고 따지며 허송할 시간이 없습니다이번엔 무슨 일이 있어 도 내 눈 앞에서 일이 마무리 되는 것을 봐야겠습니다.

최석주 ....

 

최석주걱정이 어리고.. 정순굳은 표정으로 생각에 잠기는데.

 

S#18. 기방

 

기방에 이천과 금홍이 있고.. 이천이 금홍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금홍이 교태스러운 포즈를 잡고모델을 하고 있는데그림을 그리는 이천.

 

이천 ..... 금홍아.

금홍 나으리.

이천 ......옷고름 좀... 살며시... 풀어보겠느냐?

금홍 ,,., 나으리.

 

금홍이 금방이라도 저고리를 벗을 듯 옷고름을 풀어제치고.

 

이천 아니.. 아니.. 벗으란 말이 아니다그냥.. 이렇게.. 원래.. 가릴 듯 말듯 하 는데.. ... 매력적이다.

금홍 .. 나으리.

 

이때 방문이 열리고 소향이 들어온다.

 

소향 (이천 옆에 안고..팔짱을 끼며 교태를 부리는데)나으리.. 언제 끝나는 겁니 제 껀 언제 해주실 거에요?

이천 (당황하면서도 흐뭇한)...곧 끝난다조금만 기다리거라.

 

S#19. 달호네 집마당

 

달호가 마당 한켠에서 평차에 종이와 안료를 싣고 있는데.. 그때 이천이 안으로 들어온다.

 

이천 이보게 달호!

달호 (본다)나으리 오셨수.

이천 이게 다 뭔가자네장사 다시 시작했나?

달호 먹구 살 궁릴 하다가... 결국 시전에서 하도급으루 일을 받기루 했습 니다.

이천 그래잘됐구만?!

달호 (..)잘되긴요제 벌이에서 반은 다 떼줘야 되는데요구들장 지고 앉아 있을 수 없어서 나선거지 제 속이 지금 속이 아닙니다요.

이천 (쯔쯔..)거참 난 무릉도원에서 살고 있는데 자네가 이리 풀 죽어 있으니 내 마음이 거시기하구만.

달호 그래요기방 일이 잘 되시는 겁니까?

이천 (히죽웃는다)이를 말인가돈 벌어다주니 마누라한테 맞을 걱정없지.. 기녀들은 그림 그려달라며 옷고름을 척척 풀지.. (하다가)오늘 어떤가소향이가 자넬 찾던데 이따 시간 괜찮으면..

 

하는데그때 등 뒤에서

 

막선 (소리)소향이요?

 

달호이천.. 놀라보면막선서슬 퍼런 눈으로 보고 있는데.

 

막선 소향이라니그게 누구에요 예?!

둘다 (뜨끔...)

달호 .....소향이라니...

막선 방금 이 나으리께서 그랬잖아요소향이란 년이 당신을 찾는다구..

달호 (큰일이다..)소향이라니.. 언제...송연이랬지안 그랬습니까나으 !

이천 (당황)..? ... .. 그랬지.

막선 그럼 옷고름을 푸네 어쩌네 한건 뭔데요?

이천 ...그거야.. 달호와 주모 자네를 어서 혼살 치르게 해서 옷고름을 척척 풀르 게 해야 한다.. 뭐 그런 말이었네!

달호 (...!)나으리?!

막선 (..).......혼사요그게 정말이세요?

달호 (이게 대체 무슨 말인가..! 완전 사색이 되는데...)

 

S#20. 

 

달호이천을 끌고 나온다.

 

달호 아니나으리 제정신이십니까혼사라니요거기서 그런 말을 하시면 어떡 하세요!

이천 그럼 어뜩하나뭐라도 대충 둘러대야지.

달호 그래도 그렇죠혼사라뇨혼사라뇨!

이천 아 어차피 이만치 정 붙였으면 그만 데꾸 살아도 되잖아너무 고르고 재 지 말게말 나온 김에 확 해치워버리라구.

달호 ...그게 아닙니다 나으리저는 혼사를 치를 놈이 못 된다구요.

이천 아니 어째서?

달호 나 정말.. 미치겠네.. 미치고 돌아버리겠네

이천 ...??

달호 (돌아버리겠는데)

 

S#22. 궐 안 도화서

 

다모화원들 모두 정신없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다모들 유지를 대고 밑선을 그리느라 정신이 없고화원들 채색을 하느라 분주하다.

시비자신이 밑선을 그린 그림을 탁지수에게 가져다준다탁지수탐탁치 않은 얼굴로 힐끗 보고는 몇 장 넘겨보는데이내 인상을 확 찌푸린다.

 

탁지수 이걸 지금 밑선이라고 그린 것이냐?

시비 (당혹)?

탁지수 니 눈에는 이 흐트러진 선들이 보이질 않느냐이런 것에 어찌 채색을 하 라고 가져오는 게야!

시비 송구합니다나으리

 

그 소리에 화원과 다모들 모두 놀라 본다송연 역시 당황한 얼굴로 돌아보는데..

그때 강두치그림을 슬쩍 본다.

 

강두치 (끌끌다모년들이 그림을 그리겠다고 설쳐대니 기어이 이런 일이 생기 ..

송연 ...!...

시비 (울먹인다)잘못했습니다나으리다시 해오겠습니다.

탁지수 (냉소)다시 한다고 되겠느냐?

(가져온 그림을 획 도로 주며)도로 가져가거라어차피 못 쓰는 그림이 ...

 

시비서러워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다모들너무한다 싶어 눈을 흘기고,

송연안되겠다.. 일어나 시비 손에 들린 그림을 가져와 탁지수 앞에 내민다.

탁지수놀라 보고.

 

송연 ....나으리송구하지만 저는 이 밑선이 왜 쓸 수 없는 것인지 잘 모르 겠습니다.

탁지수 뭐야모르겠다고?

송연 비록 선이 비뚤어지고 어긋한 곳이 있긴 하지만 화원 나으리께서 채 색을 못할 정도는 아니라 생각됩니다.

탁지수 (기막히다)네 눈에는 저년이 망쳐놓은 파지들이 안 보이는 게냐지금저 다모 년의 실수로 시간이 두 배로 재체되고 있어!

송연 하지만나으리나으리께서도 의궤를 그리실 때 몇 장이고 파지를 내시지 않습니까.. 화원 나으리들 또한 그러하신데 어찌 다모가 실수가 없겠습니 ?

탁지수 (당혹)...?

송연 이것들이 마음에 안 드신다면 나으리 마음에 드실 때까지 제가 다시 그려 올리겠습니다그러니시비에 대한 노염을 푸시고 한 번 더 기회를 주십 시요비록 저희가 다 부족하지만 모두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고 있습니 나으리.

 

탁지수난처한 얼굴로 다모들을 보고.. 다모들어쩔 줄 모르는 얼굴로 눈치를 보는데..

보면 안타까운 표정으로 그런 탁지수를 보는 송연.

 

S#23. 동 일각

 

송연을 비롯한 다모들이 모여 있다시비 울고 있는데..

 

송연 (달래진두)괜찮아시비야뭐 그런 일갖구 울구 그래?

초비 그래 그만 좀 해라누가 보면 초상 난줄 알겠다.

시비 미안해요 언니들다들 나 때문에 욕만 먹구..

세모 그러게 좀 잘 좀 하지...

초비 (흘긴다)너는 뭐삐뚤 빼뚤 아니었는 줄 알어?

세모 그래도예보단 나았어 왜 그래?

미수 (..)우리 욕 먹는거야 그렇다쳐도 괜히 우리 때문에 중간에서 송연이 니 가 나리들한테 미운털 박힐까봐 걱정이다우리가 괜히 그림 배운다구 나 섰나봐.

송연 으이구별소릴 다한다그게 왜 너희 때문이야내가 승질을 못 참고 나 서니까 그런거지 뭐.

초비 하긴보면 볼 수록 얘기 승질이 좀 있어그지?

송연 (피식웃고는)그래그래서 난 미운털 박히는 거 하나두 안 무서우니까 다들 기죽지마기죽지 말구다시 열심히 하는 거야알았지?

 

송연밝게 미소 지어보이고.

 

S#24. 일각

 

궐 한쪽에 처용무에 쓰일 탈들이 줄줄이 나와 있고그 곁에서 재인들이 춤 연습재주 연습이 한창이다효의김상궁나인들이 그 곁을 지나간다.

김상궁신기해서 눈이 동그래진다효의도 관심 있게 본다.

 

김상궁 마마저것 좀 보십시오어쩜 저렇게 줄 위에서 붕붕 날아다닙니까?

효의 그래세상에는 귀한 재주를 가진 사람들이 참으로 많구나.

김상궁 (혼자 신났다)저는 일년 중 이때가 제일 좋습니다마마.

외지인들이 들어오고 들썩들썩 해지는 게 궐 안도 제법 사람 사는 곳 같 아 지지 않습니까?

효의 (미소 짓는데)

 

그때한쪽을 보던 김상궁송연이 가는 모습을 보고..

 

김상궁 (쌍심지를 켜며)아니 쟨 또 왜 여기 있는 거야한참 좋았는데쟤 땜에 눈 버렸네.

 

효의무슨 말인가 보면... 저만치 송연이 오고 있는데.

순간어색하게 굳어지는 효의그때송연도 효의를 보고반가운 얼굴로 다가와 예를 갖춘다.

 

송연 빈궁마마 그간 강령하셨습니까?

효의 (어색하게)..그래 나례희 때문에 들어온 모양이구나.

송연 마마.

 

송연밝게 미소 지으며 효의를 보는데.. 그러나 그런 송연을 보는 효의는 어색하고 불편한 기색인데

 

효의 그럼.. 난 이만 가봐야겠구나애쓰거라.

 

하고 효의불편한 표정으로 돌아서 가고김상궁쌜쭉한 얼굴로 송연을 노려보다가 따라간다.

송연평소와 다른 효의의 모습이 어쩐지 마음에 걸리는데...

 

S#25. 동 일각

 

효의김상궁나인들을 이끌고 걸어간다.

 

김상궁 잘하셨습니다 마마마마께서 그리 무섭고 강하게 나가셔야 저 계집도 정 신을 좀 차릴 것입니다.

효의 그게 무슨 말이야무섭게라니내가 방금 그랬단 말이냐?

김상궁 (...어라..)일부러 그러신 게 아니셨습니까방금 전 아주 찬바람이 쌩... 시길래 전 이제 마마께서 작정을 하신 줄 알았는데...

효의 ...!...

 

하다가 김상궁효의 눈치를 슬쩍 살핀다효의마음이 괴로운지 인상을 찌푸린다.

 

김상궁 (왜 그러나 싶다)마마..

효의 이제 자네 말은 듣지 말아야겠네.

김상궁 ?

효의 저 아이에게 아직 한마디도 듣지 않았는데 벌써 마음에선 저 아이를 의심 하고 있으니..

김상궁 (답답하다)하오나마마제가 없는 말을 만드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의심스러운 짓을 하고 다니는 건 저 계집입니다.

 

효의심난한 얼굴로 얕은 한숨을 내쉰다김상궁답답한 얼굴로 그런 효의를 본다.

 

S#26. 노인의 집 전경 밤.

 

S#27. 동 안

 

있고노인 붓을 들고 뭔가 그림을 그리다 산을 힐끗 본다.

 

노인 정말 그 기구를 자네 전답에서 다 시험을 하고 있단 말인가?

 (미소 띤 채)내가 왜 노공께 허언을 하겠소서책에 있는 다른 농법들도 몇 가지 시험 중이니 조금만 기다리시오결과가 나오면내 되는 대로 곧 알려드리겠소.

노인 (붓으로 여전히 그리며혼자말처럼)거참알 수가 없는 물건이네.

 (....??...)

노인 자네 대체 정체가 뭔가?

 (당황)정체라니... 그게 무슨 말이오?

 

노인그제야 고개를 들고 산을 빤히 쳐다보고.. 난처한 얼굴로 어쩔 줄 몰라 하는데..

그때밖에서 '계십니까하는 소리가 들린다그 말에 보는 노인,...다행이다 싶은데...

S#28. 

 

노인 나오는데남사초 그 앞에 있고 청년 두명이 마당 가운데 서 있다.

 

노인 아니 네 놈들이 어쩐 일이냐?

청년1 하도 기별이 없으시기에 혹시 송장 치울 일 생겼나 싶어 찾아 왔습니다.

노인 (부러 엄하게)이놈누가 반쪽 피 흐르는 놈들 아니랄까봐 이젠 예절도 반 쪽뿐이더냐?

 

하다가 노인호탕하게 웃어젖히고청년들이내 웃으며 건강하셨습니까’ 등의 안부를 전한다.

대체 누군가 호기심 어린 얼굴로 보는데.

 

청년1 헌데이 친구는 누굽니까처음 보는 얼굴인데..

청년들 (산을 보고)

 (잠시 머뭇거리다).... 이무덕이라 하오청원 향교에서 수학하다 얼마 전에 도성에 올라왔소.

노인 (묘한 얼굴로 산을 보고)

청년1 반갑소나는 강가 원해라 하오헌데 도성에 온지도 얼마 안 된 사람이 어찌 여기 있는 거요?

 (보고)

청년2 그러게 말이네이거 창창한 젊은이 인생 또 하나 망치게 생겼구만.

 

노인, ‘예끼 이놈들’ 하면서도 웃고청년들유쾌하게 웃는다.

그런 이들을 보며이내 미소를 짓는데

 

S#29. 주막

 

노인청년 둘이 술상을 놓고 앉아 있다.

 

 (놀라그게 무슨 소리요노공이 두 분의 목숨을 살려냈다니?

노인 이놈은 광통교저놈은 수포교에서 건졌지그 놈들.. 꼭 안 죽을 높이에 서 뛰어내려 건져오게 한단 말이지?

 대체 연유가 뭐였소?

청년1 아까 못 들으셨소우리반쪽짜리 피가 흐르는 서얼들이오.

 ...!...

청년1 서얼 팔자가 서러워 천하의 파락호로 지내다 다 끝장내자 뛰어내렸는데 눈 떠보니 스승님 댁이었소하여그 날부터 스승으로 모시고 있소.

노인 대접도 않는 놈들이 말끝마다 스승은... 쓸데없는 소리 집어치우고세상 돌아가는 얘기나 해봐라요새 조정은 어떠냐?

청년2 별거 없습니다나례희 한답시고 흥청망청 놀 궁리나 하고들 있지요..

노인 (끌끌저자에는 얼어 죽는 이들이 속출하는데나라 놈들 하는 짓이라는 ..

 ...

청년1 어디 그뿐입니까대리청정에서 떨려난 세손이 하고 다니는 짓도 그에 못 지 않습니다.

 (좀 멈칫한다)

청년1 한참 개유와에 틀어박혀 있더니 요샌 또 궐 밖으로 떠돈 답니다.

 겁도 없이 경장을 한다고 나섰다가아주 크게 데여 질겁을 했다지요.

청년2 (냉소 띤)뭘 얼마나 했다고.. 그리 변죽만 울리다 말거면 차라리 안하는 게 낫지백성을 위한다 말만 했지나아지기는커녕 더 나빠졌지 않소.

노인 이놈아그리 툴툴대지만 말고니가 한 번 나서봐라죽을 똥 살 똥 공부 를 해 출사를 했으면 제대로 해봐야 할 게 아니냐?

청년1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지 않습니까스승님이 놈의 세상은서얼한 테 관직도 반쪽자리만 내어줍니다.

산 반쪽자리 관직만 내준다니 그게 무슨 말이오?

청년1 (보고)

 주상전하께서 지난 경인년 서얼의 출사를 허통하셨소하여 서얼들도 청 요직까지 승반이 가능해 졌지 않소?

청년1 (빤히 본다)청원향교에 있었다는 거 정말이오?

 (당황)...무슨말이오?

청년1 물정을 몰라도 이리 모르니청원이 아니라 청국에서 살다 온 사람 같아 그렇소.

 ...!...

청년1 우리한테 관직을 주는 것이 누구요조정중신들바로 양반들 아니오댁 같은 양반들이 우리가 거기까지 가게 놔둔답니까?

 ...!...

 

청년1,2,둘 씁쓸한 얼굴로 술잔을 기울이고.. 그런 이들을 보는 산의 표정.. 이것이현실이었구나.. 하는 생각에 굳어져오는데..

 

S#30. 홍국영의 집전경. ()

 

S#31. 방 안

홍국영대수서장보강석기 있다.

 

홍국영 ()그래정말 별 이상이 없었단 말인가?

대수 .나으리나례희에서 가장 큰 소임을 맡은 군기시와 사옹원 모두 별다른 문제가 없었습니다.

강석기 저와 좌시직도 마찬가집니다정도승지와 김귀주 영감 뒤를 계속 쫓았으 나 달리 서상한 점은 없었습니다.

홍국영 (답답하다)미칠 노릇이군구린내는 나는데 방귀 뀐 놈은 없다니..

 

홍국영의 말에다들 초조하고 긴장된 얼굴로 보는데.

 

대수 나으리이제 어쩌면 좋습니까?

나례흰 다가오는데 모든 게 오리무중이 아닙니까?

홍국영 초조해하지 말게그런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야.(하고 서장보에게)자넨 돌 아가 김귀주 영감을 계속 살펴보게마지막까지 한시도 눈을 떼선 안 될 것이야.

서장보 나으리..

홍국영 (강석기에게)그리고 자넨 궐로 돌아가 이번 나례희의 의궬 받아오게번암 대감께 말씀드리면 될 걸세.

강석기 알겠습니다.

 

서장보강석기.. 급히 밖으로 나가면...

 

대수 나으리저희가 뭔가 잘못 짚은 건 아닐까요?

홍국영 그건 아닐걸세개들이 새로운 동네에 가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뭔가?

영역을 표시하고 제 세를 과시하는 거네김귀주는 분명.. 뭔갈 보여주려 고 안달이 나 있네이런 기횔 그냥 날려버릴 인물이 아니야.

대수 ...!....

홍국영 (굳은 표정생각에 잠기는데)

 

S#32. 

 

김귀주를 태운 남녀가 궐 문을 나선다.

 

S#33. 허름한 민가

 

김귀주가 허름한 민가 앞에 당도하고뒤를 돌아 주변을 살피다 들어가는데.

이때한 켠에서 눈빛을 빛내며 모습을 드러내는 서장보.

이내민가 앞으로 가 은밀히 살펴보는데...

 

S#34. 

 

김귀주와 군기시 서리 하나가 있다.

 

김귀주 ...자네 식솔들은?

사내 모두 내 보냈습니다.

 

김귀주그제사 품에서 화약주머니를 꺼내 사내에게 은밀히 건네고.

사내얼른 그 화약주머니를 받아서 품에 챙긴다.

 

김귀주 이것이 반드시 세손의 앞에서 터져야 할 것이다쥐도 새도 모르게 한 치 의 실수도 없이 처리하거라알겠느냐...

사내 걱정마십시오 영감마님.

 

김귀주그런 사내의 앞으로 툭하고 엽전 꾸러미를 던진다.

 

김귀주 마무리가 다 되면바로 여길 떠라그만하면 어디 가서 행세는 하고 살 수 있을 것이다.

사내 ...!!....

 

사내침을 꼴깍 삼키고그런 사내를 보는 김귀주입가에 비열한 미소를 머금는데..

 

S#35. 일각

 

사람이 나오는 인기척이 느껴지자서장보일각으로 급히 사라지고.

보면김귀주와 사내가 나온다김귀주뭔가 은밀히 사내에게 다짐을 시키고이내 남녀에 오른다김귀주의 남녀가 움직여 사라지면..

사내다시 한 번 주변을 살피다 황급히 반대편으로 사라지는데..순간서장보의 눈빛이 빛나고 이내사내의 뒤를 밟기 시작하는데..

 

S#36. 도성 일각

 

사내황급히 어디론가 가고 있고서장보또한 은밀히 뒤를 따르다무슨 생각에선지 사내의 뒤를 황급히 쫓고 결국사내에게 말을 거는데

 

서장보 이보시오!

사내 (순간멈칫하고 돌아보는데)뭐요?

서장보 (딴청피듯)저기말 좀 물읍시다여기...

 

하면서 서장보 사내의 낯을 살피는데..

그때누군가 뒤에서 서장보에게 접근하는 느낌.

순간 누군가 서장보의 뒤통수를 후려치고서장보..하고 비명을 지르며 그 자리에 쓰러지는데...

사내놀라 흠칫하며 뒤로 물러서 보면오정호와 수하 서넛이 있는데.

 

오정호 ...끌고 가라.

사내 ......뭐요... 당신들은?

 

하는데수하들 사내를 급히 입막음하고 끌고 가고오정호주변을 살피다 황급히 뒤를 따른다.

보면...바닥에 쓰러진 채 의식을 잃고 있는 서장보의 모습.

 

S#37. 약방 안

 

의원 안 진료방머리에 붕대를 서장보가 있고.. 그 앞으로 홍국영강석기대수가 있는데..

 

홍국영 김귀주가.. 군기시 서리를 만났다고?

서장보 퇴청하는 길에 그 자의 집에 직접 들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홍국영 ...!....

서장보 좌승지나 되는 양반이 서리를 직접 만나다니.. 아무래도 수상해서 김귀주 영감대신그 자의 뒤를 밟았지요헌데.. 갑자기 뒷통수에서 불이 번쩍하 고는 그대로 정신을 놓고 말았습니다.

홍국영 ...!!..

대수 ..!!...

강석기 그 서리란 자는 제가 찾아보았지만 이미 행방이 묘연했습니다 나으리.

대수 그럼놈들이 우리가 뒤를 밟고 있는 걸 이미 눈치 채고 있었단 말입니 ?

서장보 그런 모양이네...

 

다들굳어지는데....

 

홍국영 낭패로군..

 

홍국영난감한 얼굴로 굳어지고모두들초조한 얼굴로 본다.

 

S#38. 정후겸의 집마당

 

정후겸 잡아 온 놈은 어쨌느냐?

오정호 창고에 가둬 두었습니다.

정후겸 내일 아침에 돌려 보내거라.

오정호 ..영감.

 

오정호가면.. 정후겸 냉소가 번지는 얼굴로 돌아본다.

 

S#39. 궐 외경

 

S#40. 궐 일각(혜빈의 꿈). 

 

나례희 행사가 진행 중인데.. 조총 시범을 하던 용호영 군사가 갑자기 세손을 향해 총을 겨누고 그 모습을 본 혜빈이 경악하는데.. 총을 겨누고 있는 군사가 김귀주다.

 

혜빈 ...세손!!

 

S#41. 혜빈의 처소새벽.

 

잠에서 깬.. 혜빈.. 이마에 진땀이 흐르고 꿈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안도의 한숨을내쉬는데.. 혜빈잠시 고민을 하는데..

 

혜빈 밖에 이상궁 있느냐?

이상궁 (소리)....마마.

 

잠시후 이상궁이 들어오고

 

혜빈 동궁전으로 갈 것이다채비하거라.

이상궁 (놀라고이처럼 이른 시각에 동궁전에 가신단 말입니까?

혜빈 어서 채비하라니까!

이상궁 예에

 

S#42. 동궁전

 

산이 앉아서 상념에 잠겨 있는데 그런 산의 얼굴위로 노인의 제자들이 한 말이 떠오른다..

 

청년1 (소리)이 놈의 세상은서얼한텐 관직도 반쪽자리만 내어줍니다.

 (E) 반쪽자리 관직만 내준다니그게 무슨 말이오?

청년1 (보고)

 (E)주상전하께서 지난 경인년 서얼의 출사를 허통하셨소하여 서얼들도청요직까지 승반이 가능해 졌지 않소?

청년1 (빤히 본다)청원향교에 있었다는 거 정말이오?

 (당황)..무슨말이오?

청년1 물정을 몰라도 이리 모르니청원이 아니라 청국에서 살다 온 사람 같아 그렇소.

 ..!!...

청년1 우리한테 관직을 주는 것이 누구요조정중신들바로 양반들 아니오?

댁 같은 양반들이우리가 거기까지 가게 놔둔답니까?

 

그들의 말을 떠올린 산심란한데.. 이때 밖에서 들리는 내관의 소리.

 

상고 (소리)저하.. 혜빈마마 납시었습니다.

 (의아하가뫼셔라.

 

잠시후 혜빈이 들어오고.. 산이 자리에서 일어나 혜빈에게 예를 갖추는데.. 혜빈이 자리에 앉으면 산도 앉고..

 

 이처럼 이른 시각에 어인 일이십니까무슨 일이 있는 것입니까?

혜빈 꿈자리가 하도 사나워서요

 ....

혜빈 세손!

 ..어마마마.

혜빈 평양에 있던 김귀주가 돌아온 것을 아십니까?

 만난 적도 있습니다.

혜빈 그 자가 궐 안에 나타난 후로 내 맘이 안정이 되질 않습니다.

 대체 무슨 연유로 김귀주 영감이 어마마마의 심기를 그토록 어지럽게 한 단 말입니까?

혜빈 (선뜻 말하지 못하고 잠시 고민을 하다가)... 세손!

돌아가신 세자저하를 모함한 것이 누군지 아십니까?

 ...?

혜빈 바로 김귀주 그 잡니다그 자가 전하와 세자저하 사이를 이간질하여 세 자저하께서 억울하게 돌아가신 것이예요.

 (경악하는데)그게 정말입니까?

혜빈 정말이고 말고요그런 자가 궐에 돌아왔으니 내 심사가 편할 수 있겠습 니까세손김귀주는 사악하기가 이를 데가 없는 자예요필시 세손을 음 해하려 들것이니 김귀주를 조심해야 합니다.

 (심각한)....

 

S#43. 화완옹주 처소아침

 

화완정후겸이 건넨 주머니를 흡족한 얼굴로 보고 있다.

 

화완 (만족스럽다)애썼다그분께서 이걸보고 어떤 얼굴을 하실지 정말 기대가 되는 구나.

정후겸 .....

화완 (곽상궁에게)지금 중궁전으로 갈 것인차비하거라.

곽상궁 마마

 

곽상궁뒤로 물러나 나가면화완 두고 보자는 눈빛을 빛내는데..

 

S#44. 정순처소아침

 

정순화완정후겸이 있다.

 

정순 두 사람이 이리 이른 시각에 어쩐 일인가?

화완 송구하옵니다마마허나 워낙 화급을 다투는 일인지라 예가 아닌 줄 알 면서도 이리 걸음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순 화급을 다투는 일이라니대체 무슨 일이길래..

 

하는데.. 화완정순 앞에 화약을 내민다.

 

정순 이것이 무엇인가?

화완 열어보시지요마마.

 

정순열어보면 안에 흑색 화약이 들어있다순간 정순의 얼굴이 차갑게 굳어진다.

 

정후겸 좌승지 영감께서 군기시 관원에게 건넨 화약입니다이것이.. 영감의 뒤를 쫓던 세손의 손에 들어갈 뻔 했습니다마침 제 수하가 알아내 막지 못했 다면 자칫 큰 화로 이어질 뻔 했습니다마마.

정순 (차가운 눈빛으로 보고)..지금.. 마침..이라 했느냐?

정후겸 마마소신 또한 이 일을 알고 크게 놀랐습니다.

정순 (분노가 일지만겨우 참는데)

화완 이제 이것이 얼마나 화급한 일인지 아시겠습니까마마.

마침 정승지가 알아냈기에 망정이지 정말 큰일을 당하실 뻔하지 않으셨습 니까좌승지 영감은 물론마마께서도 위태로우실 뻔 하셨습니다.

정순 ...!....

화완 저희가 데려온 군기시 서리의 말론 좌승지께서 이번 나례희 때 이 화약을 쓰실 작정이셨다 하더군요헌데 마마 어째서 이런 일을 저나 정승지가 모르고 있었던 것인지요?

정순 (이내 냉정을 되찾고)내가.. 모든 일을 일일이 옹주와 정승지에게 다 설명 하고 상의해야 하는가?

화완 ...!....

정순 ......

화완 물론 아니옵니다마마허나 세손을 암살하는 일이라면 저희에게 언질 정 도는 해주셨어야지요.

정순 ...!...

화완 (눈빛을 빛내며 보는데)

정순 ...내가 이 일을 두 사람에게 알리지 않은 것은 두 사람을 쉬게 해주려는 뜻이었네.

화완 쉬게 해주신다구요...?

정순 들은 대로네그간 위험한 일마다 옹주와 정승지가 나서 처리했으니 이번 엔 잠시 지켜보게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던 것이네..

화완 (냉소가 일어)...그러셨습니까?

정순 ...!....

화완 그리 저희들을 살펴주시니 마마의 배려에 몸둘바를 모르겠사옵니다.

허나마마 이 나라의 앞날을 생각하는 마음은 저 또한 마마와 다르지 않 을 것입니다왕실과 종사를 생각하는 일에 어찌 하루도 쉴 날이 있겠습 니까?

정순 ...!...

화완 허니앞으로 반드시 모든 일을 꼭 저나 정승지와 상의해주십시오.

그래야 저희가 마마를 지켜드리고 오늘처럼 황망한 일을 겪지 않도록 도 와드릴 것이 아닙니까?

정순 ...!!...

화완 (차가운 미소 어려 보는데)

정순 ...알겠네내 앞으론 꼭 옹주의 말대로 그리 하지이 나라 종사와 나의 안위를 염려해주는 옹주의 그 충정을 앞으론 절대잊지 않을 것이네.

화완 망극하옵니다마마.

정순 ....

 

정순참을 수 없는 노기그러나.. 표정 변하지 않은 채 굳은 얼굴로 화완을 보고.. 화완 그런 정순을 보며 여유 있게 미소 짓는데.. 보면담담한 표정의 정후겸.

 

S#45. 궐 일각.

 

화완정후겸걸어간다곽상궁과 나인들 뒤를 따른다.

 

화완 (통쾌하다)쩔쩔매던 얼굴을 너도 보았느냐?

이제 다신날 무시할 수 없을게다.

 

화완처소 쪽을 돌아보며 차가운 미소를 짓고..

정후겸의미심장한 얼굴로 생각에 잠긴다.

 

S#46. 동 안

 

정순노기 어린 얼굴로 앉아있는데.. 그때밖에서 강상궁의 좌승지 영감 드셨습니다’ 하는 소리 들린다매섭게 쏘아보는 정순.

그때김귀주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온다.

 

김귀주 (웃으며)찾으신다는 말씀을 듣고 소신 득달같이 입궐하였사옵니다마마..

무슨 일이시옵니까?

정순 (차갑게 본다)무슨 일이냐니요?

지금 무슨 일이 있는지도 모르고 계시는 것입니까?!

김귀주 (이상하다)...? 그것이 무슨 말씀이신지요마마

 

정순그런 김귀주의 앞으로 주머니를 확 던진다바닥에 산산이 흩어지는 화약가루김귀주경악한 얼굴로 본다.

 

김귀주 ..아니.. 이게 어떻게?

정순 (서슬 퍼렇게)이것을 누가 가져온 줄이나 아십니까정승지와 화완옹주였 습니다세손에 손에 들어갈 뻔한 것을 겨우 막았답니다.

어찌 일을 이리 허술하게 처리하셨습니까!

김귀주 (엎드리며)송구하옵니다마마소신을 죽여주시옵소서.

정순 (차갑다)당장중지하세요.

김귀주 ...!!...

정순 이 일은 덮을 것이니당분간 몸을 낮추고 기다리세요.

김귀주 (절박하다)하오나마마 모든 일이 다 준비되었사옵니다.

헌데여기서 그만 두라니요..어찌...(하는데)

정순 (서탁을 쾅 내리친다)

김귀주 (충격)

정순 (매섭게)듣지 못하셨습니까오라버니가 일을 꾸미고 있는 것을 세손 쪽 이 눈치를 챘습니다이제 이 방법으론세손을 죽일 수 없단 말씀입니 ..!

 

정순서슬 퍼런 눈빛으로 노려보고김귀주충격에 어쩔 줄 모른다.

 

S#47. 궐 일각

 

인적 없는 곳에 김귀주예조 판서와 서 있다.

그 앞에 꼴이 엉망인 서리가 있다.

 

김귀주 (분에 겨운 얼굴)대체.. 어찌된 일이냐?

사내 모르겠습니다나으리갑자기 어떤 사내들이 나타나 갑자기 저를..(하는 )

 

김귀주사내의 뺨을 매섭게 걷어붙인다.

 

김귀주 그걸 지금 변명이라고 하느냐?

예판 (놀라 주위를 살피며)이보게.. 좌승지

 

김귀주사내를 죽일 듯이 막무가내로 두들겨 패기 시작한다.

 

김귀주 네 놈 때문에 모든 일이 어그러졌다헌데 뭐몰라?? 어디 다시 한번 말 해 보거라다시 한번 그 주둥이를 놀려 보란 말이다!

예판 (김귀주를 붙잡으며)좌승지어찌 이러시나?

김귀주 (분에 겨워)이거 놓게내 이놈을 이 자리에서 죽여도 분이 풀리지 않을 것이야.

 

하면서 김귀주잔뜩 흥분한 얼굴로 씩씩 거리는데.

 

S#48. 일각 다른 곳

 

김귀주와 예판이 있다.

 

김귀주 (씩씩거린다)그만 둘 수 없네.

예판 그게 무슨 말인가그만둘 수 없다니..

김귀주 모든 건 예정대로 강행할 것이네허니자네도 그리 알고 준비해주게.

예판 하지만 마마께서(하는데)

김귀주 내 말내 말을 못 알아듣겠는가?!

화완옹주나 정승지가 얼마나 기고만장해지겠는가?

허면마마의 꼴이 뭐가 되는가 말이야!

예판 ...!...

김귀주 세손이 아무리 냄새를 맡았다 해도 그 화약이 어디서 터질지 그것까진 알 아내지 못 했을거네허니 아직 기회가 있는 것이야(하고)세손의 숨통만 끊으면 되네그것만 해치울 수 있다면아무것도 문제 될 것이 없어..!

 

예판두려운 얼굴로 보고김귀주눈빛이 이글이글 불타오른다.

S#49. 도성 일각

 

대수와 강석기서책을 가득 들고 급히 가고 있다.

 

S#50. 홍국영의 집방 안

 

대수강석기홍국영이 있다그 앞에 서책 몇 권과 의궤도 몇 장이 펼쳐져 있다.

홍국영신중한 얼굴로 살펴보고 있다.

 

홍국영 이게 이번 나례희 의궤 전부란 말인가?

석기 나으리나으리께서 말씀하신 대로 나례도감에 있는 것을 전부 가져왔 습니다.(그림 한 장을 앞으로 내밀며)이게 꼭 가져오라 하셨던 연희의 자 리 배치돕니다.

홍국영 (심각한 얼굴로 하나하나 살핀다)

대수 (초조한 얼굴로)어떠십니까나으리뭔가 이상한 게 있습니까?

홍국영 ....

대수 (답답하다)...나으리 어찌 말씀이 없으십니까?

홍국영 (덮고 보며)자네다시 궐에 가서 작년 의궤를 가져오게.

대수 (놀라)예에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홍국영 이것만으론 정확히 알 수 없네작년 의궤와 비교를 해봐야 이번 나례희 에서 저들이 뭘 준비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듯 하네.

강석기 (난감하다)하지만나으리작년 의궨태평방 도화서 창고에 있을 것입니 게다가 지금 시각에 어찌 그것을(하는데)

홍국영 (단호하다)안되면훔쳐라도 와야하네.

대수 ...?

홍국영 알겠는가도화서 담을 넘어서라도 지금 당장 구해야하네.

 

대수당혹스러운 얼굴로 보고홍국영뭔가 짚이는 게 있는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자리 배치도를 본다.

 

S#51. 달호의 집 마당()

 

홍국영대수송연 서 있다송연난감한 얼굴로 본다.

 

대수 송연아어떻게 방법이 없을까?

송연 (당혹스럽다)하지만 나으리의궤를 가지고 나온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입니다도화서 화고를 범하는 건 국법으로 금하는 일이라(하는데)

홍국영 (ol)그걸 내가 어찌 모르겠느냐?

허나 이 일은 저하의 안위가 달린 아주 중요한 일이다지금으로썬 너밖 에 달리 방도가 없구나...

송연 ..!!...

대수 (송연을 보고)

송연 (이내 결심 어린)알겠습니다나으리제가 방도를 찾아보겠습니다.

 

대수걱정스러운 얼굴로 송연을 보고송연굳은 얼굴로 생각에 잠긴다.

그런 두 사람을 보는 홍국영의 시선.

 

S#52. 도화서 일각

 

사령들이 오가며 경계를 서고 있다이내 사령들이 지나가면어둠 속에서 그림자들이 움직인다.

S#53. 동 일각

 

작은 장에 열쇠들이 걸려있다그 중 하나를 집어드는 손보면송연과 대수다.

 

S#54. 

 

어둠 속에 한줄기 빛이 새어 들어오고이내 문이 열린다.

그 안으로 송연대수가 들어온다.

 

대수 내가 망 볼테니까.. 넌 걱정말구 얼른 찾어.

 

송연고개를 끄덕이고대수 얼른 밖으로 나간다.

송연의궤가 쌓여있는 쪽으로 가서 다급하게 찾기 시작한다.

 

S#55. 창고 밖

 

대수어둠 속에서 망을 보는데그때 저만치 사령 둘이 와서 창고 벽 쪽에 난 들창으로 횃불을 대고 안을 살핀다점점 다가오는 사령들.

대수긴장한 얼굴로 주변을 살피다가 어둠 속에 몸을 숨겨 어디론가 움직인다.

이내저 앞에서 문 하나가 쾅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사령들, ‘왠놈이냐하며 소리 나는 쪽으로 뛰어간다.

 

S#56. 창고 안

 

의궤를 찾던 송연그 소리에 놀라 밖을 돌아보고이내 더 다급하게 찾아 헤맨다그러다 순간 멈칫하는데송연이 짚어든 서책의 겉에 신묘나례라고 써 있다.

송연신묘를 짚으며 신묘년 나례의궤’ 하고 읊조리고서책 두 권과 옆에 말려있는 의궤도를 얼른 집어 든다.

 

S#57. 대수의 방

 

홍국영송연대수있다홍국영의궤도 두 장을 나란히 펼쳐놓는다.

 

홍국영 (오른쪽을 보며)이것은 작년 나례희 의궤도고, (왼쪽을 보며더 간략하다) 이것이 올해 나례희를 위해 미리 그려둔 자리 배치도다뭐가 다른지 알 겠느냐?

대수 (그게 그거 같다갸우뚱하고)

송연 (뭔가를 발견하고 놀라)맨 윗전의 배치가 다릅니다주상전하의 왼편이 저 하의 자리셨는데올해는 그 하단인 혜빈마마 곁이십니다.

홍국영 그것뿐이 아니다. (한쪽을 짚으며)저하의 곁에 용호영이 배치되어 있어.

대수 (놀라)나으리.. 용호영은 이번 나례희에서 총포술을 선보이는 군영입니다.

송연 ....!....

홍국영 주상전하의 좌우에 중전마마와 저하께서 자리하신 것은 이제껏 한 번도 바뀐 일이 없네.. 헌데올해는 저하의 자리뿐만 아니라용호용의 자리까 지 달라져 있어 누군가 의도적으로 바꾼 것이 분명하네.

대수 (떨린다)나으리.. 허면 이제 어찌합니까?

이정도 거리면용호영이 가진 총으로 충분히 저하를 저격할 수 있습니다.

홍국영 자네는 당장 가서 번암대감께 이 사실을 고하게.

저하께선 절대 이번 나례희에 참석하셔서는 안 되네.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자라에 나가셔서는 안 된다고 전하게알겠는가!

대수 나으리..

 

대수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가고남은 송연떨리는 얼굴로 홍국영을 본다.

홍국영긴장된 얼굴로 생각에 잠긴다.

 

S#58. 궐 안 일각

 

대수채제공남사초를 만난다.

 

남사초 그것이 사실이냐정말 그리 자리가 바뀌어 있었단 말이냐?

대수 나으리..

남사초 대감..,어찌 생각하십니까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건 저하를 암살하려 는 음모가 분명합니다.

채제공 (갈등하는)허나 저하의 성정을 자네도 잘 알지 않은가이만한 일로 물러 서실 분 아니네.

남사초 하오나대감 만에 하나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때는 돌이킬 수 없어집니 한시가 급합니다지금이라도 저하께 상달해야 합니다..

채제공 (어쩔 수 없다알겠네.. 자네는 여기 있게.. 우리가 가서 뵐 것이니..

대수 대감..

 

채제공남사초 급히 가고남은 대수긴장된 얼굴로 지켜본다.

 

S#59. 동궁전

 

서책을 보고 있는데.. 그때 남내관이옵니다저하’ 하는 소리 들린다.

 

 (책을 덮고)들어오게..

 

채제공남사초 들어온다.

 

 두분께서 이 시간에 어인일이시오?

채제공 저하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말해 보시오.

채제공 이번 나례희에 저하께서는 참석하지 않으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당혹)그게 무슨 말이오?

남사초 송구하오나저하나례희에 저하를 암살할 음모가 숨겨져 있는 듯하옵니 .

 ...!!...

채제공 아직 확실한 물증은 없사오나 그런 의혹들이 있사옵니다.

 의혹이라니상세히 말해보시오대감.

채제공 나례희는 어느 때보다 궐 안이 어수선한 때이옵니다.

이제까지 저들의 행보를 돌이켜 보건데 분명 이 기회를 틈타 저하를 노릴 것이옵니다또한이번 나례희에서 누군가 의도적으로 저하의 자리를 바 꾸고 그 곁에 용호영을 배치해두었습니다이는 전례에 없는 일이옵니다.

 ...그것 뿐입니까?

남사초 저하.. 나례희 곳곳에 저하의 안위를 위협하는 것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아무리 철저히 경계를 한다해도 이를 다 막아낼 수는 없사옵니다.

허니.. 이번 나례희는 칭병을 해서라도(하는데)

 그럴 순 없네그런 위험들은 이제껏 늘 존재해 왔네.

그로 인해 뒤로 물러나야 한다면내가 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남사초 저하!

 나는 이 나라의 세손이고 나례희는 그저 평범한 연희가 아니네모든 왕 족이 참석하는 막중한 행사에 그처럼 확인되지 않은 위협을 핑계로 세손 의 책무를 방기할 순 없네.

채제공 ...!!...

 

난감한 얼굴로 산을 바라보는 채제공남사초.

산은 굳은 얼굴로 생각에 잠기고

 

S#60. 달호의 집 앞

 

홍국영과 송연이 초조한 얼굴로 기다리고 있는데 이때 한쪽에서 대수가 온다.

 

홍국영 어찌 됐는가?

송연 저하께서 나례희에 참석 안하기로 했어?

대수 (착잡한 얼굴로 고개를 젓는다)....

홍국영 허면.. 참석하신단 말인가?

대수 확인되지도 않는 위협을 핑계로 저하의 책무를 저버릴 수 없다 하셨 습니다.

홍국영 확인되지도 않는 위협이라니!! 명백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단 말일세!

대수 ...

홍국영 (답답해서 미치겠는데)...

송연 (안타까운)나으리 다른 방도가 없을까요?

홍국영 저하의 뜻이 그러한데...내가 어쩌겠느냐?

 

홍국영이 착잡한 얼굴로 가는데..

 

송연 대수야어떡해?

대수 .... 미치겠네.

 

대수.. 답답한 얼굴로 머리를 쥐어 뜯는데..

 

S#61. 궐 전경

 

S#62. 익위사 훈련장

 

십수명의 익위사들이 도열해 있고 그들 앞에 서장보와 강석기가 있는데..

다른 한쪽엔 대수를 비롯한 익위사들이 있는데.. 이때 한쪽에서 채제공과 남사초가온다.

 

서장보 (채제공에게 예를 갖추고)나례희에 참석할 익위사들입니다.

채제공 오늘 나례희는 저하께 위해를 가할 불순한 자들이 있을 가능성이 높네.

다들 각별히.. 저하의 호위에 만전을 기하여 할 것이네.

 

S#63. 익위사 훈련장 일각

 

대수와 서장보 강석기가 있는데..

 

서장보 안은 이 친구와 내가 책임을 질 것이니 밖은 대수 니가 맡거라.

대수 심려마십시오.

 

대수의 비장한 얼굴.

 

S#64. 도화서 일각

 

초비를 비롯한 다모들이 있는데.. 초비가 다모들에게 비표를 나눠주고 있다.

 

초비 오늘 나례희에 참석할 사람은 꼭 이 비표를 가져 가야돼이거 없으면 못 들어가니까 확실하게 들 챙겨.

 

송연.. 심란한 얼굴로 초비가 나눠주는 비표를 받아드는데.. 초비.. 나례희에 참석할 다모들에게 비표를 나눠준 후에.. 송연에게 다가오는데..

 

초비 송연아..

송연 ... 언니..

초비 ..그 사람아니 박대수 말이야박대수도 오늘 나례희에 온대니?

송연 아뇨안 간다는데요.

초비 (실망)뭐야세손저하께서 나례희에 안 오시니?

송연 아뇨.. 세손저하는 가신다는데..

초비 그럼 뭐야...... 뭐가 되는 일이 없냐.

 

초비가 화난 얼굴로 한쪽으로 가는데.. 송연손에 든 비표를 보고 착잡하다.

S#65. 도화서 일각.

 

박별제와 강별제..탁사용..이천 등 화원들이 있는데

 

박별제 다들 알겠지만 오늘 나례희는 야간 행사일세.

야간 행사를 화폭에 담는 것이 어려운 일이니 다들 각별히 주의하게.

(강별제를 보고)난 먼저 궐에 들어가 봐야하니 자네가 화원들과 다모들을 인솔하여 오게.

강별제 ..

 

박별제가 갈려고 하면

 

이천 .. 별제 나으리..

박별제 무슨 일인가?

이천 ..제가 오늘 몸이 좀 안 좋아서 저 대신.. 강사용이 가면 안 되겠습니 ?

박별제 그리하게.

 

박별제가 가면..이천 앗싸 하는데..

 

탁사용 웬일인가자네처럼..구경 좋아하는 사람이 나례희를 다 빠지고..

이천 .. 나례희보다 더 좋은 구경이 있네.

탁사용 그게 뭔데?

이천 알 것 없네.

 

이천 후다닥...도화서 밖으로 나가는데..

 

S#66. 저자거리

 

이천이 허겁지겁 저자거리를 가는데..

이때 저자거리 일각에서 장사치가 폭죽을 팔고 있다.

 

장사치 ..폭죽이요폭죽청국에서 들여온 폭죽이요.

 

장사치가 폭죽에 불을 붙이면.. 불꽃을 내며 타오르는 폭죽이천이 걸음을 멈추고 보는데..

 

이천 민간에서 폭죽을 쓰는 건 불법 아니요?

장사치 불법이긴 해도 나례희가 열리는 섣달 그믐에는 봐줍니다요.

청국에서 들여온 폭죽입니다.

이천 얼마요나도 하나 주쇼.

장사치 한 푼입니다.

 

이천이 폭죽을 사는데..

 

이천 (희죽 웃으며)금홍이가 좋아하겠네.

 

S#67. 도성일각

 

똥지게 진 홍국영이 도성 일각으로 오면 똥지게를 진 천인들이 있는데 일각에.. 군기시 관원 두어 명이..입에다 천을 가리고 똥구덩이에서 뭔가 하고 있다.

 

홍국영 뭐하는 거요?

천인 군기시 관원들인데 폭약 원료를 채취해 간다오.

홍국영 ...

 

이때.. 펑하는 소리가 들리고.. 홍국영이 놀라서 보면 한쪽에 서너명의 사내 아이들이 폭죽을 터트리고 놀고 있다.

 

천인 ..저 망할놈들.. 깜짝 놀랐네.

홍국영 ...폭죽..폭약..!

 

홍국영이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갑자기 달려가기 시작하는데..

 

S#68. 궐 나례희 행사장

 

화려한 무용이 펼쳐지고 있는 마당보면재인들이 나와 공연을 하고 있다.

영조를 비롯한 사람들웃으며 그것을 보는데..

보면산의 입가로도 미소가 번지고..그때그런 산을 주시하던 김귀주초조한 표정으로 옆 자리의 예판에게.

 

김귀주 (낮게)어찌 되었나?

예판 지금쯤준비하고 있을 것이네.

김귀주 ...!....

 

S#69. 일각

 

폭죽놀이에 쓸 것들을 준비하고 있는 곳.

여러개의 채색상자와 불화살그리고 폭죽용 화약이 담긴 함들이 사령들에 의해 준비되고 옮겨지고 있는데.. 그때.. 다가오는 군기시 관원.

 

관원 이것들이 폭죽용 화약이 담기는 함들이냐?

사령 ..

관원 내가 잠시 살펴봐야겠으니 너흰 다른 곳을 점검 하거라.

사령 나으리.

 

사령들이 함을 내려놓고.. 한쪽으로 가면 군기시 관원이 주위를 살핀 후 품에서 화약을 꺼낸다군기시 관원이 그 중 한 함을 열고는 자가 붙여진 함을 열고는 품에서 꺼낸 화약을 흘려 넣기 시작하는데 이때 뒤에서 온 서장보와 강석기.

 

서장보 예서 뭐하시오?

 

군시기 관원 화들짝 놀라는데..

 

관원 폭죽용 화약에 이상이 없나 살피는 중이오.

 

서장보와 강석기가 예리한 눈빛으로 사내를 바라보면 관원 당혹스러운..

 

관원 그럼.. 수고들 하슈.

 

사내 한쪽으로 얼른 가는데..

 

강석기 좀 수상쩍지 않아?

서장보 내 눈엔.. 행사장 안에 있는 모든 놈들이 수상쩍게 보이네.

 

장보가 군기시 관원이 화약을 넣던 함을 보며

 

장보 이게 폭죽이란 말이지?

나 참 그 화려한 불꽃놀이를 맘 편하게 볼 수도 없게 생겼으니..

석기 가세.

 

S#70. 궐안 일각

 

산과 빈궁 일행이 나례희 행사장으로 가고 있다.

 

S#71. 나례희 행사장

 

산 일행이 나례희 행사장으로 들어서면 일각에 있던 김귀주가.. 그런 산을 바라보는데.. 한쪽에 있던 정후겸과 화완도 산을 본다굳은 얼굴로 걸어가는 산의 모습에서 엔딩.

 

이산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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