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28
<이산 28부>
S#1. 동궁전. 밤(27부 엔딩에 이어)
산과 홍국영이 마주 앉아 있고
산 자네 김귀주 영감이 실종이 됐다는 소리 들었나?
홍국영 예..저하
산 자넨가?
홍국영 ....
산 자네가 한 짓인가?
홍국영 아니옵니다. 소신이 한 짓이 아닙니다.
산 ...
홍국영, 담담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런 홍국영을 보는 산의 눈빛에 의구심이 인다.
산 자네를 탓하려 묻는 것이 아니니 사실을 고하게. 김귀주 영감은 왕실의 외척이네. 무모한 짓을 했다간 큰 화를 자초할 수도 있어.
홍국영 소신, 지금 어느 때 보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 움직이고 있사옵니다. 하오 니, 소신을 믿어 주십시오, 저하.
산 (가만, 그러다가)알겠네.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자네의 말을 믿지.
홍국영 ...!....
산 (깊은 눈으로 보며)명심하게. 이번 일의 전모를 밝힐 때까지 자네는 절대 로 저들의 주목을 받아서는 안 되네. 자네가 맡은 일에 자네의 명운은 물 론 이 나라 종사의 안위가 달려있음을 잊지 말게.
홍국영 예.. 전하.
산, 걱정이 어린 눈으로 홍국영을 보고, 홍국영, 의지어린 눈빛으로 산을 바라본다.
S#2. 동. 밖. 밤
밖으로 나온 홍국영, 조금 마음에 걸리는 얼굴.
그러나 분명 이것이 최선이다, 라는 느낌. 홍국영, 이내 걸음을 옮기는데.
S#3. 동궁전. 낮
산, 가만..생각에 잠기는 모습.
S#4. 익위사 훈련장. 낮
익위사들이 한쪽에서 훈련을 하고 있고, 한쪽에 홍국영, 대수, 서장보, 강석기를 만나고 있다. 대수, 서장보, 강석기, 당혹스러운 얼굴이다.
대수 (의아하다)나으리,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하께 비밀로 하라니요?
홍국영 (담담히) 내 이미 동궁전에 들어 거짓을 고했으니 자네들도 입을 맞추라 는 얘길세.
대수 (기막혀)나으리!
홍국영 사람 참, 나라고 좋아서 그랬겠는가?
서장보 나으리, 알아듣게 설명을 해주십시오. 저희가 왜 저하께 거짓을 고해야한 단 말입니까?
강석기 꼭 그래야 하는 이유가 있는 겁니까?
홍국영 있지, 김귀주 영감이 사라진 사실이 지금 궐 안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 네. 헌데 이 일이 우리가 한 것임을 아신다면 저하께서 직접 나서려 할 걸세.
대수 ...
홍국영 허나 이번 일은 아주 위험한 일일세. 절대 저하께서 나서시면 안되네. 행 여 잘못된다 해도 그 책임은 우리가 져야한단 말일세. 저하께 괜한 부담 을 드려서도, 그 결과로 고초를 안겨 드려도 안 되네. 알겠는가?
다들 ...!!...
홍국영 곧 저들이 움직이기 시작할걸세. 허니 우리는 최대한 빨리 이번 일의 전 모를 밝혀야 하네.
홍국영, 의미심장한 얼굴로 이들을 보고..서장보, 강석기, 대수 긴장한 얼굴로 바라 보는데..
S#5. 정후겸의 사가 일각. 낮
정후겸과 오정호가 있는데
정후겸 홍국영이는 요즘 어찌 지내고 있느냐?
오정호 두어 차례 동궁전에 들러 세손을 만났을 뿐 별다른 움직임은 없는 듯 합 니다.
정후겸 홍국영이가 세손을 만나?
오정호 예..
정후겸 (잠시 말없이 고민을 하다가)홍국영이의 움직임을 샅샅이 살펴 그 자가 뭘 하고 있는지 알아 내거라.
오정호 예, 영감.
S#6. 궐. 일각. 낮
정순, 굳은 얼굴로 강상궁과 나인들을 대동하고 급히 가고 있다.
S#7. 영조의 침전. 낮.
영조, 깊은 상념에 잠긴 얼굴로 앉아 있다. 그 위로 홍국영의 말이 떠오른다.
홍국영 (E)전하! 이번 음모의 주모자는 지금이라도 전하 앞에 끌고 올 수 있사옵 니다. 허나 소신이 캐고 싶은 것은 이번 일의 가지가 아니라 몸체고 뿌리 입니다.
영조, 얕은 한숨을 내쉰다. 그때, 대전내관 '전하, 중전마마 입시이옵니다'하는 소리 들린다.
영조 들라하라.
정순왕후, 다급히 들어와 앉는다.
영조 어인 일이오?
정순 신첩 전하께 주청을 드릴 일이 있어 왔습니다.
영조 무슨 일이오?
영조 사가에서 기별이 왔사온데 신첩의 오라비인 좌승지가 실종되었다 하옵니 다.
영조 (멈칫, 본다)
정순 아무래도 무슨 변고가 생긴 듯하옵니다. 전하. 짐작컨대, 신첩과 신첩의 오라비를 해하려는 조정안의 사특한 무리들한테 납치된 것이 분명하옵니 다.
하오니 전하, 부디 이 일의 진상을 밝혀 제 오라비를 구명하여 주시옵소 서.
영조 조정안 사특한 무리라니? 그게 무슨 말이오? 대체 중전이 누구와 무슨 척 을 졌다고, 누가 중전과 좌승지를 해하려 든다는 것이오.
정순 (잠시, 멈칫,,하는데)
영조 그런 생각을 했다면 그만한 연유가 있을 터, 말해보시오.
좌승지처럼 호방한 성품이라면 어디로 훌쩍 유람을 나섰을 수도 있는 노 릇인데.. 다짜고짜 납치가 됐다 여긴다니..대체 무슨 일이오.
정순 (잠시 당황)
영조 (보는데)
정순 아니옵니다. 그럴 만한 이유가 뭐가 있겠습니까? 전하. 다만, 신첩 오라비 의 소식이 갑자기 묘연해졌다 하여 황망한 마음에 이런 저런 생각을 한 것 뿐이옵니다.
영조 그렇소?
정순 예, 전하.
영조 어쨌든 중전이 그리 애를 태우니, 내 한성부에 명하여 좌승지를 찾아보라 하겠소. 허나, 큰일은 아닐 것이니 너무 심려치 마시오..
정순 예.. 전하.
영조, 담담한 얼굴로 보는데, 정순, 눈빛이 떨린다.
S#8. 동. 영조의 침전 앞. 낮
정순왕후, 굳은 얼굴로 나온다. 그때 강상궁이 오고.
정순 (강상궁에게)지금 당장 이판 대감을 들라 하거라.
강상궁 예, 마마.
정순 .....
침전 안을 돌아보는데, 무섭도록 차갑게 굳어진다.
S#9. 동.안. 낮
정순, 최석주 있다. 정순, 굳은 얼굴로 앉아 있다.
정순 어찌 되셨습니까?
최석주 백방으로 알아보고 있으나 아직 실마리를 찾지 못하였습니다.
정순 세손 쪽은요?
최석주 그것이 별다른 움직임이 없습니다.
정순 (버럭)그럼 대체 누구란 말입니까?
최석주 ...!....
정순 (노기 어린)벌써 이틀이 지났습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우리 모두가 위 험해진다는 걸 모르십니까?
최석주 망극하옵니다, 마마!
정순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입술을 깨물고)
최석주 하오나, 자칫 조급히 움직였다 덜미라도 잡히는 날엔 더 큰 화가 닥칠 수 도 있습니다. 박초는 물론 가능한 모든 방도를 동원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시간을 주십시오.
정순 이대로는 안 됩니다. 방금 주상전하를 뵈었는데 예감이 좋질 않습니다.
최석주 예감이 좋지 않다니 무슨 말씀이십니까?
정순 내 오라비가 사라졌다는 말씀을 올렸는데 너무도 태연히 들으셨습니다. 마치 미리 예상이나 하신 듯 말입니다.
최석주 (...!...) 설마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정순 물론 그럴리야 없겠지요. 허나 분명 뭔가 석연치 않은 느낌이 있었단 말 이에요.
최석주 ...!....
정순 (불안, 초조)이리 넋 놓고 앉아있을 때가 아닙니다. 무슨 수를 써서든, 오 라버니를 찾아야 합니다.
최석주, 굳어지고, 정순, 초조함을 느끼는 듯..입술을 깨무는데..
S#10. 궐 일각. 낮
텅 빈 궐 안을 천천히 걸어가는 최석주. 그때, 한쪽에서 오던 정후겸. 최석주와 마주친다.
최석주 어떤가? 알아낸 것은 좀 있는가?
정후겸 (담담히)없습니다. 저라고 당장 뾰족한 수가 있겠습니까?
최석주 (인상을 찌푸리며)한시가 급할 때 큰일이구만.
정후겸 헌데, 중전마마를 뵙고 오시는 길이십니까?
최석주 그렇네
정후겸 좀 어떠십니까?
최석주 (굳은)많이 초조해지고 계시네.
정후겸 ...
최석주, 굳어지고, 정후겸, 복잡한 얼굴로 본다.
S#11. 화완 처소. 낮
화완, 정후겸 있다. 화완,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화완 (굳은)왜 아니겠느냐? 당연히 초조하겠지. 아무리 마마라 해도 상황이 이 런데 냉정을 유지할 순 없을게야!
정후겸 ....
화완 (답답해 미치겠다)나두 정말, 이대론 초조해서 미칠 지경이다.
어쩌다 김귀주 같은 자한테 모두의 명운이 걸리게 됐는지.. 결국 그 자가 모든 걸 토설이라도 하면 전부 끝장이 아니냐?
정후겸 그래도, 김귀주 영감은 강단이 있는 사람입니다. 단순하고 무식한 성정 때 문에 오히려 혼자 죽을 결심을 할 수도 있는 사람이지요.
화완 ...!...
정후겸 헌데, 알 수 없는 건 세손 쪽입니다. 오늘로 벌써 이틀쨉니다. 정말 저들 이 김귀주 영감을 데리고 있다면 왜 이리 잠잠한 건지 대체, 뭘 노리고 이런 짓을 벌인 건지? 그 의중을 짐작하기가 어렵습니다.
화완 ...!...
정후겸 .....
화완 미치겠구나! 그렇다면 뭐냐? 뭔가가 터져 목을 조여 올 때 까지 이 고문 을 더 견뎌야 한단 말이냐?
정후겸 ....
정후겸, 생각에 잠기고, 화완, 입술이 바짝 마르는 느낌이다. 더욱 초조해진다.
S#12. 저자거리 일각. 낮
홍국영과 대수가 걸어가고 있는데.. 대수 누군가 자신들을 미행하고 있음을 의식을 하는데..
대수 나으리, 누가 미행을 하고 있습니다.
홍국영 나도 알고 있네.
대수 어찌 할까요?
홍국영 김귀주 영감이 있는 데가 노출되어선 안 되니 따돌려야 하네.
대수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홍국영과 대수가 저자거리 모퉁이를 돌아가면 멀찍이서 뒤따르는 서너 명의 사내들이 급하게 쫓아가는데..
S#13. 저자거리 골목길. 낮
사내들 모통이를 돌아가 보면 대수와 홍국영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사내들 당황한 눈빛으로 찾는데..
이때.. 한쪽에서 나타난 대수가 사내 하나를 후려찬다. 순간..사내들과 싸움을 벌이는 대수. 능숙한 솜씨로 사내들을 제압하는데..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홍국영의 시선.
S#14. 홍국영의 안가. 낮
사내 두엇이 지키고 있다. 그 위로 뭔가 부딪히는 둔탁한 소리가 들리며.
네 이놈들...! 하는 김귀주의 쩌렁쩌렁한 고함소리가 들리는데.
S#15. 물품보관실. 낮
내던진 듯한 물건 하나가 바닥에 쓰러져 있고, 한쪽에 여기저기 상한 흔적이 보이는 김귀주가 서 있다.
김귀주, 형형한 눈빛으로 문을 향해 다가가더니 이내 미친 듯이 두드리며 흔든다.
김귀주 날 여기 가둬둔 이유가 뭐냐? 날 여기 가둬두고 뭘 어쩌려는 게야?
홍국영이 그 놈이 시킨 짓이냐? 이리하면 내가 입을 열 것이라고 그 놈이 그러더냐? 웃기지마라! 내가 그런다고 니들 앞에 무릎을 꿇을 줄 아느냐?
난 김귀주다! 난 천하의 김귀주란 말이야!
하면서 김귀주, 눈에 보이는 것을 또 마구 집어던지는데.. 그때, 문 아래 작은 구멍이 열린다. 멈칫, 보는 김귀주.
보면, 사발에 담긴 먹을 것이 들어오는데.. 순간, 김귀주, 눈에 핏발이 선다..
김귀주 이..이놈들이 감히..!(하면서 확 집어던진다, 미칠 것 같다)대체 원하는 게 뭐냐? 말을 해! 이리 가둬놓지만 말고 그 개자식이라도 데려오란 말이다!
김귀주, 우리에 갇힌 맹수처럼 눈빛을 빛내며 씩씩 거린다.
보면, 창문 너머에서 그런 김귀주를 보고 있는 홍국영.
S#16. 동. 일각. 낮
대수, 강석기, 서장보가 있는데 홍국영이 온다.
강석기 저 자를 저리 둬도 되는 겁니까? 나으리.
서장보 기를 더 눌러서 어떻게든 실토를 하는 게 낫지 않습니까?
홍국영 그럴 필요 없네. 다 생각이 있으니까.. 그리고 염러 말게.. 길게 가진 않을 것이니..
대수 (보고)
홍국영 저런 종자들은 누르면 누를수록 더 튀어오르네. 차라리 저렇게 내버려둬 서 스스로 화를 키우게 하는 편이 더 빨리 진을 뺄 수 있네.
대수 (답답하다)헌데, 나으리. 제 생각엔 그래도 입을 열 방도는 따로 마련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진이 빠진다고 꼭 입을 연단 보장이 있는 건 아니 지 않습니까?
홍국영 (웃으며)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더니 자네 이제 제법 생각이란 걸 하게 됐구만.
대수 예?
홍국영 대수 말이 맞네. 저자의 진이 빠지는 동안에 우리는 저 자가 절대 발뺌할 수 없는 물증을 찾아야만 하네. 그래서 저 자가 입을 열어 배후를 밝히게 해야 해.
모두 ...!...
홍국영 나는 군기시와 예조를 뒤져 필요한 물증을 찾아낼 것이니, 우부수 자넨 사라진 군기시 서리의 행방을 계속 추적하게.
또.. 하나. 내가 김귀주 저자를 굳이 잡아들인 것은 저들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네. 김귀주가 사라진 것을 알면 불안을 느낀 저들이 스스로 움직여 제 약점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야.
모두 ...!....
홍국영 허니, 좌시직과 우세마는 이판과 정승지의 움직임을 놓치지 말고 계속 주 시하게. 알겠는가?
대수, 강석기, 서장보, '예, 나으리'하고, 홍국영, 결연한 눈빛으로 이들을 보는데..
S#17. 도성 일각. 낮
말을 타고 급하게 내달리는 강석기.
S#18. 정후겸의 사가 앞. 낮
오정호, 종복들에게 뭔가 지시를 내리고 있다.
그때, 정후겸 오고, 오정호 얼른 다가간다. 심각한 얼굴로 이야기를 나누는 두사람.
그 모습을 한쪽에서 지켜보는 대수.
S#19. 궐 앞. 낮
최석주가 탄 남녀가 나와 어디론가 향하고, 서장보, 그 뒤를 추적한다.
S#20. 동 안. 낮
산, 채제공, 남사초가 있다.
남사초 군기시와 군자감, 예조에 갑자기 명이 내려져 모든 출납 명부가 내어졌다 합니다. 아무래도 홍지평의 움직임인 듯합니다.
채제공 그뿐이 아닙니다, 저하. 우부수, 좌시직, 우세마뿐만 아니라 익위사 몇몇 이 더 착출 되었습니다.
산 (담담히)홍지평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군요.
채제공 저하, 소신 저하께 한 말씀 올려도 되겠습니까?
산 말해보십시오.
채제공 홍지평이 저리 움직이는 까닭이 무엇인지 가늠하기가 어렵습니다. 홍지평 을 불러 의중을 살펴두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산 (가만 그러다가)아닙니다 대감. 홍지평의 의중은 누구보다 제가 잘 압니 다. 허니 지금은 그것을 믿고 지켜보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남사초 ....
채제공 ...
산, 담담한 시선과 눈빛.
S#21. 기방 외경. 밤
S#22. 동. 안. 밤
술상이 차려져 있고 이천이 술상 앞에 있다. 이천 옆으로 금홍과 소향이 있고 맞은편에 매향과 두어명의 기생들이 있는데.. 이천..꽃밭에서 혼자 노는 심정이 황홀하기 이를데 없는데..
매향 그동안 애쓰셨으니 오늘은 맘 편하게 맘껏 드십시오.
이천 고맙네.
금홍 고맙기는요. 나으리께선 이보다 더한 대접을 받아 마땅하십니다.
어쩜 그림을 그리도 잘 그리시는지..
소향 괜히 천재화가란 말씀을 듣겠니?
금홍 맞다. 정말 솔거가 울고 가겠어.
이천 아이 참. 너희들이 날 가지고 노는구나.
매향 곧 어진화사가 있다는데, 하면 나으리가 어진을 그리게 되는 것입니까?
이천 어진화사라니?
매향 모르셨어요?
이천 도화서 화원인 나도 모르는 것을 자네가 어찌 아는가?
매향 기방이 원래 그런 곳입니다. 주상전하께서 방귀를 뀌시면 그 냄새도 도는 곳이 여기 기방이지요.
이천 어진화사?
이천, 눈빛에 결기가 차오르는데.
S#23. 도화서 회의실. 낮
강두치와 탁지수 등 화원들이 모여 웅성거리고 있는데..그때 한쪽에서 이천이 급히 온다.
이천 여러분, 내 모두에게 긴히 전할 소식이 있습니다. 이번에 우리 도화서에 어진화사가 있다 합니다!
하고 보면, 다들 뭐냐.. 하는 시선으로 보고.
탁지수 (차갑게)벌써 다 알고 있네.
이천 (당혹)아니 대체 어찌 알고 있는 겐가? 내 기방에서 듣자마자(하는데)
강두치 (OL)나원 참! 한심하기는..
화원이란 자가 그런 소식을 기방에서나 듣고 다니나?
이천 (찔끔해서)그..그런 것이 아니라..
탁지수 종형께서 예조 정랑으로 계셔서 지난 밤 미리 듣고 내가 전한 것이네.
이천 (이럴 수가)예조 정랑?
탁지수, 교만한 미소를 짓고, 그때 미수가 온다.
미수 별제 나으리께서 모두 모이시랍니다.
화원들, 모두 긴장한 얼굴이다.
S#24. 동. 일각. 낮
이천, 탁지수, 강두치 등 화원들이 모두 모여 있다. 그때, 박영문이 들어온다.
박영문 이번에 도화서의 가장 큰 영예라 할 수 있는 전하의 어진을 그리는 어진 화사의 명이 내려졌네. 하여 내달 초하루에 어진도감이 설치되고, 관례대 로 수석화원 한명과 이를 수종할 수종화원 한명이 궐에 들어가게 될 걸 세.
강두치 나으리, 헌데 수석화원은 누구로 정해진 겁니까?
나으리께서 들어가시는 겁니까?
박영문 그렇진 않을 것이네. 나는 이미 지난 어진화사에 참여했으니 아마 다른 화원이 맡게 될 것이네.
강두치 (놀라)허면, 누가 수석화원으로 갈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는 말씀입니까?
박영문 그렇네. 허니 모두들 그리 알고 수석화원이 결정될 때까지 각자 성심을 다해 어진화사 준비를 하도록 하게.
화원들, 모두 눈빛에 빛이 난다. 긴장과 기대가 가득한 얼굴인데.
S#25. 동. 일각. 낮
송연, 초비, 미수, 세모 시비들 빨래감을 들고 걸어오는데, 그때, 저만치 창고에서 화원들이 웅성이는게 보인다.
송연 나으리들 저기서 뭐하시는 거야? 저긴 붓 창곤데..
초비 (피식 웃으며)뭐하긴. 서로 좋은 붓 가질려구 난리 피우시는 거지.
송연 붓을요? 왜요? 언니.
초비 곧 어진 화사가 있잖아. 그거 대비할려구 초상화에 쓰일 붓들을 고르시는 거야.
보면, 이천, 탁사용이 붓 하나를 놓고 몸싸움을 벌인다.
이천 (붓을 뺏으며)이리 내놓게. 그리 갑자기 준비한다고 자네가 어진화사가 될 것 같은가? 내 의궤는 비록 발로 그리지만 도화서에서 인물화하면 바로 나, 이천이 아닌가? 이번 어진화사는 내 몫일세.
탁지수 김칫국 마시지 말게. 어진화사 소식을 예조가 아닌 기방에서나 듣는 인사 가...
이천, '뭐' 하며 삿대질 하다가, 붓을 놓고, 탁지수, 붓을 들고 휙 돌아서 간다.
이천, 쫓아가며 말 다했냐고 따진다.
초비 왜들 저러시나 몰라 어진화사가 아무리 광영이래두 난 지난번 나례희 사 고 보구 다신 궐에 들어가기 싫던데
다모들 '맞다, 너무 무서웠다'둥의 말을 하며 가는데, 그런 송연의 위로..나례희 때 사고를 당하던 산의 모습이 떠오른다.
송연, 다시금 걱정이 어리는 얼굴인데..
송연 저하!
송연, 얼굴에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 번지고.
S#26. 궐. 혜빈의 처소. 낮
혜빈이 상념에 잠겨 있다. 그 위로 27부 #46의 장면이 회상되는데..
홍국영 소인은 이번 일을 작당한 주모자보다 그 배후를 알고 싶습니다.
혜빈 짐작 가는 배후가 있는가?
홍국영 예, 필시 화완옹주와 정후겸일 것인데 그처럼 영리한 두 사람이 왜 이렇 게 무모한 짓을 했는지 그것이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하여.. 제가 배후를 캐는데 마마의 도움이 필요 하옵니다.
혜빈, 상념에 잠겨 있는데.. 그 위로..
홍국영 (소리, E) 소신은 옹주마마의 처소를 드나들 처지가 못 되오니 마마께서 옹주마마 처소의 동태를 살펴주시오소서.
혜빈, 뭔가 결심을 굳힌 듯 결연한 표정인데..
S#27. 화완 처소. 낮
화완옹주, 심난한 표정으로 앉아있는데 그때 밖에서 곽상궁이.
곽상궁 (소리)마마, 곽상궁입니다.
문이 열리고 곽상궁이 안으로 들어온다.
화완 (차갑게)무슨 일이냐? 중한 일이 아니면 다음에 고하거라!
내 오늘은 아무 것도 듣고 싶지 않으니(하는데)
그때,
혜빈 (소리, E)옹주! 내가 괜한 걸음을 했나 봅니다.
화완, 놀라 보면 혜빈이 서 있다. 굳어지는 화완의 얼굴.
(시간경과)
자리에 앉아 있는 혜빈, 화완.
화완, 불편한 얼굴인데, 혜빈 여유 있는 얼굴로 본다.
화완 마마께서 제 처소까지 어인 일이시옵니까?
혜빈 (불편하지만 미소 띤 얼굴)나례희 때 있었던 사고로 옹주가 환우 중이니 내 당연히 걸음 해 안부를 물어야지요.
화완 그러십니까? 정말 제 환우가 궁금해서 오셨습니까?
혜빈 난 옹주의 윗 전입니다. 윗 전으로서 도리는 해야지요.
화완 (슬몃, 냉소가 번진다)어찌되었든 이리 마음을 써주시니 참으로 망극하옵 니다, 마마.
혜빈 그래 환우는 좀 어떠시오?
화완 보시다시피 괜찮습니다. 주상전하의 명으로 날마다 어의가 들어 살펴준 탓에 금새 차도를 보았지요.
혜빈 그래요? 허면 내 마음을 놓아도 되겠군요. 내 옹주께서 와병 중에 추국장 에 서게 될까 얼마나 염려했는지 모릅니다.
화완 (...!......파리하게 질린다)마마, 그게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추국장이라니요? 제가 왜 그런 곳에 간단 말입니까?
혜빈 .....
화완 ....
혜빈 (미소 띤 채)난 옹주께서 왜 그리 놀라시는지 모르겠소.
화완 ...!....
혜빈 내 말 뜻을 오해한 듯한데 나는 옹주께서 나례희 사고로 변고를 겪었으니 죄인이 잡혀오면 그 죄를 치죄하러 추국장에 갈 것이라는 뜻이었소.
화완 (애써 미소 지으며) 그런 말씀이셨습니까? 송구합니다 마마.
혜빈 (보고)
화완 예. 물론 가야겠지요.
어찌 대역 죄인에게 자애를 베풀겠습니까?
혜빈 ...
혜빈, 묘한 미소를 띤 채 바라보고, 화완, 애써 분을 억누르며 입술을 깨무는데..
S#28. 동. 앞. 낮
혜빈, 천천히 걸어 나온다. 굳은 얼굴로 돌아보는 혜빈.
S#29. 동. 안. 낮
화완, 모멸감 느끼는 듯 서탁을 내리친다.
화완 (참을 수 없다) 혜빈 니가 감히 나를 우롱해?
분노에 떨리는 화완, 이를 악문다.
S#30. 혜빈 처소. 낮
혜빈, 홍국영 있다.
혜빈 자네가 청한 데로 화완옹주를 만나봤네.
홍국영 (보고)
혜빈 헌데 확실히 뭔가 이상하더군.
홍국영 이상하다니요?
혜빈 옹주는 성정이 급하고 신중하질 못한 사람이네. 하여 마음에 담은 것이 그대로 낯빛에 드러나는 사람이지. 애써 웃고 있었지만, 분명 불안하고 초 조해보였네.
홍국영 ...!....
혜빈 내 느낌엔 옹주가 어떤 형태이든 이번 나례희 사건과 연루 되어 있는 것 같네. 옹주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
홍국영 (고개를 끄덕인다)
혜빈, 차가운 눈빛으로 생각에 잠기고, 그런 혜빈을 보는 홍국영의 시선.
S#31. 홍국영의 안가. 밖.
홍국영, 굳은 얼굴로 걸어 들어온다. 그때 초조하게 서 있던 대수가 황급히 온다.
대수 (급히)나으리 이제 오시면 어찌 합니까?
홍국영 왜 그러나? 무슨 일이라도 있는 겐가?
대수 우부수 나으리께 연통이 왔는데 아무래도 큰 일이 난 듯합니다.
홍국영 ...!....
S#32. 나루터 일각. 낮
홍국영, 대수, 급히 걸어온다. 보면, 한쪽에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모여 있다.
그 곁에 굳은 얼굴로 서 있던 서장보, 강석기. 홍국영을 보고 다가오고.
홍국영, 두 사람의 얼굴을 보는데, 느낌이 이상하다.
이내 얼른 사람들 사이를 헤집고 보면, 나루터 한쪽에서 시체가 있는데,
홍국영 ...무엇인가? 대체 저 시체는 뭐야?
강석기 (착잡한)저희가 찾던 그 군기시 서립니다, 나으리
홍국영 (이럴 수가)
강석기 고향인 연천 쪽을 계속 살폈으나 나타나지 않아 설마 했는데..
서장보 그 뿐이 아닙니다. 공조에서 만났던 자도 행방이 묘연합니다.
홍국영 결국 저들이 먼저 손을 썼군!
홍국영의 얼굴에 짙은 낭패감이 어리고, 그런 홍국영을 보는 세 사람의 시선.
S#34. 안가 일각. 밤
창고 안, 씩씩거리며 안을 배회하고 있는 김귀주.
S#35. 동. 일각. 밤
보면, 홍국영과 대수, 서장보 강석기.. 착잡한 얼굴로 창문 너머 김귀주를 보다가 돌아서는데..
홍국영 (씁쓸한 미소)내가 일을 너무 쉽게 생각한 모양이군.
대수 나으리
홍국영 군기시 서리를 처리 할 순 있다 생각했지만 공조 관원까지 손 쓸 줄은 몰 랐네. 궁지에 몰렸어도 결코 빈틈을 보이지 않는군..
대수 허면 이제 어찌 합니까? 김귀주영감의 입을 열 방도가 사라졌는데..
홍국영 .....
서장보 저와 우세마가 정도승지와 이판을 살폈으나 둘 모두 별다른 움직임이 없 었습니다.
강석기 아무래도 다른 방도를 찾아봐야 할 듯합니다. 나으리
홍국영 걱정 말게! 내게 방도가 잇으니... 허나 시간이 너무 없군.
주상전하께 약조 드린 시간이 며칠 남지 않았는데..
그러는 그의 얼굴에 남몰래 초조한 기색이 엿보인다.
S#36. 홍국영의 집. 밤
홍국영 뭔가를 궁리하는 얼굴로 집 안으로 들어서는데.. 보면,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남사초.
남사초 이제 오는가?
홍국영 아니 남내관 나리께서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남사초 저하께서 자넬 급히 찾으시네. 어서 의관을 정제하고, 따라나서게.
홍국영 ....!!....
S#37. 동궁전. 밤
산이 앉아 있는데, 홍국영이 들어와 자리에 앉는다.
홍국영, 착잡하게 굳은 표정..산, 그런 홍국영을 가만 바라보다가
산 벌써 사흘이 지났는데 아무 소식이 없어 불렀네.
그래, 맡은 일은 어찌 되 가고 있는가?
홍국영 (착잡..)생각보다 쉽지 않아 아직 이렇다하게 보고 드릴 바가 없었습니다.
산 그렇군. 하긴 뭔가 있었다면 내가 찾기 전에 자네가 먼저 달려왔겠지.
홍국영 송구합니다, 저하.
산 (가만, 보다가)어째서 생각처럼 되지 않는가?
왜...김귀주 영감이 쉽게 입을 열지 않던가?
홍국영 (멈칫, 놀란다)예?
산 (가만, 깊은 눈으로 홍국영을 바라보는데)
홍국영 (당혹스럽다)저...저하, 그것을 어찌?
산 (담담하게 미소)그동안 나도 자네를 꽤 겪지 않았나?
이쯤 되니 나도 자네 의중을 넘겨짚게 되는군.
홍국영 ...!....
산 (담담하게 보는데)
홍국영 (당혹감 어려)저하! 송구합니다. 저하께 감히 거짓을 아뢴 소신의 죄를 부 디 용서해주시오소서.
산 걱정말게. 왜 나에게 거짓을 고했는지 그것을 책망하는 것이 아니니, 나를 지키고 보호하겠다는 충정에 그래했단 걸, 잘 알고 있네.
홍국영 저하!
산 실은, 이번엔 모든 걸 자네한테 맡겨두려 했었네.
헌데 자네가 한 가지 잊고 있는 게 있는 것 같아... 내 그걸 깨우쳐 주려 부른 것이네..
홍국영 소신이 잊고 있는 것이라니요?
산 자네가 굳이 김귀주 영감을 잡아놓은 까닭이 무엇인가? 그건, 그것으로 저들을 압박해 저들이 제 발로 몸체를 드러내도록 하려던 게 아닌가?
홍국영 ...!....
산 그러자면 자네는 저들을 더 조였어야하네. 마치 모든 것이 다 끝장날 것 처럼 숨통이 턱턱 막혀 뛰쳐나오지 않곤 못 배기도록 그렇게 말이네.
홍국영 ...!!....
산 자넨, 주상전하로부터 이 일에 관한 전권을 위임받았네. 그것이 뭔지 아는 가? 원한다면 자네가 필요한 모든 것은 다 할 수 있다는 것이네.
내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겠는가?
홍국영 ....!!....
산 (담담한, 그러나 굳은 눈빛을 빛내며 홍국영을 바라보는데)
S#38. 동. 밖. 밤
홍국영, 밖으로 나온다.
산 (소리,E)자네는 저들을 더 조였어야하네. 숨통이 턱턱 막혀 뛰쳐나오지 않 곤 못 배기도록 그렇게 말이네.
그 위로 다시 회상
산 (E)자넨 주상전하로부터 이 일에 관한 전권을 위임받았네. 그것이 뭔지 아는가? 원한다면 자네가 필요한 모든 것은 다 할 수 있다는 것이네.
홍국영, 어떤 생각이 미치는 듯..눈빛을 빛내는데...
S#39. 궐 일각. 낮
홍국영이 있는데.. 한쪽에서금군종사관이 온다.
홍국영 (통패를 보여주며)사헌부 집의 홍국영이네. 주상전하의 어명을 받들어 오 늘부터 금군이 나를 위해 해줘야 할 일이 있네.
홍국영, 굳은 표정으로 보는데.
S#40. 정후겸의 집. 방안. 낮
정후겸이 오정호와 있다. 이야기를 전해들은 정후겸, 당혹해하는 얼굴이다.
정후겸 (당혹)그게 무슨 말이냐? 금군들이 집 앞을 지키고 서 있다니?
오정호 (당혹스런 얼굴로 보고)
정후겸 (대체 뭐냐는 기막힌 표정으로 보는데)
S#41. 동 밖. 낮
정후겸,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다. 오정호도 뒤를 따라 나오는데.
보면, 십 수 명의 금군들이 조금 멀찍이 떨어져서 정후겸의 집을 경계하고 있다.
대체 이게 어찌된 일인가..정후겸, 당혹감이 밀려오는데..
S#42. 최석주의 집. 낮
집 밖으로 나오던 최석주, 집 앞 일각에서 경계를 서고 있는 금군들을 보고 굳어지는 표정.
S#43. 거리 일각. 낮
또 다른 누군가의 집(대신 1정도) 대신1, 초헌을 타고 움직이는데..그런 대신의 뒤를 따르는 두 엇의 금군. 대신1, 뒤를 돌아보며 초조하고 불안한 얼굴.
S#44. 궐. 화완처소. 낮
정후겸, 화완과 이야기를 한다.
화완 (기가 막힌다)뭐? 금군이 너를 경계를 하고 있다고?
정후겸 (심각한) 저 뿐만이 아닙니다. 이판과 대사헌, 대사간, 형판대감의 집까지 모두 금군들이 나와 지키고 서 있다 합니다.
화완 (충격)이게 무슨 해괴한 소리냐? 금군이 왜 갑자기 그런 짓을 한단 말이 냐? 대체 누가 저들한테 그런 영을 내렸단 말이야!
정후겸 답답하십니다, 어머니. 그것이 누구겠습니까.
금군은 주상전하의 어명으로만 움직이는 군삽니다.
화완 그럼 아바마마께서 그 같은 영을 내리셨단 말이냐?
대체 아바마마께서 왜 갑자기?
정후겸 (심각하게 굳어지고)아무래도 불길합니다. 김귀주 영감이 사라지고 그 담 음엔 우리 쪽 사람들한테 대대적으로 금군이 붙다니..
화완 ....서..설마..! 그렇다면 무엇이냐?
김귀주 그 자가 정말 세손의 손에 있었단 것이냐? 그 자가 모든 걸 불어.. 아바마마께... 모든 걸 불어..아바마마께서..모든 걸.. 다 알아내셨다는 것이 야?
정후겸 .....!......(입술을 깨물고)
화완 (와락, 불안감이 엄습해오는데)
S#45. 정순처소. 낮
정순, 강상궁과 있다.
정순 (답답하다)들어오란 전갈을 내린지가 언젠데..
어째서 아직 이판한테 기별조차 없는 것이냐?
강숭궁 송구하옵니다..마마..
정순 전하의 영으로 오라버니의 행방을 알아본다던 한성부는 어찌 되었느냐?
강상궁 ...예...마마
정순 (노여움에 서탁을 쾅, 내리친다)
강상궁 (두렵다, 조아리는데)
정순 (참을 수 없다)대체 뭐하는 짓들이야? 하루하루 내 피를 말리자는 것이 냐? (안되겠다)차비하거라. 대전에 가 주상전할 다시 뵈야겠다.
S#46. 영조 집무실 앞. 낮
정순, 급한 걸음으로 대전으로 온다. 정순, 와서 대전내관에게.
정순 주상전하께 고하게.
대전내관 (난처하다)송구하오나 마마. 아무도 들이지 말라는 전하의 어명이 계셨사 옵니다.
정순 (멈칫)뭐..? 아무도 들이지 말라니 어째서인가?
혹, 전하의 옥체라도 불편하신 것인가?
대전내관 그것은 아니오나
정순 그것이 아니라면 왜 아무도 들이지 말라는 것인가?
대전내관 (난처하다..)
대전내관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마마. 특히 왕실의 어른들은 절대로 들여선 아니된 다는 지엄한 하명이 계셨사옵니다.
정순 (당혹)...뭐..라...?
정순, 특히 왕실 사람들은 안 된다 했다니..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정순, 순간..불안감이 와락 밀려온다. 정순, 떨리는 얼굴로 대전을 바라보는데.
S#47. 영조 독서당. 낮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는 영조. 보면, 그 앞으로 홍국영이 있는데.
영조 니 말대로 따르고 있다. 헌데 앞으로 얼마동안 이래야 하느냐?
홍국영 열흡이옵니다, 전하.
영조 열흘?
홍국영 예. 전하. 열흘 동안 만큼은 부디 대전 안에 아무도 들이지 마시고 누구의 말도 듣지 마시오소서.
영조 ....
홍국영 ...
영조 (가만 보다가)그래, 내 너한테 전권을 줬으니 일을 해결하는 방책이 된다 면 이를 따를 것이다.
홍국영 망극하옵니다, 전하.
영조 내 이처럼 황망한 요구를 수락한 것은 이 일을 해결하는 것이 그만큼 시 급하고 위급하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허니, 너는 반드시 니가 장담 한대로 이번 일의 배후를 밝혀 내 앞에 가져와야 할 것이다.
홍국영 (긴장되는)예, 전하. 소신 명심하겠사옵니다.
영조 (매서운 눈으로 보고)
홍국영 (긴장으로 마른 침을 삼키는데)
S#48. 궐 일각. 낮
홍국영, 굳은 표정으로 오는데.. 그때 한편에서 오던 정후겸이 그런 홍국영을 본다.
정후겸 자넬 여기서 보는군.
홍국영 예, 영감. 그간, 강령하셨습니까?
정후겸 동궁전에 다시 들락거린단 얘긴 들었네.
그래, 세손저할 뵈러 왔는가?
홍국영 아닙니다. 오늘은 다른 일이 있어서요.
정후겸 그래?
홍국영 예..(하다가) 참, 제가 보내드린 사람들은 어떻게 마음에 드십니까?
혹, 영감께 폐를 끼치진 않는지요?
정후겸 (멈칫)..자네가 보낸 사람이라니?
홍국영 이런, 혹시 보지 못하셨습니까?
영감의 댁 앞으로 제가 사람을 몇몇 보내두었는데요.
정후겸 (충격, 놀란다)허면..나와 다른 신료들의 집에 금군을 풀어둔 것이..자네란 말인가?
홍국영 예, 영감. 그렇습니다.
정후겸 ...대체, 자네가 어찌?
홍국영 글쎄요. 그게 다 똥지게를 지며 와신상담한 보람이 아니겠습니까?
허니 영감께서도 이번에 내쳐지시거든 똥지겔 한번 져보시지요.
정후겸 ...!!....
홍국영 제가 사냥을 즐긴단 말씀을 드렸던가요? 실은 제가 얼마 전 산에서 토끼 를 한 마리 잡았는데 놀랍게도 제 수중에 들어온 토끼가 산에 사는 다른 짐승들에 대해 꽤 많은 것을 알고 있더군요.
정후겸 ...!!....
홍국영 그 덕에 이젠 그 산에 득실거리는 진짜 사냥감을 낚을 일만 남았습니다.
정후겸 ...!!...
홍국영, 여유만만한 얼굴로 보고..그런 홍국영을 보는 정후겸은 완전히 사색이 되는데..
S#49. 궐 일각. 낮
홍인한, 급히 궐로 들어온다.
보면, 대신1이 가는 모습이 보이는데.
홍인한 이보시오, 공판.
하는데 대신1, 주위를 살피며 난처해한다.
홍인한 신료들의 집에 금군들이 깔렸다는 말이 대체 무엇입니까?
대신1 누가 보면 어쩌려고 말을 거십니까?
홍인한 예?
대신1 심각한 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다들 숨 죽이고 있으니 공연한 아는 척 마십시오.
홍인한 ....!...
대신1 (주변을 둘러보다 황급히 사라지는데)
홍인한, 두려운 얼굴..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려고 이러는가.
S#50. 혜빈의 처소. 낮
혜빈과 홍봉한, 홍인한이 있다.
홍봉한 (놀란)예에? 주상전하께서 홍국영 그 자를 사헌부 집의에 명하셨다구요?
홍인한 (사색..!)
혜빈 예... 이번 나례희 사건의 전권을 맡기시며 홍집의로 하여금, 무슨 수를 써서든 지난 번 나례희 폭탄사건과 세손을 음해하는 자들의 실체를 밝히 라 하명하셨다 합니다, 아버님.
홍봉한 ...!!...
홍인한 허..허면 지금 금군들이 나서 대신들의 집 앞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 전부 그것과 관련이 있는 것이란 말씀이십니까?
혜빈 ...그렇겠지요. 홍집의가 세손을 음해하려는 세력들의 실체에 다가선 것이 분명합니다.
홍인한 (충격..)
혜빈 이젠 세손이 저들의 숨통을 조일 차롑니다. 이번만큼은 결코 그냥 물러서 지 않을 것이에요.
홍인한 ...!!....
혜빈, 눈빛을 빛내고..그런 혜빈을 보는 홍인한, 두려움을 느끼는데.
S#51. 대궐일각. 낮
효의, 김상궁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효의 그래서 정말 주상전하께서 누구도 만나지 않는다 하시더냐?
김상궁 예, 마마. 대체 무슨 일인지?
궐 안 나인들이 저마다 뭐라고 숙덕대는데 하는 말이 죄 틀려서..무슨 말 씀을 전해야할지 소인도 잘 모르겠습니다.
효의 (걱정이다)궐 안에 문제가 생겼다면..저하께서 심려가 크시겠구나(하고)지 금 저하께선 어찌하고 계신다 하더냐?
효의, 걱정 어린 표정으로 보는데.
S#52. 동. 동구언 일각. 밤
산, 누각에 서서 상념에 잠겨 있는데, 그때 한쪽에서 채제공이 다가온다.
채제공 저하
산 (쓸쓸하게 미소 지으며 본다)오셨습니까? 대감..
채제공 저하, 바람이 찹니다. 어찌 이토록 오래 밖에 나와 계십니까?
산 ...글쎄요. 가슴이 답답해 그런 지 서책을 봐도 글자가 눈에 들어오질 않 아서요.
채제공 (가만, 그러다가)홍지의가 벌인 일로 궐 안이 온통 어수선합니다..
저하께서도 알고 계신지요?
산 예, 알고 있습니다.. 제 일인데, 제가 어찌 모를 수 있겠습니까?
채제공 ...
산 ..헌데 어찌하여 제가 직접 나서지 않는지 혹, 그것이 궁금하십니까?
채제공 (보는데)
산 ..기억하십니까? 대감, 일전에 제가 고모님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 말입니 다.
채제공 ...!...
산 그때 제가 대감께 그런 말씀을 드렸지요. 나는 왜 하필이면 세손 따위로 태어나 이런 일을 겪는 건지 모르겠다구요.
채제공 저하..
산 사실은 전 두렵습니다, 대감.
이번엔 제가 또 무엇을 알게 될 지 그것이 말이에요.
채제공 ...!....
산 절대로 피해갈 수 없다는 건 압니다. 반드시 내 눈으로 확인해야 할 진실 이지만 하지만 거기서 또 무엇을 보게 될 지.. 어쩌면 전, 그것이 두려워 이렇게 뒤에 서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대감.
채제공 ...!...저하...!
산 괜찮습니다. 너무 그리 가슴 아파 하지 마세요. 내가 봐야할 것이 무엇이 든 나는 받아들일 것입니다. 그것이 이 궐에서 세손으로 태어난 내 운명 이란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채제공 ...!....
산, 쓸쓸하지만 담담한 표정으로 채제공을 향해 미소 지어 보이고..채제공..그런 산을 안타까운 표정으로 바라보는데.
S#53. 주막 방안(달호방 전환)
달호와 막선, 이천이 있다. 이천 절박한 얼굴이고.
달호 아니, 여기서 예조관원들을 대접하겠다니 그게 무슨 소립니까? 나으리.
이천 이번에 도화서에서 어진을 그릴 화원을 뽑는다네.
자넨 모르겠지만 어진화사를 맡는 건 화원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일 세! 내 이번에 무슨 수를 써서든 기회를 얻어볼려고 하는데 그럴려면 아 무래두 예조 관원한테 대접을 좀 해야 할 거 같아서..
막선 아이고 그런 일이라면 걱정을 마세..(하는데)
달호 (OL)아니 나으리 미치셨습니까? 평생 한번 올까 말까한 기회를 잡는데 이런 주막서 예조관원들을 구워 삶아요?
아서요, 아서! 괜시리 이런데서 대접했단 기분만 더 상해 될 일두 안 됩니 다!
막선 아 왜요? 우리 주막이 어때서!
음식 맛나겠다. 주모 얼굴 몸매 받쳐주겠다..(하는데)
달호 ...시끄러..저리 가..어여..
막선, 입나와 '여기가 어디가 어때서'궁시렁거리며 가면.
달호 나으린 대접의 원칙두 모르시나?
이천 ...그런 게 있나?
달호 화끈하게, 절대 아무도 모르게, 이거 아닙니까?
여러 말 할 거 없구, 당장 기방으로 가슈.
아, 그럼 금홍이가 척척 안겨서 오죽 알아서 잘할까.
이천 (...!...)아니..그렇다고 나더러 출세를 위해 여자를 팔란 말인가..
달호 아, 평생 한번 잡을까 말까한 어진화사라면서요!
이천 그거야, 그렇지만..그렇다고 어떻게 여잘이용해서 그럴 수가 있는가?
이천, 말도 안 된다는 얼굴인데..
S#54. 기방 앞 일각. 낮
이천, 예조관원 서 너명을 안내하며 데리고 온다. 보면, 이천 완전 굽신거린다.
이천 말씀 드린 데가 여깁니다. 들어들 가십시오.
예조관원들 헛기침을 하며 들어가면.
이천 예,예...조심해서..
그리곤 이내, 주변을 살피다 황급히 뒤따라 가는 이천.
S#55. 기방. 마당 일각. 낮
이천과 집사의 안내로 나타나는 금홍이
집사 나으리! 금홍이한테 대충얘기는 해두었습니다.
금홍 (이천을 보고 교태스런)그러니까, 저 예조 관원 나으리들을 살살 녹여 치 마폭에 포옥 감아라 이거네요?
이천 (찜찜한..)말인즉 그렇지. 어떻게 잘 할 수 있겠냐? 금홍아.
금홍 ...(호호) 나으리두, 참..별 걱정을 다하셔요.
염려 탁 붙들어 매고 저만 믿으세요.
하면서 금홍, 눈을 찡긋 하고 돌아서는데..이천, 그런 금홍의 손을 덥석 잡으며..
이천 금홍아! 그래두 제발 옷고름만은 풀지 말거라. 알겠느냐?
금홍 ..예에? 아유 몰라요.
이천 (훌쩍, 절박한 표정)금홍아~!
S#56. 동. 방 안. 밤
송연과 달호 있다. 송연, 대수의 옷가지를 챙기고 있고, 달호, 이천의 이야기를 전하는데..
달호 ..야, 말두 마라! 내가 이천 나으리가 그렇게 안달복달하는 건 처음 본다.
그 어진화사가 대단하긴 대단한가 보드라, 송연아.
송연 그럼요, 아저씨. 어진화산 도화서 모든 화원의 평생의 꿈이에요.
퇴역한 원로 대 화원 중에서두 그 기횔 못 잡으신 분도 많구요.
달호 ...그래..? 그럼 너두 언젠가 주상전하의 어진을 그릴 수 있는거냐?
송연 예...? 제가요...? 어휴..아저씨두.. 말두 안되요!
제가 어떻게 어진을 그려요?
달호 아니, 왜 안되냐? 이제 너두 화원인데.. 아
아, 생각해봐라. 나중에 세손저하께서 임금이 되시면 그때 니가 탁!하고 저하의 어진을 그려드리는 거야.. 이 얼마나 가문의 영광이냐..응...?
송연 ...!...
송연, 달호의 말에 순간..멈칫하다가..
송연 (혼자 미소)그러게요. 아저씨 말대로 정말 그런 날이..오면요.
그러다가 송연, 역시 이건 말도 안 되는 꿈이다..
송연, 정신 차리려는 듯 보따리의 끈을 질끈 묶으며
송연 저 이만 가볼게요..!
달호 어, 그래. 지금 대수한테 가는 거냐?
송연 예,아저씨. 옷만 전해주고 금방 올께요.
달호 조심히 다녀와.
송연 예, 아저씨.
송연, 서둘러 방을 나가면.
달호 저 자식, 그래두 저게 대수 위하길 서방 위하듯 하네..
달호, 흐뭇한 표정이고..
S#57. 궐 일각. 밤
송연, 옷 보따릴 들고 서 있는데 일각에서 대수가 뛰어온다.
대수 송연아.
송연 (돌아보는)대수야.
대수 이 밤중에 궐엔 웬일이야?
송연 왜긴! 너, 추워서 덜덜 떨까봐 왔지.
대수 ..뭐..?
송연 (옷 보따릴 건네며)자 이거..
대수, 받아보면 옷 보따리다.
대수 (고맙다) 이거 때문에 이 추운데 온 거야?
송연 ..니가 생각해두 내가 기특하고 고맙지? 너 동무 하난 진짜 잘 둔줄 알아.
어디가두 나만한 동문 못 만날껄.
대수 ..(씩 웃는)어. 근데, 내가 잠깐 집에 들렀다 갔구 와두 됐는데
송연 도화서 심부름 오는 길에 들린 거야.
대수 그랬구나..
송연 근데, 얼굴이 많이 상했네. 잠 못 잤어?
대수 밥 먹을 시간두 없는데, 잠잘 겨를이 어딨어?
송연 (짠한 표정으로 보는데)
대수 참..있잖아 송연아..어쩜, 이번에 궐에 정말 대단한 일이 벌어 질지두 몰 라.
송연 ...대단한 일..? 그게 뭔데?
대수 그런 게 있어. 나중에 말해 줄게.
송연, 뭐지..하는 표정이 되는데.. 그때 한쪽에서 서장보다 대수를 부른다.
서장보 어이! 우세마! 홍집의 나리가 찾으시네, 빨리 가봐.
대수 (놀라서)예, 나으리!
송연 그래, 얼른 가봐!
대수 갈게..! 나중에 보자.
대수, 뛰어가는데
송연 대수야..!
대수 (돌아본다)어?
송연 몸 조심해. 맞구 다니지 말구! 알았어?!
대수 (밝게)으이구.. 천하의 박대수를 누가 패냐! 조심히 가.
송연 (미소)
대수, 다시 한번 손을 흔들고 서장보와 함께 일각으로 뛰어가면, 송연, 미덥고 짠한 시선으로 대수를 바라 보는데..
S#58. 사헌부 집무실(시강원 전용). 밤
홍국영, 대수의 앞으로 서찰을 하나 건넨다. 대수, 긴장한 얼굴로 받아드는데,
홍국영 이 서찰을, 정승지 집에 은밀히 전해야 한다.
대수 예, 나으리.
홍국영 실수 없도록 조심하거라.
대수 (긴장)예, 걱정마십쇼.
대수, 긴장한 얼굴로 손에 쥔 서찰을 내려다보는데.
S#59. 궐. 정순처소 외경. 밤
나인들이 서 있는 정순처소 외경. 을씨년스런 분위기.
S#60. 동. 안.밤
어두운 방안. 정순, 무섭도록 굳어진 얼굴로 석상처럼 앉아있는데..
그때, 밖에서 강상궁이 '마마, 강상궁이옵니다' 한다.
정순 들어오너라.
문이 열리고 강상궁이 들어온다. 강상궁, 잔뜩 움츠러든 얼굴인데.
정순 어째서 혼자 오는 것이냐? 옹주는?
강상궁 ...저..그것이 옹주마마께오선 몸이 좋지 않으시다고 움직일 수가 없다 하 십니다.
정순 (...!!..)뭐야...?!
강상궁 (어찌하면 좋은가..두려운데)
정순 (허, 기가 막힌다)사흘이 지났다. 꼬박, 사흘이 지났어!
헌데, 궐 안 누구도 나를 찾아오지 않다니 이것들이 감히 나를 장님으로 만들고 귀머거리를 만들어?
강상궁 마마..아뢰옵기 송구하오나 그것이 지금..대소신료들 집을 금군이 지키고 있어 모두 몸을 사리느라..(하는데)
정순 알고 있다! 니가 지금 누굴 가르치려 드는 게냐..!!
강상궁 (찔끔)죽을 죄를 지었사옵니다 마마!
정순 금군이 아니라, 목에 칼이 들어온다 해도 내가 부르면 들었어야지!
지금 당장 죽으러 가는 길이라 해도 내가 찾으면 달려왔어야지!
이것들이 어찌 감히 내게 이럴 수가 있단 말이냐?
강상궁 ....
정순, 도저히 참을 수 없다.. 눈에서 불같은 노기가 뿜어져 나오는데..
S#61. 동. 방 안. 낮
최석주, 심난한 표정으로 앉아있는데.. 그런 최석주의 위로, 27부 정후겸의 말이 떠오른다.
최석주 (E)자네가 발을 뺀다고 옹주마마와 자네가 무사할 줄 아는가?
정후겸 (E)글쎄요. 나섰다가 크게 당하는 것보단 낫겠지요.
대감께서도 현명하게 판단 하셔야 할 땝니다.
최석주, 심란한 얼굴로 상념에 잠기는데. 그때, 밖에서 집사가 '대감마님, 정승지 영감께서 오셨습니다' 그 말에 멈칫 놀라는 최석주.
S#62. 동. 밖. 밤
최석주, 놀란 얼굴로 나와보면..정후겸이 서 있는데..
최석주 (당혹스런)아니 자네가 여긴 어쩐 일인가?
정후겸 (굳은 표정으로 보는데)
S#63. 동. 안. 밤
최석주, 정후겸과 마주하고 있다.
최석주 자네 집에도 금군이 깔렸다 들었네. 분명 따르는 눈들이 있을텐데..
이렇게 경솔히 날 찾아오면 어찌하는가?
정후겸 어차피, 지금은 모 아니면 도인 상황입니다. 대감과 제가 한패로 몰린 마 당인데 저희가 내왕하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이 되겠습니까?
최석주 ..!...
정후겸 (굳은 표정으로 보는데)
최석주 그래, 마마께선 어찌하고 계신가?
정후겸 저도 뵙지 못했습니다. 지금 상황에선 가장 피해야 할 것이 중전마마가 아닙니까?
최석주 (당혹)자네, 무슨 말을 그리 하는가?
정후겸 김귀주 영감은 홍국영의 손에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그 자가 꽤 많은 이야길 떠벌린 것 같습니다.
최석주 ...뭐?!
정후겸 그것이 어디까진 진 알 수 없지만 분명, 상황은 저희한테 아주 불리합니 다, 대감. 대감! 전하께서 벌써 사흘째 어느 누구도 만나주시지 않습니 다.
조정 신료들은 물론 심지어 중전마마도요..오늘은 옹주마마께서 전하를 뵈 러 갔다가 그냥 돌아오셨습니다.
최석주 ..
정후겸 일이 심상치 않습니다. 전하께서 뭔가 알아내신 것 같습니다.
김귀주 영감이 실종된 것두 이와 연관된 것 같구요.
최석주 !!!
정후겸 ...(깊은 생각에 빠져 있다가)
최석주 ..그래서 자네가 날 찾아온 목적이 무엇인가?
정후겸 무엇이겠습니까? 함께 살 길을 도모해보잔 것이 아니겠습니까?
최석주 살길을 도모하자니..대체 어떻게 말인가?
정후겸 ..이번 일이 시작된 것은 대감과 저는 무관한 나례희 사건 때문입니다.
헌데 그 일 때문에 애꿋은 저희까지 화를 당할 까닭이 무엇이란 말입니 까?
최석주 허나, 김귀주 영감이 모든 걸 말했다면 피할 도리가 없지 않은가?
정후겸 어째서요? 이 일을 주도한 것은 김귀주 영감과 중전마마십니다.
책임을 질 두 사람이 있는데 왜 모두가 이 화를 같이 당해야 합니까?
최석주 (멈칫)자네..지금 그게 무슨 말인가?
정후겸 세손이 김귀주 영감을 붙잡고도 일을 더욱 크게 벌리는 까닭이 무엇입니 까? 여러 정황을 볼 때 바로 뒤를 캐자는 것입니다. 모르시겠습니까?
제 말은, 저희 모두가 거기에 걸려들 까닭이 없다는 것입니다.
최석주 ..자...자..네..그 말은..설마..마마를...!
정후겸 (굳은 표정으로 보고)
최석주 (충격이 어린 표정으로 보는데)
S#64. 정후겸의 집 앞. 밤
대수가 정후겸의 집 앞을 은밀히 살피며 보다가 조심스럽게 품속의 서찰을 꺼내 담장 너머로 집어 던진다.
S#65. 동. 마당. 밤
툭, 하고 정후겸의 집 마당으로 떨어지는 서찰.
S#66. 거리일각. 밤
대수,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피며 걸어온다. 그때 보면, 한쪽에서 오고 있는 장옷을 쓴 정순과 정순을 모시고 오고 있는 강상궁.
두 사람, 대수를 의식하며..조심 조심하는 기색이고, 보면 대수, 밤길을 가는 두 여자를 조금 이상하다는 듯 보고 스쳐가려는데..그러다 문득, 멈춰서는 대수..
대수 (돌아본다)..잠깐..저쪽 길은..
대수, 혹시..하는 표정이 되는데..
S#67. 정후겸의 집 앞. 밤
대수, 빠른 걸음으로 왔던 길을 되돌아온다. 보면 집 앞에 서 있는 강상궁과 정순.
강상궁, 안을 향해 조심스럽게 '이리오너라'하고.. 정순, 여전히 얼굴이 보여지지 않은 챈데..
대수, 대체 누굴까..눈빛을 빛내며 보고..그때 대문이 열리고 정후겸 집의 노복이 나온다. 안으로 들어가는 정순과 강상궁.
대수, 대체 누굴까..눈빛을 빛내며 보는데...
S#68. 동. 마당. 밤
정후겸, 당혹감 어린 얼굴로 나오는데..보면, 정순이 싸늘하게 굳은 표정으로 그런 정후겸을 바라봄다.
정후겸 (난처하다)마마..이곳까진 어인 일이십니까?
정순 (폐부를 찌를 듯 매서운 눈으로 보고)
정후겸 (긴장하는데)
S#69. 동. 방안. 밤
정순이 앉아있고, 그 앞으로 정후겸이 있다. 정후겸과 이야기하는 정순의 어조, 낮고 매섭다.
정순 ..내가 찾아와 많이 놀란 모양이네.
정후겸 (당혹) 놀라다니요? 당치 않으시옵니다 마마.
정순 ..그래..? 이상하군. 허면 자네의 그 굳은 표정은 무엇인가?
놀란 게 아니라면 못마땅한 표정인가?
정후겸 (...!!...)마마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시옵니까? 제가 감히 어찌..그런..
정순 그래 자네는 감히 내게 그럴 수 없지. 감히 내게 그리 해서도 안 되고..
정후겸 ...!...
정순 오해라면 됐네. 내 자네 표정을 잘못 읽은 모양이지.
허나, 다음엔 내 오해를 사는 일이 없도록 조심을 해줘야겠네.
만약 또 한 번 이런 일이 있다면 나도 그저 내편의 오해라 여기고 넘어갈 순 없을 테니 말이야.
정후겸 예..마마 소신 명심하겠사옵니다.
정순 (매섭게 보고)
정후겸 ...
정순 ..그럼 이제, 자네 얘기를 좀 들어봐야겠군. 모든 걸 알아서 처리하겠다더 니 내가 맡긴 일은 어찌 되어가고 있는가? 지금 정황이 어찌 돌아가고 있 는 것인지 하나도 빠트리지 말고 남김없이 고하게.
정후겸 예..마마
정순 (매서운 얼굴로 보고)
정후겸 (굳은 표정이 되는데)
S#70. 정후겸의 집. 마당. 앞
정후겸, 나서는 정순을 배웅하고 있다. 정순, 착잡하게 굳은 표정인데.
정순 내 오라비가 그리 쉽게 입을 열 사람이 아니다. 허니, 모든 것이 명확해질 때까지 쉽게 움직이지 말라고 모두한테 전하거라. 알겠느냐?
정후겸 예..마마..(하고)심려마십시오 마마. 곧, 모든 것이 잘 해결될 것입니다.
정순 ..그래, 반드시 그래야겠지.
정후겸 ...!...
정순, 여전히 차가운 눈빛으로 정후겸을 보고 돌아선다.
보면, 뒤를 향해 예를 갖추고는 천천히 고개를 드는 정후겸. 정후겸...서늘한 눈빛.
굳은 표정으로 정순을 보는데.
S#71. 동. 밖. 밤
문이 열리고, 강상궁과 정순이 나온다. 강상궁이 주변을 살피고, 정순 조심스럽게 움직이는데.. 보면, 그때 일각에 숨어있던 대수, 두 사람을 보다가 은밀히 그 뒤를 따르기 시작한다.
S#72. 거리일각.밤
가는 강상궁과 정순. 보면, 몰래 그 뒤를 따르는 대수.
S#73. 동. 궐 앞. 밤
대수, 두 사람을 여전히 쫓고 있다. 그러다 순간..대수..멈칫 당황한다.
대수 아니..저긴 궐이잖아..
보면, 강상궁과 정순, 궐문에서 문을 지키는 금군들에게 뭔가를 보여주고는 안으로 들어가는데..대체 저 두 여자는 뭐란 말인가. 대수..당혹해하는 얼굴.
S#74. 동. 정순처소 앞. 밤
정순과 강상궁, 처소 쪽으로 온다. 보면, 상궁 나인들이 처소 앞에서 그런 정순을 맞이 하는데..
강상궁 (나인에게)날이 춥다.. 얼른 가서 마마께 올리 차를 내오거라.
나인 예..마마님..
나인, 한쪽으로 가면, 정순 그제야 쓰고 있던 장옷을 벗어 얼굴을 드러낸다.
정순, 굳은 표정으로 잠시 그러다가 이내 처소 안으로 들어가는데..
보면, 멀리 떨어진 곳..서서 그런 정순을 지켜보고 있는 대수.. 순간, 뒷통수를 얻어맞은 사람처럼 그 자리에 굳어버리는데..
S#75. 동. 사헌부 집무실(시강원 전용).밤
홍국영, 대수한테 이야기를 듣고 놀란 얼굴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홍국영 ...자네..그게..정말인가..! 정말 변복을 한 중전마마께서 정승지의 집에서 나오는 것을...보았단 말인가?
대수 ...예.. 나으리..정말입니다. 제가 몇 번을 눈을 씻고 봐두 정말 중전마마셨 습니다!
홍국영 ...!!....
어떻게 이럴 수가..어째서 중전이 이 시각에 정후겸의 집에 간 것인가..!
설마..하는 생각에 당혹감을 느끼는 홍국영. 홍국영, 충격을 받아 멍해지는데..
S#76. 동. 동궁전. 밤
산, 동궁전에서 서책을 보고 있다. 그러나 서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지 이내 책을 덮는 산. 산, 착잡한 마음이 되는데..
그때 밖에서 '저하, 사헌부 집의 홍국영 입시옵니다' 하는 박상궁의 소리.
산 들라하게.
산, 보는데..이내 문이 열리고 안으로 홍국영이 들어온다.
산 어서 오게.
홍국영 (굳은 표정으로 앉는다)
산 헌데, 이 시각에 어쩐 일인가?
홍국영 저하 소신, 긴히 아뢸 말씀이 있어 저하를 찾아뵈었습니다.
산 그래 무엇인가? 말해보게.
홍국영 (가만, 망설인다)
산 (의아)이보게..
홍국영 ...오늘 밤에..누군가 은밀히 정승지의 집에 들어 그 자와 접촉을 한 것을 알아냈습니다.
산 정승지의 집에?
홍국영 예, 저하.
산 그래, 그게 누군가?
홍국영 (가만..)..오늘..정승지를 은밀히 찾아간 것은..다름 아닌.. 중전마마셨습니 다 저하..
산 (멈칫, 놀란다)
홍국영 (굳은 표정으로 보고)
산 ..그게..지금 무슨 말인가? 중전마마께서..정승지를 은밀히 만나다니..
홍국영 ...
산 ...!...
중전마마라니..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산, 홍국영의 말에 충격을 받는데..
그런 산의 모습에서...엔딩.
.이산 ↲
.영화 & 드라마 대본 ↲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