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29
<이산 29부>
S#1. 동. 동궁전. 밤(28부 엔딩에 이어)
산, 보는데...이내 문이 열리고 안으로 홍국영이 들어온다.
산 어서 오게.
홍국영 (굳은 표정으로 앉는다)
산 헌데, 이 시각에 어쩐 일인가?
홍국영 저하! 소신, 긴히 아뢸 말씀이 있어 저하를 찾아뵈었습니다.
산 그래, 무엇인가? 말해보게.
홍국영 (가만, 망설인다)
산 (의아)이보게?
홍국영 ...오늘밤 누군가 은밀히 정승지의 집에 들어 그 자와 접촉을 한 것을 알아 냈습니다.
산 ...정승지의 집에?
홍국영 예, 저하.
산 그래, 그게 누군가?
홍국영 (가만...)....오늘...정승지를 은밀히 찾아간 것은..
산 ...
홍국영 다름 아닌..중전마마셨습니다 저하..
산 (놀란다)
홍국영 (굳은 표정으로 보고)
산 ...그게...지금 무슨 말인가? 중전 마마께서..정승지를 은밀히 만나다니..
홍국영 ....
산 ...!.....
중전마마라니..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산, 홍국영의 말에 충격을 받는데..
홍국영 ..방금 전 우세마가 중전마마께서 정승지의 집에서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합니다, 저하.
산 ...말도 안 되네. 어찌 그럴 수가 있단 말인가?
지금은 밤이 아닌가? 다른 여염집 여인을..대수가 잘못 본 것 일 수도 있네!
홍국영 ...그것은 아닌 듯합니다, 저하.
우세마가 뒤를 밟아 마마께서 분명 중궁전에 들어가시는 것까지 확인을 했 다 합니다.
산 ..!!...
홍국영 (굳은 표정으로 보는데)
산, 당혹감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고, 홍국영, 그런 산을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는데.
S#2. 동 정순처소. 밤
옷을 갈아입은 정순,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 앉는다. 어두운 불빛에 비치는 정순의 표정, 음습하고 어둡다.
S#3. 동 동궁전. 밤
산, 참혹한 얼굴로 있고, 홍국영 그런 산을 바라본다.
두 사람, 잠시 말이 없다. 그러다가
산 ....
홍국영 ....
산 그래서 중전마마께서 이 일과 연루가 되어있다 그런 말인가?
홍국영 저하!
산 (이런 의혹이 싫다. 믿고 싶지 않다)마마께서 정승지를 만나는 것이 뭐가 문제인가? 김귀주는 마마의 혈육이네. 그 자가 사라진 마당이니, 오라비의 안위가 염려되시는 마음에 그 정황을 알아보려 만나실 수도 있어!
홍국영 허나, 저하. 정녕 그것이 이유라면 밝은 날 정승지를 불러 물으실 수 있는 일입니다. 야음을 틈타 몰래 궐을 나가시어 도둑 고양이처럼 정승지를 만나 실 까닭이 무엇이옵니까?
산 말을 삼가게! 그 분은 이 나라의 국모이시네!
홍국영 송구합니다, 저하..
산 (착잡한 마음, 입술을 깨무는데)
홍국영 ...소신.. 이 사실을 믿기 어려우신 마음은 충분히 가늠하고도 남습니다.
허나 그렇다 하여 이런 의혹을 덮을 수는 없는 것이 아닙니까?
산 의혹이라니? 함부로 말하지 말게. 중전마마께서 어떤 분인지 몰라 이러는 가? 궐 안 모두의 칭송을 받는 분이네. 이제껏 내게 문제가 생길 때마다 나 서서 나를 두둔해 주신 분이야. 헌데 지금 자넨 확실치도 않는 일로 감히 의혹이란 말을 입에 올리는가?
홍국영 저하...(하는데)
산 (듣고 싶지 않다)지금 우린 정승지와 화완옹주의 뒤를 쫓고 있네.
저들의 죄를 입증할 단서를 손에 쥐고 그 입을 열수만 있다면 그럼 그땐 모 든 것이 명확해 질 것이네.
홍국영 ...!....
산 허니 그때까진 다신 내 앞에서 마마의 일을 입에 담지 말게. 알겠는가?
홍국영 (착잡하고)
산 (굳은 표정으로 시선을 돌리는데)
S#4. 동. 밖. 밤
홍국영, 착잡한 얼굴로 나온다. 돌아보는데..
S#5. 동궁전. 밤
산, 홀로 상념에 잠겨 있다. 그런 산의 위로.
홍국영 (E, 소리)...오늘..정승지를 은밀히 찾아간 것은 다름 아닌 중전마마셨습니다, 저하.
홍국영 (E, 소리) 정녕 그것이 이유라면 밝은 날 정승지를 불러 물으실 수 있는 일 입니다. 야음을 틈타 몰래 궐을 나가시어 도둑 고양이처럼 정승지를 만나실 까닭이 무엇이란 말입니까?
산, 착잡한 마음, 그런 산의 위로. 정순의 자애로운 미소.. 산을 걱정해주며 안타까운 모습을 보이던 정순의 모습이 떠오르는데..
산, 마음에 이는 의혹과 갈등으로 심난하다.
산 ...설마..설마..그럴 리가..
산, 혼란스럽고 괴로운 마음인데.
S#6. 궐. 일각. 밤
대수, 초조한 얼굴로 서성이고 있는데.. 한쪽에서 홍국영이 온다.
대수 나으리, 어찌 되셨습니까? 저하껜 말씀을 올리셨습니까?
홍국영 ...그렇네만..저하께선 믿을 수 없어 하시네.(하고)
왜 아니겠는가? 나도 이리 당혹스러운데..
대수 하지만 분명 중전마마셨습니다. 백번 천 번 다시 봐도 중전마마셨다구요.
홍국영 (의미심장한) 알고 있네. 그리고 그 일에 대해선 내가 따로 알아 볼 것이니 염려 말게! 그리고 이 사실에 대해서는 일체 함구하게.
대수 예에!
홍국영 그보다 정승지 집에 서찰은 무사히 집어넣었는가?
대수 예, 눈에 잘 띄도록 대문 근처로 던져 넣었습니다.
홍국영 그래, 잘했네. 지금은 우선 계획한 대로 정승지의 뒷덜미를 잡는 것이 중요 하네. 만약 중전마마께서 정말 이 일과 연루가 되어있다면 그 또한 이번 일 을 통해 밝혀낼 수 있을 것이야... 허니, 다른 명이 잇기 전까진 그 일을 함 구하게.
대수 예, 알겠습니다.
홍국영 (굳은 표정, 결연한 눈빛을 보내고)
S#7. 정후겸의 집. 외경. 낮
S#8. 동 마당. 낮
오정호가 마당 한쪽에서 박초 무사 몇을 세워놓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오정호 금군들의 동태가 어떤지 잘 살피거라.
무사들, 예..대답하고 가는데, 그때 노복 하나가 서찰을 들고 오정호한테 다가온다.
노복 저, 나으리..마당에 이런 게..
하며, 노복 오정호에게 서찰을 건네는데..
오정호 뭔가 이게?
노복 모르겠습니다. 비질을 하다 보니 담장 밑에 있었습니다.
오정호..의아한 얼굴로 서찰을 받아보는데.
S#9. 동. 정후겸의 방안. 낮
정후겸, 심난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다. 그런 정후겸의 위로.
S#10. (회상)방안. 밤
정후겸과 정순이 있다. 정순, 싸늘하고 매서운 얼굴이다.
정순 (E)그래, 세손과 그 수하인 홍국영이란 자가 내 오라비를 잡아두고 모두의 숨통을 쥐려한단 말이지?
정후겸 (E)....
정순 (E)그래서 자네의 복안은 뭔가? 뭔가 찾아둔 방도가 있겠지.
그것을 찾느라 바빠, 내 처소에도 발길을 끊은 것이 아닌가?
정후겸 ...!...
정순 .....
정후겸 송구하오나 마마..아직..(하는데)
정순 (서탁을 쾅, 내리치며)아직? 아직이라고?! 내가 고작 그런 소리나 듣자고 여 기까지 찾아 왔는 줄 아는가!
정후겸 ....
정순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잘 듣게. 난 이제 단 하루도 더 참지 않을 것이 네. 허니 장담한 대로 이 사탤 해결할 방도를 가져오게. 만약 그렇지 못한 다면 세손보다 내가 먼저 자네한테 그 책임을 물을 것이니.
내가 책임을 묻는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자네가 모르진 않겠지..
정후겸 ...!...
정순 (서늘하게 바라보는데)
정후겸 ...예, 마마...명심..하겠사옵니다.
정순, 정후겸을 매섭게 쏘아보는데..
S#11. 동. 방안. 낮
정후겸, 이를 어찌해야하나..낭패감에 입술을 깨문다. 그때, 밖에서..
오정호 (소리) 영감, 소인입니다. 급히 아뢸 말씀이 있습니다!
정후겸 들거라.
하면, 오정호 다급히 안으로 들어온다.
정후겸 무슨 일이냐?
하면, 오정호 정후겸의 앞으로 서찰을 내밀며.
오정호 이것을 좀 보십시오 영감.
정후겸 (뭔가, 의아한 얼굴로 보는데)
정후겸, 서찰을 열어본다. 보면 그 안에 통패가 하나 들어있다. 이게 뭔가.. 하는 얼굴로 서찰을 읽어내려 가는 정후겸. 그러다 순간, 정후겸..놀라는 얼굴이 되는데..
정후겸 ...이...이건...!
오정호 저희가 쫓던 군기시 서리의 서찰입니다, 영감! 그 자가 저희한테 도움을 요 청하고 있습니다..
정후겸 ..!!...
S#12. 동. 익위사 훈련장. 낮
산과 대수가 대련을 하고 있다. 서장보와 강석기, 그리고 익위사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대련을 하는 산과 대수의 솜씨가 팽팽한데..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산과 대수, 이때 한쪽에서 채제공과 남사초, 홍국영이 온다.
산이 그들을 보고
산 (대련을 멈추며)너의 무예가 일취월장 하는구나.
대수 황공하옵니다, 저하.
산이 채제공과 남사초 앞으로 가면 예를 갖추는 채제공과 남사초 홍국영.
산 (홍국영을 보고)번암대감께 말씀 드렸나?
홍국영 아직..말씀드리지 않았습니다.
채제공 (의아한)....?
S#13. 시강원 집무실. 낮
남사초 채제공 홍국영이 있다.
채제공 (의아)그게 무슨 말인가? 군기시 서리 이름으로 정승지한테 서찰을 보냈다 니? 허면, 그자를 잡았단 말인가?
홍국영 예... 그 자를 잡긴 잡았지요.
남사초 아니? 잡긴 잡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홍국영 ...행적을 쫓던 끝에 결국 손에 넣긴 했으나 이미..숨을 거둔 뒤였습니다. 도 주를 하다 스스로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자진을 한 것 같았습니다.
홍국영의 말에, 다들 놀라는데..
남사초 ??
채제공 아니 그런데도 그 자의 이름으로 서찰을 보냈단 말인가?
홍국영 예, 저하께서 그리하라 명하셨습니다.
채제공 저하께서?
이때 들리는 산의 목소리.
산 (E)대감! 사공명 주생중달이란 고사를 아시지요?
웃으며 방안으로 들어오는 산.
채제공 저하! 그건 죽은 제갈량이 산 사마를 움직이게 했다는 뜻 아닙니까?
산 그렇습니다.
채제공 ....
산 지금 저들은 군기시 서리가 죽었다는 것을 알지 못하지 않습니까? 하여 동 궁전 익위사들한테 쫓기고 있으니 도와달라는 내용의 서찰을 보내라 했습니 다.
홍국영 오늘 밤 축시에 천장산 숯막에서 기다리겠다고 했습니다. 저흰 그곳을 지키 고 있다가 정승지 쪽이 움직이면 그 뒤를 칠 것입니다.
남사초 ..!....
채제공 ...그렇기는 하지만..정승지는 영리한 잡니다. 서찰의 진위를 파악하기 어려 운 땐데 그 자가 서찰을 보고 과연 움직일까요?
산 움직일 것입니다.
다들 ..!...
산 지금 저들은 몰릴 데까지 몰린 상탭니다. 불안과 초조함으로 어쩔 줄을 모 를 때지요. 정승지가 이 일의 배후가 확실하다면 그런 때 마지막 지푸라기 가 될 지도 모를 이 서찰을 그냥 무시할 순 없을 것입니다.
다들 ..!...
산의 말에 다들 긴장이 어리고..산,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이들을 보는데.
S#14. 정후겸의 집. 마당. 낮
정후겸, 오정호가 급히 이야기를 하며 나온다.
오정호 결국 세손 쪽도 군기시 서리를 찾지 못한 모양입니다. 영감.
제가 아이들과 함께 그 잘 데려 오겠습니다.
정후겸 차출할 수 있는 박초들을 모두 데려가거라.
그 자가 세손 쪽에 넘어가면 그땐 정말 돌이킬 수 없게 된다.
허니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그잘 손에 넣어야 한다. 알겠느냐?
오정호 예, 영감..!
정후겸 .....
S#15. 도화서 전경. 낮
S#16. 동 대화실. 낮
마루에 새초롬한 얼굴로 표정잡고 앉아있는 초비. 이천, 탁지수, 종이 한 장 씩을 앞에 두고 진지한 얼굴로 있다. 두 사람 뒤로 화원들은 하나도 없고 미수, 세모, 시비, 네모가 서 있다.
이천 (비장하다)자네 분명 약조했네. 이 경합에서 지면 어진화사에 대한 미련 버 리기로..
탁지수 자네나 딴 소리 말게. 그리고 잊었나본데, 내 종형이 예조 정랑이시네, 정 랑!
이천 (비웃는다)그깟 종5품 정랑이 무슨 대수라고?
탁지수 (신경질 적으로)이 사람이..
초비 (찌증) 아휴..해 떨어지면 붓 드실 거에요?
탁지수 알겠다. 자, 시작하지.
이천, 탁지수, 붓 들고 그리기 시작한다. 초비가 모델인데..초비 새초롬한 표정을 짓고 모델 자세를 하고 있다.
S#17. 동 회의실. 낮
박영문, 앉아있는데, 그때 관원하나가 들어온다.
관원 그대가 도화서 책임자인 박별제입니까?
박영문 예에 그런데요?
관원 나는 예조 좌랑 오석만이오. 어진화사 일로 전할게 있어 왔소이다.
박영문 (뭔가 하는 표정으로 본다)아, 그러세요?
S#18. 동. 대화실. 낮
'척, 척' 탁지수와 이천이 그린 초비의 초상화가 벽에 붙고 그 앞에 탁지수와 이천..
그리고 초비를 비롯해 세모, 시비, 미수 다모들이 서 있다.
보면, 초상화 벽 밑에 표시할 벼루와 붓이 놓여 있는데..
탁지수 이제 너희들이 공정하게 판결을 해줘야겠다. 이 두 그림 중에 더 낫다고 생 각하는 그림을 선택하면 된다. 알겠느냐?
다모들 예...
보면, 다모들..우르르 모여서 그림을 보며 웅성거리는데..
이천, 사뭇 긴장되고 떨리는 얼굴로 보고..탁지수, 괜찮은 척 하지만..역시 긴장되는 건 마찬가진데.
보면, 다모들 붓을 들어 제각각 그림 밑에 표시를 한다. 침을 꼴딱 삼키면서 이천, 저도 모르게 손에 땀이 탁지수. 두 사람..다모들을 보는데..
표시를 다 마친 다모들, 물러선다. 보면, 이천과 탁지수의 그림 밑..표시된 정자의 수가 같은데. 헉, 당황하는 두 사람.
탁지수 아니, 이게 어찌 된 게냐? 전부 열 다섯인데 어찌 동수가 나올 수 있어?
하는데 그때.
초비 제가 아직 낙점을 안했습니다, 나으리.
모두 (보는데)
보면, 초비, 사뭇 심각한 얼굴로 붓을 들고 두 그림을 이모저모 살피고 있다.
초비 (탁지수 그림을 보고)이건 초승달 같이 빛나는 내 눈동자가 그대로 살아있 고..
이천 (안돼..)
초비 (그때, 이천 그림으로 방향을 획 틀며)근데 이건 또 앵두 같은 내 입술을 손대면 톡, 하고 터질 것 같단 말야!
보면 미수와 세모등..그 골이 기막혀 못봐 주겠는데..
탁지수 (답답해 죽겠다)그래서 대체 어느 것이 더 낫다는 것이냐?
이천 제발 초비야! 애간장 그만 녹이고 어서 골라다오
초비 (휴..답답하다)아, 몰라 몰라..!
하다가 초비, 결심한 듯 이내 붓을 들어 이천의 그림에 표시를 하는데.
이천 (환희, 환호)나다! 나야!! 내 그림이 뽑혔어!
탁지수 (이럴 수가)말두 안 된다! 어찌 이사용의 것이 내 것보다 낫다는 것이냐?
(제 그림을 탁 떼어내며)난 이 결과에 승복할 수 없네. 처음부터 다모들한 테 맡긴 게 말이 안 되는 일이었네.
이천 아니, 이 사람. 뭐하는 건가? 정말 치사하게 이러긴가?
하며 이천과 탁지수 그림을 뺏으려 서로 실갱이를 하는데, 그때 한쪽에서 미수가 급히 온다.
시비 저, 나으리들..! 지금 박별제 나리께서 급히 마당을 모이시랍니다.
보면, 그림을 놓고 쟁탈전을 벌이다가 보는 이천과 탁지수.
S#19. 도화서 마당. 낮
강두치, 탁사용, 이천을 비롯해 화원들이 다 모이고..송연을 비롯한 초비,세모,시비, 미수 등 다모들도 있다.
이천 연신 싱글벙글한 얼굴이고..탁지수의 얼굴이 잔뜩 굳어 있는데..이때, 박영문이 들어온다.
박영문 다들 모였는가?
모두 예
박영문 ..좀 전에 예조에서 사람이 다녀갔네. 나는 우리 화원중에 세 사람을 천거했 고 예조에서..그 중 한 사람을 낙점 했다네.
이천 (마른 침을 삼키며)그게 누굽니까?
박영문 이번 어진 화사를 맡게 될 수석화원은 탁사용일세.
순간, 모두들 웅성거리고.. 이천, 헉...!!..기가 막힌 표정인데.
탁지수 좋아 죽을 지경이나 애써 표정관리 하는데.. 옆에선 화원들 탁지수에게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넨다. 다모들도 감축한다는 인사를 전하는데..
박영문 탁사용 앞으로 나오게.
탁지수가 앞으로 나가면...
박영문 이젠 자네가 우리 도화서의 얼굴이 되었네. 잘 부탁하네.
탁지수 소인 성심을 다 하겠습니다.
박영문 어진 화사를 함께 할 수종 다모는 자네가 선정할 권한을 주겠네.
박영문의 말에 다모들 긴장해서 보는데..
S#20. 동. 일각. 낮
다모들 모여 있다. 송연과 초비 미수..세모 시비등이 있는데..
미수 누굴 뽑을까? 수종 다모가 돼서 주상전하를 뵐 수 있으면 정말 가문에 영광 아니니?
초비 니들 괜히 헛꿈들 꾸지 마. 연배로 보나 경력으로 보나 당연히 나지.
안 그러니 송연아?
송연 (미소 띠고)예...언니.
이때 한쪽에서 탁사용이 온다. 탁사용..벌써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는데..
입가에 야릇한 냉소를 띠고 다모들을 본다.
탁지수 (혀를 끌끌차며)수종 다모를 뽑을래두 뭘 제대로 아는 것들이 있어야지..
성송연!
송연 예 나으리.
탁지수 지금도 내 그림보다 이사용의 그림이 낫다고 보느냐?
송연 예, 나으리. 나으리의 그림도 훌륭하지만 인물화만은 이사용 나으리가 더 낫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탁지수 (얼굴이 파랗게 질리는데 애써 감정수습하고).. 어렵사리 화원교육까지 받은 것이 말짱 공염불이구나.
탁지수가 한쪽으로 가는데..
미수 (송연을 보고)어이구 이 눈치도 없는 것아! 기왕 수석화원이 됐는데 잘 그 렸다고 말해주지.
송연 아닌 걸 어떻해?
이때 도화서 일각으로 풀이 확 죽은 이천이 지나가는데..그런 이천을 보는 송연의 시선.
S#21. 주막. 낮
달호와 이천이 있는데.. 이천이 탁주를 벌컥 벌컥 들이키고 있다.
달호 아니..기방에만 가면 주상전하도 부럽지 않는 나으리가 주막 평상에 앉아 웬 궁상이요?
이천 ..난..당분간 기방에 갈 처지가 못되네..
달호 왜요? 무슨 일 있습니까?
이천 ...나..어진화사 못 맡게 됐네. 탁사용이 수석 화원이 됐네.
탁사용이 수석 화원이 됐어.
달호 (놀란다) 아니 그럼 그동안 애쓰신 거는?
이천 나..완전히 새 됐네
달호 (쩝)...거참, 금홍이까지 팔아가며 그 돈을 쓰셨는데..
그때 막선이 김이 설설나는 장국밥을 내오며
막선 아이구..추운데 봉노 방에 들어가 드시지.
이천 내 심정으로 어딜 들어가나 춥긴 마찬가질세.
이천이 다시 탁주를 들이키는데..
송연 나으리
이천 (놀라 본다)어, 송연아 왔느냐?
송연 너무 상심마세요. 다음에 기회가 또 있을 거예요.
이천 상심은 뭐.. 내 실력에 당연한 거지.
그나저나 난 그렇다면 니가 걱정이구나.
송연 뭘요?
이천 어진화사에 들어갈 수종다모는 당연히 니가 되야 할텐데 괜히 내 편을 들었 으니 탁사용 꽁한 것이 널 뽑겠냐?
송연 전 기대도 안 해요. 이번에 새삼 확인했지만 나으리의 인물화는 정말 훌륭 하세요.
이천 저..정말이냐?
송연 그럼요.
이천 니 말 한마디에 춥던 내 맘이 싹 녹는구나. 사실 말이지 탁사용 그 놈 친척 이 예조에 있다던데 이번에 틀림없이 예조에 줄을 대서 수석화원으로 뽑혔 을 거야! 안 그렇냐? 송연아.
송연 (환하게 웃으며)물론이죠! 저도 그리 생각해요!
실력대로라면 당연히 나으리가 뽑혀야 했죠!
이천 (송연의 말에 너무 기분좋다)..으흐흐훗.. 송연아! 너는 정말로 훌륭한 아이 다!
송연 (활짝 웃는다)
S#22. 궐.전경. 낮
S#23. 동 대전 부근. 낮
서성거리는 정순왕후.. 누군가 초조히 기다리는데 강상궁이 다가온다.
정순 어찌되었느냐?
강상궁 전하를 만나 뵙는 게 불가하다 하옵니다.
정순 (낙심천만)
그때 한쪽에서 산이 남사초를 대동하고 오는 것이 보인다. 정순, 멈칫..굳어지는 얼굴. 그때 오던 산도 정순을 발견하다. 두 사람 사이에..묘한 긴장감이 흐르는데, 산, 정순을 향해 예를 갖춘다.
정순, 굳은 표정..그런 산을 살피듯 보다가 이내 가식적인 미소를 띠고.
정순 어딜 가는 길이오? 세손.
산 예, 긴한 용무가 있어 익위사 훈련장에 가던 길이었습니다.
정순 그래요?
산 ..예..
정순 (살피듯 보고)
산 (마음이 불편하고)헌데 마마의 안색이 좋지 않습니다. 어디 편찮으신 데라 도 있으신가요?
정순 아니요, 괜찮소.
산 (의미 있는)그럼 다행입니다, 마마
정순 (급히)분주한 일이 끝나거든 중궁전에 한번 들르세요.
내 세손가 하려고 아껴둔 차가 있으니 함께 들면서 담소라도 나눴으면 좋겠 어요.
산 예, 마마.
정순 허면 이만 가보세요. 내 바쁜 세손을 잡고 공연히 시간을 뺏은 것 같습니 다.
산 아닙니다. 바쁘지는 않습니다만..
정순 ....
정순, 뭔가 마음에 걸리는 불안한 눈빛. 그러나 이내 산을 향해 미소 지어보이는데.
산 그럼..또
정순을 향해 예를 표하고 가는 산. 정순, 산이 가면 마음에 갈등이 이는 착잡한 표정으로 보는데..
S#24. 동. 정순처소. 낮
정순, 안으로 들어와 자리에 앉는다. 그 앞에 앉는 강상궁. 불안해 보인다.
정순 (E)...분명, 뭔가 알고 있는 눈치야..
강상궁 ..!..
정순, 불안하고 초조하다. 입술을 깨무는데.
S#25. 혜빈 처소. 낮
홍국영이 혜빈에게 무언가 말을 한 듯.. 혜빈, 의아하고 당혹한 얼굴인데.
혜빈 그게 무슨 말인가? 홍집의. 중전마마의 동태를 살펴달라니?
홍국영 (심각한) 말씀 올린 대롭니다, 마마. 특히 오늘과 내일에 걸쳐 중궁전의 동 태를 파악해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혜빈 (당혹)..중궁전이라니? 허면 그 말은, 중전마마를 살피라는 것인가?
홍국영 예, 마마. 그러하옵니다.
혜빈 ..!....
홍국영 (긴장한 얼굴로 보는데)
혜빈 ..이유를 말해보게. 어째서인가?
홍국영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소신 중전마마께오서 이번 일에 연루되어 있다는 심증 을 갖고 있어 그러하옵니다, 마마.
혜빈 ...!!...
홍국영 (담담한 표정으로 보는데)
혜빈 ...중전마마께서 연루가 되어 있다니? 그럴 리 없네.
마마께선 선 세자마마께서 돌아가실 때도 나서서 살리고자 애써주신 분이 네. 비록 김귀주 영감이 마마의 오라비라 하나 마마께선 노론 벽파세력과 당파를 늘 멀리하셨네. 김귀주 영감이 오랫동안 한직에 머물렀던 것도 마마 께서 이를 경계하셨기 때문이야.
홍국영 알고 있습니다, 마마. 허나, 지금 몇몇 정황과 증거가 중궁전을 향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옵니다.
혜빈 ..!...
홍국영 물론 아직 분명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여 소신, 이 의혹을 명확히 밝히고자 하는 것이니 부디 마마께서 힘을 보태주시기 바라옵니다.
혜빈 ...!...
홍국영 (굳은 표정으로 보는데)
혜빈 (망설이다가) 알겠네. 자네의 생각이 정 그러하다면 내 한번 애써 보겠네.
홍국영 망극하옵니다, 마마.
혜빈, 말을 그리 했지만 당혹스럽고 어쩔 줄 모르는 얼굴, 생각에 잠기는데.
S#26. 동 효의처소 앞. 낮
효의, 처소 밖으로 나오는데..보면 김상궁이 다른 상궁나인들과 있고.. 김상궁, 탕약사발이 담긴 소반을 들고 있다.
효의 준비가 다 되었느냐?
김상궁 예, 마마.
효의 그래, 허면 이만 가자.
하면 효의 움직이려는데..그때 등 뒤에서
혜빈 빈궁
효의, 혜빈이 부르는 소리에 본다. 보면, 혜빈이 이상궁 등을 거느리고 오는데.
효의 어마마마!
혜빈 어딜 가는 길입니까?
효의 중궁전에 탕약을 올리러 막 가려던 참이었습니다.
혜빈 중궁..전에요?
효의 예, 요즘 중전마마께오서 여러 가지로 심려가 크신 때가 아닙니까?
마침 제 사가에서 들여온 약재가 있어 마마께 올리려던 참이었습니다.
혜빈 (좀 불편해지는)그래요?
효의 ...
혜빈 헌데..빈궁, 내 생각으론 그건 다음으로 미루는 것이 좋겠습니다.
효의 (의아)예...?
혜빈 따로 말이 있을 때 까진 당분간 중궁전 출입을 삼가도록 하세요.
내 그 까닭은 나중에 말해 주겠습니다.
효의 (무슨 일인가..의아한 얼굴로 보고)
혜빈 (굳은 표정으로 보는데)
S#27. 효의처소. 낮
효의가 있고 그 앞으로 김상궁이 앉는다.
김상궁 중궁전 출입을 삼가라니, 대체 갑자기 왜 그러실까요?
효의 글쎄다. 어찌 된 영문인지 나도 알 수가 없구나.
김상궁 요즘 정말 궐 안이 뒤숭숭한 게 이상합니다, 마마.
전하께오선 대전에서 아무도 만나지 않는다 하시고 대체 궐에 무슨 사단이 날라고 이러는 건지.. 괜히 불길한 생각이 들어 죽겠습니다, 마마..
효의 (가만, 그러다가)동궁전에 아이를 보내 저하께선 어찌 계신가 한번 알아 보 거라.
김상궁 ...!...
효의 니 말대로, 분명 궐 안 분위기가 심상치 않구나. 혹 저하께서 무슨 일이 있 는 건 아닌 지 알아봐야겠다.
김상궁 예.. 마마..
효의 ....
효의, 걱정이 어리는데..
S#28. 궐 일각. 밤
구군복을 입은 홍국영이 대수와 함께 굳은 얼굴로 산에게 읍을 한다. 산에 곁에는 남사초가 있다..
산 준비는 다 되었는가?
홍국영 저하.
산 조심하게. 저들은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올 것이네!
홍국영 예 저하! 저희도 이에 대비를 했습니다.
산 ...
홍국영 다녀오겠습니다.
인사하고 가는 홍국영. 보면 산, 걱정스러운 얼굴로 남사초와 함께 이를 본다.
S#29. 도성 일각. 밤
깊은 밤, 오정호를 선두로 박초들이 말을 타고 내달린다. 꽤 많은 수의 박초들. 긴장된 얼굴로 박차를 가해 달려가는데..
S#30. 궐. 화완옹주 처소. 밤
화완이 초조한 얼굴로 있는데.. 문이 열리고 안으로 정후겸이 들어온다.
화완 어찌 되었느냐?
정후겸 지금쯤이면 박초들이 천장산에 다다랐을 것입니다.
화완 너에 대해 알고 있으니 그 군기시 서리는 반드시 처리해야 할 것이다. 그래 야만 만에 하나 일이 틀어지더라도 너와 난 무사히 빠져갈 수 있을 것이야.
정후겸 다행히 하늘이 저흴 돕고 있으니 너무 심려하지 마십시오 어머니.
화완 (그러나 초조한 얼굴, 입술을 깨물고)
정후겸 (역시 긴장이 어리는데)
S#31. 산. 일각. 밤
보면, 어두운 산 일각. 강석기와 서장보가 익위사들과 함께 은밀하게 매복을 하고 있다.
S#32. 동 다른 일각. 밤
다른 편, 대수가 익위사들과 함께 매복을 하며 긴장어린 눈빛으로 기다리고 있는 모습.
S#33. 동 일각. 밤
홍국영이 긴장어린 얼굴로 보는데.. 그때 한쪽에서 서장보가 급히 온다.
홍국영 어찌 되었는가?
서장보 숯막을 주변으로 매목을 마쳤습니다. 이제, 저들이 덫을 밟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나으리.
산 ...!....
S#34. 동 일각. 밤
오정호와 박초의 무리들이 산 일각으로 당도한다. 소쩍새 울음소리가 기괴하게 울리는 골짜기. 오정호와 박초들..긴장한 얼굴로 조심스럽게 접근하는데..
그때, 오정호의 시선에 들어오는 숯막.
오정호 ..제 일 진은 나를 따르고 나머진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근처에 매복을 하 거라.
박초들 예...
오정호, 긴장된 얼굴로 숯막을 향해 움진인다.
S#35. 동. 일각. 밤
멀리, 매복한 채 오정호와 박초들을 지켜보는 대수, 강석기 등의 매서운 눈빛.
S#36. 동. 일각. 밤
보면, 멀리 홍국영 움직이는 박초를 굳은 얼굴로 주시하고 있다.
서장보 정승지 휘하의 수합니다. 나으리
홍국영 (...!...) 이로써..모든 것이 분명해졌군..
서장보 ...!...
홍국영 (차갑게)..정승지의 죄를 입증할 단초가 될 자들이네. 모두 남김없이 잡아들 이게.
서장보 예, 나으리.
홍국영 ...
S#37. 동. 일각. 밤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오정호와 박초들. 오정호, 조심스럽게 숯막으로 가..그 앞에서
오정호 ...안에..있는가?
그러나 아무 대답이 없다. 오정호, 불안한 눈빛.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문을 열려 하는데, 바로 그때 오정호의 손 바로 위, 숯막의 문에 확! 꽂히는 화살!
놀란 오정호, 돌아보는데..! 순간 보면..일각에서 동시에 솟아 올라 활을 겨누는 강석기와 익위사들!
오정호 매복이다..함정이다!!
오정호의 외침에 당황하는 박초들. 그때, 이들을 향해 쏟아지는 화살.
오정호, 팔에 화살이 박히고 박초들, 화살을 맞고 쓰러지는데.
순간, 당황한 다른 편의 박초들..칼을 뽑아들고 이쪽을 향해 달려오려는데.. 그때 다른 편에서 칼을 뽑아들고 와, 함성을 지르며 뛰쳐나오는 대수와 서장보를 비롯한 익위사들. 순간, 당황하는 박초들. 그리고 오정호.
이내, 익위사들과 박초들 간에 치열한 혈투가 벌어지고..그때, 팔에 꼽힌 화살을 뽑아내고 보는 오정호.
보면, 명백한 열세다. 짙은 낭패감이 번지는 오정호.
오정호 흩어져라.
다들 ..!!...
오정호 뭣하느냐, 어서..!!
대정호, 익위사들의 칼에 쓰러지고 부상을 입는 다른 박초들을 안타깝게 보고, 이ㅏ내 뒷걸음질 쳐 도망을 치는데..그때, 그런 오정호를 발견하는 대수.
대수 ...저..저놈이..!
대수, 눈 앞의 박초를 칼로 쳐 쓰러트리고는 도망치는 오정호를 쫓아가는데..그때, 그런 대수를 보는 서장보.
서장보 대수야..!
서장보, 대수를 쫓아가려하는데, 그런 서장보 앞을 막아서는 또 다른 박초.
서장보, 매섭게 칼날을 휘두르고, 방어하는 박초의 칼날과 부딪혀 힘을 겨룬다.
어느 편도 물러섬이 없는 상황에서 서장보 조금씩 뒤로 밀리는데.
S#38. 동. 일각. 밤
어슴프레 밝아오는 새벽. 오정호, 박초들 서넛, 기를 쓰고 도망을 친다.
그때, 뒤에서 쫓아오는 대수, 멈춰서 지형을 살피더니, 이내 길을 튼다.
S#39. 동 일각. 새벽
오정호, 박초들, 도망하는데 그 앞에 갈림길이 나타난다. 오정호, 피를 많이 쏟았다.
박초1 나으리는 먼저 이 길로 가십시오. 저희가 저쪽으로 유인하겠습니다.
오정호 (어쩔 수 없다)조심하거라..절대 살아서 붙잡혀선 안 된다.
박초 '예, 나으리' 하는데, 그때.
대수 (소리)그럴 순 없지!
오정호, 박초, 놀라서 보면, 그 앞에 대수가 선다.
대수 (오정호 가리키며)니 놈 잡으러 왔는데, 어딜 간단 거야?
대수, 칼을 빼들고 단숨에 오정호를 향해 들어가고, 오정호 이를 악물고 대수의 칼을 막으며 뒤로 물러선다.
대수, 숨 쉴 틈도 주지 않고 칼을 날리고, 이내 다리를 베이는 오정호, 그대로 무릎이 꺾이려는데, 바닥에 칼을 꽂아 겨우 선다.
고통스럽게 숨을 몰아쉬는 오정호. 그때, 다른 박초들이 일제히 대수를 공격한다.
사력을 다해 공격하는 박초들, 대수 힘겹게 막아내는데.
박초1 (오정호에게)어서 피하십시오, 나으리..
오정호, 칼을 뽑아 들고, 한쪽에서 힘겹게 몸을 움직여 도망친다. 대수, 그 모습 보고 쫓아가려는데, 그런 대수를 뒤에서 가격하는 박초.
대수, 무릎이 풀썩 꺾이고, 박초, 다시 칼을 휘두르면, 대수 바닥을 굴러 간신히 피한다. 다른 박초가 그런 대수를 향해 칼을 꽂는데. 대수의 어깨를 아슬하슬하게 피한다. 겨우 일어선 대수, 그러나 칼을 놓친 상황이고.
박초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셋이 동시에 달려들어 대수를 공격한다. 대수, 힘겹게 피하며 뒤로 물러서는데, 더는 길이 없다.
바로 그때, 어디선가 화살이 날아들고, 대수 앞에 서 있던 박초 하나가 쓰러진다. 놀라 보면, 산이 이편을 향해 활을 겨누고 있는데..
놀라는 대수, 보면 말을 탄, 산이 서장보 강석기와 있다. 이들, 칼을 뽑아들고..쓰러진 대수를 향해 달려오고 이내 산과 강석기 서장보..익위사들과 검투를 벌이는데.
산, 재빠른 솜씨로 박초 둘을 쓰러트리고 쓰러진 대수한테로 가서, 일으킨다.
산 대수야, 괜찮으냐?
대수 ..저하...! 저하께서 여긴 어떻게..
산 너희들이 걱정되고 궁금해서 달려왔다. 다행히 온 보람이 있었구나!
대수 저하!
산, 안도한 얼굴로 보고, 대수, 감격한 얼굴로 그런 산을 보는데.
산, 보면..나머지 박초를 제압하고 있는 강석기와 서장보. 그때, 두 사람한테 밀린 박초, 얼른 주머니를 털어 독약을 삼키려는데.. 순간, 그런 박초의 손을 쳐 자진하려는 것을 막는 서장보. 서장보, 박초의 손을 뒤로 꺾고는.
서장보 어어, 이러면 곤란하지. 니들은 살아서 물증이 되 줘야 하거든..
박초 ..!...
그때, 한쪽에서 급히 달려오는 홍국영과 몇몇 익위사.
홍국영 저하, 괜찮으십니까?
산 난 괜찮네.(하고)어찌 되었는가?
홍국영 모두 제압하고 살아남은 자들을 전부 포박했습니다.
산 ..!...
홍국영의 말에 모두의 눈빛, 반짝이는데..
산 됐네. 이젠, 더 머뭇거릴 필요 없네. 계획한 대로 밀어붙이게.
홍국영 예, 저하.
산, 결연한 눈빛 빛내며 보는데.
S#40. 정후겸의 집 외경. 낮
S#41. 동. 방안. 낮
정후겸, 손등으로 서탁을 계속 두드리며 앉아있다. 초조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때, 밖에서 '영감마님, 좀 나와 보십시오' 하는 소리 들린다.
멈칫, 보는 정후겸의 얼굴.
S#42. 동. 앞. 낮
정후겸, 얼른 안에서 나오면, 노복이 서 있다. 정후겸, 마당으로 내려와
정후겸 어찌 되었느냐? 천장산에 간 아이들한테 기별이 온 것이냐!
노복 (난감한 얼굴)아닙니다 영감마님..그..그것이..지금 밖에..!
정후겸 무슨 일이냐? 왜 말을 못하는 게야?
하는데 중문 너머로 뭔가 소란스러운 소리. 정후겸, 뭔가 하는 표정으로 보는데.
S#43. 동. 마당. 낮
정후겸, 열고 나와 보면, 의금부 도사와 나졸들 그리고 평시서 관원들과 서리들이 들이 닥쳐 막아서는 노복을 밀쳐내고 집을 뒤지고 있다.
도사 집 곳곳을 샅샅이 뒤져라!
관원 거래문서와 장부를 수거해라!
정후겸 ....!!...
정후겸, 당혹스럽다.
정후겸 네 이놈들, 이게 무엇 하는 짓이냐? 여긴 화완옹주마마의 사가다.
대체 누구의 명으로 옹주마마의 사가를 뒤지는 거시냐?
하는데 그때 한쪽에서.
홍국영 어명입니다, 영감.
정후겸, 멈칫 놀라 보면 홍국영이 여유 있는 표정으로 보고 있는데.
홍국영 아시겠지만, 주상전하께서 저한테 전권을 주셨습니다.
정후겸 (노기 어린다)그래서..그것을 이용해 감히 옹주마마의 사가에 난입해 횡포를 부리는 것인가? 대체, 이게 무슨 짓인가?
대체 옹주마마와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곳에 금군을 배치하고 이젠 이 런 말도 안 되는 수작을 부리는 것이야?
홍국영 횡포라니요? 당치 않으십니다. 시전 상인들과의 상거래와 관련되어 옹주마 마께서 부정한 거래를 했다는 발고가 있어 선혜청의 관원들과 조사를 하러 나왔습니다.
옆의 선혜청 관원들에게
홍국영 집에 있는 모든 장부를 수거하고 은닉한 비밀문서가 있는지 샅샅이 수색 하시오!
서리들 예에
홍국영 (얼른 정후겸에게)이거 다른 손님을 기다리고 계셨는데 불청객 같은 제가 들이닥쳐 마음이 상하셨나 보군요..
정후겸 (멈칫, 보는데)
홍국영 아, 참 손님을 맞이하러 보낸 영감의 수하들 말입니다.
저들을 찾으시려면 천장산이 아니라 의금부로 오셔야 할 것입니다.
정후겸 (충격)....!!...
홍국영 (보다가, 여유 있게 둘러보며).. 저들을 보내 이곳을 뒤질 수 있는 명분을 주셨으니 구석구석 잘 살펴보겠습니다. 실은 전부터 여길 꼭 한번 뒤져보고 싶었습니다. 털어보면 반드시 먼지가 나올테니까요.
정후겸 ...!!...
홍국영 허니, 조금만 더 기다려주십시오. 저희가 찾던 먼지가 나오면 곧 영감과 옹 주마마도 뫼시러 올 것이니..
정후겸 ...!...
홍국영 ....
보면 관원들, 방안으로 들어가 샅샅이 뒤지기 시작하고 그런 가운데..정후겸, 분노에 가득 찬 눈으로 홍국영을 노려보고, 홍국영, 그런 정후겸을 담담한 시선으로 바라보는데...
S#44. 궐. 화완처소. 낮
화완, 곽상궁과 있다. 이야기를 듣고 경악하는데.
화완 뭐...? 대체 그게 무슨 소리냐? 의금부와 평시서 관원들이 내 사가를 뒤지다 니?
곽상궁 ...예. 마마.. 분명 정승지 영감께서 사람을 보내 그리 전하라 하셨답니다.
화완 (...!!..)...이럴 수가..? 어떻게..이럴..수가...?
화완, 이제 어찌하면 좋은가..얼굴이 하얗게 질려오는데.
S#45. 동 일각. 낮
홍인한을 비롯한 대신1,2 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홍인한 다들 들으셨소? 홍국영이 의금부와 평시서 관원들을 이끌고 교동 옹주마마 사가를 덮쳤다 합니다!
대신1 ...그럼 이젠 우린 어떻게 되는 겁니까?
대신2 ..설마하니 일이 이지경이 되었다고 마마께서 우리들 전부한테 화가 미치게 하시겠소?
홍인한 답답한 소리를 하십니다. 마마께서 버티신다고 해도 물증이 나오면 그만이 아닙니까? 옹주께서 그동안 우리의 자금줄이셨습니다. 그것을 입증한 단서 라도 나온다면 우리 모두의 이름이 줄줄이 엮어 나올 것입니다.
홍인한의 말에, 다들 사색이 되는데..
홍인한 다 틀렸습니다. 난 처음부터 일이 이리될 줄 알았어요!
다들, 불안하고 초조한 얼굴들.
S#46. 최석주의 집. 방안. 낮
최석주, 굳은 얼굴로 앉아있다. 그 앞엔 집사가 있는데.
최석주 허면 지금 정승지는 어디 있느냐?
집사 옹주마마와 대책을 논의하는 중이신 듯합니다.
최석주 알았다, 그만 나가 보거라.
집사 예...
집사 밖으로 나가면, 최석주의 얼굴이 그 어느 때보다 짙은 낭패감이 번져온다.
굳은 얼굴로 상념에 잠기는 최석주.
S#47. 영조의 침전. 낮
영조와 산, 그리고 홍국영이 있다.
홍국영 소신 이제 곧, 전하께 이번 사건의 몸체를 밝혀 아뢸 수 있을 것이옵니다.
영조 너는 내게 대소신료뿐 아니라 특히, 왕실의 인사를 멀리하라 말했었다. 그 건, 이 일에 왕실이 깊이 관여되어있다는 뜻일 터.. 그래, 그 발칙한 망발을 책임질 물증은 손에 넣었느냐?
홍국영 (가만, 그러다가)...아뢰옵기 망극하오나 그러하옵니다, 전하.
영조 ...!!...
산 ...
홍국영 소신 감히 아뢰옵건데 분명, 전하의 가장 가까운 곁에서 이 모든 참담한 음 모가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옵니다.
영조 ..!!..
영조, 굳은 표정으로 산을 본다. 그러나 산의 표정..달라지지 않는데..
영조 ...언제쯤이면 내게 모든 전모를 밝힐 수 있겠느냐?
홍국영 앞으로 사흘이면 족할 것입니다.
영조 (가만, 그러다가)알겠다. 그만 나가 보거라.
홍국영 예, 전하.
홍국영, 영조의 말에 밖으로 물러나가면 둘만 남는 산과 영조.
두 사람 사이에, 잠시 착잡하고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
그러다 영조, 산을 보며.
영조 며칠 사이, 너도 많이 수척해졌구나.
산 아니옵니다, 전하. 소손 강건하오니 심려치 마십시오.
영조 (착잡하고 안타까운 얼굴로 보고)
산 .....
영조, 굳은 표정으로 상념에 잠기고.. 산, 그런 영조를 바라보는데.
S#48. 정후겸의 집. 밤
황폐해진 정후겸의 집. 정후겸, 담담한 표정으로 가만..집을 둘러보고 있는데..
그러다 정후겸, 뭔가 결심이 어리는 표정으로 돌아본다.
S#49. 사헌부 집무실. 밤
홍국영이 앞에 장부를 잔뜩 쌓아놓고 면밀하게 살피고 있는데..
이때 산이 들어온다. 홍국영이 자리에서 일어나 예를 갖추고 산 자리에 앉으면..
홍국영 이것이 정승지의 사가는 물론 시전을 뒤져 찾아낸 저들의 비밀 장부입니다.
산 물증이 될 만한 것이 나왔나?
홍국영 몇 가지 단서가 될 만한 것은 있으나 정확한 물증은 아직 찾질 못하였습니 다.
산 홍집의.
홍국영 예, 저하.
산 김귀주 영감이 이번 일을 꾸미자면 필시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을 것이네.
그 자금의 출처를 캔다면 배후를 짐작할 단서가 되지 않겠나?
홍국영 ..(얼굴이 굳어지는데)...자금이라면..
산 시전상인들이 뇌물로 바친 돈은 화완옹주를 통하여 노론 벽파의 자금으로 운영된다고 알고 있네. 최근 화완옹주가 쓴 자금의 용처를 확인해 보게.
홍국영이 장부 하나를 들어서 살피기 시작하는데..
홍국영 (놀란 얼굴로)저하. 최근...이만냥이 지출된 것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산 그 정도 큰 돈이면 이번 일의 배후 자금으로 충분하지 않겠나?
홍국영 ....
이때..관원 하나가 들어오고..홍국영에게 서찰을 전하는데..
관원 집의 나리께 온 전갈입니다.
서찰을 보던 홍국영의 얼굴이 굳어진다.
S#50. 기방 마당. 밤
홍국영이 기방 마당으로 들어선다. 그때 매향이 집사와 함께 홍국영을 깍듯하게 맞이하는데.
집사 오셨습니까? 나으리.
홍국영 여기, 정승지가 와 있나?
매향 예, 나으리. 지금 별채에 계십니다.
홍국영 ...!...
홍국영, 긴장한 얼굴로 보고..매향, 그런 홍국영을 안내하는데..
S#51. 동 안. 밤
정후겸, 홀로 앉아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데..그때 밖에서 매향이..
매향 (소리) 나으리. 사헌부 집의 나리께서 오셨습니다.
정후겸 (...!...)뫼시게.
이윽고 문이 열리고, 홍국영이 안으로 들어선다.
정후겸, 그런 홍국영을 담담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홍국영, 대체 무슨 꿍꿍이일까..하는 표정으로 정후겸을 보는데.
S#52. 기방외경. 밤
집사가 기녀를 데리고 지나가고..
S#53. 동. 안. 밤
홍국영과 정후겸이 있다. 두 사람 사이에 긴장이 흐른다.
홍국영 저를 이곳까지 부르신 연유가 무엇이십니까?
정후겸 기방으로 사람을 불렀으면 그 까닭이 무엇이겠는가?
술이나 한잔 같이 하자는 것이지.(하고, 술병을 들고)자 내잔 한잔 받게. 이 건 자네의 승리를 축하하는 잔일세.
홍국영 ...!...
정후겸 (보고)
홍국영 (술잔을 들고)
정후겸 (술을 따른다)
홍국영 (마시고 내리면)
정후겸 (가만, 보다가 미소)일전에 자네가 나한테 똥지게를 빌려준다 했었지.
어떤가? 아직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는가?
홍국영 왜요, 정말 제 지게를 물려받으실 작정이십니까?
정후겸 (피식)내 스스로 작정한 바는 아니네만 결국 자네 손에 의해 그리 되지 않 겠는가?
홍국영 ...!...
정후겸 자네가 기꺼이 그 지게를 물려준다니 나도 자네한테 고마움의 표시로 조언 을 하나 해주지. 허나 조건이 하나 있네!
홍국영 ...조건요?
정후겸 내 조언의 댓가로 자네가 붙들어 놓고 있는 내 수하 하나를 풀어주게!
홍국영 그건 쉽지 않는데요. 그 인물은 이번 사건의 중요한 물증이니까요.
정후겸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그럴수도 있네만.. 결국 자네는 그 자에게서 아무소리 도 듣지 못할 걸세.
홍국영 과연 그럴까요?
정후겸 내 장담하지! 그자는 마지막에 죽음을 택할 걸세!
홍국영 ...
정후겸 그것보다도 내 조언이 듣고 싶지 않나?
홍국영 ....
정후겸 ....
홍국영 (멈칫, 본다)어떤 조언입니까?
정후겸 (냉소 어리는)아마 지금 자네는 김귀주라는 토끼를 앞세워 나와 내 어머니 를 낚았다는 승리감에 도취되어 있겠지. 이번에야 말로, 진짜 사냥감을 낚 았다는 착각에 빠진 채 말일세.
홍국영 착각이라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정후겸 영리한 사람이 두 번 말하게 하는가? 자넨 헛 다릴 짚었단 뜻이네.
홍국영 헛 다리라니요?
정후겸 자네와 세손이 그토록 찾는 이 일의 몸체는 나와 옹주마마가 아니네.
결국 우리도, 수족에 불과하단 말일세.
홍국영 (냉소 어린다)이거, 실망입니다 영감. 영감 같은 분께서 이제와 그런 말로 발뺌을 하시려 들다니요?
정후겸 그래? 정말 그리 생각하는가? 내 장담 컨데 자넨 김귀주 영감의 입에서 아 무 자복도 듣지 못했네. 내 말이 틀렸는가?!
홍국영 ...!!...
정후겸 그것이 바로 자네가 나와 어머니를 잡아들이며 헛물을 켜는 이유겠지.
홍국영 ...
정후겸 허니, 이제부턴 내 말을 잘 생각해보게. 이제껏 일어난 모든 것들이 나와 옹주마마의 힘만으로 가능했을 일인지? 만약 우리가 누군가의 수족 노릇을 했던 것에 불과하다면..이 숲을 호령하고 있는 진짜 범이 과연, 누구일지 말 일세..
홍국영 ..!...
정후겸 어떤가? 이정도면 내 자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알려주는 셈이 되는데..
홍국영 ...
정후겸 ...
홍국영 영감의 말씀엔 일이가 있습니다. 헌데 이번엔 영감의 사가와 시전 상인들한 테서 압류한 비밀 장부를 검토하던 중 재밌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최근 이 만냥이나 되는 거금이 쓰였더군요. 그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를 확인하면 이 번 음모의 배후가 누군지 확실해 지지 않겠습니까?
정후겸 (얼굴이 굳어지는데)....
홍국영 시전 상인들이 뇌물로 바친 돈이 옹주마마께로 들어갔고 그 돈은 다시 김귀 주 영감한테로 가서 저하의 암살을 위한 자금으로 쓰였다, 어떻습니까?
정후겸 (입가에 묘한 냉소를 띠는데)..자네 스스로 내 짐을 덜어주는군.
홍국영 ...?
정후겸 난 자네를 어떡하면 설득할 수 있는가 고민했는데 자네가 먼저 돈 문제를 꺼내니 내가 설명하기가 쉬워 졌다는 말일세. 그 돈 이만 냥의 용처는 내가 확실히 댈 수가 있네. 절대 나례희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는 증거를 말일세.
홍국영 ...
정후겸 ...
홍국영 그건 어디까지나 영감의 주장이시지요. 믿고 안 믿고는 제 뜻입니다.
정후겸 물론..그렇기는 하네만..
홍국영 (정후겸의 얼굴을 뚫어질 듯이 쳐다본다)
S#54. 동. 다른 방. 밤
대수와 강석기, 서장보가 있고.. 그 옆으로는 소향 금홍 및 기생1이 있는데.
강석기 (대수한테 술을 따라주며) 이번에도 대수, 니 공이 제일 컸다. 이거 이러다 간 다음번엔 니가 나보다 더 높이 승찰 하겠더구나.
대수 어휴...나으리! 제가 어떻게요?
금홍 (눈빛 반짝) 어머, 우세마나리께서 승차를 하십니까?
서장보 그래. 허니 특별히 잘 뫼시거라. 여기 이분이 장차 익위사의 수장까지 하실 지도 모르니.
금홍 예에? 그게 정말이십니까?
대수 어휴 나으리까지 절 놀리십니까? 정말 왜 이러세요?
금홍, 대수를 보는 눈빛이 번쩍번쩍 하는데..그때 매향이 음식과 술을 더 갖고 안으로 들어온다.
매향 여기, 술 더 가졌왔습니다 나으리들..
매향, 한껏 교태를 떨며 안으로 들어와 앉는데..
매향 불편하신 것은 없으십니까?
서장보 아 꽃밭에 앉아있는데 불편할 게 뭐가 있겠는가?
매향 (미소 짓고는)헌데, 어째 오늘은 나으리들께서 따로 기방에 다 납시셨습니 다.
강석기 (무슨 말..?)따로라니..? 그게 무슨 말인가.
매향 ..늘 같이 오시는 홍집의 나리 말입니다. 오늘은 그분께서 별채에서 정승지 영감을 만나고 계셔서요.
매향의 말에 순간 놀라는 세 사람.
서장보 아니, 자네 방금 뭐라 했는가? 홍집의 나리께서 정승지 영감이랑 뭐 어쨌다 고?
다들 당혹스런 얼굴로 보는 표정.
S#55. 동. 마당. 밤
기방 마당에 서서 혼자 상념에 잠겨 있는 홍국영, 그런 홍국영의 위로.
정후겸 (E)이제부턴 내 말을 잘 생각해보게. 만약 우리가 누군가의 수족 노릇을 했 던 것에 불과하다면 이 숲을 호령하고 있는 진짜 범이 과연 누구일지 말일 세..
정후겸 (E)그 돈 이만냥의 용처는 내가 확실히 댈 수가 있네. 나례희 사건과는 절 대로 관련이 없다는 증거를 말일세..
하는데, 그때 등 뒤에서 '나으리'하며 부르는 대수의 소리.
홍국영, 놀라 보면, 대수와 서장보, 강석기가 오는데
홍국영 아니 자네들이 여기 어쩐 일인가?
대수 어쩐 일은요? 나으리께 저희가 물을 일입니다.
홍국영 ...??....
대수 여기서 정승지를 만나셨다면서요? 대체, 무슨 일이십니까?
왜 나으리께서 이런데서 정승지 그 사람을 만나시냐구요?
홍국영 허 그놈 참 또 왈왈거리기는.. 왜 내가 정승지한테 매수라도 당했을까봐 그 러느냐?
대수 나리두 참.. 제 말뜻은 그게 아니라요(하는데)
홍국영 (OL)어쨌든 마침 잘됐군. 그렇잖아도 자네들을 부르려던 참인데.
강석기 저희들을요?
홍국영 그래. 여흥을 즐기는데 미안하네만 자네들이 지금 해줘야 할 일이 있네.
홍국영의 말에 다들 무슨 말인가..보는데. 홍국영, 굳어지는 표정.
S#56. 동 안. 밤
산, 홍국영, 있다. 홍국영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고..산, 참담한 표정으로 아무 말이 없는데.
산 정말 정승지가 자네한테 그리 말을 했는가?
홍국영 예..저하. 정승지 말이 사실이라면 옹주마마까지 쥐고 흔들 수 있는 사람이 누구겠습니까. 그건..중전마마십니다, 저하.
산 ...!...
홍국영 돌이켜 보면 수상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지난 밤 일은 물론 주상전 하께서 쓰러지셨을 때도 누구보다도 앞장 서 저하를 견제하신 것도 결국은 중전마마셨습니다.
산 ....
홍국영 대리청정의 교서가 내려졌을 때의 일도 마찬가집니다. 마마께선 그 교서를 빼돌리셨습니다. 그것이 저하를 위한 것이라 둘러대셨지만 만약, 그것이 아 니라면요?
산 지금 저들은 궁지에 몰려있네. 죄를 피하려고 마마께 떠넘기려는 것일 수도 있어.
홍국영 궁지에 몰렸다고, 근거 없는 소릴 할 정승지가 아닙니다.
그건, 누구보다 저하께서 잘 아시지 않습니까?
산 (착잡하다. 마음이 무거워지는데)
홍국영 저하, 소신께 맡겨주십시오.
허면 소신이 이 의혹을 풀 방도를 찾아보겠습니다.
산 ...어떻게 말인가?
홍국영 저희 손엔 김귀주 영감이 있습니다. 그 자가 모든 것을 확인해 줄 것입니 다.
산 허나, 그 자가 그처럼 중대한 사실을 쉽게 인정하겠는가?
홍국영 저하께서 주신 물증도 있으니 모험을 한번 해 봐야지요.
산 ...!...
홍국영 목숨을 위협한다고 입을 열 김귀주가 아닙니다. 소신이 그 자의 불같은 성 정을 한번 이용해보겠습니다, 저하.
산 ..!!...
홍국영 (눈빛을 빛내는데)
S#58. 달호의 집. 마당. 밤
탁지수가 마당으로 와서 기웃거리고 있는데.. 이때 탁지수의 뒤에 송연이 있고..
송연 나으리!
탁지수, 화들짝 놀라서 송연을 보는데..
송연 여긴 어쩐 일이세요?
탁지수 (당황)...저...그게 내.. 너에게 긴히 할 말이 있어 왔다.
송연 ...
탁지수 나...난..니가..이번 어진화사에..수종을 해 줬으면 싶다.
송연 (놀라는데)...나으리.. 나으께서는..저를..
탁지수 그래..감정으로 따지면 난 널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허나 어진화사는 감정 만으로 다질 일이 아니지.
내가 인정하고 싶지 않다 해도 넌 이미.. 다모의 수준을 뛰어 넘는 화원이 니 니가 나를 수종하면 내게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다른 뜻은 없으니 오해는 말거라.
송연 ....
탁지수 어떠냐? 하겠느냐?
송연 나으리께서 그리 생각하신다면...해보겠습니다.
탁지수 그럼 됐다. 난 이만 가보마.
탁지수 돌아서는데 대수가 서 있다. 탁지수 흠칫 놀라고 얼른 한쪽으로 사라지는데..
대수 저 놈 뭐야? 혹시 너한테 지분거리는 놈이냐? 그럼 내가 손 봐주고..
송연 (OL)그런 거 아냐. 이젠 좀 쉴 수 있는 거야?
대수 아니..옷만 좀 갈아입고 나가봐야 돼.
송연 닷새 만에 들어왔는데...또?
대수 어, 급한 일이야. 오늘 밤이면..저할 음해하려던 놈들의 정체가 밝혀질 거 같아.
송연 (놀란다)뭐..? 그게 정말이야?
S#59. 홍국영의 안가. 외경. 밤
S#60. 동 일각. 밤
김귀주, 바닥에 쓰러져 있다. 기진한 듯 눈비조차 힘이 없는데.
S#61. 동 일각. 밤
강석기와 서장보, 대수가 주변을 경계하고 있는데, 그때 인기척이 들린다. 보면, 어둠속에서 홍국영이 모습을 드러낸다.
홍국영 어찌하고 있는가?
대수 거의 기진한 상탭니다.
홍국영 ...
S#62. 동 일각. 밤
김귀주 벽에 기대어 앉아있는데,(손은 묶여 있을 것)그때, 문이 열리고 홍국영이 들어온다. 김귀주, 홍국영을 보는데 순간 눈에 살기가 띤다.
김귀주 너...너 이놈...!
홍국영 이거, 오랜만에 뵙습니다, 영감. 그간 무탈히 잘 지내셨습니까?
김귀주 뭐...무탈히 있었느냐고?
김귀주, 죽일 듯 노려보며 자리에서 일어서려 한다.
그러닥 김귀주 기운이 없는 지 풀썩 주저앉고 마는데..
김귀주 (억울하고 분하다, 노려보는)...이 쳐 죽일 놈.. 내가 니 놈을 가만 둘 것 같 으냐?
홍국영, 그런 김귀주를 보다가 이내 의자에 앉으며.
홍국영 (담담)자, 어떠십니까? 그만하면 기운은 빼실 만큼 빼신 듯하니 이제 저하 고 담소나 나누시지요.
김귀주 (낮게)오냐... 내 몇 번이고 혀를 깨물려다가 마지막으로 네 놈의 그 잘난 면상을 보고 가려고 이리 기다리고 있었다!
홍국영 (보고)
김귀주 (자신 있다)어디, 죽을 때까지 날 가두고 고신을 하고 주리를 틀어 보거라!
내 니놈한테 한마디라도 내뱉을 줄 아느냐?
홍국영 (담담하게 보다가)여태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계셨군요. 전, 영감을 고신하 고 주릴 틀 생각이 없습니다. 영감께 듣고 싶은 말은 더 더욱 없고요.
김귀주 (멈칫, 한다)뭐...?!
홍국영 (여유 있게)참, 딱하십니다 영감. 제가 왜 이제껏 영감을 그냥 내버려 두었 겠습니까? 그건, 제가 알고 싶은 건..이미 다 손에 넣었기 때문입니다.
김귀주 알고 싶은 걸 손에 넣었다니..그게 무슨 말이냐?
홍국영 (본다)
김귀주 네 이놈! 무슨 뜻인지 묻지 않느냐?
홍국영 제가 알고 싶었던 게 무엇이겠습니까? 영감. 바로 영감의 배후, 세손저할 모해하는 세력의 수장이 아니겠습니까?
김귀주 ...!!...
홍국영 (가만, 보는데)
김귀주 (당혹스럽지만, 버틴다)수작부리지 마라. 그런 거 없다. 설마 있다 한들 니 가 무슨 수로 그것을 알아낸단 말이냐?(하는데)
홍국영 (OL)누이이신 중전마마 말입니다! 영감.(하고)
실은 저도 많이 놀랐습니다. 물론 이 사실이 알려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충 격을 받겠지요.
김귀주 (충격...!!..) 뭐라구?
홍국영 (매서운 눈으로 보는데)
김귀주 (덜덜..)너..너.. 이놈! 그..그게 무슨 개 같은 소리냐?
중전마마라니..중전마마라니??!! 나로 모자라서 이젠 우리 마마한테까지 죄 를 덮어씌우려는 게냐? 웃기지 마라! 니 놈의 그 억지를 누가 믿어줄 것 같 으냐?
홍국영 그건 걱정 마십시오 영감. 화완옹주와 정승지가 나서서 고변을 해줄테니까 요. 제 말을 입증하는 건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김귀주 뭐...?
홍국영 정승지가 저를 찾아와 말해주더군요. 나례희 사건은 중전마마의 지시로 영 감이 하수인 노릇을 한 것이라구요. 그 일 뿐만 아니라, 이제껏 있었던 모 든 일의 배후에 중전마마께서 계셨다 하더군요.
김귀주 ...! 뭐.....뭐라...? 이... 이것들이...!
홍국영 구체적인 물증도 있습니다. 이번 폭약사건을 계획하면서 소요되는 거사대금 이만냥을 정승지가 어렵게 마련해서 영감께 드린 것도 확인했습니다.
김귀주 뭐 뭐라구? 이만냥을 정승지가 나한테 줬다구?
홍국영 물론이지요. 그 돈은 중전마마께서도 알고 계시지요.
김귀주 정승지가 정녕 나한테 그 돈을 줬다구 그랬느냐?
홍국영 육의전 발행 환으로 만들어 직접 전달했다고 했습니다.
김귀주 이런 개 같은 놈! 그놈이 환장을 한 모양이구나! 그 돈을 안줘서 내가 얼마 나 힘들었는데... 그놈이 이제 와서 오리발이야?
홍국영 ...(아 그렇구나)
김귀주 으흐흐흐..(분함을 못 이겨 씩씩거린다)
홍국영 영감 모든 것을 주상전하께서 이미 알고 계십니다.
거사에 쓴 이만냥이라는 돈까지 말입니다.
김귀주 .....(허걱)
홍국영 영감 지금이라도, 중전마마의 사주였다 자백하면 목숨만은 살 수 있습니다. 영감은 물론 중전마마 또한 폐서인 되는 것을 막을 수도 있습니다.
김귀주 (부들부들 떨린다)...너...너 지금 뭐라 했느냐? 폐..서인이라 했느냐?
홍국영 예, 영감. 그것도 모든 죄를 고한다면 말입니다.
끝까지 부인하시면 사약을 면키 어려우실 것입니다.
김귀주 닥쳐라..! 그건 사실이 아니야? 그 미친 것들이.. 감히 죄를 면하려 중전마마 를 무고한 것이야! 그것들이 뭐라고 지껄였는지 몰라도 마마께서는 모르시 는 일이다. 이번 일과 아무 연관이 없어!
홍국영, 가만 지켜보다가
홍국영 들어오게!
그러자 밖에 서 있던 대수 등이 들어오고.
홍국영 끌고 가게.
김귀주 '놓아라, 날 어디로 데려가는 것이냐' 하며 저항하는데, 대수 등 김귀주에게 재갈을 물린다. 보면, 공포와 두려움에 떨고 있는 김귀주. 그리고 그런 김귀주를 바라보는 홍국영의 시선.
S#63. 산길 일각. 밤
홍국영이 앞장서고, 눈을 부라리며 공포에 질려 끌려가는 김귀주, 대수 등에게 붙들려 어디론가 은밀히 끌려가고 있다.
S#64. 산길 다른 곳. 밤
김귀주를 끌고 가던 일행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김귀주의 눈을 검은 안대로 가린다.
S#65. 궐. 영조의 독서당. 밤
홍국영, 대수와 함게 김귀주를 끌고 온다.
홍국영 꿀리게.
하면, 대수 김귀주의 무릎을 꿇리고 김귀주의 재갈과 안대를 풀어준다.
김귀주, 두려움 가득한 얼굴로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보는데..
김귀주 ...허걱!
영조 ...
순간, 김귀주 문득..안색이 하얗게 질리며 그대로 얼굴이 굳어진다. 보면, 김귀주 앞에 서 있는 것은 영조다...!
김귀주 (덜덜)...전...하..
영조 ...!...
김귀주 ...!...
영조, 심장을 뚫을 듯 매서운 눈빛으로 김귀주를 본다. 김귀주, 그런 영조를 보며..덜덜 떠는데..
김귀주 전하..아니옵니다. 무슨 소리를 들으셨든, 그것은 다 모함이옵니다.
부디 소신의...(하는데)
영조 (낮게, OL)닥쳐라!
김귀주 전하..!
영조 그 입을 닥치라지 않느냐!
김귀주 ...!!...
김귀주, 두려움 어린 얼굴로 고개를 떨군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구나..절망이 어리는 얼굴인데. 그때, 보면 한쪽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산. 산, 착잡한 얼굴로 그런 김귀주를 바라보고 있는데.
영조 (매섭게 보다가)이미..모든 자복을 들었다. 허니. 더 이상 어떤 변명도 둘러 대지 말고 내 말에, 사실을 고하거라.
김귀주 ...!!...
영조 왜 그랬느냐?
김귀주 ...전...하...
영조 니놈이 감히..종사를 능멸하고 세손을 암살하려 하다니? 대체 왜 그랬냐고 묻지 않느냐?
김귀주 (모든 걸 포기한 심정..)...두려워서...그랬습니다..전하!!
영조 뭐라...?!
김귀주 세손저하와 혜빈마마는 임오년 사도세자의 죽음이 소신 때문이라고 알고 있 습니다. 하여, 세손께서 왕위에 오르면..당연, 소신..죽음 목숨일 거라 생각 되어..
영조 (OL)닥쳐라 이놈! 감히 니가 그것을 변명이라 둘러대는 것이냐?
아무리 중전의 오라비라고..내가, 니 놈을 그냥 둘 것 같으냐? 중전 또한 그 냥 둘 것 같으냐? 내, 이 일로 중전을 엄히 다스릴 것이다!
김귀주 (...!...크헉..눈물을 쏟는다) 아니옵니다, 전하! 중전마마의 잘못이 아니옵니 다. 통촉하시옵소서! 중전마마는 아무 죄도 없으십니다. 믿어 주시오소서! 맹세코 중전마마께서는 아무 죄도 없으십니다.
영조 ..!!...
홍국영 ...!!...
김귀주 (정신 나간 사람처럼 뇌까린다)모든 것은 소신이 한 짓이옵니다, 전하.
중전마마께선 저를 말리셨습니다. 정말..끝까지 안 된다며 소신을 말리셨습 니다! 폭약을 써서 세손을 죽이는 건 안 된다며 끝까지 말리셨습니다.
소신의 말을 믿어주시옵소서! 전하! 정말이옵니다!
순간, 김귀주의 말에 멈칫하는 영조. 놀라는 홍국영, 그리고 놀라 보는 산.
영조 (충격, 그러다가)...니가 지금..뭐라 지껄인 것이냐?
김귀주 ....?!....
영조 중전이 널 말리다니? 그게 무슨 말이냐?
김귀주 ..??
영조 ...허면...중전이..중전이..사전에 이 일을..이미 알고 있었단 말이냐?
김귀주 (당혹)...!!...
영조, 김귀주의 말에 충격이 어려 본다. 홍국영도 굳은 표정으로 보는데..
보면 조금 떨어진 곳..그런 영조와 김귀주를 보는 산.. 참담한 산의 심정. 산.. 그 모습에서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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