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34
<이산 34부 >
S#1. 행궁 일각. 낮(33부 엔딩에 이어)
산과 사람들..서장보와 백동수의 대결을 지켜보고 있다.
산 (굳은)저런 동작은 처음 보는군.
홍국영 예...?
산 ...!!...
산, 긴장한 얼굴로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는데 바로 그때..백동수의 발차기에 그대로 나가떨어지는 서장보..!
장보, 일어나려 하지만 급소를 맞은 듯 일어설 수가 없고..놀란 대수와 석기..'나으리' '이보게' 하며 달려가는데.. 보면, 놀라는 산 가쁜 숨을 몰아쉬는 백동수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고 있는 박제가를 바라보는데..박제가, 이내 득의양양하게.
박제가 ..이거, 송구스럽게도 제가 큰절을 받게 생겼습니다.
산 ..!...
박제가 (씩,미소 지으며 보는데)
대수 (격분해서 산에게)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제가 나서겠습니다.
박제가 (끌끌 혀를 찬다)정신들 못 차리는구만. 이만하면 됐을텐데..이정도 망신 살론 모자르시오?
대수 (잔뜩 흥분)뭐요..?! 이봐, 당신 말 다했어?
강석기 (역시 불쾌하다)말이 너무 지나치지 않는가?
하는데 그때.
산 됐네. 물러들 나게.
대수 하, 하지만..(하는데)
홍국영 (그만두라는 눈짓을 한다)
모두 ...!...
산 (미소 지으며, 박제가에게)정말, 대단한 무예에 대단한 배짱이로군. 향촌 에 와서, 내 이런 인재들을 만날 거라곤 생각지 못했네.
박제가 칭찬은 고맙습니다만 그런 말 몇 마디로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하진 마십 쇼. 약조는 약조니, 아무리 지체 높으신 어른이라도 큰절은 꼭 받아야겠습 니다.
산 걱정 말게. 나도 약조는 지키는 사람이네. 자, 자릴 잡게. 내 자네한테 큰 절을 올리지.
하는데, 그 말에 놀라는 홍국영, 그리고 대수 등..
대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하! 정말 절을 하시겠단 겁니까?
하는데, 순간..그 말에 멈칫 놀라 보는 박제가와 백동수.
저하, 라니 이게 무슨 말인가.
산 (쯧, 왜 그랬느냐..)우세마!
대수 (아차, 싶다. 하지만..)하..하지만 저하..저하께서 절이라니요?
보면, 박제가 백동수 당혹해하는 얼굴인데. 홍국영, 그런 두 사람을 보며 씩 웃으며.
홍국영 (짐짓 끌끌 하면서..)뭘 그리 멍하니 섰는가? 어서 저하께 예를 갖추게.
두사람 ..!...
두 사람, 놀란 얼굴로 산의 앞에 무릎을 꿇는다.
박제가 ..저하..
백동수 ...
박제가와 백동수, 사색이 되어 머리를 조아리는데..보면 난처한 듯 그런 두 사람을 보며 미소 짓는 산.
S#2. 행궁전경. 낮
S#3. 동. 행궁 어느 방. 낮
산, 홍국영, 박제가 백동수 있다. 간단한 차와 다과상이 놓여 있다. 산, 차를 들어 마시며 박제가와 백동수를 보는데 두 사람, 난감한 얼굴로 불편하게 앉아있다.
박제가 저하를 몰라 뵙고 방자한 언사를 입에 담았사옵니다. 부디, 용서해주시옵 소서 저하.
산 (미소)용서라니? 당치않네. 처음부터 신분을 밝히지 않고 수작을 부린 것 은 내가 아닌가? 아까의 그 약조는 세손이 아닌 사내로써 한 것이네. 난 지금이라도 그 약조를 지키고 싶네만..
박제가 (OL)송구하오나, 부디 그 일은 잊어주시옵소서 저하. 그리 말씀하신다면 소인 또한, 좀 전의 그 무례한 행실은 내기 판의 사내와 나눈 것이지 세 손저하와 한 것이 아니옵니다.
홍국영 영리한 친구군..그런 식으로 저하께 방자하게 군것까지 은근슬쩍 넘어가려 는 겐가?
박제가 (흠..머쓱한데)
홍국영 (산에게)어떠하시옵니까? 저하. 모든 것이 소신이 알아본 바와 같지 않습 니까?
산 ..그래..그렇군..
두사람 (무슨 말인가..싶은데)
산 내 알아보니, 자네는 이 일대에 무예로 따를 자가 없고 자네 또한 학식으 로 근방에 소문이 자자하더군. 헌데, 어찌하여 자네 같은 사람들이 이런 향촌을 있는 것인가?
두사람 ...!....
백동수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저하 소문을 들으셨다면 저희들이 서얼이라는 것도 아시는 것이 아니옵니까?
산 (....!.....) 그것이, 자네들이 이곳에 머무는 까닭이란 말인가?
박제가 예, 그러하옵니다. 이런 향촌이 아니라면 도성 어디에, 조정 어디에 저희 같은 서얼이 들어앉을 자리가 있겠사옵니까?
산 ..!....
홍국영 허나, 자네들의 재주라면 과거에 충분히 입격할 수 있네. 이미 경인년에 (하는데)
박제가 (OL)주상전하께서 서얼을 등용할 것을 하명하셨지요..
홍국영 (멈칫, 보고)
박제가 (굳은)송구하옵니다, 나으리. 아무리 어명이라고 한들 수 백년 묵은 구습 이 어찌 고쳐지겠습니까? 제도와 현실은 엄연히 다릅니다. 그것을 모르실 나으리가 아니시지 않습니까?
홍국영 (....!...맞는 말이다. 착잡한 느낌)
산 자네들 말이 맞네. 서얼에 대한 뿌리 깊은 차별이 지난 세월 자네들의 발 목을 잡아왔지. 허나, 그것은 곧 바뀔 것이네. 재주 있는 자가 신분에 관 계없이 조정에 등용될 것이야.
두사람 ...!....
산 허니, 이 기회에 자네들의 뜻을 조정에서 펼쳐보는 것이 어떻겠는가?
두사람 ...!....
산 (보고)
홍국영 (보는)
박제가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소인들, 저하의 말씀을 따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산,국영 ....!....
박제가 경인년, 주상전하께서 서얼허통을 명하셨을 때 저희들은 모두 같은 희망 을 품었습니다. 허나, 결국 달라진 것은 없었지요.
산 ..!...
박제가 조정 중신 중 양반 아닌 자가 없습니다. 아무리 저하께서 그런 뜻을 갖고 계신다하나, 조정 중신들과 양반들의 반발을 결코 무마시킬 수 없으실 것 입니다. 소인들..지켜지지 않을 약조에 목을 매고 싶지는 않습니다.
산 ...!!....
홍국영, 굳은 얼굴로 보고 박제가, 백동수 어두워진다. 산, 착잡한 얼굴로 두 사람을 보는데.
S#4. 동. 일각. 낮
산, 홍국영, 누각 같은 곳에 서 있다.
홍국영 아까운 인재들입니다. 저런 이들이 뜻을 펼칠 기회조차 얻지 못하다니 참 으로 답답한 일입니다.
산 그래, 그렇게 답답하고 안타까운 것이 지금의 조선이 지금의 조정이지
홍국영 ..!!....
보면, 산 굳은 표정으로 멀어지는 이들을 보며 상념에 잠기고..그런 산의 심난한 마음을 알 것 같은 홍국영의 굳은 표정.
S#5. 궐. 전경. 낮
S#6. 동. 정순처소. 낮
정순, 굳은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다. 그런 정순의 위로. 지난밤, 살갑게 자신을 대하던 영조의 모습. 그리고 이어, 대전에서 돌아가라고 무섭게 다그치던 영조의 모습이 떠오른다. 혼란을 느끼는 정순, 그러다가..
정순 밖에 강상궁 있느냐?
그 소리에, 강상궁이 안으로 들어온다.
강상궁 찾으셨사옵니까? 마마.
정순 (은밀히)지금 곧 대전내관을 찾아가 지난 밤 전하께서 내 처소에 납시었 던 사실을 함구하라 전하거라. 절대, 누구한테도 입 밖에 내선 아니 될 것 이야. 알겠느냐?
강상궁 예..마마..
정순 그리고 또 하나. 궐 밖에 사람을 보내 사가의 의원을 은밀히 불러들이거 라.
강상궁 의원을요?
정순 그래, 내 직접 알아볼 것이 있으니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게 궐에 들일 방도를 찾아야 할 것이다.
강상궁 예 마마 그리하겠사옵니다.
정순 .....
그때 밖에서 나인 하나가 '마마, 오상궁이옵니다'하고 급히 안으로 들어온다.
정순 무슨 일이냐?
상궁 마마 지금 화완옹주마마께서 납시어 계시옵니다.
정순 (놀란다)옹주가?
상궁 예 마마. 어찌할까요?
정순 ..!...
옹주가 대체 무슨 일인가..정순 의혹이 어린 채 싸늘하게 보는 얼굴.
S#7. 동. 밖. 낮
화완이 곽상궁과 함께 있는데, 안에서 강상궁이 나온다. 화완, 보면
강상궁 (불편한 얼굴로)안으로 드시옵소서..마마.
화완 ..!...
화완, 눈빛을 빛내며 안을 본다. 이내 걸음을 옮기는 화완. 보면, 강상궁, 화완이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이내 밖으로 화급히 걸음을 옮기고.
S#8. 동. 방안. 낮
정순이 있고 그 앞으로 화원이 앉는다. 정순, 눈빛은 매섭지만..표정은 담담하다.
화완 오랜만에 문안을 여쭙니다, 마마.
정순 다시 옹주를 보기 어려울 줄 알았는데..어인 일로 이리 힘든 발걸음을 다 했는가?
화완 송구하옵니다 마마..처소에 걸음을 하지 못한 것은 궐 안의 눈과 입들이 무서워서지 어찌 그것이 저의 마음이겠습니까?
정순 알고 있습니다. 옹주의 그런 마음을 내가 어찌 모르겠습니까?
화완 .....
정순 헌데 어인 일입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친히 걸음을 하셨으니, 분명 하실 말씀이 있을텐데요..
화완 (굳은 표정)실은, 황망한 이야길 하나 전해 들었습니다. 마마께서 대전에 납시었다는 말씀을 들었는데 그것이 사실이옵니까?
정순 ...!!....
화완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지금은 조심하고 또 조심하셔야 할 때가 이니십니 까? 마마께서 경솔히 행동하시면 결국 그 화가 저희 모두에게 미칠 수 있 음을 어찌 모르십니까?
정순 (파르르 떤다)지금, 경솔한 행동이라 했소?
화완 (지지 않고 담담하게 본다)
정순 ....
화완 송구하오나, 지금은 자중하셔야 한다는 말씀을 전하러 온 것입니다.
모든 것이, 마마의 안위를 염려하는 마음에서 이러는 것이니 부디, 소인의 깊은 충정을 헤아려 주시오소서.
정순 (....!....)....그래요, 알겠소. 내 뒷방에 물러나 있다 보니, 생각도 짧아졌나 봅니다. 옹주의 말씀을 새겨들어 앞으론 행실에 신중을 기할 것이니 너무 심려마세요.
화완 ...!....
정순 할 말을 다했으면 이만 돌아가시지요. 옹주께서도 말씀하셨다시피 지금은 궐 안의 눈과 입이 무서운 때가 아니오?
화완 ...!....
정순 (서늘한 눈빛으로 바라보는데)
S#9. 동. 밖. 낮
화완, 나오면..곽상궁과 나인들이 다가온다.
화완 (낮게)잘 살피거라! 처소나 지키고 있다곤 하나 저 안에서 또 무슨 일을 꾸밀지 모르니..
곽상궁 예,마마...
화완, 차가운 눈빛으로 정순의 처소 쪽을 돌아보고..이내 굳은 표정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S#10. 동. 안. 낮
정순, 입술을 깨물며 마음을 다잡고 있다.
정순 (냉소)경솔한 것은, 내가 아니라 자네네 옹주..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네. 이리 방자하게 날뛴 것을 곧, 후회하게 될 것이야.
정순, 서늘한 표정.
S#11. 영조의 침전. 낮
영조, 생각에 잠겨 있다. 그런 영조의 얼굴 위로 회상
정순 (E)하오나, 전하.. 분명, 어제 신첩의 처소에 납시어..(하는데)
영조 (E, 무슨 말이냐..)처소라니? 지금 대체 무슨 말을 지껄이는 것이오?
정순 (E....!!...) ...전하..
뭔가 이상한 영조..
영조 대전내관 있느냐?
대전내관, 들어오고.
대전내관 찾아계시옵니까? 전하.
영조 어제 대전에서 누가 중전의 처소에 들었더냐?
대전내관 (멈칫, 놀란다)예?
영조 대전의 내관이나 나인 중 누가 내 심부름을 방자하여 중전의 처소에 갔는 가 묻는 것이다.
대전내관 ...!!....
영조 아까 중전이 와서 이상한 이야길 하더구나. 허니 혹, 그런 방자한 짓거릴 한 것이 있다면 누구인지 알아보도록 하거라.
대전내관 (당혹한 채)예...전하..
대전내관, 밖으로 나가면..영조, 굳은 얼굴로 상념에 잠기는데..
S#12. 온양 행궁. 전경. 낮
S#13. 동. 행궁 회의실(방).낮
방안에 홍국영과 채제공이 있다. 두 사람 당혹한 얼굴인데.
채제공 (난처)진시가 다 되어 가는데..어째서 아무도 나타나질 않는 것인가?
홍국영 (굳은 표정)
그때 산이 안으로 들어온다.
홍국영 저하..
채제공 저하..
산, 보면 텅 빈 방안.
산 (홍국영에게, 의아)어찌된 것인가? 분명, 오늘 진시에 윤대를 하기로 하지 않았는가?
홍국영 중신들이..아무도 나타나질 않았습니다, 저하. 아무래도 다 함께 말을 맞 춘 듯합니다.
산 뭐...?
산, 기막힌 얼굴. 굳어지는데..그때, 남사초가 들어와.
남사초 저하, 이판께서 오고 계십니다.
산 (멈칫, 보면)
안으로 들어오는 최석주. 최석주, 들어와 예를 표한다.
산 어찌된 일입니까? 이판. 어째서 중신들이 아무도 들지 않는 것이오?
최석주 제가 그리하라 했습니다, 저하.
산 ...!...
모두 ..!....
최석주 (담담한 표정으로 보고는) 저하께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산 ..하시오.
최석주 (채제공과 홍국영 의식하고)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주위를 모두 물려주십시 오, 저하.
산 ...!....
모두 ...!!...
산 잠시 물러나 있게.
최석주 ....
S#14. 동. 방밖 앞. 낮
안에서 나오는 채제공과 홍국영, 남사초.
홍국영 저희 모두를 물리고 저하께 독대를 청하다니..대체, 무슨 일일까요?
채제공 이판은 신중한 사람이네. 저리 나올 땐, 필시 마음에 작정한 바가 있을 걸 세.
남사초 ....
다들 의아함, 당혹감 어려 보는 표정들.
S#15. 동 회의실 방 안. 낮
산, 최석주 있다. 두 사람 사이에 알수 없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느데..
산 그래, 따로이 하실 말씀이란 것이 무엇입니까?
최석주 ..일전에 저하께서 소신에게 그런 말씀을 하셨지요..살길을 찾으려거든 저 하께서 어좌에 앉기 전, 파벌을 종식시킬 방법을 가려오라고 말입니다.
산 ...!...
최석주 소신 오늘, 그 말씀에 대한 답을 드리겠습니다, 저하.
산 ...!...
최석주 ...우선, 나례희 사건에 대해선 모든 것을 묻어주십시오.
산 ...!....
최석주 다시는 그 일을 언급하지 않고 그 일과 관련된 연루자를 더 이상 찾지 않 는다는 약조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산 (좀 당혹해서)그것이, 이판께서 내 질문에 대해 가져온 답입니까?
최석주 아닙니다, 저하 드릴 말씀이 더 있습니다.
산 (보면)
최석주 지금 홍집의가 저하의 명으로 저를 비롯한 노론벽파 세력의 뒤를 캐고 있 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미, 꽤 많은 것을 알아내셨을 테지요. 그와 관련된 수사도 모두 중지해 주십시오...
산 ...!...
최석주 또한 조정중신들과 시전상인들 간에 오랜 세월 관행처럼 이어지던 유착관 계에 관한 조사도 역시, 중지시켜 주셨으면 합니다. 시전상인들로부터 금 품을 받지 않은 중신들은 없습니다. 지금 그것을 들쑤신다는 것은 조정중 신 모두를 몰아내시겠다는 것과 같은 말씀이십니다..
산 (가만, 본다. 그러다가)재미있군요. 살길을 찾아오라 말씀을 드렸더니 정 말 그 방도는 찾아오신 듯합니다. 저한테 노론벽파를 압박하는 모든 일들 을 중단해달라니 말입니다.
최석주 ......
산 이판께서 아무 생각도 없이 무작정 저한테 생떼를 쓰실 분은 아니지요. 그래 무엇입니까? 내가 이판의 뜻을 받아들인다면 이판께선 나에게 무엇 을 주실 작정이신지요?
최석주 ...!...
산 (바라보고)
최석주 (굳은 표정)
산 (가만..바라보는데)
S#16. 궐. 전경. 밤
고즈넉하게 가라앉은 궐 전경.
S#17. 동. 정순처소. 밤
정순, 초조한 얼굴로 앉아있는데..그때 밖에서 강상궁이 '마마, 강상궁이옵니다'한다.
정순 어서 들게...!
문이 열리고 강상궁이 남자 하나와 들어온다. 정순이 데려오라 지시한 의원인데..
강상궁 말씀하신 의원을 데려왔습니다.
정순 ...!...
의원, 잔뜩 긴장한 얼굴로 들어와 예를 갖추면..정순,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의원을 보는데..
S#18. 동. 밖. 밤
강상궁을 비롯한 나인들이 지키고 서 있고..
S#19. 동. 처소. 밤
정순, 의원과 마주 앉아 있다. 정순, 놀란 얼굴인데.
정순 ..지금, 뭐라 했는가? 전하께서...매병(자막:치매)일수도 있다니?
의원 (긴장..)아뢰옵기 항공하오나 마마의 말씀을 듣자오니..증세만으론..어쩌면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옵니다.
정순 (충격, 경악한 얼굴)
의원 (망극한 표정으로 낯빛을 살피며 조아리며)하오나 마마..그것은 단지 추정 이올 뿐, 모든 것은 진맥을 해보아야만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옵니다.
정순 진맥을 하지 않곤 알 수 있는 방법이 없겠는가?
의원 (당혹)예?
정순 지금은 그럴 만한 상황이 아니기에 하는 말이네. 허니, 다른 방법으론 그 것이 매병인지 아닌지, 확실히 알 도리가 없겠는가 말이네.
의원 ...!...
정순 (절박한 얼굴로 보는데)
S#20. 동. 밖. 밤
강상궁의 안내를 받아 몰래 중궁전을 떠나는 의원.
S#21. 정순 처소. 밤.
정순, 굳은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다. 그런 정순의 위로.
의원 (E, 소리)갈근을 쓰면, 알 수 있는 방도가 있긴 합니다..마마..
S#22. (회상) 정순의 처소. 밤
정순, 의원과 있다.
정순 갈근? 허면, 칡뿌리를 말하는 것인가?
의원 예. 매병엔, 갈근을 쓰면 일시적으로 증세가 악화되기 때문에 매병환자한 텐 갈근을 처방하지 않게 되어 있습니다.
정순 ...!....
의원 하여 갈근을 올리시고 그 증험이 어떠신 지를 살펴보신다면 매병인지 아 닌지를 확실히 알 수도 있을 것이옵니다.
정순 허나 그리하면 전하의 옥체에 해가 되는 것이 아닌가?
의원 아니옵니다. 잠시 증세를 악화시키는 것일 뿐, 갈근의 효력이 다하며ㄴ 다 시 나아질 것이니 옥체엔 해가 가지 않사옵니다.
정순 ..!...
S#23. 동. 처소. 밤
정순, 굳은 표정..갈등을 느끼는데..
정순 (E, 마음의 소리)해야 한다면 지금 뿐이다.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온양 으로 떠난 중신들과 세손이 돌아오기 전에 알아내야 해..
정순, 마음의 결심을 굳히는 얼굴.
정순 강상궁.
강상궁 예,마마.
정순 수랏간 나인들 중에 믿을 만한 아일 하나 찾아야겠다.
정순, 의미심장하게 굳은 표정이 되는데..
S#24. 수랏간 밖 일각. 낮
수랏간 상궁 하나가 강상궁과 이야기하고 있다. 긴장한 얼굴로 고개 끄덕이는 상궁.
S#25. 정순처소. 낮
정순, 초조한 얼굴로 앉아 있는데..
S#26. 영조의 침전. 낮
영조, 수라상을 받고 있다. 수저를 들어 식사를 시작하는 영조. 칡으로 만든 음식이 상에 올라 있는데..
영조 이것이 무엇이냐?
상궁 예..갈근으로 만든 국시이옵니다.
영조 (고개를 끄덕이고 국수를 먹는데)....
긴장된 눈빛으로 그 모습을 보는 수라간 상궁.
S#27. 침전 외경. 밤
S#28. 동. 침전. 밤
누워서 잠들어 있는 영조. 보면, 얕은 신음을 내며 몸을 조금 뒤척이는데.. 악몽을 꾸는 지 눈꺼풀이 파리하게 떨려오는 영조. 그 위로..사람들의 비명소리가 오버랩 되는데..
S#29. 영조의 꿈.
1부 초반에 나왔던 사도세자에 관한 회상 씬. 영조, 암살을 피해 도망치는데..사도세자가 무시무시한 눈빛으로 영조의 앞에 서고.. 경악하는 영조의 표정..
S#30. 영조의 침전. 밤
헉 소리 내며 깨어내는 영조. 일어나 보면, 무서우리 만치 고요한 방안. 영조, 불안한 얼굴. 눈동자를 굴리며..이곳이 어딘지 확인해보려는 듯 두리번거리는데..그때 밖에서 대전 내관이 들어와.
대전내관 전하! 전하!
영조 ....
대전내관 전하, 괜찮으시옵니까?
영조 .....
대전내관 전하...!
영조 (짜증스러운 신경질)귀먹지 않았다..! 몇 번을 묻는 게냐?
대전내관 (움찔, 놀라는데)
영조, 옆에 놓인 물그릇을 들어 벌컥벌컥 마시고는 쿵, 소리가 나게 내려놓는다.
영조 시각이 얼마나 되었느냐?
대전내관 자시옵니다, 저하.
영조 (놀라서)자시라면, 상참을 열 시각이 아니냐? 헌데 왜 나를 깨우지 않은 것이냐?
대전내관 (당혹)저하..자시라..말씀드렸사온데...
영조 (순간, 움찔한다)
영조, 보면..등잔불이 켜진 방안. 그렇다, 지금은 밤인 것이다. 영조, 순간 당혹스럽다.
영조 ...답답하다. 바람을 쐬야겠다.
대전내관 하오나 전하..바깥 바람이 거세옵니다..
영조 이놈! 내가 나가겠다는데 무슨 말이 그리 많으냐?
대전내관 ...!!...
영조, 알 수 없는 화와 짜증이 치밀어 오르는 얼굴. 어쩔 줄 몰라 하는데..
S#31. 정순처소. 밤.
정순, 대전내관과 마주 앉아 있다. 정순, 짙은 당혹감이 어린 얼굴인데.
정순 ..그것이 정말인가?
대전내관 예..마마..분명 일전에도 마마의 처소에 납신 것을 기억을 못 하셨사온데 오늘은, 분명 자시라 말씀드렸는데도 상참을 나가시겠다고...(흐린다)
정순 ...!....
정순, 충격으로 하얗게 질려온다.
대전내관 아무래도, 전하의 용태가 이상하시옵니다. 어의에게 당장 알려..(하는데)
정순 아니네. 내가 알아서 할테니 자넨 나서지 말게..
대전내관 하오나 마마..
정순 (OL)자네 확실치도 않은 데 전하께서 중병에 걸리셨다고 온 대궐에 소문 이 나는 걸 보고 싶은가?
대전내관 ......
정순 전하의 병은 내가 아네! 격무에 지쳐 잠시 그러신 것이니 내 며칠 뒤 기 력을 보하시도록 어의를 만나볼 것이네. 허니, 자넨 궐 안팎에 공연한 소 문이 돌지 않도록 조심하게. 알겠는가?
대전내관 ...!...
정순 어찌 대답이 없는 것인가?
대전내관 ...예...마마..
정순 알았으면 이만 물러가게.
대전내관, 머리를 조아리고 밖으로 나가는데..보면, 정순 이제 모든 것이 확실해졌다. 정순, 굳은 표정..입술을 깨무는데..
S#32. 연경 저자거리 일각. 낮
저자거리 일각에 이천과 탁지수가 있는데 탁지수 초조한 얼굴로 안절부절 하는데..
탁지수 왜 이리 안 나오는겐가? 뭐가 잘못된 건 아닌지..
이천 좀 느긋하게 기다리게..(흐뭇하게 웃으며)거래가 성사되고 나면 오늘 밤에 후퉁에나 가세.
탁지수 후퉁이 뭔가?
이천 연경 뒷골목에 있는 홍등가라네. 거기..청국 기녀들이 정말 죽인다더구만. 생각해보게..이 넓은 나라에서 이쁜 애들만 뽑아 놓았을테니 얼마나 기가 막히겠는가?
탁지수 그런데 잘못 갔다가 경을 치면 어쩌려고?
이천 (낄낄거리며)사람 참..소심하기는..
이때 한쪽에서 나오는 달호. 이천과 탁지수 그런 달호를 보고 반색을 하며 얼른 달려가는데..
이천 어찌 됐나?
탁지수 정말 조선에서 사온 인삼 값에 스무 배를 받았나?
달호 (착잡)....
탁지수 아..빨리 말 좀 해보게.
달호 그게 좀..문제가 생겼습니다.
이천 문제라니? 뭐가?
달호 청국약재상들이 담합을 해서 조선의 인삼을 사지 않는다고 합니다. 근자 에 청국에서도..인삼을 재배해서..그걸 쓴다고..
달호의 말에 이천과 탁지수 기가 막힌데..
이천 하면..거래를 못했단 말인가?
달호 겨우 사정사정해서..한포에 백냥을 받았습니다.
탁지수 (경악)뭐? 한포에 백냥이면..조선에서..산 값보다 못한 것이 아닌가?
달호 열냥이 빠지지만..그거라도 건진 걸 다행으로 아십시오.
탁지수 다행!(이천의 멱살을 잡고)자네가 책임지게!! 책임을 지란 말일야! 난 자네 말만 믿고 가문에 돈을 빡빡 긁어서 온 걸세. 헌데 본전도 못 찾고 밑지 다니!! 이게 말이 되냔 말이야!
이천 (멱살을 뿌리치며)내 손해는 자네 손해에 비할 바가 아니네!! 난..고리채를 빌려서 왔단 말이야!! 그것도 처갓집 돈을!! 난..이제 끝이네. 조선으로 못 돌아간단 말이야!!
참담한 얼굴로 머리를 감싸 쥐는 이천. 달호와 탁지수의 망연한 얼굴.
S#33. 여각. 앞. 일각. 낮
관원들이 머무는 여각 앞. 송연, 초조한 얼굴로 서성거리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그때, 한쪽에서 역관이 온다.
송연 나으리..!
역관 (내키지 않은 얼굴)무슨 일이냐?
송연 예부사의 일이 어찌된 것인지 궁금해서요. 벌써 열흘이 지났는데 기다리 라고만 하시고 아무 말씀이 없으셔서..
역관 (불편하다. 혼잣말)...나 우너..대체 나더러 어쩌라는 겐지..
송연 (...?!...)...나으리..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혹시 뭐가 잘못된 것입니까?
역관 (난처한데)
송연 말씀해주세요 나으리. 혹 제가 그곳에 못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까?
송연, 불안하고 절박한 얼굴로 보는데..그때 한쪽에서 오던 홍봉한, 그런 송연을 발견하고.
홍봉한 니가 성송연이란 아이냐?
송연 (멈칫, 놀라 돌아보는데)
역관 (예를 갖춘다)대감..
송연 (얼른 따라 예를 갖추는데)
홍봉한 (굳은 표정으로 송연을 바라보고)
송연 (긴장한다)
S#34. 연경 저자거리. 낮
상점들이 가득한 번화한 저자거리. 오가는 사람들로 가득한데, 그 안에 송연이 있다. 망연한 얼굴로 걸어가는 송연의 얼굴 위로.
S#35. 홍봉한 여각 안. 낮(회상)
송연, 홍봉한 있다.
홍봉한 너는 예부사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이곳에서도 기집을 받아주는 일은 어려운 것이라 하더구나..
송연 (...!...) 그러면..전 다시 조선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입니까?
홍봉한 그렇진 않다. 예부사에 들지 못해도 넌 이곳에 남아야 한다.
송연 (멈칫, 본다. 이게 무슨 말인가)...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예부사에 들 수 없어도 돌아갈 순 없다니? 어째서요?
홍봉한 이곳에 오기 전에, 혜빈마마를 뵈었다 들었다. 니가 돌아갈 수 없는 까닭 은 니가 더 잘 알 것이 아니냐?
송연 ...!!...
홍봉한 내 사는 것은 불편치 않도록 조처를 취해줄 것이다. 허니, 그리 알고 이만 돌아가거라.(하고, 옆의 사령들에게)이 아일 돌려보내게.
송연 (당혹..!)..대감마님..그럴 순 없습니다.
홍봉한 (사령들에게)뭐하는가? 그만 내 보내라니까.
송연 ...!!...
보면, 송연..망연해지는 얼굴..
S#36. 연경 저자거리. 낮
송연, 멍한 얼굴로 서 있는데..지나던 청국인과 어깨를 부딪힌다. 청국인, 인상을 찌푸리며 뭐라고 하고 가고, 송연 굳은 얼굴로.. 이럴 순 없다. 이렇게..이대로 이곳에 남겨질 수 없다. 송연, 이내 결연한 얼굴로 걸음을 옮기는데..
S#37. 예부사. 일각. 낮
예부사 건물 마당. 화원들이 오가는데 송연, 문으로 들어선다. 송연, 절박한 얼굴로 주변을 살피는데..그때, 예부사 수장과 함게 38부에서 만났던 관료가 들어온다. 모두들, 수장에게 예를 갖추는데..송연 관료를 보고 얼른 쫓아간다.
송연 저 나으리..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관료 (멈칫 본다)
수장 (보는 시선)
관료 (중국어)너는 지난번 그 조선 아인가 아니냐?
송연 (서찰을 내밀며, 절박하게)부탁드립니다. 이 서찰을 한번만 읽어주십시오.
관료 (뭔가..당혹스러운데)
수장 (관료에게)무슨 일인가?
관료 아무 것도 아닙니다.(하고 옆의 사령에게)이런 아이가 함부로 드나드는 동 안 뭘 하고 있었는가? 어서 내쫓게.
그 말에 청국 예부사 사령들, 예..하고 송연을 잡아 끌어내려는데 절박해지는 송연.
송연 나으리. 제발, 서찰을 봐 주십시오 나으리.
하는데 바로 그때 등 뒤에서.
정후겸 (소리, 중국어)그 손 놓게!
갑작스런 정후겸의 소리에 모두 놀라 보는데.. 보면 정후겸, 담담한 표정으로 오정호와 함께 서 있다. 송연, 놀라고..다들..누군가..하는 표정이 되는데.
오정호 (중국어)조선에서 오신 서장관 정후겸 나리시오. 위대인께서 이곳을 찾으 실 거란 말씀을 전하셨을텐데요.
수장 (아..!하는 표정, 예를 갖추고)어서 오십시오. 그렇지 않아도 기다리고 있 었습니다.
정후겸 (예를 받고, 부드럽게)헌데, 이곳 예부사는 손님을 좀 거칠게 다루는 것 같군요. 이 아인, 나와 함께 온 조선의 화원입니다. 허니 앞으론 그에 걸 맞는 예우를 해주시지요..
수장 ...!...
정후겸, 담담한 눈빛으로 수장을 보고..송연, 무슨 영문인가..놀라고 당혹한 표정.
S#38. 동. 마당. 일각. 낮
송연, 초조한 얼굴로 기다리고 있는데..그때, 전의 예부사 관원이 온다.
관원 (손짓)따라 오거라.
송연 ...!....
S#39. 동. 일각. 낮
정후겸, 수장 있는데 송연 들어온다.
수장 (중국어, 관원에게)자넨 나가보게.관원 예.
하고 나가면..송연, 긴장한 얼굴로 보는데..수장, 그런 송연을 가만 보다가 우리말로..
수장 성가, 송연이라 했더냐?
송연 (멈칫, 놀라 보는데)
수장 놀랄 것 없다. 내 후처가 조선인이라 너희 말을 조금 아는 것이니.
송연 ...!...
정후겸 ...
수장 그래, 니가 준 서찰을 잘 읽어보았다. 서찰에 '조선의 도화서에서도 여자 화원을 키우는데, 대국인 청국이 여자라는 이유로 내치는 것은 진정한 대 국으로서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했는데 어린 것이, 참으로 당돌하더구나.
송연 ...!...
정후겸 (담담히 보는 표정)
송연 무례를 범했다면 송구합니다. 허니, 저는 다만 이렇게 여자라는 이유만으 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 부당하다 생각되어서(하는데)
수장 (OL)부당하다, 무엇이 말이냐?
송연 (멈칫, 보는데)
수장 조선에선 되는 일이, 청국에선 왜 아니 되냐고 물었느냐? 당연한 것이 아 니냐? 니가 어찌 감히 한낱 조선의 도화서와 대 청국의 예부사를 비교하 는 것이냐?
송연 ...
수장 또한 어찌 감히 조선의 화원과 청국의 화원을 비교할 수 있단 말이냐?
송연 ...
정후겸 (불편한 심기인데)제가 듣기에 이곳에서 여화원이 탄생한 적이 두어번 있 다고 들었습니다. 달리 방도가 없겠습니까? 예컨대 실력을 인정받는 경우 라든가..
수장 (정후겸에게)물론 전에 그런 일이 있긴 했습니다만, 아주 특별한 경우였지 요.
정후겸 ...
수장 조선 서장관 나으리의 청이기도 하고 또 위대인의 청이기도 하니 입학을 허가할 수는 있습니다만..
송연 ...
수장 허나 그렇다고 실력이 부족한자가 들어올 수는 없습니다. 이곳은 조선의 도화서와 달리 뒷 배경으로 들어올 순 없는 곳이고 재주 없인 버틸 수도 없는 곳입니다.
하는데..그때.
송연 송구하오나, 나으리. 그렇게는 저도 이곳에 입학하고 싶지 않습니다.
수장 (멈칫, 본다)
정후겸 (놀라 보는데)
송연 제 재주가 미천한 것은 사실이나 조선의 도화서 또한 뒷 배경으론 들어갈 수 없고 재주 없이는 버틸 수도 없는 곳입니다.
수장 (어쭈, 이것봐라..)...그래...?
송연 조선에서도 전 뒷 배경으로 도화서 화원이 되지 않았습니다. 허니, 이곳 예부사에 들어갈 수 있게 허락하신다면 제 실력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수장 ...!....
정후겸 ...!....
수장 실력으로 들어오겠다? 허면 화원으로서의 능력을 보이겠다는 게냐?
송연 ...예에
보면, 송연..결연한 얼굴. 담담한 눈빛을 빛내며 보고 정후겸 조금 놀란 느낌..그러나 흥미를 느끼며 바라보는데
S#40. 동. 화실. 낮
청국 화원들이 모두 모여 있다. 무슨 일인가 웅성거리고 한쪽에 정후겸, 오정호 있고 다른 한쪽에 있는 송연이 지필묵을 앞에 놓고 있다.
오정호 그냥 지켜보실 것입니까? 제 계집이 벌인 일이 영감께 누가 될 수도 있습 니다.
정후겸 (담담히)이미 이리 됐으니 어찌 하겠느냐?
오정호 ..!...
정후겸 (담담한 눈빛, 흥미를 느끼는 표정으로 보는데)
그때, 수장이 관원들 몇과 들어온다. 송연, 긴장된 얼굴로 보고.
수장 화제, 시간, 화구 그 어떤 것도 제한을 두지 않을 것이니 어디 네 마음껏 그려 보거라. 이는 추후에 어떤 변명거리도 주지 않기 위함이다.
송연 .....
수장 우리 중 누구 하나라도 네 그림이 성에 차지 않으면 너는 이곳에 들어올 수 없으니 그리 알거라. 알겠느냐?
송연 예...
수장 시작하거라.
송연, 천천히 붓을 든다. 그러다 잠시 주변을 둘러보면, 낯선 이국땅의 사람들이 송연을 차가운 시선으로 보고 있다. 굳어지는 송연의 얼굴 위로.
산 (E,소리)좋은 기억, 즐거운 일들을 생각하며 그리거라. 분명 너한텐 그림 을 그리는 것이 그런 일이 아니었더냐?
천천히 눈을 감는 송연. 송연, 가만 숨을 내쉬고, 마음을 가다듬고는 다시 붓을 든다. 이내, 신중한 얼굴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는데. 한 획 한 획 성심을 다해 그림을 그리는 송연. 지켜보는 사람들 대체 뭔가 하는 시선으로 본다. 송연의 손길 하나하나에 모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지켜보고.
정후겸, 송연의 모습을 유심히 살핀다. 지켜보는 수장, 얼굴이 조금씩 굳어지는데.
..잠시 후, 붓을 내려놓는 송연. 송연이 그린 그림이 화면 가득 보여지면, 똑같아 보이는 그림 ‘산’ 그림 네 장이다. 모두 당혹스러운 시선으로 송연을 보는데..
오정호 (당혹해서)저게 대체 무엇입니까? 영감. 똑같은 그림을 네 장을 그리다니 요?
정후겸 ...!...
보면, 송연 긴장한 얼굴로 보는데..송연의 그림을 보는 수장의 얼굴이 조금씩 굳어지기 시작한다.
수장 ...같은 듯 보이나, 다른 산이로구나?
수장의 말에 멈칫 놀라 보는 정후겸. 영문을 모르겠다는 오정호. 송연, 긴장하는데..날카로운 눈빛으로 보는 수장의 시선을 따라 보이는 송연의 그림, 같은 구도의 같은 산야를 그린 것이지만, 네 그림 모두 조금씩 다른 느낌을 준다. 각자 가지마다 씩이 움트는 산, 녹음이 우거진 산, 단풍이 가득한 산, 기암절벽이 두드러진 산을 그린 것이다.
수장 말해 보거라! 어째서 이런 그림을 그린 것이냐?
송연 ..이것은 사계절,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조선의 금강산입니다.
수장 금강산?
송연 예... 봄에는 금강산이라 불리는 이 산은 여름에는 신록의 경치를 볼 수 있다 하여 봉래산이라 불리고, 가을에는 온 산이 붉게 불탄다 하여 풍악 산이라 불리고 나뭇잎이 모두 떨어진 겨울엔 절경인 바위를 모두 보여준 다 하여 개골산이라 합니다..
수장 (끄덕인다)...그래, 내 들은 적이 있다. 당대의 시인 소동파가 이 아름다움 에 취해 고려국에 태어나 이 산을 보고 싶다 했었지.
송연 ...!...
수장 (그림을 보며)...니 그림이 날 속이는 게 아니라면 소동파가 틀린 게 아니 로구나. 가히 다른 이름으로 불려도 좋을 만큼 사계절 다른 절경을 가진 산이야.
송연 ...!!...
수장 (가만, 그러다가)그러고 보니 조선이란 곳이, 한번 가볼 만한 곳이로구나.
..꽤 좋은 산과...꽤 그럴싸한 재주를 지닌 기집이 있으니 말이다.
송연 ..!!...
정후겸 ...!....
수장, 담담하지만 흡족한 시선으로 송연을 보고..송연, 떨리지만 벅찬 얼굴이 된다. 보면, 그런 송연을 주시하는 정후겸의 시선.
S#41. 동. 밖. 낮
송연, 정후겸과 함께 나온다.
정후겸 여각으로 돌아가느냐?
송연 예, 고맙습니다 영감! 그리고 오늘 여러 가지고 폐를 끼쳐 송구합니다.
정후겸 아니다. 나도 덕분에 좋은 그림을 봤다.
송연 ....
정후겸 지내는 동안, 불편한 것이 있거든 언제든 연락하거라!
송연 아닙니다. 이미 영감께 너무 많은 신세를 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영감. 이 은혠, 꼭 잊지 않겠습니다.
정후겸 .....
송연, 맑은 눈동자를 빛내며..말간 표정으로 바라보고.. 인사를 한 후 이내 돌아서 간다. 보면 그런 송연을 가만 바라보는 정후겸의 시선.
S#42. 여각. 방안. 낮
송연이 머무는 허름한 여각 방. 송연이 들어와 가만, 침대에 앉는다. 이제야 긴장이 풀리는지, 눈가가 촉촉이 젖어드는 송연. 산이 준 붓을 내려다보며 안도의 표정으로 옅게 미소 짓는 송연, 이내 눈물이 맺혀오며 낮게 ‘저..하...’하고 읊조리는데..
S#43. 여각. 전경. 낮
S#44. 동. 마당. 낮
조선으로 돌아가는 듯, 짐들이 하나 둘 쌓이고..행장을 꾸린 사신단들이 속속 나오는 분주한 마당. 보면, 한쪽에 행장을 꾸린 달호, 탁지수, 이천 초비와 이들을 배웅하는 송연이 있고..다들 아쉬워하는 분위기인 듯 보이는데...
달호 (안타까운)...내 너를 이 낯선 타지에 혼자 두고 갈 생각을 하니 차마 발길 이 떨어지질 않는다. 송연아.
이천 송연아 난.. 연경에 남고 싶다. 정말 돌아가고 싶지가 않아.
송연 (미소를 띠며)정말 남으실래요? 그럼 제가 이천 나으리 뒷바라지 해 드릴 께요.
이천 이것아. 말이 그렇다는 것이지. 어떻게 남겠니?
송연 (애써, 밝게)전 괜찮으니..아무 걱정 말고 조심히 돌아가세요.
초비 미수한테 니가 준 선물 꼭 전해줄게.
송연 고마워요. 언니 세모 네모, 시비한테 안부도 전해주시구요.
초비 그래..
송연 (탁지수를 보며)나으리.
탁지수 (착잡해서)니가 도화서에 돌아오면 그땐..예전하고 다를 게다. 혹 널 괴롭 히는 화원이 있다면 내가 막아주마.
송연 (미소띠며)고맙습니다.
이때 한쪽에서 관원 하나가...
관원 자...떠날 시각이 됐소.
사람들 여각 밖으로 나가는데..
달호 (눈물이 그렁해져서)송연아.
송연 ...(먹먹한)아저씨..
달호 (눈물 훔치며)...주책스럽게..한동안 힘들겠지만 좋은 기회다 생각하구 꾹 참거라.
송연 예..걱정 말고 어서 가세요. 그리고..대수한텐...(먹먹한)..대수한텐..저..잘 지내더라고..그렇게만 얘기 해주세요.
달호 그래.
S#45. 들녘. 일각. 낮
홍봉한을 위시한 동지사 행렬이 돌아오고 있다. 보면, 정후겸 오정호를 비롯해 이천, 탁지수, 초비, 달호의 힘겨운 모습..
S#46. 예부사. 일각. 낮
송연이 청국 화원들과 함께..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 예부사 수장이..송연을 보고 무언가 지적을 해주면서 가르치고 있는데..
S#47. 궐. 전경. 낮
세월이 흐름이 보이고..
S#48. 동. 대전. 낮
영조가 있는데..대전 내관이 들어와.
대전내관 전하. 온양행궁에 가셨던 세손저하께서 돌아왔사옵니다.
영조 그래? 어서 안으로 들라 하거라.
대전내관, 예를 표하고 나가고 이윽고 산이 안으로 들어간다. 들어와 영조한테 예를 갖추고 자리에 앉는 산. (산을 비롯해..이후..수염을 달아야 하는 사람은 모두 수염을 다는 시점으로 할 것)
산 그간 강령하셨사옵니까?
영조 그래, 나도 무탈히 잘 지냈다.(하고)너도 낯빛이 좋구나.
산 망극하옵니다.
영조 어찌 됐느냐?
산 ...
영조 행궁을 떠나면서 너는 노론 벽파를 개혁할 비답을 찾아오겠다고 했다. 찾 았느냐?
산 ..예..전하.
영조 무엇이냐?
산 그 답은 노론 벽파 스스로가 낼 것이옵니다.
영조 스스로가 낸다?
산 예 전하.(미소)두고 보시면 소손의 말이 무슨 의민지 아시게 될 것이옵니 다.
S#49. 궐. 혜빈 처소. 낮
혜빈과 효의가 있다. 궐에는 김상궁도 있는데..
혜빈 (밝은 얼굴로)빈궁의 안색이 많이 좋아졌어요.
효의 모든 것이 어마마마의 배려와 관심 때문입니다.
혜빈 세손과의 정분은 더 돈독해 지셨습니까? (웃으며)곧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대하겠어요.
효의 (쑥스러운)....
혜빈 세손이 돌아오자마자 주상전하와 독대를 하고 있다 들었습니다.(의미심장 한)...내 짐작컨대 이제 다시 궐 안이 요동을 칠 것입니다. 허니, 빈궁이 세손의 힘이 돼야한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효의 예..어마마마.
S#50. 동. 밖. 낮
효의, 김상궁과 함께 나온다.
김상궁 마마, 참으로 답답하십니다. 궐에 있을 때나 행궁에 갔을 때나 세손저하는 다름이 없었다는 걸 왜 말씀 안하십니까?
효의 ......
김상궁 눈엣가시 같던 계집도 사라졌는데 저하께선 어쩜 그리도 무심하신지..
효의 그만하거라.
김상궁 (머쓱하고)...
S#51. 정순의 처소. 낮
정순, 강상궁 있다.
정순 세손과 중신들이 모두 궐로 돌아왔단 말이냐?
강상궁 예, 마마. 술시에 주상전하께서 야대를 명하시어 모두 각사에 머물고 있다 하옵니다.
정순 ...그래?(잠시 굳은 표정..그러다가)가서 이판을 내 처소로 은밀히 부러 오 거라.
강상궁 (놀라서)하오나, 마마. 그리했다 누구 눈에 띄기라도 하면(하는데)
정순 (ol)허니, 내 은밀히 불러오라는 게 아니냐? 내 명이라 전하면, 이판이 방 도를 찾을게다.
강상궁 예, 마마...
S#52. 궐. 일각. 낮
구석에서 주변을 살피며 서 있는 강상궁. 그때, 앞 건물에서 최석주가 나온다. 강상궁, 최석주를 보고 얼른 다가가 예를 갖춘다.
최석주 (당혹)자네는..중전마마 처소의 상궁이 아닌가?
강상궁 예, 대감.
최석주 어쩐 일인가?
강상궁 지금 마마께서 긴히 처소로 드시라는 하명이 있으셨습니다.
최석주 (굳어진다)...
강상궁 (불안하다, 주위를 살피고는)...대감...(하는데)
최석주 (냉정하게)가서 마마께,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 전하게..
강상궁 (ol)대감
최석주 궐 안 모두가 주시하고 있네. 어찌 이런 때 화를 자초하신단 말인가? 주 상전하의 어명이 풀릴 때까지는 이런 기별 또한 삼가시라 전하게.
강상궁 ....예.
강상궁이 한쪽으로 가고..최석주가 심란한 얼굴로 강상궁을 보는데..그런 최석주의 얼굴 위로.. 그 위로 32부에서 씬 42에서 정순의 모습이 스친다.
정순 (E)허나, 잊지 말게. 나는 결코 죽지 않을 것이야! 다들 오늘의 일을 기억 해야 할 것이네. 언젠가 모두 피를 토하며 내 앞에 살려 달라며 엎드릴 날이 올 것이니...
최석주, 착잡한 얼굴이 되는데..그때 한쪽에서 산과 남사초가 온다. 최석주, 산을 보고 예를 갖추고. 산, 의미 심장한 얼굴로 그 예를 받는다. 두 사람, 잠시 주고받는 시선..그러다 산, 담담한 얼굴로 가고 그런 산을 바라보는데.
S#53. 정선의 처소. 낮
정순, 강상궁으로부터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정순 ...이판대감은?
강상궁 (난감하다)..그것이..대감께서 지금은 마마를 뵐 때가..아니라 하셨습니다.
정순 (...!!..)뭐야...?!
강상궁 송구하오나 다신, 이런 기별조차 아니 된다고..
정순 ...!...
강상궁 (두려워 조아리는데)
정순 (기막혀 차라리 헛웃음이 난다)
정순, 어디 두고 보자하는 심정..눈빛을 빛내는데..
S#54. 익위사 훈련장. 낮
대수, 창을 휘두르며 홀로 무예 연습을 하고 있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계속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데, 그때 서장보, 강석기 온다.
서장보 자네 퇴궐하지 않고, 뭘 하고 있는 겐가?
대수 .......
강석기 행궁에서 백동수라는 자에게 당한 것이 마음에 남아서 그러는 거겠지..
대수 맞습니다, 나으리. 첨엔 분하고 속이 터지기만 했는데 생각을 해보니 당할 만 했던 것 같습니다.
서장보 당할만 했다니..자네 그게 무슨 말인가?
대수 그자의 권법에는 빈틈이 없었습니다. 별로 움직이지도 않는 것 같은데 도 무지 공격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서장보 하긴..솔직히 나도 그자와 다시 붙는다 해도 이길 자신이 없네. 무예서적 을 뒤져봤네만, 어디에도 그 같은 무예는 없더군..
대수 (답답하다)대체 뭐가 문젠 걸까요? 이곳이야 말로 조선 최고의 무관과 병 기, 무예서적을 모두 갖춰져 있는 곳이 아닙니까?
강석기 바로 그게 문제일수도 있네. 하여 늘 우리끼리만 수련을 하니 한계가 있 을 수 밖에 없어.
서장보 허면, 어찌하잔 말인가? 어디 산에 쳐박혀 있는 고수라도 찾아오란 말인 가?
강석기 찾을 거 뭐 있나? 이미 만났는데..
서장보 (보고)
대수 그 자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강석기 그렇네.
서장보 그것도 방법이구만. 우세마 자네가 저하께 말씀을 드려보는 것은 어떻겠 나?
대수 (놀라)제가요?
S#55. 개유와. 밤
산, 서책을 보고 있다. 그러다 문득 어떤 생각이 드는 산, 작은 주머니를 열어 보는데..보면 송연이 줬던 풍잠이 나온다. 그것을 내려다보며, 쓸쓸한 얼굴로 가만 상념에 잠기는 산. 그때 밖에서 대수가 ‘저하, 소신 우세맙니다’하는 소리.
산 (놀라 보고)들어오게.
대수 동궁전에 갔더니 개유와에 계신다하여 들었습니다.
산 그래..어서 오너라 무슨 일이냐?
대수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산 말해 보거라.
대수 저..행궁에 만났던 그 자로부터 무예를 배우고 싶다는 것이 익위사 관원들 의 뜻입니다.
산 ..!...
대수 익위사 관원들은 권사(무예 사범)을 통해 무예를 익히고 있지만, 이는 훈 련도감에서 내린 틀에 맞춰진 것이라 한계가 있습니다. 헌데 그날 본 그 자의 무예는 그 어떤 무예보다 실전에 아주 효과적인 것이었습니다. 저하 의 안위를 지키는 데도 큰 쓰임이 있을 것입니다.
산 ...알겠다. 내 번암대감과 상의해 조치를 취하도록 하마.
대수 망극하옵니다, 저하.
대수 (문득, 산의 옆에 놓인 풍잠을 본다)
산 (그 시선 의식하고, 풍잠을 보며..다시 쓸쓸함이 번진다)
대수 .....
대수..잠시 망설이다가..
대수 이제사 드리는 말씀이지만..전 그때 저하께서..어떡해서든 송연을 돌려세 워 주실 줄 알았습니다.
산 (멈칫, 본다)
대수 저하께서 가지 말라구 하셨으면..그랬으면..송연이가 그렇게 훌쩍 가버리 진..않았을텐데..(흐린다)
산 나도..그리하고 싶었다. 마음 같아선, 가지 말라고 돌아 세우고 싶었어. 하 지만, 송연일 생각하니 그리할 수가 없더구나! 더 많은 것을 배워서 화원 이 되고자 하는 그 아이의 꿈을 내가 어찌 내 욕심만으로 막아 세울 수 있겠느냐?
대수 ..송연이의 꿈이..그저 화원이 되는 것뿐이라고..정말..그리 생각하십니까? 저하..
산 (멈칫, 본다)
대수 (안타까움 어려 바라보는데)그렇다면..저하께선..진짜 송연이의 마음은..잘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
산 ..내가 송연이 마음을 모르다니..그게, 무슨 말이냐?
대수 (망설이는 얼굴, 어찌해야 하나..)
산 ....
대수 (자신이 나설 일이 아닐 지도 모른다)..아닙니다 저하.. 저라구, 뭐..아는 게 있겠습니까? 그럼, 전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산 ...!...
대수, 일어나 예를 갖추고 밖으로 나가면..산, 대수의 말을 생각하며 생각에 잠기는데...
S#56. 궐. 일각. 낮
홍국영, 채제공 있다.
채제공 (그런 흔적을 보며)저하께서 잠시 자리를 비우신 모양이구만..알아본 것은 어찌 되었는가?
홍국영 저희가 예상했던 대로였습니다. 시전상인이 제공한 자금은 모두 진산 서 원으로 흘러들어갔습니다. 그 후에 다시 노론대신들에게 전해지는 방식을 사용해, 시전상인들의 돈이라는 흔적을 없애고 있었지요.
채제공 (놀라)그게 정말인가?
홍국영 예, 대감..
채제공, 홍국영, 심각한 얼굴인데 그때 남사초가 온다.
남사초 저하께서 들라하십니다.
채제공 알겠네..
가는 홍국영, 남사초, 채제공.
S#57. 동궁전. 낮
산, 남사초, 홍국영, 채제공 있다.
홍국영 (서책 한권을 내민다)이것이 시전상인 양정호에게서 얻어낸 비밀 장부이 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진산서원입니다, 저하. 서원이 보유하고 있는 막 대한 재물이 시전 상인의 손에 나왔다는 것은 이 장부와 비교하면 여실히 드러날 것입니다.
산 (굳은 얼굴로 장부를 살핀다)
채제공 허나, 진산 서원은 쉽게 손을 댈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홍국영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저하께서 주상전하께 주청을 드려 어명만 받 아낸다면, 불가능 한 것도 아닙니다. 만약 그리된다면 조정은 물론, 지방 을 장악한 노론벽파 대신들의 뿌리를 뽑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산 이 일은, 이쯤에서 덮게.
홍국영, 채제공, 남사초, 경악한 얼굴로 보고 산, 굳은 얼굴로 세사람을 본다.
남사초 (놀라)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하.
산 이제껏 해오던 노론대신들과 시전상인에 대한 조사를 모두 중단하게.
채제공 (충격)저하..!
홍국영 (그럴 수는 없다) 모든 것이 준비되었습니다. 헌데, 이제와 중단하라니요? 저하.
산 이제 그만할 때가 되었네.
홍국영 예에?
채제공 송구하오나, 저하. 소신 또한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자들을 발본색원하는 것은 바로 저하의 뜻이지 않으셨습니까? 헌데 어찌 여기서 멈추려 하시옵 니까?
산 왜 그래야 하는지 두고 보면 알게 될 것입니다.
홍국영, 채제공, 남사초, 여전히 납득할 수 없는 얼굴이고 산, 굳은 얼굴로 바라보는데.
S#58. 편전. 낮
최석주, 홍인한을 비롯한 대신들이 있고 한쪽엔 채제공과 홍국영이 있다. 그때 대전내관이 ‘주상전하와 세손저하 납시옵니다’ 하는 소리. 대신들 일제히 일어서면 안으로 영조와 산이 들어온다. 산, 들어오다 최석주와 눈이 마주친다. 산, 굳은 표정으로 보고..최석주 표정. 산, 이내 시선을 거두고 자리에 앉는다.
영조 (도승지에게)차대를 시작하거라!
도승지 예, 먼저 호조 진휼청에서 올린 장계이옵니다.
영조 (보고)
도승지 지금 삼남 일대에 극식한 한파와 가뭄이 들어 동사한 자만 수백에 이른다 하옵니다.
영조 (홍인한에게)진휼청에 남은 구휼미와 제용감에 있는 면화가 얼마나 되느 냐?
홍인한 구휼미 오백석과, 면화 200근이 남아있습니다.
영조 턱없이 부족한 양이로구나. 당장 어사를 보내 그 지역의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경기 일대의 비축미를 우선적으로 보내도록 하라.
홍인한 예, 전하.
영조 다음은 무엇이냐?
하면...
최석주 내달 치러질 문무와 별시에 대한 주청이옵니다.
산 (본다)
영조 아뢰거라.
최석주 ...예, 전하. 소신, 이번 별시를 물시(시험을 치르지 않음)할 것을 주청드리 옵니다.
영조 ..별시를 치르지 말자니? 그게 무슨 말이냐? 내 듣기론, 각 사에서 인원이 부족하다 아우성이네 허면, 부족한 관원을 무엇으로 충당하자는 게야?
최석주 (가만, 그러다가)...지금은, 조정에서 물러나 있는 남인들을 불러들여 기회 를 주고 부족한 인사를 메꾸는 것은, 어떠하올런지요? 전하.
최석주 말에, 멈칫 놀라는 영조. 그리고 대신들..홍국영, 채제공도 놀란 얼굴이고, 오직 산만이 표정 변화 없이 담담한 얼굴이다.
영조 ..남인을 등용하자?
최석주 예, 그러하옵니다 전하.
홍인한 (당혹해서)..그..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판. 남인은 죄를 입어 모두 조 정에서 물러난 자들이오. 헌데, 그런 죄인들을 다시 궐로 불러들여야한다 니요?
중신1 그렇습니다. 이판께서 어찌 그런 이치에 맞지 않는 말씀을 하신단 말씀이 십니까?
최석주 남인들이 죄를 받은 경술환국은 이미 수 십 년의 세월이 지난 일이오. 헌 데 지금껏 그들 모두 출사가 막혀 있으니 종사에 이보다 더 큰 손실이 어 디 있단 말이오?
영조 ...!...
다들 (경악)
최석주 전하, 소신 몇 말씀 더 아뢰도 되겠사옵니까?
영조 해 보거라.
최석주 지금 조정은 구태에 젖은 고인 물이나 마찬가지옵니다. 오로지 하나의 당 색이 조정을 장악하고 있으니 소신, 그곳에 새로운 물을 담는 것만이 종 사를 살리고 백성을 구하는 길이나 믿사옵니다. 하여, 남인뿐 아니라 서얼 을 조정의 요직에 등용해 지금은 유명무실해진 경인년, 서얼허통의 정책 을 다시 추진하셔야 한다. 사료되옵니다.
다들 (경악..)
홍인한 (낮게)..이..이판..지..지금 무슨 말씀을?
최석주 그 뿐이 아니옵니다. 고여서 썩은 내가 진동하는 것이 비단 조정뿐이겟사 옵니까? 이는 오랫동안 나라의 상권을 장악하고 금권을 휘둘러온 시전상 인 또한 마찬가지이니 소신, 세손저하께서 대리청정을 하시며 추진하셨던 금난전권의 혁파를 다시 추진해 흔들리는 이 나라의 기강을 바로 잡아주 실 것을 간곡히 주청드리옵니다..전하..
영조 ...!...
대체 이것이 무슨 말이란 것인가..대신들, 모두 놀라 심하게 술렁이고 산 최석주를 본다. 바로 이것이었다.. 보면, 홍국영 그제야 산의 의중을 알고 놀라는 얼굴이고 보면, 산과 최석주..두 사람의 담담한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히는데..
S#59. 궐 일각. 낮
최석주가 나오고..홍인한과 대신1,2 등 노론 대신들이 격분한 얼굴로 최석주를 따라나오며 이야기한다.
홍인한 이판, 지금 제 정신입니까? 이판께서 지금 편전에서 무슨 말씀을 하신 건 지 알고 있느냔 말입니다.
최석주 ....
중신1 이판께서 나서서 우리 노론을 공격하다니요? 남인과 서얼을 등용하고 우 리의 자금줄인 시전상인을 압박하자 나서다니..대체, 이 무슨 황망한 일이 란 말씀이십니까?
최석주 (굳은)자중들 하시오. 흥분한다고 달라질 일이 아니니..
홍인한 (OL)자중하라니요? 우릴 들쑤신 게 누군데, 지금 그런 말씀이 나오시오? 어찌된 일입니까? 설마, 우리 일이 이지경이 되니 그새 세손의 편으로 돌 아서기라도 한 것이오?
최석주 그만 하시오..!!
모두 ..(찔끔)
최석주 어찌 그리 아둔하시오? 어찌 그리 생각이 모잘라? 지금 우리한테, 이것 말고 다른 방도가 있는 줄 아시오?
하고, 최석주 못마땅하고 불편한 얼굴로 일갈하고 휙 돌아서 가는데..
홍인한 ..저..저...!!..아, 아둔하다니? 지금 저 자가 나한테 뭐라 지껄이는 것이야?
홍인한, 기막혀 어쩔 줄 모르고..남은 대신들도 경악한 채 당혹스러운 얼굴인데..
S#60. 도화서. 일각. 낮
발별제와 강별제..그리고 화원들과 미수 세모 시비 세모등 잡부들과 다모들 있는데 이천과 탁지수..초비가 박별제에게 예를 갖춘다.
박별제 ..먼길 오가느라..얼마나 고생들 많았는가? 다들 애썼네..애썼어..
탁지수 (보따리를 박별제에게 내밀며)저..이건...송연이가 나으리께 전해 달란 것 입니다.
강별제 이게 뭔가?
이천 송연이가 들어간 청국 예부사에서 구한 화첩입니다. 지금 청국의 화풍을 알 수 있을 것이라 했습니다.
박별제 (송연의 뜻이 고마운데)..송연인 잘 있는가?
이천 ,...예..예부사 수장이..송연의 재능에 크게 감탄을 했다 합니다.
박별제 (흐뭇한)..그래..그랬겠지.
초비 (다모들에게)..이건..송연이가 주라는 너희들 선물이야.
다모들 우르르 모여서 즐거워 하는데..
S#61. 주막. 낮
달호와 막선이 있는데..
막선 (놀란 얼굴로)뭐요? 그..그럼 대체 얼마나 손해를 본 거예요?
달호 ..다..합해서..한..백오십냥쯤..
막선 (기가 막히는데)..그건..당장 갚아야 될 돈인데..
달호 (미안하고)..막선이..미안하네. 나도 어쩔 수가 없었어. 이번에..본 손해는.. 내가 이 주막에 머슴이라도 해서 갚겠네.
막선 (속상하다)...머슴이라뇨!!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내가 그깟 돈 때문에 당신을 머슴살이 시킬 거 같아요?
달호 (감격)막선이..
막선 대신..떠나기 전에 약조한 대로 우리 혼사만 치르면 되요.
달호 ..호..혼사?
막선 당신 떠난 후..수 삼 개월..얼마나 외롭던지..난..정말 이제..더는 못기다리 겠어요.(달호를 잡아 끌고 방쪽으로 가는데)...
달호 (겁에 질린 얼굴로 끌려가며)이..이보게..막선이..막선이..
S#62. 화완 처소. 낮
화완이 있는데 정후겸이 예를 갖추고 자리에 앉는다.(정후겸도 수염을 달고 있을 것)정후겸..미소 띤 얼굴로 화완을 보며..
정후겸 그간 강령하셨습니까?
화완 (굳은 얼굴로)..아직..궐 안이 어떻게 돌아갔는지..못 들었나 보구나.
정후겸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화완 조정이 발칵 뒤집어 졌다.
정후겸 (얼굴이 굳어지는데)....
S#63. 궐. 일각. 낮
정후겸이 굳은 얼굴로 궐 일각을 걸어가는데..그런 정후겸의 얼굴 위로..
화완 (E, 소리)..필시 이판대감이 배신을 한 게야. 그렇지 않고서는 이럴 수가 없다. 이판대감이 세손한테 붙은 것이 틀림이 없어.
화완의 말을 떠올린 정후겸 심란한데..이때 정후겸의 시선에 궐 일각에서 무언가 얘기를 주고 받는 산과 최석주의 모습이 보인다. 그 모습을 본 정후겸의 경악하는 얼굴. 산과 최석주가 정후겸을 보는데..정후겸 산에게 예를 갖춘다.
산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고 정후겸을 보는데)잘 다녀왔는가?
정후겸 ....
정후겸, 최석주를 바라보면 최석주 시선을 피하는데..그런 두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는 산의 묘한 미소에서 엔딩.
.이산 ↲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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