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40
<이산 40회 대본>
S#1. 거리일각. 밤
달호가 밤길을 정신없이 달려가고 있다.
S#2. 동. 민가. 밤
문밖에서 달호가 문을 두드리며 ‘나으리, 이천 나으리’ 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때 이천이 자다 깬 부스스한 얼굴로 나오며
이천 언 놈이 이 시각에 대문을 두드리고 난리야...
이천, 대문을 열며 달호를 보고 깜짝 놀란다.
이천 아니 자넨 달호 아닌가?
달호 예, 나으리, 어서 나오십쇼. 지금 빨리 도화서로 모이시랍니다.
이천 도화서에? 아니, 지금 이 시간에 말인가?
달호 예...얼른요. 급한 일이랍니다.
이천 (대체 무슨 일인가 싶은데..)
S#3. 도화서 대화실. 밤
강두치, 탁지수를 비롯한 초비 미수, 시비, 세모 등의 다모들이 모두 모여 있는데 안으로 이천이 헐레벌떡 들어온다.
이천 대체 무슨 일인가? 뭔데 이 시간에 화원들을 전부 불러 모은 게야?
탁지수 모르겠네. 우리도 기별을 받고 지금 막 왔네.
다들 웅성거리며 대체 무슨 일이지..하는데. 그때 안으로 박영문과 송연이 들어온다.
박영문 그래, 다들 모였는가?
박영문과 송연을 보고 다들 모여든다.
강두치 나으리, 대체 무슨 일입니까? 혹시, 도화서에 무슨 일이 생긴 겁니까?
박영문 아니네. 세손저하의 영으로 급히 그려야 할 그림이 있어 전부 모이라 한 것이네.
다들 놀라는데..
박영문 (송연에게)설명하거라.
송연 예, 나으리.
하고 송연 서탁위에 산의 그림을 펼쳐 보인다.
송연 모두 여기 있는 작은 바위가 보이시죠?
이천 (보고는)..요거 말이냐? 꼭 거북이처럼 생긴 거?
송연 예에, 이걸 이 그림보다 훨씬 더 크게 그려야 해요. 사람들이 그걸 보고 바윌 찾을 수 있도록요.
다들 ...!....
박영문 지금부터 자시까지네. 그때가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그려내야 하네. 알 겠는가?
박영문의 말에 모두들 웅성거리고..송연, 그런 이들을 긴장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는데...
S#4. 동. 일각. 밤
서장보와 강석기를 비롯한 익위사 관원들이 화실 앞에서 경계를 서고 있다.
S#5. 동. 회의실. 밤
산, 인왕산이 그려진 지도를 펼쳐 놓고 홍국영, 남사초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산 내 기억이 맞다면 그때 황학정에 잠시 머물렀었을 것이네. 그렇다면 그 거북바위를 찾았던 곳은(지도 어느 한편 가리키며)이 부근 어디일 것이 네..
남사초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사방이 십리가 넘을 것입니다. 더욱이 날이 어두워 군사를 동원한다 해도 쉽게 찾진 못할 것입니다, 저하.
산 그래..그렇겠지.. 허나, 무슨 수를 써서든 내일 윤대 전까진 아바마마께서 남기신 것을 찾아야 하네.
홍국영 그렇습니다. 윤대에서 양위를 공표함과 동시에 저들의 죄를 입증할 증험 을 내놓아야 합니다. 그래야 저들이 다시 살길을 도모하기 전에 그 손발 을 묶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산 저들은 이미 군대가 도성 밖으로 옮겨진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네. 지체 할 시각이 없네. 한시라도 빨리 그 물증을 손에 넣어야 해.
산의 말에, 홍국영과 남사초의 얼굴에 긴장이 어리는데.
산 금위영의 군사들은 어찌 되었는가?
홍국영 예, 우세마를 보며 금위대장 신권호 대감에게 전하의 휘지를 전하게 했습 니다. 아마, 지금쯤 궐에 당도했을 것입니다.
산 ......
산, 긴장 어린 표정으로 인왕산을 내려다보는데.
S#6. 궐 일각. 밤
여기저기 횃불이 환하게 밝혀진 궐 일각, 금위영 군사들이 긴장 어린 표정으로 경계를 하고 있는 가운데 금위영 대장 신권호가 금위영 중관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신권호 금호문과 인정문, 그리고 천장문의 경계를 특히 철저히 하도록 하게.
중관 예, 영감.
그때 한쪽에서 군관 하나가 급히 온다.
군관 영감..!
신권호 무슨 일인가?
군관 지금 중궁전으로부터 급한 전령이 당도해있사옵니다.
신권호 급한 전령?
신권호, 뭔가 하는 표정으로 보는데.
S#7. 동. 금위영 임시 집무실(익위사 집무실). 밤
신권호가 금위영 중관과 함께 문을 열고 들어온다. 보면, 자리에 앉아 있다가 급히 예를 표하는 사람, 오정호인데..그 옆으로는 무장한 박초 네 다섯이 있고.
신권호, 굳은 표정으로 보면
오정호 훈련도감 종사관 오정호라 합니다.
신권호 (오정호와 주변 박초를 경계 어린 눈으로 본다)
오정호 (긴장)
신권호 (시선 거두고)그래, 무슨 일인가.
오정호 (품에서 서찰을 꺼내 내밀며)중전마마께서 대감께 전하시는 급한, 서찰이 옵니다.
신권호 (...!!..)중전마마께서?
오정호 예...
신권호 ...!!....
S#8. 궐. 금위영 부대 문앞. 밤
대수가 경계를 서고 있는 병사 옆의 군관에게 신분표찰을 보여주고 있다.
대수 익위사 우세마 박대수라하오. 세손저하의 영으로 금위대장이신 신권호 영 감을 뵈러 왔소.
군관 (표찰을 받아 본다)
대수, 긴장 어린 얼굴로 보는데..
군관 들어가시오.
S#9. 동. 금위영 임시 집무실. 밤
신권호 굳은 표정으로 서찰을 보고 있고 사령관 격의 금위영 중관과 대장의 부관인 병마도위가 있다. 그리고 맞은편에 오정호가 긴장어린 눈으로 그런 신권호의 안색을 살피는데...
신권호, 이내 굳은 얼굴로 서찰을 덮으며
신권호 송구하지만, 영을 따를 수 없다 전하게.
오정호 ...!....
신권호 오늘 금위영엔 세손저하의 하명 외엔 어떤 것도 받들지 말라는 주상전하 의 어명이 내려졌네. 마마께서도 이 사실을 아실 것이니 내 뜻을 충분히 이해하실 걸세.
오정호 (...!...)그렇습니까, 영감?
신권호 ......
신권호, 자리에서 일어나면 일어나 예를 표하는 오정호.
신권호, 그런 오정호를 보고 나가라는 무언의 표시를 하면 오정호 금위영 중관과 눈길을 마주치며 무언가 신호를 보내자 응수하는 중관, 밖으로 나간다.
그러자 옆의 박초에게 눈짓을 하는 오정호. 순간, 박초 중 하나가 신권호의 입을 틀어막고 옆구리에 날카로운 단도를 찔러 넣는데...
헉, 하는 외마디 숨을 토해내는 신권호.
순간, 놀란 금위영 도위, 칼을 빼 들려 하는데 그때 한발 앞서 칼을 빼 도위의 목에 겨누는 오정호. 그리고 일제히 칼을 빼드는 박초들..!
금위영 도위, 순간 당혹감, 두려움에 질린 얼굴로 이미 숨이 끊어진 신권호의 시체를 바라보는데....
S#10. 동. 금위영 임시 집무실 앞. 밤
대수가 군관 하나와 온다. 대수, 긴장 어린 얼굴인데..
군관, 방 앞에 서서 안을 향해
군관 영감, 세손자하의 급한 휘지가 당도했습니다.
대수 ......
하지만, 안에선 아무 대답이 없고 군관 의아하고 대수도 긴장이 어리는데
군관 (다시 안을 향해)...영감..
하는데 그때 안에서 ‘들이거라’하는 소리가 들린다.
대수 ...!....
S#11. 동. 안. 밤
대수가 안으로 들어선다. 보면, 금위영 중관이 창백한 얼굴로 대수를 맞는다.
대수 익위사 우세마, 박대수라 합니다.
중관 ..그래, 무슨 일인가?
대수 저, 송구하오나 신권호 영감께선 안 계십니까? 세손저하로부터 직접 전하 라는 하명을 받았사온데..
중관 (...!!...)..영감께선 군기를 살피러 훈련도감에 가셨네. 해서, 지금 이곳 책 임은 중관인 내가 맡고 있네.
대수 (..!...)그..그렇..습니까?
중관 헌데 세손저하의 휘지라니..무엇인가? 내어보게.
대수 (잠깐 그러다가, 휘지를 내주며)..여깄습니다.
금위영 중관, 긴장된 얼굴로 휘지를 읽어 내려가고 대수, 그런 중관을 어딘지 꺼림칙한 얼굴로 보고..미심쩍을 얼굴로 눈을 굴려 조심스럽게 방안을 살핀다.
보면, 바닥에 베어있는 붉은 핏자국.
대수, 막 그곳으로 시선을 돌려 발견하려는 순간..!
중관 알겠네.
대수 (멈칫, 본다)
중관 곧 저하의 명대로 금위영 군사를 홍화문으로 보내겠네.
대수 (..!!...)..예...영감.
대수, 긴장 어려 보는 표정. 보면, 대수의 시선에서 벗어나 있는 바닥의 핏자국.
대수, 미처 그것을 발견하지 못하는 모습...
S#12. 박초 안가. 외경. 밤
S#13. 동. 마당. 밤
최석주, 홍인한을 비롯한 대신들이 초조한 얼굴로 마당에 나와 있다.
보면, 홍인한 깜짝 놀라는 얼굴인데..
홍인한 예에...? 양...위라구요?!
중신1 (완전 두려움에 질려서)그렇습니다. 내 방금 중전마말 호위해온 자들이 숙 덕이는 소릴 듣고 오는 길이에요. 전하께서 내일 윤대에서 세손에게 양위 를 하신다 합니다. 군사를 옮긴 까닭이 바로 그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순간, 홍인한을 비롯한 모두의 얼굴이 사색이 되고 최석주는 그저 굳은 표정..
홍인한 야..양위라니?...말두 안됩니다. 아니, 며칠 전까지 세손을 폐위시키겠다 고 하신 전하께서 어찌 그 같은 결심을 하실 수 있단 말입니까?
중신1 (최석주에게)이판,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이판께선 뭔가 아시는 게 있을 것이 아닙니까?
최석주 .......
홍인한 양위라니요? 그리되면 우린 모두 죽은 목숨이 아닙니까?
..제발 뭐라도 아는 게 있으면 말씀을 해주시오 이판!
최석주 대답 없이 불편한 시선을 튼다. 그때 최석주의 시선에 한쪽, 오정호에게 뭔가를 전해 듣고 있는 정후겸의 굳은 모습이 보이는데..
순간 정후겸, 최석주와 눈이 마주친다. 정후겸, 최석주를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보고 최석주 담담하게 그런 정후겸을 바라보는데..
S#14. 동. 방안. 밤
정순과 모두들 안에 모여 있다. 다들 긴장한 모습들인데..
정순 뭐? 세손이 홍화문으로 금위영 군사 일부를 불러 모으고 있다고?
정후겸 예.. 마마
정순 ...!....
김귀주 홍화문에 군사를 모으다니..어째서란 말인가? 혹 이 밤에 우릴 치려는 속 셈이 아닌가?
김귀주의 말에 다들 두려움에 질려 술렁이는데..
정후겸 아니요. 그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세손은 군사를 이끌고 인왕산으로 향할 것이라 들었습니다.
정순 인왕산으로?
정후겸 예, 마마
정순 ...!.....
인왕산이라니 대체 그게 무슨 뜻인가... 다들 당혹해 하는데..
정순 알 수 없는 일이군. 밤중에 군사를 동원해 산으로 가다니..
정후겸 그게 무엇이든 여기 있는 우리의 숨통을 조일 뭔갈 준비하려는 것이 틀림 없습니다, 마마!!
다들 ...!!....
정순 상관할 것 없네. 세손이 무얼 하든지 간에 우리가 먼저 그 아이의 목숨 을 손에 넣을 것이니..
다들 ...!!....
홍인한 하지만, 어떻게 말입니까? 이제 다 틀렸습니다..(하는데)
정순 (ol,매섭게)그래서 무엇입니까? 도리가 없으니 다 같이 아 자리에서 목이 라도 매자는 겝니까?
홍인한 (찔끔)
다들 (두려운데)
정순 금위영을 우리 손에 넣었으니 세손은 들어올 수는 있으되 살아서 궐문을 나가지는 못할 것입니다. 아니, 반드시 그리되게 해야 할 것입니다! 알겠 는가? 세손이 돌아와 보위를 물려받게 된다면 여기 있는 우리는 그 누구 도 살아남지 못할 것입니다.
정순, 매서운 눈빛을 빛내며..좌중을 응시하고..모두의 얼굴엔 긴장과 두려움이 짙게 베어 나는데..
S#15. 거리일각. 밤
산, 남사초, 홍국영, 강석기, 서장보를 필두로 익위사들이 말을 달려가고..
S#16. 동. 산 일각. 밤
산, 홍국영, 남사초, 강석기, 서장보가 급히 산길을 올라오는데, 대수가 다가와 맞는다.
대수 저하..!
산 금위영 군사들은 당도했느냐?
대수 예, 기다리고 있습니다.
산 ....!!....
S#17. 동. 일각. 밤
산과 홍국영등이 있고 그 아래 익위사와 금위영 무관들이 도열해 있다. 저마다 손에 횃불을 들고 있고..긴장이 가득한 분위기다.
보면, 홍국영과 대수 등 앞에선 무관들에게 바위그림이 그려진 종이와 점화선이 밖으로 나와 있는 신호용 폭죽을 나눠주는데..
산 (모두에게)넷씩 나누어 움직일 것이다. 종이에 그려진 바위를 찾는 자는 함께 나눠준 폭죽을 쏘도록 해라. 알겠느냐..!
모두 ‘예, 저하’하고 흩어진다. 보면, 긴장어린 눈빛으로 이들을 보는 산.
대수 저하, 험한 산길이라 위험합니다. 이곳은 저희가 맡을 것이니 저하께선 여 기서 기다리십시오.
산 아니다. 거길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 건 나다. 내가 가야해.
홍국영 하지만 병장기를 든 무관들이 운집해 있습니다. 이미 사실을 안 저들이 도 무슨 일을 꾸몄을지 알 수 없는 일이 아닙니까? 저하의 안위를 생각하 셔야 합니다.
산 걱정 말게. 내 몸은 내가 지킬 수 있으니. 그리고, 내 곁에 자네들이 있지 않은가?
다들 ......
산 십 사년을 기다려온 일이네. 반드시 내 손으로 아바마마께서 남기신 것을 찾을 것이네.(결연한데)
S#18. 몽타쥬.
-어두운 산길을 헤매는 산.
남사초와 홍국영 그리고 익위사 셋이 횃불을 들고 산을 보좌하고 있다.
-다른 일각에서 강석기, 서장보, 대수가 중심이 되어 군사들을 이끌고 찾고 있다. 그러나 어둡고 산세가 험해 찾기가 쉽지 않다.
-산, 아랑곳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S#19. 궐. 일각. 밤
정순이 굳은 얼굴로 김귀주와 함께 오고 있다. 그때 금위영 중관이 군사 몇을 데리고 급히 와 정순을 맞는데.
중관 (조아리며)마마!
정순 자네가 금위대장 신권호를 대신해 챔임을 맡은 금위영 중관인가?
중관 (두렵다)예..마마
정순 듣자하니, 금위대장 신권호는 갑자기 병사를 했다는군.
중관 ...!!...
정순 수장을 잃은 군대가 어찌 제 책무를 다할 수 있겠는가? 허니, 지금부터 이곳 금위영의 수장은 자네가 될 것이네
중관 ..!!...
정순 전하께서 미령하시어 내가 대신 어명을 전하네만 오늘 밤, 자네의 용단 이..이 나라 왕실과 조정을 구할 것이네. 어떤가? 내 자네의 충정을 믿어 도 되겠는가?
중관 (당황하다가)예..마마..소신, 마마와 조정을 위해..목숨을 바칠 것이옵니다.
정순 .......
정순,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금위영 중관을 바라보는데.
S#20. 동. 정순처소. 밤
정순이 자리에 앉고 그 앞으로 김귀주가 자리한다.
김귀주 마마..! 아직 세손의 목을 손에 넣지 못했습니다. 헌데 환궁을 하시다니 요? 이대로 옹주와 정승지에게 일을 맡겨두었다가 대사를 그르치면 어찌 할 것입니까?
정순 .....
김귀주 이러다, 만약 세손이 살아 돌아오면 어찌합니까? 그땐 양위를 막을 방도 가 없지 않습니까?
정순 (낮고, 차갑게)그래서 돌아온 것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양위만은 막아 야 하기 때문에요!
김귀주 (...?!...)만에 하나 세손이 살아온다면, 그땐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김귀주 다른 방법이라니요? 마마.
정순 (가만, 그러다가)나는 분명..오늘 밤 두 사람 중 하난..반드시 죽어야 한다 말씀드렸습니다.
김귀주 (...!!...)마..마마.. 그 말씀은 정말..주상전하를..!
정순 (무섭도록 냉정해지는 눈빛)
김귀주 ...!!...
김귀주, 정순의 말에 충격과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데..보면, 정순의 눈빛은 결심을 굳힌 듯 서늘하게 빛나고 있다.
S#21. 동. 침전. 밤
영조가 채제공과 함께 있다. 영조, 좀 힘겨운 얼굴..안색이 좋지 않는데..
채제공 (영조의 안색에 놀라)전하..괜찮으시옵니까?
영조 (관자놀이께를 만지는데)
채제공 당장 어의를 들라 하겠습니다, 전하.
영조 (쯔쯔)또..또.. 잔소리를 늘어놓을 참이냐? 그래서 귀양까지 다녀와 놓고 어찌 그 고집을 못 버리는 게야?
채제공 망극하옵니다, 전하.
영조 (가만, 채제공 보다가 담담히)..그래..너는 그때도 그러했지. 내가 세자를 폐하려 했을 때, 너만은 전폐에 엎드려 끝까지 거두어 달라 했어. 그때 니 말을 들었더라면 이리 못난 아비는 되지 않았을 것을..
채제공 (안타깝다)전하..
영조, 가만 그러다가 한쪽에서 작은 함을 꺼내 채제공 앞으로 내어준다.
영조 이걸, 세손에게 전하거라.
채제공 ...?!....
채제공, 조금 의아한 얼굴로 보면 금 자물쇠로 잠겨있는 금등이다.
채제공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전하 이것은, 금등이 아닙니까?
영조 그래, 언제가 될 진 모르겠지만 언제간 이것이..그 아이에게 필요한 날이 올 것이다.
채제공 (...?!...)세손저하께 필요한 날이 올 것이라니요? 전하 대체 그게 무슨 말 씀이온지?
영조 그것은..세손이 알고 있을 것이다.
채제공 ...!...
영조 필요치 않게 된다면.. 그리된다면 좋겠지만 아마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 다. 결국 세손은 그것을 써야만 할 것이야.
채제공 ...!!...
채제공, 알 수 없는 영조의 수수께끼 같은 말에 당혹함을 느끼고 영조, 깊은 회한이 담긴 눈으로 금등을 응시하는데...
S#22. 동 앞. 밤
채제공이 함을 들고 나온다. 채제공, 안타까운 얼굴로 대전을 돌아보고..이내 걸음을 옮기는데..
S#23. 동. 대전 안. 밤
영조, 회한에 어린 눈빛으로 앉아 있다.
S#24. 박초 안가. 마당. 밤
최석주, 일각에 서서 상념에 잠겨 있는데..그런 최석주의 곁으로 정후겸이 다가온다.
정후겸 세손이, 우리 쪽 군사들을 모두 빼돌릴 수 있었던 건 혹 대감 때문이었던 건 아니었을까요?
최석주 (담담하게)내가 뭐라 답할 것 같은가?
정후겸 ......
최석주 난, 정치를 할 뿐이네.
정후겸 ...!....
최석주 (쓸쓸한 느낌)달이..너무 밝군. 이런 세상사 뭐 볼 게 있다고..
정후겸 .....
최석주 ......
S#25. 산 일각. 밤
산, 나무 사이로 물가를 따라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다. 뒤따르던 남사초와 홍국영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산, 신중한 눈빛으로 이곳저곳 살피는 모습..그때, 보면 조금 떨어진 곳, 앞 씬에 오정호와 함께 있었던 박초의 무사들이(금위영 복장을 하고)그런 산을 살피고 있다.
이들, 눈빛을 교환하고 산을 향해 다가가려는데, 그때
대수 (소리)거기, 잠깐 기다리시오.
놀라 돌아보는 박초들, 뒤에 대수와 익위사들이 서 있다.
대수 이쪽은 우리가 살피게 되어 있는데 댁들은 저쪽 만수대 쪽 아니오?
박초들 ...!!...
대수 (의심쩍은 눈으로 보는데)
박초1 그렇소? 이거 날이 어두워 헷갈렸소.(박초들에게)가세..
박초들 가고, 대수 뭔가 찜찜한 얼굴로 가는 박초들을 본다.
그때, 강석기, 서장보 오고.
강석기 왜 그러나? 무슨 일 있나?
대수 저기 저 놈들..아무래도 좀 수상한 거 같아서요.
서장보 (박초를 보며)하기사..처음 보는 놈들이 워낙 많아서 나도 영 찝찝해 죽겠다..
대수 .......
대수, 불안하고 걱정이 어린 시선으로 보는데
S#26. 동 일각. 밤
멈춰서는 박초들. 보면, 한쪽에서 박초2가 나타나 조심스럽게 다가온다. 박초2, 박초1에게 품에 넣을 수 있는 총 한 자루를 내밀고.
박초2 세손이 용천쪽으로 올라갔습니다.
박초1 ...!....
박초1, 고개를 끄덕이고는 총을 품에 넣고 다른 박초들과 함게 움직인다. 박초2, 주위를 둘러보고는 사라지는데.. 잠시 후 그 자리에 대수가 나타난다.
대수, 눈빛을 빛내며 박초1이 간 쪽으로 움직이는데..순간, 누군가 대수의 뒤통수를 후려치고!
대수, 억.. 하고 비명을 지르며 그 자리에 쓰러지는데..보면, 박초2가 서 있다.
박초2, 주변을 살피며 대수를 한쪽 풀섶으로 끌고 가는데..의식을 잃은 채 어둠 속으로 끌려가는 대수..
S#27. 동. 일각. 밤
홍국영, 군사들과 함께 그림을 보며 찾고 있다. 이때 남사초가 나타나
남사초 어디 계신지 찾을 수가 없네. 어찌나 빠르게 다니시는지..도통 쫓을 수가 없으니..
홍국영 아무래도 이곳은 아닌 듯 합니다. 다른 쪽으로 가봐야 뵐 수 있을 것 같 습니다.
남사초 그래, 그러지..
홍국영, 군사들과 움직이려 하는데..그때 강석기, 서장보가 급히 온다.
강석기 나으리..혹시 우세마 못 보셨습니까?
홍국영 갑자기 우세마는 왜 찾는가? 다 관두고 어서 저하나 어디 계신지 찾아보 게.
강석기 예에.
홍국영 헌데 우세마한테 무슨 일이 있는가?
서장보 그게..우세마도 수상한 녀석들이 있다며 쫓아갔는데, 어찌 된 건지 보이질 않습니다.
모두 ...!...
홍국영 지금, 수상한 자들이라 했는가?
순간, 홍국영 불안이 엄습해 온다. 눈동자가 커지고..
S#28. 산 일각. 밤
산, 익위사들과 함게 산속을 헤매고 있다. 산, 점점 초조해지는 얼굴이다.
산 (익위사에게)내게도 횃불을 주게..
익위사 (산에게 횃불을 주고)
산 (횃불을 들고)난 이리 갈테니, 자네들은 저쪽을 좀 살펴주게..
익위사, ‘예, 저하’하고 움직이고 산, 익위사들과 반대편으로 간다. 한쪽으로 움직이는 산, 그때 어디선가 물소리가 들기고 산, 소리 나는 쪽을 향해 다가가 본다.
그때 익위사 중 한명이 산 쪽을 돌아보고..아무래도 너무 멀어졌는지 산을 향해 가려는데 놀라 보던 주변의 다른 익위사들도 줄줄이 쓰러지는데..!
S#29. 동 일각. 밤
숲을 헤치고 횃불을 들고 나오는 산, 보면 산 속에 계곡이 흐르고 있다. 그 풍경을 바라보던 산, 멈칫하더니 뭔가 떠오르는 얼굴이다.
산 (떨린다)..여기다..여기가 분명해!
산, 흥분된 얼굴로 주변을 보는데..그런데 아무도 없다.
산 (주위를 둘러보며)아무도 없느냐? 게 아무도 없느냐?
그때, 박초들 넷이 나타난다.
박초1 찾으셨습니까? 저하.
산 나를 따라 오거라.
박초1 예, 저하.
산, 다급히 물길을 거슬러 위쪽으로 가고, 박초들 눈빛을 빛내며 그 뒤를 쫒는다.
S#30. 동 일각. 밤
남사초, 홍국영, 익위사들 ‘저하, 저하’하면서 산 속을 헤매고 있다. 모두 초조한 얼굴이다.
S#31. 동. 일각. 밤
산, 박초들과 함께 계곡 한편에 서 있다. 저만치 계곡 가운데 바위가 보이고
산 (다급히)횃불을 밝혀 보거라!
박초들, 횃불을 모아 비춰보면, 바위의 생김새가 거북과 닮아 있다. 놀라는 산, 그대로 바위를 보는데, 산의 얼굴이 떨려온다.
S#32. 동. 일각. 밤
그때, 한쪽에서 강석기, 서장보, 군사들 온다.
홍국영 어찌 되었는가?
강석기 이쪽에도 계시질 않습니다.
서장보 저하께서 가신 용천쪽을 모두 살폈지만 보이질 않습니다.
홍국영 ...!!...
홍국영, 충격에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얼굴이다.
남사초, 강서기, 서장보가 초조한 시선으로 바라보는데..
S#33. 동. 일각. 밤
산, 있는 힘껏 바위를 밀어내면 주변의 바위로 인해 물이 거의 통하지 않는 곳이 드러난다. 그곳을 조금 파내면, 이내 작은 함이 보인다. 떨리는 얼굴로 함을 꺼내드는 산.
산, 함을 열어보면 외부와 통하지 않도록 노란 밀랍으로 싼 후 굳힌 다른 함이 나온다. 산, 긴장어린 눈빛으로 그것을 바라보는데..이거다.. 바로 이것이었던 것이다..!
산 (보지 않고 뒤를 향해)..찾았다. 어서 폭죽을..
하며 돌아서는데..순간, 산의 목덜미로 겨누어지는 날카로운 칼날.
멈칫 하는 산.
S#34. 동. 일각. 밤
풀섶에 버려진 대수. 보면 대수 고통스럽게 인상을 찌푸리며..겨우 눈을 뜬다.
의식이 혼미해져 오는 대수..
대수 ..저하..
대수, 시야가 흐릿하다. 급소를 정통으로 맞은 듯 움직이기 조차 힘이 드는데..대수, 어떻게든 몸을 일으켜보려 하지만..일어설 수가 없고..보면, 조금 떨어진 곳..대수의 품에서 떨어져 나온 폭죽이 비춰지고..
S#35. 동. 일각. 밤
산, 보면 자신을 호위해 온 박초들이 자신을 향해 칼을 겨누고 있는데..산, 당혹하지만 순간 눈빛은 냉정할 만큼 차분해진다.
순간, 박초1 ‘쳐라’하며 소리치고..맨 손의 산, 순간 몸을 날려 칼을 피하는데..산, 맨 손으로 칼을 든 박초의 무사들을 상대한다.
그러나 역부족. 산, 박초가 휘두른 칼에 팔을 베인다..! 고통을 느끼는 산, 순간..자신을 향해 칼날을 휘두르는 박초를 바라본다. 일촉즉발의 순간..! 바로 그때 산의 등 뒤로 ‘펑’하고 터지며 올라가는 폭죽..! 갑작스런 소리에 박초 잠시 멈칫 하는 순간 산, 박초의 팔을 비틀어 칼을 빼앗고..산, 칼을 들고 다시 박초의 무사들을 상대하는데...
산, 그렇게 무사들과 혈투를 벌인다. 이때, 저쪽 구석에서 나타난 박초4, 조총으로 산을 겨냥한다. 하지만 산은 자신을 향해 겨누어진 조총을 알지 못하는데.. 산, 마지막 남은 박초 하나를 밀어 붙이고 산, 막 그를 베려고 칼을 내려치는 순간, 순간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산을 향해 발사되는데..!
S#36. 동. 일각. 밤
‘펑’하는 조총 소리가 고요한 산을 무섭게 울린다. 순간, 다급히 가다가 멈춰서는 홍국영과 남사초.
홍국영 ..!!...
남사초 ...!!...
S#37. 동. 일각. 밤
역시, 창백해진 얼굴로 멈춰서는 서장보, 강석기.
서장보 조..조총 소리네..
강석기 ...!!.. 설마..저하께서..!
이들의 얼굴, 불안감으로 질려오는데..
S#38. 동. 일각. 밤
총구에서 하얀 연기를 내고 있는 조총. 조총을 산에게 겨누었던 박초, 재빠르게 칼로 제압한다. 이때, 박초 칼 떨어뜨리며 풀썩, 하고 다리를 꺾으며 주저 앉는데..이때..
대수 (힘겹게, 겨우)저..저하..괘..괜찮으십니까?
산 ...!!...
그때, 한쪽에서 우르르 달려오는 홍국영, 남사초, 석기, 장보 그리고 익위사들.
홍국영 저하..!
다들 저하..하면서 산에게 달려오는데..이들, 긴장된 얼굴. 경계를 하며 산을 에워 싼다.
홍국영 저하, 괜찮으십니까?
산 난 괜찮네..
홍국영 (산의 옷자락, 피를 보고)뭣들 하는가..! 어서 저하를 뫼시게..!
산 ......
보면 산, 손에 쥔 사도세자의 밀랍 상자를 내려다본다. 그 상자를 응시하는 산의 눈빛..차갑게 빛나는데..
S#39. 궐 전경. 새벽
아직 해뜨기 전의 어슴프레한 새벽
S#40. 동. 일각. 새벽
산, 홍국영과 익위사들을 이끌고 돌아오고 있다.
산 지체할 시간이 없네. 난 바로 전하를 알현할 것이니 뒷일을 부탁하네.
홍국영 예, 저하.
산, 급히 대전으로 간다. 긴장 어린 표정으로 그런 산을 바라보는 이들..
S#41. 동. 침전 안. 새벽
산, 영조와 함께 있다. 두 사람의 앞으로 사도세자의 밀랍함이 있고 영조, 하얗게 질려오는 얼굴로 뭔가가 적혀진 종이를 읽어 내려가고 있는데..그 앞에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는 산.
영조 ..이럴 수가..어찌 하나도 남기지 않고..모두가..
산 ......
영조 (안타까움과 고통 어려)너도..이것을 보았느냐?
산 ...예..전하..
영조 ...!...
산 ......
영조 (극심한 고통과 회한)..나는..임금이 아니었구나..나는 아비고 아니고..임금 도 아니고..무엇도 아니었던 게야..
산 전하..당치 않으시옵니다.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시옵니까?
영조 ......
영조, 고통스러운 얼굴..서찰을 움켜쥐고..산, 그런 영조를 착잡한 표정으로 바라보는데..
S#43. 동. 안. 새벽
홀로 남은 영조, 사도세자가 남긴 서찰을 내려놓으며 고통스럽게 눈을 감는다. 이럴수가..어떻게 이럴 수가 있었단 말인가..영조, 미어져 오는 충격에 걷잡을 수 없는 마음의 고통을 느끼는데..
S#44. 궐. 일각. 아침
사색이 된 김귀주가 급히 오고 있다.
S#45. 동. 정순 처소. 아침
정순, 차갑게 굳어진 얼굴로 있다. 그 앞에는 김귀주가 불안해 어쩔 줄 모르는 얼굴로 있는데..
김귀주 마마..이제 어찌하면 좋습니까?
정순 ......
김귀주 세손이 궐에 돌아왔습니다.
정순 ......
김귀주 (두려움에 질려 보는데)
정순 ...기다리세요.
김귀주 마마..
정순 ..아직, 끝난 것이 아닙니다.
김귀주 ..!...
정순 (서늘한 눈빛을 빛내고)
S#46. 대전 밖. 아침
대전내관이 초조한 얼굴로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다. 그때 내관 한 사람이..그런 대전내관을 보고
내관 괜찮으십니까?
대전내관 (움찔, 보면)
내관 안색이..좋질 않으십니다.
대전내관 아..아무것도 아니네.
대전내관, 당혹스런 얼굴로 황급히 자리를 뜨는데.
S#47. 동. 간이 퇴선간. 아침
화로와 물동, 간단한 다기 등 그릇들이 놓여있는 작은 방.(지금으로 보면 탕비실 같은 곳)보면, 대전내관이 그 안으로 급히 들어온다. 보면, 한쪽 쟁반 위에 작은 수건이 덮여져 있는데 그것을 펼쳐 보는 내관. 보면, 탕약이 담긴 그릇이 있다.
대전내관, 불안한 얼굴로 보는데..그 위로..
S#48. (회상)정순처소. 밤
정순과 마주 앉아 있는 대전내관. 앞 씬의 탕약 그릇이 둘 사이에 놓여 있다.
정순 몸을 보하는 탕재일세. 내일 묘시 전까지 내가 따로 기별을 전하지 않거 든..이것을 전하께 올리도록 하게
대전내관 (놀라는)예?
정순 (표정 부드럽게)걱정할 것 없네. 전하의 옥체가 걱정되어 내 특별히 사가 의 의원을 시켜 준비한 것이니..
대전내관 (당혹)하오나 마마. 전하께 올리는 탕재는 반드시 내의원을 거쳐야만..(하 는데)
정순 (싸늘해지는,ol)설마, 내가 전하의 옥체에 해로운 것을 올리겠는가?!
대전내관 (그 서슬에 움찔)
정순 모든 것이 전하와 조정을 위한 것이니 자넨 긴말 할 것 없이 내 영을 따 르면 되는 것이야. 알겠는가?
대전내관 ...예...마마..
정순 (날카롭게 대전내관을 바라보고)
S#49. 동. 간이 퇴선간. 아침
대전내관, 한쪽에 놓아둔 탕약그릇을 내려다본다. 복잡한 얼굴로 갈등하는데..그러다 이내 결심을 굳힌 듯 탕약 그릇을 들고 나가는 대전내관.
S#50. 동. 침전. 아침
영조,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는데 밖에서 대전내관이 ‘전하, 소신이옵니다’한다.
영조 들거라.
영조, 보면 문이 열리고 쟁반에 탕약그릇을 받쳐든 대전내관이 떨리는 얼굴로 들어온다.
보면, 그런 대전내관을 담담히 응시하는 영조의 모습.
S#51. 궐 전경. 아침
궁인들이 오가고..
S#52. 동. 혜빈처소 앞. 아침
이상궁과 나인들이 서 있는데 효의, 김상궁과 니인들을 이끌고 급히 온다.
그때, 한쪽에서 산이 동궁전 상고와 박상궁, 나인들이 오고..효의, 그런 산을 보고 예를 갖춘다.
효의 저하..
산 (와서)이리 이른 시간에 기별을 해 미안하오, 빈궁..
효의 (걱정 어려)아니옵니다. 저하..헌데 어인 일이시옵니까?
산 내 빈궁과 어마마마께 긴히 할 말이 있소. 어서 들어갑시다.
효의 ...!!...
산, 걸음을 옮기고 효의, 걱정스러운 얼굴로 본다.
S#53. 동. 처소 안. 낮
산, 혜빈, 효의 있다. 혜빈, 효의 놀란 얼굴로 본다.
혜빈 그게 무슨 말입니까? 세손. 오늘 윤대에서 양위가 있을 거라니요?
산 ......
효의 (경악한 채)저하!
산 미리 말씀을 드리지 못해 송구하옵니다. 어마마마.(하고)미안하오..빈궁.
모두 ...!!...
두 사람, 산의 결연하고 담담한 태도에 사실이구나 절감하는 느낌..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싶은데..
산 소자, 오늘이 지나면 어마마와 빈궁에게 지난 일들을 소상히 말씀드릴 것 입니다.
모두 ...!!....
산 이제, 곧 궐 안이 크게 요동칠 것입니다. 어쩌면 조정이 파국으로 치달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모두 ...!....
산 허나, 빈궁과 어마마마께서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소자를 믿고 강건히 버 텨 주시옵소서
모두 ..!!...
혜빈, 효의, 당혹감과 긴장이 교차하는 얼굴이고..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는 산, 결연한데....
S#54. 화완처소. 낮
마주 앉아 있는 화완과 정후겸.
화완 (초조한)진시가 다 되어가는구나.
정후겸 (역시 초조하고)
화완 (참담한)정녕 이대로 세손이 보위에 오르는 것을 지켜봐야 한단 말이냐?
정후겸 ......
어찌하면 좋은가..화완, 두려움에 질려 오는 얼굴. 정후겸의 얼굴도 불안이 가득한데...
S#55. 정순처소. 낮
정순, 불안한 얼굴로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데..그때 안으로 강상궁이 들어온다.
정순 지금이 몇 시더냐?
강상궁 아직 진시가 되려면 반점 정도 남았사옵니다. 마마
정순 대전내관에게선..아직도 기별이 없느냐?
강상궁 예..마마..
정순 ...!...
정순, 아무래도 안되겠다.
정순 가서, 대전내관을 불러 오거라. 어서..!
강상궁 예..마마.
정순, 초조함으로 입술을 깨문다.
S#56. 궐 일각. 낮
조정대신들이 각각 편전 밖으로 모여들고 있다.
최석주, 홍인한, 김귀주 등 조정대신들이 모이고, 그 자리로 정후겸도 걸어오고 있는데..모두의 얼굴에 불안과 긴장이 깃들어 있다. 그때, 한편에서 산이 홍국영과 함게 동궁전 내관들을 거느리고 나타난다. 시선이 마주치는 이들..!
산, 차가운 눈빛으로 이들을 보고..최석주, 정후겸..각각 담담하고 불안한 눈빛..그리고 홍인한을 비롯한 신하들, 두려움에 질려 어쩔 줄을 모르는데.. 그런 이들을 매섭게 바라보는 산.
S#57. 침전 앞. 낮
채제공이 대전으로 오고 있다.
채제공, 대전을 지키고 있는 상궁에게
채제공 ..전하를 뫼시러 왔네, 고해주게.
상궁 예..
하고, 상궁 안을 향해
상궁 전하, 번암대감 입시옵니다.
채제공 ......
채제공, 긴장 어려 보는데..
S#58. 동. 안. 낮
어두운 침전 안의 풍경에 영조가 비춰지지 않은 채 보여지고..
S#59. 동. 정순처소. 낮
정순, 대전내관과 있다. 정순, 경악한 채..하얗게 질린 얼굴인데..
정순 뭐..뭐라..? 탕약을 올리지..않았다고?!
대전내관 (두려운 얼굴로 조아린 채)
정순 ...!!...
대전내관 (떨리지만)아뢰옵기 송구하오나 마마. 소인은, 주상전하를 뫼시는 내관이 옵니다. 소인, 이제껏 마마의 뜻을 따른 것은 마마께서 가장 먼저 전하의 환우를 살피셨기에 치유할 방도 또한 찾으실 거라 믿고 그러한 것이었사 옵니다.
정순 ...!!...
대전내관 허나..아무리 마마의 명이라 한들 어의조차 알지 못하는 탕제를 전하께 올 린 순..없었사옵니다.
정순 ..!!..
대전내관 (떨리는데)
정순 (노기로 떨려오는 목소리)그 탕약을 당장..가져오너라.
대전내관 마마!
정순 뭣하고 있느냐? 내 직접 전하께 탕약을 올릴 것이니..어서 가져오라지 않 느냐?
대전내관 아뢰옵기 송구하오나..그 탕약은 이미 버렸사옵니다, 마마.
정순 ..!!..
정순, 대전내관의 말에 경악하는 얼굴..!
S#60. 침전 앞. 낮
채제공이 지밀상궁과 있다. 상궁과 채제공, 영조의 기척이 없자 조금 당혹한 얼굴인데..
지밀상궁 (다시 안을 향해)전하..번암대감 입시옵니다.
그러나 여전히 아무 대답이 없고
채제공 (불안이 어린다)어찌 아무 말씀이 없으신가?
지밀상궁 모르겠사옵니다. 분명 반 시진 전까진 기침을 하셨사온데..
채제공 ...!!...
채제공, 순간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불안. 채제공, 안으로 들어가는데..
S#61. 동. 안. 낮
채제공과 상궁 대전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다. 순간, 경악하는 채제공..보면, 영조가 바닥 한 쪽에 쓰러진 채 의식을 잃고 있는데..
채제공 (...!!!...)전하..!!
채제공, 뛰쳐 들어가 영조를 일으켜 세운다. 보면, 식은땀을 흘리고 사경을 헤매고 있는 영조..!
S#62. 편전 안. 낮
산과 조정대신들이 모두 영조를 기다리고 있다. 모두의 얼굴에 날 선 긴장에 베어 있는데..
홍인한 (옆자리 대신에게, 낮게)벌써 반점이 지났습니다.
대신들 ......
보면, 혹..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굳어져 산을 바라보는 홍국영.
보면, 산 또한 조금 걱정이 어린 표정인데..바로 그때.. 사색이 된 얼굴로 편전 안으로 뛰쳐 들어오는 채제공..!
채제공 저하, 큰일났사옵니다!!
산 (멈칫, 본다)
모두들, 채제공의 말에 의아한 얼굴로 보는데..
채제공 전하께서..전하께서..의식을 잃고 쓰러지셨사옵니다!
산 (벌떡 일어선다)뭐라구요...?!!
산, 충격으로 경악하는 얼굴. 영조가 쓰러지다니..이게 무슨 일인가..
모두의 얼굴에도 놀라움과 충격이 번지는데...
홍국영 저하..!
산 ...!!!....
S#63. 궐 일각. 낮
산, 내관들 이끌고 다급하게 대전으로 향한다. 절박함이 어려 있는 산의 얼굴..!
S#64. 침전 안. 낮
영조, 쓰러져 의식을 잃고 있고..반백의 나이든 어의가 옆에서 창백한 얼굴로 진맥을 하고 있는데..그때 다급히 안으로 들어오는 산.
산 전하!
보면 산..영조의 모습에 충격..!
산 전하..전하..!!
영조 ......,.
산 (어의에게)어찌된 것인가? 어째서 이리 의식조차 없으신 것인가?
산, 절박한 얼굴로 어의를 바라보는데.
S#65. 동. 정순처소. 낮
정순, 김귀주와 있다. 놀란 얼굴.
정순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전하께서..쓰러지셨다니요?
정순,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보는데..김귀주, 알 수 없는 웃음을 내보이고 있는데..
S#66. 동. 앞. 낮
화완이 창백한 얼굴로 분노 어린 채 곽상궁 등을 대동하고 정순 처소로 오고 있다. 그때 안에서 화급히 나오는 정순과 김귀주.
화완, 그런 정순을 보고 눈빛을 빛낸다.
화완 ..마마께서 하신 일입니까?
정순 ..!...
화완 말씀해보세요! 아바마마께서 저리 되신 것이 마마 때문이냔 말입니다..!
정순 ...!!...
화완 둘 중 하난 반드시 죽게 될 거란 마마의 말씀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습니 다. 그것이, 아바마마를 겨냥한 것이었습니까? 정녕 마마께서 아바마마 를.. (하는데)
정순 (낮고 매섭게, ol) 닥치게. 감히 어디라고 큰 소릴 내는가?
화완 ...!....
정순 (매섭게 보다가)그래..자네 말대로 난 분명 그럴 수 있었네. 아니, 반드시 그리할 생각이었어. 그래서 무릴 해가며 금위영도 장악했던 것이지..이젠 그마저 필요 없게 됐지만..
화완 ...!...
정순 전하께서 쓰러지신 것은 나 또한 알지 못하는 일이네. 허니, 당장 내 앞에 서 물러서게.
화완 ...!!...
화완, 정순의 서슬에 질리는데..정순, 그런 화완을 두고 차갑게 스쳐 지나가는데..보면, 두려움과 기막힘 어려 돌아보는 화완.
S#67. 동. 침전 앞. 낮
산, 대전내관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산 대체 무엇인가? 대체 병증이 무엇이길래 전하께서 어찌 저리 사경을 헤매 시는 것인가.
어의 (차마 대답하지 못하고)
산 뭣하는가? 어서 말하라지 않는가?
어의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저하..이것은 편고증으로 보이옵니다(자막: 뇌경색)
산 (놀라는)편고증?!
어의 예..
산, 경악하는 얼굴로 대전을 돌아본다. 그때 보면, 마침 그곳으로 오던 정순, 정순도 그 이야기를 듣고 놀라는 얼굴인데..1
산 허면 이제 어찌되는 것인가? 전하께서 나으실 방도는 있는 것인가?
어의 (참혹한 얼굴, 대답하지 못하고)불충한 소신을..죽여주시옵소서..저하..소신 전하께서 쾌차하실지 여부를 알 수 없나이다.
산 ...!!....
산, 나이든 어의 말에 그대로 망연해진다. 어떻게..어떻게 이럴 수가..
산, 충격을 가누지 못해 어쩔 줄 모르는 얼굴.. 그 순간, 산의 시선에 들어오는 정순의 모습.
두 사람의 시선, 허공에서 날카롭게 부딪히는데...굳은 표정으로 산을 보는 정순, 그리고 그런 정순을 분노 어려 바라보는 산.
산 돌아가십시오
정순 (..!...)세손(하는데)
산 (ol)제 이름도 부르지 마십시오!
정순 ...!....
산 (참을 수 없는 분노 어려)용서치 않을 것입니다. 만약..만약 이 일에 누군 가가 개입되었다면 그것이 누구라 해도..결단코 용서치 않을 것입니다.
정순 ...!!..
산, 참을 수 없는 분노 어려 정순을 바라보고..정순, 그런 산을 질린 얼굴로 바라보는데..
S#68. 혜빈 처소. 낮
혜빈, 효의, 이상궁, 김상궁 있다. 혜빈, 효의 경악한 얼굴이다.
혜빈 그래서, 지금 전하께서 의식도 찾지 못하실 만큼 위중하시다는 것인가?
이상궁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그렇다 하옵니다. 마마. 하여 예정된 윤대도 취소되 었다 하옵니다.
다들 ...!!...
효의 (두려움 어려)어마마마..
혜빈 (어찌하면 좋은가..사색이 되는데)
효의 (김상궁에게)저하께서는 지금 어디 계시느냐?
김상궁 소식을 듣고 바로 대전으로 가셨다 하옵니다.
혜빈, 효의 두 사람 모두 걱정이 어리고
S#69. 시강원. 낮
홍국영, 채제공, 남사초 있다. 홍국영, 당혹감에 어쩔 줄 몰라 하는 얼굴인데.
홍국영 (흥분)이건, 분명 저들의 짓입니다! 양위를 막으려고 저들이 주상전하를 시해하려 한 것입니다.
남사초 진정하게. 그리 속단할 일이 아니네.
홍국영 이제껏 저들을 보시고도 그런 말씀이 나오십니까? 바로 두 시각 전에도 세손저할 암살하려 자객을 동원한 저들입니다. 그런 저들이 못할 짓이 뭐 란 말입니까?
홍국영의 말에, 참담해지는 남사초와 채제공
홍국영 이럴 순 없습니다. 다 끝난 일이었는데..저들의 숨통을 쥘 물증도 손에 넣 고 이제..양위의 교지만 받으면 되는 것이었는데..어찌 이럴 수가 있습니 까?
채제공 (착잡한)자네 심정은 모르는 바 아니지만 어쨌든 지금은, 전하의 용태가 회복되는 것이 중요하네. 허니 우선은 그 일에 집중하도록 하게.
홍국영 ......
남사초 (불안한)들리는 말이 내의원에세도 달리 방도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합 니다, 대감.
채제공 뭐..?
남사초 ..그것이 저들 모두 이번엔 전하께서 소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모두 ...!!...
홍국영, 그 말에 확 굳어지는데..채제공, 걱정스러움에 생각에 잠긴다.
S#70. 정순 처소. 낮
정순, 어의와 있다.
정순 ...그것이 정말인가?
어의 예..마마..아뢰옵기 망극하오나..이번에는 깨어나시기..어려울 듯 하온지라..
정순 ..깨어나시기 어렵다니? 허면, 저대로 의식을 되찾지 못하신 채..승하하실 수도 있단 말인가?
어의 (조아린다)..마..망극하옵니다 마마..소신을 죽여주시옵소서..
정순 ...!!...
정순, 충격이 어린 얼굴로 어의를 바라보는데..
S#71. 동. 침전. 낮
점점 더 나빠지는 듯한 영조의 모습..
S#72. 내의원. 낮
산, 내의원 의관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영조의 상태에 대한 보고와 처방에 대한 논의가 오가고..굳은 얼굴로 의관의 말을 듣는 산의 표정, 점점 어두워지는데...
S#73. 화완 처소. 낮
화완, 착잡하다.
화완 ..결국 이리 끝날 일이었구나.
정후겸 (보고)......
화완 (착잡하다)..참 기막힌 일이구나. 아바마마께서 저리 사경을 헤메시는데 고작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것이 이리 멍하니 앉아..내 앞날을 걱정하는 것 뿐이라니..
정후겸 어머니...
화완 결국, 이대로 승하하신다면 세손이 보위에 오를 것이다..양위를 막으려 발 버둥 쳤던 건 처음부터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이었어.
정후겸 (가만, 그러다가)..아니요..그렇진..않을 것입니다, 어머니.
화완 (멈칫, 본다)
정후겸 중전마마께선 마지막 순간에 어쩌면 저하를 시해할 수도 있다 생각하셨습 니다. 그 까닭이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이 세손을 보위에 앉히는 길이라면 중전마마께서 그리하실 까닭이 없질 않았겠습니까?
화완 ....그게..지금 무슨 말이냐?
정후겸 ..이대로 전하께서 승하하신다면 세손은 절대로 보위에 오를 수 없습니다. 중전마마께선 세손이 보위에 오를 수 없는 그 이유를 알고 계신 것입니 다.
화완 ...?!....
화완, 대체 무슨 말인가 싶고..보면 정후겸, 담담한 눈빛으로 그런 화완을 바라보는데...
S#74. 정순 처소. 낮
정순, 홀로 굳은 얼굴로 생각에 잠겨 있다. 그런 정순의 앞으로 영조의 교서가 놓여져 있는데..정순, 차가운 얼굴로 그 교서를 가만 응시한다.
S#75. 대전 침전 앞. 낮
대전내관과 궁인들 있다. 주변으로 금군들이 도열해 있고, 경계가 강화되어 있다. 그때 정순, 강상궁과 나인들 이끌고 오는데.,.
정순 (낮게)전하의 환후를 살피러 왔네.
대전내관 송구하오나, 마마. 아무도 들이지 말라는 세손저하의 명이 있으셨습니다.
정순 (보고)
대전내관 (고개를 조아리고 있지만 물러서지 않는다)
정순 그래..자넨 어제도 내 명을 거역했지. 허나, 결국..자넨 물러설 수 밖에 없 을 게야.
대전내관 ...!...
정순 (서늘하게)이제껏 자네가 해온 일들을 내가 세손한테 고하면..그땐 세손이 자넬 어찌할 것 같은가?
대전내관 (두려움)마마..
정순 ......
S#76. 침전 안. 낮
영조, 자리에 누워 있고 곁에 의녀들이 있다. 그때 정순이 들어온다.
정순 너희들은 나가 있거라.
의녀들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고, 정순 영조를 향해 천천히 다가가 머리맡에 앉는다. 의식을 잃고 누워있는 영조를 가만 바라보는데..복잡한 상념이 교차한다. 잦아들어가는 숨소리만큼 쇠잔해가는 영조의 모습을 표정 없는 얼굴로 지켜보고 있는 정순. 정순, 가만 그러다가...
정순 ..알고 계십니까? 전하.
영조 ......
정순 ...전하께선..제 인생이셨습니다.
영조 ......
정순 믿지 못하시겠지만..저는 오래도록 전하의 곁에서 그렇게 전하를 모시고 싶었습니다.
영조를 바라보는 정순의 눈빛이 고통스럽게 흔들린다.
정순 그런 저를..이리 만드신 건..전하셨습니다. 제가 바쳐온 평생을 외면하신 건 전하셨습니다. 허니, 아셔야 합니다. 전하의 앞에서 겨우 이런 말씀 밖 에 드리지 못하는 것은..저를 이렇게 몰아오신 것은 전하셨습니다.
영조 ......
정순 일어나지 마세요..전하.
영조 ......
정순 ..이대로 다신..눈을 뜨지 마세요..
영조 ......
정순, 무섭도록 차갑고 건조한 표정에서 정순, 그렇ㅅ게 영조를 응시하는 모습이..오래도록 비춰지는데..
S#77. 주막. 낮
막선이 술상을 나르고 있는데 사람들이 평상에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남자1 들었나? 주상전하께서 위중하시다는군. 아마 소생하기 어려우실 거라던 데..
막선1 (놀라서)그래요? 그럼 세손저하께서 보위에 오르시는 건가요?
남자2 글쎄..그게 꼭 그렇진 않을 거라던데..
막선 아니, 왜요?
막선, 뭔가..하는 표정으로 보는데..
S#78. 동. 대화실. 낮
박영문, 강두치, 탁지수, 이천, 송연이 있다.
강두치 당분간 궐로 그림이 들어가지 않을 거라니?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나으 리?
박영문 방금 예조에서 기별이 왔는데, 전하께서 위중하시다네..허니 그리들 알고 궐 밖 아문에서 들어온 일부터 처리토록 하게..
송연, 굳어지고..화원들 당혹스러운 얼굴로 웅성거린다.
송연 나으리, 전하의 환우가 많이 위중하신 건가요?
박영문 그건 나도 정확히는 모르겠구나.
이천 (조심스럽다)하지만, 나으리 이런 명은 국..상을 앞두고나 내려지는 것이 아닙니까?(하는데)
탁지수 (풀을 툭 치며)불경스럽게, 자네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겐가?
이천 ..아니..여태껏 그래오지 않았나?
박영문 (흠)괜한 생각들 말게. 평상을 유지하라는 세손저하의 명이 계셨으니 그리 알고 모두 돌아가게.
화완들 돌아서 가고 혼자 남은 송연, 걱정 어린 얼굴인데..
S#79. 궐. 시강원. 밤
산, 채제공과 홍국영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홍국영 저하, 외람된 말씀이오나 이대로 언제가지고 일을 미룰 순 없습니다. 저들 이 움직이기 전에 한시라도 빨리 양위를 하신다는 전하의 의중을 알리셔 야 합니다.
산 ......
채제공 그것은 저 또한 같은 생각입니다 저하.. 마지막까지 저하와 이 나라 종사 를 생각하셨던 전하의 성심을 헤아리신다면..조정이 혼란이 닥치지 전에.. 이 일을 마무리 지으셔야 합니다.
산, 착잡하다. 가만 그러다가...
산 ..알겠네. 내일, 중신들에게 전하의 의중을 공표할 것이니 편전회의를 소 집해 주게.
모두 ...!!...
산, 착잡함이 어려 보는 표정
S#80. 동. 대전. 밤
산, 안타까운 얼굴로 점점 호흡이 가늘어 지는 영조를 지키고 있는데..그런 영조의 손을 잡으며 눈물이 어리는 산. 그런 산의 위로..영조의 회상이 펼쳐진다.
영조 (E)니 아비는, 내게 너를 지켜 달라 부탁했다.
산 ......
영조 (E)나는..그 아이가 못난 제 아비한테.. 마지막으로 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남겨줘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산 (E)전..하..
영조 (E)니 아비의 마지막 청을..그것만큼은 나는 내 남은 모든 것을 걸고..지켜 주고 싶다.
산 ......
영조 (E)임금이 되거라.
산 ...!....
영조 (E)내가 지켜줄 것이다. 알겠느냐? 니 아비의 몫까지, 내가 널 지켜줄 것 이니 니 아비의 간절한 그 마지막 원대로..너는 꼭, 살아남아 성군이 되거 라.
산, 안타까운 마음..가슴이 미어지는 듯한 심정으로 영조를 바라보는데..
S#81. 동. 편전. 아침
최석주, 정후겸, 홍봉한, 홍인한, 홍국영, 채제공을 비롯한 궐 안 중신들이 모두 모여 있다.
S#82. 동. 일각. 아침
산이 굳은 얼굴로 오고 있다.
S#83. 편전. 아침
모두들 모여 있는데 밖에서 ‘세손저하 납시옵니다’ 하는 소리가 들린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서면, 안으로 들어서는 산.
산,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 앉고..모두들 앉는다. 좌중을 응시하는 산. 편전에 긴장이 감도는데..
산 내 오늘 경들을 모두 모이라 한 것은 경들에게 전해야 할 주상전하의 윤 음이 있었기 때문이오.
산의 말에 순간 경직되는 이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그런 표정들인데..
산 어제 아침 주상전하께서 나를 불러 중요한 용단을 내리시고 그 일을 차질 없이 진행하란 하명을 내리셨소. 그 윤음은...(하는데)
바로 그때..
정순 (E)전하의 윤음이라니요?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세손.
순간, 갑작스런 정순의 등장에 놀라는 산. 보면, 다들 당혹해하는데...
보면, 도승지와 함께 들어온 정순, 담담한 얼굴..눈빛을 빛내며 산을 바라보는데..
산 중전마마..!
정순 윤음이라니..그게 무엇입니까? 누구 들은 사람 있습니까?
중신들 ......
세손 ......
정순 (차갑게 바라보며)전하의 윤음이라면 전하께서 직접 내리셔야지요. 전하께 서 아직 살아계신데 대체 세손이 무엇이라고 전하의 어명을 대신한단 말 입니까?
산 (당혹스럽다)지금 대체 무슨 일을 하고 계신 것이옵니까? 이곳은 편전입 니다! 내명부의 수장이신 마마께서 계실 곳이 아니란 걸 모르십니까?
정순 아니요. 이곳에 있어선 안 될 사람은 내가 아니라, 세손이지요. 정녕 세손 이 그걸 모른다 하실 것입니까?
산 ...!!...
산, 대체 무슨 일인가..당혹스럽고 편전안의 신하들 모두 술렁이는데..
정순 (도승지에게)내어놓게.
도승지 (떨리는 얼굴로 교서를 내미는데)
산 ...!....
정순 이걸 기억하십니까? 세손. 이것은 바로 며칠 전 비록 단서가 붙긴 했지만 전하께서 세손을 폐위하겠다고 내리신..교서입니다.
산 ...!!....
다들 ...!!...
정순 설마 잊지는 않으셨겠지요? 주상전하의 뜻은 이것이었습니다, 세손. 여깄 는 중신 모두가 알고 이 나라 만백성이 모두 알고 있는 전하의 마지막 어 명은 바로 세손을 폐위시키겠다는 것이었어요..!
산, 충격어린 얼굴. 보면 정순, 서슬 퍼런 얼굴로 그런 산을 바라보는데..
술렁이는 편전..
산 (낮고 단호한 어투로)그 어명은, 이미 거두어졌습니다. 이제, 전하께선 그 교서를 거두시고 새로이 보위를 양위하실 것이라는 어명을 내리셨습니다.
정순 ....!!....
산, 흔들리지 않는 눈빛으로 정순을 보고. 산의 말에 순간, 편전의 중신들 술렁이는데..
정순 전하께서 이 교서를 거두시고 보위를 양위하실 거라 하셨다구요?
산 (차갑게 바라보며)도승지.
도승지 (떨린다)..예..마마..
정순 전하께서 교서를 거두시고 세손께 보위를 물리실 거란 윤지를 받은 적인 있는가..
산 ...!....
도승지 (당혹스런 얼굴로)..아뢰옵기 황송하오나..소신은 그런 하교를 받자온 적이 없사옵니다.
산 ...!!...
또 다시 술렁이는 이들.
정순 이것이 어찌된 일입니까? 세손. 전하의 어명이라니요? 왕명을 출납하는 도승지가 모르는..전하의 어명이 대체 어디에 있단 말씀입니까?
산 전하께서는 지금 의식을 잃고 계십니다. 해서 지금으로서는 양위 하시겠 다는 전하의 윤음을 확인해 드릴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전하께서 깨어나시 면 사실임이 그대로 드러날 것입니다.
정순 세손! 어찌 그런 참담한 언사로 어명을 빙자하려 드시는 겝니까..!
세손의 그 말을 이 방안의 어느 중신들이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산 (참을 수 없다)그만하십시오, 중전마마..!
무엇이 전하의 의중인지..무엇이 전하께서 내린 어명인지는 전하께서 깨어 나시면, 명백히 밝혀질 것입니다. 허니..이만 물러가십시오. 마마..
정순 닥치시오. 세손..감히 누구더러 물러나란게요..!
산 편전은 마마께서 계실 곳이 아닙니다. 소손으로 하여금 마마를 끌어내게 하지 마십시오.
정순 무엄하오..세손..!!
산 ...중전마마!!
정순, 산의 서슬에도 당당한 얼굴이고 편전의 대신들의 얼굴에는 혼란과 당혹감이 역력한데..보면, 결연한 얼굴로 정순을 응시하는 산의 모습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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