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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산 56

MBC 특별기획드라마

    이 산(李蒜)

                   제 56 부





#1. 궐. 일각. 낮 (55부 엔딩에 이어)

                       홍국영, 어의와 있다.

어의 : 그게 무슨 말씀이시오? 원빈마마의 위임 사실을 알리지 말라니요?
홍국영 : 말씀 드린 대롭니다.
         내 영감께서 그리 해 주실 거라 믿고 있겠습니다.
어의 : 하, 하지만 영감! 그럴 수는 없습니다.
       분명 복중에 용종이 아니 계신데...
       어찌 회임인 척 할 수가 있단 말입니까?
홍국영 : (O.L) 그것은 내가 해결할 것입니다. 영감.
어의 : ....!!....
홍국영 : 모든 것은 내가 책임을 집니다.
         영감껜 어떤 문제도 없을 것이라 내가 약조 해 드리지요.
         허니, 제 말씀을 따라 그리 해 주셨으면 합니다.
어의 : .....!!.....

                       하는데 그 때.

산 : 책임을 진다니...자네가 무엇을 말인가?

                       그 말에 순간, 놀라 멈칫하는 홍국영과 어의.
                       홍국영, 놀라 보면...그 곳에 산이 있는데..
                       보면 산, 굳은 표정으로 홍국영을 보고 있다.

홍국영 : (당혹) 저..전하...!
산 : 자네 이 곳에서 어의와 무슨 얘길 하고 있는 것인가?
홍국영 : ....!!....
산 : 말해 보게.
     내가 지금 들은 그 말이 무슨 뜻인가 말이야.
홍국영 : ....!!....
산 : ........

                       보면 홍국영, 당혹한 얼굴로 어쩔 줄을 모르고..
                       굳어진 채..그런 홍국영을 바라보는 산..
                       보면 홍국영, 어찌 할 바를 모르겠다..

산 : 듣자 하니, 원빈의 회임과 관련된 일인 듯 하던데...
     무엇인가? 무엇인데 자네가 어의한테 책임까지 지겠다며 나서는 게야?
홍국영 : (...!!...다 듣지 못했구나....!)
산 : 홍승지...
홍국영 : (둘러댄다) 그..그것이...
         원빈마마의 탕약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전하.
산 : 탕약...?
홍국영 : 예...다름이 아니오라 중전마마께서 지어주신 탕약에 대해
         어의가 약효를 걱정하길래....
         소신이 아무 탈 없을 것이니 심려 말라던 말을 나누던 중이었습니다.
산 : ....그래?
홍국영 : 예...전..하.
산 : (홍국영과 어의를 가만..보고)
홍국영 : (떨리는데)
어의 : (긴장되고)
산 : (어의에게) 자넨, 이만 물러가보게.
어의 : (눈치 살피며) 예...전하....(물러가면)
산 : 약재와 탕약에 관한 것은 내의원에서 관장할 일이네.
     허니 앞으로 그 일은 어의한테 맡겨 두게.
홍국영 : ....!....하..하오나 전하.
산 : (홍국영을 걱정해서다. 조근조근..차분히)
     지금 원빈의 몸엔 용종이 잉태되어 있네.
     그것이 무슨 일인지 몰라 그러는가?
     이는 나 뿐 아니라, 이 나라 왕실이 참으로 오랜 시간을 기다려 온
     중차대한 일이네.
     헌데 자네가 나섰다가...
     만에 하나 일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찌 되겠는가?
     태중의 용종이 건강히 자라준다면 상관없겠지만...
     자칫 문제라도 생긴다면...
     애꿎은 자네가 화를 당할 수도 있단 말이네.
홍국영 : ....!!....
산 : 허니, 그 일은 내의원 의관들에게 맡겨두도록 하게.
     지금은 왕실의 모든 눈과 귀가 숙창궁에 쏠려있는 때가 아닌가.
     허니, 공연히 나서 책임거릴 만들지 말게.
     난...그 때문에 자네가 다치는 걸 원치 않아.
홍국영 : (자신을 염려해주는 산의 그 마음을 알기에 더욱 착잡하다)
         .....예...전하.....명심하겠사옵니다.
산 : (걱정 어린 따뜻한 눈으로 보고)
홍국영 : (착잡하기 이를 데 없는데)

#2. 원빈 처소 앞. 낮

                     혜경궁, 효의, 이상궁과 김상궁과 나인들 있다.
                     이상궁의 손에 작은 함 하나가 들려 있고,
                     그 뒤에 선, 나인 서너 명의 손에 역시
                     보자기에 싼 큰 함이 들려 있다.

혜경궁 : (이상궁에게) 가져온 것을 숙창궁 상궁들에게 내어주고,
         어찌 써야 할 지 자네가 일러주도록 하게.
이상궁 : 예, 마마.

                     그 때, 안에서 원빈과 최상궁이 급히 나온다.

원빈 : 어마마마!
혜경궁 : (놀라) 원빈, 내 나오지 말라 일렀는데 듣지 못하신 겝니까?
원빈 : 아니옵니다, 어마마마.
       하온데 어마마마....이것들은 다 무엇이옵니까?
혜경궁 : (미소 짓고)
효의 : 어마마마께서 자네에게 하사하시는 것이네.
원빈 : ....!!....예....?

                     원빈, 당혹스런 얼굴로 보는데..

#3. 원빈 처소. 낮

                     원빈, 혜경궁, 효의 있다.
                     이상궁, 서탁 위에 함을 올려놓는다.

혜경궁 : 그만 나가보게.

                     이상궁, '예, 마마.' 하고 나가고. 원빈, 조심스럽게 열어본다.
                     보면, 안에 각종 화려하고 아름다운 노리개와
                     가락지들이 가득 들어 있다.

원빈 : (놀라) 어마마마!
혜경궁 : 얼마 전 청국에 다녀온 동지사를 통해 들여온 것입니다.
         회임을 했을 땐 곱고 귀한 것을 지니고 있으면...
         복중 용종에게도 그 영향이 전해진다 들었으니....
         잘 간직하고 있도록 하세요. 원빈.
원빈 : (난처하지만, 애써 미소 지으며) 망극하옵니다, 어마마마...
효의 : (담담히 보고)
혜경궁 : 헌데, 합궁일로 따지면 회임한 지 두 달이 다 되어가니,
         지금쯤이면 하복(下腹 : 아랫배)이 자주 당기고 아릴 것인데
         어떻습니까? 원빈.
원빈 : (멈칫) 예? (그러다가 얼른) ...예, 마마...
       그렇지 않아도...그로 인해 어의가 들어 살피고 있습니다.
혜경궁 : (확 밝게) 그래요?
         내 일전에 어의가 척맥이 잘 잡히지 않는다 하여 염려했는데,
         원빈의 말을 들으니 틀림없는 회임이 맞는 듯 합니다!
원빈 : (괴롭다)
혜경궁 : 이제 원빈에게 이 나라 종사가 달려 있습니다.
         내 원빈이 건강한 왕자를 생산할 때까지
         곁에서 정성껏 살필 것이니,
         원빈 또한 부디 성심을 다하도록 하세요.
원빈 : (점점 하얗게 질려오고) ...예, 마마....

                     원빈, 애써 미소를 짓는데. 어딘가 불안해 보인다.
                     그런 원빈을 보는 효의의 시선.

#4. 동. 밖. 낮

                     홍국영, 굳은 표정으로 오는데...
                     그 때 안에서 혜경궁과 효의가 나온다.
                     홍국영, 두 사람에게 예를 갖추고.

혜경궁 : 원빈의 처소에 드는 것인가?
홍국영 : 예, 마마...
혜경궁 : 그래...나와 중전이 도탑게 살핀다 하나
         회임을 했을 때는 혈육이 가장 가깝게 느껴지는 법이니
         자네가 자주 들어 원빈을 살펴주도록 하게.
홍국영 : 예, 마마...
혜경궁 : 내 자네한테도 고마운 마음이 크네.
         이대로 용종이 무사히 태어난다면
         주상의 보위가 더욱 굳건해질 것이니,
         자네 덕에, 이제야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듯 하네.
홍국영 : 망극하옵니다, 마마...

                     혜경궁, 따뜻하게 미소 지어 주고.
                     이내 효의와 함께 걸음을 옮긴다.
                     가는 혜경궁을 보는 착잡한 홍국영의 얼굴.

#5. 동. 안. 낮

                     원빈과 홍국영이 있다.
                     원빈, 함의 장신구를 보는데 괴롭다.

원빈 : 이를 어찌 하면 좋습니까? 오라버니.
       어마마마를 생각하면 두렵고 무서운 마음에
       잠도 제대로 잘 수가 없습니다.
홍국영 : (굳은)
원빈 : 이리 정성을 다해 주셨는데, 만약 위임신이라는 걸 아시면
       절 절대 가만두지 않으실 것입니다.
       필시 폐서인시켜 궐 밖으로 내치실 것입니다.(하는데)
홍국영 : (OL) 그 뿐이 아닐 것입니다.
원빈 : ....!!....
홍국영 : 만약 이 사실이 알려진다면,
         왕실을 능멸한 죄로
         마마께서 폐서인 되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 가문 또한 멸문지화를 면키 어려울 것이에요.
원빈 : (사색이 된다) 예에...? 멸문지화라니요?
홍국영 : (굳은) 기군죄(임금을 속인 죄)는 대역으로 다스려지는 일입니다.
         허니, 그보다 더 큰 화가 닥칠 수도 있음을 어찌 모르십니까?
원빈 : (두려움에 순간 울음이 터지고)
       (OL) 허면...어찌 하면 좋습니까? 오라버니.
       정녕 저로 인해 온 집안이 화를 겪어야 하는 것입니까? (흐느끼고)
홍국영 : (답답하다) 이제 아시겠습니까?
         마마께서 얼마나 어리석은 일을 하신건지
         이제 아시겠느냔 말입니다.
원빈 : (애써 눈물을 참고)
홍국영 : (입술을 깨문다) 소신 또한 이 일로 전하께 거짓을 고했습니다.
         허니...이제 달리 방도가 없습니다.
원빈 : ...오라버니....
홍국영 : 어의의 입은 막아 두었으니,
         며칠 내로...용종이 사산되었다는 것을 알리고
         서둘러 이 일을 마무리해야 합니다.
원빈 : 하지만..방도가 있겠습니까? 오라버니..
       처음부터 척맥이 잡히질 않았으니...
       사산됐다는 말을 의심하면 어찌 합니까?
       만약 누군가 의혹이라도 품는다면....(하는데)
홍국영 : (O.L) 그러니, 누구의 의심도 받지 않도록...방법을 찾아야지요..
원빈 : ...!...
홍국영 : 그것은 제가 알아서 할 것입니다.
         허니, 그 후에 마마께선 무슨 수를 써서든...
         서둘러 다시 회임을 하셔야 할 것입니다.
         그것만이 이 불충을 씻는 길입니다, 마마. 아시겠습니까?
원빈 : ....예..오라버니..
홍국영 : .......

#6. 동. 앞. 낮

                      천천히 걸어 나오는 홍국영.
                      이내, 굳은 얼굴로 이를 악무는데.

#7. 동. 안. 낮

                      원빈, 최상궁 있다. 원빈...두려움과 걱정이
                      가득한 얼굴이고.

최상궁 : (걱정 어린) 마마...
원빈 : (애써 마음을 다잡으려는 듯) 괜찮을 것이다..
       오라버니께서 계시니...별 일 없을 것이야...

                      원빈, 진정하려는 듯 치맛자락을 꽉 쥐는데.

#8. 숙위소. 집무실. 낮

                      홍국영, 앉아 있고. 대수가, 들어온다.

대수 : 찾으셨습니까? 영감..
홍국영 : 그래...
         대수 네가 알아 봐 줘야 할 일이 있다.
         강군관과 서군관에게 알리지 말고 은밀히 움직여 줘야겠다...
대수 : 예? 무슨 일인데 그러십니까?
홍국영 : .......

                      대수, 의아한 얼굴로 보고.
                      홍국영, 굳은 얼굴로 생각에 잠긴다.

#9. 동. 일각(원탁 집무실 앞). 낮

                      산이 박상궁 등과 오는데...그 때, 보면...
                      대전 앞으로 강상궁과 정순 처소의 나인들이 보인다.
                      이들, 산을 향해 예를 표하고....
                      산, 무슨 일인가...멈칫하는데..
                      그 때, 남사초...굳은 표정으로...

남사초 : 전하...
산 : 무슨 일인가?
남사초 : 지금 집무실에 대비마마께서 납셔 계시옵니다.
산 : 뭐라구...?
남사초 : (난처하고)
산 : (굳은 표정으로 집무실 쪽을 바라보는데)

#10. 산의 원탁 집무실. 낮

                      정순이 산의 집무실 안을 둘러 보고 있다.
                      그 곳을 살펴 보는..정순의 묘한 시선..
                      그 때 등 뒤에서..

산 : (E) 지금 이 곳에서, 무엇을 하고 계신 것이옵니까? 마마.
정순 : (멈칫, 놀라 본다)
산 : (굳은 표정으로 보는데)
정순 : (이내, 미소 띠며) 어서 오세요. 주상.
       내 주상께서 어찌 정무를 살피고 계신가...
       그것이 궁금하여 집무실에 들렀소.
산 : ...!...
정순 : 이리 주상의 집무실을 보니
       내 참으로 감격스럽고 감회가 깊어요.
       내 마음이 이런데...
       지하에 계신 선 대왕마마께서도 이 모습을 보신다면
       얼마나 주상을 대견해 하시겠소?
산 : ....!....
정순 : (짐짓, 자애로운 눈빛으로 산을 바라보고)
산 : (그런 정순을 굳은 표정으로 응시하고)

                     (시간 경과)

                     산과 정순이 앉아 있다.
                     보면 산, 입가로 기막힌 냉소가 머무는데.

산 : 그래서, 지금 그 말씀이 무슨 뜻입니까?
     좌상 장태우 대감을 창녕으로 돌려 보내라...그 말씀이십니까?
정순 : 그렇소, 주상.
       장태우 대감은 분명 주상의 전정에 걸림돌이 될 것이에요.
       허니, 그 자를 처리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단 말이오.
산 : .........
정순 : 또 그리 된다면, 내 앞으론 어렵지 않게
       노론 중신들의 뜻을 주상께 모아줄 수 있을 것이니...
       주상의 전정에도 큰 보탬이 되지 않겠소?
산 : 소손을 위해...마마께서 노론 중신들의 뜻을 모아 주신다구요?
정순 : (OL) 그렇소, 주상.
       내 이미 말했다시피...나는 주상을 돕기 위해 무엇이든..(하는데)
산 : (O.L) 마마! 그것이 진심이라면 이만 돌아가십시오.
정순 : (멈칫, 보는데)
산 : 이 나라 종사를 위해 마마께서 하셔야 할 것이 있다면...
     그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정순 : ....!!....
산 : .......
정순 : (참는다...일어서며) ...알겠소....그렇다면 도리가 없겠지요.
       내 주상의 성심을 미처 헤아리지 못하고
       걱정되는 마음에..공연한 말들을 한 모양이오...
산 : ......

                     하는데..그 때 밖에서... '전하, 번암대감 입시옵니다.' 한다.
                     산, 보면..안으로 급히 들어오는 채제공.

채제공 : 전하....

                     하고 보면, 안에 정순....채제공, 잠시 머뭇거리는데.

산 : 무슨 일이오?
채제공 : 전하, 큰일났사옵니다.
산 : (보면)
정순 : (보고)
채제공 : 추국을 위해 압송을 하던 민주식 영감이...
         금군들을 쓰러뜨리고 도주를 했다 합니다.
산 : (당혹) 뭐라구요?
채제공 : 지금 별장과 금군들이 내의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합니다.
         속히, 저들을 만나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전하.
산 : ....!!....
정순 : (슬몃, 번지는 냉소. 그리고 담담하게)
       허면 난 이만 돌아가겠소. 주상.
       허나, 장태우 대감이 기어이 화근이 될 거란 내 말은
       잊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에요.(간다)
산 : ....!!....
정순 : ......
산 : ......

#11. 내의원(익위사 집무실 전용). 낮

                     금군 종사관이 누워 있고. 그 곁에 금군별장과 의녀들이..
                     홍국영, 굳은 얼굴로 서 있고....
                     그 때, 산, 채제공과 함께 들어온다.
                     금군별장, 예를 갖추고.

금군 종사관 : (몸을 일으키며) 전하!
산 : (OL) 됐네... 그대로 있게...
     (안타까운 얼굴로 보고는, 별장에게) 상태는 좀 어떤가?
금군별장 : 혼침으로 인해 아직 한 쪽 팔과 다리의
           마비가 풀리지 않고 있다 합니다.
           차도를 좀 더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
산 : (걱정 어린) ...!!...
금군별장 : 송구하옵니다, 전하.
           죄인을 놓친 소신을 부디 용서치 마시옵소서.
산 : (OL) 아닐세...
     그보다 일의 정황을 자세히 말해 보게!
     대체 어찌 된 것인가?

                     금군별장, 망극한 얼굴로 보고.
                     그런 금군별장을 보는 산의 표정...

#12. 산의 원탁 집무실. 낮

                     산과 홍국영, 채제공이 있다.

홍국영 : 민주식 영감을 도주시켰다면...
         이는 장태우 대감의 짓이 분명합니다. 전하.
산 : (OL) 섣불리 단정 짓지 말게.
     좌상 대감은 누구보다 곧은 성정을 지닌 사람이네.
     그런 술수를 쓰는 자가 아니야.
홍국영 : 제 아무리 바른 나무라도...
         굽은 가지 하나쯤은 있는 법입니다. 전하.
         하여 누구든...상황에 몰리면 술수를 쓰게 되어 있사옵니다.
         그것은 장태우 대감이라 해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전하.
산 : (갈등 어리고)
홍국영 : 전하...소신에게 이번 사건에 대한
         전권을 주시겠다 하신 것을 기억하시옵니까?
산 : (보고) 기억하고 있네..
홍국영 : 소신...이 일의 해결은 물론
         다신 이와 같은 일이 자행되지 않도록...
         저들에게 본보기를 보여
         확실한 선례를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옵니다.
채제공 : 본보기라니? 대체 어찌 하려고 그러는 것인가?(하는데)
홍국영 : (O.L. 산에게) 하오니, 전하.
         부디 소신이...어명으로
         그 전권을 쓸 수 있도록 윤허해 주시옵소서..
산 : ......
홍국영 : 전하...
산 : (가만 그러다가) 알겠네.
     자네 뜻이 그렇다면 내 자네를 믿고 맡길 것이네.
     허니 소신껏 일을 처리해보도록 하게..
홍국영 : ....!....
채제공 : ....!....
산 : .......

#13. 장태우의 집. 사랑(사가 방). 낮

                       장태우, 중신들 서너 명이 있다.

중신1 : (장태우에게 서안 하나를 내밀고) 이걸 좀 보십시오, 대감..
        민주식 영감이 도주한 일로
        저희 모두에게 조사를 받으라는 통문이 내려왔습니다.
        어찌 해야 하는 겁니까? 대감.
장태우 : ........

                       장태우, 굳은 얼굴로 서안을 보는데...

#14. 숙위소. 집무실. 낮

                       대수, 강석기, 서장보를 비롯한 숙위소 군관들 모여 있고.
                       그 앞에 홍국영 있다.

홍국영 : 이번 조사는 숙위소에서
         그 전권을 위임받아 시행하는 것이다.
         허니, 일말이라도 연관되어 있는 자들은 모조리 잡아들여
         앞으로 또 이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어떤 꼴을 당하게 될 지...
         저들이 결코 잊지 못하도록
         확실한 본보기를 남겨야 할 것이다.
다들 : ....!....
홍국영 : 어떤 방도를 쓰든 눈 감아 줄 것이며..
         설사 그로 인해 어떤 반발이 있더라도
         개의치 않을 것이다.
         허니, 숙위소가 어떤 곳인지,
         전하께 불충을 저지르는 자들이 어찌 되는 지,
         저들에게 똑똑히 보여줘야 할 것이다!
다들 : 예, 영감...

                       숙위소 군관들, 일사분란하게 한 쪽에 세워두었던
                       병장기들을 챙겨들고 움직이고.
                       그 모습을 굳은 얼굴로 바라보는 홍국영의 시선.

#15. 숙위소. 부근 마당. 낮

                       병장기를 갖춰 든 숙위소 병사들이 삼엄하게
                       경계를 하고 있고.
                       숙위소 군관들이 중신 하나를 양 쪽에서 붙들고 있고.
                       강석기, 서장보가 신검을 하고 있다.
                       중신들, 겁에 질린 얼굴인데.
                       강석기, 신검이 끝나고 군관들에게 눈짓하면
                       군관들, 이들을 끌고 간다.
                       중신들 '어디로 데려 가냐!' 항변하는데. 모두 무시하고.
                       그 때, 장태우가 온다.

장태우 : (매섭다) 대체 이게 무슨 짓인가?
         조정 중신들을 어디로 끌고 가는 게야?
서장보 : (물러서지 않고) 좌상대감께선 통문을 받지 못하셨습니까?
         조사를 위한 것이니 협조해 주십시오.
장태우 : 뭐라? 네 놈이 감히...(하는데)

                       대수가 온다.

대수 : 대감.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장태우 : (보면)
대수 : 홍승지 영감께서 대감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장태우 : ....!!....

#16. 숙위소. 집무실. 낮

                       장태우, 굳은 얼굴로 들어서는데
                       보면, 홍국영, 관모를 벗어 놓은 채
                       의자에 다소 불량한 자세로 앉아 서안을 살피고 있다.
                       장태우, 그 꼴을 보고 기가 막히는데

장태우 : 이보게, 홍승지!
홍국영 : (예도 갖추지 않고, 눈길도 안 준 채)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대감.
         이 서안만 살피면 끝나니, 우선 앉아 계십시오.
장태우 : (노기 어린) 자네, 이게 지금 무슨 방자한 짓인가?
홍국영 : (그제야 보고, 담담히) 지금은 제가 분주해 그런 것이니
         잠시 기다리시라 말씀드리지(하는데)
장태우 : (OL) 네 놈이 나를 능멸하려는 것이 아니면
         어찌 그런 꼴로 나를 맞을 수 있는 것이냐!
         썩 의관을 정제하고 예를 갖추지 못하겠느냐!
홍국영 : (옅은 한숨을 내쉬고는 보던 서안을 덮는다)
         대감께서 아무래도 뭔갈 크게 착각하고 계신 듯 합니다.
장태우 : (보고)
홍국영 : 대감께선 지금 조사를 받으러 이 자리에 오신 것입니다.
         허니 그리 짱짱히 소리 지를 처지가 아니란 말입니다.
장태우 : ....!....
홍국영 : 허니, 공연한 고초를 겪고 싶지 않으시거든
         이제부터 제가 묻는 말에
         잘 생각하고 대답하셔야 할 것입니다.
장태우 : (냉소 어린) 내게 물을 것이라니...
         혹, 민주식 영감에 대한 것인가?
홍국영 : (보면)
장태우 : 나는 그 일이라면 아는 바가 없지만..
         그렇다 해도 나를 조사하겠다면 얼마든 그리 하게!
         허나, 대신 밖에 있는 저들은 모두 돌려 보내게.
         저들까지 모두 잡아들일 까닭이 없지 않은가?
홍국영 : (OL) 그럴 순 없지요, 대감.
         겨우 저들을 단속할 기횔 손에 넣었는데..
         제가 왜 저들을 놓아준단 말입니까?
장태우 : ...홍승지..! (하는데)
홍국영 : (OL) 밖의 중신들을 보고도 눈치를 못 채셨습니까? 대감.
         밖에 불려 온 저들은...
         모두 일전에 대감의 뜻을 따라 등청을 거부했던 자들입니다.
장태우 : ....!!....
홍국영 : 하여, 전 오히려 일을 이리 벌려주신 대감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대감 덕분에 저들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 줄
         기회를 잡게 되었으니 말입니다...(하고)
         임금의 명에 맞서면 어찌 되는 지...
         아마 이번에 모두들..똑똑히 알게 되실 것입니다.
장태우 : (냉소 어린) ..그런가?
         헌데, 어찌 내 보기엔 어명이 아니라
         숙위소 대장 홍국영이한테 맞선 본보기를 보이려는 듯 하군.
홍국영 : (피식, 냉소..그리고는) 편한 쪽으로 생각하십시오...
         대감이 어찌 생각하시든
         소인의 손으로 어명의 지엄함과, 신하의 바른 도리를
         뼛속 깊이 새겨드릴 것이니 말입니다.
장태우 : ....!!....
홍국영 : (서늘한 시선)

#17. 동. 국문실(규장각 소회의실 전용). 낮

                       벽에 고신 기구들이 가득 걸려 있고.
                       놓여있는 큰 서탁 주변에 중신 서너 명이 초췌한 얼굴로
                       의자에 앉아 있다. 그 곁에 대수 있고..
                       그 때, 안으로 서장보, 강석기, 중신1을 끌고 온다.
                       중신1, 갇혀 있는 중신들을 보고는 분에 찬 얼굴로 보며.

중신1 : (저항한다) 대체 이게 뭐하는 짓이냐?
        홍승지 그 놈의 명이더냐?
        하여 네 놈들이 감히 이런 발칙한 짓을 하는 것이야?
서장보 : (확 멱살을 잡고) 그만 닥치십시오, 대감.
중신1 : 뭐...뭐? 이 놈이(하는데)
서장보 : (OL) 저흰 지금 어명을 수행하는 중이니
         또 한 번 이리 나서신다면
         어명을 거역한 죄까지 더해질 것입니다.
중신1 : ....!....
서장보 : (다른 죄인들 들으라는 듯) 허니, 조용히 끝내고 싶으시면
         조사가 끝날 때까지 묻는 말에만 고분고분 대답하시는 게
         좋을 것입니다!

                       중신들 모두 겁에 질린 얼굴이다.
                       그 위로. '전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하는 소리 들린다.

#18. 편전. 낮

                       산을 비롯한 장태우, 최석주, 채제공 등 중신들 자리해 있다.

산 : 통촉하라니...대체 무엇을 말이오?
장태우 : 전하...지금 홍승지가 지나친 횡포로
         조정 중신들을 탄압하고 있사옵니다.
         이는 민주식 영감의 일을 빌미삼아
         조정 중신들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옵니다.
산 : 재미있군요. 바로 얼마 전 경들은..
     노론 중신들을 피습한 자들을 잡아들이고,
     이를 철저히 규명하라 내게 주청을 했소.
     뿐이오..?
     모두 과인에게 몰려 와 한 목소리로..
     홍승지를 엄히 고신해야 한다고도 했소.
     헌데....이제 와 홍승지가 그 일의 진상을 규명하려 드니..
     그것이 지나치다는 것이오?
장태우 : ....!!....
산 : 경들의 말대로라면,
     무고한 자를 고변하는 것은 이치에 맞는 것이고
     명백한 죄를 규명하려는 것은 탄압이고 전횡이란 것이오?
장태우 : 전하....(하는데)
산 : (OL) 죄가 없다면 밝혀질 터..모두 조사를 받도록 하시오.
다들 : ...!!...
산 : 숙위소 대장 홍승지가 하고 있는 것은..
     모두 어명인 내 뜻을 따라 행하고 있는 것이오.
     허니, 이에 따르지 않는 것은
     모두 죄인과 동조하는 것으로 간주하여
     엄히 다스려질 것이니...모두들 그리 아시오. 아시겠소?
장태우 : ......!......

                       중신들, 당혹스러운 시선으로 산을 보고.
                       산, 단호한 얼굴로 그런 대신들을 보고.
                       지켜보는 채제공, 조금 걱정이 어리는데.

#19. 정순 처소 앞. 낮

                       강상궁과 나인들 있고.

#20. 동. 안. 낮

                       정순, 최석주와 있다.
                       두 사람, 찻상을 놓고 마주 앉아 있다.

최석주 : 이 일을 그냥 두고만 보실 작정이십니까? 마마.
정순 : (차를 마시고)
최석주 : 마마(하는데)
정순 : (찻잔을 내려놓고) 그냥 두세요, 이판.
       홍국영이 더 날뛰도록...내버려 두시란 말입니다.
최석주 : (보고)
정순 : 그리 해서 홍승지가 장태우 대감을 조이는 것도 나쁘진 않고...
       중신들이 홍국영에게 등을 돌리는 것도, 또한 나쁘지 않습니다.
       어느 쪽이든....우리가 잃을 것이 없지 않습니까?
최석주 : ....!....
정순 : 그보다...이른 일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최석주 : 차질 없이 처리해 두었습니다. 마마.
정순 : ......

                       정순, 가만 찻잔을 만지며 서늘한 눈빛을 빛내고.
                       그런 정순을 바라보는 최석주의 시선.

#21. 도성. 어느 사가. 마당. 밤

                       어느 외딴 곳 사가.
                       무장한 사병 대여섯 명이 경계를 하고 있다.

#22. 동. 방 안(서원 원장 방 전용). 밤

                       민주식이 혼자 앉아 있다. 두려운 얼굴인데...
                       그 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민주식, 놀라 보면. 안으로 최석주가 들어온다.

민주식 : (놀라) 대..대감..!
최석주 : .......

                       (시간 경과)

민주식 :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대감?
         저를 구해준 것이 대비마마시라니요?
최석주 : 마마께선 자네가 이번 일로 이리 희생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셨네.
민주식 : ....!!....
최석주 : 큰 일을 할 사람이 그리 내쳐져선 안 된다는 것이지.
         허나....장태우 대감은 그런 자넬
         보듬어 주실 그릇이 안 되니, 마마께서 나서신 것이네.
민주식 : 대감...!
최석주 : 지금은 좀 힘들겠지만
         마마께서 계시니, 어찌됐건 목숨을 보전하고 있다면
         언젠간 다시 궐에 돌아올 기회도 생기겠지.
민주식 : ...!!...
최석주 : 마마께선 자네의 대답을 듣고 싶어 하시네..
         허니 어떤가? 내 돌아가 마마께
         자네의 충심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란
         답을 드려도 되겠는가?
민주식 : ....!!....

                       최석주, 노회한 눈빛을 빛내며 바라보고.
                       그런 최석주를 당혹스러운 얼굴로 보는 민주식.

#23. 정순 처소 안. 밤

                       정순, 앉아 있다. 가만 서책을 넘겨보는데.
                       그러다, 이내 서책을 덮는다.
                       그 위로.

산 (소리E) : 이 나라 종사를 위해 마마께서 하셔야 할 것이 있다면...
             그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정순, 서늘한 눈빛을 빛낸다.
                       그 위로.

정순 (마음의 소리E.) : 그럴 순 없지요, 주상.
                       그러자면, 무엇 때문에 내가 그리 애를 써
                       가정당에서 나왔겠습니까?

                       정순, 의미심장한 얼굴로 입가로 냉소가 번지고..

#24. 산의 원탁 집무실. 밤

                       산, 채제공 있다.
                       산, 상소문에 수결을 하면, 채제공, 이를 챙긴다.

산 : (마지막 상소문에 수결을 하고)
     오늘 살펴야 할 상소문은 이것이 전부입니까?
채제공 : 예, 전하...
산 : (상소문 내밀고) 허면 어서 승정원에 내려
     이를 처결토록 하십시오.
채제공 : (상소문을 받아 들고) 예, 전하...

                       헌데, 채제공...일어나지 않고 조금 머뭇하고.
                       산, 조금 의아한 얼굴로 본다.

산 : 무슨 할 말이라도 있으십니까?
채제공 : (조금 망설이고)
산 : 무엇입니까? 대감. 말씀해보세요.
채제공 : (조심스럽다) 전하...
         이번 조사를 홍승지에게 맡겨 두실 것이옵니까?
산 : 그게 무슨 말입니까? 대감.
채제공 : 소신이 알아보니 홍승지의 방도에
         지나침이 많은 듯 하옵니다.
         자칫 이로 인해 화가 미칠 수도 있으니
         전하께서 불러 살피시는 것이 좋을 듯 하옵니다.
산 : (OL) 아닙니다, 대감.
     나는 이번 일을 그저 지켜 볼 것입니다.
채제공 : 하오나, 전하(하는데)
산 : (OL) 홍승지는, 이제껏 가장 가까운 곳에서
     나를 보필해 온 신하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앞으로도 결코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대감께서도, 홍승지만큼 재주와 큰 배포를 가진 자를
     보지 못했다 그리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채제공 : .............
산 : 홍승지에게 힘과 권력이
     주어지는 것은 이제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허니, 지금부턴 그 힘을 스스로 어찌 사용해야 할 지...
     홍승지는 그 방도를 배워 나가야 할 것입니다.
채제공 : .....!!.....
산 : 놀라울만큼 영민하지만....
     스스로 그 영민함에 발목을 잡히기도 하는 것이
     홍승지지요...
     하여, 분명 실수가 있을 것입니다.
     허나...설사 그리 된다 해도 홍승지가 그 실수를 딛고,
     배우는 것이 있을 거라 믿기에...
     나는 그 시간들을 기다려 줄 작정입니다. 대감.
채제공 : 전하..!
산 : .........

                      산, 깊은 눈으로 채제공을 바라보는데....

#25. 기방. 마당. 밤

                      중신1,2를 비롯한 신하들, 초조한 얼굴로 서 있고.
                      그 때, 홍국영, 집사의 안내를 받으며 안으로 들어선다.

집사 : 한 시각 전부터 기다리고 계십니다. 영감.
홍국영 : ...음.

                      다가와 중신들 앞에 선다.
                      중신들, 홍국영을 보고 얼른 다가와 머리를 숙여 맞는다.
                      홍국영, 그런 이들을 보고 슬몃, 냉소가 번진다.

홍국영 : 허허...이 무슨 망극한 거동이십니까?
         어찌 대감들께서 제게 고개를 숙이십니까?
중신1 : 우리가 공연한 사람에게 그리 하겠는가?
        할 만 해서 그리 한 것이니 마음 쓰지 말게.
홍국영 : (냉소 어린)
중신2 : 자, 자....이리 있을 것이 아니라 어서 들어가세..

                      신하들, 홍국영을 이끌고.
                      홍국영, 그런 이들을 담담히 보고는 안으로 들어간다.

#26. 동. 기방 안(사가 방 오른쪽). 밤

                      중신1, 홍국영에게 술을 따라 주고.
                      홍국영, 한 손으로 술잔을 들어 받는다.

중신1 : 우린 자네가 혹 걸음을 안하면 어쩌나 염려했는데...
        이리 와 줘서 고맙네.
홍국영 : (술잔을 내려 놓고) 청을 하신 연유부터 말씀하시지요.
중신1 : (멈칫, 술병을 내려 놓고 애써 웃으며)
        자네 거침없는 성정은 알아줘야겠구만...
홍국영 : (보고)
중신1 : 우리가 자넬 보자 한 까닭이 무엇이겠는가?
        이번 조사 때문이 아니겠는가?
홍국영 : (냉소가 스치고)
중신2 : 홍승지...규장각 관원들의 일은 물론
        민주식 그 자가 도주한 것까지
        우린 정말 아무 연관이 없네...
홍국영 : (보고)
중신1 : 맞네... 제발 우리의 무고를 믿어 주게, 홍승지.
홍국영 : 글쎄요.. 허면, 그리 믿을 수 있게
         먼저 행동을 하셔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다들 : ....!!....
홍국영 : 제가 대감들을 믿게 하고 싶으시거든,
         이런 술 몇 잔으로 제 입을 막으려 마시고
         앞으론 대감들의 가벼운 입부터 단속하시지요.
중신1 : (당혹) ...뭐어...?
다들 : (당혹하고 불쾌해하는데)
홍국영 : 지금껏 해 오신대로,
         전하의 경장을 막아 세우고
         전하의 전정에 누를 끼친다면
         제가 어찌 대감들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다들 : ...!!...
홍국영 : 허니, 정녕 제 믿음을 얻고 싶으시다면..
         앞으론 편전에서 그 입들을 함부로 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제 말 뜻을 아시겠습니까?
다들 : ....!!....

                    홍국영, 서늘한 얼굴로 보다가
                    이내 술잔을 들어 마신다.

#27. 음담의 집. 외경. 낮

                    고요한 음담의 집 위로.

음담 (소리) : 그게 아니라니까 그러네!!

#28. 동. 방 안(주막 봉놋방). 낮

                    음담과 이천, 탁지수가 종이를 펼쳐 놓고 춘화 수업 중이다.
                    음담, 이천이 그린 그림을 보며.

음담 : (이천의 머리를 때리며) 이건 농염이 아니라 천박이라고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겠냐? 이 돌대가리야!
이천 : (OL) 하지만, 스승님...(하는데)
음담 : (OL) 춘화의 생명은 은밀과 농염이야.
       네 그림처럼 어깰 이렇게 정면으로 할 게 아니라
       (포즈를 취하며) 이렇게 살짝 등진 채로 시선만 은근히
       돌아봐 줘야 사내들의 춘심이 자극된다 그 말이야!
       봐라! 얼마나 농염하냐?
탁지수 : (난처하다)
이천 : 스승님...
       그래도 일단 한 쪽 어깨라도 돌려 세워줘야 하지 않을까요?
음담 : 뭐어?
이천 : 더욱이 제 자센 그간 숱한 도성 사내들을 흥분시켰던
       바로 그 자셉니다.
       한 쪽 어깨만 뒤로 살짝 빼면서 고개를 지긋하게 떨궈주는 게...(하는데)
음담 : (이천의 머리를 치며.OL)
       그런 걸 보고 어느 넋 나간 놈이 코피를 흘리겠냐?!

                    하며 두 사람..뭐가 더 농염한지 격론을 펼치는데...
                    그 때. 한 쪽에서 부끄럽게 이야기를 듣고 있던 탁지수.

탁지수 : 저어..스승님.
음담 : 뭐야?
탁지수 : (부끄럽게 자세를 취해 보며) 이건 어떨까요?

                    보면, 이천의 포즈와 비슷하지만.
                    뒤 쪽 팔을 앞으로 짚어 가슴 쪽을 강조하고 있다.
                    음담, 멈칫 보고.
                    탁지수, 어색하고 부끄러운 듯 보는데.

이천 : 그거나 내 꺼나 똑같지 않은가?(하는데)
음담 : (OL) 바로 그거다!
       그리 팔을 앞으로 내놓으면
       강조해야 될 곳도 강조되고, 더욱 농염하겠구나!
이천 : 예에..?
탁지수 : 저, 정말입니까?
음담 :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래.. 날이 갈수록 일취월장이로구나..
탁지수 : (강아지처럼..좋다) 감사합니다, 스승님...

                    음담, 그럴 줄 알았다는 얼굴로 웃고.
                    탁지수, 아직 부끄럽지만 그래도 칭찬에 기쁜 듯 미소 짓는다.
                    그런 탁지수를 보는 이천, 못마땅한 얼굴인데.

#29. 도화서. 대화실. 낮

                    송연, 도화서 일각에 걸려 있는 매화 그림을 보고 있다.
                    송연, 가만 생각에 잠기는데.
                    그 때, 안으로 급히 초비가 들어온다.

초비 : 송연아, 큰일났어!
       지금 당장 궐에 들어가야 될 거 같애...
송연 : 왜요?
초비 : 원빈마마께서 병풍도 왜 안 올리냐고 난리도 아니래?
송연 : 하지만, 그건 이 달 스물 닷새까지 끝내면 된다 하셨잖아요?
초비 : 그러니까 내 말이....
       천천히 하라고 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안 올린다고 난리니...
송연 : .......

#30. 혜경궁 처소. 낮

                    혜경궁과 효의가 있다.

효의 : 원빈 처소에 애초탕(艾醋湯 : 약쑥을 달인 것. 임신을 진단하는 방도)
       을 들이셨다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어마마마.
혜경궁 : 원래 왕가의 회임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법입니다.
         하여 어의의 진맥 후에도 따로 애초탕을 들여...
         회임을 재확인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헌데 알아보니 이를 하지 않았다길래..
         내의녀에게 일러 낮에 탕약을 들이라 했습니다.
효의 : ........
혜경궁 : 애초탕을 마시면 복중 태아에게는 무탈하나
         반나절 복통이 심할 것이니...
         중전이 가서..용태를 살피고 불편한 것이 없나 살펴주세요.
효의 : 예, 어마마마...

#31. 원빈 처소. 낮

                    원빈, 있는데...효의와 김상궁이 들어온다.
                    원빈, 일어나 예를 갖춘다.

효의 : 앉게...
원빈 : (보고)
효의 : 그래, 몸은 좀 어떤가?
       배앓이가 심해 고생하진 않았는가?
원빈 : (의아하다) 배앓이라니요? 마마.
       소첩..그런 일은 없었사옵니다.
효의 : (의아) ..그래...?
       오늘 낮에 애초탕을 들지 않은 것인가?
원빈 : 예...? 애초탕..이라니요?
효의 : 한 시각 전에, 내의녀가 탕약을 전하지 않았는가?
원빈 : 소첩, 잠시 오수에 들어
       내의녀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마마.
       헌데 대체 무슨 탕약이기에 그리 하시는 것이옵니까?
효의 : 그 탕약은 회임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네...
원빈 : (....!!....) 예...?!
효의 : 어찌 그리 놀라는 것인가?
원빈 : (당혹감 어린. 발끈해서) 회임...여부를 다시 확인하시다니요? 마마.
       어찌 그런 일을 하신 것입니까?
       혹, 제가...거짓으로 회임을 아뢴 것이라
       의심이라도 하시는 것이옵니까?
효의 : (당혹OL) 의심이라니..당치 않네.
       이는 관례로 왕가의 법통이니 한 것 뿐이네..
원빈 : ....!!....
효의 : 헌데 정말 배앓이가 없었는가?
       내가 알기론...(하는데)
원빈 : (O.L) 아니옵니다, 마마... 있었사옵니다. 애초탕인지... 확실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아무튼 탕약을 먹긴 먹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배앓이도 있었사옵니다.
효의 : ...??
원빈 : ...소첩....행여 마마께서 염려하실까봐..
       ...말씀드리지 않은 것이옵니다.
효의 : 그래..?
원빈 : 예, 마마.
효의 : 공연한 사람이로군.
       어찌 그런 사소한 일로 거짓을 아뢰는가?
원빈 : 송구하옵니다. 마마.
효의 : 김상궁... 가져온 매실즙을 내 주게.
김상궁 : 예, 마마...

                     김상궁, 보자기를 풀어 매실즙을 효의에게 내밀고.
                     효의, 이를 작은 컵에 따른다.

효의 : 매실은 임산부에게 아주 좋은 과실이네. 들게...
원빈 : ...

                     그런 효의를 바라보는 원빈, 애써 당혹감을 감추는데.

#32. 동. 밖. 낮

                     효의, 김상궁 나온다.

김상궁 : 배가 안 아팠댔다가, 아팠댔다가...
         누구 놀리는 것도 아니고.....
효의 : ......
김상궁 : 근데 마마..의심하는 거냐면서 발끈하는 게
         아무래도 좀 이상한 듯 합니다.
         마마께서 달리 말씀도 없으셨는데,
         다짜고짜 그리 나오는 게(하는데)
효의 : (OL) 그만 하게.
       회임을 하면 공연한 일에도 날이 선다 들었네.
       더욱이 원빈은 예민한 사람이니 더 그럴 것이네...

                     김상궁, 그런가 하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데.
                     효의, 문득 원빈 처소를 본다.
                     어딘가 모르게 조금 복잡해지는 얼굴.

#33. 원빈 처소. 낮

                     원빈, 최상궁 있다.

원빈 : 내의녀가 다녀간 것을 어찌 말하지 않은 것이냐?
최상궁 : (OL) 송구합니다, 마마.
         소인, 그런 탕약인 줄도 모르고...마마께서 기침을 하지 않으시어
         나중에 드리려고 그냥 놔 두었는데..(하는데)
원빈 : (OL) 이번 일은 이리 넘어갔으나
       중전이 어찌 나올 지 모르는 일이다.
       허니 당장 오라버니께 일을 서두르시라 전하거라..
최상궁 : 예, 마마...

                     최상궁, 자리에서 일어나고.
                     원빈, 초조한 얼굴로 입술을 깨무는데.

#34. 궐. 일각(규장각 제조 집무실 전용). 낮

                     일각. 송연, 그림 그리는 곳.
                     보면 송연과 초비가 병풍도를 마무리하고 있는데..
                     그 때, 들어오던 원빈. 그런 송연을 보고.

원빈 : 병풍도를 시작한 것이 언젠데..
       어찌 아직도 그대로냐?

                     원빈의 서슬에...놀라 예를 표하는 송연과 초비.

초비 : 송구하옵니다, 마마..
       저희는 다만...이 달까지만 끝내면 될 거라 하셔서....
원빈 : (OL) 닥쳐라! (하고 송연 들으라는 듯)
       도화서 것들은 다 이 모양이냐?
       보아하니 너 뿐 아니라 같이 다니는 것까지 방자하구나.
송연 : 송구합니다...마마....
원빈 : (못마땅하게 보고)
송연 : ........

                     그 때, 한 쪽에서 다른 나인이 탕약을 가져온다.

나인 : 마마...탕약을 드실 시간이옵니다.
원빈 : 탕약이라니? 그거라면 아까 마시지 않았는가?
최상궁 : 이건, 홍승지 영감께서 사가에서 특별히 올리신
         익모초 달인 물이옵니다. 마마.
원빈 : 오라버니께서?
송연 : (보는 시선)
최상궁 : 예... 절대 거르지 말고 매일 다섯 번씩 드셔야 한다고
         신신당부 하셨습니다.
원빈 : (휴...) 알겠다....가서 마시겠다...

                     원빈 가고...송연, 그 모습 보는데....

초비 : (붓을 내동댕이치며) 아, 나 진짜....
       나보다 더 까탈스러운 건 살다 살다 처음 보네...
송연 : ........

#35. 궐. 내의원. 마당. 일각. 낮

                     어의가 의관, 의녀들과 약 처방문을 들고
                     탕약을 살피고 있다.
                     보면, 한 쪽에서 그런 어의의 일거수일투족을 몰래
                     살피는 달호. 달호, 들키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이고.

#36. 동. 일각. 낮

                     달호, 대수와 이야기한다.

달호 : 네가 말한대로 어의영감 뒤를 은밀히 살펴 봤다.
       (손에 든 서찰을 건네며)
       이게 요 며칠 어의영감께서 궐 안팎에서 만난 자들의 명단이다.
대수 : (받으며) 애썼어. 삼촌.
달호 : (의아한) 근데, 홍승지 영감께선 왜 이런 걸 시키신대냐?
대수 : 모르지.....아마, 원빈마마 안위 때문 아니겠어?
달호 : (끄덕끄덕OL) 하긴...용종을 잉태하고 계시니 조심해 나쁠 건 없지.
대수 : ......

#37. 숙위소. 집무실. 낮

                     대수, 홍국영과 있다.

대수 : 그리고 말씀하신 대로 어의영감의 뒷조사도 해 봤습니다.
       몇 가지 뒤가 구린 것들이 있었습니다. 영감.
홍국영 : 그래?...애썼다.
대수 : (의아한) 근데, 나으리...왜 어의영감의 뒤를 캐시는 겁니까?
       혹, 그 자가 원빈마마의 안위를 위협하는 것입니까..
홍국영 : 아니다...
대수 : 허면...무엇 때문에..(하는데)
홍국영 : (O.L) 이 일은, 이제 그만 잊어버려라.
         누구한테도....네가 알아본 것에 대해선 함구하고.
대수 : ....!....
홍국영 : .......
대수 : ...예...영감...
홍국영 : (굳은 얼굴로 대수가 준 것을 보고)

#38. 일각. 낮

                     홍국영, 최상궁과 만나고 있다.
                     품에서 서찰을 꺼내 은밀히 최상궁에게 건네는데...

홍국영 : 마마께 긴히 전하게..
         그리고, 반드시 이대로 하시라 말씀 드리게. 알겠는가?
최상궁 : 예, 영감...(한 쪽으로 서둘러 가고)
홍국영 : ......

#39. 도화서. 마당. 낮

                     박영문, 강두치를 비롯해 이천, 탁지수 및 송연, 초비,
                     미수, 시비, 네모, 세모, 화원1 등 화원들과 다모들이 모두 모여 있다.

박영문 : 오늘은 원빈마마의 탄신 진연이 열리는 날일세.
         모두 알겠지만...용종을 회임하신 만큼..
         진연에 각별히 만전을 기하라는 하명이 계셨다 들었네.
         허니, 모두들 한 치의 실수도 없어야 할 것이네..
강두치 : 그럼, 각자 맡은 일을 일러줄 것이니
         실수 없이 준비하도록 하게...

                     다들, 긴장 어려 보는데....

#40. 원빈 처소 앞. 낮

                     산이 홍국영과 함께 원빈 처소 쪽으로 오고 있고..
                     최상궁과 나인들, 예를 갖추며 맞이하는데...
                     때마침, 안에서 화사한 차림으로 나오는 원빈...
                     원빈, 산을 보고 놀란다.

원빈 : 전하...?
산 : (미소 지어 보인다)
원빈 : 신첩의 처소에까진 어인 일이시옵니까?
산 : 내 원빈과 함께 진연장에 가려고 들렀소.
원빈 : (감격이 번진다) 전하.....
산 : 내 그간 격무가 바빠 원빈한테 많이 소홀했던 것 같소.
     오늘은 좋은 날이니만큼 마음껏 즐기시오.
     그것이 복중 용종에게도 좋을 것이오.
원빈 : 망극하옵니다. 전하..
산 : (미소 짓고)
홍국영 : (착잡한 표정)

#41. 진연장. 낮

                     풍악이 울리고...진연이 시작된다.
                     탑전에 산이 있고 그 옆으로 효의..원빈이 있고..
                     한 쪽에서...혜경궁이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는데...
                     보면, 한 쪽에 자리 잡고 그것을 그리고 있는 송연.
                     송연, 보면...시선에...원빈을 향해 미소 지어 보이는 산.
                     송연..그 모습이 아릿하게 아픈데...
                     그런 송연의 위로....
                     자신한테 편하게 동무로 대하겠다 하던 산의 모습이
                     떠오르고...그런 송연의 위로 다시..

음담 (소리.E) : 그런다고 마음이 채워지겠냐?

                     자신이 그리는 의궤를 내려다보는 송연...
                     마음이 아릿하다.

음담 (소리.E) : 술잔은 술로 채워야 하듯이...
                사람 마음은 마음으로 채워야지...
                네 텅 빈 마음이 이깟 그림들로 채워지겠냐, 그 말이지...

                     의궤를 내려다보는 송연.
                     그 안으로 산과 원빈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바라보는 송연의 눈에 저도 모르게 아픈 눈물이 맺혀오는데..
                     그 때, 다른 쪽..문득 고개를 돌리는 산.
                     멀리 송연을 보고..역시 마음이 착잡해진다.
                     산, 멍하니..송연을 가슴 아프게 바라보는데...
                     그 때, 한 쪽...홍국영과 시선을 교환하는 원빈.
                     그리고 이내...원빈...뭔가 결심한 듯한 얼굴인데...
                     순간...원빈, 최상궁을 보고..
                     이어 원빈...아악...비명을 지르며 배를 움켜잡는데...!!
                     순간, 무슨 일인가..놀라 보는 사람들의 시선.
                     그 때, 최상궁..재빨리 손을 아래로 넣어 원빈의 치마 밑에
                     뭔가를 터뜨리고...
                     아악....비명을 내지르며 고통스러워 하는 원빈의 모습.

산 : (당혹한) 원빈, 원빈!! 어찌 된 일이오?
원빈 : (아악..신음을 하고)
최상궁 : (놀라 당혹한 척) 전하..!! 마마께서 하혈을 하십니다!!
산 : (경악한) 뭐어..?

                     그 말에 보면 원빈의 치마 밑으로 붉게 번지는 피.
                     보면 그 옆의 효의와 혜경궁도 경악한 얼굴이 되는데..
                     송연을 비롯한 진연장의 모든 이들도...당혹해 바라보는데.

혜경궁 : 원빈...!!
산 : 여봐라! 당장 원빈을 처소로 모셔라!
     뭣 하느냐? 어서 원빈을 처소로 모시고, 어의를 데려오너라..!!

                     그 말에...상궁들..원빈을 둘러업고..
                     보면,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되는 진연장.
                     원빈, 최상궁과 나인들에게 업혀 가고..
                     그런 원빈을 보는 모두의 얼굴에 충격과 경악이 번진다.
                     보면, 자리 아래..붉게 번진 핏자국을 보고
                     놀라움과 걱정으로 어쩔 줄 모르는 산.

#42. 원빈 처소 앞. 낮

                     내의녀와 의관들이 분주히 오가고..
                     이상궁, 김상궁 등 걱정 어려 초조히 있는데..

#43. 궐. 일각. 낮

                     남사초가 당혹한 얼굴로 급히 간다.

#44. 산의 원탁 집무실. 낮

                     산, 초조하게 서성이고 있는데...
                     이 때, 남사초가 '전하!' 하며 급히 들어오고..

산 : (다급한) 그래, 어찌 되었는가?
남사초 : 지금 숙창궁에 어의가 들어 진맥을 하고 있사옵니다.
산 : 아무래도 안 되겠네...
     내 직접 원빈의 처소로 가 봐야겠어..!
남사초 : ...!...

#45. 원빈 처소. 낮

                     혜경궁과 효의, 두렵고 걱정스런 얼굴로 있고...
                     보면, 누워 있는 원빈을 떨리는 얼굴로 진맥하는 어의.
                     어의 곁엔 의녀들이 있는데...

혜경궁 : (두려운) ....어떤가?
         원빈과 복중 용종은 무탈한가?
어의 : (두렵고 곤혹스런 표정)
혜경궁 : ...!...
효의 : (걱정 어린) 이보시게, 왜 아무 말이 없는가?
       어마마마께서 하문하시질 않는가?
어의 : (엎드리며) 마마, 소신을 죽여주시오소서.
혜경궁 : ...!!...
효의 : ....!....
혜경궁 : (떨린다) ..주..죽여달라니..그게 무슨 소린가?
         어서 말을 해 보게...어서...
어의 : ..복중의 용종이.....사산된 듯 하옵니다. 마마.
혜경궁 : 뭐어...?
효의 : ...!!...

                     순간, 혜경궁과 효의..경악한 표정인데..

혜경궁 : 자네..지금 뭐라 했는가? 용종이 사산되다니....!!
어의 : (조아리며) 마마...
혜경궁 : (안 된다...!!) 사산이라니?
         그럴 리 없네...! 그럴 순 없어!!...어떻게 이런 일이...

                     하는 순간..혜경궁, 그대로 정신이 나가려는 듯..휘청하는데

효의 : (놀라) 어마마마...!!
혜경궁 : ......
효의 : 뭣들 하는가..어서 어마마마를 뫼시게..!!
       어마마마..정신 차리시오소서..어마마마. 어마마마.
혜경궁 : .......

#46. 원빈 처소 앞. 낮

                     산, 다급한 얼굴로 남사초와 오는데..
                     걱정 어린 얼굴로 예를 표하는 이상궁, 김상궁, 최상궁.
                     이 때..안에서 '혜경궁마마!' '어마마마!' 하는 소리 들리고.
                     산, 멈칫..!!....놀라 보는데...
                     그 때, 안에서 당혹한 얼굴로 급히 나오는 어의.

어의 : (상궁, 나인들에게) 어서 내의원에 기별해 의관들을 불러오게.
       (하다가, 산을 보고) 전하...
산 : (의아한) 어찌 된 것인가? 대체 무슨 일인데 이러는가?
어의 : (당혹한)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전하...
       혜경궁마마께서 혼절을 하셨습니다.
산 : 뭐어...? 어마마마께서 혼절을 하셨다고?
     대체...무슨 까닭인가?
     (그러다) ..혹.....복중의 용종을 잃은 것인가?
어의 : (두려운) ...망극하옵니다. 전하!
       소신을...죽여주시옵소서!
산 : ....!!....
남사초 : ....!!....

                     산, 어찌 이럴 수가...참담함에 어려 처소를 바라보고..
                     남사초, 그런 산을 안타까운 표정으로 바라보는데..

#47. 혜경궁 처소. 밤

                     혜경궁, 핏기 없는 얼굴로 누워 있고..
                     산, 안타까운 얼굴로 그런 혜경궁의 손을 잡고 있다.

산 : (안타까운) 어마마마...괜찮으시옵니까?
혜경궁 : (눈물 어려) 이럴 수는 없습니다, 주상!! 이럴 순 없어요!
         어찌 얻은 용종인데...이리 허무하게 잃을 수가 있습니까?
산 : 모든 것이 소자가 부덕한 탓이옵니다.
     용서하십시오. 어마마마.
혜경궁 : (가슴 아프게 눈물을 흘리고) ........
산 : 어마마마...(안타까운 표정)

#48. 숙위소. 집무실. 밤

                     홍국영, 참혹함에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49. 혜경궁 처소 밖. 밤

                     효의, 눈시울 붉어진 채 서 있고...
                     김상궁, 그런 효의를 '마마...' 하면서 안타까이 보고 있는데...
                     이 때, 안에서 굳은 표정의 산이 나온다.

산 : ...중전.
효의 : ..전하..
산 : (안타까운) ..어찌 처소로 돌아가지 않고
     이 시각까지 여기에 있었던 것이오?
효의 : (눈물 어려) ...신첩, 차마, 갈 수가 없었습니다. 전하.
       용종을 잃고 어마마마께서 혼절까지 하셨는데...
       죄인인 신첩이 어찌 처소에 앉아 있을 수 있사옵니까?
       그럴 순 없사옵니다. 전하...
산 : 죄인이라니? 당치 않소, 중전.
     어찌 그런 말을 하시는 게요?
효의 : (눈물이 어린다OL) 아닙니다, 전하.
       모든 것이 신첩이 부덕한 탓에 이리 된 것이옵니다.
       신첩, 중전으로 왕실의 후사도 잇지 못한 처지에,
       이제 원빈한테서 용종마저 잃고 말았습니다.
       이 모두가......
       신첩이 원빈을 살뜰히 살피지 못한 탓이옵니다. 전하.
       신첩, 이 망극한 죄를....
       어찌 다 받아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사옵니다.
산 : 중전! 그리 생각치 마시오.
     모든 것이 하늘의 뜻일 것이오.
     어찌 인력으로 할 수 없는 일을, 중전이 죄를 지었다 하는 게요?
효의 : 전하...
산 : (마음이 너무 아프고)

#50. 원빈 처소 앞. 밤

                     홍국영, 최상궁과 있다.

홍국영 : 마마께선 어찌 하고 계시는가?
최상궁 : ...어의의 말대로, 계속 자리를 보존하고 계십니다.
홍국영 : (착잡하다) ...이제 일이 돌이킬 수 없어졌네.
         허니, 한 치의 실수도 없도록 자네 또한 조심해야 할 것일세.
최상궁 : 명심하겠습니다. 영감.
홍국영 : .........

#51. 대전. 밤

                     산, 착잡한 얼굴로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박상궁, 시립하고....
                     그 때...밖에서 '전하, 홍승지 입시이옵니다.'
                     하는 남사초의 소리.
                     그리고...홍국영, 들어오면....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착잡한 기색의 산이 있는데....
                     홍국영, 그런 산의 모습에..울컥..한다.

홍국영 : 전하.
산 : ...왔는가?
홍국영 : .....
산 : ...앉게.
홍국영 : (앉고)
산 : ...자네도 한 잔 하겠는가?
홍국영 : 아닙니다. 전하.
산 : (가만, 그러다가) ...알고 있는가?
     내 한 번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원빈이 용종을 잉태했단 말을 들었을 때 참으로 기뻤었네.
     ....혼자 있을 땐
     강보에 쌓인 어린 원자를 품에 안고 어르는 생각을 하며.....
     나도 모르게 웃음을 지은 적도 있었지...
홍국영 : ...!!!...
산 : (쓸쓸하고 아프다) 내 애써 아닌 듯 했지만....
     나 또한 아비로서...내 자식을 무던히도 기다렸던 모양이야.
홍국영 : (너무 미안하고 괴롭고...) 전하...!
산 : ...미안하네. 홍승지.
홍국영 : ....!!....
산 : 내, 아무리 생각해도 자네를 볼 낯이 없네....
     미안하고 죄스런 마음에
     자넬 똑바로 쳐다볼 수도 없어.
홍국영 : (눈물이 어려) 전하..그 말씀은 거두어 주십시오!
         불충하고 죄 많은 소신에게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시옵니까?
산 : (OL) 아닐세, 아니야.
     내 자네의 귀한 누이를 데려와
     제대로 아껴주지도 못했는데...
     이제 와 원빈에게 이런 마음의 짐까지 지우게 됐으니...
     어린 원빈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겠는가?
     또....그런 누이를 보는 자네의 심정은 오죽하겠는가?
홍국영 : ...전하...
산 : .....미안하네, 홍승지.
     모든 것이 내가 부덕한 탓이니...
     부디, 못난 나를 자네가 용서해 주게.
홍국영 : 전하...!
산 : ........

                     산, 아프고 미안한 얼굴로 홍국영을 보고..
                     그런 산을 바라보는 홍국영, 자책과 죄스러움으로
                     어찌 할 바를 모르겠는데....

#52. 동. 대전 앞. 일각. 밤

                     홍국영, 참담한 심정으로 나온다. 그런 홍국영의 위로.

산 (소리.E) : 미안하네. 홍승지.
              모든 것이 내가 부덕한 탓이니..
              자네가 부디, 못난 나를 용서해 주게.

                     홍국영, 회한과 자책감의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홍국영 : 전하......

                     홍국영, 밀려오는 죄책감과 고통으로..가슴이
                     미어져 오고....

#53. 주막. 마당. 밤

                     아무도 없는 주막 마당.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

막선 : (E) 아유, 그만해! 누가 보면 조카 애가 떨어진 줄 알겠네.

#54. 주막. 봉놋방. 밤

                     달호와 막선, 대수가 있다.
                     대수, 속상한 얼굴로 술을 벌컥벌컥 마신다.

대수 : 숙모...!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제 애가 떨어진 것보다 더한 일이죠!
       장차 원자마마가 되실 용종을 잃었다구요!!
막선 : (깜짝) 아유..누가 뭐래? 나도 속상해....속상하지, 그럼.
달호 : (가만 있으라고 눈치 주고...) 참나...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
       어떻게 아무 탈 없이 잘 지내시던 마마께서
       갑자기 사산을 하실 수가 있냐구?
대수 : 아무래도 이상해, 삼촌..
달호 : 어...?
대수 : ...홍승지 영감께서 어의의 뒷조사를 해 보라고 한 것도 그렇고..
       뭔가 음모가 숨어있는 것 같애.
달호 : 뭐어...? 으...음모...?
대수 : 그래!! 영감께선 그게 뭔지 분명, 눈치를 채셨던 거야!
       (억울하다) 하명을 내리셨을 때
       내가 좀 더 똑바로 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텐데......
달호 : ...!!...
대수 : (자책감에 미칠 것만 같고....)

#55. 달호의 집. 방 안. 밤

                     송연, 착잡한 얼굴로 앉아 있다.
                     그런 송연의 위로....
                     하혈하던 원빈을 보고 사색이 되어 어의를 부르라
                     소리치던 산의 모습이 떠오르고..
                     송연, 이내 안타까운 마음이 된다.

송연 : ...전하.....

                     송연, 마음이 아파오고....

#56. 원빈 처소. 밤

                     산, 누워 있는 원빈의 곁을 지키고 있다.
                     안타까움과 미안함이 서린 얼굴로 아프게
                     원빈을 바라보는 산의 모습...

#57. 혜경궁 처소. 외경. 낮

                     상궁, 나인 몇이 시립해 있고...

#58. 동. 안. 낮

                     혜경궁, 핏기 없는 얼굴..그러나 표정엔 노기가 가득 어려
                     몸단장을 하고 있다. 보면, 그 앞에 효의와 이상궁이
                     걱정 어려 바라보고 있는데.

효의 : 어마마마! 아니 되옵니다.
       아직 기력도 온전치 않으신데..어딜 납신다는 것이옵니까..
혜경궁 : (굳은 표정으로 말없이 옷고름을 매는데...)
효의 : 어마마마..
혜경궁 : .......

#59. 산의 원탁 집무실. 낮

                     산과 혜경궁이 마주 앉아 있다.
                     보면, 산...당혹한 얼굴인데...

산 : (당혹스럽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어마마마.
     이 일을 조사하셔야겠다니요?
혜경궁 : (결연한) 말씀드린 그대롭니다. 주상.
         어제까지만 해도 무탈했던 원빈입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아무 일 없이
         복중의 용종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었어요!
         헌데, 어찌 하루 아침에 피를 흘리며...
         용종을 잃을 수가 있단 말입니까?
산 : (OL) 어마마마...
혜경궁 : 왕실이 그토록 기다려 왔던 후손이었습니다.
         주상의 뒤를 이어 보위에 오를 왕자였단 말입니다..
         그런 용종을 잃고 이 일을 이대로 덮어둘 수는 없는 일입니다.
         하여...이것이
         의관의 실수라면, 내 그 의관의 죄를 죽음으로 물을 것이고..
         다른 누군가의 죄라면...내 반드시 그 죄인을 발본색원해...
         감히 용종을 해한 죄를 엄히 물을 것입니다. 주상!
산 : ....!....
혜경궁 : (결연한데)

#60. 일각. 낮

                     어의와 몇몇 의관, 그리고 내의녀들이..
                     금군들과 함께 가고 있다.
                     모두의 얼굴에 두려움이 가득하고....
                     사람들, 한 쪽에서 수군거리며 이를 지켜보고 있는데...

#61. 숙위소. 집무실. 낮

                     홍국영이 어의와 있다.
                     어의, 완전 공포에 질려 사색이 된 얼굴인데..

홍국영 : 그래서, 지금 그것이 무슨 뜻이오?
         일이 이 지경이 됐으니
         마마께서 회임을 했던 게 아니란 사실을 고하겠단 것이오?
어의 : 허면, 나더러 뭘 더 어찌 하란 것입니까?
       이대로 있다간..
       회임도 하지 않은 마마께서 사산하신 책임을
       내가 다 뒤집어 쓰게 생겼습니다!
홍국영 : ....!....
어의 : 이젠 도리가 없습니다. 모든 사실을 전하께 고하고..(하는데)
홍국영 : (OL) 아니, 그럴 순 없을 것이오.

                     하면서 홍국영, 어의의 앞으로 뭔가를 툭 내놓는데.

어의 : 이, 이것이 무엇입니까?
홍국영 : 그간 약재상들에게 뇌물을 받아
         그 돈으로 꽤 많은 곳에 땅을 불려 놓으셨더군요.
         이만하면, 이 일이 아니더라도
         영감께선 그 자릴 보존하기 어려우실 것입니다.
어의 : (OL) 이...이보시오, 홍승지 영감..(하는데)
홍국영 : (OL) 이 일은, 내가 책임지겠다 했소.
         허니, 공연히 다치고 싶지 않다면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 마시오.
어의 : ...!!...
홍국영 : .....
어의 : 하..하지만...어떻게 할 작정이시오?
       이대로 마마께서 사산하신 까닭을 찾지 못한다면..
       꼼짝없이 내가 고신을 당하게 될 것이오.
홍국영 : .....그렇다면, 그 까닭을 찾아야겠지요.
어의 : ...예...?
홍국영 : 필요하다면...마마께서 사산하신 이유를 어의영감이
         찾아야 할 것이란 말입니다.
어의 : ....!....(벙)
홍국영 : .........

#62. 동. 일각. 낮

                     강상궁이 가고 있는데..
                     그 때, 멀리 홍국영이 어의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의, 굳은 얼굴이고..홍국영, 이른대로 하라며..
                     어의를 돌려 보내는데...
                     강상궁, 조금 의아한 얼굴로 멀리 홍국영을 바라보고.

#63. 정순 처소. 낮

                     정순이 강상궁과 있다.

정순 : (의외다) 그래? 홍승지가...어의영감과 말인가?
강상궁 : 예....분명 뭔가 은밀히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눈치였습니다.
정순 : (...!!...) 그것 참..알 수 없는 일이로구나.
강상궁 : 알 수 없다니, 마마..무엇을 말씀이십니까?
정순 : 원빈이 용종을 사산했네.
       누구보다 길길이 날뛰어야 할 그 자가
       가만히 있는 것도 내 의아한 일이었는데...
       하물며 어의와 밀담을 나누고 있다니 말이야..
강상궁 : ...!!...
정순 : (가만, 그러다가) ...자네가 잠깐 사가에 좀 다녀와야겠네.
       가서, 일전에...내 처소에 들었던...의원을 데려오게.
강상궁 : 예...마마..
정순 : .......

#64. 궐. 일각. 낮

                     대수가 두리번거리며...뭔가를 찾고 있다.

#65. 숙위소. 낮

                     대수가 숙위소 안으로 급히 들어온다..
                     보면 강석기와 서장보가 있는데..

대수 : 나으리들. 혹시 홍승지 영감 못 보셨습니까?
       아무리 찾아도 궐엔 안 계신 것 같아서요.
강석기 : 영감께선 지금...기방에 계시네.
대수 : 예..? 기방에요..?
서장보 : 그래...아까 낮에 혼자 술을 하시겠다고 가셨다.
         (휴..) 왜 아니시겠냐?
         원빈마마께서 그리 되셨으니 속이 오죽하시겠어.
대수 : ....!!....

#66. 기방(서원 원장 방 오른쪽). 낮

                     홍국영, 착잡한 얼굴로 술을 마시고 있다.
                     그 때, 안으로 대수가 '영감.' 하면서 들어온다.

대수 : ..영감..
홍국영 : (취한 얼굴로 흘끗 본다) 왔느냐?
대수 : 영감..대체 여기서 뭘 하고 계신 것입니까?
       이러실 게 아니라...
       원빈마마를 그리 만든 자들을 나서서 잡으셔야죠.
홍국영 : (기막힌 듯 본다) 뭐어..? 그 자들을.....내가 말이냐...?!

                     하고 홍국영, 이내 허허로운 웃음을 짓는데...

대수 : (당혹스럽다OL) 영감!!
홍국영 : (OL) 됐으니 앉아 술이나 받거라.
대수 : ...!...
홍국영 : (술잔을 가만 바라보며)
         ......내 이 두 발이...진흙탕에 빠진 것 같구나...
대수 : 영감....?
홍국영 : 알겠느냐? 대수야....
         한 발 한 발 나아갈수록...점점 수렁에 빠지는 기분이야...
대수 :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홍국영 : ........

                     홍국영, 참담한 얼굴로 술을 따라 들이키는데...

#67. 궐. 일각. 낮

                     산이 남사초 등과 오는데..
                     보면 그 앞에 어의가 긴장하고 굳은 얼굴로 서 있다.
                     산, 그런 어의를 가만 바라보는데....

#68. 동. 산의 원탁 집무실. 낮

                     산, 어의와 함께 있다.

산 : 그래, 내게 긴히 할 얘기라는 게 무엇인가?
어의 : .......전하...
       소신, 혜경궁마마의 명을 받잡고
       원빈마마께서 사산을 하신 까닭을 살펴 보았습니다.
       하여, 그 연유를 알 수도 있을 것 같아
       이리 알현을 청한 것이옵니다..
산 : 뭐어...? 그게, 정말인가?
어의 : ....예...전하.
산 : 말해 보게. 무엇인가?
     원빈이 용종을 잃은 까닭이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어의 : ..살펴 보았으나..
       소신과 내의원 의관들의 시료엔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다만.....사가에서 따로이 들인 탕약에..
       마마와 복중의 용종에게
       해가 되는 것이 들어있었던 듯 합니다.
산 : ....!!....
     ....그게 무슨 말인가?
     따로이 사가에서 들인 탕약이 문제라니?
     대체 누가...그처럼 참담한 짓을 벌여 용종을 해하려 했단 말인가?
어의 : .....
산 : 이보게, 어의...
어의 : 그것은.......중전마마께서 올리신 탕약입니다, 전하.
산 : ....!!....(멈칫, 한다)
어의 : .....망극하오나 전하...
       소신, 아무리 살펴 보아도...그것 외엔....
       원빈마마께서 사산하신 까닭을 찾을 수가 없었사옵니다..
산 : ...!!...
어의 : ........
산 : ...중전이 올린 탕약이라니?
     허면.....원빈이 사산하여 용종을 잃은 것이...
     중전.....때문이란 것인가....?!
어의 : .....
산 : ....!!....

                       보면 어의, 참담한 얼굴로 뭐라 말을 못하고..
                       그 말에 충격을 받은 산..
                       경악으로 굳어지는데...산의 그 모습에서 엔딩.

.이산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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