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58
MBC 특별기획드라마 이 산(李蒜) 제 58 부 #1. 대전 앞. 밤 홍국영이 긴장 어린 표정으로 있고... 그 앞에 남사초가 있다. 남사초, 안을 향해.. 남사초 : 전하, 홍승지가 알현을 청하옵니다. 홍국영 보면, 잠시 말이 없다. 홍국영, 긴장 어리는데. 그 때, 안에서.. 산 (소리) : 들라 하게. 홍국영 : ....!!.... 그 말에..홍국영...이내, 결연한 얼굴로 안으로 들어서는데... #2. 동. 대전. 밤 산이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는데... 문이 열리고 홍국영이 들어온다. 홍국영, 전하...하고 들어오다가, 순간 소스라치게 놀라는데.. 보면, 산의 옆에 자리한 효의의 모습..!! 효의, 차가운 시선으로 홍국영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런 효의를 보고 심장이 멎을 듯 놀라는 홍국영. 홍국영 : 마...마.... 효의 : 어서 오시게, 홍승지. 홍국영 : .....!!!..... 홍국영, 사색이 되어 효의를 본다. 보면, 그런 두 사람을 굳은 시선으로 보는 산. 홍국영, 당혹감에 어찌 할 바를 모르겠다.. 차마 걸음을 옮기지 못한 채 얼은 듯 그대로 서 있고. 효의, 굳은 표정으로 서 있는 홍국영을 응시하는데... 산 : 어찌 그리 서 있는가? 이리 가까이 오게, 홍승지... 홍국영 : ..예..전하...(하고 걸음을 옮겨 다가온다) 산 : 그렇지 않아도 중전과 자네에 대한 얘길 나누고 있었는데 자네가 이리 대전에 들 줄은 몰랐군. 홍국영 : (멈칫, 효의를 보고) 효의 : 내 홍승지에 대해 몇 가지 궁금한 것이 있어 그것을 전하께 여쭤보던 중이었네. 홍국영 : ....!!.... 효의, 차가운 시선으로 홍국영을 보고. 홍국영, 하얗게 질린 얼굴로 효의를 바라보는데... 효의 : 뭘 그리 놀라는가? 내가 전하께 자네에 대한 것을 여쭌 것이 마음에 걸리는가? 홍국영 : ...다..당치 않사옵니다, 마마. 소신은 다만..(하는데) 효의 : (O.L. 산에게) 이리 늦은 시각에 든 걸 보면 아마도 홍승지가 전하께 긴히 아뢸 말씀이 있는 듯 하니.. 신첩은 이만 물러가 보겠습니다. 전하. 홍국영 : ....!.... 산 : 그리 하겠소? 효의 : 예....(하고 일어서, 홍국영을 본다) 홍국영 : (예를 갖추는 눈빛이 흔들리고...) 효의 : 전하께선 홍승지를 아주 많이 믿고 계시더군. 홍국영 : ...!... 효의 : 나는 앞으로도 홍승지가 전하의 그 깊은 성심을 헤아리는 신하가 되어주길 바라오. 홍국영 : .....!!..... 효의 : (나가고) 홍국영 : (참담한 느낌) 산 : (조금 의아한 얼굴로 나가는 효의와 홍국영을 바라보는데) #3. 동. 밖. 밤 효의가 나오고...김상궁이 있다. 김상궁 : 마마. 어찌 되셨습니까? 전하껜, 사실을 고하셨습니까? 효의 : (답이 없고) 김상궁 : 마마...? 효의 : (굳은 표정으로 대전 쪽을 돌아보고) #4. 동. 대전. 밤 산, 홍국영이 있다. 산 : 그래, 말해 보게. 무슨 일로 날 찾은 것인가? 홍국영 : 전하. 소신, 말씀을 올리기 전에....한 가지 여쭐 것이 있사옵니다.. 산 : (보면) 홍국영 : 중전마마께서 소신에 대해 여쭌 것이 있다 하셨사온데... 그것이 무엇이었사옵니까? 산 : (가만, 그러다가) 그것이 궁금한가? 홍국영 : ...... 산 : (무엇일까..헤아리려는 듯 깊은 눈으로 보다가) 이상한 날이로군. 이 밤에 중전은 날 찾아와 자네가 내게 어떤 신하인지를 묻고 자넨 또 내게 그것을 캐묻다니 말이야. 홍국영 : ...!... 산 : 그래. 중전은 나를 찾아와 자네가 내게 어떤 사람인가를 물었네... 내가 자네를 어찌 생각하는지.... 내가 자네를 얼마나 믿고 있는지 말이야... 홍국영 : ...!!... 산 : ...... 홍국영 :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전하. 그 말씀에 뭐라 답을 하셨는지 소신, 이 자리에서...그 답을 청해도 되겠사옵니까? 산 : ....!.... 홍국영 : (흔들리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산 : (가만, 그러다가) ..나는...자네의 마음을 내 마음처럼 믿는다 했네. 홍국영 : ....!!.... 산 : 비록 성마른 성정 탓에 크고 작은 우를 범하긴 했지만... 자넨 단 한 번도 내게 충심이 아니었던 적이 없었고 내가 걸어온 걸음마다 그 모두엔 자네의 피땀이 서려 있었지. 홍국영 : ....전...하... 산 : 하여, 자네가 없었다면 오늘의 나도 없었을 것이고... 내가 지금 품고 있는 뜻 또한 자네가 없이는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이야..... 홍국영 : ....!!.... 산 : 어떤가? 이만하면 충분한 답이 되겠는가? 홍승지. 홍국영 : ....!!!.... 산 : ...... 산, 깊은 눈으로 홍국영을 바라보고... 그런 산을 바라보는 홍국영... 자책이 어리는 참담한 심정으로..눈시울이 붉어지는데.. #5. 도성. 일각. 밤 어두운 밤길을 송연이 홀로 걸어간다. 무겁게 가라앉아 있는 송연의 얼굴. 그 위로 57부 씬72의 효의 모습이 스친다. 효의 : (E) 익모초라니...그럴 리가.... 정말 홍승지가 회임을 한 원빈한테 익모초를 들였단 말이냐? 송연 : ....?!.... 효의 : (당혹감이 번지는데..) 이내 멈춰 서는 송연.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걱정 어리는데. 보면, 어딘가에서 그런 송연을 바라보는 불안한 시선이 느껴지고. 이내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그림자. 송연을 향해 다가서려 하는데.. 그 때, '송연아!' 하는 대수 목소리 들리고. 멈칫하는 그림자. 보면...저만치서 대수가 송연을 향해 온다. 송연 : 대수야... 퇴궐한 거야? 대수 : 아니...다시 돌아가봐야 해. 서군관 나리께서 내의원에 계셔서 필요한 걸 좀 챙겨다 드리려고 나왔어... 근데, 넌 여기서 뭐해? 여긴, 도화서 오가는 길도 아니잖아? 송연 : 궐에 좀 다녀오는 길이야. 대수 : .....궐에...? 대수, 좀 의아한 얼굴로 송연을 보고. 그런 대수를 보는 송연의 시선. 그리고 멀리 어떤 그림자가...그런 두 사람..그리고 이내 송연을 응시하는 느낌. #6. 달호의 집. 외경. 밤 달호의 집 전경. 그 위로. 대수 (소리) : 그게 무슨 말이야? 원빈마마께서 사산을 하신 게 아니라니? #7. 동. 달호 방. 밤 송연, 대수 있다. 대수 : 그럼, 네 말대로라면 뭐야? 마마께서 처음부터 회임을 하셨던 게 아닐 수도 있다는 거야? 송연 : ...그래...대수야. 중전마마께서 분명 그렇게 말씀하셨어. 그렇지 않고 설사 회임이 맞다고 해도 유산되셨다면 그건 아마도 사가에서 들인 익모초 때문일 거라고.. 대수 : ...!!... 송연 : ....... 대수 : 그..그럴 리가 없어. ....그럼, 홍승지 영감께선? 네 말대로라면 영감께서도 그 사실을 알고 계셨을 거 아냐? 송연 : (뭐라 말을 할 수가 없고) 대수 : (....!!....) 마..말두 안 돼. 너...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아? 어의를 쫓다가 서군관 나리께서 다치셨어! 다쳐서 지금 사경을 헤매고 계신다구..! 근데 그게, 영감께서 하신 짓이란 말이야? 다른 사람도 아닌 홍승지 영감께서 전하를 속이고 나으릴 죽이려 했다고? 송연 : (안타깝다) 대수야.. 대수 : (어떻게 이럴 수가..도저히 믿을 수 없는 얼굴이고) #8. 내의원(익위사 집무실). 밤 서장보,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한 채 누워있고. 그 곁에 산이 있고 강석기가 있다. 옆에는 남사초.. 보면 산...안타까운 얼굴로 서장보를 지켜보고 있는데.. 강석기 : 전하...시각이 늦었사옵니다. 서군관의 곁은 제가 지킬 것이니 이만 처소로 납시옵소서. 산 : 아니다. 서군관이 깰 때까지 나도 함께 이 곳에 있겠다. 강석기 : ....... 남사초 : ....... 산, 안타까운 얼굴로 장보를 지켜보는데... 보면, 뒤편...조금 문이 열린 곳...누군가 지켜보는 듯 한데. #9. 동. 밖 일각. 밤 내의원 밖..홍국영이 착잡한 시선으로 걸음을 돌린다. 그 때, 한 쪽에서 오던 대수...그런 홍국영을 발견하고 멈칫, 멈춰 선다. 보면, 굳은 표정으로 안으로 들어서지 못한 채... 걸음을 돌려 어디론가 가는 홍국영의 모습. 대수, 짙은 당혹감 어린 굳은 표정으로 홍국영을 바라보고... #10. 효의 처소. 밤 효의와 홍국영이 있다. 차가운 표정의 효의..홍국영을 바라보고.. 홍국영, 그런 효의를 묵묵한 시선으로 응시한다. 효의 : 자네는 분명 내게 그리 장담을 했었지. 왕실의 외척이 된다 해도 그 권세를 이용해 전횡을 휘두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이야. 홍국영 : ....... 효의 : 허나....그 장담을 지켜내지 못했으니 자넨 이제, 그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네. 홍국영 : (입술을 깨문다) 소신, 한 가지 청이 있사옵니다. 마마. 원빈마마께서 그 같은 실수를 하신 것은... 아직 춘추가 미령하신 탓이니 부디 원빈마마만은 용서를...(하는데) 효의 : (O.L) 아니, 그럴 수 없네. 그처럼 참담한 짓을 한 것으로 원빈은 이미 왕실 여인의 자격을 잃었네. 홍국영 : (...!!...) 마마..(하는데) 효의 : (O.L. 냉정하다) 내가 전하께 아무 말씀도 아뢰지 않은 것은... 전하를 위해서였네. 그토록 믿고 아끼는 신하의 허물을.... 다른 이의 입을 통해 들으시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야. 홍국영 : ....!!.... 효의 : 허니, 자네가 지은 죄는, 자네가 스스로 전하께 고하고 죄를 받게. 그것이...내가 자네한테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관용이네. 홍국영 : ....!!.... 효의 : ........ 홍국영 : ........ #11. 궐. 전경. 아침 어슴푸레 날이 밝아온다. 나인과 내관들이 오가고 있고. #12. 원빈 처소. 아침 원빈, 밤새 자지 않은 듯 초조한 얼굴로 자리에 앉아있다. 그 때, 밖에서 '마마, 최상궁이옵니다!' 하는 소리 들린다. 원빈 : 어서 들어오거라... 최상궁, 급히 들어온다. 원빈 : 그래...알아 보았느냐? 대체 일이 어찌되어 가고 있는 것이냐? 어찌 오라버니께서 이리 기별이 없으신 게야? 최상궁 : 마마... 아무래도 일이 틀어진 듯 하옵니다. 원빈 : 그게 무슨 말이냐? 일이 틀어지다니? 최상궁 : ...그것이 대전상궁의 말이... 홍승지 영감께서 대전에 들기 전 이미 중전마마께서 전하를 배알하셨다 하옵니다. 원빈 : 뭐어? 최상궁 : 이제 어찌하면 좋사옵니까? 마마! 마마와 홍승지 영감을 구명할 방도를 이제 어디서 찾는단 말이옵니까? 원빈 : .....!!!..... 원빈, 충격 어린 얼굴로 흔들리고... #13. 도성. 일각. 낮 인적이 드문 곳의 창고 앞. 그 앞에 사내 두엇이 경계를 서고 있고. #14. 봉놋방 안. 낮 홍국영, 57부의 왈패 사내1과 있다. 홍국영, 서탁 위에 전낭을 내어 놓는다. 무겁게 가라앉은 얼굴로 보며.. 홍국영 : 이 돈이면 어디 가든 행세는 하고 살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안으로 당장 도성을 뜨거라. 사내1 : 예, 영감.... 헌데, 잡아온 어의는 어찌 할까요? 하명만 내리시면 저희가 알아서(하는데) 홍국영 : (OL) 그럴 거 없다. 그 자는 나와 함께 의금부로 갈 것이니 지금 데려오거라. 사내1 : 예? 의..의금부라니요, 영감? 대체 어찌 하실려구...(하는데) 홍국영 : (일어난다. 씁쓸한 미소) 걱정 말거라. 내 아무리 고신을 받는다고 너희를 불 일은 없을 것이니. 사내1 : ...여..영감...? 홍국영 : .......... #15. 창고 앞. 일각. 낮 홍국영, 착잡한 얼굴로 기다리고 있는데... 그 때, 한 쪽에서 사내가 '영감!' 하면서 사색이 된 얼굴로 뛰어 나온다. 홍국영, 멈칫 돌아보면. 사내 : 영감... 큰일났습니다... 홍국영 : ....!!....큰일..이라니...? 홍국영, 당혹한 얼굴로 보는데... #16. 창고 안. 낮 낡은 짐들이 잔뜩 쌓여 있는 창고 안. 문이 열리고 홍국영과 사내1이 급히 들어온다. 구석에 어의가 고개를 떨군 채 짚단에 기대 앉아 있다. 보면, 옷자락이 피로 흥건하게 젖어 있다. 홍국영, 경악한 얼굴로 보고. 사내 : 아침나절에 잠시 재갈을 풀어줬는데 그 사이에 자진을 한 듯 합니다. 영감... 홍국영 : .....!!!..... 충격과 당혹감에 흔들리는 홍국영의 얼굴. 홍국영 : ...어떻게 이럴 수가...... 홍국영, 어의를 보며...눈빛 망연해지고... #17. 궐. 일각. 낮 달호가 다급한 얼굴로 뛰어 간다. #18. 내의원 뜰. 낮 뜰에 여기저기 약재들이 탁자 위에, 멍석에 잔뜩 쌓여 있고.. 산이 채제공과 함께 있다. 산, 내의원 탁자에 놓인 약재를 살펴보고 있는데. 남사초, 약재창에서 나온다. 남사초 : 전하! 살펴보니 말씀하신대로 내의원 약재창에 백출이 많이 비어 있었습니다. 산 : (...!!...) 필시 사라진 어의의 짓이 분명할 것이네. 그 자가 중전을 거짓 고변하기 위해 이 같은 짓을 꾸민 것일 게야. 채제공 : 허나, 이를 증명하려면 사라진 어의를 찾아야 할 터인데... 이미, 어의를 데려간 자들이 그 자의 숨을 끊어놓지 않았겠습니까? 전하. 산 : ....!.... 산, 어찌하면 좋을까...약재를 만지며.. 생각에 잠기는데... 그 때, 한 쪽에서 달호가 급히 들어온다. 달호 : 상선영감. 산, 남사초 : (본다) 남사초 : 무슨 일인가... 달호 : 아무래도 혜경궁마마 처소에서 큰 일이 벌어진 듯 싶사옵니다. 남사초 : 뭐...? 산 : ....무슨 일이냐? 어마마마 처소에 큰 일이라니. 달호 :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전하. 지금 원빈마마께오서 혜경궁마마 처소 앞에서 석고대죄를 하려 하신다 하옵니다. 산 : ...뭐어...?! 산, 놀라고..남사초, 채제공도 당황해하는데... #19. 혜경궁 처소 앞. 낮 이상궁과 나인들, 당혹스러운 얼굴로 마당을 본다. 보면, 바닥에 거적이 깔려 있고, 소복 차림의 원빈, 최상궁의 부축을 받으며 거적 위에 무릎을 꿇고 앉는다. 그 때, 안에서 혜경궁이 급히 나오고. 혜경궁, 원빈의 모습에 놀라 다가온다. 혜경궁 : 원빈...지금 뭘 하고 있는 겝니까? 원빈 : ...어마마마... 혜경궁 : 아직 몸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한 사람이 대체 어찌 이런 기막힌 거동을 한단 말입니까? 원빈 : ......... 혜경궁 : (이상궁에게) 뭘 하고 있는 게냐? 어서 원빈을 안으로 모시지 않고.. 이상궁, 최상궁, '예, 마마!' 하고 원빈을 부축해 일으키고. 원빈 : 어마마마... 혜경궁 : 무슨 일인지 모르겠으나 들어가서 얘기하세요, 원빈... 이러다 몸이라도 상하면 어찌하려고 그러십니까? 원빈 : (눈물 가득해지고) #20. 동. 혜경궁 처소. 낮 원빈을 바라보는 혜경궁, 경악한 얼굴이다. 혜경궁 : 지금, 그것이 무슨 말입니까? 원빈. 용종을 잃은 것이....중전이 내린 탕약 때문이 아닌 원빈이 마신 다른 탕약 때문이라니요? 원빈 : (덜덜 떨며) 어마마마...하지만 소첩은 몰랐던 일입니다. 결단코 알고도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옵니다.. 혜경궁 : 내 말이 안 들립니까? 원빈! 분명, 중전이 내린 탕약 말고 따로 마신 것은 없다 하질 않았습니까? 헌데 이제 와 다른 탕약이라니요? 대체 그것이 무슨 말인가 묻고 있질 않아요..!! 원빈 : (두렵다) ....그...그것이.... 소첩이 그간 회임을 하기 위해 사가에서 따로 들인 약재가 있었습니다. 어마마마. 소첩은 다만 그 익모초가 회임에 좋다하여... 아무 의심 없이 계속 들고 있었사온데..(하는데) 혜경궁 : (OL) 뭐라구요? 방금 뭐라 했습니까? 원빈. 익모초를 마셨다구요? 원빈 : .....!..... 혜경궁 : (하얗게 질린다) 그래서....복중에 용종을 두고 임부인 원빈께서 익모초를 드시고 계셨단 것입니까? 원빈 : 어..어마마마... 혜경궁 : 이럴 수는 없습니다. 이럴 수는 없어요! 몰랐다니요? 회임을 한 임부가 익모초를 끊어야한다는 것을 몰랐다니...어, 어떻게 이럴 수가...... 그래서...무엇입니까? 지금 원빈께선 그처럼 참담한 실수로 이 나라의 용종을 잃었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원빈 : 어마마마...소첩을 죽여주시옵소서..... 혜경궁 : ....!!!.... 원빈 : 어마마마.......... 혜경궁 : ....!!.... 혜경궁, 경악과 충격으로 질려오고 원빈, 두려움과 공포에 질려...머리를 조아린 채 오열하는데... #21. 동. 처소 밖. 낮 효의, 착잡한 얼굴로 김상궁 등과 함께 서 있다. 그러다가 멈칫 보면...뒤편에 서 있는 산의 모습. 효의 : 전하.... 산 : (착잡한 얼굴로 보고) 효의 : ...!... 산 : ........ 보면 산, 참담한 느낌으로 용서해달란 오열을 쏟아내고 있는 원빈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혜경궁의 처소를 바라보고... #22. 산의 원탁 집무실. 낮 산, 효의와 있다. 산 : ...중전은 알고 있었던 것이요? 효의 : (착잡하고) ...... 산 : 말씀해 보시오! 그래서 내게...어젯밤 홍승지의 일을 물은 것이오? 이 일을..... 홍승지가 처음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이오? 효의 : (안타깝다) ...전하...... 산 : ....!!.... 어떻게 이럴 수가...산....심장이 내려앉을 듯...참혹해지는 심정이고... #23. 궐. 일각. 낮 홍국영이 다급한 얼굴로 급히 가고 있다. #24. 혜경궁 처소 앞. 낮 문 밖에서 원빈, 거적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아 대죄를 하고 있다. 그 곁에 최상궁 있고 그 때, 홍국영, 급히 다가오고. 홍국영 : 마마...! 원빈 : (낮게, 그러나 단호하게) 돌아가세요, 오라버니. 오라버니께선 저를 모른 척 하셔야 합니다. 홍국영 : 마마...모른 척 하라니요? 그것이 무슨 말씀이십니까? 원빈 : 이번 일은, 오라버니께선 모르는 일이었습니다. 어마마마께도, 전하께도 그리 말씀드렸습니다. 허니, 오라버니께선 끝까지 버티셔야 합니다. 아시겠습니까? 홍국영 : 그럴 순 없습니다, 마마! 어찌 소신더러 마마께서 모든 죄를 짊어지시는 걸 그냥 지켜보라 하십니까? 원빈 : (눈물 가득한, 그러나 이를 악물고) (OL) 그리 하셔야 합니다, 오라버니! 저로 인해 오라버니까지 고초를 겪게 할 순 없습니다. 어차피 숨길 수 없는 사실이라면 저 하나가 죄를 받는 걸로 족합니다. 오라버니 덕에 겨우 일어선 가문입니다. 헌데 이제 와, 저로 인해 모든 것을 망치게 할 순 없습니다! 홍국영 : ....!!....마마..... 원빈 : (절박함 어려...) 저는...저는, 곧 다시 회임을 할 것입니다, 오라버니. 그리만 된다면........ 전하께서도 어마마마께서도 모든 것을 용서해주실 것입니다. 홍국영 : ....!!.... 원빈 : 허니, 그 때까지 오라버니께선....무사하셔야 합니다. 저와 우리 가문을 위해서라도 오라버니께선 무슨 일이 있어도 버텨주셔야 합니다.... 홍국영 : (눈물이 어려오고) ....마마.... 원빈, 절박한 얼굴로 보는데 아프게 눈물이 흐르고. 홍국영, 그런 원빈을 보는데 참담하다. #25. 도화서. 대화실. 낮 송연, 이천, 초비, 미수, 세모, 시비 등 있다. 그 곁에 종이가 가득 담긴 상자와 서리 하나가 있다. 이천 : 이 사람이 지금 뭐라는 겐가? 원빈마마께서 사산을 하신 게 마마의 사가에서 올린 익모초 탕약 때문이라니? 서리 : 예, 나으리... 이천 : (갑자기 버럭) 보자보자 하니까.. 예끼, 이 사람아! 거 괜한 헛소문 퍼뜨리려거든 종이 놓고 썩 돌아가게.. 서리 : 예? 다들 : ....!.... 이천 : 익모초면 회임한 아녀자는 먹어선 안 된다는 건 사내인 나도 아는데 그걸 원빈마마께서 몰랐다는 게 말이 되는가? 초비 : 아니에요, 나으리... 제가 볼 땐 서리 어른 말씀이 맞는 거 같아요. 이천 : 뭐? 초비 : 원빈마마께서 익모촌지 뭔지 그 탕약 드시는 거 저랑 송연이두 봤어요! 미수 : 그게 정말이야? 송연아? 송연 : 본 건 아니구...(하는데) 초비 : (OL) 확실하다니까! 성깔 피우고 괜히 이것저것 트집 잡을 때부터 내 이렇게 될 줄 알아봤지..... 약 잘못 먹어서 사산까지 됐으니 이제 궐에서 내쳐지는 건 시간 문젤 거다..흥... 송연 : ....!.... 세모 : 그래두 설마...홍승지 영감께서 계신데 그렇게 될까? 초비 : 홍승지 영감이라고 무사하겠니? 그 탕약을 사가에서 올렸다는데 이 참에 같이 떨궈질껄? 다들, 대체 일이 어떻게 되는건가 웅성이고. 송연, 역시 걱정 어리는데. #26. 궐. 일각. 낮 장태우가 굳은 얼굴로 노론 중신들과 오고 있다. 최석주, 한 편에서 오다가 장태우를 보고 예를 표하면.. 장태우, 기세등등한 표정으로 지나쳐 가는데... 보면, 굳은 표정으로 그런 장태우를 바라보는 최석주. 그 위로. 장태우 (소리) : 전하...이 사태를 결단코 묵과하셔선 아니 될 것이옵니다..! #27. 편전. 낮 산을 비롯한 최석주, 장태우, 채제공 등 대소신료들 모두 자리해 있다. 장태우 : 지금 원빈마마께선... 한사코 승지 홍국영을 비호하고 계시오나 이는, 천부당만부당한 일이옵니다. 그처럼 막중한 사안을...오라비인 홍승지가 어찌 모를 수가 있단 말입니까? 대신3 : (OL) 그러하옵니다, 전하. 정황이 이러하다면 어의를 피랍한 것도 필시 홍승지의 짓일 것이옵니다. 서둘러 승지 홍국영을 잡아, 추국하시고 원빈 홍씨 또한 그 책임을 물어 폐서인을 하심이 가할 줄 아뢰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전하. 산 : ......... 신하들 일부, 통촉하여 달라며 머리를 조아리고.. 산, 굳은 얼굴로 이들을 지켜볼 뿐...말이 없다. 그 때... 최석주 :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전하. 소신은, 좌상과 형판대감의 말에 지나침이 있다 사료되옵니다. 장태우 : ....!!.... 산 : ...!!... 다들 : ...!!... 최석주 : 비록 원빈마마께서 왕실과 종사에 씻을 수 없는 과오를 저지르셨으나 이는 부주의에서 온 실조이옵니다. 헌데 그 책임까지 물어 폐서인으로 내친다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처사라 사료되옵니다. 품계를 낮추고 근신토록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징벌이 될 것이옵니다, 전하. 장태우 : (OL) 실조라니요? 이판!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시는 게요? 원빈마마께서는 사가의 범부가 아니시오. 헌데, 그 소임과 책무를 잊고 경망한 거조를 하셨소. 더욱이 그로 인해 용종을 잃었는데, 어찌 이를 그토록 가벼운 벌에 처할 수 있단 말이오! 더욱이 승지 홍국영은..(하는데) 최석주 : (O.L) 승지 홍국영의 일 또한 그러합니다. 좌상대감. 원빈마마께선 이 일은 홍승지와 무관하다 하셨습니다. 이미 원빈마마께서 그 같은 사실을 자복하셨는데... 대체 무슨 증험이 있어 홍승지를 추국하자는 것입니까? 장태우 : 이보시게, 이판....! 최석주 : ...... 장태우, 서슬 퍼런 눈으로 최석주를 보고... 최석주, 지지 않는 눈빛으로 그런 장태우를 바라보는데.. 보면, 굳은 표정으로 그런 이들을 바라보는 산의 시선. #28. 동. 편전 밖. 낮 산이 나온다. 착잡한 표정인데.. 보면, 앞에 홍국영이 서 있다. 산, 멈칫...보면 홍국영, 산에게 예를 표하고 산, 그런 홍국영을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는데.... #29. 산의 원탁 집무실. 낮 산이 앉아 있고 그 앞에 홍국영이 착잡한 얼굴로 서 있다. 두 사람...한동안 말이 없다. 그러다가. 산 : (담담하고 건조한 느낌) 이판과 공판, 그리고 대사헌은 자네를 두둔하고 나서더군... 홍국영 : ....!.... 산 : 모두, 작정하고 자넬 몰아세울 줄 알았는데...아니었네. 아마도 자네가 그간.... 대비마마 쪽 사람들하곤 잘 사귀어 둔 모양이지? 홍국영 : ....!!.... 산 : 그래, 그것은 어찌 되어도 상관없는 일이네. 내가 알고 싶은 것은....진실이네, 홍승지. 홍국영 : .....!!..... 산 : (가만, 그러다가) 말해보게. 원빈의 말대로....자넨 정말 몰랐던 일인가? 사라진 어의를 데리고 있는 것이... 정녕....자네가 아닌가? 홍국영 : ....... 산 : ...... 산, 홍국영을 바라보고.... 홍국영, 마음에 심한 갈등이 어린다. 그런 홍국영의 위로, 스스로 자진해 목숨을 끊은 어의의 모습....그리고 그 위로.... 원빈 (소리) : 이번 일은 오라버니께선 모르는 일이었습니다. 허니, 오라버니께선 끝까지 버티셔야 합니다. 아시겠습니까? 홍국영, 참담한 얼굴로 이를 악물고. 그런 홍국영을 보는 산. 홍국영, 갈등. 그 위로 다시. 원빈 (소리) : 저는...저는, 곧 다시 회임을 할 것입니다, 오라버니. 그리만 된다면......... 전하께서도 어마마마께서도 모든 것을 용서해주실 것입니다. 허니 그 때까지 오라버니께선.....무사하셔야 합니다. 저와 우리 가문을 위해서라도.... 오라버니께선 무슨 일이 있어도 버텨주셔야 합니다.. 홍국영, 갈등한다. 이것이 마지막 선이다.. 이것을 넘는다면...그렇다면 그 땐 돌이킬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홍국영, 입술을 깨물고 산, 그런 홍국영을 바라본다... 그리고..... 산 : .. 홍국영 : 전하. 산 : .. 홍국영 : 소신...알고 있었습니다. 산 : .. 홍국영 : (무릎 꿇는다) 산 : ....!!.... 홍국영 : 소신, 원빈마마의 잘못을 덮고자 전하께 거짓을 아뢰었습니다. 산 : ... 홍국영 : 소신을 죽여주십시오. 산 : .. 홍국영 : .. 산 : (참담한 시선으로 홍국영을 보는데...) #30. 산의 원탁 집무실 밖. 낮 홍국영, 참담한 심정으로 나온다. 아, 이제는 끝이구나.... #31. 동. 산의 원탁 집무실. 낮 산, 굳은 표정으로 홀로 앉아 있다. 그런 산의 위로... 내의원 앞에서 어의에게 자신이 책임질 거라 말하던 홍국영. 그리고, 숙위소에서 어의와 함께 있다가 자신을 보고 놀라던 모습이 떠오르는데... 산, 갈등이 어리는 얼굴.... 아... 어찌 해야 하나.... #32. 궐. 일각. 낮 홍국영, 가는데..한 쪽에서 오던 최석주. 그런 홍국영을 보고 최석주 : 어의는, 실수 없이 처리했는가? 홍국영 : (멈칫) 최석주 : 이 일로 큰 화가 미치는 일은 없을 것이네. 대비마마의 하명으로 나는 물론 마마를 따르는 중신들은 모두..자네와 원빈마마께 힘을 보탤 것이니 말이야. 홍국영 : ........ 최석주 : 허니 그리 알고, 자넨 당분간...자중하는 것이 좋을 것이네. 홍국영 : (피식, 냉소가 어린다) 자중하라? 이젠 대비마마께서 저한테 그런 하명까지 내리신답니까..? 최석주 : .....!..... 홍국영, 차가운 표정으로 가 버리고. 최석주 : ... #33. 정순 처소. 낮 정순이 최석주와 있다. 정순 : 크게 마음에 두실 것 없습니다. 결국, 내가 나서 이 일이 해결된다면 홍승지도 더 이상, 달리 어쩔 도리가 없을테니까요. 최석주 : 허나 마마. 그것이 그리 쉽게 되겠습니까? 혜경궁마마와 중전마마의 노여움이 심해.. 아무래도 일이 쉬이 풀리긴 어려울 듯 합니다. 정순 : 아니요. 그리 될 것입니다. 곧, 이런 일쯤이야 아무것도 아닌 놀라운 일이 벌어질테니까요. 최석주 : ....!!.... 정순 : 허니 이제 중요한 것은 지금부텁니다. 대감. 이번 일만 잘 마무리된다면 우린, 수중에 홍승지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에요. 최석주 : ...... 정순...의미심장해지는 표정. #34. 마을. 어느 창고. 낮 민주식이 사내들과 함께 창고 같은 곳에 있다. 사내들, 궤짝을 열어보면... 그 안에 들어있는 조총. 민주식 : 이것이냐? 사내 : 예.... 민주식...조총을 들어 은밀한 시선으로 살펴보는데.... #35. 혜경궁 처소. 낮 혜경궁, 효의, 김상궁, 이상궁 있다. 혜경궁 : 아직도 원빈이 밖에서 대죄를 하고 있느냐? 이상궁 : 예, 마마. 혜경궁 : (착잡하다) 미안하오. 중전. 내 중전을 볼 낯이 없습니다. 효의 : 당치 않으시옵니다, 어마마마. 소첩의 일은 괘념치 마시옵소서. 혜경궁 : 아닙니다, 중전. 내 용종을 잃은 원통함에 마음을 가누지 못해 지나침이 있었어요. 효의 : 어마마마... 혜경궁 : 허니 사가에 계신 부원군(중전의 부친)께도 부디 내 이런 뜻을 전해주세요. 효의 : ........ 혜경궁, 착잡한 얼굴로 생각에 잠기고. 효의, 그런 혜경궁을 안타깝게 본다. #36. 동. 앞. 낮 효의, 천천히 걸어 나온다. 보면, 원빈..무릎을 꿇고 대죄를 하고 있다. 창백한 얼굴로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다. 효의 : (차갑다) 돌아가게. 자네가 이런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네. 원빈 : ......... 효의, 차갑게 원빈을 보고 돌아서 가는데.. 원빈 : (입술을 깨물고) 마마...용서해주십시오. 모든 것이 소첩이 아둔하고 모자란 탓이었습니다. 하오니...부디 한 번만 자애를 베푸시어..(하는데) 효의 : (O.L) 그렇다면 사실을 고했어야 했네. 원빈 : (멈칫) 효의 : 자네가 마지막 자애를 구할 작정이었다면... 이렇게 살 길을 도모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참회하고 죄를 뉘우쳤어야 했어. 원빈 : 마마.. 효의 : 무엇인가? 자네 오라비를 구명해 두면... 언젠가 자네한테 살 길이 열릴 것이라 생각했는가? 그래서 또 다시 전하와 왕실을 기망하려 드는 게야? 원빈 : (OL) 마마..당치 않으시옵니다...소첩은 다만..(하는데) 효의 : (OL) 그만하게. 더 이상 자네의 말은 듣고싶지 않으니. 원빈 : 마마! 효의 : 좋네. 자네가 정히 오라비의 죄까지 자청하겠다 나선다면 내 그 죄까지 모두 엄히 물어야겠지. 자네는 폐서인 될 것이네! 원빈. 내 무슨 일이 있어도 그리 되게 할 것이야. 알겠는가? 원빈 : 마마...! 폐..폐서인이라니요.. 효의 : (차갑게 보고 가고) 원빈 : (조아리며 절박하게) 마마...제발 노여움을 거두시옵소서! 소첩의 아둔함을 책망하시고, 부디 이번 한 번만 용서를 해 주십시오, 마마! 원빈, 눈물을 쏟으며 참혹하게 매달리고. 효의, 그런 원빈의 오열을 뒤로 한 채 오는데.. 그 때, 오는 홍국영과 마주치는 효의. 홍국영, 효의를 보고 굳은 얼굴로 예를 갖추고.. 효의, 그런 홍국영을 싸늘한 시선으로 바라보는데... 효의 : 일을 이리 만들려고 시간을 달라 했던가? 홍국영 : ....... 효의 : 전하께서 자넬 어찌 처결하신다 해도 내명부는 나의 소관일세. 허니 원빈은, 궐을 나가게 될 것이네. 내 반드시 그리 될 거라 자네한테 약조를 하지. 홍국영 : ...!!... 효의, 홍국영을 두고 가고... 홍국영, 참혹한 심정으로 오열하는 원빈을 바라보는데....참담한 심정....이를 악물며 참아내는 홍국영. #37. 궐. 효의 처소 앞. 낮 송연과 김상궁이 있다. 김상궁 : (반색이 되어 잘해준다) 왔느냐? 그렇잖아도 마마께서 기다리고 계신다.. 송연 : 예... 김상궁 : 마마..도화서 화원인 성가 송연이가 들어 있사옵니다.. 효의 (소리) : 들라하게... 송연 : ..... #38. 동. 안. 낮 송연, 효의, 김상궁이 있다. 효의 : 고맙다. 송연이 네 덕에 내가 큰 일을 모면했구나. 송연 : 소인의 덕이라니요? 당치 않으십니다, 마마. 효의 : 아니다. 네가 아니었다면 내 이처럼 참담한 누명을 벗지 못했을 게야. 송연 : .....망극하옵니다, 마마... 효의 : (옅은 미소를 지어 보이는데) 김상궁 : 헌데 마마. 이리 좋은 날 어찌 이리 계속 낯빛이 어두우십니까? 효의 : (씁쓸한 얼굴로 대답 대신) 전하께선, 지금 어디 계시다 하던가? 김상궁 : 예에? 송연 : (바라보는) #39. 동. 활터. 낮 활터에서 산이 활을 쏘고 있다. 산, 굳은 얼굴로 활시위를 당기고..이내 날아가는 화살. 과녁의 중앙을 비껴난다. 보면, 다른 화살들 모두 어쩐 일인지 중앙을 비껴나 있다. 산, 굳은 얼굴로 다시 활을 시위에 메기는데. 그 때, 한 쪽에서 다가오는 대수. 대수 : 전하...찾아 계시옵니까? 산 : 왔느냐? 대수 : ......... 산 : 마음이 흐트러져서인지 화살 또한 과녁을 빗나가는구나. 대수 : 전하... 산 : ......알고 있느냐, 대수야? 내가 이제껏 홍승지를 그토록 힘을 실어준 것은 홍승지 뿐만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수 : (무슨 뜻인가?) 산 : 설사 홍승지가 실수를 하더라도 그것을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끝까지 믿고 지켜 볼 자신이 있었어... 대수 : ........(뭔가 있구나!) 산 : 헌데...대체 내가 뭘 그리 자신했는지 모르겠구나! 대수 : 전하... 산 : 내가 용서할 수 없는 실수를 홍승지가 했을까 두렵다! 대수 : ....!!....(그 내용을 모르겠다) 산 : 내 마음으로 홍승지를 믿을 수 없게 될까봐.... 그것이 두렵다, 대수야! 대수 : ...전하..... 산, 활을 들려다가 이내 가만 활을 내리고 사대를 내려온다. 착잡한 얼굴로 활을 한 쪽에 내려놓는다. 그런 산을 보는 대수의 안타까운 시선. #40. 궐. 일각. 밤 거센 비가 내리는 궐.... #41. 혜경궁 처소 앞. 밤 보면 원빈이 석고대죄를 하고 앉아 있다. 비바람에 온 몸이 덜덜 떨려온다. 금방이라도 혼절할 듯 핏기가 하나도 없는 원빈의 얼굴. 곁에 있는 최상궁, 두려운 얼굴로 어쩔 줄 모르는 얼굴이다. 이 때, 일각으로 산이 박상궁과 내관을 이끌고 나타난다. 최상궁이 산을 보고 경악하는데.. 최상궁 : ..전하. 고개를 떨구고 있던 원빈이 놀라고 고개를 들고 보는데.. 원빈 : ..전하. 산 : 원빈을 처소로 데려가라. 박상궁 : 예, 전하. 어서 마마를 뫼셔라. 나인들, 원빈을 부축하여..데려가는데.. 착잡한 얼굴로 원빈을 바라보는 산의 시선. #42. 효의 처소. 밤 효의 있고, 김상궁이 있다. 효의 : 아직도...비가 내리고 있느냐? 김상궁 : 예...마마.. 효의 : (마음이 편치 않고) 이 때..밖에서 들리는 박상궁의 목소리. 박상궁 (소리) : 중전마마. 대전 박상궁이옵니다. 효의 : 들게. 들어오는 박상궁. 효의 : 무슨 일인가? 박상궁 : 전하께서 중전마마를 찾으시옵니다. 효의 : ....? #43. 대전. 밤 산이 있는데 이 때, 밖에서 들리는 박상궁의 목소리. 박상궁 (소리) : 전하. 중전마마 납시었습니다. 산 : 뫼셔라. 잠시 후..효의가 대전으로 들어오는데.. 산 앞에 홍국영이 앉아 있는 것을 본다. 놀라는 효의. 효의..애써 내색 않고 산 앞에 앉는데.. 효의 : (앉는다) 산 : ... 효의 : .. 홍국영 : ... 산 : 중전.. 효의 : 예, 전하. 산 : ..나...원빈과 홍승지를 용서할까 하오. 효의 : (놀라고) 전하.. 홍국영 역시 놀란 얼굴로 산을 바라보는데.. 산 : 내가 중전을 부른 이유는.... 효의 : .. 산 : 중전 또한 이번 일을 마음에서 지웠으면 해서요. 효의 : (OL) 전하. 신첩, 전하의 하명이라면 무슨 일이든 따를 것이옵니다. 하오나 이번 일만은.. 산 : (OL) 알고 있소. 중전이 원빈과 홍승지를 용서하기 힘든 이유를.. 효의 : .. 산 : 그 이유를 내 모르는 바 아니오. 효의 : .. 산 : ..해서 내 중전에게 청을 하는 것이오. 효의 : ....전하. 산 : (홍국영을 보고) 내 한 때 ...자네가 거병범궐의 죄를 짓지 않은 이상 그 어떤 잘못을 한다 해도 용서하기로..작심을 한 적이 있었지.. 홍국영 : .... 산 : ..자넨...내가 그런 결심을 할 만큼 큰 힘이 되어줬었지. 홍국영 : .. 산 : 난 아직도 풀어야 할 난제가 첩첩산중인데.... ...해야 할 일이 태산같은데.. 홍국영 : .. 산 : ..내가 자넬 믿지 못하고 어찌 그 많은 일을 헤쳐 나가겠는가? 홍국영 : .. 산 : 용서는 이번이 마지막일세.. 홍국영 : .. 산 : .. 홍국영 : (눈물을 흘린다) ..전하. 산 : (효의를 보고) ..중전. 효의 : ... 산 : ..내 뜻을 따라주겠소? 효의 : .. 홍국영 : (눈물이 그렁한 눈으로 산을 바라보는데...) #44. 원빈의 처소. 밤 의식을 잃고 잠들어있는 원빈. 곁에는 최상궁이 간호하고 있고.. 들어서는 홍국영. 최상궁 : (놀라서) 영감! 홍국영, 말없이 원빈의 앞에 앉는다. 홍국영이 앉아서 원빈을 안쓰러운 눈빛으로 바라본다. 그런 홍국영의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진다.. #45. 궐. 대전. 밤 산, 착잡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산, 복잡한 심경...안타까운 심정으로 밖에 쏟아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안타깝게 무언가 생각하는데.. 과연 내가 홍국영을 용서한 것이 잘한 짓인가?... #46. 도화서. 외경. 낮 분주한 도화서 풍경. #47. 동. 대화실. 낮 화원과 다모들, 분주하게 일을 하고 있다. 박영문, 강두치 있다. 송연, 그림뭉치를 내민다. 송연 : (그림을 내밀고) 한성부에 넘길 삽화입니다, 나으리. 박영문 : (살펴보고는) 어찌 스무 장 뿐인 것이냐? 분명 마흔 장을 올려야 한다 하지 않았느냐? 송연 : 그게...나머진 탁화사 나으리께서 맡으셨는데 오늘 안 나오셨습니다. 박영문 : 그래? (강두치에게) 자넨 어찌 된 것인지 탁화사의 집에 연통을 해 보게.. 강두치 : 예, 나으리... 박영문 : 그리고 나머지 그림은 이화사가 나눠 그리도록 하게. 그런데, 대답이 없고. 보면, 이천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박영문 : (둘러보고는) 어찌 된 것이냐? 이화사도 오늘 안 나온 것이냐? 보면 다모들...아닌데...고개를 갸웃하며 둘러본다. #48. 도화서. 일각. 낮 이천, 주위를 살피며 구석으로 숨어든다. 이내 아무도 없자, 품 안에서 춘화완성을 빼든다. 한 장 한 장 넘겨보는데, 흐뭇해서 어쩔 줄 모른다. 이천 : 마누라...조금만 기다리게... 마르지 않는 춘화의 샘물을 손에 얻었으니 이제 떼돈 버는 건 시간문제네... 이천, 큭큭 웃는데. 그 때, 어디선가 낮게 '거기 이화산가?' 하는 소리 들린다. 이천, 흠칫 놀라 책을 숨기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는데. 한 쪽에서 탁지수가 손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들어온다. 탁지수 : 날세..이화사... 이천 : 아니, 자네 여기서 뭘 하는겐가? 탁지수 : 그게...내 화실에 들어갈 수가 없어서... 이천 : 그게 무슨 말인가? (그러다가) 자네 얼굴은 왜 가리고 있는가? 탁지수, 울상으로 천천히 수건을 내리면 얼굴 한 쪽에 손톱으로 할퀸 오선지의 흔적이 선명하다. 이천, 너무나 익숙한 풍경이다. 이천 : 아니, 이건! 맷돌보다 무섭다는 손...톱? 탁지수 : 수업료로 날린 돈 때문에 마누라한테 이리 당했네. 난 이제 어쩌면 좋나, 이화사. 돈 못 가져가면...난 죽은 목숨이네.. 이천 : ....!!.... 탁지수, 울상이 되고. 이천, 그런 탁지수를 난감한 얼굴로 보는데. #49. 궐. 일각. 낮 대수가 어디론가 급하게 달려가고 있다. #50. 내의원(익위사 집무실). 낮 대수가 정신없이 뛰어 들어오면 서장보가 누워 있고 그 옆에 강석기가 있는데 서장보가 의식이 돌아와있다. 대수 : 나으리!! 장보 : 어,(희미한 미소 띠며) 왔느냐? 대수 : 정말 괜찮으신 겁니까? 장보 : 저승 문턱까지 갔었는데.. 문턱 넘기가 억울해서 왔다. 석기 : 뭐가 그리도 억울하던가? 장보 : 내 기방에서 만난 계월이란 년 있잖은가? 고 년 머리도 못 올려준 게 너무 아쉬워서 말이지. 대수 : (그제서야 안도하며OL) 나으리도 참. 누군 장가도 못 갔는데 기생년 머리 못 올려준 게 뭐가 그리 억울합니까? 장보 : 사실은 말이다. 내 숙위소 군관이 됐는데 그 권세를 누려보지도 못하고 죽는 게 억울했던 거지. 대수야! 대수 : 예..나으리. 장보 : ..인생 별 거 없다. 즐길 건 즐기고 누릴 건 누려야 돼. 내가 죽다 살아나니 그 생각이 젤 먼저 들더라. 대수 : (애틋한 눈빛으로 장보를 보는데..) #51. 궐. 일각. 낮 채제공, 다급한 걸음으로 집무실 쪽으로 가고 있다. #52. 산의 원탁 집무실 앞. 낮 남사초, 서 있는데... 이 때, 채제공 오고...남사초, 예를 갖추고 맞는데... 남사초 : 오셨습니까? 대감. 채제공 : 전하께서 찾으셨다 들었네. 무슨 일인가? 남사초 : 기별만 전하라 하셨을 뿐, 저 또한 그 까닭은 알지 못합니다. 대감. 채제공 : (무슨 일인가 싶은 표정) #53. 산의 원탁 집무실. 낮 산 앞에 채제공, 남사초가 서 있다. 채제공, 남사초..다소 놀란 얼굴인데... 채제공 : (놀라) 지금 오늘 밤 미행을 나선다 하셨습니까? 산 : 예.. 채제공 : ...!... 남사초 : (당혹해) 전하! 산 : 임금이 민정을 살피러 미행을 나선다는데 왜들 그리 당혹한 얼굴을 하는 겁니까? 채제공 : 전하!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지금 원빈마마의 일로 조정이 경황이 없는 터인데...(하는데) 산 : (OL) 그건 가슴 아픈 일이나 내명부의 일입니다. 그 때문에 내가 할 일을 안 할 수는 없지요. 채제공 : .. 산 : (남사초를 보고) 숙위소에 내 뜻을 전하게. 남사초 : 예..전하. #54. 대비전 앞. 일각. 낮 나인 하나가 정순의 상궁인 강상궁에게 무언가 귓속말을 전하는데.. 강상궁이 끄덕이는데... #55. 산의 원탁 집무실. 낮 산, 홍국영과 마주 앉아 있고... 곁에서, 남사초..불안한 기색으로 있는데... 산 : (담담히) 오늘 미행은 불가하다? 홍국영 : 그렇습니다. 전하. 산 : 왠가? 홍국영 : 전하. 얼마 전 전(前) 이조참의 민주식이 금군을 해하고 도주했습니다. 아직, 그 일의 배후조차 밝히지 못하였사온데.. 행여 전하께서 미행에 납시셨다가 망극한 일을 겪게 되실까 염려되어 드리는 말씀이옵니다. 하오니 전하! 미행은 차후로 미루셔야 하옵니다. 산 : ....... 남사초 : 소신도 같은 생각이옵니다. 산이 말없이 잠시 고민을 하다가.. 산 : 내 안위를 염려하는 자네들의 의중은 알았으니 내..더욱 조심하지. 홍국영 : (당황해서) 전하.. 산 : 내 보위에 오른 후 단 한 번도 궐 밖에 나간 적이 없었네. 임금이 되어 어찌 내 한 몸 안위만 살필 수 있단 말인가? 난 나갈 것이니 그리들 알게!! 산이 단호하게 말을 하면 홍국영과 남사초, 난감한데. #56. 산의 원탁 집무실 앞. 낮 홍국영이 대전에서 나온다. 홍국영, 심각한 얼굴로 잠시 고민을 하더니 뭔가 결심을 굳힌 듯. 어디론가 급하게 간다. #57. 숙위소. 집무실. 낮 대수와 강석기가 초조히 기다리고 있는데. 이 때, 홍국영이 들어오는데.. 대수 : 어찌 됐습니까? 영감.. 홍국영 : 전하께서 오늘 밤 미행을 나가시네. 홍국영의 말에 대수와 석기, 바짝 긴장을 하는데.. #58. 숙위소. 훈련장. 낮 숙위군들이 도열해 있으면..그 앞에 대수가 있다. 대수가 숙위군들을 일별하고.. 대수 : 너..너... 대수가 지명하는 숙위군들이 한 쪽으로 가서 서는데. #59. 금군 훈련장. 일각. 낮 금군대장과 강석기가 있는데. 금군들, 도열해 있고.. 금군대장이 직접 금군을 선별하고 있다. 한 쪽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강석기. #60. 숙위소. 집무실. 낮 홍국영이 있고 그 앞에 대수와 강석기가 있는데.. 홍국영 : 모두 선별했나? 대수 : 예. 숙위군과 금군 중 무예가 출중한 자들로만 선별했습니다. 홍국영 : ..그럼 내 말을 잘 듣게. 홍국영 옆에는..도성 안 지도가 있다. 홍국영 : 이것이 오늘 밤 전하의 미행 시 동선이네. 근접 수행을 하게 될 자네들은 반드시 전하를 이 동선을 따라 모셔야 할 것이야. 알겠는가? 대수 : 예. 석기 : 예.. 홍국영 : 그럼 지금 선별한 숙위군과 금군들을 이끌고 가서 이 동선 내에 있을 위험 요소는 모두 제거하고 오게. 대수 : 위험 요소라니요? 그걸 지금 어찌 압니까? 홍국영 : 뭐든지!! 사고가 생길 요소는 제거하란 말일세. 이 동선 내에 있는 왈패들부터 격리하고 혹...전하께서 백성들과 직접 대면하고 싶다 하시면 자네들이 사전에 전하의 안위가 검증될만한 자들을 골라둔 후에 만나게 하란 말이야.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는가? 대수 : (난감한) 하오나..영감. 그건 전하가 미행을 나가시려는 뜻과 다르지 않습니까? 홍국영 : (약간 신경질적으로OL) 그걸 누가 몰라서 그러는가? 잘 생각해 보게. 지금 전하께서 미행을 나가실 여건이 되는 지 말이야. 보위에 오르신 후에도 자객이 들었던 것이 현실인데 미행을 하신다는 것이 알려지기라도 하면 어찌 될 것인지 말이야. 대수 : .. 홍국영 : 전하께 닥칠 위험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사전에 차단을 해야 된다는 말일세. 자, 내가 지시한 것을 빨리 실행하게. 대수 : 예. 석기 : 예.. #61. 숙위소. 집무실 앞. 낮 숙위소 안에서 나오는 대수와 석기. 대수 : (심란한)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닌 거 같습니다. 석기 : 나도 자네와 같은 뜻이네만 홍승지 영감의 의중도 이해해야 하네. 숙위대장이 뭔가? 전하의 안위를 책임져야 할 지위가 아닌가? 대수 : ... #62. 도성. 저자 거리. 일각. 낮 대수와 석기가..십수 명의 숙위군과 금군들을 이끌고 저자 거리를 살펴보고 있는데 대수는 물론..석기와 숙위군들..모두..사복으로 갈아입고 있다. #63. 저자 거리. 일각. 낮 대수와 석기가 있는데, 변복을 한 숙위군들이 서너 명의 왈패들을 끌고 와서 대수와 석기 앞에 무릎을 꿇린다. 왈패 : 당신들 뭐야? 대체 왜 이러는 거야? 대수..말없이..반항하는 왈패를 한 대 후려친다. 대수 : 입 닥치고 내 말 잘 들어. 너흰 지금부터 도성 밖으로 나간다. 도성 밖으로 나가서 내일..아니, 모레까지 여긴 얼씬도 하지 마라. 석기 : 도성 안에서 눈에 띠는 놈들은 그 즉시 절단을 낼 것이다. 알겠느냐? 왈패들 : 예!! #64. 저자 거리. 일각. 낮 대수와 석기..숙위군들이 저자 거리를 살피는 모습들. 주막에 들어가서..살피는 모습. 저자 거리 이 곳 저 곳을 살피는 모습들이 보여지고. #65. 도화서 앞. 밤 초비, 송연, 미수, 세모, 네모, 시비가 함께 나오고... '잘 가.' '그럼 내일 봐.' 하면서 헤어지는데... 이 때, 누군가...송연일 은밀히 주시하는 느낌. #66. 도성. 일각. 밤 송연이 혼자 밤길을 걸어가는데... 이 때..취객 하나가 비틀거리며 오다, 송연과 마주치고.. 송연...멈칫 하는데... 취객 : (취한) 이쁘게 생겼네. 하면서, 취객...송연에게 슬금슬금 다가오고... 송연, 긴장한 얼굴로 뒤로 물러서는데...그 때. 송연의 앞으로 웬 사내가 나서서 취객을 막아서는데.. 순간, 놀란 송연의 모습. 사내 : (부드럽지만 힘이 느껴지는) 지금 뭐하는 겁니까? 그러자, 취객..사내를 보곤... 취객 : 아..아니, 난... 취객이 옆으로 비껴가고.. 송연, 이내 안도하는 표정인데... 송연 : (사내에게) 고맙습니다. 사내가 잠시 말없이 송연을 바라본다. 송연 : ....? 사내 : 이리 늦은 시각엔 진고개 쪽 길이 안전하지요. 그 쪽은 주막이 있어 늦게까지 인적이 있거든요. 송연 : ...!....예.. 사내가 송연에게 눈인사를 하고 한 쪽으로 사라지는데.. 송연..그런 사내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는 표정인데.. #67. 궐 앞. 일각. 밤 대수, 강석기, 그리고 남사초가 근접 수행을 하는 가운데 변복을 한 산이 궐을 나서고 있다. #68. 저자. 일각. 밤 산과 대수..석기, 남사초가 걸어가다가 산이 걸음을 멈춘다. 대수와 석기..남사초가 의아한 눈으로 보면 산 : 운종가 쪽으로 가야겠네. 대수와 석기, 당황하는데.. 석기 : 전하! 오늘 미행은 삼개나루 쪽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산 : 예정이라니? 누가 그런 예정을 했단 말인가? 석기 : (당황..) 홍승지 영감이... 대수 : (얼른OL) 전하의 안위를 위해 오늘의 미행 동선을 예측하고 곳곳에 숙위군을 배치해 뒀습니다. 산 : (놀라고) 뭐야? 그게 무슨 미행이 되겠느냐? 대수 : 전하. 전하의 안위를 심려하는 홍승지 영감의 충심을 헤아려주십시오. 산 : 듣기 싫다. 내가 미행을 나가고자 하는 뜻을 모르고 하는 소리냐? 이렇게 짜여 진 동선을 따라 움직이면 어찌 백성의 고충을 살필 수 있겠느냔 말이야! 남사초 : 하오나 전하. 전하를 위해하려는 세력이 잔존하고 있는 이상 미리 경계를 하심이.. 산 : 그들이 두려우면 애초에 미행을 하겠다고 나서지도 않았네. 난 운종가로 갈 것이니 그리들 알게!! 대수와 석기..남사초, 당황하는데... #69. 저자. 주막 앞. 밤 주막 앞을 서성이는 대수와 강석기의 모습. 대수와 석기가 주위를 살피고 있는데.. 이 때, 주막 안에서 호탕한 웃음소리가 들리고... #70. 동. 주막. 방 안. 밤 산과 남사초, 그리고 사내 셋이 술상을 벌려 놓고 담소하고 있다... 산 : (신기한) 정말 저 양반이...음보(악보)도 없이 가락을 맞추고 한 번만 듣고도 악기를 연주한단 말이오? 사내1 : (미소) 초면인데 내가 농짓거리라도 하겠소? 정말이오. 사내2 : (머쓱한) 타고 난 재주는 그것 뿐이오. 기왕지사 타고 날 재주라면, 돈벌이나 되는 거면 좋았을 것을..허허... 사내3 : (OL) 그러게 말일세. 사내2 : (사내1을 가리키며) 저 치는 뭐라 불리는지 일러드리리까? 산 : (사내1을 보는데) ...... 사내1 : 거 참, 사람 실없긴...(하는데) 사내2 : (OL) 간서치(看書痴)요...간서치. 산 : 간서치가 뭐요? 사내2 : (웃으며) 뭐긴 뭐겠소. 글만 드립다 읽는 바보 멍청이란 소리지. 오죽하면, 풍열로 눈병에 걸렸는데 실눈 뜨고 서책을 읽었을까? 사내들 모두 껄껄거리며 웃는데... 사내1 : 세상 천지에 글 읽는 낙(樂)만한 것이 또 있는가? 난 밥은 굶어도 서책을 굶을 순 없네. 산 : .....!..... 사내2 : 어련하겠는가? (그러다, 산에게) 헌데, 그 쪽은 대체 뭐 하는 사람이요. 남사초 : ...!... 산 : 나도 간서치요. 밥은 굶어도 서책을 굶으면 하루라도 참을 수가 없소. 사내들, 껄껄거리고 웃고.. 산, 호기롭게 웃는데... 사내2 : 하면, 우리 백탑파에 들면 되겠구만. 산 : 백탑파(자막/실학자들의 모임. 더 상세한 설명요)가 뭐요? #71. 도성. 일각. 밤 산과 남사초가 가고 있다.. 전후좌우를 살피며 가고 있는 대수, 석기. 남사초 : 듣자니, 자기들끼리 백탑파라 부르는 모양입니다. 산 : 궐로 돌아가면, 저들에 대해 좀 더 알아보게. 남사초 : 예, 전하. #72. 초가. 마당. 밤 산과 남사초, 강석기가 초가 밖에 서 있고. 대수가 초가 마당 안에서 죽은 노비의 모친을 만나고 있다. 대수 : 그 이후론 신공을 받으러 오는 자도 추쇄꾼도 오지 않았습니까? 노파 : 예. 처음엔 설마설마 했는데... 정말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게 다 임금님께서 그리 살펴주셨다는데... 죽기 전에 그 은공을 어찌 다 갚을런지... (눈물 훔치며) 죽은 제 아들놈도 이젠 편히 눈 감았을 겁니다. 초가 밖에서 노파를 바라보는 산의 시선. #73. 동. 저자 거리. 밤 대수와 강석기의 경계 하에 산과 남사초가 골목으로 막 들어서는데... 그 때였다...으슥한 어둠 속 어딘가에서 누군가 내민 조총이 보이고... 산을 겨냥하는데... 일촉즉발의 위기인데... 이 때 조총이 발사가 되고 산의 옆을 스치는데.. 총성이 울리는 순간 대수와 석기가 산을 덮치듯이 호위를 하고. 대수 : 전하! 남사초 : (사색이 된 채) 전하, 괜찮으시옵니까? 산 : 난 괜찮네... 대수가..주위를 살피다가..어디론가 급하게 달려가면 산을 향해 조총을 쏜 자가 도주를 하는데.. 대수가 사내를 뒤쫓는다. #74. 저자 거리. 일각. 밤 도주하는 사내를 뒤쫓는 대수. 골목길을 이리저리 도주하는 사내. 대수가 사내를 쫓아가지만 끝내는 놓치고 마는데.. 대수..허탈한 표정이고... #75. 숙위소. 집무실. 밤 홍국영과 대수, 강석기가 있는데.. 홍국영이 놀란 얼굴로.. 홍국영 : (놀란) ..지..지금 뭐라 했는가? 암살? 대수 : 예. 조총으로 암살을 시도했습니다. 홍국영 : 전하께서는 어찌 되셨나? 석기 : 무사하십니다. 홍국영 : 도대체...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는가? 내 그래서 전하의 동선을 따라 사전에 위험 요소를 모두 제거하라지 않았던가? 대수 : 전하께서 갑자기 미행 장소를 바꾸시는 바람에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홍국영 : (미치겠는데....) #76. 산의 원탁 집무실. 밤 산이 있고. 그 앞에 홍국영이 있는데. 홍국영 : (머리를 조아리며) 전하! 소신을 벌하여 주십시오. 이 모든 것이 소신의 책임이옵니다. 산 : (OL) 당치 않네. 그게 어찌 자네 책임이란 말인가? 홍국영 : 소신은 전하의 안위를 책임지는 숙위대장이옵니다. 전하께 이런 참담한 변고가 생겼는데 어찌 소신의 책임이 아닐 수 있습니까? 산 : 그보다 내 자네한테 묻고싶은 게 있네. 홍국영 : ...? 산 : 어이하여 나의 미행 동선을 미리 예정하고 숙위군을 배치했는가? 홍국영 : (당황) ..전하. 그것은 이 같은 사태를 대비하여.. 산 : (단호한) 내가 책임을 묻고싶은 것은 오늘 밤에 일어난 사태가 아니라 자네의 그 같은 짓일세. 어이하여 나를...자네의 의도대로 움직이려 하는 것인가? 홍국영 : (얼굴이 굳어지고) ...전하. 산 : 내 자네의 충심을 모르는 바 아니나 다시는 그 같은 짓을 하지말게. 알았는가? 홍국영 : 예..전하. 산 : ..그만 나가보게. 홍국영이 자리에서 일어나..밖으로 나가는데.. #77. 산의 원탁 집무실 앞. 밤 집무실에서 나오는 홍국영의 굳은 얼굴. 홍국영..뜻하지 않은 산의 반응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데... #78. 궐. 전경. 낮 조용한 궐 안 풍경. #79. 혜경궁 처소. 낮 혜경궁과 효의가 차를 마시고 있다... 혜경궁 : 내 원빈의 일로 중전께 미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예요. 모든 것이 주상을 위한 것이였다 여기고 넓은 마음으로 헤아려주세요.. 효의 : 어찌 어마마마께서 미안하다 하시옵니까? 저는 아무렇지도 않사오니 괘념치 마십시오. 혜경궁 : 고맙소. 중전. 이 때, 김상궁.. '마마!' 하면서 급히 들고.... 혜경궁 : 무슨 일인가... 김상궁 : 마마! 간밤에 전하께서 미행을 나가셨는데, 총격을 받으셨다 하옵니다. 순간, 혜경궁과 효의...경악한 표정이고... 혜경궁 : 그게 정말이냐? 김상궁 : 예, 마마! 틀림없는 사실이옵니다. 효의 : 전하께서는 어찌 되셨는가? 옥체를 상하셨는가? 김상궁 : 천만다행으로 무사하시다 하옵니다. 효의 : (그제사 안도하는) #80. 빈청. 낮 장태우와 최석주가 있는데... 장태우 : (경악하는데) 정말 주상을 향해 조총을 겨누었단 말인가? 최석주 : 예.. 두 사람..잠시 말이 없는데... 장태우 : (조심스럽게) 누구...짐작 가는 사람이 없는가? 최석주 : 예. 모르는 일입니다. 장태우 : 이번 일로 홍국영이가 또 엄한 사람을 잡겠다고 나서겠구만.... 최석주 : .... 장태우 : ....... #81. 숙위소. 집무실. 낮 서탁을 '쾅'하고 내리치는 홍국영의 분노 어린 표정. 그 앞에 대수, 강석기 있는데... 홍국영 : 이는 필시 노론 벽파의 짓이다. 내 저들을 목을 졸라서라도 반드시 누구의 소행인지 밝혀내고 말 것이야! (대수와 강석기를 보고) 빨리 도주한 민주식을 잡아들이고 장태우 대감을 비롯해 노론 벽파의 대신들을 소환하게. 대수 : 예! 석기 : 예. 영감. #82. 대전 앞. 낮 남사초와 나인들이 있는데... 이 때, 박상궁이 '상선영감!' 하면서 급히 달려오는데. 남사초, 그런 박상궁을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박상궁 : 상선영감, 큰일났사옵니다. 남사초 : 대체 무슨 일이길래 이리 경망스레 구는겐가? 남사초에게 은밀히 뭔가 말을 전하는 박상궁. 순간, 남사초..놀라 경악한 얼굴로 대전을 바라보는데... #83. 대전. 낮 산이 서책을 보고 있는데... 이 때, 남사초가 급히 들고... 산, 의아한 표정으로 남사초를 바라보는데... 남사초 : 전하. 산 : 무슨 일인가? 남사초 : 방금, 숙창궁에서 기별이 왔사온데... 원빈마마께서 혼절하시어 위중하시다 하옵니다. 산 : (경악한) 지금 뭐라 했는가? 원빈이 위중해?!! 놀라는 산의 모습에서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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