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62
62 회 ㅣ 2008-04-21
MBC 특별기획드라마
이 산(李祘)
제 62 부
기 획 조 중 현
제 작 박 창 식
프로듀서 고 병 철 장 병 태
극 본 김 이 영
에이 스토리
연 출 이 병 훈
김 근 홍
조 연 출 이 성 준
최 정 규
제 작 김 종 학 프 로 덕 션
#1. 동. 일각. 낮 (61부 엔딩에 이어.)
송연, 설거지를 하던 냇가로 온다.
정신없이 뭔가를 찾는 송연..
송연 : 어디에 떨어뜨렸지..
송연, 걱정되고 안타까운 얼굴인데...
그때 송연의 등 뒤에서.
산(소리) 이걸 찾는 것이냐?
송연, 멈칫....한다. 이 목소리는.....
송연....놀란 얼굴로 천천히 몸을 돌리면...
그곳에 산이 서 있는데...보면, 산...송연
이 떨어뜨린
술띠를 손에 쥐고 있다.
송연 : ....전...하
산 : 이건....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내가 네 팔에 묶어 준 그 술띠였지
니가 이걸....아직 가지고 있는 줄은 몰랐구나!
송연 : ....!!....
산 : (가만....송연을 바라보고)
송연 : (어떻게 될 것인가..당혹스럽고 떨리는데)
산, 다가와 송연에게 술띠를 건넨다)
송연 : ....!....
산 : ........
송연 : 전하.....이곳엔...어떻게.....
산 : (가만...그러다가)너를...데리러 왔다
송연 : ....!!....
산 : .......
송연, 자신을 데리러 왔다는 말에 순간...
망연해지고...
산, 그런 송연을 깊은 눈으로 바라보는
데...
자신을 데리러 왔다니..이게 무슨 말인가..
산 : 나와 함께 궐로 돌아가자 송연아!
내 그 말을 하러...이곳에 온 것이다.
송연 : ...궐로 돌아가자니요? 전하 그것이 무슨....(흐린다)
산 : .......
송연, 산의 표정에서..그것이 무슨 뜻임을
느끼고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산...그런 송연을
흔들리는 눈빛으로 바 라 보는데...
산 : 그때 니가....궐에 들어오지 않은 까닭을 알고 있다
그건 도화서 때문도 아니었고 니 마음 때문도 아니었어.
송연 : ...!!...
산 : 어마마마를 뵈었다 들었다
그래서 그리한 것이냐?
송연 : ...전..하...!
산 : 어찌 그런 바보 같은 생각을 한 것이냐?
너를 곁에 둘 수 없는 것이...
내게 어떤 고통일 지...너는 짐작조차 하지 못한 것이냐?
(하는데)
송연 : (눈물 고인 얼굴로 당혹한 채 외면하며) 그만 돌아가세요 전
하..
산 :.....!!....
송연 : ...소인에게 이리 말씀을 하시는 것은...
당치 않으신 일입니다.
이만 돌아가세요 전하(가려는데)
산 : (잡으며) 송연아..!!
송연 : 전하께선 이 나라의 임금이시고
저는 미천한 화원입니다!
헌데 그런 제게 어찌...이 나라의 지존이신
전하께서....(하는데)
산 : (O.L)나는 지금 네 앞에 임금으로 서 있는 것이 아니다!
송연 : ....!!...
산 : 나는 너를 세손으로 만나지 않았다.
나는 한 번도 널, 임금으로 만난 적이 없어!
.....모르겠느냐?
난 지금 네게....임금이 아닌 한 남자로서
내 곁에 있어 달라 그리 말하는 것이야!!
송연 : ....!!!...
산 : 그리고 난....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이젠 어떤 말도 더 듣지 않을 것이야.
너와 함께가 아니라면, 난... 절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송
연아!
송연 : ...!!!....
산 : ......
송연, 눈물이 가득 고인 채..망연하고 충격
어린
얼굴로 산을 바라보고..
산, 결연한 눈빛...안타까움이 가득한 시선
으로
그런 송연을 바라보는데.....
#2. 천주학 마을. 낮
남사초와 금군들 십 여 명이 있고.
한쪽에서 사람들이 모여 이 모습을 지켜본
다.
무슨 일인가 다들 놀란 얼굴로 웅성거리는
데....
그때,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욱이가 급히
온다.
욱, 남사초를 보고 놀라 얼른 예를 갖춘
다.
욱 : 상선영감
남사초 : ...그래 오랜만이구나.
그간 어찌 지냈느냐? 몸은 이제 다 나은 것이냐?
욱 : 예, 영감 살펴주신 덕분에 쾌차하였습니다.
하온데, 영감께서 이곳까진 어인 일이십니까?
(금군들의 모습에 걱정 어린) 혹...무슨 일이라도 있는 것입니
까?
남사초 : (보고, 담담히 미소) 아니다.
전하께서 이곳에 걸음을 하시어 뫼시고 온 것이다.
욱 : 예? 전하 께서요?
남사초 : ........
욱과 사람들, 임금이 왔다는 말에 다들 경
악한 얼굴인데.
#3. 궐 일각. 낮
혜빈이 나인들을 데리고 급히 온다.
이상궁, 마마...하며 맞는데...
혜빈 : 지금 당장 예조 참의를 내 처소에 들라 하게.
이상궁 : 예, 마마
이상궁, 급히 가고.
혜빈, 굳은 얼굴로 생각에 잠기는데.
#4. 동. 혜빈 처소. 낮
혜빈, 있고 그 앞에 예조 참의가 있다.
혜빈 : 내 오늘 우연히 관상감(예조의 아문 중 천문, 지리, 택일을
하는 곳)에
들렸다가 참으로 기막힌 얘길 들었소.
후궁을 들일 것이란 하명을 내린 지가 언젠데,
아직 간택일 조차 나오지 않았다니...
대체 예조에선 뭘 하고 있는 것이오?
예조 : (난처하다)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간택이라니요? 마마.
혜빈 : (기가 막히다) ...지금, 그것을 내게 묻는 것이오?
내 분명 예조에 후궁간택을 위한 절차를 밟으란 명을 내렸거
늘.....
어찌 예조 참의란 자가 이를 모르고 있는 것이오?
예조 : 하..하오나 마마...
예조에서는 간택을 중단하라는 명을 받았사옵니다.
하여, 소신은 마마께서도 이것을 알고 계신 줄 알고....
(하는데)
혜빈 : (OL) 지금 뭐라 했소?
간택령이 거둬지다니?
대체 누가 그 같은 명을 내린 것이오?
예판 : (난감하고)
혜빈 : (기막힌 얼굴로 보는데)
#5. 효의 처소 안. 낮
효의, 김상궁 있다. 효의, 놀란 얼굴인데.
효의 : 예조 참의가 어마마마 처소에 들었다니...그게 정말인가?
김상궁 : 예, 마마.
하온데, 그 뿐이 아니옵니다. 마마
예조 참의께서 돌아간 후 혜경궁 마마께서 크게 진노
하시며
대전으로 납시셨다 하옵니다.
효의 : 뭐? 어마마마께서 대전에 납시셨다고?
김상궁 : 예, 마마
효의, 당혹스러운 얼굴인데.
#6. 대전 앞. 낮
혜빈, 대전 앞에 박상궁 등과 있다.
혜빈 : 주상께서 궐에 안 계시다니..
허면 주상께선 지금 어디 계신 것이냐?
박상궁 :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전하께서는...은률로 거동을 하셨사옵니다. 마마
혜빈 : (당혹스럽다) 은률?
아니, 주상께서 갑자기 무슨 연유로 그곳에 납셨다는 것인가?
하는데....
효의 : (OL)어마마마!! 그건 신첩이 말씀 올리겠사옵니다.
혜빈 : (놀라 보는) 중전...
효의 : (다가와) 전하께서..은률로 납신 까닭을
신첩이 알고 있사옵니다. 어마마마
혜빈 : ...!!...
효의 : ........
#7. 천주학 마을. 낮.
노을이 사위를 물들이고 있고.
송연...인적 없는 곳에 홀로 앉아 있다.
망연한 얼굴로 가만...술띠를 내려다보는
데. 그 위로.
산 : 나는 너를 세손으로 만나지 않았다.
나는 한 번도 널, 임금으로 만난 적이 없어!
.....모르겠느냐?
난 지금 네게 임금이 아닌 한 남자로서
내 곁에 있어 달라 그리 말하는 것이야!!
이내 송연의 눈가에 눈물이 맺혀오는데...
그때...
욱(소리) 여기 계셨습니까? 누님
송연, 멈칫 돌아보면
뒤편에 욱이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서
있다.
송연 : (얼른 눈물 감추며) ...욱아!!
욱 : (다가와 보며) 이곳에 계신 줄도 모르고 한참 찾았습니다.
송연 : .......
#8. 동. 일각. 낮
송연, 욱, 천천히 걸어가고 있다.
어두운 얼굴로 걸음을 옮기는 송연.
욱, 그런 송연을 가만 보다가...
욱 : 잃어버렸다던 물건은..찾으셨습니까?
송연 : (보고)
욱 : 찾을 것이 있다며 나가셔서
늦도록 오시질 않아...혹 찾지 못하셨나 걱정했습니다..
송연 : 아냐, 욱아 찾았어!!
(손에 있던 술띠를 보이고) 이 술띠였어....내가 잃었
던 물건이
욱 : (미소) 다행입니다.
사색이 되어 뛰어가시는 것을 보고
정말 귀한 걸 잃으셨구나 했는데...
송연 : ........
욱 : (가만 그러다가) ....헌데, 이제 그만 가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송연 : (멈칫 멈춰서고)
욱 : 전하께선 이 길 끝에 있는 누각에 계실 것입니다.
벌써 유시가 지났으니 가보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누님
송연 : (당혹)...욱아!!
욱 : 혹 저를 염려하는 것이라면 그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제 저는 이곳에 머물 것이니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허니 누님께선 이만 도성으로 돌아가십시오.
송연 : ....!!.....
욱 : 누님과 전하의 인연을......제가 다 알진 못하지만
누님께서 무엇 때문에 이리 주저하시는지
그 까닭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송연 : .....!!....
욱 : 제게 누님은, 세상 누구보다 귀한 사람입니다.
그것은 전하께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송연 : ...욱아...!
욱 : 허니 누님 스스로를 미천하다 생각하지 마십시오.
자격이 없다 그리 생각지도 마세요.
전하의 그 귀한 마음을 받으신 누님께서
어찌 그런 생각을 하십니까?
송연 : .....!!.....
욱 : 이대로 전하를 피하신다면...
훗날 분명 이리 허망하게 보낸 세월을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이 작은 술띠를 잃고도
그처럼 어쩔 줄 몰라 하며 온 산을 헤매셨던 누님이 아니십니
까?
헌데...그리 은애하는 분을 보내고
그 곁을 떠나서 어찌 사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송연 ....!!....
욱, 애틋하고 안타까운 시선으로 송연을
바라보고.
송연, 눈물 가득한 얼굴로 시선을 튼다.
갈등과 혼란으로 고통스러운 마음을 어찌
할 수가 없는데.
#9. 누각. 밤
어느새 사위가 어둑어둑 해지고.
산, 누각 같은 곳에 서 있다. 그 곁에 남사
초 있다.
산 :
남사초:
산 : 시각이 얼마나 되었는가?
남사초 : 술시가 다 되어가옵니다.
산 : (굳어지고)
남사초 : 전하...밤바람이 차옵니다.
은률 군수에게 명을 내려 유숙할 곳을 마련해두었으
니
그만 관아에 걸음을 하심이 좋을 듯하옵니다.
산 : 아니네, 남 내관
난...이곳에 있을 것이네
남사초 : ...전하...
산 : ....
남사초 : ....!!...
산 : ...난 이 나라의 임금이니
어명으로 그 아이를 따라나서게 할 수도 있겠지.
허나 그리하고 싶지 않네.
남사초 : .....!.....
산 : 난...이곳에서 송연일 기다릴 것이네.
남사초 : .....!!....
산, 담담하고 깊은 시선으로 먼 곳을 응시
하고...
#10. 산 일각. 밤
송연의 앞에 갈림길이 놓여있다.
그 오른 편 길에 서 있는 송연. 그 위로.
욱(소리) 이 길로 가셔야 합니다.
끝에 있는 누각에서 누님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어째야 하나 갈등어린 얼굴의 송연.
그 위로.
어린 산(소리) ....자...어서 내 이름을 불러 보거라
어린 송연(소리) .....사..산아....
송연, 눈가로 눈물이 맺혀온다. 그 위로..
회상.
어린 산 : 처음이로구나!
아바마마나 어마마마가 아닌 다른 사람이
내 이름을 불러준 것이...
어린 송연 :....!....
어린 산 : (혼잣말 하듯)....그렇구나 산이라 불러주니 듣기가 좋아.
송연, 손에 든 술띠를 흔들리는 눈빛으로
바라본다.
송연, 술띠를 움켜쥐고 갈림길을 돌아보는
데..!!
#11. 누각. 밤
산,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
그러다 손을 펼쳐보면 송연이 줬던 풍잠
이 들려있다.
산, 애틋하고 안타까운 얼굴로 길을 돌아
보고...
#12. 일각. 밤
밤길을 가는 송연.
점점 걸음이 빨라지더니 뛰기 시작한다.
눈물 가득한 얼굴로 뛰는 송연. 그 위로...
산과의 일들이 추억된다.
다시 만났을 때...송연일 놓아주라 하던
산...
송연이를 만나러 달려오고...
그리고...저자에서 산과 함께 즐거운 시간
을 보내던 때..등..
그 위로..
산(소리) .....모르겠느냐?
난 지금 네게....임금이 아닌 한 사내로
내 곁에 있어 달라...그리 말하는 것이야!
너와 함께가 아니라면 난 절대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송
연아.
송연, 누각이 보이는 곳까지 달려온다.
그러나...어두운 누각. 텅 빈 곳엔 아무도
보이지 않고..
멈칫. 우뚝 서는 송연..!
산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왈칵 두려운 마
음이 된다.
송연 : ...전..하....
달려가는 송연 그러다 순간.....나뭇가지에 팔을 긁히고.
송연, 얕은 비명을 내며 손목을 움켜쥔다.
보면, 나뭇가지에 소맷자락이 찢겨져 있
고...
그 결에 손목까지 다쳤는지 꽤 깊은 상처
에 피가 맺혀있는데.
#13. 누각 부근. 밤
달려온 송연, 주변을 정신없이 두리번거린
다.
송연 : ...전하....! 전하....!!
송연, 정신없이 산을 부르며 주변을 두리
번거린다.
바로 그때...
산(소리) 송연아...!
송연, 산이 부르는 소리에 멈칫..돌아본다.
보면 그곳에 산이...놀란 얼굴로 서 있는
데....
송연, 산을 보자, 그대로 눈가로 눈물이 맺
혀온다.
송연 : (낮게) 전..하....
산 : (다가오다가 상처 난 팔을 보고....잡으며) 어찌 된 것이냐? 다
친 것이냐?
송연 : (...!!...) 괜찮습니다.
이런 것쯤은..아무래도 괜찮습니다..
산 : 괜찮다니...! 피가 이렇게 흐르지 않느냐?(하는데)
송연 : 가신 줄 알았습니다.
제가 너무 늦어...이대로 가신 줄 알고...
산 : 송연아 !!
송연 : (OL)함께 가겠습니다. 전하.
그리 해도 된다면 전하를 따르겠습니다.
산 : ....!!.....
송연 : 부족하고 모자란 마음뿐입니다.
미천하고 불민한 제가 전하께 드릴 수 있는 것은.....
오직 마음뿐입니다.
그것만으로도 괜찮다 하신다면...
전하의 곁에 있고 싶습니다.
소인이 감히 그리해도 되는 것이라면....
죽을 때 까지 전하의 곁에서...전하를 모시고 싶습니
다.
산 : .....!!....
송연 : ........
산 : 마음 뿐이라 했느냐?
부족하고 모자란...마음뿐이라 했느냐?
송연 : (...!!...) ...전...하....
산, 눈물이 고여 송연을 바라본다.
그러다가..송연의 손에 쥐어진 술대를 집
어..
그것으로 송연의 다친 손을 묶어주는데....
눈물 고인 채..그런 산을 벅찬 마음으로 바
라보는 송연.
산 : 다치지 말거라! 송연아.
이젠 내가 너를 지켜줄 것이니...
내 곁에서....다시는 아파하지 말거라.
송연 : ...전..하....
산, 눈물이 고인 채 떨리는 얼굴로 송연을
본다.
조심스럽게 손을 가져가...손끝으로 송연
의 눈물을
닦아주는 산...그리고 이내...벅차고 아린
얼굴로 송연을
왈칵 품안에 안는다.
....마주 안는 송연!
송연, 그런 산의 품에서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는데.....
그 위로....불어오는 조용한 바람...
어두운 밤, 그렇게 서로를 굳게 안은 두 사
람 위로
눈처럼 하얀 꽃잎이 날리고..
카메라.....두 사람의 안고 있는 모습에서
천천히 멀어지며.....
이윽고 암전된다.
#14. 궐 전경. 밤
조용한..
#15. 일각. 밤
산이 결연한 얼굴로 온다. 그 옆에는 남사
초가 따라오고.
산 : (남사초에게) 박상궁을 들라 하게.
남사초 : 예..전하.
산 : ........
#16. 침전 . 밤
산, 남사초와 있고 그 앞에 박상궁이 있는
데..
산 : 지금 대전 밖에 나와 함께 들어온 아이가 있다.
오늘 밤 그 아이가 내 처소에 침수를 들 것이니
그리 알고 준비하거라.
박상궁 : (멈칫, 놀란다)
남사초 : (역시 놀라는데)
산 : 뭐하느냐? 박상궁
박상궁 : 예에! 전하
박상궁, 물러서 나가면..
남사초 : (당혹한 채)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전하
아직...송연일 후궁으로 들이는 일로
혜경궁 마마의 재가도 받지 않으셨사옵니다..
자칫 이 일이 문제가 된다면...(하는데)
산 : (O.L) 문제를 만들려고 이러는 것이네.
남사초 : (멈칫) 예에...?
산 : 남내관! 이 문제는 더 이상 이야기하지 말게
남사초:...
산 :...
남사초, 문제를 만들려하다니..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당혹스럽고...보면 산의 표정에 굳은 눈빛
이 어리고.
#17. 일각. 밤
송연, 초조한 얼굴로 있는데..
그때 박상궁이 대전 나인들과 함께 온다.
박상궁 : 니가 성송연이란 아이냐?
송연 : 예...
박상궁 : 나를 따라오너라.
송연 : ....!!....
#18. 궐 어느 방(정순처소 왼쪽. 가구 수수하게). 밤
송연이 박상궁 등과 함께 일각으로 온다.
박상궁 : (나인들에게) 이 아이를 정갈하게 씻기고
옷을 갈아입혀 대전에 들이게.
오늘 밤 이 아이가...전하의 시중을 들 것이네.
송연 : ....!!....
송연, 그 말에...놀라고.....
#19. 궐. 일각. 밤
이상궁, 대전 나인 한 사람으로부터 이야
기를 전해 듣는다.
이상궁, 경악하는 얼굴.
이상궁 : 뭐어...? 그게 정말인가?
나인 : 예에! 마마님
이상궁 : ...!!....
#20. 혜빈 처소. 밤
혜빈, 굳은 얼굴로 있는데..그때 밖에서 이
상궁이
‘마마 이상궁이옵니다’ 하고 다급히 이야기
한다.
헤빈 : 들어오게
이상궁 : (안으로 들어오면)
혜빈 : 그래, 어찌되었느냐? 주상께선 아직도 환궁을 아니하셨다
하더냐?
이상궁 : 마마...큰일났사옵니다
방금 전 주상전하께서오서 환궁을 하셨사온데...
함께 데려오신 아이를....
그 아이를.... 오늘 밤 전하의 침전에 들이라 하셨다 하옵니
다.
혜빈 : (멈칫, 놀란다) ...뭐어....?
데려온 아이를...주상께서 침전에 들이라 하셨다니...
대체 그것이 무슨 말이냐?
이상궁 : (뭐라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고)
혜빈 : (충격을 받아 멍해져 오는데)
#21. 궐. 어느 방(정순처소 왼쪽. 가구 수수하게). 밤
송연, 나인들의 손에 의해...옷이 갈아 입
혀지고..
치장이 되어지고 있다..
보면 송연...떨리고 긴장 되어 경직된 모
습...
....조금 걱정이 어린...두려운 얼굴인데...
#22. 산의 침전. 밤
산, 굳은 얼굴로 앉아있다...
상념에 잠긴 산의 모습이..오래도록 비춰
지는데...
그때 밖에서...‘전하, 박상궁이옵니다’
산, 멈칫 본다. 그러다가...
산 : 들게..
하면, 박상궁이 안으로 들어와..
박상궁 : 말씀하신 아이가...당도해있사옵니다 전하!!
산 : ...!!....
박상궁 :...
산, 가만...그러다가.
산 : 안으로 들이게
박상궁 : 예에
하고, 박상궁 나가서 ‘들어가거라’ 하는 소
리가 들린다.
산, 경직된 얼굴로 보면...이어 안으로 송
연이
조심스럽게 들어서는데..
산, 그런 송연을 흔들리는 눈빛으로 보고..
송연, 긴장된 얼굴로 산을 바라보는데...
송연 : (낮게) ...전...하...
산 : (가만, 그러다가) 이리 가까이 와 앉거라!
송연 : ...!!....
송연, 긴장이 어린다...그러다가 조심스럽
게 걸음을 떼어
산의 앞으로 다가 와 앉는데....
산, 그런 송연을 깊은 눈으로 바라보고..
송연, 차마 그런 산을 향해 고개조차 들지
못하는데...
#23. 동. 일각. 밤
당혹한 혜빈이 급히 오고 있다.
#24. 동. 침전 앞. 밤
박상궁 등이 지키고 있는 대전 앞,
그때 혜빈이 급히 온다.
박상궁 : 마마...
혜빈 : 주상을 뵈러 왔네. 안에 계시느냐?
박상궁 : (난처하다)
혜빈 : 무엇하느냐? 주상께서 계신가 묻질 않느냐?
박상궁 :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전하께선...이미 침소에 드셨사옵니다. 마마
혜빈 : (...!!....) 뭐어....?!
보면 헤빈, 대전을 바라보며..경악에 차는
얼굴.
기막힘에 맥이 풀리는 듯..순간, 휘청거리
는데..
놀란 이상궁이 ‘ 마마’ 하면서 혜빈을 잡
고..
보면....혜빈, 당혹감과 기막힘을 어쩔 줄
모르고...
#25. 동. 침전 안. 밤
산, 송연과 함께 있다.
산...보면...송연의 눈동자와 손이 미세하
게 떨려오고 있는 것을
본다.
산 : ...많이 놀란 게로구나!
송연 : ....!!....
산 : ...미안하구나.
내 아무런 말도 없이 공연한 일을 벌여 너를 이리 놀라게 해
서...
송연 : (멈칫, 본다)
산 : 허나, 너무 염려하진 말거라
나는 조금 뒤, 독서당으로 갈 것이니..
넌 여기 남아.....잠시 눈을 붙여라!
송연 : ...!!....
산 : 처음부터..그리할 생각이었다.
이리하는 것이 예법에 어긋나는 것을 알고 있다만......
....어마마마의 뜻을 돌리기 위해서는
이리할 수 밖 에 없구나!!
송연 : (....!!...) 전하...?!
산 : 나를, 믿거라 송연아
무슨 일이 있어도 난....널...내 곁에 둘 것이다.
....가례를 치르고...
그렇게.....누구도 뭐라 할 수 없이 떳떳하게.....
너를 내 곁에 머물게 할 것이야!
송연 : ...!!...
산 : (깊고 따스한 눈으로 송연을 바라보는데)
#26. 도화서 마당. 낮
사령과 다모들 오가는데.
초비가 헐레벌떡 뛰어 들어 온다. 초비, 정
신이 없다.
#27. 동. 대화실. 낮
이천, 탁지수, 초비, 미수, 세모, 시비 등
있다.
미수 : 뭐? 그게 정말이야?
이번엔 정말 송연이가...후궁이 된단 말이야?
초비 : 그렇다니까, 글쎄...!
왜 얼마 전에 내 동생이 지밀상궁 마마님 천거로
궁녀로 궐에 들어갔잖아?
오늘 예조에 들리는 길에 갤 만났는데,
세상에 전하께서 직접 은률까지 가셔서
송연일 데리고 오셨다지 뭐야!
다들 : ....!!....
이천 : 뭐어...? 저..전하께서 직접 행차를 하셨다고? 송연일 데리
러...?!
초비 : (OL)예에 그렇다니까요 나으리...(하는데)
탁지수 : (OL) 그래도 그리 장담할 일은 아니다.
다들 : (보고)
탁지수 : 왕실이 어떤 곳인데 송연이 같은 앨
그리 호락호락 받아들이겠느냐?
전하의 뜻이 아무리 굳건하다 해도
절대 그리 쉽지 만을 않을 게야.
초비, 아니라고 해보지만 탁지수, 고개를
젓는다.
다들, 대체 어찌 될까 궁금한 얼굴로 웅성
이는데.
#28. 궐. 일각. 낮
산이 혜빈의 처소로 오고 있다.
이상궁이 산을 맞는데..
산 : 어마마마께..고해주게.
산, 굳은 표정으로 보고...
#29. 혜빈 처소. 낮
혜빈, 노기어린 파리한 얼굴로 앉아있는
데..
문이 열리고..산이 안으로 들어선다.
혜빈, 상처를 받은 굳은 얼굴로 산을 보
고..
산, 그런 혜빈을 안타까운 얼굴로 바라보
는데...
(시간경과)
혜빈 : ...그래서....그 말씀을 하시려고 나를 찾아온 것입니까?
이미 그 아이가 승은을 입었으니..
더는 이 어미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라.... 그 말씀을 하시려
구요?
산 : 어마마마..(하는데)
혜빈 : (OL)아니요. 나는 그럴 수 없습니다. 주상
고작 그런 말씀이나 하시려고
주상께서 그 먼 곳까지 걸음을 하신 것입니까?
그 아일 데려와 이 어미를 이리 기막히게 하시려고 말입니
까?
산 : 어마마마...!!
혜빈 : (OL)그만하세요. 뭐라 말씀하신다 해도
내 뜻은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주상.
난, 그런 천한 아이의 몸에서 원손이 잉태되게 할 수
는 없습니다!
산 : (결연하다) 신분을 말씀하시는 것이라면...
돌아가신 선대왕전하의 모후께서도 미천한 신분이셨습니다.
아바마마와 소자 또한 그 피를 물려받았사온데,
어찌 그런 이유로 그 아일 아니 된다 하시는 것이옵니까?
혜빈 : (기막히다) 주상께서 그걸 정녕 몰라서 내게 묻는 것입니
까?
예...그렇습니다. 주상의 말씀대로 선대왕마마의 모후께선
수사(水賜:물을 뜨는 무수리)였습니다.
하여 그로인해 선대왕전하께서
얼마나 큰 고통을 지고 살아가셨는지 잊으셨습니까?
평생 모후의 제사조차 올리지 못하고,
이를 빌미로 왕위가 흔들릴까 한시도 마음을 놓지 못
하셨습니다!
산 : .....!.....
혜빈 : 만약 그 아이의 몸에서 원자가 태어난다면
선대왕마마와 같은 전철을 밟게 될 것입니다.
세자가 된다 해도, 누구하나 세자를 국본으로 인정하
지 않을 것이고,
온갖 음해를 가해 보위를 흔들 것이란 말입니다.
이것이 왕실과 조정에 얼마나 큰 해가 되는 일인지
주상께서 정녕 모른다 하실 것입니까?
산 : .....!!.....
혜빈 : .........
산 : (가만 그러다가) 아닙니다, 어마마마
소자 또한 알고 있사옵니다.
혜빈 : .....!!....
산 : 하오나..., 설사 그렇다 해도
소자...이번만큼은 뜻을 꺾진 않을 것이옵니다.
소잔....그 아일 후궁으로 들일 것이고
원자를 잉태한다면...국본인 세자의 자리에 앉혀
소자의 손으로 굳건히 지켜줄 것이옵니다.
혜빈 : (충격어린) 주상!
산 : (O.L) 소자...그 아일 마음에서 지우고 살아갈 수 없습니다.
하여 그 어떤 대가를 치fms다 해도
그 아일 곁에 두겠다는 결심만은.
단념치 않을 것이옵니다. 어마마마
혜빈 : ....!!!....주상....!!
산 : ..........
혜빈, 기막히고 당혹스러운 얼굴로 산을
바라보면...
산, 이미 맘을 굳건히 정한 듯 단호한 표정
인데..
#30. 동 일각. 낮
효의, 걱정이 어린 굳은 얼굴로 김상궁과
급히
가는데...그때 한쪽에서 노기 어린
혜빈이 온다. 멈칫, 멈춰서는 효의.
효의 : 어마마마.....
혜빈 : (차갑게 보고)
효의 : (어찌하면 좋은가..당혹스러운데)
혜빈 : 주상께...뜻대로 하시라 말씀드렸습니다.
허니, 이제 되었습니까? 중전
효의 : ...!...
혜빈 : 이리 했어야 하는 일입니까?
이렇게 기어이 그 아일, 후궁으로 들였어야 하냔 말입니다.
효의 : (안타깝다) 어마마마...
혜빈 : 나는...중전을 더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중전께서 진정 주상을 위한다면.
주상이 바라는 일이 아니라
주상께 필요한 일을 하셔야 했습니다. 아시겠습니까?
효의 : ....!!.....
혜빈 : 그래요 어디, 기어이 그리해야하겠다면 뜻대로 하세요.
허나...나는 결코 그 아일 인정하지 않을 것이고....
이 궐 안 모두가 결국은, 그리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난...예정대로 적통의 원손을 낳을 후궁을
따로 궐에 들일 것이니...중전께서도 그리 알고 계셔야 할 것
입니다.
효의 : ...!....
혜빈, 효의를 차갑게 보고 가고...
한쪽에서 오던 홍국영 채제공 이 모습에
멈춰서고.
홍국영, 굳은 표정으로 이를 바라보는데.
#31. 산의 원탁 집무실. 낮
산, 어두운 얼굴로 자리에 앉아있고 그 앞
에
효의가 있다..
산 : (착잡하다)...아마...어마마마께서 노여움이 크실 것이오
내 어젯밤....(하는데)
효의 : (O.L) 알고 있습니다. 전하
전하께선 송연이 그 아일 침전에 들이셨지요?
산 : (멈칫, 보는데)
효의 : 허나... 자시도 지나지 않아 독서당으로 가셨다 들었습니다.
어마마마께선 그 까닭을 미처 알지 못하신 듯하나...
저는...전하께서 그리하신 연유를 알고 있습니다.
산 : ...중전....!
효의 : 너무, 심려치마십시오. 전하
비록 어마마마께 시간이 필요할 것이나..
오래지 않아 노여운 마음을 푸실 것입니다
산 : 중전 또한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인데...
그리 말해주니 고맙소
효의 : 전하...
산 : 내 욕심으로 인해 공연히
중전한테까지 그 짐을 지게 한 거 같아 내 마음이 무겁소.
효의 :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시옵니까? 전하
송연일 후궁으로 들이는 것은...
신첩 또한 오랫동안 바래왔던 일이옵니다...
어마마마께서도 곧 전하의 성심을 알아주실 것이니..
부디 성심을 무거이 하지 마시오소서 전하
산 : ..........
효의, 산에게 가만 미소를 지어주고.
산, 그런 효의를 미안하고 또 고마운 마음
으로 바라보는데.
#32. 빈청. 낮
홍국영, 남사초, 채제공이 있다.
남사초 : 원빈마마의 일이 아직 마음에 남았을 터인데
자네 심기 또한 불편하지 않을지 모르겠네.
홍국영 : 아닙니다...결국 전하의 뜻이 그러하시다면
도리가 없는 일이지요..다만......
남사초 : (보면)
홍국영 : 송연일 후궁으로 들이는 것은..
전하의 전정과 왕실을 생각한다면
저 역시 옳은 일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남사초 : ....!!....
홍국영 : 저 또한 송연이 그 아일 아끼지만...
이는 사사로운 감정만으론 볼 수 없는 일이지요
혜경궁 마마의 근심대로 장차 그 아이 몸에서
원손께서 잉태되신다면...그것이 곧 큰 문제가 될 것입니다.
전하의 전정을 바로 세우기는커녕
도리어 이를 위태롭게 할 수도 있단 말입니다.
채제공 : 듣자하니 자네 말이 지나친 것 같군!
무엇이 전하의 전정을 위해 옳은 길인지는
전하께서 결정하실 일이네.
자네나 함부로 나서 가늠할 일이 아닐 것이야...(하는
데)
홍국영 : (O.L) 아닙니다 대감.
저는 그리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하께 진정 옳은 길이 무엇인지는
누구보다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남사초 :..... !!
채제공 : ....!!...
홍국영 : (차가운 얼굴로 보고)
#33. 숙위소 집무실. 낮
홍국영, 굳은 얼굴로 손에 쥔 종이를 내려
다보고 있는데
서장보가 안으로 들어온다.
서장보 : 준비를 다 마쳤습니다. 영감
홍국영 : 알겠네.
홍국영, 굳은 표정으로 일어서고.
#34. 은언군의 집. 마당. 낮
사랑채 앞에 종복이 난처한 얼굴로 서 있
고.
안에서 은언군이 급히 나온다.
은언군,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당혹한다.
보면, 마당에 짐수레가 들어와 있고 온갖
것이 가득
쌓여있고. 그 곁에 홍국영과 서장보 숙위
소 군관 두 어명 있 다.
홍국영 : (관원에게) 모두 창고로 옮기거라.
군관들 : 예에..영감.
은언군 : (당혹) 홍 승지.
홍국영 : (돌아보고, 예를 갖추며) 그간 강녕하셨사옵니까? 마마.
은언군 : (당혹) 대체, 이게 어찌된 일인가? 이게 전부 다...(하는
데)
홍국영 : (은언군 감정 무시하고.OL) 안으로 잠시 드시지요. 마마.
소신 마마께 보여드릴 것이 있사옵니다.
은언군 : ....!!....???
홍국영 : (여유있는 미소 지어 보이고)
#35. 동 은언군 방( 사가방 왼쪽). 낮
홍국영, 은언군이 있다. 그 옆으로는 어린
담이 앉아있는데...
홍국영, 은언군 앞으로 봉투 하나를 내밀
고.
홍국영 : 꺼내 보십시오. 마마.
은언군, 열어 보면 안에서 ‘完豊’이라 쓰여
있다.
은언군 : 이것이 무엇이오?
홍국영 : (어린 담을 보며) 원빈마마의 양자가 되실...
군마마의 새로운 시호이옵니다.
은언군 : ....!!...이보시오 홍승지.
내 장자를 입후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말하지 않았소?
중전마마의 뜻도 완강하시고..또..(하는데)
홍국영 : (O.L)중전마마의 일이라면 마음 쓰실 것 없습니다.
이미 전하께서 윤허하신 일인데...
어찌 그런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단 말입니까?
은언군 : ...!!....
홍국영 : 완풍군이라 할 것이옵니다. 나으리
왕족인 전주 이씨를 뜻하는 완에
원빈마마의 본(本)인 풍산 홍씨를 뜻하는 풍자를 썼
으니
...소신은..국본의 자리에 오르실 마마의 시호로
더 할 나위 없다 생각하는데...
어떠십니까? 마음에 드시옵니까? 나으리
은언군 : (당혹...) 국본의 자리에 오를 시호라니?
자...자네 지금 그것이 무슨 말인가?
홍국영 : 무슨 말이라니요? 나으리.
설마 그것을 몰라 되물으시는 것이옵니까?
은언군 : ...!!...
홍국영 : 지금 군마마께서 원빈마마의 양자가 된다함은 무슨 뜻이
옵니까?
그것은 바로 주상전하의 유일한 후사가 된다는 뜻입니다.
허니...이제 완풍군이 되실 군마마께서
국본의 자리에 오르시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은언군 : (당혹스럽다, 어린 담을 의식하며).......홍승지...!
이 아이가 듣고 있소
홍국영 : 이는 군마마께서도 결국은 아셔야 할 일입니다.
허니 삼갈 말은 아니지요.
은언군 : ...!!...
홍국영 : 결국, 그리될 것입니다. 나으리
군마마께선 곧 세자저하가 되실 것이고
장차 주상전하의 선정을 이어가게 되실 것입니다.
이 나라 종사를 위해 바로 소신이...그리 되게 할 것
입니다.
허니, 나으리께선 소신을 믿고
모든 것은 제 뜻에 따라주시면 되는 것입니다.
은언군 : ....!!....
은언군, 충격으로 인해 미간이 떨려오고.
홍국영, 단호하고 결연한 눈빛을 빛내며
본다.
#36. 도성. 일각. 낮
길가 양 옆으로 웅성거리는 백성들이 늘어
선 가운데,
박제가와 이덕무를 비롯한 성절단들이 말
을 타고 귀향한다.
보면, 그 뒤로 잔뜩 등짐을 진 수행원들이
뒤 따르고..
오랜만에 도성을 밟는 박제가와 이덕무의
들뜬 표정.
#37. 궐. 일각. 낮
궐 금호문 인근. 채제공이 금군들과 있고..
채제공이 박제가와 이덕무를 비롯한 성절
단 일행들을 맞는다.
일행들, 채제공을 보고 예를 갖추고...
채제공 : 어서들 오시게. 먼 장도에 노고들이 많았네
박제가 : 노고라니요, 당치않사옵니다. 대감.
채제공 : (미소) 자...예서 이리 있을게 아니라,
공창으로 자리를 옮기세.
전하께서 지금 그곳에 납시어계시네.
다들 : ...!....
박제가 : (의아한) 전하께서...공창(자막:각지에서 운반된 물목들
을 보관하는 창고) 에요..?
채제공 : (미소) 그렇네...
다들 : ...!!.....
#38. 공창. 일각. 낮
일꾼들...쌀가마니와 여러 물목들을 분주
하게 옮기고 있고
#39. 동. 안. (용인 세트)낮
미복 차림의 산과 홍국영 있고...
보면, 안엔 쌀가마니와 포대자루 땔감들
이 즐비하게 있는데...
홍국영 : 현재 이곳을 포함, 도성 안 네 곳의 공창에...
미곡 삼 만 섬, 서리태 만 오천 자루, 소금 만 포를 비
롯해
땔감 수 만 여 동이 비축되어 있사옵니다. 전하
산 : ..삼남에서 송파를 통해
이현과 칠패의 난전으로 들어가는 물목들은 어떠한가?
그 또한 차질이 없겠는가?
홍국영 : 그건 심려치 마십시오. 전하
시전상인이 송파는 물론, 누원 그리고 경강으로 들어
오는
물목은 막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미, 그곳의 사상들에게 은밀히 통문을 돌려,
물목을 선점해두라 명을 내렸고,
또, 궐 호조 아문인 제용감과 사포서를 통해
만약의 경울 대비해 무명과 채소의 거래도 확보해 두
었습니다.
산 : (알겠다는 듯 고갤 끄덕이는)
이 때, 채제공과 박제가 이덕무가 오고.
채제공 : 전하..! 청국에 갔던 성절단이 돌아왔사옵니다..
산 : (돌아보며, 환한) 왔는가...!!
다들, 산에게 예를 갖추고...
박제가 : 전하, 그간 강령하셨사옵니까?
산 : (미소)
#40. 궐. 규장각 제조 집무실. 낮
산과 박제가 이덕무 채제공 함께 있다.
곁엔, 남사초가 있고...
박제가 : (당혹한) 그것이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전하.
그간 공창에서.... 전쟁을 준비하고 계셨다니요?
산 : 들은 대로네.
자네들이 연경에 가 있는 동안, 난 나대로 전쟁에 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네..
다들 : ...!...
이덕무 :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전하...
전쟁을 준비하시다니요...그것이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산 : ....이제 곧, 조정과 도성이...요동을 치게 될 것이네.
그건, 내가 이제껏 미뤄두었던...
금난전권(자막: )의 혁파를 단행할 것이기 때문이네.
산의 말에..다들, 놀라는데.
산 : 그대들도 알고 있겠지만..
난 이미 세손시절 대리청정을 하며...
이 나라의 거상인 시전상인들이 가진...
금난전권을 혁파해...
가진 것 없고 힘없는 난전상인들에게도...마음껏
장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려 했었네.
허나...그땐, 내 혈기만 앞세워....
준비를 철저히 하지 못했고...
그로 인해 결국 뜻을 꺽이고야 말았지.
다들 : ....!!....
홍국영 : ......
산 : 그러나, 이번만큼은 다를 것이네.
나는, 어좌에 오르는 순간부터...
지난 수년 간 이 일을 준비해왔고....
이번만큼은 시전상인들의 횡포에 눌리지 않고...
반드시 금난전권을 혁파하겠단 뜻을 관철시킬 걸세.
박제가 : 허나...그것은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막대한 자금력으로 이 나라 경제를 손에 쥐고 있는
시전상인들이...순순히 그들의 기득권을
내놓진 않을 것입니다 전하..
산 : 그렇겠지...그래서 내 이 싸움을...전쟁이라 말한 것이네.
다들 : ....!!....
산 : 시전상인들은 분명,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내게 맞설 것이니..
아마도 이것이...자네들과 내가...
가장 넘기 힘든 어려운 길이 될 것이네.
허나...나 또한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네..
내....지난 날...난전상인들에게 했던 그 약조를...
이번만큼은 반드시 지켜낼 것이야...
다들 : ...!!....
산, 결연한 시선으로 일행을 보면.
다들, 그런 산을 의지 어린 시선으로 바라
보는데...
모든 것은 제 뜻에 따라주시면 되는 것입니다..
은언군 : ....!!....
은언군, 충격으로 인해 미간이 떨려오고.
홍국영, 단호하고 결연한 눈빛을 빛내며
본다.
#41. 정순처소 외경. 낮
조용한... 강상궁이 안을 지켜보고 있다.
#42. 동. 안. 낮
정순, 홍국영, 최석주가 있다.
최석주 :내 듣자니, 주상께서 시전상인들에게
다시 그 칼을 빼드실 거라 하더군.
홍국영 : ...!....
최석주 : 이번만큼은 주상께서도 그 뜻을 관철시키려
하실테니...저들이 철시를 하며 맞선다고 해도
쉽게 물러서진 않으시겠지.
헌데....그 것말고 다른 것도 준비가 된 것인가?
홍국영 : 다른...것이라니..무슨 말씀이십니까?
정순 : (나선다) 시전상인들은 이 나라의 돈줄을 쥐고 있는 자들이
네.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가?
그건 저들이...그것으로 못할 것이 없다는 말이네.
필요하다면 저들은 능히 임금도 갈아 치우려 들겠지.
허니, 저들에 맞서 주상의 안위를 지켜낼 준비도 되었는가?
이판과 난, 그걸 묻는 것일세.
홍국영 : ....!!!....임금을 갈아치우다니요? 마마
지금 그 말씀은...(하는데)
정순 : (OL)자네가 저격사건에 연루된 역관 김충식의 뒤를
조사하고 있다 들었네.
허나....아마도 자넨 그 자와 노론중신들 간의 관계만 캐내려
들었겠 지. 아닌가?
홍국영 : 그것이, 무슨 뜻이옵니까? 마마.
허면...전하를 시해하려는 자들 뒤에
시전의 상인들이 있다는 말씀입니까?
정순 : 장담할 순 없네..
하지만 내 오래전부터 저들의 동태가 수상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
홍국영 : ....!!....
정순 : ...내가 자네를 보자 청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네.
지금, 주상의 안위가 풍전등화에 몰려있네.
물론, 자네가 어떻게든 주상을 지켜내겠지만..
사람의 일이란 장담할 수가 없는 것이지.
허니....주상의 전정과 종사를 위해서도
완풍군을 세자로 책봉하는 일을 서둘러야 하지 않겠는가?
홍국영 : (멈칫, 보는데)
정순 : ....지금은 국본을 굳건히 세워두어야
주상의 전정도 지켜낼 수가 있네.
이런 때 완풍군이 세자가 된다면,
그 아이의 외숙인 자네가 큰 힘이 되어줄 수 있겠지.
허니, 어서 그 일을 서둘러야 할 것이네! 홍승지.
홍국영 : ...!!..
정순 : .......
최석주 : ......
#43. 동. 밖. 낮
최석주 홍국영, 정순 처소에서 나온다.
최석주 : 마마께선 자네를 돕기 위해
모든 노론 중신들의 뜻을 모으라고 하셨네.
홍국영 : ...!!...
최석주 : 우리가 함께 나선다면
결국 모든 것이 자네 뜻대로 될 것이니....너무 심려치 말게.
홍국영 : ....!!....
홍국영, 최석주를 바라보며 갈등이 어리는
데..
그때 한쪽에서 오던 장태우.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굳은 표정으로 바
라보고...
#44. 주막 마당. 낮
달호, 막선, 이천, 마당에 있다.
달호 :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나으리?
송연이가...후궁 첩지를 받다니요?
이천 : 이 사람...영 소식이 깜깜이로구만...
송연이가 도성에 돌아온 게 주상전하 때문이라네...
전하께서 송연일 데리러 직접 화천까지 가셨다는 게
야...
막선 : 예?
이천 : 후궁 간택령도 거둬진 판에
전하께서 아무 의중도 없이 그리 하셨겠는가?
달호 : ..허..허면....
이천 : (OL) 그래 이 사람아... 이건 분명 입궐이네..
드디어 송연이가 후궁 첩지를 받고 궐에 들어가게 된
것이야!
막선, 달호 : ....!!.....
이천 : 자네 그늘에서 종 5품 군관도 나오고 후궁도 나오다니...
달호 자넨, 신의 손이네 신의 손...!
이천, 달호를 덥석 끌어안고 ‘대단하네, 축
하하네’하고.
달호, 숨이 막혀 컥컥대면서도 놀란 얼굴
로 어안이 벙벙한데.
#45. 궐 숙위소 훈련장. 낮
대수, 창술을 연마하고 있다.
세워둔 말뚝을 거침없이 가격하며 열을 올
리고 있는데. 그때, 한쪽에서 달
호가 헐레벌떡 뛰어온다.
달호 : 대수야...
대수 : (보고) 삼촌이 이 시간에 여긴 어쩐 일이야?
달호 : 큰일났다 대수야..!
송연이가 후궁으로 궐에 들어오게 생겼댄다..!
내가 오다가 예조에 들어 알아봤더니 틀림없는 사실 같애..!
대수 : (멈칫, 그러다가) ...어.....그거....?
달호 : ....뭐야...너...알고 있었던 거야..?
대수 : (시선 외면하며, 선선하게) 어...
달호 : (그 태도에 당혹스럽다)
대수 : ...삼촌도 참....그게 무슨 큰일이냐...신나서 축하를 할 일이
지..
달호 : ...!!....
대수 : (아무렇게나 나오는 대로 떠들 듯) 근데, 송연인 지금 어딨
어?
내가 가서 축하한단 얘기라도 해줘야 되는데...
삼촌은 송연이 만났어?
어때? 자식 되게 좋아하지(하는데)
달호 : 야 이놈아.. 너 지금 그런 소리가 나오냐?
이게 무슨 뜻인지 몰라서 그래..?
송연이가 가는 거야, 임마... 전하께 아주 가는 거라고!
대수 : ............
달호 : (속상하다) 너 이제 어쩔거야?
평생 송연이만 보고 산 놈인데, 대체 어쩔거냐고, 이놈
아..
대수 : (애써 담담히) 그러지 마, 삼촌...
이게 내가...바랬던 거야....송연이가..행복해지는 거...
...난 그걸로 됐어...
달호 (....!!...) 뭐 임마..(하는데)
대수 : (OL) 그러니까 삼촌도 같이 축하해줘...
이제야 송연이가 전할 곁에서 모시게 됐는데
송연이한텐....더없이 잘된 일이잖아...
달호 : (기막히고, 짠하고) ....야 임마...박대수....!
대수 : (애써 미소 짓는데)
#46. 효의처소 앞. 낮
김상궁, 나오면. 송연이 서 있다.
송연, 예를 갖춘다.
송연 : 중전마마께서 소인을 찾으셨다 들었습니다...
김상궁 : 왜 이리 늦었느냐?
한참을 기다리고 계시니 어서 들어가 보거라.
송연 : 예에
김상궁 : 그렇잖아도 니가 입을 대례복을 살피며 기다리고 계신
다..
송연 : (대례복이란 말에 잠깐 멈칫하는데)
김상궁 : (순간 멈칫, 눈치 살피며) 얼굴이 왜 그러느냐?
호..혹시....내가 하대한 것 때문에 그러느냐?
송연 : 예?
김상궁 : (약간 변명조) 아니 난...니가 아직 첩질 받은 것은 아니
니..
법도에 따라...아직은 그리해야한다 생각해서 그런 것인
데...
마..마음이 상했다면 미안하구나...
송연 : 아닙니다, 마마님...마음이 상하다니요..당치 않으십니다.
김상궁 : 그..래..?
송연 : 예..마마님...
김상궁 : (다행이다 싶다) 저, 그리구..이것도 혹시나 해서 하는 말
인데...
그동안 내가 너한테 엄히 대한 건...
니가 미워서 그런 게 아니라
왕실의 법도 상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니 오해 없길 바
란다...
송연 : 예, 마마님...
송연, 미소 짓고. 김상궁, 다행이다 싶어
살짝 안도하는데.
#47. 동. 효의 처소 안. 낮
효의와 침방의 상궁들이 원삼을 만드는데
쓰일
붉은색, 푸른색, 남색 비단을 펼쳐놓고 보
고 있다.
‘壽’, ‘福’자를 직금한 화려한 색감의 비단
에 효의 흐뭇한 미소 를 짓는데..그때 밖에서 김상
궁이
‘마마, 도화서 화원 성송연 입시옵니다.’
효의 : (반색이 된다) 어서 들라하게...
문이 열리고, 송연이 안으로 든다.
송연, 방안의 광경을 보고 잠시 멈칫..하는
데..
효의 : 어서 오거라 송연아..
송연 : 마마....
효의 : (미소 짓고)
(시간경과)
효의와 송연, 김상궁이 있다.
효의 : 김상궁...내어주게...
김상궁 : 예, 마마.. (하고 옆에 두었던 작은 함과 비단을 내민다)
송연 : 마마...이것이 무엇이온지요....
효의 : 너에게 주고 싶었던 것이다...어서, 열어보거라.
송연 : ....!!....
송연, 열어보면. 그 안에 장신구들이 들어
있다.
송연 : (놀란다) 마마!
효의 : 내가 지니던 것들인데 네 마음에 들지 모르겠구나...
송연 : 이리 귀한 것을 소인에게 내주시다니 당치 않으시옵니다..
소인에겐 과분한 것들이니 거둬주십시오, 마마.
효의 : 그렇지 않다...
너는 이제 곧 궐에 들어와 전하를 뫼실 후궁이 될 것이
니
왕실의 예법에 따라 그만한 것들은
마땅히 지니고 있어야 할 것이야...
송연 : 마마....
효의 : (미소 짓고)
송연 : ....부족한 소인을..이처럼 살펴주시니...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효의 : 은혜라니...어찌 그런 말을 하느냐.....
너에게 고마운 것은 나다...
니가 어려운 결심을 내어 준 것을 내 어찌 모르겠느냐...
송연 : 마마..
효의 : 궐 생활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어마마마께서..저리 완강하시니
끝내 너를 받아들이지 않으실 지도 모른다...
송연 : ...!!...
효의 : 허나 그렇다 해도, 내 힘이 닿는 한 너를 도울 것이니
나를 믿고 의지해다오..
그리고....부디 지금처럼 전하의 곁에서..그분께 힘이 되어다
오...
내 말뜻을 알겠느냐?
송연 : (목이 메인다) ....망극..하옵니다 마마...
소인...마마의 그 말씀을 잊지 않고 죽는 날까지...
...성심을 다해 전하와 마마를...모시겠사옵니다...
효의 : (눈물 고인 채 미소 짓고)
송연 : ..........
#48. 도화서. 대화실. 낮
아무도 없는 화실 안...
송연이 짐을 챙기고 있다. 낡은 붓..앞가리
개들을 챙기며
눈물이 핑도는 송연...천천히 도화서 안을
돌아보며...
회한에 잠기는데...그때...
박영문(소리) 짐을 챙기러 왔구나!
송연 : (멈칫, 돌아본다) ..나으리..
박영문 : (담담하게 미소 지으며) 언젠가 이리 되겠구나 생각했다
만
결국 궐에 들어가게 되었구나.
송연 : (..!!...) 송구합니다, 나으리
화원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셨는데...
이리 도화서를 떠나서 되서
어찌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박영문 : 그런 것이라면 마음 쓰지 말거라!
니가 전하를 곁에서 보필하게 되었으니..
신하된 자로 이는 나 또한 한량없이 기쁜 일이다 송연아.
송연 : 나으리..
박영문 : 그래도 난 니가...그림에 대한 니 그 마음만큼은
놓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송연 : ...!....
박영문 : 재주는 마음에 있는 것이니
붓을 들지 않는다 하여 사라지진 않을 것이다.
허니, 궐에 들어가도 그 마음만큼은 변치 말거라.
송연 : 예, 나으리
명심하겠습니다...
박영문 : (따뜻하게 미소 지으며 보고)
송연 : .......
#49. 동 도화서. 마당. 낮
탁지수, 도화서 뒷마당 한 켠에 쪼그리고
앉아
잔뜩 풀이 죽어있는데..그때 한쪽에서 ‘탁
화사. 탁화사’
하는 이천의 소리가 들리고 이천이 나타난
다.
이천 : 아니, 자네 여기 있으면 어떡하나.
어서 일어나게. 지금 달호 안사람이 한상 떡벌어지게 차려놓
고
기다린다니까..!
탁지수 : 난....그냥 안가겠네..
이천 : 뭐어...? 아니 왜...
탁지수 : 그 음식이 목구멍으로 넘어갈 것 같지가 않네
...내일이면 송연이가 후궁이 된다니
마음이 허전한 게 이대로 땅이 푹 꺼질 것만 같네...
이천 : (당황)마음이 허전하다니....뭐...뭔가? 자, 자네 혹시....
탁지수 : (속상하다, 휴...) 그 아이가 정말 후궁이 될 줄 누가 알았
겠나?
내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송연일 내 후처로 들여앉히는 건
데...
이천 : (화들짝 놀란다) 뭐어...?
(입을 틀어막으며)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이 사람이 미쳤는
가?
후처라니...! 어디 후궁마마가 될 분께 그런 경을 칠 소릴 해!
탁지수 : (입 막힌 채 버둥대고)
이천 : (들은 사람 없나 주변을 살피는데)
#50. 주막 앞. 밤
사람들 웃고 떠드는 소리가 왁자하게 들리
는가운데.
막선, 음식을 들고 나오면...그때 안으로
들어서는 사내 둘.
막선 : (손사레 치며) 아이고 오늘은 장사 안 해요
그 말에 사내들...돌아나가고...막선이 나
와 등롱을 끈다.
잠시 후 누군가의 발걸음이 주막 앞으로
머문다.
망설이며....들어서지 못하는 걸음...
#51. 동. 주막 방(봉노방). 밤
이천 초비 미수 세모 시비 등이 송연과 있
다.
옆에는 달호도 있고...
초비 : 저, 근데..박군관 나린 안오세요? 벌써 많이 늦었는데....
달호 : 모르겠다....꼭 온다구 하더니만
아무래도 일이 바쁜가보지...
미수 : 이제 내일이면 진짜 도화서를 떠난다니
너무 섭섭하다, 송연아...아니 마마...
송연 : 마마라니?....자꾸 왜 그래 미수야!!
미수 : ....난 그냥...이제 궐에 들어가면 후궁마마가 되는 거니까...
송연 : (OL) 그냥 다들 편히 대해 주세요..
전 앞으로도 도화서 식구들 모두 전처럼 대할 건데...
다들 그러면 괜히 저까지 불편해지잖아요..
초비 : 앞으로라니? 아마 이젠 얼굴도 보기 힘들어질텐데...
송연 : (그 말에 멈칫, 한다)
이천 : (섭섭하다) 그래! 초비 말이 맞다
정말 이젠 앞으로...송연이 니 얼굴 보기도 어려워질테니까.
(애써 허허 웃는다) 내 이제
밀린 의궤는 누구한테 도와달라고 할지 모르겠다...
송연 :(웃으며)나으리.....
분위기 숙연해지고..
이천, 섭섭한 마음에 술을 따르려는데..
이천 : 이거, 술이 떨어졌구만...
하는데, 송연 얼른...눈물을 감추려고..
송연 : 제가 가져올게요 나으리.
송연, 서둘러 밖으로 나가고...
달호 : ...저 녀석 마음도 짠한 모양입니다..
이천 : 왜 아니겠는가..다 같이 한 식구처럼 정든 사인데...
다들..표정...
#52. 동. 주막 마당. 밤
송연, 눈물이 글썽해져서 나온다.
울지 않으려 애쓰는 송연.. 마음을 잡으려
하고..
부엌 쪽으로 가려는데..그때 멈칫, 뭔가를
발견하는 송연.
보면...평상 한쪽에...서찰과 비단천에 쌓
여진 뭔가가 놓여져 있 는데...뭔가..다가가 보는 송
연. 천에 든 것은 ‘연지’다.
송연, 조심스럽게 서찰을 펼쳐보는데...
순간, 멈칫하는 송연.
송연 : 대수야....?
#53. 주막 마당 밖. 밤
송연, 주막에서 뛰어나온다. 주변을 두리
번거리며..
‘대수야. 대수야’ 부르는데...
그러나 대수는 보이지 않고..
송연, 망연한 얼굴로 서찰을 내려다보는
데...
그런 송연의 위로.
대수(소리) .....송연아.
아마 오늘이...송연이 널...송연이라고 부
를 수 있는
마지막 날일 것 같다...
내일이면.....넌, 궐에 들어가
전하를 모시게 될 테니까 말이야!
서찰을 내려다보는 송연. 눈물이 맺힌다.
보면, 멀리...한쪽에 몸을 숨긴 대수...
눈물이 맺힌 채 그런 송연을 망연히 바라
보는데....
그런 대수의 모습 위로.
대수(소리) ...알고 있니? 송연아!
나한테도....널 처음 만난 그 날이
평생 잊을 수 없는...가장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거.....
#54. (회상) 궐 일각. 낮
1부, 어린 대수가 송연을 처음 만나던 날..
어린 송연, 어린 대수를 향해 관모를 건네
고...
대수, 화들짝 놀라고...송연, 대수를 향해
웃어 보이고..
어린 대수 그런 송연을 보며...멍해지는 표
정...
대수 (소리) ...사나이한텐...평생, 마음을 다해 모실 주군과..
지키고 싶은 여인 하나만 있으면 족한 거래잖아....
넌...나한테...그 평생의 원을...모두 이뤄준 사람이었어..
니 옆에서, 니 동무가 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그 시간이 나한텐...벅차게 기쁜 시간이었다...
그러니까....혹시라도 나한테...미안해하지마라...송연
아...
....나 때문에....속상해하지도 말고...
#55. (회상) 저자일각. 밤
대수, 점포에서 연지를 고르고 있다.
빨간 연지를 아프게 바라보는 모습..그 위
로...
대수(소리) 너한테...마지막으로 좋은 걸 해주고 싶었는데...
겨우...이런 것밖엔..생각이 안나더라...
#56. 주막 마당 밖. 밤
송연이 서찰을 보고 있다.
대수(소리) ....그러니까 내일 꼭...이 연지를 발라주라!
궐에서 아무리 좋은 거 해준다고 해도..싫다고 하구 말
이야!
송연, 대수가 준 연지를 바라보며 눈물이
떨어진다.
송연 : 대수야....
송연, 연지 손에 꼭 쥐며 아픈 눈물 흘리는
데..
보면, 멀리...그런 송연을 보는 대수...
붉게 충혈된 대수의 눈에서..눈물이 흐르
기 시작한다.
대수(소리) ....그리고.....
그리고 꼭 행복해라 송연아!
니가 나한테 소중한 사람이었던 그만큼
....전하의 곁에서 꼭....행복해라!!
대수, 북받치는 감정을 참지 못하고 그대
로 몸을 돌려
담벼락에 몸을 기댄다. 대수의 얼굴에 흐
르는 눈물...
대수..터져 나오려는 울음을 주먹으로 막
는다..
대수, 그렇게 송연을 떠나보내는 마음을
아프게 견뎌내고..
대수의 그 모습에서 카메라 점점 멀어지
며....암전된다.
#57. 궐 전경. 낮
바쁘게 오가는 궁인들
#58. 송연 임시처소 앞. 낮
양상궁과 나인들 있다.
양상궁, 좀 무료한 듯 몸을 움직이며 있는
데
저만치 짐을 들고 지나가는 사령들이 꽃나
무를 밟는다..
양상궁 : (발끈) 거기 그러시면 안 되죠
어어...거기 또 밟으시네?
하는데, 문득 어딘가를 보고 흠칫 놀란다.
보면, 한쪽에서 중년의 훈육상궁 둘이 온
다.
한눈에도 깐깐하고 엄해 보이는 인상인
데.
양상궁, 얼른 예를 갖추고.
안에 대고 ‘마마님..훈육상궁마마님들께
서 드셨사옵니다’
상궁들, 가만 처소를 바라보는데.
#59. 송연 임시처소(혜빈처소 오른쪽 가구 수수하게)동 안. 낮
문이 열리고. 훈육상궁들이 안으로 들어온
다.
처소에 앉아 있던 송연...조금 조금 긴장어
린 얼굴로
이들을 맞는다.
송연 : ....어서들...오세요.
상궁들 : 예...마마님...
송연 : (긴장 어려 보고)
#60. 효의처소 안. 낮
효의, 김상궁 있다.
효의 : 그래...송연이가 훈육을 그리 수월히 받고 있단 말이냐?
김상궁 : 예, 마마
벌써 나흘짼데 익히고 배우시는 것이 아주 빠르시다
합니다.
효의 : 그럴 것이다...영민한 사람이니 쉬이 넘길 것이야...
김상궁 : .......
효의 : (흐뭇한 미소)
#61. 송연 임시처소(혜빈처소 오른쪽 가구 수수하게) 안. 낮
송연, 훈육상궁들과 있다.
상궁1 : 정5품까지 외명부 부인들의 품계를 말씀해보십시오.
송연 : 정1품은 정경부인, 정2품은 정부인, 정3품은 숙부인,
종3품은 숙인, 정4품은 공인, 정5품은 의인이라 하오
상궁2 : 허면 선왕의 부인 셋이 살아계신다면
이를 어찌 칭해야 하는 것입니까?
송연 : 입궐한 때에 따라 대비, 왕대비, 대왕대비라 칭해야 합니다.
상궁1 : (OL) 마마님!
송연 : (아차 싶다) ..미안...하오
상궁1 : 말씀을 참으로 잘하시었습니다..
다만....아직도 소인들에게 하대하는 걸 잊으시니..
이를 유념하셔야 할 것이옵니다
송연 : (어색하고 힘들다) ...알겠네... 내 다음부턴 잊지 않도록 하
겠네...
그때, ‘주상전하 납시오’하는 소리 들리고.
모두 놀라 자리에서 일어서고..
이내 안으로 들어오는 산.
송연, ‘전하’하고 예를 갖추고.
산, 그런 송연을 보고 미소 짓는데....
#62. 동 일각. 낮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고 산, 송연이 소요
하고 있다....
산 : ...그래서, 오늘도 하대하는 것을 잊어
훈육 상궁들에게 타박을 들었단 말이냐?
송연 : ...예..전하...
아직도 신첩보다 연배가 높은 나인들과 상궁들에게..
하대를 하는 것이 익숙치않습니다.
산 : 너무 조급해 하지 말거라
시간이 지나면 차차 나아질 것이니...
헌데 그러고 보니, 나 또한 훈육상궁들에게 혼이 나야겠구나..
나 역시..자꾸만 지난 시절처럼 편히 말을 하니 말이야...
송연 : 전하..
산 : 내 널 위해서라도 어서 말투를 고쳐야겠소.
송연 : (어색하다) 전하...!
산 : (머쓱한 듯 웃고는) 그래...역시 쉽지가 않구나.
송연 : (웃고)
산 : 참, 꿈만 같구나
이리 다사로운 햇살 아래 너와 함께 거닐고 있으니 말이냐...
송연 : .......(미소띤 얼굴로 산을 보는데)...
#63. 궐 일각. 낮
그 위로 전경이 펼쳐지고.
#64. 궐 일각. 낮
산 일행이..별궁 쪽으로 가고 있다.
조금은 설레고 벅찬 표정의 산. 이내, 별궁
에 다다른다.
관원에게 기러기를 받아들고 기러기를 든
채
별궁으로 들어서는 내문을 지난다.
별궁 안에 들어선 산의 시선으로 이내 천
천히 보이는 송연의 모습. 송연이 상궁들의 도움
을 받은 채서 있다.
눈이 부시도록 곱고 아름다운 송연을 모습을 망연히
바라보는 산. 송연 또한, 그런 산을
벅찬 얼굴로 바라보는데.
#65. 혜빈 처소. 낮
혜빈, 굳은 얼굴로 자리에 앉아 있다.
그때, ‘마마 이상궁이옵니다’하는 소리 들
린다.
이내, 이상궁이 들어오고.
이상궁 : 지금 막 전하께서 별궁으로 납시었다 하옵니다.
혜빈 : .......
이상궁 : 마마! 마마께서도 별궁으로 납시는 것이...
혜빈 : (차갑게OL)예조에 일러, 조현례(자막 : 간택된 후궁이 알현
하는 것)를
거두라 이르거라! 내 그 아일, 따로 보는 일은 없을 것이
니.....
이상궁 : (놀라OL) 하오나 마마...(하는데)
혜빈 : (OL) 어서 가서 전하라 하지 않느냐?
이상궁 : (하는 수 없이) 예, 마마...
이상궁, 나가면.
혜빈, 굳은 표정으로 싸늘해지고....
#66. 별궁 외경. 밤
...고즈넉한 별궁 앞이다
#67. 별궁 안(송연처소). 밤
송연, 대례복을 입고 자리에 앉아있다.
그 곁으로 원앙금침이 깔려있고.
그때, ‘주상전하 납시오’하는 소리가 들린
다.
송연, 자리에서 일어나고.
이내, 방문이 열리면...산이 안으로 들어선
다.
송연 : 전하...(하고 예를 갖추고)
산 : (그런 송연을 말없이 가만 바라보는데)
#68. 효의 처소 앞. 밤
효의가 궐 밖에 있다. 먹먹한 눈빛으로 상
념에 잠겨있는데..
그때 한쪽에서 김상궁이 온다.
김상궁 : 전하께서 방금 별궁으로 드셨다 하옵니다 마마..
효의 : (담담하게 미소) 그래...알겠다...(하고)
......밤바람이 차구나..이만, 들어가자...
김상궁 : 예...마마...
효의 : (먹먹한 시선을 돌리고)
#69. 별궁 안(송연처소). 밤
산, 송연, 자리에 앉아 있다.
산 : .....이리 너와 있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구나!
마치 꿈을 꾸고 있는 듯....
난 이대로 깨면 네가 사라질까 겁이 날 것 같다.
송연 : .....!....전..하....
산 : (가만..애틋하게 바라보다가) 내게....한 가지만 약조를 해다
오! 송연아
평생 이렇게...내 곁에 있거라
이젠 단 하루도 내 곁을 떠나지 말고...
그렇게 평생을....나와 함께 있어다오!!
송연 : ....!!......
산 : .......
송연 : (눈물이 고여) 예에! 전하...그리하겠습니다
.....신첩...평생 마음을 다해
전하의 곁을 지키고...
전하의 곁을....떠나지 않겠습니다.
산 : ....!!.....
송연 : ......
산, 눈시울이 붉어져 송연을 가만 품에 안
고.
송연, 그런 산에게 기대 눈을 감는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이 따뜻하게 비춰지는
데...
#70. 동 외경. 밤
고요함이 깃든 고즈넉한 궐 전경...
카메라 그 모습에서 점점 멀어지며...암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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