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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산 68

68회 ㅣ 2008-05-12

#1. 창고 일각

 

대수걱정 가득한 얼굴로 주변을 살피며 오는데...

그때 한쪽에서 역시 다급한 얼굴로 오는 장보와 석기.

강석기 박군관!

대수 : (..!!...) 어떻게 됐습니까전하께서는요?

서장보 안 계신다어딜 가신건지 찾을 수가 없어!

대수 : ...!!....

 

걱정과 두려움이 어리는 대수의 얼굴.

그 위로...

 

정약용(소리) ....지금 뭐라 하셨소?

선달께서 임금이시라구요?

 

#2. 일각

 

산과 정약용이 있다.

보면정약용 당혹한 얼굴..멍한 표정으로 있고

그런 정약용을 담담한 미소 띤 채 바라보고 있는데..

 

산 미안하네.

내 처음부터 자넬 속일 생각은 아니었네만....

어찌하다 보니 일이 그리 되었군.

정약용 : (어처구니 없다는 듯 당혹한 표정)

산 : (빙긋 웃으며 본다)

정약용 : (당혹한 얼굴이었다가 얼른 싱긋 웃으며)

아이구 황공하옵니다.

소인감히 그런 줄도 몰라 뵙고 이런 무례를....(하는데)

산 : (O.L)아닐세.

내 이런 차림으로 미행을 하고 있으니...

자네가 무슨 수로 나를 알아볼 수 있겠는가?

하여내 자네의 무례함은 얼마든지 덮어줄 것이니...

이제 자네가 누군지 그것이나 밝혀보게.

정약용 : (심각한 얼굴로 .OL)저 아뢰옵기 망극하오나 전하

정녕 소인을몰라보시겠사옵니까?

산 : (무슨 말인가?)

정약용 소신이옵니다 전하!

전하를 곁에서 뫼시는 영의정이옵니다!

산 : (순간멈칫..당혹하는데......?

정약용 껄껄껄웃는다. (믿지 않는 것이다)

산 ...이보게...(하는데)

정약용 : (OL)왜 기가 막히시오?

아 그치만 어쩌겠소?

선달께서 임금이시라니 나도 영의정 정돈 돼야하지 않겠소?

(하고 씨익웃는다)

산 : (당혹스럽다이보게자네가 내 말을 농으로 들은 모양인데...

(하는데)

정약용 : (OL)잠깐숨어야겠소!

 

그때 정약용뭔가를 발견하고 얼굴 굳어진다.

 

산 : (멈칫돌아보려는데)

정약용 아 어서요..!

 

하며 정약용 산을 끌고 뒷쪽으로 숨는다.

보면 건장한 사내들이 병장기를 들고 이편으로 오는데..

숨을 죽인 두 사람...

이내그들이 저쪽으로 가보자하면서 사라지면.

 

정약용 지금 여기서 한가롭게

임금 정승 놀이 할 때가 아니오.

저 뒷길로 돌아 내려가면 금천교가 나올테니 그리로 가시오.

다신 이런 덴 얼씬하지 말구요아시겠소전하!

산 : (기막힌데 OL)..잠깐만...기다리시오.

 

하는데 정약용듣지 않고 휙가버리고..

남겨진 채...뭔가에 홀린 듯 멍한 표정이 되는데..

 

#3. 일각

 

정약용산길을 내려온다.

그러다가 흘끗돌아보는데...생각해보니 기막히다.

정약용 : ...임금이라니...나 원....

(그러다 휴...) 내 주역과 관상은 그만하면 통달한 줄 알았는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겠군...

 

정약용입맛을 쩝..다시며 고개 절레절레 흔들고...

#4. 일각

 

대수 장보 석기가 있다.

 

강석기 놈들한테 잡히신 것도 아닌 것 같다.

살펴보니저들도 그 폭발이 무슨 영문인지

몰라 허둥대고 있었어.

서장보 그럼 대체 전하께선 어디 계신단 말인가?

대수 : (안되겠다)저는 산 뒤편을 다시 돌아볼 것이니....

강군관 나으리께선 궐로 돌아가 숙위군들을 데려오십시오.

 

그리고서군관 나으리께선 이곳에 남아계시구요.

서장보 이곳에 말이냐?

대수 저희가 헤어진 곳이 이곳이니...

전하께서 어딘가 가셨다면 분명 이리로 돌아오실 것입니다.

석기 : .....

장보 : ...!...

대수 지체할 시각이 없습니다모두 서두르셔야 합니다.

강석기 그래알았다.

 

하는데..그때 이들의 등 뒤에서.

 

(소리) 나를 찾는 것이라면움직일 것 없네...

 

그 말에다들 멈칫 돌아보면.

산이 이편으로 오고 있는데..

이들산을 발견하고 모두 놀란다.

 

대수 전하..!!

석기장보 전하...!!

 

이들산에게 달려오는데...

 

대수 전하 어찌되신 것이옵니까?

대체 어딜 다녀오신 것입니까?

산 미안하네 공연히 나 때문에 심려들이 컸겠어.

다들 : ...!!...

산 실은내 잠시 작은 사고가 있어 그리되었네.

대수 : (놀란다예에...?! 사고요...?

허면 혹시 아까 그 폭발음이...(하는데)

산 : (O.L) 그래내가 한 일이다.

아니실은....나를 도와준 영의정이 한 일이지.

다들 : ....?????

강석기 : (당혹무슨 말이냐..) 전하...그것이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영의정이 전하를 돕다니요?

산 : (대답대신미소 짓고긴 애긴차차하도록 하고

이만돌아들 가세.

저곳이 놈들의 근거지란 걸 알았으니

돌아가 해야 할 일이 많을 걸세.

다들 : ....!!...

산 : .......

 

#5. 궐 일각

 

산이 남사초 등을 대동하고 급히 간다.

 

#6. 규장각 집무실

 

산과 박제가 유득공 이덕무 등과 금군별장이 있다.

 

산 달포 뒤 청국으로부터 배가 들어온다고?

박제가 전하.

전하의 하명으로 소신들이 알아본 바론

저들은 이제껏 저들은청국 무역선으로 위장해 조선에 들어온

청국상인들에게 고리채를 못 갚은 자들의

식솔들을 넘겨왔습니다.

이덕무 그리고그 배가

달포 뒤 서강이나 송파 나루를 통해

들어올 것이라는 사실도 알아냈습니다전하.

산 : (가만그러다가그렇다면

지금 저들의 근거지를 소탕해선 아니되겠군.

다들 : ...!...

유득공 허면 혹.....

저들이 거래를 시도 할 때까지 기다리시겠단 말씀이십니까?

산 : (OL)그렇네이번기회에 이제껏 저들과 거래를 했던

청국상인들도 함께 잡아들여야하네.

그래야억울하게 청국으로 팔려간 다른 백성들의 행방도

알아낼 수 있을게야.

다들 : ...!!...

산 : (금군별장에게금군별장.

금군별장 전하.

산 지금부터 달포 후...

저들이 청국의 배와 거래를 시도할 때

이들을 급습해 잔당들을 모두 잡아들일 것이네.

허니그때까지 저들의 근거지를 철저히 경계토록 하게.

알겠는가?

금군별장 전하 그리 시행하겠사옵니다.

산 : .........

 

#7. 

 

채제공이 급히 온다남사초가 있고...

 

채제공 전하께서 오늘 낮에 미행을 나셔섰다가

자칫 큰 변고를 당할 뻔 하셨다 들었네.

대체그게 무슨 말인가?

남사초 예에 수행을 나섰던 군관들의 말론

작은 사고가 있었는데.....

마침 그곳에 있던 한 성균관 유생의 도움으로

전하께서 무사히 그곳을 빠져나오셨다 합니다.

채제공 : (의아하다뭐어..? 성균관의 유생....?

남사초 ..대감...

채제공 : (무슨 말인가...의아한 얼굴로 보고)

 

#8. 산의 서재 집무실

 

서안을 넘겨보고 있다그러다 문득...어떤 생각이

드는 듯 한 산그런 산의 위로.

 

정약용(소리기가 막히시오?

아 그치만 어쩌겠소?

선달께서 임금이시라니...나도 영의정 정돈 돼야 하지 않겠소?

 

피식저도 모르게 웃음이 난다그런 산의 위로.

67창고에 두 사람이 갇혔을 때..

돋보기를 이용해 바깥의 풍경을 비춰보던

정약용의 모습이 떠오르는데....

회상을 마친 산..

 

(마음의 소리) ....대체 그런 것은 어찌 알고 있는 것일까?

 

정약용에 대한 궁금증이 밀려온다.

그때 뒤에서 남사초 전하번암대감 입시옵니다’ 하는 소리.

고개를 들어 보는데...

 

(시간경과)

 

산과 채제공남사초가 있다.

 

채제공 헌데성균관의 유생이란 자가

그 시각에 그런 곳에 있다니.....참으로 이상한 일이 아닙니까?

산 나도 그리 생각합니다.

그곳이 어떤 곳인지 아는 것도 그렇고...

필시무슨 곡절이 있는 듯 했어요.

해서내 박군관에게 그자가 누구인지 알아보란 하명을 내렸습니다.

채제공 :..

남사초 : ...!!....

산 역학과 주역에도 통달한 듯한 데다가

여러 과학서적도 탐독한 것이 분명합니다.

특히그 자가 창고에서 보인 것은

내 이제껏 청국의 서책에서도 한 번도 보지 못한 것이었어요.

남사초 : .....그 자가 누구인진 모르겠으나

이리 말씀하시는 걸 보니전하께서 성심에 흡족하신 듯하옵니다..

산 : (OL)그렇네.

몰래 성균관의 담을 타는 걸 보면

아쉽게도 학문엔 소질이 없는 모양이지만...

내 곁에 두고 보면장차 쓰임이 많을 것 같은 인재네.

채제공 :...

남사초 : .......

산 더욱이 맑은 눈엔 총기가 가득했었네.

마치....내 세손시절 홍승지를 처음 보던

그때 같은 느낌을 받았어.

채제공 :...!!

남사초 : ....!!....

 

산의 말에 멈칫하는 채제공과 남사초.

조금 걱정 어린 얼굴로 산의 안색을 살피고...

그리고 보면 산...홍국영이 떠오르는 듯..

이내...눈빛이 먹먹해지는데..

 

#9. 궐 전경

 

조용한 궐 안 풍경

 

#10. 산의 서재 집무실

 

산이 홀로 상념에 잠겨 있다그때 남사초가 들어온다.

 

남사초 전하밤이 깊었사옵니다.

이만침전으로 납시시지요.

산 잠시만더 있겠네..

내 어쩐지 오늘은 쉬이 잠이 오지 않을 것 같네.

남사초 : ....!....

산 : (홍국영 생각하며..)홍승지가 곁에 있었다면뭐라 했을지 모르겠군...

아마홍승지라면당장 성균관 유생을 모두 불러 모아

그 유생을 찾아내겠다 했을 게야.

그 성정이라면 능히 그랬을테지아니 그런가?

남사초 : (...!!...) ........

산 : ....그래..내 요즘도 가끔 마음이 이렇다네

좋은 일이 있을 때나 어려운 일이 있을 때나......

홍승지라면 내게 뭐라 말을 할까?

무엇을 어찌 하라 할까?

.....내 그것이 궁금하고 또듣고 싶을 때가 있어..

남사초 : (걱정이다하오나 전하

홍승지를 아끼셨던 전하의 성심을

소신 모르는 바는 아니오나...

그자는 대역죄를 지은 죄인이옵니다.

전하께서 자칫 사사로운 정리에 이끌리시어

성심이 흔들리신다면...(하는데)

산 : (O.L) 홍승지의 몸이 안 좋다 하네남내관.

남사초 : ...!...

산 홍승지의 죄를 사하겠다는 것이 아니네.

내 자네말대로 사사로운 정리에 흔들려선 안 된다는 것도 알아.

하지만.......

홍승지는 신하이기 이전에 내 가장 가까운 벗이기도 했네.

그런 홍승지가 유배지에서 혹변을 당하는 것은 아닐까.....

내 그것이 염려 되고 마음이 놓이질 않아.

남사초 : ...전하....

산 : (착잡하다) .......

 

남사초산을 안타깝게 보고...

그러나...마음 속 깊은 곳의 걱정은 어찌할 길이 없는데...

 

#11. 유배지 전경

 

무심한 파도가 밀려오는 바닷가의 전경..

 

#12. 홍국영의 유배처소방안

 

홍국영이 잠들어 있다.

낯빛이 아주 안 좋고..식은땀을 흘리는 홍국영.

얕은 신음을 흘리고 있는데...

그런 홍국영의 위로...

 

(소리) (작게홍승지........

 

홍국영힘겹게 신음을 토해낸다.

그런 홍국영의 위로다시 조금 크게부르는 소리

 

(소리홍승지.....

 

순간홍국영 헉 하는 숨을 토해 내며 눈을 뜨는데...

홍국영힘겹게 몸을 일으킨다.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들은 것인가..

믿을 수 없는 얼굴홍국영놀란 얼굴로 문 밖을 돌아보는데..

 

#13. 마당

 

홍국영힘겨운 얼굴로 방문을 열어젖힌다.

보면텅빈 마당엔 아무도 없고....적막함만이 감돈다.

순간..홍국영씁쓸함이 번져온다.

그런 홍국영의 위로....

 

홍국영(마음의 소리) ....아직...정신을 차리지 못한 게로구나...

감히 전하의 용서를 기다리고...

전하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었다니...

내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게야...

 

홍국영아픈 얼굴로 가만..어두운 하늘을 바라보고...

 

#14. 산의 서재 집무실.

앞씬과 연결된 산이 아직 집무실에 있다.

홍국영이 전해주었던 정리된 서책을 가만 보고 있다

조심스럽게 서책을 보다가..이내 서찰을 펼쳐드는데.

그 위로...

 

홍국영(소리) 기억하십니까전하.

그날 옥사의 죄인을 찾아오신 전하께선...

소신을 처음 만나던 그때를......잊을 수 없다 하셨지요.

......저 또한....그러했사옵니다전하...

#15. (회상일각

 

산과 홍국영 함께 있는 장면들그 위로.

홍국영서탁 위에 빈 서책을 올리고...

다시 무언가를 써내려가기 시작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임금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내려는 듯...

붓을 잡은 손끝에 힘이 실리고....

 

홍국영(소리) ......이루고 싶은 것이 많았습니다

전하께서 품으신 그 신념을 쫓아

소신 또한.... 전하와 함께 모든 꿈을 함께 꾸고 싶었습니다.

전하께서 성심에 품은 그 뜻을 이루실 때까지

그 곁을 지키며....

소신 또한 평생을....전하와...모든 것을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

언젠가 다음 생에....

소신 전하를 다시 뵈온다면......

그땐.....소신을.....용서해 주시겠사옵니까?

그땐....불초한 이 죄인을....다시..받아주시겠사옵니까?

 

#16. 유배지홍국영의 처소 마당

 

멀리 불빛이 새어나오는 홍국영의 유배처소 앞.

누군가 한 켠에 서서 그곳을 지켜보고 있다.

보면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사람..산인데.

눈물이 어린 채...

그러나 차마 다가설 수는 없는 마음으로

가슴 아프게 처소를 망연히 지켜보는데...

카메라 그 모습에서 점점 멀어지며...암전된다.

 

#17. 마당

 

홍국영이 포졸1과 있다.

홍국영마루에 걸터앉아 어망을 내려놓고..

포졸1은 십년감수했다는 얼굴로...

 

군졸1 : 다신 이러지 마시오..!

내 아주경을 칠 뻔 했수다..!!

홍국영 미안하네내 아침에 모처럼 몸이 가벼워

잠시 마실을 나간 것이네.

자네를 한참 찾았는데 보여야 말이지..

(하고,) 또 밤새...투전판에 있었던 것인가?

군졸1 : (화들짝 놀라) ....그걸 어찌 아셨소?

홍국영 : (끌끌조심하게그러다 내가 진짜 도망이라도 치면 어쩌려고.

군졸1 : 예에...?

홍국영 : (하하웃고는어쩐지 내가 오늘은 일진이 아주 좋을 것 같네.

간밤에 꿈자리도 아주 좋았거든.

군졸1 : 어휴..그놈의 꿈자리 두 번만 좋았다간..

내 목이 다 달아나겠수. (하고 나가려는데)

홍국영 잠깐만 기다리게.

군졸1 : (멈칫보면)

 

홍국영마루 한쪽에 놓여진 보자기에 싼 것을

갖고 와 포졸2에게 내민다.

 

군졸1 : 이게 뭐요?

홍국영 일전에 나를 찾아왔던 군관을 기억하는가..?

군졸1 : 숙위소 나으리 말이요?

홍국영 그래.....나중에 언제든 그 사람이 나를 다시 찾아오거든..

자네가 이걸 좀 전해주게.

군졸1 : ....아니...왜 이걸 나한테 주시오?

오면 직접 전하면 될 걸...

홍국영 : (멈칫그러다가 이내 미소) ....그래...그러면 되겠지...

헌데내 혹....그때가 되어 깜빡 잊을까봐

그래서 부탁을 하는 것이네.

군졸 : (할 수 없다받아드는데)

홍국영 : (가만바라보다가그리고

내 혹또 잊을까봐 그러니...

그 사람한테 미안하고 또 고마웠다고....

.....내가 그리 전하더라고 해주게....

군졸1 : (의아한 듯 보고)

홍국영 : (담담한 표정깊은 눈으로 바라보는데)

 

#18. 산의 원탁 집무실 밖

박상궁 나인들이 있고...

#19. 산의 원탁 집무실

 

대수와 있다대수놀란 얼굴인데.

 

대수 : (당혹전하

지금 그 말씀이....진정이시옵니까?

산 그래.....그렇다...

대수 : ....!!!...

산 : ......

대수 ..하오나 전하......만약 그 사실이 알려진다면...(하는데)

산 : (O.L) 니가 무슨 말을 할지 알고 있다.

그래서 내 그 일을 은밀히 해달라는 것이야.

대수 : ...!!...

산 다른 뜻이 있어서가 아니다.

내 다만홍승지한테 따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야

대수 : ....

산 : ...할 말이 있다면 어쩌면

니 편에 서찰을 보내도 될 지도 모르지.....

하지만 내 어쩐지 그 말만큼은

홍승지를 만나 직접 하고 싶구나.

허니니가 홍승지를 도성 바로 앞까지 데려와 다오

어떠냐그리해줄 수 있겠느냐?

대수 : ....!!!...전하.

산 : .......(간절한 표정으로 대수 바라보는)

 

#20. 

 

대수굳은 표정으로 나온다.

그런 대수의 위로.

 

산 (소리내 어쩐지 그 말만큼은...

홍승지를 만나..직접 하고 싶구나..

허니니가 홍승지를 도성 바로 앞까지 데려와 다오

 

대수긴장...그리고 결연함이 어리는 얼굴로

돌아보는데....

 

#21. 일각

 

대수말을 달려간다.

다급한 얼굴로 거칠게 질주하는 대수의 모습.

 

#22. 홍국영의 유배지

 

유배지 마당.

마당 한가운데...홍국영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어망과 그 옆으로는 손질하다만 생선이 놓여져 있다.

어쩐지...불길한 적막감인 느껴지는 마당 안.

#23. 강릉 관아 일각

 

대수강릉관아의 판관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윤지를 받아든 판관당혹해하는 얼굴인데..

 

판관 죄인을 잠시 도성으로 데려 가신다구요?

대수 그렇소...

다른 여죄를 추궁할 것이 있어 그런 것이오.

죄인은 다시 유배지로 되돌려질 것이니..

그리 알고 내주시오.

판관 알겠소이다.

준비를 하겠으니 잠시 기다려주시오.

대수 : .......

 

판관 한쪽으로 가면..대수긴장이 어린다.

그때 한쪽에서 군졸1이 보자기에 싼 것을 가지고

대수 쪽으로 오는데..

 

군졸1 : 나으리...이것을 좀...

대수 : (멈칫돌아본다이게...뭔가...?

 

대수의아한 얼굴로 보는데..

 

#24. 일각

 

대수가 다급한 얼굴로 급히 뛰어간다.

어쩐지 불안함이 어린 얼굴그 위로...

 

대수(소리영감...! 영감...!

 

#25. 유배지방안(달호방). 

 

텅빈 방안으로 영감접니다대숩니다

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다 이내 문이 열리고 대수가 안을 본다.

아무도 없는 방안대수불안함이 엄습하고.

 

#26. 마당

 

대수가 나온다군졸1, 2가 있다.

대수 어찌된 것인가...안에도 계시질 않네..!

군졸1,2 : ...!!....

군졸1 : (2에게어떻게 된 건가.

분명 한발작도 나오지 않았다며.

군졸2 : 아 글쎄그렇다니까..!

대수 : ...!!.....

그때 순간대수의 시선...마당에 손질하다만 생선에 머물고

얼굴에 불길함이 어린다대수주변을 살피다가

뒤편으로 난 마당으로 걸음을 옮긴다.

대수영감하며...그곳으로 오는데

그러다 순간,.숨이 멎을 듯 놀라 멈춰 선다.

보면 그곳에 홍국영이 쓰러져 있는데...!

 

대수 : ........영감...!

 

대수놀란 얼굴로 달려가 쓰러진 홍국영을 일으키며.

 

대수 영감....!!.......정신 차리십쇼 영감...!!

홍국영 : ..........

대수 : (...!!!...) 이보게거기 있는가..!

어서 의원을 불러오게..! 어서!!!!

 

대수홍국영을 안은 채절규하는 모습.

 

#27. 궐 일각

 

남사초가 급히 간다.

손에는 장계가 들려져 있는데.....

 

#28. 대전

 

산이 있는데

그때밖에서 다급한 전하남내관이옵니다.’

하는 남사초의 목소리가 들린다.

산 : (무슨 일인가하는 표정) ...들게.

 

문이 열리고 남사초가 급히 안으로 들어온다.

표정이 좋지 않다.

 

산 무슨 일인가?

남사초 전하강릉에서

박군관이 전하는 급한 서계가 올라왔습니다.

산 : (멈칫놀란다)....박군관이 서계를 전했다고...?

남사초 예 전하.

산 이리 내주게...

 

굳은 얼굴로 장계를 펴본다.

그러다 순간....파랗게 질려오는 산의 얼굴.

 

산 : .........이럴 수가.....

 

서계를 든 손이 떨려오는데....

 

#29. 대전 앞.

 

융복을 갈아입은 산이 급히 나온다.

그 앞으로는 채제공과 남사초강석기 서장보가 있는데...

채재공 : (안된다전하..!

홍승지는 대역죄를 지은 죄인입니다..!

이리 거조하심은 아니 될 일이옵니다..!

산 비키십시오 대감..!

채제공 아니되옵니다 전하..!

이 일은 필시 조정에 분란을 가져올 것입니다..!

산 : (OL)상관 없습니다!

나는 홍승지를 만나야 합니다 대감!

홍승지가 잘못되기 전에

내 꼭 그 사람을 봐야한단 말입니다...!

채제공 : ....!!!....전하....

 

산 그대로 뛰쳐나간다.

 

채제공 전하!

 

#30. 궐 문 일각

 

궐문이 열리고...말을 탄 산과 석기 장보 남사초..

그리고 몇몇의 군관이 달려 나온다.

#31. 유배지방안(달호방). 

 

홍국영 의식을 잃은 채 사경을 헤매고 있고...

그 옆을 대수가 절박한 얼굴로 지키고 있다.

옆으로는 의원이 맥을 짚고 있는데..

 

대수 어떤가?

의원 : ......

대수 이보게!

의원 : ...너무...늦었습니다.

대수 : ....!!!....

 

대수...이럴 수가...망연해진다.

 

대수 : (홍국영을 보며영감....

홍국영 : (힘겹고 가뿐 호흡).........

 

#32. 밤 길

 

밤길을 말을 달려가는 산과 일행들.

산의 모습...절박함이 어려 있는데..

 

#33 일각새벽

 

어느새 먼 하늘로 동이 터오기 시작하고...

산과 일행들이 유배 처소 앞으로 도착한다.

급히 말에서 내리면.

앞을 지키던 이들이 전하’ 하며 예를 표하는데....

 

산 : ...어찌...되었는가?

홍승지는?

#34. 유배지 방안달호 방). 새벽

 

문이 벌컥 열리고 안으로 산이 들어온다.

순간돌아보는 대수.

 

대수 전하...!

산 : ...!!.....

 

망연한 얼굴로 누워있는 홍국영을 본다.

그대로 돌이 된 듯...굳어져 버리는데....

 

산 : .......승지....

홍국영 : .......

산 : (털썩 주저앉듯 홍국영의 옆에 앉는다)

홍승지 날세.......

들리는가?.....내가 왔네.....내가 왔단 말이네....

홍국영 : ........

산 제발 눈을 떠보게홍승지

할 말이 있네.

내 자네한테.....꼭 해야 할 말이 있단 말이네.

 

절박한 얼굴로 홍국영을 보는데...

그때...홍국영의 시야로...흐릿하게 번지는 산의 모습...

홍국영....입가가 조금 들썩인다...그러다가.....

 

홍국영 : .................

산 : ....!!!.....

대수 : (..!!!...) ....영감...! 정신이 드십니까?

산 : (....!!!...) 그래..날세 홍승지..알아보겠는가?

 

홍국영희미한 눈을 떠 산을 본다...

제 눈 앞에서 눈물이 그렁한 채 자신을 바라보는

산을 보며....눈가로....눈물이 차오르는 홍국영...

홍국영힘겨운 손을 뻗고...

그런 홍국영의 손을 굳게 잡는다...

산의 눈에서 눈물이 흐리고...

그런 산을 바라보는 홍국영의 눈에서도..눈물이 흘러내리는데...

 

산 미안하네....

이렇게 자넬 버려둔 날......용서하게...

이렇게 늦게야 자넬 찾은 날....부디...용서하게...홍승지...

홍국영 : ........

산 : ....아는가홍승지

난 한 번도 자넬 원망한 적이 없네.

내 단 한순간도...자넬 내 마음에서 내친 적이 없어!!

홍국영 : (눈물이 흘러내린다)

.....아무 말씀도......

더는 아무 말씀도...하지 않으셔도....되옵니다 전하!!

산 홍승지!!

홍국영 이미....모든 것을....말씀해 주셨습니다.....

이리....소신을 찾아와...주신 것으로.....

전하...께선.....이미 소신에게...모든 것을....

말씀해...주신 것입니다....

산 홍승지......

홍국영 : ...허니....

부디...소신으로 인해.....아파하지....마십시오 전하.

죄 많은 소신......

마지막으로...이리 전하를 뵙고 갈 수 있으니....

그것으로 소신은...아무 여한도.....

 

하다가 죽음이 닥쳐오는 듯한 홍국영,

가뿐 숨을 몰아쉬며 산의 손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는데...

산 : (...!!!...) 홍승지왜 이러는가홍승지..! 홍승지...!!

홍국영 : (마지막 사력을 다해) ....진심이었습니다.

아시옵니까전하...소신...전하를 모신 충심만큼은...

진심이었습니다.

산 알고 있네!! 알고 있네 홍승지!!

홍국영 잊지...않겠습니다...전하....

소신....이 생에서...전하를 모신...그 기억을.....

전하께....받았던 이 모든 과분한 것들을....

소신.....죽어서도...결코....

잊지....않겠습니다 전하.

산 : ...!!!....

 

하고 홍국영.....산을 향해..보일 듯 말 듯한...

기쁜 미소를 지어 보이고....스륵...눈을 감는다.

그리고...그와 함께..산의 잡은 손에도...힘이 빠지는데...

순간손 끝으로 홍국영의 죽음을 직감하는 산.

 

산 : ...홍승지....?!

홍국영 : ......

대수 : (안된다....영감....!

산 : ......안되네!! 홍승지!!

눈을 뜨게...홍승지....

제발...제발 눈을 뜨란 말이네...!

홍국영 : .........

 

홍국영의 시신을 흔들어보지만...

그러나 이미 숨을 거둔 홍국영...아무런 반응이 없다..

망연해지는 산...

그대로 홍국영의 부둥켜 안고 오열한다...

 

홍승지!!...

...제발 눈을 뜨게 홍승지.!!.

 

홍국영의 시신을 부여잡고...아프고 안타깝게

오열을 하고...곁의 대수...참혹하고 아픈 심정으로

고개를 떨군 채...흐느끼는데...

#35. 새벽

 

대수가 밖으로 뛰쳐나오듯 나오면..

강석기 남사초 서장보등...참담한 얼굴로...

눈물을 흘리고 있다.

대수밀려오는 슬픔...그대로 고개를 떨군 채..

흐느끼고...남사초눈물 고인 채 그런 대수의

어깨를 가만...잡아주고...

강석기와 서장보도...힘겨운 얼굴로 눈물을 떨구는데...

 

#36. 방안새벽.

 

홍국영의 시신을 앞에 두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그런 산의 위로...

처음 만나던 날의 홍국영의 모습..

그리고 환하게 웃던 홍국영의 모습 등이 떠오르고....

그런 홍국영을 떠올리는 산....

더욱 아프게...참을 수 없는 눈물을 쏟아낸다.

 

산 : ....나와 함께..할 일이 있다하지 않았나?

자네도...나와 함께...같은 꿈을 꿀 것이라 하지 않았나?

헌데...그런 자네가....어찌 이럴 수가 있는가?

자네가 내게...어찌..이럴 수가 있단 말이야?

 

 

홍국영을 안은 채...가슴이 미어지도록...

아픈 눈물을 쏟아내고...

그런 산의 아프고 안타까운 모습이...오래도록 비춰지는데...

 

#37 동 밖새벽

 

참담한 얼굴의 대수 남사초 장보 석기들...그 모습들

 

#38. 효의처소

 

효의와 송연이 있고..그 앞으로 김상궁이 있다.

분위기..착잡하게 가라앉아 있는데...

 

효의 : (힘겹게알겠네...그만....물러가보게...

김상궁 ....마마....

 

김상궁물러서 나가면...

 

송연 마마.....

효의 : ...결국 이리되고 말 것을.....

....무엇 때문에...홍승지 그 사람을....

그리 미워했는지 모르겠네.........

송연 마마....

효의 : (아픈 눈물이 어리고)

#39. 주막 마당

 

달호대성통곡을 하며 울고있고..

막선도 불편한 마음으로 어쩔 줄 몰라한다.

 

막선 : (훌쩍이며아 그만해요.

그런다고 죽은 사람이 살아오는 것도 아니잖아?

달호 아 시끄러 이 여편네야..!

내가....가슴에 한이 맺혀서 그래....

그렇게 나를 살피고 도와주셨는데...

그런 영감 가시는 길에 내가 뭘 했는 줄 알아?

돌을 던졌어알아내가돌을 던졌다구...!

막선 왜 그래....당신은 시늉만 했잖아?

달호 그게 뭐가 달라...! 그게 뭐가 다르냐고.....!

막선 : ......

달호 영감....이놈을 용서하십쇼....

이 쳐 죽일 놈을...용서하십쇼 영감.....

막선 : (훌쩍...) 여보...

달호 : (엉엉울고)

 

#40. 정순처소

 

정순최석주가 있다.

강상궁이 차를 놓고 나간다.

정순 : ...홍국영이가 이리 허망히 갈 줄은 몰랐습니다.

최석주 : ....허나그 자한텐 차라리 잘된 일인지도 모르지요.

권세을 잃고 사는 것이

하루하루....지옥 같았을 것이니 말입니다..

정순 : (씁쓸하다그래도...마지막 가는 길을 주상이 지켰다니..

그로썬....다른 여한은 없겠지요...

듣자하니 주상이...장례를 치러주라 했다지요?

최석주 ....

 

#41. 산의 원탁 집무실

 

산과 대수가 있다.

 

대수 내일 아침 묘시에

숙위소 군관들의 호위로.....

영감을 장지까지 모시기로 했사옵니다...전하.

산 : .......

대수 : ......전하.....

산 : (가만 그러다가) ....내가....더 빨리..홍승지를 찾았어야 했다...

대수 : (멈칫)

산 모든 건...내 잘못이다...

내 이미 오래 전....홍승지를 용서했음을...말했어야 했어...

그랬다면....

이리 허망히 그 사람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야...

대수 : ....!!...

산 그토록 나를 위해 애써주었는데...

나는 그런 홍승지를...버려두었다.

나를....원망했을 것이다.

이처럼 못난 주군을 섬긴 것을......후회했을 게야!!

대수 전하....

산 : .....

대수 그렇지 않사옵니다 전하.

영감의 마지막 말을 잊으셨사옵니까?

전하께서 그러하셨듯...

영감 또한 단 한순간도 전하를 원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산 : ....!....

대수 영감께선....전하를 만나고.....

전하를 모실 수 있었던 것을....

분명 그것을....가슴 가득....가장 기쁘게 여기셨을 것입니다.

하오니 그런 마음을 헤아리신다면..

....부디 영감의 마지막 원대로....

이 일로 더 이상 아파하지 마시옵소서 전하.

산 :.....대수야...

대수 : ........

 

가슴이 미어진다눈가가 붉어져 오고..

그런 산을 바라보는 대수도 눈물이 어리는데...

그 위로....상여소리가 들리고.....

 

#42. 일각

 

홍국영의 상여가 나간다..

보면상복을 입은 대수와 서장보 강석기가 슬픔에 젖어

호위하는 가운데....다른 군관들이 상여의 곁을 지키고

있는데.....

 

#43. 일각

 

궐 일각.

산이 홀로 선 채....망연한 얼굴로...

슬픔에 젖어있다.

 

(마음의 소리) ....잊지 않겠네!! 홍승지

자네와 함께 꾸었던 꿈을......

자네가 내게 보여준 그 고마운 충정을.....

나 또한 죽는 날까지........결코 잊지 않을 것이네.

 

가슴 아프게 눈을 감고..

 

#44. 일각

 

구슬픈 상여소리...

그리고 슬픔에 잠긴 대수와 장보 석기등...

#45. 일각

 

홀로 가슴 아픈 얼굴로...

눈물 어린 채....먼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데...

보면...산의 그런 아프고 안타까운 모습에서...

카메라 점점 멀어지며....암전된다.

 

#46. 도성 전경

 

화면 밝아지며...

사람들로 오가는 도성의 평화로운 전경이 비춰진다.

 

#47. 도화서 일각

 

분주히 오가는 화원과 다모들의 모습 보이고..

 

#48 소화실

 

이천박영문과 강두치가 있다.

이천서책 하나를 들고 있다.

 

이천 이걸 예조에 올리고 오란 말씀이십니까나으리?

박영문 그렇네.

도화서 화원들에 대한 명부와 그간의 공과를

올리라는 하명이 내려졌으니.....

탁화사와 함께 예조에 들리도록 하게.

이천 ....? 아니,

왜 갑자기 명부와 공과를 왜 올리라는 것입니까?

강두치 아마도 전하께서 경장의 일환으로

도화서를 개편하실 듯하네.

이천 도화서를...개편한다니요?

그럼......공과를 살펴

화원들을 잘라내기라도 하는 것입니까?

박영문 그런 것은 아니고

아마도 몇몇 화원을 궐 안에 들이실 듯하네.

이천 예에..? 화원들을 궐에 들이신다구요?

 

이천놀란 얼굴로 보는데...

 

#49. 

 

이천나온다이천반색이 된 얼굴이다.

 

이천 화원을 궐에 들이다니?

뭐야...그럼....그 화원들은 출세의 탄탄대로가 열린다는 말이 아닌가?

 

이천눈이 빛난다이천얼른 명부를 뒤져보며...

 

이천 가만...내 성적은 얼마나 되나?

 

#50 동 대 화실

 

이천이 들어오면.

미수세모시비네모 감사용 등이 얼른 다가온다.

 

미수 나으리별제 나으리께서 입궐하라 하셨다던데 정말이세요?

이천 그래...

세모 허면 저두 데려가 주세요나으리...

시비 저두요.. 성상궁 마마님 뵌 지 한참 된 거 같아요.

네모 맞아요저희가 초비 언니 등쌀도 다 막아드릴게요..

 

다모들기대어린 얼굴로 보는데...

 

이천 이번엔 안 되니 물러들 가거라...

미수 왜요...?

이천 공연히 너희들을 달고 갔다가 윗분들 눈 밖에 나면 안 된다.

그러니 당분간은 꿈도 꾸지 말아.

 

다모들실망어린 얼굴이고.

이천한쪽에서 진지한 얼굴로 서책에 뭔가를 쓰고 있는

탁지수에게 다가간다.

 

이천 이보게 탁화사지금 입궐해야 하니 어서 채비하게.

탁지수 : (귀찮다사람 참 지금 바쁜 거 안 보이는가?

오늘은 어려울 듯하니 자네 혼자 가게.

이천 정말인가..? 중요한 일이 있어

예조의 윗분들한테 눈도장을 찍어야하는데

정말 안 갈 거란 말이지..?

탁지수 아 그렇다니까.

이천 : (좀 당황스럽다아니 대체...이 사람이 뭘 하길래....

 

하며탁지수가 하는 것을 홱 낚아채 보는데...

 

탁지수 왜 이러는가?

이천 이게 뭐야다모용...교재...?

탁지수 : (다시 뺏으며별거 아니네.

...새로 들어온 아이들을 가르치려고 책자를 좀 만드는 게야.

이천 : (기가 막히다새로 들어온 아이들...(하다가)

뭔가...자네 혹시..여진인가 하는 그 아일 줄려고

이러는 겐가?

탁지수 : (흠흠...)

이천 이 사람아주 정신이 나갔구만.

아 지금이 어느 땐데 기집한테 눈이 팔려서...

탁지수 : (O.L) 남이사 뭘하든 자네가 무슨 상관인가?

이천 아무튼난 자네한테 분명 같이 가자고 했네.

그러니 나중에 딴소리 하지 말게알겠나?

탁지수 뭔 소릴 하는 건지 원.

알겠으니까성가시게 하지 말고 제발 좀 가게.

이천 : (기가 막히고)

탁지수 : (다시 붓을 들어 그림을 그린다입가로 흐뭇한 미소가 번지고)

#51. 효의 처소 앞

 

효의가 김상궁나인들과 함께 있다.

그때송연이 초비와 나인들 이끌고 온다.

송연효의에게 예를 갖춘다.

 

송연 중전마마.

효의 왔는가내 갑자기 기별을 해

번거롭게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

송연 아니옵니다마마

헌데무슨 일이시옵니까?

효의 오늘 미시에 경훈각에서 정경부인(1품 관원의 아내)들과

친잠례에 대한 답문을 나눌 것이네.

하여 그 자리에 자네도 드는 것이 좋을 듯하여 이리 불렀네...

송연 : ....!....

효의 시각이 벌써 다 되었을 것이네.

이만 가세.....

송연 마마...

 

효의먼저 걸음을 옮기고.

송연조금 긴장어린 얼굴로 뒤를 따른다.

#52. 궐 일각

 

효의와 송연이 김상궁초비 등을 이끌고 가는데.

그때한쪽에서 혜빈와 화빈이상궁 화빈 상궁 등이 온다.

효의송연혜빈에게 예를 갖춘다.

혜빈불편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송연을 보고...

 

혜빈 : (그러다가 송연에게내 중전에게 할 이야기가 있으니

잠시 물러나 있거라.

효의 : .....!....

송연 .....

 

송연초비 등과 함께 한쪽으로 물러난다.

#53. 동 일각

 

송연초비 은금이 있다.

초비 어쩌면 좋습니까 마마님.

혜경궁 마마께서 또 아니 된다 하실 건가 봅니다..

송연 : .....

초비 : (속상하고이게 벌써 몇 번 짼지...

정말 속상해 죽겠습니다마마님

송연 : (착잡한 얼굴돌아보고)

 

#54. 혜빈처소

 

혜빈효의화빈이 있다.

 

혜빈 지금 법도라 하셨습니까중전

효의 어마마마.

성상궁도 내명부의 사람입니다.

마땅히 참석하는 것이 법도에 맞는 일이라 생각 하옵니다.

혜빈 : (기막힌그러다가중전...

이것이 어떤 자린지 정녕 몰라서 이러시는 것입니까?

효의 : ....!....

혜빈 이건친잠례에 대한 정경부인들의 물음에

내명부 여인들이 답을 하여 그 덕과 지혜를 보이는 자립니다.

헌데그 자리에서 부인들이

저 아이에게 질문을 하면 어찌합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저 아이 때문에

자칫 내명부의 위엄에 누가 미칠 수도 있단 말씀입니다.

효의 어마마마 하지만...

혜빈 : (OL)허니 긴말 할 것 없습니다.

당장 그 아이를 돌려보내도록 하세요.

하는데..그때.

 

화빈 송구하오나 어마마마.

소첩이 한 말씀 올려도 되겠사옵니까?

혜빈 : (보고무엇입니까화빈

화빈 성상궁을 참여시켜야한다는 중전마마의 말씀도 옳고....

또 내명부의 위엄을 염려하시는 어마마의

뜻도 역시 옳사오니...

우선은 성상궁을 참여시키고...

만약 부인들이 성상궁에게 질문을 하면

그 답을 소첩이 대신 하면 어떻겠사옵니까?

혜빈 :...

효의 : .....!.....

화빈 아직 왕실의 법도에 익숙치않은 성상궁이옵니다.

허니답문에 참여하지 않았다 하여

그리 큰 허물이 되지 않을 것이옵니다.

효의 : .....!.....

혜빈 화빈....

화빈 : (미소 짓는데)

#55. 누각

 

십여 명의 정경부인들이 자리해 있고,

그 앞에 혜빈효의송연화빈이 있다.

그 곁으로 이상궁김상궁초비의 모습 보이고.

모두의 앞에 찻상이 놓여 있다.

 

효의 친잠례는 고려 때 이후 행해진 것으로,

사내들이 땅을 가는 동안

여인들은 입을 것을 생산한다는 뜻에서

시작된 것이네..

더욱이 양잠은 그 유익함이 깊어

왕실에서도 널리 장려하는 것이니..

자네들 또한 이를 받들어 권면에 힘써야할 것이네..

부인들 마마.....

혜경궁 자 그럼...모두들 궁금한 것이 있다면...

질문을 하도록 하시게.

 

혜경궁이들을 보면...그중 하나가...

부인1 : 하오면성상궁마마님께

한 가지 여쭙겠사옵니다.

이번 친잠례에선 국의(친잠례에 입는 옷)의 색을

어찌 갖춰야 하는지요?

송연 : ...!....

송연조금 주저하는 듯하는데...

 

헤빈 : (얼른화빈그 대답은 화빈이 주는 것이 좋겠군.

어떤가?

송연 : ...!!....

화빈 어마마마.

송연 : ....!!....

 

부인들무슨 일인가..조금 웅성거리는데...

화빈 : (동요하지 않고여유있게 미소 지으며)

본디 친잠례의 국의는 청색을 입도록 되어 있었지만..

경오년 아청색으로 바꾸었고

다시 진사년에 유청색으로 바뀌었지요...

허나 선대왕마마께선 경오년의 예법에 따르도록 하셨으니

부인들께선 아청색으로 차려야 할 것입니다.

부인들 마마....

혜빈 : (흡족하다)

송연 : (착잡하고)

화빈 : (미소 짓고)

효의 : (송연이 마음에 걸리는데)

부인2 : 하오면 마마....

소인...평소 궁금하던 것을 이 자리에 한 가지 더

여쭈어도 되겠사옵니까?

화빈 : (흔쾌히이를 말인가요괘념치 마시고 그리하도록 하시지요.

부인2 : 국의의 색이 그리 자주 바뀐 연유가 무엇이옵니까?

유독 친잠례만 그리한 까닭을 듣고 싶사옵니다.

 

부인들 모두 화빈을 보는데,

화빈의 얼굴이 멈칫 굳어진다...답을 모르는 눈치다..

혜빈과 효의어찌 된 것인가 보면...

화빈당혹감에 입술을 깨물고...

이내 부인들술렁이기 시작하는데...바로 그때.

 

송연 괜찮다면그 대답은 제가 해도 되겠습니까?

 

그 말에 다들 멈칫송연을 본다.

무엇인가...혜빈화빈 놀라 보고..효의도 놀라 보는데...

 

송연 : (혜빈에게조심스럽게마마소첩이 그리해도 되겠사옵니까?

혜빈 : (조금 당혹그러다가) ...자네가 알고 있다면...그리....하게.

송연 ...마마...

 

하고 송연정경부인들을 바라본다.

그리고..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또렷하게 시작하는 송연.

 

송연 친잠례를 행하기전 선잠단에 예를 올리는 것은

부인들 또한 알고 있을 것입니다.

부인들 마마님.

송연 : (미소 짓고는헌데그 선잠단에 모시는 신인 선잠이

춘추시대 황제의 부인 서릉이니

처음엔 예법에 따라 중전마마의 국의를 상색으로 정하고

내외명부는 청색이 된 것입니다.

헌데 명 황실이 들어서서 그 색을 바꾸자

우리 왕실도 이를 따라 아청색으로 바꾼 것입니다.

다들 : (끄덕이고)

혜빈 :..

효의 :..

화빈 : (놀랍고)

송연 그랬던 것이 후대에 유청색이 되고

다시 아청색으로 바뀐 것은

유청색의 염색이 어려운 탓과

또 중전마마와 내외명부 구별을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해

그리된 것입니다.

어떤가요이만하면 부인의 질문에 답이 되겠습니까?

다들 : .....!!....

부인2 : (고개를 끄덕이고예에

이리 상세히 풀어주시어 고맙습니다마마님.

송연 아닙니다부인!

 

막힘없이 대답을 해내는 송연의 모습에

부인들 모두 놀란 듯감탄어린 얼굴로 보고..

송연담담히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는데...

보면송연을 바라보는 효의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번지고.

화빈난처함에 애써 시선을 틀고...

송연을 바라보는 혜빈도..당혹한 채놀란 얼굴인데.

송연담담하게 바라보는 표정....

 

#56. 궐 일각

 

혜빈효의송연화빈이 있고.

그 곁으로 이상궁김상궁초비화빈전 상궁과 나인들 있다.

효의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어마마마.

혜빈 그리 하세요중전.

송연 마마!

저녁 문후 때 찾아뵙겠사옵니다.

혜빈 : (조금 걸리는 얼굴로대답 없이 보고)

 

효의와 송연혜빈에게 예를 갖추고...

이내 김상궁과 초비..나인들을 이끌고 간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혜빈과 화빈...

 

화빈 소첩으로 인해 누를 끼쳐 송구하옵니다어마마마.

혜빈 : (OL)아닙니다 화빈

갑작스레 그리 물으면 당혹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화빈 하온데어마마마

방금 그 자리에서 성상궁을 어찌 보셨사옵니까?

혜빈 : (보고무슨 뜻입니까화빈?

화빈 망극하오나

소첩......성 상궁이 도화서 다모였다 하여

식견이 일천할 것이라 생각했사옵니다.

헌데 예와 소양이 여느 사대부가에 못지않으니

아무래도 소첩의 생각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혜빈 : .....!......

 

혜빈사실은 스스로도 놀란 일이다.

혜빈....저만치 가는 송연의 모습을 보는데...

가만 생각에 잠기는데...

 

#57. 산의 원탁 집무실

 

담담한 얼굴로 서안을 살펴보고 있다.

그때안으로 남사초가 들어와....

 

남사초 전하...박군관 입시이옵니다.

산 들라하게.

남사초 전하...

 

남사초나가면..대수가 안으로 들어온다.

대수예를 갖추고.

그런 대수를 보는데....

 

<시간경과>

 

산과 대수가 있다.

 

산 : (뭔가 서안을 넘겨보며)

...그래...일전의 그 유생 이름이 정약용이라 한다고?

대수 전하...

알아보니 그 자는 명례방에 사는 유생으로

성균관에서 수학한지는 5년쯤 되었다 합니다.

산 : (보다가헌데....놀라운 것이 있구나.

내 그 자가 학문엔 소질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이걸 보면승사(성균관 입학시험)의 성적이

아주 훌륭하질 않느냐?

대수 전하.

실은 대단히 총명하고 학식이 높은 자로

성균관에서도 큰 기대를 모았다 합니다.

산 : ...!!....

대수 헌데어찌된 것인지 번번이 대과에 낙방을 하고

근자엔 수업도 자주 들지 않아

징계를 받은 적도 있다 합니다.

산 그래.....?

대수 ...전하...

산 : (가만....생각에 잠기는 듯한 얼굴인데)

 

#58 성균관 일각

 

어디선가 낑낑대는 소리가 들린다.

보면정약용이 또 담을 타 도망을 치려하고 있는데...

그때...‘또 담을 넘으려는 게요?’하는 소리 들리고.

정약용흠칫 놀라 보면...

산과 대수가 서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정약용산을 알아보고 놀란 얼굴로 보며...

 

정약용 아니우리 임금님께서 여긴 또 어쩐 일이오?

대수 : (뭔가..당혹스러운데)

산 : (나서지 마라눈짓을 주고...약용에게)

그만 내려오시오.

편히 나갈 수 있는 길도 있는데 왜 사서 고생을 하는 것이오?

정약용 : .....?!.....

산 : (빙그레 웃는데)

 

#59. 일각

 

산과 정약용대수가 어느 작은 중문 앞에 있다.

정약용 그러니까 이 문으로 나가면

숭교방 쪽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그 말이오?

산 그렇소.

궐을 오가는 관원들이 주로 사용하는 문이니

월담은 그만 두고 앞으론 이곳을 통하시오.

정약용 내 성균관에 이런 문이 있는 것은 처음 알았소!

헌데어찌 찾아낸 것이오?

이젠 임금 놀이 대신 유생 놀이라도 하려는 것이오?

대수 : (당혹나서며이보시오(하는데)

산 : (저지하고실은난 북촌에 사는 이무덕이라 하오.

이곳은 내 성균관에 수학하던 시절 찾아낸 것이오.

실은 나도 몰래 빠져나와 돌아다니길 좋아하는

못된 취미가 있어서 말이오.

대수 : ....!....

정약용 : (이건 거짓말 같지 않다거참...그럼

처음부터 그리 말을 할 것이지...!

뭘 그리 대단하다고 이름을 숨겼소? (하고)

난 정약용이라 하오.

산 : (미소헌데매번 담을 넘어 대체 어딜 가는 것이오?

수업에도 들지 않을 만큼 급한 용무라도 있소?

정약용 : (도성 밖에 나를 찾는 사람이 수백이 넘소.

헌데어찌 서책이나 파고 있을 수 있겠소?

대수 : .....!.....

산 : (무슨 뜻인가수백이라니그게 무슨 말이오?

정약용 : (알 듯 말 듯한 미소를 짓고)

산 : ....?!....

 

#60. 주막

 

주막 한 쪽에 서탁을 놓고 앉은 정약용.

그 위에 지필묵이 놓여있고...

그 앞에 초로의 사내가 앉아 있다.

한쪽에서 술상을 놓고 앉아 이를 지켜보는 산과 대수.

 

정약용 그러니까 촌부 말씀은

훈련도감 별장이 갑자기 찾아와

촌부가 살던 집을 강제로 빼앗았다는 것입니까?

사내 그렇습니다.

해서이렇게 찾아온 것입니다...

나으리께서 저희 같은 무지랭이들을 도와주신다 들어서요...

정약용 : (걱정마시오.

이는 명백한 여가탈입(양반이 백성의 집을 빼앗는 것)이오.

진사년에 이를 금하는 법제가 제정되었으니,

한성부에 송사를 제기한다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오

사내 하지만...송사라니요?

글도 모르는 저 같은 놈이 그런 걸 어떻게...(하는데)

정약용 : (O.L)그것도 걱정 마시오.

내가 소지(소송을 위해 작성한 소장)를 작성해

한성부에 제출할 것이니

빼앗긴 집을 찾을 수 있을 것이오.

 

정약용사내를 향해 밝게 미소 지어 보이는데...

보면 조금 떨어진 곳....

그런 정약용을 보는 산의 시선.

 

#61 동 일각

 

산과 대수 있다.

 

산 그래...? 허면 저 유생이

백성들의 송사를 도맡아 해주고 있다는 것이냐.

대수 전하.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들어보니

매일 저렇게 이곳에 나와......

억울한 일을 당한 백성들의 일을

돈도 받지 않고 돌봐주고 있다 합니다.

산 : (....!!....) 수많은 이들의 송사를 봐주자면

형률을 알고 있어야 할 터인데...

허면 저 자가 그것까지 통달하고 있단 말이냐?

대수 그것까진 저도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이제껏 저 유생이 나서

한 번도 진 송사가 없다 합니다전하

산 : ....!!....

 

놀랍다당혹한 얼굴로 멀리...

정약용을 보는데...그때주막에서 앞씬의 사내가

약용이 작성해준 소지를 갖고 나온다.

그 사내한테 다가가.

 

산 이보시오잠시 좀 봅시다.

사내 : (돌아보면)

산 : ..결례가 안 된다면

갖고 있는 그 소지를 잠깐 봐도 되겠소?

사내 이것을....말씀이십니까?

산 실은 나도 저 유생한테 부탁할 일이 있어서 말이오.

해서 실력이 어떤지 그 소지를 살펴보려는 이라오.

사내 : (조금 망설이다가..기 있습니다.

산 고맙소...

 

하고 산건네준 종이를 받아 본다.

천천히 읽어 내려가던 산그러다가..멈칫놀라는데.

 

산 : ....잠깐...이 서체는...분명..

 

하며...당혹한 얼굴로 다시..정약용을 보는데...

 

#62. 산의 원탁 집무실

 

산이 집무실로 급히 들어와 서랍 속에서

서안 하나를 찾아낸다.

굳은 표정으로 보는 산...그 위로...

 

( 67회 회상)

 

산 : ...중용에 관한 70가지 물음에 대한

답을 이리 빨리 내다니......

내 이것을 과제로 내면서도

답을 내는 이가 없을 것이라 여겼는데...

놀랍소대체 이 유생이 누구요?

성균관 박사 : ......송구하옵게도 알 수 가 없사옵니다전하

산 : (..?..) 알 수가 없다니어째서요?

성균관 박사 그것이......이름도 없는 답안이 제출되어 있어

저희들도 난감해하던 차였사옵니다전하

산 : ...!!...

 

회상을 마친 산,

서안을 내려다보며..

 

산 그래!! 그 유생이었어.

이토록 놀라운 답을 낸 자가 바로 그 자였던 게야.

 

서안을 보며얼굴이 밝아지는데...!

그러다 산..

 

산 남내관밖에 남내관 있는가?

남사초 : (급히 들어와..전하..

산 : (조금 들뜬자네어서 가서 번암대감을 모셔오게 어서.

 

#63. 산의 원탁 집무실

 

산과 채제공이 있다.

두 사람의 앞으론 종이들이 몇 장 쌓여있고..

채제공 놀란 얼굴로 그 중 하나를 보고 있다.

 

산 어떻습니까대감

이것이 모두그 정약용이란 유생이

그간 과거에 제출했던 시권이라 합니다.

채제공 소신한 눈에 보기에도...

그 학문이 경지가 분명남다른 것이 읽히옵니다..

헌데어찌 이런 시권이

그간 대과에서 낙방을 했단 말이옵니까전하..

산 그건 아마도....

그 내용이 지나치게 파격적이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것이...시관들의 눈엔

좋게 보이지 않았던 것이겠지요...

채제공 : ....!!....

산 허나이번에 치러지는 대과는 다를 것입니다 대감

이번 달에 치러지는 식년시엔...

내가 직접시관이 되어

급제자를 가려낼 것이니 말이에요!

채제공 : ....!!....

산 : (결연한 눈빛 빛내며 보는데)

 

#64. 과장 일각

 

유생들....

하나둘 과장으로 들어서고 있는 모습들...

보면 그들 중에...정약용의 모습도 보이는데..

 

#65. 일각

 

유생들저마다 지필묵을 꺼내놓고 열심히

답을 써내려가고 있는 과거장.

그때 보면한쪽에 앉아있던 정약용..

쓰고 있던 종이를 척척 접고...

주섬주섬 붓과 먹을 챙기기 시작하는데...

그때 옆에 있던 다른 유생이.

 

유생1 : ...아니자네 벌써 일어나는가?

정약용 : (...) 답도 다 썼고 딱히 할 일도 없어서 말이네.

그럼애쓰게

 

하고 정약용사람 좋게 씩웃고는.

일어서 시권을 제출하고 나간다.

 

유생1 : (끌끌한심하다는 듯저러니번번이 낙방을 하지...

 

#66. 

 

정약용밖으로 나온다기지개를 요란하게 펴고는...

 

정약용 : (좀 씁쓸하다줄창 대과만 보면 뭘 하나?

누구 하나 알아주는 사람도 없는데...

 

그러다 정약용에이..까짓 거 됐다 싶다.

이내 선선하게 발걸음을 옮기고...지나가는 정약용과 엇갈려

삿갓을 쓴 한 사내가 나타난다.

사내 잠시 멈추더니 주위를 둘러본다민주식이다.

민주식 의미 깊는 눈초리로 궁궐을 노려본다.

 

#67. 규장각 집무실

 

산이 있고그 앞으로 장태우와 몇몇 중신들이 있다.

이들이 올린 시권들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윽고다 보고 난 산.

 

산 이것이이번에 급제한 시권의 전부요?

장태우 전하...

그렇하옵니다..

산 : (가만그러다가남사초에게오늘 급제자를 발표하기로 예정된

시각이 언젠가?

남사초 미시이옵니다 전하.

산 그렇다면시각을 조금 늦추어야겠군.

 

그 말에다들 멈칫한다.

장태우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발표 시각을 늦추다니요?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산 : ....영상께선 지금 당장 예조에 일러

이번 과거에 제출된 시권을 모두 가져오라 하시오.

과인이 그것들을

처음부터 다시 살필 것이니 말입니다.

장태우 : (놀란다예에?

산 : (굳은 표정결연한 눈빛으로 보는데)

 

#68. 주막

 

정약용이 늦도록 백성들의 일을 상담해주고 있다.

그때..한쪽에서 들어오는 대수..

그런 정약용을 보고는 슬쩍미소를 지어보이고...

이내 한쪽에 앉으며 여기 탁주 한사발 주시오..’

하는데...

그때 보면정약용 앞에 있던 사내..

머리를 조아리며 감사하다연발하고 돌아서 나가고..

정약용그 모습 보고는 어깨를 두드리며

서탁 위의 것들을 주섬주섬 챙기기 시작하는데..

그때그런 정약용의 앞으로 대수가 와 앉는다.

 

대수 이거또 뵙소....

정약용 : (빤히그러다가....난 또 누군가 했더니

그 전하......아니이무덕이란 분과 함께 다니시던

분이군요

대수 ...(하고는괜히 쓰윽 돌아보며)

근데...유생께선 어찌 되셨소?

정약용 어찌되다니...뭐가 말이오?

대수 뭐긴오늘 같은 날유생들한테 물어보는 게 뭐겠소.

대과를 치뤘으니

급제를 했느냐 못했느냐그거 아니겠소?

정약용 : (그거..하다가 피식 웃고는참 눈치도 없이...

어찌 그런 걸 묻소?

급제를 했으면 내 당연히 궐에 있지여기 있겠소?

미시가 발표였으니 아마 진작에 방이 붙었을 거요.

대수 : (짐짓그래요?

이상하네...내 오다보니 지금 막 방을 붙이는 듯하던데....

정약용 : (관심 없다사정이 있어 늦은 모양이지요.

허면난 먼저 가보겠소또 봅시다..(하는데)

대수 : (O.l)이보시오한번 가보지 그러시오.

정약용 : (멈칫본다)

대수 그 방 붙인 곳 말이오...

아오?

시관들 실수로 유생님 이름이 떡하니

제일 위에 올라 있을 지..

정약용 : (기가 막히다뭐라구요?

대수 : (빙긋 웃고)

정약용 : (피식웃고 마는데)

 

#69. 대궐 문밖 일각 

 

정약용이 가고 있다.

보면 저 멀리 한쪽에 유생들이 모여

벽에 붙은 급제자 방을 보고 있는데...

정약용그것을 보고 조금 망설여진다.

그러다가..그래...보고나 가자..하는 마음으로

선선히 그곳으로 걸음을 하는데...

그때놀란 얼굴로 웅성이는 유생들 속에서

방을 보던 앞씬의 유생1. 그런 정약용을 보고.

 

유생1 : ...이보게....

정약용 그래이번엔 누가 됐는가?

하고 정약용선선한 얼굴로 방을 쓱 보는데...

그러다 순간멈칫...굳어지는 정약용.

 

정약용 : ....잠깐...이건....!

유생1 : 자네 이름이네

보이는가?

이번 식년시에...바로 자네가 장원급제를 했단 말이네.

정약용 : ....!!....

 

정약용...보면....믿을 수 없는 멍한

얼굴로 벽에 붙은 방을 망연히 바라보는데...

그 위로....

주상 전하 납시오...’ 하는 소리가 들리고.

 

#70. 일각

 

정약용을 비롯한 과거의 급제자들이

모두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일각.

산이 남사초와 다른 이들을 대동하고

위엄 있게 그곳으로 걸어 들어오는데....

보면긴장한 채 고개도 들지 못하는 정약용과 급제자들.

그리고...가까이 다가와...

그런 이들을 보다가이내 정약용을 발견하고...

미소를 짓는 산.

그런 정약용을 보다가...이내 정약용의 앞으로

다가간다.

정약용뭔가 임금이 제 앞으로 오는 것을 느끼자

더욱 바짝 긴장을 하는데...그런 정약용의 위로

들리는 산의 목소리.

 

산 자네가이번 식년시에 장원한

성균관 유생 정약용이라 하는가?

정약용 : (여전히 고개 조아린 채예 전하...그러하옵니다

산 그렇군.

내 자네가 이번 과거에 낸 시권을...

아주 감명 깊게 보았지...

정약용 망극하옵니다 전하.

산 헌데 이상한 것이 하나 있네.

자네...이미 조정에 높은 직책을 가진 자가

어째서 과거를 다시 보았나?

정약용 : (멈칫한다직책이라니..이게 무슨 말인가)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전하....

소신이 직책을 가졌다니요그것이 무슨 말씀이시온지?

 

하며 정약용고개를 조금 들어 산을 본다.

그러다...정약용순간...심장이 멎을 만큼..놀라는데...

정약용산을 보고 턱...하고 숨이 막히는 듯 한데..

그런 정약용을 보며 빙그레 미소 짓는 산.

 

산 : ...자네 직책이 무엇이냐니?

이보게 영상!!

자네 어찌 그것을나에게 묻는 것인가?

정약용 : ...!!!!........전하.....?!

산 : (슬몃미소를 띠우는데)

 

보면정약용...그런 산을 보며 경악할 듯 놀라는 표정이고

그런 정약용을 보며 미소 짓는다.

그런 산의 모습에서 엔딩.

 

.이산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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