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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산 69

69회 ㅣ 2008-05-13 



MBC 특별기획드라마


   이 산(李祘)

                  제 69 부





     

                           기    획    조 중 현

                           제    작    박 창 식

                           프로듀서    고 병 철  장 병 태

                           극    본    김 이 영

                                       에이 스토리

                           연    출    이 병 훈

                                       김 근 홍

                           조 연 출    이 성 준

                                       최 정 규

 



           제  작        김 종 학     프 로 덕 션

#1. 궐 전경. 낮


궐 일각의 전경. 그 위로

채제공(소리)   이번 식년시의 입격자들은 먼저 조정의 업무를 익힌 후에

              품계를 받고 임명될 것이네


#2. 동. 빈청(숙위대장 집무실 전용). 낮


정약용을 비롯한 급제자들이 자리해 있고... 

그 앞에 채제공이 있다. 

서탁 위에는 성적에 따라 받은 어사화와 백패 등이 놓여있고. 

채제공 앞에서 뭔가 이야기를 하고 있고 모두들 경청하는 분 위긴데 보면, 정약용 홀로 멍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다. 

채제공 : 우선 급제 성적에 따라 승문원, 성균관, 교서관에

         임시로 배속될 것이며,

         그 중 가장 성적이 우수한 장원은 

         바로 원하는 조정 부처에 배속이 될 것이네.


하고 그 말끝에 채제공 미소 지으며 정약용을 보는데..

정약용, 충격을 받은 멍한 표정으로 그 말을 듣고 있지도 않 다. 모두들 그런 정약용을 보고....

채제공 : (미소 짓고는) 자 그럼 명원대에서 은영연(자막: 급제자를 위한 

         하례연)이 준비되어 있으니 다들 일어나도록 하게..


그 말에, 급제자들 모두 자리에서 웅성거리며 일어난다.

보면, 정약용...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주섬주섬 물건을 챙겨드는데. 

그때, 채제공이 다가온다. 

채제공 : 자넨 은영연을 마치고, 

  미시에 대전으로 들도록 하게.. 

정약용 : (...!!...) ...예? ....대전....이요...?

채제공 : 그래 관례에 따라 장원으로 입격한 자는

         전하께서 직접 알현하시게 되어있질 않나?

         허니, 늦지 않도록 하게.

정약용 : (....!!...) ...예...대감....


정약용, 아...어쩌면 좋은가..큰일 났다..싶은데. 

그 위로, 풍악소리가 들리고...


#3. 동. 누각 일각. 낮


풍악소리 들리는 가운데...

누각 일각, 입격자들 모인 가운데...음식상이 차려지고..

흥취에 젖은 입격자들의 흥겨운 모습이 보이는데..


#4. 동. 일각. 낮


정약용 잔치자리에서 나와 홀로 있다. 

정약용, 높은 궐 담 아래서...그 높이를 가늠해보고 있는데....

 

정약용 : (휴....) 대궐은 담벼락도 높구만...

  이거 원 이젠 월담도 어렵겠어..... 


그러다 어사화를 가만, 내려다보는 정약용.

그런 정약용의 위로..68부의 엔딩씬. 


산 : ...자네 직책이 무엇이냐니?

     이보게 영상....

     자네가 어찌 그것을, 나에게 묻는 것인가?


정약용, 아..정말 미칠 것 같다. 그런 정약용의 위로...

자신이 저지른 만행이 고스란히 떠오르는데. 회상


회상#! 정약용 : 보기보단 샌님이 아니시네


회상#2 정약용 : (심각한 얼굴로) 저....아뢰옵기 망극하오나 전하

         정녕 소인을, 몰라보시겠사옵니까?

         소신이옵니다 전하!

         전하를 곁에서 뫼시는 영의정이옵니다!


회상#3 정약용 : (...?!....) 전하...!?! 

        아니, 우리 임금님께서 여긴 또 어쩐 일이오? 


----회상을 마친 정약용, 딱 죽고 싶은 심정이다.


정약용 : (울상, 휴...) 설마, 진짜 임금이실지 내가 어찌 알았겠냐고...


하는데..그때, 한쪽에서 오던 박제가 유득공 이덕무.

그런 정약용을 발견하고.


유득공 : 저 사람은, 이번 식년시에 장원급제한 유생이 아닌가?


그 말에, 모두들 호기심 어려 정약용을 본다. 

보면, 정약용...담벼락을 보며 한숨을 푹..쉬고 있는데..

그때....


박제가 : 이거, 처음 뵙겠소이다.

정약용 : (멈칫, 돌아본다...누구냐는 듯한 표정 지어 보이면)

박제가 : (미소) 우린, 규장각의 검서관들이오(하고)

         이번 식년시에 장원급제한 분 아니시오?

정약용 : (밝고 싹싹하다, 꾸벅) 아..예...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정가 약용이라 합니다.

박제가 : 알고 있소. 

  일전에 전하께서 규장각에 납시어 말씀을 하신 적이 있으니....

정약용 : (멈칫, 놀란다) ...예..? 주상전하께서 제 말씀을요?

이덕무 : (놀리는 거다OL)그렇소. 듣자하니, 

         전하께 보기보단 샌님이 아니라 하셨다지요?

정약용 : (헉...!) 예....?!

유득공 : (역시 놀리는) 그것뿐인가? 임금놀이 하지 말라며

         타박까지 했다지 않는가?

정약용 : (헉...!!...)

박제가 : (짓궂게) 헌데 틀리신 것이 있소.

         실은 전하께선, 보는 것처럼 좀 샌님이시라오.

정약용 : (당황)...예에...?

이덕무 : 해서, 한번 밉게 보시면 절대 꽁한 마음을 풀지 않고

         두고두고 못살게 구시지요.  

         (하고 짐짓 끌끌) 안됐소이다.

         이제 고생길이 아주 훤하시겠소.

정약용 : .....!!!.....


.그때 멀리서 내관 하나가

‘나으리, 대전에 드실 시간입니다’ 소리치고....

정약용, 그 말에 깜짝 놀라...


정약용 : 저, 저는 이만 가봐야겠습니다. 그럼 또 뵙겠습니다.


하고 정약용, 사색이 된 얼굴로 급히 가는데..

보면, 그런 정약용 뒷모습 보며 미소 짓는 세 사람.


유득공 : 우리가 좀 심하게 놀린 모양이군. 아주, 사색이 됐어.

박제가 : (미소 짓고는) 다들, 저 유생이 올린 시권을 봤나?

이덕무 : 봤지 젊은 나이에 놀라운 탁견과 학식을 지녔더군.

박제가 : 저런 인재와 함께 할 수 있다니 난 마음이 다 설레네.

   ....뒤쳐지지 않으려면 다들 꽤나 분발해야할게야. 

유득공 : 암, 여부가 있나. 


이들, 서로 보며 미소 짓는데.... 


#5. 대전. 낮


산이 자리에 앉아 있고.. 

그 앞에 간단한 주안상이 차려져 있다. 

그때, ‘전하, 성균관 유생 정약용 입시이옵니다’하는 

소리 들리고. 


산 : (가만, 그러다가) 들라 하라..


#6. 동. 대전 밖. 낮


정약용, 남사초, 박상궁 등이 있다. 


남사초 : 어서 안으로 들게.

정약용 : (...!!!....) 예....


정약용, 떨리는 마음을 다 잡고 대전을 바라본다. 

이내, 어깨를 펴고 안으로 들어서는데. 


#7. 동. 대전. 낮


산과 정약용이 있다. 정약용, 잔뜩 긴장해 있고

산, 그런 정약용을 담담하게 보며 술병을 든다.


산 : 자....받게

정약용 : ...망극 하옵니다 전하..


하고 정약용 공손히 술잔을 올리고 산, 술을 따라준다.

정약용 고개를 돌리고 쓴 얼굴로 겨우 마신다.


산 : (보다가) 술을 잘 못하는가 보군

정약용 : ...예 사실 소신은 약주 한잔에도 

        정신을 잃을 정도로 술에 약하옵니다.

산 : (끄덕이고는) 자 그럼 한잔 더 받게.

정약용 : (헉..!!..)

산 : (어서 잔을 들라는 듯 보고)

정약용 : (죽었다..하는 표정으로 잔을 댄다)  

정약용, 다시 술을 마신다. 죽겠는데...

산 그 모습, 조금 미소 어려 바라보며..


산 : (짐짓) 이 술은 내 특별히 자넬 위해 내온 것이니

    자네가 모두 마셔야 할 것이야. 알겠는가?   

정약용 : (..!!...)


정약용, 사색...! 꽁하다더니..진짜구나 싶다.


정약용 : (빌자! 비는 게 상책이다)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전하

         소신, 어주를 하사받기 전에

         전하께 죽을죄를 청하옵니다

산 : 죽을 죄...?

정약용 : 예..전하. 소신 감히, 전하를 알아 뵙지 못하고

  임금을 기망하는 망극한 죄를 저질렀으니

         어찌 이 죄를 용서받을 수 있겠사옵니까?

산 : (흠) 그래...? 그것이, 죽을죄임은 아는 것인가? 

정약용 : (헉..!..) ...예...?

산 : 그렇지, 감히 임금을 놀리고 기망하였으니

     사실 이는 참형에 처해 마땅한 중죄네.

정약용 : (당혹스럽다) 저, 하오나 전하...

         소신...그것은 미처 알지 못하고 저지른 실조가...(하는데)

산 : (O.L)알지 못했다니..

     난 분명, 자네한테 임금이라 말했었네.

     더욱이, 모르고 범한 일이라도...

     잘못된 것이라면 형률에 의해, 죄로 다스려야 하지 않는가? 

정약용 : ...하...하오나, 전하. 형률이라 하신다면, 

  대명률에선 시비가 일었을 때 

  가장 먼저 그 원인을 살피라 했사옵니다.

  하여, 그 빌미를 제공한 자가 명백하다면 

  그 또한 죄가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사옵니다.  

산 : 그럼, 자네 말은 내게도 죄가 있다..그것인가?

정약용 : 소..송구하오나, 시비를 따지자면 그렇다는 말이옵니다.

산 : 허나, 난 대명률에 그런 항목이 있다는 말을 들은 일이 없네

     자네 혹 그런 방도로 죄를 슬쩍 넘어가려는 겐가? 

정약용 : 그럴 리가 있겠사옵니까? 

         이 항목은 지난 윤2월 

  형조에서 새로 첨부한 것이옵니다..전하. 

산 : (....!....조금 신중해져서) 그래? 헌데 그리한 까닭이 무엇인가? 

    새로 항목을 첨부할 만큼 큰 폐해라도 있었던 것인가?        

정약용 : (역시 조금 신중해진다)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그렇사옵니다.

  지금의 대명률은  

  조선의 실정과 맞지 않아 백성들의 폐해가 깊사옵니다..

산 : 허나, 그런 이유라면 

     이미 신미년에 경국대전(조선시대 법전)이 

     제정되어 시행되고 있지 않는가?

정약용 : 허나, 그 또한

  고려의 법제를 답습한 것에 지나지 않사옵니다. 

산 : .....!!.....

정약용 : (총명하고 진중한 눈빛) 송구하오나, 전하

  지금 조선에는 어느 것 하나 

  조선의 체계라 할 만한 것이 없사옵니다.

산 : ...!!...

정약용 : ........

산 : 이를테면 무엇이 말인가? 

     어디 한번 구체적으로 말해보게

정약용 : ....!!.....



 #8. 궐 일각 서재 앞. 밤 


대전 앞에서 박상궁이 전전긍긍한 얼굴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때 한쪽에서 오던 채제공...


채제공 : (의아하다) 전하께서 이리로 자리를 옮기셨다는데... 맞는가?

남사초 : (난처하다) 예에 대감 저녁수라를 올릴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

         전하께선 집무실로 자리를 옮겨 그 유생과 말씀 중이십니다.

채제공 : (놀란다) 아니 벌써 술시가 다되었는데...

허면, 세시각도 넘게 담론 중이시란 말인가?

남사초 : 예....옥성(임금의 목소리)이 점점 커지는 것이

         아무래도 쉬이 끝나실 것 같지가 않습니다..

채제공 : ....!!...


#9. 산의 서재 집무실. 밤


산과 정약용이 있다. 두 사람 진지하고 조금 과열되어 있다.


산 : ...그러니까 자네 말은  

     조선의 관원들이 무용해 진 건

     저들이 오로지 선만 추구하기 때문이라는 것인가? 

정약용 : 그렇사옵니다. 전하

  모든 인간은 나면서 두 가지 큰 욕구를 가지게 되는데, 

  바로 지위를 갖는 것과, 재물을 갖는 것이옵니다.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인정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산 : 허나 맹자는 그러한 욕구를 금해야 한다 하지 않았는가?  

정약용 : 아니요, 맹자가 꼭 그리 말하지만은 않았사옵니다.

산 : (기막히다) 아니, 그건 자네 생각이 틀렸네

정약용 : (버틴다) 송구하오나, 

  비록 전하시라해도 아닌 것을 강요하실 순 없사옵니다.. 

산 : 좋네... 그럼 내 직접 확인시켜 주겠네.

정약용 : 예? 

산 : (자리에서 일어나고) 뭐하는 가. 얼른 따라 나서게.. 

정약용 : .....!.... 


#10. 개유와(이천 세트). 밤


산과 정약용이 있다. 산은 뭔가를 찾고..

정약용은 방대한 서책을 보며 휘둥그레져있다.


정약용 : (작은 소리로)...세상에 말로만 듣던...

         해고신서에....아니 이건 보원집 같은데..

산 : (흘끗, 보고는.. 이내, 서책에서 찾은 것 보여주며) 

     ...여길 보게... 구속장 상에 보면, 

     모든 폐단은 욕구로 인해 인과 예를 멀리했기 때문이라 

     되어 있지 않은가?   

정약용 : (물러설 수 없다) 허나 맹자의 사상을 

  꼭 그리 볼 수만은 없사옵니다, 전하..

         잠시만 기다리시옵소서

  (서책을 몇 장 넘기더니) 자, 여기 공손축 편을 보면 

  사람이 선을 행하는 것은 비난을 듣기 꺼려하는 마음

        때문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는 좋은 말을 바라는 욕구로 해석되기도 하옵니다! 

산 : (흠...그럴 수도...가만 끄덕이고) 

정약용 : (어떠냐, 좀 으쓱해서 보는데)

#11. 송연처소 앞. 새벽


어느덧 날이 밝아오고...

초비가 문 밖을 내다보며 걱정이 어린 얼굴로 두리번거린다. 


초비 : ....전하께서 어쩐 일이실까....


#12. 동. 안. 새벽


송연이 있다. 보면 송연, 뭔가 속이 안 좋은 듯...

입을 막고 구역질을 참으려는 듯 한데...

그러다 송연, 가만...하는 느낌. 그때, 밖에서...

초비가 ‘마마, 양상궁이옵니다’ 한다.

송연, 얼른...몸을 추스르고..


송연 : 들어오게


초비, 안으로 들어와 앉는다. 그리고는.


초비 : 마마, 어젯밤엔 전하께서 어쩐 일로 납시지 않은 걸까요?

송연 : (미소) 그것이 궁금한가?

초비 : 예, 마마...

송연 : (짐짓) 글쎄...그것이, 내 남내관한테 듣자하니

       전하께, 아무래도 새로운 정인이 생기신 듯하네.

초비 : (화들짝 놀란다) 예에? 마마 그것이 정말이십니까?

송연 : (미소 짓고)  


#13. 산의 서재 집무실. 새벽


산과 정약용이 원탁에 앉아 있다. 탁자위에는

              서고인 개유와에서 가저온 책들이 쌓여있다. 

두 사람, 그렇게 밤을 지새우며 토론을 한 것인데.


산 : 자...그럼 이번엔 천문학에 대해 말해보는 것이 어떤가?

     난 간의대가 작은 규모의 관천대 보다 낫다 여기는데..

정약용 : (막, 말하려는데 저도 모르게 하품이 난다 입 꾹 다물고 참고)

산 : (그 모습에 아차 싶고)

정약용 : 송구하옵니다.(하고) 예, 그렇사옵니다. 

         그것은 소신도..(하는데)

산 : (OL)됐네  곤해 보이니 오늘은 이만 하세.

정약용 : (무슨 말이냐!) 예..? 안됩니다 전하..!

         천문학이라면 제가 가장 자신이 있는 것입니다.

         조금만 더...(하는데)

산 : (OL)거, 임금이 말하면 우기지 말고 예, 라고 좀 해보게. 

정약용 : (그 말에, 아차 싶은데) 

산 : 나도 곤해 그런 것이니 이만하세.

     그리고, 오늘 자네가 한 얘긴 모두 정리해서

     나에게 가져오게. 알겠는가?

정약용 : (...!...)....예...전하

산 : (일어나 서가를 살피며) 그리고, 아까 해고신서와 보원집이라 했는가?

정약용 : (멈칫) 예?

산 : (서책을 뽑아 건네주며) 마음에 들면, 가져가게.

정약용 : ....!!....예에?

산 :  가져가라니까!

정약용 :(OL)전하

        이처럼 귀한 서책을 정말 소신에게 주시는 것입니까?

산 : 그렇네. 이뿐이 아니네.

    앞으로 내가 가진 건 기꺼이 자네한테 내줄 것이네.

    만약 내게 없는 것이라면

    천하를 뒤져서라도 찾아줄 것이야.

정약용 : ....!!....

산 : ....허니, 자네도 그리해주었으면 좋겠네.

     자네도 자네가 가진 모든 걸

     이제, 이 나라와 백성을 위해 기꺼이 써주면 좋겠어

정약용 : ....!!....

산 : (미소 짓고)


#14. 동. 서재 밖. 새벽


정약용, 나온다. 

가만....서책을 내려다본다.

정약용, 뭔가 마음이 꽉 차는 느낌으로 돌아보고


#15. 산의 서재 집무실. 새벽


산도 그제야 노곤함을 느낀다.

보면 서탁 위에 잔뜩 쌓인 서책들... 

산의 입가로도 흐뭇한 미소가 번지는데....

#16. 궐. 일각. 낮

 

숙위소 사람들이 병장기를 챙기고 있다.

모두들 분주한 모습인데.

장보, 그 중 한 군관한테 다가가.


서장보 : 너 오늘 실전에 나가는 건 처음이지?

오군관 : (긴장해서) 예, 나으리.

서장보 : 정신 바짝 차려라. 내 뒤만 졸졸 따라다녀. 알겠어? 

오군관 : 예, 나으리..!


그때, 한쪽에서 강석기가 와서.


강석기 : 좀 더 서둘러야겠네. 

  송파나루로 집결하는 시각이 당겨졌다고 하네.

서장보 : 그래..? 

강석기 : 놈들의 근거지를 경계하고 있는 박군관한테서

  놈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기별이 왔다고 하네.

서장보 : 알겠네. 

        (하고, 이를 간다) 그깟 돈 몇 푼 못 갚았다고 

        죄 없는 백성들을 청국으로 팔아넘기다니...

        내 오늘, 아주 이놈들 사지를 찢어놓고 말걸세..


#17. 저자 일각. 낮


68부 고리채 업자들의 창고 있던 곳.

대수와 군관들이 매복 한 채, 긴장 어려 살피고

있는데..이들의 시선으로 창고 쪽의 사내들이

지시하고 움직이는 듯한 느낌.


#18. 산의 원탁 집무실. 낮


산, 금군별장과 있다. 


산 : 금군과 숙위군들의 집결시각은 언젠가? 

금군별장 : 진시옵니다, 전하.

산 : 동원 병력은.

금군별장 : 숙위군관 이십, 금군 사십이 

           동군과 서군으로 나뉘어 동군은 숙위소의 박대수군관,

           서군은 금군종사관 장대철 군관이 지휘를 맡을 것입니다.

산 : 알겠네. 저들을 제압하면 즉시 

     이 일에 연루된 관료들도 함께 잡아 들여야 할 것이네.

     차질 없도록 만전을 기하게.

금군별장 : 예, 전하. 

산 : .......


#19. 창고 앞 . 밤


어둠 속. 보면 몇몇 사내들이 횃불을 밝히고 있고..

보면, 창고에서 십 수 명의 사람들이 재갈이 물리고 묶인 채

끌려나오고 있다. 

모두 강제로 우마차에 나뉘어 실려지고 있는데...


사내1 : 어서 서둘러라...!


이들의 분위기, 긴장되고 긴박하고...


#20. 근처 일각. 밤


멀리, 대수를 비롯한 숙위소 군관들이 아래 횃불을 보며

긴장 어린 채 경계하고 있다. 


대수 : (낮게) 자칫하면 무고한 자들이 다칠 수도 있으니 

       저들이 용지천으로 접어들 때 까지, 기다려라. 


      대수, 긴장 어리고...


#21. 나루터 일각. 밤


배가 은밀히 들어온다.


#22. 산 밑 산 일각. 밤


대수를 비롯한 군관들 빠르고 날렵하게 산을 타

움직이는 모습.


#23. 산길 일각. 밤


어두운 산길. 

사내1을 비롯한 사내들이 우마차를 (덮개 씌워진 채로) 

이동시키고 있다. 

이들, 모두 긴장 어려 있는데...

이들 행렬, 개천으로 진입한다. 그러다가 우마차가 덜컥, 

하며 들썩하며 멈추고, 그 결에 사내들 돌아보는데...

바로 그 순간, 어디선가 날아드는 화살..!

화살을 맞은 억, 하고 쓰러지고 순간, 사내들 당황한다.


사내1 : ..매복이다..! 어서 마차를 움직여라 어서..!


사내들, 칼을 빼들고 우왕좌왕하는데...

그때, 대수와 숙위소 군관들이 나타나고..

이들 간에 혈전이 벌어진다. 

숙위소 군관들, 날렵한 솜씨로 저항하는 사내들을 

제압하고 사내1 군관 하나와 칼싸움을 하는데..

이내, 군관한테 제압당하는 사내1.

군관, 사내1을 향해 칼을 날리려는데..그때.


대수 : 멈춰라.


이들, 멈칫 보면..


대수 : (다가와) 한 놈은 남겨둬야 한다

사내1 : ...!!...

대수 : (소리친다) 뭣들 하느냐? 어서 묶인 백성들을 풀어줘라!

군관들 : 예...!!


군관들, 덮개를 열어 떨고 있는 백성들을 꺼내 풀어주고.. 

대수, 분노 어린 채 상한 백성들을 바라보는데..


#24. 나루터 일각. 밤


청국 상인들 서넛이 있고 그 옆으로는 칼을 든 수하들이 

있다. 이들, 초조한 기색들인데.


청국상인1 : (수하에게) 왜 이리 안 오는 것이냐?

수하 : 혹,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닐까요?

청국상인1 : (....!!....)...안되겠다...이만...


하는데, 그때..한쪽에서 기척.

보면, 이쪽으로 사람들과 우마차들이 오는데...

그 속엔 앞 씬의 사내1도 있고....

청국상인, 이들을 보고 반색이 된다.


청국상인1 : 왜 이리 늦었소?

사내1 : 미안하오, 오다가 우마차가 개천에 빠져 그리되었소..


청국상인, 그 말에 보면...정말 사람들의 바지들이 젖어있다.


청국상인1 : 빨리 거래를 마치고 갑시다. 이번엔 모두 몇이오?

사내1 : 열 다섯이오.

청국상인1 : 알겠소. 값은, 데려온 자들을 보고 정하겠소.


하고 청국상인, 수하한테 눈짓하면...

수하, 다른 이들을 데리고 우마차 쪽으로 간다.

사내1, 겁에 질려 보고....

보면, 청국상인들 긴장해서 보는데...

그때 청국 수하들..우마차로 다가가고..각각 덮개를 벗긴다.

그런데 보면, 우마차들 안 텅텅 비어 있고...!

이게 뭔가, 이들...당혹해지는데...

바로 그때, 변복을 한 대수와 숙위군관들이 칼을 빼들고

날렵하게 수하들을 공격한다.

당황하는 수하들, 청국상인들....!!

수하들, 숙위군관과 맞서 싸우고..

놀란 청국상인들은 혼비백산, 뒷걸음질 쳐 배 쪽으로 

도망치는데...

그때, 이들의 앞으로 매복해있던 강석기를 비롯한

숙위군 금군들이 나타나고..! 청국상인들, 사색이 되는데..


강석기 : 배로 가봐야 소용없을 것이다...

청국상인들 : ...!!....


이들 보면, 배에서도 안에 있던 자들이 서장보등에

의해 잡혀 끌려나오는데...!


#25. 양반가 집 앞. 낮

 

양반 집 앞. 양반 하나가 숙위군들에 의해 끌려나오고.


#26. 다른 반가. 낮


또 다른 양반 집 앞. 사람들 웅성이며 보는 가운데..

양반 하나가 대수와 군관들에 의해 잡혀 나온다.


양반 : (저항하며 발악한다) 놔라! 대체 내가 무슨 죄를 지었다는 것이냐?

대수 : 뭣들 하느냐? 어서 이 자를 끌고가라..!

군관들 : 예, 나으리.

대수 : ........ 


#27. 산의 원탁 집무실. 낮


산, 금군별장 채제공과 있다.


금군별장 : 죄인들은 모두 포도청으로 압송하였고

           내일부터, 이들을 고신해

    그 여죄를 밝혀낼 것이옵니다. 

산 : 함께 잡아들인 청국상인들은 어찌 되었나?

금군별장 : 하명대로 옥사에 수감하였사옵니다.

산 : 알겠네. 내 이번 일의 처리는 포도청에 일임할 것이니

     포도대장을 입시하라 하게.

금군별장 : 예, 전하...


금군별장 나가면...


채제공 : 하온데 전하

         포도청에 하옥된 청국상인들은 어찌하실 것인지요?

산 : 어찌하다니, 무슨 말씀이십니까?

채제공 : 곧, 청국에서 사신단이 들어오질 않습니까?

         우리가 저들을 억류한 것을 알게 된다면

         필시 이를 문제 삼을 지도..(하는데) 

산 : (O.L) 허나 그렇다고, 조선 땅에서 죄를 지은 청국인들을

     그냥 놓아줄 수는 없는 일이지요.

채제공 : ...!....

산 : 고리채를 빌미삼아 

     가난한 백성을 핍박하는 자들도 단죄해야하지만

     이들과 야합하는 청국인들도 결코 용서해선 아니됩니다. 대감.

     저들이 조선 땅에 들어와 조선 백성을 해하려 했으니

     나는 저들 모두를, 이 나라의 형법으로 엄히 다스릴 것입니다.

채제공 : ....!....

산 : (결연한 눈빛을 빛내고) 


#28. 궐 일각. 낮


정약용이 서책을 잔뜩 들고 낑낑거리면서 

가고 있다. 그때, 한쪽에서 남사초와 오던 산..

그런 정약용을 보는데.


산 : 많이 바빠 보이는군.

정약용 : (멈칫, 놀라 본다) 전하...


하고 정약용 얼른 예를 갖추려하지만, 들고 있는 

서책이 너무 많이 잘 안 된다. 


산 : (미소) 예는 됐네...그만두게.

정약용 : (머쓱하게) 송구하옵니다. 전하.

산 : 헌데, 뭘 그리 잔뜩 짊어지고 가는 겐가?

정약용 : 예, 중추부의 영감들께서 보셔야 할

         서안들을 가져가는 중입니다.

산 : 그렇군...(하고) 알겠네, 꽤 힘들어 보이는데 이만 가보게.

정약용 : 예, 전하. 


하고, 정약용 책 틈 사이로 비딱하게 겨우 예를 표하고

또 총총히 걸어가는데...


남사초 : (그 모습 보며) 다른 곳도 아닌 중추부(자막:직무가 없는 당상관을

  우대하기 위해 설치한 관청)로 자원해 갔다니...

         참 알 수가 없는 일입니다 전하.

         장원급제를 한 자가

         육조와 삼사의 요직을 두고...

         어찌 그런 한직을 자청한단 말입니까?

산 : (가만, 그러다가) 지켜보세

     분명 그리한 까닭이 있을테니...


하고 산, 멀어지는 정약용의 뒷모습을 바라보는데....


#29. 동. 창고 일각. 낮


궐 안에서 쓰이는 여러 가구들이 쌓여있는 창고 안. (장흥고)

정약용, 그 안을 둘러보고 있다. 

그러다가 사방탁자가 네 개가 줄줄이 놓여있는 구석으로 가서

보고는 이거다, 하는 표정이 된다.


정약용 : (옆의 관원에게) 이 탁자들을 전부 중추부로 보내주게.

관원 : (놀라) 예? 이걸 전부 다 말입니까?

정약용 : 혹시, 더 구해줄 수도 있는가? (생글거리며 보고)


#30. 동 중추부 빈청(규장각 집무실). 낮

 

사령들이 사방탁자를 한쪽 벽에 놓고 있고..

정약용, 위에 자신이 가져온 서책들을 각각 내려놓는다.

보면 한쪽엔 나이가 들어 보이는 신료들이

뭔가..하는 기막힌 표정으로 그걸 보고 있는데..


정약용 : 앞으로 이곳엔 영사영감들께서 보실 서안을.

         여기엔 지사영감들께서 보실 서안을 올려놓겠습니다.

         허니, 하루에 한 번씩 이를 살펴봐 주십시오.

중추부1 : (기막히고 못마땅하다) 그러니까 자네 말은 뭔가?

          앞으론 우리 더러 여기에 직접 와서 

          알아서 서안을 챙겨가란 말인가?

정약용 : (천연덕스럽다) 예! 영감. 바로 그 말씀입니다! 

다들 : (허, 기가 막힌데)

정약용 : 제가 일일이 찾아뵙고 서안을 전해드리자니..

         궐이 너무 넓어 하루에 몇 분도 채 뵙질 못해서요.

     그러다 보니, 업무를 제대로 진행할 수가 없어

         그러는 것이니, 널리 혜량해주십시오.


하고 정약용, 아주 공손하게 예를 갖추고..

이들 기막힌 얼굴로 그런 정약용을 보는데...

정약용, 그런 이들을 향해 밝게 웃어 보이고.


#31. 빈청(숙위대장 집무실). 낮


장태우, 최석주를 비롯한 노론 중신들이 자리해 있다. 

이들 각자 앞에 서안들을 쌓아놓고 흥분해 있는데..


중신1 : 오늘 승정원에 올라온 이 서안을 보셨습니까?

       아니, 이조에서 함부로 인사를 못하게 

 낭관들의 임기제를 보장하라니요...이게 말이 됩니까?

중신2 : 그 뿐이 아닙니다. 

        육조의 관원 수를 절반으로 줄이자는

        말도 있더군요.

        일개 중추부 당후관이 이런 서안을 올리다니...

        우상대감  혹 이 정약용이란 자를 아십니까?

최석주 : 이번 식년시에 장원급제한 남인이네.

         듣자하니, 전하께서 각별히 총애를 하신다 하더군. 


다들 그 말에 놀라고..장태우 얼굴, 굳어지는데.

  

중신1 : 허면 무엇입니까?

        이 자가 지금 전하의 총애를 믿고

        이처럼 말도 안 되는 일을 벌이는 거란 말입니까?

최석주 : (불편한 얼굴로 말이 없고)

장태우 : (표정 굳은 채....) 

  

#32. 궐 일각. 낮


            정약용이 젊은 관원 서넛과 있는 것이 보인다.

정약용 : 우리가 각사에 흩어져 있긴 하지만, 

  함께 조정에 등용되었으니.... 

  같이 모임을 만들어 

  조정에 대한 생각을 나눠보는 게 좋을 거 같네...어떤가?


다들 괜찮은 생각이라며 끄덕이는데...

그때 한쪽에서 오던 장태우, 그런 정약용이 

관원들과 이야기하고 헤어지는 것을 본다.

못마땅한 표정의 장태우. 

그때, 돌아서 오던 정약용, 장태우를 알아보고

얼른 다가와 공손히 예를 갖추는데.


정약용 : ...영상대감....

장태우 : 자네가, 그 중추부 당후관 정약용이로군.

정약용 : (확, 반색이 된다. 나를 알다니..!) 저를, 아십니까 대감?

장태우 : ....내 어찌 자네처럼 유명한 인사를 모르겠는가?

정약용 : ....!!....

장태우 : 내 자네가 올린 서안들도 모두 읽어봤네. 

         아직 조정일도 잘 모를텐데...

         참 대단한 일을 하고 있더군.

정약용 : (못 알아듣고, 진심으로) 그리 생각해주시니, 망극합니다 대감.

장태우 : 망극할 것 없네.

         그래, 그런 쓸데없는 짓을 하려고

         중추부에 자원을 한 것인가?

         일이 없는 부처에서 그따위 서안이나 마련할 시간을 벌려고? 

정약용 : ...!!...

장태우 : 주상의 총애를 믿고 날뛰지 말게.

         현실정치도 모르는 새파란 관원 주제에

         혈기만 믿고 방자하게 굴지 말란 말이네.

정약용 : .....!!.....

장태우 : (못마땅하게 보고 가려는데)

정약용 : 송구합니다 대감

장태우 : (멈칫, 보면)

정약용 : (담담하고 공손하게)

         제가 올린 서안들로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

         하오나, 제가 그런 서안을 만든 것은

         제 혈기를 믿어서가 아니라...

         제 부족한 생각을

   이 나라의 조정중신들께서 보완해주실 거라 여겼기 때문입니다.  

장태우 : ....!....

정약용 : (진심이다) 새로운 개혁안을 올리는 게

         저 같은 젊은 관원의 소임이라면

         그것을 뒷받침 해주시는 것은

         지혜와 덕을 갖춘 중신들이 아니겠습니까?

         하여, 그렇게 함께 뜻을 맞추다보면

         이 나라 조정이 더욱 발전할 것이란 생각으로

         소인, 그처럼 부족한 서안을 올린 것입니다 대감.

장태우 : ....!!...

정약용 : (꾸벅) 그리고, 감사드립니다..대감. 

         실은 전, 영상대감께서 그걸 읽어주신 것만으로도

         큰 광영입니다. 

장태우 : ....!!....

정약용 : (좀 머쓱하게...) ...저, 그리고 대감

         송구하오나...이리 말씀을 올리게 된 김에

         한 말씀 더 올려도 될까요?

장태우 : (조금 당혹해서) 무..무엇인가?

정약용 : 송구하오나, 혹.....대감의 문집인 ‘청술원’을 빌려볼 수 있겠는지요?

         대감의 다른 문집을 모두 보았는데

         그것만 구하지를 못해서요....

장태우 : (당혹)

정약용 : (제발....) 얼른 보고 금방 돌려드릴 수 있는데

         ...혹, 안되겠습니까? 대감

장태우 : (허, 뭐냐...좀 당혹스럽고)

정약용 : (진심이다, 간절한 얼굴로 보는데) 


#33. 정순 처소. 낮


       정순과 최석주가 있다. 강상궁이 찻상을 놓고 나간다.

            


정순 : (냉소) 정약용이라....

최석주 : 홍국영이가 가고나니

         이제 그 자릴 다른 인사가 와서 채우는 것이지요.

정순 : 우선 그 잔 더 지켜보도록 하세요.

       지금 대감과 내가 살펴야 할 일은 그것이 아니니 말입니다.

최석주 : (무슨 말인가, 보면)

정순 : (심각한) 일전에 주상이 나를 찾아와 했던 말이 있습니다.

      선대왕마마의 남겨진 뜻이 있다며

      언제든 그것으로 나를 내칠 수도 있다고 말입니다.

최석주 : (놀란다) 예에? 선대왕마마의 뜻이라구요?

정순 : 그것이 뭔지 알아야겠습니다.

       주상이 손에 쥐고 있는 것이 뭔지

       그것을....반드시 알아내야 합니다. 

최석주 : ....!!!....

정순 : ......


#34. 송연 처소. 낮 


송연 자리해 있고 초비가 들어온다.. 


초비 : 마마...어의녀께서 드셨습니다.

송연 : 어서 들라 하게... 


초비, 문쪽으로 가 ‘드십시요’하면 

어의녀가 안으로 들어와 예를 갖춘다 


(시간경과)

어의녀, 송연의 진맥을 하고 물러나 앉는다.  

초비, 그 곁에 있다. 


초비 : (걱정어려) 어떠십니까?

요즘 들어선 아무것도 자시질 못하십니다.

어의녀 : (생각하는).....

송연 : (보고) 이보게...진맥 결과가 어떤지 말해보게.. 

어의녀 : 그것이....미약하게나마 척맥이 짚이옵니다.. 

송연 : .....!.....

초비 : (흠칫 놀라) 척맥이라면...회임을 가늠하는 맥이 아닙니까?

(흥분해서) 마마...그러기에 제가 뭐라 말씀드렸습니까? 

분명 회임일거라고(하는데)

송연 : (OL) .....잠시...가만있게

내 언젠가 서책에서 척맥은 상한(감기)이

       있을 때도 짚이는 경우가 있다 들었네

내 말이 맞는가?  

어의녀 : 그렇사옵니다, 마마님

  허니, 닷새 동안 탕재를 드신 후 

  다시 진맥을 받으시는 것이 좋을 듯하옵니다. 

송연 : 알겠네... 내 그리할 것이니, 

자넨 그때까지 오늘 일은 함구해주게

내 확실치 않은 일로 

공연히 전하께 누를 끼치고 싶지 않네.

어의녀 : 알겠사옵니다, 마마님

송연 : (초비에게) 자네 또한 말이 새나가지 않도록 조심하고

초비 : (할 수 없다) 예, 마마님... 

송연 : (생각에 잠기고)

   

#35. 궐 일각. 낮


송연, 상념에 잠겨 걸어가고 있는데...

초비, 그 옆에서 들뜬 얼굴로 어쩔 줄 몰라 하고..  


초비 : 전 정말 꼭 회임이면 좋겠습니다, 마마님

전하께서 얼마나 기뻐하시겠습니까?

송연 : (담담히 미소)


하지만 송연, 누구보다 진심으로 그리되길 바라기에 

더욱 조심스럽다...조금 걱정어린 얼굴로 돌아서는데. 

그때..저만치 박영문이 청국 복색의 한 남자와 간다. 

송연과 초비, 그 모습 보고 놀라.. 


초비 : 마마님...저기 박별제 나으리가 아니시옵니까? 

송연 : ...!!....

초비 : (혼잣말) 근데, 옆에 있는 건 누구지..복색이 청국사람 같은데....


송연...가만 보는데...순간 놀란다.

그 위로. 34부에서 금강산의 그린 송연을 칭찬해주던 예부사  수장의 모습이 스친다. 


송연 : 저분은...!

초비 : 마마님 아시는 분이십니까? 

송연 : 내 잠시 다녀오겠네.

초비 : 예? 


송연, 급히 간다... ‘나으리...스승님’하고 부르고. 

이내 박영문과 예부사 수장 멈춰서고. 

초비, 대체 무슨 일인가 놀라는데. 


#36. 송연 처소. 낮


송연, 박영문, 예부사 수장이 자리해 있다. 


송연 : (너무 반갑다) 어찌된 것입니까? 스승님께서 어찌 이곳에...

박영문 : 이번에 사신단과 함께 오셨다하옵니다. 

송연 : (반갑고)

예부사 수장 : 마마님의 소식이 궁금해 도화서에 들렸다가

             입궁하셨단 말을 전해 들었습니다.

감축드리옵니다, 마마님.

송연 : 스승님께선 그간 강녕하셨습니까? 

변란으로 스승님께서도 예부사를 떠나시어 

어찌 되셨는지 늘 마음이 쓰였습니다.

예부사 수장 : 다행히 변란이 진정되어 

      지금은 예부사에서 다시 일을 맡고 있습니다.

송연 : (그렇구나 싶고) 

예부사수장 : 하온데,  마마님께선 이제 붓은 들지 않으시는 것이옵니까?

송연 : (잠깐..그러다가) 가끔 소일로 삼을 뿐, 자주 그리 하진 못합니다.

박영문 : ........

예부사 수장 : (아쉽다) 그러시옵니까? 

조선에 오면 마마님의 그림을 

다시 볼 수 있을 거란 생각에 크게 기대했사온데...

송연 : (미소)

예부사수장 : (그러다가) 참, 마마님

             혹 장원위 태감을 기억하십니까?

송연 : 그럼요, 기억하지요

       청국에 있을 때, 제가 친히 산수도를 올렸던 분이 아닙니까?  

예부사수장 : 예...바로 그분께서 이번 사신단에 수장을 맡아

             이곳에 함께 오셨습니다.

송연 : 그래요? 태감께선 어떠십니까? 강령하십니까? 

예부사수장 : 예, 마마님. 

송연 : (반가운 얼굴이 되는데) 


#37. 모화관. 마당. 낮 

 

위엄 있고 깊이가 느껴지는 인물로 사신단을 대동한 태감(환               관)이 기다리고 있는데.  

산, 채제공, 남사초 등이 문으로 들어 온다. 

태감, 산에게 예를 갖춰 인사를 하고.


산 : 먼 길 오느라 노고가 많았소.

     여정에 불편한 점은 없으셨소? 

태감 : (예를 다하여) 예, 전하... 

지나는 곳마다 전하의 보살핌으로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한 여정이었사옵니다.

산 : (미소) 다행이오 

    내 이곳 모화관에 일러두었으니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하도록 하시오 

태감 : 망극하옵니다. 전하...

산 : (보고) 허면 그만 자리를 옮기도록 하지요. 

태감 : 예, 전하...  

     

산, 걸음을 옮기고... 채제공과 남사초가 뒤를 따르고.

태감과 사신단 또한 걸음을 옮긴다. 


#38. 도화서. 대화실. 낮


이천, 탁지수, 감사용. 미수, 세모, 시비, 네모 및 여진 등 있고. 

그 앞에 강두치가 있다..  


강두치 : 이번 사신단에 올릴 사의품은 어찌 되고 있는가? 

이천 : 예, 나으리

이틀이면 다 완성될 듯합니다.

강두치 : 알겠네...차질 없도록 준비들 하게.

탁지수 : 헌데, 사신단을 위한 연회는 언제로 예정된 것입니까?

강두치 : 나흘 뒤 모화관에서 있을 것이네..  

  그래, 탁화사 자네가 책임을 맡으면 되겠구만 따라오게

탁지수 : 예, 나으리

이천 : .....!!..... 

  

강두치, 탁지수 나가고... 

이천 : (이럴수가) 뭐야, 궐에 들어가는 건 관심 없는 척 하더니... 

연회 책임을 맡아 공을 세우려는 모양이구만!

미수 : 왜 그러세요, 나으리?

이천 : 미수야...! 사의품으로 보낼 그림들 모두 어디 있느냐? 

미수 : 예?

이천 : 모두 다 내가 맡아 그릴 것이니 어서 가져오거라!  

다들 : ...?!...

이천 : 그리고 여진아 넌 나를 도와다오!

여진  : 나으리 무슨 일인데요?

이천 : 글쎄 내가 시키는 것만 하면 돼!


           이천, 자리에 앉아 얼른 붓을 들고 

미친 듯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고..

             .여진은 이천 옆에서 대기하고.. 

다른 다모들, 왜 저러나 싶은 얼굴로 본다. 

#39. 모화관 안(소화실). 낮


산, 채제공, 태감, 사신단1, 자리해 있다. 

그 앞에 차와 간단한 음식들이 있다. 


산 : (찻잔을 내려놓으며) 지금 뭐라 했소? 

    포도청에 잡혀 있는 청국상인들을 방면해 달라니? 

태감 : 도성으로 오던 중 조선의 포도청에 

청국의 상인들이 잡혀 있다는 말을 들었사옵니다. 

산 : .....!....

채제공 : .....!.....

태감 :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저들은 청국의 백성들이옵니다 전하.

명나라 때부터 이런 일이 있을 땐

       그들을 본국으로 압송하는 것이 원칙이 아니었사옵니까?

산 : 허나, 저들은 이곳 조선에서 죄를 지었소.

     더욱이 그 죄상이 명백하니, 

     마땅히 여죄를 추달해야 할 것이오.  

     허니, 조사를 마치기 전까진 내어줄 수 없소.

태감 : ...하오시면..

      저들을 데려가 청국에서 그 죄를 치죄하겠습니다.  

청국의 법제에 따라 합당한 징벌을 내릴 것이니...(하는데)

산 : (O.L) 아니, 그럴 순 없소.. 

태감 : .....!.....

산 : 난, 청국에서 저들에게 합당한 징벌을 

     내릴 거란 말을 믿을 수 없소. 

     이것은 조선 땅, 조선백성에게 지은 죄이니...

     분명, 가볍게 처리 될 것이오. 아니 그렇소?

태감 : ....!!...

산 : 내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태감의 뜻은 가납할 수 없소.

     저들의 죄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곳 조선에서 물을 것이니

     그리 알고 더 이상 거론치 말았으면 좋겠소. 

태감 :  (굳어지고) 

산 : (단호히 보는데)

태감 : (가만 그러다가) .....정녕 아니된다는 말씀이군요

산 : 그렇소... 

태감 : (담담한 미소 어려).....전하의 뜻이 그러하시다면 도리가 없지요..

알겠사옵니다, 전하.

산 : ........

태감 : (조금 굳은 표정, 생각하는 듯)

산 : ......


#40. 모화관 마당.  낮


산, 채제공, 남사초 있다. 


채제공 : 전하! 태감이 비록 저리 말한다 하나

         분명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가진 않을 것입니다. 

산 : ....아마, 그렇겠지요

채제공, 남사초 : (걱정이 어리는데) 

산 : (굳은) 남내관. 

남사초 : 예, 전하...

산 : 중추부에 기별을 넣어 정약용을 들라 하게

남사초 : 알겠사옵니다.


남사초, 급히 가고. 채제공, 걱정 이런 얼굴인데. 

             산, 단호한 눈빛으로 생각에 잠기고.

#41. 산의 원탁 집무실. 낮


산, 정약용 자리해 있다. 

정약용, 서안 두개를 내민다


정약용 : 명조와 지금 청대의 일들을 살펴본 것들입니다

  저들의 말대로 명나라 때부터 

  밀입국한 자들은 되돌려 보내주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산 : (살펴보고는 이내) 허나, 이건 경우가 다르네.

     저들은 단순히 밀입국을 한 것이 아니라

     이곳에서 중죄를 지었어.

정약용 : 허나, 이런 문제에 관해선 전례가 없어

         저들에게 내세울 근거가 없습니다.

         그간 청국과 맺은 조약은 

  대부분 국경지역의 교역에 관한 것이고, 

  병자호란 이후 맺어진 조약 또한  

  지금으로썬 아무 효용이 없사옵니다. 

산 : 전례가 없다면

     내세울 근거가 없긴 저들도 마찬가지네.

     허니, 우리가 먼저 명분을 찾아야하네.

정약용 : ....!!...

산 : 자넨 지금 즉시 규장각 검서관들과

     이 문제를 해결할 근거를 찾아보게.

     승문원의 모든 문서를 뒤져서라도.....

     이런 전례가 없었는지 알아내야 할 것이야. 알겠는가?

정약용 : 예, 전하.

산 : ........

  

#42. 승문원 앞. 낮


정약용, 박제가, 유득공, 이덕무와 검서관들이 있다. 

그 앞에 관원 하나가 있고... 


박제가 : 승문원(외교문서를 관리하는 관아)에 있는 

  청국과의 문서를 보러 왔네.

관원1 : (일어나며) 잠시만 기다리십시요...(하는데)

정약용 : (OL, 박제가에게) 저희가 직접 찾아보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박제가 : 그래, 그게 낫겠군. (하고) 괜찮겠는가? 

관원1 : 예, 나으리... 

다들 : ...!....


#43. 동 승문원 안( 규장각 집무실 전용). 낮 


수많은 서안들이 놓여있고. 

박제가, 정약용, 이덕무, 유득공 이를 살피고 있다. 

서로 물어가며 열심히 찾는 모습들이고... 


#44. 주막. 낮


막선, 손님 상을 치우고 있는데..

달호가 피곤한 얼굴로 온다. 


달호 : (자리에 앉으며) 바로 또 궐에 가야되니까  

얼른 국밥 한 그릇만 줘

막선 : 뭐에요? 또, 숙직이에요? 

달호 : (고개 끄덕이며) 어... 

막선 : (기막히다) 아니 어떻게 사흘 걸러 한번이 숙직이야?

당신 어디 딴 데 새는 거 아니야?

달호 : 거 말을 해도... 내가 새긴 어딜 새, 이 사람아

막선 : (보고) 그럼 대체 이유가 뭔데요? 

달호 :  (쯧) 궐에 사신단이 들어왔는데 

그것 때문에 일이 좀 있어... 

막선 : 일이요? 

달호 : (OL)그래, 큰 문제가 생겨서 궐이 연일 비상이라구..

막선 : 예에...? 아니, 대체 무슨 일인데...


#45. 도화서. 마당.  낮


박영문과 이천, 탁지수와 감사용 그리고 미수 세모 시비, 네모 

             등 다모들이 모두 모여 있다.


박영문 : 오늘 미시에 궐에서 청국사신들을 위한

         진연이 있을 것이다.

         모두들 차질 없이 일을 치르도록 하게.

탁지수 : 저, 헌데...나으리.

         진연이 예정대로 열리긴 하는 것입니까?

박영문 : (보면)

이천 : 그게....청국사신단과의 마찰로

       문제가 생겼단 말이 있어서요.

박영문 : (흠...) 나도 그 일을 알고 있네만...

         아마도 별 탈이 없으니...

         예정대로 진연을 여는 것이 아니겠는가?

다들 : (그런가...하는 표정이 되고) 


#46. 궐 일각. 낮


누각 일각에 진연을 위한 것들이

준비되는 모습이고....

산, 한쪽에서 굳은 표정으로 그것을 보는데....


#47. 동. 밖. 낮


보면, 포졸 둘이 경계를 서고 있다. 

그러다 포졸1이 어딘가를 보고 멈칫한다. 

포졸1 : (유심히 보며, 포졸2에게) 이보게...저기 저게 뭔가?  

포졸2 : (딴 일 하다가) 뭐 말인가?

포졸1 : (손으로 가리키며) 저기 말이네... 

 웬 사람들이 오는 거 같은데... 


포졸2, 무슨 일인가 싶어 보면..

저 멀리 수십의 사내들이 오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포졸들, 흠칫 놀라는 얼굴인데. 


#48. 포도청 마당. 낮


포도청 마당.

오가는 포졸들 있고..

종사관과 이야기 나누는 포도대장이 보이는데..

그때 안으로 황급히 들어오는 앞씬의 포졸1.


포졸1 : 영감...영감...크....큰일났습니다...!!

포도대장 : (무슨 일인가, 보는)


#49. 궐 일각. 낮


금군별장이 다급히 오고 있다. 급박한 모습.


#50. 산의 서재 집무실 마당 앞. 낮


금군별장, 황급히 와서 남사초에게


금군별장 : 전하께서 안에 계신가? 

남사초 : 예, 영감... 

금군별장 : 어서 고해주게...! 급히 아뢸 것이 있네.. 

남사초 : (무슨 일인가 싶고)  


#51. 산의 서재 집무실. 낮


산, 경악한 얼굴로 벌떡 일어난다. 

산 : 뭐라구?

     저들이 포도청으로 군사를 보냈단 말인가?

금군별장 : 그렇사옵니다. 전하

           지금, 사신단을 수행해온 자제군관(개인 수행군관)들이

    포도청 앞으로 몰려와 

           청국상인들을 데려가겠다며

    포도군사들과 대치를 하고 있다하옵니다. 전하

산 : .....!!....


산, 경악, 충격이 어리고...!


#52. 포도청 마당. 낮


포도대장, 종사관들, 포졸들이 있다. 


포도대장 : (다급히) 현문을 닫고, 

    저들이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아야한다! 

    알겠느냐..!!

다들 : 예, 영감... 


종사관과 포졸들 모두 급히 움직이고.    


#53. 포도청 문 앞. 낮


청국의 군관 수십이 포도청 앞에서..

육모방망이를 든 포도청 포졸들 십 수 명과

대치를 하고 있다.

포졸들, 당혹스런 상황에 어쩔 줄 모르는 표정들이 역력하고


사신단 관원 : 우린 이곳에 갇힌 청국 상인들을 데리러 온 것뿐이다.

      저들을 내어준다면 아무 일도 없을 것이니

      어서 물러서라! 

포졸들 : (난처하고)

사신단 관원 : 뭣하는가? 어서 물러서라지 않느냐? 


그때...안에서 종사관들과 포졸들이 우루루 나오고

사신단 관원과 자제군사들...굳어지는데..! 


#54. 궐 일각. 낮

 

산, 채제공과 걸어가며 긴박하게 이야기한다.

산 : 당장 숙위군들을 포도청으로 보내 

    충돌이 생기지 않도록 막으라 하십시오 

채제공 : .......

산 : 어찌해서든 일이 커지는 것만은 막아야 합니다. 

     만약 저들과 무력 충돌이 생긴다면, 

     이는, 청국과의 전쟁으로 번질 수도 있습니다. 

채제공 : 예..전하..! 

산 : (당혹감..이를 악물고)   


#55. 모화관 안(소화실 ) 낮


태감이 있고, 사신단 관원이 서안을 내밀고.. 


관원 : 조선의 조정에서 기별이 왔습니다. 

태감 : (안보고 내려놓는다)  

관원 : ...!.... 

태감 : 결국 도리가 없을 것이다.

       이 일이 커지면 장차 어떤 문제가 생길지 

       조선의 임금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니 말이야. 

관원 : ....!.... 


태감, 서늘한 눈빛으로 찻잔을 들어 마신다... 

 

#56. 궐 앞. 낮 


궐문이 열리고 말을 탄 대수, 서장보, 강석기를 

비롯한 숙위소 군관들이 급히 달려간다. 


#57. 포도청. 문밖 낮


문을 닫으려는 포졸들과 

이게 무슨 짓이냐며 막아서는 자제군관들.. 

그때 대수, 서장보, 강석기와 숙위소 군관들이 달려오고 

그 모습에 모두 당혹해 한다. 

서장보 : 젠장....

         놈들이 칼을 들고 있는데

         어떻게 무력 없이 해산시키란 거야?

강석기 : 큰일이네...저들이 기어이 칼을 빼든다면

         그땐 정말 돌이킬 수 가 없어져.

대수 : (입술을 깨문다) 하지만, 저들도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리 쉽게 무기를 꺼내진 않을 것입니다.

서장보 : 하지만 저 상태로 얼마나 더 기다리겠느냐?

         한시각, 아니, 반점....?!

대수 : .....!!.....


모두의 얼굴에 심각한 불안이 서리고.


#58. 효의 처소. 낮 


효의, 송연, 김상궁, 초비 있다. 

효의 : (놀라) 뭐어...? 청국이 포도청에 군사를 보내다니...

       어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이냐?

송연 : (....!!...) 마마...

효의 :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그래, 조정에선 이 일을 어찌 한다 하더냐? 

김상궁 : 아직, 어떤 방도도 찾지 못한 듯 합니다.

  이 일을 어찌하면 좋습니까, 마마

  이대로 충돌이 일어난다면, 

  나라에 큰 변고가 생기는 것이 아니옵니까?   

  

효의, 송연...당혹감에 어찌할 줄 모르고.


#59. 동. 밖. 낮


나인들 모여 수군거리고....

초비와 은금도 걱정 어려 이야기하고 있다.


은금 : 어떡해요 언니

       저쪽이 칼을 빼면, 우리도 칼을 빼들 거래요

       그럼 청국에서 가만있지 않을 거구요..

초비 : 옛날부터 전쟁이 나면 

       궁녀들을 제일 먼저 잡아갔다던데....어떡하니?

       난 인제 어떡해?


#60. 궐 일각. 낮

 

정약용, 홀로 걸어간다. 

저만치 급히 가는 군사들의 모습이 보이고. 

난감한 얼굴로 이를 악문다. 그 위로. 


#61. (회상) 승문원(규장각 집무실). 낮


박제가, 정약용, 이덕무, 유득공 있다. 

서탁 위에 문서들이 있고.. 


박제가 : 승문원의 문서는 이것들이 전부네.

  전하께서 말씀하신 방도에 쓸 수 있는 

  조칙들은 어디에도 없어!!

다들 : (낭패감 어리고)

정약용 : (굳어지고) ............... 


#62. 동. 일각. 낮

정약용, 어째야 하면 좋은가...조바심이 나는데..

그때, 문득 뭔가 스치는 얼굴...!

정약용 : ...잠깐...어쩌면 그곳이라면.... 


정약용, 순간 걸음을 돌려 한 쪽을 바라보고....


#63. 송연 처소. 낮 


송연, 걱정이 어린 얼굴로 자리해 있다. 

그 위로. 


효의(소리)   그래, 조정에선 이 일을 어찌 한다 하더냐? 

김상궁 (소리) 아직, 어떤 방도도 찾지 못한 듯합니다.

      이 일을 어찌하면 좋습니까, 마마

       이대로 충돌이 일어난다면, 

       나라에 큰 변고가 생기는 것이 아니옵니까?   


송연, 갈등어린 얼굴...어찌하면 좋은가...

 

#64. 혜경궁 처소 안. 낮


혜경궁, 화빈이 걱정이 어린 얼굴로 앉아있는데...

그때, 밖에서 ‘마마, 이상궁이옵니다’ 하는 소리.


혜경궁 : (보면)


이상궁, 안으로 들어온다.


혜경궁 : 무슨 일인가?

이상궁 : (난처하다)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마마.

  지금 밖에서 성상궁마마님이 알현을 청하시옵니다.

혜경궁 : (멈칫...) 뭐어...? 성상궁이...?

이상궁 : 예...마마...

혜경궁 : ....!!......


#65. 동. 밖. 낮

  

송연, 초조한 얼굴로 있는데...

그때 안에서 이상궁이 나온다.


송연 : 뭐라 하시는가?

이상궁 : 송구하오나, 아니 된다 하십니다.

송연 : ....!!....

이상궁 : 하오니 이만 처소로...(하는데)

송연 : (O.L) 한번만 더 아뢰주게.

이상궁 : ....!!....

송연 : 부탁이네. 중요한 일이네.

        내 마마께 허락을 받을 일이 있어 그런 것이네.

이상궁 : ....!!....

송연 : (절박하게 보는데) 

        

         이때 화빈이 나오다가 송연을 발견하고


화빈 : 성상궁 왜 여기 있는가? 어마마마께 문후 드리러 왔는가?

송연 : (반가워서)마마!


#66. 혜빈 처소. 낮


혜빈, 이상궁과 있다.


혜빈 : 뭐라, 다시 아뢰라 했다고?

이상궁 : 예 마마

혜빈 : (허, 기가 막힌데)

이상궁 : (망설이다가) 송구하오나 마마...

         몹시 긴한 일인 듯하셨사옵니다.

         잠시 성상궁 마마님의 말씀을 들으심이 어떠하올런지요?

혜빈 : .....!!!.....


#67. 동. 밖. 낮


송연, 초조하게 있는데...

안에서 이상궁이 나온다.


송연 : 뭐라 하시던가? 아니된다 하시던가?

이상궁 : 들어가 보십시오 마마님.

송연 : .....!!!.....


#68. 동. 혜빈 처소. 낮


헤빈 불편한 얼굴로 앉아있는데...

문이 열리고 송연이 들어온다.

혜빈, 굳은 얼굴로 그런 송연을 보지도 않는데..

송연, 그런 혜빈을 보다가...이내, 예를 갖추고 앉는다.


송연 : 마마...

혜빈 : 그래, 긴히 허락을 얻어야할 일이라는 게 뭔가?

송연 : .......

혜빈 : (보면) 

송연 : (결심한다)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마마.

       소첩, 잠시 궐 밖을 다녀올 수 있도록...

       윤허해주십시오.

혜빈 : (멈칫) ...뭐어....?

송연 : (결연한 눈으로 보고)

혜빈 : (기가 막히다) 성상궁...자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것인가?

       궐 밖을 나가게 해달라니....!

송연 : ...망극하오나 마마....

       소첩, 사사로운 일로 나가겠다는 것이 아니옵니다.

       지금 궐 안에 청국사신단과의 마찰로

       불미스런 일이 생긴 것을 아실 것이옵니다.

       소첩, 그 일을 해결할 방도를 알아보려 하는 것이옵니다.

혜빈 : (당혹스럽다) 뭐라구?

송연 : ...하오니 어마마마

       부디 소첩이 궐 밖을 나설 수 있도록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혜빈 : (당혹해 보고)

송연 : (간절한 얼굴로 보는데)


#69. 동. 밖. 낮


송연, 굳은 얼굴로 나온다.

그때 초비가 와서..


초비 : 마마, 어찌 되셨사옵니까?

송연 : (굳은 표정, 그러나 말이 없고)

초비 : (뭔가, 궁금하고) 마마.

송연 : (안타까운 얼굴로 혜빈 처소를 돌아보고)


#70. 혜빈 처소. 낮 


혜빈, 갈등이 어리는 표정으로 있다.

뭔가를 망설이는 듯 한데....


#71. 대전. 낮


산, 굳은 얼굴로 앉아있는데...

남사초가 들어와..


남사초 : 전하, 지금 편전에 중신들이 모두 들었사옵니다..

산 : .....!....


#72. 편전. 낮


산을 비롯한 장태우, 최석주, 채제공 등 

조정 중신들 자리해 있다. 


중신1 : 전하 지금이라도 포청의 청국 상인들을을 

 내어 주셔야 하옵니다.

중신2 : 그렇사옵니다. 전하 

 자칫 이번 일이 청국과의 분쟁으로 비화된다면  

 그때는 돌이킬 수 없어지옵니다.      

 더 늦기 전에 저들의 요구를 수용하셔야 하옵니다..

산 : ....... 

장태우 : .........

최석주 : .......

산 : 허나, 이제껏 늘 그런 이유로 

     수없이 저들에게 많은 것을 양보해왔소.

     강국인 저들과 분쟁이 날까

     저들의 눈 밖에 날까 그것이 두려워

     언제나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관철시키지 못했단 말이오!

중신1 : 하오나, 전하. 

 저들이 요구하는 것은 고작 죄인 몇 명일뿐이옵니다. 

 어찌 이들과 조선 백성의 목숨을 맞바꾸고자 하시옵니까? 

 그 문제는 우선 이 일을 넘긴 후에(하는데)

장태우 : (OL) 다음이라고...

  저들이 다를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오? 형판 

다들 : (놀라 보고) 

산 : .....!!.....

장태우 : 전하,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이는 결단코 물러서선 아니 될 일이옵니다.

         저들이 아무리 대국이라 하나

         제 나라의 죄인을 내어달라며

         조선 땅에서 군사를 쓰려하다니요?

산 : ....!.....

다들 : ....!!....

장태우 : 소신, 설사 이것이 더 큰 문제로 번진다 해도

         저들의 요구를 들어주어선 아니 된다 생각하옵니다.

         지금 그것이 두려워

         작은 것을 내어주기 시작한다면

         언젠가 저들은

         우리에게 이 땅과 이 나라 백성까지 내어놓으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산 : ....!!.....

최석주 : (가만, 그러다가) 그것은 영상의 말이 옳사옵니다. 전하.

         대의로 보자면, 이는 이 나라의 안위가 걸린 문젭니다.

         제 땅에서 죄를 지은 자도 처벌하지 못한다면 

         장차 어떻게 제나라 백성의 안위를 지키고

         종사를 보전할 수 있겠사옵니까?

산 : ...!!....


보면, 장태우 최석주 등은 결연하게 보고...

다른 중신들은 당혹한 얼굴로 술렁인다.

산, 이들을 보며 갈등이 어리는데....


#73. 산의 서재 집무실. 낮


산, 굳은 얼굴로 홀로 상념에 잠겨 있다.

그런 산의 위로....

변란이 벌어질 수도 있음을 걱정하던 중신의 말..

그리고...물러서선 안된다 하던 장태우의 말이 

떠오르는데...

산, 마음에 고통스런 깊은 갈등이 어리고....


#74. 궐. 일각. 낮


정약용, 손에 뭔가를 쥐고 정신없이 뛰어간다.

그러다 지나가던 내관과 부딪히고..


정약용 : (그 와중에도) 미안하네...정말 미안하네...


하고 정약용 다시 뛰기 시작하는데...


#75. 산의 서재 집무실. 낮


산, 정약용과 있다. 


산 : 뭐라고? 칙서?

정약용 : 예, 그렇습니다.

         혹 청국의 상황에 능통한 역관들이라면

         이런 정황을 아는 자들이 있을까 하여

         알아보다 들은 것입니다.

         현종 대왕 연간에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을 때

         청국황제의 칙서가 당도하였고...

         그때 조선에선 황제에 대한 예우로...

         죄을 지은 청국인들을 본국에 돌려보냈다 합니다.

산 : 허면, 자네가 하려는 말은 무엇인가?

     저들한테 황제의 칙서를 요구하고

      그 칙서가 당도할 때 까지 시간을 벌자는 것인가?

정약용 : 예, 바로 그것입니다 전하.

         그동안이라면 

         우리가 저들을 치죄할 방도를 강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산 : (...!!!...) 허나 저들이 이것을 받아들이겠는가?

정약용 : (진지하다) 만약 저들이 이조차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땐....강국이라는 이유로 횡포를 부리는 저들에게

         전하께서도.... 본때를 보이셔야 겠지요

산 : ....!!!....

정약용 : (결연한 얼굴로 보는데)

산 : ....!!!....

 

#76. 궐 일각. 낮


청국의 태감과 사신단들이 굳은 얼굴로

궐로 들어오고 있다.

분위기, 무거운 긴장이 어려 있고


#77. 포도청 문 앞. 낮


청국의 군사들과 포도청 포졸들....

그리고 대수와 석보 장기를 비롯한 군관들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상황.

이들의 얼굴 모두에 살벌한 긴장이 서려있는데..


청국군사1 : ....떠날 시각이 다되어 더는 지체할 수가 없겠소.

            마지막으로 전하겠소.

            우리 쪽 상인들을 내어주시오.

다들 : ....!!....

대수 : 아니, 주상전하의 하명이 있기 전까지

       우린, 절대로 물러설 수 없소.

청국군사1 : ....!!....


청국군사1, 도리가 없다는 표정, 눈짓을 하면.

그 신호에 청국의 군사들, 일제히 칼을 빼들고!!

순간, 놀라는 대수와 숙위군들, 포도청 포졸들.

모두 같이 칼을 빼들고...

이들, 당장이라도 맞붙을 듯 대치하는데...!!


#78. 궐 일각. 낮


산이 채제공 남사초 등과 함께 굳은 얼굴로 간다.

그때, 한쪽에서 오는 태감의 일행들.

이들, 마주치고....

산, 굳은 얼굴로 이들을 보고...

태감 또한 흔들리지 않는 눈빛으로 산을 바라보는데...


#79. 산의 원탁 집무실. 낮


산과 태감이 마주하고 있다. 


산 : 이 일을 이런 식으로 만들다니...

     태감께서 참으로 경솔하셨소. 

태감 :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그것을 어찌 소신의 탓 만이라 하겠습니까?

      저의 완곡한 제안을 거절하신 것은

      전하셨습니다.

산 : ....!!....

태감 : 허니, 이제 어찌하시겠습니까?

       이런데도 기어이 저들을 내어주지 않으시겠습니까?

산 : (굳은 얼굴로 보다가) 칙서를 가져오게.

태감 : (멈칫, 본다) 

산 : 청국에서 황제폐하의 칙서를 가져온다면

     그땐 내 저들을 내어주겠네.

태감 : ...전하...?!

산 : 내, 알아보니 지난 현종대왕 연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더군.

     그때, 조선에선 청국황제의 칙서를 받고

     죄인을 내어주었네.

     허니 난 지금 자네한테 그 전례를 따라달라는 것이네.

태감 : ....!!....

산 : .........

태감 : ....칙서라.....???.

       그 사이, 이런 묘안을 준비하신 줄은 몰랐군요.

       그건 아마도

       청국에서 칙서를 가져오는 동안

       필요한 모든 조처를 취하시겠단 것이겠지요.

산 :  태감이 어찌 생각하든 내 제안은 거기까지네. 

태감 : .....!!....

산 : .....

태감 : 예, 좋습니다 전하. 칙서를......드리겠습니다.

산 : ...!!....

태감 : 그리고 그것은......

       제가 바로 이 자리에서 내어드릴 수 있습니다.

산 : (멈칫) ...뭐라구..?

태감 : 전하께서도 알고 계시겠지만......

       저는 청국의 황제폐하를 대신하여 온 것입니다.

       허니, 제가 이곳 조선에서 하는 모든 것은

       황제폐하를 대신하는 것이지요.

       그러니 제가 그 칙서를 드리면 되지

       않겠냐는 말씀입니다.

산 : ....!!!....

태감 : 어떠십니까? 전하.

       제가 이 자리에서 그 칙서를 내어드리면 되겠습니까?

산 : (참을 수 없다, 무서운 노기 어려) 

     이보시오 태감!!


산, 참을 수 없는 격한 얼굴로 태감을 바라보고..

태감, 그런 산을 흔들림 없는 눈으로 보는데..

보면, 분노가 어린 산의 모습에서 엔딩. 


 

 


.이산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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