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71
71회 ㅣ 2008-05-20
#1. 궐 전경 부감. 낮
사위를 울리는 웅장한 북소리...
뒤이어 풍악 소리가 울려 퍼지고.
#2. 동. 일각. 낮
수기를 든 장용위의 무관들이 들어서고, 그 뒤로 취라 부대가 따른다. 각종 병장기를 든 군관들이 도열해 있다.
장용위의 수위 의식(무예를 선보이는 의식)이 행해지는 것이다.
그 선두에서 장용위기와 수기를 든 대수, 서장보, 강석기의 모습 보이고...
탑전에 앉은 산...위엄 있는 모습으로 이를 바라본다.
그 아래 장태우, 최석주, 채제공을 비롯한 중신들과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 등 규장각 검서관들이 자리해 있다.
한쪽에서 도화서 사람들이 이 모습을 의궤에 담고 있는다.
이를 보는 금군별장의 ‘정위!’라는 외침과 함께 풍악이 멈추고....북을 두드리는 군관.
금군별장, ‘상기!’하고 외치면..
대수, 강석기, 서장보..산을 향해 나아가 들고 있던 기를 올린다. 이윽고...산, 어좌에서 일어서 위엄 있는 모습으로 본다.
대수 : 장용위 중군(中軍:종3품)박대수, 전하께 장용위기를 올리옵니다!
산 : 수기를 받들라!
산을 보좌하던 금군들이 ‘예, 전하’하고 기를 받들고..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장용위 군사들을 바라보는 산.
산 : 모든 장용위 군관들은 군령을 받들고,
왕실과 나라를 안위를 위해 성심을 다해야 할 것이다!
수위의식을 시작하라!
장용위 군관들, ‘장용!’하는 외침과 함께 산을 향해 예를 올린다. 우렁찬 군관들의 목소리가 대전을 울리고...
용고가 울리면...포수들이 대포에 불을 점화한다.
‘펑’소리와 함께 천지를 진동하듯 폭음과 함께 발사되는 대포.
이내 한쪽에 있던 수십의 창기병들이 중앙으로 도열하고..
이를 바라보는 산의 위엄 있는 시선...
#3. 동. 낮
군관들이 무술대련과 시범을 보인다.
이제껏 보지 못했던 당파(삼지창), 기창(깃발이 꼽힌 창),
쌍검, 곤봉 등을 휘두르며
상대를 제압하는 장용위 군사들의 늠름한 모습
이들이 물러서면, 서장보, 강석기가 중앙으로 나와 월도를 들고
대련을 한다. 바람을 가르며 월도를 휘두르는 두 사람.
잠시의 틈도 주지 않고 공격해 들어가고 현란하게 쏟아지는
서로의 공격을 피하며 막아내는 두 사람의 무예가 일품이다.
산을 비롯해 자리한 이들 모두 놀라운 솜씨에 탄성을 내뱉고..
대련을 마친 두 사람, 친림하고 있는 산을 향해 예를 갖추고 한쪽으로 빠지면...
대수를 비롯한 조총을 든 수 십 여명의 조총수들이 등장한다.
산에게 ‘장용!’하고 예를 표한 후, 세 줄로 도열한 후
포수군관의 ‘거총’소리에 따라 절도 있게 총을 드는 조총수들..
‘발사’하는 소리와 함께 하늘을 향해 총포를 발사한다. 절도 있는 이들의 모습에서 한눈에도 장용위 군사들의 위용이 느껴지고.. 장태우, 최석주를 비롯한 노론 중신들 모두 긴장어린 얼굴이다..가만 산을 바라보는 최석주의 시선. 보면, 이들의 모습을 산...만족스러운 눈빛으로 보는데...
#4. 도화서. 마당. 낮
이천, 탁지수, 감사용, 미수, 세모, 시비, 네모, 여진 등이
말을 주고받으며 도화서로 들어선다.
그때, 한쪽에서 박영문, 강두치 오고...
박영문 : 다들 수고가 많았네..
전하께서 이번 수위의식의 의궤를 친히 살피겠다 하셨으니
성심을 다해 준비하도록 하게...
다들 : 예, 나으리...
#5. 도화서. 대화실. 낮
이천, 탁지수, 감사용, 미수, 세모, 시비, 네모, 여진 등이 있다.
이천 : 의궤까지 전하께서 직접 살피시겠다니
장용위에 대한 전하의 관심이 정말 각별하시구만..
탁지수 : 왜 아니겠는가?
장용위가 바로 전하의 친위부대가 아닌가?
머잖아 오군영을 능가하는 조선 최고의 군영이 될 걸세..
미수 : 그러게 말이에요. 나으리
최고의 무관들만 뽑혔다더니,
오늘 수위의식 보니까 진짜 대단한 거 같아요..
다들, 맞다며 대단했다며 웅성이고...
이천 : 이제 전하의 왕권도 안정됐겠다.
남은 건 소용마마께서 무탈히 원자마말 생산하시는 건데..
(다모들보며) 누구 혹시 초비한테 소식 들은 거 없느냐?
세모 : 얼마 전에 만났는데, 강녕하시다 하던데요?
이천 : (다행이다) 천만다행이로구나.
#6. 송연의 처소. 낮
송연, 어느새 만삭의 모습을 하고 있고..
나가려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차림을 살피고 있다.
그때, 안으로 탕약을 들고 들어오던 초비..
그런 송연의 모습에 흠칫 놀란다.
황급히 탕약 내려놓고..
초비 : 마마, 어딜 가시려는 것이옵니까?
송연 : 가만있기가 답답해 산책이라도 하려는 것이네...
초비 : 안 됩니다 마마!
이리 움직이셨다 큰일 날 수도 있습니다.
화임을 했을 땐 산달을 앞둔 달에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입니다!
송연 : (미소) 알겠네. 자네 말을 들었으니
내, 조심해서 산책을 하도록 하겠네. 됐는가?
초비 : (안된다) 마마아....
송연 : (미소)
#7. 동 앞. 낮
송연, 조심조심 초비와 나인의 도움을 받으면 나온다.
오랜만에 바람을 쏘이는지 하늘을 바라보는
송연의 입가에 미소가 어리고...
그때, 한쪽에서 효의가 김상궁을 이끌고 온다.
송연...그 모습을 보고 얼른 예를 갖춘다.
송연 : 중전마마
효의 : 어찌 이리 나와 있는 것인가?
송연 : 잠시 바람이나 쏘일까 하여 그리했사옵니다.
헌데 마마께선 어인 일이시옵니까?
효의 : (김상궁에게) 내어주게.
김상궁 : 예, 마마..(하고 초비에게 들고 함을 내준다)
초비 : (받고)
송연 : (보고)
효의 : 국화차네.
산달이 되면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들었네.
송연 : (고맙고) 망극하옵니다, 마마
효의 : (미소) 허면, 이리 나섰으니 함께 소요라도 하세.
송연 : 예, 마마...
효의, 가만 미소를 짓고 걸음을 옮기고..
송연, 그런 효의를 따르는데..
#8. 혜빈 처소. 낮
혜빈, 어의와 자리해 있다.
어의, 서안을 내민다.
어의 : 호산청(빈이 회임을 했을 때 세우는 임시 관청)에 배속될
의관과 의녀 내관들의 명부이옵니다..
혜빈 : (살펴보며) 알겠네.
이제 산달이 가까워왔으니 더욱 세심히 살펴야 할 것이네.
이번 회임은 왕실에 정말 중요한 일이네.
무탈히 원손을 생산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 살펴야 할 것이야! 알겠는가?
어의 : 예, 마마.
소신 성심을 다하겠사옵니다.
혜빈 : 이만 나가보게.
어의, 일어나 예를 갖추고 나가고..
그때, 이상궁이 안으로 들어와 앉는다.
이상궁 : 마마 사가에 이르신 조산부(출산을 돕던 산파)가 당도했사옵니다.
혜빈 : (반색) 그래?
허면 내 지금 바로 걸음 할 것이니 어서 차비하거라.
이상궁 : 예, 마마.
혜빈 : (들뜬 표정이고)
#9. 화빈 처소. 낮
혜빈, 이상궁, 나이든 여자1 등과 함께 서 있고.
그 앞에 나인들 서 있다(어느 처소의 나인인지는 구분 안가게. 화빈전 상궁은 없을 것)
혜빈 : 안에 계시느냐?
나인 : 아니옵니다. 마마.
마마께오선, 잠시 산책을 나가셨사옵니다.
혜빈 : (놀라) 뭐?
어찌 회임을 한 사람이 바깥 걸음을 했단 말이냐?
나인 : (난감하고)
그때 등 뒤에서 ‘어마마마’하는 소리 들리고.
혜빈, 돌아보면 화빈이 상궁을 이끌고 서 있다.
보면, 화빈 또한 만삭의 몸을 하고 있는데..!!
혜빈 : 화빈.
화빈 : (다가와 예를 갖춘다) 어마마마.
혜빈 : 어딜 다녀오신 것입니까? 화빈
내 큰 걱정을 하고 있었어요.
화빈 : 송구하옵니다. 어마마마.
처소에만 있기가 답답해서
잠시 후원에 나가 바람을 좀 쐬였습니다.
혜빈 : (다정하게) 이만 들어갑시다.
내 화빈에게 따로 이를 말이 있어요.
화빈 : 예...어마마마..
혜빈 : (따뜻하게 보는데)
#10. 내의원. (야외) 낮
의원과 의녀들이 분주히 오가고 있고..
초비, 의녀 한명과 실갱이를 하고 있다.
초비 : 그게 무슨 말인가?
소용마마께 올릴 탕재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니?
의녀 : 송구하오나,
탕재에 들어갈 약재 중
백작약이 떨어져...사나흘 시일이 걸릴 듯하옵니다..
초비 : (말도 안 된다) 그 탕재는 마마께서 회임하신 후
계속 드시던 것이네.
헌데 약재가 떨어졌다니 그게 말이 되는가?
의녀 : 그것이...백작약이 워낙 귀한데다
화빈마마의 호산청에 우선적으로 올리라는
하명이 내려져 어쩔 수 없었사옵니다.
초비 : (기막혀) 뭐? 화빈마마?
의녀 : ........
초비 : (허....진짜 기가 막히고)
#11. 송연처소. 낮
송연과 초비가 있다.
초비, 흥분해서 불불거린다.
초비 : 이건 말도 안됩니다. 마마.
어떻게 약재까지 화빈마마께 먼저 올리란
하명이 내려질 수 있단 말입니까?
송연 : (담담히) 빈마마의 호산청이 설치 됐으니
그럴 수도 있는 일이 아닌가?
초비 : 그것도 그렇습니다!
분명 마마께서 먼저 회임을 하셨는데,
어떻게 화빈마마의 호산청이 먼저 설치된단 말입니까?
송연 : ..........
초비 : 연달아 회임을 하시는 바람에
혜경궁 마마의 관심이 홀랑 넘어간 것두 속상한데
이젠 조정의 시선까지 그쪽으로 다 쏠리게 생겼습니다.
송연 : (담담히 미소) 어찌 그런 일로 마음을 상하는가?
빈마마를 먼저 살피는 것이 왕실의 법도가 아닌가?
그리고 어마마마께서도 전과 다르게 살갑게 대해주시니
난 그것으로 족하네.
초비 : (휴) 입지를 굳히시려면 마마께서도
꼭 원자마마를 생산하셔야 하는데...
송연 : (보고)
초비 : (속상하다)들리는 말이...화빈마마께선...
왕자아기씨가 확실하다 하옵니다..마마..
송연 : 그래? 하지만 그걸 어찌 알 수 있단 말인가?
송연, 의아한 얼굴로 보는데..
#12. 화빈 처소. 낮
혜빈, 화빈, 조산부가 자리해 있다.
혜빈 : 그래 어떤가? 복중 원자가 왕자인가, 옹주인가?
조산부 : (생각)
혜빈 : 어서 대답해보게
내 자네가 복중 태아의 성별을
정확히 맞춘다 하여 부른 것이네
화빈 : (긴장)
조산부 : 소인이 살피기엔......왕자 아기씨가 확실한 듯하옵니다..
화빈 : ....!!....(헉)
혜빈 : (기쁘다) 그래?
조산부 : 예, 마마
임신선이 고르고, 배의 부른 모양이 아래로 처지면
아들이라 하였사옵니다.
더욱이 어복(배꼽)이 단단하고,
입덧을 가볍게 넘기신 후 육류를 찾으시는 것이
분명 왕자 아기씨를 생산하실 징후이옵니다..
화빈 : 정말, 확실한 것인가?
조산부 : 예, 마마. 믿으셔도 좋을 것이 옵니다.
화빈, 혜빈 : ....!!....
혜빈 : (기쁘다) 들으셨습니까? 화빈..
의관들 뿐 아니라, 숱한 조산부들이
모두 같은 말을 하는 것을 보니
정말 틀림없는 왕자일 듯합니다..
화빈 : (역시 기뻐서) 어마마마....
혜빈, 화빈...두 사람 모두 기대어린 얼굴인데.
#13. 송연의 처소. 낮
송연, 배냇저고리를 펼쳐 보고 있다..
가만 어루만지다..이내 배 위에 손을 얹는다...
아이의 태동을 느끼며 미소가 어리는 송연...
송연 : 이 어미가 손수 만든 것들입니다
이것을 입을 원자를 품에 안을 생각을 하면서 말이에요..
허니, 부디...무사히...강건하게만 나와 주세요.
이 어미가 바라는 것은 그것뿐입니다.
송연...가만 생각에 잠기는데...
그때, ‘주상전하 납시오’하는 소리 들린다.
송연, 그 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는데..
산, 들어와 그런 송연을 보고는..
산 : 아니다! 그냥 앉아 있거라.
송연 : 아니옵니다, 전하...(하면서 일어나 예를 갖추고)
산 : (더는 안 말리고...미소 지으며 가만 본다)
송연 : (보고)
(시간경과)
산, 송연...있다.
산, 서책 하나를 내어준다...‘천자문’이라고 쓰여있다..
송연 : 이것이 무엇이옵니까? 전하
산 : 내, 니가 회임을 한 후로
매일 조금씩 직접 써서 만든 천자문책이다.
내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면...
이 서책으로 직접 가르치려고 말이야.
송연 : ....!.....
산 : (흐뭇한 얼굴) 실은 이것뿐이 아니다.
무예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싶어
목검과 활까지 준비해 놓았다.
송연 : .....전하
산 : 원자 시절 아바마마도 내게 그렇게 해주셨다.
허니, 나 또한 원손을 손수 가르칠 것이야.
송연 : 하오나, 전하
다들 신첩의 회임한 모습을 보고 옹주일 거라 하옵니다.
하여 전하께 공연한 실망을 안겨드릴까 염려되옵니다..
산 : (상관없다) 그게 무슨 말이냐? 실망이라니?
송연 : .........
산 : 생각해 보거라. 너를 닮은 옹주가 태어난다면
그보다 더 기쁜 일이 어디 있겠느냐?
송연 : ....!....
산 : (짐짓) 허니, 그때가 되면 공연히 니가 실망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내 너보다, 옹주를 더 귀이 여긴다고 말이야.
송연 :(고맙다)...전..하....
산, 따뜻하게 미소 지으며 보고..
그런 산을 바라보는 송연의 시선.
#14. 정순처소 외경. 밤
적막한 어둠 속에 잠겨 있는 정순의 처소.
지키고 서 있는 강상궁과 나인들의 모습 보인다.
#15. 동 안. 밤
정순과 최석주가 있다.
최석주 : 장용위에 심어진 저희 군관들에 따르면
주상께서 병방(兵房)이라 하여
곧, 도성 밖에도 장용위의 군관들을 편재할 것이라 하옵니다.
정순 : 뭐라구요...?
최석주 : 오늘 있었던 수위 의식은 시작에 불과한 것입니다.
주상께선 장용위를 오군영을 대신할 군영으로
만들려고 할 것입니다..마마.
정순 : (당혹) 허면, 언젠가 오군영을 없앨 수도 있단 말입니까?
최석주 : 저희 노론이 장악하고 있는
오군영에 대한 불신이 깊으신 주상이십니다.
허니, 결국은 그것을 목표로 하시겠지요.
정순 : (불안하다)
최석주 : 더욱이 한 가지 이상한 일까지 있습니다.
정순 : (보고)
최석주 : 주상의 총애를 받고 있는 정약용이란 자가,
몇 달째 준천사(도성의 개천을 보수하는 관아)에서
뭔가를 살피고 있다 들었습니다..
분명, 전하께서
뭔가 또 다른 일을 계획하고 계신 것이 분명합니다..
정순 : .....!!.....
정순, 대체 무엇인가...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이고.
최석주, 역시 걱정 어린 얼굴인데.
#16. 산의 서재 집무실. 낮
산, 남사초와 있고...
산...서안들을 살피고 있다.
산 : 오늘 승정원에서 올라온 서안들은 이것이 전부인가?
남사초 : 예, 전하
산 : 알겠네...진시까지 내려 보낼 것이니 그리 전하도록 하게
(하고) 그건 그렇고 정 검서관은 어찌하고 있는가?
요즘도 준천사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는 것인가?
남사초 : 예, 전하
아예 숙식까지 그곳에서 해결하고 있어
준천사 관원들 모두 난감해 하고 있다 하옵니다...
헌데 전하...대체 정 검서관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것이옵니까?
산 : (슬몃 미소) 아주 중요한 일을 하고 있네.
남사초 : 예? 아주 중요한 일이요?
산 : (알 듯 말 듯 한 미소를 짓는데)
#17. 준천사(숙위대장 집무실) 낮
등을 돌린 채 뭔가에 열중하고 있는 정약용의 뒷모습이 보이고. 정약용, 뭔가 아주 대단한 일을 하는 듯 진지한 눈빛을 빛내고 있는데...
보면, 뒤에 관원 두엇이 쭈뼛쭈뼛 살피며 서 있다...
이내 관원 중 하나가 말을 붙인다..
관원1 : 검서관 나으리
내실에 식사를 마련해 두었습니다.
점심도 거르셨는데, 이러다 몸 상하십니다..
정약용 : .........(너무 집중해서 전혀 안 들린다)
관원1 : (다시, 크게) 나으리....! 식사를 준비해두었다니까요..!
정약용 : ..........
하고 보면....
완전히 몰입한 채 뭔가를 하고 있는 정약용.
보면, 황당하게도 종이로 배를 만들어 접고 있는데...
아무것도 아닌 종이배를 혼신의 힘을 다해 집중해
접고 있는 정약용.
관원들...그 모습 보고...참 기가 막히는데...
#18. 동 앞. 낮
관원들 밖으로 나오고...
관원1 : 봤나? 벌써 저게 두 달 째네.
나 원...무슨 대단한 일을 할 것처럼
자릴 차지하고 앉아선.....
하루 종일 저렇게 종이배나 접고 있으니...
관원2 : ...그나저나.....
저렇게 매번 끼니를 거르면
우리더러 대체 어쩌라는 것인가?
관원1 : 내 말이 그 말일세.
아, 사람이 부르면 대꾸라도 해야지.....
어찌 저리 대놓고 무시를 하시는 지....
다들, 툴툴대며 가고.....
#19. 동 안. 낮
정약용, 만들고 있던 종이배가 어느 듯 다 완성 된다..
마지막으로 자로 재는 정약용.
정약용 : 길이가 다섯 치(15센치)에 너비가 1치 반(5센치)이라...
(옆에 있던 다른 종이배들과 비교해보고는) 됐어..
하고는...종이배를 옆에 내려놓는다.
그때, 뱃속에서 소리가 나고..
정약용 : (아..배고프다...) 근데 이 사람들은 왜 밥을 안주는 거야?
나를 아주 굶겨 죽이려나.....
정약용,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고...
다시 옆의 서책에 수치를 기록하고
다른 서책을 펼쳐들어 뭔가를 열심히 살피는데.
#20. 궐. 대전 앞. 밤
어두운 대전...박상궁 등이 서 있고..
남사초가 급히 온다. 불 꺼진 대전을 난감한 표정으로 본다.
남사초 : 전하께선 침소에 드신 것인가?
박상궁 : 예에 반점 전 그리하셨사옵니다.
남사초 : (갈등 어린) ...급히 고할 말씀이 있는데...
박상궁 : 예?
남사초...그러다 이내 고하려는 듯 문을 향해 다가서고.
박상궁, 당혹스러운 얼굴이다..
#21. 동. 침전 안. 밤
산, 잠에서 깬 얼굴로 일어나 불을 밝히고 있다..
그때, 안으로 들어오는 남사초.
남사초 : 송구하옵니다, 전하
산 : (의아하다) 무슨 일인가? 남내관
혹 궐에 변고라도 생긴 것인가?
남사초 : 그런 것이 아니오라.....
정 검서관이 아주 다급한 일이라며 알현을 청했사옵니다.
산 : .....!!.....정검서관이...?
#22. 산의 서재 집무실. 밤
정약용, 서책을 들고 조금 떨리는 듯 흥분된 얼굴로
서성이고 있다. 그때, 산과 남사초가 급히 들어온다.
정약용, 산을 보고 예를 갖추고.
산 : 무슨 일인가? 정 검서관
급히 고할 일이라니...대체 무엇인가?
정약용 : (흥분) 전하께서 하명하신 것을 다 완성했사옵니다..
수 천 명이 한꺼번에 한강을 도하할 수 있는 방안을,
소신이 드디어 만들었습니다.
하여 전하께 이를 보여드리고자
알현을 청한 것이옵니다!
산 : ....!....
남사초 : (당혹) 이보게! 자네 다급한 일이라 하지 않았는가?
정약용 : 예?
남사초 : (기가 막히다) 지금은 축시네..!
그런 일이라면 날이 밝은 후에 해도 됐을 것을..
어찌 이런 시각에
침소에 드신 전하를 기침하시게 한단 말인가..!
정약용 : (순간, 아차 싶다) 송구하옵니다. 전하
소신....미처 시각이 그리된 줄을 모르고.....
산 : (미소) 아닐세
내 완성되는 대로 즉시 보겠다 했으니
날 깨운 것은 잘한 일이야.
정약용 : ...전하....
산 : 그래, 자네가 찾은 방도가 무엇인가?
어서 보여주게.
정약용 : ....그럼, 잠시 준천사로 납시시지요, 전하
산 : ....!!....
#23. 준천사 별실 (이천 도화서 사무실) 밤
준천사 서탁 위에 커다란 대야가 놓여있고..
그 위에 천이 씌워져 있다.
들어서는 산, 정약용, 남사초
산 : 완성됐다는 것이 이것인가?
정약용 : 그렇사옵니다. 전하...
산 : (의아하다) 헌데, 이리 가려놓은 연유가 무엇인가?
정약용 : (흠) 송구하오나...
바로 보시면 너무 놀라실까봐 그리한 것이옵니다..
산 : 뭐?
정약용 : 제 입으로 이리 말씀드리긴 그렇지만...
이처럼 빠르고 안전하게
수 천 명이 강을 건널 수 있는 기막힌 방도는
아마 보지 못하셨을 것이옵니다.
산 : (웃음) 그래?
어디 얼마나 놀라운 방도인지 궁금하구만.
어서 열어보게...
정약용 : 예, 전하...
정약용, 천을 치우면...
커다란 대야에 물이 가득 채워져 있고
그 위에 가로로 놓인 종이배들(흔들리지 않도록 실로 연결)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
정약용 : (자신만만하게) 바로, 이것이옵니다..전하!
그러나 산, 남사초...좀 당혹스러운 얼굴이고.
산 : 이것이 무엇인가?
한강을 건너게 하라했더니 설마 배를 이용해 그리하잔 것인가?
정약용 : 예, 전하...그렇사옵니다...
산 : 그렇다면 자네가 그리 장담했던
기막힌 방도는 보이지 않는군...
배를 타는 것이라면 이제껏 해오던 방식이 아닌가?
정약용, 멈칫 그러다가...깜짝 놀란다.
정약용 : 잠시만 기다리시옵소서...전하.
하고는..한쪽에 두었던 얇은 나무 조각이 길게 연결된 것을
배 위에 얹는다.
정약용 : (긁적..) 송구합니다
이것을 놓은 걸 깜빡 잊어서...
산 : .....!!......
산, 정약용의 말에 다시 본다.
그러다가...산....놀란 얼굴이 되는데...
정약용 : 소신이 찾은 방도는, 이것이옵니다.
그건, 배를 타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배 위를 건너는, 배다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전하.
산 : .....!!.....
남사초 : .....!!.....
정약용 : 배를 이렇게 서로 연결해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시키고,
그 위에 다시 튼튼한 상판을 얻으면....
수 천 명의 사람들이 손쉽고 빠르게 한강을
건널 수 있을 것이란 말씀이옵니다.
산 : 그래.....배다리라면?
시경에도 그 유래가 나와 있는 것이지...
헌데...정말 이런 배다리로 한강을 건널 수 있겠는가?
만약 사람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가라앉기라도 하면?
정약용 : 그런 일은 없을 것이옵니다. 전하
산, 남사초 : .....!!.....
정약용, 서탁 위로 지도와 설계도를 펼친다.
정약용 : (지도를 가리키며) 한강에서도 그 폭이 좁고,
물의 흐름이 완만한 곳이 바로 이곳 노량진이옵니다.
하여 그곳에 너비 30자가 되는 배 60척을
나란히 세워 채워 넣고,
그 위에 정확히 맞물릴게 설계된 나무판 1800개를
평행으로 덮을 것이옵니다.
그리고 전하께오서 염려하신 무게는
물에 있는 뜰힘(부력)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옵니다..
산 : 뜰힘이라면...
물은 누르는 무게만큼 위로 떠오르려는 성질이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인가?
정약용 : 그렇사옵니다. 전하
허니, 지나치게 무게가 쏠리는 것만 막는다면
결코 배다리가 가라앉는 일은 없을 것이옵니다.
산 : (흠..고개를 끄덕이고)
남사초 : (놀랍고)
산 : (설계도를 눈빛 반짝이며 보고)
정약용 : (흐뭇하고 자랑스러운데)
#24. 동. 밖. 밤
산, 정약용과 나온다.
산 : 이 배다리를 건설하는데 얼마나 걸리겠는가?
정약용 : 스물 닷새면 충분합니다.
산 : 이달 그믐까지, 스무날을 주겠네.
정약용 : 예, 그것도 문제없습니다. 해보겠습니다.
산 : 자넨 늘, 어려운 요구를 해도 당황하지 않는군.
정약용 : 소신은 안 되는 일을 되게 하는 것이 더 즐겁습니다.
산 : ....!...
정약용 : 헌데 전하.
이제는 말씀을 해주시지요
대체 이 배다리로 무엇을 하시려는 것이옵니까?
산 : (미소) 이왕 기다린 거 조금만 기다리게
이제 내일이면 모두 알게 될 것이니 말이야
정약용 : ...!!...
산 : .......
#25. 대전 앞. 새벽
대수와 석기 장보 등이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안에서 융복을 갖춰 입은 산이 나온다.
이들, 전하...하고 예를 갖추면.
산 : (결연하고 굳은 얼굴로) 가자.
산, 표정....
#26. 영우원. 낮
산이 사도세자의 묘소에 참배를 하고 있다.
간단한 제가 준비되어 있고...
산, 제관의 도움을 받아 술을 올리고 있다.
그 뒤로 남사초, 대수, 서장보, 강석기를 비롯한
장용위 군사들의 모습이 보인다.
술잔을 내려놓고 가만 뒤로 물러서는 산...
가만 사도세자의 묘소를 바라본다. 그 위로.
산(마음의 소리) : 아바마마.
드디어 때가 되었습니다.
이제 곧...모든 것이 새로 시작될 것이옵니다.
선대왕 전하와 아바마마의 뜻을 받들어
소자...이제 이 나라 조정을...새롭게 개혁할 것이옵니다.
허니, 지켜봐주시옵소서...
소자의 품은 뜻을.....
소자가 그것을 이뤄가는 것을.....
부디, 지켜봐 주시옵서서....아바마마......
결의를 다지듯 결연한 눈빛으로 묘소를 바라보는 산..
그 모습 오래 비춰지는데...
#27. 궐 일각. 낮
장태우를 비롯한 중신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장태우 : 뭐어? 전하께서 영우원(사도세자 묘소)에 납시셨다고?
중신1 : 예, 그렇습니다 대감.
모든 일정을 미루고 갑자기 영우원을 납시다니요?
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입니까...
장태우 : ....!!.....(불안한 의혹이 어리고)
#28. 정순 처소. 낮
정순과 최석주가 있다. 정순, 당혹한 얼굴인데...
정순 : 지금 영우원이라 했습니까? 우상
최석주 : 예, 마마
전하께오서 오늘 묘시에 그곳에 걸음을 하셨다 하옵니다.
정순 : (당혹) 갑자기 참배라니요?
이제껏 의례적인 능행 이엔
한 번도 따로 영우원에 간 적이 없던 주상입니다.
헌데, 갑자기 그리한 까닭이 뭐란 말입니까?
최석주 : (역시 불안하고 곤혹스럽고)
정순 : 뭔가가 있는 것입니다.
죽은 사도세자의 일엔 늘 조심스러워했던 주상입니다.
하여 보위에 오른 날 이후론
그 문제를 꺼내지 않고 덮어두려 했던 주상이 아닙니까?
최석주 : .....!....
정순 : (불안하다, 입술을 깨무는데)
그때, 밖에서 ‘마마, 강상궁이옵니다’하는 소리 들리고.
강상궁이 안으로 들어온다.
강상궁 : 마마...지금 주상전하께서 환궁하셨다 하옵니다.
정순 :....!!...
최석주 : .....!!......
#29. 궐 일각. 낮
산, 남사초, 대수, 강석기, 서장보 등을 이끌고 들어오고.
채제공이 기다리고 있다가 예를 갖춘다.
채제공 : 전하.
산 : 지금 당장 중신들을 편전에 들라 하십시오. 대감
급히 공표할 것이 있습니다..
채제공 : (....!!...) 예, 전하...
산 : (결연하고)
#30. 편전. 낮
산을 비롯한 장태우, 최석주, 채제공 등 중신들 자리해 있다.
다들 경악한 얼굴로 산을 바라본다.
최석주 : 전하
지금, 영우원을 천장(遷葬:능을 옮기는 것)하시겠다 하셨사옵니까?
산 : 그렇소.
그간 예조에서 몇 차례 영우원이 자리한
배봉산의 지세가 좋지 않다는 상소가 있었소.
하여 내 이를 면밀히 살핀 결과 천장을 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결론을 내렸소...
다들 :(당혹...)
산 : 새로운 조역지(능을 조성한 지역)는 수원부 화산이 될 것이오.
하여 배다리를 건설해 공역을 시행하여
이를 마치는 대로 천장을 하고
그 이름 또한 현륭원으로 바꿔 칭하도록 할 것이오.
다들 : ....!!....
최석주 : 하.....하오나, 전하
갑자기 그런 일을 결정하시다니요?
천장이란 무엇보다 신중을 기해...(하는데)
산 : (O.L, 매섭고 단호한)우상! 이건 충분히 신중을 기한 일이오
허니, 내 아바바마의 묘소를 이장하는 것이
못마땅한 게 아니라면
아무 말 없이 과인의 뜻을 따라주었으면 좋겠소.
최석주 : ....!!!....
다들 : .....!!.....
산 : 그리고 이 일은....내 결코 갑자기 결정한 것이 아니오.
이것은
내가 어좌에 오르던 순간부터
마음에 품고 있었던 뜻이었소 다들, 아시겠소?
다들 : ....!!!....
산, 굳은 표정으로 중신들을 바라보고...
다들 그 말에..당혹해하는데...
#31. 빈청(규장각 제조 집무실). 낮
장태우, 최석주, 중신들 있다. 다들 충격 어린 얼굴이다.
중신1 : 이제와 갑자기 사도세자라니요?
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입니까?
장태우 : 왜겠는가?
이젠 때가 되었다 생각하시는 것이겠지...
다들 : ....!!...
최석주 : (굳은 표정으로 보면)
중신2 :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대감..?
장태우 : 전하의 말씀을 못 들었는가?
어좌에 오른 순간부터 품어온 뜻이라 하셨네.
그것이 무슨 뜻인가?
그건, 기다려 왔다는 것이네.
보위에 오른 지난시간 내내
이리하고자 작정을 하고 계셨다는 게야.
다들 : ....!!!....
장태우 : 주상전하께선 보위에 오르신 후에도...
죽은 사도세자와 관련된 자들을
처벌하지 않으셨지.
그건, 참고 기다렸던 것이네.....
친위부대를 양성하고
조정에 주상의 뜻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중신들을 채워 넣으며..... 이때를 준비하고 있었단 것이야.
다들 : ....!!....
중신1 : 그렇다면 무엇입니까?
전하께선 사도세자의 묘소를
이장하는 걸 시작으로...
그 일과 관련된 자들을 처벌하기 시작할 거란 말씀이십니까?
장태우 : .......허음....
다들 : (경악하고)
최석주 : (역시 그럴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굳어지는데)
#32. 정순 처소(송연처소 오른쪽). 낮
정순,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있는데..
정순 : 사도세자라니?
이제와 망령처럼 사도세자의 일을 꺼내들다니....
정순, 불안이 어리는 얼굴. 그 위로.
산 : (E)그리고 다시는 어떤 일에도 나서지 마십시오.
아시겠습니까?
이것이 마지막입니다.
제겐 선대왕마마의 뜻이 남겨져 있습니다.
저로 하여금 그것을 쓰게 하지 마십시오. 마마
정순, 입술을 깨문다.
정순(마음의 소리) 무엇인가 주상
대체 무엇으로 내 숨통을 조일거란 말인가?
정순, 두렵고 불안한데...
#33. 궐 일각. 밤
강석기가 있고...
그 앞에 오 군관과 장용위 병사 둘이 있다..
오군관 : 찾으셨습니까? 나으리
강석기 : 자네가 오늘 대전을 경계하는 순번이냐?
오군관 : 예, 나으리
강석기 : 그럼, 대전 동쪽 집무실 쪽의 경계를 특별히 강화해라!
군관들 : ....!.....
강석기 : 그곳에서 알현이 있다는 기별이 왔다.
원래 전하께서 동쪽 집무실에서 독대를 하실 땐
주위를 모두 물리시고 은밀한 말씀을 하신다.
그러니, 아무도 얼씬 못하게 철저히 살펴야할 것이다.
알겠느냐?
병사들 : 예, 나으리..
군관들, 급히 가고...강석기도 움직여 가는데.
그때, 한쪽에서 병사1, 2가 모습을 드러낸다.
보면, 70부에서 민주식이 만나던 사내이다.
#34. 산의 원탁 집무실. 밤
산, 굳은 표정으로 앉아 상념에 잠겨 있다.
그 앞으로 영조가 준 금등이 놓여져 있는데..
그런 산의 위로. 43부 씬5의 영조의 모습이 스친다.
영조 : (E) 내가 죽은 뒤 필요할 것 같아 남긴 것이다.
하지만....
지금 너에게 그것이 필요할 수도 있으니
지금이 그 때라 여겨진다면
주저 말고 그것을 쓰거라!
산 : (무슨 말이냐 E.) 전하!
영조 : (E)이제 넌, 보위에 오를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허니, 죄인들을 단죄하고
너에게 맞서는 무리들을 도려내라.
그 일에 한 치의 동정도 여지도 남기지 말거라.
산, 금등을 내려다보며...뭔가 결심이 어리는 얼굴이 된다.
#35. 동 앞. 밤
오군관, 장용위 군관들이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그때, 어디선가 기척이 들리고..
멈칫 보는 이들. 보면, 병사1, 2가 온다.
오군관 : 무슨 일인가?
병사1 : 대전 경계의 순번을 바꾸라는
서 중군 나으리의 하명을 받고 왔습니다.
오군관 : 그래?
병사1 : 예, 나으리....
나으리들께선 진선문의 경계를 맡으시고
이곳은 저희가 살피라는 하셨습니다.
오군관 : (흠) 알겠다.
경계를 철저히 하도록 해라!
병사1,2 : 예, 나으리...
오군관, 다른 군관들과 함께 가고.
병사1, 2 그 앞에 서는데...
그때...한쪽에서 채제공이 온다.
채제공 : 전하를 뵈러 왔네...고해주게
병사1 : ..예, 대감
채제공 : ........
#36. 동. 원탁 집무실 안. 밤
산이 있고..채제공이 들어온다.
채제공, 예를 갖추고.
산 : 앉으십시요, 대감..
채제공 : 예, 전하..(하고 자리에 앉는다)
채제공, 그러다가 서탁 위에 놓은 금등을 보고 멈칫 놀란다.
채제공 : .....전하! 이것은 선대왕전하께서 남기셨던
금등이 아니옵니까?
산 : (담담히) 그렇습니다. 대감
이제 이 안에 담긴 내용이 무엇인지
대감께도 알려야 할 것 같아 이리 뵙자고 한 것입니다.
채제공 : .....!!......
산 : ........
#37. 궐 일각. 밤
대수, 진선문 안으로 들어서고..
그곳을 지키고 있던 오군관과 다른 병사들 예를 갖춘다.
대수, 오군관을 보고 문득 멈춰 선다.
대수 : 자넨 오늘 대전 경계가 아닌가?
오군관 : 예, 나으리
대수 : 헌데, 왜 이곳에 있는 것인가?
대전 경계는 한시도 자릴 비워서는 안 됨을 모르는 겐가?
오군관 : 아닙니다, 나으리...
저흰 갑자기 순번이 바꾸라는 하명이 내려져
이곳으로 온 것입니다.
대수 : 뭐? 순번을 바꾸라 했다고....?
대수, 조금 의아한 얼굴이 되어 돌아보는데....
#38. 동. 밖. 밤
병사1, 2...긴장어린 얼굴로 주변을 살핀다.
이내, 눈빛을 주고받고는 병사1이 은밀히 자리를 옮겨
집무실 들창 쪽으로 접근한다.
안의 이야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병사1의 모습.
#39. 원탁 집무실. 밤
산, 채제공과 있다.
채제공, 금등 안에 있던 밀서를 보고 있다.
채제공 : 전하!
이것이 정녕 선대왕마마의 유지란 말이옵니까?
산 : 그렇습니다. 대감
선대왕마마께선...대비마마는 물론
아바마마의 죽음에 관련된 자들에 대한 단죄를
제게 용인하셨습니다.
채제공 : ....!!....
산 : (한쪽에 뒀던 서찰을 내민다) 그리고 이것은
아바마마를 음해했던 자들의 수결이 담긴 서찰입니다..
채제공 : (놀라) 전하...!
산 : 제겐 선대왕마마의 뜻과 이를 입증할 증험까지 있습니다.
허니 언제든 저들의 죄를 물을 수 있는
분명한 명분이 있는 것입니다.
채제공 : ....!!....
산 : 허나 내가 하려는 것은
돌아가신 아바마마의 복수가 아닙니다.
나는, 조정을 일신할 것입니다. 대감..
이제껏 기득권을 움켜쥐고 조정을 도탄에 빠트렸던
노론들의 구태를 척결할 것이란 말입니다.
채제공 : ....!!....전하...
산 : 아바마마의 능을 천장하는 것은 그 일의 시작입니다.
나는, 이것을 시작으로
이 나라를 새롭게 바꿀 것이고...
만약, 그 길을 노론들이 막아선다면....
그땐 주저 없이 이 금등지사를 써 저들을 조정에서 몰아낼 것이에요.
채제공 : ....!!!...
산 : ........
#40. 동. 집무실 밖. 밤
바깥의 풍경이...불안하게 비춰지고....
#41. 도성 일각. 밤
어두운 거리 일각에
병사1, 민주식이 은밀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병사1의 말을 듣는 민주식의 얼굴이 점점 굳어지는데..
#42. 정순처소. 밤
정순, 최석주 자리해 있다.
정순, 이미 얘기를 들었는지 차갑게 굳어져있다.
정순 : ....금등지사?
그렇군요......주상이 손에 쥔 것이 그것이었군요.
선대왕마마께선....
주상에게 나를 죽여도 좋단 유지를 남기신 것이었어요.
최석주 :(OL)마마
정순 : (결심이 어린다)내 오래전 대감에게
도성에 사가를 마련해두라 했습니다. 기억하고 계십니까?
최석주 : 예, 마마.
정순 : 회합을 열어야겠습니다.
그곳에, 모두를 모이라고 하십시오.
최석주 : (놀란다) 마마!
정순 : .......
최석주 : 하..하오나......주상께선 마마를 주시하고 계십니다.
이럴 때 섣불리 움직였다간...
정순 : (O.L)어찌하든 나는 죽게 되어있습니다!
아시겠습니까?
무슨 짓을 해도 주상은.....나와 우리 모두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란 말이에요!!
최석주 : ...!!...
정순 : 주상의 뜻이 그렇다면
나 또한 더 이상 숨죽이고 있진 않을 것입니다.
이대로 가만히 내 목숨을 내어줄 순 없단 말입니다.
최석주 : ....!!!.....
정순 : .......
#43. 일각. 밤
어둠 속, 은밀히 움직이는 그림자들.
#44. 북촌 안가. 밤
가마가 당도하면, 마당에 서 있던 사람들이
예를 표한다. 보면, 안에서 굳은 얼굴로
정순이 나서는데...
정순, 차가운 얼굴로 사람들을 보고....
#45. 대전. 밤
산, 금등 안에 밀서를 넣고 열쇠를 닫는다.
가만, 굳고 결연한 얼굴로
그것을 바라보는 산...그런 산의 모습이 오래도록
비춰지다가...카메라 암전된다.
#46. 도성전경. 낮
활기차게 움직이는 도성사람들, 풍경
#47. 저자일각. 낮
대수, 면주전 앞에서 전주와 있다.
대수 : (돈을 건네며) 여기, 닷냥이오
전주 : (뭔가를 싼 보자길 건네며) 잘 입히십시오..
대수 : 많이 파시오...
대수, 흐뭇한 얼굴이 되고. 그 위로
막선(소리) 아니, 언제 이걸 다 준비했어?
#48. 주막. 낮
대수 달호 막선이 있고...
막선, 영아용 면 속옷을 들어 보이고 있는데...
막선 : 소용마마 아기씨 태어나면 드리려고 산거야?
대수 : (좋다) 예. 숙모..
막선 : 세상에, 장가도 안간 총각이 엽렵하기도 하지
대수 : (머쓱하고)
달호 : (쿡 찌르며) 얌마, 사내자식이......뭐 떨어져 임마!
대수 : ...뭐, 어때..!!...
막선 : (달호에게 눈 흘기며) 괜히 타박이야
이런 건 당신도 좀 배워요.
생전가야 마누라 속곳쟁이 하나 사올 줄을 모르니...
달호 : (흠..!!..흠, 말 돌린다) 그나저나
소용마마 산일이 벌써 지나지 않았냐?
분명 이달 열 닷 새 라고 들었는데....
여즉 산통이 있으시단 말이 없네.
대수 : (OL)그러게 말야......나두 날짜만 꼽고 있는데...
막선 : ..어휴......암튼 걱정두 팔자야
원래 첫 애는 좀 늦기고 하고 빠르기고 하고 그런 거야.
진득하니 기다려. 아, 때 되면 어련히 나올까.....
달호 : 그러겠지...?
대수 : (그러겠지..싶으면서도 내심 걱정이 어리고)
#49. 궐. 일각. 낮
이상궁과 어의가 급히 가고 있다.
#50. 혜빈 처소. 낮
혜빈, 상념에 잠겨 있는데...
이 때, ‘마마, 어의영감 들었사옵니다’하는 이상궁 소리 들리고
혜빈 : 들라 하게
어의 : (안으로 들면)
혜빈 : ...그리 앉게.
어의 : (앉으면)
혜빈 : 내 성소용의 해산일이 벌써 열흘이나
지난 걸로 알고 있는데
어찌 여태 아무 소식이 없는 것인가?
어의 : (난처하다)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그렇지 않아도 지금 그 일로......소용마마 처소에
급히 의관이 들어있사옵니다, 마마.
혜빈 : (멈칫, 한다) ....급히 의관이 들었다니?
그게 지금 무슨 말인가?
허면, 혹 무슨 문제라도 생겼단 말인가?
어의 : (곤혹스럽고)....
혜빈 : 이보게 어의!
혜빈, 당혹감 어려 보는데.
#51. 송연 처소. 앞. 낮
초비와 나인들이 걱정이 어린 얼굴로 초조하게
서 있다. 초비, 발을 동동 구르며 걱정이 되 어쩔
줄을 모르고...
#52. 동. 안. 낮
송연과 효의가 있고 의관이 어의녀와 함께
송연을 진맥하고 있다.
보면, 송연 얼굴빛이 좋지 않고, 걱정이 가득하고.
지켜보는 효의도 불안한 얼굴인데.
효의 : 어떤가?
왜 아직도 산통이 오지 않는 것인지 알 수 있겠는가?
송연 : (긴장해서 보는데)
의관 : (곤혹스럽다...그러다가 어의녀에게)
자호(자궁)는 분명 살펴본 것인가?
어의녀 : (역시, 긴장해서) 예, 분명
태수(양수)가 계속 조금씩 비치고 있었습니다.
어의 : ...!!...
송연 : ...이보게.....왜 그러는가?
혹, 복중의 원자에 문제가 있는 것인가..?
의관 : 송구하오나 마마
이런데도 정녕......전혀 진통이 느껴지지 않으시옵니까?
송연 : (...!!...) ...그렇..네...
의관 : (큰일이다 싶은 표정이 되고)
안되겠다....당귀와 천궁을 써 불수산을 내오거라. 어서.
어의녀 : 예...(하고 화급히 나가면)
송연 : ....!...
효의 : 이보게 의관..!
대체 무슨 일이 있는 것인지 소상히 아뢰게.
의관 :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마마.
소신이 살피기엔
지금 복중의 원자에....큰...문제가 생긴 듯 하옵니다.
송연 : ...!!...
효의 : 뭐어....?
송연 : ...무...문제라니....그게, 무슨 말인가?
송연, 하얗게 질리는 얼굴. 사색이 되어 보는데.
#53. 대전. 낮
산과 효의가 있다...산, 놀라는 얼굴.
산 : 소용과...복중의 원자에...문제가 있다니?
지금 그게 무슨 말이요? 중전
효의 : (뭐라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고)
산 : 중전...!
효의 : (어떡하면 좋은가..) ...전..하...
산 : .....!!....
#54. 혜빈 처소. 낮
혜빈, 놀라는 얼굴이다.
혜빈 : 뭐어..? 소용에게......태수 과소증(자막:양수가 부족해지는 증상)
이 생길 수도 있다고?
어의 : 예, 그렇사옵니다 마마.
본디, 태아를 생산할 땐
태수가 비치면서 동시에 진통을 느끼게 되어있사옵니다.
그리하여야지만, 무사히
태아를 생산할 수 있게 되는 것이옵니다.
헌데..지금 소용마마께오선
이미 태수가 조금씩 흐르고 있사온데
아직 진통이 오질 않으시다니...
그것이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단 말씀이옵니다.
혜빈 :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니?
허면 이러다가 복중의 원자를
잃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인가?
어의 : 그렇사옵니다 마마
지금, 진통을 유도하기 위해
불수산을 쓰고 있지만.......
만약 그런데도 사흘 안에 진통이 오지 않는다면......
원자가 사산됨은 물론....성소용 마마까지도 위태로워질 수 있사옵니다.
혜빈 : ....!!!....
혜빈, 얼굴에 심한 충격이 어리고.
#55. 궐 일각. 낮
산이 다급한 얼굴로 가고 있다.
#56. 송연 처소. 낮
송연, 참담하고 망연한 얼굴로 앉아 있고.
초비, 곁에서 그런 송연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데...
초비 : ..마마 이 일을 어찌하면 좋습니까?
하늘도 무심하시지
어찌 이 같은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입니까? 마마
송연 : (눈물 고인 채 애써 견디며)...울지 말게...
초비 : 마마..
송연 : 아무 일도 없을 것이네
복중의 원자에겐 아무 일도...없을 것이야.
(불안과 두려움을 견디려 입술을 깨무는데)
그때, ‘주상전하 납시오’ 하는 소리와 함께
산이 안으로 급히 든다.
송연, 멈칫 놀라 산을 보는데...
산 : 송연아..!
송연 : ....!!....
산 : (다가와 손을 잡아준다) ...괜찮은 것이냐?
송연 : ..전하...(참았던 눈물이 떨어지고)
산 : 걱정말거라.
아무 일도 없을 것이다.
내 무슨 수를 써서든 너와 복중의 원자를 지켜낼 것이니
나를 믿거라. 알겠느냐?
송연 : ...송구하옵니다 전하
이런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너무 송구하옵니다.
산 : 바보 같은 소리 말거라.
네 어찌 내게 그런 말을 한단 말이냐?
송연 : ....전하....
산 : (너무나 안타깝다. 안아주고)
송연 : (두려운 마음이 어리는데)
#57. 송연처소 앞. 낮
산, 어의와 의관들을 만나고 있다.
산 : 지금부터 내의원은 소용의 처소만 살피도록 하게.
어떠한 일이 있어도...
소용과 복중의 원자를 지켜야할 것이네.
자네들로 안 되다면, 조선팔도의 모든 의원을 뒤져서라도
소용의 용태를 살피게. 알겠는가?
다들 : 예..전하..!
산 : .......
#58. 도화서. 마당. 낮
이천 탁지수와 감사용 미수 세모 네모 시비 여진 등
다모들이 모여 있다.
이들의 얼굴에도 근심이 가득한데...
이천 : 그러니까
정말 이대로 진통이 오지 않으면...
원자는 물론이고 마마께서도 위태로와진단 그 말인가?
탁지수 : (속상한 마음에 버럭) 그렇다니까 여태 뭘 들었나?
내 형수도 그렇게 목숨을 잃었다 하지 않았나?
이천 : ....!!....
미수 : 앞으로 사흘이래요 나으리.
사흘 안에 원자를 낳지 못하시면
그땐 정말 큰일이 난데요...
그 말에 다들 걱정으로 어쩔 줄을 모르고..
#59. 장용위 일각. 낮
서장보와 강석기가 있다.
강석기 : 자네, 소식 들었는가?
서장보 : 그래...어쩌다 이런 일이 생겼는지
정말 큰일이네...
강석기 : ...박중군도...근심이 크겠군...지금 어찌하고 있는가?
서장보 : 모르겠네...나도 오늘 통 보질 못했어...
#60. 송연처소 앞. 낮
멀리 송연의 처소가 보이는 곳
대수, 걱정 가득한 얼굴로 멀리 의관들이
분주히 오가는 것을 보고 있다.
대수, 손에 준비했던 아이의 속옷이 들려져 있는데...
대수 : ...마마.....
대수, 걱정이 어리는 얼굴이고.
#61. 산의 서재 집무실. 밤
산,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서성이고 있는데..
그때 밖에서 남사초가 ‘전하, 남내관이옵니다’ 하고 들어온다.
산 : 그래, 어찌되었는가?
남사초 : (착잡하다) 아직....그대로시라 하옵니다..
산 : (....!!....) 불수산을 쓴 지 벌써 이틀이 지났네!
헌데, 아직도...용태가 그대로란 말인가?
남사초 : ....송구..하옵니다 전하..
산 : (어찌하면 좋은가..망연해지고) 어의를 불러오게.
남사초 : ..전하
산 : 뭣하는가? 어서 어의를 불러오란 말일세..!!
산, 초조한 마음 달랠 길이 없고...
#62. 송연처소 밖. 밤
혜빈이 처소 앞에 의관이 어의녀와 함께 있다.
혜빈 : 소용의 용태는 어떠한가?
태수는...아직 멈추지 않았는가?
의관 : 예...마마.....
혜빈 : ....!!....
이상궁 : (어쩌면 좋으냐) 마마..
혜빈 : (표정, 단호해진다)....설사...복중의 원자를 잃는다 해도..
소용의 안위만은 지켜야할 것이네.
내 말....명심해야 할 것이야. 알겠는가?
의관 : 예...마마....
혜빈, 걱정 어려..처소 쪽을 본다.
착잡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어리는데...
#63. 송연의 처소 . 밤
송연, 한쪽에 놓여진 수건을 본다.
적셔진 수건...송연의 몸에서 나온 양수를 닦아낸 것이다.
송연,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그것을 손에 쥔다.
송연, 하지만...마음을 다 잡으려 애쓴다.
송연 : (뱃 속의 아이에게 말하듯, 배를 어루만지며)
괜찮을 것입니다.
허니...아무 걱정도 하지 마세요.
이 어미가 지켜줄 것입니다.
이 어미가....꼭, 원자를 지킬 것이예요.
송연, 정말 배 속의 아이를 안심시키려는 듯....
눈물 머금은 채 미소 지으며...배를 쓰다듬는다.
보면, 송연....어느새 그렇게 강한 어머니가 되어...
강인하고도 따뜻한 눈빛을 빛내는데....
#64. 궐. 일각. 낮
김상궁, 당혹한 얼굴로 다급히 간다.
#65. 효의 처소. 낮
효의, 초조한 얼굴로 있는데....
그때, 밖에서 ‘마마, 김상궁이옵니다’ 하는 소리.
효의 : 어서 들게...
김상궁, 들어오면..
효의 : 소용처소에선 아직 아무 기별도 없는가
김상궁 : 예...마마...
효의 : (...!!...) 오늘이 사흘째인데...이를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김상궁 : ......저...마마 하온데...
방금 화빈마마 처소에서 기별이 왔사온데...
아무래도 화빈마마께오서 산통을 시작하신 듯하옵니다.
효의 : (놀란다) 뭐어? 화빈이?
#66. 화빈 호산청 앞(사가방). 앞. 일각. 낮
혜빈, 이상궁과 나인들을 대동하고
다급한 얼굴로 당도하고...
화빈전 상궁... 당혹한 얼굴로 ‘마마’하면서 예를 갖추는데...
혜빈 : ..(다급한) 그래, 화빈은 어찌 하고 있는가?(하는데)
이 때...안에서 ‘으아악’하는 화빈의 자지러지는
비명소리가 들리고..
혜빈, 이내...당혹한 얼굴인데...
이상궁 : ..(다급한) 마마...
혜빈, 서둘러 안으로 들어가는데...
#67. 호산청( 사가방). 낮
화빈 배를 움켜쥐며 고통스러운 듯 비명을 토해내고 있고.
어의녀와 의녀들 그런 화빈을 살피고 있는데..
이 때, 혜빈이 급히 들어오다...멈칫..!!....
당혹한 얼굴로 멈춰서는데...그러길 잠시....
혜빈 : ..(걱정 어린) 화빈, 괜찮은 것입니까?
화빈 : ..(힘겹게) 어마마마...
혜빈 : ....!!....화빈....!!
#68. 궐. 일각. 낮
초비와 김상궁 있다.
초비 : ..(놀라) 예..?...화빈 마마께서...산통을요?!
김상궁 : (휴...) 글쎄, 그렇다니까!!
초비 : (기막히고 억울한 심정이 된다)
이럴 수가......어떻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 마마
진통이라면...그렇게 기다리는 저희 마마께 와야지요.
어떻게 화빈마마가....
김상궁 : (안됐다) 이보게....
초비 : 이럴 수는 없는 겁니다 마마
하늘이 보고 땅이 보고 있다면
정말 저희 마마께 이럴 수는 없는 거라구요....
초비, 속상한 마음에 눈물이 나고..
김상궁, 안됐다..어깨를 토닥여 주는데....
#69. 송연 처소. 앞. 낮
초비, 속상한 마음에 터벅터벅 온다.
그때 보면, 멀리 송연 처소의 앞..
나인들 사색이 되어 우왕좌왕하고..
의관들과 의녀들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 보이는데..
초비, 사색이 된다. 일이...일이 터졌구나..! 싶다.
초비, 헐레벌떡 달려와서.
초비 : 이보게, 무슨 일인가?
마마께....기어이 사단이 난겐가?
의녀 : 아닙니다 마마님
지금 소용마마께 진통이 시작됐다 합니다..!
초비 : (....!!!....) 뭐어.....? 그...그게, 정말이냐?!
의녀 : (기뻐서) 예, 마마님...!
초비 : ....!!!...마마....!
#70. 궐. 일각. 낮
달호, 정신없이 헐레벌떡 달려가고 있다...
#71. 산의 서재 집무실. 낮
산과 남사초 있고, 박상궁 보고 중이다.
산 : ....소용이 진통을 시작했다고?
박상궁 : 예..전하.
방금 내관이 그리 말을 전했사옵니다!
남사초 : (다행이다) 전하...!
산 : (가슴을 쓸어내린다. 긴장이 풀리는 지 의자에 털썩 앉고는)
.....송...연아.....
산, 긴장이 풀리며...천만다행으로 안도하는데....
#72. 호산청. 일각. 낮
어의와 의관들...한 켠에서 어의녀와 분주히 뭔가 상의하며
움직이고 있고...
보면, 효의 그 앞에서 어의와 이야기를 나누고..
어의 돌아가면....
효의 초조한 얼굴로 몸을 돌리는데...
그때 한쪽에서 혜빈이 이상궁과 온다.
효의 : 어마마마..
혜빈 : 소용도...진통을 시작했다지요...
효의 : 예...어마마마...
혜빈 : 그래요 참으로 다행한 일입니다(하고)
중전께선 소용의 곁을 지키도록 하세요..
기일을 넘긴 출산이니
분명, 순탄치가 않을 것입니다.
허니, 중전께서 옆에서 힘이 되주셔야 할겝니다.
효의 : 예, 어마마마..소첩, 성심을 다하겠사옵니다...
혜빈 : .......
효의 : .......
#73. 송연 처소(병풍치고 호산청으로 변경). 낮
송연, 천정에서 드리워진 줄을 부여잡고...
힘겹지만..잘 참는 듯...광목천을 물고 얕은 비명을 내지르고..
그런 송연을 의녀들이 살피고 있다...
의녀 : ..마마, 견딜 만하시옵니까?
송연 : ...(애써 그렇다 힘겹게 끄덕이는)
의녀들 : (대단하다는 듯 서로 눈빛 교환하는)
송연 : (버티려 애를 쓰는데)
#74. 동. 앞. 낮
송연, 얕은 비명이 들리는 가운데...
효의, 김상궁...걱정 어린 표정으로 서있는데...
효의 : 조금만.....조금만 힘을 내어주게...소용..
효의, 진심으로 간절한 얼굴로 있고...
#75. 궐. 일각. 낮
대수 서장보 강석기 함께 있다.
보면, 다들 초조한 얼굴로 서성이고 있고...
이 때, 달호..일각에서 급히 오고...
대수 : ..삼촌, 어떻게 됐어? 소용마마는 괜찮으셔?
달호 : ...아직 산통중이신가 보더라.
대수 : (미칠 것 같다)
강석기 : 너무 걱정 말거라.
그래도 큰 위기는 넘기셨으니 다행한 일이 아니냐.
달호 : 예, 그렇습니다...
참, 사람 마음이 간사한 게...
큰일났다 어쩐다 할 때는 어떻게든 무사하시기만 바랬는데..
또 일이 이렇게 되니 다른 욕심이 나지 뭡니까?
강석기 : ....다른 욕심이라니?
서장보 : 답답한 사람, 뭐겠는가?
이왕이면 소용마마께서 왕자아기씨를 낳으셨으면
하는 것이지...
대수, 석기 : ....!!....
#76. 도화서. 대화실. 낮
이천 탁지수 감사용을 비롯해 화원과
미수 세모 네모 시비 여진 등 다모 모두 모여 있다...
이천 : 왕자아기씨를 낳으실 거다..암, 그럴게야!
세모 : 저희도 그랫으면 좋겠지만
소용마마는 옹주아기씨를 가지셨대요..
시비 : 네..산파들이 전부 그렇게 말했다던데요..
화빈마마는 왕자아기씨고, 소용마만 옹주아기씨라고.
탁지수 : (버럭) 아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도 말거라..!
아직 나오지도 않은 아기씨를 두고..
지들이 뭘 안다고..!
왕자아기씨다..! 내 거기에 여진이를 걸어도 좋다!
이천 : (헉, 놀란다)
다모들 : (뭐냐...보고)
미수 : 나으리...? 여진이라뇨...??
탁지수 : (그제서야, 아차.....싶고)
#77. 산의 서재 집무실. 밤
어느새 밤이 깊어졌다.
산, 초조한 듯 서성이고 있다...
그때 남사초가 급히 들어온다.
산 : 어떤가...아직도 소식이 없다 하던가?
남사초 : 예, 전하....
두 분 마마의 호산청에서...
아직 아무런 기별도 오지 않았다 합니다.
산 : ...아비가 된다는 것이 이런 것이로구만.
내 이대로 모든 피가 다 말라버릴 것 같은 심정이네....
남사초 : ...전하....
산 : .........
#78. 송연 처소(호산청). 밤
송연, 아까완 달리...힘줄을 부여잡고...광목 천을 입에 문채
비명을 내 지르며 고통스럽게 산통을 하고 있다..
의녀들 그런 송연을 살피며...
의녀 : ..마마, 이제 다 되었습니다.
조금만, 조금만 더 힘을 내시옵소서
송연 : (고통스럽게 비명을 내지르고)
의녀 : ..예...그렇게 하시는 것입니다...
잘하고 계시옵니다 마마..잘하고 계시옵니다...
송연, 아아악...비명을 지르며 힘겨워하고...
#79. 화빈 호산청. 화빈 방. 밤
오버랩 되어 화빈의 모습.
화빈 역시 힘겹게 산통을 겪고...
#80. 송연 처소(호산청). 앞. 밤
효의 초조한 얼굴로 안에서 들리는 송연의 비명을
듣고 있다..
효의 : 왜 이리 오래 걸리는가?
혹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안되겠네, 내 아무래도 들어가 봐야겠어..
하는데, 바로 그때..안에서 송연의 비명이
그치고, 아이 울음소리가 들린다.
순간, 멈칫하는 효의.
김상궁 : 마마...!
효의 : ....!!....
#81. 화빈 호산청 앞. 밤
혜빈이 이상궁과 급히 온다.
보면 안에서 들리는 아이의 울음소리.
혜빈 : ...!!!...
이상궁 : 마마...드디어 화빈마마께서 해산을 하신 듯하옵니다.
혜빈, 얼굴이 화색이 도는데...
#82. 송연 처소(호산청). 밤
송연, 땀을 흘리며 기진한 채..가뿐 숨을
몰아쉬고 있다. 방안엔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이고..
의녀 : 마마....되었습니다..아기씨께서 나오셨습니다!!
송연 : ....!!....
송연, 눈물이 어린다...
송연 : 무사한가....원자는...무사한 것인가?
의녀 : 예....그렇사옵니다. 마마
송연 : ...!!...
송연, 안도의 숨을 내쉰다. 눈물이 떨어지는데...
송연 : .....말해주게......
......왕자인가....옹주인가?
#83. 화빈 호산청 앞. 밤.
혜빈, 있는데 안에서 의녀가 나온다.
혜빈 : 그래, 어찌 되었는가?
의녀 : 경하드리옵니다 마마
화빈마마께오서 옹주마마를 생산하셨사옵니다.
혜빈 : (순간, 멈칫..한다) ...뭐어.....? 옹주....라고....?
의녀 : 예, 마마...
혜빈 : (조금 당혹스러운데)
#84. 송연 처소 (호산청). 밤
송연, 눈물이 어린 채 강보에 쌓인 원자를 받아 안고
있다.
의녀 : 보이시옵니까? 마마 왕자아기씨옵니다!
송연 : ....!!....
의녀 : 경하드리옵니다 마마.
다들 : 경하드리옵니다 마마.
송연 : ....!!!....
송연, 아이를 본다.
벅찬 감격과 기쁨으로 눈에서 눈물이 떨어지는데....
이 때, 안으로 들어서는 효의...
효의, 그런 송연을 보고...울컥 눈물이 맺혀온다.
효의 : 소용.....
송연 : 중전마마!!
효의 : (아이를 보고, 눈가가 붉어진다)
애썼네....자네가 정말, 큰일을 해냈어!
송연 : 마마...
효의 : 이리 무사히 원자를 낳아주어 고맙네 소용!.....
내 자네 덕에.....
이제야 오랜 마음의 짐을 덜 수 있게 되었어.
송연 : ...마마....
효의 : ....고맙네...정말...고맙네....
송연 : .....!!....
효의 : ...........
#85. 산의 서재 집무실 . 밤
산과 남사초 채제공 대수 석기 장보..정약용이 있다.
산 : ....그게, 정말인가?
정말, 소용이.....왕자를 낳았단 말인가?
남사초 : (감격에 겨워) 예, 전하.....
방금 전 기별이 왔사온데...
화빈마마께선 옹주마마를,
그리고 소용마마께선....건강한 왕자마마를 생산하셨다 하옵니다.
산 : ....!!...
남사초 : 왕실에 이 같은 경사는 다시없을 것이옵니다.
경하드리옵니다 전하...!!!
산 : ...!!!....
다들 : 경하드리옵니다 전하....!!
산 : ....!!!....
산, 벅차오르는 얼굴로 보는데...
#86. 송연 방(호산청). 밤
혜빈, 눈가가 붉어진 채, 아이를 안아보고 있다.
혜빈 : ...이분이....원자로군요.
내 평생을 그토록 기다려온 원자예요.
송연 : 어마마마....
혜빈 : (벅찬 얼굴로) 애썼네 성소용.
자네가 주상과 이 나라 왕실을 위해
정말 큰일을 한 것이야!!
송연 : 망극하옵니다...어마마마...
혜빈 : .......
#87. 호산청. 화빈 방. 밤
화빈, 흰 소복을 입고 착잡한 얼굴로 앉아있다.
눈물이 어려오는데....
그때, 밖에서 ‘주상전하 납시옵니다’ 하는 소리.
화빈, 놀라는데...그때 안으로 들어오는 산.
화빈 : (일어나려 하며) 전하..
산 : 아니오, 그냥 계시오 화빈.
화빈 : ....!!...
산 : 애썼소 화빈....
내 그 말을 전하고자 이리 걸음을 한 것이오...
화빈 : (눈물이 어린다) 송구하옵니다 전하
신첩....왕자를 낳지 못하고...(하는데)
산 : (O.L) 당치않소. 어찌 그런 말을 하시오...
옹주이든 왕자이든......내겐 모두 귀한 자식들이오.
내 귀한 옹주를 누구보다 어여삐 여길 것이니
화빈은 공연한 일을 마음에 담지 말고...
쇠약해진 몸부터 살펴야 할 것이오. 아시겠소?
화빈 : 망극하옵니다...전하...
산 : (따뜻하게 보는데)
#88. 송연 처소. 앞. 새벽
초비, 이상하다는 얼굴로 서성이고 있다.
초비 : 이상하네......벌써 기별을 받으셨을텐데...
#89. 송연 처소(호산청 아닌 ). 새벽
송연, 아이와 함께 있고, 그 앞으로 초비가 있다.
초비 : 대체 무슨 영문인지 모르겟습니다 마마...
전하께서 아직도 납시질 않으시다요?
송연 : 아마, 긴한 일이 있으신 거겠지
초비 : 긴한 일이라니요? 왕자마마를 생산하셨는데...
지금 조정에 이보다 급한 일이 어딨단 말씀이십니까?
전, 제일 먼저 전하께서 납시실 줄 알았는데...
송연 : (역시 조금...실망이 어리는데)
그때, 밖에서 ‘주상전하 납시옵니다’ 하는 소리가 들린다.
초비, 화들짝 놀라 일어나고...
송연도 놀라 보는데...
문이 열리고....산이 들어온다.
산, 따뜻한 얼굴...깊은 눈으로 서 있는데....
#90. 동. 송연처소 외경. 새벽.
고즈넉한....
#91. 동. 송연처소 . 새벽
산과 송연이 있다.
산, 강보에 쌓인 아이를 벅찬 얼굴로 본다.
아이의 눈, 코...그리고 손을 조심스럽게 만져보는 산.
이 아이로구나..이 아이가 내 아들이로구나...
그런 느낌인데.....
송연, 옆에서 그런 산을 보며 마음이 벅차고...
산 : 이 아이로구나.....
이 아이가...
그토록 기다려왔던 내 아들이야.
송연 : ...!!....
산 : ...내...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가슴이 너무 벅차서....
내 너에게,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
송연 : ...전하.....
산 : (아이를 보며, 눈가가 붉어진다)
내...말을 기억하거라 송연아.
송연 : (멈칫, 보면)
산 : ....이 아이는....이제 세자가 될 것이다!
송연 : ....!!...
산 : 알겠느냐?
내 이 아일.....국본으로 세울 것이고
장차 내 뒤를 이어....
이 나라의 임금으로 만들 것이다.
송연 : (놀란다) ...전...하.....?
산 :........
송연, 산의 말에 놀란 얼굴로 바라보고...
산, 그런 송연을 결연한 얼굴로 보고...
이내, 벅차고 따뜻한 시선으로 강보에 쌓인
아이를 바라보는데....산의 그 모습에서 엔딩.
이산 ↲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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